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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고용위기 대책, 빈틈이 많다

실업급여 신청 창구에 줄잇는 실업자들 “버텨보겠다고 사장한테 부탁했지만…”, 실업급여 꿈도 못꾸는 ‘사각지대’ 노동자들 “막막해요” 호소

홍민철·윤정헌·장윤서 기자
발행 2020-04-21 17:41:34
수정 2020-04-22 08: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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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사람들
지난 20일,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사람들ⓒ민중의소리
 

윤성준(51·가명)씨는 지난 30년을 ‘칼 한자루’로 버텼다. 음식점에서 육류를 손질하는 ‘육부장’이다. 그가 손질한 고기로 주방장이 요리한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대형 음식점엔 윤씨를 비롯해 직원 14명이 함께 일했다.

음식점 한 달 매출은 꾸준히 2억원 정도 나왔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며 매출이 고꾸라졌다. 2월에 절반, 3월에 다시 반의 반으로 떨어졌다. 보름전, 직원 14명 중 5명이 윤씨와 함께 해고됐다. 사장은 나이가 많은 직원들을 먼저 내보냈다.

지난 20일,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들른 윤씨는 “IMF때도 이렇지는 않았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사장에게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갈 때까지 월급 안받고 휴직하겠다. 우리가 버텨보겠다”고 부탁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윤씨는 “나라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을 준다지만 빈틈이 많다. 월급 25%를 사장이 내야 한다는데, ‘그냥 사람을 줄이겠다’고 하니 할 말이 없었다”고 말했다.

실업대란이 펼쳐지고 있다. 이날 하루동안 지켜본 상담창구엔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윤씨 처럼 실업급여를 신청한 사람은 전국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1% 급등했다.

정부는 고용을 유지하는 사업장에서 사용자가 부담하는 비율을 25%에서 10%로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그 10% 때문에 해고되는 사람들이 현실에선 줄을 잇고 있다. 미국 정부와 국회는 지난달 ‘2차 긴급예산법’을 통과시켜 휴직으로 발생하는 임금 부담 전액을 정부가 보조하기로 했다.

어렵게 일자리를 구해 정규직 전환을 바라보던 청년들의 희망도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며 직격탄을 맞은 카셰어링업체 A사 인턴 조경민(29·가명)씨는 3개월 인턴이 끝나고 ‘정규직 전환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던 회사였다. 앞선 인턴 직원들은 대부분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서울 4년제 대학을 나온 그 역시 정규직이 될 것이란 꿈에 부풀어 있었다. 조씨는 “함께 일했던 인턴 11명이 다 해고됐다. 어렵게 입사했는데, 또 수십군데 이력서를 쓸 생각하니 아찔하다. 그나마 요즘 공채도 안뜨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2월 종업원 3천명 이상,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신규채용 여부를 조사한 결과 기업 네곳 중 한곳(27.8%)은 ‘지난해보다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뽑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신규채용 계획이 있던 기업들의 채용도 줄줄이 하반기로 밀리고 있다.

29일 오전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현장면접을 보고 있다.
29일 오전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현장면접을 보고 있다.ⓒ김슬찬 기자

실업급여 신청 '그림의 떡'
프리랜서 눈물은 누가 닦아 주나

윤씨나 조씨처럼 실업급여를 신청할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고용직이나 일용직 노동자, 프리랜서들은 당장 생계가 막막하다.

연극배우 이승관(30·가명)씨는 지난 3월말, 공연 2일을 앞두고 ‘극장 폐쇄’ 소식을 접했다. 언제 공연이 열릴지 알 수 없다. 두 달 상영을 예상했던 공연이 갑자기 엎어지면서 받은 ‘위로금’은 20만원이었다. 이씨는 “공연 때마다 계약을 하는 구조다. 소속사가 있는게 아니라서 사실상 프리랜서”이라며 “이번 공연 뿐 아니라 올해 계획된 모든 공연을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씨 같은 예술인들에게도 고용보험을 적용하자는 법이 20대 국회에 발의됐지만,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코로나19 같은 사태를 맞았다.

40년간 창신동에서 미싱사로 일한 최필성(60대·가명)씨는 “이 일하면서 고용보험은 생각도 해본 적 없다. 우리 같은 객공들은 원래 그런게 없다”고 말했다.

창신동에 위치한 4층짜리 빌라를 개조해 만든 이 공장에선 인근 평화시장이나 동묘시장에 납품할 옷을 만든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시장을 찾는 사람 발길이 뚝 끊겼고, 결국 납품 계약이 줄줄이 취소됐다.

숙련 미싱사는 새벽에 출근해 하루 13시간 꼬박 일하면 20만원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요즘엔 오전에만 잠깐 나와 점심까지 일하는게 보통이 됐다. 그나마 이틀에 한 번 꼴로 ‘오늘은 쉬라’는 전화를 받는다. 오랜시간 함께 일한 사장은 나와서 일을 하면 어떻게든 임금을 챙겨주려고 하지만, 생활이 어려워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원칙적으로 최씨가 일하는 공장은 고용보험 당연적용대상 사업장중 하나다. 1998년 10월 1일부터 1인 이상 노동자가 있는 사업주는 의무적으로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하지만 ‘사업 규모나 특성’에 따라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 3월 기준, 전체 취업자는 모두 2,660만명이다. 이 중, 고용보험 적용 대상이 아닌 사람이 네명 중 한명 꼴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고용보험에 가입조차 할 수 없다. 나머지 취업자 중 20여%는 적용대상인데도 불구하고 가입하지 않고 있다. 결국, 이씨나 최씨 처럼 일을 하고 있지만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1,284만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절반(48%)에 육박한다.

여당에 따르면 청와대는 22일, 5차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고용유지지원금·특별고용지원업종 확대 등의 ‘일자리 지키기 비상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책은 기업에 지원금을 줘 고용을 유지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될 공산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을 지키는 것이 일자리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고용대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에 지원금을 주는 방식 이외에, ‘일하는 사람 모두’를 고용보험 시스템 안으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0년 경력 미싱사 최필성씨는 “이런 상황이 오면 우리는 방법이 없지. 그냥 버티는수밖에. 고용보험이 있으면 좋겠냐고? 그걸 말이라고 하나”라고 되물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4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04.08.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4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04.08.ⓒ뉴시스
 

홍민철·윤정헌·장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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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가안보보좌관, “김정은 상태가 어떤지 모른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0/04/22 10:24
  • 수정일
    2020/04/22 10:2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추가) 트럼프, “우리는 모른다..그가 건강하길 바래”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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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22  06: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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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의 상태가 어떤지 모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1일(현지시각) <폭스뉴스>의 ‘폭스 & 프렌즈’에 출연해 “우리는 이러한 보도들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이 심혈관 수술 후 중태에 빠졌다는 첩보를 모니터링 중’이라는 미국 당국자를 인용한 <CNN> 보도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이 보도는 ‘지난 12일 김 위원장이 묘향산 향산 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았다’는 <데일리NK> 기사를 인용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당신도 알다시피 북한은 매우 폐쇄된 사회다. 그곳에는 언론 자유가 없다. 김정은의 건강을 포함한 많은 것들에 대해 그들이 제공하는 정보는 매우 인색하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연구원도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을 둘러싼 루머는 “과잉해석이나 오해이자 순환(circular) 보도”의 결과라고 꼬집었다.

“수년에 걸쳐 우리는 북한 지도자들인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건강 관련한 수많은 거짓 보도들과 처형됐다는 고위간부들이 다시 돌아오고 숙청됐다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는 보도들을 겪었다.”

해리 카지아니스 국가이익센터 연구원은 트위터를 통해 ‘일부 미국 정보당국자들은 김 위원장이 정상적인 생활을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NBC> 보도를 겨냥해 “저것은 (팩트가 아니라) 순전히 추측”이라고 일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21일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그런 보도들이 있지만 우리는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고 <더힐>이 보도했다. 

그는 “나는 그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나는 오직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그가 보도에서 말한 상태라면 그것은 아주 심각한 상태이니까 나는 그가 건강하길 바란다고”라고 덧붙였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사실 나도 그 뉴스 보도를 봤지만 일단 나는 그 보도의 소스가 어디인지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추가,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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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봉쇄하면 끝? 그게 얼마나 순진한 생각이었냐면

[해설] 코로나19 계통도로 보는 진화생물학적 이해

20.04.21 07:11l최종 업데이트 20.04.21 07:26l

 

 코로나19 확산 현황
▲ 코로나19 확산 현황 ⓒ 넥스트스트레인
 
1987년, 지구에 사는 현대 인류에게 공통된 할머니가 있고 그 할머니는 아프리카에서 살았다는 연구가 <네이처>에 발표되고 나서, 세계는 연이은 기사로 떠들썩했다. 이른바 '아프리카의 이브'가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1만 세대쯤 전에 살았던 나의 할머니가 아프리카에서 살았다는 것과 그 할머니가 다른 모두의 할머니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것은 모든 생명체가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져 왔으며, 이전의 세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공통된 조상이 있다는 진화 원리를 배경으로 한다. 나와 내 동생에게는 우리 엄마라는 공통 조상이 있고, 엄마와 이모에게는 할머니가, 할머니와 이모할머니에게는 증조할머니가 있고, 하는 식으로 따라 올라가는 것인데, 그렇게 따라 올라가다 보면 우리 모두의 할머니가 있다는 것이다. 마치 나와 6촌 언니가 같은 증조할머니로 이어져 있는 구조를 전 지구로 확대해 놓은 것과 같다.

인류 발생 이후 꾸준히 족보가 이어져 왔다면 그 할머니를 찾아내는 일이 쉽겠지만, 글로 기록된 인류의 역사는 기껏해야 수천 년이다. 그런데, 우리의 생물학적 이해가 깊어지면서, 기록으로 남지 않은 인류의 계통학적 역사가 우리의 디옥시리보핵산(DNA)에 장부처럼 남아 있다는 것을 알아내게 된 것이다.

모든 인간의 세포에 미토콘드리아라는 DNA 조각이 존재하고, 이것이 엄마로부터 자녀들에게로 전달된다는 것과 DNA는 일정한 비율로 돌연변이를 얻으면서 전달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와 동생에게 공통으로 존재하는 돌연변이는 엄마로부터 온 것이고, 엄마와 이모에게 공통으로 존재하는 돌연변이는 할머니에게서 온 것이고 하는 식으로 미토콘드리아 비교를 통해 인류 모두에게 공통된 할머니가 있었다는 것을 알아냈다.

바이러스는 DNA나 리보핵산(RNA) 조각이 단백질 옷을 입고 있는 단순한 구조로, 생물체 내로 침입해 들어가게 되면 그 생물의 생체 공장을 가동시켜 자신들의 자손들을 복제해낸다. 복제된 자손들이 다시 단백질 옷을 만들어 입고 밖으로 나와 다른 생물로 옮아가는 식으로 세대가 이어지는데, DNA 바이러스나 RNA 바이러스나 그 유전체가 일정한 비율로 돌연변이를 얻으면서 세대에서 세대로 복제된다는 점에서 우리 인간과 비슷하다.

말하자면, 새로 복제된 바이러스에는 엄마 바이러스가 있고 할머니 바이러스도 있다. 그러니까 그들이 얻었던 돌연변이는 그대로 복제되어 지금 막 생겨난 자손 바이러스에 고스란히 남아 있게 되는 것이다. 만약 우리에게 모든 바이러스의 게놈이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바탕으로 그들의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를 찾아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바이러스의 가계도를 그릴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계통도

지금 전 지구적 공포가 된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바이러스는 발생 이후 지금까지 세대에서 세대로 복제해가며 전 세계로 퍼졌는데, 우리가 그 모든 바이러스의 게놈을 안다면 그들의 가계도를 거의 완벽하게 그려낼 수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그들의 가계도를 알게 되면 그들의 공통 할머니가 언제쯤 살다 갔는지 알 수 있고 그들의 확산 동선과 속도 등을 추적할 수가 있다. 이것은 이 바이러스를 이해하는 생물학적 정보로서뿐만 아니라, 방역에도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된다.

4월 10일 기준 세계 60개국에 걸쳐 염기서열화된 3640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게놈을 이용해 그 계통도를 그려 보여주는 곳이 있다. 넥스트스트레인(https://nextstrain.org )이라는 개방형 온라인 바이러스 연구 커뮤니티다. 세계 바이러스유전학 전문가들이 바이러스 게놈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모으고 분석해서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비영리 단체이다.

넥스트스트레인은 이번 코로나19 국면에서 국제인플루엔자데이터공유이니셔티브(GISAID, 바이러스 정보공유망)에 공유된 코로나19 바이러스 게놈의 계통도를 그려 업데이트하고 유전학적 분석 및 실시간 데이터 시각화 등을 제공하여 바이러스 학자들과 역학자들 모두에게 유용한 도구 역할을 하고 있다. 

바이러스의 진화생물학적 이해
 
 [도표1] 2019년 12월 17일 이전부터 2020년 3월 25일 이후까지 코로나19 계통도가 시간을 따라 그려져 있다. 유럽(초록 노랑 계열)과 북미(빨강 계열) 데이터는 각각 점으로 계통도 위에 표시되어 있다. 중국 우한이 봉쇄된 2020년 1월 23일이 파란선으로 그려져 있다.
▲ [도표1] 2019년 12월 17일 이전부터 2020년 3월 25일 이후까지 코로나19 계통도가 시간을 따라 그려져 있다. 유럽(초록 노랑 계열)과 북미(빨강 계열) 데이터는 각각 점으로 계통도 위에 표시되어 있다. 중국 우한이 봉쇄된 2020년 1월 23일이 파란선으로 그려져 있다. ⓒ 넥스트스트레인

넥스트스트레인에서 그린 가장 최근의 코로나19 계통도(도표1)는 흥미로운 사실을 담고 있다. 선으로 그려진 계통도는 게놈 데이터를 바탕으로 코로나19가 어떻게 가지치기해 나갔는지를 추정해 보여주고, 사용된 개별 게놈 데이터는 동그란 점으로 표시해 보여준다.

그 개별 게놈 데이터가 수집된 지리적 위치에 따라 중국(보라색 계열), 유럽(초록 노랑 계열), 북미(빨강 계열) 등 색을 달리해 나타냈다. 보라색 계열의 가지에서 회녹색 계열로 번져나가고 그 뒤로 다시 붉어지는 가지들은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번져 나와 유럽으로 그리고 미국으로 퍼져나간 것을,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재미있는 것은 도표에 파란색 선으로 표시된 2020년 1월 23일 중국 우한이 봉쇄된 시점에 이미 코로나19가 유럽과 북미 등으로 번져가 있었음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는 코로나19가 얼마나 빨리 번져가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당시 여러 나라들이 중국만 봉쇄하면 충분할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 얼마나 큰 오류였는지를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코로나19 초기부터 중국에서의 입국을 봉쇄했지만 지금 엄청난 수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로 연일 보도되고 있는 미국의 경우, 도표 하단에 보라색 가지에서 뻗어간 붉은 가지들, 즉 중국에서 바로 넘어온 큰 줄기뿐 아니라, 도표 상단에 회녹색 계열에서 크게 번져간 붉은 가지들, 즉 유럽에서 넘어와 크게 번진 줄기를 보면 그 양상을 잘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은 미국으로의 코로나19 유입은 중국에서뿐 아니라 유럽을 통한 감염 경로가 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한 '뉴욕의 코로나19 확진자 대부분이 유럽에서 넘어온 바이러스에 감염된 케이스들로 보인다'는 내용의 기사들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것은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의 전염성과 긴밀하게 서로 연결된 현재의 국제 관계나 사람들의 이동에 대한 이해 없이 근원지만 봉쇄하는 방식의 방역 접근은 위험한 생각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의 경우(도표2)를 보면 비슷한 양상이 현재 일본에서도 전개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우한 봉쇄 직후에 일본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들은 중국(보라색)에서 바로 넘어온 계열들로 나타나지만, 3월 11일 전후로 발견된 바이러스들의 경우는 유럽(초록 노랑)과 미국(빨강)을 통해 유입된 경우임을 유추할 수 있다.   

