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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尹 내각 추가낙마' 공세…국힘, 방어 태세 속 고심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5/05 08:31
  • 수정일
    2022/05/05 08:3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민주, 정호영·한동훈·원희룡 낙마 공세…한덕수 사퇴 요구도
국힘, 韓 조속한 인준 촉구 '엄호'…정호영은 '고심'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제공)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제공)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내각 추가낙마의 압박 수위를 높이며 공세에, 국민의힘은 방어선을 구축하며 엄호 태세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인철 후보자보다 심각한 결격사유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후보자들이 수두룩하다"라며 "특권 찬스 끝판왕 정호영, 검찰 소통령 한동훈, 법카 농단 원희룡 후보자 모두 국민의 퇴장 명령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권 출범도 전에 인사 참사, 인사재앙이 시작됐다"라며 "불법, 특혜, 비리 의혹으로 점철된 인사들로 내각을 꾸린 윤석열 당선인의 자업자득"이라고 비판했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김인철 후보자보다 죄질이 나쁜 정호영 후보자는 아직도 버티고 있다"라며 "보건복지부에 출근할 생각 말고 경찰에 조사받으러 가는게 어떻겠느냐"고 비꼬았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전날 인사청문회를 마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사퇴 요구도 나왔다.

 

윤 비대위원장은 "국민의 심판은 이미 내려졌다. 국회 인준까지 갈 것도 없다"라며 "한 후보자는 즉각 자진사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한덕수 후보자의 공직 퇴임 후 김앤장 근무 이력 등 의혹을 언급하면서 "다시 한번 말하지만 2013년 김용준, 2014년 안대희 총리 후보자의 낙마 이유는 '전관 특혜' 때문이었다"며 우회적으로 사퇴를 압박했다.

 

총리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와 달리 국회 본회의 찬반 표결을 거쳐야 한다. 민주당은 절대 과반 의석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킬 수 있다.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한덕수 후보자를 '부적격 인사'로 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 초대 총리 후보자에 대한 낙마를 강행했다가 역풍이 불 우려도 있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 후보자의 조속한 국회 인준을 촉구하며 엄호 태세에 들어갔다. 또한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 후 다른 장관 후보자들의 추가 낙마는 없다며 방어선을 구축한 모양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열린 정호영 보건복지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등의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한 것을 언급하며 "도 넘은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처음부터 낙마라는 답을 정해놓고 자신들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집단 퇴장하는 건 의원으로서의 책임 방기이자 퇴행적 정치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민생 위기가 심각한 가운데, 국민은 조속한 국가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정 안정을 바라고 계신다"라며 "민주당이 계속 새 정부 발목잡기로 일관한다면 민심의 거센 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동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 지도부는 윤석열 정부의 인사청문회에 '낙마'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청문회장에서 민주당 위원들은 '낙마'에 초점 맞춰 새 정부 출범 발목잡기에 여념이 없다"라면서 "검수완박 입법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 새 정부 출범까지도 가로막아 국민들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정 후보자를 두고 고민이 깊은 모습이다.

 

첫 낙마 후 추가 낙마가 이어질 경우엔 새 정부의 정상적인 출범이 지연돼 타격을 입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악화하는 여론 속 임명을 강행할 경우 지방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정 후보자에 대한 사퇴 목소리도 분출되고 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저희는 조국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된다. 그게 정권교체를 해주신 국민들에 대한 도리"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정 후보자도 자진 사퇴하셔야 된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정 후보자의 자녀 의혹에 대해 "이해충돌, 이해상충 문제"라면서 "공직을 수행하기에 결격사유가 된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북대병원장을 할 때 불공정 제도를 자기가 만들었는데 아무 반성이 없고 '나는 특혜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면 여기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입장이 뭔지 국민들이 궁금해한다"라며 "불공정한 제도를 불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지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여기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배덕훈 기자 ]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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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윤석열 정부의 '판도라 상자'다

[용산 집무실 이전의 문제점] 불통, 외교·안보 약화, 주권국 체면 손상, 민생 불편

22.05.04 20:35l최종 업데이트 22.05.05 07:15l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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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자의 첫 일성은 의외로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이었다. 권부의 상징인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고 국민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명분이었다. 하지만 윤 당선자의 집무실 용산 이전 방침이 '당선 허니문'을 누려야 할 그의 지지율을 까먹는 '블랙홀'로 작용하고 있다. 그에 머물지 않고 윤 정부 내내 각종 재앙을 내뿜을 '판도라의 상자'가 될 것 같다.

첫째, 소통을 앞세운 그의 용산 대통령 집무실 고집과 강행은 오히려 윤 당선인의 불통과 권위주의 이미지를 강화해 주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 광화문 집무실 시대를 열겠다고 하더니 당선 뒤 갑자기 광화문을 버리고 용산을 택했다. 그 결정 과정에서 아무런 의견 수렴 과정도 없었다. 민주적 의사결정 절차를 무시한 권위주의 시대의 일방통행 일처리 방식의 전형이다. 그가 대선 때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5년 짜리 대통령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했던 말을 무색하게 하는 '내로남불' 행위다.

둘째, 용산 집무실 강행은 대선 과정에서 강조한 '안보 중시' 정책이 헛말임을 보여준다. 그는 국방부에 집무실을 마련하면서 안보의 간성이라고 할 국방부와 함참의 기능을 약화시켰다. 모여 있어야 효과적으로 기능할 군의 지휘부를 흩어 놓음으로써 안보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국방부와 함참 건물에 남아 있는 부서도 일부 있지만, 대통령실이 들어오면서 군의 중추부가 사실상 여러 부분으로 해체되어 분산 배치됐다. 대통령 집무실 마련을 위해 안보를 무시했다는 소리가 들려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관저로 사용할 예정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교부장관 공관.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관저로 사용할 예정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교부장관 공관.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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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안보 약화에 이어 외교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윤 당선자가 용산 국방부 청사를 집무실로 결정하면서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을 대통령 관저로 징발하는 '부의 연쇄'가 이뤄졌다. 이로써 그동안 격조 높고 비밀스런 외교활동을 해왔던 국가의 주요 외교 자산이 없어지게 됐다. 외교장관 공관은 숙소용보다는 외교활동의 무대가 주요 역할이라는 점에서 외교력의 손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외교장관 공관을 관저로 징발한 윤 당선자의 우악스러움보다 이에 관해 아무런 반대 의견도 내지 않는 전직 외교관들이다. 대선 기간 중 외교부의 주류를 자임하는 전직 외교관 170명이 윤석열 후보의 외교정책 구상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까지 했는데, 이들 가운데 이런 무지한 외교력 약화 행위에 반대나 비판 의견을 냈다는 사람은 찾을 수 없다.

출근길 치외법권 지역인 미군부대 통과, 주권국 체면 구겨 

넷째, 주권국으로서 나라의 체면을 구기게 됐다. 윤 당선자가 취임일부터 청와대를 하루도 쓰지 않고 국방부 사무실로 출근하겠다고 하면서 한 달여 동안 서초동 개인집에서 국방부 집무실로 출근이 불가피하게 됐다. 외교부 장관 공관을 관저로 고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출퇴근 때 교통난 해소와 경호 문제를 감안해 미군기지를 통해 출근을 하기로 했다.

미군기지는 사실상 치외법권 지역으로 한 나라의 국가 수반이 다른 나라의 주권이 작용하는 땅을 출근길로 쓰겠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미군의 전시작전권 행사 문제로 국제사회 일부에서 "한국은 미국의 속국"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이런 출근 통로는 그런 인상을 더욱 강화해 주기 십상이다. 더욱이 대통령의 출근길을 확보하면서 미군에 아쉬운 소리를 한 것이 나중에 미군기지 반환 협상 등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냉엄하게 국가이익을 다루는 국제사회에서 '공짜 점심'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큰사진보기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집무실로 사용할 예정인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집무실로 사용할 예정인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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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미군기지 반환 이후 서울의 센트럴파크로 구상됐던 꿈이 무산되거나 크게 지연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주변에 경호차와 헬기 등이 수시로 떠야 하는 상황에서 용산을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활보하며 즐기는 공원으로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미군기지 반환과 함께 질 높은 주거 환경을 기대했던 용산 지역 주민들도 큰 불편을 겪게 됐다. 아무리 시민 활동 친화적인 경호가 이뤄진다고 해도, 국가 수반이 일하는 사무실 주변이 평범한 주거 지대와 같을 순 없다.

이렇듯 윤 당선자의 용산 집무실은 외교안보 면에서도, 시민의 생활 면에서도, 당선자의 이미지 면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많은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런데도 왜 굳이 용산이고, 용산이더라도 준비 없이 서둘러 옮기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당선자와 그 부인만이 그 이유를 알고 있겠지만, 아직 당사자들로부터 고개를 끄덕일 만한 설득력 있는 설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때문에 '무속 논란'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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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환 선생이 '노키즈존'을 본다면 뭐라고 하실까"

[현장] 어린이날 100주년 기자회견 "노키즈존을 없애고 싶어요"

 

"저는 단천초등학교 1학년 김한나입니다. 저는 노키즈존을 없애고 싶어요. 왜냐면 우리, 아이들이 불편해요. 내가 어른이 아니라고, 내가 그냥 어린이라고 음식점 아니면 카페에 못 들어가게 하면 나 울고 싶어요." -김한나 어린이

시민사회단체들과 어린이·청소년 당사자들이 모여 오는 5월 5일 어린이날을 '어린이 차별 철폐의 날'로 선포했다.

정치하는엄마들,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 등은 4일 오전 서울 국회 2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키즈존 폐지, 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통한 "어린이·청소년 차별 철폐"를 주장했다.

이들은 "방정환 선생은 100년 전 어린이를 시혜적 대상으로 여기지 말고 완전한 인격을 가진 존재로 예우해야 한다고 말했다. 100년이 지난 지금 방정환 선생이 노키즈존을 본다면 뭐라고 할지 의문이다"라며 "허울 좋은 어린이날 100주년에 '어린이 차별 철폐의 날'을 선포하고 노키즈존, 급식(충) 등 혐오와 차별에 맞서나가겠다"고 이날 기자회견의 취지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엔 특히 만 6세 김한나 어린이, 만 8세 이지예 어린이, 만 9세 김나단 어린이 등 어린이 당사자들이 참여해 "노키즈존에 반대해요", "차별 대신 함께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세요", "어린이를 조금만 더 생각해주세요" 등의 이야기를 전했다. 

"조용히 해야 하면 조용히 해달라는 규칙을 써주세요. 안전해야 하면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어린이들도 규칙을 배우고 지킬 수 있어요." -김나단 어린이 

"어린이들이 노키즈존을 배워서 나중에 어른들이 못 들어오게 할지도 몰라요. 우리에게 나쁜 걸 가르쳐주지 마세요." -김한나 어린이 

"어린이도 예쁜 식당에서 밥 먹고 싶어요. 어린이도 예쁜 카페에서 음료수도 먹고 싶어요. 노키즈존을 없애주세요." -이지예 어린이 

▲4일 기자회견에 참여해 피켓을 들고 있는 김한나 어린이 ⓒ프레시안(한예섭)
▲4일 기자회견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는 김나단 어린이 ⓒ프레시안(한예섭)

영업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어린이 및 어린이 동반 육아인들을 점포에 들이지 않는 노키즈존은 지난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합리적 이유 없이 특정한 사람을 배제하는 차별행위"라는 판단을 받았다. 그러나 인권위 권고사항은 법적 효력을 지니지 못하고, 민간 영역에서 노키즈존은 여전히 확산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엔 '뜨거운 음식이 어린이에게 위험하다'는 등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점포를 노키즈존으로 운영하는 곳도 늘고 있다. 

이에 오은선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이미 어린이·청소년에게 유해한 시설은 별도로 관리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명확한 이유 없이 운영의 편의만을 위해 노키즈존을 운영하는 것"이라며 "뜨거운 음식을 나를 때 사고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라면, 따뜻한 음료를 판매하는 모든 카페나 찌개를 파는 모든 음식점이 노키즈존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소위 "개념 없는 양육자를 배제하기 위해 노키즈존을 만든다는 발상"에 대해서도 "양육자라는 존재를 '언제든지 몰상식한 행동을 하고 불편한 상황을 유발하는 존재'로 여겨 억압하며, 상황적인 처벌을 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황적 처벌'이란 실제 집행되는 법적 처벌의 개념이 아닌, '개념 없는 양육자' 프레임과 같이 특정 정체성에 가해지는 사회적 낙인·응징 등에 가까운 개념이다. 오 활동가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가령 지하철에서 아이가 갑자기 울 때, 양육자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저 아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감시하고 시험하는 듯한 시선을 받게 되고 이러한 시선은 그에게 일종의 처벌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며 양육자를 '불편을 유발하는 존재'로 상정하는 노키즈존이 "그러한 사회적 처벌 효과를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4일 기자회견에 참여해 현수막을 색칠하고 있는 김한나 어린이 ⓒ프레시안(한예섭)
▲4일 기자회견에 참여해 현수막을 들고 있는 어린이 및 어른 참여자들 ⓒ프레시안(한예섭)

이날 기자회견 참여자들은 노키즈존 등 어린이 차별을 실질적으로 철폐하기 위해선 결국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나 유엔아동권리위원회 등 국내외 인권 기관들이 한국사회의 아동차별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차별행위를 규정하고 시정하기 위한 법적인 창구가 없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4일로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 24일째를 맞은 미류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책임집행위원은 "차별금지법은 한 사회가 시민들에게 거절당하는 경험을 만들어줄 것이냐, 환대 받는 경험을 만들어줄 것이냐를 가르는 법"이라며 “(노키즈존, 채용성차별 등) '난 누구라서 안 되나봐' 하는 거절의 경험들을 서로 환대하고 환대받는 경험으로 바꾸기 위해선, 무엇이 차별인지 알고 그것을 바꿀 방법을 사회가 함께 찾기 시작할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린이날을 '어린이 차별 철폐의 날'로 선포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했다"며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로, 12월 1일 에이즈의 날을 '에이즈 감염인 인권의 날'로 선포했던 지난 투쟁들이 있다. 그 투쟁을 이어받아 내년에는 차별금지법 있는 봄에 '어린이 차별 철폐의 날' 기념 어린이 집회를 함께 열면 좋겠다"고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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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기, 극단적 시장주의자에 발목 잡힌 한국경제

  • 기자명 김성혁 서비스연맹 정책연구원장
  •  
  •  승인 2022.05.04 13:15
  •  
  •  댓글 0
 
 
 

미리 보는 윤석열 정부 (2) 새정부 출범과 한국경제 전망

차기 정부 내각 후보자들의 면모와 당선자의 그 간 행적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성격을 미리 규정해 본다. [편집자]

(1) 정치 : 검찰 독재와 공포 정치
(2) 경제 : 극단적 시장주의와 경제 위기
(3) 외교 : 친미사대 외교와 한미일 군사동맹
(4) 사회 : 차별과 경쟁, 그리고 불평등

▲윤석열 정부 경제 수장이 될 (왼쪽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추호경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후보자, 이창양 산업부 장관 후보자.
▲윤석열 정부 경제 수장이 될 (왼쪽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추호경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후보자, 이창양 산업부 장관 후보자.

