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예상(10%+소망90%)했던 대로 민주개혁진보세력이 180석을 훌쩍 넘은 것은 참 기쁜 일이다. 그러나 내가 고심 끝에 작성한 15명 살생부에서 6명이나 살아남았다. 당초 40~50여 명의 이름이 떠올랐음에도 “이건 너무 많다” 싶어 그중 고르고 골라 고작 15명만 추려놓았는데 1/3이 넘게 살아남았으니 앞으로 4년이 또 괴롭게 됐다. 그중 최악은 곽상도 장제원 조경태인데 모두 TK, PK여서 사실 별 도리가 없었다.
민주당이 호남을 석권했다. 많은 사람들이 미통당의 TK 석권과 같은 반열에 놓고 예의 지역색을 우려하지만 틀린 분석이다. 내가 보기에 호남은 특정 정당을 일방적으로 지지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을 지렛대 삼아 ‘호남 토호들을 싹쓸이 한 것’이다. 호남을 팔아 개인의 영달을 누렸던 정상배들에게 혹독한 징벌을 내렸다. 반면 대구 경북은 오히려 부패 토호들을 싸고 돌았다. 석과불식((碩果不食)이라고, “씨과일은 먹지 않는다”는 말도 있는데 세상에! 김부겸까지 날려 버리면 도대체 어쩌잔 말인가.
비례에 유감이 많다. 정의당과 열린민주당이 못해도 너무 못했다. 내가 3월30일 정의당이 4~5석 얻을 것 같다고 예상했지만 사실 10석 정도는 얻었으면 했다. 검찰 개혁에 대한 열망이 너무 커서 열린민주당 8번 황희석이 당선됐으면 좋겠다는 바램은 있었지만, 그것이 무리라면 최소 6번까지는 됐으면 했다. 아무튼 그 표들이 더불어시민당으로 집중됐으니(민주당 지지자들의 충성도와 결집력은 얼마나 놀라운가!) 그럭저럭 아쉬움을 달래긴 한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3석이나 얻어 권은희가 계속 뱃지 달게 된 것은 여전히 참기 어렵다.
모든 민주개혁진보진영 당선자들이 다 이뻐 보이지만 특히 개인적 이유로 고민정(광진을) 강선우(강서갑) 윤건영(구로을) 김정호(김해을)의 당선이 기쁘다. 수구진영 당선자들이 다 못마땅하지만 그중에서도 강남갑 태구민의 등장은 도저히 납득을 못하겠다. 강남 주민들이 최후의 금도마저 벗어났다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송파갑에서 김웅이 당선된 것이 제일 싫다.
내가 이사 갈 때를 놓쳐서 이런 험한 꼴을 당하는 것이다.
▲ 당선 스티커 붙이는 이해찬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선거상황실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종합상황판에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이종걸 공동상임선대위원장.
2004년 열린우리당 이후 16년 만의 과반 의석 확보. 더불어민주당의 승기를 미리 점친 당내 핵심 관계자는 지난 13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그 배경을 '1대1' 구도에서 찾았다.
[1 대 1] 막판 보수 결집 뚫은 양당 구도
이번 총선은 미래통합당과 그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그리고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팽팽한 '결집' 대결이었다. 4년 전 민주당 지지세를 분산시킨 국민의당과 같은 제3세력의 실종도 이 구도를 공고하게 만들었다.
두 당의 팽팽한 대결은 15일 본 투표 직전까지 이어졌다. 출구조사 성적표를 받아든 민주당은 과반 달성 가능성에 안도하면서도 수도권에 쏠린 '경합 지역'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오마이뉴스>와 만나 "예상보다 조금 저조하다"면서 "막판 보수 쪽 결집이 이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알파가 사실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거든."
지역구 의석만 '130석 플러스 알파'로 예상했던 이 위원장은 높은 사전 투표율과 여권 압승 조짐에 애초 '우세 경합'으로 분류된 지역에 막판 보수표가 몰려 '알파' 지역이 축소될 수 있다는 설명도 함께 전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시민당을 포함, 단독 1당을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만 16일(새벽 1시 기준) 150석 이상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성정당인 시민당도 예상했던 17석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국회의장직 사수를 위한 총선 목표치는 가뿐히 달성했다. 주요 상임위원장직을 선점할 수 있음은 물론,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겠다는 목표도 이룰 수 있게 됐다.
[야당 복] "중앙당 인물 싸움에서 통합당 완패"
▲ 출구조사 결과 지켜보는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과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최배근 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 1년여 간 민주당의 총선 가도에 놓인 암초는 적지 않았다. 이른바 '조국 프레임'은 조 전 법무부장관의 사퇴 이후에도 계속 당을 괴롭혔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 개혁을 둘러싼 검찰과의 갈등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집권 중간에 공식처럼 따라오는 심판론도 난제였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모든 이슈를 집어삼켰다. 이로 인해 정부·여당에 스피커가 집중됐고, 위기관리 능력이 새롭게 조명됐다.
당내 한 관계자는 "재난 상황이 중심 이슈가 되면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조치가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주어진 문제에 안정적으로 대응했고, 그게 플러스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어쨌든 심판론은 작동하지 않았다. 또한 야당이 여당보다 더 나은 대안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지 못했다. 심판론이 작동하려면 혼내 주고싶다는 생각도 필요하지만, '여기가 더 잘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들 사이에서 '야당 복이 있다'는 말이 총선 종반 자주 언급된 것도 이 때문이다. 차명진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후보의 혐오 발언 논란 등 크고 작은 막말이 터져 나올 땐 '앉아서 받아먹는 선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앞선 당 관계자는 "중앙당의 인물 싸움에서 미래통합당이 완패했다. 공천에서도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가 시스템 공천으로 당을 장악한 반면, 황 대표는 갈등 관리에 실패했다. 코로나19로 이슈 대결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급유]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떠받친 선거
▲ 인사하는 이해찬-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보기 앞서 인사하고 있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 10일 총선을 닷새 앞두고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중간 심판이 아닌 '중간 급유(연료를 보충함)'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안정적 국정 동력을 위한 국민적 지지가 모일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였다.
민주당의 입장에선 같은 발음의 다른 뜻인 '급유(給由)'라는 단어도 적용될 수 있다. 이 말은 '얼마 동안의 말미를 준다'는 뜻이다. 총선 대승으로 얻은 잠깐의 말미 동안, 민주당은 구도와 상황, 또는 무능한 야당 등 외부 요인 아닌 자력으로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
거대 정당의 위성정당 출현으로 만들어진 양당 구도, 코로나19 위기 요인, 열세에 허덕인 야당.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잘 해서' 얻은 승점은 없었다. 총선 이후 단독 1당의 지위를 부여 받은 민주당에 숙제가 더 많이 남는 이유다.
당장 위성정당이라는 꼼수를 만들어낸 선거법에 대한 교통 정리가 필요하다. 이해찬 대표나 이낙연 서울 종로구 당선자가 총선 이후 21대 국회에서 선거법을 다시 손보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윤태곤 더모아정치분석실장은 "진보 진영 전체가 성찰해야 한다. 위성정당을 만들고도 '우리가 이겼다'고 자축한다면, 최악이다"면서 "현재의 선거법이 문제가 있다고 모든 진영이 동의하는 만큼, 총선 이후에 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실장은 총선 이후 민주당이 제시할 명확한 의제가 보이지 않는 점도 문제라고 봤다. 당장 코로나19위기 대응이 제1과제가 되겠지만, 21대 총선 승리를 통해 보여줄 비전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오락가락 하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공약이나, 총선 내내 갈피를 잡지 못한 긴급재난지원금 공약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코로나19 정국을 잘 돌파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과반이 넘는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밝혀야 한다. 공수처 등의 이슈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과 맞닿은 비전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PK(부산·경남) 지역과 TK(대구·경북) 지역을 대부분 미래통합당에 내주며 지난 총선의 성과 중 하나였던 지역주의 타파가 실종된 점도 곱씹어볼 대목이다. 특히 TK 지역의 경우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물망에 올랐던 김부겸 의원마저 자객 공천된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에 패배해 아쉬움을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SNS 메시지를 통해 “다시는 손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아이들과 약속한 ‘안전한 나라’를 되새긴다”고 밝혔다.
‘4.16생명안전공원’, ‘국립안산마음건강센터’ 건립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우리가 ‘코로나19’ 이후 돌아갈 일상은 지금과 확연히 다를 것”이라며 “새로운 삶도, 재난에 대한 대응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세월호를 통해 우리가 서로 얼마나 깊이 연결된 존재인지도 알게 되었”고, “지금 ‘코로나19’를 극복하며 우리의 상호의존성을 다시 확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들은 “누구도 속절없이 떠나보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를 지키고 있다”면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와 대책 속에는 세월호의 교훈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 '세월호 6주기 기억식' 포스터. [사진-4.16재단]
문 대통령은 “그리움으로 몸마저 아픈 4월”을 맞아 “마음을 나누면 슬픔을 이길 수 있고, 누군가 옆에 있다고 믿으면 용기를 낼 수 있다. 우리는 언제나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이라고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에 앞서, 15일 치러진 ‘21대 총선’에서는 집권여당(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과반을 훌쩍 넘는 180석을 얻을 것으로 관측된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민주개혁세력의 최대 승리다. 지지부진하던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고 볼 수 있다.
유가족들에게 막말을 일삼던 인사들은 줄줄이 낙선했다. 미래통합당 소속 차명진(경기 부천병), 김진태(강원 춘천.화천.철원.양구갑) 후보가 대표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당해 감옥에 있고, 황교안 당시 법무부장관은 ‘총선 대패’ 책임을 지고 미래통합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재단은 16일 오후 3시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 제3주차장에서 ‘6주기 기억식’을 개최한다. 주최 측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뜻에서 피해자 가족들 위주로 진행한다”고 알렸다.
미완의 4월혁명 완수를 위한 기본목표를 가장 극명하게 말하자면, 외세 축출과 민족의 자주통일이다. 이와 같은 목표달성을 위해선 완전한 독립국가 건설만이 이를 굳건하게 보장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4월혁명 완수에 가장 큰 장애를 초래하였던 친일청산과 외세문제는, 4월혁명 60주년을 맞은 오늘 현재의 시점에서도 여전히 가장 큰 역사의 숙제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미국과 함께 민족자주통일 2대 장애요인인 일본의 정체, 구체적이고 현실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는 일본인의 혐한 활동의 실체를 알아보려고 한다.
▲ 1970년 6월 18일 박정희는 일본총리를 지냈고, 아베총리의 외할아아버지이기도 한 기시 보누스케에게 수교훈장 광화장을 주고 만찬을 하는 장면. 기시 노부스케는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이다.[사진 : 뉴스타파 캡처]
혐한이란?