이 계통도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강력하다. 바이러스의 진화생물학적 이해를 통해 바이러스의 전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우리의 방역 체계를 보완하고 강화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도표2] 2019년 12월 17일 이전부터 2020년 3월 25일 이후까지 코로나19 계통도가 시간을 따라 그려져 있다. 일본(보라색 계열)의 데이터는 각각 점으로 계통도 위에 표시되어 있다. 중국 우한이 봉쇄된 2020년 1월 23일이 파란선으로 그려져 있다.
▲ [도표2] 2019년 12월 17일 이전부터 2020년 3월 25일 이후까지 코로나19 계통도가 시간을 따라 그려져 있다. 일본(보라색 계열)의 데이터는 각각 점으로 계통도 위에 표시되어 있다. 중국 우한이 봉쇄된 2020년 1월 23일이 파란선으로 그려져 있다. ⓒ 넥스트스트레인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스페인에서 영장류 게놈을 연구하는 진화 생물학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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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끝나자 말 바꾸는 통합당, 긴급재난지원금 추경마저 발목 잡나

통합당 내부서도 입장 엇갈린 채 우왕좌왕…의총에서는 당 진로 논의만

남소연 기자 nsy@vop.co.kr
발행 2020-04-20 18:06:08
수정 2020-04-20 19:02:12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21대 총선 패배 후 당수습 방안등을 논의하는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4.20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21대 총선 패배 후 당수습 방안등을 논의하는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4.20ⓒ정의철 기자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국회 논의가 20일 본격 시작된 가운데 미래통합당의 내부 기류 변화로 여야 협상이 안갯속에 빠져들었다.

총선 국면에서는 여당뿐 아니라 통합당도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주는 방안에 사실상 찬성하는 입장을 취하더니, 선거가 끝나자마자 다시 반대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당의 계속되는 입장 번복에 실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늦어도 5월 초 지급돼야' 속도전 나선 민주당
총선 중에는 전 국민에게 지급하자던 통합당
선거 끝나자마자 모른 체?

미래통합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4.20
미래통합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4.20ⓒ정의철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4월 임시국회 중 긴급재난지원금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통과시킨 뒤 늦어도 5월 초에는 국민들에게 지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한 비상대책인 만큼 최대한 빠른 속도로 지급해야 그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의 이러한 '속도전'에는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는 이미 여야 공감대가 이뤄졌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총선 과정에서는 통합당도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통합당은 당초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침을 밝힐 때만 하더라도 '총선용 포퓰리즘'이라고 맹비난을 쏟아냈다가,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전 국민적인 지지가 이어지자 황교안 전 대표가 직접 나서 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야당 대표까지 나서 '전 국민' 지급을 언급하자 여당도 정부가 당초 밝힌 지급 범위(소득 하위 70%)를 확대해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총선 후 통합당의 입장이 또다시 바뀌고 있다. 당장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황교안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자 선거 과정에서 약속했던 '전 국민 지급' 주장이 힘을 잃는 분위기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20일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더욱이 김 의장은 추경안을 심사하게 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점에서 국회에서의 추경 논의가 더욱 험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장은 "상당한 소비 여력이 있는 소득 상위 30%까지 100만원을 주는 것은 소비 진작 효과도 없고 경제 활력을 살리는 데에도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며 "앞으로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진행될지도 모르는데 국가재정을 대폭 흔드는 방식의, 국채 발행을 통한 지원금 지급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추경안은 소득 하위 70%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올해 예산의 조정과 기금 재원의 활용 등을 통해 소요되는 예산을 충당하겠다는 내용이다. 김 의장의 이러한 발언은 국회에 제출된 정부안은 받아들이지만 국채 발행 등을 통해 지급 대상을 확대하는 데에는 반대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 역시 총선 국면에서 황 전 대표가 밝혀왔던 입장과도 상충하는 주장이라 '공약 번복'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선 참패 후 사실상 당 지도부 전멸
의총서는 긴급재난지원금 논의 않고 당 진로 공방만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20일 국회에서 총선 패배 이후 당 수습방안을 논의하고자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2020.04.20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20일 국회에서 총선 패배 이후 당 수습방안을 논의하고자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2020.04.20ⓒ정의철 기자

다만 통합당에서도 총선 과정 중 약속한 대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실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작게나마 나오고 있다.

당 중진 중 한 명인 조경태 최고위원은 같은 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저는 진작부터 국민들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할 수만 있다고 하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자는 여당의 입장과 유사하다"며 "야당이 과거의 발목 잡는 식으로 반대하는 그런 느낌이 드는 정책이나 정치는 이제 청산해야 한다. 여당이 하고자 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협력해주는 그런 달라지는 야당의 모습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합당이 총선에서 참패해 사실상 지도부가 공백 상태라는 점도 추경 협상의 걸림돌 중 하나다. 황 전 대표는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데다가 그 뒤를 이어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심재철 원내대표도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처지다.

통합당 내부의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이날 추경안 처리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던 여야 원내대표 회동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통합당 의원총회에서는 당 진로에 대해서만 집중적인 공방이 이뤄졌을 뿐 긴급재난지원금은 논의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자 "국채 발행은 안 했으면 좋겠다"며 "아직 논의 중"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오늘은 당 진로 관련한 것만 논의했고, 재난지원금에 대해서는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선 여야의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정부 입장은 지금 수정안을 낼 수 없는 것"이라며 "이제 국회에서 논의를 해봐야 하는 사안이다. 국회의 시간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야가 합의하면 정부가 입장을 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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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민족자주의 길에 나서라!!"

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 한미연합사 앞에서 24차 반미월례집회 열어
이기영 통신원  |  tongilbum6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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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20  12: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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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후 용산 한미연합사 앞에서 24차 반미월례집회가 열렸다. [사진-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 

“4.15총선 결과는 사회대개혁과 자주통일 실현을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

지난 15일, 21대 총선에서 국민들은 집권여당에 180석이라는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이는 적폐세력의 부활을 저지하고, 사회대개혁 실현과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이 반영된 결과다. 

지금 이 시간 노동자 민중들은 생존권과 일할 권리를 되찾기 위해 거리에서 고공에서 농성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세월호 사건은 또 어떠한가.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은 아무런 진척이 없다.

남북관계는 더 암담하기만 하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3년간 미국 눈치만 보느라 남북 정상이 합의한 소중한 약속들을 발로 차버렸다. 천문학적인 미군주둔비 증액을 요구하는 미국의 강도적 행태에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한 채 미국 비위 맞추기 바쁘다. 급기야 ‘코로나19’로 잠정 연기된 한미합동군사연습 조차 한국군 자체 훈련을 통해 기어이 북침전쟁연습을 감행했다.

“오직 동족대결을 위한 북침전쟁연습에 매달리는 국방부를 규탄한다”

   
▲ 이날 집회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동참하는 뜻에서 ‘1인시위’와 ‘기자회견’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진-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 
   
▲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른 캠페인. [사진-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 
   
▲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른 캠페인. [사진-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 

이날 사회자로 나선 원진욱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은 “최근 세계적인 코로나 확산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생명안전은 안중에도 없이 오직 동족대결을 위한 북침전쟁연습에 기를 쓰고 매달리는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군부호전세력들을 규탄한다”며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국방부와 한미연합사가 있는 용산미군기지를 향해 “한미합동군사연습 영구중단”, “혈세강탈·미군주둔비 증액 미국규탄”, “전쟁무기도입·무력증강 문재인 정부 규탄”, “대북적대정책 철회”, “한미동맹 해체” 등의 구호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이제 한반도 미래는 우리가 결정권 가져야 한다”

   
▲ “문재인 정부는 남북공동선언 이행에 적극 나서야한다”며 발언을 하고 있는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 [사진-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 

암투병 중에도 집회에 참석해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사)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은 “이번 4.15총선 공약을 보면 집권여당과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전쟁무기 도입과 군비증강, 대북제재 동참과 북 인권문제 언급까지 이전보다 더 반통일대결정책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번 총선에서 보여줬던 국민들의 뜻에 따라 한반도의 미래는 우리가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어정쩡하게 미국 눈치나 보지 말고 국민들의 요구대로 남북 정상이 합의한 4.27, 9.19선언을 조속히 이행해나가라”고 문재인 정부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또한 “한반도 전쟁종식과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해 불평등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폐기하고 조건 없는 전작권 환수, 주한미군 철수를 위해 적극 싸워나가자”고 호소했다.

“한미동맹 추종 말고 민족공조에 나서라”

   
▲ 이은비 학생은 “남북관계 교착상태 1차적 책임은 문재인 정부에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사대굴종 외세의존적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 

두 번째 발언에 나선 민주주의자주통일대학생협의회(민대협) 소속 이은비 학생은 “이미 한국은 미국산 무기도입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쓰고 있다. 미군기지 환경오염 부담비용에 호르무즈해협 독자파병까지 한미동맹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하고, “남북관계 교착상태 1차적 책임은 문재인 정부에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한미동맹을 추종해 동족을 적대할 것이 아니라 민족공조의 길에 적극 나설 것”을 주장했다. 

“지금은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 아니라 민생경제에 모든 역량과 재정을 집중해야”

   
▲ “무기도입 비용과 군사훈련 비용을 모두 삭감하라!” 이진호 평화통일시민행동 대표 [사진-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

다음 발언에 나선 이진호 평화통일시민행동 대표는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방위비 분담금과 군사훈련 기사를 보면 마음이 무너질 것 같다”며 “주한미군이 없으면 안보에 구멍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군사적 긴장감과 천문학적 비용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방위비 분담금 13% 인상은 역대 여느 정권에서도 없었던 최고 인상률이며, 지금은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할 경제적 위기의 심각성을 극복하기 위해 민생경제에 모든 역량과 재정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주도의 군사훈련은 국민의 평화와 생명을 내던지는 행위”라며, “문재인 정부는 무기도입 비용과 군사훈련 비용을 모두 삭감할 것”을 촉구했다.

“미군없는 세상, 자주통일 세상을 향해 힘차게 투쟁하자”

   
▲ “미국의 주둔비 인상 강요는 한국 국민들의 피를 빨아 먹고 사는 기생충과 같은 것이다.” 박소현 민중민주당 부대변인 [사진-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

마지막 발언에 나선 박소현 민중민주당 부대변인은 올해가 4·19혁명 60주년임을 강조하면서 당시 외쳤던 ‘오라 남으로! 가자 북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를 상기시켰다. 

박소현 부대변인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미국은 20여 차례 한반도 상공에 정찰기를 전개해 군사적 위협을 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북제재강화 법안인 ‘웜비어법’을 발효해 대북선제타격과 고립압살정책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미 주둔비가 1조원이나 남아도는 상황에서 주둔비 인상 강요는 한국 국민의 피를 빨아 먹으려는 기생충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미군 없는 세상, 미래통합당 없는 세상, 국가보안법이 없는 세상, 자주통일 세상을 향한 민심을 하나로 모아 60년 전 외쳤던 구호를 다시 힘차게 부르며 투쟁하자”고 외쳤다.

“민족자주의 길에 당당히 나서라”

   
▲ 기자회견문 낭독을 하고 있는 정동근 노후희망유니온 공동대표. 참가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에 대한 압도적 지지는 촛불염원을 실현하고 사회대개혁 완수와 평화와 번영, 통일을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이 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사진-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

이날 참가자들은 정동근 노후희망유니온 공동대표가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코로나 정국에도 오직 동족대결과 침략전쟁연습에 열을 올리고, 무력증강과 무장장비현대화에 광분하고 있는 군부호전세력을 규탄하고, △미국의 대북적대정책과 북침전쟁대결책동에 편승하여 소중한 남북합의 이행을 발로 차버린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민족의 화해와 단합, 자주와 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민족자주의 길에 당당히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용산미군기지 주변에 동시 1인시위를 진행했다. 

   
▲ 용산미군기지 주변에서 동시 1인시위. [사진-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
   
▲ 용산미군기지 주변에서 동시 시위. [사진-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
   
▲ 용산미군기지 주변에서 동시 시위. [사진-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

한펀, 같은 시간 부산에서도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 같은 시간 부산에서도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사진-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
   
▲ 같은 시간 부산에서도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사진-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
   
▲ 같은 시간 부산에서도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사진-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

이날 집회는 ‘코로나19’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동참하는 뜻에서 ‘1인시위’와 ‘기자회견’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범민련 남측본부를 비롯해 통일광장, 한국노총통일실천단, 양심수후원회, 평화협정운동본부, 민대협, 민중민주당, 평화통일시민행동, 통사민, 노후희망유니온, 우리사회연구소 등 여러 단체에서 참여했다.

 

[기자회견문]

문재인 정부는 친미사대 외세의존에서 벗어나 민족자주의 길에 나서라!!

최근 한국군은 단독으로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을 강행하고 이어 4일간 ‘지휘소연습’(CPX)을 진행하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잠정 연기된 한미합동군사연습 대신 한국군 자체 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지난 3월초 실시하기로 계획했던 한미합동군사연습이 코로나19 때문에 잠정 연기됐지만 본 연습 ‘지휘소연습’의 사전 준비연습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은 예정대로 진행한 셈이다. 그리고 ‘지휘소연습’ 또한 실제 병력과 장비가 움직이지 않는 컴퓨터 가상연습인 점을 감안하면 한미연합사령부와 주한미군과 대면접촉 대신 화상회의를 통해 연락을 최소화했을뿐 사실상 한미합동군사연습을 한국군 주도로 진행한 것이나 다름없다.

3월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자국의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때다. 심지어 군대들까지 방역사업에 동원시킬 때다. 하지만 남측 군부호전세력들은 국가적 재난사태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이 동족을 겨냥한 북침전쟁연습에만 기를 쓰고 매달리면서 고의적으로 정세를 긴장시켰다. 