1. 윤석열 정부 경제수장(후보)들의 경력

한덕수 총리 후보와 추경호 경제부총리(기재부장관) 후보는 외국기업과 재벌을 위해 편향적인 정책을 실시한 경력으로 재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 둘 다 외환은행을 미국 사모펀드에 팔아먹은 론스타 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창양 산업부장관 후보는 15년간 산업부 관료생활을 했고 이후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 재벌 기업 사외이사 등을 역임했다. 대기업 사외이사로서 284건의 안건에 모두 찬성하고 단 1건에 대해서만 수정의견을 내는 거수기 역할에 머물면서 13년간 8억을 수령했다는 비판이 있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수장들은 각계각층의 이해를 대변하고 조정하기보다는, 기업의 이익에 치우친 활동을 해 와서 이해상충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한덕수 총리후보는 재산형성 검증 자료(소득, 납세 등)를 제출하지 않아 인사청문회가 미뤄졌다. 김앤장에서 2017년부터 최근까지 근무하면서 18억원을 받았는데, 제출한 업무 내역은 영어연설과 네 차례의 한 줄짜리 자문에 불과했다. 전직 고위관리가 재벌과 외국기업을 대변하는 로펌에 재직했다가 다시 국무총리를 맡는 회전문 인사가 적절한 지, 이런 후보가 기업과 국민 중 누구를 위해 일할 것인지 의문이 되고 있다.

실제로 론스타가 한국정부를 제소한 국제중재재판소에서 한덕수는 증인 자격으로 ‘한국 사회는 외국자본에 대한 반감이 강하고 너무나도 국수주의적이서 문제’라고 서면 답변하였다. 론스타는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당시 국무총리였던 사람이 이런 발언을 했다며 한덕수 자료를 재인용하였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덕수는 한국에 불리한 발언으로 국민에 대해 배임행위를 한 것이다(김어준의 뉴스공장).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국제재판소에 증언한 서면 전문을 제출하라고 요구하였으나 한 후보는 이를 거부하였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한 후보가 부총리(재경부장관) 시절 기업 대출한도를 철폐해 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했고, 2002년 11월부터 론스타 매각 시기 8개월 간(1억5천만원 수령) 김앤장 고문으로 불법매각을 은폐한 책임자라며 총리 지명 철회 진정서를 인수위에 전달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지난 2003년 50% 넘는 외환은행 지분을 사들이도록 금융당국이 '예외 승인'을 해주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은행법상 외국인은 금융자본일 경우에만 은행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 이에 사모펀드이자 산업자본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허용하면 안 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예외로 인정해주는 경우라면 10% 이상의 지분 인수가 가능하다. 감사원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BIS비율이 8%를 넘은 외환은행은 부실금융기관 지정이나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럼에도 조선호텔 관계기관회의(금감위 등 금융당국과 외환은행 관계자 등)에서 매각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좁혀지자, 당시 김석동 금감위 정책국장(2011년 금융위 위원장)은 예외승인 결정권한이 있는 금감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도록 재경부가 협조요청 공문 발송을 해달라고 했다.

이후 재경부가 금감위에 협조요청이 담긴 공문을 보냈는데 은행제도과장이던 추 의원이 이 작업을 직접 수행하였다. 추 의원은 조선호텔 관계기관회의에도 참석했다. 감사원은, 공문을 결정하기 위한 7월 23일 작성한 2개의 가안(검토자료)을 확인하였다. 이는 재경부 은행제도과정(추)이 작성한 것으로 “특별한 사유가 인정되므로 금감위가 (론스타)의 초과 보유승인을 적극 검토해 줄 것”, "특별한 사유의 인정을 통한 예외승인 및 우리 부가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하는 데에는 이견이 없음", "다만 유권해석 사례 등을 고려할 때 경영지표개선계획 제출명령 등 감독당국의 조치가 선행된 후 예외 승인함이 바람직"이라는 쓰여져 있다. 재경부는 이 가안에 기초하여 7월 24일 금감위에 공문을 보냈다. 이는 금감위와 재경부가 론스타 예외승인을 위해 짜고 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오마이뉴스, 2022.4.12).

금융정의연대 김득의 대표는 추경호 의원은 모피아의 질긴 생명력의 표상이라며 감사원 보고서를 보면 추 의원은 관료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새정부 경제수장들의 면모를 보면 극단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준의 긴축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세계경제가 다시 둔화되고 있어 대외의존적인 한국경제도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시장주의 정책은 그나마 호황 시기에 작동할 수 있으나 경제침체기에는 수요공급의 법칙이 작동하지 않으므로 무능할 수밖에 없다. 실제 인수위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공약이었던 LTV 최대 80% 등 부동산 대출 확대에 대해 입장을 내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다가 내각 구성 후 최종 발표할 것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2. 한국경제 둔화로 전환

자유무역과 글로벌 분업구조에 기반한 세계화 시대가 저물고 보호무역과 경제전쟁이 일상화 되고 있다.

먼저 트럼프 시기 미국의 대중국 경제제재와 중국의 내수위주 전략으로, 중국의 저렴한 제품으로 가능했던 저물가 시대가 종료되고 있다.

다음으로 양적완화로 연준의 총자산이 코로나 이전 4조 달러에서 9조 달러로 급증하는 등 주요국가 중앙은행들의 돈 풀기 정책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초래하였다.

이런 조건에서 연준의 금리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하여 원자재 가격 상승이 제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다시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

한국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월 4.1%로 10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였다.

▲소비자물가상승률 추이 (%) 자료 : 통계청. 한국은 CPI에 자가주거비를 포함하지 않음
▲소비자물가상승률 추이 (%) 자료 : 통계청. 한국은 CPI에 자가주거비를 포함하지 않음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 연준이 긴축(테이퍼링, 금리인상, 양적긴축)에 돌입하였고 금융자본시장이 완전 개방된 한국은 대외 충격을 줄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네 차례 금리를 인상하여 4월 기준금리가 코로나 이전 수준인 1.5%로 인상되었다.

그러나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에 따라 한국도 올해만 2~3회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 치솟는 물가와 원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이 필요하지만, 경기가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금리인상은 다시 경기침체를 초래한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추이 [자료 : 한국은행]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추이 [자료 : 한국은행]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달러 강세, 신흥국 통화 약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원화 가치는 다른 통화보다 더욱 하락하고 있다. 이는 한국경제가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 ‘무역 규모가 큰 중국경제의 둔화’,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증시에서 올해 4월까지 21조원 순매도)’ 등 대외 충격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당 원화가치는 4월말 1,270원까지 하락하였다.

원화가치가 지나치게 하락하면 수입물가 급등하여 소비자물가 상승을 초래하고, 한국 자산가격 하락으로 외국인들의 이탈이 가속화된다(외국인들이 증시에서 올해 4월까지 21조원을 순매도).

▲원-달러 환율 추이 [자료 : 통계청]
▲원-달러 환율 추이 [자료 : 통계청]

실제 무역수지가 작년 12월 적자에 이어 올 1분기 적자를 기록하였다. 분기 적자는 14년만에 발생하였다. 4월에도 –27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였다.

▲무역수지 추이 (단위 : 억 달러) [자료 : 산업부]
▲무역수지 추이 (단위 : 억 달러) [자료 : 산업부]

4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추가하여 한국 경제성장률 하락을 시사하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경제블록이 형성되어 미국이 러시아, 중국에 대한 경제제재에 주변국들의 동참을 압박하고 있고, 러시아는 비우호국에 대해 원자재 수출 제한, 지적재산권 보호중단, 외국자산 국유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대중국 수출 제한에 이어 러시아 경제제재에도 동참하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기조에 따른 한반도 리스크가 추가된다.

세계적인 신냉전 속에서 북미, 남북 관계가 대결국면으로 전환하면 한국에서 자본 이탈, 투자 감소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의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2022년 2월, 3월 설비투자와 건설수주가 크게 감소세를 보이고 소비도 하락 추세로 전환하고 있다.

 
 

3. 위기를 키우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윤석열 정부의 ‘민간 중심의 공정 혁신경제론’은 전형적인 친기업 성장 정책으로 한계에 봉착한 수출주도성장, 부채주도성장을 다시 강조한다. 나아가 감세, 규제완화, 긴축재정, 노동유연화 등으로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시장우선주의, 작은 정부를 주장하고 있다.

4월 28일 인수위는 한국전력 독점판매를 점진적으로 개방하겠다고 발표하였는데, 이는 사실상 민영화를 의미한다.

한국은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KT(통신), 포스코(제철), 가스 등 기간산업들이 꾸준히 민영화되었다. 이어서 철도공사에서 수서선(SRT)를 분리하고, 한국전력을 6개 발전사로 쪼개어 민영화를 추진하다가 노동자들의 총파업과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 중단하였다. 원래 전기, 수도, 철도 등 기간산업은 국가가 운영하여야 공공성 보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윤을 노리는 민간기업들은 끊임없이 민영화를 요구한다.

새정부 경제수장들이 민영화를 추진하는 것은 그들의 철학을 보았을 때 전혀 이상하지 않다. 한국전력이 복잡하고 어려운 송전은 계속 담당하겠지만 판매에서 민간 대기업들의 진출을 허용할 것이다. 이미 발전(LNG)에서 민간기업에게 30%의 판매가 허용되었고 해외에서 연료를 값싸게 구입하는 것도 허용되었다. 수익성을 추구하는 민간기업들이 공공부문을 인수하면 이후 가격인상으로 국민들에게 부담을 줄 것이다. 주요 선진국들도 철도, 가스, 전기 등을 민영화했다가 요금인상, 안전사고 등으로 후유증이 커지자 재국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새정부 경제팀은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부주도 산업정책 등을 추진하여 시장경제를 훼손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침해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도 재벌 대기업 중심의 성장정책을 지속했으며 역대 정부의 경제정책과 별 차별성이 없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초기에 포기했으며 모호한 혁신성장, 포용적 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사실상 친기업 정책에 주력하였다.

사실이 이러한데도 윤석열 정부는 친기업 성격이 강한 문재인 정부를 좌파정권이라고 규정하고, 자신들은 훨씬 더 신자유주의적인 경제정책(미국주도 경제 질서, 재벌 중심 수출경제 등)을 펼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은 출범부터 거대한 장벽에 부딪치고 있다.

미국 연준의 긴축 돌입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어, 윤 정부의 시장경제, 작은 정부는 경제침체기에 노동자, 자영업자, 중소기업, 청년들을 보호할 수 없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은 경기 침체기에 무능하다. 침체기에는 시장법칙이 작동하지 않는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시장은 전능하지 않으며 공공재, 외부효과, 독과점, 경기불안정 등 다양한 이유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지 못하는 상태가 나타난다. 이러한 시장실패에는 정부가 개입하여 해결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시장이 파괴되어 기업파산과 대규모 실업이 발생한 1930년대 대공황 시기, 케인즈안은 공공투자와 노동3권 보장으로 고용과 소득을 안정화시켜 유효수요를 창출하였다. 이후 작은 국가보다는 교육, 의료, 실업, 돌봄, 주거, 일자리, 안전 등을 국가가 책임지는 복지국가 개념이 중시되었다.

대조적으로 1970년대 오일쇼크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여 기업의 이윤율이 떨어지자, 미국과 영국에 레이건, 대처 등 신자유주의 정부가 들어서 긴축재정, 감세, 규제완화, 민영화 등 친기업 정책을 추진하였다. 신자유주의 정책은 겉으로는 시장자율에 맡기는 것 같지만 실제는 정부가 기업들을 위해 법과 제도를 마련해 준다. 이러한 신자유주의 정책은 극단적으로 기업(민간 대기업과 금융회사)의 이윤을 보장하고 복지와 고용을 후퇴시켜 노동자 민중의 희생을 초래하여 양극화 시대를 만들었다.

대외의존형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은 세계경제 호황 시에는 고도성장이 가능하지만 세계적 불황이 다가오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

한국경제는 1980년대부터 2008년 금융위기 이전까지 30년 가까이 수출중심, 이윤중심 성장정책으로 세계무역 10대국으로 성장하였다. 이 시기 소련이 붕괴하고 미국 주도의 국제분업구조가 강화되었고, 세계의 공장이 된 중국이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 된 호조건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2020년대 세계경제는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먼저 미국의 세계경제 주도성이 크게 약화되었다. 제조업을 추격자들에게 내어주고 금융, 지적재산권 등으로 패권을 유지하던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성장 동력이 고갈되고 있다. 무역적자와 재정적자가 날로 커지고 있고, 양적완화로 유지해 온 경기부양 정책은 40년 만의 초인플레이션으로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달러를 찍어 유동성을 제공했던 달러패권 시대가 흔들리면서 긴축으로 전환하고 있다.

다음으로 중국의 급속한 성장이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 된 중국은 세계 2/3 국가들에서 최대 무역상대국이 되었다. 중국은 제조업과 내수 등 실물경제에 기반하고 있어 경제토대가 튼튼하고, 금융·자본시장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아 통화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또한 중국·러시아 대 미국·서방의 경제블록이 형성되어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있다. 전염병과 전쟁, 경제제재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했던 세계화 시대가 저물고, 식량·에너지·원자재·핵심산업(부품·소재 등)의 자립화가 필요한 시대가 도래하였다.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수출주도성장은 이미 한계를 보이고 있다.

수출주도경제는 양적 성장에서 성과를 냈지만, 재벌 대기업 편향정책으로 중소기업 하청화, 농업·서비스업 침체 등으로 부문 간 불균형을 초래했고, 하청·용역·파견·특수고용 등 간접고용을 크게 양산시켰다. 수출로 인한 성과는 대기업이 독식하여 낙수효과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 더구나 대부분의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하여 가공한 후 다시 수출하는 대외의존형 경제구조는, 보호무역 시대에 무역수지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부동산투자로 경기부양을 도모한 부채주도성장도 가계부채의 팽창으로 위험수위에 도달하였다. 2021년말 통계로 1,862조원의 가계신용에 소규모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한국의 개인금융부채는 2,180조원으로 세계 1위(GDP의 106%)이다. 더구나 한국에만 기형적으로 많은 자영업자들의 개인사업자 부채, 전세보증금 등을 포함하면 가계부채는 3,000조원이 훨씬 넘는다. 또한 중소기업의 51%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취약기업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가계부채, 기업부채의 상환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새정부 경제정책은 경제침체기에 민생 위기를 키우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이는 극단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노동자 민중의 희생으로 기업들의 위기를 해소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정권 초기부터 경기침체와 맞물려 격렬한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정부가 손대기 쉬운 곳은 공공부문이다. 긴축재정과 연동되어 공공부문 시장화, 민간위탁, 효율화가 강화될 것이다. 이어서 민간부문 규제완화, 감세, 노동유연화, 노조 억압, 복지축소 등이 추진될 것이다.

한국 민중은 5년 전 박근혜 정부를 탄핵시킨 저력을 보여 주었다. 윤석열 정부는 ‘소수 국회’, ‘낮은 지지율’, ‘미국경제의 약화와 세계화의 후퇴’ 등으로 쓸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다. 반면 노동자 민중은 촛불 이후 조직률이 배가되고 자신감이 높아져 있다. 촛불혁명으로 정치개혁은 이루었지만 경제개혁은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이제 노동자 민중을 위한 진정한 경제개혁을 위해 진보진영이 제 역할을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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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 후보자 청문회서 확인된 윤석열의 ‘아니면 말고’ 공약·발언들

이종섭 국방부장관 후보자 “병사 봉급 200만원은 재정 때문에, 사드는 다양한 옵션 중 하나, 9.19 군사합의 파기 아냐”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04. ⓒ뉴시스 
 
4일 이종섭 국방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그간 논란이 됐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발언과 일부 공약이 사실이 아니거나 비현실적이었다는 점이 드러났다.</figcaption>
윤석열 당선인 측은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을 크게 수정한 것에 이어, ‘사드 추가 배치’ 공약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는데, 이종섭 후보자는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검토할 예정이고 (사드는)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지난 3월 22일 북한의 방사포 발사가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라는 윤 당선인의 주장에 대해, 이 후보자는 차마 맞는 말이라고 주장하지 못했다. 윤 당선인이 대선후보 시절 9.19 남북 군사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 관련해서도, 이 후보자는 “군사합의를 파기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지켜지는지 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당선인 후보 시절 한 줄 페이스북 공약 ⓒ윤석열 당선인 페이스북 계정
“병사 봉급 200만원”이라더니
“재정 여건 여의찮아서”


윤 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 취임 즉시 병사 월급을 20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는 경쟁자였던 이재명·심상정 대선후보의 공약과 비교해도 파격적인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공약은 취임 일주일을 앞두고 ‘2025년까지 병장 기준 월 200만 원’으로 크게 수정됐다. 이조차 순수 월급 인상이 아니라 자산형성프로그램을 결합한 공약 수정이었다.

