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한국인 수백명은 왜 손발 묶인 채 연행됐을까... 감춰진 본질

[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조지아 사태의 이면, 불법이라는 말의 허구성

25.09.11 18:36최종 업데이트 25.09.11 18:36

1994년 7월 8일 미국 비자를 발급받는 데 무려 30일이나 걸려 정부 차원에서 외교 경로를 통해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서울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 미국행 비자를 받기 위해 사람들이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연합뉴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서울 도심 미국 대사관 앞의 긴 비자 대기 행렬은 흔한 풍경이었다. 비자 신청자들은 새벽부터 줄을 섰고, 몇 시간 기다리는 일도 다반사였다. 특권층조차 줄을 대신 서 줄 사람은 고용할 수 있었지만, '미국 비자'라는 통과의례 자체를 생략할 수는 없었다.

당시에는 단기 여행조차 비자를 요구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일 수도 있다. 미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VWP)이 시행된 것은 2008년부터다. 그러나 단순한 제도상의 문제로 그 장면을 설명할 수는 없다. 그것은 미국이 외부인을 대하는 방식이 응축된 사회적 풍경이었다.

당시 언론에는 한 대학의 영문과 교수가 미국 대사관의 심층 면접에서 "왜 미국에 가려 하느냐"는 취조성 질문을 받고 격분해, "내가 영문과 교수이고 남편도 ○○○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인데, 무엇이 아쉬워 이민을 가겠느냐"며 항의했다는 일화가 소개되기도 했다.

기술과 자본이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드는 이 시대, 예전처럼 줄을 서는 수고는 사라졌지만, 그것이 환대를 뜻하지는 않는다. 인간의 이동은 여전히 통제받고 있으며, 사람의 이동을 둘러싼 구조적 권력 관계 자체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한미 동맹은 경제·안보의 협력을 강조해 왔지만, 시민의 이동을 다루는 비자 시스템은 여전히 미국의 일방적 기준에 따라 작동한다. 명목상의 파트너십 뒤에는, 국경을 넘는 자유와 권한이 한쪽에 일방적으로 집중된 현실이 존재한다.

미국은 한국을 향해 '함께 갑시다'를 외치지만, 그 '함께'는 같은 배에 타라는 말이지, 키를 함께 잡자는 말은 아니었다. 특히 이동의 자유에 이르면, '나는 언제든 갈 수 있지만, 너는 내가 불러야만 올 수 있다'는 식의 일방적 선 긋기는 여전히 유효하다.

19세기 말 시작된 비자 제도는 단지 출입국을 관리하는 기술적 절차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이동을 선별하고 위계화하는 국가의 수단이며, '합법성'이라는 외피 아래 자의성과 차등을 제도화하는 장치다.

개인은 그 문턱 앞에서 출신국과 신분, 목적에 따라 평가받고 분류된다. 이처럼 비자는 한 사람의 자유로운 이동을 허락받을 '가치'가 있는가를 심사하는 일종의 권력 기구로, 인간의 이동을 둘러싼 현대 세계의 불평등을 가장 선명하게 시각화한다.

그들은 '불법'을 말한다

8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의 이민단속으로 체포된 현대차-LG엔솔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직원들이 수감돼 있는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 모습. 연합뉴스

지난 4일 미국 조지아주에서 일하던 한국인 노동자 수백 명이 갑작스럽게 단속되고 구금되는 일이 벌어졌다. 현장을 급습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은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짓는 배터리 공장에서 일하던 300여 명의 한국인을 군사작전처럼 체포했다.

이들은 불법체류자나 임시 노동자가 아니었다. 대부분 한국 본사에서 기술지원을 위해 파견된 전문 엔지니어들이었고, 설비 설치와 시운전, 공정 조율 등 핵심 기술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미국 당국은 이들이 소지한 상용(B-1) 비자나 전자여행허가(ESTA)가 수행 중이던 전문 기술 업무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들의 체류를 '위법'으로 간주했다. 이들은 고도의 기술을 갖춘 엔지니어들이었고 이민 의사도 없었다. 동맹국의 산업 프로젝트를 위해 투입된 후,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사전 경고도, 한국 기업과의 조율도 없이 단행된 이번 조치는, 오히려 '합법성'을 앞세운 강제력의 전시처럼 보였다. 기술 협력의 현장은 하루아침에 단속의 현장으로 바뀌었고, 미국의 '동맹국' 국민은 자신이 일하던 자리에서 손발이 묶인 채 연행되었다.

그들은 '불법'을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권력이 그어놓은 경계선을 넘었다는 뜻일 뿐이다. 그 경계는 정치적 필요에 따라 언제든 지워지고 다시 그어진다. 미국의 집권 세력은 법이라는 도구를 자유자재로 휘두르고, 결과의 책임은 '동맹국' 국민에게 전가된다.

더 넓은 차원으로 시선을 옮겨보자. 영화 〈만남의 광장〉에서 선의로 철조망 설치를 도와주다 남북으로 갈려 생이별하게 되는 마을 주민들의 사연이 등장한다. 정치적 경계가 흔히 그렇다. 내가 그은 선도 아닌데 그것을 넘었다는 이유로 범법자가 된다.

오늘날의 세계 질서는 '누구에게, 어떤 자유를 허용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비대칭적 구조 위에 놓여 있다. 국경과 비자, 그리고 법의 잣대마저도 그 구조를 정당화하고 유지하는 수단으로 기능한다. 우리는 결국, 특정 주체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자유가 선별·배분되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자유'가 보장되는 세상을 만들어간다고 믿는다. 그런데 그 '자유'는 인간을 위한 자유인가, 자본을 위한 자유인가. 자본의 무한한 자유 보장을 위해 인간이 스스로의 자유를 통제해가는 세상. 자유를 외치며 걸어온 길이, 결국 우리 스스로를 구속하는 체제를 만들어낸 것은 아닌가.

자본의 무제한 이동을 견제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은 1970년대, 투기적 외환거래에 소액의 세금을 부과하자는 이른바 '토빈세'를 제안했다. 그러나 금융 권력의 거센 반발에 밀려 이 구상은 좌초됐고, 그 이후 세계는 더더욱 자본 이동의 자유를 향해 가속해 왔다.

자본이 광속으로 국경을 넘나드는 사이, 국가 간 착취와 빈부 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 속에서 가난한 이들은 절대적 빈곤과 상대적 박탈감을 견디지 못한 채, 목숨을 건 월경(越境)으로 내몰리고 있다.

법이 아니라 권력이 정한다

6월 17일(현지시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에게 체포된 한 남성이 뉴욕의 연방청사 내 이민법원 앞에서 수갑을 찬 채 이민 서류를 들고 있다.AP 연합뉴스

경계선을 넘은 이들의 행위를 '자발적 선택'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진정한 선택이었을까. '불법'과 '자유'만큼이나, '선택'이라는 말 또한 언어의 착시를 일으킨다. 그것은 종종 자율성과 강제를 구분하지 못한 채 남용되는 표현이다.

지구 위의 많은 이들이 경제적 생존, 자녀 교육, 정치적 불안정 같은 비자발적 요인에 의해 떠나고 있을 뿐, 이는 결코 자유로운 선택이 아니다. 이민도 결단이 아니라 종종 탈출이다. '가고 싶다'는 욕망은 사실상 '떠날 수밖에 없다'는 강제가 위장된 표현일뿐이며, 이는 미국 중심의 글로벌 자본주의 체제가 만든 불균형 구조가 낳은 결과이다.

여기에 '절차가 있다'는 항변은 또 다른 차원의 허구를 동반한다. 비자가 존재하고 규정된 법과 행정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는 사실은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려는 기제일 뿐이다. 문제는 그 절차가 누구에게 열려 있고 누구에게 닫혀 있는가 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 절차는 경제력, 교육 수준, 정치적 서사와 같은 필터를 통해 특정 집단만을 통과시킨다. 누군가에게 이민 심사는 수년이 걸리고 누군가에게는 하루면 족하다. '경제적으로 충분한가', '정치적으로 박해받았는가'라는 질문은 곧 누가 합법적인 인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를 선별하는 기제로 기능한다.

자유주의는 표면적으로 자율적 선택과 절차적 공정성을 말하지만, 그 이면에는 자본과 인간을 구분하는 이중윤리가 자리 잡고 있다. 자본은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감세와 특혜를 받는 환영의 대상이지만, 인간은 동일한 자본을 수행할 능력이 있음에도 합법성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추방당한다.

자유는 선택된 이들만의 권리로 제한되며, 그것이 가능하도록 만든 제도적 장치는 이데올로기적 폭력으로 작동한다. 결국 이는 자본의 자유를 보호하면서 인간의 자유는 박탈하는, 구조화된 불평등의 언어일 뿐이다.

조지아 사태와 국경을 넘는 이주민의 현실은 겉보기엔 전혀 다른 일처럼 보인다. 하나는 고숙련 기술자에게 적용된 '합법'의 위반이고, 다른 하나는 생존을 위한 '불법'의 선택이다. 그러나 이 둘은 같은 구조 아래 있다. 바로 자본의 이해에 따라 '합법'과 '불법'이라는 이중 규율이 임의로 적용된다는 점에서다.

이 구조는 능력이나 사정보다 권력의 선 긋기에 따라 인간을 구분한다. 필요했던 기술자도, 떠날 수밖에 없던 이들도 정치적 계산 앞에선 하루아침에 위법자가 된다. 누가 올 수 있고, 누가 쫓겨나는가는 법이 아니라 권력이 정한다.

그 결과, 기술자와 난민은 같은 낙인을 공유한다. '불법'이라는 말은 그들이 가진 자격이 아니라, 권력이 그어놓은 선을 넘었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자본은 장벽 없는 자유를 누리지만, 인간은 자본이 설정한 경로와 신분이라는 틀 안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 이 체제는 자본의 무제한 자유를 보장하는 대신, 인간의 자유는 점점 더 축소되고 지워진다.

#미국 #조지아 #현대 #비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그 더러운 짝사랑 한미동맹

기자명

  •  전덕용 사월혁명회 전 상임의장
  •  
  •  승인 2025.09.10 18:45
  •  
  •  댓글 0
 
 

그 더러운 짝사랑 한미동맹을 때려치워야 한다.

한국이 천문학적 자금을 투자하여 건설 중인 조지아 현지 공장에서 한국인 전문인력 300여 명이 체포되었다.

정말로 창피하고 울화통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아무리 80년 식민지라 해도 그렇다.

단 한 번의 경고도 없이, 단 한마디의 사전 예고도 없이 특수군사작전 벌리듯, 헬리콥터까지 동원하여 건설노동자들을 급습했다.

지난 세기 서구 제국주의자들의 야만적인 노예사냥 수법 그대로이고, 양키 기병대의 인디언 토벌 숫법 그대로이다.

너무 분해서 글 쓰는 손이 부들부들 떨릴 지경이다.

도대체가 대한민국 정부는 무얼하고 있는 것인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만행, 21세기 밀레니엄 시대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인권 유린 노동 탄압이 벌어졌다.

