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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익에서 좌익, 다시 우익으로... 한살 아기까지 살해했다

김포군 고촌면 천등고개의 비극... 한 집안에서 12명죽임 당하기도

21.03.27 19:55l최종 업데이트 21.03.27 19:55l

 1952년 서울지방법원 인천지원 법정은 한여름 가마솥 같았다. 뜨거운 감자 같은 사건으로 재판정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피고는 당시 경기도 김포군 고촌면 치안대원과 현직 경찰로 소위 '반공애국투사'들이었다. 그런 이들이 재판을 받다니, 경천동지할 일이었다. 
"일동 기립." 법원 정리의 외침에 방청객들이 일어났다. 판사는 기초적인 인적사항 확인에 이어 공소사실과 관련한 본격적인 심문을 진행했다. 

"피고 〇〇〇은 수복 후 김포군 고촌면 치안대원으로 고촌공소 선교사 송해붕을 포함한 6명을 고촌지서에 구금 후 천등고개로 끌고 갔는가?" 재판장의 심문에 〇〇〇은 "고촌지서 구금은 제가 관여한 것이 아닙니다. 천등고개로 갈 때는 제일 뒤에 있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모릅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렇다면 피고는 송해붕 외 6명을 살해할 때 현장에 없었는가?" "저는 사건 현장에 가기 전에 변이 마려워 중간에 변을 보고 가느라 살해과정에는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피고들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것을 본 판사의 얼굴이 굳어졌다. 

부역자들이 치안대로 돌변해
 

 선교사 송해붕
▲  선교사 송해붕
ⓒ 박만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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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952년 6월 28일 '송해붕 외 6인 살해 및 사체유기죄'에 대한 선고공판이 열렸다. 재판장은 피고들의 위법 사실을 논거했다. "피고 〇〇〇은 북한군 점령 시절 김포군 고촌면 조국보위원회 서기장으로, 임범일은 위원으로, 이진선(가명)은 자위대장으로, 윤흥섭은 자위대 부대장으로 각기 북한괴뢰집단에 적극 협력했던 자로..."

이게 무슨 말인가? 피고들은 북한군 점령 때인 인민공화국(인공) 시절 부역 활동을 한 이들이었던 것이다. 이 점은 북한군이 물러난 후였던 당시 사회 분위기상 이상하지 않았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이들 부역자들이 부역죄가 아닌 다른 부역 혐의자들을 불법적으로 살해한 죄로 법정에 섰다는 점이다. 

즉, 인민군 아래에서 김포군 고촌면의 조국보위위원회와 자위대의 중책을 맡은 이들은 인민군이 물러나고 대한민국 군·경이 수복하려 하자 처벌을 두려워 해 도리어 치안대를 조직했다. 이후에는 자신들의 부하였던 이들이나 인민군 부역과는 관계없는 주민들을 부역 혐의로 잡아들여 무차별 학살한 것이다. 
 

"피고들은 국군의 9.28 수복이 임박하자 '고촌면 치안대(대장 〇〇〇)'를 조직했다. 그리고 고촌지서 선발대로 복귀한 김용창 순경 등과 함께 부역행위와 전혀 관계가 없는 송해붕을 1950년 10월 10일 고촌면사무소 양곡창고에 구금했다. 피고들은 송해붕을 10월 12일 0시경 군용전화선으로 묶어 김포경찰서 고촌지서 서쪽 1km 지점의 천등고개로 끌고 갔다. 이곳에서 피고들은 송해붕을 포함한 6명을 M1, 카빈, 권총으로 일제히 발사(약 20발)해 전원 살해한 후 방공호에 묻었다."


판사는 검사의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했다. 선고가 이어졌다. "피고인 〇〇〇과 이진선을 징역 8년에, 윤흥섭을 징역 5년에, 임범일, 장장선(농민), 김용창(경찰)을 징역 2년에 처한다."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사건의 가해자가 실형을 선고받는 순간이었다.(1952년 6월 28일, 서울지방법원 인천지원 형사합의부, <판결문>, 형공 제351호)

변신의 귀재들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사건의 가해자들이 재판을 통해 처벌받은 몇몇 사례가 있다. 충남 아산시 배방지서 유해진 지서주임이 1950년 10월 '양민 140여 명을 부역행위로 불법 살해하고 정부미 50가마를 횡령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경향신문> 1955년 1월. 오마이뉴스 2018년 2월 28일 기사에서 재인용)

경남 진영지서장은 불법살해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고, 선고대로 집행되었다. 진영지서장 김병희는 1950년 8월 1일 낙동강변에서 강성갑 목사를 살해했는데 강성갑 목사가 이적행위를 한 일은 전혀 없었다.(홍성표, 『한얼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2020, 선인)  1951년 2월 9일 경남 거창군 신원면에서 제11사단이 저지른 '거창사건' 피학살자는 719명이었다. 이 사건은 전쟁 중에 공론화되어 재판이 열렸는데, 가해자 김종원은 징역 3년을, 제11사단 9연대장 오익경은 무기징역, 3대대장 한동석은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승만 대통령은 판결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인 1년도 안 돼 이들을 특별사면했다. 군인을 인민군으로 위장해 국회 거창사건 조사반에게 총격을 가한 경남지구계엄사령관 김종원 대령은 사면 후 경찰간부로 등용됐다.


이처럼 한국전쟁기 불법 민간인학살을 저지른 이들은 주로 군인과 경찰, 우익청년단 간부들이었다. 그런데 김포군 고촌면은 달랐다. 고촌면 치안대장과 주요 간부들은 인공 시기 부역행위를 한 당사자들이었다. 그랬던 이들은 대한민국 군·경이 수복하자 처벌이 두려워 치안대를 조직하고, 숱한 민간인들을 학살했다. 이들 치안대가 죽인 민간인 중 다수는 부역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고촌공소 책임자 송해붕 선교사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인공 때 부역행위를 한 부역자들이 한국전쟁 발발 전에는 악명높은 우익단체였던 대한청년단 고촌면단부 간부였다는 점이다. 치안대장 〇〇〇은 대한청년단 고촌면단부 부단장, 임범일은 고촌면 신곡리 영사정동단 부단장, 이진선은 향산리 하향산동단부 총무, 윤흥섭은 고촌면단부 감찰부장이었다. 이들은 우익에서 좌익으로, 다시 우익으로 변신해 결국에는 집단학살 가해자가 되었다. 양지만을 찾아 권력을 뒤쫓은 자들이었다. 

한 살 아기가 부역을 했는가?

고촌면 치안대가 1950년 가을에 불법으로 학살한 사람들은 몇 명일까? 1기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학살된 민간인들은 최소 80명에서 최대 200명에 이른다.(진실화해위원회, 『2008년 하반기 보고서』)

"기곽도 나와." 1950년 10월 1일 경기도 김포군 고촌면 향산리 기곽도 집에 고촌면 치안대원들이 들이닥쳤다. 기곽도 집이 부역자 집안이라고 누군가 밀고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기곽도 집안의 이양순(1899년생)부터 기노현(1949년생)까지 총 12명이 굴비 엮듯이 묶여 면사무소 양곡창고로 끌려갔고 그곳에 구금됐다. 두 번에 걸쳐 연행됐는데 당시 기노정(1948년생)은 양할머니의 치마 품에 숨어 화를 면할 수 있었다. 

고촌면사무소 양곡창고에는 신곡리, 전호리, 풍곡리, 향산리 주민 80명 이상이 구금됐다. 치안대원들은 주민들을 구타하거나 고문했는데 연행자의 손을 묶은 채 거꾸로 매달아 매질하고 물고문했다.

치안대원들은 10월 11일부터 구금자들을 김포경찰서로 이송한다며 양곡창고에서 데리고 나갔다. 하지만 그들은 김포경찰서로 가기 전 천등고개에서 죽음을 맞았다. 12일 새벽 0시에는 송해붕 신부와 6명이 천등고개에서 총 맞아 죽고 방공호에 묻혔다.

그로부터 며칠간 치안대원들은 최소 80명에서 최대 200명의 민간인들을 불법적으로 학살했다. 기곽도 집안에서 끌려간 12명도 모두 죽음을 면치 못했다. 이 중에는 한 살 아기 기노현과 6세 기노응도 있었다. 백 번 양보해 천등고개에서 죽은 이들이 부역행위를 했다 하더라도 한 살 아기는 무슨 죄인가. 결국 한 가족을 몰살하려는 구차한 변명이다. 아니 변명거리도 되지 못한다. 기곽도 집안에서는 총 12명이 죽었는데 이들을 가계도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2명이 학살당한 김포군 고촌면 기곽도 가계도
▲  12명이 학살당한 김포군 고촌면 기곽도 가계도
ⓒ 박만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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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군에서는 기곽도 집안처럼 한 가족이 몰살된 경우가 많았다. 특히 김포군 하성면 마곡리 강범수 집안에서는 노인·여성·어린이를 포함해 총 37명이 학살되었다. 학살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1950년 가을 군·경 수복기와 1951년 1.4 후퇴 직전에 가족들을 싹쓸이했다. 이런 불법연행과 학살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는 집안 간의 갈등과 재산 갈취도 있었다.

가해자와 한마을에서 수십 년을 살아
 
 천등고개 앞의 기노정
▲  천등고개 앞의 기노정
ⓒ 박만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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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노정(74세, 경기도 김포시 고천면 향산리)은 6.25 당시 집안 할머니의 치마 속에 숨어 겨우 학살을 면했다. 아버지 기흥도(1926년생)와 어머니 황옥주(1928년생)를 포함 할머니, 큰아버지·작은아버지 가족, 삼촌 등 12명을 잃었다.

그는 졸지에 천애고아가 됐다. 거기에다 가족을 몰살한 치안대가 다시 집에 들이닥쳐 그릇과 가재도구까지 빼앗아갔다. 논에는 말뚝을 박았다. 마음 놓고 농사도 지을 수 없었다. 금관국민학교를 나와 김포농고를 졸업한 기노정은 회사나 공무원에 취업하는 걸 일찌감치 포기했다. '빨갱이 집안'이었기 때문이다. 

1960년 여름 옆집 아줌마의 "이진선(가명)이 나왔다"는 소리에 기노정은 살이 떨렸다. 고촌면 치안대원이었던 이진선이 1952년 재판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고 만기 석방된 것이다.

기노정이 마을에서 이진선을 접촉하는 것은 고역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럴수록 눈을 부릎뜨고 이진선을 노려봤다. 이진선은 아버지 뻘이었지만, 아버지·엄마를 포함해 가족을 몰살시킨 집안 원수였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이진선은 머리를 숙이고 자리를 피했다. 이진선이 마을에서 자연사할 때까지 이 고역은 반복되었다.