이같이 공약을 뒤엎은 이유에 대해, 이 후보자는 재정 여건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대선 당시에는 의지가 강한 상황에서 추진할 수 있다고 보고 공약에 포함했던 것”이라며 “당선 이후에도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려 했는데, 재정 여건이 여의찮아서 일부 점진적으로 증액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대선 때는 당선되기 위해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내지르고, 당선되자 취임 직전 공약을 대폭 수정한 것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후보 시절 페이스북에 올린 사드 추가 배치 공약 ⓒ윤석열 당선인 페이스북 계정
“사드 추가 배치”하겠다더니
“사드는 여러 옵션 중 하나”


윤 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 페이스북에 한 줄로 “사드 추가 배치”를 공약하기도 했다.

당시 경쟁 후보들은 좀 더 효율적인 방안을 고민할 수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수도권 방어에 실효성도 없고 중국의 반발 가능성이 높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를 추가 배치하겠다는 윤 당선자를 비판한 바 있다. 그런데도, 윤 당선인은 이 같은 공약을 내세우면서 지지층을 끌어모았다.

그리고 당선 뒤 취임 직전인 지난 3일 이 공약을 유보했다.

이날 국방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사드 추가 배치 진행할 예정이냐”고 묻자, 이종섭 장관후보자는 “(L-SAM 등) 자체개발 체계를 조기에 전력화할 수 있으면 그걸로 대체할 수 있다”며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검토하겠지만, (사드는) 그중 하나의 옵션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사드를 추가 배치 안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왜 대선 때와 다르냐는 취지의 질문에, 그는 “그때는 가장 대표적으로 사드를 내세워서 공약으로 나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자체 개발 중인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인 ‘L-SAM2’ 조기 전략화 등도 고려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L-SAM’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다. 우리 군은 L-SAM을 실전에 배치하면 패트리엇 미사일과 천궁2 등과 연계해 독자적인 다층적 방어체계를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방어체계이기 때문에 중국의 반발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청문회에서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우리 미사일 방어체계인 L-SAM이 내년이면 전략화되고 2년 후면 L-SAM2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이 분야를 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L-SAM2가 장점 훨씬 많아 고려하겠다”라고 답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시작에 앞서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04. ⓒ뉴시스
“9.19 군사합의 파기”라더니
“파기하겠다는 게 아니다”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3월 22일 인수위 첫 간사단 회의에서 북한의 방사포 사격에 대해 “9.19 (남북 군사 합의) 위반 아닌가”라며 “명확한 위반”이라고 말해, 크게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의 방사포 사격은 9.19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다. 이게 합의 위반이면 우리 군의 포사격과 실사격 훈련도 모두 9.19 군사합의 위반이 된다. 서욱 국방부 장관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군사합의 파기가 아니고, 방사포 발사 지점 또한 9.19 군사합의 지역보다 훨씬 북쪽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런데도, 다음날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어디서 쐈느냐는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우리 국민 머리 위로, 우리 영공을 거쳐 날아갔다면 당연히 문제를 제기해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하면서, 윤 당선인의 주장을 포장했다. 이에, 윤 당선인 측이 취임 후 9.19 군사합의를 파기하려는 의중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윤 당선인이 대선후보 시절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변화 없고 계속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고만 하면 우리도 합의를 계속 지키기가 어렵다”라며 “그럼 (9.19 군사합의를) 파기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는 “폐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당선인도 선거 과정에서도 그렇고 이후에도 그렇고 변함없이 9.19 군사합의를 폐기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제대로 지켜지는지 보겠다는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방사포 발사했을 때, 당선인이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했는데, 이 말이 맞나 틀리나”라고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질문하자, 이 후보자는 “ICBM 발사도 있고 하다 보니, 전체적인 상황이 취지에 맞지 않지 않느냐 이런 것이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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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지상파3사 시사·보도프로 프리랜서 인력 현황 최초 공개

  • 기자명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2.05.04 04:00
  •  
  •  댓글 0
 
 

[창간기획] 방송비정규직 실태조사 ①
지상파3사 인력 실태…MBC 프리랜서 비율 55% 가장 높아

지상파3사가 시사교양프로그램과 보도프로그램에서 채용한 ‘프리랜서’가 정규직 직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사가 프리랜서를 광범위하게 사용해온 실태가 공식 조사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용노동부가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에 제출한 ‘방송산업 비정규직 활용 실태조사 2021’ 용역연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3월 기준 KBS, MBC, SBS에서 시사교양국과 보도국 내 정규직 인원이 비정규직·프리랜서를 비롯한 전체 고용 형태의 절반에 못 미쳤다. 각사 내 프리랜서 숫자는 정규직과 비등하거나 더 많았으며, 특히 MBC의 경우 프리랜서가 정규직의 1.8배에 달했다.

3사 인원을 합산해 보면, 시사교양‧보도 분야 프로그램에서 일하는 것으로 집계된 총 2711명 중 프리랜서 형태로 고용된 노동자가 1125명(41.5%)으로 가장 많았다. 정규직은 1078명(39.8%)으로 프리랜서보다 적은 숫자였다. 이어 파견직 300명(11.1%), 계약직 197명(7.3%), 외주업체 11곳(0.4%·업체 숫자) 순이었다.

KBS도 비정규·프리랜서가 56.3%…SBS 정규직 비율은 37.6%


KBS의 경우 총 1726명 가운데 최소 972명(56.3%)이 프리랜서이거나 비정규직이었다. 정규직은 754명으로 43.7%였다. 프리랜서는 615명으로 35.6%였고, 파견 비정규직도 206명(11.9%)에 달했다. 계약직 비정규직은 140명(8.1%)이었다. 외주 비정규직은 업체 수 기준 11곳으로, KBS 측 입력 오류로 외주 인원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 KBS(서울) 보도·시사교양 부문 고용형태 현황(2021년 3월 기준). 외주업체 노동자의 경우, 사측 입력 오류로 업체 숫자를 기입했거나 아예 기입하지 않는 등 최소 수치이다. 자료=고용노동부 방송산업 비정규직 활용 실태조사 용역연구, 인포그래픽=이우림 기자
▲ KBS(서울) 보도·시사교양 부문 고용형태 현황(2021년 3월 기준). 외주업체 노동자의 경우, 사측 입력 오류로 업체 숫자를 기입했거나 아예 기입하지 않는 등 최소 수치이다. 자료=고용노동부 방송산업 비정규직 활용 실태조사 용역연구, 인포그래픽=이우림 기자
▲ MBC 서울본사 보도·시사교양 부문 고용형태 현황(2021년 3월 기준). 외주업체 노동자의 경우, 사측 입력 오류로 업체 숫자를 기입했거나 아예 기입하지 않는 등 최소 수치이다. 자료=고용노동부 방송산업 비정규직 활용 실태조사 용역연구, 인포그래픽=이우림 기자
▲ MBC 서울본사 보도·시사교양 부문 고용형태 현황(2021년 3월 기준). 외주업체 노동자의 경우, 사측 입력 오류로 업체 숫자를 기입했거나 아예 기입하지 않는 등 최소 수치이다. 자료=고용노동부 방송산업 비정규직 활용 실태조사 용역연구, 인포그래픽=이우림 기자
▲ SBS 보도·시사교양 부문 고용형태 현황(2021년 3월 기준). 외주업체 노동자의 경우, 사측 입력 오류로 업체 숫자를 기입했거나 아예 기입하지 않는 등 최소 수치이다. 자료=고용노동부 방송산업 비정규직 활용 실태조사 용역연구, 인포그래픽=이우림 기자
▲ SBS 보도·시사교양 부문 고용형태 현황(2021년 3월 기준). 외주업체 노동자의 경우, 사측 입력 오류로 업체 숫자를 기입했거나 아예 기입하지 않는 등 최소 수치이다. 자료=고용노동부 방송산업 비정규직 활용 실태조사 용역연구, 인포그래픽=이우림 기자

MBC는 시사교양국과 보도국에서 일하는 것으로 파악된 642명 가운데 55%에 달하는 인원(354명)을 프리랜서로 두고 있었다. 같은 부문에서 일하는 정규직 직원 195명(30.4%)의 2배에 가까운 숫자다. 계약직 비정규직이 49명(7.6%), 파견직은 44명(6.9%)이었다.

SBS에서도 총 343명 가운데 프리랜서가 156명(45.5%)으로 가장 많았다. 정규직은 129명으로 37.6%에 그쳤고, 파견 비정규직이 50명(14.6%), 계약직 비정규직이 8명(2.3%)였다.

용역연구를 수행한 사단법인 유니온센터는 해당 통계가 보수적으로 잡힌 최소 수치라고 강조했다. 3사 모두 4~35개에 이르는 외주업체 소속 인원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고, 작가‧아나운서‧FD 등 직군 ‘미표기’도 회사마다 14~159명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유니온센터는 지난해 3월 지상파 3사 서울본사 보도국과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인력 현황을 파악했으며, 노동부 협조로 각사 경영·인사 담당자가 센터가 제공한 서식에 직접 입력하도록 했다.

프리랜서 절반 넘는데 지금껏 공식통계에선 배제


프리랜서는 고용형태 공시제 등 노동부의 공식통계에 잡히지 않는 고용형태다. 이 탓에 방송사가 프리랜서를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해왔음에도 지금껏 정확한 규모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례로 KBS는 고용형태 공시정보에 전체 직원 5566명 가운데 비정규직 노동자를 5%로, 외주업체 간접고용 등 ‘소속 외 근로자’ 수는 9.3%로만 보고하고 있다.

직군별 비정규직·프리랜서 비율을 보면, 지상파 3사는 음향·조명과 방송작가, 번역·영문지원, 영상미술에 프리랜서를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음향·조명의 경우 100% 프리랜서였고, 작가는 99.3%였다. 번역·영문이 93.3%, 영상미술은 90.1%였다.

아나운서 직군도 총 56명 중 60%에 가까운 33명이 프리랜서였고 정규직은 23명에 그쳤다. 뉴미디어 관련 직무의 경우 75명 가운데 38명(50.7%)이 프리랜서로 일했으며, 14명(18.7%)이 파견 비정규직, 13명(17.3%)이 계약직 비정규직이었다. 정규직은 6명(8%)에 불과했다.

▲지상파3사 사옥과 로고
▲지상파3사 사옥과 로고

AD와 FD 등 연출 지원직은 244명 중 133명(54.5%)이 파견으로 일했다. 62명(25.4%)이 계약직, 45명(18.4%)이 프리랜서였다. 촬영은 127명의 54.3%에 해당하는 69명이 파견직, 나머지는 모두 프리랜서였다. 경영지원직의 경우 총 47명 중 계약직이 69.1%(32명)로 가장 많았고, 정규직은 32%(15명)이었다.

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직군은 기획(경영 직군) 100%, 기자 98.5%, PD 89.7%, 편집 69.6% 순이었다.

김유경 돌꽃 노동법률사무소 노무사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방송사 파견전문업체가 세워지는 등 파견 비정규직이 확대되는 추세였으나, 프리랜서 고용형태가 예상보다도 많이 늘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전통적으로 방송작가가 방송사 프리랜서의 절대적 다수를 차지했는데, 프리랜서 규모가 정규직을 넘어서는 이번 수치는 방송사가 전 직종에 걸쳐 프리랜서 고용형태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용역연구를 수행한 김종진 유니온센터 이사장은 “방송미디어 산업은 여타 산업과 비교할 수 없이 프리랜서 고용형태를 특히 많이 활용하는 산업이다. 최근에 올수록 그 경향이 심화하고 있음에도 규모 파악조차 어려운 실정”이라며 “방송계 전반에 근로자성이 높은데도 확산하는 ‘프리랜서’ 고용 관계를 어떻게 볼 것인지 방송통신위원회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유관 정부부처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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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식을 이유로 '평등법' 농성장에 철거 통보가 날아왔다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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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2/05/04 08:30
  • 수정일
    2022/05/04 08:30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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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우리는 치운다고 치워지는 존재가 아니다"

 

국회가 오는 10일 예정된 대통령 취임식을 이유로 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제연)의 국회 앞 농성장을 철거하겠다고 통보했다.

차제연은 3일 오전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등을 외치는 시민들에게 전해진 소식은 평등의 약속이 아니라 농성장 철거 통보였다"라며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발언에 나선 이진영 사단법인 양천마을 이사는 "30년도 더 지난 88올림픽 때 (거리정화 사업) 같은 소리"라며 철거 통보에 반발하기도 했다.

차제연의 국회 앞 농성장은 3일로 단식 23일째를 맞은 두 활동가(이종걸 공동대표, 미류 책임집행위원)의 단식농성장과 연대 활동가들이 머무르는 평등텐트촌으로 구성돼 있다. 거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두 농성장은 각각 국회 방호과와 영등포구청의 관리를 받는다. 차제연은 2일 국회와 구청 양측에서 모두 농성장 철거 통보를 받은 상태다. "대통령 취임식이 진행되는 공간은 특별경호구역을 지정되어 집회, 시위가 금지된다는 것"이 철거 통보 이유다. 

ⓒ프레시안(한예섭)

 

(이날 기자회견엔 이종걸 대표, 미류 위원 등 차제연 측 활동가들과 더불어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 권지웅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 등이 참여해 농성장 철거 반대 의사를 밝히고 차별금지법 즉시 제정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소성욱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은 "왜 평등을 쫓아내고 짓밟고 버리면서 대통령 취임식을 하려는 건가"라고 물으며 "(시민을) 쫓아내는 게 아니라, 시민들의 존엄을 지키는 일, 인권을 보장하는 일, 평등을 일구는 일 등 대통령으로서의 책무와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 위원은 " 평등을 실천하고 요구하는 우리는 치운다고 치워지는 존재가 아니다"라며 "우리를 치운다면 그것은 곧 평등을 치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소 위원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실질적인 행동은 하지 않고 기다려 달라고, 말로만 믿어달라고 하고 있다"며 "차별금지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실질적인 입법계획을 세워서 사과하는 마음으로 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비대위는 지난달 25일 '검수완박' 이후의 입법과제로 차별금지법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졸속' 논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차제연은 측은 "(차별금지법 관련) 공청회 안건이 채택됐지만, 정확한 날짜도 진술인도 들어가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대선 이전부터 차별금지법 제정을 계속 요구해 왔지만, (민주당 내에서) 해당 논의는 진전 없는 상태로 방치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회견에 참가한 권지웅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은 "(시민사회에서) 평등법 제정 논의를 15년 전부터 해줘왔음에도 민주당이 많이 늦었다, 송구하다"며 "지금이라도 그 책임을 다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씀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권 위원은 대통령 취임식으로 인한 농성장 철거에 대해서는 "국회는 그냥 공터가 아니라 시민의 요구가 쌓여 있는 공간이다. 이 곳에서 취임식을 한다는 건 시민들의 갈등과 요구들을 마주한다는 것이다"라며 "(취임식을 위해) 이 분들을 치울 게 아니라, 이 분들을 만나러 오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은 현재 '평등법 제정을 지지하는 민주당원 모임'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당내 차별금지법 논의 사항을 묻는 <프레시안>의 질문에 그는 "당 일각에선 지방선거 전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며 "공식적인 논의 자리를 마련해나가고, 의총에서도 평등법 제정을 어필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발언하고 있는 권지웅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 ⓒ프레시안(한예섭)

한편 차제연은 국회의 철거 통보에 응하지 않고 농성장을 지켜나갈 예정이다. 장예정 차제연 공동집행위원장은 "연대 활동가들이 머무르는 평등텐트촌의 경우 3일 농성을 마지막으로 자진 철거할 예정"이라면서도 "단식자들이 머무르는 농성장은 국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실질적으로 움직일 때까지 철거할 수 없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밝혔다.