혐한이란 한국을 혐오한다는 뜻이다. 혐오란 사전적 의미로는 싫어하고 미워하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떠한 것에 대한 공포, 불결함 따위 때문에 기피하는 감정으로, 그 기피하는 정도가 단순히 가까이 하기 싫어하는 정도를 넘은 감정, 즉 혐오는 강렬한 싫음과 강렬한 기피가 결합된 정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한국이란 대한민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그리고 재일한국인1) 을 포함한다. 일본 극우파는 기본적으로 사회주의를 배척하기 때문에 북한을 혐오하지만, 일본인 북한 납치 문제와 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교관계가 거의 없다. 따라서 외교적 갈등과 같은 문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혐한의 대상도 주로 대한민국과 재일한국인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고에서는 혐한의 대상을 대한민국과 재일한국인에 한정해서 다루기로 한다.
주1) 국적이나 남북한 어느 쪽을 지지하느냐와 관계없이 일본에 있는 우리 동포를 가리킨다.
일본 극우파의 등장
1980년대 후반부터 일본사회 전체가 급격하게 보수화되기 시작한다.
1989년에는 일본에서 가장 진보적이었던 일본노동조합총평의회(총평)가 노사협조 노선으로 전환하여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連合)라는 어용조직으로 개편되면서 일본사회의 혁신성이 상실되었다. 그리고 자유주의 보수 세력의 쇠퇴와 집권했던 민주당정권의 실책, 일본공산당과 사회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적 사회운동의 패배 등을 배경으로 하여, 1980년대에 우익단체들이 대거 결성되었다.
그 중심에 『신편일본사』 편찬운동(1985~1986)을 벌인 ‘일본을 지키는 국민회의’가 있었다. 그들은 천황에 기반을 둔 국가주의를 추구하는 1980년의 ‘교육칙어’전문을 게재하고, 태평양전쟁을 대동아전쟁,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칭하는 『신편일본사』라는 고등학교 교과서를 출판한다. 이 책에는 일본의 전쟁은 자위전쟁, 난징 대학살은 조작된 것이라는 등 과거의 과오를 부정하는 주장으로 가득 찼다. 이 단체와 1974년에 결성된 ‘일본을 지키는 모임’이 합쳐져서 1997년에 ‘일본회의’를 결성한다.
이들은 전후의 평화주의 역사관을 자학사관이라고 비판하고, 패전 이전의 제국주의 침략전쟁과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역사수정주의를 전면에 내세웠다. 2006년 제1차 아베내각이 등장한 것은 일본회의가 정치세력화에 성공한 것을 의미하며, 이후 지금까지 계속 집권하고 있다. 아베내각은 헌법 제9조를 개정하여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들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다.
이들 극우 국수주의자들은 행동주의 우익으로 테러2) 도 불사한다. 그리고 이들이 우리가 살펴보고자 하는 혐한활동을 주도해 나간다.
일본 극우파의 혐한활동
‘일본회의’를 중심으로 하는 극우파의 혐한활동 이전에도 혐한활동은 있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 후 시작된 혐한활동은 주로 인터넷을 중심으로 일어났는데, 이를테면 “한국의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은 심판의 오심 때문이었다”는 등이었다. 이때의 혐한을 고도 성장기에 국민이 균등한 행복을 공유했던 시기의 내셔널리즘과는 구별하여 다카하라 모토아키(高原基彰)는 ‘불안형 내셔널리즘’이라고 명명했다고 한다.3)
주2) 예를 들면, 아사누마 이네지로(浅沼稲次郎) 사회당 당수의 살해, 모토지마 히토시(本島 等) 나가사키 시장의 권총 피격 등
주3) 노윤선, 혐한의 계보, 글항아리, 2009,p.35.
다음으로는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고, 일왕이 독립투사들 앞에서 사죄한다면 일왕 방한도 가능하다는 발언을 계기로 발생했다. 이 시기의 혐한은 거리의 시위로 확산되었는데, 이를 중심에서 이끈 단체가 ‘재특회’(‘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모임’의 준말)였다. 이들은 2013년부터 1000건이 넘는 헤이트 스피치를 하고 있는데, 이를테면 “한국인을 죽이자”, “강간하자”, “재일한국인 목을 매달아라!”, “바퀴벌레 구더기”, “서울거리에 불을 지르자” 등이다. 이때 카운터스의 오토코 구미라는 반재특회 결사대가 등장하여 이를 막았다. 이들은 민족주의와 배외주의에 물든 혐한시위를 막기 위해 거리로 나온 일본의 양심적인 행동주의 시민들이다.
일본 극우파의 혐한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계기는 1991년 8월 일본군 위안부였던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를 증언한 이후였다.
일본은 1931년 만주사변을 시작으로 중국에서 침략전쟁을 확대해 갔다. 일본 군인들은 곳곳에서 여성들을 폭행하고 강간했는데 대표적으로 1937년 난징의 집단 강간과 학살이 꼽힌다. 이 사건으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난이 쏟아졌고, 일본군 간부는 오로지 일본 군인을 위한 일본군 ‘위안부’ 모집과 위안소 설치를 계획했다. 1937년 중일전쟁을 거치고, 1941년 태평양전쟁에 돌입하면서 일본군이 점령한 동남아시아, 태평양 일대에는 수많은 위안소가 설치되었다. 처음에는 직업적 윤락행위를 하는 일본인 여성이 위안소로 이송되었으나, 전쟁이 길어지고 일본이 점령하는 국가가 늘어날수록 식민지국가인 조선의 여성, 타이완의 여성, 중국의 여성들이 동원되기 시작했다. 그중 조선의 여성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4)
일본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존재를 부정하는 일이 언론뿐만 아니라 인터넷, 만화 등 서브켤쳐를 통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된 서브컬쳐의 발달은 고바야시 요시노리(小林よしのり)가 이를 만화로 그리기 시작한 시점부터라고 볼 수 있다. 이때 형성된 담론들이 현재 혐한론자들의 확고한 기반이 되고 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는 없었다. 현지 매춘업자들이 가난한 집의 딸들을 모아서 ‘위안소’에서 일하게 했고, 그녀들에게는 고액의 급료가 지급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강제 모집에 대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국가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일본의 역사수정주의자와 동일한 주장은 소위 한국의 역사전문가라는 집단에서도 이루어졌는데, 이영훈의 『반일 종족주의』가 대표적인 것이다. 이 책이 일본에서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최근 한일 양국에서 보이는 『반일 종족주의』 수요 현상이 결코 실체가 아니라, 일본에서 패배한 역사수정주의가 한국에 수출된 뒤, 일본자본에 의해서 다시 역수입되어 일본 역사수정주의 부활에 이용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려고 한다.”5)
또한 박유하는 『제국의 위안부』나 『화해를 위해서』에서 “조선인 업자들의 책임을 강조하고, 일본군 내지 일본국의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입장이 명확합니다만 나는 설득당하지 않았습니다. ‘위안부’ 모집에 관여한 조선인 업자들에게 책임이 있다 해도, 원래 ‘위안부’가 필요해서 위안소를 설치, 운영하고, ‘위안부’를 모집하기로 결정하고, 조직적인 성적 착취를한 주체는 일본군이기 때문에 후자의 근본적 책임을 애매하게 만드는 주장은 용납될 수 없습니다.”6)
이들은 오늘날의 토왜(토착왜구의 줄인 말)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주4) 상게서 pp.121~122.
주5) 이영채•한홍구, 한일 우익근대사 완전정복, 창비, 2020,p.20.
주6) 徐京植、高橋哲哉 , 책임에 대하여, 돌베개, 2019,p.133, 高橋哲哉의 주장.
혐한론자들의 몇 가지 논점과 그것에 대한 반박
첫째는 일본군 ‘위안부’ 뿐만 아니라 일제 전시하의 노동력 동원까지 강제성은 없었으며, 자발적이었다는 일본 극우파들의 주장에 관한 것이다. 심지어 동경도지사였던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慎太郎)는 한국 병합은 조선이 스스로가 바란 것이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일본의 조선 ‘강점’은 물론 이완용 등 일부 친일파들의 동조가 있었지만 무력의 위협에 의한 강점이었다는 것이 오늘날 역사학계의 정설이다. 도대체 어느 나라가 자기나라를 외국에 스스로 갖다 바쳐서 노예가 되기를 바라겠는가.
‘위안부’에 관해서 말하자면 일본 육군성은 인도네시아를 점령하기 전부터 일본군 ‘위안소’설치를 계획했다. 당시 후카다 마스오(深田益男) 군의관이 작성한 「인도네시아 위생 상황 시찰 보고서」에 따르면, ‘촌장에게 할당해서 매독 검사를 하고, 위안소를 설치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며, 여성들을 강제동원해 위안소를 만들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일본군 ‘위안부’가 결코 민간업자의 자율적인 판단에 의해 모집된 것이 아니며, 전쟁터에서의 일본군 ‘위안소’운영 또한 일본군의 개입과 강제동원 없이 이뤄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7)
일본군이 연합군에 함락되기 직전에 일본군 ‘위안부’를 잔인하게 학살했으며, 태평양의 여러 섬에서도 학살과 집단자결이 이루어지고, 일본군 위안부를 간호부 명부에 올려놓으면서까지 위장한 이유는 이들 존재를 은폐하고, 그 증거를 없애기 위한 조치였다.
다음으로 노동자의 강제동원에 관해서 보면, 일제는 1938년 4월에 국민총동원법, 이를 기초로 하여 1939년 4월에 국민징용령을 공포한다. 전쟁 중 그들의 노동력 부족을 타개하기 위하여 한국에 있는 노동력 동원 방법은 모집 ⟶ 관알선 ⟶ 징용으로 강제성이 더욱 강화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필자는 노동자동원의 강제성에 관하여 그 성격을 다음과 같이 규정 한 바 있다.8)
첫째, 일제의 한국인 강제연행•강제노동은 초법적인 일본의 파쇼 독재정권이 전쟁이라는 국가 존망이 걸려 있는 중요한 시기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군수부문에 부족한 노동력을 식민지체제가 앞서 정착된 한국에서 집단적으로 동원•사용한다는 정책적 강제인 것이다.
둘째, 앞서 식민지 지배체제가 정착된 한국에서는 신체적인 구속이나 폭력 말고도 황민화 교육에 따른 정신적 구속, 회유와 설득, 본인의 임의 결정, 협박, 법적 강제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셋째, 강제연행•강제노동이라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삼엄한 감시, 붙들렸을 때의 혹독한 폭행 등에도 불구하고, 33.3%에 이르는 도주율이다.
다음으로 일본 우익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전쟁 후 주변국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하고, 보상할 것은 다 보상했는데, 계속해서 사과하고 보상하라고 한다면서 역사피로감을 이야기한다. 특히 한국과 관련해서는 1965년 한일기본조약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이다.