이에 항의 성명 규탄의 말 한마디, 강력한 외교적 반대 반발 담화 발표도 없이 ‘자진 출국’만을 얼버무리는 정부 당국의 저자세에 환멸과 구토를 느낀다.

우리 노동자들의 피땀으로 벌어들인 딸라를, 남한 오천만 국민의 1년 살림살이의 1.5배에 달하는 자금을 미국에 갖다 바치고, 이런 더럽고 창피한 굴욕을 당하다니….

참말로 할 말이 없는 것이다.

명색이 좌파라는 자들이 정권을 잡았다.

물론 이들은 선거에서 표를 찍는 국민들을 속여서 좌파의 허울을 쓰고 당선된 사람들이긴 하다.

그래도 그렇다.

불과 몇 달 전에 친일친미반민족 반통일 사대 매국세력, 12·3계엄 윤석열 일당의 멸망을 눈으로 보았다.

12·3계엄에 반대한 민중 세력의 지지를 얻어 오늘 그들 집권 세력이 존재한다.

이런 마당에 직전 미국 대통령 바이든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알랑거리던 사대 매국 주구들의 비루한 외교행태를 그대로 답습할 수 있단 말인가.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 그 자리가 자기 인생 최대의 정치적 목표인가?

각 부처 장관 국회의원 벼슬아치들은 장관 국회의원 지내는 것이, 자기들 인생 다 산 최종의 목표인가?

참으로 가소로운 짓이다.

자신들이 누리는 영화 명예 이 모든 것을 안겨 준 바닥 민중, 전체 국민들의 생활과 국가의 명예, 국가의 위상, 국가적 자존심 따윈 안중에 없다는 말인가?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은 사사로운 개인이 아니다.

적어도 국가를 대표하는 공인 인격체이다.

아무리 사람이 안 나오는 남한 땅이지만, 이렇게 찌질하고 이렇게 자기 개인, 사적인 것만 아는 소인배들만 득실거리는 땅이 되었는지, 한심하고 참괴한 일이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 따위가 뭐 그리 무서운 존재인가?

부동산 투기나 해서 호텔업으로 돈을 많이 벌어서 자본주의의 본산인 미국 사회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이 되었다.

 

그런 자본주의 사회의 떠벌이, 불량아, 좌충우돌, 공갈 협박, 말 바꾸기 잘하는 깡패씩 외교주의자가 뭐 그리 무섭다는 말인가?

반지성, 국제적 예의 파괴, 모든 것을 상업행위 자본 유통 거래에 기본을 두는 인간성 말살 인간 품위 파괴주의자가 뭐가 그리 대단하다는 말인가?

국가를 대표하는 인격체는 적어도 국가적 자존과 공공 의식으로 당당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조지아 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우리 국민들에 대한 인권 무시와 난폭하고 저질적인 신체 억압에 대해 정정당당하게 한마디 꾸짖는 말을 해야 한다.

전혀 도망할 의사도 없고 도주할 예비 행위도 보이지 않는 우리 노동자들에 대해, 손을 묶고 심지어 발에도 쇠사슬을 꿰차게 했다.

이건 도대체가 인간의 기본 인권 탄압 행위이고 우리 국민을 자기들의 식민지 노예로 인식하는 야만적이고 동물적인 폭압 행위이다.

외교부는 외교부대로, 국회는 국회대로 국가 민족의 위상 자존심을 걸고 당당하게 분노에 찬 반대 반박 성명을 내야 한다.

가만히 앉아서 명예만 지키고 잘 먹고 잘사는 개인적인 욕망만 채우는, 반사회 반국가 사대매국노가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80년 동안 미국의 식민지로 순하고 착한 양이 되어 종주국의 이익에 충성을 다하는 오늘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

이대로 계속 수모를 감수하고 굴종에 익숙한 백성이 되어 노예 생활을 계속할 것인가.

자기 스스로를 업신여기는 자는 남에게도 대접을 받지 못한다.

남에게 업신여김을 받고 굴종을 감수하고 노예 생활을 자처하는 자는 미래가 없다.

나라를 운영하고 나라의 주인 될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우리 국민이 수모를 당하는데 분노할 줄 모르는 자는 국민이 될 자격이 없다.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는데 말 한마디 항의도 못 하는 정부,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은 사대매국노가 분명하다.

오늘 이런 현실 앞에서 이 땅의 벼슬아치들은 크게 반성해야 한다.

막대한 돈을 가져다주고 뺨을 맞고 모욕을 당하는 꼴이다.

지구촌의 다른 나라들, 지구촌의 생각 있는 사람들이 보았을 때 가관이고 웃음거리이고, 참으로 창피하고 쥐구멍에라도 들어갈 일이다.

지구촌의 유일한 분단국가, 참으로 피를 토할 일이다.

이제 그만 끝장을 내야 한다.

젖 먹는 아기에서 백세 늙은이까지 모두 일어서야 한다.

식민지의 굴레를 벗어 내쳐야 한다.

돈 갔다 주고 뺨 맞는 그 더러운 동맹을 때려 부숴야 한다.

사람이 사람다운 독립인격체, 나라가 나라다은 완전 자주독립통일국가 수립을 향해 총매진해야 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노상원 수첩대로 됐으면 좋았을걸"…여전한 내란 잔당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다른 기사 보기

  • 정치

  • 입력 2025.09.10 19:35

  • 수정 2025.09.10 19:39

  • 댓글 1

국힘 송언석, 민주 정청래 국회 연설 도중 폭언

"노상원 수첩 성공했다면 불귀의 객" 토로하자

"제발 그래 됐으면 좋았을걸" 큰소리로 대꾸해

사실상 '이재명·정청래 죽었으면 좋았겠다' 취지

윤석열 쿠데타에 여전히 동조 '내란 잔당' 실상

정 "패륜적 망언에 치 떨려…의원직 사퇴하라"

민주 "윤리위 제소, 의원 제명 등 모든 수단 동원"

송언석, 과거에도 '당직자 폭행 사건' 인격 문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 도중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다. 2025.9.10.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국회 연설 도중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사실상 '죽었으면 좋았겠다'는 취지의 폭언을 내뱉은 장본인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친위쿠데타에 여전히 동조하는 반헌법적 '내란 잔당'의 실상이 또 한 번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이다.

정 원내대표는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면서 "지난 내란 정국에서 북한을 자극해 위기 상황을 만들고 위기 상황을 이용해 민주주의를 죽이려는 세력이 있다는 것을 '노상원 수첩'을 통해 알게 되었다"며 "노상원 수첩이 현실로 성공했더라면 이재명 대통령도, 저 정청래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불귀의 객이 되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런데 이 같은 연설 도중 본회의장 국민의힘 의석에서 "아, 제발 그래 됐으면 좋았을걸"이라는 발언이 큰소리로 터져나왔다. 경상도 사투리가 섞인 말투였지만 촬영이 제대로 안 됐기 때문에 목소리의 장본인이 누구인지는 당장 알 수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전날 정 대표의 교섭단체연설 중 언급한 노상원 수첩에서의 수거 대상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 좌석에서 나온 "그리됐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외침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2025.9.10. 연합뉴스

이에 정 대표는 10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제 연설 중 역대급 망언이 있었다. 진짜 귀를 의심했다. 제 연설이 마음에 들지 않아 소리 지르고 항의하는 건 알겠는데 어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가?"라고 개탄하며 연설 일부를 녹화한 동영상을 회의장에서 재생했다.

이어 "노상원 수첩은 비상계엄 때 수백 명, 수천 명을 진짜 죽이겠다고 살인 계획을 한 것이다. 그것이 성공했다면 이재명 대통령도 저도 그때 죽었을 것"이라며 "그것을 경고하고 있는데 그때 죽었으면 좋겠다는 것인가? 당신은 누구냐? 제2의 노상원이냐? 이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는다. 자수하고 사과하시기 바란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서는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결국 발언 당사자가 송언석 원내대표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영상취재 중심 인터넷 언론 '미디어몽구' 카메라가 국민의힘 의석을 촬영하던 중 해당 장면을 잡아낸 것이다. 송 원내대표가 자리에 앉은 채 "아, 제발 그래 됐으면 좋았을걸"이라는 말을 툭 내뱉자 앞자리에 있던 같은 당 유상범 의원이 송 의원을 돌아보고 씩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 밖으로 나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면서 "노상원 수첩이 현실로 성공했더라면 이재명 대통령도, 저 정청래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불귀의 객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하자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오른쪽 맨끝)가 "아, 제발 그래 됐으면 좋았을걸"이라고 소리치고 있다. 유튜브 미디어몽구 중계 화면 갈무리

격분한 정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노상원 수첩에 살 떨리고, 송언석 패륜적 망언에 치 떨린다. 이것이 국힘 DNA인가?"라면서 "사람이기를 포기한 송 씨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 의원직부터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도 언론 공지를 통해 "어제 정청래 당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이 대통령과 상대 당 대표에 대해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막말을 한 사람이 송 원내대표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따로 브리핑에 나서 "차마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극악스러운 막말이 본회의장에서 터져 나왔다. 정말 깜짝 놀랐다"며 "제22대 정기국회의 시작과 집권당의 비전을 국민께 표명하는 자리에서 차마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끔찍한 망언을 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제정신인가?"라고 질타했다.

또 "앞으로는 협치를 이야기하면서 뒤로는 내란 세력의 충실한 구성원임을 입증한 국민의힘은 국민이 두렵지 않은가?"라며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금이라도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에게 사죄하고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기 바란다. 민주당은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 국회의원 제명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송언석 원내대표의 막말에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 도중 추경호 의원과 대화하기 위해 불러내고 있다. 2025.9.9. 연합뉴스

송 원내대표나 국민의힘 측은 사과도 변명도 없이 아무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죽었으면 좋았겠다는 극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송 원내대표의 난폭한 성정은 '당직자 폭행 사건'에서 이미 증명된 바 있다. 그는 지난 2021년 4·7 재보궐선거 개표 당시 국민의힘 상황실에 자신의 자리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화를 내며 당직자를 향해 욕설하고 발로 정강이를 걷어차는 등 최악의 갑질을 시전했던 인물이다.

처음엔 폭행한 적 없다고 거짓말까지 했다가 파문이 커지자 뒤늦게 폭행 사실을 인정하긴 했으나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를 피하기 위해 '탈당 쇼'를 벌였다. 그렇게 무소속 신분이 돼 당장의 소나기는 피하고 난 뒤 불과 두 달 만에 국민의힘에 복당을 신청했고 결국 넉 달 만에 슬그머니 복귀에 성공했다. 그의 지역구는 경상북도 김천이다.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개헌 필요” 57%,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 61%

[이재명 정부 100일]

한겨레·정당학회·STI ‘2025~26 유권자 패널조사(2차)’

장나래기자

수정 2025-09-11 05:00등록 2025-09-11 05:00

국회의사당.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개헌에 찬성하는 여론이 50% 선을 훌쩍 넘겼다. 반대 여론은 10%대에 머물렀다. 개헌을 할 경우엔 대통령 4년 중임제로, 시기는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해야 한다는 견해가 가장 많았다.

