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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200여 명 전국 미군기지 앞 반미행동 “4.3 학살 책임, 미국은 사죄하라!”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1/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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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학살 책임, 미국은 사죄하라!”

“코로나부대 주한미군 철수하라!”

“한반도 전쟁위기 고조 주한미군 철수하라!” 

 

4.3항쟁 73주기인 3일, 전국의 주요 미군기지 앞에서 울려 퍼진 함성이다.

 

▲ 4.3항쟁의 넋이 비로 뿌린 3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진연)은 서울 미 대사관 기자회견을 필두로 해서 용산 미군기지·평택 캠프 험프리스·군산 미군기지·대구 캠프 워커·부산 미8부두 앞에서 ‘4.3항쟁 73주기 대학생 반미행동(이하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는 대학생을 막는 한국 경찰들.  © 김영란 기자

 

▲ 용산 미군기지 6번 게이트에서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는 서울대진연 회원들을 경찰이 막고 있다. [사진제공-서울대진연]  

 

▲ 경기인천대진연과 대전충청대진연은 평택 캠프 험프리스 담벼락에 선전물을 부착하고 있다. [사진출처-경인대진연 반미행동 동영상 화면 갈무리]  © 김영란 기자

 

▲ 군산 미군기지에 계고장을 붙인 광주전남대진연과 전북대진연. [사진제공-광전대진연]  

 

▲ 대구 캠프 워커에서 주한미군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하는 대경대진연 회원들. [사진제공-대경대진연]  

 

▲ 3일 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대진연  © 김영란 기자

 

4.3항쟁의 넋이 비로 뿌린 이날,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진연)은 서울 미 대사관 기자회견을 필두로 해서 용산 미군기지·평택 캠프 험프리스·군산 미군기지·대구 캠프 워커·부산 8부두 앞에서 ‘4.3항쟁 73주기 대학생 반미행동(이하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대진연은 반미행동에서 주한미군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다.

 

그러나 모든 미군기지 앞에서 한국 경찰은 “주한미군은 항의서한을 받지 않는다”라며 대진연 회원들을 저지했다. 

 

대진연 회원들을 “학살자 미국은 사죄하라”. “주한미군 철수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완강한 투쟁을 벌였다. 

 

대진연은 항의서한에서 4.3항쟁 학살 책임자인 미국이 73년이 지나도록 사죄 한마디 없이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이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고조하고 있는 것과 주한미군이 코로나19 방역에 협조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짚었다. 

 

대진연은 “미국은 단 한 번도 동맹국이 아니었다. 이들이 말하는 동맹은 허울에 불과하다”라고 강조했다.  

 

용산 미군기지에서는 주한미군이 가장 많이 다니는 6번 게이트와 13번 게이트 앞에서 약 120명의 학생이 15개조로 나뉘어 반미행동을 했다.

 

서울과 중앙대진연 회원들은 약 70m 간격을 두고 미군기지를 에워싸고 연설과 상징의식을 했다. 

 

▲ 서울대진연 회원들이 성조기를 뚫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대진연]  

 

 

 

▲ 용산 미군기지 13번 게이트에서 반미행동을 하는 중앙 대진연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성조기 찢는 상징의식.  © 김영란 기자

 

▲ 미군기지 담벼락을 따라 행진하는 학생들  © 김영란 기자

 

▲ “4.3 학살 책임, 미국은 사죄하라!” 구호를 외치는 학생들  © 김영란 기자

 

“통일된 한반도, 자주로운 한반도를 위해 목소리를 냈던 4.3항쟁 영령들의 뜻을 계승하겠다.”

 

“제주도민들의 그 숭고한 정신과 애국심을 이데올로기로 조작하고 무차별 학살한 미국은 제주도민들이 겪어왔을 아픔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죄해야만 한다.”

 

“미국은 끔찍한 학살을 저지르고 제대로 된 사죄조차 하지 않고 있다. 지금도 주한미군은 수많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미군의 만행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서울대진연은 6번 게이트를 시작해서 전쟁기념관까지, 중앙대진연은 13번 게이트에서 6번 게이트까지 행진을 하고 반미행동을 마쳤다. 

 

용산 미군기지 앞 반미행동에 참가한 대진연 회원들은 아래와 같이 심정을 토로했다. 

 

“첫 투쟁이어서 매우 떨렸는데 대학생들 모두가 결의에 찬 목소리로 뜨겁게 외치는 모습을 보고 힘을 받아 더욱 뜨겁게 투쟁할 수 있었다. 투쟁하는 내내 우리의 목소리가, 학살당한 제주도민들의 절규가 담벼락을 넘어 미군에게도 전해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었다. 4.3항쟁 학살배후인 미국이 제주도민들의 고통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한국에서 떠나는 그날까지, 전 국민이 미국의 실체를 알게 되는 그날까지 목소리 내리라 다짐했다.”

 

“4.3학살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미국의 모습에 대해 너무 화가 난다. 미국은 진정어린 사과를 하고 이 땅을 당장 나가야 한다.”

 

“끔찍한 4.3 학살을 자행한 미국이 지금까지 인정도 사과도 하지 않은 것에 너무나 화가 난다. 그리고 경찰이 항의서한문 전달을 가로막는 모습에 분노가 치밀었다. 그리고 용산 미군기지가 너무 크다는 것을 행진하면서 실감했다. 이 땅을 미군이 사용한다는 것이 불평등한 한미관계의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 경기인천대진연과 대전충청대진연은 평택 캠프 험프리스 앞에서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사진제공-대청대진연]  

 

▲ 평택 캠프 험프리스 앞 반미행동 [사진제공-경인대진연]  

 

 

경기인천대진연과 대전충청대진연은 평택 캠프 험프리스 앞에서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이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내정간섭을 일삼는 미국을 규탄했다. 또한 4.3학살 사죄를 요구했다. 그리고 4.3항쟁과 관련된 시 ‘경계의 사람’와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 등의 문예공연을 진행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학생은 “모든 국민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감내하며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주한미군은 노마스크 댄스파티 등을 벌이며 한국의 방역법을 무시하고 있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코로나부대 주한미군은 필요 없다. 당장 나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캠프 험프리스 담벼락에 반미 내용의 선전물을 부착했다. 

 

▲ 광주전남대진연과 전북대진연은 군산 미군기지 앞에서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사진제공-광전대진연]  

 

▲ 군산 미군기지에 계고장을 붙이는 대학생들 [사진제공-광전대진연]  

 

 

광주전남대진연과 전북대진연은 군산 미군기지 앞에서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이들은 “4.3학살 배후 미국 사죄하라”. “무리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반대한다”. “한반도 전쟁위기 조장하는 미국을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미국이 한미동맹을 앞세워 우리를 도와준다는 것은 허상이다. 미국은 방위비분담금을 무리하게 요구하고 있고, 전쟁훈련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의 만행을 두고 볼 수 없다. 주한미군은 당장 이 땅을 떠나라”고 강조했다. 

 

구중서 ‘군산 우리 땅 찾기 시민모임’ 사무국장은 반미행동에 함께 참여해 연대발언을 했다. 

 

이들은 군산 미군기지 문에 계고장을 붙이는 행동을 한 뒤에 반미행동을 마쳤다.

 

▲ 대구 캠프 워커 후문 앞에서 반미행동을 진행한 대경대진연이 대형 성조기를 찢고 있다. [사진제공-대경대진연]  

 

 

대구경북대진연(이하 대경대진연)은 대구 캠프 워커 후문에서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대경대진연은 “4.3항쟁 학살자, 미국은 사죄하라”, “캠프 워커 환경오염 주한미군이 책임져라”, “한반도 평화 위협하는 주한미군 철수하라”등의 구호를 외쳤다. 

 

대경대진연 회원은 “반환예정인 캠프 워커에서 비소·다이옥신·카드뮴·석면 등이 검출되었다. 그런데 미군은 이 문제에 대해서 책임지려하고 있지 않다. 주한미군이 환경오염 문제를 책임지고 정화해야 한다. 주한미군이 책임질 때까지 투쟁하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대경대진연은 성조기와 이승만 사진에 물풍선 던지기와 성조기를 찢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 부경 대진연 회원들의 항의서한 전달을 가로막는 경찰들 [사진출처-부경대진연 반미행동 동영상 화면 갈무리]  

 

부산경남대진연(이하 부경대진연)은 부산 8부두 앞에서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부경대진연 회원들은 “4.3학살 배후 미국은 사죄하라”, “코로나부대 주한미군은 이 땅을 떠나라”, “8부두 세균실험실 당장 폐쇄하라”등의 구호를 외쳤다 

 

특히 부경대진연은 “주한미군은 코로나보다 더 위험한 세균실험을 이곳 미8부두에서 하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세균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세균실험실 폐쇄를 요구했다.   

 

부경대진연은 성조기를 찢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한편, 대진연 회원들은 모두 검은 옷을 입고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아래는 항의서한문 전문이다.

 

---------아래---------------

 

4.3항쟁 73주기, 학살 책임자 미국은 사죄하라!

 

제주 4.3항쟁이 73주기를 맞았다.

제주 4.3은 미군정과 분단에 반대하며 자주통일 조국을 건설하기 위한 제주도민의 뜨거운 항쟁이었다. 그러나 몇 년간 지속된 싸움에서 제주도민 3만 명이 학살당했고, 그 수법 또한 잔혹했다. 그 해 감자와 갈치는 인간의 피와 살을 먹고 자라 팔뚝만 했다고 한다. 제주도 학살은 미군정 하에서 자행됐다. 작전권을 가지고 있던 미군이 개입한 사실 또한 분명하다. 미국이 학살의 책임자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과 학살의 책임은 결코 지울 수도, 면할 수도 없다. 그러나 미국은 73년이 흐르도록 사죄 한마디 없이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미국의 기만적인 태도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반도 평화는 남북의 두 정상이 세 차례에 걸쳐 합의한 내용이다. 그러나 미국은 한반도 문제에 지속적으로 개입하며 전쟁위기를 고조시킨다. 지난 3월에는 북 선제 타격과 지도부 참수 작전을 명시한 전쟁훈련을 진행하는가 하면, 2+2 회담에서는 대북제재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서슴지 않고 드러냈다. 미국은 이미 국민의 보금자리를 빼앗은 자리에 사드를 배치했다. 이것도 모자라서 두 가지 역량을 추가로 배치하겠다는 말은 무슨 심보인가. 미국의 존재는 안보를 강화하기는커녕 한반도에 긴장감만 조성할 뿐이다. 

 

바이러스까지 퍼뜨리는 주한미군의 존재는 정말이지 무용지물이다. 

코로나로 인해 국민의 삶이 위태롭다. 주한미군은 코로나 방역에 협조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 주한미군은 어떠한 검사도 받지 않은 채 입국한다. 지난 12월에는 미군기지에서 댄스파티까지 벌였고, 이후에는 열댓 명이 모여 술을 마시다 집단감염까지 일으켰다. 심지어 미군기지는 치외법권이라는 이유로 대한민국의 방역지침을 따르지 않는다. 주한미군 발병률은 우리 국민의 16%에 달한다. 확진자 소식은 연일 들려온다. 그럼에도 주한미군은 최근 용산 지역의 코로나 보건조치를 ‘브라보’로 완화하는 등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온 주한미군은 단 한 번도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헤아린 적이 없는 것이다. 

 

주한미군이 이 땅에 주둔하는 이상 한반도 평화는 물론이고 국민의 안전 또한 담보할 수 없다. 우리를 지켜주겠다고 이 땅에 들어온 주한미군은 제주도민을 무참히 학살했다. 또한 한반도에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며, 급기야 바이러스까지 퍼뜨리고 있다. 미국은 매번 본인의 패권을 고수하기 바빴다. 미국은 단 한 번도 동맹국이 아니었다. 이들이 말하는 동맹은 허울에 불과하다. 뻔뻔하고 파렴치한 주한미군은 존재의 이유가 없다. 사죄 한 마디 없고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주한미군은 당장 이 땅을 떠나라. 

 

4.3 학살 책임 미국은 사죄하라!

코로나부대 주한미군 철수하라!

한반도 전쟁위기 고조 주한미군 철수하라! 

 

2021년 4월 3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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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아니면 투기해도 됩니까? 공분해야죠”

등록 :2021-04-02 23:48수정 :2021-04-03 07:38

 

[토요판] 커버스토리
‘한국의 헨리 조지’ 김윤상 명예교수

실정법 해석 그쳤던 법학에 실망
70년대 ‘투기 바람’ 토지 문제 관심
“토지불로소득 환수로 문제 해결”
100여년 전 헨리 조지 사상과 일치

불로소득 과세 정공법 피하니
택지소유상한제·토지거래허가제 등
시장경제 어긋나는 무리수 나와
‘지공주의’가 진정한 자본주의

“자산보다 임금 불평등” 장하성
‘보유세 강화’ 겁냈던 김수현
진단·대비 틀렸던 문재인 정부

LH 사태 뒤 근본대책 내놔야 하는데
여전히 적발·처벌 중심의 땜질 머물러
우선 백지신탁·이해충돌방지법부터
사진 대구/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사진 대구/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 “두번의 실패는 없다”는 없다고 했지만 패색이 짙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얘기다. 집값은 올랐고 서민들은 주거 불안에 떠는데 공공택지·주택을 공급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은 땅투기에 나섰다가 꼬리가 잡혔다. ‘윗물은 맑다’더니 청와대 정책실장과 여당 국회의원들은 주택임대차보호법 발효 전 임대료를 ‘남들이 하던 대로’ 올렸다. 언행일치는 물론 역지사지도 없었다. ‘지공주의의 태두’ 김윤상 경북대 명예교수가 보는 문제의 핵심은 ‘토지 불로소득’이다. 토지를 ‘깔고 앉아 있는 것’만으로 어마어마한 이득이 생기면 투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으니,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리자고 했다. 오늘도 “부동산 투기는 전 국민이 언제라도 감염될 수 있는 팬데믹”이라며 이를 종식하기 위한 ‘토지 불로소득 환수’를 백신으로 제시하지만 기득권의 반발은 언제나 그랬듯 강고할 것이다. 지난달 22일 대구 경북대에서 만난 김 교수가 자신의 생애와 지공주의 이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늘이 내려준 땅에서 나오는 불로소득을 모든 사람이 공유하자는 이상은 이 땅에서 실현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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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찾아간 대구 경북대학교. 들머리에 ‘진리·긍지·봉사’라는 글씨가 돋을새김된 상징탑이 청명한 하늘과 잘 정돈된 캠퍼스 잔디밭을 잇고 있었다. 고개 들어 향유할 수 있는 하늘과 발 딛고 살아가야 하는 땅. 사람이 곧 하늘이요,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하나라고 하지만, 땅 위의 사람은 전혀 평등하지 않다. 집값이 치솟아 주거불안에 떠는 서민들의 반대편엔 갖가지 방법으로 땅부자·집부자가 된 ‘성투(성공투자)’ 사례가 부동산 카페에 넘쳐난다. 투기와 투자의 경계는 사라진 지 오래다. 급기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사례까지 터져나왔다. 땅에 돈 놓고 돈 먹으며 영혼과 윤리마저 저당잡힌 현실. 무엇부터 잘못된 것일까. 그 답을 찾기 위해 토지 불로소득 환수를 줄기차게 주장해온 ‘한국의 헨리 조지’ 김윤상 경북대 명예교수(행정학)를 만났다. 추가 인터뷰는 전화로 진행했다.

법학도, 토지정책을 연구하다

사회정의·토지정책을 연구한 노교수의 학부 때 전공은 법학이다. 1949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돌이 지나기 전 6·25가 터졌으며 부모 품에 안긴 채 피난을 내려왔다. 아버지 직장인 미군부대의 주둔지를 따라 경남 거제를 거쳐 대구에서 자라게 된다. 경북고 시절 그는 양주동 박사의 고려가요 해설서인 <여요전주>를 읽으며 국문학도를 꿈꿨다. 그러나 어려운 집안 형편에 “국문과 가면 밥 못 벌어먹는다”는 소리를 들었고, 친구들이 다 법대를 간다고 하니 “거름 지고 장에 가는” 식으로 서울대 법학과에 진학했다. 검사 출신이었던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와 송광수 전 검찰총장이 법대 동기다.

―법학 공부 해보니 어떻던가요?

“막연히 생각하기에는 법 공부를 하면 사회정의라든지 큰 철학적 원리를 공부하는 줄 알았는데, 아이고… 법학이라는 게 실정법 해석이에요. 돈 빌린 사람이 어떻게 갚도록 해야 한다든지. 너무 재미가 없었죠.”

그가 대학에 입학한 1967년 6월 총선이 치러졌다. 박정희의 민주공화당이 175석 중 129석을 싹쓸이했다. 부정선거 논란이 가열되면서 전국 대학에는 휴교령이 떨어졌다. 이 시기 청년 김윤상은 서울대 학보인 <대학신문> 기자 활동을 하게 된다. “조금 더 세상물정을 알고 인간적으로 성숙하려면 고등학교의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서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였다.

―결국 고시 공부를 안 하셨습니다.

“67년도에 부정선거도 있고 졸업 무렵에 유신도 있었으니까 학교 다니기가 참 어려웠어요. ‘이런 시국에 공무원 되면 뭐 하냐’는 마음이 컸죠. 피난 내려와서 어렵게 타지에서 사는데 친척 중에 출세한 사람이 있습니까, 뭐가 있습니까. 아무것도 없으니 판검사가 좋은지도 몰랐죠.”

그래서 그는 “자유로운 교양인”이 되기로 마음먹고 정치학·경제학 등 ‘인접 학문’에 눈을 돌렸다. 그러던 중 행정학·도시계획학을 전공한 노융희 교수의 권유로 서울대 행정대학원에 입학한다. “컴퓨터, 통계학, 사회과학 전반을 공부하면 사회를 보는 눈이 커질 거 같았다”는 게 전공을 바꾼 이유였다.

도시계획학을 공부하며 그는 토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다. 1960~70년대는 대규모 토목공사와 개발로 전국의 땅값이 들썩이던 시기였다. 서울 강남 개발이 시작되고 1966년 제3한강교(한남대교)가 착공되면서 3.3㎡(1평)당 300원 하던 강남 신사동 일대의 땅값은 1년 새 10배가 뛰었다. ‘복부인’이라는 말도 이때 등장했다. 투기장으로 변한 서울에서 그는 석사를 마치고 1976년 경북대 교수로 채용됐다. 박사가 귀하던 시절이었다. 이어 하버드-옌칭 연구소 장학생으로 선발돼 1978년 미국으로 떠났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박사 학위 전공도 도시계획학이었다. 그는 유학 시절 “사회정의와 같은 가치 있는 주제를 택해서 학위논문을 쓰고 싶었지만 영어가 짧아서 못했”다고 훗날 회고했다. 아쉬움은 1982년에 귀국한 뒤에도 계속됐다. 1986년 펴낸 첫 저서 <도시모형론> 서문에서 “이제는 도시모형 연구에서 멀어지고 싶다. 우리 사회에 보다 절실한 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얄팍한 숫자놀음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되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한국적 현실에서 사회에 기여할 바가 있을지”를 고민했고 부동산 투기 광풍에 따른 빈곤의 심화를 목격하면서 연구 주제를 토지정책으로 바꿨다. ‘토지는 인간의 생산물이 아니므로 토지를 소유하는 것만으로 돈을 버는 건 불로소득이며, 이런 이득을 제거하면 투기도 사라진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관련 연구를 진행하면서 강원 태백시 성공회 수도원의 대천덕(아처 토리 Archer Torrey, 1918~2002) 신부가 쓴 <토지와 경제정의>라는 책을 읽고 헨리 조지의 사상을 접하게 된다. 100여년 전 토지 불로소득 환수를 주장한 헨리 조지와 자신의 생각이 일치했다. 김 교수는 1989년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을 처음으로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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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빈곤>을 펴낸 헨리 조지의 젊은 시절 모사진. 위키피디아
땅으로 이득? 은행 이자만큼만

―<진보와 빈곤>을 처음엔 완역이 아닌 축약본으로 번역하셨습니다.

“빨리 전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88올림픽을 계기로 또 부동산값이 오르고 전셋값이 없어서 일가족이 자살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시시한 번역자의 책이지만 예상 밖으로 보급이 됐습니다.”

미국의 언론인·사상가였던 헨리 조지는 토지를 독점적으로 소유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지대(토지 사용료와 매매차익)가 빈부격차를 심화시킨다고 진단했다. 서부개척과 산업혁명으로 철도가 놓이고 도시가 개발되며 땅값이 폭등하던 시기였다. 헨리 조지는 하늘에서 주어진 땅을 우연한 기회에 소유하게 됐다는 이유로 이득을 보는 건 정의가 아니라고 봤다. “자연이 모든 사람에게 자유로이 베풀어준 기회를 개인이 독점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근본적인 정의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토지 사용자가 땅주인에게 토지 이용료를 내는 건 “사용자가 정당하게 벌어들인 사유재산을 땅주인에게 빼앗기는 결과가 되며 이는 강도행위나 다름없다”고도 했다. 근로소득보다 불로소득에 세금을 우선 매겨야 한다는 주장도 여기서 출발한다.

헨리 조지는 이렇게 발생하는 불로소득을 국가가 가져가면 사실상의 ‘토지 공유’를 달성할 수 있다고 봤다. 토지에서 생기는 불로소득이 “사회의 성장에 따라 증가하는 사회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자연법이 마련해주는 기금”이라는 것이다. 헨리 조지는 이를 모두 환수(지대조세)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김 교수는 토지 가격만큼에 대한 은행 이자는 인정하고 나머지를 세금으로 걷는 ‘지대이자차액세’를 제안한다.

“우리나라는 토지사유제가 정착된 지 한참 됐고 현재 땅을 갖고 있는 사람 상당수가 자기 돈 내서 샀습니다. 어제 1억원 내고 땅을 샀는데 오늘 지대조세제 실시하면 땅 매매가격이 0원이 됩니다. 매매가격은 미래 지대의 합인데 미래 지대를 다 거두면 현재 매매가격은 0이 되는 거죠. 그러면 사유재산 침해의 문제가 생기고 땅 가진 사람으로서는 억울합니다. 또 땅값이 0원이 되면 땅을 담보로 잡고 빌려줬던 은행 대출은 어떻게 됩니까. 은행 다 망할 거 아니에요. 가격을 떨어뜨려선 안 되고, 가격만 안 떨어지면 토지공개념을 정착시키고 투기도 막을 수 있으니 이자는 빼고 세금으로 걷자는 겁니다.”