1995년 8월 15일, 종전 50주년을 맞아 일본 사회당의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가 ‘통절한 반성과 사죄의 마음’을 특히 아시아 국가의 사람들에게 표명했다.9) 이를 계기로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 국민 기금’이라는 재단법인이 만들어졌는데, 이는 물론 ‘위안부’들을 위한 기금이다. 이 기금은 일본 정부 국고에 의한 기금이 아니고, 민간 기금의 형태였기 때문에 피해 당사자들이 거부하여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그리고 2015년 12월 28일 박근혜 정권 때 ‘위안부’ 문제 한일 합의를 하면서 이 문제가 불가역적으로 해소되었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는데, 이때에도 기금을 만들었다. 그것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화해•치유 재단’이다. 이 기금에 일본 정부는 100억 엔을 출연했지만, 공식적인 사과를 하거나 포괄적인 배상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합의하는 과정 속에서 당사자 원칙을 지키고, 교과서에 게재한다든지, 재발 방지 노력을 한다든지 하는 여러 조치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이런 부분에 대한 언급 없이 또 다시 최대한 노력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일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화해•〮치유 재단 해체까지 한 것이다. 그 와중에 2018년 10월에는 강제징용 재판에 대한 한국 대법원 판결까지 나왔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일본은 한국에 대해 1965년 조약을 지키지 않는, 합의를 하고도 언제나 파기를 하며, 국제법을 지키지 않는 국가라고 비난하고 나섰다.10)
여기서 문제로 제기되는 것은 1965년 한일 기본조약 체결로, 다시 말하자면 국가 간의 조약으로 강제동원 노동자와 이들을 고용한 회사 간의 사적인 채권채무 관계를 해소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이에 대해서 일본은 스스로 자신들이 주장했던 것을 번복하고 있다.
일본이 미국과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체결할 때 히로시마 및 나가사키 피폭자들에 대한 피해보상과 미국에 남겨진 일본인 재산권이 문제로 되었다. 이 때 일본정부는 미국과 일본의 청구권 협상은 양국 간의 재산권 협정이며, 개인의 피해 및 재산권에 대해서는 개별청구가 가능하다는 논리를 폈다.
1955년 일본이 소련과 국교정상화를 하며, 평화협정을 맺을 때 소련의 수용소에 억류된 일본 군인들의 사망, 강제동원, 임금 미지불 문제가 대두되었다. 이 때 일본 정부는 전후 강제 억류자 특별조치법을 만들어 구제해 주었지만, 이 법에 국적조항을 만들어서 한국인들은 1965년 청구권 협정에서 해결된 것으로 하여 배제했다.
일본정부는 2000년대까지 개인청구권은 유효하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2007년도 일본 대법원도 중국인 노동자의 강제동원 재판과 ‘위안부’ 재판에서 개인청구권은 소멸시킬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일본의 아베 정권은 그간 자신들이 인정해 온 개인청구권까지 부정하고 있다.
맺는 말
한국이 민주화하며 군사정권이 퇴조한 후 아베 정권을 비롯한 일본 극우보수세력은 한반도의 변화에 긴장과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 김대중 및 노무현 정권의 대북 유화 정책을 비판했고, 그 후 이명박 및 박근혜 보수 정권의 등장으로 잠시 안심했는데, 촛불혁명에 의해 문재인 정권이 등장하여, 남북 및 북미 평화 프로세스가 급격히 추진되는 것에 강한 거부감과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트집잡는 국가 한국’을 특집으로 다룬 우익월간지 윌의 2019년 12월호 표지에는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를 우려하는 한국 정부를 겨냥해 ‘문재인 너야말로 오염수다’라는 제목을 달았다.
만약에 남북관계가 개선되어 한반도 분단 유지 정책이 실패한다면, 일본 정치의 전면에 등장한 극우보수 세력들은 38선이 쓰시마까지 내려왔다고 하면서 제2의 한국전쟁을 기획할 수 있는 정치토양을 만들어 갈 것이다.11)
이 이야기는 참으로 전율을 느낄 만큼 끔찍한 이야기다. 그러나 가능성이 전혀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남북한은 물론 최종적으로는 통일국가를 만들어야 되겠지만, 그 이전이라도 대일관계에서는 민족의 이름으로 공동 대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국제관계에서는 힘의 논리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양심적인 일본 지식인이나 시민 단체와의 연대활동도 매우 중요하다.■
주7) 노윤선, 전게서, pp.146~147.
주8) 전기호, 일제 강점기 재일 한국인 노동자 계급의 상태와 투쟁, 지식산업사, 2003. pp 179~180 참조.
주9) 徐京植、高橋哲哉, 전게서, pp267~269, 무라야마 담화 참조.
주10) 이영채•한홍구, 전게서, p.27.
주11) 상게서, p.49.
전기호
경희대 명예교수
전 일제강점하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전 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 공동대표
북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을 하루 앞둔 14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영공 방어 훈련을 하는 등 군사적 움직임을 보였다.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는 "북한은 오늘(14일) 오전 7시 40분경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지난 3월 3일 방사포 발사 이후 올해 들어 이번이 5번째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3월 29일 동해상으로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는 북한이 올해 시험 발사를 해왔던 미사일과는 다소 다른 형태인 '순항' 미사일이다. 순항 미사일은 탄도 미사일과는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위반되지는 않는 것으로, 북한은 지난 2017년 6월 이번과 유사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바 있다.
2017년 6월 9일 당시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지대함 순항 미사일 시험 발사를 현지지도했다며 "국방과학원에서는 기존의 무기체계보다 기술력을 보다 향상시킨 순항로켓을 새로 연구·개발하고 첫 시험발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 2017년 6월 9일 북한 기관지 <로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순항 미사일 시험 발사를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로동신문
이날 기자들과 만난 합참 관계자는 이번 발사가 이 미사일과 관련이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 때도 그러한 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세부 제원은 더 분석이 필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함께 북중 경계 지역에서 영공 방어 훈련도 함께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은 북한의 수호이 계열 전투기가 원산 일대에서 공대지 로켓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영공 방어 훈련도 함께 진행한 것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은 최근 서해상에서 북한 공군이 영공방어를 위해 비행 활동이 활발한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며 "이어도 같은 중첩 구역에 (우리) 공군이 초계활동을 하듯이 북한 공군이 자신들의 영공 방어를 위해 북중 경계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중 군사분계선, 그러니까 양측 간에 해상과 상공 사이의 경계선이라고 보면 되는데 여기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에 따라) 관련 활동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순항 미사일 발사와 공대지 미사일 발사가 연계된 것이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일련의 훈련인지는 말하기 어렵다"며 "4월에 김일성 생일(15일) 관련 행사가 있어서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일련의 활동인지 유사한 시간대 활동인지 분석은 필요하겠지만 (일단) 종합적으로 지금 설명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북한의 군사적 행동이 태양절과 관계가 있는 것인지는 명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북한 역시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한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대대적인 경축 행사를 벌이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태양절 행사와 관련 "아직 진행된 행사는 없기 때문에 확실하게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북한이 국가적으로 비상 방역 체계를 가져가고 있어서 행사를 자제한다고 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태양절에 맞춰 완공하려고 했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대해서는 "(완공 일정이) 수정됐다거나 추가 발표가 없다는 점에서 아직은 판단하기 이를 거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태양절 관련 동향에 대해 "해외 인사들이 (김일성 생일 축하를 위한) 꽃바구니를 전달하고 있고 관영 매체들은 김일성 주석의 생전 업적을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만 해도 정치권은 '정부심판' '야당심판' 등의 이슈를 제기하면서 각자에게 유리한 어젠더를 총선에 장착시키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역대 선거와는 달리 정치권이 인위적으로 제조한 이슈는 바이러스 앞에서 맥없이 꺾였다. 대신 후보자와 유권자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요구했다. 객관적 심판의 거리가 유지됐지만, 속도는 여러모로 빨랐다.
선거를 앞두고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풍경을 3개 키워드로 정리해 봤다.
[키워드 ① 사회적 거리두기] 또 다른 세계 표준... 자가격리 투표
사전투표가 진행된 지난 10일과 11일, 마스크를 쓴 채 1미터 간격으로 늘어선 투표 행렬이 많은 언론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투표소 앞에서 손소독제로 손을 깨끗하게 씻은 뒤 비닐장갑을 끼었다. 기표소 앞에서도 투표 안내인들은 가급적 말을 삼갔고, 몸짓과 눈짓으로 1미터 거리 유지를 부탁했다.
35개 정당이 기재된 비례대표 투표용지도 48.1cm. '거리'로 표현할 만큼 길었다. 많은 선택지로 인해 잘못 찍었다며 투표용지를 다시 달라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유권자들은 가급적 사람들이 밀집한 기표소에 오래 머물지 않도록 집에서 나올 때부터 마음 속으로 결정한 듯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질서'를 요구했고, 시간도 절약했다.
자가격리 수준으로 치러진 사전투표에 이어 15일은 최종 투표일이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자가격리 중인 유권자는 5만명에 달한다. 이 중 투표 의향을 밝힌 자가격리자들은 1시간 40분 동안 합법적으로 거리로 나올 수 있다. 단, 다음과 같은 지침을 지켜야 한다.
"지자체에서 자가격리자를 1:1 동행해 투표합니다. 이를 집행하기 어려운 지자체의 경우, 자가격리앱을 통해 이동동선을 확인할 수 있는 GIS(지리정보시스템) 상황판으로 관리합니다. 이동경로에서 벗어나면 이탈로 간주하고 경찰에 신고합니다. 앱이 깔리지 않은 분은 출발할 때 '출발한다'는 의사를 이메일이나 전화 등으로 담당공무원에게 통보하고 집에서 나섭니다.
이때 추정 가능 시간이 있는데, 그 시간에도 투표소에 나타나지 않으면 이탈로 간주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합니다. 거꾸로 집에 돌아갈 때도 집에 도착할 추정 시간이 있는데 도착했다는 통보를 해야 합니다. 통보가 없으면 역시 이탈로 간주하고 신고를 합니다." (박종현 범정부대책지원본부 홍보관리팀장)
투표 의사를 밝힌 자가격리자는 발열·기침 등의 증상이 없으면 15일 오후 5시 20분부터 7시까지 외출할 수 있다. 4.15 총선 출구조사는 자가격리자들의 투표 시간을 감안해 투표마감 15분 후인 오후 6시 15분에 방송 3사를 통해 공표된다.
한편, 프랑스와 영국은 지방선거를 연기했고 폴란드는 대선을 우편투표로 진행한다. 미국의 15개 이상의 주에서는 대선 경선이 연기됐다. 이 때문에 세계가 한국 총선을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데 일정정도 성공해온 가장 큰 중요한 키워드는 '봉쇄'가 아니라 '적절한 거리두기'였다. 2020년 4월 15일 우리는 방역선거라는 또 다른 실험을 벌인다.
4월 14일 0시 기준 국내 확진환자는 하루동안 27명이 늘었다. 최근 10여일 동안 이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31일 0시부터 4월 14일 0시까지 2주간 신고된 778명의 확진환자 중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는 3.6%인 28명에 머물고 있다.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은 인원이 50만 명을 넘어섰다. 국민 100명당 1명꼴로 음성 판정을 받은 셈이다.
이젠 안심해도 되는 것일까?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4일 브리핑에서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최근 신규 확진자 숫자가 계속 줄어들며 증가폭이 완연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러한 감소세가 코로나19 발생 이전으로 돌아가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중략) 내일은 총선으로 인한 휴일이고 날씨가 완연한 봄날이 계속되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천이 더욱 약화되지 않을지 방역당국으로서 걱정이 되는 상황입니다."