차제연 측 두 활동가 이종걸 공동대표와 미류 집행위원은 지난달 11일부터 해당 농성장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관련 기사 : 평등하자고 밥을 굶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2일부터는 매일 오후 1시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지하는 각계 인사들이 이곳에 모여 2시간 동안 동조 단식 시위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날도 70인 정도의 종교계 인사들이 농성장을 찾았다. 

국회 방호과가 차제연에 통보한 농성장 철거 기한은 오는 9일이다. 이종걸 대표는 국회의 철거 통보에 대해 "차별의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은 더 이상 차별받지 않고자, 사람답게 살고자 싸우고 있다. 정당한 자기 권리를 보장 받기 위해 (싸우는 것은) 시민의 자유이자 권리"라며 "대통령 취임식이란 이유로 우리의 이 자리를 지워야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차별 당하는 사람들이 말할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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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위 “정신 나간 범죄 집단, 주한미군 당장 추방하자”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5/0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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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가 3일 오후 2시 광화문 미대사관 인근에서 ‘주한미군 집단 성폭행! 정신 나간 범죄 집단, 당장 꺼저라!’ 긴급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영란 기자

 

“주한미군이 저지른 성폭력 범죄를 우리나라 법으로 반드시 엄벌하고 미군이 두 번 다시 이런 범죄를 저지를 수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이하 민족위)가 3일 오후 2시 광화문 미대사관 인근에서 ‘주한미군 집단 성폭행! 정신 나간 범죄 집단, 당장 꺼저라!’ 긴급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처럼 강조했다.

 

민족위는 성폭행을 저지른 주한미군을 향해 ‘정신 나간 집단’이라며 “수십 년 동안 끔찍한 범죄를 반복적으로 저지르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 위협하는 주한미군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민족위는 항의서한에서 “미군은 그야말로 우리 국민의 생명, 안전을 심각히 위협하는 존재에 불과하다”라면서 “미군은 그야말로 이 땅을 만만한 훈련장으로 보며, 주둔지원금 뜯어가고 무기 팔아 돈 벌어가는 데에만 혈안이 돼 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생명, 안전의 위험을 감수하며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더는 지속할 수 없다”라며 주한미군의 철수를 요구했다.

 

민족위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항의서한을 주한미대사관에 전달하려 했으나 한국 경찰이 저지해 전달하지 못했다. 

 

▲ 미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는 기자회견 참가자들.     ©김영란 기자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범죄자 주한미군에는 제대로 대응 못 하면서 이를 항의하는 국민을 막는 경찰은 대체 어느 나라 경찰이냐”라며 질타했다. 

 

이인선 국민주권연대 회원은 ‘정신 나간 범죄 집단 주한미군 강력히 규탄한다’라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에서 발언했다.

 

이인선 회원은 “2019년 12월 17일 주한미군 야간 통행금지령이 완전히 해제됐다. 그 결과 2022년 4월 14일 법무부에 따르면 2019년과 2020년 연간 주한미군 범죄 건수는 각각 395건, 392건으로 2018년 296건에 비해 100여 건 가까이 늘게 되었고 주로 오전 1시에서 5시 사이 부대 밖에서 발생했다”라고 야간 통행 금지령 해제 이후 늘어난 주한미군 범죄에 대해 짚었다. 

 

계속해 “정신 나간 범죄 집단이 주한미군이다. 우리 국민에게 피해를 주고 사회 안녕, 질서를 해치며 점령군 행태를 보이는 무법 집단이 주한미군이다. 이런 주한미군은 이 땅에서 당장 나가라”라고 주장했다. 

 

  © 김영란 기자


김수형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상임대표는 ‘한국은 속국이 아니다. 불평등한 한미관계 청산하자’라는 내용으로 발언했다. 

 

김수형 상임대표는 “미군 범죄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나 개탄스럽다. 대체 왜 우리 국민이 외국 군대로 인해 이런 피해를 봐야 하는가. 대한민국은 절대 속국이 아니다. 우리 땅에서 외국 군대가 저지른 범죄는 우리의 법으로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계속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파리 목숨만도 못하게 여기는 주한미군의 막무가내식 만행이 계속되어도 그들은 불평등한 한미관계 속에서 처벌 하나조차 제대로 받지 않는다. 오늘도 주한미군은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며 우리 국민을 우습게 여기고 있다. 가해자가 분명하지만 처벌할 수 없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절대 정상적인 사회의 모습이 아니다. 이러한 비통한 현실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 불평등한 소파협정 뒤에 숨어 끝없이 악질적인 범죄만을 저지르는 범죄 집단 주한미군을 이제는 추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우리나라 법으로 범죄를 저지른 주한미군을 처벌해서 감옥에 가두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 범죄를 저지른 주한미군을 우리나라 법으로 반드시 처벌하자는 의미를 담아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범죄자 주한미군에 수갑을 채우는 백자 민족위 상임운영대표.  © 김영란 기자

 

▲ 감옥에 갇힌 주한미군.  © 김영란 기자

 

아래는 항의서한 전문이다. 

 

정신 나간 범죄 집단 주한미군 강력히 규탄한다!

 

지난 1일 주한미군이 한국 여성을 집단 성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나, 한국 경찰이 미군 두 명을 입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 번의 충격적인 미군 범죄 소식에 우리 국민은 분노한다. 근래에 미군 범죄가 잇따르지만, 범죄를 저지른 미군이 제대로 처벌받았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어 분노는 더욱 크다. 미군이 수많은 범죄를 저지르지만 대부분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다.

 

이는 불평등한 한미관계에 기인한다. 한미관계의 불평등함은 주한미군지위협정에 그대로 드러난다. 역대로 있었던 미군 범죄의 면면을 봐도 미군이 한국을 온전한 주권국으로 그리고 한국인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얼마 후인 6월 13일은 미군 장갑차에 압사당해 억울하게 죽어간 효순이 미선이의 스무 번째 기일이다. 2002년 11월 미군 법정은 살인 미군을 무죄 평결하였고 해당 미군은 유유히 한국을 빠져나갔다. 1997년 있었던 미군 가족에 의한 조중필 씨 살해 사건의 경우에는 진범이 밝혀지고 처벌받는 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으며 10년이 넘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자칫 죽은 사람은 있으나 죽인 사람이 없는 사건이 될 뻔했다. 1945년 점령군으로 이 땅에 들어온 미군은 오랜 세월 점령군 행세를 지속하며 이 땅에 주둔하고 있는 것이다. 

 

1945년 9월 8일에는 일제 경찰이 미군의 적극적인 방조와 용인 아래 진주하는 미군을 환영하러 나갔던 한국인 두 명을 총으로 쏴 죽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미 이때부터 미군과 우리의 불편한 관계는 시작됐다. 그리고 수십 년 미군 범죄 잔혹사의 한쪽에는 한국 전쟁 시기 미군이 저지른 민간인 학살이 또한 크게 자리하고 있다. 이런 오래되고 엄청난 범죄 역사를 간직한 것이 주한미군이다. 그런데도 이제껏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었다. 

 

게다가 미군은 돈 한 푼 내지 않고 수십 년 동안 사용하다 반환한 기지의 환경 오염 문제에 대해서도 전혀 책임지지 않고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뻔뻔한 일인가. 우리 땅에 미군 생화학 무기 실험실이 들어와 있고 주피터 프로그램이란 이름으로 운용이 되는데, 뭐가 들어오고 나가는지 한국 당국은 전혀 알 수가 없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모습 어디에서 당신들 미군이 우리나라를 주권국으로 대한다고 느낄 수 있는가. 미군은 그야말로 우리 국민의 생명, 안전을 심각히 위협하는 존재에 불과하다. 미군은 그야말로 이 땅을 만만한 훈련장으로 보며, 주둔지원금 뜯어가고 무기 팔아 돈 벌어가는 데에만 혈안이 돼 있다. 

 

오죽하면 국민 안에서 “한국은 미국의 속국이 아니다!”라는 목소리가 울려 나오겠는가. 이와 같은 생명, 안전의 위험을 감수하며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더는 지속할 수 없다. 

 

범죄 미군 제대로 수사하고 제대로 처벌할 수 있도록 미 당국은 적극적으로 협조하라!

정신 나간 범죄 집단 주한미군 강력히 규탄한다!

잇따르는 미군 범죄 미 당국은 사과하라!

우리 국민 생명·안전 위협하는 미군은 이 땅을 떠나라!

 

2022년 5월 3일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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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에서 캐낸 생명체, 윤 대통령 취임 선물로"

[삼보일배오체투지人]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동행 취재

22.05.04 06:05l최종 업데이트 22.05.04 06:05l
큰사진보기대구 달성군 구지면의 농촌에서 낙동강 물이 스프링클러를 통해 마늘밭에 뿌려지고 있다.
▲  대구 달성군 구지면의 농촌에서 낙동강 물이 스프링클러를 통해 마늘밭에 뿌려지고 있다.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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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슈슛~ 슛슛슛~'.

400여 평 남짓한 마늘밭에 스프링클러 10여 대가 거친 소리를 냈다. 사방으로 힘차게 뿌려지는 물방울이 마른 흙바닥을 적셨다. 마늘대는 키가 30~40cm 정도 자랐다. 봄 햇살을 받아 번들거리는 마늘잎에 물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후두둑 소리를 냈다. 나무로 만든 허름한 창고에서는 개가 짖었다.

지난 4월 20일 찾아간 대구 달성구 구지면의 전원 풍경은 여느 농촌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의 얼굴에선 불편함이 묻어났다. 그는 마늘밭 한 귀퉁이에서 드론을 날렸다. 'S자'로 휘어진 낙동강을 따라 반달형 밭이 길쭉하게 펼쳐졌다. 양파밭과 감자밭도 보였다. 어릴 적 목을 심하게 다쳐 허스키한 목소리로 굳어진 그가 말했다.

"조금 전에 갔던 OO양수장에서 퍼올린 낙동강 물로 농사를 짓는 곳인데, 상당히 넓어요."
 

큰사진보기대구 달성군 구지면의 농촌 경관. 낙동강 물로 마늘 농사를 짓고 있다.
▲  대구 달성군 구지면의 농촌 경관. 낙동강 물로 마늘 농사를 짓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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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면 마늘밭] "이곳에서 뽑은 무에서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마늘밭으로 오기 전, 정 국장이 들른 곳은 이 마을 바로 위쪽의 양수장이다. 낙동강 절벽 둔치에 선 양수장에서는 양수펌프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했다. 가파른 풀밭으로 내려간 그는 낙동강에 코를 박듯이 허리를 구부린 채 강물 상태를 살피며 사진을 찍었다. 녹조 알갱이 같은 것이 양수펌프 흡입구가 박힌 강변에 흩어져 있다.

"녹조는 아니고, 풀씨인가 봅니다." 그가 강 빛깔에 예민한 까닭이 있다. 지난 3월 22일 환경운동연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그는 "낙동강 쌀에서 '발암물질‧생식 독성' 녹조 독성 물질이 검출됐다"라며 "프랑스의 생식 독성 기준 15.9배를 초과하는 수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월 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낙동강·금강의 물로 재배한 쌀과 무, 배추에서 발암성과 간·폐·혈청에 영향을 미치는 남세균(Cyanobacteria)의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Mcrocystin)이 검출됐다는 내용을 발표했다"라고 말했다. ㈔세상과함께 후원으로 진행된 정밀조사 결과였다.


당시 조사에 사용됐던 무가 이 밭에서 나왔다.

"무의 녹조 독성을 검사했는데, 1.85μg/kg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습니다. 국제 암 연구기관은 마이크로시스틴을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죠. 특히 간, 폐, 신경, 뇌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에는 정자와 난자 등 생식기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죠."

정 국장은 "6월 중순부터 9월까지 녹조가 창궐할 텐데, 그때 이곳에서는 단무지용 무를 생산한다"라면서 "주의 조치 없이 전국으로 유통되는 농산물이 국민 식탁에 오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큰사진보기정수근 국장이 상주보 상류에서 채취한 실지렁이.
▲  정수근 국장이 상주보 상류에서 채취한 실지렁이.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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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보] "윤석열 당선자, 이 시궁창 물 맘껏 마시게 하겠다?"

정 국장과 함께 다음으로 간 곳은 경북 상주보 선착장이다. 보로 정체된 물 위에 부유 물질이 잔뜩 떠있다. 바닥에는 펄이 쌓였다. 가슴 장화를 꺼내 신은 그는 삽을 든 채 물속으로 10m 정도 들어가서 펄을 퍼왔다. 모래가 섞여 있지만, 시커먼 펄이다. 악취가 심했다.

"어, 여기 실지렁이다."

맨손으로 펄을 뒤적이던 그가 말을 이었다.

"수질을 1~4등급으로 나눌 때 4급수 지표종이 실지렁이, 깔따구입니다. 여기에서 실지렁이가 나왔다는 것은 4등급, 최악 수질로 전락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과거에 이곳은 1급수 지역이었어요. 지금 상주 시민들이 이 물을 취수해서 먹고 있죠."

그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말을 떠올렸다. 윤 당선자는 지난 2월 상주 풍물시장 유세에서 "민주당 정권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하신 4대강 보 사업을 폄훼하며 부수고 있다"라면서 "이것을 잘 지켜서 이 지역의 농업용수와 깨끗한 물을 상주·문경 시민들이 마음껏 쓰실 수 있도록 잘 해낼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정 국장은 "심하게 말하면 문경과 상주 시민들에게 시궁창 물을 많이 주겠다는 말과 같다"라면서 "실지렁이와 깔따구 등 시궁창에 사는 지표생물들을 더 채집해서 5월에 취임할 때 선물로 보내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것도 좋겠다, 아주 특별한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주보에서도 드론을 날렸다. 과거 상주보 지역의 항공 사진을 보면서 같은 높이, 각도에서 비교한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 그의 입 밖으로 신음하듯 탄성이 흘러나왔다.

"아, 아름다웠던 곳을 이렇게 망쳐놓다니..."
 
큰사진보기4대강 사업 이전의 상주보 주변 경관
▲  4대강 사업 이전의 상주보 주변 경관
ⓒ 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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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사진보기상주보 상공에서 찍은 드론 사진
▲  상주보 상공에서 찍은 드론 사진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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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강 전망대] "진짜 멋지지 않나요?"
  
이날 정 국장과 마지막으로 간 곳은 경북 예천 삼강리 전망대다. 안동 하회마을을 돌아 나온 낙동강과 모래강 내성천, 죽월산에서 흘러드는 금천 합수부이다. 강물은 지는 해를 받아 은빛으로 반짝였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연출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한 장면 같았다. 강물은 휘돌아가면서 이곳 이목리의 낙동강변에 크고 흰 반월형 모래톱을 쌓았다.