우리는 세계적인 전염병 확산 정국에 오직 동족대결과 침략전쟁연습에 열을 올리고, 무력증강과 무장장비현대화에 광분하고 있는 정경두 국방부장관을 비롯한 반통일군부호전세력을 강력히 규탄한다. 또한 이러한 처사를 묵인하면서도 입으로만 ‘평화’타령을 늘어놓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 

최근 미국은 세계적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천문학적인 미군주둔비 증액을 계속 강요하고 심지어 주한미군 한국인 무급휴직까지 감행했다. 철저히 미국 자신들의 이익과 세계패권 실현을 위한 자금마련이 목적인 미군주둔비 인상에 문재인 정부는 굴욕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긴밀한 협의’니 ‘간접방안 모색’이니 하면서 미국준둔비 인상에 동조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비위를 맞춰야만 정권을 유지할 수 있는 것처럼, 미국의 대북적대정책과 북침전쟁대결책동에 편승하여 소중한 남북합의 이행을 발로 차버린 당사자가 바로 문재인 정부다. 
문재인 정부가 대미굴종자세와 동족대결책동을 멈추지 않는다면 지금의 남북관계 교착상태는 결코 해결될 수 없을 것이며 평화와 통일도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이야기하기 앞서 민족공조 한미합동군사연습 영구중단을 먼저 선언해야 한다. 진정으로 한(조선)반도 평화와 통일을 원한다면 사대굴종적 외세의존 정책에서 벗어나 민족자주의 길, 남북공동선언 이행의 당사자로 나서야 한다. 

지난 4.15총선에서 국민들은 민주당에 180석이라는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이것은 결코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이 잘해서 얻은 결과가 아니다. 1,700여만명이 일떠선 촛불혁명의 요구를 실현하고 사회대개혁의 완수를 바라는 국민들의 뜻이 모인 것이다. 보다 나은 새 생활, 새 정치, 새 사회를 바라는 국민들의 절박한 요구이다. 나아가 한(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바라는 국민들의 절실한 염원이 담긴 것이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사회대개혁을 실현하고 전쟁걱정이 없는 평화로운 나라, 민족의 화해와 단합, 자주와 통일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민족자주의 길에 당당히 나설 것을 요구한다. 

2020년 4월 18일
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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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당 “새로운 인물, 대표단 구성으로 당 혁신하겠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0/04/2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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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당이 3기 지도부 구성을 위한 당직 선거를 빠르게 진행한다. 

 

이상규 상임대표를 비롯한 현 2기 지도부는 2018년 8월 선출되었는데 임기는 2020년 8월까지였다. 지도부가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직 선거를 빠르게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 상임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 3기 당직선거를 조기에 실시하여 새로운 인물, 새로운 대표단이 당 혁신 전면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 코로나 이후 새로운 시대, 한국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민중당 3기가 힘 있게 끌어가겠다”라고 밝혔다.  

 

이 상임대표는 이번 총선 결과 흔들림 없이 개혁의 길로 가라는 국민의 열망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이 상임대표는 민중당이 당선자를 내지 못한 것에 뼈아픈 반성과 각고의 노력을 더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상임대표는 코로나 사태와 총선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진보적 대안이 절실해졌다며 민중당이 제시한 ‘전 국민 고용보험’에 대해 언급했다. 

 

아래는 이 상임대표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아래--------------------------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

 

촛불혁명 이후 처음 치러지는 총선이 여당의 압도적 승리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코로나 국난으로 힘과 마음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정쟁에만 몰두한 의회적폐세력을 유권자들은 철저히 응징했습니다. 

흔들림 없이 개혁의 길로 가라는 국민적 열망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민중당은 당선자를 내지 못했습니다. 뼈아픈 반성과 각고의 노력을 더하겠습니다. 

어려운 결단으로 선봉에 서주셨던 후보들,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당을 선전해주신 당원들, 정당투표 조직을 제일처럼 해주신 지지자와 민중당을 선택해주신 30만 유권자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와 총선을 통해 한국사회에서는 과감한 상상력을 통한 진보적 대안이 절실해졌습니다. 이미 민중당이 제시하는 대안이 실현되고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모두 가입되어 있는 건강보험처럼 모든 국민이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재난상황에서도 버텨낼 힘이 생깁니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는 농민수당이 지방정부 조례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를 법제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위해서는 ‘부와 빈곤의 대물림’을 끝장내야 합니다. 삶의 현장, 노동의 현장에서부터 일궈가겠습니다. 

무엇보다 3기 당직선거를 조기에 실시하여 새로운 인물, 새로운 대표단이 당 혁신 전면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코로나 이후 새로운 시대, 한국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민중당 3기가 힘있게 끌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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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 2위’ 현대건설 현장서 9개월새 6명 숨졌다

‘시공능력 2위’ 현대건설 현장서 9개월새 6명 숨졌다

등록 :2020-04-20 10:59수정 :2020-04-2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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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3월 건설 현장 사망사고 4건
현대건설, 계룡건설산업 등 네 곳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시공능력평가 2위 건설사인 현대건설이 현장 안전 관리에서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동안 4건의 현장 사고로 6명의 노동자가 숨져, 가장 많은 사망 사고를 냈다.

 

 

국토교통부는 20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위 건설사 가운데 지난 2월과 3월, 사망 사고가 발생한 건설사 4곳의 명단을 공개했다. 국토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현대건설 1명(다산신도시 진건지구 공공주택지구 자족용지 3-1 2블록 지식산업센터), 계룡건설산업 1명(서귀포성산 01BL 및 서귀포서홍ABL 아파트 건설공사 1공구), 이테크건설 1명(성수동 THE LIV 세종타워 지식산업센터 신축사업), 태왕이앤씨 1명(울산 KTX 역세권 Cb3-2 오피스텔 신축공사) 4곳에서 모두 4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국토부 두어달에 한번 꼴로 시공능력평가 100위 내 건설사의 현장 사망사고 발생 건설사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7월 서울 신월동 빗물저류배수시설 등 방재시설 확충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노동자 3명이 숨진 이래 8월 이천-문경 중부내륙철도 건설공사 6공구 사고(1명), 12월 신길재정비촉진지구 주택재개발 현장 사고(1명) 등 2월 다산신도시 사고(1명)까지 최근 9개월 동안 4건의 사고에서 모두 6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계룡건설산업 공사 현장에선 지난해 8월 서울도시철도 7호선 석남 연장선 건축 및 기계설비 공사 현장에서 1명이 숨진 뒤 6개월만에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국토부는 이들 4개 건설사를 상대로 5월부터 집중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하도급을 준 회사가 시공하는 현장의 사망 사고도 원도급인 현대건설의 사망사고로 집계한다. 구체적인 책임 소재를 따지기 앞서서 원도급사인 건설사의 안전 관리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941162.html?_fr=mt1#csidx8b0b8f97569cad2ac9c613daf35bb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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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세계, 네 개의 키워드를 주목하라

[좋은나라이슈페이퍼] 전환적 뉴딜의 필요성

우리나라에 코로나19 최초 확진자가 나온 지 꼭 석 달이 되었다. 신천지와 대구경북 지역의 집단감염 사태로 우리 일상이 완전히 바뀌어버린 지도 두 달이 되었다. 성공적인 방역으로 드디어 하루 신규확진자수가 한자리수까지 줄어들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부분적으로 완화하기로 했고, '생활 속 거리두기'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포스트 코로나' 준비를 선언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우리를 괴롭힐 것이고,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로 가는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본고는 보건과 경제에 대한 코로나19의 충격을 가늠해보고, 코로나19로 인한 국제질서와 사회경제시스템의 변화요인을 살펴본 후, 성공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정책적 과제를 제시한다. (필자)

 

 

코로나19의 보건 재앙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세계 대유행, 팬데믹(pandemic)이다. FT집계에 의하면 4월 19일 현재 190여 개국에 227만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14만8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도대체 언제나 코로나19 대유행이 종식될 수 있을 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고 죽게 될지, 의문과 걱정이 태산이다.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감염병에 관한 가장 권위있는 분석과 예측을 하는 기관 중의 하나인 런던의 임페리얼 칼리지(Imperial College, London)가 지난 3월 하순 몇가지 시나리오를 발표했다.(Report 12: The Global Impact of COVID-19 and Strategies for Mitigation and Suppression, Imperial College COVID-19 Response Team, 26 March 2020.) 

 

 

각국 정부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방치(No action) 할 경우 전 세계인구의 90%에 해당하는 약 70억 명이 감염되고 약 4000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한다. 물론 이런 나라는 거의 없다. 만약 각국 정부가 저강도 사회적 격리와 진단 및 치료를 실시하는 완화(Mitigation) 조치를 취한다면 인명 피해를 반으로 줄일 수 있으며, 고강도 사회적 격리 및 광범위한 추적·진단·격리를 포함하는 억제(Suppression) 조치를 취한다면 이를 훨씬 더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인구 10만 명당 주간사망자수가 1.6명에 달한 시점에서 억제 조치가 시작되면 감염자가 약 24억명, 사망자가 약 1000만 명으로 줄어들고, 인구 10만 명당 주간사망자수가 0.2명인 시점부터 억제 조치를 시작하면 감염자는 

약 4억7000만 명, 사망자는 약 186만 명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한다. 조기 개입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고 있다.

 

 

위의 예측이 끔찍한 것은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도 200만 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베트남 전쟁 이후 최악의 인명피해가 거의 확실시 된다.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폭발적 확산을 통제하고 진정세로 접어든 나라들이 희망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2차, 3차의 확산의 가능성이 상존한다. 또한 현재 나오는 공식 통계는 실제 피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중국의 통계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고, 미국과 유럽의 경우에도 실제 사망자수는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불충분한 진단검사 때문에 코로나19 관련 사망이 제대로 보고되지 않고 있으며, 실제 감염자수는 확진자수의 5~10배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참고로 2009년 H1N1 신종플루 대유행의 경우 WHO에 공식 통보된 확진자수는 1,632,710명, 사망자수는 18,449명이었지만, CDC와 WHO의 사후적 추정에 의하면 사망자수는 150,000~575,000명, 감염자수는 당시 세계인구의 11~21퍼센트인 7억~14억명에 달했을 것이라고 한다.)

 

 

무책임한 일부 정치인들의 한심한 행태를 제외하면 인류는 지금 코로나19 퇴치를 위하여 치열한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유행이 조기에 종식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이 사실이다. 대유행이 최종적으로 종식되려면 인구의 60~70%가 감염되어 집단면역이 형성되거나 혹은 백신이 대량생산되어야 한다.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강력한 억제 조치를 취하면 당연히 집단면역 형성이 늦어지고, 억제 조치를 조기에 완화하면 제2의 확산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필자와 같은 비전문가들은 세계 곳곳의 연구자들이 필사적으로 노력하여 기적을 만들어내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에만 최소 1년~3년이 걸린다고 한다. 1년 연기된 동경

올림픽도 비현실적이라는 견해가 늘고 있다. 지루한 싸움을 각오해야 할 것 같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여객기 운항 정보가 표시돼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2001년 개항 이후 처음으로 이달 들어 제주국제공항보다 여객편 수가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코로나19의 경제 충격
 

 

 

세계경제는 이미 대공황에 버금가는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코로나19가 경제에 주는 충격은 복합적이면서 다양한 악순환을 만들어내고 있다. 첫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의 강도에 비례하여 생산 차질과 수요 위축이 일어나고 있고, 생산 감소는 실업과 소득 감소를 낳아 수요 감소를 초래하고 이는 다시 생산의 감소를 초래하는 악순환이 존재한다. 둘째, 이렇게 실물경제가 악화하면서 기업이 부실화되고, 이는 금융부실 및 패닉을 초래하여 기업을 더욱 어렵게 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셋째, 불평등과 감염확산의 악순환이다. 불평등이 심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운 취약계층이 많을수록 감염확산이 빠르고, 취약계층을 더 가혹하게 공격하는 감염병이 확산될수록 불평등은 증가한다. 넷째, 감염 확산은 생존본능에 따른 보호주의·배타주의를 강화하고, 이는 경기악화를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존재한다.

 

 

방심하고 있다가 코로나19에 적기에 대응하지 못한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이 강력한 봉쇄 혹은 이동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경제활동이 급전직하하고 있다. 급기야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2020년 세계경제성장률을 –3.0%로 예측하였다. 작년 10월 전망치 3.4%에 비해 무려 6.4%포인트 하향조정이다. 글로벌금융위기로 2009년 세계경제성장률이 -1.7%였던 것에 비해서도 한층 심각한 숫자다. 각국의 과감한 경기부양정책에도 불구하도 금융경색과 신흥국 자본유출 등 세계적 금융위기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90여개국이 IMF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을 정도다. 한국의 경우는 다행히도 조기에 대규모 진단에 이은 빠른 추적과 격리를 중심으로 가혹한 봉쇄조치를 취하지 않고도 코로나19 억제에 성공한 탓에 경제 충격도 비교적 덜하다. 덕분에 IMF는 한국의 금년 성장률을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치인 -1.2%로 전망하였다. 방역 성공에도 불구하고 높은 대외의존도 때문에 심각한 타격은 불가피하고, 여전히 방역 및 경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연준 의장을 지냈던 버냉키를 비롯해서 상당수 전문가들이 V자형 조기회복을 예상하기도 했으나, 필자는 WHO가 대유행을 선언한 지난 3월 11일 이후 그러한 가능성은 사라진 것으로 보았다. 우선 코로나19가 전염성이 매우 높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감에 따라 조기 진화의 가능성이 실질적으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번 코로나19의 충격을 받으면 감염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 이후에도 엄청난 불확실성과 국내 및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으로 급격한 경제회복은 어렵다.(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경제에 대한 COVID-19 충격을 직접 충격과 불확실성 충격으로 나누어 보면 불확실성 충격이 직접 충격보다 더 크고, 경제가 전체충격에서 회복되는 데 2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Baker, Bloom, Davis and Terry, COVID-INDUCED ECONOMIC UNCERTAINTY, NBER Working Paper 26983, April, 2020.)

 

 

중국정부가 우한과 후베이성 중심의 감염폭발을 강력한 봉쇄조치로 진정시키고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이후에도 급격한 경제회복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다. 중국경제는 1/4분기에 -6.8% 성장이라는 충격적 경기하락을 겪었고, 2차 감염확산 우려와 수출 폭락세 등으로 어두운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각국 정부가 이러한 상황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유럽 등 각국이 초대형 금융지원과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대응에는 뚜렷한 한계가 있다. 경기침체의 원인이 전통적인 수요부족이나 금융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감염병 자체가 진정되지 않는 한, 생산과 수요의 실물충격과 이를 반영한 금융부실 문제를 막기는 어렵다. 금융·통화·재정정책은 경제 충격의 악순환과 패닉이 심화되는 것을 막고, 피해를 입은 개인과 사업체를 구제하는 역할을 할 따름이다. 또한 경성 통화를 보유한 미국, 유럽, 일본 등과는 달리 대다수 신흥국이나 개도국에게 공격적 경기부양 정책은 언감생심이다. 자칫 외환위기나 채무위기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의 한계 외에도 급격한 회복의 전망이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세계경제의 기초체력이 취약했다는 점이다. 선진국 경제의 장기둔화(secular stagnation), 중국의 성장률 하락, 양적 완화 지속에 따른 전 세계적 과잉부채, 소득불평등의 심화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 무엇보다 미중 패권경쟁과 자국우선주의를 추구하는 포퓰리즘 정권이 세계 각국에 속속 등장함에 따라 자유무역과 국제협력체제가 위협받고 있었다. 만약 대유행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주요국들의 국경봉쇄·수출규제 등 근린궁핍화(Beggar thy neighbor) 정책이 지속된다면 세계경제는 대공황과 유사한 L자형 장기침체를 겪게 될지도 모른다. 