김포군 고촌면 민간인학살사건이 법정에 서고 가해자들이 처벌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전체 피해자 80~200명에 대한 사건이 아니라 송해붕을 포함한 6명 학살사건에 국한된 것이다. 대한청년단에서 부역자로 다시 치안대로 카멜레온처럼 변신해 권력의 양지만을 좇은 그들을 역사가 기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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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구마사’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질문들

등록 :2021-03-27 08:17수정 :2021-03-27 09:23
 
[토요판] 이승한의 술탄 오브 더 티브이
역사왜곡 사극과 과잉 반발

엉뚱한 중국풍 소품·분위기에
국민청원, 협찬 철회 쓰나미
2회 만에 종영하는 초유 상황
역사왜곡 비판 일리 있지만

‘조선족 작가’ 주장 인종주의
작가 전작 출연자까지 불똥
방송·언론·여론 모두 문제 노출
옮고 그름보다 힘의 논리 관철
&lt;조선구마사&gt;의 한 장면. 시청자들은 충녕대군이 구마사제 일행에게 월병과 오리알 등 중국 음식을 대접하는 장면과 중국식 소품으로 꾸민 공간 등을 두고 역사왜곡이라고 꼬집었다. 방송 화면 갈무리
<조선구마사>의 한 장면. 시청자들은 충녕대군이 구마사제 일행에게 월병과 오리알 등 중국 음식을 대접하는 장면과 중국식 소품으로 꾸민 공간 등을 두고 역사왜곡이라고 꼬집었다. 방송 화면 갈무리
한국 방송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 등장했다. 불행하게도 긍정적인 방향 말고 부정적인 방향으로. 조선 전기를 배경으로 태종이나 양녕대군, 충녕대군과 같은 실제 역사 속 인물들을 등장시킨 에스비에스(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조선 건국 과정에 악귀들이 개입했으며 그 악귀와 대적하기 위해 저 멀리 서역에서 구마신부를 데려왔다는 설정의 판타지 사극이다.그러나 판타지 사극임을 고려하더라도 영 미심쩍은 장면들이 시청자들 눈에 밟혔다. 환시를 보고는 칼을 들고 백성들을 도륙하는 태종(감우성)이나, 충녕대군(장동윤)이 자신의 6대조인 목조의 삼척 정착 과정을 ‘기생 때문에 야반도주’한 것으로 축약하며 비아냥대는 장면 앞에서 적잖은 시청자들이 움찔했다.
‘역사왜곡’에 초유의 조기 종영 철퇴
 

사태에 본격적으로 불을 댕긴 건 중국풍 소품이었다. 충녕대군 일행이 서역에서 온 구마신부를 의주 근방의 한 기생집에서 접대하는 장면, 온통 중국풍 소품으로 도배가 된 중국식 가옥에서, 월병과 피단, 중국만두와 중국술을 먹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역린을 건드렸다. 아니, 세상 어느 왕조가 외국에서 온 사절에게 타국의 음식을 접대하는가?

 

시청자들의 문제 제기에 제작진은 “명나라를 통해서 막 조선으로 건너온 서역의 구마사제 일행을 쉬게 하는 장소였고, 명나라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중국인의 왕래가 잦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미하여 소품을 준비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은 그 시절 의주 근방은 조선과 명나라의 경계가 아니라 조선과 여진 세력의 경계였으며, 그렇기에 명에서 조선으로 온다고 한다면 바닷길로 오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을 것이라는 반박만 불러왔다.불성실한 해명에 더해, 불과 한달 전에 방영이 끝난 전작인 티브이엔(tvN) <철인왕후>에서도 역사를 경솔하게 대했던 박계옥 작가의 전력이 언급되자,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역사를 왜곡하는 동북공정 드라마를 폐지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하루 만에 서명 수 13만을 돌파했고, 뜨거운 여론을 감지한 광고주들과 협찬사들이 속속 광고와 협찬을 철회했다. 결국 <조선구마사>는 방영 2회 만에 폐지 수순을 밟는 한국 드라마 사상 초유의 작품이 되었다.
시청자들은 도무녀 무화의 의상이 중국 드라마에 나온 스타일이라고 지적했다. 에스비에스 제공
시청자들은 도무녀 무화의 의상이 중국 드라마에 나온 스타일이라고 지적했다. 에스비에스 제공
‘표현의 자유’라는 말로 <조선구마사>의 역사왜곡을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전작에 이어 또 역사를 대하는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준 박계옥 작가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우며, 오랜 세월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나 시대상에 대한 치밀한 고증 없이 작가가 쓰고 싶은 대로 쓰고는 ‘퓨전 사극’이나 ‘판타지 사극’이라는 핑계로 비판을 피해 갔던 역사가 있던 한국 드라마 업계도 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준비 과정에서 시나리오를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을 제작진 중 아무도 문제가 된 대목을 걸러내지 못한 것 또한 문제적이다. 그러나 방영 첫주 만에 폐지 결정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서, 유심히 살펴봐야 할 몇가지 쟁점이 존재한다.
인종주의적 논란으로 발전
이를테면, 온라인 일각에서 제기된 박계옥 작가의 ‘조선족 의혹’이 그것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박계옥 작가의 게으른 태도와 반복되는 역사왜곡에 대한 문제 제기를 넘어서, 그가 조선족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계옥 작가가 중국 자본과 일을 자주 하고 있고, 최근 몇년 사이 등록된 어문저작물 목록을 보면 중국 관련된 콘텐츠를 많이 생산한 흔적이 있으며, 전작인 영화 <댄서의 순정>(2005)이나 드라마 <카인과 아벨>(2009), <닥터 프리즈너>(2019) 등에 조선족 캐릭터들이 등장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그러나 이 의혹 제기의 진의는 ‘민족은 한국 민족이어도 국적은 중국인 조선족이기 때문에 동북공정과 궤를 같이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 아닌가’ 하는 인종주의적인 발상일 것이다. 그게 아니었다면 작가의 출신 지역과 관계된 추측은 세번째로 조선족 캐릭터가 등장한 <닥터 프리즈너>가 공개될 무렵에 나왔겠지. 작가가 역사왜곡을 선보인 작품이 공개된 이후에 출신 지역에 대한 추측이 제기된 것은, 조선족 집단 전체를 ‘한국 사람들 틈바구니에 섞여서 언제 중국 정부가 추구하는 국가적 프로파간다에 동조할지 모르는 에이전트’라고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이 반영된 결과다.제작사 쪽은 논란이 커지자 박계옥 작가는 조선족이 아니라고 밝혔다. 1995년 <돈을 갖고 튀어라> 각본 작업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종사한 커리어를 생각해 보면, 그가 ‘오랜 세월 정체를 숨긴 채 때를 기다렸다가 동북공정이 시작되자 역사왜곡 콘텐츠를 선보인 작가’라는 가설보다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본격적으로 차이나머니가 유입되기 시작한 시기를 노려 중국 관련 콘텐츠 생산에 박차를 가한 작가’라는 가설이 좀 더 합리적인 추측일 것이다.
환시를 보고는 칼을 들고 백성들을 도륙하는 태종(감우성)이나, 충녕대군(장동윤)이 자신의 6대조인 목조의 삼척 정착 과정을 ‘기생 때문에 야반도주’한 것으로 축약하며 비아냥대는 장면 앞에서 적잖은 시청자들이 움찔했다. 에스비에스 제공
환시를 보고는 칼을 들고 백성들을 도륙하는 태종(감우성)이나, 충녕대군(장동윤)이 자신의 6대조인 목조의 삼척 정착 과정을 ‘기생 때문에 야반도주’한 것으로 축약하며 비아냥대는 장면 앞에서 적잖은 시청자들이 움찔했다. 에스비에스 제공
그러나 과연 작가의 출신지가 중요할까? 설령 박계옥 작가가 조선족이라고 한들, 그건 박계옥 작가 개인이 역사를 대하는 태도가 못마땅한 사람이라는 의미이지, ‘조선족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역사 프로파간다에 동참하고 있다’는 추론을 정당화해주진 않는다.그리고 언론은 이와 같은 ‘조선족 논란’이 인종주의적 선동이라는 걸 지적하거나 경고하기는커녕, 온라인 커뮤니티상의 무분별한 의혹 제기를 스포츠 경기 중계하듯 기사로 출고하며 인종주의 장사에 숟가락을 얹었다.한술 더 떠 여론은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에게도 책임을 묻는가 하면, 작가의 전작이자 비슷한 역사왜곡 논란이 있었던 <철인왕후>에 출연한 신혜선을 모델로 기용한 마스크 회사에 모델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역사왜곡의 소지가 있는 콘텐츠에 참여한 이들이라면 경중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책임을 묻는 이와 같은 태도는, 대화나 논의 대신 ‘너는 어느 편이냐’라는 선택을 강요하는 이분법적인 폭력이다. 그리고 이렇게 국민과 비국민을 가르는 국가주의적 선동에 대해서도, 상당수의 언론은 경고나 지적 대신 사안을 단순 스트레이트 보도하는 쪽을 택했다.
‘한국의 오늘’ 집약된 사태
역사왜곡에 대한 문제 제기를 넘어 인종주의적·국가주의적 선동까지 넘나드는 여론과, 그에 제대로 된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한 언론에 더해, 방송사 또한 사태를 악화하는 데 일조했다. 그동안 한국의 방송사들은 드라마나 코미디 속의 불필요한 폭력 묘사나 소수자 집단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조장하는 설정, 여성 혐오 등의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창작의 자유’를 이야기하고 ‘그럴 의도가 아니었으나 보시는 분들이 불편하셨다면 깊게 사과드린다’는 말로 일관해왔다.방송사들이 작품을 향해 제기되는 문제에 관해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 창작물 속 재현의 윤리에 관한 시대적 합의를 도출하는 작업을 해왔더라면, <조선구마사>를 둘러싼 논쟁 또한 ‘판타지 사극 속 역사 재현의 윤리’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로 이어졌을지 모른다. 그러나 늘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는 핑계로 그 숙제를 미뤄왔던 방송사는, 광고주와 협찬사가 빠져나가자 부랴부랴 한주 만에 드라마를 폐지하는 것 말고는 남은 선택지가 없었다. 옳고 그름의 문제에 반응한 것이 아니라, 힘과 자본의 논리에 반응한 것이다.에스비에스 입장에서야 빗발치는 여론 앞에서 폐지 말고는 답이 없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말로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생산적인 논의를 도출할 수 없으며, 세를 불려 돈으로 압박하는 것이 답이다”라는 안 좋은 시그널을 보내는 결과를 남겼다. 제작진은 해야 할 검토를 안 했고, 여론은 해야 할 자제를 안 했고, 언론은 해야 할 지적을 안 했고, 방송사는 그간 해야 했던 숙제를 안 했던 탓에 대화가 아닌 힘과 자본의 논리가 답이라는 쓸쓸한 결과를 도출했다. 역사 속의 조선을 심각하게 왜곡한 <조선구마사>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는, 이처럼 역설적이게도 오늘날의 한국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 티브이 칼럼니스트. 정신 차려 보니 티브이(TV)를 보는 게 생업이 된 동네 흔한 글쟁이. 담당 기자가 처음 ‘술탄 오브 더 티브이’라는 코너명을 제안했을 때 당혹스러웠지만, 지금은 그러려니 한다. 굳이 코너명의 이유를 붙이자면, 엔터테인먼트 산업 안에서 무시되거나 간과되기 쉬운 이들을 한명 한명 술탄처럼 모시겠다는 각오 정도로 읽어주시길.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culture/entertainment/988437.html?_fr=mt1#csidx3d5511cd33091ff9fd4729d2086d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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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총맞은 미얀마 의대생 끝까지 지킨 여성, 하지만...

끝내 숨진 '칸 네이 하잉'과 방패 든 '싼 싼 머'의 용기.... 동생 SNS에 호소 "누나 풀어달라"

21.03.26 19:29l최종 업데이트 21.03.26 19:29l
▲ 총맞은 미얀마 의대생, 끝까지 지키던 동료 결국... .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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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에 맞아 쓰러진 남성이 피를 흘리고 있다. 위태롭게 방패를 든 동료들이 그를 지켜보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사격을 쏟아내는 경찰이 가까이 다가오자 모두 물러나고 만다.