"이게 낙동강 모습이었죠. 4대강 보에 영향을 받지 않은 유일한 곳. 내성천에 들를 때마다 여기에 옵니다. 죽어가는 낙동강을 보며 가슴이 아파올 때마다 여기서 재충전을 하죠."

정 국장은 달봉교를 건너 이목리 강변 모래톱 위에서 드론을 띄웠다. 드론은 내성천 회룡포까지 날아갔다. 그곳에서부터 이목리까지 굽이치는 낙동강 풍경을 영상에 담으면서 그는 입 꼬리를 치켜올렸다.

"진짜 멋지지 않나요."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강을 보면서, 예전의 아름다웠던 강을 떠올려 그 소중함을 발로, 가슴으로 느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큰사진보기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이 경북 삼강리 전망대에서 낙동강의 비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이 경북 삼강리 전망대에서 낙동강의 비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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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투지 환경상 공로상] "정수근만 있었다면..."

이날 정 국장과 동행한 것은 ㈔세상과함께가 주관한 2020년 제1회 '삼보일배오체투지 환경상' 공로상을 받았던 그를 조명하기 위해서였다. 14년째 싸움을 벌이는 그와 함께 다니면서 달리는 차 안이나 강변 풀밭에 주저앉아 인터뷰를 했다. 이날 그와 동행하면서 든 느낌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그도 낙동강처럼 아파하면서, 때로는 쉬거나 굽이치기도 하면서 흘러가고 있구나.'

사실 공로상을 탔던 2020년과 그 전해인 2019년에 그는 낙동강에 없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면서 500여 편의 기사를 쓰며 4대강 사업을 고발해왔지만 녹조가 창궐하고, 홍수가 터졌을 때에도 그는 한 건의 기사도 올리지 않았다. 이때 주변 환경운동가들로부터 이런 말을 여러 번 들었다.

"정수근만 있었다면..."

그는 지독한 마음의 병을 얻어 2년 동안 집에 칩거했다. 공로상 수상자 결정문에는 그의 정신적 치유에 작게나마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겼다.
 
정수근은 '낙동강 귀신' '낙동강 지킴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헌신하면서 4대강 싸움을 치열하게 전개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은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환경운동을 잠시 접고 개인 건강 회복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심사위원회는 낙동강에서 생명과 평화를 지키면서 지난 10여 년 동안 고군분투해왔던 정수근의 헌신과 노고를 높게 평가했습니다.<br />- 오체투지환경상 결정문에서
  
큰사진보기상주보 주차장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정수근 국장
▲  상주보 주차장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정수근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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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동안] 싸움꾼이자 글 쓰는 환경운동가

그는 녹색평론사에서 10년간 근무했다. '앞산꼭지'(앞산을 꼭 지키려는 사람들)를 결성해 대구 앞산 터널공사 중단 운동을 벌였지만 공사는 강행됐다.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대운하를 밀어붙일 때였다. 이 모임은 '낙동대구'(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로 명칭을 바꿔 새 싸움을 벌였다.

낙동대구는 대구환경운동연합과 4대강 사업 저지 대구연석회의와 공조해 싸움을 이어갔다. 그는 천주교 신부들과 함께 10번의 낙동강 생명평화미사를 이끌었다. 2011년 대구환경운동연합의 국장으로 영입된 뒤 싸움은 본격화됐다. 낙동강 순례단을 조직했고, 시민들과 아이들과 함께 낙동강과 내성천을 누비고 다녔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참, 많이 싸웠어요. 4대강 공사현장에서 출입을 막는 수자원공사와 하청업체 관계자들과 멱살잡이한 채 흙바닥에 뒹굴기도 했죠. 주먹으로 얻어터진 적도 있어요. 경남 남지에서 준설선이 침몰했을 때 둔치가 무너지는 바람에 죽을 뻔한 적도 있죠."

그는 글 쓰는 환경운동가이기도 했다. 낮에는 현장을 누볐고, 저녁에는 논평과 성명서를 썼다. 기자회견에 쓸 피켓을 만들고, 늦은 밤과 새벽까지 <오마이뉴스>에 올릴 기사를 썼다. 4대강 사업 이후 매년 창궐했던 녹조와 물고기 떼죽음의 참상을 알렸다. 꽁무니에 기생충이 달라붙은 물고기들이 죽어가는 참혹한 특종 기사도 썼다.

그간 그와 여러 차례 동행 취재를 했다. 그때마다 그는 쉴 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았다. '녹조는 언제 시작되나?' '내일 현장에서 마이크로시스틴에 대한 인터뷰를 할 수 있냐?' 언론사 문의 전화였다. 그는 운전하면서 인터뷰에 응했고, 전날 쓴 기사에 대한 해명이나 항의 전화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는 '낙동강 스피커'이기도 했다.
 
큰사진보기정수근 대구환경연합 생태보존국장과 최승호 뉴스타파 PD가 경북 상주보 상류의 펄에서 실지렁이를 채취하고 있다.
▲  정수근 대구환경연합 생태보존국장과 최승호 뉴스타파 PD가 경북 상주보 상류의 펄에서 실지렁이를 채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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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 최승호 PD "정수근은 1급수, 저는 2급수"

이랬던 그가 2년여 동안 멈춰 섰다. 그 이유를 물었으나 그는 말을 아꼈다. 아직도 온전한 몸으로 회복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 이상 캐묻지는 않았다. 그와 오랫동안 현장 취재를 해왔던 터라 미루어 짐작할 만한 게 있었다. 그는 4대강사업이 완공됐던 2011년에도 비슷한 증상을 보였다.

"아무리 떠들어도 준공식까지 하더라고요.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우린 패배했습니다. 우울증을 앓았고 정신과 치료도 받았죠. 하지만 녹조가 피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패배감으로 한가하게 허우적거릴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싸움은 다시 시작됐고, '4대강 재자연화'를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문 대통령이 집권하기 전에 낙동강 현장을 직접 안내도 했던 그였다. 기대가 컸다고 한다. 하지만 문 정권은 집권 후반기까지 낙동강 8개 보의 수문조차 열지 못했다. 결국 '희망 고문'을 당하다가 여러 개인사까지 겹치면서 증상이 재발했을 것이다.

이런 그가 낙동강에 돌아온 건 2021년 3월이다. 낙동강 현장으로 복귀한 뒤 일주일에 2~3차례 낙동강 현장을 찾는다고 한다. 이날 <뉴스타파> 최승호 PD(전 MBC 사장)는 상주보에서 정 국장과 함께 물속에 들어갔다. 정 국장이 잡은 실지렁이를 보며 인터뷰하는 최 PD 역시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파헤쳤고 지금도 현장에 있다.

최 PD에게 '정수근은 어떤 사람인가'를 물었다. "한결같은 사람. 저는 2급수인데, 정수근 국장은 1급수"라고 말하면서 이렇게 부연했다.

"2008년부터 강을 살리려고 노력해온 것은 죽어가는 강을 보며 마음으로 아파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현장 조사하고, 운동은 운동대로 하면서 그걸 오마이뉴스에 기사로 써서 알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이날 정 국장과 함께 삼강주막 근처에서 순댓국으로 배를 채우고 대구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물었다. '환경운동에도 많은 분야가 있는데, 4대강만 판다고 욕하는 사람들은 없었나?' 그가 공백기를 가졌던 이유의 하나이기도 했을 법한 질문이었다. 그는 침묵했다. 잠깐 동안 차 안에는 2004년산 낡은 엔진이 씩씩거리며 돌아가는 소리만 들려왔다.

"강과 습지 생태계만 보는 건 아닙니다. 물을 마시러 오는 야생동물, 산과 맞닿은 강에서는 숲 생태도 보이죠. 4대강은 생태계 축소판입니다. 가뭄에 무력하고 홍수를 유발하는 4대강 16개 보를 걷어내는 건 기후위기 해법의 하나죠. 멸종위기 1급인 귀이빨대칭이가 집단 폐사하고, 흰수마자가 내성천에서 자취를 감추고, 물고기들이 떼죽음 당하고... 얘들은 하소연할 데가 없잖아요. 저라도 알려야죠."

때로는, 멈춰 설 필요가 있다. 더 단단해지기 위해서이다. 지금도 4대강 주변에 잠시 멈춰 선 이들이 있다. 더 큰 희생을 요구하며 이들을 닦달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다. 다만, 지금도 'MB 삽질'로 유린됐던 4대강 곳곳에서는 스스로를 치유하는 위대한 자연을 볼 수 있다. 사람도 그렇다. 자연의 시간으로 보면 찰나의 순간이다.

뭇 생명과 함께 아파해온 걸걸한 목소리의 '낙동강 허스키'. 멈췄던 그가 다시 강을 누빈다.
 
▲ 펄 속에서 캐낸 생명체..."윤 대통령 취임 선물로 주고싶다" 윤석열 당선자는 지난 대선 때 'MB 4대강 사업'을 계승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의 4대강은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요?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과 낙동강 동행취재를 했습니다. 낙동강물을 퍼올려 농사를 짓고 있는 농경지와 상주보, 삼강전망대 등을 돌면서 인터뷰했습니다.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에서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를 확인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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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공화국의 어두운 그림자

  • 기자명 현장언론 민플러스
  •  
  •  승인 2022.05.03 16: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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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윤석열 정부 (1) 정치

차기 정부 내각 후보자들의 면모와 당선자의 그 간 행적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성격을 미리 규정해 본다. [편집자]

(1) 정치 : 검찰 공화국의 어두운 그림자
(2) 경제 : 극단적 시장주의와 경제 위기
(3) 외교 : 친미사대 외교와 한미일 군사동맹
(4) 사회 : 차별과 경쟁, 그리고 불평등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소개하고 있다.[사진 :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소개하고 있다.[사진 : 서울=뉴시스]

1. 윤석열의 자유민주주의 독재정치

정치란 전체 국가 성원을 어느 한 방향으로 조직 동원하고 지휘하는 기능이다. 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정치이념인데, 그것이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는가에 따라 정치 체제가 결정된다.

윤석열 당선인은 자유민주주의 신봉자이다. 후보 시절 “민주주의는 자유를 위해 존재한다”고 했고, 당선 소감에서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사회민주주의, 인민민주주의, 민주사회주의 등 많은 민주주의 중에 왜 굳이 자유민주주의만을 고집할까? 이 의문을 풀어가다 보면 윤석열식 정치는 심각한 자유주의적 독재정치로 귀결된다. 그 이유는 3가지이다.

첫째로 대한민국에서 자유민주주의는 역대로 독재정치의 이념이었기 때문이다.

참혹한 민간인 학살과 지독한 경찰독재, 정치깡패, 부정선거로 얼룩진 이승만 독재를 떠받든 정당이 바로 ‘자유당’이다.

헌법 전문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이 처음 들어간 때는 박정희 유신독재 시절이었다.

전두환은 광주학살의 명분으로 “북의 침략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강변했다.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 3당 합당한 정당이름 역시 ‘민주자유당’이다.

대한민국 수구보수세력은 ‘민주주의’보다는 ‘자유민주주의’를 좋아한다. 한국에서의 자유민주주의는 인권탄압과 독재정치, 반북적대와 묻지마 한미동맹과 같은 말이다.

대한민국에서 자유민주주의란 성조기와 이스라엘기와 태극기를 함께 들고 반대파에 대해 무자비하게 정치적 테러를 가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집단과 연결되어 있다. 윤석열이 국민의 힘에 올라타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고 할 때 이런 잔혹사가 떠오르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둘째로 오늘날 자유주의는 국제적으로도 가장 반동적인 정치이념이기 때문이다.

왕과 지주로부터 신분적 차별을 철폐하고 개인의 자유를 쟁취하는 시민혁명기에 자유민주주의는 진보적이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성립된 이래 자유주의는 철저히 시장의 주인, 즉 자본가들의 자유에 국한되었고, 무제한적인 기업의 자유를 의미했다.

노동자민중의 자유는 허울뿐이고, 시장의 주인 즉 자본가의 독재체제를 수립했고 빈익빈 부익부, 세계대공황, 전쟁의 원흉이 되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가져온 작금의 불평등체제와 지구상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분쟁 역시 자유주의 확장의 산물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전쟁과 빈곤, 예속과 공황, 전염병을 세계화했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서구 사회가 급격히 붕괴하면서 서구 자유민주주의 모델이 과연 정당한가 하는 의구심이 전세계에 퍼졌다.

더욱이 1929년 세계대공황 당시 가장 부유한 국민 0.1%가 국부의 34%를 점유하고 있었는데, 2008년 금융공황과 2020년 펜데믹을 거치며 다시 미국 0.1%가 국부의 34%를 차지했다.

지금 지구촌은 자유민주주의 이름 아래 가장 심각한 빈부격차를 경험하고 있다. 여기에 물가폭등과 원자재, 식량공급 위기까지 발생했다.

이러한 심각한 지구적 위기상황을 이끄는 가장 반동적인 적폐 이념이 바로 미국이 인권과 민주주의 이름 아래 주창하는 미국식 자유주의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위기를 가져온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로 오늘날의 위기를 해결하겠다고 한다. 국민은 저항할 것이고, 윤석열은 밀어붙일 것이다. 윤석열식 자유민주주의는 필연적으로 독재정치로 가게 되어 있다.

셋째로 윤석열의 자유민주주의는 폭압과 혐오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란 다수의 민에 의한 정치적 지배를 의미한다. 이 때문에 민주주의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사회민주주의도 있고, 이해관계자 민주주의도 있으며, 민중민주주의도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그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데 윤석열은 오직 자유민주주의만이 민주주의이고, 다른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한다.

 
 

윤석열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고 할 때는 다른 종류의 민주주의는 모두 배척하고 제압하겠다는 뜻이다. 윤석열식 자유민주주의의 위험성은 여기에 있다. 윤석열은 자유주의를 이야기하면서 다른 형태의 민주주의는 배격하고 혐오한다. 이것은 다른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정치세력을 법치의 이름으로 가혹하게 응징하겠다는 의사표현에 다름 아니다.

윤석열의 자유민주정치는 이렇게 친미사대, 한미일동맹, 시장독재, 무제한적 금융과 기업의 자유로 귀결될 것이고, 이에 저항하는 세력에 대한 탄압으로 이어질 것이다.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 내정자들이 한결같이 자유민주주의 신봉자들이며, 친미친일인사들이라는 점이 이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따라서 윤석열 자유민주정치는 미국지배하 이승만 이후 점철된 친미친일독재정치의 21세기 버전에 불과하다.

2. 윤석열의 검찰독재

윤석열이 자유민주주의 정치를 실현하는 핵심수단은 검찰이다. 윤석열은 미국의 지원과 재계와의 유착, 국민의힘, 언론, 친일친미세력 등 다양한 역량을 총동원하겠지만, 국내정치에서 핵심역량은 뭐니뭐니 해도 검찰이다. 윤석열식 자유민주주의가 검찰독재로 흐를 것이라 전망하는 이유이다.

전쟁을 방불케했던 검수완박논쟁은 필리버스터와 회기쪼개기 상정을 거듭해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공포하면서 일단락됐다. 기소권과 수사권의 분리, 검찰의 직접수사권 폐지를 통해 과도하게 집중된 검찰권력을 분산시키는 검찰개혁이 또 한 단계 진전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애초에 상정된 ‘검수완박’은 이번 개정안의 거듭된 수정과정에서 결국 ‘검수덜박’, ‘검수유지’로 끝났다는 것이 세평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이라는 조어를 만들고 강력하게 밀어붙였지만, 검찰과 국민의힘의 끝장 저항, 여론의 반발에 부딪쳐 결국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 끝에 일부 수사권을 폐지하는데 그치고 만 것이다.