한겨레와 한국정당학회가 여론조사 전문업체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지난 3~7일 전국 유권자 2207명에게 실시한 ‘2025~2026 유권자 패널조사(2차)’에서, 개헌 필요성에 대해 ‘필요하다’는 응답이 56.7%로 집계됐다.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16.2%였고, ‘보통이다’는 27.1%였다.

지지 정당별로 의견이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69.5%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은 38.6%에 그쳤다. 야당 지지층의 낮은 개헌 찬성률은 개헌에 적극적인 쪽이 이재명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 등 여권 인사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선호하는 권력 구조는 ‘4년 연임제’가 53.1%로 가장 많았다. 현행 5년 단임제는 27.5%였고, 이어 분권형 대통령제 5.8%, 의원내각제 3.6%, 잘 모르겠다 10% 등의 순서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4년 연임제(67.7%)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현행 5년 단임제가 41.9%로 가장 높았고, 4년 연임제(33.2%)가 뒤를 이었다.

개헌이 필요하다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개헌 국민투표 시기는 ‘2026년 지방선거와 동시 실시’ 응답이 61.1%로 가장 높았다. ‘2028년 총선과 동시 실시’는 30.7%, ‘2030년 대선과 동시 실시’ 7.0% 등의 차례였다. 민주당(65.6%)과 국민의힘(58.6%)에서 모두 2026년 지방선거와 동시 실시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박재익 에스티아이 책임연구원은 “개헌 찬성이 반대 여론을 압도하는 상황”이라며 “개헌 국민투표 시기로 내년 지방선거를 선호하는 응답이 60%를 넘는 등 조기 개헌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큰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제헌절인 지난 7월17일, 취임 뒤 처음으로 개헌의 필요성과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우리 헌법도 달라진 현실에 맞게 새로 정비하고 다듬어야 할 때”라며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국민 중심 개헌’의 대장정에 힘 있게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선 4년 연임제와 감사원 국회 소속 이관, 검찰의 영장 청구권 독점 규정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한 개헌을 공약한 바 있다.

장나래 기자

안녕하세요. 한겨레 장나래입니다. 보내주시는 귀한 제보 소중히 듣겠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정청래 "경기도 4.5일제, RE100 잘됐으면"…김동연 "'당정대경' 원팀"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5/09/11 07:42
  • 수정일
    2025/09/11 07:4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민주당-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與 반도체산업 현장간담회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0일 경기도청을 찾아 경기도와 예산정책협의회를 진행했다. 민주당은 이에 앞서서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산업 현장간담회를 열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 인사말에서 "경기도에서 주 4.5일제를 시행하고 있다는데 이것도 테스트베드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잘 됐으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276억 원 예산을 확보했다. 대한민국 전체가 4.5일제를 시행할지 모르는데 경기도에서 여러 문제점을 발견하고 대안을 잘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경기도가) '경기 RE100'을 실천하고 있는데 앞으로 RE100 시대를 대비하지 않으면 국가의 미래는 없다고 할 정도로 너무너무 중요한 국가 성장전략"이라고 강조하며 "김 지사께서 추진하고 있는 공공부문 RE100도 잘 정착되고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모두발언에서 "경기도는 국정의 제1동반자로서 국민주권 정부와 함께 준비된 비전과 축적한 역량을 아낌없이 발휘해 나갈 것"이라며 "'당·정·대' 원팀보다 더욱 강력한 '당·정·대·경(경기도)' 원팀으로 국민의 성공, 국민주권 정부의 성공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자"고 말했다.

 

정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경기도청 방문 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반도체산업 발전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열고 업계 의견을 청취했다.

▲10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정청래 대표와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최말자가 해냈다" 61년 만에 바로잡힌 검찰·사법부의 흑역사

61년 전 성폭행을 시도한 남성의 혀를 깨물었단 이유로 가해자로 몰렸던 최말자씨가 10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재심 선고에서 무죄 결과를 받아들자 손을 번쩍 들고 있다. ⓒ 김보성

"다음과 같이 판결합니다. 피고인은 무죄입니다. 재심 사건은 무죄를 받으면 결과를 공시하게 돼 있습니다. 원하십니까? "

불과 1분 남짓한 판결로 성폭행 남성에 맞섰던 피해 여성을 가해자로 몰았던 검찰과 사법부의 흑역사가 61년 만에 바로 잡히는 순간이었다. 재판부가 이를 공개하겠느냐고 묻자 최말자(79)씨는 당연한 듯 "네"라고 답했다. 동시에 무죄여서 항소할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오자 자연스럽게 박수가 터져 나왔다. 법정 안에서 함께한 여성들은 활짝 웃으며 최씨를 반겼다.

최씨 사건 재심 재판부, 사과 없이 짧게 '무죄' 선고

10일 이른바 '강제키스 혀 절단 사건'으로 불리는 최말자씨 재심 사건의 결론이 내려졌다. 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부산법원종합청사 352호 법정에서 선고기일을 열어 최씨의 중상해 등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정당방위라고 인정된다. 상해죄도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무죄를 선고한다"라고 판결했다. 기나긴 시간 끝에 이날 재판부는 성폭행을 시도하는 가해 남성의 혀를 깨문 건 최씨가 자신의 신체와 성적자기결정권에 대한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려 한 행위라고 재판단했다.

61년 전 성폭행을 시도한 남성의 혀를 깨물었단 이유로 가해자로 몰렸던 최말자 씨가 10일 부산지법 재심 선고에서 무죄 결과를 받아든 뒤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김보성

최씨는 18살이던 1964년 성폭력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되레 가해자로 몰려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수사기관과 사법부의 오점이었지만, 형법학 책과 법원 100년사 등에 실리며 정당방위 인정 범위를 다툰 대표적 판례로 거론해왔다.

그러나 이번 재심으로 내용을 다시 써야 할 판이다. 평생 억울함 속에 살아온 최씨가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용기를 내어 지난 2020년 재심을 청구해 받아낸 결과다. 그는 잇달아 기각 결정이 나와도 굴하지 않고 문을 두드렸고 지난해 12월 대법원 파기환송을 거쳐 지난 2월 부산고법 재심 개시를 끌어냈다.

공판기일에서 구형, 최후변론까지 한 번에 진행되면서 속도감 있게 선고일이 잡혔다. 지난 7월 검찰은 "마땅히 보호받아야 했을 최말자님께 가늠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드렸다. 깊이 사죄드린다"라며 그제야 고개를 숙였다. 이로부터 한 달여 이후인 이날 법원도 무죄를 결정하면서 다음 바통을 이어받았다. 최씨가 재심을 시작한 지 5년 만의 일이다.

법정 밖을 나온 최씨는 후련한 마음으로 "최말자는 무죄다" "최말자가 해냈다"를 여러 번 외쳤다. 그 옆으로는 "정당방위 인정" 손팻말을 든 수십 명의 여성단체 회원들이 나란히 자리했다. 이들은 이번 판결이 갖는 특별한 의미를 짚으며 평생을 싸운 최씨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그 속에는 검찰과 달리 별다른 반성이 없는 사법부를 향해 아쉽다는 평가도 있었다. 선고를 지켜본 권아무개(40대) 씨는 "판결이 짧아 좀 화가 난다. 오랫동안 고생한 최말자님께 과거 법원을 대신해 정중한 사과가 필요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인 김진주(가명)씨도 현장에 나와 "저라면 최 선생님처럼 61년을 기다리지 못했을 것 같다. 이대로 끝나선 안 된다"라며 진심 어린 사죄와 배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대가 바뀌어 무죄가 아니라 그때나 지금이나 무죄"

판결 직후 부산변호사회 건물로 자리를 옮긴 여성단체들은 국가에 책임을 묻는 작업까지 최씨와 같이하며 더는 성폭력 피해자가 가해자로 몰리지 않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무엇보다 이번 판결이 재심으로 성폭력 사건을 바로 잡은 최초의 사례란 점을 부쩍 강조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61년 전 최씨를 법적 가해자로 몰았던 그 장소에서 그날과 완전히 다른 결정이 나왔다.

"61년 전 수사 재판 과정에서의 잘못, 즉 피해자와 가해자의 위치를 뒤바꾼 큰 과오를 재심을 통해서 바로잡았습니다. 그간 적지 않은 피해자들이 사건과 마찬가지로 수사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지위를 잃었습니다. 이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그래서 이번 판결이 관련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길 바랍니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무죄인데도 성차별적 편견과 인식 때문에 오판되었던 사건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준 최말자님 덕분에 다시 기회를 얻었습니다...(중략) 또 재심 개시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만으로도 사유를 인정한 역사적 판결입니다. 널리 알려져야 합니다." -김수정 변호사

만감이 교차한다는 최씨는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껏 달려올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그는 성폭력에 맞서 대항했을 뿐인데도 가해자가 됐던 과거를 벗어나 이제 희망을 만들고 싶단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동시에 우리 사회에 자신과 같은 억울한 사건을 더는 반복해선 안 된다는 쓴소리를 던졌다. 그러기 위해선 엄단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지금도 성폭력 사건이 넘쳐납니다. 피해자들은 성폭행에 죽음까지 당하지만, 가해자들은 어떻습니까? 탄원서를 쓴다든지 하면 사형선고도 무기징역으로 또 (사회로) 나오기도 합니다. (중략) 그들에게 무거운 엄벌이 필요합니다."

61년 전 성폭행하려던 남성의 혀를 깨물어 중상해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던 최말자 씨가 10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재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최말자는 무죄다"를 외치고 있다. 최씨는 61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5.9.10 ⓒ 연합뉴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재명, 작심 비판…"우리국민·기업 활동 부당한 침해"

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

다른 기사 보기

  • 정치

  • 입력 2025.09.10 00:15

  • 수정 2025.09.10 01:01

  • 댓글 3

한국 대통령 공식 석상서 미국 비판 '이례적'

김용범 "한미 합의 없으면 MASGA 어렵다"

워싱턴포스트 "한국 내 분노와 혼란" 보도

이재명 "한미 정상회담, 지키기 위한 자리"

여야 대표회담서 "나라의 힘 길러야 생각"

캠벨, 한국‧일본 동맹국 압박 트럼프 비판

"한미 양국의 동반 발전을 위한 우리 국민과 기업 활동에 부당한 침해가 가해지는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길 바란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41차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난 4일 미국 이민 당국의 한국인 노동자 대규모 체포, 구금 사태와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톤은 '드라이'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향해 던진 메시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했다.