하지만 여성 한 명이 그의 곁을 끝까지 지키고 있다. 총을 든 경찰이 몰려들었지만 여성은 방패로 남성을 감싼 채 마지막까지 버텼다.

경찰이 방패 뒤 여성을 발견하더니 손으로 머리를 강하게 내리쳤다. 여성이 나오지 않자 이번엔 머리채를 쥔 채 끌어낸다. 뒤에선 다른 경찰의 발길질이 계속됐다.

결국 여성은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바닥에 나뒹굴고 만다. 경찰들은 여성을 끌고 가면서도 무자비한 폭행을 이어갔다. 쓰러진 남성은 일어나지 못한 채 경찰들에 의해 어디론가 질질 끌려갔다.
 

 한 여성이 총에 맞은 남성을 끝까지 지키다(왼쪽) 폭행을 당하며 체포되고 있다(가운데). 피를 흘리며 경찰에 질질 끌려간 남성은 결국 숨졌다(오른쪽).
▲  한 여성이 총에 맞은 남성을 끝까지 지키다(왼쪽) 폭행을 당하며 체포되고 있다(가운데). 피를 흘리며 경찰에 질질 끌려간 남성은 결국 숨졌다(오른쪽).
ⓒ 페이스북 "Thet Pa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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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영상은 지난 14일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 찍힌 것이다. 결국 주검이 돼 돌아온 남성은 양곤대 의과대학 1학년 칸 네이 하잉(Khant Nya Hein)이다. 16일 엄수된 장례식엔 흰 가운을 입은 수많은 의과대학 동료들이 찾아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의사를 꿈꿨던 그 역시 흰 가운을 입은 채 관에 누웠다. 그의 마지막을 가슴에 놓인 청진기가 함께했다. (관련기사 : 미얀마 의대생의 죽음, 장례식 가득 채운 '흰 가운' http://omn.kr/1shjv)

 그를 끝까지 지키려했던 여성은 20대 싼 싼 머(San San Maw)이다. 두 사람은 서로 알던 사이가 아니었지만, 칸 네이 하잉이 총에 맞은 것을 본 싼 싼 머는 곧장 방패를 들고 달려들었다고 한다.


잡혀간 싼 싼 머는 여전히 풀려나지 못하고 있다. 그의 동생은 SNS에 영상을 올리며 "우리 가족은 숨진 칸 네이 하잉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누나가 빨리 풀려날 수 있도록 (영상을) 널리 알려달라"고 썼다. 동생은 바닷가에서 환히 웃고 있는 싼 싼 머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286명 사망, 3천명 이상 체포... "긴급 정상회담 개최해야" 
 
 3월 14일 숨진 양곤대 의과대학 1학년 칸 네이 하잉(Khant Nya Hein)의 장례식이 이틀 뒤인 16일 양곤의 한 공원묘지에서 엄수됐다. 사진을 보내온 미얀마 사진기자 모임 'MPA(Myanmar Pressphoto Agency)'는 "가족과 수많은 의대생 동료들이 그와 함께했다"고 전했다.
▲  3월 14일 숨진 양곤대 의과대학 1학년 칸 네이 하잉(Khant Nya Hein)의 장례식이 이틀 뒤인 16일 양곤의 한 공원묘지에서 엄수됐다. 사진을 보내온 미얀마 사진기자 모임 "MPA(Myanmar Pressphoto Agency)"는 "가족과 수많은 의대생 동료들이 그와 함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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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14일 숨진 양곤대 의과대학 1학년 칸 네이 하잉(Khant Nya Hein)의 장례식이 이틀 뒤인 16일 양곤의 한 공원묘지에서 엄수됐다. 사진을 보내온 미얀마 사진기자 모임 'MPA(Myanmar Pressphoto Agency)'는 "가족과 수많은 의대생 동료들이 그와 함께했다"고 전했다.
▲  3월 14일 숨진 양곤대 의과대학 1학년 칸 네이 하잉(Khant Nya Hein)의 장례식이 이틀 뒤인 16일 양곤의 한 공원묘지에서 엄수됐다. 사진을 보내온 미얀마 사진기자 모임 "MPA(Myanmar Pressphoto Agency)"는 "가족과 수많은 의대생 동료들이 그와 함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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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의 잔혹한 폭압이 이어지자 미얀마인들은 24일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민들은 거리에 나오지 않았고 은행, 상점 등도 모두 문을 닫았다. 이에 군부는 영업 재개 명령에 응하지 않은 이들을 구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침묵시위 이후에도 사망 소식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25일 하루 9명이 숨져 총 286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체포된 사람들 또한 3000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톰 앤드루스 유엔(UN)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동남아국가연합 등이 참여하는 긴급 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이 3월 22일 만달레이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을 전해온 MPA(Myanmar Pressphoto Agency)는 "전날 밤 군부 테러리스트의 강압적인 진압이 있었고 13살 소년을 포함해 적어도 4명이 죽었다"고 전했다.
▲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이 3월 22일 만달레이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을 전해온 MPA(Myanmar Pressphoto Agency)는 "전날 밤 군부 테러리스트의 강압적인 진압이 있었고 13살 소년을 포함해 적어도 4명이 죽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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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 양곤의 흘라잉따야(Hlaingthaya)의 3월 16일 모습. 이곳은 이틀 전인 14일 계엄령이 선포돼 수많은 사상자가 나온 지역이다. 미얀마 사진기자 모임 'MPA(Myanmar Pressphoto Agency)'는 "대규모 학살이 일어났음에도 시위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며 "총에 맞아 숨진 31명의 장례식이 17일 공동묘지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 양곤의 흘라잉따야(Hlaingthaya)의 3월 16일 모습. 이곳은 이틀 전인 14일 계엄령이 선포돼 수많은 사상자가 나온 지역이다. 미얀마 사진기자 모임 "MPA(Myanmar Pressphoto Agency)"는 "대규모 학살이 일어났음에도 시위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며 "총에 맞아 숨진 31명의 장례식이 17일 공동묘지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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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 “인민이 편리한 버스 대량생산해야”

박한균 기자 | 기사입력 2021/03/2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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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신문은 26일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생산한 여객 버스 시제품을 요해(파악)하시였다”라고 보도했다.  

 

▲ 평양시 여객운수종합기업소와 평양버스공장의 일꾼 등이 새로 개발한 교통 버스와 2층 버스 시제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생산한 여객 버스 시제품을 돌아보았다.

 

노동신문은 26일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생산한 여객 버스 시제품을 요해(파악)하시였다”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수도의 여객 운수 문제를 두고 언제나 마음 쓰시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를 지도하시는 그 바쁘신 속에서도 평양시민들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결정적 대책을 세울 원대한 구상을 펼치시고 수도교통망 발전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협의해주시었다”라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평양시 여객운수종합기업소와 평양버스공장의 일꾼 등은 짧은 기간에 교통 버스와 2층 버스 시제품을 개발해 당 중앙에 보고했으며, 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당·정부 간부들이 함께 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시제품을 돌아본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여객 버스 안을 돌아보며 “평양시에서 자체의 기술 역량과 생산토대에 의거하여 버스들을 만들어 여객 운수수단 문제를 풀겠다고 결의해 나선 것은 좋은 일”이라며 “당에서 적극 밀어주겠으니 도시미화에 어울리며 인민들이 이용하기에도 편리한 여객 버스를 대량생산하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특히 “수도 여객수송의 긴장성을 풀고 시민들의 교통상 편리를 최대한 도모하는 것은 수도 운영의 근본 문제의 하나이며 인민들의 사회적 및 문화적 생활 조건을 더욱 원만히 보장함에 있어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여객 버스 생산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파악하고 연차별 생산목표와 실행 대책도 제시해 주었다고 전했다.

 

한편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양시 주택단지 현지 지도 소식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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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끌려간 12만명이 굶어죽고 얼어죽었다

[손호철의 발자국] 9. 경북 영천 : 사상 최악의 부정부패가 야기한 '국민방위군 사건'을 기억하자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의 공통점은? 다들 알겠지만, 감옥에 간 대통령이라는 점이다. 구체적인 죄명은 다르지만, 이들은 죄에는 부정부패가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 우리나라는 전직 대통령들이 줄줄이 감옥을 갈 정도로 '부정부패의 나라'다.

 

어디 그뿐일까? '민주화 운동 대통령'인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조차, 아들이 부정부패로 감옥에 가야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 명이 아닌, 여러 아들들이 줄줄이 감옥을 가거나 비리에 연루됐다. 이처럼 대통령 본인부터 그 자식들, 나아가 전두환 때의 장영자, 박근혜의 최측근 최순실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부정부패 사건이 많았다.

 

하지만 우리 근현대사에서 가장 죄질이 나쁘고 악랄한 초대형 부정부패 사건은 무엇일까? 희대의 부정부패로 인해 무려 12만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어느 부정부패 사건도 이처럼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지는 않았다. 목숨을 부지했지만 손발을 잃은 사람도 20만 명에 달한다.


 

무슨 부정 사건이기에 12만 명이 목숨을 잃고 20만 명이 중상을 입었을까 기이하게 생각할 것이다. 이 부정부패의 흔적을 찾으려면 보은에 있는 한 기념탑, 그리고 영천에 있는 작은 추모비를 찾아가야 한다. 기념탑 명칭은 '국민방위군의용경찰전적기념탑', 추모비 명칭은 '국민방위군 추모비'다. 맞다. 역사상 가장 악랄한 부정부패 사건은 한국전쟁 기간에 있었던 '국민방위군 사건', 정확히 말하자면 '국민방위군 예산 착복 사건'이다.


 

▲ 충북 보은에 있는 국민방위군의용경찰전적기념탑. 지역의 국민방위군과 의용경찰이 속리산 빨치산을 토벌하는 데 기여한 것을 기리고 있다. ⓒ손호철
▲ 경북 영천에 있는 국민방위군추모비. 이곳에서 훈련받다가 굶어죽고 얼어 죽은 청장년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을 어른들이 세웠다. ⓒ손호철

요즈음 식으로 말해, 국민방위군은 일종의 향토예비군이다.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가 역전되면서 "한국군과 유엔군이 3‧8선을 넘으면 참전하겠다"던 중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국군의 북진이 시작되자, 중국은 경고대로 참전해 한국전쟁 장기화가 시작했다.


 

이에 이승만 정부는 1950년 12월 군인, 경찰, 공무원과 학생을 제외한 17세~40세 사이의 모든 남자들을 국민방위군에 편입시키는 법을 제정했다. 이 법에 따라 50만 명을 소집해 서울에 집결시켰다. 신성모 국방장관은 이를 지휘할 사령관과 부사령관에 군 경험이 전혀 없는 우익청년단장 김윤근과 우익청년단 총무국장 윤익헌을 임명했다. 그러나 50만 명에 이르는 청장년들을 지방 각지에 흩어진 군훈련소로 배치해 수용하고 훈련시킬 준비는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 1950년 말 제정된 국민방위군법에 따라 소집되어 온 청장년들

게다가 김윤근 등 국민방위군 책임자들과 그 위의 고위층들이 예산을 빼돌려, 소집된 사람들은 의복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끼니도 때우지 못한 채 지방의 훈련소로 이동해 훈련을 받으면서 대규모로 죽어나가고 동상으로 꽁꽁 언 손발을 잃었다. 그렇게 얼어 죽고 굶어죽은 사람이 약 12 만 명, 동상 등 중상을 입은 사람이 2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민방위군 5명 중 1명이 죽고, 2명이 중상을 입은 셈이다.