사실 검찰의 6개 직접 수사권 중 부패, 경제 수사권만으로 검찰은 얼마든지 수사를 확대할 수 있다. 그런데 최종 수정안에서 중수청 설립방안이 빠짐으로써 원래 시한부 직접 수사권은 이제 무기한 직접수사권으로 되었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권도 되살아났다. 검찰이 경찰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다시 확보한 것이다.

‘별건수사금지’ 조항도 삭제되었다. 게다가 ‘검찰수사관 직제 폐지’안도 삭제되어 6,000명에 달하는 검찰수사관 인력재배치가 불가능해지고, ‘6개 특수수사부를 3개로 축소하고, 특수부 검사수도 제한한다’는 내용도 명시되지 않아 사실상 특수부는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결국 여전히 검찰권력을 강력하게 남아있고, 칼자루는 윤석열과 한동훈이 쥐게되었다. 검찰공화국이 완성되고, 검찰독재의 어두운 그림자가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사실 검찰개혁법에 대한 여야합의가 이루어졌을 때 어쩐 일인가 싶었다.

여야합의안이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통과되고, 인수위도 이를 존중한다고 발표했지만, 한동훈 등 검찰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윤석열 당선인이 검수완박은 위헌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휴지조각이 되었다. 이 나라 검찰권력이 얼마나 강력하게 준동하는 지를 보여주는 징표이다. 시작부터 검찰이 이 나라 국정을 어떻게 좌지우지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벌써 이재명 전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재직시절 구단주로 겸직했던 성남에프시(FC) 후원금 수사를 재개하고 전격 강제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이미 4년 전 제기되었고 작년 9월 무협의 처리된 사건을 지금 와서 다시 뒤지는 것이다. 이 사건은 윤석열 정부하에서 검찰권력의 행사방향, 경찰수사력의 동원방식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앞으로 부패, 경제, 선거수사권을 최대한 활용하여 문재인 정부와 진보민중진영을 정조준하고 조국식 먼지털이 수사로 검찰의 존재 이유를 입증하는 등 검찰 권력 복원에 총력을 다할 것이다.

마치 과거 국정원이 국내수사권 유지를 위해 ‘서울시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등을 조작해 무리수를 두던 행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수사권, 기소권, 영장청구권을 한 손에 움켜쥔 검찰권력은 먼지털이 수사, 선별수사, 별건 수사, 흘리기 수사, 망신주기 수사, 강압 수사가 누구를 향할 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정치권력은 인사를 통해 자기 정치방식을 표현한다.

윤석열 당선인은 최전방에 한동훈을 법무장관으로 배치하고, 대통령실이나 국무위원들을 검찰출신들로 채웠다. 검찰도 그들의 측근으로 배치할 것이다. 윤석열이 검찰총장이 된 직후 특수부 출신 최측근들을 주요 보직에 전진 배치하면서 70여 명이 줄사표를 던진 바 있다.

친미친일 자유민주주의 신봉자들로 채원진 국무위원, 한동훈을 핵심으로 하는 검찰 측근들의 전진배치는 윤석열식 정치가 민주주의의를 가장한 자유당독재, 검찰독재의 길로 간다는 것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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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병원은 '병원'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

시민사회단체, 2일 토론회서 영리병원 허용 법 개정 요구

이상현 기자  |  기사입력 2022.05.02. 18:21:12

 

현행법상 영리법인은 병원을 설립할 수 없다. 병원을 설립할 수 있는 주체는 의료인, 정부, 지자체 등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병원 운영에서 생긴 수익은 내부 투자에만 사용된다. 병원의 운영 또한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수가 제도 등 공익적 목적으로 강하게 통제받는다.

예외는 존재한다. 2002년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외국인은 '외국인 전용' 의료기관을 개설할 길이 열렸다. 2005년에는 외국인 전용 의료기관이라는 조건이 폐기됐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2006년 제주특별법을 제정해 외국인이 제주도에 영리병원을 설립할 수 있게 했다. 중국 자본이 투입된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는 2015년 '제주국제녹지병원' 의료기관 개설 허가 사전심사청구를 신청하면서 국내 첫 영리병원의 설립이 시작됐다.

이후 제주 녹지병원은 사업허가와 허가 취소를 겪었다. (☞관련기사 : '내국인 진료 제한은 위법'…법정 싸움서 녹지병원 또 승소) 그동안 제주도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영리병원과 의료민영화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5일 제주 녹지병원의 의료기관 개설 허가 조건이었던 '내국인 진료 제한'이 위법이라는 1심 판단이 나오면서 논란은 재점화됐다. 국내 첫 영리병원의 진료 대상이 외국인 의료 관광객뿐만 아니라 내국인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녹지병원이 개설허가 후 3개월 내 업무를 시작하지 않아 제주도로부터 받은 '개설허가 취소 처분' 또한 위법이라는 대법원의 판단도 지난 1월 나왔다. 현행 의료법은 '병원 개설 허가를 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를 시작하지 않으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녹지병원은 사업 설계부터 내국인 이용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제주도가 녹지병원 진료 대상자를 외국인으로 뒤늦게 한정함으로써 개원이 늦춰진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제주도는 지난 12일 제주 녹지병원이 병원 부지 제3자 매도, 의료시설 멸실 등 개설 허가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두 번째 개설 허가 취소를 내렸다. 그런데도 녹지병원이 내국인 진료 허용과 기존 허가 취소 처분에서 승소한 상황에서 영리병원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수많은 병원 중 고작 하나의 영리병원이라는 생각과 달리 "영리병원이 한국 의료체계 붕괴 도미노의 시작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차기정부인 윤석열 정부는 영리병원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원격의료, 디지털헬스케어 등 '규제혁파'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첫 영리병원 추진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참여연대, 연구공동체건강과대안, 보건의료단체연합 등은 2일 참여연대에서 '왜 다시 영리병원인가? 위기의 시대 영리병원 재점화 논란과 한국의료의 위기 토론회'를 개최했다. 시민사회단체는 "민간병원 위주의 한국 의료시스템은 여전히 위기"라며 "영리병원은 의료체계 붕괴를 가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리병원의 입법적 근거는 '경제자유구역법'이며 제주 녹지병원은 '제주특별법'에 근거한다. 노무현 정부 시기 추진된 두 법률에 따라 국내에서는 기존 비영리법인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수가 적용 없이 수가를 임의로 책정할 수 있는 외국인 개설 의료기관이 설립할 수 있게 되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이찬진 변호사는 "의료서비스에서 '1국 양제'가 구축됨으로써 의료에 대한 차별적 접근이 제도적으로 허용된 상황"이라며 "법 제정 이후 제주 녹지병원이라는 사례가 생겼는데, 이는 특정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공급자 측면에서 국민건강보험의 근간을 뒤흔들고 수요자 측면에서는 건강권에 차별적 접근을 허용하는 매우 예민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녹지병원에 대한 법원의 판단 또한 국내 의료체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판결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제주지방법원은 제주 녹지병원의 허가조건인 '내국인 진료제한'에 대해 "진료 대상을 제한하는 내용의 부가적인 약관을 붙일 수 있다는 명시적인 근거가 없다"라며 "외국의료기관이 제주특별법과 의료법이 정하는 요건에 맞을 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허가해야 한다"라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이 변호사는 법원의 이러한 판단이 "내국의료기관과 외국의료기관이 동일한 법적 지위를 갖고 있음을 전제로 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국내법상 병원은 국민의 건강권 보장이라는 공익적 목적에 따라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급여비용 법정화, 법정 수가 강제 등을 규제받는다. 그러나 외국 영리병원은 이와 같은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법원의 판결은 이런 차이점을 고려하지 않고 외국의료기관이 자유롭게 허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지적이다. 이 변호사는 "'다른 것은 다르게'라는 헌법상 평등의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녹지병원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한 개설허가 취소 처분 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단도 "녹지병원이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외국인 의료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의료 서비스 제공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흠결이 있다"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녹지병원은 2015년 보건복지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제주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의료 서비스 제공"을 명시했다. 사업자 스스로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의료 서비스 제공은 고려하지 않은 채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법원은 사업자가 사업을 승인받을 때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내국인 진료가 가능함을 전제로 한 발언이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내국인 진료 제한이라는 허가 조건은 '주된 허가사항 변경'이고, 사업 시행 지연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 변호사는 "특별한 위법사항이 발생하지 않는 한 사전승인(외국인 관광객 대상 의료서비스 제공) 내용대로 외국의료기관 개설을 허가하도록 하는 구속 효력이 발생한다"라며 법원의 판단을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법원이 제주 녹지병원 허가 여부를 판단함에 의료행위가 법정제한 시스템에서 벗어날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기계적 해석론을 적용했다"라며 "한국 공적 의료체계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위험이 사법적으로 발생했다"라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따라서 영리병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영리병원 허가 법안의 근거가 되는 두 법안을 폐지 및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상원 의료영리화저지제주도민운동본부 정책기획국장 또한 "제주도민들은 압도적으로 영리병원 도입에 반대했었다"라며 "제주특별법의 제307조~319조 등 의료기관 개설 특례조항을 폐지하고 경제자유구역법 내 허용조항 또한 전면 삭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가 17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추진된 제주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개설 허가 취소가 부당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리병원 도입되면? "진료비 상승하고 사망률 높아질 수도" 

해외 영리병원 사례 연구를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영리병원 환자의 사망률이 비영리병원보다 높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공동대표는 미국 영리병원체인에 대한 15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 영리병원 환자의 사망률이 비영리병원보다 높고 이는 10~15%의 투자자 배분과 경영진의 높은 보수로 인해 숙련 전문의료진을 덜 고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리로 운영되는 장기요양시설 또한 낮은 재투자율, 환자 대비 간호사 비율로 인해 사망률과 입원율이 높게 나타났다. 

우 대표는 "영리병원이 비싸고 좋은 병원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미국에서는 의사들이 의과대학 등록금을 갚기 위해 잠시 머무르는 곳으로 여겨진다"라며 "영리병원에서는 임금이 높은 숙련된 의사나 간호사를 해고하는 경향도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던 시기 영리병원은 "병원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장기요양시설의 코로나 발생률과 사망률은 영리시설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리, 비영리, 주정부의 시설을 비교했을 때 영리시설이 코로나에 가장 취약했던 것이다. 또한 영국의 경우에는 정부 소유 병원이 360만 명의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는 동안 영리병원은 코로나 환자의 0.08%만 진료했다. 미국, 호주의 영리병원의 경우 수익성 위주로 조직된 병원의 특성상 코로나 유행 시기 재정안전성이 급격히 저하된 것으로 분석됐다. 

우 대표는 "작년 11월까지 코로나 환자 70~80%를 전체 병상의 10%인 공공병원이 담당했었다"라며 "공공병원의 비중이 작고 민간병원이 감염병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영리병원 도입은 재앙"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영리병원을 도입하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공공의료 병상 비중이 평균 73%인 것에 비해 한국의 비중은 10%로 최하위 수준으로 머무르고 있다. 

영리병원은 '의료민영화'의 시작 

영리병원 허가는 의료 영리화의 기반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아마존을 비롯한 해외 빅테크 기업이 개인의 건강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업이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헬스케어' 사업이 국내에서도 영리병원을 기점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서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기획팀장은 "건강데이터 수집을 통한 헬스케어, 인공지능 진단 등 의료 디지털화가 건강에 이롭다는 믿을만한 연구 자체는 부족"하고 "보건의료데이터를 민간기업이 집적하고 고도화함에 따라 안전성, 정확성, 프라이버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민감한 개인의 건강데이터를 기업이 수익 창출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일이 국민의 건강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사생활 침해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리병원은 기업들이 얻기 어려운 보건의료데이터를 공적 통제에서 벗어나서 얻을 수 있는 공간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기획팀장은 "현재는 형식적으로나마 의료기관들이 산업계와 소유가 분리되어있지만 영리병원이 허가된다면 경영진 판단에 따라 데이터가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또한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빅테크 기업과 영리병원이 결합한다면 불필요한 검사와 처치 등 의료비 상승을 이끌 유인이 있다"라며 "영리병원 논의와 영리적 디지털 헬스산업이 아닌 공공의료체계 구축이 일어나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변혜진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상임연구위원은 "차기 정부가 규제 완화를 이야기하고, 도민들의 반대에도 녹지병원을 허가한 원희룡 지사를 국토부 장관으로 임명했다"라며 "코로나 시기 겪었듯이 병상부족이 지속해서 나오는 의료체계 위기의 상황에서 영리병원을 막기 위한 법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자본을 비롯한 기업들의 영리병원 추진 움직임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연구공동체건강과대안, 보건의료단체연합 등은 2일 참여연대에서 '왜 다시 영리병원인가? 위기의 시대 영리병원 재점화 논란과 한국의료의 위기 토론회'를 개최했다. 시민사회단체는 "민간병원 위주의 한국 의료시스템은 여전히 위기"라며 "영리병원은 의료체계 붕괴를 가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레시안(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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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인철 사회부총리 후보자 자진사퇴…윤석열 내각 첫 낙마

등록 :2022-05-03 08:35수정 :2022-05-03 10:03

2일 밤 사퇴 뜻 밝혀…윤 당선자도 수용
‘온가족 장학금’ 혜택에 이어 제자논문 표절 의혹을 받는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 앞에서 사퇴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온가족 장학금’ 혜택에 이어 제자논문 표절 의혹을 받는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 앞에서 사퇴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자진 사퇴한다. 윤석열 정부의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는 것은 김 후보자가 처음이다.

 

<한겨레>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자진 사퇴 입장을 밝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후보자로 지명한 지 21일 만이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6일 예정돼 있었다.

 

인수위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어젯밤 김 후보자가 윤석열 당선인에게 사퇴 의사를 밝혀왔고, 당선인께서 이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김 후보자는 부인, 두 자녀가 모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미국 대학에서 일하거나 공부해 ‘아빠 찬스’ 의혹이 제기됐다. 이 뿐 아니라 한국외대 총장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 시절 법인카드 ‘쪼개기 결제’ 의혹과 성폭력 교수 옹호 논란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사퇴론이 불거졌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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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도 놀란 동해안 산불 현장... 국민 모두 속았다

[최병성 리포트] 산림청은 왜?

2.05.03 05:59최종 업데이트 22.05.03 05:59

▲ 10일 동안 밤낮없이 산불이 타올랐다. ⓒ 황정석

 
밤낮없이 10일 동안 뜨겁게 타올랐다. 지난 3월 4일 시뻘건 산불이 지나간 산림은 참혹했다. 한겨울에도 초록 잎을 달고 있던 소나무들이 새까만 숯덩이가 되었다. 살아남은 것은 참나무 등 활엽수와 그 사이에 있는 일부 소나무뿐이다.
  

▲ 숲을 초토화시킨 뜨거운 산불에서도 참나무와 활엽수는 살아남았다. ⓒ 최병성

 
최병암 산림청장은 지난 3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산불 토론회에서 "지역 특성상 강원·경북에 많이 분포하는 소나무림이 산불에 매우 취약하므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숲가꾸기와 내화수림대 조성 등 산불에 강한 산림조성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소나무가 대형 산불의 원인이니 참나무 등의 활엽수를 심어 산불에 강한 숲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지난 2019년 행정안전부는 산불 백서를 발간했다. 그해 4월 강원도 산불 이후, 유사한 대형화재를 예방하고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자면서 발간한 것으로, 동해안 대형 산불 원인과 대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강원도 동해안은 토양이 척박해 활엽수가 자라기 어렵고, 소나무 위주의 단순림으로 산불에 취약하다. 동해안 대형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소나무 단순림 임상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단순 소나무 위주의 조림을 지양하고 활엽수 혼효림을 적극 조성해 산불에 취약함을 개선해야 한다."