―여기서 이자란 토지 매입 자금을 은행에 맡겼을 때를 상정한 이자를 말하는 건가요?

“정기예금 이자로 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부동산 대출 이자와 은행 정기예금 이자 중간으로 볼 수 있고. 실무의 문제니까 그 사이 어딘가에서 결정이 되겠죠.”

―내 돈 내고 산 게 아니라 상속받은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상속받을 당시의 시세가 있으니까 그것에 대한 이자가 되겠죠. 그러면 ‘부동산 소유 안 할래’ 하는 사람이 나올 겁니다. 실수요가 아닌 부동산을 갖고 있어 봐야 부담만 되지, 이익 될 게 없으니까.”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토지 국유화로 가는 거 아닙니까?

“빌려서 쓸 거냐, 소유해서 쓸 거냐 선택해야 할 때 소유해서 쓰는 게 나을 수 있어요. 빌려서 써도 임대료를 내야 하고 소유를 해도 그만큼을 국가에 세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드는 돈은 똑같아요. 그런데 소유를 하면 누가 나가라고 안 하니까, 안전하니까, 부담이 똑같다면 사람들이 소유하는 걸 택하겠죠. 물론 취득세·양도소득세는 모두 없어집니다.”

―실수요자만 남게 되면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거래하게 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이 바람직하겠습니다.

“좋죠. 싱가포르가 그래서 부동산 정책에 성공한 것 아닙니까. 토지임대료가 부담되는 계층한테는 환매조건 붙여서 깎아주면 되고.”

김윤상 경북대 명예교수가 지난달 22일 인터뷰를 마친 뒤 막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교정의 벚나무 아래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대구/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김윤상 경북대 명예교수가 지난달 22일 인터뷰를 마친 뒤 막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교정의 벚나무 아래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대구/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하늘이 준 땅은 우리 모두의 것

지대이자차액세의 과표는 건물을 제외한 토지다. 김 교수는 2004년 8월 청와대 국민경제자문회의에 참여해 거래세가 아닌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며 “건물이 아닌 토지에 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파트를 사서 월세를 놓았을 때 임대료는 토지와 건물 사용료를 합친 것이 됩니다. 과세 대상은 토지 사용료가 될 것인데 토지 사용료와 건물 사용료를 어떻게 가를 수 있습니까?

“똑같은 품질의 아파트를 서울 강남과 대구 경북대 앞에 지었을 때 가격 차이가 납니다. 땅값 때문이죠. 가격 평가는 전체 단지의 아파트 가격을 전부 평가한 다음에 대지 지분으로 나누면 됩니다. 신축할 경우에 든 비용을 계산해서 만약 10년이 지났으면 그동안 감가상각이 된 금액이 건물 가격이죠. 전체 가격에서 감가상각된 건물 가격을 빼면 나머지는 다 토지 가격이 됩니다. 그 토지 가격을 건물 평수로 나누면 되죠.”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교통시설이 확충되고 그게 또 집값에 반영됩니다. 이런 기반시설도 토지 가치에 반영된다고 봐야 할까요?

“그렇죠. 토지 불로소득을 완전 환수하게 되면 개발이익 얻으려고 사람들이 들입다 싸우고 그런 일은 없어져요. 붕괴 위험 있을 때 공공이 나서서 보조금 줘가면서 하는, 정말로 필요한 재건축만 하게 되죠. 지금 쓸데없는 재건축 해서 멸실되는 아파트가 얼마나 많습니까.”

―지대이자차액세가 시행되면 당장 내가 가진 집을 팔아서 얻을 수 있는 큰 차익을 잃게 되는데, 이에 대한 불만이 크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불로소득을 기대하면서 집을 소유한 경우라면 물론 실망이 크죠. 그러나 ‘도둑질하려고 했는데 도둑질 금지하는 법을 만들어?’라며 저항하는 것과 똑같죠. 설득을 해야 하고 토론을 하면 설득이 될 걸로 봅니다. 결국엔 나한테 그게 이익이구나 알게 된다는 거죠.”

―헨리 조지는 지대만 세금으로 걷는 지대조세 단일세를 주장했습니다. 지대이자차액세만으로 세수 충당이 가능한가요?

“안 되죠. 극단적으로 지대가 떨어지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당연히 국가가 돈을 내줘야 해요. (지대보다 이자비용이 커서) 마이너스가 되면 (국가가 그 차액을 개인에게) 내줘야죠. 그렇게 되면 정부가 또 다른 대책을 세워야겠죠. 전반적으로 경기가 후퇴하고 인구도 줄고 지대도 줄고 그러면 정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 그건 정말 고민이죠.”

―지대보다 이자가 더 많이 나가면 정부가 내줘야 한다고요?

“가령 동네에 혐오시설, 공공에 필요한 쓰레기매립장이 들어오면 그 주변 토지의 지대가 떨어질 거 아닙니까. 지대로 이자를 충당하지 못할 정도라면 그 차액만큼 돈을 내줘야죠. 땅이 우리 모두의 것이고 토지 가치가 우리 모두의 것이라면, 손해 보는 것도 우리 모두가 손해를 봐야 하니까요.”

―이런 말씀은 처음 듣습니다.

“땅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거기까지는 말을 안 하죠. 그러나 원론대로 하면 내줘야죠. 그렇게 되면 님비 현상도 많이 줄어요. 예를 들어 주변에 이슬람 사원을 짓는다고 주민들이 난리를 칩니다. 말로는 치안이 문제라고 하면서도 사실은 땅값 떨어질까봐. 그러면 안 되는데 요즘 공공임대주택 짓는다고 하면 막 반대하잖아요. 그런 게 훨씬 줄어들게 됩니다. 경제적으로는 세금을 덜 내게 되니까.”

우파의 방식으로 좌파의 가치를

김 교수는 헨리 조지의 사상을 ‘지공주의’(地公主義)라고 명명했다. “지대 환수가 단순 세제가 아니고 ‘제3의 이념’으로 대접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붙인 이름이다.

“토지와 자본을 모두 사유화하는 게 전통적 자본주의이고 이를 모두 국공유화하는 게 사회주의입니다. 토지는 원칙적으로 공유하고, 자본은 사유로 하는 그런 사상을 대변하는 말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유를 한다는 건 토지 몰수를 한다는 게 아니고 철학적으로 그렇다는 겁니다. 그래서 ‘토지는 우리 모두의 것이다’, 또 토지공개념의 두 글자가 겹치니까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다고 생각해서 지공주의라는 용어를 만들었죠.”

이런 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토지공개념에 보수세력은 종종 ‘좌파 사회주의’라는 꼬리표를 달아 비판하지만 김 교수는 이를 “마음에 안 드는 대상에는 일단 좌파라는 딱지를 붙이고 보는 우리나라 기득권층의 나쁜 버릇”이라고 반박한다. 지공주의는 자유와 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우파적 방법으로 좌파의 가치인 분배정의와 사회보장을 지향한다. 김 교수가 말하는 ‘좌도우기(左道右器)론’이다.

―“과거 우리나라에 등장했던 토지공개념 정책 중 시장기능과 어긋나는 내용도 있었기 때문에 시장주의자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말씀하신 건지요?

“순수한 시장경제는 가격·소유·거래 규제를 하면 안 돼요. 그런데 토지거래허가제는 거래 규제, 분양가상한제는 가격 규제, 택지소유상한제(1998년 폐지)는 소유 규제입니다. 이런 건 순수한 시장경제에 어긋난다는 거예요. 불로소득을 제대로 환수 안 하기 때문에 그런 무리한 방법이 나오거든요. 시장에 불로소득이 생기지 않고 모든 소유자가 실수요자가 되면 그런 가외의, 시장원리에 어긋나는 규제가 뭐 필요하냐는 거예요.”

―토지 불로소득 환수로 확보되는 세수만큼 부가가치세나 소득세를 깎아줘야 한다는 주장도 하셨습니다.

“세금 중 제일 나쁜 게 부가가치세예요. 부가가치는 전부 사람이 생산한 생산의 결과잖아요. 거기에 세금을 매기는 건 자본주의, 시장원리에 어긋난다고 보는 거고. 그다음 순위는 소득세. 소득은 좀 섞여 있어요. 땀 흘려서 번 노력소득이 있는가 하면, 운에 의한 소득도 있고, 시장의 권력관계에 의한 소득도 있고.”

“국민의 사분, 정부가 공분으로 바꿔야”

문재인 정부가 선포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은 지공주의의 지향과 같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도 집값 상승을 막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3월15일인가 청와대에서 회의할 때 문 대통령이 ‘드러나는 현상에 대응해왔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바로 그겁니다. 현상유지에 중점을 뒀어요. 투기 국면에 현상유지가 됩니까. 그런 정책의 실세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인) 김수현씨와 장하성씨라고 생각해요. 장하성씨가 낸 <왜 분노해야 하는가>라는 책을 보면 ‘우리나라는 임금 불평등이 크지, 자산 불평등은 크지 않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려 놨어요. 그게 말이 되는 소리예요? 상식을 가진 사람입니까? 임금주도성장을 해본들 부동산 가격이 이렇게 오르는데 무슨 효과가 있어요.”

―헨리 조지의 영향을 받은 김수현 전 실장이 집값 잡기에 실패했으니 결국 ‘지공주의의 실패다’, 이런 지적들도 나옵니다.

“김수현 교수는 참여정부 때는 이정우 교수(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와 한 팀이 돼서 헨리 조지 사상을 긍정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 그 양반이 책 쓴 거 보면 보유세 인상에 겁을 먹고 있어요. ‘보유세 인상을 하면 정치적으로 부담이 커진다, 온통 수구언론이 세금폭탄이라고 해서 정권을 잃어버린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한 거 같아요. 이번 정부에 들어가서도 참여정부 자기네 팀이 만들어놨던 보유세 강화 같은 거 안 했잖아요. 그거만 회복시켰으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고 이렇게까지 폭등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는데….

물론 원인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만들었죠. 노무현 정부가 만든 걸 형해화시키고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빚내서 집 사라’ 정책을 펴서 휘발유 좍 깔린 상태였는데, 그것도 모르고 장하성 같은 사람이 근본대책 안 세우고, 자산 불평등 얼마 안 된다고 했으니. 자기 강남 집값이 굉장히 오르고 있는데도 그런 소리를 했잖아요. 이 정부가 진단과 대비를 잘못한 거지.”

2018년 7월3일, 대통령 자문기구인 재정개혁특위는 이명박 정부가 감면한 종합부동산세율을 찔끔 인상하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3주택 이상 보유세 중과는 결론도 내지 못했다. 3일 뒤 기획재정부는 2020년까지 공정시장가액비율(과표를 정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 비율) 목표치를 재정개혁특위 권고(100%)보다 더 낮은 90%로 잡았다. 문재인 정부도 보유세 강화에 미온적이라는 강력한 시그널이 시장에 전파됐다. 부동산 대책이 거듭 발표돼도 집값은 잠깐 꺾였다 급등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그러고 공공택지·주택을 공급하는 엘에이치 임직원들이 투기에 가담한 사건까지 터져나왔다.

―엘에이치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을 접하고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요?

“처음 전개된 과정을 보면 목표와 분노의 대상을 잘못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내부정보 이용해서 다른 사람보다 쉽게 돈을 번 건 나쁜 일이에요. 그걸 비난하는 데 이의가 없지만 내부정보를 취득해서 돈을 벌었다는 것에 타깃을 맞추면 근본대책이 어그러져요. 그러면 내부정보 이용 안 했으면 괜찮으냐, 다른 공직자가 하면 괜찮으냐, 공직자 말고 일반국민이 하면 괜찮으냐, 이런 질문을 계속하면서 그러면 근본대책을 세우자, 누구도 부동산 불로소득을 얻지 못하게 하자, 이런 식으로 가야 하는데, 너무 적발·처벌 쪽으로 치우쳤다고 생각합니다.”

김 교수는 분노의 성격을 ‘공분’과 ‘사분’으로 구분하며 말을 이어갔다.

“‘나보다 더 유리하게 돈을 벌었어, 이건 참을 수 없다’는 건 사분입니다. 처음에는 사분이 많이 작용해서 정부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고 생각해요. 이제 정부가 할 일은 끓어오르는 사분을 공분으로 바꾸는 작업이죠. 이참에 이 분노를 기회 삼아서 토지 불로소득을 완전히 없애는 지대이자차액세 같은 근본대책으로 나아가야죠.”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시행 직전 전셋값을 14% 올린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경질하고 “부동산 부패의 근본적인 청산”을 지시했다. 뒤이어 나온 대책이 ‘1년 미만 보유 토지’의 양도소득세 강화와 토지 담보 대출 규제다. ‘부동산 부패 청산을 위한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는 경제부총리, 국토교통부 장관, 검찰총장 권한대행, 경찰청장 모두 기획부동산 근절에 뜻을 모았다고 한다. 김 교수는 “부동산 투기는 전 국민이 언제라도 감염될 수 있는 팬데믹”이라며 부동산 불로소득에 대한 강도 높은 환수 정책이 없는 한 “근본적 대책이 아닌 땜질”이라고 평가했다. “꿀에 개미가 꼬이면 꿀을 치워야 하는데 꿀은 놔두고 개미들에게 이름표만 붙이는 식”이라는 것이다.

박정희 시절 ‘주자유택’ 훼손된 도시화

헨리 조지는 1879년에 <진보와 빈곤>을 출간했지만 142년 전 경고에도 부동산 투기와 자산 불평등은 여전하다. 복지 강화 등 자본주의를 수정하려는 노력이 꾸준히 있었지만 토지 불로소득 문제는 왜 교정되지 못했을까?

“크게 두 가지입니다. 마르크스 경제학,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경제학, 이런 식으로 딱 양분이 되니까 그 중간이라고 할 수 있는 헨리 조지 사상이 발붙일 수가 없었죠. 또 시장경제라는 건 사유재산제가 전제되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대가를 주는 게 사유재산제입니다. 시장경제라면 지공주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람이 만들지 않은 자연물은 모든 사람의 것이고, 인공물은 인공을 가한, 생산한 사람의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돼야 진짜 시장경제가 된다고 지공주의는 생각하는데, 우파 경제학에서는 왜 그걸 못했느냐? 한마디로 싫으니까요. 가진 사람이 (그런 식으로 부를 빼앗기는 게) 싫으니까요. 땅으로 부동산으로 세상을 지배하는 계층에서 양보를 안 하는 거죠.”

―우리나라 부동산 문제는 언제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라고 보십니까?

“농민들이 종래의 형편없는 소작제도 속에서 고생하다가 농지개혁으로 해방이 됐죠. 그러나 1960년대 후반 도시화 과정에서 경자유전의 원칙을 도시 토지에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주택의 경우에는 사는 사람이 집을 소유해야 한다, 즉 ‘주자유택’ 원칙을 적용했어야 합니다. 다른 토지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박정희 정권 도시화 과정에서 그런 문제가 간과됐군요.

“경자유전 원리를 도시 토지, 산업화 과정에서 응용해야 했는데 그걸 못했죠. 투기 생기면 투기 대책 내놓고, 경기 시원찮으면 투기 진작시키고.”

―투기에 가담해서 정치자금도 만들고요.

“경부고속도로 처음 생길 때 강남 개발하면서 공화당에서 정치자금 마련하고 그랬잖아요. 고위공직자 특혜 분양하고 정경유착하고. 자기한테 이익이 돌아오는데 개혁하려고 하겠어요?”

김윤상 경북대 명예교수가 지난달 22일 인터뷰를 마친 뒤, 2016년 경북대 교수회가 개교 70주년을 맞이해 세운 교수헌장 비문을 소개하고 있다. 당시 김 교수가 교수헌장 제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이정우 교수 등이 초안을 작성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교수헌장 중 “사회적 양심” “학문의 자유” “대학의 자치” 등을 강조하며 “개혁적인 내용이 많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대구/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김윤상 경북대 명예교수가 지난달 22일 인터뷰를 마친 뒤, 2016년 경북대 교수회가 개교 70주년을 맞이해 세운 교수헌장 비문을 소개하고 있다. 당시 김 교수가 교수헌장 제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이정우 교수 등이 초안을 작성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교수헌장 중 “사회적 양심” “학문의 자유” “대학의 자치” 등을 강조하며 “개혁적인 내용이 많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대구/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너무 이상적? 과거 노예제 철폐도 그랬다”

김 교수는 1994년 대구에서 이정우(경북대)·전강수(대구가톨릭대) 교수와 함께 헨리조지연구회라는 모임을 결성했다. 여기에 기본소득 연구자인 강남훈 교수(한신대)와 시민사회 영역의 ‘토지+자유연구소’ 남기업 소장 등이 합류해 2018년엔 헨리조지포럼으로 확대됐다. 이들을 포함해 이원영(수원대)·정세은(충남대) 교수 등이 함께하는 토지정책학회가 이달 말 발족된다. 지공주의 학파의 외연이 더욱 넓어지는 것이다. 전 교수와 강 교수는 2017년 대선 때 이재명 예비후보 캠프에서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공약을 입안했고, 강 교수는 지금도 경기도 기본소득위원장을 맡고 있다. 토지 불로소득을 환수해 이를 기본소득 재원으로 쓰자는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는 조세저항을 우회할 수 있는 전략적 방식이라고 이들은 설명한다. 90%가 넘는 국민이 결국은 수혜자가 되기 때문이다.

―지공주의 학자들이 이재명 경기지사를 도왔고 현재도 돕고 있습니다.

“이 지사가 이야기하는 공직자 백지신탁제도 제가 주장했던 겁니다. 정책결정자들이 부동산 이해관계가 있으니까 자꾸 안 하려고 하잖아요. 제가 살고 있는 수성구는 주호영 의원의 전 지역구입니다. 서울에 아파트 가지고 있고 단기간에 시세차익이 십수억원이라고 하는데 ‘시세차익 한 푼도 없어도 좋으니 이런 개혁 하자’고 하는 게 되겠어요? 자기 불로소득 얻은 건 너무나 당연한 거고, 의도치 않게 생긴 운이고, 세금 올리는 건 부담되니까 싫다, 내가 잘못하는 거 있느냐, 이렇게 자꾸 합리화하게 되잖아요. 그런 걸 없애려면 고위공직자 백지신탁부터 해야 한다고 했어요. 백지신탁제부터 해야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토지보유세 올리자는 게 먹혀들어가죠.

그런데 그 안을 제가 처음 낸 게 아닙니다. 예전(2004년) 박근혜 천막당사 시절에 워낙 다급했는지 자산백지신탁제를 제안했어요. 자산 안에는 당연히 부동산이 들어가죠. 그런데 그중에서 관련성 있는 공직자의 주식백지신탁제만 제도화됐어요. 부동산 백지신탁은 고위공직자가 실수요 아닌 부동산 가졌을 때 전부 백지신탁하자는 건데 그걸 하면 상당히 좋아질 것으로 봅니다. 그리되면 이해충돌방지법도 쉽게 채택되지 않을까요. 완전한 토지 불로소득 환수제도가 들어오기 이전에 공직자 대상으로 해야 할 건 부동산 백지신탁제와 이해충돌방지법 두 가지입니다. 개혁이 제대로 되려면 이론·운동·정치 3박자가 맞아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땅은 여전히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욕망의 대상이다. 기득권의 구심력도 강고하다. 지공주의가 이 땅에 뿌리내릴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물었다.

―교수님 말씀은 맞지만 너무 이상적이다, 과연 가능할까, 이런 회의적인 시각도 많을 것 같습니다.

“노예제 폐지는 200년 전까지 감히 꿈도 못 꿨습니다. 100년 전에야 여성에게 참정권이 주어졌고 이제 남녀평등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가 됐습니다. ‘그게 되겠나’라며 회의적으로 생각하면 노력도 안 하게 돼요. 결국 토지 불로소득 환수가 이상적이라는 얘기는 ‘그거 하지 말자’는 겁니다. 그러면 되겠습니까.”

헨리 조지도 <진보와 빈곤>에 이렇게 썼다. “다른 사람도 같은 별을 본다는 사실을 알 때 더 확신을 가지고 별을 보게 된다.”

대구/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89473.html?_fr=mt1#csidx59caffaf1d306c9a3d58df72362b08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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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제주 95% 노동자 총파업 돌입, 실화냐?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1.04.03 08:42
  •  
  •  댓글 0
 
 
 
 

[다시 쓰는 현대사] 제주4.3과 3.10총파업

▲제주도교육청이 발간한 초등5~6학년 4.3 교재에 실린 '3.1시위' 화가 강요배 그림.
▲제주도교육청이 발간한 초등5~6학년 4.3 교재에 실린 '3.1시위' 화가 강요배 그림.

1947년 3.1절 기념식이 끝난 후 제주 관덕정에서 가두시위를 구경하던 어린이가 기마경찰이 탄 말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기마경찰이 아랑곳하지 않고 현장을 그대로 빠져나가려 하자 군중들이 항의했고 경찰이 시민들을 향해 총을 쏘면서 6명이 숨졌다.

“해방된 우리 땅에서 경찰 총에 맞아 죽다니. 우리가 어떻게 살아 돌아왔는데, 얼마나 많은 죽을 고비를 넘고 또 넘었는데”라는 절규가 쏟아졌다.

3.1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지만 일제 경찰 출신이 82%인 당시 제주도 경찰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이에 3월 10일 유례없는 총파업이 벌어졌다. 3월 13일까지 나흘간 제주도 전체 직장의 95%인 160여개 기관과 단체가 파업에 돌입했다. 이를 핑계로 미군정은 제주도를 레드 아일랜드(빨갱이 섬)라 칭하고 군병력을 동원, 파업주모자라는 이유로 2500여명을 구금했다. 제주4.3항쟁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오늘을 사는 노동자라면 한번쯤 생각하게 된다. 3.1사건 발생 열흘 만에 노동자 95%가 참여하는 총파업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광복 2년이 지났는데 3.1절을 기념한 이유

총파업 성사 요인을 찾기에 앞서 우선 광복된 지 2년이나 지났는데 3.1절 기념행사에 제주도민 절반에 해당하는 6만 명이나 모이게 된 이유부터 알아야한다.

해방이 되자 강제징용으로 끌려갔던 제주도민들이 돌아왔다. 그 수는 12만 제주도민의 절반에 해당하는 6만 명에 이르렀다.

사선을 넘어 해방된 고향 땅에 돌아온 이들은 9월 15일 제주읍 인민위원회를 시발로 노동조합, 부녀동맹, 교육자동맹 등 각종 대중단체를 잇따라 조직해 과거 일본인의 재산(적산)을 관리하고 치안을 유지하는 등 새조국 건설에 떨쳐나섰다.