 

 

'포스트 코로나'의 세계


 

 

역병은 흔히 정치·경제·사회·국제질서의 격변을 초래했다. 최초의 팬데믹으로 알려진 6세기의 유스티니아누스 역병은 비잔틴 제국의 몰락을 재촉했고, 17세기 중국의 흑사병은 거대한 인명피해와 함께 명나라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14세기 유럽의 흑사병은 사회질서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기도가 아닌 위생과 검역이 병을 물리치는 것이 드러남에 따라 신권은 하락하고 왕권이 강화되었으며, 인문주의 르네상스의 토양이 형성되었다. 인구의 반이 죽은 탓에 노동력 부족이 심화되었고, 토지소유주들이 노동력 확보를 위해 높은 임금을 제공하면서 농노제 해체를 가속화하였고, 자본주의의 맹아가 태어났다. 

 

 

역사적 위기가 반드시 진보를 낳는 것은 아니다. 위기는 진취적 가능성과 퇴행적 가능성 모두 내포한다. 유럽의 흑사병이 중세 암흑시대와 봉건제에 종지부를 찍고 르네상스와 자본주의 맹아를 낳았다고 했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서유럽의 얘기였다. 동유럽에서는 영주들의 가혹한 억압이 성공하여 오히려 이때부터 농노제가 확립되었고 그 결과 경제발전이 뒤처졌다. 대공황과 2차세계대전이라는 끔찍한 재앙을 겪은 이후 국제사회는 유엔과 브레튼우즈 체제를 중심으로 개방과 협력을 향한 진취적 변화를 선택했으나, 9/11 테러공격과 글로벌금융위기 이후에는 폐쇄와 배타주의를 향한 퇴행적 변화로 나아가고 말았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를 맞아서도 아직까지는 각국의 반응이 매우 퇴행적이다. 위기에 대응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선택과 실천만이 진취적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와 관련해서 필자가 보기에는 네 가지 커다란 선택과 실천의 과제가 있다. 첫째, 세계화의 미래다. 세계화의 흐름이 결정적인 도전에 직면한 것은 분명하다. 사실 신자유주의 시대의 초세계화(hyper-globalization)는 이미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느린 세계화(slowbalization)에 자리를 내주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역세계화(de-globalization)가 도래할 전망이다. 국경 폐쇄, 수출 규제 등 생존위기가 부추긴 자국우선주의가 판을 치고 있고, 글로벌가치사슬의 취약성이 부각된 탓에 향후 기업들은 리쇼어링 등으로 국내생산기반을 확보하여 리스크를 줄일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며, 농업생산의 차질과 마스크와 의료장비 부족을 겪은 각국 정부는 농업과 제조업 베이스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에 세계가 성곽시대로 되돌아가서는 안 된다. 성곽시대 회귀는 경제적 재앙이고 문명적 퇴행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아닌 새로운 세계화로 나가야 한다. 국제금융자본과 다국적기업이 주도하는 세계화 질서와 포퓰리즘과 국수주의에 기초한 반세계화 경향이 충돌하고 있는 근래의 상황을 돌파하고, 개방적 경제질서를 유지하면서 감염병 방역과 기후변화 대응, 금융안정과 탈세방지, 개발협력과 SDG 등 글로벌 공공재를 위한 국제공조를 강화해나가는 새로운 세계화를 지향해야 한다. 

 

 

둘째, 신자유주의 시대를 완전히 마감하고 경제민주화 시대를 열어야 한다. 시장만능주의, 작은정부론, 규제완화, 낙수효과, 긴축재정(austerity) 등을 주장한 신자유주의는 공공서비스와 사회안전망의 축소, 불평등 심화와 금융위기를 낳았다. 신자유주의는 ‘시장이 답이고, 정부는 문제’라고 주장했지만, 기업과 시장메커니즘에 의해 방역을 하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 방역 관련 정보와 물자의 생산과 분배에서 시장의 실패와 효과적인 정부의 중요성이 확인되고 있다. 위기 속에서 공공성의 재발견이 이루어지고 있다. 공공의료 등 공공서비스와 전국민의료보험 등 사회안전망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처한 사람들은 스스로의 감염과 타인에 대한 전염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경제활동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 

 

 

불평등이 심하고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이 부실한 미국이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아파도 병원비가 무서워 진단검사도, 치료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수두룩한 것이 신자유주의 천국 미국의 현실이다. 이미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퇴조 국면에 들어선 신자유주의는 코로나19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졌지만, 대안적 경제질서가 저절로 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불평등과 계층갈등이 심화하고, 경제적 혼란과 사회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 시장경제의 효율성과 역동성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민주적 의지를 모아 공공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경제민주화는 우리의 선택과 실천의 몫이다. 

 

 

셋째, 코로나19로 가속화될 디지털 전환의 미래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비대면 서비스가 이미 급증하고 있다. 교육, 근무, 회의 등을 원격으로 수행하고, 쇼핑, 오락, 의료, 금융, 행정 등도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다. 데이터 기반 방역 등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활용도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 문제는 디지털 전환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다. 모든 파괴적 혁신이 그렇듯이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패자가 나온다. 인공지능이 인간노동을 대체하여 수많은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우려가 많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온라인 쇼핑의 확대로 자영업자의 타격이 크고, ‘타다’의 사례에서 보듯이 사회안전망의 미비 때문에 극심한 갈등이 혁신을 가로막기도 한다. 최근에는 각급 학교가 온라인 등교를 실시함에 따라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 문제가 부각되고 있고, 확진자 동선 파악 등과 관련한 감시사회(Big Brother)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사회제도가 잘 뒷받침되지 않으면 디지털 전환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 이상으로 문제를 생산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은 비단 인프라, 인재, 기술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포용적 사회제도와 개인정보보호 및 활용에 관한 사회적 합의와 신뢰가 필요하다. 

 

 

넷째,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대응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기후변화 대응의 긴박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이래 감염병이 4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인류가 방역을 위한 사투를 벌이면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집단행동(collective action)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미국 민주당의 ‘그린 뉴딜’과 유럽연합의 ‘그린 딜' 등 본격적인 기후변화 대응 움직임이 나타났다. 유럽연합은 코로나19 피해기업에 대한 지원의 조건으로 녹색전환을 요구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과연 과거의 화석연료기반 경제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지속가능한 녹색경제를 만들어낼 것인가? 우리의 선택에 인류문명의 생존이 달려 있다. 

 

 

'포스트 코로나'로 가는 길목: 방역 우선의 원칙과 부위정경(扶危定傾)의 경제회복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를 미리부터 준비하는 것은 좋지만, 대유행이 종식될 때가지 정부는 방역 우선을 정책의 기본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단기적으로 보면 방역과 경제 사이에는 상충관계가 존재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하게 할수록 경제적 피해도 심하다. 하지만 섣부른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경기회복 도모로 방역이 실패하고 2차 확산이 일어나면 더 큰 경제적 대가를 지불하게 된다.(1918년 스페인독감 당시 미국에서 사회적 격리를 오래 지속한 도시일수록 이후 고용증대가 컸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되었다.(Correia, Luck, Verner, "Pandemics Depress the Economy, Public Health Interventions Do Not: Evidence from the 1918 Flu", 1 April , 2020.) 

 

 

마냥 경제를 희생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2차 확산을 무릅쓰는 모험을 해서도 안 된다. 세계 각지에서 조속한 완화를 주장하는 정치인과 신중론을 주장하는 전문가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지금까지 비교적 신중한 접근을 해온 우리나라 정부지만,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부분적으로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거쳐 ‘생활 속 거리두기'를 준비하는 시점이다. 중국과 싱가포르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새로운 감염확산에 대한 신속대응체제와 생활방역체제의 정착 등 정교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후로도 고효율 억제 체제를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

 

 

방역 우선 원칙 하에서의 경제정책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방역 지원에 우선적으로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준에 따라 정해진 대상에 대한 무료진단검사와 자가격리자 지원 등은 매우 잘한 일이다. 향후 방역에 협조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개인, 병원, 업소 등에 대한 지원을 더욱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의심 증상이 있어도 쉬지 못하는 이들이 없도록 유급병가제도와 상병수당제도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대부분의 나라는 사업주가 제공하는 유급병가와 사회보험에서 지원하는 상병수당으로 감염병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병가가 법으로 보장되어 있지 않고 사회보험에서 지원하는 상병수당이 부재하여, 관련 지출이 OECD 회원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급병가 및 상병수당을 제도화하는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이병희, "코로나19 대응 고용정책", KLI고용노동브리프 제95호, 한국노동연구원, 2020. 4. 14.) 

 

 

또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감염병에 취약한 작업환경 및 근무환경을 개선하도록 유도하고 지원하며, 카페, 음식점, 헬스장, 클럽 등 다중이용업소의 시설과 환경 개선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긴급 재난 구제 정책이다. 신속하고 충분한 피해 구제로 악순환을 방지하는 일이다. 이는 방역 상의 위험을 키우는 무리한 경기부양이 아니라 오히려 경제 붕괴를 막아 방역 상의 위험을 줄이는 정책이다. 먼저 긴급 금융시장안정화 정책이다.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로 신용경색을 최소화하고, 통화 스와프 추가 체결과 글로벌 금융시장 모니터링 및 자본유출입 관리 강화로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일이다. 다음으로 고용유지와 흑자도산 방지를 위한 기업 지원이다. 노동자의 잘못도 아니고 기업의 잘못도 아닌 일시적 외부 충격 때문에 발생한 어려움을 돕는 것은 도덕적 해이를 낳지 않으며, 회복기에 신속한 회복이 가능하도록 생산력을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 고용유지지원금의 대폭 확대와 피해 기업의 금융부채에 대한 일시적 원리금상환 유예를 포함한 과감한 금융지원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와 실업자,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것도 핵심적인 과제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도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사회안전망이 매우 부실한 우리나라에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이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중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서 필자는 '보편지원, 선별환수'라는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긴급재난지원금, 최선의 대안은 있다”, 프레시안, 2020. 3. 30. 긴급재난지원금, 여전한 논란과 여전한 대안”, [좋은나라이슈페이퍼], 프레시안, 2020.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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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거리두기'가 정착된 가운데 코로나19가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단계에 접어들면 경제회복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이때의 원칙이 부위정경(扶危定傾)이다. 위기극복 과정을 통해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잘못됨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개인과 국가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해야 한다. 소득·소비·성장보다 안전·건강·행복이 우선하는 나라가 되어야 하고, 시스템 차원에서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전·인권·환경 등의 가치가 규제정책과 공공투자에 우선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또한 회복탄력성이 높은 경제를 위하여 기본을 튼튼히 해야 한다. 중장기적 재정건전성과 금융기관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글로벌가치사슬 붕괴에 대비하여 농업과 제조업 기반을 유지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업지배구조 선진화와 사회적 자본 확충도 중요하다. 특히, 피해 기업을 지원할 때, ‘이익의 사유화와 손실의 사회화'를 방지하도록 고용유지 및 주주의 손실분담과 지배구조 개선 등에 관한 엄격한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 

 

 

미래지향적 구조조정도 필요하다. 구조적 쇠퇴기에 접어든 사양산업이나 경쟁력을 상실한 좀비기업은 정리해야 한다. 온라인 쇼핑, 원격교육, 온디맨드 서비스 등 언택트 경제 부상, 의료서비스와 바이오헬스 산업 확대, 산업지능화와 연계된 5G 통신설비, 로봇, 3D 프린터,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센서, 시스템반도체 등의 수요 확대 등 산업구조 변화와 미국과 유럽의 탈중국 공급망 재편 가속화 등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변화 등을 내다보면서 미래지향적인 산업 및 기업 구조조정 마스터플랜 마련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포스트 코로나'를 향한 '전환적 뉴딜'과 새로운 국제협력체제 구축


 

 

코로나19 위기 이후 경제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전략적 재정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강력한 경기회복정책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경제' 구축을 위한 과감한 발전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루어야 한다. 필자는 이미 작년에 휴먼 뉴딜,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을 포괄하는 '전환적 뉴딜'을 제안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에 '전환적 뉴딜'을 제안한다", [좋은나라이슈페이퍼], 프레시안, 2019. 7. 8.) 

 

 

지속가능성의 위기에 봉착한 기존의 발전경로를 근본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전략적이고 효율적인 재정투입을 하자는 제안이다. 휴먼 뉴딜은 만인의 존엄과 인격의 평등을 보장하고, 국가경제의 성장보다 개개인의 자아실현과 복리를 우선하는 사람우선 사회로의 전환을 추구한다. 자본투자보다 사람역량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기업이윤보다 생명과 행복을 우선하는 '사람중심 경제'를 구축하는 일이다. 디지털 뉴딜은 산업경쟁력 강화와 사회문제 해결의 동력으로서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전략적 재정투입과 아울러 규제 혁신과 제도 개선을 추구한다. 그린 뉴딜은 에너지 전환과 자원순환경제를 실현하여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을 억제하고, 환경관련 기술혁신과 일자리 창출을 추진하는 일이다.

 

 

지난 20년 동안 실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의 쌍끌이 하락이 일어났고, 성장 둔화와 양극화의 악순환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을 하회하는 인구절벽에 부딪쳤다. 전반적으로 혁신이 부진한 가운데 특히 4차 산업혁명 분야의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었다. 미세먼지, 쓰레기 산,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가 일상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지속가능성의 위기가 심화하는데도 우리는 서서히 데워지는 냄비 속의 개구리처럼 얌전히 죽어가고 있었다. 제도와 정책의 경로의존성 탓에 기존 발전경로를 급격하게 전환하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다. 필자의 '전환적 뉴딜' 제안이 지식인들과 정치인들 사이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지만, 이를 실제 정책으로 실행하기 위한 동력은 얻지 못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전환적 뉴딜’을 추진할 천재일우의 기회가 찾아왔다. 위기와 재앙은 그 크기에 비례해서 기존 질서를 파괴하고 새로운 질서를 잉태할 가능성을 제공한다. 

 

 

코로나19가 드러낸 기존 질서의 문제점과 해결의 지향점은 '전환적 뉴딜'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코로나19 앞에 무너지는 시장과 구원자로 나선 정부의 대조가 극명하고 사회안전망과 공공성의 가치가 각인되고 있다. 사람중심 경제와 사람우선 사회라는 새로운 가치관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회적 격리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폭증하면서 디지털 전환이 성큼 다가오면서 포용적 제도혁신의 필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기후변화가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오면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집합행동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렇게 휴먼 뉴딜,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의 당위성이 드러나고 있다.

 

 

우리가 '전환적 뉴딜'에 성공한다면 국제협력체제 재편과 새로운 세계화를 추진하는 데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BTS와 '기생충'으로 우리의 문화적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고 해서 우리의 문명적 주도성이 인정된 것은 결코 아니다. 코로나19 방역의 상대적 성공은 세계가 한국을 괄목상대하도록 만드는 데 훨씬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가혹한 봉쇄 없이 조기 대응, 대량검사·신속추적·효율치료 중심의 과학 기반 대응, 드라이브스루 검사와 GPS를 이용한 추적 등 혁신적 방법 동원, 시민참여를 독려한 민주적 대응으로 효과적인 방역에 성공한 것을 세계가 주목하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국제사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 선진적 방역과 아울러 효과적 경기회복을 이루고, 특히 '전환적 뉴딜'에 입각하여 '지속가능한 경제' 구축에 앞서가는 것이야말로 한국의 세계사의 중심에 놓게 될 것이다.