미국이 무너진 제조업을 되살리고자 한편으로 회유하고, 다른 한편으로 압박하면서 한국 기업들을 유치해 놓고는 그 사업에 필수적인 인력이 안정적으로 일하도록 합법적으로 비자를 발급해 주진 않은 채 그걸 '불법'이라며 무자비한 단속 조치를 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9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재명 "우리 국민, 기업 활동에 부당한 침해"

한국 대통령 공식 석상서 미국 비판 '이례적'

이날 이 대통령은 작심한 듯했다. 국무회의 모두 발언 첫머리부터 미리 준비한 메모를 꺼내 트럼프 행정부의 "부당한 침해"를 거론했다. 지난 70년의 한미 동맹 사상 한국 대통령이 이렇게 공식 석상에서 미국을 향해 단도직입으로 문제를 제기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불과 열흘 전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더 발전적 한미동맹의 미래에 의기 투합을 했다는 여긴 이 대통령으로선 한국민 300여 명이 '범죄자'처럼 끌려 나오는 사태는 한국민과 자신에 대한 '모욕'으로 느꼈음 직하다. '국민주권 정부'을 기치로 내건 이 대통령으로선 그냥 두고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앞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은 4일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한 노동자 475명을 체포했으며, 그 과정에서 쇠사슬과 밧줄 등으로 묶어 끌고 나오는 폭력적이고 반인권적 장면을 연출해 공분을 샀다.

물론 비자 문제가 있었다. 미 현지에서 숙련된 인력을 고용하기가 힘든 한국 기업들은 자체 인력을 미국으로 데려올 수밖에 없고, 미국이 비자를 충분히 주지 않는 상황에서 이들은 비자 면제 프로그램의 하나인 ESTA(전자여행허가제)나 상용·관광 비자인 B1, B2 비자를 통해 미국에 입국한 뒤 일을 한 것이다. 이런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불법 체류자 취급을 한 것이다.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과 사진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2025.9.6. 연합뉴스 (ICE 홈페이지 영상 캡처)

반미 정서 한국 내에서 빠르게 확산 중

"미국, 투자 압박 위해 고의로 벌인 일"

당연히 한국 내에선 거센 반발이 일어났고 반미 정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촛불행동(상임대표 김민웅)은 6일 광화문역 앞에서 집회를 열어 미 이민 당국의 행태를 규탄하고 트럼프가 대미 투자를 압박하려고 의도적으로 벌인 일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상임대표도 7일 페북을 통해 "동맹국이라면서 동맹국 국민을 이렇게 야만적으로 대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 아닌가"라고 묻고 "우리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미국에게 모욕을 당하며 빼앗기고 수갑에 채워져 갇히기까지 하면서 한미동맹을 떠받들며 살아가야 하는가"라고 개탄했다.

미 워싱턴포스트도 8일 '한국 내 분노와 혼란'이란 서울발 기사를 통해 "한국은 무역거래를 통해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대다수가 동맹의 정신에 반한다고 보는 (트럼프의) 조치들로 인해 충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의 야당 의원, 전직 정부 관리, 이념적 성향과 관계없이 모든 언론이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를 "상궤를 벗어났고" "충동적이며", "모순적인" 행동이라면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정말 할 말을 잃었고 화가 난다. 우리는 미국에서 많은 돈을 쓰고 있는데, 뺨을 맞은 격"이라는 최종건 전 외교부 차관의 발언도 소개했다.

 

촛불행동(상임대표 김민웅)은 6일 광화문역 앞에서 집회를 열어 미국 이민 당국의 한국인 노동자 폭력적 단속을 규탄하고 트럼프가 대미 투자를 압박하려고 의도적으로 벌인 일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2025. 09. 06 [촛불행동 제공]

워싱턴포스트 "한국 내 분노와 혼란" 보도

김용범 "가장 강한 톤 우려와 유감 표명"

대통령실의 입장도 이런 시민사회의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9일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일하러 가신 분들이 쇠사슬에 묶여 구금당한 사태가 너무나 충격적"이라며 "정부는 국민이 느낀 공분을 그대로 미국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외교적으로 가장 강한 톤으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외교적인 용어가 아닌 '강력한 항의'를 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의 강력한 항의를 통해 구금된 한국 노동자 300여 명이 곧 석방되고 자진 출국 형식으로 귀국하기로 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7일 트루스 소셜 등을 통해 "한국과의 관계는 매우 좋다"면서 비자 문제 해결 의지를 밝혀 사태는 일단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10일 대한항공 전세기를 조지아주 현지로 보낼 예정이며, 구금됐던 한국 국민들은 한국 시간으로 11일 오후 늦게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미국 이민 당국에 의해 구금됐던 국민들께서 조만간 귀국할 예정이다. 갑작스러운 일에 많이 놀라셨을 텐데,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국민 안전의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해 국민에 사과의 뜻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유사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합리적 제도 개선을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겠다"며 외교부 등 관계부처에 "실질적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상호 신뢰와 동맹 정신에 따라 교섭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미 간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에 참여할 HD현대중공업(위)과 HD현대미포 야드 전경. 2025.8.27 연합뉴스

김용범 "한미 합의 없으면 MASGA 어렵다"

김종대 "미국 노골적 협박 얼마나 버티나"

이번 미 이민 당국의 사상 최대 불법 이민 단속 작전의 표적을 한국으로 잡은 것은 일본이 트럼프 입맛에 맞게 5500억 달러 투자 문서에 서명한 것과 같이 한국도 관세 협정과 투자 문서에 서명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고도의 노림수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김종대 전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는 9일 시민언론 민들레 칼럼을 통해 "일본과 같은 굴복을 한국에 요구하는 트럼프에 대해 이재명 정부는 어디까지 버텨낼 수 있을까? 대통령실이 미국의 노골적인 협박에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것인가. 이재명 정부가 만약 이 협박에 쉽게 무릎을 꿇는다면? 단순한 외교적 굴욕이 아니다. 국가의 근간이 흔들린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김용범 실장은 현재 자동차 관세와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의 세부 사항을 놓고 한미 간 협상이 교착 상태임을 인정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김 실장은 "일본과 외환보유고도 차이가 있고 기축통화국도 아닌데 (투자) 구조를 어떻게 짜느냐 문제가 많다"며 "근본적으로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을 같이 고민하고 미국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에 해답을 달라 (요구하고 있고) 그 문제에 와서 교착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MASGA(조선 협력) 프로젝트'도 제대로 시작되기 어렵다. 우리가 어느 정도 내세울 것도 있으니 종합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 자동차의 관세 인하가 지연되는 상황에도 "우리 경제 전체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데 단기간에 자동차 산업의 관세 차이를 좁히겠다고 서둘러 합의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당장 우리 경제와 민생에 부정적 영향이 있겠지만, 호락호락 당하지는 않겠다는 뜻인 셈이다.

 

미국 워싱턴 디시(D.C.)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환영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이재명 "한미 정상회담, 지키기 위한 자리"

여야 대표회담서 "나라의 힘 길러야 생각"

당연히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내건 이 대통령의 어깨는 천근만근이다. 5천 만 국민의 민생과 한국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잖아도 좀처럼 '우는 소리'를 하지 않는 이 대통령도 여러 자리에서 고충을 토로했다.

지난 8일 여야 대표 회동이 대표적이다. 이 대통령은 "지금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제가 공개석상에서 '나라의 힘을 길러야 하겠다'고 말씀을 드린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을 두고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이었다. 뭘 얻기 위해 하는 회담이 아니라 필요해서 하는 것이자 뭔가를 지키기 위한 자리였다"면서 "우리 전체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면 대외 협상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수석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은 "조만간 미국, 일본 순방을 가게 된다. 현재 국제 정세와 무역질서가 재편되는 중에 풀어야 할 현안이 너무 많다"면서 "제가 정말 고민되는 것은 국가의 국력을 키워야 되겠다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가 무너지고 힘 만능주의가 판치는 국제정세 속에서 약소국 대통령이 느낄 법한 감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2025.9.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한편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아시아 차르'로 대중국 봉쇄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의 실무 책임자였던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은 '미국 혼자선 중국을 당할 수 없다'란 7일 자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트럼프의 강경 전술은 미국이 끌어들여야 할 경제권을 겨냥한다. 일본, 한국, 유럽과의 거래도 대체로 양자 무역 적자 축소, 관세 수입 증대, 모호한 투자 약속 확보에 초점을 맞출 뿐, 중국 균형과는 무관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 동맹들은 그의 방식을 '월세 받는 집주인 같다'고 공개적으로 비유했다. 세계에서의 미국의 인기는 급락했고, 많은 나라에서 중국보다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부정선거 주장’ 고든 창, 트럼프가 정치행사서 추어올린 건 상징적”

‘한미 극우 감시’ 박동규 뉴욕주 변호사 인터뷰


극우의 여론전, 미국내 스며들어
트럼프에 접근할 자본력도 갖춰

정인선기자
  • 수정 2025-09-10 06:00
  • 등록 2025-09-10 06:00
 

지난 2월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에서 ‘부정선거론자’인 모스 탄 미 리버티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맨 왼쪽이 고든 창 변호사. 한국보수주의연합 누리집 갈무리 지난 2월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에서 ‘부정선거론자’인 모스 탄 미 리버티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맨 왼쪽이 고든 창 변호사. 한국보수주의연합 누리집 갈무리
미국민주참여포럼(KAPAC)에서 활동하며 한·미 극우 세력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해온 박동규 미국 뉴욕주 변호사는 지난 4일 한겨레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숙청’ 발언은 극우 인사들의 영향력을 증명한 사건”이라며 “한국 정부가 이를 제어할 실질적 수단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유사한 상황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그는 미국에서 벌어지는 ‘부정선거 여론전’이 미국 보수 진영에 무비판적으로 스며들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부정선거 때문에 조 바이든에게 졌다. 바이든은 가짜 대통령’이라고 주장해왔고, 이는 ‘한국 대선=부정선거=이재명은 가짜 대통령’이라는 식의 평행이론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지난 2월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이 대표적인 부정선거 음모론자 고든 창 변호사를 일으켜 세워 기립박수를 유도한 것을 한·미 극우 네트워크의 ‘상징적 장면’으로 꼽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저 사람이 하는 모든 말을 믿는다”고 말했다고 박 변호사는 전했다. 고든 창은 이른바 ‘국제공정선거연합 산하 국제선거감시단’ 소속으로 한국의 부정선거를 주장해온 인사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더 힐’에 “한국 반미 대통령이 워싱턴에 온다”는 기고를 실었고, 정상회담 직전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에스엔에스(SNS) 글에는 “감사하다” “이재명을 제거하자”는 답글을 달았다.