그러나 9월 28일 제주도에 진주한 미군은 적산을 송두리째 강탈하고, 일제의 밀정 출신들로 경찰을 구성해 치안을 담당케 했다. 당시 제주도(지)사 스타우트 소령 휘하의 경찰 총수 1,157명 중에 일제 경찰이 949명으로 82%를 차지했다.

미군정은 인민위원회와 노동조합 등 민주단체 인사들을 불순분자로 몰아 구속하는 등 파괴공작을 감행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미군정의 비호아래 자행된 ‘한라단’ 사건(친일파들의 테러조직 한라단이 인민위원회를 습격한 사건)이다.

이렇게 되자, 일제 대신 제주를 점령한 미군에 대한 분노는 하늘을 찔렀고, 인민위원회는 ‘3·1투쟁기념행사제주도위원회’(이후 제주도 민주주의민족전선으로 이양)를 결성해 1947년 3월 1일 대규모 반미 시위를 계획했다.

3.1절 당일 “미군은 물러가라”는 시위군중의 현수막과 기념식 개회사는 당시 제주도민의 정서를 그대로 반영했다. “우리 제주도민은 모두 3.1혁명의 정신을 계승하여 외세를 물리치고 조국의 자주통일 민주국가를 세우자.”(남로당 제주도당 책임자 안세훈의 개회사 중)

▲제주 민주주의민족전선 [건국5칙] 1. 노동자가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는 세우자! 2. 농민이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세우자! 3. 권리가 남자와 같이 되는 나라를 세우자 !4. 힘으로 움직이는 나라를 세우자! 5.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는 나라를 세우자!
▲제주 민주주의민족전선 [건국5칙] 1. 노동자가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는 세우자! 2. 농민이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세우자! 3. 권리가 남자와 같이 되는 나라를 세우자 !4. 힘으로 움직이는 나라를 세우자! 5.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는 나라를 세우자!

95% 노동자가 총파업에 돌입한 이유

3.1사건 직후에 바로 총파업이 가능했던 이유는 미 점령군의 실체가 만천하에 폭로됐기 때문이다.

처음 미군정이 시작될 때만해도 그들의 말대로 일본군의 무장해제를 위해 파견된 해방군인 줄 알았다. 그러나 독립만세를 외치는 조선인에 총을 겨누는 미군은 결코 해방군일 수 없다.

조선총독부가 미군정청으로, 일본군이 미군으로, 친일 경찰이 친미 경찰로 바뀌었을 뿐 해방은 아직 멀리 있음이 3.1사건으로 드러났다. 이에 제주 노동자들은 미군정에 맞서 총파업을 결행했다.

총파업이 성사된 또 다른 요인은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전평)이라는 강력한 노동자 조직이 제주 인민위원회와 제주 민전의 기둥으로 망라되었기 때문이다.

일체의 노동운동이 금지됐던 일제치하를 벗어나자마자 조선광산노조를 시작으로 금속, 철도, 출판, 섬유, 토건, 화학, 전기, 조선 등 각 분야에 노조가 결성되었다. 1945년 11월 5일 전평 결성대회에는 1,194개의 노조, 50만명의 노동자를 대표한 505명의 대의원이 참석했다.

전평은 자신들의 과제를 경제투쟁을 넘어서서 정치투쟁을 통한 일제잔재 청산과 반제‧반봉건 민중혁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전평이 주도한 주요 투쟁은 1946년 ‘9월 총파업’과 1947년 ‘3월 총파업’을 꼽을 수 있다.

철도노조에서 시작한 9월 총파업은 110만 명의 노동자가 참여해 전국의 주요도시와 지방 60여개 군으로 확산되었다. 미군정은 전평의 요구사항을 묵살하고 강경대응 방침을 세웠다. 9월 30일 미군정은 탱크를 앞세우고 군경 3천여 명과 우익단체 청년 2천여 명을 동원해 용산 철도파업 현장을 습격했다.

2차 총파업으로 불리는 3월 총파업은 일제 부역 경찰간부 처벌과 경찰 민주화, 구속된 노조간부 석방을 요구하는 정치파업이었다. 제주 3.10파업이 바로 전평의 지휘아래 제주에서 벌어진 총파업인 것이다.

2차 총파업 역시 미군정의 강경진압에 의해 2천여 명이 구속되며 끝이 났지만 전평은 1948년 다시 3차 총파업을 감행한다. 이 역시 남한의 단독선거를 반대하는 정치파업이었다. 3차 총파업은 제주4.3으로 이어졌고, 3만 명에 달하는 제주도민이 미군정의 초토화 작전에 잔혹하게 살해당했다.

전평은 3차례의 총파업으로 인해 수많은 간부들이 검거되거나 살해 당해 조직과 세력이 극도로 약화되었다. 그러나 1948년 5월 10일 남한의 단독정부 선거일에 맞춰 다시 총파업을 조직했고 전국 규모로 확산시키는 데까지는 성공하였으나 역시 잔혹하게 진압 당했다. 하지만 제주도에서는 4.3항쟁을 이어 5.10단선을 무산시키는 데 성공한다.

▲ 4·3사건 발생 한달여 만인 48년 5월 5일 제주비행장에 도착한 미군정 수뇌부, 바로 제주4.3학살의 주범들이다. 왼쪽 두번째부터 군정장관 딘 소장, 통역관, 유해진 제주도지사, 맨스필드 제주군정장관, 안재홍 민정장관, 송호성 총사령관, 조병옥 경무부장, 김익렬 9연대장. 미국립문서기록관리청 소장
▲ 4·3사건 발생 한달여 만인 48년 5월 5일 제주비행장에 도착한 미군정 수뇌부, 바로 제주4.3학살의 주범들이다. 왼쪽 두번째부터 군정장관 딘 소장, 통역관, 유해진 제주도지사, 맨스필드 제주군정장관, 안재홍 민정장관, 송호성 총사령관, 조병옥 경무부장, 김익렬 9연대장. 미국립문서기록관리청 소장

제주4.3은 반제자주, 조국통일을 향한 전민항쟁

1948년 4월 3일 새벽 2시. 어둠을 가르는 한발의 총성은 순식간에 제주도를 흔들어 전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었다.

한라산의 봉우리마다 붉은 봉화가 올라가고 미군정의 탄압에 맞선 항쟁의 불길이 타올랐다.

‘탕’하는 총성은 5.10 분단선거를 무력으로 저지하라는 공격개시의 신호임과 동시에 제주도민 전체의 궐기를 촉구하는 호소였다.

3천여 명의 무장대원들은 각지의 산봉우리에 일제히 올려진 봉화와 총성에 동서남북으로 호응하여 봉기의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제주도민에게 전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경애하는 부모 형제 여러분!

4월3일 금일, 여러분의 아들 딸과 형제들은 무기를 손에 들고 일어섰습니다.

매국적 단독선거에 반대하여 조국의 통일과 민족의 독립을 찾기 위해.

여러분에게 고난과 불행을 강요한 압제자와 그 하수인의 압제의 사슬을 풀기 위해.

여러분의 골수에 사무치는 원한을 풀기 위해.

저희들은 오늘 분연히 떨쳐 일어섰습니다.

여러분들의 자유와 행복을 위하여 몸을 던져 싸우는 저희들에게 협조하시고 저희들과 함께 조국과 민중이 인도하는 길로 결연코 일어서기를 바랍니다.

 

친애하는 경찰관 여러분!

탄압하면 항쟁할 뿐이다. 제주도 빨치산은 민중을 수호하고 민중과 함께 한다.

항쟁을 원하지 않는다면 민중의 편에 서라.

 

양심적인 공무원 여러분!

하루라도 빨리 선(조직선)을 찾아가서 부여된 임무를 완수하고, 직장을 수호하며, 악질 동료와 최후까지 용감하게 투쟁하라.

 

양심적인 경찰, 장병 여러분!

여러분은 누구를 위하여 피를 흘리고 있는가?

한국 민중이라면 조국과 민중을 유린하는 외적을 내쫓는 투쟁에 서지 않으면 안 된다.

조국과 민족을 팔아먹고 애국자를 학살하는 반역자를 타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총구는 놈들에게 향하라. 결단코 여러분의 부모 형제에게 향해서는 안 된다.

제주4.3의 전평이 오늘 민주노총에 묻는다

3만여 제주도민의 생명을 앗아간 주한미군이 76년 째 주둔하고 있다. 제주도민을 학살하라 명령한 주한미군은 여전히 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쥐고 있다. 자신의 부모 형제를 쏴 죽인 주한미군에게 제주도민의 세금이 방위비분담금으로 지급된다.

11월 총파업을 선언한 민주노총은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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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주기라고 반대하던 그 무상급식, 지금 세계의 자랑"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04/03 08:32
  • 수정일
    2021/04/03 08:3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혁신교육감④]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11대 교육의제' 제안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21.04.02 20:19l최종 업데이트 21.04.02 20:19l

 

 

혁신교육 10년 무엇을 남겼나? 이를 알아보기 위해 혁신교육감 인터뷰를 이어갑니다. [편집자말]
<동아일보>에 게재한 무상급식 관련 광고.큰사진보기에 게재한 무상급식 관련 광고
▲  서울시가 2010년 12월 21일자 <동아일보>에 게재한 무상급식 관련 광고.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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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무상급식 때문에...'란 제목의 광고를 기억하시는가? 벌거벗은 초등학생 아이가 식판으로 주요 부위를 가린 그 광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재직하던 2010년 12월, 서울시가 몇몇 신문에 낸 유료광고다.

내용은 '무상급식 때문에 저소득층 급식비 지원 등 선별복지정책이 사라지게 됐다'는 것이었다. 이 광고가 나온 뒤 8개월여 만에 치른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반대를 위한 주민투표'가 무산되자 오세훈 당시 시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어린 아이 벌거벗긴 그 광고  그렇게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이 시작됐고, 10년이 흘렀다. 그동안 초중고 친환경 전면 무상급식 실시에 이어 이제 유치원 전면 무상급식까지 앞두고 있다.


2014년부터 7년째 서울시교육감을 맡고 있는 조희연(65) 교육감은 3월 31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퍼주기라던 친환경 전면 무상급식이 지금은 세계의 자랑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에서 이룬 보편적 무상급식은 세계 교육사에서도 모범이 되는 사례입니다. 친환경 무상급식으로 가정의 부담도 덜고, 아이들 건강을 위해 급식의 질도 높이고,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부도 살리는 폭넓은 상생의 길이 펼쳐졌습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
▲  조희연 서울교육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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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육감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갈등을 겪으면서 어렵게 시작한 서울의 초등학교 친환경 무상급식은 잘한 일이고 자랑스런 일"이라면서 "우리나라의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해 영어 안내 자료를 만들어서 전 세계에 알릴 예정"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8일 '서울시장 후보자에게 제안하는 11대 교육의제'에서 '유치원 친환경 무상급식 도입'을 제안한 바 있다. 

어린이·청소년 행복특별시 서울 2021 시민선언 추진위는 지난 3월 22일 "서울시민 2075명을 대상으로 '10년의 교육변화 가운데 가장 인상 깊은 것'으로 무상급식과 고교 무상교육을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관련기사: '교육정책 10년' 최고 변화? 1등 무상급식, 2등 무상교육 http://omn.kr/1sjfh)

또한 한국교육개발원은 지난해 말에 낸 '2020 국공사립학교 회계분석 종합보고서'에서 공립초중고에 대한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비율이 2015년 27.98%에서 2019년 16.82%로 5년간 11.16%p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015년 한해 학부모 1명의 평균 부담금은 851만6000원이었지만 2019년에는 672만5000원으로 감소했다. 최근 5년 사이에 학부모의 한 해 부담비용이 179만1000원 줄어든 셈이다. (관련기사: '무상급식' 등 효과... 학부모 교육비 5년간 평균 179만원 줄어 http://omn.kr/1sm42)

조 교육감은 오는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과 협력 필요성에 대해 "퍼주기란 이름으로 보수정당이 반대하던 보편적 학생 무상복지는 이제 대세가 되었다"면서 "친환경 무상급식 제공과 25개 혁신교육지구 사업 협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성공회대 교수(사회과학부) 출신인 조 교육감은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상임의장을 거쳐 2014년 7월부터 서울시교육감으로 일하고 있다. '조희연이 제안한 것은 국가 교육정책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선도적인 정책 대안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가 제안한 교사 백신 우선접종, 등교 확대, 학교 현대화 사업(그린 뉴딜 미래학교) 등은 교육부와 청와대 정책으로 수렴됐다.

조 교육감이 지난 8일에는 서울시장 후보자에게 11대 교육의제를 제안했다. 이를 제안한 이유와 서울교육 현안에 대한 해법을 들었다. 인터뷰는 지난 3월 31일 서울교육감실에서 90여분간 진행됐다.

서울시교육청이 제안한 11대 교육의제는 ▲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확대 ▲ 아동‧청소년 복합시설 확대 ▲공사립 유치원 친환경 무상급식 ▲ 학교와 마을의 경계를 넘는 방과후 돌봄서비스 연계체계 ▲ 생태전환도시 서울 시스템구축 ▲ 교육안전망 통합시스템 구축 ▲ 학교 밖 청소년 맞춤형 지원 확대 ▲ 문화예술친화도시 구축 ▲ 안전한 학교 환경 조성 ▲ 특성화고 지원 ▲ 고교학점제 활성화를 위한 일반고 인프라 확충이다.  

학교에 '따릉이'를 설치해야 하는 이유 
 
 조희연 서울교육감.
▲  조희연 서울교육감실 한켠에 세워진 자전거.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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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도  자전거를 열심히 타십니까?
"주말마다 자전거를 탑니다. 업무스트레스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이 주말에 자전거 타기입니다. 그런데 미세먼지가 너무 많아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 서울시장에게 제안하는 11대 교육의제 내용 가운데 하나가 '따릉이 사업 학교까지 확대' (생태전환도시 서울 시스템구축)입니다. 따릉이 대여소를 학교 안팎에도 설치해달라는 겁니까?
"네. 그렇습니다. 박원순 시장 때 만든 대표적인 사업 가운데 하나가 서울 공영자전거시스템 따릉이입니다. 학생들이 따릉이를 타게 되면 기후위기 시대에 친환경 이동수단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배우는 기회가 될 겁니다. 규모가 큰 학교들은 모두 설치해주면 좋겠습니다. 신임 시장을 만나면 꼭 요청을 드릴 겁니다."

- 친환경 생활화는 어른들이 먼저 솔선수범이 필요해 보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은 벌써 1년 전에 따릉이 대여소를 정문 앞에 설치해달라고 요청해서 관철시켰습니다. 이걸 학교로까지 확대 설치해달라는 겁니다. 서울시교육청과 교육지원청, 산하기관은 4월부터 화장실에 손 휴지도 없애기로 했어요. 일회용 종이 휴지 대신에 손수건 사용을 독려하기 위한 겁니다." 

- 올 2월에 서울지역 중고교 신입생들은 입학준비금 30만원을 받았습니다. 왜 서울시에 이 내용을 제안하셨습니까. 
"원래는 서울시의원들이 무상교복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했고요. 저는 입학준비금으로 지원하자고 다시 제안한 겁니다. 교복 자율화를 한 학교들도 있기 때문에 무상교복 사업으로 국한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렇게 했습니다. 보편복지 형태로 제로페이 30만원씩 지원을 했고요. 이 돈은 교복, 체육복, 생활복 등 의류와 원격수업에 필요한 스마트기기 등을 학생의 필요에 따라 선택해서 살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재원을 서울시와 분담해야 하는 사업이라 서울시에 제안한 겁니다."

- 최근 서울시장 후보자들에게 '11대 교육의제'도 제안했습니다. 교육의제를 제안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아이들과 청소년이 살아가는 공간은 학교 안과 밖이잖아요. 서울시교육청의 교육행정과 서울시의 일반행정은 필연적으로 공동으로 다뤄야 할 의제가 아주 많습니다. 2021년 현재 4대 분야 38개 교육협력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 아동‧청소년의 행복한 삶과 꿈을 빈틈없이 지원하기 위해서 11대 교육의제를 제안하게 됐습니다."

- 교육의제 제안 가운데  '유치원 친환경 무상급식 도입'이 있더군요. 유치원 무상급식도 서울시와 함께 해야 하는 겁니까?
"현재, 유치원 무상급식 추정 예산은 약 834억 원입니다. 해마다 안정적인 예산 확보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초중고 친환경 무상급식과 마찬가지로 서울시, 자치구와 재원 분담이 필요합니다. 비율도 교육청 : 서울시 : 자치구가 각각 5 : 3 : 2으로 협의해야 합니다." 

- 유치원 전면 무상급식 제안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서울시장 후보가 한 명도 없던데요?
"박영선 후보에 이어 오세훈 후보도 찬성을 했죠? 너무 감사한 일입니다. 그러면 이 제안은 모든 분들이 다 받은 겁니다. 이미 우리가 11대 의제를 제안한 이후에 민주당 박영선, 진보당 송명숙, 기본소득당 신지혜, 미래당 오태양 후보가 서울시교육청을 직접 방문해서 11대 교육의제에 대해 찬성하는 뜻을 전했습니다."

- 그러면 학교 무상급식 정책이 퇴보하는 일은 없겠군요. 
"일각에서도 무상급식을 후퇴시키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인데요. 초중고교 무상급식을 역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무상급식 빈자리 얼마나 컸나"
 
 조희연 서울교육감.
▲  조희연 서울교육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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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10년 전에 당시 오세훈 시장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직후에) 사퇴하면서 초등 무상급식을 곽노현 교육감이 추진했고요. 오 시장 사퇴 뒤 당선된 박원순 시장 1호 결재가 바로 이 보편적 무상급식이었습니다. 친환경 무상급식은 잘 한 것이고,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제가 무상급식 추진 교육감 2기인 셈인데요. 고교 무상급식에 이어 이번에 유치원 무상급식까지 제안한 것입니다. 2019년 2학기부터는 고3 무상교육이, 2020년부터는 고2 무상교육이 확대 시행됐습니다. 그리고 지난해(2020년) 2학기부터는 고1 무상교육을 한 학기 앞당겨 시행했습니다. 고교까지 무상급식을 포함한 무상교육이 확대됐으니까, 이제 유치원 무상급식까지 성취된다면 전 교육과정 친환경 무상급식이 가능하게 되는 겁니다. 시대적 요구를 어떻게 되돌립니까?" 

- 코로나 상황에서 학교급식이 없어서 속앓이 하는 학부모들이 많았습니다.
"맞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등교수업이 안 되니, 학교 무상급식의 빈자리가 얼마나 컸습니까? 가정의 부담을 생각해보세요. 특히 한국 무상급식은 친환경입니다. 높은 품질에다가 학생들 건강에도 좋습니다.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부들에게도 도움이 되어 상생이 되는 사업입니다. 한국의 친환경 무상급식은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일입니다." 

- 무상급식을 왜 그렇게 평가하시나요. 
"2011년에 보편이냐, 선별이냐 하는 무상복지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퍼주기'라고 반대하던 보수정당도 있었고요. 하지만 10년이 흐른 지금, 세계교육사에 있어서도 모범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무상급식에 친환경을 결합한 보편복지는 세계에 충분히 자랑할 만할 정도로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선진국들도 우리처럼 친환경 무상급식을 전면적으로는 하지 못하고 있거든요. '밥 먹었니? 진지 드셨어요?'가 안부인사가 된 것에서 보듯 우리나라는 밥상 공동체가 있는 겁니다. 무상급식은 단순히 점심 한 끼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넘어 학생들에게는 안정된 학교생활을, 학부모에게는 교육청에 대한 신뢰를, 선생님들에게는 수업과 학생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의미로 확대됐습니다. 결국 무상급식 확대가 학교의 교육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영어자료를 만들어서 전 세계에 알릴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서울시청, 자치구와 교육청의 협력사업 가운데 최근 주목되는 것이 정부의 자치구·학교 협력 돌봄인 '학교돌봄터' 시범사업입니다. 이 사업을 신청한 자치구가 몇 곳이나 되나요?
"아직 신청한 자치구는 없습니다. 저는 학교돌봄과 지자체 돌봄이 통합적으로 연계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학교돌봄터 사업에 동의하는데요. 지자체에서는 이것이 재정 부담이 될까봐 우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최근 자사고 소송에서 서울시교육청이 계속 패소하고 있습니다. '유감'이라는 입장문을 내셨는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절차를 문제삼은 것이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대한 정책적 당위성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판부가 문제 삼은 그 평가지표는 2015년 박근혜 정부 교육부조차 거의 수용한 내용이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2019년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했습니다. 법률적‧행정적 문제가 없었어요. 우리 교육청은 2015년부터 학교평가 가이드북을 통해서 2019년 평가지표를 꾸준히 안내해서 학교의 예측 가능성을 충분히 보장했다고 봅니다. 그런데도 재판부가 '예측 가능성이 없었다'는 자사고 측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수용했습니다."

- 최근 10년간 임용된 판사 1482명의 출신고를 보면 모두 서울에 있는 대원외고, 명덕외고, 한영외고, 대일외고 출신이13.8%였고 SKY 대학 출신은 79.3%였습니다. 이런 점이 재판에 영향을 줬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판사들의 학벌이나 학연 때문에 부정적 판결이 내려졌다고는 보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한국 사법부의 독립성을 신뢰합니다. 이런 전제 속에서 보더라도 우리 사회 상위 직인 판사들 가운데 서울지역 외고 출신이 14%에 이른다는 건 위기의 신호입니다. 고교체제 개혁이 시대적 당위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봅니다. 오는 2025년부터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이런 문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고·자사고의 사회적 소임은 이제 끝났다" 
 
 조희연 서울교육감.
▲  조희연 서울교육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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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2025년부터 일반고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실현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이런 흐름은 역전이 어려우리라 봅니다. 다수의 시민들은 일반고 전환에 찬성합니다. 자사고와 외고 학부모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이고요. 동의하면서도 침묵하는 다수와 강력하게 반대하는 소수가 공존하는 상태로 봅니다. 만약 어느 정부가 일반고 전환 정책을 역전시키면 다수의 침묵하는 동의자들이 저항할 것입니다. 더더군다나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실시되기 때문에 학생의 희망에 따른 교육과정의 다양화가 실현 가능해졌습니다. 이전에는 '고교 다양화 정책'을 통해 고교 간 교육 다양화가 이루어졌다면, 앞으로는 '고교학점제'를 통해 고교 내 교육 다양화가 가능해집니다. 외고‧자사고의 사회적 소임은 이제 다했습니다."