 

 

코로나19 방역에서 동아시아가 상대적으로 잘하고 미국과 유럽이 실패하면서 오리엔탈리즘의 종언을 말하는 이들이 있다. 과학적 서구와 미신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아시아라는 신화는 깨질 것이다. 중국의 경제적 부상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무역전쟁 및 패권경쟁에서 미국이 더 큰 타격을 받는 것도 불가피할 것 같다. 나아가 서구의 개인주의·시장주의 경향과 동아시아의 집단주의·국가주의 경향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질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아시아가 서구에 비해 우월하다거나 헤게모니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계몽주의 이래 서구가 주도한 자유와 인권의 이상은 여전히 소중하고, 서구 과학기술의 우위도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우위를 점하고 헤게모니를 잡는 위계적 질서가 아닌 상호존중과 상호협력의 질서를 구축하는 일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글로벌 공공재를 위한 국제공조를 통한 인류공동번영을 지향하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강압적·봉쇄적 방식을 사용한 중국과 달리 민주적·개방적 방식으로 효과적 감염병 억제에 성공한 한국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42010434564354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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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구민이 강남에서 당선된 이유... 아직 유효한 24년 전 전략

[역사로 보는 오늘의 이슈] 강남 3구 보수 성향 투표의 기원

20.04.20 07:49l최종 업데이트 20.04.20 07:52l

 

 

애국가 부르며 눈물 흘리는 태구민 후보 16일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강남구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애국가를 부르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애국가 부르며 눈물 흘리는 태구민 후보 16일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강남구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애국가를 부르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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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의 당선이 화제다. 탈북민(탈북자) 이미지가 강한 그는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 지역인 강남갑에서 58.4%의 득표를 거둬 사실상 압승을 거뒀다.

이 일이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은 그가 탈북민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강남갑에서 당선됐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그간 이곳에서 당선된 역대 국회의원들과 비교할 때 그의 이미지는 확연히 다르다.

2015년 5월 가족과 함께 망명한 태구민은 그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격렬히 비난했다. '김정은은 비핵화 의지가 없다'며 북미정상회담에 도움이 안 되는 발언들도 쏟아냈다.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부동산 세금 문제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하기는 했지만, 그의 최대 관심사는 김정은 위원장 비판과 탈북민 지원에 맞춰져 있다.

 

당선이 유력시되던 16일 새벽 MBC와의 인터뷰 때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라는 질문에 그가 가장 먼저 언급한 것도 탈북민 강제북송 금지다.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뒤 귀순한 북한 주민 2명을 북으로 추방한 작년 11월 사건이 재연되지 않도록 북한주민 추방 금지법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가 탈북민 인권운동에 나서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또 북한 정권 비판 활동 역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강남갑 유권자들이 그런 활동을 중점 지원하고자 그에게 압도적 승리를 안겨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보다는 종부세 부과 등 이른바 '세금폭탄'을 반대하는 미래통합당 후보이기에 그를 뽑아줬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는 신사동·압구정동·청담동·논현동·역삼동 전체에서 58.4%를 득표했다. 그중에서도 압구정동 득표율은 78.3%다. 현대아파트가 밀집한 압구정동 1·3투표소의 경우는 각각 87.5%와 86.6%였다. 그가 보수정당 후보라는 점과 더불어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발이 그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음을 추정케 하는 자료다.

처음부터 강남이 이러진 않았다... 야당 지지와 소신투표의 역사 
 
반포주공아파트 반포주공아파트는 동작대교 남단 한강변을 매립하여 조성한 16만7000평(55만여㎡)의 부지에 건설됐다. 242억원이 투입된 반포1단지는 초대형 아파트단지로 당시로서는 중대형 평수인 22평형, 42평형, 64평형으로 구성되었고, 중앙난방과 복층형이 처음 도입되어 주민들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1978년 5월 20일 촬영
▲ 반포주공아파트 반포주공아파트는 동작대교 남단 한강변을 매립하여 조성한 16만7000평(55만여㎡)의 부지에 건설됐다. 242억원이 투입된 반포1단지는 초대형 아파트단지로 당시로서는 중대형 평수인 22평형, 42평형, 64평형으로 구성되었고, 중앙난방과 복층형이 처음 도입되어 주민들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1978년 5월 20일 촬영
ⓒ 서울역사박물관 디지털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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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구민 후보 사례에서도 나타나듯이 강남 3구는 보수 정당의 텃밭이다. 이곳에서 출마하는 보수 정당 후보는 결정적 하자만 없다면 상당한 당선 가능성을 안고 출발선에서 발을 뗀다. 북한 정권 비판과 탈북민 정책에 주력하는 태 후보가 당선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 가능하다.

그런데 부촌이 무조건 보수 정당을 찍는 것은 아니다. 부유한 지역이라고 해서 무조건 보수 정당을 찍는다면, 박정희·전두환 시절에 두드러졌던 여촌야도 현상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공업화정책의 결과로 도시가 훨씬 부유해졌는데도, 그 시절에는 보수 여당이 농촌의 지지를 받고 야당은 도시의 지지를 받았다.

과거에는 전국에서 가장 잘사는 서울 지역에서 민주 계열 정당이 강세를 보였다. 한마디로 서울은 '야성의 도시'였다. 이는 잘 산다고 해서 무조건 보수 정당을 찍는 게 아님을 잘 보여준다.

이 점은 강남 개발로 인해 강남권이 부자 동네가 된 이후 역대 선거에서도 드러난다. 1975년 10월 1일 성동구에서 강남구가 독립되면서부터 강남권 역사가 본격화됐지만, 그 후로도 오랫동안 강남권은 야당 성향을 표출했다. 서울 시내 여타 지역들처럼 여촌야도 경향을 보였던 것이다.

1개 선거구에서 2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로 치러진 1979년 10대 총선 때, 지금의 서초구까지 포괄했던 강남구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는 야당인 신민당의 정운갑 후보였다. 51.5%를 득표한 그는 28.4%를 기록한 2위 민주공화당(공화당) 이태섭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전두환 신군부의 12·12 및 5·17 쿠데타로 민주정의당(민정당)이 정권을 잡은 뒤에 치러진 1981년 11대 총선에서는, 민정당으로 당적을 바꾼 이태섭이 35.9%를 얻어 2위인 민주사회당 고정훈 후보(29.7%)와 동반 당선됐다. 하지만 이 시점은 상당수 정치인들이 정치규제 대상자로 묶인 데다가 민정당 2중대인 관제 야당들이 득세한 탓에 정통 야당이 힘을 쓰지 못할 때였다. 그렇기 때문에 11대 총선에서 민정당 후보가 당선된 것을 두고 이 지역에서 보수 정당이 강해졌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 이 점은 정통 야당이 정계에 복귀한 1985년 12대 총선에서 신한민주당 김형래 후보와 민한당 이중재 후보가 각각 1·2위를 차지하고 민정당 이태섭이 3위로 밀려난 데서도 확인된다.

강남권에서 민주 정당이 우세를 점하는 경향은 6월항쟁 이후의 소선거구제(1선거구 1인 선출) 하에서도 이어졌다. 1988년 13대 총선 때 강남권 6개 선거구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보수 정당 후보는 삼성동·대치동·개포동·전곡동·일원동이 포함된 강남을에서 출마한 이태섭뿐이었다.

동일한 경향이 3당 합당 뒤의 1992년 14대 총선 때도 연결됐다. 강남권 6곳에서 보수 정당이 당선된 곳은 민주자유당(민자당) 김덕룡 후보를 배출한 서초을뿐이었다. 이때 강남권 여타 지역에서는 야권 거물들이 대거 당선됐다. 서초갑에서는 신정치개혁당의 박찬종, 강남갑에서는 통일국민당의 김동길, 강남을에서는 민주당의 홍사덕이 당선됐다.

1981년 12월 29일자 <경향신문>에 강남 학군의 인기를 반영하는 '강남에 학생 위장전입 러시'라는 기사에 실린 데서도 느낄 수 있듯이, 강남권이 최고 부촌이 된 것은 1992년 14대 총선보다 훨씬 이전이다. 그런데도 1990년대 초반까지도 강남 유권자들은 보수 성향을 갖지 않았다.

14대 총선은 민정당 주도하에 통일민주당과 신민주공화당이 3당 합당을 통해 민자당이라는 보수 대연합을 이룬 뒤에 치러진 첫 선거였다. 그런데도 강남권은 보수 대연합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야당 후보들에게 표를 던졌다.

1996년 1월 31일 자 <한겨레> 기사 '4·11 총선 판세 예비점검 3. 서울 강남권역'이 "서초에서 강남과 송파를 거쳐 강동까지 이어진 강남 지역은 특성상 서울에서 가장 지역적인 바람을 타지 않는 곳"이라며 "대체로 인물로 승부가 갈라지는 곳"이라고 높게 평가한 것은, 강남권 유권자들이 집권여당인 보수 정당에 무조건 표를 주지 않고 유능한 후보들에게 소신 투표를 했기 때문이다.

1996년 신한국당, '강남 벨트'를 묶다
 
 1996년 15대 총선 홍준표 후보 선거벽보
▲  1996년 15대 총선 홍준표 후보 선거벽보
ⓒ 선거정보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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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강남권의 정치성향을 보수 성향으로 바꾸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이 있다. 바로 신한국당의 1996년 총선 전략이다.

1988년 총선에서 299석 중 도합 230석을 차지한 민정당(125석), 평화민주당(70석), 신민주공화당(35석)이 민자당으로 뭉쳐 1992년 총선에 임했는데도, 민자당은 과반수 확보에 실패했다. 1988년 민정당 의석보다 약간 많은 149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한 보수 진영의 위기감이 낳은 선거 전략 중 하나가, 야성의 도시인 서울에 보수 정당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서울 시내 최고 부촌들을 하나의 벨트로 묶는 것이 바로 그 전략이었다. 나란히 붙어있는 서초·강남·송파구를 강남 벨트로 묶고 이 지역의 연대감을 강화했다.

1996년 2월 4일자 <한겨레> 기사 '신한국, 강남벨트에 총선 사활'에 이런 대목이 있다.

"신한국당은 서울의 강남 지역을 '김영삼 벨트'라고 부른다. 신한국당이 15대 총선에서 서초·강남·송파로 이어지는 이 지역을 그만큼 중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2일 뚜껑을 연 공천에서도 이 지역을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가 확인됐다. 신한국당은 서울 어디에 내놓아도 당선을 자신했던 최병렬 전 서울시장을 전격적으로 발탁해 서초갑에 배치했다. 뿐만 아니라 홍준표 변호사(송파갑)와 최한수 건국대 교수(송파병) 등 인사를 차출했다."

신한국당이 강남권에 공을 들이는 이유에 관해 이 기사는 "47개 의석이 걸린 서울에서 22석을 목표로 삼고 있는 신한국당으로서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이 지역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한 뒤 "신한국당이 이 지역에서 승리할 경우 중산층의 지지를 받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국당은 단순히 유력 후보들을 강남권에 배치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한걸음 더 나아가 강남권 후보들의 상호 연대를 강화함으로써 이 지역 유권자들이 보수 후보들을 매개로 연대감을 갖도록 만들었다. 그해 3월 21일 자 <한겨레> 기사 '뭉쳐야 이긴다, 인접지역 공동전선 달라지는 선거문화'는 이렇게 말한다.

"신한국당 서울 강남 갑·을, 서초 갑·을 등 4개 선거구 후보들은 지난달 말 '강남·서초 윈·윈 벨트'를 발족했다. 강남·서초 지역이 동일 생활권에 속하고 지난해 서울시 구청장 선거에서 유일하게 여당이 승리한 곳이란 점 등에 착안해 공동 선거운동을 생각해낸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 4개 지역 공통공약 설정, 합동정당연설회·공동공명선거실천결의대회 개최, 공동 지역순방, 홍보물에 사진 같이 싣기, 공동 영상물 제작 등을 할 계획이다."

1992년 대선 직전의 초원 복국집 사건 당시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은 부산 지역 기관장들을 복국집에 모아놓고 "우리가 남이가?"라며 김영삼 당선을 위해 영남의 단결을 촉진하자고 열변을 토했다. 이 발언의 유출로 인해 민자당이 타격을 입는 듯했지만, 도리어 영남 지역감정에 불이 붙으면서 김영삼이 순조롭게 당선될 수 있었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전략의 응용판이 1996년 총선의 강남벨트 전략이었다고 볼 수 있다. 강남 3구 유권자들에게 서울 부촌 주민이라는 일체감을 심어주고, 이들의 보수 성향을 자극한 신한국당의 총선 전략이 강남권 보수화를 자극한 계기였다고 볼 수 있다.

2016년에 <한국행정학회 학술발표 논문집>에 수록된 오성택 선관위 연구관의 논문 '보수지역주의의 추세에 관한 연구 - 제10대~제20대 국회의원선거의 강남3구 선거구를 중심으로'는 "1996년 4월 11일 실시한 제15대 국회의원선거의 강남 3구 전체 7개 선거구에서 송파구병 선거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6개 선거구에서 보수지역주의 정당이 당선된 후 실시된 선거에서도 보수지역주의 현상이 심화되었다"고 설명한다.

위기에 처한 신한국당이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강남벨트 전략을 내놓은 게 뜻밖에도 주효함에 따라 1996년부터 강남권의 보수화가 나타나고, 이런 분위기가 태구민 후보의 당선이라는 지금의 현상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2016년 20대 총선에서 이 철통에 살짝 금이 갔다. 강남을에서 민주당 전현희 후보가 당선되고, 송파병에서 민주당 남인순 후보가 당선된 것이다. 송파을에서는 민주당 최재성 후보가 2018년 재보선 때 당선됐다.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전현희 후보와 최재성 후보는 낙선했지만 남인순 의원은 재선에 성공했다.

강남권이 부촌이 된 것은 박정희식 경제개발의 결과였다. 하지만 이런 경제개발에 대해 계속 향수를 갖는 것은 강남권의 미래에 결코 이롭지 않다. 코로나19와 관련해 국민 대부분이 기본소득제를 말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데서도 나타나듯이, 지금 한국 경제는 기존 경제체제와는 다른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희식 경제개발로는 더 이상 적응할 수 없는 4차 산업혁명으로 한국 사회가 접어드는 현상은, 강남권의 보수 성향에도 중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1996년 이후의 '강남권 투표 스타일'도 고정불변은 아니게 될 거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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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재승인 앞두고 ‘채널A·TV조선 재승인 취소’ 靑국민청원 20만 돌파

2018년에도 23만 명이 동의한 ‘TV조선의 종편 허가 취소 청원’
 
임병도 | 2020-04-20 08:53:1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방송통신위원회의 채널A와 TV조선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재승인 취소 청원이 2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이 제안한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의 공적 책임 방기하고 언론이기를 포기한 채널A와 TV조선의 재승인을 취소하라’는 청원은 19일 오후 1시쯤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 명을 넘어 한 달 내에 공식 답변을 듣게 됩니다.