 

 

▲ 동해안 대형 산불의 원인이 소나무 때문임을 지적한 산불 백서 ⓒ 행정안전부

산림청장은 이번 울진 산불 이후 활엽수 내화수림대 조성 등 산불에 강한 숲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019년 산불 백서뿐만 아니라, 그전까지 반복적으로 발생했던 동해안 대형 산불의 원인이 소나무였음은 그전부터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관련기사] 동해안 대형 산불의 진짜 원인, 산림청은 정말... (http://omn.kr/1ybuz)

산불 피해지에서 벌어지는 기현상 2가지

지난 4월 26일, 강원도 삼척 도계 산불 피해 현장을 돌아보았다. 2017년 5월 산불 발생 후 불탄 나무들을 모두 벌목하고 인공 조림을 한 곳이다. 눈에 띄는 것은 대부분 소나무였다. 활엽수 조림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소나무가 불에 잘 탄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소나무를 대규모로 심어 또 다시 불에 잘 타는 숲을 조성한 것이다.

 

▲ 2017년 산불 발생 후 대부분의 면적에 산불에 잘 타는 소나무를 심은 삼척 도계 산불 현장 ⓒ 최병성

삼척 도계의 소나무 인공조림 현장을 자세히 조사하다 중요한 사실 두 가지를 찾아냈다. 씨앗에서 발아된 소나무가 자란다는 것과 참나무들을 베어내고 불에 잘 타는 소나무를 심은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산불 피해지는 어린 소나무들로 가득했다. 아무리 인공조림을 해도 이렇게 조밀하게 나무를 심지 않는다. 자세히 보니 나무에 키 차이가 조금 있었다. 조금 키가 작은 소나무들은 땅 속에 있던 소나무 씨앗이 자연 발아되어 저절로 자란 소나무들이었다.

 

▲ 인공조림한 소나무 사이로 자연 씨앗이 발아 되어 자란 소나무 삭들로 가득했다. ⓒ 최병성

양묘장에서 키운 소나무로 인공조림하면 초기에는 커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씨앗에서 자란 소나무가 더 건강하게 성장한다.

 

<삼척 산불 피해지에 조림된 13년생 소나무의 사면별 생장 특성>(김도현, 영남대학교 2015)이란 논문에 따르면, 양묘장에서 작은 용기에 키운 소나무의 경우 나선형 뿌리돌림현상이 발생하여 주근과 측근의 미비한 발달로 수목의 안전성을 저하시키는 문제가 있다.

 

돈 들여 심지 않아도 조금만 기다리면 땅 속에 떨어져 있던 소나무 씨앗이 자연 발아가 되어 저절로 자라며, 더 건강한 나무와 숲이 된다. 미국의 옐로스톤(Yellowstone National Park)과 로키마운틴(Rocky Mountain National Park) 국립공원을 비롯하여 외국의 산불 피해지들이 인공조림이 아니라 자연 스스로 싹을 틔우고 키워나가는 자연 조림에 맡기는 이유다.

  

▲ 산불 후 인공조림을 하지 않고 자연에 맡겨 저절로 나무가 자라도록 하는 미국의 로키마운틴 국립공원 산불 피해 현장 ⓒ 홍석환

 더 심각한 두 번째 문제는 소나무 조림지가 이미 참나무들로 가득하다는 사실이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소나무가 대형 산불의 원인이라며 불에 잘 타지 않는 참나무 등의 활엽수를 심어 산불에 강한 내화림(불에 타지 아니하고 잘 견디는 숲)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산불 백서 역시 소나무 단순림을 지양하고 활엽수 등의 혼효림으로 가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삼척 도계에 소나무를 인공조림한 현장엔 이미 참나무들로 가득했다. 문제는 저절로 자라는 참나무들을 모두 베어내고 불에 잘 타는 소나무를 심었다는 사실이다. 참나무들은 잘려도 또 다시 가지를 피어 올린다. 소나무를 인공조림 하려면 소나무를 살리기 위해 주변에 자라는 참나무와 활엽수는 계속 베어내야 한다. 참나무가 인공조림한 소나무보다 더 빨리 자라기 때문이다.

  

▲ 산불 후 소나무를 심은 현장엔 자연적으로 자라는 참나무들로 가득했다. 산림청은 숲가꾸기 한다며 참나무를 계속 베어내고 산불에 잘 타는 소나무 숲으로 바꾸고 있다. ⓒ 최병성

인위적으로 소나무를 심지 않으면 참나무가 저절로 자라며 산불에 강한 내화수림이 된다. 그런데 인위적으로 소나무 심으면 나무 심는 예산뿐 아니라 참나무를 매년 자르는 예산을 계속 투입해야 한다.

 

20년 기른 소나무가 한번에

 

이번엔 다시 경북 울진 현장으로 가보자. 2000년 4월 삼척에서 발생한 산불이 울진까지 내려온 곳이다. 산불이 진화된 후, 이곳에 공원을 조성하고 다음과 같이 기념비를 세웠다.

 

23,794ha의 피해를 입은 사상 최대의 동해안 산불이 2000년 4월 12일 강원도에서 울진군으로 넘어오자 민·관·군이 합심하여 22시간만인 4월 13일 11시에 진화하고 산불 피해지인 이곳에 도화(백일홍)동산을 조성하다. - 2002년1월12일 울진군수
  

▲ 2000년 산불을 진화한 후, 기념 동산을 세우고 불에 탄 주변 산림을 소나무로 심었다. 그러나 2022년 3월 울진 산불로 20년 동안 키운 소나무가 모두 탔다. ⓒ 최병성

2000년 삼척에서 울진군으로 내려온 산불이 진화한 후 소나무를 심었다. 그런데 지난 2022년 3월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삼척의 LNG기지 근처까지 올라왔다. 20년 전에 심은 소나무를 모두 태웠다. 기념비 뒤편의 소나무들도 누렇게 불탔다. 소나무를 심고 20년 동안 가꿔온 노력과 그동안 쏟아 부은 많은 예산이 한 순간에 날아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놀라운 모습 한 가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새카맣게 숯덩이가 된 소나무 숲에서 싱그러운 4월의 초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참나무와 활엽수들이었다. 소나무를 숯 덩어리로 만든 뜨거운 산불이 지나갔건만 참나무들은 멀쩡했다. 참나무 곁에 있는 일부 소나무들도 참나무 덕에 살아남았다. 동해안에 소나무 조림이 아니라 자연복원이 왜 중요한지 웅변하는 듯했다.

 

▲ 2000년 산불 후 심은 소나무가 2022년 산불로 모두 타죽었지만 참나무 등의 활엽수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활엽수 옆의 소나무도 일부 살아 남았다. ⓒ 최병성

  자연복원과 인공조림 실험의 결과

 

동해안은 산불이 발생했다하면 대형 산불로 번졌다. 거센 바람과 동해안에 가득한 소나무 때문이다. 산림청은 동해안에 소나무가 많은 이유는 활엽수가 잘 자라지 못하는 척박한 토양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사실일까?

 

강원도 고성 산불 피해 현장을 지난 4월 16일 방문했다. 1996년과 2000년 두 번이나 대형 산불이 발생했던 곳이다. 산불 피해지 중 일부를 자연복원과 인공조림지로 나눠 비교 관찰해오는 곳이다. 임도를 경계로 한쪽엔 참나무로 자연 복원된 숲, 반대편엔 소나무를 인공조림한 숲으로 나뉜다.

 

▲ 임도를 사이에 두고 활엽수가 저절로 자란 자연복원지와 소나무를 인공조림한 곳으로 구분되어 있는 고성 산불 현장. ⓒ 최병성

 

▲ 동해안은 척박해 활엽수가 잘 자라지 못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중앙의 임도를 중심으로 우측엔 자연적으로 자란 활엽수림이고, 좌측의 검푸른 색이 인공조림한 소나무다. ⓒ 최병성

이곳의 토양은 전형적인 화강암 풍화토다. 참나무가 잘 자라지 못한다는 척박한 바로 그 토양이다. 그러나 저절로 자란 굴참나무와 신갈나무 등의 참나무들로 가득했다. 많은 예산을 들여 나무를 심지 않아도 산불에 강한 내화수림대로 성장한 것이다.

 

자연복원지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1996년과 2000년 두 번의 대형 산불이 지나가며 아무것도 남지 않았던 숲이었다. 그러나 흉고직경 31cm가 넘는 굴참나무들이 하늘 높이 가지를 뻗고 있었다.

  

▲ 심지 않아도 저절로 자란 굴참나무들. 척박한 화강암 풍화토에서도 잘 자라고 있다. 동해안은 척박해 소나무만 자란다는 것은 거짓말이었다. ⓒ 최병성

 
동해안은 토양이 척박해 불에 강한 참나무류가 자라지 못하는 게 아니었다. 스스로 잘 자라는 참나무를 베어내고 소나무를 심어 불에 잘 타는 숲을 만들어 온 산림청이 문제였다.

자연복원지 바로 곁에 소나무를 인공조림한 숲을 살펴보았다. 소나무 아래 단풍나무와 신갈나무, 굴참나무, 철쭉 등의 다양한 활엽수들이 저절로 자라고 있었다. 인공조림한 소나무를 키우기 위해 단풍나무와 참나무들을 계속 잘라낸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는데, 활엽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잘린 그루터기에서 또 다시 가지를 키워내는 놀라운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강원도 고성의 자연복원지를 살펴 본 후, 다시 두 시간을 달려 강원도 삼척에 있는 검봉산 자연복원지로 갔다. 이곳 역시 2000년 산불 피해를 입었던 곳이다.

 

20여 년의 시간이 흘렀건만 아름드리 소나무 아랫부분에 시커멓게 그을린 산불의 흔적이 역력했다. 주변에 피어난 분홍 철쭉꽃이 소나무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듯했다.

 

▲ 산불 후 2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산불의 흔적을 안고 있었다. ⓒ 최병성

  내가 선 곳에서 건너편 봉우리에 소나무를 인공조림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2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나무는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 곳곳에 패인 상처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 2000년 산불 후 소나무를 인공 조림한 지 약 20년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산림은 상처를 안고 있다. ⓒ 최병성

 이곳은 산림청이 굴참나무를 심어 내화림을 조성 연구하는 곳이다. 그런데 바로 곁에 내화림을 만든다며 인공조림한 굴참나무들보다 더 울창하게 자라는 활엽수 숲이 있었다. 심지 않아도 저절로 자란 참나무와 벚나무였다.

 

이날 현장 조사에는 강원대학교 정연숙 교수가 동행했다. 정 교수는 지난 20년 동안 강원도 고성과 검봉산의 자연 복원지와 인공조림지를 비교 관찰해왔다. 그는 "심지 않아도 저절로 훌륭한 내화림이 되는데, 왜 많은 돈을 들여 나무를 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 20년 넘게 자연복원지를 관찰해 온 강원대 정연숙 교수와 함께 강원도 고성과 삼척 검봉산 산불 피해지를 살펴보았다. 그는 그냥 두면 저절로 불에 강한 내화림이 된다고 강조했다. ⓒ 최병성

산림청은 왜?

 

2000년에 대형 산불이 발생했던 강원도 고성과 삼척 검봉산 사례에서 보듯, 산불이 발생해도 그냥 두면 저절로 산불에 강한 활엽수 숲으로 변한다. 그러나 산림청은 산불 피해지를 복구한다며 수많은 예산을 퍼부어 산을 헤집고 불에 잘 타는 소나무 숲으로 만들어 왔다.

 

산림청은 왜 '자연복원'이라는 해답을 두고도 잘못된 정책을 계속 반복하며 산림을 초토화시키는 것일까?

 

지난 4월 17일 정부는 2022년 3월 동해안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4170억 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엄청난 예산 중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을 위한 비용은 고작 51억 원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나머지 그 많은 돈은 어디에 사용되는 것일까?

 

4170억 원의 산불 피해 복구 예산 내용 중 긴급 벌채 비용만 532억 원이다. 이번 산불 피해목 중 고작 5%만 베어내는데도 532억 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산림청이 자연복원 대신 잘못된 정책을 반복하는 것은 이렇게 엄청난 산림 피해 복구 예산 때문은 아닐까? 산불 피해지가 자연 복원되도록 그냥 두면 수천억 원의 예산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산림청이 정부로부터 많은 예산을 받으려면 다양한 사업을 벌여야 한다. 불탄 나무들을 벌목하고, 싹쓸이 벌목된 민둥산에 산사태를 막는다며 사방댐을 쌓아야 하고, 벌거숭이가 된 산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 나무를 심은 뒤엔 자생하는 참나무들을 계속 베어내는 숲가꾸기 사업을 해야 한다. 결국 자연복원을 하면 들어가지 않을 수천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이다.

 

산림청이 벌이는 산불 피해 복구 사업이 타당한지는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 산불 피해지 복구라는 미명하에 수천억 원의 예산이 쏟아져 내려오고, 그 덕에 산림조합과 벌목과 조림업자들이 풍요로움을 누린다.

 

▲ 임도 사방댐 공사를 OO산림조합이 맡아 공사를 하고 있다. ⓒ 최병성

 산림청은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긴급벌채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산불 피해지를 아무리 둘러봐도 산사태를 막기 위해 532억 원을 퍼부어 긴급벌채 할 곳을 찾기 어려웠다. 민가 주변 산이 높지 않고 경사가 완만하기 때문이다. 민가 주변엔 참나무들이 산불을 막아주어 주민들의 산불 피해를 줄여 주었다. 산림청이 산불 피해목을 벌목하면 오히려 산사태 위험이 더 커져 주민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게 된다.

 

▲ 민가 주변은 산림 경사가 완만하여 긴급벌채할 곳을 찾기 어렵다. 오히려 긴급벌채를 하면 산사태 위험이 더 높아진다. 산림청은 왜 532억원을 들여 긴급벌목을 추진하는 것일까? ⓒ 최병성

 강원대학교 정연숙 교수는 <동해안 산불지역 생태계 변화 및 복원 기법 연구>(2002.22)에서 산사태 위험을 가중시키는 산림청의 긴급벌채와 인공조림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산불 피해목과 움싹 등을 제거하고 기계를 이용하는 인공조림 방식은 심각하게 토양을 침식시키고 영양소를 세탈하는 등 서식지 기반을 위해하여 인공조림의 가장 심각한 폐해가 되고 있다. 인공조림지 또는 조림하기 위해 벌목한 곳은 자연복원지보다 더 심각하게 산사태가 발생한 것을 현지에서 관찰하였다. 인공조림지는 토양침식과 영양소 세탈 등 초기에 서식지 교란이 심각하며, 장기적으로도 산불에 취약하여 안정성이 낮다

 

 

서울시립대 이경재 교수도 <산불로 인해 파괴된 동해안 지역 생태계복원>(2000년 6월 자연보존 110호)에서 '최소한 면적으로 골라 소나무를 식재하여 용재림 생산지역으로 삼고, 나머지 지역은 자연복원이 되도록 존치시켜야 한다'며 '이제 우리 인간은 자연 스스로가 치유하도록 앞에서 도와주는 역할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532억 원의 긴급 벌채비용과 사방댐 공사 등 4170억 원이 넘는 산불 피해 복구비용이 왜 필요한지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불 탄 숲을 그냥 두면 산불에 강한 건강한 숲이 된다. 많은 예산을 써가며 산불에 잘 타는 숲으로 만드는 잘못을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 된다.