방역당국이 계속 경고음을 날리는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이다. 환자도 모르는 사이 무증상, 경증에서도 전염되기에 조용하고 빠르게 전파된다. 이번 선거도 바이러스의 특성과 여러모로 닮았다.
우선 선거 때마다 여론을 들썩이게 했던 '뜨거운 한 방'이 없었다. 미래통합당은 한 때 '텔레그램 n번방' 관련한 폭로가 있을 것이라고 군불을 지폈지만, 불발됐다. 지난 11일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황교안 대표를 만나 "당 지도부에 '제발 좀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아 달라'고 지시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막판에 차명진 전 미래통합당 후보의 세월호 막말도 터졌다. 과거 선거 때 이런 사건이 터졌다면 선거막판까지 여야간 격렬한 공방이 오갔을 법한 이슈다. 하지만 더 큰 공방으로 확전되지는 않았다. '조국 대전'을 치르려 했던 미래통합당의 의지도 제대로 관철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거리에서 시끌벅적한 후보자 선전전을 볼 수 없었고, 바이러스의 침투 때문에 인증샷을 찍기도 부담스러운 선거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개인적으로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졌다. 정치권의 작은 공방도 모바일을 통해 빠르게 전파될 개연성이 많은 선거다. 물리적 거리는 멀어졌지만, 온라인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좁혔고, 여론 전파 속도를 높였다.
[키워드 ③ 코로나19 성적표] 바이러스가 마술처럼 짜놓은 선거 프레임
▲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부근에서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가 연설을 하는 가운데,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원을 위해 참석하고 있다.
이번 총선은 '코로나 선거'라고 할 수 있다. 당초 미래통합당 등 야당은 '문재인 정권 심판' 프레임을 짜려 했지만, 방역당국과 국민들이 일군 코로나19 대응 성과를 정권이 가로채고 있다고 비판 프레임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가령 부산 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진갑 국회의원 후보는 "문재인 정권이 코로나 사태를 악용하고 있다"면서 "국민들과 의료진이 대처를 잘 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자신들이) 대처를 잘하고 있다고 그 공을 가로채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후보들도 비슷한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3개월여 동안 방역당국이 움켜쥔 코로나19 방역 성적표에 대해서도 이견을 제시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총선 하루 전인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총선거가 다가오자, 의심증상이 있어도 X-레이로 폐렴이 확인돼야 코로나 검사를 할 수 있게 만들었다"며 "총선까지는 확진자 수를 줄이겠다는 건데 선거 끝나면 확진자 폭증할 거라고 전국에서 의사들의 편지가 쇄도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중앙일보>가 보도한 "총선 다가오자 마술처럼 급감…" 기사의 의혹을 다시 재점화하려는 발언이다. (관련기사 : 총선 앞둔 '중앙'의 3가지 의혹 제기... 방역당국 "강한 유감")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이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런 보도가 나간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강한 유감의 뜻을 전한다"면서 "검사대상 환자의 예시로 원인미상 폐렴 등을 언급한 것에 불과하며, 의사의 의심에 따라 진단검사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변함이 없음을 누차 설명드린 바 있다"고 밝혔지만, 선거일을 하루 앞두고 또 다시 의혹을 제기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또 "지난 2004년 총선에서 대거 국회에 들어온 소위 '탄돌이'들이 지금도 이 나라 정치를 좌지우지한다"며 "이번에 코로나를 틈타서 청와대 돌격대 '코돌이'들이 대거 당선되면, 국회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이 나라는 진짜 망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코로나19 방역 성과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14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180석을 내다본다며 기고만장하고 있다"면서 "나라를 망쳤는데도 180석이면, 이 나라의 미래는 절망"이라고 호소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180석 논란'을 부추기며 문재인 정권의 과거에 대한 심판이 아니라 미래 권력에 대한 우려를 유권자들에게 전달하려는 의도다.
미래통합당은 이처럼 총선에서 코로나19와의 거리 두기를 호소하고 있지만, 표의 향방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 여당은 사사건건 국정에 발목 잡은 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프레임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조용하고 빠르게 총선 프레임을 마술처럼 짜놓았다. 야당은 이 프레임을 깨려고 하고 있고, 여당은 지키려 하고 있다. 누가 덕을 볼 수 있을지는 곧 알 수 있다. 그 결과와 상관없이 코로나19에도 추가 확진자를 억제하면서 사전투표에서 보여줬던 역대 최고 투표율을 이어간다면 우리는 세계가 주목하는 또 다른 성적표를 거머쥘 수 있다.
헌법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 이념을 계승하고”라는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그런데 헌법의 첫 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4월혁명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합니다. 특히 민족민주운동단체들도 매년 수유리 4·19묘역에서 합동참배식하는 일회성 행사로 알고 있습니다.
사월혁명회(연구소)는 창립선언에서 “4월혁명은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독재와 싸워…독재의 쇠사슬로부터의 해방을 구가하였고, 또한 외세에 의해 분단된 조국의 통일문제를 구체적으로 제기하여 민족자주이념을 올바로 세우는 역사적 계기가 되었다”고 천명하였습니다.
4월혁명은 1960년 4월에 완결된 것도 아니며 오늘의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고, 민족통일이 달성되는 그날 비로소 그 이념이 정립되는 현재 진행형의 혁명입니다.
사월혁명회는 올해 4월혁명 60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1월15일 민족민주운동단체들과 함께 “4월혁명60주년행사준비위”를 구성하여 4월혁명의 의의와 과제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사월혁명회
김동선 / 사월혁명회 회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 김동선 사월혁명회 회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사진제공 - 사월혁명회]
1960년 3월 15일, 그날은 제4대 정부통령 선거일이었다. 나는 그 당시 대학(서울대 문리대 독문과) 재학 중이라 서울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투표를 위해 그 전날 인천 소래에 있는 본가에 가 있었다.
투표일에 동네 반장이 그 마을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을 나에게 소개하면서 셋이 같이 투표하라고 지시했다. 나는 왜 그래야 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투표장에 들어서니 셋이서 한 조가 되어 같이 투표하도록 투표 부스가 만들어져 있었는데 놀랍게도 세 사람 사이에는 칸막이가 없었다. 그래서 가운데 칸에서 투표하는 조장이 좌우의 투표자가 누구를 찍는가를 쉽게 감시할 수 있었다. 이것이 후에 알려진 그 악명 높은 3인조, 5인조 투표다.
나는 순간 격분하여 소리쳤다.
“이게 무슨 비밀선겁니까? 민주국가에서는 보통, 평등, 직접, 비밀선거가 보장되는데 이게 무슨 비밀선겁니까? 공개선거이지. 이러고도 하늘이 두렵지 않소!? 당신네들이 이렇게 불의한 일을 저지르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습니까? 이 나라의 미래가 참으로 걱정입니다.”
그 현장에는 선거관리위원, 동사무소 직원, 경찰 등 여러 사람들이 배석해 있었지만 그들은 나의 얼굴을 쳐다보기만 했다. 나의 기세가 매우 거세었을 뿐만 아니라 나의 말이 백번 옳았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들 중 제일 높은 사람이 내가 도대체 누구냐고 묻자 대학생이라고 말하자 그냥 돌려보내라고 이르고는 별 해코지는 하지 않았다.
그들이라고 어찌 자기들이 저지르는 일이 부당하고 불법이며 정의에 반한 짓이라는 것을 왜 모르겠는가. 하지만 그들은 단지 하수인일 뿐이다. 죄는 더 높은 곳에 있다. 권력을 결코 놓지 않겠다는 이승만과 자유당 정권이다. 나라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젊은 지식인인 나는 절망했고 고뇌는 깊었다.
정부통령 선거라지만 야당 대통령 후보 조병옥 박사는 선거운동 기간 미국에서 위 수술을 받다가 운명하였다. 참으로 통탄할 일이었다. 여당의 대통령 후보 이승만은 자동 당선된 셈이다. 그런데 앞서 제3대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 대통령 후보 신익희 씨가 운명하였다.
야당 대통령 후보 두 분이 연달아 돌아가시다니! 이 나라가 민주주의 할 운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늘이 우리를 돕지 않는구나! 국민들은 탄식하고 개탄하였다.
제4대 선거는 결국 부통령 후보 만송(晩松) 이기붕과 운석(雲石) 장면의 대결이었다. 그런데 선거를 얼마 앞두고 각 신문마다 이기붕을 찬양, 칭송하는 글이 매일 실렸다. 참으로 너무나 치졸하고 노골적인 자유당 정권의 행태였다.
그즈음 마산에서 3·15 부정선거 규탄 시위가 있었는데 그 시위에 참가했던 청년 김주열의 시신이 마산 앞바다에 떠올랐다. 그의 얼굴에는 최루탄이 박혀 있었다. 그 모습은 너무 처참하고 끔찍했다. <동아일보>를 위시한 각 일간신문에 그 시신의 사진이 게재되었다. 국민들은 크게 분노하였다.
1960년 4월 19일 바로 그 전날에 고려대 학생들이 시내로 진출하여 반정부 시위를 하였는데 그때 땃벌떼 정치 깡패들이 학생들을 각목으로 무차별 폭행하여 많은 학생들이 다치고 부상당했다. 시민들은 분노하였다. 무언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다음 날 대학에 가는 중인데 대광고등학교 학생들이 교내에서 단체로 시위하는 소리가 신설동까지 크게 들려왔다. 그들은 시내로 뛰쳐나오려 했지만 경찰들이 문을 막고 못나오게 방해했다.
동숭동 대학에 이르렀을 때 교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경찰들이 겹겹이 문을 막고 있었다. 교정에는 수많은 학생들이 이미 와 있었는데 잠시 후 그들은 힘을 합쳐 문을 밀쳐 열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경찰은 곳곳에 저지선을 치고 막으려 했지만 노도와 같은 학생들의 기세를 막을 수는 없었다.
이화동 종로4가를 거쳐 광화문에 도달했을 때 거기엔 이미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있었다. 성난 시민들의 최후 진출 목표지점은 이승만이 있는 경무대(현 청와대)였다.
중앙청(현 경복궁) 정문에서부터는 더욱 강력한 철망 저지선이 구축되어 있었지만 의로운 시민들이 하나하나 분쇄해 길을 텄다. 경무대 코앞인 효자동까지 데모대는 진출 집결했다. 경무대 정문 바로 앞에 경찰은 최후의 강력한 저지선을 구축했다.
▲ 경무대 앞으로 몰려든 시위대에 경찰이 발포했다. [자료사진 - 사월혁명회]
효자동에서 경무대로 꺾여 들어가는 길목에 시위대에게 최루액을 뿌려대던 소방차가 운전수가 도망간 채 멈춰 서있었다. “소방차 운전할 사람 없소?”라고 누군가 소리치자 한 사람이 “나요”하고 나서서 그 차를 몰기 시작했다. 나는 소방차 뒤쪽에 있는 손잡이를 잡고 매달려 경무대 바로 앞에 다다랐다.