하지만 청와대 공식 답변보다 더 중요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재승인이 20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채널A와 TV조선 재승인 유효기간은 4월 21일로 방통위는 지난 17일 오후 재승인 여부를 결정하려고 했지만 허욱 상임위원이 일신상 이유로 회의에 불참해 회의가 연기됐습니다.

2018년에도 23만 명이 동의한 ‘TV조선의 종편 허가 취소 청원’

▲2017년 TV조선 조건부 재승인 이후 2018년에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허가 취소 청원 ⓒ청와대 홈페이지 화면 캡처

TV조선의 종편 재승인 국민청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2018년에도 재승인 취소 청원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왔고, 23만 명 이상이 동의했습니다.

당시 청와대 정혜승 뉴미디어비서관은 답변을 통해 ‘언론 자유 확대, 언론 자유 보도도 중요하지만 공공성, 객관성 등은 언론사가 누구보다 더 지켜야 할 가치이다.’며 ‘신뢰받는 언론이 되기를 국민들이 바라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나 종편 허가 취소에 대해서는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방통위가) 업무정지 혹은 청문, 이런 절차를 거쳐서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라는 원론적인 답변뿐이었습니다.

종편은 3년마다 재승인 심사를 받습니다. TV조선은 2017년 3월 심사 기준점 650점에 미달하는 625점을 받았습니다. 당시 방통위는 TV조선에 대해서 오보, 막말, 편파방송 관련 법정제재를 매년 4건 이하로 감소시킬 것을 조건으로 재승인을 했습니다.

TV조선 심사 기준 650점은 넘었지만, 중점 심사사항 50% 미달

TV조선과 채널A는 종편 재승인 심사 총점 1000점 중 각각 653.39점과 662.95점을 획득했습니다. 심사 기준점인 650점을 겨우 넘겼습니다. 650점 미만이면 재승인 거부 또는 조건부 재승인이 가능합니다.

650점은 넘겼지만, 두 채널 모두 중점 심사사항인 ‘방송의 공적 책임’ 평가 점수가 210점 중 각각 104.15점과 109.6점으로 나왔습니다.

방통위는 지난해 9월 종편 심사계획을 발표하면서 650점이 넘어도 중점 심사사항의 평가점수가 배점의 50%에 미달할 경우 조건부 재승인 또는 재승인 거부를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TV조선, 채널A 조건부 재승인 가능성 높지만…

▲tbs와 TV조선의 심의결과와 비율(2017/5/1~2019/12/31, 보도·시사프로그램 한정) ⓒ 민주언론시민연합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 명이 넘는 등 TV조선과 채널A 재승인 취소를 요구하는 국민 여론은 높지만, 두 채널의 취소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 지난 2017년처럼 조건부 재승인인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는 1년 이내 법정제재 매년 4건 이하 등의 조건을 내걸어도 TV조선의 오보, 막말, 편파 방송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다른 방송과 비교해 편파적이거나 봐주기 심사 의혹도 나옵니다.

민언련 보고서를 보면 방통위는 같은 기간 상정안건이 92건으로 가장 많았던 TV조선에 대한 심의결과 ‘문제없음’이 17건, ‘법정제재’는 4건에 불과했지만, 김어준의 뉴스공장으로 유명한 tbs는 상정안건 18건에 ‘법정제재’가 7건이나 됐습니다.

TV조선은 2011년 첫 승인 때부터 지금까지 특혜성 재승인 의혹과 주식부당거래 의혹 등을 받고 있습니다. 채널A는 소속 기자가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여권 인사의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취재원을 압박하는 위법적인 취재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언론은 신뢰가 생명입니다. 오보, 막말, 편파방송 등으로 신뢰를 잃은 언론은 언론으로서의 생명을 다했다고 봐야 합니다. 방통위가 존재 가치를 잃은 종편 채널에 재승인을 해줄 경우 언론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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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수 허찬형, 북녘땅 밟지 못하고 대전서 잠들다

“외세와 분단시대 최선을 다하고 가신 분...”, “유해라도 북으로 보내야...”
대전=임재근 객원기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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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19  19: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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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애국지사 허찬형 선생 추도식’이 19일 오전 11시, 선생의 유해가 안장된 대전추모공원에서 진행되었다.[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지난 17일 입원 중인 요양병원에서 운명한 대전 거주 장기수, 고 허찬형 선생의 추모식이 19일 오전 11시에 진행되었다.

선생의 유해가 안장된 대전추모공원(대전 서구 괴곡동)에서 진행된 ‘통일애국지사 허찬형 선생 추도식’에는 허찬형 선생의 운명을 애도하고, 추모하기 위해 유가족과 대전 지역 단체 성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추도식은 고인의 약력 소개부터 시작됐다. 6.15대전본부 박희인 집행위원장이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식민지 시기와 해방 시기, 한국전쟁 시기 등 고인의 삶을 소개했다.

   
▲ 고인의 약력을 소개하고 있는 6.15대전본부 박희인 집행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이날 추도식에서 추도사에 나선 문성호 양심과인권-나무 상임대표는 “허찬형 선생님은 젊은 후배들에게 말을 할 때도 존중하는 표현을 했다”며 “특히 귀가 잘 들리지 않으셨기 때문에 두 손으로 귀를 감싸고 경청을 하곤 하셨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그러면서 문성호 대표는 “말을 하실 때는 허리를 꼿꼿이 세우시고, 통일정세에 대해서 날카롭게 말씀하셨던 기억들이 난다”며 “선생님처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 담아 들으려는 경청의 자세처럼 통일을 위해서 함께 손잡고 가자”고 말했다.

이영복 대전충남겨레하나 공동대표도 “늘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따뜻하게 보살핀 것처럼 후배로서 선생님의 가름침대로 살겠다”며 “선생님의 뜻을 새기어 남은 동지들을 보살피며 살겠다”고 말했다.

   
▲ ‘통일애국지사 허찬형 선생 추도식’에 참석한 이들이 끝내 고향에 가지 못하고 운명한 허찬형 선생의 죽음을 애도하며, 고개를 숙인 채 추도사를 듣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대전민중의힘 이대식 상임대표는 “허찬형 선생님은 항상 고향을 땅을 가고 싶어 했다”며 “선생님이 그리워하던 고향 땅을 생전에 밟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통일을 이루어 유해라도 고향 땅에 보내드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단법인 ‘정의 평화 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도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왔다. 

권오헌 명예회장은 “허찬형 선생은 ‘조선인민군으로써 전쟁에 참여하신 자긍심’, ‘전쟁포로의 국제법상 권리로 조건없는 송환’, ‘이 땅에서 침략외세를 몰아내고 자주통일세상을 보시겠다는 희망’, 이 세 가지를 일관되게 말해 왔다”며, “외세와 분단시대 최선을 다하고 가신 선생님”이라고 고인을 추억했다. 그러면서 “거의 한 세기에 걸친 선생님의 조국과 민족을 위한 그 힘들었던 일은 남은 사람들에게 맡기시고 이제 편안히 잠드시길 빌겠다”며 추모의 말을 덧붙였다.

   
▲ 사단법인 ‘정의 평화 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이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 ‘통일애국지사 허찬형 선생 추도식'에서 고인의 아들인 허성만 씨가 가족을 대표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추도식의 마지막은 유가족들 대표해 고인의 아들인 허성만 씨가 나와 “지역에서 함께 활동하신 분들이 계셔서 아버님을 편안히 모실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고인의 유해는 이날 오전 대전정수원에서 화장한 후 대전추모공원 3봉안당(3층 구절초 3767)에 안치되었다.

한편, 대전추모공원에는 대전에서 거주하다 먼저 운명한 고 장광명(2003년 작고, 1봉안당 1층 매화 4978) 선생과 고 이찬근(2016년 작고, 2봉안당 3층 아카시아 8529) 선생이 안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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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관점에서 바라본 4.15총선의 다른 모습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04/20 10:33
  • 수정일
    2020/04/20 10:3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개벽예감 391] 민중의 관점에서 바라본 4.15총선의 다른 모습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0/04/2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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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국민의 요구와 이익이 상충되는 계급사회

2. 사회계급구조와 삼분화현상

3. 세 가지 정치이념과 세 종류의 정당

4. 더불어민주당 선거승리의 다른 측면

5. 몰계급적 투표와 민중당의 선거참패

 

 

1. 국민의 요구와 이익이 상충되는 계급사회

 

2020년 4월 15일에 시행된 제21대 국회의원선거는 집권당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정치평론가들은 선거결과를 여러 각도에서 분석했지만, 민중의 관점에서 분석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 한국의 주류언론매체들은 민중을 기피대상으로 여기면서 민중의 관점을 배제하기 때문에, 민중의 관점에서 4.15총선을 분석한 보도기사는 전혀 없다. 이런 현상은 민중을 기피하거나 혐오하는 사회정치적 현실을 드러내 보여준다. 

 

그러나 사회와 역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직 민중의 힘에 의해 변화, 발전되는 것이므로, 사회정치적 현실을 민중의 관점에서 인식하고 분석하는 것은 가장 합리적이고, 정당한 일이다. 4.15총선을 민중의 관점에서 분석하려면, 민중의 관점이 무엇인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헌법 제1조 제2항에는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되었다. 그 조항에 명시된,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권력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권력은 통치권이다. 모든 권력들 가운데서 통치권을 가장 중시해야 하는 까닭은, 그것이 사회 전체를 유지하고 관리하고 통제하고 지도하는 최고 권력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통치권은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으로 이루어진 최고 권력이다.

 

그런데 국민은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최고 권력인 통치권을 직접적으로 행사하지 못한다. 통치하는 주체가 있으면, 통치를 받는 객체도 있어야 하므로, 국민은 스스로를 통치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은 자기의 통치권을 통치세력에게 위임해야 한다. 국민이 자기의 통치권을 통치세력에게 주기적으로 위임하는 집단적 정치행위를 선거라고 하며,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3대 통치권 중에서 입법권을 위임받은 통치기관을 국회라고 한다. <사진 1>

 

▲ <사진 1> 국민은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최고 권력인 통치권을 직접적으로 행사하지 못한다. 통치하는 주체가 있으면, 통치를 받는 객체도 있어야 하므로, 국민은 스스로를통치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은 자기의 통치권을 통치세력에게 위임해야 한다.국민이 자기의 통치권을 통치세력에게 주기적으로 위임하는 집단적 정치행위를 선거라고 하며,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3대 통치권 중에서 입법권을 위임받은 통치기관을 국회라고 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국민으로부터 입법권을 위임받은 국회는 입법활동을 통해 통치권의 주인인 국민의 요구와 이익을 실현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현실 속에 존재하는 국회는 국민의 요구와 이익을 위해 복무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싸우는 정쟁만 일삼고 있다. 국회가 국민의 요구와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복무하지 않는 근본원인은 그들이 복무해야 할 국민이 사회계급적으로 분렬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국민으로부터 입법권을 위임받은 국회는 입법활동을 통해 통치권의 주인인 국민의 요구와 이익을 실현해야 마땅하다. 국회가 통치권의 주인인 국민의 요구와 이익을 위해 복무할 때,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 속에 존재하는 국회는 영 딴판이다. 국민의 요구와 이익을 위해 복무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싸우는 정쟁만 일삼고 있다. 국회의원들 가운데 자신이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그들의 실제행동은 그런 말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들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말만 앞세울 뿐, 국민의 요구와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충실히 복무하지 않는다. 

 

국회가 국민의 요구와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복무하지 않는 근본원인은 그들이 복무해야 할 국민이 사회계급적으로 분렬되었기 때문이다. 언론보도에서 빈부격차가 심화되었다느니 또는 사회가 양극화되었다느니 하는 표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것은 한국 사회의 계급분렬이 얼마나 심화되었는지를 말해주는 언담이다. 

 

계급분렬이 심화된 사회에서 살아가는 국민에게 화합이나 통합은 현실이 아니라 비현실이다. 사회계급적으로 분렬된 국민 속에서 사회계급적으로 상충되는 요구들과 이익들이 제기되어 갈등과 대립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언론보도에서 국론분렬이 심하다느니 또는 사회갈등이 심하다느니 하는 표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것은 사회계급적으로 상충되는 요구와 이익을 놓고 갈등과 충돌이 벌어지고 있음을 말해주는 언담이다. 

 

이런 사정을 파악하면, 국회의 입법활동은 국민 전체의 의사가 아니라 어느 특정계급의 의사를 대변하고, 국민 전체의 요구가 아니라 어느 특정계급의 요구를 실현하고, 국민 전체의 이익이 아니라 어느 특정계급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는 정치활동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 사회계급구조와 삼분화현상

 

국회는 어느 특정계급의 의사를 대변하고, 어느 특정계급의 요구를 실현하고, 어느 특정계급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고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한국의 사회계급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사회적 통념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부익부 빈익빈으로 갈라져 빈부격차가 너무 심한 양극사회라고 한다. 한국 사회가 빈부격차의 수렁이 빠진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빈부양극론으로는 계급구조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한국 사회의 계급구조는 상위층, 중위층, 하위층으로 갈라진 삼분화론으로 설명되어야 한다. 삼분화론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1) 사람들은 상위층을 부유층, 특권층, 상류층, 고소득층 등으로 부르지만, 상위층은 사회계층이 아니라 사회계급이다. 여기서 사회계급과 사회계층과 관한 개념정리가 요구된다. 자본주의사회에 존재하는 사회계급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 속에 존재하는 양대 계급인 노동계급과 자본가계급밖에 없으며, 그 밖의 다양한 사회집단들은 사회계층으로 분류된다. 전 세계에서 가장 우경화된 한국 사회에서는 사회정치현상을 설명할 때, 사회계급이라는 개념을 기피하고 사회계층이라는 개념을 선호하지만, 그런 언어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사회정치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사회과학용어를 빌리면, 상위층은 자본가계급이다. 자본가계급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임금노동자를 집단적으로 고용한 자본가는 임금노동자들의 생산활동에서 창조된 막대한 가치 가운데 일부분만 임금형태로 지불하고, 잉여가치 전부를 무상으로 독점한다. 자본가가 잉여가치 전부를 무상으로 독점하는 행위를 착취라고 부른다. 착취라는 개념은 사회적 생산관계에서 유래한 사회계급적 개념이므로, 갈취나 수탈 같은 개인적, 집단적 관계에서 유래한 몰계급적 개념과 다르다. 

 

빈부격차 또는 사회적 양극화라는 말로 표현되는 노동계급과 자본가계급의 대립은 계급적 착취에 의해 발생하고 격화된다. 자본주의적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착취는 고용관계 속에 은폐되어 비폭력적인 형태로, 그리고 일상적으로 자행되기 때문에 임금노동자들은 자기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극단적 상황에 몰리기 전까지는 착취를 당하면서도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극소수 자본가들이 생산과정에서 절대다수 임금노동자들을 일상적으로 착취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자주성에 관한 근본문제이므로, 이 근본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사회력사발전은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입법부가 계급적 착취를 합법화하는 각종 법령을 제정하고, 행정부가 계급적 착취를 보호하고 장려하며, 사법부가 착취에 대한 노동계급의 저항을 사법통제로 억누른다는 사실이다. 바로 이것이 자본주의사회에서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없는 근본원인이다. 