- 지난해 12월 22일엔 혁신학교 지정 반대운동을 펼친 서울 서초에 있는 경원중 주변 주민들을 고발했습니다. 민선 교육감으로서 쉽지 않은 결정인데요.
"저희도 굉장히 고민했고요. 혁신학교 반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표현의 자유니까요. 그런데 반대 자체가 교권침해 방식으로 이뤄진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분들 중엔 지역 부동산 업자와 연결된 이도 있었다고 보고요. 학교교육과 직접 관련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정보가 있었습니다. 교장 실명을 적고 '나는 너를 죽어서도 잊지 않겠다'는 저주 현수막을 학교 문 앞에 내건 것을 보고 정말로 지나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학부모를 고발한 것이 아니라, 교권을 침해한 인사들을 고발한 것입니다."

- 결국 경원중 혁신학교 지정을 취소했는데요. 앞으로 혁신학교 정책을 계속 추진하는 겁니까?
"혁신학교는 미래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공교육 시범학교예요. 당연히 혁신학교 포기는 없습니다. 혁신학교를 포기하는 건 미래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다만, 미래고 뭐고간에 학원형 수업을 해주길 바라는 학부모도 분명히 있습니다. 대학입시와 학벌체제 효과인 것인데요. 초중등교육의 정상화는 대학 서열화 해소와 학벌체제 개혁과 함께 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대입과 수능이 블랙홀이 되어서 초중등교육을 왜곡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교육은 성공의 길이 아니라 성장의 길'이 되는 미래교육을 만들고 싶습니다."

- 경원중 주민들이 내세웠던 명분은 '혁신학교가 지정되면 학력이 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혁신학교의 기초학력 저하'에 대한 명확한 실증연구 자료는 없습니다. 다만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2016년 고교 학업성취도 결과의 경우 혁신고와 자사고, 특목고를 포함한 전체 고등학교의 학업성취도 결과를 비교한 것입니다. 지역 여건이나 가정‧경제적 요인 등에 대한 고려가 없는 단순 비교였어요. 아시듯 혁신학교는 형편이 열악한 지역에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학력이 낮은 채로 출발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혁신학교의 성취도 향상을 살펴보면 일반고교에 비해서 오히려 높습니다. 학력은 단순히 시험 치는 능력이 아닙니다. 지식을 깊이 이해하고 소통하며 협업하는 역량까지 아우르는 학력 개념에 비춰보면, 혁신학교는 오히려 학력을 키우는 교육을 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 경원중 주민 얘기 중에 딱 하나 동의가 됐던 내용이 '수능을 강화하면서 뭐 하러 수능에 불리한 혁신학교를 지정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표적인 역진 사례가 수능 확대인 것 같습니다. 학원형 입시교육을 벗어나기 위해 박근혜 정부도 자유학기제를 도입했습니다. 그런데 수능 확대 기조가 갑자기 나오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혼란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안타깝습니다. 이제라도 새롭게 전열을 재정비해서 전면적인 입시개혁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교육혁신은 8부 능선에 와 있습니다. 8부 능선을 넘을 때가 가장 힘듭니다. 이 8부 능선을 넘어서 학벌체제를 고치는 데까지 전진하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어떤 교육혁신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자사고와 외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고교체제 개혁, 고교학점제 도입, 내신과 수능 절대평가 도입, 이 3가지 전환적 계기가 상호 결합이 되어 긍정적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는 2025년이 1995년 5.31 교육개혁에 버금가는 커다란 전환점이 되리라 봅니다."

 "아날로그형 교육혁신에 인공지능형 혁신 결합해야"
 
 조희연 서울교육감.
▲  조희연 서울교육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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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의 방향 가운데 하나로 AI(인공지능) 교육이 있습니다. 그런데 '불완전한 AI에 대한 과도한 신뢰는 위험하고, 사교육 개입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많은 이들에게 낯선 존재입니다. 낯선 존재에 대해 환상이나 편견을 품고 대하는 일은 흔한 현상이죠. 그럴수록 AI를 가까이에서 경험하면서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경험이 필수적입니다. 우리가 인공지능 융합역량을 강조하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다른 영역에서도 최근 문해력 교육이 강조되는데, 이것도 그 연장선 위에 있습니다. 이런 점으로 보면 서울시교육청의 정책은 사교육 업체들의 목표와는 정반대 방향을 지향합니다. 기존 혁신학교는 아날로그형 혁신 측면이 있었어요. 원격수업 시대에 디지털형 혁신을 결합시켜야 합니다. 인공지능형 혁신과도 결합을 시켜야 합니다. 물론 민간과 관계에서 공공적 규제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공공성을 지향하는 시장 부분과 공공부분이 만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는 2/3가 등교하는데, 중학교만 1/3이 등교합니다. 불공정한 거 아닌가요? 
"원격수업은 한계가 명확합니다. 매일 등교하는 학년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초1-2와 고3은 밀집도 예외 대상입니다. 이러다보니 초등학교와 고교는 2/3가 등교하게 됐고요. 중학교만 1/3 등교입니다. 이건 수미일관의 원칙에도 어긋나죠. 중1도 밀집도 예외로 해야 합니다. 이 학생들은 지난해 초6 때 코로나로 학교에도 많이 못 갔잖아요."

- 등교수업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 가인데 하나가 과밀학급인데요. 과밀학급은 어떻게 해소하면 좋겠습니까?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 감소가 추진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저는 '학급당 학생 수 20명 시대'를 열어나가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코로나 위기를 맞으면서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은 (기획재정부에서 관할하는) 교원 정원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교육은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만 계산하면 안 돼요. 우리 사회의 미래를 내다보고 교육의 질을 중요시하는 정부 차원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교원 간 경쟁은 불행한 학교 만들어"
 

- 교원성과상여금을 균등지급하자고 제안했지만,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상황임을 고려해서 제안을 한 것인데요. 교육부는 인사혁신처와 협의해서 S, A, B 등급 간 비율을 조정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교원 간 경쟁을 조장하는 현행 교원성과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성적 경쟁이 불행한 학교생활을 만들 듯이, 교원 간의 경쟁 또한 불행한 학교를 만듭니다. 부정적 측면이 너무 많습니다."

- 임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정책은 무엇입니까?
"제가 교육감이 된 뒤로,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 17년 만에 공립 특수학교인 서진학교를 설립했습니다. 동시에 앞으로는 학교를 신설하거나 증축할 때, 특수학급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습니다. 지난 2월 서진학교 졸업식에 참석해서 첫 번째 졸업생 20명과 함께 기쁨을 나누었는데요. 모든 아동‧청소년은 언제 어디서나 공평하게 배울 권리가 있다는 것을 가슴으로 확인했습니다. 지금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특수학교를 가지지 못한 구가 8개나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모든 자치구에 공립 특수학교를 설립하려 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은 1일 발표한 '제2기 학생인권종합계획'(2021~2023)'에서도 '장애·다문화 학생·성 소수자 등 소수자 학생을 보호하고 인권 교육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가 생기지 않도록 교육하겠다는 것이다. '성 소수자 보호'에 대해서는 일부 우익과 종교계 세력이 '동성애 조장'이라고 거세게 반발했지만, 해당 내용이 그대로 들어갔다. 

-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어떤 일에 집중할 생각이십니까?
"저는 요즘 '통합교육복지'라는 새로운 틀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제가 7년동안 교육감을 했는데, 학교 현장을 보면 아이들에 대한 교육복지가 파편화되고 개별적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이들은 같은 학생인데 교육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교육부, 교육청, 서울시, 자치구, 여가부 등 다 다릅니다. 이래서는 행정적 장벽 때문에 통합교육복지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 교육복지 행정부서들이 통합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관련기사]
[혁신교육감 ①] '일제잔재 청산교육' 나선 김지철 충남도교육감 http://omn.kr/1rz3n 
[혁신교육감 ②] 민병희 "공부만 시키는 건 해악, 의사와 판검사 사람 만드는 게 교육"  http://omn.kr/1s7pp   
[혁신교육감 ③]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학종교' 신도로 통하는 이유 http://omn.kr/1sf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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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긴 산하, 아직 평화롭지도 하나되지도 못했다”

‘분단시대의 망명객 故 정경모 선생 추도식’ 열려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1.04.01 20:25
  •  
  •  수정 2021.04.01 23:47
  •  
  •  댓글 0
 
‘분단시대의 망명객’ 정경모 선생의 추도식이 1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분단시대의 망명객 故 정경모 선생님 유해봉환위원회’ 주최로 열렸다. 배우 문성근 씨가 고인과 부친 문익환 목사와의 각별한 관계를 회고하는 추도사를 했다. [사진 - 조천현]
‘분단시대의 망명객’ 정경모 선생의 추도식이 1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분단시대의 망명객 故 정경모 선생님 유해봉환위원회’ 주최로 열렸다. 배우 문성근 씨가 고인과 부친 문익환 목사와의 각별한 관계를 회고하는 추도사를 했다. [사진 - 조천현]

“2000년 6.15선언에 그 내용이 그대로 옮겨앉은 89년 4.2공동성명이 발표된지 벌써 32년, 그 선언들을 아직도 우리는 실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천은커녕 그 선언을 만들어내신 정경모 선생님을 생전에 고국에 모시지도 못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51년 만에 유해로 돌아온 ‘분단시대의 망명객’ 정경모 선생의 추도식이 1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분단시대의 망명객 故 정경모 선생님 유해봉환위원회’ 주최로 열렸다.

이날 추도식은 [통일의집] 유튜브 채널과 <통일뉴스>를 통해 생중계됐다. 

1989년 고인과 더불어 방북길에 올랐던 문익환 목사의 3남 배우 문성근 씨는 추도사에서 “정경모 선생님과 문익환 목사는 영혼의 동지셨다”며 이부영 선생이 “이제라도 정경모 선생을 문익환 목사가 누워계신 모란공원에 유원호 선생과 함께 나란히 모시자”고 제안해 “아~ 정말 좋다. 김구 여운형 장준하 선생이 어울리고 계신 ‘찢겨진 산하’에 이제 정경모 선생님도 문익환 목사 손을 잡고 들어가시겠구나”라며 반겼던 심경을 전했다.

『찢겨진 산하』는 고인이 일본에서 발간한 잡지 <씨알의 힘> 제6호(1983년 6월)에 여운형, 김구, 장준하의 구름 위 정담(三先覺雲上經綸問答) 제목으로 발표했고, 1984년 이를 단행본으로 엮은 책으로 국내에도 번역돼 널리 읽혔다. 죽임을 당한 세 분의 선각자 여운형, 김구, 장준하가 사후세계에서 만나 가상의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다.

51년 만에 유골로 고국에 돌아온 정경모 선생(1924-2021).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51년 만에 유골로 고국에 돌아온 정경모 선생(1924-2021).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1924년 서울에서 출생한 고인은 1970년 일본으로 건너간 뒤 고국의 민주화 운동과 통일운동을 지원하며 한 평생을 바쳤고, 끝내 고국 땅을 밟지 못한 채 지난 2월 16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영면에 들어 2월 19일 유해로 돌아왔다.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과 1일 서울 중구 충무로역 인근 ‘공간 채비’에서 일반인 조문을 받았고, 2일 오전 19시 ‘채비’에서 발인해 오전 11시 고 문익환·박용길 부부의 자택이었던 서울 수유리 ‘통일의 집’에서 노제를 지낸 뒤 오후 2시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사진 - 조천현]
[사진 - 조천현]
[사진 - 조천현]
[사진 - 조천현]

이승환 통일맞이 이사장은 “지금으로부터 32년 전인 1989년 선생님과 문익환 목사님께서 한반도 탈냉전과 화해의 일념으로 방북하셨고, 그때 만들어진 4.2공동성명을 우리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며 “4.2공동성명은 민(民)의 투쟁과 성찰의 성과 속에 만들어진 기념비적 남북합의이며, 이 민의 성과를 이어받아 6.15공동선언이 탄생할 수 있었다. 또 6.15를 계승한 숱한 남북선언들의 초석이 되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아가 “우리는 4.2공동성명을 6.15선언의 마중물로만 해석하는 일반의 오해를 넘어 민이 만들어낸 평화와 통일의 장정으로 이해하고 이를 계승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4.2공동성명의 정신은 바로 오늘의 위기 앞에 남북이 사상과 제도, 신념과 가치를 뛰어넘어 민족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힘을 합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익환 목사와 정경모 선생은 김일성 주석과 면담하고 허담 조국평화통일위원장과 4.2공동성명을 발표한 뒤 문익환 목사는 감옥에 갇혔고 정경모 선생은 일본 망명객 신세를 면치 못했다.

“쌍방은 누가 누구를 먹거나 누가 누구에게 먹히지 않고 일방이 타방을 압도하거나 타방에게 압도당하지 않는 공존의 원칙에서 연방제방식으로 통일하는 것이 우리 민족이 선택해야 할 필연적이고 합리적인 통일방도가 되며 그 구체적인 실현방도로서는 단꺼번에 할 수도 있고 점차적으로 할 수도 있다는 점에 견해의 일치를 보았다”는 4.2공동선언 4항은 이후 6.15공동선언 2항의 통일방안 합의의 토대가 됐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소선합창단과 평화의나무합창단이 추도곡을 공연했다. [사진 - 조천현]
이소선합창단과 평화의나무합창단이 추도곡을 공연했다. [사진 - 조천현]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4.2 남북공동성명은 바로 2000년 6.15 남북정상선언의 기초가 되었고 그 이후 여러 차례 이어진 남북정상선언의 길을 열어놓았다”며 “문익환 목사님과 정경모 선생님이 내놓으신 길을 갈아엎으려는 그 어떤 만행도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선생의 생애 대부분을 망명객으로 살게 한 국가보안법의 낡은 틀은 여전하다”며 “둘로 찢긴 산하는 아직 평화롭지 않고 하나되지도 못했다. 소중한 겨레의 약속들이 결실도 맺지 못한 채 사라져가고 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고 “이제 남은 몫은 우리들에게 남겨 놓고 부디 영면하소서”라고 추도했다.

유가족을 대표해 고인의 장남 정강헌 씨는 조카 정진영 씨가 대독한 ‘감사의 말씀’을 통해 “아버지께서는 작년 가을부터 오연성폐렴으로 입퇴원을 반복하다 11월에 퇴원하시고 퇴원한 지 3개월 만인 2월 16일 목숨을 다했다”며 “기소정지 상태인 아버지는 ‘정보 당국과 화해하려고 했었는데도 고국 땅을 밟지 못한 채 사라진 인물이 있었다는 사실을 대한민국 역사에 남길 것도 의의가 있다’고 귀국에 대해서는 그리 고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강헌 씨는 “민주화니 통일이니 분주했기에 문자 그대로 무일푼, 식구들은 경제적으로 고초를 겪어온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저희 아버지가 마석 모란공원에 문익환 목사님, 유원호 선생님과 함께 안장되게 된 것에 대해 유가족으로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사의를 표했다.

추도식 마지막 순서는 분향과 참배로 마무리됐다. [사진 - 조천현]
추도식 마지막 순서는 분향과 참배로 마무리됐다. [사진 - 조천현]

김재규 전 통일맞이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추도식에는 함세웅 신부, 이낙연 전 총리,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 등이 추도사를 했고, 이소선합창단과 평화의나무합창단이 추도곡을 공연했다.

추도식은 영정을 앞세우고 만장을 휘날리며 모심굿으로 시작했고, [통일의집]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됐으며, <통일뉴스>를 통해서도 중계됐다.

추도식에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박중기 추모연대 명예의장,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 이규재 범민련남측본부 의장, 임재경 <한겨레> 초대 부사장, 이해학 겨레살림공동체 이사장, 조성우 겨레하나 이사장, 문영금 통일의집 관장, 서승 우석대 석좌교수 등이 참석했다.

 

정경모 선생 연표

1924년 7월11일 - 서울 영등포 출생

1942년 - 경기중학교 38회 졸업

1943년 - 일본 게이오대학 의학부 입학, 45년 3월 본과 입학

1945년 - 6월 도쿄 공습 피해 귀국

1945년 - 9월 서울대 의대 입학

1947년 - 이승만 장학생으로 미국 유학, 에모리대학 화학전공

1950~53년 - 도쿄 맥아더사령부 통역관 차출, 한국전쟁 정전회담 통역 배석, 주일 미군 한국어 교사

1951년 7월 - 요코하마 하숙집 딸 일본인 나카무라 지요코와 문익환 목사 주례로 결혼

1956년 - 귀국, 서울 원남동 거주

1962~67년 - 상공부 기술고문으로 울산공업센터(석유화학단지) 건설 참여, 기공 기념 박정히 축사 작성

1970년 9월 - 박정희 군사독재 반대 일본으로 망명. 반체제 인사로 입국 불허.

1973년 - 일본 잡지 <세카이>(世界) 기고 계기로 한국문제 시사평론가, 문필가 활동 시작

1973~78년 - 재일 한민통 기관지 <민족시보> 주필, 김대중 납치 구명운동 등 민주화운동

1981년 - 한국문제 전문지 <씨알의 힘> 발행, ‘씨알 어학숙’ 설립 운영

1985년 - 몽향 여운형 선생의 39주기 첫 번째 도쿄 추도강연회 주최

1988년 12월 - 몽양 둘째딸 여연구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초청으로 첫 번째 북한 방문

1989년 - 늦봄 문익환 목사·유원호 씨와 두 번째 방북, 김일성 주석 면담, ‘4.2공동선언’ 초안 작성

1991년 - 일본의 평화와 조선의 통일을 생각하는 ‘씨알의 힘’ 모임 발족

1994년 - 문익환 목사 별세 충격으로 뇌경색 와병

1995년 7월 - 김일성 주석 1주기 추모식 초청으로 박용길 장로와 함께 세 번째 방북. 김정일 국방위원장 접견.

1999년 -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와 통일맞이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귀국 추진, 준법서약서 요구로 무산

2001년 - 제6회 늦봄통일상 선정(동생 정성모 대리 수상)

2003년 - 노무현 참여정부에 귀국 의사 표시, 자수서 요구 거절. 송두율 교수 구속 사태로 무산

2009년 5월~11월 - <한겨레> ‘길을 찾아서’ 회고록 ‘한강도 흐르고 다마가와도 흐르고’ 연재

2010년 - 연재 회고록 <시대의 불침번>(한겨레출판) 출간

2011년 - 회고록 일어판 <역사의 불침번>(후지와라서점) 출간, 도쿄에서 출판기념회

2019~20년 - 문재인 정부와 귀국 협의, 자수서 요구로 또 다시 무산

2021년 2월16일 - 요코하마 자택에서 숙환으로 별세. 향년 97. 망명 51년째. 

 

[자료제공 - 유해봉안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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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중증 치매’…선거판 달구는 막말, 모욕죄 해당할까?

등록 :2021-04-02 13:29수정 :2021-04-02 13:48
 
‘거친 말’로 시작된 재판, 유·무죄 엇갈리는 이유는

김성태 전 의원에 욕설 댓글 누리꾼 ‘유죄’
“피해자 모욕만 있고 사실관계나 논리적 의견 없어”

현대차 홍보성 기사에 ‘기레기’ 댓글 누리꾼 ‘무죄’
“MPDS 안전성 논란…다른 독자들도 홍보성 비판”
지난달 26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용산구 용문시장네거리 유세에서 각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용산구 용문시장네거리 유세에서 각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가 연설할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무슨 중증 치매 환자도 아니고’라고 지적했더니 과한 표현이라고 합니다. 야당이 그 정도 말도 못 합니까.” (3월26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자기가 내곡동 땅 개발승인계획 해놓고 안 했다고 하는 후보는 쓰레기입니까, 아닙니까? 쓰레기입니다.” (3월27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쓰레기’ ‘중증 치매 환자’ 등 막말이 쏟아지고 있다. ‘중증 치매 환자’ 발언을 한 오세훈 후보는 지난달 31일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이 시간 이후로 그런 표현을 쓰지 않겠다”면서도 “(중증 치매환자는) 강력한 비유”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를 겨냥해 “쓰레기”라고 말한 윤호중 의원은 이후 별다른 의견표명이 없다. 사람을 가리켜서 한 말은 아니지만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지난달 26일 “부산은 3기 암 환자 같은 신세”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선거철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정치인들의 거친 말이 ‘해프닝’처럼 지나가고 있지만, 평소 누군가를 특정해 이런 말을 쓰게 되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비슷한 말을 써서 재판에 넘겨진 사례들을 분석해봤다.
사진 언스플래시
사진 언스플래시
같은 ‘쓰레기’라 해도 상황 따라 유·무죄 갈려
누군가에게 ‘쓰레기’ 같은 말을 썼을 때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혐의는 모욕죄다. 대법원은 모욕에 대해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경멸적인 표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다소 표현이 무례하더라도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하진 않았다면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고, 모욕적 표현이라 해도 사회 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수준이라면 위법성이 없어진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이에 따라 같은 ‘쓰레기’란 욕을 했더라도 경우에 따라서 유·무죄가 갈린다. 2016년 강용석 변호사 관련 기사에 ‘강용석=쓰레기’라는 댓글을 단 ㄱ씨는 1심에서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ㄱ씨가 댓글로 공연히 고소인을 모욕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쓰레기’, ‘놈’ 등의 단어를 섞어 욕 댓글을 단 ㄴ씨의 경우, 1심에서 “해당 댓글이 김 의원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만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하지만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2월 2심에서 벌금 30만원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하는 모욕적 언사”라며 “이 같은 댓글 작성 행위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정당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댓글에 피해자를 모욕하는 표현만 적시돼 있을 뿐, 어떠한 사실관계나 그에 대한 논리적 의견을 밝힌 부분도 전혀 찾을 수 없다”고 했다.반면 최근 대법원은 인터넷 기사에 ‘기레기’란 댓글을 달아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아무개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씨는 2016년 현대차의 엠디피에스(MDPS) 홍보성 기사에 ‘기레기’라고 댓글을 달았다가 1, 2심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기레기’는 모욕적 표현에 해당한다”면서도 이씨가 댓글을 달 당시 엠디피에스의 안정성 논란이 있었다는 점, 기사를 읽은 상당수 독자가 엠디피에스를 홍보하는 듯한 기사를 비판하는 댓글을 게시했다는 점 등을 들어 이씨의 행위가 “사회 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lt;한겨레&gt; 자료사진
대법원. <한겨레> 자료사진
“무뇌아”, “확찐자”로 벌금형 선고받기도
상대방을 ‘치매 환자’ 등에 빗댔다가 재판에 넘겨진 사례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비슷한 취지로 상대방을 비하하기 위해 ‘무뇌아’란 표현을 써 유죄 판결을 받은 일은 있었다. 2016년 대법원은 한 인터넷 카페 게시글에 “정말 한심한 인간이네, 생각이 없어도 저렇게 없을까. 뇌가 없는 사람이야. 무뇌아”라고 댓글을 달아 모욕 혐의로 기소된 김아무개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원심은 “김씨는 상대방의 구체적인 행태를 논리적·객관적 근거를 들어 비판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로지 모욕적 언사가 담긴 댓글만을 게시했다”며 “‘무뇌아’라는 표현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등을 종합해 보면, 김씨는 모멸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상대에게 인신공격을 가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무심코 쓰는 표현이 모욕죄에 해당하는 경우도 있다. 청주시 공무원 ㄷ씨는 지난해 동료 직원의 몸을 손으로 찌르며 “‘확찐자’가 여기 있네”라고 모욕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확찐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살이 찐 이들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재판부는 “여러 사람이 있는 가운데 이뤄진 ㄷ씨의 언동은 살이 찐 사람을 직간접적으로 비하하는 것으로 사회적 평가를 동반하는 만큼 모욕죄가 성립된다”고 봤다.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에게 ‘승냥이’라고 표현한 입주민, 경쟁사 직원을 ‘사기꾼’이라 일컬은 부동산 경매회사 직원이 벌금형을 선고받은 일도 있었다. 지난해 울산지법은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의 운영비 부정 사용을 지적하며 ‘승냥이’란 글을 올린 ㄹ씨에게 벌금 1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운영의 불합리성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표현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반복적으로 ‘승냥이’라고 한 것은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만한 모욕적인 표현”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경쟁사 직원이 부동산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표절이라며 “남의 글이나 훔치는 사기꾼, 이중인격자”라고 글을 올린 박아무개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원심 재판부는 “경쟁자가 전문가 행세를 한 것은 기만이나, 사기는 아니다. 피고인의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법원 전경.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법원 전경.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피고인 욕했다가 손해배상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욕할 만 하다’는 의미에서 댓글을 달았지만, 민사소송에 걸려 손해배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가수 고 구하라씨를 폭행·협박한 혐의로 징역 1년의 실형 확정판결을 받은 최종범씨는 자신에게 “쓰레기” 등의 댓글을 단 누리꾼 6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6명 중 최씨 외모를 비하한 1명에게만 최씨에게 3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다섯명에 대한 최씨의 청구를 기각하면서 “특정 유형의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나 범죄 예방 방안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는 등의 차원에서 댓글을 작성했다”고 밝혔다.구조동물을 무분별하게 안락사시킨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재판을 받는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전 대표도 자신에게 비방 댓글을 단 6명에게 1인당 250여만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84단독 김홍도 판사는 ‘댓글이 모욕이나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피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박 전 대표의 행위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댓글을 달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각 10만원씩을 박 전 대표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89389.html?_fr=mt1#csidx23722f554241a74a2c3ef98cb642c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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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와 남북관계 전망