그때 갑자기 총소리가 들렸다. 지금까지의 최루탄 발사 소리와는 다른 총탄의 발사 소리였다. 데모대는 깜짝 놀라 달아나기 시작했다. 옆에서 총에 맞은 시민들이 팍팍 쓰러졌다. 나도 정신없이 달아나다 근처 민가에 숨었다. 주인의 고마운 배려였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경찰들이 집집마다 뒤져 시위꾼들을 잡아갔는데 나도 발각되어 결국 잡히고야 말았다. 정권의 경찰들은 잡혀 온 우리들에게 “이 새끼들은 빨갱이보다도 더 나쁜 놈들이야”라고 욕하며 고개를 조금만 들어도 개머리판으로 내리쳤다.
우리들은 트럭에 태워져 고개도 못든 채 깜깜한 칠흑 속에서 어디론가 실려 갔는데 알고 보니 서대문 형무소였다. 넓지 않은 감방에 수십 명이 갇혀있었다. 식사를 제공받는데 꽁보리밥에 반찬이라곤 고추장 하나뿐이었다.
입맛이 까다로운 편인 나는 도저히 그것을 먹을 수 없었다. 무려 3일간 아홉 끼를 굶었다. 나중에는 앉아있을 힘이 없어서 그냥 누워만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실제 그랬다.
감방에 잡혀있는 동안 아버지는 내가 죽지 않았나 4·19 사상자들이 누워있는 병원들을 찾아다니며 시신을 가려놓은 천을 일일이 들춰보고 확인하셨다고 한다.
3일이 지나자 갇혀있던 우리는 의외로 빨리 풀려났다. 잡혀오는 사람들은 많은데 그들을 더 이상 가둬둘 감방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으리라. 풀려나 집에 돌아왔을 때 부모님은 그야말로 죽은 자식 돌아온 듯이 기뻐하셨다.
▲ 대학 교수들이 “학생들의 피에 보답하라!”는 현수막을 앞세우고 시위에 나섰다. [자료사진 - 사월혁명회]
계엄령이 선포되어 시위가 금지 되었다. 그런데 4월 26일 교수들의 시위가 있었다. “학생들의 피에 보답하라!” 그들의 용기있는 외침이 시위의 불을 다시 살려냈다.
며칠 후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 성명을 발표했다. 민주의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국민이 원한다면….” 이라는 조건을 구차하게 붙이고 말이다.
국민이 이겼다. 시민이 승리한 것이다. 12년의 독재가 종식되고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민주주의를 제대로 실현할 때가 온 것이다.
나는 몇 달 후 편한 마음으로 군에 입대하였다. 그런데 다음 해 5월 16일 느닷없이 군부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켰다. 참으로 어이없는 사건이었다.
4·19 후 나라가 한동안 각 집단, 단체들의 많은 데모로 혼란에 빠졌었는데 여당인 민주당은 신, 구파로 나뉘어져 서로 권력투쟁에 몰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데모로 이룩한 민주정부이니 그 데모를 물리적으로 막기 힘들었다. 그런데 그 혼란상태가 대부분 진정될 무렵 군사 쿠데타라니…. 부패한 이승만 독재시대에는 꼼짝 못 하더니….
이렇게 4월혁명은 미완의 혁명으로 끝나는가? 너무나 허탈했다. 그 후 군부세력은 18년, 아니 무려 25년의 독재를 자행하였다.
4월혁명 60주년인 지금, 80여 년의 현대를 몸소 살아온 나에게 우리 시민, 우리 사회에 대한 나의 기본 감정은 한마디로 증오애(憎惡愛)이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외형적, 절차적 민주주의는 이루었지만 실제 정치는 정파적 이해에 따라 이합집산이 되풀이 되고 대의와 명분을 내세우지만 원칙과 정도를 벗어난 행태가 비일비재하다.
요즈음 여야를 막론하고 소위 꼼수정당, 위장정당인 비례정당을 만드는데 분주하다. 편법, 불법을 저질러서라도 자기당 국회의원 수를 하나라도 더 확보하여 제1당이 되겠다는 열망에 분주하다.
경제는 어떠한가?
양극화의 정도가 심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하루에도 4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산업 현장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자살률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사회적으로는 지역감정, 지역주의가 판을 치고 보수 진보의 진영 논리가 나라를 가른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현실을 결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의 현대를 냉철히 돌아볼 때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
1960년 4월혁명,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1987년 6월민주항쟁, 그리고 2017~18년의 촛불혁명. 우리 시민들은 정치사회적 불의, 부정이 극에 달했을 때 결코 좌시하거나 체념하고 굴종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연대하여 분연히 불의한 정권에 맞서 희생을 무릅쓰고 끝까지 투쟁하여 결국 승리를 쟁취했고 그래서 결국 정의를 실현하였다. 우리에게는 분노의 DNA, 정의감의 DNA, 그리고 연대의 DNA가 있다. 그래서 나는 우리의 현실에 대해서는 비관적이나 미래에 대해서는 낙관적이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진연') 소속 여대생이 오세훈 후보 또는 미래통합당 지지자로 보이는 남성에게 3차례나 폭행을 당했다.
지난 3월 말부터 대진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는 오세훈 후보에게 국회의원직 자격이 없다며 한 표도 주지 말자는 낙선운동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오세훈 지지자와 선거운동본부의 많은 방해가 있었다. (관련기사 : http://www.jajusibo.com/50160)
14일 건대입구역 사거리에서 대진연 회원은 "120만 원 금품 제공,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는 오세훈 후보에게 한 표도 주지 맙시다", "오세훈 후보를 떨어뜨릴 당선 가능한 후보에게 투표합시다"라고 호소를 했다. 시민들과의 충돌이 우려된 광진경찰서 등에서도 일찍부터 와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낙선운동을 하던 도중 오세훈 후보 또는 미래통합당 지지자로 보이는 시민에게 폭행을 당했다. 근처에 있던 경찰들은 사건 현장을 보지 못해 현장에서 바로 검거를 하지 못했다.
"오세훈 후보 낙선운동을 하던 도중, 폭행범이 와서 저를 때리고 가운뎃손가락 욕을 했다. 이후 기록을 남기기 위해 촬영을 하며 도망가는 폭행범을 따라가던 도중 지하로 내려가는 폭행범을 따라가는 게 무서워 올라왔다. 그 후 폭행범이 다시 위로 올라와 저를 넘어뜨리고 제가 가지고 있던 물통을 빼앗아 이마를 여려 차례 때렸다. 그 후 다시 역사 안으로 도망가버렸다"라고 증언했다. (관련 영상 : https://youtu.be/wse_dbQGVcw)
피해자가 찍은 영상을 보면, 폭행범이 갑자기 다가와 몇 차례 때린 뒤 도망가며 "빨갱이 X"이라고 소리를 지른 뒤 도망가던 다시 올라온다. 이후 물통으로 여러 차례 가격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 영상 : https://youtu.be/d9qq3wg_XGA)
이후 피해자는 경찰에게 진술했다. 경찰 측에서는 "왜 우리 가까이서 (낙선운동을) 하지 않았느냐"라며 오히려 폭행범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대진연 회원들의 공분을 샀다.
요즈음 프랑스 사회에 돌고 있는 화두 중 하나다.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 논쟁이 불거진 것이 최근만의 일은 아니다. 코로나19 초기부터 있었지만 최근 들어 그 양상이 조금 달라졌을 뿐이다.
코로나19 피해가 거의 중국에 집중되던 1월 말, 아시아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영어권 월간 시사매체 <더 디플로매트>(the Diplomat)에 아시아인들의 마스크 착용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얼굴, 안면 마스크'(The Face of the Coronavirus: Face Masks). 한국을 포함한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0명을 넘지 않던 때였다. 자연히 이 질병에 대한 모든 관심이 중국으로 집중되면서 중국인에 대한 기피와 거부감, 심지어 조롱이 이어졌다.
이 기사는 신문이나 시사매체에 코로나19 관련 기사가 나올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자료사진이 마스크를 착용한 아시아인이었다면서, '마스크 쓴 아시아인의 얼굴'이 코로나19 사태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이미지가 코로나19를 상징하게 되면서 의도치 않게 외국인 혐오, 인종 차별을 조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조롱 & 차별] "마스크 쓰면 범죄자"
문화적으로 동아시아와 서유럽은 마스크에 대한 기존 관념이 다르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질병과 관련이 없어도 신분 노출을 꺼리거나 화장기 없는 얼굴을 가리고 싶어서, 또는 심지어 패션의 일부로 마스크를 사용한다. 반면 서유럽 국가에서는 이를 질병이 있거나 얼굴을 감추기 위한 의도로 인식한다. 그런데 얼굴을 감추기 위한 의도로 마스크를 착용하면 그것은 범죄적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많은 서유럽인들의 생각이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충분히 공유하지 못한 유럽인들은 중국에서, 그리고 얼마 후 한국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소식과 함께 전 국민적 마스크 착용의 이미지를 접하고는 엄청난 공포를 갖게 됐다.
문제는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후다. 한국의 발 빠른 대처와 대대적 검사 전략으로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가 방역당국의 통제권 안으로 들어올 무렵, 이번에는 서유럽 국가들의 방역망이 뚫리기 시작했다. 물론 마스크 착용 여부가 모든 것을 갈라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는 코로나19에 대한 각국 정부의 대응이 무기력해지면서 서유럽인들 사이에서는 마스크라도 착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번져갔다. 마스크에 대한 문화적 선입견도 질병에 대한 공포 앞에서는 희석될 수 있었던 것이다.
마스크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조금씩 변해갈 즈음 프랑스 정부는 느닷없이 마스크 판매 금지령을 내린다. 3월 초, 프랑스에서는 약국을 포함해 마스크 판매점 어느 곳에서도 마스크를 찾아볼 수 없었다. 마스크 착용은 의료진과 중증환자에게만 필요하고 일반인이나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불필요하다는 방역당국의 공식 입장이 발표된 것도 그 즈음이었다. 이후 프랑스의 모든 신문, 매체, SNS에서는 마스크 착용의 필요성에 대한 논박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 19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일대에 시민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있다.
4월에 들어서면서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눈에 띄는 변화가 프랑스 사회에서 감지되기 시작한다. 그때까지 대세를 이어오던 마스크 착용 무용론이 조금씩 힘을 잃어가기 시작한 것.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방역 성공사례가 알려지고 회자되면서 마스크 착용이 항바이러스에 도움이 됐을 거라는 인식이 퍼진 것도 한 몫 했다. 또한 프랑스 정부가 견지하는 마스크 무용론의 저의를 의심하는 전문가, 지식인들의 비판이 나오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3월 28일 프랑스의 온라인 일간지 <꽁트르뿌앵>(Contrepoint)에 기고문을 낸 그르노블 매니지먼트 스쿨 샤틀랭 교수는 "(한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심각할 당시) 한국 정부의 대국민 마스크 공급 정책은 실수였다는 인식이 프랑스에 많았는데, 이제는 프랑스 정부의 과실과 모순적인 대응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입맛에 맞을 때만 한국으로부터 영감을 얻으려는 프랑스'(La France s'inspire de la Corée... quand ça l'arrange). 샤틀랭 교수는 "한국인들은 적절한 양의 마스크를 신속하게 제공받는다"면서 한국 국민들이 평소 마스크 착용을 하는 습관이 있는 것도 한 몫 했지만 무엇보다 "정부가 필요한 분량의 마스크를 확보해 놓았다는 의미도 된다"고 평가했다. 이것이 무슨 의미일까?