 

한국의 자본가계급은 몇 명일까? 2019년 9월 29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9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12월 말을 기준으로 한국 사회에서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부유층은 32만3,000명이라고 한다. 서울에 거주하는 부유층은 14만5,000명인데, 그 가운데 46.6%가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에 거주한다.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부자들은 자본가계급 중에서도 상층에 속한다. 한국의 자본가계급은 인구의 5%를 차지하는 25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한국 인구 5,160만명 중에서 250만명밖에 되지 않는 자본가계급이 사회적 재부를 거머쥐고 있다. 그들은 전체 주식배당금의 93.5%를 독점하고, 전체 예금이자소득의 90.6%를 독점하고 있다. 금융시장만이 아니라 부동산시장도 그들의 손에 쥐어져 있다. 사회적 재부에 대한 계급독점을 해소하지 않는 한, 민주주의는 실현될 수 없다. <사진 2>  

 

▲ <사진 2> 위의 사진은 서울에 있는 초호화아파트와 쪽방촌의 극적인 대조를 보여주고있다. 초호화아파트는 자본가계급의 존재를 상징하고, 쪽방촌은 빈곤층의 존재를 상징한다. 부익부 빈익빅의 비극과 불행이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한국의 자본가계급은 인구의 5%를 차지하는 25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그들이 사회적 재부를 거머쥐고 있다. 소수의 자본가계급이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을 손에 쥐고 있다. 사회적 재부에 대한 계급독점을 해소하지 않는 한, 민주주의는 실현될 수 없다.  

 

(2) 중위층은 중산층이라고 불리는 사회계층이다. 사회과학용어를 빌리면, 중산층은 소자산계층이다. 중산층을 소자산계급이라고 하지 않고, 소자산계층이라고 하는 까닭은, 그들이 독자적인 생산양식을 갖지 못하고, 자본가계급이 장악한 자본주의생산양식에 기생하면서, 자본가계급과 노동계급 사이에서 동요하는 사회계층이기 때문이다. 

 

누가 중산층인가? 2019년 12월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라는 제목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중산층은 연간소득이 4,567만원이고, 2억5,508만원의 자산을 보유한 중위소득자들이라고 한다.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중위소득 임금노동자, 중소상공업자 등이 소자산계층에 속한다. 그런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연간소득이 2,760만원에서 8,300만원에 이르는 사회구성원들을 모조리 중산층으로 분류해놓는 바람에, 한국의 중산층이 인구의 50%를 차지한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 일어났다. 그러나 한국의 중산층은 인구의 35%에 이르는 약 1,800만명으로 추산된다.  

 

2003년 이후 한국의 중산층은 해마다 감소해왔다. 중산층이 감소한 원인은 실업과 파산이다. 실업과 파산을 당한 중산층은 빈곤층으로 전락한다. 중산층이 감소하고, 빈곤층이 증가하는 사회현상을 가리켜 사회의 양극화라고 하지만, 중산층이 전부 소멸하여 양극화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지금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재앙에 휘말려 경제활동이 치명상을 입은 한국 경제는 대공황으로 밀려가고 있는데, 초강력한 태풍급 대공황이 일어나면 중산층의 대다수가 빈곤층으로 전락할 것이고, 계급적 갈등과 대립은 극도로 격화될 것이다.  

 

(3) 하위층은 노동계급, 근로대중, 빈곤층이다. 노동계급, 근로대중, 빈곤층을 포괄하는 통합개념이 바로 기층민중이다. 노동계급은 자본가계급에게 고용된 저소득 임금노동자들이다. 근로대중은 자본가계급에게 고용되지 않은 저소득 근로자들이다. 이를테면 농민, 어민, 영세자영업자가 근로대중에 속한다. 빈곤층은 실업자, 구직포기자,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포괄하는 사회계층이다. 한국 사회에서 노동계급, 근로대중, 빈곤층을 포괄하는 기층민중은 인구의 60%에 이르는 약 3,100만명으로 추산된다. 

 

2019년 12월 9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성인남녀 5,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한국인의 의식, 가치관 조사’라는 제목의 자료를 발표했는데, 자기의 경제수준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응답은 다음과 같은 백분률로 나타났다. 자신이 상위층에 속한다고 응답한 비률은 5.7%였고, 자신이 중위층에 속한다고 응답한 비률은 34.6%였고, 자신이 하위층에 속한다고 응답한 비률은 59.8%였다. 

 

비록 설문응답자들이 자기의 계급적 처지를 주관적으로 평가한 것이지만, 위의 응답비률은 삼분화된 사회계급구조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2020년 현재 한국의 사회계급구조는 인구의 약 5%에 이르는 자본가계급, 인구의 약 35%에 이르는 소자산계층, 그리고 인구의 약 60%에 이르는 기층민중으로 구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한국 사회는 자본가계급, 소자산계층, 기층민중으로 분렬된 계급사회인 것이다. 이 글에서 말하는 민중의 관점은 인구의 약 60%에 이르는 노동계급, 근로대중, 빈곤층의 계급적 관점을 의미한다. 

 

 

3. 세 가지 정치이념과 세 종류의 정당

 

정치이념은 사회계급관계를 반영한다. 정치이념 자체가 계급의식(class consciousness)의 직접적인 산물이다. 자본가계급, 소자산계층, 기층민중으로 분렬된 한국 사회에는 삼분화된 계급구조에 조응하는 세 가지 정치이념이 존재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우경화된 한국 사회에서는 사회주의가 법적으로, 관습적으로 금압되었으므로, 사회주의는 한국의 사회계급구조에 조응하는 정치이념으로 공식화되지 못한다. 따라서 한국 사회에 공식적으로 존재하는 세 가지 정치이념은 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 사회민주주의(social democracy), 진보적 민주주의(progressive democracy)다. 한국 사회에서 사회주의는 비공식적으로 존재한다. 위에 서술한 세 가지 정치이념은 민주주의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지만, 서로 화합할 수 없는 관계에 놓여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자유민주주의는 자본가계급의 정치이념이고, 사회민주주의는 소자산계층의 정치이념이고, 진보적 민주주의는 기층민중의 정치이념이다. 

 

그런데 계급의식을 불온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기층민중은 계급의식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의 정치이념인 진보적 민주주의에 무관심하고 자본가계급의 정치이념인 자유민주주의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소자산계층도 자기의 정치이념인 사회민주주의에 무관심하고 자본가계급의 정치이념인 자유민주주의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로써 자유민주주의만 용인되고, 자유민주주의가 사회민주주의나 진보적 민주주의를 배척하는 비정상적인 사태가 일어났다.    

 

정치이념은 사회경제토대에 조응한다. 이를테면, 자유민주주의는 자유시장경제에 조응하고, 사회민주주의는 통제시장경제에 조응하고, 진보적 민주주의는 자주자립경제에 조응한다. 자유시장경제는 계급적 착취와 지배를 자유롭게, 무한대로 용인하는 경제체제이고, 통제시장경제는 계급적 착취와 지배를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경제체제이고, 자주자립경제는 주요산업과 투기부동산을 국유화하여 시장경제를 축소한 경제체제이다.   

 

주요산업과 투기부동산의 국유화는 사회주의의 경제강령이 아니라 진보적 민주주의의 경제강령이다. 주요산업국유화와 토지국유화는 1941년 11월 28일 임시정부 국무회의에서 채택된 건국강령의 제6항과 제3항에 각각 명시된 바 있다. 지주-소작제에 의한 착취가 만연되었던 일제강점기에 임시정부는 토지(경작지)를 국유화하여 지주-소작제를 철폐하는 경제강령을 채택했지만, 지주-소작제가 존재하지 않는 오늘 한국 사회에서는 계급적 착취가 생산과정에서는 물론 투기부동산을 통해서도 자행되고 있으므로, 토지국유화강령은 투기부동산국유화강령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오늘 한국의 기층민중이 자기의 정치이념으로 받아들여야 할 진보적 민주주의는 임시정부가 건국강령에서 천명한 진보적 민주주의와 동일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였다는 문재인 정부는 말로만 법통계승을 외울 게 아니라, 주요산업과 토지의 국유화를 핵심내용으로 하는 임시정부의 진보적 민주주의를 계승해야 한다.      

 

정치이념을 실현하려는 정치조직이 정당이다. 세 가지 정치이념이 존재하는 한국 사회에는 그 세 가지 정치이념을 각각 실현하려는 세 종류의 정당이 존재한다. 자본가계급정당, 소자산계층정당, 기층민중정당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자본가계급정당은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정당이고, 소자산계층정당은 사회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정당이고, 기층민중정당은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정당이다. 위와 같은 인식을 가지고 한국의 정당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 3>

 

(1)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은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자본가계급정당들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도 미래통합당이나 국민의당과 마찬가지로 자본가계급정당들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자기 강령에서 자유민주주의라는 개념 대신에 “국민중심의 민주주의”라는 개념을 언급했지만, 자유시장경제를 구조적으로 개혁하여 통제시장경제를 실현하려는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이것은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중심의 민주주의”라는 모호한 개념을 내걸고,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정당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평균재산은 37억2,600만원이라고 한다. 소자산계층의 평균재산이 3억원 정도인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소자산계층보다 무려 12배나 더 많은 재산을 보유하였으므로, 그들이 기층민중의 이익이나 소자산계층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한 마디로 말해서,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은 당명만 서로 다른 전형적인 우익정당들이다. 

 

(2) 정의당은 사회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소자산계층정당이다. 정의당은 자기 강령에 사회민주주의를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자본의 탐욕을 민주적으로 통제하고, 분배의 정의를 실현하며, 한국자본주의의 구조적 개혁을 이루”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계급적 착취를 완전히 폐절하는 게 아니라 민주적으로 통제함으로써 자유시장경제를 개혁하려는 정치이념이 사회민주주의이므로, 정의당은 사회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소자산계층정당의 정체성을 가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의당은 중도우익정당으로 분류된다. 

 

(3) 민중당은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기층민중정당이다. 민중당은 자기 강령에 진보적 민주주의를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민중이 경제정책을 결정할 권한을 강화하여...민생중심의 자주자립경제체제를 확립”하려는 의지를 표명했다. 자본가계급이 독점적으로 지배하는 착취적 경제체제를 노동계급의 지배권이 보장된 자주적 경제체제로 교체하려는 정치이념이 진보적 민주주의이므로, 민중당은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기층민중정당의 정체성을 가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민중당은 중도좌익정당으로 분류된다. 

 

(4) 2013년에 창당된 노동당은 자기 강령에 사회주의를 명시한 좌익정당이다. 하지만 사회주의라는 말만 들어도 질색하는 한국 사회에서, 자유민주주의 이외의 진보적 정치이념을 금압하는 ‘국가보안법’이 서슬 퍼렇게 도사리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사회주의를 실현하려는 좌익정당은 대중정당으로 존립하기 힘들다. ‘국가보안법’이 철폐되더라도, 기층민중 속에 반사회주의정서가 남아있는 한, 사회주의정당은 대중정당으로 존립하기 힘들다.   

 

 

4. 더불어민주당 선거승리의 다른 측면

 

위에 서술한 한국의 사회계급구조와 정당정치지형을 살펴보면, 4.15총선에서 총유권자 중에서 약 60%를 차지하는 기층민중은 자기의 계급적 요구와 이익을 실현하려는 기층민중당에 투표해야 마땅하고, 총유권자 중에서 약 35%를 차지하는 소자산계층은 자기의 계급적 요구와 이익을 실현하려는 소자산계층정당에 투표해야 마땅하고, 총유권자 중에서 약 5%를 차지하는 자본가계급은 자기의 계급적 요구와 이익을 실현하려는 자본가계급정당들에 투표해야 마땅하다. 그런 인식을 가지고 4.15총선 결과를 순전히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기층민중정당은 180석을 얻었어야 하고, 소자산계층정당은 102석을 얻었어야 하고, 자본가계급정당들은 나머지 18석을 나눠가졌어야 한다. 그러나 4.15총선 결과는 정반대였다. 

 

(1) 4.15총선에서 기층민중정당은 1석도 얻지 못한 채, 원외정당으로 밀려났다. 한국의 인구구성에서 기층민중은 약 3,10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민중당은 29만5,000여 표밖에 받지 못했다. 76만표를 받아야 비례의석 1석을 얻을 수 있는데, 29만5,000여 표밖에 받지 못한 것이다. 극우소수정당인 기독자유통일당은 1.83%의 득표률을 기록했는데, 민중당의 득표률은 1.05%밖에 되지 않았으니 민중당의 선거참패라고 아니할 수 없다. 

 

(2) 4.15총선에서 소자산계층정당은 6석을 얻었다. 정의당은 269만7,000여 표를 받아, 9.67%의 득표률을 기록했다. 한국의 인구구성에서 소자산계층은 약 1,80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소자산계층의 요구와 이익을 실현하려는 정의당은 269만7,000여 표밖에 받지 못했으니, 소자산계층이 정의당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3) 4.15총선에서 자본가계급정당들은 289석을 각각 나눠가졌다. 더불어민주당은 180석을 가져갔고, 미래통합당은 103석을 가져갔고, 국민의당과 열린민주당은 각각 3석씩 가져갔다. 한국의 인구구성에서 자본가계급은 약 25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자본가계급정당들은 300석 중 289석을 가져갔다. 압도적인 승리라고 아니할 수 없다. 한국에서 자본가계급정당들이 압승했다는 소식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4월 18일 압승을 축하하는 친필메시지를 주한미국대사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했고, 당일 오후 10시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인사를 건넸다. 한국에서 자본가계급정당들이 압승한 것은, 부동산재벌 출신 대통령 트럼프가 아주 기뻐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민중의 관점을 외면한 사람들은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을 얻어 103석밖에 얻지 못한 미래통합당을 누르고 압승했다는 사실을 과대평가하면서, 입법권을 주도적으로 행사하게 된 더불어민주당이 어떤 긍정적인 정치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그런 과대평가와 기대는 중요한 사실을 외면한 오류다. <사진 4>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다고 보는 것은 현실의 한 측면만 보는 단견이다. 의석수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지만, 득표률에서는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보다 약간 앞섰다. 더불어민주당의 정당득표률은 33.4%이고 미래통합당의 정당득표률은 33.8%다. 정당의 정치이념에 따라 정당득표률을 합산하면, 더불어민주당, 더불어시민당, 열린민주당의 종합득표률은 38.8%이고, 미래통합당, 미래한국당, 국민의당의 종합득표률은 40.6%다. 의석수보다 정당득표률을 더 중시하는 까닭은, 정당에 대한 대중적 지지기반이 정당득표률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위에 서술한 정당득표률을 보면, 미래통합당의 대중적 지지기반이 4.15총선에서 무너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견고하게 유지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사실을 살펴보면, 차기 선거에서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을 누르고 승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또한 4.15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을 얻은 것을 과대평가한 정치분석가들은 앞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집권당 지위를 계속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그런 관측은 일시적인 현상을 지속적인 현상으로 과대해석한 것이다. 역대 총선결과는 그런 관측의 설득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총선이 여섯 차례 시행되었는데, 더불어민주당과 그 전신정당이 승리한 총선은 2004년 제17대 총선과 2020년 제21대 총선 두 차례 뿐이다. 나머지 네 차례 총선은 미래통합당과 그 전신정당이 승리했다. 4.15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대중적 지지기반이 여전히 견고하게 유지되었을 뿐 아니라, 지난 여섯 차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과 그 전신정당이 네 차례나 승리했다는 사실은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집권당의 지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4.15총선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이 입법권을 주도적으로 행사하여 어떤 긍정적인 정치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이 기층민중을 위해 복무하는 정당이 아니라는 사실을 무시한 몰계급적 인식의 오류다. 민중의 관점에 서지 않으면, 다시 말해서 계급적 관점을 배제하면, 실상이 아니라 허상을 보게 된다.  