  • 기자명 6.15부산본부 교육위원회
  •  
  •  승인 2021.04.0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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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통일운동에 부여된 역할과 과제

가. 개괄

올해 2021년 상반기 한반도정세와 남북관계는 <미국과 남한이 합동군사훈련을 강행하고, 이에 대해 북한이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고 있는 것>으로 상징되고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체제붕괴를 궁극적 목적으로 하는 ‘군사적, 경제적 압박 강화 방향’을 분명히 하면서, ‘북의 비핵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고 천명하고 있다. 대화와 협상을 폐기하고 대결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의 거듭된 접촉제의를 언론용, 시간벌기용에 불과하다며 모두 거부했으며, 미국이 ‘대북적대시정책’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어떤 대화나 협상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미국의 대북정책, 대북제재의 틀 속 갇혀 남북정상합의를 이행하지 않아온 남한정부는 한미합동군사훈련 실시를 비롯해 정상합의를 위반하는 데로 한 걸음씩 더 나아가고 있다.

작년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조치를 취했던 북한은 ‘3년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힘들 것’,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남조선당국과는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없다’면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고,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대남 협력, 교류 관련기구들을 없애버리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하였다.

북한이 대미, 대남관계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적인 행동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임기말기에 들어선 남조선당국의 앞길이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하게 될 것’ ‘(미국은)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 등이 암시하는 바는 핵시험, 미사일발사를 비롯한 무력 과시를 재개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미가 합동군사훈련을 강행하자, 3월 21일 단거리순항미사일 2발(미국과 남한당국의 추정)을 발사했으며, 3월 25일에는 새로 개발한 신형 전술유도탄을 시험 발사했다.)

치열한 북미대결의 장에서 벗어나, 남북이 힘을 합쳐 한반도평화와 민족통일의 역사를 개척할 수 있었던 기회는 사라지고 있다.

이는 예속적인 한미관계를 남북관계보다 절대시하고, 통일정책을 미국의 대북정책을 실행하는 것으로 대한 현 정부가 초래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정세는 2017년의 전쟁위기국면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남북관계는 2018년 4.27판문점선언 이전에서 2000년 6.15정상선언 이전으로 후퇴하고 있다.

2021년의 북미관계는 북에 대해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제재를 더 강화하려는 미국의 적대정책과 미국의 도발과 봉쇄를 무력화시키려는 북의 공세적 대응이 어우러지는 첨예한 대결로 될 것이다.

올해의 한반도정세와 남북관계를 한마디로 예견하자면 ‘군사적 대결을 위주로 한 북미대결이 격화되는 속에서 남북관계는 전면 차단되고 급속히 후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나. 북미관계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으로 ‘오랜 적대관계를 마감하는 역사적인 변화가 올 것’이라고 기대한 북미관계는 다시금 대결국면으로 들어섰다. 미국이 백년에 한번 올까말까 하는 기회를 잃어버린 것은, 전임 미합중국 대통령 트럼프가 ‘군사적 압박과 경제적 봉쇄로 북한 체제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믿는 미국의 주류정치세력, 대결주의자들의 책동을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로 미국 대통령자리에 들어앉은 바이든은 대외정책, 특히 대북정책에서 역대 어느 미국대통령보다 과거 회귀적이라 할 수 있다.

전임 대통령인 트럼프가 추진하려 한 대북관계 개선정책을 폐기한 것은 정권이 교체되면 통상 있는 미국 정치의 통과의례라 할 수 있지만, 바이든의 북한에 대한 입장, 한반도에 대한 이해 정도는 ‘전략적 인내’를 간판으로 내걸고 8년 동안 개점휴업상태를 면치 못한 버락 오바마보다도 훨씬 저열하다고 할 수 있다. 바이든이 북한과 한반도에 대해 내뱉고 있는 말들은 조지 W 부시를 떠올리게 한다. 그의 지적 능력과 정책 결정력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드는 것이다.

미국 정치는 사회양극화가 극심해지는데 따라, 민주-공화 양당이 정권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서, 주류정치와 비주류정치의 험악한 싸움판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작년 대선에서 주류정치, 즉 워싱턴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기성이익집단과 네오콘이 승리하였다. 물론, 2019년 하노이회담에서 네오콘의 압박에 굴복한 트럼프가 재선되었다하더라도 북미관계는 별반 달라질게 없었을 것이다.

특별한 능력이 없고, 식견도 부족하며, 대중적 인기도 별로인 고령의 바이든은 네오콘에게 훨씬 손쉬운 존재다. 바이든은 대북대결주의자들의 입장을 그대로 따를 것이라는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이는 북한과 한반도에 대해 별로 아는 것도 없는 바이든이 북한에 대해 발언한 것들에서 확인되고 있다.

미국의 북미대결주의자들은 북한은 붕괴직전이며 군사적, 경제적으로 좀 더 압박하면 붕괴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 이는 소련과 동구권의 붕괴 경험, 그리고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일부 나라들의 현실로부터 신념으로 된 생각이다. 하지만 이런 신앙이 북한에서도 구현될 것인지는 다른 문제다. ‘북한붕괴론’과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적대적 압박이 현실에서는 정반대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북을 압박해 온 지난 30여 년 동안, 북한의 체제는 더 공고해졌고, 군사적 능력은 더 강화되었다.

지금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을 수립하겠다면서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일본과 남한을 방문했고, 북한에 여러 차례 접촉제의도 했다. 하지만 북미대결에서 힘의 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졌으므로 바이든 행정부가 적대정책을 포기하는 대화와 협상의 길에 나서지 않는다면, 버락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의 짝퉁을 답습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행정부 때 합의한 ‘한반도비핵화’라는 용어 대신 ‘북한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하고 있다. 심지어 ‘북한은 미국을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존재’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미국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표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라고 주장하는데, 적대정책을 근간으로 삼는 조건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라는 말은, 북한의 체제붕괴를 추구하겠다는 말과 같다. 바이든 행정부는 앞으로 여러 가지 엇갈린 행보를 보이기도 하겠지만, 결국 적대적 대결정책을 재추진하는 길로 나아갈 것이다.

미국은 한미동맹을 미일군사동맹에 예속시키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일 간 현안에서 남한이 양보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얼마 전 하버드대학 교수라는 작자가 엽기적인 논문을 발표하고 미국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미국은 자신들이 주도하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으로 구성된 군사협력체(Quad+)에 남한의 참여를 강요하고 있다.

2개의 미사일방어체제를 남한에 더 설치하고, 군사공항과 미사일통제기지 등을 제주도에 건설하려하며, 세균전시설도 전국 주한미군기지에 모두 들여놓을 계획이다. 부산을 비롯한 지방에 있는 군사공항의 기능도 확충하려 한다.

물론 이는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 한반도에 대한 미국-일본의 군사적 지배력과 영향력 증대가 수반되며, 필연코 대북적대정책을 강화하게 만든다.

북한이 조선로동당 8차대회에서 채택한 노선과 정책을 한마디로 말하면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것인데, 대미정책에서는 미국이 대화를 제의하건, 군사적 압박을 하건, 제재를 강화하건 개의치 않고 자기가 설정한 목표를 자신의 힘으로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대화나 협상을 통해 미국과 관계개선을 추구하는 것을 폐기하고 힘의 대결을 통해 미국이 대북적대정책을 포기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 북한이 확정한 전략적 방향이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을 무력화하는 군사적, 경제적 역량을 더 높은 수준에서 구축함으로써 이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 ‘시간은 우리 편이다’는 김정은 총비서의 표현에 담겨있듯, 이에 대한 북한의 자신감은 매우 강하다.

북미관계는 마감 짓지 못한 힘의 대결을 최종 결산하는 데로 가고 있다. 어느 한쪽의 빛나는 승리와 다른 쪽의 처참한 패배를 굳이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대화와 협상으로 결속될 수도 있었던 북미대결의 기관차는 극한 대결의 종착점을 향해 다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다. 남북관계

지금 남북관계는 4.27판문점선언 이후 최악의 상태이며 6.15공동선언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남과 북, 온 민족을 설레게 했던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있은 지 불과 3년 만에 이런 상황이 된 원인은 무엇보다 청와대의 태도와 입장에 있다. 판문점선언과 그해 가을 평양공동선언에서는 맨 앞에 자주의 원칙에 대해 합의하였다고 강조하였다. 하지만 이후에 벌어진 남측의 행동은 맺은 약속들과 너무나 달랐다.

한미합동군사훈련 실시를 놓고 남북관계가 전면파탄의 기로에 서있던 지난 3월, 청와대는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자 핵심이다’, ‘ 한미동맹을 안보는 물론 경제, 사회, 문화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다’는 발언을 버젓이 공개하였다.

남북관계에서 현 정부가 취한 행위들은 미국의 ‘눈치보기’를 넘어 ‘알아서 기는’ 수준이었다. 이 치욕스러운 사태의 근원은 ‘미국에 엇서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청와대의 대미굴종주의, 그리고 의식 속에 뿌리박혀있는 적대적 대결의식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남한의 당국자들이 ‘북한이 강경하게 나오는 것은 대화와 협상에서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경제형편이 좋지 않으니 결국 우리가 제시하는 경제협력안을 받아 물것이다’는 식의 생각을 버리지 못한 것도 남북관계파탄에 적잖게 기여하였다.

청와대가 미국에 대한 강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다. 2020년 6월에 뜬금없이 ‘체제경쟁은 끝났다’는 발언이 나온 것을 보면, 어떤 이데올로기의 영향 속에 갇혀있는 지도 짐작할 수 있다.

북한으로서는 남한의 최고당국자의 마음속에 통일은 있지 않고 분단고착화 정도만 있을 뿐이라는 판단을 하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2020년 6월 8일, 북한 통일전선부가 성명에서 ‘적은 역시 적’이라고 한 것은 ‘청와대가 미국의 대북정책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의지와 능력이 희박하다’는 인식과 ‘적대적 대결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을 표현한 말이다.

북한은 곧이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였다. 그런데도 통일부를 비롯한 남한의 당국자들은, 미국의 대북제재에 충실히 복종하는 경제지원사업 제안이나 늘어놓고 있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이런 비상식적 제안들이 나오는 이유는, ‘북한은 언젠가는 붕괴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붕괴론을 떨쳐버리지 못하면 열 백번 죽었다 깨어나도 한반도평화와 민족통일에 옳게 기여할 수 없으며, 무엇을 하건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의 집행자 노릇을 면치 못한다.

4.27판문점시대는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참으로 커다란 전환점이 될 수 있었던 기회였다. 하지만 남한의 최고책임자는 이 중대한 역사적 시점에, 민족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통일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굳은 의지를 발휘하지 못했다. 이는 우리 역사에서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으로 될 것이다.

현 정부가 저지른 가장 큰 잘못은 남북관계, 남한의 대북정책을 미국의 대북정책에 종속시킨 것이다. 이로 하여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힘들게’ 되었으며 남한 당국은 북한으로부터 냉대와 수모를 받는 대상이 되고 말았다.

비핵화

미국은 비핵화를 대북정책, 한반도정책의 최우선 목표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논리적 모순이며 현실에서는 실현될 수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북한의 핵무장은 미국이 추진한 대북적대정책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 소련과 동구권이 몰락하기 시작하자, 미국은 군사적 압박(전면전쟁 포함)과 경제봉쇄를 통해 북한의 붕괴를 촉진시키려 했다. 그리고 북의 ‘핵개발의혹’을 이런 일을 벌이는 명분으로 제기했다. 클린턴은 핵개발의혹을 앞세워 북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추구했지만, 북한의 맞대응에 꺾여 결행하지 못했고, 오히려 역사상 처음으로 북미합의서(제네바합의, 1994년)에 도장을 찍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얻은 것이라곤 ‘북한의 핵개발의혹’ 이란 말이었다. 그런데 이 ‘의혹’은 오히려 북한에게 협상 카드를 쥐어준 격이 됐으며, 핵개발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기도 했다.

물론 미국은 북한을 붕괴시키려는 목적을 포기하지 않았다. 온갖 술수를 부려 제네바합의를 파기해 버렸고, 경제봉쇄와 전쟁도발책동을 지속했다. 하지만 미국이 내세운 비핵화라는 명분은 6자회담에서 되려 자기 입장을 궁색하게 만들었으며, 2005년에 이르러서는 6자회담의 결과물인 ‘9.19공동성명’에 원치 않으면서도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북을 ‘악의 축’이라 지칭하며 붕괴책동을 노골적으로 벌인 미국 부시행정부는 6자회담 합의이행을 거부했고, 유엔안보리를 이용해 경제제제를 확대 강화하는 것으로 북한붕괴를 실현시키려 했다. 미국이 내세운 제재 명분은 북의 핵개발과 미사일개발이었다.

하지만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을 막아야 한다’는 미국의 선동, 끊이지 않는 전쟁도발책동은 북한에게 모든 나라가 가지고 있는 핵개발본능을 깨워주었으며, 미사일개발 의지를 더 높여주었다. 상황타개를 위한 어떤 일도 하지 못한 버락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8년의 시간과 한반도전면전쟁위기가 고조된 2013년, 북미간 군사대결이 극한점에 도달한 2017년을 거쳐, 결국 북한은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고, 미국본토타격능력을 과시하게 되었다.

북한의 핵무기, 미사일 능력은 미국이 북한을 붕괴시키려고 책동한 결과물이다. 그러므로 북미협상의 전제조건, 일차적 목표로 ‘북한의 비핵화’를 내거는 것은 논리적인 모순이며, 현실성도 없는 것이다. 한 두 나라를 빼고 세상에 어떤 바보가 적대정책에 맞서 자위력으로 구축한 군사적 능력을 실질적인 보장도 없이 포기하려 하겠는가.

제재해제, 체제보장, 불가침협정(평화협정) 등은 핵무기포기와 교환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불가역적인 적대정책의 폐기, 관계정상화만이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는 조건으로 된다. 따라서 비핵화는 북미관계정상화의 목표나 결과로 삼을 수 없고, 대화나 협상의 전제나 선차적인 목적으로도 될 수 없다.

비핵화를 전제조건, 당면목표로 삼으면 군사압박과 경제봉쇄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상대에게 원치 않는 일을 강요하는 방법은 적대적인 수단 외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이 외치는 ‘북한 비핵화’는 핵으로부터 자유로운 한반도나 평화로운 세계를 건설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북한을 군사적으로 무장해제 시키자는 것일 뿐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낡은 비핵화의 깃발을 다시 들겠다는 것은 전쟁책동, 적대적 행위를 다시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남한정부가 이런 미국의 비핵화놀음에 맞장구를 칠 뿐만 아니라, 미국이 추구하는 북한 비핵화를 실현해보겠다고 나서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먼저, 남한정부가 미국의 비핵화 놀음에 맞장구치는 것은 아무런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공격능력을 구축한 것은 남한의 군사적 위협 때문이 아니며, 남한을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다. 북의 핵무기는 ‘남침’에 유효한 수단도 아니다.

남한의 ‘안보’라는 개념이 ‘북침’ 또는 ‘북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면, 북의 핵무기는 남한의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북의 핵무장에 의해 한반도에서 전면전쟁 발발의 위험이 줄어들었다는 역설이 작용한다.

그런데도 북이 핵무장을 완성하자, 무슨 난리라도 난 것처럼 야단법석을 친 사람들은 이런 이치를 모르거나 외면하려는 사람이거나, 미국이 북에 대한 전쟁을 실현할 수 없게 된 것을 아쉬워하는 사대매국의 노예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남한정부가 미국의 비핵화 놀음에 맞장구를 치는 것은 남북관계 문제에 대한 결정권을 미국에 다 넘겨주는 것으로 되기 때문이다.

남북관계에서 비핵화를 목표로 삼게 되면, 남한당국의 대북정책은 미국의 비준을 받아야 하며, 북과 하는 모든 합의는 미국의 추인 없이는 실행에 옮길 수 없게 된다. ‘북한의 핵포기를 강제한다’는 핑계로 실시되고 있는 대북제재가 당국관계를 비롯한 모든 남북관계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현실이 가장 명확한 예로 된다.

비핵화는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이 완전히 폐기되고, 북미관계가 정상화된 단계에서 실현될 수 있는 과제다. 남북관계가 어느 단계까지 발전해야만 현실로 될 수 있는 목표인 것이다.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이 남아있는 조건에서, 비핵화는 이뤄질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북한비핵화를 추구하는 것은 한반도정세의 불안정성을 가중시키며 전쟁발발의 먹구름을 불러오는 일로 될 뿐이다. 대북적대정책의 다른 표현일 뿐인 비핵화에 매달리는 어리석음과 결별해야 한다.

 

한미합동군사훈련

연례적이며 방어적인훈련이라고 주장하며 벌이고 있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은 한반도에서 전면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군사훈련이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은 현재 미국이 구축한 한반도전면전쟁계획, 작전계획5015(Operational Plan 5015, OPLAN 5015, 작계5015)를 실행하는 전쟁연습이다. 작계5015라는 미국의 한반도전면전쟁계획은 1974년에 만들어졌던 남북 간의 재래식 전면전에 대비한 작전계획 5027, 부시 행정부에서 만들었던 작전계획5030에 이어 2015년경에 만들어진 한반도전면전쟁계획이다.

작계5027는 남북 간의 재래식전쟁을 유발시킨 후 전면전쟁을 벌인다는 계획이고, 작계5030은 북한에 대한 국지적 도발 등으로 군사적 긴장을 유발시켜 북한의 군사력을 약화시킨 후 전면전쟁을 벌이려는 계획이다.

반면 작계5015는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에 입각한 전면전쟁계획이다. 작계5015는 북한의 최고지도부를 제거하는 작전을 포함하여,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 요충지 700여 곳을 선제타격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여기에 동서 해안에 대규모 부대를 상륙시키고 휴전선 일대에서 북진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이 계획은 북한군에 대해 압도적인 공군력, 우월한 해상전력과 기갑무력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하에 성립되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은 공중과 해상에 있는 상대를 파괴할 수 있는 각종 미사일들을 개발하여 과시해왔다. 작년 당 창건 기념열병식에서는 세간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현대화된 기갑전력이 공개되기도 했다. 미국의 선제공격이 성공하려면, 상대의 대응보복능력이 무력화된 상태가 되어야 하는데, 대륙간 타격능력과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에게서 그런 능력을 완전히 제거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김정은 조선로동당총비서는 ‘우리의 핵은 그 누구를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그러나 만약에, 만약에 우리를 침략하려한다면’자신이 가진 권한으로 선제 타격할 것임을 공언하였다.

미국의 작계5015는 문서상의 계획으로만 존재할 가능성이 높게 되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한반도전면전쟁계획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여태껏 세 번밖에 하지 못한 ‘미 본토에서 대규모 무력을 한반도로 전개하는 실전연습’을 몇 번 더 하여 이 전쟁계획을 완성하려고 하고 있으며, 작계5015 연습이 북한을 굴복시키거나 양보를 받아낼 수 있는 압박으로 된다고 굳게 믿고 있다. 그리고 이런 한미군사연습을 계속하면, 북한이 이에 대응하느라 국력을 소진하여 ‘구소련처럼 붕괴할 수도 있다’는 기대도 있다.