    박 변호사는 “미국에서 열리는 정치 행사들에서 누가 어떤 테이블에 앉고, 어떤 순서로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자들과) 악수를 하는지 등은 모두 로비로 결정된다”며 이들이 트럼프 주변에 접근할 수 있는 자본력까지 갖췄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이와 함께 부정선거·반중·반이민 등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사상을 한국에 이식하려는 ‘코리안 마가’의 시도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김민아(36) 빌드업코리아 대표가 대표적인 인사다. 박 변호사는 “이들은 이재명 정권 5년 동안 민주 세력을 ‘친북·친중 공산주의자’로 악마화해 흔들려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며 “특히 청소년들을 타깃 삼아 자신들의 사상을 적극적으로 설파한다는 점에서 더는 ‘극우 세력의 주장이 일부 노년층에만 먹혀드는 것’이라고 방심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독일의 경우 나치 정권의 대량 학살 행위(홀로코스트)를 부인하거나, 소수민족 등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발언을 공공연하게 할 경우 처벌할 수 있는 법과 관련 기구가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극우 성향 유튜버들이 모스 탄 등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 해도 아무런 제지를 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한·미 극우 네트워크가 외교 리스크로 다시금 부상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정당, 언론, 시민사회 등으로 구성된 상시적 대책 기구를 마련하고, 극우 음모론을 제지할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사설] 쇠사슬과 장갑차, 이것이 ‘동맹’의 민낯이다

기자명

  •  데스크
  •  
  •  승인 2025.09.09 16:29
  •  
  •  댓글 0
 
 

한국 노동자들이 이국 땅에서 쇠사슬에 묶여 끌려나오는 모습이 전 세계로 중계되었다. 그것도 한미 경제동맹의 ‘성공사례’라던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드론과 헬기, 장갑차와 무장요원 수백 명이 등장한 이 작전은 단순한 이민법 집행이 아니라, 명백한 주권 침탈이었다.

트럼프는 미국 제조업 쇠퇴 책임을 외국인 혐오로 돌리려는 극우 포퓰리즘의 전형적 술책으로 이 사건을 활용하고 있다. ‘로우 볼티지’ 작전이란 이름까지 붙인 이 체포 쇼는 철저히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을 위한 정치적 이벤트였다. 그리고 ‘만만한 동맹’, 바로 한국이 먹잇감이 되었다.

이번에 봉변을 당한 노동자 대부분은 단기 비자 입국자들이다. 이들은 불법체류자가 아니다. 투자 압박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미국으로 건너간 기술 인재들이다. 그들은 이국땅에서 ‘조국’이 자신들을 보호해주리라 굳게 믿었다. 그러나 쇠사슬 구금과 이재명 정부의 침묵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재명 정부는 이 사건을 ‘불미스러운 사고’로 취급하며 여전히 ‘견고한 한미동맹 유지’를 외치고 있다. 주한미대사 초치도, 대미 투자 재검토도 없이 쩔쩔매기만 한다. 투자 약속을 하고 돌아온 지 불과 11일 만에 이런 수모를 당하고도 침묵하는 꼴은 국익과 국민주권을 외교적 공손함에 저당 잡힌 모습이다. 미국 앞에만 서면 비굴하게 작아지는 이재명 정부를 보면 수치심을 느낀다.

미국은 관세와 비자를 지렛대 삼아, 한국의 자본과 기술을 수탈한다. 공장은 한국 돈으로 짓고, 일자리는 미국인이 차지하고, 법적 리스크는 한국 노동자가 떠안는다. 이것이 과연 동맹인가? 이것은 강도다. 동맹국에 대한 주권 침탈이다.

 

바이든 시절 약속된 투자 현장이 트럼프 정부에서 강경 단속으로 바뀐 현실은, 미국 정치의 어떤 세력이 집권하든 한국은 영원한 ‘희생양’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보여준다. 공장 설립에 이미 6조원이 들어갔다. 미국은 배터리 공장을 짓고 운영할 기술 인재가 없다. 이번에 미국은 우리 노동자를 불법 이민자로 몰아 구금·추방하고, 그들의 기술을 빼앗는 날강도 짓을 벌였다. 그런데도 이재명 정부는 ‘동맹’이라는 신화 뒤에 숨어 입도 뻥긋 못한다.

미국의 수탈을 방관하는 것이 한미동맹일 수 없다. 우리는 계엄을 방불케 한 ‘쇠사슬 구금’에 대해 트럼프의 공식 사과를 받아야겠다. 취업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수백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은 파기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는 초대형 수탈이 될 게 분명하다. 당장 폐기해야 한다.

미국은 한국을 ‘만만한 동맹’으로 여긴다. 하지만 이것은 트럼프의 착각이다. 한국은 조공을 바치고도 매를 맞는 미국의 속국이 아니다. 12.3 내란을 물리친 한국 민중이다. 우리 자본, 우리 기술로 미국을 부양하라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를 단호히 거부한다. 더 이상 동맹이라 우기지 마라. 국민의 생명과 노동자의 인권을 위협하고, 주권을 침탈하는 동맹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꺼저라 미국, 보지 말자 트럼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서민금융’ 이자가 15.9%?... 이 대통령 “너무 잔인해, 다시 고민해 달라”

윤정헌 기자 yjh@vop.co.kr

민생경제 회복·안정 대책 토론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민생경제 회복방안 중 하나로 거론된 ‘서민금융’의 이자가 연 15.9%에 달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금융위원회에 “너무 잔인하지 않냐. 근본적인 고민을 다시 한번 해달라”고 주문했다.

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41회 국무회의 민생경제 회복방안 공개토론을 주제한 이 대통령은 ‘서민금융을 1천억원 이상 추가 공급하겠다’는 기획재정부 계획에 대해 “그런데 이자가 너무 비싸지 않으냐”며 이같이 말했다.

‘햇살론 유스’ 등 일부 정부 정책금융상품은 금리가 4%대로 낮지만, 이날 기재부가 언급한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이나 최저신용자 보증부대출 등의 금리는 15.5~15.9%에 달한다.

이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고신용자는 저 이자로 고액을 장기로 빌려준다. 그리고 저신용자는 고리로 소액을 단기로 빌려준다”면서 “금융은 가장 잔인한 영역인 것 같다. 자본주의의 핵심 중의 핵심이니까 그럴 수 있긴 하지만 이걸 어떻게 서민금융이라고 이름 붙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성장률이 2%도 안 되는 1%대 시대에 성장률의 10배가 넘는 이자를 주고, 서민들이 어떻게 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가 경제력 수준이나 재정력 수준에 비춰보면 이 서민들이 15% 이자를 내고 돈을 빌리면 빚을 못 갚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그럼 또 신용불량자로 전락한다”면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연간 수십조원의 예대마진 수익을 올리는 금융기관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들이 연간 예대마진 수익을 30~40조원씩 내면서 (저신용자 대출)요거 몇백억에 십몇 프로 이자를 받아서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냐”며 “정부도 마찬가지고 금융기관도 마찬가지다. 15.9%의 고리로 돈을 빌려주면서 이게 마치 무슨 큰 대책이라고 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꼬집었다.

고신용자들에게 일부 이자부담을 늘리는 방식의 대안 마련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고신용자들, 돈이 별로 필요 없는 사람들에게 아주 싸게 돈을 빌려주니까 그걸 가지고 부동산 투기를 하고 그러지 않느냐”며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 구성원이다. 최소한 일부나마 공동의 부담을 할 수는 있지 않나. 예를 들면 초우대 고객한테 초저금리로 돈을 많이 빌려주는데, 0.1% 정도만이라도 부담을 조금 더 늘리고, 그중 일부로 금융에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좀 더 싸게 돈을 빌려주면 안 되냐”고 물었다.

금융이 사회적 시스템인 측면이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이러면 ‘금융기관의 수익을 왜 다른 서민들 금융에 써야 되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 보면 금융시스템이라고 하는 게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거대 공동체의 화폐 발행 권한을 활용해서 돈벌이하는 것”이라며 “이 얘기 때문에 사회주의자라고 할지 몰라도 금융은 국가 시스템을 활용해서 하는 사업인 만큼 그런 부분을 좀 고민을 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회사의 이익이 많으니 일정 부분을 출연해 공동기금을 마련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며 “서민금융을 위한 특별 기금을 만들어 재정과 민간 금융 간 출연을 안정적으로 하면서 금리 수준을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답했다.

“ 윤정헌 기자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대미투자 중단하라. 이런 한미동맹 필요없다"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등 시민사회, 한국노동자 감금한 트럼프에 분노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5.09.09 17:04
  •  
  •  댓글 0
 
자주통일평화연대(평화연대), 전국민중행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트럼프 경제·일자리·먹기리·안보위협 저지 공동행동(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은 9일 오전 서울 미국대사관 건너편 광화문 세종대왕상 뒤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관세폭탄과 노동자감금에 굴욕적 대미투자와 핵심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한미동맹 필요없다'고 트럼프 정부를 규탄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자주통일평화연대(평화연대), 전국민중행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트럼프 경제·일자리·먹기리·안보위협 저지 공동행동(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은 9일 오전 서울 미국대사관 건너편 광화문 세종대왕상 뒤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관세폭탄과 노동자감금에 굴욕적 대미투자와 핵심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한미동맹 필요없다'고 트럼프 정부를 규탄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살림이 거덜날 지경으로 다 퍼주었는데, 온 동네가 보는 앞에서 쇠사슬로 묶어놓고 기술까지 내놓으라고 한다.'

지난 7월 말 한국이 정부 1년 총지출 규모 예산(2025년 673조 3천억 원)에 버금가는 4,500억 달러(투자펀드 3,500억 달러+에너지 구매 1000억 달러, 약 625조 5천억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며 미국과의 관세·투자협상을 마무리했으나, 지난 4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현장에서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이 나서 300여명의 한국인들을 쇠사슬에 묶어 감금하는 기가막힌 장면이 펼쳐졌다. 

자주통일평화연대(평화연대), 전국민중행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트럼프 경제·일자리·먹기리·안보위협 저지 공동행동(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은 9일 오전 서울 미국대사관 건너편 광화문 세종대왕상 뒤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관세폭탄과 노동자감금에 굴욕적 대미투자와 핵심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한미동맹 필요없다'고 트럼프 정부를 규탄했다.

한국 정부에는 "관세폭탄 노동자감금 대미투자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한국은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도 우리 노동자의 안전과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렸다"며, "트럼프는 천문학적 규모의 대미 투자에 한국인 노동자에 대한 불법적, 폭력적 체포·구금으로 화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는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는커녕, 노동자들의 미국 비자문제를 해결해 줄테니 핵심기술을 이전하라는 엄포를 놓고 있다"며, "지금 이순간에도 동맹이라는 한국을 수탈할 궁리에만 빠져있는, 소름끼치도록 불편한 한미동맹의 민낯"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 모든 상황의 원인이 기형적이고 불평등한 종속적 한미동맹에 있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고 하면서 "트럼프 정부는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경제적 수탈을 중단하라. 자국의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우리의 일거리를 수탈하는 우방 따위는 필요없다. 자국의 패권을 위해 안보위기를 조성하며 전쟁무기를 강매하는 동맹은 더더욱 필요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트럼프 정부에 대해 "한국 국민앞에 즉각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하고 "세계 패권을 위해 한반도에서 벌려 온 모든 제국주의적 약탈과 공작을 멈추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트럼프에게 한국노동자 감금에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한국 정부에는 대미투자 중단을 촉구하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트럼프에게 한국노동자 감금에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한국 정부에는 대미투자 중단을 촉구하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미국 배터리공장에서의 단속 상황은 국제인권규범에 위반되는 가혹행위, 범죄행위이며 당연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넬슨 만델라 규칙으로 불리는 '유엔 최저기준규칙'은 1955년 처음 채택된 이후 수차례의 개정을 거쳐 수용자 처우에 대한 국제적인 기준으로 자리잡았는데, 한국 노동자의 몸과 발에 쇠사슬을 동여맨 것은 "보호장비는 호송 중 도주 예방 및 다른 수단으로는 자해와 타해를 방지할 수 없다고 소장이 판단하여 명령한 경우에 외에는 사용되어서는 아니된다"는 47조 규정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는 것.