 

조국을 지키기 위해 불려나간 12만 명이 전투 한 번 해보지 못하고 굶어죽고 얼어 죽다니,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 이들의 억울한 영혼을 누가 달래 줄 것인가? 한국전쟁의 국군 전사자 수는 공식적으로 13만 7899명이다. 즉 한국전쟁에서 죽은 전사자와 비슷한 수의 젊은이들이 이승만의 부름을 받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갔다가 식량과 의복 예산을 빼돌린 이승만의 부하들 때문에 목숨을 잃은 것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나중에 조사한 결과, 이렇게 빼돌린 돈을 이승만 측근 정치인들이 상납 받은 것이다. 가장 한심한 일은 아직 남아있다. 야당의 폭로로 이 문제가 터지자 이승만이 보인 반응이다. 이승만은 이를 '공산주의자들의 모략', '공비들의 술책'으로 몰아갔다. '위대한 음모론자 이승만' 만만세다!


 

이 사건은, 제보를 받은 이철승 의원이 부산으로 이전한 임시국회에서 폭로해 알려졌다. 국회 비상대책위원회의 조사 결과, 김윤근 등은 1950년 12월부터 1951년 3월까지 석 달 동안 현금 23억 원, 쌀 5만2000 섬 등 55억 원을 착복한 것으로 밝혀졌다. 70년 전의 55억 원이면 현재가로 얼마인지 감이 잡히지 않지만, 엄청난 금액임은 확실하다. 김윤근 등 관련자들은 조사 과정에서 친이승만계 국회의원 등 정치권에 이를 상납했다고 증언했다.


 

여론이 심각해지자, 이승만 정부는 '꼬리 자르기'에 들어갔다. 군사재판을 열어 사흘 만에 김윤근에게 무죄를, 윤익헌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는 오히려 여론에 불을 붙였다. 사건을 공산주의자의 음모로 몰아가며 측근을 비호하는 이승만에 실망한 윤보선은 이승만과 결별을 선언했다. 보다 못한 미군지휘관들이 이승만을 찾아가 이번 사태의 책임자인 신성모 국방장관을 해임하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압박했다. 결국 이승만은 신성모를 해임하고 10년 뒤 4‧19 혁명에 의해 심판받게 되는 이기붕을 그 후임으로 임명했다.


 

▲ 김윤근 등을 국민방위군 사령관으로 임명하고 비호하다 경질된 신성모 국방부 장관
▲ 청남대에 있는 이숭만 동상. 이승만은 국민방위군 사건을 공산주의자의 음모로 몰아갔다. ⓒ손호철

국회는 국민방위군 설립 넉 달 만인 1951년 4월 방위군 해체를 결의했고,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요구했다. 1951년 7월에 열린 고등군법회의는 김윤근, 윤익헌 등 5인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로부터 상납을 받은 배후세력이었다. 이승만 정부는 착복한 돈을 친이승만계 정치인들에게 상납했다는 증언에 따른 조사와 심판이 이뤄지기도 전에 서둘러 관련자들에 대한 공개총살형을 집행했다. 그로 인해 이들 위의 검은 세력에 대한 진실은 어둠속에 묻히고 말았다.


 

▲ 이승만 정부는 문제가 커지자 '꼬리 자르기'를 위해 김윤근 등을 재빨리 공개 총살했다.

대만의 장제스는 이승만에 대비된다. 장제스는 이승만 같은 극우 독재자였지만, 부하들의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전혀 다르게 행동했다. 물론 장제스 군대도 본래 '부정부패 그 자체'였다. 미국이 홍군과 싸우라고 지원한 최첨단 무기는 다음 날이면 마오쩌둥 군대로 넘어가 장제스군을 겨누었다. 밤새 무기를 공산주의자들에게 팔아먹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부정부패의 결과로 장제스는 홍군에게 참패해 대만으로 도주해야 했다.


 

이후 장제스는 완전히 달라졌다. 자신의 조카며느리가 밀수 등 부정부패에 연관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즉각적인 수사를 지시했다. 조카며느리 집에서 엄청난 돈과 보석들이 발견되자, 장제스는 조카며느리를 불러 함께 식사를 한 뒤 선물함을 줬다. 집에 가 열어본 선물함에는 권총 한 자루가 담겨있었고, 조카며느리는 자살했다고 한다. 또한 죄질이 나쁜 부패 공직자들을 수송기에 실어 태평양 한 가운데로 가 떨어뜨려 버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최고지도자가 이처럼 강력한 부정부패 척결 의지를 보이자 대만은 '부정부패 청정국'으로 다시 태어났다.


 

반면에 이승만의 미온적 태도는 단순히 국민방위군 착복 사건에 그치지 않고, 끊이지 않는 부정부패 사슬로 이어졌다. 다시 말해, 정권이 바뀌어도 대대로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우리의 부정부패는 "국민방위군사건은 좌파의 모략"이라고 했던 이승만의 한심한 대응에 뿌리를 두고 있다. 나아가 1950년대에 만연했던 병역기피 풍조도 국가를 지키기 위해 소집됐으나 총 한번 쏴보지 못한 채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다 싸늘한 시신으로 스러진 12만 국민방위군 사건에 크게 기인한다.


 

인천상륙작전 이후 수세에 밀린 북한군과 빨치산은 속리산으로 들어가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승만 정부의 지시에 따라 1950년 11월 지역 청년들로 구성된 국민방위군은 의용경찰과 함께 이들의 토벌 작전에 참여했다. 보은에 있는 국민방위군의용경찰 전적기념탑은 이를 기념하는 전적비다. 따라서 국민방위군의 존재와 역할에 대한 중요한 증거이지만, 이들의 억울한 죽음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그 증거는 영천 은해사 입구에 있는 국민방위군추모비다. 이승만 정부는 1950년 12월 국민방위군으로 소집된 50만 명 중, 강원‧충청‧경기 일대 20~30대 장정 수백 명을 영천 차일리로 분산 수용해 군사교육을 시켰다. 그러나 추위와 굶주림으로 100여 명이 숨지자 이들을 집단 매장했다.

 

 

1984년 도로 확장이 이뤄질 때, 마을사람들은 도로변에 묻혀있던 이들을 현재의 위치인 야산으로 옮기고 위령제를 지내왔다. 2003년 육군의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으로 이들의 유해와 유품이 발굴돼 국민묘지로 이장되자, 영천시는 이들을 추모하는 추모비를 세웠다. 너무도 뒤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2000년대 들어 과거사 조사에 나선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국민방위군으로 사망한 희생자 유가족 14명의 진상조사 요구에 따라 진실화해위원회(진화위)가 이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것이다. 그러나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 암매장 등을 확인할 수 없었다. 국민방위군 대부분은 생사가 알리려지지 않았고 가족들에게 사망통지서조차 발송되지 않아 사후적인 예우가 어렵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진화위는 사망자‧실종자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위령제 실시, 전사자에 상응하는 국가유공자 예우가 필요하다고 정부에 권고했다.


 

우리의 고질적인 문제인 부정부패와 관련해, 국민방위군추모비는 한국역사상 최악의 부정부패사건의 아픈 현장이자 증거라는 점에서 모든 공직자가 한번 쯤 찾아가 봐야 할 곳이다. 아니, 모든 공직자에게 취임 시 의무적으로 찾도록 해야 할 반면교사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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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백신 바꿔치기 의혹 “청맹과니나 하는 짓”

[아침신문 솎아보기] 바이든 정부 출범 맞춰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에 언론 “정치적 의도”

 

26일 언론은 이 발사체에 대해 ‘탄도미사일로 보이지만’이라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하는데 합동참모본부가 첫 공지에서 “미상 발사체”로 밝혔고 일본 당국은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담아 공지하는 등 사건 초기에 미사일 발사체에 대한 정보가 달랐기 때문이다. 해당 미사일이 순항미사일일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 위반사안이 되지않지만 탄도미사일일 경우 대북 결의 위반 사안이다. 

다음은 미사일 발사 관련 종합 일간지 1면 제목들이다.
경향신문 “김정은, 바이든 첫 회견 앞두고 ‘탄도미사일’ 쐈다”
국민일보 “북한, 1년 만에 탄도미사일 도발… 軍, 또 ‘뒷북’ 대응”
동아일보 “美 자제 경고 3시간 뒤, 北 탄도미사일 쐈다”
서울신문 “바이든 회견 전날 北탄도미사일… 대놓고 美압박”
세계일보 “탄도미사일 쏜 北, 바이든 시험대 세우다”
조선일보 “北 전술핵 탑재 가능한 탄도미사일 발사, 韓美 동시에 노렸다”
중앙일보 “북한이 쏜 미사일 정체, 일본 발표 보고 안 국민”
한겨레 “북한, 동해로 탄도미사일 2발 발사…사거리 450㎞”
한국일보 “北, 탄도미사일 2발 발사… 나흘 만에 수위 높였다”

▲26일 종합 일간지 1면 모음.
▲26일 종합 일간지 1면 모음.

경향신문 1면은 “북한이 25일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지난 1월 조 바이든 미국 정부 출범 후 첫 탄도미사일 발사”라고 썼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은 이번 미사일을 지상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의 경우 1면에 “북한이 쏜 미사일 정체, 일본 발표 보고 안 국민”라는 기사를 배치했다. 중앙일보는 “합참은 또 오전 7시25분 첫 공지에서 ‘미상 발사체’로 밝혔지만, 일본 당국은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발표에 담았다”며 “오전 9시부터 1시간30여 분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 결과를 담은 발표문에도 ‘탄도’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26일 중앙일보 1면.
▲26일 중앙일보 1면.

중앙일보에 따르면 국방부는 오전 10시30분 정례 브리핑에서도 탄도미사일 가능성에 대해 “분석 중인 만큼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만 답했다. 결국 ‘탄도미사일’을 거론한 건 북한이 미사일을 쏜 뒤 4시간여가 지나서였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진행된 백그라운드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한·미 정보당국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밀 분석 중”이라고 알렸다.

한겨레도 1면 기사에서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탄도미사일로 보인다”며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도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합참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미사일인지에 대해 ‘분석 중’이라며 ‘아직 단정해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썼다.

한겨레는 사설에서도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쏘았다”고 표현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종류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사거리와 관계없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어서 추가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북한은 과거 미국에 대해 거듭 사용해온 ‘벼랑 끝 전술’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역효과만 내왔다는 현실을 직시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정부 출범 맞춰 도발 행동한 북...언론 “정치적 의도”

이번 미사일 발사에 언론은 북한이 미국의 새로운 정부 출범에 맞춰 ‘도발적 행동’을 한다고 해석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2개월 만에 대북정책 검토를 마치고 새로운 전략 수립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시점을 택해 존재감을 과시하고 북·미 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봤다.