군대라면 하게 되는‘군사훈련’이라고 하지만, 선제공격을 골자로 하는 작계5015에 입각해 펼치는 한미군사훈련은 임의의 순간에 실제 전면전쟁도발로 넘어갈 수 있으므로 한반도정세를 극히 위태롭게 만드는 행위다. 전면전쟁도발에 필요한 병력을 미 본토에서 한반도로 이동시키던 이전의 한미합동군사훈련도 전쟁발발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이었지만, 작계5015에 의한 한미합동군사훈련은 돌발적 위험성이 비할 바 없이 더 높아지게 만든다.

게다가 ‘실병력의 이동전개 없이 작전지휘소연습만 한다’는 한미양국의 주장과는 달리, 주한미군과 남한군은 합동군사훈련기간을 전후해 연대급, 대대급 합동훈련을 수도 없이 벌였다.

미국과 한국이 합동군사훈련을 벌이는 것은 싱가포르 북미공동선언과 판문점남북공동선언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특히 남북관계가 파탄지경에 이른 지금, 그나마 판문점선언 이후 한반도평화분위기를 지탱하고 있는 2018년 9월 평양남북군사합의를 파기해 버리는 위험천만한 일이 된다.

북한은 올해 초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실시여부를 남북관계에 대한 남측의 생각을 보여주는 징표로 간주하겠다면서,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면 남북관계는 파탄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럼에도 남한당국은 한미군사훈련을 강행하였다. 남북관계 개선보다 한미동맹의 유지를 중시하면서 한반도평화정착을 남북관계의 발전에서 찾지 않은 것이다. 이는 미국의 군사력에 의존하는 사대주의, 민족허무주의가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전작권환수

전시작전권은 해당 군대에 대한 통수권을 의미한다. ‘전시’라는 희한한 수식어를 붙여놓았지만, 전시작전권을 쥐는 쪽은 군대의 육성, 관리, 운영 전반에 대한 권한을 가지게 된다.

20년 넘게 한국과 미국은 작전권반환, 전시작전권 ‘반환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개인 간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국가 간 사이가 불평등한 관계로 되어있다면, 공정한 협상은 불가능하며, 불평등한 측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가 나올 리 없다.

“‘자주국방’을 이루기 위해서는 작전권을 반환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앞뒤가 뒤 바뀐 논리이며, 현실로 될 수 없는 억지다. 한국군에 대한 지휘권을 미국이 가지고 있는 것은 어떤 협상으로 이뤄진 게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이 극동에 대한 군사적 지배권과 남한에 대한 우월적 영향력의 골간으로 되는 군사지휘권을 순순히 내놓을 리도 없다.

미국은 남한정부의 전작권 반환요구를 활용해 한국의 미국에 대한 군사적 의존성을 더 높이고 있다. 전작권 반환을 위한 협상이 매번 미국 무기를 대량 구매하는 것,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비 인상압력에 굴복하는 것으로 결말 지워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전작권 반환 시한은 이미 몇 번에 걸쳐 연기되었고, 지금은 반환 날짜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된 원인을 ‘몇 번의 한반도전쟁위기와 한국군내에 전작권 반환에 반대하는 세력들 때문’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한국군에 자주적인 군대의 본성이 결여되어있는 데 있다.

한국군 지휘부에 사단급 이상의 군대를 통합 지휘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미국은 이 약점을 이용하여 ‘한국군이 작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 검증되면 전작권을 돌려주겠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그 능력은 줘야하는 쪽도 미국이며, 판단하는 쪽도 미국이다.

전작권을 반환받기 위해, 남북관계파탄을 불사하고, 한미합동군사훈련을 강행하면서 엄청난 혈세로 미국 무기를 대량 구매하고 있는 게, 지금 남한정부가 하고 있는 일이다. 순진하다고 이해해주기에는 너무도 어리석은 일이다. 민족자주 정신이 없으면 이런 엉뚱한 일을 벌이게 된다.

라. 통일운동의 역할과 과제

남북당국관계가 전면 차단된 현 상황은 통일운동에게 더 막중한 임무를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 ‘통일운동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하는 문제는 지난 시기 통일운동의 사업과 활동에 대한 뼈아픈 성찰에서 출발해야 한다.

왜냐하면 통일운동도 4.27판문점선언으로 열린 역사적 기회가 무산되고 있는 데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판문점선언시대는 남북 간의 정치군사적 문제를 전환적으로 해결, 발전시키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시대였다. 하지만, 통일운동은 그에 걸 맞는 활동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대중들속에 민족자주정신, 통일의식을 고양시키는 사업에 힘을 집중하지 못했고, 정부당국이 자주의 원칙을 훼손하고 합의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는 투쟁도 힘 있게 벌이지 못했다.

지금 통일운동의 역할은 무엇보다, 한반도정세가 더 악화되고 남북관계가 더 후퇴하는 것을 막는 데 있다.

한반도정세가 악화되고 남북관계가 파탄 나는 근원적인 이유는, 미국이 대북적대정책, 전쟁도발책동을 다시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미국의 전쟁책동, 제재강화놀음을 규탄 저지하는 사업과 투쟁을 적극적으로 벌여야 한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비롯하여 새로 벌이는 도발행위나 적대적 정책을 반대, 규탄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여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예속적인 한미동맹에 기초하여 나라의 주권과 시민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는 각종 군사시설과 전쟁무기, 주한미군기지를 몰아내는 운동을 폭넓은 대중운동으로 벌여야 한다.

이런 활동들은 대중들속에서 식민지노예의식을 청산하고 민족자주의식을 고양하는 것을 목적과 방향으로 삼고 펼쳐야 한다.

4.27판문점시대를 다시 꽃피우는 길은 남한당국이 남북공동선언을 성실히 이행하는 길 뿐이다. 하지만 현 정부는 작년 통일운동진영의 거센 요구에도 공동선언 이행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지금 단계에서 정부당국에 공동선언을 이행하라고 재차 요구하는 것은 실효가 없어 보이며, 의미 있는 사업으로도 보기 힘들다.

지금 단계에서 주되게 요구되는 것은 ‘성실한 이행 요구’보다는 ‘합의에서 어긋나는 행위’를 막고, ‘관계파탄을 초래할 일을 벌이는 것’을 규탄하는 것이다. 집권말기에 접어들수록 정부당국의 반민족적 외세굴종적 입장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미-일-한 군사동맹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 뿐 만 아니라, ‘일본이 한반도 등을 대상으로 군사적 진출을 확대하려는 것’에 협조하려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이제는 촛불혁명과정에서 이룩했던 반일운동의 성과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더 악화되면, 북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고,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대남 협력, 교류 관련기구들을 정리해 갈 것인데, 남북공동기구도 영향을 받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리고 남한이 대선국면에 접어들면 분단적폐들의 반북책동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며, 집권여당에서는 애매한 태도를 취하며 자신의 이익을 좆는 사람들도 늘어 날 것이다.

따라서 남북합의이행과 대북적대정책폐기, 한미일군사동맹 구축반대에 뜻을 같이하는 사회적 역량을 더 힘 있게 결집시키는 커다란 대중운동을 벌여야 한다.

이 운동은 교류협력사업의 어떤 것을 실현시키려는 사업의 틀에서 탈피해, 남북간에 걸려있는 주요한 정치군사적과제를 해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벌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통일운동가들과 대중들이 더 고도화된 통일운동의 단계와 현실을 깊게 이해하고, 자기 역할과 사명을 분명히 하는 교양선전사업을 벌여야 한다. 이를 위한 새로운 매체를 창설하고 광범하게 유포시킬 수 있는 방도도 찾아야 한다.

새로운 통일교양사업 선전활동에서는 6.15시대에 주로 벌였던 북한바로알기운동에서 한 단계 발전하는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

판문점선언과 오늘의 현실이 통일운동에게 주는 교훈은 당국관계가 아무리 발전해도 통일운동은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국관계가 순조롭게 발전하고 빠르게 변화한다고 해서 통일운동이 넋 놓고 있거나, 그 성과에 편승하려고 하면, 남북당국관계의 발전에 장애물로 되기 쉬우며, 관계파탄을 막을 힘도 잃게 된다.

비록 2021년 올해의 한반도정세가 위태로워지고 있고, 남북관계가 전면적인 파탄을 향해 가고 있지만, 통일운동이 제 역할만 한다면 이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

이보다 훨씬 암울했던 시절에도 민족의 화해와 협력의 역사적인 돌파구를 열어내었던 통일운동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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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북중국경 봉쇄 완화 동향..인도협력 재개 검토

4월 말 남포-대련 항로 개방 유력..시급성·자체 재원 등 순서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1.04.01 16:59
  •  
  •  수정 2021.04.01 17:30
  •  
  •  댓글 1
 
북한은 지난해 1월 말부터 코로나19에 대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고 국경과 항만에 대한 봉쇄 조치를 취하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통일부는 최근 북한이 중국과의 국경봉쇄를 완화하려는 동향을 파악하고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협력 활동이 재개될 수 있도록 내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북중국경 상황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동향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민간단체의 인도협력 활동이 재개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에서 결론을 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자체적으로 국경지역에 소독시설을 설치하고 수입물자소독법을 채택하는 등 동향이 파악되고 있으며, 북중국경 일대에서 활동하던 남측 민간단체들을 통해서도 국경봉쇄가 완화되는 조짐이 들려오고 있다는 것.

이 당국자는 "우리 판단은 북중국경 봉쇄가 완화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동향은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있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고 본다. 다만 이런 상황이 북중국경 봉쇄 완화로 이어질지,또  시기는 언제일지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관련 민간단체에 따라 전언이 엇갈리긴 하지만 대체로 북측은 4월 초, 또는 하순(20~30일)께 국경 개방이 이뤄질 것이라는 통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월 말 국경 개방설을 전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북측은 남포항과 중국 대련을 잇는 항로를 열기 위해 관련 시설과 선박편 등 소독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단둥-신의주 세관으로 연결되는 육로는 그 뒤에 정상화하는 일정으로 준비하고 있다.

북중국경 봉쇄상황의 변화에 따라 정부의 반출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민간의 대북물자들이 문제없이 북측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당국자는 "아직까지는 인도협력 부분을 언제 재개하겠다는 등의 시기를 특정하거나 입장을 정하지는 못했다"고 하면서도 "코로나 상황, 북중국경 동향, 민간단체 의견, 북한의 인도적 수요 등을 계속 살펴보고 있으며, 민간측의 의견을 종합하여 인도협력이 재개될 수 있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 보자는 정도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간 인도협력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별개로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코로나, 북중국경 봉쇄 등 요인들로 인해 남북 인도협력을 아직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데,  북중국경 상황의 변화 가능성이 파악되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의 재개요청이 계속되고 있으니 이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

특히 정부는 민간차원에서 진행되는 남북협력에 대해서는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그동안 민간측 의견을 청취해 왔다며 거듭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어 정부가 반출승인을 하더라도 물자가 실제로 전달되기까지는 민간단체의 물자 준비나 수송 등에 일정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북중국경 상황의 변화와 함께 민간단체 사정까지 충분히 고려해 인도협력 재개 시점은 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정부가 재개 방향을 결정한다면 시급하게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물자, 민간단체 자체 재원으로 추진하는 물자부터 우선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민간측에서는 반출승인 요건을 갖추도록 준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측의 수용 여부도 변수가 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전반적인 남북관계 상황도 검토과정에서 고려해야 하겠지만 인도협력은 그런 고려보다는 인도협력이 필요하고 이루어질 수 있을 때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서 검토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측은 지난해 1월 말부터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당과 국가의 긴급조치에 따라 위생방역체계를 국가비상방역체계로 전환하고 바이러스가 국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지상, 해상, 공중 등 모든 유입 공간을 완전 차단 봉쇄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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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의 배후? 중국의 태도가 달라졌다

[긴급진단] 내정불간섭 벗어나 '창조적 개입' 택한 중국, 미얀마 유혈사태 해결할까

21.04.01 08:17l최종 업데이트 21.04.01 08:17l
미얀마 유혈 사태가 심각합니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는 민주화를 외치는 시민들을 향해 무력 진압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거셉니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국학회 회장인 원동욱 동아대 중국학과 교수가 '현 미안마 사태에 대한 중국의 태도 변화'를 주제로 <오마이뉴스>에 글을 보내와 싣습니다. [편집자말]
큰사진보기 지난 2월 21일 미얀마 양곤 중국대사관 앞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 지지자들이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지난 2월 21일 미얀마 양곤 중국대사관 앞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 지지자들이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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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의 길을 걸어가던 미얀마가 2021년 2월 1일 군부의 쿠데타로 인해 다시 기로에 섰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들은 아웅산 수치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고 있고, 국제사회는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와 유혈진압에 대해 일제히 규탄하고 나섰다.

미얀마 군부쿠데타 발생 직후 중국은 "각 정치세력이 헌법과 법률의 틀에서 분쟁을 평화롭게 해결하고 정치와 사회의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짤막한 외교부 논평을 냈을 뿐이다.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고 있는 인도 역시 비난 목소리를 내지 않았으며, 군부의 영향력이 강력하게 작동하는 태국, 캄보디아, 필리핀은 물론이고 동남아시아 10개국의 연합체인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ASEAN) 역시 내정불간섭 원칙에 따라 이번 사태를 미얀마 국내문제로 치부하며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한국만이 유일하게 아시아 국가로서 미얀마 군경의 폭력진압에 대한 규탄과 아웅산 수치 등 구금 인사들의 즉각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을 뿐이다.

그런데 미얀마 군부의 후견인이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되는 중국이 최근 내정불간섭 원칙이라는 기존 외교관계의 원칙에서 다소 벗어나 사태 개입의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과 미얀마의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얀마, 중국의 우호국가이자 전략적 요충지  미얀마는 독재와 인권탄압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비판 속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로부터 경제적 제재 조치를 받아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국경안보, 경제적 이익 등 미얀마가 갖는 전략적 가치를 고려하며 지속적인 원조 확대를 통해 군부의 든든한 후견자로서 미얀마와의 관계를 강화해 왔다.


미얀마는 중국의 서남부지역과 인접하고 있는 전통적인 우호 국가이자 인도양 진출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미국의 대중국 포위, 봉쇄전략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인식돼 왔다. 2007년 1월, 유엔 안보리에서 민주화 운동과 인권탄압을 이유로 미얀마에 대한 제재결의안이 논의됐을 때도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거부권을 행사해 결의안 통과를 막았다. 오히려 미얀마가 안정적이고 평화적인 발전을 하는 데 적극 공헌하겠다는 의사와 함께 다량의 군사장비 제공 및 기초 인프라 구축, 경제원조 확대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는 중국과 국경을 맞닿은 미얀마의 안보적 가치와 함께 당시 미국을 상대로 중국과 미얀마 양자 간의 전략적 이해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석유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미얀마를 관통하는 육상수송로의 확보, 자국의 레이다기지와 해군의 보급기지 확보 등 지정학적 측면에서의 안보이익에 대한 고려는 물론이고, 미얀마 경내, 미개발 상태의 지하자원 선점과 경제협력을 통한 미래 시장의 확대라는 경제적 실리까지 고려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중국은 철저하게 계산된 움직임으로 정치, 외교적으로 고립무원의 상태에 있던 미얀마 군사정권을 국제사회에서 대변해 주고 서방의 경제제재로 인해 봉쇄된 미얀마의 경제적 숨통을 열어줌으로써 미얀마 군사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게 됐다.

게다가 미얀마에 대한 미국 및 서방세계의 제재는 오히려 중국-미얀마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중국에 대한 미얀마의 의존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이 시기 중국정부가 미국과 서방세계가 지지하는 아웅산 수치의 민족민주동맹(NLD)이 권력을 차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 미얀마 군사정권의 국내정국 안정과 점진적 개혁을 적극 도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27일 제76회 국군의 날을 맞아 미얀마 군인들이 행진하고 있다.
▲  3월 27일 제76회 국군의 날을 맞아 미얀마 군인들이 행진하고 있다.
ⓒ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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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민중의 강렬한 민주화 요구와 국제사회의 압박 속에서 미얀마 군부는 대외적 개방, 대내적 타협이라는 이중 트랙을 통해 민간과 권력을 공유하는 연착륙 전략을 채택했다. 그 결과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의 참여가 불허된 가운데 2010년 11월 총선을 실시했고, 사실상 군부에 의해 통제되는 연합연대개발당(USDP)이 승리했다. 그리고 2011년 3월 군총사령관에서 전역한 테인 세인을 대통령으로 하는 형식상의 민정이 성립됐다.

이러한 배경 아래 미얀마의 정치, 외교적 전환은 중국 주변을 포위·봉쇄하려는 오바마 정부의 아태재균형전략과 만나 국내정치는 물론이고 중국-미얀마 관계를 크게 동요시켰다.

2011년 출범한 미얀마 정부는 일련의 민주화 개혁조치를 시행해, 출판과 네트워크 검열을 풀고,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평화적 집회와 시위의 허용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런 미얀마의 정치적 변화를 서방국가들은 크게 환영했다. 특히 미국은 행동 대 행동이라는 정책으로 미얀마의 민주화개혁을 고무·격려했으며, 이를 기회로 미얀마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제어하고자 했다.

물론 미얀마는 테인 세인 정부 출범 직후(2011년 5월) 중국을 방문해 중국과 전면적 전략적 협력파트너십을 맺는 성명에 서명했지만, 동년 9월 중국기업이 건설 중인 미쏘네(Myitsone) 발전소 프로젝트의 잠정 중단을 일방적으로 발표했고, 뒤이어 중국-미얀마 송유관, 가스관 건설 또한 NGO와 해당지역 주민의 항의에 봉착해 중단됐다.

미얀마의 국내여론은 중국기업이 미얀마 정부의 고위관료들과의 접촉을 중시할 뿐 투자와 원조가 투명성이 낮고 해당지역의 환경과 민생을 파괴하기 때문에 민중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당시 테이 세인 대통령은 중국이라는 강대국에 저항하는 민족적 영웅으로까지 미얀마 국내 언론매체에 칭송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얀마의 최종적 목표는 헌정민주를 추진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인식됐고, 중국-미얀마 관계는 냉전 종식 후 가장 엄중한 시기를 맞이했다.

중국의 새로운 미얀마 정책

이에 중국은 미국의 대중 압박카드로도 활용될 수 있는 미얀마에 대한 전략적 가치를 재평가하고 미얀마를 다시 중국의 세력권으로 포섭하기 위한 정책적 조정을 취하게 된다. 특히 2013년 9~10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제시한 국가대전략으로서의 일대일로와 이를 추진하기 위해 소집된 주변외교좌담회에서 친성혜용(親誠惠容)이라는 주변국 외교방침이 수립됐던 것은, 미국의 아태재균형전략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 대응이었다. 중국은 보다 공세적으로 미얀마를 포함한 주변국에 대한 정책적 조정을 단행했다.

당시 미얀마와 관련한 중국의 새로운 정책적 조치는 ① 미얀마 여당, 야당, 소수민족정당 등과의 당 관계를 강화하고 ② 미얀마 군부가 여전히 중요한 정치세력이라는 점에서 그들과의 밀접한 관계를 복원, 공고히하며 ③ 미얀마 북부의 소수민족 무장세력과 미얀마 정부간의 평화협상에 적극 개입해 쌍방의 정치적 화해를 촉진시키고 ④ 공공외교의 새로운 영역의 개척을 통해 양국 민간차원의 우호적 토대를 만든다는 것 등이었다.

2016년 3월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의 집권으로 미얀마는 새로운 전환이 이뤄졌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NLD의 집권을 자유와 민주의 승리로 환호했고, 미얀마가 당연히 친서방의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믿었으며, 아웅산 수치가 그의 도덕적 권위를 이용해서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박해와 학살이라는 인권침해 행위를 바로잡을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아웅산 수치의 최우선 관심사는 국내 민주정치의 제도화와 정치적 안정, 그리고 민생개선을 위한 경제발전이었다. 이를 위해 군부와의 과도한 갈등을 경계하고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 다수의 혐오와 분노를 감안해 미국 등 서방의 요구를 거절했다.
 
악수하는 시진핑과 아웅산 수치 미얀마 아웅산 수치 고문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020년 1월 18일 만나 인사하고 있다.
▲ 악수하는 시진핑과 아웅산 수치 미얀마 아웅산 수치 고문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020년 1월 18일 만나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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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아웅산 수치는 대외적으로 전통적인 비동맹 중립외교, 균형외교를 취하면서 2016년 8월에 중국을 공식 방문했고, 중국이 제시하는 중국-미얀마 경제회랑, 중국-미얀마 운명공동체에 적극 호응했다.

특히 다양한 투자 프로젝트로 구성된 중국-미얀마 경제회랑은 민생과 경제발전을 최우선적 과제로 설정하고 있던 아웅산 수치의 수요에 부합하는 것으로, 2017년 5월과 2019년 4월에 개최된 두 차례의 일대일로 국제협력정상포럼에 직접 참여해 중국과의 적극적인 관계맺기에 주력했다.

중국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이 인도태평양전략을 통해 중국을 전방위적으로 봉쇄하려는 시도에 대응해야 했다. 다자협력기제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중국의 이익수호가 어렵다는 판단 하에, 전략적 유연성과 공간 확대를 위한 해외 전략거점 구축의 필요성을 이유로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미얀마 정부의 전향적 조치에 적극 호응했다. 유엔의 로힝야족 문제에 대한 보고서 채택을 수차례 반대했고, 미얀마에 대한 안보리 제재안을 거부하는 등 아웅산 수치 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물론 수치가 이끄는 미얀마 정부 내에는 중국에 대한 우려와 경계심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불러올 수 있는 정치적, 경제적 리스크에 대한 고려가 존재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 시기의 미국의 반 미얀마 정책과 시진핑 시기 중국의 적극적인 대 미얀마 매력공세가 교차하면서 서방의 지원으로 집권에 성공했던 아웅산 수치가 중국으로 돌아선 것은 사실이다. 중국 역시 미얀마 군부와의 전통적 유대관계보다 아웅산 수치의 NLD 정부와의 협력의 유용성을 인식했고, 이를 통해 미국의 대중 봉쇄의 약한고리를 파고들어 일대일로를 통한 해외거점 확보와 주변국에 대한 영향력 강화를 시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내정불간섭에서 창조적 개입으로

사실상 이번 미얀마 군사쿠데타가 발생한 후 사태의 전개와 향방에 대해 가장 관심을 가진 국가는 중국이다. 비록 쿠데타 발생 직전인 2021년 1월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미얀마를 방문해 미얀마 군부와 수치 정부 간에 타협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결과적으로 타협은 무산됐고 군부의 쿠데타 감행으로 중국 또한 국제사회에서 비판여론에 휩싸인 상황이다.