박 대표는 "비자자격에 맞지않는 취업활동을 했다고 하는데, 미국인들은 한국에 와서 그런 일이 없느냐. 투자하라고 해놓고 이렇게 쇠사슬을 이용한 가혹행위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장유진 평화연대 진보대학생넷 집행위원장은 '추방의 향기가 좋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SNS 망언에 이어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장관이 지난 8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파이브 아이즈회의에서 '자진출국'이 아니라 '추방'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모든 기업이 미국에 올 때 게임의 규칙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되도록 하는 훌륭한 기회"라는 망발을 늘어놓았다고 하면서, 이것이 이번 구금사태의 본질이라고 질타했다.

자주연합 상임대표인 주재석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대표는 "한국 정부의 대미 투자금액 4,500억 달러에 기업들이 추가 투자를 약속한 1,500억 달러를 합하면 대미 투자는 6천억 달러로 늘어난다. 작년 예산의 약 1.3배에 달하는 규모이다"라고 하면서 "만약, 트럼프가 한국에 미국 정부 1년 예산의 1.3배를 투자한다고 말했다면 사흘을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이재명 정부의 관세·투자협상 결과에 일침을 가했다.

조지아주의 합작 배터리공장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 투자 패키지의 일환으로 추진된 사업으로, 한국이 올해 트럼프의 강요에 못이겨 1,500억 달러 추가 투자를 약속한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더욱 기가막힌 일이라는 탄식이 나올법하다.

주 대표는 그러면서 "국민주권정부라 칭하는 이재명 정부는 주권의 제일 밑바탕에 기본적 인권을 지켜주는 것이라는 걸 명심하고 대미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줄 것"을 당부했다.

엄미경 민주노총 사무총장 직무대행은 "배터리공장 뿐만 아니라 반도체, 조선업까지 줄줄이 미국 투자를 약속하고 있고,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미국으로 갈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런 수치를 또 반복하게 할 것인가"라며, "미국에 공장을 지어서 발생할 이익창출만 생각했지 노동자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관심한 이런 식의 대미투자에 대해 민주노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한국 내수경제를 말아먹고 제조업 기반을 망가뜨리는 대미 투자를 즉각 중단시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열리는 시간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미국대사관 담벼락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기자회견이 열리는 시간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미국대사관 담벼락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언론이 놓친 시진핑-김정은-푸틴 '망루 사진'의 이면

[소셜 코리아] 신냉전 시대, '국회외교'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민족·국제 김영근(soko)

25.09.09 06:55최종 업데이트 25.09.09 06:55

한국의 공론장은 다이내믹합니다. 매체도 많고, 의제도 다양하며 논의가 이뤄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하지만 많은 논의가 대안 모색 없이 종결됩니다.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는 이런 상황을 바꿔 '대안 담론'을 주류화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근거에 기반한 문제 지적과 분석 ▲문제를 다루는 현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거쳐 ▲실현 가능한 정의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소셜 코리아는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상생과 연대의 담론을 확산하고자 당대의 지성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 또는 기고 제안은 social.corea@gmail.com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기자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시진핑·김정은·푸틴이 함께 천안문(톈안먼) 망루에 선 사진은 신냉전의 개막을 알리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국내외 언론이 생중계 화면과 사진을 통해 세 정상의 열병식 동시 참석을 전하고 주목한 이유는 굳이 긴 설명이 필요 없다.

시진핑·김정은·푸틴의 '망루 사진'

하지만 보다 핵심적인 질문은 '그 장면 이후, 무엇을 설계할 것인가'이다. 즉, 장면 해석을 넘어 즉시 작동 가능한 상설 장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다. 사진은 단지 사건을 보여주는 상징에 불과하며, 실제로 지속 가능한 평화는 정교하게 설계된 제도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선명한 장면 뒤에서 설계, 제도적 장치, 실제 작동의 세 단계를 체계적으로 구축할 때, 기존의 대립은 점차 관리 가능한 접점으로 전환된다. 사진 해석에서 벗어나, 제도를 설립하고 실제로 운용하는 단계로 나아갈 때 비로소 (위험) 비용은 절감되고 선택의 폭은 넓어진다.

세 정상의 동시 등장은 단순한 결속의 과시가 아니라, 각자가 직면한 현실적 제약을 드러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러시아는 전쟁과 제재 압력, 북한은 경제제재와 체제·경제 병목, 중국은 대외 리스크 관리와 블록 고착 비용이라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들의 전략적 운신의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세 나라가 처한 현실적 제약

지난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전승절 80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이 열렸다. 사진은 행진하는 인민해방군 병사들.연합뉴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군수·금융 분야에서 국제적 제재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어, 대체 시장 개척과 군수 협력 확대가 절실하다. 중국은 2차 제재, 즉 러시아에 군사적 또는 경제적으로 협력할 경우, 서방 국가로부터 추가적인 경제·금융 제재를 받을 수 있어, 러시아와 공개적으로 군사협력의 폭을 넓히가기 어렵다.

중국의 경우, 전승절을 통해 영향력을 과시했지만,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자칫 '반미 블록' 구축으로 비칠 경우 공급망 재편, 기술통제 강화 등 역풍을 맞을 수 있어 '균형자' 이미지 유지가 어려워진다.

북한은 국제사회와 주요 국가들이 북핵에 대응해 지속적으로 경제·외교 등 전방위적 압박을 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중국과의 경제·안보 협력을 늘려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대외 의존 심화 등 구조적인 한계와 위험이 동시에 따른다.

'망루 동행'은 이러한 현실적 제약들로 인해 상징적 차원의 결속에 그쳤다. 3자 공식 회담도 없었고 메시지 조율도 이루어지지 않아 공조의 제도화로 가지 못했다. 결국 세 정상의 공동 등장은 결속을 보여주는 사진이면서 '함께 서되, 각자 계산'의 현실을 반영한다. 이는 장기적 측면에서 안보·경제 약속을 동시에 추진하기 어렵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따라서 북·중·러는 대외적 이벤트는 보여줄 수 있어도, 공개적인 상호방위 공약이나 광범위한 대러 제재 회피 시스템을 제도화하는 데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함께 서지만 속내는 다른 동맹

2019년 4월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크렘린궁 홈페이지 제공

중국은 '글로벌 사우스'(개도국, 제3세계를 통칭하는 용어로, 국제 사회에서 미국·유럽 등 서방 선진국과 구별되는 독자적 이해와 협력, 공동 전략을 추구하는 국가들을 의미. 중국은 자신을 글로벌 사우스의 일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외교 공간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러시아와의 관계를 관리하면서도 제3국의 시선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선택적 결속' 노선인 셈이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군사·경제 거래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식량과 자본재 부족, 내부 시장 불안정이라는 복합적 문제 탓에 단기간 내 체제 기반을 안정화하기는 어렵다.

러시아는 어떨까? 중국의 제약을 잘 알기에, 중국을 곤란하게 만들 수준의 공개 군사협력은 자제하면서도, 에너지·원자재·무기부품 거래 등 상징과 실익을 동시에 확보하는 '저비용-가시성'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세 정상 모두 미국과의 직접 충돌 위험을 관리해야 하기에, 강력한 신호는 보내지만 '레드라인'은 넘지 않는 '조정된 억지' 프레임을 유지하고 있다. 즉, 이번 공동 등장은 동맹과 연대 강화를 암시하면서도, 제재, 경제, 이미지, 확전 관리라는 네 겹의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상징적 결속에 비해 구체적인 제도화는 제한적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제약 구조로 인해 외부 행위자, 즉 미국과 국제사회도 긴장 관리에 활용할 '접점'을 갖게 된다. 예컨대 위기관리를 위한 사전 통지, 24시간 직통 연락, 상설 정례협의, 소량 상응조치와 같은 최소 장치들은 실제 충돌과 시장 변동의 위험을 줄이는 관리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다.

북·중·러 공동 등장은 결속의 '최소공배수'를 확인하면서도, 각국이 부담해야 할 비용과 국제 여론에 따른 '최대공약수'의 한계를 동시에 드러냈다. 사진은 강했지만 제도는 신중했고, 바로 그 사이 틈새에서 위험 관리와 예방 외교가 개입할 여지가 생긴 셈이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이 보여준 '국회외교'는 정부 차원의 공식 외교와는 별도로, 국회가 정권의 변화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외교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적 안전판'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위험관리와 예방외교를 위한 '안전장치'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80주년 중국 전승절 열병식 및 환영 리셉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의장실 제공]연합뉴스

이번 방중에서 다양한 채널 개설과 시진핑에 대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참석 재요청 등과 같이 정부가 직접 나서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회가 비공식 조정 통로 역할을 했다. 국회외교가 '장면'을 넘어 '제도'로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향후 예측 가능한 교류와 상설 장치를 제도화해 내구성과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상징과 구호를 넘어 위험관리와 예방외교의 실질적 기반으로 작동할 수 있는 '안전장치'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첫째, 사전통지 약속이다. 미사일 시험, 대규모 군사훈련, 민감한 발표 등 충격 이벤트의 의제와 시기, 범위를 48~72시간 전에 공유해, 우발적 충돌과 오판의 가능성을 줄이고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는 위기관리에 있어서 즉각적이고 검증 가능한 신뢰의 최소 단위다.

둘째, 24시간 직통 연락 개설이다. 국방·해양치안·보건 책임자 간 핫라인을 상시 유지해, 군사적 근접이나 충돌, 감염병 확산 위험을 신속하게 억제해야 한다. 이러한 회선은 각국의 억지력과 위기관리의 안전밸브로 작동한다.

셋째, 정부·민간 정례회의다. 장관, 의회, 전직 안보수장, 기업, 학계, 의료 전문가들이 모여 쟁점을 조율하고, 오해 해소와 일정 조정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합의문 작성보다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이 중요하다. 서울-베이징-도쿄 순환 개최로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넷째, 소량 상응조치(small-for-small) 연계다. 예컨대, 제한적 (북한의 미사일) 실험 유예 공지와 인도적 물자 통관 신속화 같은 소규모 상응 조치를 자동으로 연동시키는 방식이다. 비록 작고 단순한 교환이라도 즉시 검증 가능하기 때문에 신뢰를 높일 수 있다.