▲26일 경향신문 사설.
▲26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정치적 제스처라도 탄도미사일 발사는 용인될 수 없다”며 “대북정책을 마련 중인 바이든 행정부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의도라면 더욱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국민일보도 사설에서 이번 발사와 관려해 “북한의 ‘나쁜 버릇’이 또 도졌다”며 “위협으로 양보를 얻어내는 ‘벼랑 끝 전술’이라면 일찌감치 포기하기 바란다”고 썼다. 또한 국민일보는 “북측 도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은 안이함 그 자체”라고 일본보다 늦었던 대응을 비판했다.

‘대통령이 백신 바꿔치기’ 주장하며 보건소 협박까지…“청맹과니나 하는 짓”

국민일보는 이날 사설 ‘문 대통령과 AZ 백신 흠잡아 뭘 노리겠다는 건가’에서 SNS를 중심으로 문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아닌 다른 백신을 맞았다는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3일 문 대통령이 접종할 때 주사기가 바뀌었다는 건데, 당시 간호사가 백신 접종을 위해 주사기 바늘 캡을 벗겼는데 이후 칸막이 뒤에 다녀오니 바늘에 캡이 씌워져 있었다는 게 주장의 근거다. 문 대통령 접종 과정에서 촬영을 해야했기 때문에 시간 차가 생겨 오염을 막기 위한 캡을 씌웠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26일 국민일보 사설.
▲26일 국민일보 사설.

국민일보는 “수많은 사람이 보는 공개된 자리에서 주사기를 바꿔치기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전 국민을 속여야 가능한 일”이라며 “의학적 근거에 바탕한 방역당국의 설명에도 아랑곳없이 접종한 간호사와 보건소에 ‘양심선언 하라’는 등의 협박 전화와 문자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청맹과니나 하는 짓”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일보는 “AZ 백신의 신뢰성을 훼손하는 ‘주사기 바꿔치기’ 같은 가짜뉴스는 혼란을 가중시켜 치르지 않아도 될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한다”며 “이런 류의 가짜뉴스는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아닌 전 국민을 위험에 빠트린다.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이상 서둘러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14면에, 문 대통령이 백신 접종을 받았던 보건소의 담당 간호사를 협박한 이들에 대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는 기사를 배치했다.

25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았던 종로구보건소에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내 담당 간호사 등을 협박한 이들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종로구 관계자는 “해당 간호사를 보호하기 위해 현재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내사를 통해 불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엄정하게 사법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26일 동아일보 14면.
▲26일 동아일보 14면.

서울신문도 이날 사설 ‘누적 확진자 10만, 정파적으로 백신 불신 높이지 말라’에서 “AZ 백신에 대한 불신과 부작용 등을 강조하는 가짜 정보들이 카톡 단톡방과 온라인 등에서 퍼져 나가면서 백신 접종 수용 비율이 90%대에서 68.0%까지 떨어졌다”며 “집단면역 형성이 늦어져 일상으로의 복귀가 늦어지면 소상공인들의 피해는 누가 보상할 것인가. 정파적 이유로 백신 접종에 어깃장을 놓아 사망률이 높아진다면 천벌받아 마땅할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의 3월 국회 처리가 끝내 무산

24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투기·부패 방지 5법’ 중 공공주택특별법·한국토지주택공사(LH)법·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해충돌방지법과 부동산거래 감독기구 신설 등을 담은 부동산거래법은 각각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더불어민주당이 약속하고 문재인 대통령도 입법을 당부했던 법이기도 하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이해충돌방지법은 LH 직원은 물론 국회의원, 중앙정부·자치단체 공무원 등 모든 공직자의 사익 추구 행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국회는 그동안 의원들의 사익 추구 행위가 여론의 질타를 받을 때만 잠시 입법 의지를 보이다가 슬그머니 폐기하는 행태를 되풀이해왔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 역시 ‘또 미뤄진 이해충돌방지법, 제정할 생각 있긴 하나’ 사설에서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이 제기된 후 여야가 모두 이 법의 제정 필요성을 거론했지만 3월 임시국회 내 처리가 무산된 것”이라며 “법 적용 대상에 국회의원들이 포함돼 있다 보니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있는 게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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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곳곳에서 벌어진 가족들의 잇단 죽음, 그 이면

[이런 시장을 원한다!] 다양한 가족이 함께 잘 사는 도시를 꿈꾸며

21.03.26 07:34l최종 업데이트 21.03.26 07:34l
2021년 4월 7일 재·보궐선거가 치러집니다. <오마이뉴스>에서는 각계각층 유권자의 목소리를 '이런 시장을 원한다!'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뉴노멀' 시대 새로운 리더의 조건과 정책을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말]
큰사진보기 한국한부모연합 등 4개 단체가 2020년 12월 빈곤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의 즉각적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  한국한부모연합 등 4개 단체가 2020년 12월 빈곤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의 즉각적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 한국한부모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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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7일 치러지는 서울과 부산의 시장 선거는 보궐선거다. 그러나 서울과 부산의 '시장'이 가지는 정치적 함의는 무척 크다. 특히 내가 태어나고 자라고 아이를 키운 서울에는 내가 활동하는 한국한부모단체연합과 같이 다양한 분야의 시민단체가 많다. 또한, 그 수만큼 다양한 기관과 이슈가 혼재하는 곳으로 '가족'에 대한 이슈 또한 '서울'이 가장 활발하다 하겠다.

서울시 한부모+미혼자녀 가구는 전체 가구의 10%를 차지하는 38만 5241가구다. 모자 가구는 29만 8046가구로 전체 한부모 가족의 77.4%에 해당하고, 부자 가구는 8만 7195가구로 22.6%에 해당한다. 한부모가족지원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가족 형태는 한부모(모자·부자 가구), 청소년한부모, 조손가족 및 부모의 장기 복역 등으로 부양받을 수 없는 아동이 있는 경우, 다양한 가족 중 아동을 양육 중인 가구가 대부분이며 그 유형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한부모'란 이름이 있기 전 '편부' 또는 '편모', '결손가정' 등 결핍의 아이콘으로 여겨졌던 한부모 가족은 가족 형태에 대한 차별 없는 정책을 요구하며 '하나로도 충분하다'는 뜻의 '한부모' 단체가 곳곳에서 활동 중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발생하는 각종 생계형 사건과 사고 가운데 한부모가 있고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2018년 관악구 탈북 모자 사건, 2019년 성북구 네 모녀 사건, 2020년 방배동 모자 비극까지 서울 곳곳에서 벌어진 가족들의 잇단 죽음과 사건 뒤에 숨겨진 빈곤의 세습에는 정상성에 기반한 가족정책과 소득 기준으로 나뉘는 복지정책의 한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서울지역이 다른 도시에 비해 넓기도 하지만 한부모를 위한 복지시설 또한 그 어느 도시에 비해 적지 않다. 한부모가족복지시설 26개와 서울시 건강가정 지원센터 25개가 자치구별로 있으며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 1개와 미혼모·부자거점기관 2개,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서울에 있다.

기관이 많고 종사자 수가 많은 것이 좋은 도시정책의 기준이 될지는 몰라도 한부모가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서울에서 한부모로서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있는지 묻는다면 답하기 어렵다.

혼자 자녀 양육하는 가구에 대한 돌봄권, 주거권, 노동권, 건강권

2020년도 한부모가족복지시설 26개의 총예산은 118억 원으로 서울시 한부모가족 지원사업 예산 648억 원 중 18%에 해당한다. 이는 서울시 한부모가구 수 38만 가구 중 복지시설을 이용하는 239세대를 위한 예산 규모다. 예산은 중앙정부와 서울시에서 지원하고 시설에 대한 관리와 감독은 구청에서 진행한다. 결국 서울시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2000년도 전까지 50%를 약간 상회했던 '정상 가족(부부와 미혼자녀)' 가구는 2019년도 30% 이하로 떨어졌다. 오히려 1인 가구가 30%를 상회하고 나머지는 한부모, 조손 가구, 비혈연 가구 등 다양한 가구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해져가는 '가족구성'에 있어 복지시설과 기관을 통한 지원정책 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이제는 자각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답게 시의 특성과 각계각층의 욕구에 맞는 정책을 위해 한 번쯤이라도 '시민'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건강하고 정상적인 가족에만 집착하지 않고 다양한 가족과 함께 잘 사는 도시를 꿈꿀 수 있는 시장이 간절하다.

전국 한부모가족 인구 중 가장 많은 인구가 서울에 몰려 있는 이유는 한부모에 대한 서울시의 정책이 다른 어느 시보다 월등히 많아서일게다. 다른 시에는 없는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가 그 예이고 한부모생활코디네이터, 가사서비스지원 등 다른 지역에는 없는 사업들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그 예산이 13억 원에 불과해 많은 한부모들이 혜택을 받고 있지는 못하다. 

이제 한부모가족 사업은 중위소득 52%에 해당하는 저소득 가구를 지원하는 수혜적 낙인감을 유발하는 정책보다 위기가구 발굴을 통해 계속 발생되는 생계형 사건과 사고를 막아야 한다. 또한 혼자서 자녀를 양육하는 가구에 대한 돌봄권, 주거권, 노동권, 건강권 등의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부모들이 더 이상 정책에서 배제되지 않고, 혼인이나 가족 유형에 대한 차별 없이, 복지시설에 숨어살기보다는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책임과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서울, 그리고 그런 서울을 만들기 위해 애를 쓰는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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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25일 동해로 신형 전술유도탄 2발 시험발사 확인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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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1/03/26 09:33
  • 수정일
    2021/03/26 09:33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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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승현 기자  입력 2021.03.26 08:24 댓글 0

 

 
 
북한은 25일 동해를 향해 2발의 신형 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확인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불참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25일 동해를 향해 2발의 신형 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3월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 전술유도탄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에 시험발사한 신형 전술유도탄은 "이미 개발된 전술유도탄의 핵심 기술을 이용하면서 탄두중량을 2.5t으로 개량한 무기체계"이며, "시험발사한 2기의 신형 전술유도탄은 조선동해상 600km 수역의 설정된 목표를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전했다.

국방과학원은 시험발사 직후 "이번 시험발사는 확신성있게 예견한 바 그대로 대단히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하면서 "수차례에 걸치는 발동기(엔진) 지상분출시험과 시험발사과정을 통하여 개량형 고체연료발동기의 믿음성을 확증하였으며 이미 다른 유도탄들에 적용하고있는 저고도 활공도약형 비행방식의 변칙적인 궤도 특성 역시 재확증하였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발사는 리병철 당 비서와 당 군수공업부 일꾼들, 국방과학연구 부문 지도간부들이 지도했으며, 리병철 비서는 시험발사의 성공적인 결과를 즉시 김정은 총비서에게 보고하고 당 중앙의 축하를 국방과학연구부문에 전달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합참)은 25일 북한이 이날 오전 7시 6분과 7시 25분께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으며, 비행거리는 약 450km, 고도는 약 60km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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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시달려도 산재는커녕 해고 당하기 일쑤” 요양보호사, 처우개선 요구 집단행동

김민주 기자 
발행2021-03-25 20:23:20 수정2021-03-25 21: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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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북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동해로 발사" 일제히 공표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입력 : 2021.03.25 08:37 수정 : 2021.03.25 08:44

 

북한이 지난 2019년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실시한 2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장면. |조선중앙TV

북한이 지난 2019년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실시한 2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장면. |조선중앙TV

 

북한이 25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한국, 미국, 일본이 일제히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동해상으로 발사체를 발사했다면서 제원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일본 해상보안청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행행 중인 선박들에게 안전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면서 관련 정보가 있을 경우 해상보안청에 제보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NHK방송도 일본 해상보안청이 이날 오전 7시 9분쯤 “북한에서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발사체가 발사됐다”고 발표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CNN방송은 미국 고위 당국자가 관련 첩보를 근거로 북한이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미군 당국과 정보당국이 발사된 미사일의 제원과 사거리 등을 판단하기 위한 정보 분석을 계속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CNN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단거리, 중거리,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같은 장거리 미사일인지 분명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과 미국은 전날 북한이 지난 주말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이 순항미사일로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금지시킨 행위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이날 발사한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일 경우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위반하는 행위가 된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3250837001&code=970100#csidxf020e001ed41648934d1690b5cf2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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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 공직자 절반 이상 토지 보유

[아침신문 솎아보기] 1면, 고위공직자들 지난해 재산 변동 내용 보도
한겨레·한국일보, ‘박원순 재평가’하자는 임종석 비판

중앙정부 공직자 절반 이상 토지 보유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5일 고위공직자들의 지난해 재산 변동 내용을 공개했다. 행정부 정무직과 1급 공무원, 지방자치단체장, 광역의회 의원, 공직 유관단체 임원, 시·도 교육감 등 1885명이 대상이다.