덧붙이는 글 산림청의 잘못된 산불 피해지 복원 정책이 수정되어 대한민국 숲이 건강한 숲이 될 때까지 기사를 계속 연재합니다. 산불, 복원, 벌목, 숲가꾸기 등의 산림청의 잘못에 대해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cbs5012@hanmail.net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산림 문제뿐 아니라 기타 다양한 환경 제보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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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석 “48년 남북연석회의, 2000년 6.15로 결실 맺었다”

민족문제연구소, 남북연석회의‧남북협상 74주년 특강

  • 기자명 파주=김치관 기자 
  •  
  •  입력 2022.05.02 14:36
  •  
  •  수정 2022.05.02 17:52
  •  
  •  댓글 0
 
민족문제연구소는 4월 30일 경기도 파주시 민족화해센터에서 남북제정당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 및 남북요인회담 74주년 기념 특강’을 개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민족문제연구소는 4월 30일 경기도 파주시 민족화해센터에서 남북제정당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 및 남북요인회담 74주년 기념 특강’을 개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외국 군대가 철퇴한 이후 하기 제 정당 단체들은 공동 명의로서 전조선 정치회의를 소집하여 조선 인민의 각층 각계를 대표하는 민주주의임시정부가 즉시 수립될 것이며 국가의 일체 정권은 정치, 경제, 문화생활의 일체 책임을 갖게 될 것이다.”

1948년 4월 30일 남북의 16개 정당과 40개 단체는 ‘전조선정당사회단체지도자협의회’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서를 발표, ‘외국군대 즉시 철거’, ‘내전 발생, 여하한 무질서 발생 허용하지 않을 것’, ‘통일적 민주정부 수립’ 등을 주창하며 이같이 밝혔다.

서중석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민족문제연구소가 4월 30일 오후 2시 경기도 파주시 민족화해센터 대강당에서 개최한 ‘남북제정당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 및 남북요인회담 74주년 기념 특강’에서 “분단을 막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써 48년 4월 남북연석회의와 남북요인회담(남북협상)이 열렸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전 발생’에 대한 심각한 우려도 있었다고 짚었다.

서중석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특강에 나서 48년 당시의 사회 분위기와 김규, 김규식 등의 남북협상 참여 계기를 상세히 설명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서중석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특강에 나서 48년 당시의 사회 분위기와 김규, 김규식 등의 남북협상 참여 계기를 상세히 설명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서중석 명예교수는 당시 남북요인들의 전쟁과 분단의 위기의식을 잘 반영하고 있는 백범 김구의 ‘3천만 동포에게 울며 호소함’(48.2.10)을 예시했다. “제3차 전쟁은 온양되고 있다... 인류의 양심을 가진 자라면 누가 이 지긋지긋한 전쟁을 바랄 것이랴!... 마음 속에 38선이 무너지고야 땅 위에 38선도 철폐될 수 있다... 나는 통일된 조국을 건설하려다가 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일신에 구차한 안일을 취하여 단독 정부를 세우는 데는 협력하지 아니하겠다. 나는 내 생전에 38이북에 가고 싶다.”

김구는 소원 대로 38선을 넘어 남북연석회의와 남북협상에 참석했고, 우사 김규식도 뒤늦게 방북해 남북협상에 참석, 4월 30일 남북지도자협의회의 공동성명서가 발표될 수 있었다.

서 교수는 “1945년 8.15해방부터 1948년 8,9월 남북에 분단 정부가 들어서기까지 남과 북의 주요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남북협상 뿐이었다”며 “남북협상마저 없었더라면 한국인은 분단을 막기 위하여 어떠한 노력을 하였느냐고 물었을 때 무어라고 답변할 수 있을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남북지도자회의는 민중이 열망한 바였다”며 “한국은 한 번도 분단된 역사가 없다. 분단된다는 게 머릿속으로 상상이 안 가는 거다”라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특강은 행사를 주관한 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 회원들이 주로 참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날 특강은 행사를 주관한 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 회원들이 주로 참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심산 김창숙 외증손자 김태욱 씨가 특강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심산 김창숙 외증손자 김태욱 씨가 특강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특히 “분단은 국제전 같기도 하고 내전으로도 보이는 동족상잔의 참혹한 전쟁을 필연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견되었다”며 “1948년 3,4월 남북협상을 지지하는 글들을 보면 대부분이 이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짚었다.

서 교수는 “남북지도자회의는 민족의 대단결에 의하여 외세의 간섭을 막고 민족문제를 풀려고 했다는 점에서도 역사적 의의가 있다”며 “한반도처럼 외세의 영향이 강한 지역에서 민족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한 것은 중시되어야 할 것”이라고 2000년 6.15남북정상회담과 나란히 자리매김했다.

그는 “1948년 4월회의는 반세기가 되도록 다른 형태로라도 그 열매를 맺었어야 한다”며 “2000년 여러분이 잘 아는 6월 남북정상회담으로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그 증거로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전후 미‧중‧일‧러 주변 4강이 보인 달라진 태도를 들었다. 그해 5월 한‧중 수교로 소원했던 북‧중 간에 정상회담이 열렸고, 7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북해 북‧러 정상회담이 개최됐으며, 10월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고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을 추진했으며, 일본은 대북 쌀지원을 약속하고 2002년 9월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이 성사됐다는 것.

우사 김규식 손녀 김수옥 여사가 장준하 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우사 김규식 손녀 김수옥 여사가 장준하 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파주시 탄허면 통일동산에 마련된 장준하 공원에서 특강 참가자들이 포즈를 취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파주시 탄허면 통일동산에 마련된 장준하 공원에서 특강 참가자들이 포즈를 취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그는 특강 발표문에서 “2018년 4.27, 5.26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이루어진 것은 단순히 비핵화 때문에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특히 5.26 판문점회담에 대해 “남과 북이 4강의 양해나 동의, 승인 없이, 사전 상의 없이 만났다”며 “남북이 4강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 상의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4강에 대한 정치력을 최대한 높일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특강 사회를 맡은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내년도가 75주년이라 민간 차원에서도 정말 제대로 남북 요인회담을 하려고 했다”며 “북한 대표단이 와서 여기서 함께 해야 된다.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꿈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면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대선 결과에 아쉬움을 표했다.

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가 주관한 이날 특강에는 지부 회원들과 김규식 손녀 김수옥 여사와 심산 김창숙 외증손자 김태욱 씨 등이 참석했다. 

장준하 묘소.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장준하 묘소.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지난해 6월 장항습지에서 발목지뢰 피해를 당한 김철기 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 전 지부장이 장준하 묘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지난해 6월 장항습지에서 발목지뢰 피해를 당한 김철기 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 전 지부장이 장준하 묘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참가자들은 인지난해 6월 장항습지에서 발목지뢰 피해를 당한 김철기 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 전 지부장근 파주시 탄허면 통일동산의 ‘장준하 공원’과 묘소를 찾아 둘러보고 참배했다. 파주시 천주교 나자렛공동묘원에 있던 장준하 묘소는 2012년 수해를 입어 통일동산으로 이장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두개골에 크게 함몰된 구멍이 확인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장항습지에서 발목지뢰 피해를 당한 김철기 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 전 지부장은 “분단의 아픔이 얼마나 큰 것인가 정말 몸으로 직접 느꼈다”며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서, 통일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불편한 몸이지만 한걸음 더 나가서 평화의 길을 가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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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MB 사면 불가에 "마땅한 선택"

  • 기자명 정민경 기자 
  •  
  •  입력 2022.05.03 07:56
  •  
  •  댓글 1
 
 

[아침신문 솎아보기] 부정여론에 MB 등 사면은 않기로
실외선 마스크 벗어도 되지만 여전한 우려에 쓰는 시민들이 더 많아
올 여름 또다시 ‘5차 대유행’ 올 거란 전망도

3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가운데, MB 등 주요 인사의 사면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사면을 함께 할 시 ‘거래설’ 등의 비판이 따라붙고 여기에 더해 이재용 부회장, 정경심 전 교수 등 많은 사면 대상들이 거론되면서 원칙적으로 사면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국무회의 시간이 오전에서 오후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해졌다. 3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오후 국무회의에서 의결될 가능성이 높다.

2일부터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됐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많은 코로나19 확진자 등이 나오는 것을 고려해 대부분 마스크를 쓰는 모습이었다. 코로나19가 끝나가는 모습을 보이지만 올 여름 다시 5차 유행이 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3일 주요일간지 1면 모음.
▲3일 주요일간지 1면 모음.

다음은 3일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탑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어색·불안…시민들 ‘알아서 마스크’”
국민일보 “송곳 질문 없는 ‘송구 청문회’”
동아일보 “文, 거부권 행사 않고 검수완박 오늘 공포”
서울신문 “文, 오늘 ‘검수완박’ 마침표 찍는다”
세계일보 “‘형소법 개정 반대’ 정의당 ‘중도 이탈’”
조선일보 “‘검수완박, 文 임기 내 처리 반대’ 60%”
중앙일보 “문 대통령, 사면 접고 검수완박 오늘 공포”
한겨레 “‘슈퍼 법무부’ 견제책이 없다”
한국일보 “한덕수 ‘고액보수 송구, 배우자 의혹 황당’”

부정여론에 MB 등 사면 않기로

이명박 전 대통령(MB) 사면에 대한 부정적 여론으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사면을 단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은 1면에서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임기 마지막 사면 여부를 고심하던 문 대통령은 2일 사면 업무를 담당하는 참모들에게 사면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사면을 단행하려면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 소집과 국무회의 의결이 필요한 것을 고려할 때 퇴임 전 시간상으로도 사면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MB 사면이 무산된 것과 함께 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면도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것이라 해석된다.

경향신문은 1면에서 “국민의힘이 ‘이씨 사면에 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면을 끼워넣으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해 온 것도 사면 무산 배경으로 해석된다”며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 같은 ‘거래설’에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고 전했다.

▲3일 경향신문 1면.
▲3일 경향신문 1면.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사면은 사법정의를 보완하는 차원에서만 행사돼야 한다”며 “판단은 전적으로 국민들의 몫”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한국일보는 1면 기사에서 “법률가 출신인 문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에게 사면권을 행사할 정당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치적 성격’의 범죄로 수감된 반면, 이 전 대통령의 비위는 철저히 ‘사익 추구형’이라는 점에서”라고 보도했다.

▲3일 한국일보 1면.
▲3일 한국일보 1면.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MB와 김경수 전 지사 사면을 안하기로 한 것에 “마땅한 선택”이라며 “이들의 사면은 법앞의 평등 원칙을 흔든다는 비판이 있었다. 문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 포기는 이런 여론을 수용한 것으로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썼다. 경향신문은 MB, 김경수 전 지사의 사면은 ‘정치적 주고 받기’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고 이재용 부회장 사면은 ‘재벌에 대한 은전으로 유전무죄 논란을 부를 가능성이 높다’고 썼으며 정경심 전 교수 사면에 대해서도 ‘형이 확정된지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썼다. 이들의 사면은 시민들의 공감을 사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썼다.

한국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문 대통령 판단은 원칙에도 부합한다”며 “경제인 사면에 대한 긍정 여론조차 배제함으로써 문 대통령은 법 앞의 평등 원칙도 고수했다”고 봤다.

▲3일 경향신문 사설.
▲3일 경향신문 사설.

오늘 국무회의서 ‘검수완박’ 마무리될 듯

3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처리되면 오후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법률공포안이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2일 문 대통령이 3일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마지막 정례 국무회의를 주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3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될 예정이라 국무회의 일정도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국회 처리 과정이 일단락되는 것이다.

국무회의에서 법률공포안을 심의·의결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구하고 있다.

▲3일 중앙일보 1면.
▲3일 중앙일보 1면.

다만 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실행 가능성이 낮다. 서울신문 등은 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이뤄진 양당 합의는 잘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언급 등을 통해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낮다고 보도했다.

세계일보, 조선일보, 서울신문 등은 이른바 ‘검수완박’이 고위 정치인들의 비리를 막기위함이라는 논리로 반대 사설을 썼다.

▲3일 세계일보 사설.
▲3일 세계일보 사설.

세계일보는 1면에서 정의당이 지난 3일 본회의에서는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해 소속 의원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으나,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사회적 약자와 시민 피해’를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며 ‘중도 이탈’에 주목했다.

세계일보는 ‘검수완박’에 대해 “검찰청법에 이어 형사소송법 개정안까지 처리되면서 74년간 이어져 온 대한민국 형사사법체계가 일거에 무너져 내리게 된다”며 반대 의견을 보였다. 세계일보는 1면에서 “민주당은 국민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입법을 공청회 한 번 열지 않은 채 강행 처리에 나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이에 따른 부작용과 불확실성을 고스란히 국민들이 감내할 수밖에 없어서다.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와 시민사회 등 각계에서 입법 저지 총력전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3일 조선일보 1면.
▲3일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도 1면에 조선일보와 TV조선 수도권 여론조사를 발표하면서 ‘검수완박’에 대해 반대 여론이 60%였다고 보도했다. 또한 검수완박 법안이 국무회의까지 통과할 경우 이 법안의 폐지 여부를 6월1일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안에 대해 수도권 유권자의 62%가 찬성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도 “국민들이 검수완박에 반대하는 것은 이 법이 문재인 정권과 이재명 전 경기지사, 민주당 일부 인사의 비리 수사를 막기 위한 ‘정권 비리 방탄법’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은 검수완박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위장 탈당’과 ‘회기 쪼개기’ 등 온갖 꼼수를 동원했다. 법의 내용이나 절차 모두 오점투성이”라고 ‘검수완박’ 법안을 반대했다.

▲3일 서울신문 사설.
▲3일 서울신문 사설.

서울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문 대통령, 퇴임 후 ‘검수완박’조차 자화자찬하려는가”에서 “이렇게 중요한 법안들이 임기 종료의 막바지 국무회의에 상정되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그 배경에는 민주당과 현 청와대가 울산시장 선거 개입이나 원전 경제성 의혹 등에서 검찰 수사를 막아야 할 정치적 이유가 있을 거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썼다.

서울신문 사설은 “문 대통령이 논란이 많은 사면을 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것은 잘한 결정”이라며 “검수완박 처리는 결코 문 대통령의 치적이 될 수 없다”고 전했다.

실외선 마스크 벗어도 되지만 우려에 쓰는 시민들이 더 많아
올 여름 또다시 ‘5차 대유행’ 올 거란 전망도

2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가 해제됐지만 많은 시민이 아직 마스크를 쓰는 것을 선호하는 모습이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566일 만에 해제됐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수만명 대를 유지하고 있어 마스크를 쓰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시민이 많은 것이다.

▲3일 경향신문 1면.
▲3일 경향신문 1면.
▲3일 서울신문 1면.
▲3일 서울신문 1면.
▲3일 서울신문 2면.
▲3일 서울신문 2면.

신문들은 출근길이나 학교 운동장 등에서 여전히 마스크를 쓴 이들을 전달하고, 종종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을 포착해 전달했다. 오히려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이 눈치를 보거나 어색해하는 모습도 전달했다.

다만 ‘탈 코로나19’ 현상이 우려된다는 기사도 있다. 서울신문 2면은 “美 ‘팬데믹 4~6개월 간격 반복…올여름 또 온다”에서 최근 미국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 추세에 놓이며 올여름 ’5차 파동‘이 닥칠 것이라는 경고가 있다고 전했다. 2020년과 2021년의 흐름을 보면 확진자 급증 현상이 4~6개월 마다 오며 올여름 미국 남부 전역에서 확산세가 급격히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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