▲ 3월 28일 프랑스의 온라인 일간지 <꽁트르뿌앵>(Contrepoint)에 실린 샤틀랭 교수의 "입맛에 맞을 때만 한국으로부터 영감을 얻으려는 프랑스"(La France s"inspire de la Coree... quand ca l"arrange)
프랑스 정부는 아직까지 마스크 무용론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미 전문가, 지식인 그룹에서는 정부가 필요한 분량의 마스크를 확보해놓고 있어야 한다는 비판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샤틀랭 교수는 같은 기고문에서 프랑스 정부가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 이유는 프랑스가 마스크를 제작 생산해 국민들에게 공급할 능력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일갈한다. 그는 프랑스가 한국처럼 국민들에게 마스크를 사용하게 했다면 현재와 같이 계엄령 수준의 전면적 통행금지와 모든 상업시설 폐쇄와 같은 극단적 조치는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고집스런 프랑스 정부가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국민들의 마스크 착용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프랑스 일반 국민들의 시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4월 10일 프랑스의 보도전문채널 LCI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의 76%가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서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Coronavirus : 76% des Français estiment que le gouvernement leur a menti sur les masques de protection)
▲ 이동금지령 위반 단속하는 파리 경찰 프랑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에 이동금지령을 내린 가운데 마스크를 쓴 경찰관들이 17일(현지시간)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에서 차량 운전자들의 이동 증명서를 확인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는 대대적인 전 국민 통행금지 조치 중이다. 모든 국민은 허가 없이 집밖으로 나갈 수 없다. 간단한 산책과 운동은 허락되지만 거주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한 시간 내에서만 허용된다. 그것도 혼자 하는 운동만 허용되고 조깅도 둘 이상 같이 할 수 없다. 식료품과 필수용품, 의약품을 사러 동네 가게나 약국에는 갈 수 있지만 역시 이동시간이 한 시간 이내로 제한된다. 어떠한 경우든 집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허가증을 소지해야 한다. 이 모든 조치는 도로를 감시하는 경찰 공권력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3일 저녁 8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예정인데, 4월 15일까지로 예정된 이 같은 조치들을 다시 2주간 연장할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국민들은 이 모든 조치들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논쟁 격화] 비판대 오른 '마스크 무용론'
강력한 통행금지 조치도 언젠가는 해제가 될 것이다. 그것이 4월 말이 될지 5월 중순이 될지, 5월 말까지 이어질지 현재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문제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취해진 조치임에도, 이러한 극단적 조치로 인해 경제적 타격이 불 보듯 뻔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최소한의 안전망이 보장됐다고 판단할 때, 방역이 당국의 통제권 안으로 들어왔다고 판단될 때 전 국민 통행금지 조치를 해제할 것이다. 이것은 다른 말로 바꾸면 통행금지 해제 조치는 전염병이 완전히 사라진 후가 아니라 어느 정도 가라앉을 무렵에 이뤄질 것이라는 말이다.
프랑스 사회에서 마스크 무용론에 대한 논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전 국민 격리가 해제되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국민들에 대한 안전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온 국민이 갑자기 거리로 나오게 되면 적어도 마스크는 착용을 해야 하지 않을까?
프랑스 정부의 계속되는 침묵 속에서 지식인의 마스크 무용론에 대한 비판은 이어진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에서 사회인류학을 연구하는 프레더릭 케크 박사는 라디오 방송 <유럽1>과 한 인터뷰에서 "프랑스에서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게 된다면 그것은 진정한 혁명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논쟁에 뛰어드는 지식인 그룹은 의료분야 전문가들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국경도 넘어섰다. 감염학 전문가인 스위스 제네바대학교 샤바농 교수는 4월 12일 프랑스의 한 매체와 나눈 인터뷰에서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위한 콘돔과도 같다"고 지적했다. 역시 33년 경력의 의사 뤼도빅 지메네즈도 벨기에의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코로나의 마스크는 에이즈의 콘돔과 같다"고 지적한다.
이쯤 되면 프랑스 정부도 답을 내놓아야 되지 않을까? 훌륭한 의료체계와 수준을 갖추고도 신종 바이러스 방역에 실패한 초기의 실수를 만회하려면 말이다. "부먹과 찍먹 사이에 고민하느니 그럴 시간에 하나라도 더 먹으라"는 한 개그맨의 명언이 있다. 격리 해제 후 마스크를 쓰느냐 마느냐를 가지고 논쟁할 시간에 무엇이 훌륭한 선택인지 판단해야 할 때다.
프랑스에는 헌법에까지 명시된 '사전예방의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이라는 것이 있다. 과학적으로 확실치 않더라도 그것이 야기할 수 있는 가상의 피해가 거대하고 돌이킬 수 없는 것이라면 제한토록 한다는 원칙이다. 뒤집어 생각해도 같은 논리다. 과학적으로 확실치 않더라도 그것이 막을 수 있는 효과가 거대하고 효과적이라면, 그리고 그 반대의 위험이 없다면, 그렇다면 실행에 옮겨야 한다.
▲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공원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2천5백만 노동자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호소문에서 “노동자 민중의 요구를 실현하려면 보수정당, 엘리트 정치인을 믿지 말고 우리 노동자들을 국회에 보내야 한다”면서 “2500만 노동자들은 진보정당을 선택하는 계급투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와 보수정치인들이 2500만 노동자 표를 얻고자 온갖 지원을 입에 담고 있”지만, 총선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힘없는 노동자에게 집중”될 것이며, “전쟁용 미국산 무기를 살 돈은 있어도 노동자 민중을 위해 쓸 돈은 없다고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노동존중 국회, 적폐청산 국회, 반전평화 국회를 만들기 위해 민주노총은 노동당, 민중당, 정의당을 지지하고, 108명의 후보를 추천했다”면서 “(4.15총선에서)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 위기를 노동자 민중을 위한 직접정치를 실현하는 기회”로 삼으며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 할 권리,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전태일법을 노동자의 손으로 만들자”고 호소했다.
다음은 김명환 위원장 호소문 전문이다.
민주노총 100만 조합원동지 여러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정규노동자들은 일자리에서 쫓겨나고, 정규직 역시 임금이 깎이고, 무급휴직을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유통, 관광, 콜센터, 교육, 병원 등 전체 서비스업이 코로나 19로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이 충격은 총선 이후 전체 산업으로 파급될 것입니다. 특히 하청기업, 영세기업, 자영업자들의 몰락은 그 심각성이 IMF사태를 능가하고 있습니다.
당장 국가가 나서 일자리를 지키고 경제를 살려야 합니다. 모든 사회적 약자에게 생색내기용이 아닌 실질적인 최소생계비를 지급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동안 세금으로 지원받은 기업이 해고를 못하도록 특별조치를 해야 합니다.
국가와 정치인은 노동자 민중,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은 정부와 보수정치인들이 2500만 노동자 표를 얻고자 온갖 지원을 입에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총선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힘 없는 노동자에게 집중될 것입니다.
전쟁용 미국산 무기를 살 돈은 있어도 노동자민중을 위해 쓸 돈은 없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부를 독점하고 있는 대기업 재벌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사회적 비용을 분담해야 하는데, 정부와 보수정당이 그런 법을 만들 리가 없습니다.
민주노총 조합원과 2,500만 노동자 여러분!
코로나19로 인해 벼랑 끝에 몰려 있는 노동자 민중의 요구를 실현하려면 보수정당, 엘리트 정치인을 믿지 말고 우리 노동자들을 국회에 보내야 합니다. 100만 조합원뿐만 아니라 2500만 노동자들은 진보정당을 선택하는 계급투표를 해야 합니다.
민주노총은 이번 4.15총선에서 노동존중 국회, 적폐청산 국회, 반전평화 국회를 만들기 위해 노동당, 민중당, 정의당을 지지하고, 108명의 후보를 추천하였습니다.
총선 시기에 터진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 위기를 노동자 민중을 위한 직접정치를 실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 할 권리, 근로기준법을 적용시키는 전태일법을 우리의 손으로 만듭시다!
정당민주주의를 철저히 짓밟은 1회용품 비례 전문 꼭두각시 정당을 심판하고 수구보수와 친미냉전 세력을 청산합시다!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고 굴욕적인 한미동맹을 줏대 있는 한미관계로 전환합시다!
4월 15일, 100만 민주노총 조합원과 2500만 노동자의 단결된 힘으로 진보정당이 승리할 때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이 성큼 다가올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2020 도쿄올림픽을 후쿠시마 부흥에 방향을 맞추면서 안전과는 거리가 먼 계획을 무리하게 추진해왔다. 방사능 오염이 여전히 심각한 후쿠시마 현지에서 성화 봉송을 출발하고, 야구 경기 등을 개최하며, 후쿠시마와 그 주변 식품을 선수촌에 공급하는 계획이 대표적이다. 이는 일시적으로 후쿠시마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보이게 할지는 모르겠으나, 오염 문제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본산 농수산물의 방사능오염 실태를 봐도 아직 후쿠시마 사고가 회복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환경운동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일본 후생노동성이 실시한 2019년 농수산물 방사능검사 결과를 분석했다. 일본 정부가 2019년 총 37만6696건의 농수산식품을 검사한 결과 6496건에서 방사성물질 세슘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종류별로 살펴보면, 농산물은 17.4퍼센트, 수산물은 7.4퍼센트에서 세슘이 검출됐다. 가공식품은 5퍼센트, 야생육은 44.3퍼센트에서 세슘이 검출됐다. 2018년 실시한 검사 결과와 비교해도 세슘 검출 비율이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세슘이 높게 검출된 품목을 살펴보면 농산물에서는 버섯에서 기준치(100Bq/kg)의 6배를 초과하는 670Bq/kg이 검출됐다. 두릅에서는 630Bq/kg까지 검출됐다.
야생육에서는 방사능 축적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멧돼지에서 세슘은 기준치의 100배인 1만 Bq/kg까지 나타났다.
다양한 품목의 가공식품에서 방사성물질인 세슘이 검출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일부지만 과자나 우동, 햄버거, 카레 등에서까지 세슘이 검출되었다. 기준치 미만의 미량 검출 원재료들이 많은데 이에 대한 방사능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공식품의 경우 손쉽게 구입해서 소비가 가능하지만 원산지 파악이 어렵다는 점에서 주의가 더 필요하다.
특히 우리가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는 후쿠시마와 인근 8개현의 방사능오염이 더 심각했다. 후쿠시마를 포함한 주변 8개현의 수산물에서는 세슘이 7.9퍼센트에서 검출됐다. 다른 지역의 검출률 0.4퍼센트보다 20배나 높은 수치다. 농산물의 경우도 후쿠시마와 인근 8개현에서는 세슘 검출률이 19.3퍼센트로 다른 지역의 8.5퍼센트보다 2.2배 높았다.