'큰 평화'를 만들기 위한 '작은 안전장치들'

비전통안보(단순 군사적 방어를 넘어, 국가와 시민의 생활·생존 전반을 보호하는 넓은 안전 체계)는 더 이상 추상적인 담론이 아니라, 시민이 일상에서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평화와 안전의 인프라를 구축하자는 의미다.

예컨대, 재난과 보건 영역에서 조기경보 시스템과 합동훈련을 정례화하면 피해가 줄고 복구 속도가 빨라진다. 공급망 역시 '디리스킹(De-risking)' 원칙, 즉 위험 분산과 데이터 공유를 통해 산업의 급정지를 막고, 희소물자의 변동성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외교안보체계는 강력한 억지력(위협 방지)을 유지하면서, 상대국의 과도한 공포나 불안이 오판이나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안심 장치를 병행해야 한다. 데이터 공개, 신속한 사실 확인의 제도화, 미디어 리터러시 강화는 집단 심리의 과열을 막고 루머 등 잘못된 정보 확산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억지와 관여(대화와 교류)는 함께 작동해야 위험이 효과적으로 관리된다는 점에서 현대 외교와 안보의 필수적 안전망인 셈이다.

국회의장은 국제회의 등 주요 이슈에서 일정과 의제 조정의 관례를 정착시킬 수 있다. 여야가 공동 결의해 이처럼 예방외교 프로토콜을 상설화하면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교류 회로가 지속될 수 있다. 국회가 스위치를 켜고, 정부·지자체·기업·학계가 공동 운전할 때 효과도 크며, 그 경험이 축적될수록 '장면의 정치'는 '제도의 정치'로 대체된다.

위기 국면에서 발생하는 리스크 프리미엄은, 정보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고(정보 비대칭), 상황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울 때(시간 불확실성) 더 커진다. 사전통지, 직통연락, 상설협의, 소량상응이라는 네 가지 장치는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위험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해, 시장, 안보, 여론에 드는 사회적 비용을 동시에 낮출 수 있다.

결국 시민이 체감하는 평화는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작동하는 촘촘한 안전장치 위에서 실현된다. 재난 대응, 공급망 안정, 억지와 소통의 균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될 때, '작은 안전'이 축적되어 '큰 평화'를 만든다. 국민의 대표로서 국회의 외교적 역할이 주목받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전승절에서 북·중·러 정상들이 함께 등장한 장면은 세 나라의 공고한 연대를 보여주는 상징이지만, 구조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파급력은 제한적이다. 구조는 효과적인 안전장치와 제도의 축적에서 비롯되며, 이러한 장치들-사전 통지, 직통 연락, 상설 협의, 소량 상응-이 뒷받침될 때, 효율적으로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

국회 외교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왜 지금 '국회외교'가 중요한가? 첫째, 지속성 때문이다. 국회는 선거 주기나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상설위원회와 의회 간 네트워크를 통해 안정적으로 교신 통로를 유지할 수 있다. 둘째, 유연성 때문이다. 정부 당국 간 공식 채널로 다루기 어려운 사안도, 의회·전직 고위급·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여러 트랙을 통해 흡수하고 조정할 수 있다. 셋째, 가시성 때문이다.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정례 브리핑과 데이터 공개를 제도화해, 여론의 과열을 진정시킬 수 있다.

'작은 장치'는 어떻게 비용을 줄일 수 있을까? 위기 국면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는 주로 정보 비대칭과 시간의 불확실성에서 비롯된다. 사전통지와 직통연락은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상설 협의는 일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 소량상응 장치는 신뢰가 점진적으로 순환하도록 돕는다. 네 가지 축이 결합되면 시장, 안보, 여론 측면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동시에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이번에 세 정상이 동시에 노출되면서 정치적 메시지가 강조되었지만, 동시에 역내 위기관리를 위한 실질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점도 확인됐다. 국회외교는 이러한 안전장치를 현실화하는 주요 통로가 된다. 향후 상징적 장면 해석을 넘어서, 실질적인 제도 설계와 운용으로 전환해야 한다.

신냉전을 넘어서기 위해

결론적으로, 신냉전이란 시대적 운명이나 필연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제도를 설계하고 운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북중러와 한미일 간의 대립 구도가 강화되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관리 가능한 틈'을 읽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때, 국회외교는 이러한 틈을 제도화할 수 있는 주요 장치다. 사전통지, 24시간 직통 전화, 정례회의, 소규모 교환 등 안전장치의 회로를 실제로 작동시키면 불필요한 오해와 충돌을 줄이고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특히 국회는 정권 교체나 외교 환경 변화에도 지속성을 담보하는 '민주적 안전판' 역할을 하며, 정부가 접근하기 어려운 비공식 대화의 공간도 제공한다.

여기에 지자체, 기업, 학계까지 결합한다면, 국회외교는 단순한 상징 효과를 넘어서 예방외교의 실질적 엔진이 된다. 신냉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기보다, 제도와 교류를 통해 긴장과 대립을 관리하고 평화의 공간을 설계해 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이자 설계다.

김영근 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본인 제공

필자 소개 : 김영근은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이며, 사회재난안전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중층적 경제협력 구도와 일본의 경제적 리스크 관리", "세계무역구조의 변용과 지경학 : 글로벌화 vs. 지역주의" 외 다수의 논문이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에도 게재됐습니다. <소셜 코리아> 연재 글과 다양한 소식을 매주 받아보시려면 뉴스레터를 신청해주세요. 구독신청 : https://socialkorea.stibee.com/subscribe

#김정은 #시진핑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평화가 밥” “5200만시간의 가치”…특유의 비유·직설에 녹인 국민·사람·경제

수정 2025.09.09 06:05

이 대통령의 ‘말’로 본 100일

이재명 대통령의 14차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등장한 단어를 그래픽으로 정리한 워드클라우드.

이재명 대통령의 14차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등장한 단어를 그래픽으로 정리한 워드클라우드.

국무회의 발언 ‘전임자의 2.6배’
파초선·콘크리트 등 비유 즐겨
‘특별한 희생, 보상’ 반복해 강조

“국민주권정부의 새출발을 시작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 6월4일 첫 고위공직자 인선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오는 11일 취임 100일을 맞이하는 이 대통령의 입도 국민과 민생·경제를 핵심 키워드로 움직였다. ‘일하는 대통령’을 자처한 만큼 쏟아낸 말의 양도 전임 대통령보다 많았다. 특히 “평화가 밥” “5200만 시간의 가치” 등 특유의 비유·직설 화법을 활용해 국정철학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일부터 8일까지 총 15차례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모두발언을 생략한 지난 8월11일 임시국무회의를 제외하고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은 회당 평균 1564자(공백 포함), 원고지 8장 분량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취임 100일까지 총 7차례 국무회의를 주재했고, 회당 1169자 분량의 모두발언을 했다. 발언 총량은 이 대통령이 2만1896자로 8184자인 윤 전 대통령의 약 2.6배였다. 취임 100일을 기준으로 이 대통령의 SNS 게시글 수는 총 243개(엑스 95개·페이스북 84개·인스타그램 64개)로, 같은 기간 55개(페이스북 44개, 엑스 11개)를 올린 윤 전 대통령의 4배 이상이었다.

다루는 주제도 민생·경제, 노동, 안보, 공직기강 등 다양했다. 경향신문이 국가학술정보분석서비스를 활용해 이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전수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국민’(57회)으로 나타났다. ‘사람’ ‘경제’가 각각 25·21회로 뒤를 이었다. 취임 후 근절을 강조해온 산업재해와 관련한 ‘사망’ 언급은 16건, 공급자 중심 행정 탈피를 지시하며 예로 든 ‘민원’ 언급은 15회였다. 이외에도 ‘권력’ ‘최선’ ‘책임’(각 14회), ‘현장’ ‘국회’(각 13회), ‘하청’ ‘안보’(각 12회), ‘민생’ ‘안정’ ‘재정’(각 10회), ‘평화’(9회) 등으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 특유의 비유·직설 화법은 국정운영에서 여과 없이 드러났다. 어렵거나 논쟁적인 주제를 사물 등 특정 대상에 비유해 단순화한 뒤 공감을 끌어내는 식이다. 특히 비유 대상으로 즐겨 찾는 보조 관념은 ‘밥’이었다. 그는 6월4일 취임사에서 “안전이 밥이고, 평화가 경제”라고 말했고, 같은 달 24일 국무회의와 2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평화가 밥”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지난 7월13일 세계정치학회 개막식 연설문에선 “민주주의가 밥 먹여준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사회를 ‘로봇 태권브이(V)’(취임 30일 기자회견)에 비유하며 선출 권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직자의 영향력은 ‘중국 고전 <서유기> 속 파초선(부채)’(6월24일 국무회의, 7월15일 5급 신임 사무관 특강)에 빗댔다. 통합 인사 지론에 대해선 “시멘트, 자갈, 모래, 물을 섞어야 콘크리트가 된다”(취임 30일 기자회견)며 콘크리트 제조 공정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외교 무대에서도 “한국과 일본은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한·일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를 하면 저는 페이스메이커”(한·미 정상회담) 등 이해하기 쉬운 비유적 표현이 사용됐다. 지난 7월29일 국무회의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업무 지시를 하며 “사람 목숨 지키는 특공대라 생각하고 (산업재해를)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직설 화법의 예다.

이 대통령은 같은 표현을 각기 다른 장소에서 반복해 사용하며 강조하는 특징도 보였다. 대표적인 예가 ‘5200만 시간의 가치’다. 공직자 한 명이 어떻게 일을 하느냐에 따라 5200만 국민의 삶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의미로, 공직사회의 책임감을 강조할 때마다 등장했다.

취임 닷새 뒤인 지난 6월9일 2차 비상경제점검 TF 회의에서 “우리가 쓰는 한 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라고 처음 언급했다. 이후 6월23일 첫 수석보좌관회의, 7월3일 취임 30일 기자회견 마무리 발언, 7월11일 ‘대통령과 외식합니다’ 행사, 7월15일 5급 신임 사무관 특강 등 총 5차례 같은 표현을 반복했다.