중국은 최근까지도 개발도상국임을 자처하며 자국의 경제이익 추구에 전념하면서 신자유주의의 경제조류에 무임승차하는 행태를 취해왔다. 뿐만 아니라, 지역 및 국제문제에서 내정불간섭을 명분으로 그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면서도 첨예한 국가적 이해관계에 걸린 문제라면 적극적이고 공세적으로 나오는 이른바 이기적 선택과 집중의 외교행태를 보여 왔다. 물론 중국은 급격한 부상에 따라 책임있는 강대국의 기치를 들었으나 불량국가에 대한 지원 등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미중관계가 이미 구조적 갈등시기에 접어든 지금, 중국은 미국과의 본격적 경쟁구도에서 더 이상 내정불간섭 원칙에 붙들려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원의 왕이저우 교수는 과거 분쟁해결에 관한 중국 외교의 성공적 사례에서 영감을 받아 창조적 개입이라는 개념을 사용한 바 있다. 서방국가들의 기존의 강권주의와 간섭주의 행태와 구별해 철저히 중국적 상황을 토대로 국제문제에 책임 있는 자세로 적극 개입하며 문제해결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그의 창조적 개입과 관련한 저서는 중국 외교가의 필독서로 여러 국제분쟁 사례에서 보여준 중국의 외교행위에서 발견된다. 중국은 특히 중요한 원조수혜국이자 관계가 밀접한 국가의 인권문제에 대해 보다 민감한 태도로 돌아섰으며, 수동적인 입장에서 적극적인 입장으로 전환해 왔다. 단지 개입의 방식은 중국 자신이 갖고 있는 유무형의 수단과 영향력을 통해 직접적인 압력행사보다는 이해관계자들 간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전인대 기자회견 하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전인대 기자회견 하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3월 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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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7일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미얀마 사태 해결과 관련한 중국의 전향적 입장을 밝혔다. 평화적 해결에 대한 기존 소극적 언급에서 나아가 미얀마 국내 민주적 전환과정 추진 옹호, 유혈충돌 발생 방지, 각 세력과 접촉 소통을 통해 국면완화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 수행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렇듯 중국은 이미 내정불간섭 원칙에서 벗어나 미얀마 정국이 극도의 위기로 빠져드는 것을 경계하면서 군부와 NLD 간의 정치적 타협을 이끌어내기 위한 중재자, 조정자의 역할을 자임하는 등 창조적 개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인다. 더욱이 미얀마 민중의 분노가 미얀마 군부의 배후로 여겨지는 중국을 향해 나아가고 있고, 유혈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이 중국의 역할론에 모여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더 이상 내정불간섭 원칙만을 고수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따라서 미얀마 정국의 흐름에 대해 관망하던 초기의 입장과 태도에서 벗어나 이제 보다 주동적으로 중국의 역할과 책임을 확대함으로써 미얀마 사태에 대한 적극적 해결을 통해 지역의 안정과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수호하겠다는 것이다. 즉 일대일로 전략의 요충지이자 전략적 거점에 해당하는 미얀마의 군사 쿠데타로 야기된 정국 혼란이 미국은 물론이고 일본, 인도 등이 기회를 틈타 중국의 배후를 어지럽히고 순항 중이던 중국-미얀마 경제회랑 건설을 방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 감행이 중국의 영향권으로 흘러감을 막기 위한 것이며, 미국의 대응 여하에 따라 반중친미노선을 취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로비스트를 통해 흘리고 있다. 다시금 미중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미얀마에 대한 중국의 창조적 개입이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 계속 지켜볼 일이다.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이 3월 22일 만달레이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을 전해온 MPA(Myanmar Pressphoto Agency)는 "전날 밤 군부 테러리스트의 강압적인 진압이 있었고 13살 소년을 포함해 적어도 4명이 죽었다"고 전했다.
▲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이 3월 22일 만달레이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을 전해온 MPA(Myanmar Pressphoto Agency)는 "전날 밤 군부 테러리스트의 강압적인 진압이 있었고 13살 소년을 포함해 적어도 4명이 죽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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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기 방조하는 사회…깡통전세 세입자는 가압류를 당했습니다

등록 :2021-04-01 00:58수정 :2021-04-01 07:45

 

[한겨레-집걱정없는서울넷 공동기획]
서울시장에게 요구합니다…세입자를 위한 주거정책은 어디 있나요?
서울은 세입자의 도시다④ 전셋집으로 사기 당해 본 깡통전세 피해자
갭투기로 빌라를 수백채씩 가지고 있는 임대사업자에게 전세 사기 당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 아무개씨가 지난 2월 서울 종로 전셋집에서 창밖을 보고 있는 모습이 벽에 비쳐 보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갭투기로 빌라를 수백채씩 가지고 있는 임대사업자에게 전세 사기 당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 아무개씨가 지난 2월 서울 종로 전셋집에서 창밖을 보고 있는 모습이 벽에 비쳐 보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의식주는 인간 생활의 3대 요소를 말한다”

 

언제부터 이 말이 누군가에게는 단지 교과서 속에서나 있는 판타지 같은 말이 되어버렸을까요. 지난해 임대차보호법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공허함을 느껴야 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수십억 원 전셋집을 언급하며 마치 ‘전세 사는 사람들, 무주택자들’을 대변하는 듯 말하는 정치인들의 갑론을박이 어느 하나 와 닿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인지 지면을 빌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갱신 기대권’, ‘시세의 5% 이상 임대료 인상 금지’ 등 세입자 보호’라며 언급된 개선방안 가운데 단 하나도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도 그중 하나입니다. 저는 잠적한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 피해를 본 임차인들의 모임, 즉 깡통전세 피해자 모임인 ‘갭투기대응시민모임’에서 활동하는 서울시민입니다.

LH 전세임대의 희망고문

깡통전세의 시작은 LH 전세임대의 희망고문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소위 ‘빌라촌’이라고 하는 다세대가 많은 강서구에서 살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전세를 살았던 건 아닙니다. 2004년부터 2016년 중순까지 관악구에서 청년 시기를 보냈습니다. 보증금을 아무리 모아도 매년 치솟는 보증금을 두고 전세는 감히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매년 치솟는 월세를 감당하기도 벅찬 게 ‘서울살이’였습니다. 급기야 월세가 70만원까지 올랐을 때, 주민센터로부터 한 통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귀하께서는 16년 LH기존주택 전세임대 지원대상자로 선정되셨습니다”. 매달 월세를 내는 대신, 서울시에서 보증하고, 보증료에 대한 이자분(2015년 기준 최대 매월 13만5천원)만 내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주택자 사회초년생, 신혼부부를 위한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마련된 정책이라는 소리에, 처음으로 가진 것 없는 삶도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품었습니다. 보증금을 다 모으지 않아도 급여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월세를 이제는 감당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그렇게 감히 넘보지 못할 전셋집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희망이 꺾이는 건 순식간이었습니다. 서울시 보증의 조건은 7월부터 12월 안에 서울시에서 승인해줄 집을 주민이 직접 찾아내는 것입니다. 조건은 65제곱미터 이하, 전세금 2억원 미만이었습니다. 조건만 보면 쉬울 것 같았습니다.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만 검색해도 해당 조건은 손쉽게 찾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울시에서는 번번이 매물들을 퇴짜놓았습니다. 그제야 알았습니다. 해당 정책 지원대상의 ‘예비 2차’인 저에게까지 순서가 돌아온 이유를 말입니다. 아무리 조건에 맞아도 현실의 임대시장에서 시에서 허가해줄 집을 찾는 건 매우 비현실적인 일이라는 것을요.

월셋집 계약 만료 기한은 다가오고, 방법이 없던 차에 공인중개사가 ‘강서구 화곡동’을 추천했습니다. 그쪽이 전세매물이 다른 지역보다 많다고 했고, 실제 찾아보니 매물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편이었습니다. 그렇게 강서구 화곡동에 첫발을 디뎠습니다. 1억7천만원에 44제곱미터의 구축 다세대 건물, 이번에는 괜찮겠지 싶어서 서류를 넣었지만, 끝까지 서울시에서는 허가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때 LH 전세임대가 됐다면 이후 민간의 깡통전세를 구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무척 아쉬운 대목입니다.

나 모르게 바뀐 집주인, PD수첩에 나오다

공인중개사는 차라리 LH를 포기하고 은행대출상품을 알아볼 것을 권유했습니다. 전세대출상품도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보증을 서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설명도 따라붙었습니다. 집주인만 동의하면, LH보다는 비싸지만 은행 서민전세지원 상품으로 2%대의 금리로 부족한 보증금 분을 충분히 대출받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공시지가 2억2천만원에 전세 1억6천4백만원. 지금 살고 있는 집을 구해, 등기부등본상 근저당 없음을 확인하고 집주인에게 전세대출 동의를 받았습니다. 은행에서도, 공사에서도 매물의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대출을 승인해주었습니다.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고, 보증보험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첫 전셋집에서, 월세 대신 3분의 1가량 저렴한 은행이자를 내며, ‘그래도 다행이다’ 내심 안심하며 ‘LH의 희망고문’을 마음속에서 지웠습니다.

2018년 6월, 임대인이 바뀌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임차인 모르게 임대인이 바뀔 수 있다는 것과 이를 임차인에게 통보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저는 이때 처음 알았습니다. 당황스러웠지만 법적으로도 계약이 그대로 승계되는 것을 알고, 등기부등본상 근저당이 별도로 없어서 당장 문제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정작 바뀐 임대인은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채 계약갱신이 이뤄진 후, 만나지 못했던 임대인이 TV에 나왔습니다. 2019년 9월과 10월 PD수첩에서는 빌라촌 전세시장의 갭투기 문제를 다루는 2부작을 방영했습니다. 그 주인공으로 임대인 실명이 거론되었습니다. 설마 했던 그 임대인이 맞다고 임대인의 대리인이라는 사람으로부터 확인 문자가 왔습니다. 계약 기간은 아직 1년 이상 남은 상태, 나름대로 알아보았지만 계약 기간이 남은 상태에서 임차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집은 더 이상 ‘안식처’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일을 해야 했기에 집 문제를 잊어보려고 노력했어도, 집이 아니면 갈 곳이 없는 저로서는 퇴근하면 어김없이 집 문제를 생각해야 했습니다. 임대인은 문자로 “억울하다”고 호소하면서도, “저는 전세금 반환 안 된다”고 못 박았습니다.

안타깝지만 도리가 없다는 기관들

계약 당시 매물에 문제없음을 함께 확인했던 공공기관들, 대출한 은행, 보증을 선 공사, 임대문제를 상담한다는 구청 모두, 해당 문제에 대해서는 임차인의 몫으로 돌리기 바빴습니다. 임대차계약서상 임대인과 채권채무관계를 형성한 임차인인 저는 몰랐던 사실을 각 기관은 미리 알면서도 정보공유조차 해주지 않았습니다. 방송 이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 국세청 압류와,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가압류가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정작 이 집에 살고있는 저는 압류와 가압류가 이뤄질 동안 해당 사실을 알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잘못된 정보를 임차인에게 알려주어 신용위기에 내몰릴 뻔하기도 했습니다. 서류를 떼는 과정에서 주민센터는 새 임대인과의 계약서를 가지고 와야 확정일자를 갱신받을 수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나 계약서를 새로 쓰고 확정일자를 다시 받을 경우, 우선변제권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은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습니다. 지인 중 변호사가 있어, 확정일자도 계약서도 승계된다는 점을 미리 알고 있던 터라 잘못된 정보에 응하지 않았지만, 피해자 설문조사를 해본 결과, 기관의 잘못된 정보로 우선변제 순위에서 뒤로 밀린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선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못합니다.

은행은 애당초 보증보험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모두 반환보증보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가입할 당시에는 주택금융공사에서 운영하는 ‘전세보증보험’과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운영하는 ‘안심전세반환보증보험’이라는 상품이 나뉘어 있었습니다. 은행은 두 상품에 모두 가입해야 한다는 고지는 해주지 않았습니다. 이름이 비슷하기 때문에, 저는 제가 가입한 전세보증보험이 ‘반환’의 역할을 하는 보증보험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실제 ‘보증보험료’라는 명칭의 보증료가 나갔기 때문에 크게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문제 발생 이후 은행을 통해 확인한 결과, 금융공사의 전세보증보험은 사실상 ‘신용보증’으로, 은행의 대출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뿐, 저의 보증금에 대해서는 아무런 보호 기능이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갭투기대응시민모임, 108명 피해실태조사

당시 충분히 설명받지 못했음을 항변하고 반환보증으로 전환해달라고 요구를 했지만, 이미 매물에 문제가 있어서 불가능하다 통보받았습니다. 향후 절차에 대해 문의했을 땐, 만료 한 달 전에 다시 연락하라는 안내를 받았을 뿐입니다. 만료 한 달 전, 은행은 임대인이 블랙리스트임을 들어 대출연장도 불가능하다고 통보했습니다. 한 달 안에 해결방안, 즉 은행대출을 갚을 방법을 마련하지 못하면, 은행은 금융공사로부터 90%, 저에게 10%를 반환받으면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반환하지 못할 경우 어떻게 되냐는 물음에, 금융공사로부터 구상권청구를 받을 수 있다는 경고를 건넸습니다.

계약만료를 한 달 앞두고, 제 앞에는 ‘억울하다’는 임대인, ‘개인적으로 안타깝지만 해결방안은 없다’는 기관들만 있었습니다. 분명 같이 매물을 확인하고, 등록하고, 보증을 서고, 대출을 했는데, 왜 책임 부분에서는 임차인인 저의 몫만이 남게 되는 것일까요. 현재 은행대출 부분은 우여곡절 끝에 계약만료를 한 달 남겨두고 대출연장을 완료했습니다. 은행 측의 안내 실수였고, 금융공사에서는 매물의 문제가 있더라도 임차인의 신용에 문제가 없을 경우 대출연장을 허가해주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신용불량이 될 거라는 은행직원의 말에 하루아침에 일상이 무너질 뻔했습니다. 그저 전세계약을 했을 뿐인데 왜 이런 끔찍한 경험을 해야 했던 걸까요.

저와 같은 경험을 해야 했던, 또 앞으로 하게 될 사람들을 위해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갭투기 문제 이면에는 망가진 임대시장이 자리 잡고 있으며, 주거권이 침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적 방안조차 없음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임차인들은 고발하러 경찰서에 찾아가도 ‘현행법상 처벌 방안이 없다, 증거를 가져오라’는 등의 말을 듣습니다. 2019년 하반기 갭투기 문제가 공영방송에서 두 번이나 보도되었음에도 관할구청에서는 지금도 ‘매뉴얼이 없다’는 답변만 내놓을 뿐입니다. 국토교통부는 민원을 넣어도 응답 한 번 받기 쉽지 않습니다. 2020년 총선이 있었음에도, 가장 방송을 많이 탄 지역구인 강서구 후보들조차 임대시장 투기 문제에 대해서는 사과도 언급도 없었습니다. 피해자들이 모인 온라인 익명 모임방에서는 ‘알려지지 않아서 해결해주지 못하는 것 아닐까’ 희망을 놓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민원을 넣고, 청원을 올리고, 정보를 공유합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갭투기대응시민모임’을 꾸려보았습니다.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임차인들을 대상으로 피해실태조사를 하고, 이를 토대로 유관기관에 피해실태를 알리고 질의서를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3주 동안 108명이 참여했습니다. 결과, ▲피해의 유사점, ▲특출한 누군가의 사기행각이 아닌 구조적 허점이 존재한다는 점, ▲반환보증보험도 임차인을 온전히 보호해주지 못한다는 점, ▲처벌받지 않음을 이용해 피해양산이 계속되고 있는 점 등을 확인했습니다. 또 피해 정도는 경제적인 데서 그치지 않고 우울, 가족해체 등 일상적이고 정신적인 피해까지 크게 번지고 있다는 점도요. 피해조사결과는 한겨레를 통해 3월 보도되었습니다. ([단독] 수백채 집부자 뒤엔 ‘깡통전세’…보증금 못받고 신용불량 위기)

주거 사기 왜 국가에 호소하냐고요

갭투기로 피해를 본 임차인들은 주변으로부터 많은 질문을 듣습니다. 전세 사기가 이렇게 만연한데 왜 더 꼼꼼히 확인하지 못했나. 혹은 주거 사기를 왜 국가에 해결해달라고 호소하나.

앞서 제 사연을 좀 길게 서술한 이유는, 무주택자에 사회초년생으로 독립한 청년이 부모지원 없이 감히 주택은커녕, 전세조차 꿈꾸기 어려운 현실을 경험을 통해 말씀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전세를 꿈꾸게 해주었던 시작은 ‘서울시’였습니다. 서울시에서 저에게 준 기회였던 ‘기존주택전세지원제도’는 국민이라면, 서울시민이라면, 무주택이어도 열심히 살고 있다는 증명(신청시 제출 서류)만 한다면, 월급의 상당수를 월세에 바치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서울살이를 할 수 있다는 청신호였습니다. 행정이 임대시장을 좀 더 정확히 파악했다면 지원제도를 통해 안정적인 전세를 살 수 있었겠지요.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실시한 보증보험은 제게는 두 번째 기회처럼 여겨졌습니다. 서민주거자금을 저리로 대출해주고 이를 공사가 보증해준다는 것, 여기에는 ‘열심히 살고 있는 나’만 증명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국토부의 정책과 이를 실행하는 공사와 은행의 업무처리방식이 달라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던 저는 두 번째 기회마저 제대로 쥘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공사는 반환보증보험을 들지 못한 임차인들에게는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임대인의 재산에 가압류를 걸지만, 사실상 임대인은 자기자본 없이 집을 매입했기 때문에, 공사가 가압류를 건 재산은 임차인의 임차보증금입니다. 공사는 우선변제권을 가진 임차인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회수 실익’이 없다며 가압류만 걸 뿐, 경매도 넘기지 않고 재산을 묶어두고만 있습니다. 공사가 ‘회수 실익’을 따지는 동안 임차인은 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신용위기에 내몰리는 현실입니다. 무리하게 소송비용과 경매비용을 들여 임차인이 직접 경매에 나서게 되면, 사실상 임대인은 손대지 않고 ‘문제 매물’과 ‘국세 납부’, ‘압류, 가압류 해제’ 등의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낙찰받는 임차인이 국세를 대납하고, 압류-가압류를 해제하고, 매물을 떠안게 되기 때문입니다. 2020년 기준 허그는 다세대매물에만 약 5조원의 가압류를 걸었습니다. 이는 임대인에게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임차인의 숨통을 조르는 결과일 뿐입니다.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질문합니다

서울시에는 분쟁을 상담해주는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가 있고, 각 구청에는 주택과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특히 갭투기 피해가 집중된 서울시에서 사실상 ‘전세반환보증제도’외에는 해결방안이 없다고 합니다. 민원을 넣어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이런 정책의 허술함을 제대로 꿰뚫고 있던 임대사업자(공인중개서와 임대인)는 임차인의 보증금을 손쉽게 편취대상으로 삼을 수 있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2020년 8월 반환보증가입 문턱을 낮추는 정책을 발표하자, 보란 듯이 해당 정책으로 유입된 임차인들을 투기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습니다. 임차인이 내야 할 반환보증금까지 대납해주며 ‘보증보험이 있으니 안심하라’며 깡통전세를 대놓고 거래합니다.

왜 임대인이 아무런 법적 제재 없이 자기자본 한 푼 안 들이고 집을 사들여 다주택자가 되는 것이 가능한 것입니까? 왜 정부는 이런 자들이 임대사각지대에 놓인 다세대-다가구와 같은 서민주거유형을 더욱 손쉽게 거머쥘 수 있도록 소형매물을 취득하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취득세 등 세금감면 혜택까지 준 건가요? 부동산 시장에서 전문가들은 매물시세의 70~80%를 넘는 전세는 위험하다고 경고하는데, 왜 서민주거유형들은 매물시세의 100%를 넘어서는 게 허용되는 건가요? 왜 깡통전세 피해자가 존재하는데도 임대인들의 투기행위는 범법행위가 아닌 건가요? ‘깡통전세’에 대한 대안은 여전히 없는 건지요?

의식주를 시민의 기본요소로 돌려주십시오. 재개발, 재건축 이전에, 현 부동산 시장의 문제를 먼저 돌아봐 주십시오. 다시는 서울시에서 전세를 계약했다는 이유로 신용위기에까지 내몰리는 시민이 없도록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주시기 간곡히 바랍니다.

주거 사기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깡통전세 피해자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property/989121.html?_fr=mt1#csidxace1a54f2390caab6605ef1d62bed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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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광양시장 ‘도로 개설’ 공약 내건 땅, 당선되자 부인이 대거 사들였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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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군도 6호선’ 설계 진행 중…도로 나면 시장 측 큰 이득
매실나무 심고 영농계획서 제출…경찰, 시장 부부 조사 중 

[단독]광양시장 ‘도로 개설’ 공약 내건 땅, 당선되자 부인이 대거 사들였다
 

정현복 전남 광양시장(사진)이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도로 개설을 공약했던 지역의 땅을 정 시장 부인이 남편의 재선 성공 후 대거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양시는 정 시장의 공약 사업인 해당 도로 개설을 최종 결정하고 현재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도로가 뚫리면 정 시장 측은 막대한 이득을 얻는다.

31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2018년 동시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했던 정 시장은 ‘군도 6호선 도로 개설’을 농촌 지역 공약으로 내세웠다. 당시 공약집에는 진상면 이천마을과 진월면 신기마을을 잇는 너비 8m, 길이 3.5㎞의 도로를 개설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정 시장이 취임한 민선 7기 들어 광양시는 시비 367억원을 투입해 ‘군도 6호선’을 개설하기로 하고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군은 2019년 중기지방재정계획에 이 사업을 반영했다. 2020년 4월에는 실시설계용역에 착수했으며 현재 노선 설계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2억5000만원의 예산이 반영됐다. 해당 도로는 2022년까지 보상을 끝내고 2023년 착공,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정 시장의 부인 최모씨는 광양시가 도로 개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직전 인근 땅을 대거 샀다. 경향신문이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열람한 결과 최씨는 2019년 8월29일 광양시 진월면 신구리 1167~1169번지 등 인접한 토지 세 필지를 한꺼번에 샀다. 소유자가 모두 다른 세 필지 9871㎡의 토지 매입가격은 2억902만원에 달했다.

최씨가 매입한 땅은 개설되는 군도 6호선이 지날 것이 유력하다. 최씨의 토지 경계에는 현재 소로가 나 있는데 설계가 진행 중인 새 도로 역시 이 길을 따라 개설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광양시 관계자는 “노선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기존 소로와 비슷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시장 부인이 도로 예정지 인근에 땅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설명했다.