이러한 결과들은 일본의 환경이 방사능오염으로부터 별로 나아지지 않았고 일본 내에서도 후쿠시마와 주변 지역 식품이 방사능 오염에 대한 주의가 더 필요함을 보여준다. 이런 결과를 일본 정부가 모를 리 없지만 도쿄올림픽에 오염지역의 식품을 공급 계획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후쿠시마 산 식자재를 공급한다면 필연적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이 공급될 위험이 존재한다.
ⓒ함께사는길
오염에 오염을 더해서는 안 돼
일본은 최근 후쿠시마 핵발전소 내에 쌓여있는 오염수 문제도 해양 방류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일본 경제산업성 오염수처리대책위 산하 전문가 소위원회는 지난 2월 10일 약 120만 톤에 달하는 방사성오염수 처리방안으로 해양 방류를 권고하는 최종보고서를 제출했다. 한국 정부를 비롯해, 시민사회가 계속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반대했지만 무시되었다.
일본은 이들 오염수가 방사성물질을 제거하는 '다핵종제거설비'를 거쳤다고 하지만 상당수의 오염물질이 제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지난 1월 도쿄전력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보관 중인 오염수 72퍼센트는 방사능 기준치를 초과했으며, 이 중 21퍼센트는 기준치 10배를 넘고, 6퍼센트는 기준치 100배를 넘는 세슘, 스트론튬, 코발트60 등 방사성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삼중수소의 경우 제거조차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희석해 기준치 이하로 방류하면 안전하다는 주장까지 펼치고 있다. 오염물질을 물을 많이 타서 버리면 안전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방사성물질은 물에 희석한다고 사라지지 않으며 방사성물질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 때문에 어떻게 방류하던 바다를 동일하게 오염시킬 수밖에 없다.
일본의 시민단체들과 후쿠시마 현 어민들도 오염수의 바다 방출을 반대하고 있다. 최근 <아사히신문>이 실시한 후쿠시마 주민들의 여론조사에서도 57퍼센트가 방사성오염수 해양 방류를 반대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방사성오염수를 저장할 탱크를 증설하거나, 고형화시키는 방법 등 여러 대안들도 제시되고 있지만 오로지 해양방출이라는 방법만 논의되고 고집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계속 해양 방류를 고집하는 까닭은 가장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든다는 것 외에는 없다.
바다에 일반 쓰레기도 버리는 것을 금지하는 시대에 방사성물질을 대놓고 버리겠다는 것은 사실상 국제적인 범죄행위다.
▲ 서울환경운동연합과 서울환경운동연합 여성위원회는 지난 3월 10일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일본 정부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출 계획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함께사는길(이성수)
위험을 은폐하고 안전을 외면하는 정치 퇴출해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지 9년이 지나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는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점점 잊혀져가고 있지만 사고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번 퍼져나간 방사성물질로 여전히 후쿠시마 곳곳은 오염됐고 여전히 진행중이다. 사고가 난 핵발전소 내부에 급한 불은 껐다지만, 여전히 녹아내린 사용후핵연료를 제거하지 못했다. 아예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너무 높은 방사선량으로 인해 원자로 내부 파악부터가 어렵기 때문이다. 수습하지 못한 사용후핵연료를 냉각하기 위해 지금도 냉각수를 주입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방사성오염수도 현재 120만 톤을 넘어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냉각수와 함께 지하수도 계속 유입되고 있다. 녹아내린 핵연료를 제거하지 못하는 한 이 과정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이 기간이 앞으로 최소 수십 년 이상 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지금 오염수 방출이 결정되면 앞으로 수십 년 넘게 발생할 수 있는 오염수 역시 바다에 버려질 가능성이 높다.
후쿠시마 사고에도 정신 못 차리는 일본 정부의 모습이 우리 사회에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걱정이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방사능오염 은폐와 오염수 해양 방류에는 제대로 된 목소리조차 내지 않는 보수야당은 총선에서 탈원전 정책 폐기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들은 가짜뉴스까지 동원해 수명이 만료돼 폐쇄된 월성1호기까지 재가동하고 핵발전소를 더 지어야 한다며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핵폐기장도 없이 포화상태로 둘 곳도 없는 고준위핵폐기물 문제 해결에는 관심조차 없다. 후쿠시마 사고에도 핵발전을 고집하고, 방사능 오염과 피해가 미미하다고 말하는 아베 정부와 이들이 과연 뭐가 다른가.
아베 정부를 바꾸지 않는 한 일본 스스로 안전을 고려한 정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 역시 안전을 외면한 정치를 퇴출시키지 않으면 일본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후쿠시마 사고를 보며 놓치지 말아야 할 가치는 바로 안전이다. 4월 15일, 무엇보다 우리가 선택할 기준은 바로 안전을 제대로 실현할 정치다.
▲ 탈핵시민행동은 지난 3월 11일 후쿠시마 9주기를 맞이하여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기억하라 후쿠시마"를 외치며 안전과 핵발전소는 양립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환경운동연합
북측에서 남측의 정기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가 12일 무사히(?) 치러진 듯싶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가 12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되었다고 13일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일부에서 이번 북측 최고인민회의가 제때에 개최될지, 또 개최된다면 어떤 모습을 띌지 궁금해 했습니다. 이유는 당연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 때문입니다. 팬데믹 현상이 된 코로나19로부터 북측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 짐작했기 때문이겠지요.
사실 처음에는 최고인민회의가 제 날짜에 열리지 않아 연기됐나 하는 혼란도 있었습니다. 북측이 지난달 20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 결정’을 통해 제14기 제3차 회의가 4월 10일 평양에서 개최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10일 예고했던 최고인민회의를 미룬 채 11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가 열렸고 여기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에 제출할 간부문제에 대하여’가 다뤄졌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최고인민회의는 12일 무사히 열렸습니다.
하지만 북측에서도 코로나19가 현안이자 관심사인 것만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11일 개최된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주요 의제로 노동당·국무위원회·내각 공동결정서 ‘세계적인 대유행 전염병에 대처하여 우리 인민의 생명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을 더욱 철저히 세울 데 대하여’가 채택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재자원화법·원격교육법·제대군관생활조건보장법 채택 문제, 내각의 2019년 사업정형과 2020년 과업, 2019년 국가예산집행의 결산과 2020년 국가예산 그리고 조직문제 등이 논의되었습니다. 이들 모두 주요 사안들이겠지만 올해엔 특별히 코로나19에 관심이 기는 것도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85만 명(13일 오후 8시 기준)을 넘어선 가운데 주목되는 점은 북측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느냐 입니다. 이미 1월말에 북측은 남측에 요청해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 운영을 잠정 중단했으며, 또한 중국과의 국경도 폐쇄했습니다. 북측과 위와 아래로 맞닿아 있는 선이 사실상 봉쇄된 것입니다.
이후 북측은 수차례에 걸쳐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 감염자가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체 검사를 통해 단 한 명도 확진자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국제사회는 북측의 이런 주장에 대해 끊임없이 의구심을 제기해 왔습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 감염자가 없다는 주장은 믿을 수 없다, 체제 동요를 막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코로나가 없다고 하는 입장을 반복을 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질병을 통제할 역량을 갖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것이다, 지어 확진자가 없는 게 더 걱정이다 등등이 나왔습니다.
일부 남측 언론에서 한때 김 위원장이 열흘 넘게 평양을 비운 채 함경도와 강원도 동해안 일대 포병부대 훈련을 지도하자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한 행적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나아가 김 위원장이 이번 최고인민회의에 불참한 것을 두고 코로나19 후폭풍?이라고 과장된 예측까지 해댔습니다.
그러다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사진을 보니 다소 놀라기도 했습니다. 수백 명의 대의원들이 하나같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또 거리두기도 하지 않은 채 앉아 있는 것이었습니다. 북측의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한편으로 코로나19를 통제하고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이자 다른 한편으로 감염자 한 명 없는 청정국이라는 발신이겠지요.
북측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 제기한 내각 사업보고에 의하면 보건부문에서 “전국적 규모에서 신형 코로나비루스(코로나바이루스) 감염증을 막기 위한 의학적 감시와 격리사업을 강도 높게 진행하여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단 한명의 감염자도 발생되지 않게 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북측이 코로나19 감염자 없다는 것을 내외적으로 공식 천명한 것입니다.
그러기에 북측이 불투명하고 폐쇄적인 나라이므로 정보를 얻기 어렵다, 또한 북측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만 하지 말고 북측의 공식 입장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이후에 북측에서 감염자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때 가서 ‘북측에도 감염자가 발생했구나’ 하고 인정하면 될 것입니다. 북측은 지금 위로는 중국과 국경 폐쇄를, 아래로는 남측과 사실상 접경 폐쇄를 했기에 설사 감염자가 발생하더라도 일단 외부로 전파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총선 현장] 강북구 “정당 투표는 민중당, 후보는 미래통합당 낙선시킬 수 있는 후보에게"
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20/04/14 [00:13]
▲ 김은진 서울 강북구갑 민중당 후보가 총선을 이틀 앞두고 "“정양석 떨어뜨릴 당선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십시오. 정당투표는 8번 민중당에 몰아주십시오”라는 현수막을 게재했다. [사진출처-김은진선본 페이스북]
4.15 총선을 하루 앞두고 서울 강북구갑에 이색 현수막이 등장했다.
“정양석 떨어뜨릴 당선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십시오. 정당투표는 8번 민중당에 몰아주십시오”
시민들은 현수막을 보면서 선거운동원들에게 “왜 본인을 찍으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했다고 한다.
현수막의 주인공은 김은진 서울 강북구갑 민중당후보이다.
김은진 선거운동본부(이하 김은진 선본)은 이런 현수막을 게재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김은진 선본은 “이번 선거는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미래통합당을 심판하는 선거이다. 국정농단으로 탄핵된 박근혜 정권의 공범인 미래통합당. 미래한국당을 완전히 몰아내는 선거이다”라며 “4.15 총선의 가장 큰 목표가 미래통합당을 정계에서 퇴출시키는 것이고, 이것이 곧 국민의 명령이다”라고 밝혔다.
김은진 선본은 정당 투표는 8번 민중당에 몰아달라며 “민중당은 기득권 정치, 정치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 민중당은 한반도 전쟁을 반대하고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실현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 민중당과 함께 어깨 걸고 대한민국 정치를 바로 잡아 달라. 민중당과 함께 손잡고 국민이 주인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1700만 위대한 촛불은 범죄자 박근혜를 끌어내리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바로 세웠습니다. 촛불에 놀라 자신들이 상전으로 모시던 박근혜를 감옥으로 보내고 숨었던 자들이 또 절을 하며 표를 구걸하고 있습니다.
강북구민 여러분! 이번 선거는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미래통합당을 심판하는 선거입니다. 국정농단으로 탄핵된 박근혜 정권의 공범인 미래통합당. 미래한국당을 완전히 몰아내는 선거입니다.
지난 2주간의 선거운동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7번 김은진'을 뽑아 달라 이야기한 적 없습니다. 이번 4.15 총선의 가장 큰 목표가 미래통합당을 정계에서 퇴출시키는 것이고 이것이 곧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입니다.