행정부 고위공무원 759명 중 절반이 넘는 388명(51%)이 본인과 가족 명의의 토지 재산이 있다고 신고했다. 공개 대상자의 80%가 지난해 재산이 늘어 평균 증가액이 1억3000만원이다. 또 고위공직자 5명 중 1명은 다주택자였다. 부처 고위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장 등 재산이 공개된 중앙 부처 재직자 759명 중 집을 2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는 148명(19.5%)였다.

▲25일자 아침신문 1면.
▲25일자 아침신문 1면.

조선일보는 3면 기사에서 행정부 및 지자체, 국회의원, 사법부 소속 재산 공개 대상자 중 1위부터 8위까지 순위를 매겨 공개했다. 국회의원 중에서 무소속 정봉민 의원이 914억2087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무소속 박덕흠 의원이 599억8854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청와대와 정부 고위공직자 중에서는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165억3100만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고위 법관 중에선 강영수 인천지법원장의 재산이 498억9700원으로 가장 많았다.

▲25일자 조선일보 3면.
▲25일자 조선일보 3면.
▲25일자 조선일보 3면.
▲25일자 조선일보 3면.

한국일보는 3면 기사에서 국회의원 6명 중 1명은 다주택자라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21대 국회의원 49명(6명 중 1명)은 다주택자인 것으로 24일 나타났다. 3주택 의원도 4명이었다. 택지 지정 5년 전후로 3기 신도시 인근 부동산을 매입한 의원은 3명이었다”며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주거용 부동산(오피스텔 포함)을 2개 이상 보유한 국회의원은 모두 49명이었다”고 했다.

▲25일자 한국일보 3면.
▲25일자 한국일보 3면.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이날 재산 공개 결과 중앙정부 공직자의 절반 이상이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무조건 비난만 할 일은 아니지만, 서민들은 토지는커녕 집 한 칸 마련하기도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고 비판한 뒤 “경자유전의 원칙이 지켜지도록 농지법과 관련 제도를 고쳐야 한다. 또 이번 공개 대상자 가운데 3분의1이 직계 존비속의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공직자들의 악용 소지를 없애기 위해 이 제도도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25일자 경향신문 사설.
▲25일자 경향신문 사설.
▲25일자 한겨레 사설.
▲25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사설에서 “고위공직자들의 재산 현황을 보면 ‘부동산 불패’ 신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고 짚은 뒤 “땅은커녕 내 집 한칸 없는 서민들로선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 재산 증식이 그저 허탈할 뿐이다. 물론 공직자라고 해서 합법적인 부동산 소유와 투자까지 싸잡아 비난할 순 없다. 하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부동산 투기 근절을 요구하는 여론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부동산 정책·입법·사법에 관여하는 모든 고위공직자들이 뼛속 깊이 성찰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25일자 서울신문 사설.
▲25일자 서울신문 사설.

서울신문은 이와 중에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대변인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김의겸 전 대변인이 의원직을 승계할 예정인 것에 대해 비판하는 사설을 냈다. 서울신문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기어코 ‘금배지’를 달게될 모양이다. 김 전 대변인 개인으로서는 가문의 영광일지 모르겠지만 국민들로선 코가 막히고 기가 막힐 노릇이다”며 “온 나라가 부동산 투기 근절에 전념하면서 ‘투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투기 의혹으로 물러난 전직 청와대 대변인이 ‘선량’으로 국정에 복귀한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신문은 “국회는 어제 본회의를 열어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의 사퇴 건을 상정, 의결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의 여권 단일화 경쟁에서 패해 출마가 좌절됐지만 사퇴 의사를 번복하지 않았다. 결국 비례대표 순번에 따라 김 전 대변인이 의원직을 승계하게 된다. 이번 주 안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통보 등 김 의원 사퇴 절차가 마무리되면 김 전 대변인이 의원직 바통을 넘겨받는다”고 썼다.

서울신문은 “김 의원의 소속 상임위인 건설교통위원회까지 물려받는다는데 더 용납하기 어렵다”며 “김 전 대변인은 국민의 분노를 자초하기 전에 스스로 모든 자격을 포기하는 게 마땅하다”고 조언했다.

신문들 “21일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 외신 보도로 접해” 비판

북한이 지난 21일 단거리 순항 미사일 2발을 시험 발사한 사실이 뒤늦게 외신 보도를 통해 확인됐다. 한미 군 당국이나 북한 매체의 발표가 아닌 발사 사흘 뒤인 지난 24일 외신 보도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4일 오전 10시 “우리 군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21일 오전 북한 평안남도 온천 일대에서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2발의 미사일 발사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25일자 한국일보 6면.
▲25일자 한국일보 6면.

한국일보는 6면 기사에서 “(합동참모본부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위협도가 떨어지는 순항미사일 발사는 대체로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설명한 뒤 “북한 미사일 발사를 파악하고 있던 한미 군 당국이 사흘간 함구한 것은 이번 사안을 비공개하기로 사전 합의했기 때문이었다”고 풀이했다.

한국일보는 이어 “다만 비공개하기로 한 사안을 미국이 언론에 흘린 배경은 의문이다. 최근까지 북한과 접촉을 시도한 미국이 상황 관리를 위해 ‘대화의 문을 닫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며 “이에 군 당국의 ‘선택적 공개’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현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시도를 지나치게 의식해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사거리가 짧은 순항미사일 발사는 유엔 결의 위반은 아니지만 한반도를 타격하는 무기로 분류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25일자 조선일보 사설.
▲25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그렇다면 작년 4월 같은 순항미사일 발사는 왜 공개했나. 이제 우리 국민은 북의 중요한 군사 움직임도 미국 언론을 통해 알아야 한다. 한미 당국은 이번 도발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는데, 이 여기 지난 한미 공동성명에서 ‘북한 비핵화’가 빠진 것과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권이 비공개를 요청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당국은 이 사실을 자국 언론에 흘려 보도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이런 행위가 선거를 의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지금 한국 정보와 군은 북한 집단의 실체를 애써 외면하려고 한다. 초점이 안보에 있지 않고 남북 이벤트에 있다. 그런 이벤트로 선거에서 득을 보려고 한다. 이 정치 행위에 군이 가담하고 있다. 정권의 정치를 돕다가 적을 변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25일자 국민일보 사설.
▲25일자 국민일보 사설.

국민일보도 외신을 통해 북 미사일 발사 소식을 알게된 점을 지적했다. 국민일보는 사설에서 “한미는 발사 상황을 파악했지만 공개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보자산 노출 우려 등으로 모든 발사를 다 공개하는 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과거에도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한미간 합의로 발표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일보는 “하지만 군은 같은 순항 미사일이어도 북한이 지난해 4월 동해상으로 쐈을 땐 즉각 상세한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었다. 그땐 공개하고 이번에는 숨기니 국민들로선 의구심이 드는 건 당연하다. 또 정보자산 노출 우려에서든 한미간 합의에 따른 것이든 간에 양측이 발사 사실을 공개하지 했으면 끝까지 지켜져야지 외신에는 왜 알려졌는지 따지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는 “저강도 도발이긴 하나 거의 1년만에 미사일을 쏜 것은 뭔가 의도가 있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우려한 뒤 “차제에 북측의 도발이나 대북정보와 관련된 대국민 공보기준을 재조정할 필요가 없는지 세심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겨레·한국일보, ‘박원순 재평가’하자는 임종석 비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는 글로 야당의 비판을 받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또 박 전 시장을 거론했다. 임종석 전 실장은 지난 24일 자신의 SNS에 “아픔과 혼란을 뒤로하고 선거를 다시 치르는 이 시점에 이런 문제들에 대한 성찰과 평가도 이뤄져야 한다”며 “대체로 이명박, 오세훈 시장 시절에 속도와 효율이 강조됐다면, 박 전 시장 시절에는 안전과 복지가 두드러졌다” 등의 주장을 이어갔다.

▲25일자 한국일보 4면.
▲25일자 한국일보 4면.
▲25일자 한겨레 사설.
▲25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사설에서 “현시점에서 임 전 실장의 언행은 매우 부적절하다. 그의 글을 보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뚜렷해 보인다”고 짚은 뒤 “그러나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왜 치러지는지를 엄중하게 새길 필요가 있다. 박 전 시장을 불러낼수록, 이번 보궐선거가 결국 민주당 소속 단체장의 성추행 때문에 치러진다는 걸 상기시킬 뿐이다. 철저한 반성은 없이 공적 재평가부터 하려 한다는 국민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임 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첫 비서실장이다. 누구보다 신중하게 처신해야 마땅하다. 자칫 ‘박 전 시장은 억울하다’라는 정서를 청와대와 민주당이 갖고 있다는 의구심을 살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이 ‘피해 호소인’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18일 공개 사과하고 박영선 후보 캠프에서 물러났다. 임 전 실장의 언행은 박 후보와 민주당 사과에 대한 진정성마저 의심받게 한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임 전 실장은 민심을 등지는 잘못된 언행을 그만 중단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25일자 한국일보 사설.
▲25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도 사설에서 “박 전 시장 성폭력 피해자가 2차 가해를 멈춰 달라고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이 불과 일주일 전인데, 피해자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는 모습이다. 안 그래도 심각한 2차 가해의 판을 깔아주는 셈이다. 심각성을 모르는지 여권 인사들이 ‘박원순 감싸기’를 반복하는 것이 절망스러울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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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공개념 원포인트 개헌" 여당 내 '솔솔'

[이슈] "위기를 기회로" 개혁파·박영선 캠프에서 움직임... 지도부 "아직"