최씨가 매입한 토지에 매실나무를 심어둔 것도 보상금을 최대한 받아내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최씨는 광양시에 ‘구입한 땅에 매실 농사를 짓겠다’는 영농계획서를 제출했고, 일부 토지에 실제 매실나무를 심었다. 한 지자체 도로 개설 업무 담당자는 “도로로 수용될 경우 나무는 ‘이식비용’을 추가로 지급하기 때문에 일반 땅보다 보상금액이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 시장 측은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시장이 종합적으로 검토해 입장을 밝힐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개별 취재에 응답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경찰청 반부패수사2대는 정 시장과 부인 최씨를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 시장은 자신과 아들이 보유한 광양읍 칠성리 호북마을 땅에 2차선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하며 보상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시장은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된 광양 성황·도이지구(65만770㎡)에 자신의 땅 두 필지(2050㎡)가 수용되자 원래 보상 방식으로 결정됐던 대토(토지로 보상받는 것) 대신 보상금을 받기도 했다.

경찰은 조만간 정 시장과 가족 등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사안이 중대한 만큼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만간 (언론에) 발표할 내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4010600005&code=620114#csidxb2ee21db665938d91e4ebe65691b55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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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종전선언, 북미관계 개선에 매우 효과적”

첫 내신 기자회견서 “북 인권, 인도적 지원사업 선행돼야”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1.03.31 14:00
  •  
  •  수정 2021.03.31 23:04
  •  
  •  댓글 2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31일 오전 취임 후 첫 내신 기자회견을 갖고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캡쳐사진 - 통일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31일 오전 취임 후 첫 내신 기자회견을 갖고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캡쳐사진 - 통일뉴스]

“우리의 기본입장은 분명합니다. 절대 모호하지 않습니다. 한미동맹의 굳건한 동맹관계를 바탕으로 한중관계도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입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31일 오전 11시 취임후 첫 내신기자회견을 갖고 미국과 중국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이같이 ‘확고하게’ 밝히고 ‘종전선언’에 관심을 표명했다.

“미국은 우리의 유일한 동맹국이고, 이 동맹관계는 우리 외교안보정책의 근간”이며 “ 중국은 또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고 최대 교역국이고 우리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최근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의 등장과 한미 2+2(외교·국방장관) 회담과 알래스카에서의 미중 고위급회담, 중러·한러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고, 향후 4월 2일 한미일 안보실장회의에 이어 4월 3일 중국 푸젠성 샤먼시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예정돼 있다.

정의용 장관은 “최근에 미국도 앞으로 중국과 소위 대응 또 경쟁, 협력, 영어로 confront, compete, cooperate를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얘기했다”며 “우리가 볼 때는 이 대응 경쟁 구도도 있지만 협력의 공간도 굉장히 많다고 본다”고 짚고 △한반도 평화 △보건안보 △기후환경 문제 등을 꼽았다.

그는 “미중은 우리의 선택의 대상은 결코 아니다”며 “미국이나 중국도 우리에게 그러한 요구를 해 온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지난 18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2+2회담에 대해 “자기들의 입장을 우리에게 설명하는 것보다는 앞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입장을 청취하기 위해서 온 것”이라며 “그 계기에 우리가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미 측에 전달했다”고 확인하고 “이번 금요일에 있을 한·미·일 3국 안보실장회의 계기에 우리 서훈 실장이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별도의 협의를 통해서 우리의 입장을 추가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과정도 조만간 완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는 대북 문제에 있어서 한미 간에 긴밀하고 완전히 조율된 그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추진하겠다고 입장이고, 미국이 최종적으로 입장을 정리하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페리 프로세스나 이런 것들은 미국 정부가 충분히 다 감안하고 있을 것으로 우리는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주목된다. 제2의 ‘페리 프로세스’가 나온다면 북미·북일관계 정상화와 종전선언이 담길 것으로 예상되는 언급도 있었다.

미국 클린턴 대통령은 윌리엄 페리를 대북정책조정관으로 임명해 대북정책을 재검토하도록 했고, 당시 김대중 정부는 임동원 통일부 장관 등을 통해 우리의 햇볕정책을 적극적으로 설득시켜 1999년 10월 ‘페리 프로세스’ 보고서에 반영토록 한 바 있다.

정 장관은 “종전선언은 북미관계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양국 간에 뿌리 깊은 불신을 해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그러한 단계가 될 수 있다고 저희는 믿고 있다”며 “종전선언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우리가 알고 있기 때문에 미국도 조금 더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우리는 북한과 미국과 일본의 관계정상화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의 판단은 우리하고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러나 앞으로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과 계속 우리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인권 관련 질문에 그는 “우리 정부도 북한인권 상황에 대해서는 아주 깊은 관심과 우려를 갖고 있다”고 전제하고 “북한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문제는 여러 가지 종합적인 고려를 해야 된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며 “북한 주민의 실질적 인권상황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인도적 지원사업이 선행돼야 된다고 판단을 한다”고 밝혔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의사가 없다고 말한데 대해 그는 “미 측이 여러 가지 접근방식에 대한 검토를 매우 진지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톱다운 또 톱다운 외 다른 방식, 또는 혼합된 방식,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좋은 결론에 도달하기를 우리가 기대한다“고 말해 북미 정상회동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 외에도 일본과의 과거사 갈등 문제에 대해 “일본의 역사왜곡이라든지 영토주권 관련 도발행위에 대해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며 “최근에 그러나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의 강도를 계속 높여 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많이 우려를 하고 있다. 또 위안부 관련 역사적 사실도 왜곡 ·은폐하려는 행동이 늘어나고 있는 데에 대해서 아주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한일 현안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은 계속되고, 이러한 노력을 저해하는 왜곡과 도발은 중단해 줄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하고 “한일외교장관회담은 어떠한 형태로도 나로서는 만날 용의가 있다”고 재확인했다. 심지어 한일 양자회담이나 한미일 3자회담, 한국이나 일본, 제3지역 어디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미국의 한·일 관계 중재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중재나 개입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전제하고 “미국이 한일관계가 원만히 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을 해 준다면 우리 정부로서는 환영한다”면서도 “기본적으로 한일 양국이 풀어나가야 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한중관계에 대해서는 “내년이 마침 수교 30주년이기 때문에 또 그간 중국과의 소통하는 과정에서 양국 간의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국민적 우호정서를 회복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된다는 점을 우리가 계속하고 있다”며 신장 등 중국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국제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중국 관련 문제에 대해서 우리도 상당한 관심과 또 일정 부분 우려를 갖고 있다”며 “중국 측에 우리 나름대로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3일 한중 외교장관회담에 대해서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전반적인 협의가 있을 것 같다”며 “한반도의 비핵화를 통한 보다 항구적인 평화 정착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도 늘 우리의 입장을 지지해 왔기 때문에 그러한 바탕 위에서 중국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그런 것을 매우 솔직한 또 건실적인 방향으로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민간인 희생자가 늘어나고 있는 미얀마에서 우리 교민을 철수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현지공관이나 우리 교민들 판단은 아직은 그런 단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철수 결정만 내리면 24시간 내에 상당수의 교민을 철수시키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요하면 비필수 인원부터 철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고, 국토부 국방부와 긴밀한 협조 하에 특별기나 우리 군 수송기를 투입할 예정이라는 것. 지난 12일 미얀마에 대한 1차 제재에 이어 추가 제재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외교부청사 2층 브리핑룸에서 30명의 기자들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고, e-브리핑을 통해 기자들에게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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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용산참사 망언’ 비판 신문 기사, 고작 2개

참사 유족 “땅 부자, 집 부자, 투기꾼, 건설재벌 이윤 추구 앞장 선 오세훈, 자격 있나”
언론, 오세훈·박영선 지지율 차에 ‘부동산 민심 원인’ 진단

2009년 ‘용산 참사’ 유가족과 생존 철거민들이 지난 31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에게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독하고 피해자에 대한 사과조차 없이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후보는 시장 자격이 없다”며 “지금이라도 철거민 피해자들에 무릎 꿇고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오 후보가 같은 날 열린 관훈토론에서 용산참사를 “과도하고 부주의한 폭력 행위 진압을 위한 경찰력 투입으로 생겼던 사건”이라고 규정해 논란이 불거진 후다.

오 후보는 용산참사 관련 입장을 질문받자 “재개발 과정에서 전국철거민연합회라는 시민단체가 가세해 매우 폭력적 형태의 저항이 있었다”며 “쇠구슬인가 돌멩인가를 쏘며 저항하고 건물을 점거했는데, 거기에 경찰이 진입하다 생겼던 참사”라고 말했다. 또 “과도하고 부주의한 폭력 행위를 진압하기 위한 경찰력 투입으로부터 생긴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9개 전국단위 아침종합일간지 1면 모음.
▲9개 전국단위 아침종합일간지 1일자 1면 모음.
▲9일 한겨레 3면
▲1일 한겨레 3면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서울 용산 4구역 재개발 과정에서 적정한 보상을 요구하며 남일당 건물에서 농성했던 임차인들을 경찰이 무리하게 진압하며 벌어진 대형 참사다. 당시 화재 사고로 6명이 사망하고 24명이 다쳤다. 오 후보 발언은 참사 책임을 임차인들에게 돌린 셈이다.

용산참사 유족과 철거민,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즉각 성명을 내 “철거민들의 저항이 ‘과도한 폭력’이었다고요? 땅 부자, 집 부자, 투기꾼과 건설재벌들의 이윤 추구를 위해, 가족들과 땀 흘려 일궈온 생계수단을 빼앗으며, 죽음의 벼랑 끝으로 내모는 잔혹한 개발 폭력만큼, 과도 하도 잔혹한 대규모 폭력이 또 있느냐”며 “그 잔혹한 대규모 개발 폭력을 자행한 오세훈 당시 시장이, 철거 세입자들의 ‘과도한 폭력’을 운운할 자격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이들은 “용산참사를 부른 뉴타운 재개발 광풍의 시대로 역행하는 서울시장 후보의 공약을 볼 때도 참담했다”며 “게다가 그때 그 책임자가 다시 ‘제2의 용산참사’를 촉발할 개발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서울시장 후보로 나오는 현실이 끔찍했다”고도 밝혔다.

▲1일 경향신문 3면
▲1일 경향신문 3면

 

당시 이들에 연대했던 48개 시민단체 연대체 빈곤사회연대도 “무엇이 평범하게 살아가던 사람들을 망루 위에 오르게 만들었는가? 용산참사는 세입자 대책없이 이윤만을 좇는 개발정책과 그를 비호한 국가권력의 폭력에 의해 발생됐다”며 “개발규제를 완화하고 개발구역을 무분별하게 지정하며 사람을 쫓아내는 이명박식의 개발정책과 그에 편승한 서울시와 공조한 경찰을 비롯한 국가권력의 폭력이 다섯 명의 철거민과 한명의 경찰특공대원을 사망에 이르게 한 참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용산참사에 책임있는 이들이 처벌받지 않고 성찰없이 권력을 유지하는 동안 세입자의 삶 자체를 철거하는 개발정책도 계속되고 있다”며 “서울 미아동, 개포동을 비롯한 전국의 개발지역에 ‘제2의 용산’이라 적힌 현수막이 나부낀다. “여기 사람이 있다”는 구호가 여전히 유효하며 용산참사가 과거가 아닌 바로 지금인 이유“라고도 밝혔다.

1일 9개 전국단위 아침종합일간지 중 오 후보의 발언을 비판적으로 조명한 언론사는 경향신문, 한겨레 2곳이다.

▲1일 동아 1면
▲1일 동아 1면
▲1일 동아 3면
▲1일 동아 3면

 

서울 보선 좁혀지지 않는 격차에 ‘부동산 민심’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서울지역 유권자 82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오 후보 지지율이 52.3%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30.3%)보다 22.0%포인트 앞섰다.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 오차 범위)

오 후보는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박 후보를 제첬다. 60대 이상에서 65.1%의 지지를 얻는 등 연령대가 높을수록 지지율이 늘었다. 20~30대 응답자의 지지율도 오 후보가 박 후보를 20%포인트 넘게 앞섰다. 40대 경우 박 후보(43.2%)와 오 후보(43.4%)는 오차 범위 내인 0.2%포인트 차고 접전을 벌였다.

▲1일 세계일보 1면
▲1일 세계일보 1면
▲1일 국민일보 3면
▲1일 국민일보 3면

 

좁혀지지 않는 지지율 격차에 1일 언론은 ‘부동산 민심’을 주요하게 꼽았다. 한겨레는 ”최악으로 치닫는 부동산 민심“을 꼽으며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직전 전셋값을 크게 올렸다가 경질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사건이 치명타였다. 정권의 도덕성까지 흔들리는 악재“라고 지적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사태는 ”활활 타오르던 민심에 휘발유를 끼얹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여권의 선거 전략의 혼선도 한 몫 한다며 “민주당 지도부와 박영선 후보는 엘에이치 사태로 악화한 민심에 ‘사죄’와 ‘맞불’ 두 가지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머리 숙여 사죄하다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부동산 투기 원조는 우리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과 오세훈 후보”라고 외치는 모양새“라며 ”상호 모순되는 이런 태도는 두 가지 전략의 효과를 모두 다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짚었다.

▲1일 한겨레 1면
▲1일 한겨레 1면

 

세계일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20대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서는 등 세대별 정당 지지성향에 지각변동이 이뤄진다고 분석했다. 세계일보는 “전문가들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세태 변화에 민감한 중도층 민심이 집권여당을 떠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25번에 이르는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며 “현 정부 임기 중반에 치러진 지난해 총선만 해도 코로나19 사태가 정권심판론을 잠재웠다”고 지적했다.

차별 기제로 작동하는 한국 공정성 담론

한국일보가 2021년 연중 기획 ‘탈진실시대, 보수-진보를 넘어’ 연재를 시작하며 첫 번째 주제인 불공정 사회를 전문가 대담으로 풀어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와 김정희원 미 애리조나주립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교수 모두 ‘구조적 불평등의 심화’를 근본 문제로 꼽았다. 김정 교수는 ‘한국 청년에게 불공정은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가’라는 질문에 “성별·세대 갈등이라기보다 전체적으로 구조적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정 교수는 “공정성 담론이 사실 한국 사회에서 너무나 명확하게 차별화 기제로 사용될 때가 많이 있는 것 같다. 남녀 문제도 그렇고 여성과 트랜스젠더 간의 문제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1일 한국 8면
▲1일 한국 8면

 

김정 교수는 또 “정의로운 사회는 기회균등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동등한 기회가 제공되는 것과 그 기회를 활용해서 개인의 잠재력과 역량을 온전히 발휘하는 것은 다른 문제로, 생애주기에 걸쳐 지속적으로 차별과 불평등을 경험하기 때문”이라며 “기회의 평등은 정책적으로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일 뿐”이라는 것이다.

김정 교수는 “기회균등을 넘어 적극적 재분배로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는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기회 평등조차 보장되고 있지 않다”며 “(비경제활동인구 통계를 보면) 매달 ‘쉬었음’ 인구는 최대치를 경신 중이고, 특히 20대는 1년 사이 30%나 급증해 거의 50만 명에 달한다. 청년빈곤층의 자립을 위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 또한 청년세대에 형성된 공정성 담론을 ‘계급의 문제’라고 평가했다. 그는 “청년층 내에서 안정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늘어났지만 그 범위는 매우 좁다. 안정된 위치에 간 사람들이 (비정규직 등에게) ‘시험 봐서 내가 이 이른 나이에 내부자의 위치로 들어왔는데, 어디 시험도 안 보고 들어오려고 하느냐’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하지만 이런 '내부자'의 위치로 진입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졌다. 또 (내부자 위치에 들어가) 공정성 개념이 각인된 청년층이 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나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청년층이 있다”며 “그렇게 본다면 지금 청년층의 불공정의 본질은 ‘계급의 문제’라고 본다”고 밝혔다.

▲1일 한국 9면
▲1일 한국 9면

불공정을 해소할 정치의 역량에 대해 김정 교수는 “LH사태를 봐도 어떤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문제해결의 단초가 시작됐다.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이 이러한 편법이나 불공정을 그냥 넘어가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반사적으로 ‘나도 편법을 써야겠다’, ‘영끌해서 주식을 사야겠다’. ‘부동산에 투기를 해야겠다’는 식으로 반응하게 된다. 정부부터 이런 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항상 ‘포용국가’를 얘기하는데, 그 단어가 정확하게 뭘 뜻하는지 정책으로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이와 관련한 현 집권 세력의 책임에 대해 “진보가 가진 권력에 자정 장치를 더 엄격하게 작동시켰어야 하고, 더 깊이 권력의 위험을 성찰했어야 된다”며 “과거에는 보수의 전유물이었던 권력형 비리가 이쪽(진보)에서 터지고, 국민의 공분을 사는 상류층의 사고와 언어가 삐죽삐죽 노출된다”고 분석했다. 또 “진보를 지지하던 국민 입장에서는 사죄하고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당연히 보고 싶어하지만 점점 해명이 없어지고, 강행이 이뤄진다. 이런 과정 속에서 뭔가 물이 고여 왔다. LH, 조국 사태 등이 터지면서 물이 밖으로 확 넘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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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획부동산, 악의 근원”…공직 넘어 민간 투기까지 손본다

등록 :2021-03-31 04:59수정 :2021-03-31 08:40

검·경, 민간업자 수사범위 확대 강조

청와대 반부패협의회서도 대책 쏟아져
“상습투기꾼들, 노인 등 약자 등쳐”
집걱정없는 서울만들기 선거네트워크 회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7 보궐선거 후보들의 주거공약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집걱정없는 서울만들기 선거네트워크 회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7 보궐선거 후보들의 주거공약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한국토지주택공사(LH·엘에이치) 사태 이후 주로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겨냥했던 정부·수사기관의 칼끝이 ‘기획부동산’ 등 투기를 부추기는 민간 업자 전반으로까지 확대된다. 3기 새도시 투기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민간의 땅투기 폐해 또한 심각했기 때문이다.

남구준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장(국가수사본부장)은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연 브리핑에서 “시도경찰청 수사책임자를 경무관급으로 격상하고, 수사인력도 현재(770명)의 두배 수준인 1560명으로 대폭 확대하겠다”며 “내부정보를 이용하거나, 차명거래 등을 통한 부동산 투기뿐 아니라 기획부동산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해 부동산 투기를 뿌리 뽑겠다는 자세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기획부동산의 폐해는 전날 열린 ‘부동산 부패 청산을 위한 제7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도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자리는 본래 공직자 및 공공기관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으나, 부처 장관, 사정기관장 등 회의 참석자들은 토론 시간이 되자 기획부동산 근절 방안을 쏟아냈다고 한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기획부동산 피해자는 노인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이다. 기획부동산은 상습 투기세력이 있고, 만성적이다. 이번을 계기로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하자 이에 공감하는 발언이 잇따랐다고 정부 관계자가 이날 전했다. 변 장관은 “기획부동산으로 차익을 남겨도 양도소득세가 낮기 때문에 (이런 투기 형태가)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며 토지 양도소득세 강화를 강하게 주장했다고 한다.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도 “기획부동산이 만악의 근원이 확실하다”며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전주가 땅을 사는 과정에서 공공기관 정보를 빼내 (투기에 활용하는 등) 악용할 수 있다. 이것이 부동산 적폐의 원인”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창룡 경찰청장도 기획부동산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발언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땅을 중심으로 조사를 실시해 기획부동산을 확실히 색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거래분석원이 필지를 선별해 쪼개기 세금탈루 정황을 분석하고, 드러난 것은 국세청과 수사기관에 이첩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협의회 토론에서 나온 의견은 토지 양도소득세 강화, 부동산거래분석원 설치 등으로 구체화됐다. 전날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투기 근절 및 재발방지 대책’을 보면 기획부동산 관련 사기나 1인 매매법인의 투기적 거래 차단을 위해 ‘부동산 매매업’에 대한 등록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부동산거래신고법과 부동산서비스산업진흥법을 개정해 필지 중심의 기획조사도 실시할 방침이다.

 

이완 서영지 이재호 기자 wani@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988906.html?_fr=mt1#csidxcab1f06d50d0aa78dfb23a9c9e22e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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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길 옆 사진관] 조화와 리듬이 만든 아름다움의 정체는?

입력2021-03-31 09:52
서울 문래동 철공소. /강윤중 기자

서울 문래동 철공소. /강윤중 기자

서울 문래동 골목을 거닐다보면 오래된 철공소가 시선을 붙잡습니다.

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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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가루가 내려앉은 세월이 지금 철공소에 그대로 스몄습니다. 이곳에서 만들어내는 제품은 볼트부터 기계, 모델하우스, 자동차 부품 등 안 들어가는 데가 없고, 없는 게 또 없답니다.

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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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기계 사이에 봄볕이 스며들고 있었고, 철제를 다듬는 날카로운 소리는 공기 중에 흩어졌습니다.

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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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중 기자

철공소 내부의 어둑한 분위기에, 크고 작은 점포들이 나란히 이어진 거리와 골목도 가라앉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가게마다 쌓아놓은 각양각색의 제품들이 이 거리를 마냥 무겁지만은 않게 균형을 잡아주고 있었습니다.

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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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크기와 색이 칠해진 동그랗고 네모난 철제 파이프들, 육각·사각·둥근 모양의 봉들이었습니다. 빨강, 노랑, 하양, 초록의 색은 두께와 재질과 강도를 표시한 것입니다.

강윤중 기자

강윤중 기자

제품의 단면이 만들어낸 가벼운 선과 면들이 반복과 변주 속에서 조화를 이뤘고, 그 안에서 경쾌한 리듬이 흘러나왔습니다.

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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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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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중 기자

문래동에서 “37년 동안 청춘을 다 보냈다”는 한 철공소 사장님은 “장사가 잘 되면 먼지가 자욱해야 하는 곳”이라며 어려운 경기를 얘기했습니다.

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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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오로지 철제만 다뤘다는 또 다른 사장님은 “주변이 카페 등으로 업종이 바뀌고 있다”며 “살살 물러나야 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강윤중 기자

강윤중 기자

강윤중 기자

강윤중 기자

쌓여 있는 제품의 사진촬영을 흔쾌히 허락한 사장님은 “작가들이 사진 찍으러 많이들 온다”면서 “이면에 일일이 손으로 만드는 노동도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저 파이프와 봉의 단면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은 귀한 노동의 결과물이라고 말입니다.

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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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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