강북구민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구 후보는 '미래통합당 정양석 후보'를 떨어뜨릴 수 있는 '당선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십시오.
이번 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미래통합당 정양석 후보를 반드시 떨어뜨려 주십시오. 압도적인 표 차이로 승리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그들이 두 번 다시 선거판에 얼굴을 들이밀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정당투표는 8번 민중당을 찍어주십시오.
저희는 창당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희 진보정당의 역사는 오래되었습니다. 이 땅의 진정한 민주주의와 평화와 통일과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피땀을 흘렸던 민주인사들, 통일 인사들의 염원을 이어가고 있는 정당입니다. 박근혜 정권이 강제해산시킨 통합진보당 이후 진보정치를 이어가기 위해 다시 일어섰습니다.
민중당은 우리와 전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회사원, 어머니, 아버지, 형과 누나들이 만든 정당입니다. 평범한 국민들 자신이 만들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잘 압니다. 그래서 민중당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갈망합니다. 그래서 민중당은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을 갈망합니다.
그래서 민중당은 기득권 정치, 정치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민중당은 한반도 전쟁을 반대하고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실현하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민중당과 함께 어깨 걸고 대한민국 정치를 바로 잡아주십시오. 민중당과 함께 손잡고 국민이 주인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갑시다.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코로나19의 유세가 아직도 봄꽃들의 향기 속에 머물고 있다. 아침마다 '삐' 소리로 시작되는 코로나19 뉴스엔 '신규 확진자 수 감소와 완치자 수 증가' '해외유입 확진자수 증가와 정부의 해외유입 차단집중' 등을 주제로 롤러코스터처럼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어댄다. 오늘은 또 어떤 일이 생길까? 그 일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생각은 끝이 없다.
▲ 인천공항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인천국제공항 입국 검역소를 방문한 뒤 코로나19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크 스루·Open Walk Thru)로 이동하고 있다. 2020.4.7
'해외 유입인을 차단하라'는 여론의 우세 속에 대통령이 공항을 방문하여 많은 이들의 노고에 격려를 보냈다. 코로나19 관련 자가격리자에 대한 전자팔찌 부착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는 뉴스까지 나왔다. 전자팔찌 하면 떠오르는 것은 '범죄'인인데, 코로나19가 급기야 의도치 않게 누군가를 범죄인으로까지 몰아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한 국가와 국민의 존망이 걸린 세기의 전염병이 되어버린 코로나19인 것이다.
"저, 잘 다녀왔어요. 그런데 직접 인사는 못 드려요. 제가 자가격리를 해야 되거든요."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조카(24)는 남미 에콰도르 UN에 파견근무 중인 누나를 만나고 중남미의 여러 나라를 여행한 뒤 두 달여 만에 입국했다. 조카가 출국하던 1월 초는 중국을 제외한 해외 유입 감염 사례가 거의 전무하던 시기였다.
조카가 중남미 여행 중 코로나19를 직접 피부로 느낀 사건도 있었다. 코로나 초기 발생 지역이 중국 우한 지역이라 동양인이란 이유로 코앞에서 '코로나'라고 놀리는 행동을 하루에도 여러 번 겪었다는 것. 에콰도르 어떤 한인은 돌에 맞기도 했다고 조카는 말했다.
귀국 전부터 한국의 코로나19 사태의 추이 변동을 뉴스를 통해 접하고 있었던 조카는 공항에서부터 자가격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입국하기 몇 주 전부터 항공편이 변경, 취소되어 걱정했는데 다행히 미국 경유 입국 심사에서 무사히 통과하여 귀국했다. 한국 입국 당시에도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썼다는 것 외에는 전과 다름없었다고 전했다. 공항 직원들의 친절 역시 변함이 없었다고 했다.
두 달만에 입국한 아들, 광주에서 데리러 간 엄마
▲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각 지자체에서 나온 공무원들이 방역복을 입은 채 외국에서 입국한 승객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대비 안전한 귀가를 위한 교통편을 안내하고 있다. 1일부터 모든 해외입국자들은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하며, 위반시 정부는 무관용원칙으로 처벌할 것이라 밝혔다.
귀국은 3월 18일, 두 달 넘게 아들과의 재회를 기다린 엄마는 다 큰 아들을 광주에서 인천까지 직접 마중을 나갔다. 자가격리 대상자가 된 아들과 함께 부모 역시 함께 격리를 자청했다.
아이들 어렸을 때만 사용하는 줄 알았던 체온계와 뿌리는 소독약, 손 소독제를 준비하였다. 세면대 및 화장실은 상시소독, 식기류 상시 열 소독 및 마스크 상시 착용은 기본이었다.
식사 역시 각자의 방에서 매끼 손 장갑을 사용하며 주고 받았다. 조카는 군대의 배식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유난히 가족 간의 신체적 접촉을 좋아하던 아들인데도, 여행과 격리 기간까지 도합 3개월 이상을 손도 만지지 못했다. 마스크 위로 껌벅거리는 두 눈동자에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는 아들의 그리움과 서글픔만 가득했다.
"엄마, 나 너무 힘들어. 한 번만 안아주면 안 돼?"
격리해지 날, 아빠는 아들을 감금시키고 모질게 했다고, 바퀴벌레 소독약 뿌리듯이 그렇게 대했다고, 아들에게 용서의 눈물을 흘려 집안이 출렁거렸다 했다. 울다가 웃다가, 드디어 부모와 아들이 3개월 만에 재회의 포옹을 만끽했다.
"불공정한 사회에 불만이었는데... 정부에 신뢰 생겨"
▲ 8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운영중이다. 해외입국자들을 위한 별도의 출입구가 마련되었으며, 귀가를 돕기 위해 구급차가 대기중이다.
"최고의 친구 노트북을 통해,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대한민국의 정책과 국민성을 보면서 평소와 다른 생각이 들었어요. 청년세대로서 취업이나 학력의 불공정한 사회에 대한 불만이 많았는데 어느새 건강한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나 자신을 보게 됐어요. 매일 뉴스를 보면서 느꼈던 건,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져나가는 이탈리아 등의 유럽, 불투명한 태도로 감추기에 바쁜 일본과 비교되게 우리 정부는 상당히 투명하고 빠르게 코로나19 소식을 공개하는 거였어요. 최근에는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전자 팔찌를 착용해야 한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직접 체험한 대상자로서 이 안건에 매우 긍정적이에요. 정부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한다는 믿음이 생겨서죠."
자가격리 기간, 부모님에게 할 말은 없느냐고도 물었다.
"여행 동안 한식, 그 중에서 뜨끈한 국밥에 깍두기 진짜 말아먹고 싶었거든요. 타향에서의 대학 생활, 군대 생활로 제대로 된 집밥이 그리웠어요. 격리 2주간은 저에게 가족 간의 행복과 기쁨,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했어요. 또 다양한 매체를 통해 건강한 사회 모습과 사회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나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어요."
자가격리 2주. 숫자로 보면 결코 길지 않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격리 대상자가 느끼는 그 시간은 단 2초라도 힘들었음이 분명하다. '남의 중병이 나의 코뿔보다 못하다'는 옛말을 역지사지로 생각하면 모두가 공감이 될 것이다.
"우리 스스로의 자긍심과 협동심이 필요하다"라는 조카의 말이 떠오른다. 이제 곧 정상이다. 그러나 그 어떤 정상도 한 번에 올라갈 수 없다. 우리 모두는 코로나19를 통해 참으로 많을 것을 배웠고 배우고 있는 중이다.
지역구 253곳 중 28%에 달해…‘양극화 선거’ 속 경합지 관건 여 “134곳” 야 “130곳” 자신감…사전투표율 26.69% 역대 최고
21대 국회의원선거를 사흘 앞둔 지난 12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설치된 관내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4월15일 웃으려면 70곳을 잡아라.”
4·15 총선을 사흘 앞둔 12일 더불어민주당은 단독 과반, 미래통합당은 과반 견제, 소수정당은 원내교섭단체를 말한다. 정국 주도권을 위해선 과반 의석이 뒷받침돼야 한다. 결국 박빙 승부가 펼쳐지는 접전지의 승리가 이 모두를 충족시키는 필수 조건이라는 데 여야 이견이 없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격차가 5%포인트 이내 지역은 접전지, 5%포인트 이내 격차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 초접전지”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석에 근거해 현재 여야가 자체 추정한 접전지는 최대 70곳 정도로 알려졌다. 전체 지역구(253곳)의 28% 정도가 박빙 승부처인 셈이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총선 전 마지막 주말인 12일 최대 접전지인 수도권에서 집중 유세를 펼쳤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접전지 70곳의 세부 판세를 구체적으로 분석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여권이 우세한 분위기라곤 하지만 이번 총선 여론조사에서 여권 지지층이 과다 표집된 결과가 발표됐다는 전문가들의 지적 때문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박빙 지역구가 점점 늘고 있다”며 “현재 여론조사 결과에서 10%포인트 정도 빼는 게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도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했다. 다만 전체 지역구 253곳 중 민주당은 64곳 ‘경합우세’, 70곳 ‘우세’, 나머지 119곳 ‘경합열세’ 및 ‘열세’로 분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당도 접전지 규모를 비슷하게 보고 있다. 외부적으론 여당의 ‘과반 견제’를 호소하고 있지만 내부에선 야권 지지층의 숨은 표를 기대하는 눈치다. 성동규 여의도연구원장은 “막판으로 갈수록 보수층 결집과 (정부·여당) 견제심리가 작동하고 있다. 선전할 경우 당초 예상치(115~120석)를 웃도는 지역구 125~130석 확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선 뒤지고 있지만 충청권 등의 상승세가 이 같은 분위기를 형성한다고 보는 것이다.
여야의 내부 기류를 종합하면 결국 관건은 접전지다. 두 당이 분류한 접전지는 주로 수도권과 부산·경남(PK) 지역에 몰려 있다. 서울에선 광진을(민주당 고민정·통합당 오세훈 후보)과 동작을(민주당 이수진·통합당 나경원 후보) 등이 꼽힌다. 수도권에선 경기 고양정(민주당 이용우·통합당 김현아 후보), 인천 연수을(민주당 정일영·통합당 민경욱·정의당 이정미 후보) 등이 대표적이다. PK에선 부산 남을(민주당 박재호·통합당 이언주 후보), 경남 양산을(민주당 김두관·통합당 나동연 후보) 등이 꼽힌다. 대구·경북(TK)에선 대구 수성갑(민주당 김부겸·통합당 주호영 후보), 수성을(통합당 이인선·무소속 홍준표 후보)이 혼전 중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0~11일 사전투표 결과 26.69%의 투표율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존 최고 투표율인 2017년 대통령 선거(26.06%)보다 높다.
선거 전 마지막 주말인 이날 민주당은 수도권에 집중했다.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대단히 조심스러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며 “코로나19 위기를 빨리 극복하기 위해 (여당에) 안정적인 의석이 필요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통합당은 후보자 명의로 “정권의 폭주를 견제할 힘을 달라”는 대국민호소문을 내고 ‘72시간 투혼 유세’에 돌입했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