21.03.25 07:44l최종 업데이트 21.03.25 07:44l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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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내에서 LH 사태에 대한 근본 해결책으로 토지공개념 개헌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LH 사태가 터진 지 한 달도 채 안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과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평가가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치자 보다 근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토지의 공공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는 토지공개념은 앞서 지난 2018년 3월 문재인 정부가 제출한 개헌안에 포함된 바 있다. 당시 보수 진영은 토지공개념 조항에 '사회주의'라며 색깔론을 씌웠다. 결국 이 개헌안은 흐지부지 됐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 다시 "이번 LH 사태로 부정한 투기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금 토지공개념을 공론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투기로 이득을 본 자들에게 개발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데, 이를 위해선 토지공개념 개헌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른바 토지공개념 3법으로 불리는 ▲ 택지소유 상한에 관한 법률 ▲ 토지초과이득세법 ▲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중 택지소유상한법과 토초법은 각각 위헌(1999년) 또는 헌법불합치(1994년) 결정을 받았다. 이번 사태로 다시 거론되고 있는 개발이익환수법 역시 택지소유상한법과 토초법 위헌 결정 이후 유명무실화된 상태다. 헌법에 토지공개념 정신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최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원이 속한 단체 메신저방에선 토지공개념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 주장까지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개혁 성향 의원 10명도 이르면 오는 29일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대책 토론회를 열고 토지공개념 공론화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도 서울시에 한해 토지공개념을 확대하는 방향의 부동산 공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의원 단톡방서 "토지공개념 원포인트 개헌하자"
  
 민중공동행동 대표자들은 16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앞에서 'LH사태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적폐 청산' 발언을 믿을 수 없다'며 '말잔치가 아닌 행동을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  민중공동행동 대표자들은 16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앞에서 "LH사태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적폐 청산" 발언을 믿을 수 없다"며 "말잔치가 아닌 행동을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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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의 한 민주당 의원은 24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2~3일 전 내부 단톡방에서 한 의원이 토지공개념 도입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했다"라며 "당 지도부에 속한 의원이 이에 공개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이 의원은 "개헌은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면서도 "경제민주화 조항에 '토지의 공공성'을 삽입하는 등 개헌 내용 자체가 크게 복잡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또 다른 서울 지역 민주당 의원도 해당 메신저방에서 오간 내용을 확인했다. 그는 "소위 토지공개념 3법이 위헌 판정을 받거나 유명무실화 돼온 것처럼, 이번 LH 사태에서 국민들이 요구하는 개발이익 환수 역시 위헌 시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짚었다. 이어 "결국 LH 사태와 같은 문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근본적으로는 토지공개념 개헌이 필요한 것 아닌가 싶다"라며 "어떻게 보면 지금이 토지공개념 문제를 수면 위로 꺼낼 수 있는 적기"라고도 했다.

이런 당내 목소리는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민병덕(경기 안양동안갑)·황운하(대전 중구) 의원 등 민주당 개혁 성향 의원 10명은 내주 초께 관련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민병덕 의원은 통화에서 "당 소속 의원들뿐만 아니라 LH 문제를 처음 고발한 민변 등 시민단체,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하는 토론회이고,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 전반을 다룰 예정이기 때문에 토론회의 목표가 꼭 토지공개념인 건 아니다"라면서도 "관련 얘기가 나올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황운하 의원은 "이번 LH 사태가 초래한 국민들의 분노와 좌절을 헛되이 흘려 보내선 안 된다"라며 "토지공개념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영선 캠프 차원에서도 "토지공개념 확대 검토"… 당지도부 논의는 "아직"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국회에서 열린민주당 예방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국회에서 열린민주당 예방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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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사태 이후 직격탄을 맞은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 차원에서도 토지공개념을 적용한 서울 주거정책 공약을 추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LH 투기방지법이라며 여러 법안을 내놨지만 전혀 민심이 수긍하지 않는다"라며 "토지공개념 같은 보다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박 후보와 공식 논의가 이뤄진 건 아니다"라면서도 "캠프 차원에서 서울시에 한해 토지공개념을 확대하는 부동산 정책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박영선 캠프 내 정책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서울시 차원에서 토지공개념을 확대하는 건 제약이 많다"면서도 "기존 공약보다 공공임대, 공공자가를 더 많이 늘리고 공공에서 공급하는 모든 아파트를 전부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하는 방향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박 후보가 각종 토론회에서 부동산 공약을 부분부분 언급한 적은 있지만, 아직 정식으로 종합 정책을 발표한 건 아니다"라며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토지공개념이 공약에 반영되느냐'는 질문엔 "여러모로 고민 중"이라며 "큰 틀에서 더 이상 부동산 불로소득은 꿈꾸지 말고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혜택을 받는 사회를 만들자는 기조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당 지도부 차원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는 상황은 아니다. 여야 합의, 국민 투표가 필요한 개헌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주 초에 (원포인트 개헌) 제안이 있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지도부 회의에서 토지공개념이 논의되진 않았다"라며 "아무래도 다음 대선까지 보면서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할 사안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당장 선거에 도움이 되냐 안 되냐를 떠나 이번 LH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한다"라며 "조만간 지도부와 전략 단위 기구간 회의를 통해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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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주의자’들이 그동안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에 찬성했던 이유

강석영 기자 
발행2021-03-24 19:07:52 수정2021-03-24 19:07:52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 직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하면,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치게 된다)”이라고 발언한 것과 달리,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한 분리가 검찰개혁의 완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참여연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센터는 24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건물에서 ‘문재인 정부 권력기관 개혁 입법 평가 연속 토론회―검찰개혁 현황과 과제’를 진행했다.

참여연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센터는 24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건물에서 ‘문재인 정부 권력기관 개혁 입법 평가 연속 토론회―검찰개혁 현황과 과제’를 진행했다.ⓒ참여연대

발제에 나선 오병두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홍익대 법학과 교수)은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검찰개혁의 걸림돌로 지목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검찰청법 개정안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이른바 6대 중요범죄에 대해 검찰의 수사개시를 허용하고 있다. 개념이 명확하지 않고, 범위가 넓어 검찰의 직접수사권이 확대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받는 조항이다.

오 소장은 “수사권이 질적으로 충분히 축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수사권 그 자체보다 오히려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인정요건의 강화가 (수사권 축소 측면에서) 더 큰 의미가 있어 보일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의 일차적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인정했지만,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상당히 넓은 영역에 남겨둔 결과, ‘수사권 조정’보다는 ‘수사권 분점’에 가까운 구도가 됐다. 검찰 수사권의 중점 이전을 의미할 뿐 검찰권의 ‘분리·분산’이라는 검찰개혁의 실제적 영역에 이르지 못한 것”이라고 짚었다.

 

문무일·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이른바 ‘검찰주의자’들이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에 동조하는 태도를 보인 이유는 직접수사권이 보장돼 사실상 검찰의 권한유지가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오 소장은 지적했다.

오 소장은 “적어도 검찰 내부에서는 그간의 개혁 입법이 검찰조직의 기본적 이해관계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보았던 것”이라며 “검찰의 반발은 검찰이 더는 타협하거나 양보할 수 없는 지점에 검찰개혁 논의가 이르렀다는 점을 시사한다”라고 강조했다. ‘중수청 폐지는 검찰 폐지 시도’라며 윤 전 총장이 공개적으로 반발한 뒤 사퇴하자, 일선 고검장 등 검찰 수뇌부도 뒤이어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의를 표명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03.04ⓒ정의철 기자

검찰은 직접수사의 총량을 줄이면서도 직접수사가 가능한 주요 영역을 전문화하는 방식으로 수사권 조정 이후를 대비했다고 오 소장은 분석했다. 중수청 신설 제안에 윤 전 총장이 부패범죄 대응 역량을 강화하자며 반부패수사청, 금융수사청, 안보수사청 등 전문수사청 세 곳을 설립하자고 역제안한 것이 대표적이다.

오 소장은 이를 ‘중점 검찰청’ 제도로 설명했다. 이 제도는 특정 검찰청이 해당 분야 사건을 전문적으로 담당해 수사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가 발간한 문재인 정부 2년 차 검찰보고서는 이 제도와 관련 “문제는 해당 분야의 수사를 자신의 소속·관할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갖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결과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검찰조직 내에서 분야별로 분산된 전문수사 조직이 검찰총장 예하에 그 수족으로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이 제도를 통해 검찰은 과거 중수부 또는 현재 특수부와 유사한 기능을 하면서도 더 확장되고 심화한 전문성을 지닌 조직을 갖추게 된다”라고 평가했다.

오 소장은 “이른바 ‘검찰주의자’들에게 검찰개혁은 시대에 맞는 검찰조직의 재편, 조직의 효율화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보인다”라며 “문재인 정부 초기 외부에서 검찰개혁에 찬동하는 듯 보였던 조치들이 실상은 검찰의 권한유지를 위한 내부적인 선택과 집중 현상이었을 수 있었다”라고 꼬집었다.

오병두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2020.05.19ⓒ김철수 기자

수사와 기소를 담당하는 ‘조직’을 분리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오 소장은 강조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기능 분리는 어렵다. 검사가 공소제기를 위해서 일정한 범위를 조사 활동이나 수사 결과 확인을 수사라고 한다면, 이런 의미의 수사 기능 없이는 공소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쟁점은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유지할 것인가, 보완 수사의 범위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이 논해지고 있지만, 검찰 자체의 수사 인력을 둘 것인가, 만일 둔다면 어느 정도의 인력으로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 것인가가 실제 문제 영역”이라고 말했다.

수사-기소 분리 방안으로 최근 여당의 중수청 신설 제안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사권 조정의 안착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지미 민변 사법센터 검찰개혁 소위원장은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수사, 기소 분리의 당위성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급선무다. 구체적으로 수사와 기소를 어떻게 분리할 것인지, 즉 중대범죄수사청과 같은 별도의 조직을 신설할 것인지, 경찰에게 수사권을 모두 넘길 것인지 등은 장기 과제로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수청 도입 제안을 들으면 ‘자치 경찰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건가’라는 질문이 따라온다”라며 “경찰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면 권한이 집중될 수 있으니 완전한 자치 경찰을 통해 지방으로 경찰 권력을 분산하자는 것이다. 검찰개혁과 경찰개혁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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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상호교류의 해’ 개막식, 라브로프 장관 참석

정의용 외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러 협조 요청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1.03.24 23:15
  •  
  •  수정 2021.03.24 23:29
  •  
  •  댓글 0
 
 ‘2020-2021 한-러 상호교류의 해’ 개막식이 24일 오후 5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사진제공 - 외교부]
‘2020-2021 한-러 상호교류의 해’ 개막식이 24일 오후 5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사진제공 - 외교부]

코로나로 한 해 연장된 ‘2020-2021 한-러 상호교류의 해’ 개막식이 24일 오후 5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한러 양국은 외교부를 통해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했다.

한국과 러시아 외교부가 공동 주최한 이 행사에는 정의용 외교장관과 23일 방한한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y Lavrov) 러시아 외교장관이 참석했으며, 권구훈 북방경제협력위원장, 미하일 슈비트코이 국제문화협력 부문 러 대통령 특별대표 등 50명이 참석했다.

정의용 장관은 개회사에서 “한-러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여정에 함께 해 왔다“며 ”러시아 정부와 국민들의 변함없는 지지와 협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경제 분야에서도 신북방정책의 핵심 파트너로서 조선, 산업단지, 보건·의료, 농업 등 ‘9개 다리’ 분야를 중심으로 상호 호혜적인 실질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있다면서 “양국 간 교역·투자 증진의 획기적 계기가 될 한-러 서비스·투자 FTA 협상도 조만간 타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외교부]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외교부]

라브로프 장관은 “오늘날 러시아와 대한민국은 공동의 장기적 이해관계에 기반하고 높은 수준의 상호 존중과 신뢰로 두각을 나타내는 진정한 이웃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특별히 블라디보스톡 자유항을 포함한 시베리아와 극동 러시아에서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언급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문화 교류의 해가 다방면의 대화를 강화하고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문화 교류의 해 프로그램에 가능한 많은 행사를 진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울산에서 개최되는 ‘한러 지역간 협력포럼’과 러시아 공연자들의 방한 공연인 ‘러시아 시즌 국제페스티벌’을 적시하기도 했다.