“특별한 희생엔 특별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말 역시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집약한 문장으로 각종 기념사와 회의, 간담회에 쓰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현충일 추념사를 비롯해 6·25기념사, 부산 타운홀미팅 등 총 7차례에 걸쳐 “특별한 희생, 특별한 보상”을 언급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대통령·여야 대표 회동에 조선일보 “손은 모았지만 뜻은 못 모았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09/09 08:37
  • 수정일
    2025/09/09 08:3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아침신문 솎아보기] 중앙일보 “‘악수 쇼’로 끝나선 안 돼”

트럼프 비자 문제 개선 시사…한겨레 “미국, 투자 받으려면 비자 확대 등 제도부터 마련하라”

기자명정민경 기자

  • 입력 2025.09.09 07:35

  • 수정 2025.09.09 07:40

▲8일 대통령·여야 당대표 오찬 회동. 사진=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회동한 가운데, 새 정부 출범 후 선출된 여야 대표와의 첫 회동을 9일 주요 일간지가 일제히 1면으로 다뤘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장동혁 대표가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80분간 오찬회동을 하고 국정·정치 현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오찬 후 30분간 비공개 단독회동도 가졌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야당을 통해 들리는 국민 목소리도 많이 듣겠다”고 말했고 여야 대표도 정치 복원을 위한 소통 확대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해당 소식을 전한 주요 일간지들의 1면 기사 제목을 살펴보면 경향신문은 <여야 만난 이 대통령 “국가 이익엔 한목소리를”>, 국민일보는 <손맞잡은 대통령·여야 민생협의체 구성 합의>, 동아일보 <李-여야 대표 첫 회동 “민생경제협의체 구성”>, 서울신문 <여야 손잡았다…민생경제협의체 합의>, 세계일보 <여야 ‘민생경제협의체’ 합의…협치 시동>, 중앙일보 <대통령 앞 손잡은 여야 대표>, 한겨레 <이 대통령-여야 대표 회동 민생경제협의체 구성 합의>, 한국일보 <민생경제협의체 합의, ‘협치’ 물꼬는 텄다> 등이었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 제목을 <손은 모았지만 뜻은 못 모았다>로 뽑고 “내란·김건희·해병대 특검을 연장하는 3대 특검법 개정을 비롯해 내란특별법, 정부조직법 등 주요 현안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모인 것은 지난 6월22일 이후로는 78일 만이다. 국민의힘이 요구한 단독 회동을 수용하는 등 이 대통령이 여야 사이의 중재자 역할에 나선 모양새”라면서 “하지만 내년 6월 지방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을 사실상 ‘내란 세력’으로 몰아가는 민주당 기조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9일 1면.

중앙일보 사설 “‘악수 쇼’로 끝나선 안 돼” 조선일보는 관련 사설 없어

이날 주요 일간지들의 사설에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회동 내용이 주요하게 다뤄졌다. 다음은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과 관련한 주요 일간지의 사설 제목이다. 조선일보는 대통령과 여야 회동에 대해 사설을 쓰지 않았다.

경향신문 <이 대통령·여야 ‘민생경제협의체’ 합의, 정치 복원 시작이길>

국민일보 <대통령·여야 대표 회동, 협치 실천해 대결 정치 끝내길>

동아일보 <李-여야 대표 민생협의체 합의… 항상 그랬듯이 실천이 관건>

서울신문 <머리 맞댄 李·여야 대표, 그 약속 절반이라도 꼭 지켜 주길>

세계일보 <李 대통령·張 대표 첫 단독회담, 협치 마중물 기대>

중앙일보 <모처럼 반가운 여야 회동, ‘악수 쇼’로 끝나선 안 돼>

한겨레 <손잡은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정치복원’ 지켜나가길>

한국일보 <첫발 뗀 정치 복원, 상호 존중이 국정 성과 지름길>

주요 일간지들은 이날 회동을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겨레는 “이날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첫 만남은 내용과 형식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은 장 대표가 제안한 것을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적극 수용한 것이라고 한다”며 “여야는 조만간 실무협의를 벌이는데, 청년실업, 물가, 부동산 정책 등이 논의 대상이라고 한다. 민생 앞에 여야가 따로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 대화하기 바란다”고 평가했다. 한국일보는 “여야정이 ‘상호 존중’을 출발점으로 삼아 합리적인 조정과 결론에 이를 수 있을 때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회동이 그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9일 한겨레 사설.

경향신문은 “정 대표는 12·3 비상계엄 세력에 대한 철저한 무관용 단죄를, 장 대표는 내란 특검 연장안·내란특별재판부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며 입장차를 분명히 했다”면서도 “이날 회동 같은 소통의 장이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은 같았다. 더 이상 정치가 작동하지 못하면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여야 모두 신뢰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이라 전했다.

세계일보도 “강성으로 평가되는 여야 대표가 처음으로 악수한 것도 상징적 의미가 작지 않다”면서도 “여당의 전향적 양보가 필요하다.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행정안전부 산하에 두는 내용의 정부조직 개편안 등도 여야 합의로 처리해야 한다. 그래야 이번 회동의 협치 약속이 말의 성찬에 머물지 않게 된다”고 전했다.

신문들은 이번 회동이 ‘말잔치’나 ‘정치수사’, ‘악수쇼’로 끝나선 안된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는 사설에서 “대통령과 여야는 이전에도 협치를 약속했었고, 이름이 조금 다를 뿐 ‘협의체’구성에도 합의한 적이 있다. 문제는 그렇게 말을 해놓고 행동은 달라지지 않은 탓에 채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대립의 평행선이 그어졌다”며 “어제 회동도 말잔치로 끝나지 않으려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당장 오늘부터라도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회동에선 웃으며 헤어진 뒤 얼마 안 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극한 대립하는 악순환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전했다. 서울신문도 사설에서 “어제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약속이 정치 수사로 그치지 않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절반만이라도 실천해 협치의 성과를 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9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문제는 모범 답안을 알면서도 우리의 정치 현실에선 매번 오답이 반복된다는 점”이라며 “여야 대표가 점잖게 주고받은 발언 속에도 당장 터질 것 같은 시한폭탄이 숨어 있었다. ‘더 센 특검 법안’과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이 대표적”이라 전했다. 이어 “이번 회동이 단순한 ‘악수 쇼’로 끝나지 않고 여야가 국민 앞에 책임 있는 정치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미국, 투자받으려면 비자 확대 등 제도부터 마련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이민 당국의 한국인 300여명 구금 사태와 관련해 한국인 고숙련 노동자의 합법적 미 입국을 가능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 한국인 구금 사태와 관련해 7일(현지시간) “이 나라에 배터리에 대해 아는 인력이 없다면 우리가 그들을 도와 일부 인력을 (미국에) 불러들이고 미국 인력이 배터리·컴퓨터 제조나 조선 등 복잡한 작업을 배우도록 훈련시켜야 한다”며 “전체 상황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사안이 주요 일간지의 1면으로 채워졌다. 경향신문 <“합법 입국 열테니 미국인 훈련·고용”>, 국민일보 <트럼프 “韓 기업이 美인력 훈련”…기업들 “가르치면 떠나”>, 동아일보 <트럼프, 쇠사슬 체포해놓고 “인재 합법적으로 데려와야”>, 서울신문 <트럼프 “한국 기업 불러들여 미국인 훈련”…비자 문제 개선 시사>, 세계일보 <트럼프 “韓 배터리·선박 인력 불러 미국인 훈련해야”>, 조선일보 <‘재입국 허용’ 숙제 안고…외교장관 미국행>, 중앙일보 <“배터리 인력 불러 미국인 교육” 트럼프, 한국인 비자 개선 시사>, 한겨레 <미 구금 노동자, 이르면 10일 귀국길>, 한국일보 <트럼프 “韓기술자 불러 美인력 훈련”비자 개선 시사> 등이 관련 1면 기사 제목이다.

▲9일 한국일보 사설.

구금 사태와 관련해 경향신문, 서울신문, 세계일보, 한겨레, 한국일보가 사설을 내놨다. 사설들은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개선 의지가 보이는 것은 다행이나, 이번 사태로 비자 쿼터 확보 등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향신문은 <트럼프 ‘구금 사태’ 해결 시사, 한국인 비자 확대 제도화해야>라는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국이 한국 기업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도 미국 내 취업·근로 비자를 충분히 발급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며 “체포·구금 다음날 ‘그들은 불법체류자’라며 이민당국 단속을 옹호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뒤늦게나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개선 의지를 보인 것은 다행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대미 투자사업을 위해 단기 파견에 필요한 특별한 비자 카테고리 신설 등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활동 폭을 최대로 넓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신문은 이날 사설 <비자 줄 테니 기술 달라는 美… 정부 대응 역량 갈수록 절실>에서 “한국 대기업의 투자를 독려하면서도 숙련 인력 파견에 필요한 비자 발급을 가로막는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는 명백한 모순”이라며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문직 비자 쿼터 확보 등에서 실질적인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전했다. 세계일보는 이날 사설 <트럼프 전향적 발언, 비자 애로 해소 계기로 삼아야>에서 “이번 단속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외교부의 무능을 질책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9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이날 사설 <미국, 투자받으려면 비자 확대 등 제도부터 마련하라>에서 “미국은 동맹국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려면 먼저 제도적 여건부터 제대로 갖추기 바란다”라며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미국이 대규모 투자를 요구하면서도 비자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아 발생한 것”, “미국은 자국의 요구로 투자를 진행하는 한국 기업 노동자들의 체류 지위를 보장하는 등 확실한 재발 방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이날 사설 <미국인 고용해 훈련시키라는 트럼프의 일방주의>에서 “미국은 현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한국 기업들에 대한 비자 쿼터부터 확대하는 게 급선무라는 걸 깨닫기 바란다”라며 “우리 정부도 이번엔 비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 “한미 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국민 불안감이 크다. 정부는 어느 때보다 긴밀하고 입체적 접촉을 통해서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펴야 한다”고 전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김건희에 1억 그림 건넨 김상민, 검사 시절에 '향응 접대' 받은 정황도 포착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5.09.08. 13:33:19

 

김건희 전 코바나 대표에게 1억 원이 넘는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김상민 전 검사가 검사 시절 업자들에게 향응과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8일 SBS 보도에 따르면 김건희특검(민중기 특별검사)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이번주에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검사 시절 업자들에게 향응과 접대를 받았단 의혹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이 지난 5일 김 전 검사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사용한 차량 리스비 수천만 원을 대납한 혐의를 받는 금융계 인사를 불러, 김 전 검사에게 제공된 향응과 접대에 대해 알고 있는지 등을 추궁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김 전 검사는 이우환 화백의 <점으로부터>를 구입해 김건희 전 대표의 오빠 김모 씨에게 건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김 전 대표는 김 전 검사를 창원 의창에 공천하겠다며 당시 창원 의창 지역 현역 국회의원인 김영선 전 의원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검사 공천은 불발됐지만, 이후 김 전 검사는 국정원장 법률특보직으로 가게 된다.

한편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사들인 이우환 화백의 그림 가격을 1억4000만 원으로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그림은 2022년 6월 한 한국인이 대만에서 경매를 통해 3000만 원으로 낙찰받아 한국에 들여왔고, 이후 몇 차례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1억 원 이상으로 가격이 뛰었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1월, 이 그림을 약 1억4000만 원에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그림이 진품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가 감정한 결과,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뛴 것이 '위작'을 유통과정에서 '진품'으로 둔갑하는 수법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 전 검사가 그림을 구매했을 당시에는 '한국미술품감정센터'가 진품 감정서를 발급한 바 있다. 하지만 사건의 핵심은 진품, 가품 여부를 떠나 김 전 검사가 1억4000만 원을 주고 산 고급품을 김건희 전 대표에게 건넸다는 점이다.

▲김건희 전 코바나 대표가 자신의 배우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지난 3일 대선 당시 서울 서초구 표소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