개막식은 △양국 예술인의 합동 재즈공연, △ 조수미·손연재 등 문화·체육계 인사의 수교30주년 축하 메시지 상영, △ 푸쉬킨 메달 수여식 등이 진행됐고, 러시아 정부가 1999년부터 문화, 예술, 교육 분야에서 공로가 인정된 내·외국인에게 수여하는 푸쉬킨 메달은 한-러 문화교류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은 이상균 한-러 문화예술협회장이 수상했다.

한-러 문화교류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은 이상균 한-러 문화예술협회장이 푸쉬킨 메달을 수상했다.[사진제공 - 외교부]
한-러 문화교류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은 이상균 한-러 문화예술협회장이 푸쉬킨 메달을 수상했다.[사진제공 - 외교부]

외교부는 “최초의 장관급 대면행사로서, ‘한-러 상호교류의 해’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의미가 있다”며 “금년 말까지 계속되는‘한-러 상호 교류의 해’를 통해 다양한 문화·인적교류 사업을 실시하여 한-러 양국 국민들이 서로의 다양한 면모를 이해하고 한층 더 깊은 우정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넓혀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25일 오전 10시 30분 외교부 청사를 찾아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한러 외교장관 회담’을 두 시간 동안 가진 뒤 공동 언론발표를 진행하고 오찬회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공동 언론발표는 두 장관이 각자 회담결과에 대해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라브로프 장관의 방한은 공식 방문이 아닌 실무 방문 성격이라 문재인 대통령 예방 등 공식 일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라브로프 장관은 25일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

개막식에 앞서 한러 외교장관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정의용,-라브로프 장관은 25일 정식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사진제공 - 외교부]
개막식에 앞서 한러 외교장관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정의용,-라브로프 장관은 25일 정식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사진제공 - 외교부]

한편,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 23일 “푸틴 대통령도 코로나가 진정되면 조속히 방한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며 “상황을 보면서 협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푸틴 대통령의 방한이 추진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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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화 칼럼] 영화 ‘미나리’와 아시아 혐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03/24 10:48
  • 수정일
    2021/03/24 10:4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김애화 칼럼니스트
발행2021-03-24 09:05:43 수정2021-03-24 10:13:22
 

‘미나리’ 남매가 만나는 문화적 갈등

한국 이민자 가족이 시골의 작은 교회 예배에 참가한다. 신자가 전부 백인인 교회에서 첫 예배가 끝난 후에 백인 소년이 한국 소년 데이비드에게 다가와서 묻는다. “왜 너는 얼굴이 평평하니?” 데이비드는 억울한 표정으로, 평평하지 않다고 말한다. 한국 소녀 앤에게 백인 소녀가 다가와서 자신이 우물거리는 소리 중 너의 언어와 비슷한 단어가 있냐고 묻는다. 앤은 한국어와 비슷한 단어를 찾는다. 백인 소년소녀의 악의 없는 호기심은 한국 소년소녀를 불안하게 한다. 데이비드는 역으로 ‘너는 왜 그렇게 생겼어’라고 묻지 못하고, 누나는 ‘너희 말도 이상해’라고 말하지 못한다. 백인 소년소녀는 소수자가 이상하지만, 비주류인 한국인 소년소녀는 자신들과 다른 문화를 그저 수용해야만 한다.

영화 ‘미나리’는 지극히 사적인 친밀성에 기반하고 있으면서, 정형화된 문화 대립적 요소를 의도적으로 피하는 듯하다. 영화는 낯선 곳에 정착하면서 부딪히는 물리적 어려움, 그를 둘러싼 가족의 갈등 나아가 가족애라는 보편성을 보여준다. 외부로부터의 갈등보다는 내부 갈등에 초점을 맞춘다.

백인 사회에서의 문화적 갈등을 어렴풋이 유추할 수 있는 장면은 교회 장면뿐이었다. 그 장면을 보는 나는 인종적 갈등으로 인하여 가족이 어려움을 겪게 될까 불안했다. 다행스럽게 그런 전개는 없었다. 그럼에도 교회 장면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아시아 혐오범죄와 겹치면서 불편했다. 다른 인종이 거의 보이지 않는 아칸소에서의, 미나리 남매의 청소년 생활은 어땠을까. 무사히 잘 지냈을까.

최근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 때문에 아시아계 이민자들은 외출하는 것이 두려울 정도로, 편안한 날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일어나고 있는 폭력이 남의 일이 아니라, 지난 세월 동안 자신들이 경험했던 인종 문제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영화 '미나리' 스틸컷ⓒ판시네마

보이지 않던 오래된 오늘

미국내 인종문제는 백인우월주의가 만들어내는 흑인에 대한 폭력, 혐오로 대부분 표현된다. ‘Black Lives Matter’ 운동은 반인종주의의 상징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 달에 발생한 애틀란타의 총격 사망사건은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혐오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준다. 최근 미국 내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범죄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조사가 있다. 2020년 신고된 아시아계에 대한 범죄는 3,800건에 달하고, 아시아 혐오 범죄가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150%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코로나19 공포 때문에 아시아인에 대한 공격이 늘어났다는 것이 일반 언론의 태도이다. 코로나19를 ‘우한 바이러스’, ‘차이나 바이러스’, 쿵푸에 빗대어 ‘쿵 플루’라고 부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종주의적 발언과 선동도 반아시안 정서에 한 몫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내 아시아계의 인권단체는 아시아 혐오 사건이 새로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다. 길거리에서 힘없는 아시아계 노인들에게 쏟아진 폭력을 알리는 비디오가 없었다면, 그리고 애틀란타처럼 누군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아니었다면,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는 예전처럼 사회적 주목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내 아시아인에 가해진 역사적 폭력의 사례들은 많다. 미국정부에 의해서 자행된 대표적인 폭력의 역사를 보면, 우선 중국인 이민자들을 향한 폭력이 있다. 미국인의 일자리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중국인의 재입국 금지와 시민권 중지를 합법화했다. 그리고 전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차이나타운은 전염병을 옮기는 진원지로 낙인 찍혀서 격리되었다. 또한 2차 세계대전 때에는 적국 일본과 내통할 수 있다는 혐의로, 미국내 일본인 전체를 수용소에 강제로 수용했다. 2차 세계대전의 다른 적국 출신인 독일인, 이탈리아인에 대해선 그런 조치가 없었다. 또한 LA 폭동 때 한국인 소유 가게들에 벌어진 방화와 도둑질에 미국 경찰은 거의 수수방관했다. 만약 백인 소유 사업이라면 그랬을까. 9.11 이후 벌어진 무슬림에 대한 무차별적인 혐오와 폭력이 있다. 명분은 내부 테러 방지였다. 이렇게 전쟁, 전염병 등 중대사건이 터질 때마다 미국내 이민자들에 대한 폭력이 공적으로 사적으로 급증되었다.

미국 백인우월주의, 주류사회는 한 손에는 이런 폭력적 수단을, 다른 한 손에는 분리정책 또는 회유책을 사용하여 아시아인을 조종했다. 그들은 흑인 사회를 정신적으로 억압하기 위해서 아시아계를 이용했다. 미국 주류사회는 아시아인을 ‘모범적 소수자(Model Minority)’라고 부르며, 흑인과 비교하여 우월감을 갖게 했다. 1950년대에 미국내 중국인계와 일본계 일부가 경제적으로 성공하는 것을 보고, 이를 일반화하였다. 유교적인 가족관, 공동체성, 자녀에 대한 학업열, 근면성이 바로 ‘Model Minority’의 기초라고 했다. 아시아들은 이런 가치관을 가지고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인종적 차별은 존재하지 않으며, 흑인들이 생각하는 불평등은 스스로 만든 것이라는 의식이었다.

Model Minority는 아시아계 이민자의 스테레오타입이 되었다. 이는 대다수 이민자들이 겪는 경제적 고통, 사회적 고립, 인종 차별 등을 덮는 역할을 해왔다. 그럼에도 아시아 이민자들을 지배하는 이미지가 되었다. 80년대에 이민간 ‘미나리’ 가족, 특히 아버지 제이콥은 이런 스테레오타입을 강하게 보여준다. 제이콥 같은 가부장적 아시아계 아버지들에게 인종문제나 문화적 대립은 부차적인 성질이었을 것이다. 인종적 피해 경험은 흑인들의 몫이고, 스스로가 성공하지 못해서 오는 것이라는 생각을 내재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아시아인이 경험하는 인종주의 피해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여기에는 아시아계의 이민 특징도 작용을 했다. 아시아인들은 이민온 후 영주권, 시민권이란 합법적 신분을 얻기 위해서 미국 사회가 요구하는 방식대로 조용히 지내야 하는 이주의 기간이 필요했다. 또한 스스로 자신들의 경험을 소리낼 수 있는 운동 경험과 기반이 약했다. 아시안은 오리엔탈 또는 출신국으로 불렸다. 아시안 아메리칸으로 스스로를 호명하게 된 것은 베트남 전쟁과 흑인 민권운동의 영향을 받은 후였다.

이민 제2세대, 3세대가 되면서 스스로 자신을 옹호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아시안계 단체, 여성단체들은 끊임없이 소중한 목소리를 내왔다. 그들은 ‘영원히 외국인’으로 취급당할 수밖에 없는 미국이란 사회에 아시아인만이 아니라 다른 소수자 인권을 옹호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사건들을 계기로 아시아인 내에서 인종적 언어, 물리적 폭력 외에 인종적 언어, 문화를 경험한 사례들이 더 공될 것을 기대해 본다.

22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력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위대가 ‘증오 범죄 중단’이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있다. 2021.03.23.ⓒ뉴시스/AP

인종주의에 의한 Model Minority에 갇히지 않길

한국에서 미나리 영화는 미국에서 아시아인 혐오범죄가 급증하는 때에 상영을 했다. 미나리가 이 때에 상영되는 것이 어쩌면 불운일지 모른다. 나와 같은 관객은 이 영화 속에서 보이지 않는 인종주의와 그 갈등을 추측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치 환경 때문에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주제가 더 많이 이야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다.

감독은 문화적 갈등을 가볍게 스치듯 지나갔으나, 영화가 내딛은 세상은 그렇게 가볍지 않았다. 골든 글로브에서 현지 영화로서 인정받지 못했다. 외국어영화로의 분류는 다양한 인종 사회로서의 현실을 무시한 인종주의적 판단이었다. 어쩌면 미나리 제작진은 이런 영화계의 인종주의를 예측했을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한국어를 고집하면서 다양한 이민사회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것은 인종주의에 대한 다른 저항의 표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아카데미에는 외국어 영화에서 벗어나서 본선 후보 명단에 올랐다. 본선 후보 부문 중 하나라도 누군가 수상을 한다면, 그것이 Model Minority 표상으로서 수상이 아니길 바란다. 그리고 수상 소감에서 인종주의 문화에 힘찬 발언을 하길 기대해본다. 세상은 다양한 역사를 가진 다양한 인간이 살고 있음을 외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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