 

 

5. 몰계급적 투표와 민중당의 선거참패

 

2019년 8월을 기준으로 한국의 노동계급은 2,055만9,000여 명이고, 민주노총 조합원은 101만4,000여 명인데, 4.15총선에서 민중당은 29만5,000여 표밖에 받지 못했다. 이런 현상은 노동계급이 민중당을 외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기층민중이 기층민중정당을 지지하는 몰계급적 투표가 진행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4.15총선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선거를 시행할 때마다 그런 몰계급적 투표가 반복되고 있다. 왜 그런 현상이 계속 일어나고 있을까?  

 

몰계급적 투표가 계속 반복되는 근본원인은 임금노동자들 속에서 계급의식이 발양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거라는 정치행위는 사회계급관계에 직결된 정치의식에 의해 전개되는 것인데, 계급의식을 갖지 못한 노동계급은 자기의 계급적 처지와 무관하게 몰계급적으로 투표하는 것이다. 이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은 두 갈래로 제시될 수 있다.  

 

첫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조합원들 속에서 계급의식을 발양시키는 사업과 투쟁을 적극적으로 벌여야 한다. 계급의식은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과학교육을 받지 않으면, 과학지식을 습득할 수 없는 이치와 마찬가지다. 선진적 노조활동가들이 의식화사업을 전개하여 조합원들 속에서 계급의식을 발양시키고, 파업투쟁을 벌여 계급의식을 공고하게 단련시켜야 한다. 의식화와 파업투쟁은 노동계급을 계급의식으로 무장시키는 지름길이다.  

 

둘째, 민중당이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지지를 받으려면 민주노총과의 관계,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의 관계를 밀착시켜야 한다. 이 중대한 문제는 민중당 내부에서 숙고하고 있는 핵심과업이므로, 이 글에서 구체적인 설명을 생략한다. <사진 5>

 

기층민중정당의 역대총선결과를 되짚어보면, 이번 4.15총선에서 민중당의 득표률이 급락했음을 알 수 있다. 2004년 제17대 총선에 처음 참가한 민주노동당은 13.0%의 득표률로 10석을 얻었고,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5.7%의 득표률로 5석을 얻었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은 10.3%의 득표률로 13석을 얻었다. 통합진보당은 박근혜 정권의 탄압을 받고 2014년 12월 19일에 해산당했기 때문에 2016년 제20대 총선에 참가할 수 없었다. 2004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277만4,000여 표를 받았고, 2012년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은 219만8,000표를 받았는데, 2020년 총선에서 민중당은 29만5,000여 표밖에 받지 못했다. 득표률이 그처럼 급락한 원인은 무엇인가? 

 

내부적 원인과 외부적 원인들이 얽혀있지만, 박근혜 정권이 통합진보당에게 모략선전을 집중시켜 당을 강제로 해산시킨 것이 급락원인들 가운데 하나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이 “일차적으로 폭력에 의하여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최종적으로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려는 위헌정당이라고 판시하고 해산판결을 내렸다. 당시 박근혜의 비서실장이었던 김기춘은 청와대에서 자기들끼리 정당해산결정을 내린 다음, 헌법재판소에 영향을 주어 정당해산판결을 이끌어냈다. 그렇게 은밀히 저질러진 불법행위는 암암리에 공모결탁한 청와대, 국정원, 검찰, 헌법재판소, 주류언론매체들이 ‘내란음모정당’ 또는 ‘종북정당’으로 몰아간 모략의 올가미로 통합진보당을 교살했음을 의미한다. 박근혜 정권의 정당교살만행은 기층민중정당이 오랜 기간에 걸쳐 축성한, 약 250만명에 이르는 대중적 지지기반을 무참히 파괴했다.    

 

민중당이 박근혜 정권의 정당교살만행으로 파괴된 대중적 지지기반을 복구하려면,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지지를 받는 기층민중정당으로 거듭나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민주노총과의 관계, 전농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민중당은 국회 안에 존재하는 것보다 기층민중 속에 존재하는 것을 더 중시하는 진보정당이다. 

 

민중을 위해 자기 한생을 바치겠다는 일념으로 험로를 헤쳐온 수많은 진보정치활동가들은 파괴된 대중적 지지기반을 복구하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며, 민중이 신뢰하는 기층민중정당을 일으켜 세울 것이다. 민중당은 다가오는 대공황 속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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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노점상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한다

  •  최인기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수석부위원장
  •  
  •  승인 2020.04.18 21:12
  •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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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기 빈민스토리(30)

1. 필요성과 입법취지*

* 이글은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정책국장 박성태 작성, 정책토론회 자료을 재구성해 실습니다. 

지금까지 생계형 노점상 보호의 필요성과 최소한의 대안을 살펴보았다. 이런 문제의식을 토대로 대안을 현실화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의 가능성을 타진하고자 한다. 이러한 법 제정이 현재 진행 중인 ‘노점관리대책’을 따라가자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수십만 명 이상 존재하는 노점상을 통제하는 방식은 비효율적이다. 특히 노점상을 이용하는 소비자들 역시 존재하지만, 불법이라는 사회적 낙인과 함께 범죄와 동일시함으로써 기본권인 생존권이 부당하게 침해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따라서 실재하는 수많은 노점상의 거래행위 참여자들을 불법의 낙인으로부터 구제하면서 거리 질서 유지라는 공익적 요소와 노점상의 생존권 보장이라는 기본권적 가치를 병존시킬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따라서 특별법 형태의 법률 제정을 통해 각 지자체의 일방적 단속 기조와 생계형 노점상을 일제 정비하려는 행동들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는 방식이 필요하다. 특별법안의 주요 내용은 전술한 최소한의 조치들이 될 것이며 형식은 아래에서 제시한 제정안이 될 것이다.

2. 주요내용 
 
가. 이 법은 생계형 노점상 보호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노점상들을 사회경제적 주체로 인정하고 생존권적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함을 목적으로 한다.(안 제1조)

나. 생계형 노점상의 개념을 규정하여 기업형 노점상과 생계형 노점상에 대한 논란을 최소화하도록 한다.(안 제2조)

다. 제1조의 목적달성을 위한 정책을 심의․조정하기 위하여 국가 및 지방자체단체에 노점정책추진위원회를 둘 수 있다.(안 제3조)

라. 각 지방자체단체의 노점정책 추진 시 결과적으로 기존 노점상을 배제하는 재산제한기준, 거주지제한기준, 기간제한지준 등을 둘 수 없도록 제한한다.(안 제5조)

마.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노점상에게 부과하는 과태료의 금액기준과 주기를 제한하고 철거비용 납부의 금액기준을 제한하여 노점상들의 부담을 완화하도록 한다.(안 제6조)

바. 전통시장의 개발과정에서 노점상들이 일방적으로 배제되지 않도록 시장 활성화 및 정비 및 노점상권 관리에 노점상 당사자들의 권리를 명확히 한다.(안 제7조).

사. 노점상의 영업 방해나 철거 유도를 목적으로 제기되는 각종 악성민원에 대한 처리기준을 명시함으로써 악성민원으로부터 노점상의 생존권을 보호한다.(안 제8조)

아. 노점상들과 일반 시민의 상생과 노점의 공익적 기여를 위해 노점상들 스스로 공중의 통행권 확보와 청결한 위생관리를 위한 자율질서사업을 추진해야 함을 규정한다.(안 제11조)

 

3. 생계형노점상 보호를 위한 특별법안

제1조(목적) 이 법은 생계형 노점상 보호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노점상들을 사회경제적 주체로 인정하고 생존권적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생계형노점상”이란 노점이 아니고서는 생계유지와 적절한 문화생활을 하기 곤란한 사람을 말한다.
2. “노점정책”이란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노점상을 관리, 정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립, 시행함으로써 노점상의 사회. 경제적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 시책들을 말한다. 
3. “노점상조직”이란 노점상 스스로 노점상 생존권 유지와 노점상의 사회. 경제적 이익을 위해 만들어 운영하는 단체를 말한다.
4. “단속”이란 노점상의 영업을 중단, 제한하기 위해 관리청이 행하는 계고장 발부, 철거집행, 각종 과태료 및 벌금 부과, 고소고발 등의 제반조치를 말한다.
6. ‘전통시장’이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2조에 규정된 전통시장 및 사회통념상 전통시장이라고 보기에 무리가 없는 곳을 말한다.
7. ‘악성민원’이란 보행권의 확보, 위생관리의 필요 등 공익적 요소나 민원제기를 위한 구체적 실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노점상의 영업을 방해하거나 노점상의 정비 유도를 목적으로 행정청에 제기하는 민원을 말한다.
  
제3조(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임무) 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노점상들을 사회. 경제적 주체로 인정하고 생계형 노점상들의 생존권적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1. 생계형 노점상의 보호를 위한 기본대책 수립, 추진
2. 도로의 형질 변경 등 노점상의 영업환경 변화시 노점상의 영업활동 유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 
3. 그 밖에 노점상의 생존권 보호를 위해 필요한 사항
②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제1항에 따른 시책을 마련함에 있어서 노점상 당사자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노점상의 사회경제적 이해관계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시책을 추진할 경우에는 노점상 대표가 참여하는 노점정책협의회를 구성. 운영해야 한다.

제4조(다른 법률과의 관계) 이 법은 이 법의 목적의 범위내에서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적용된다.

제5조(노점정책의 기준) 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노점정책 수립. 시행 시 노점상을 배제할 수 있는 다음 각 호의 기준을 두어서는 안 된다.
1. 기존 노점상들의 배제를 목적으로 하는 재산 제한기준
2. 노점상의 경제적 조건을 고려하지 않는 거주지 제한기준
3. 일정 기간 이후 노점상에서 배제됨을 원칙으로 하는 기간 제한기준 
4. 노점상의 영업 유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품목 제한기준
5. 그 밖에 노점상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악화시키는 기준
②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노점정책 추진시 노점상들에게 금융정보공개 동의를 강요할 수 없다.
③ 노정정책의 기준과 관련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6조(과태료특례) ① 생계형 노점상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해야 할 경우 다른 법령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통계청이 발표한 전년도 가구당 월간 중위소득의 50/100을 기준으로 5/100을 초과할 수 없다.
② 생계형 노점상에게 과태료를 부과한 이후 1개월 이상의 자율질서기간을 부여해야 하며 자율질서가 이루어진 경우 같은 사안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다.
③ 과태료 특례를 위해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7조(전통시장 노점상의 보호) ① 제2조 6호에 따른 전통시장의 노점상들은 전통시장육성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의하거나 기타 다른 사유로 인해 전통시장의 개발, 정비, 활성화 등이 추진될 경우 일방적으로 시장에서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
② 제1항을 위해 전통시장의 개발, 정비, 활성화 주체들은 상인들의 협의. 협력조직과 시장 활성화 등을 위한 기구에 노점상 대표를 포함시켜야 한다. 

제8조(악성민원으로부터의 보호) 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노점상의 영업환경을 악화시키는 민원 중 다음 각 호의 악성 민원에 대해 처리 불가 통보 등 노점상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
1. 민원 제기의 구체적 실익이 없는 민원
2. 통행권 확보, 위생관리 등 공익적 요소와 실질적 관련이 없는 민원
3. 노점상의 영업를 방해하거나 노점상의 철거 유도만을 목적으로 하는 민원 
4. 기타 악성민원으로 판단할 수 있는 민원 
② 악성민원을 제기당한 노점상의 정보공개 요청이 있는 경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③ 악성민원 처리와 관련하여 지방자치단체는 실정에 맞는 자치규정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다. 

제9조(노점정책협의회) ① 3조 제2항에 따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노점정책협의회를 구성할 때에는 협의회 구성원의 1/3 이상을 노점상 대표로 구성해야 한다. 
② 노점정책협의회에 참여하는 노점상 대표들은 해당 지역의 노점상들의 2/3 이상을 대표할 수 있어야 한다. 단 5개 이상의 광역시.도에서 지역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전국조직의 대표가 참여할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노점정책협의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10조(노점상조직) ① 노점상조직은 노점상의 생존권 보호와 사회. 경제적 지위 향상이라는 본래의 존립목적에 충실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② 노점상조직은 소속 회원들의 의견을 민주적으로 반영하는 의사결정구조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③ 제9조의 노점정책협의회를 구성함에 있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노점상조직의 대표를 노점상 대표로 갈음할 수 있다.

제11조(노점상의 자율질서) ① 노점상은 공중의 통행권 확보와 청결한 위생관리를 위한 자율질서사업을 수행해야 한다.
② 노점상조직은 소속 회원들에게 제1항의 자율질서사업을 위한 회원교육을 연 1회 이상 실시해야 하며 교육결과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해야 한다.
③ 지방자치단체는 자율질서사업을 위해 노점상과 노점상조직의 요청에 있는 경우 적극 협력해야 한다.

부      칙

제1조(시행일)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4. 연재를 정리하며 

민주 노점상전국연합 정책토론 자료인 ‘노점상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정안까지 두루 살펴보았다. 여러 차례 강조하였지만, 노점상의 현실은 수많은 빈민의 현실과 맥락을 같이 할 수밖에 없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위기 정국은 거리에서 장사하는 이들의 삶의 조건을 더욱더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심지어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찍고 있다. 서민경제의 몰락과 사회적 양극화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최후의 수단으로 노점상을 선택하는 현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노점상 일제 정비와 그 공간에서의 개발 사업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세력과 정치적 치적을 쌓으려는 관료의 유착이 노점상의 생존권을 어렵게 하는 현상 또한 반복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안하는 ‘생계형 노점상 보호를 위한 특별법’ 안이 노점상 순기능을 높여내고 공존하기 위한 노력을 노점상 스스로 수행한다면, 우리의 거리도 한층 밝아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연재한 글이 그 동의를 위한 준거 틀이 될 수 있기를 촉구하며, 노점상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 이것으로 최인기님의 "빈민스토리" 연재를 모두 마침니다. 필자 최인기 선생님과 독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최인기

‘민주노점상전국연합과 전국철거민연합’으로 결성된 ‘빈민해방실천연대에서 수석부위원장’ 을 겸임하고 있다. 

현장을 지키며 카메라를 드는 이유는 ‘더불어 사는 사회, 차별 없는 사회’를 꿈꾸기 때문이다. 

사진 책《청계천 사람들 : 리슨투더시티》외 도시빈민 관련된《가난의 시대 : 동녘 》와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 동녘 》 《그곳에 사람이 있다 : 나름북스 》공저로《누리하제 : 노나메기》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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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만 6000개 군사강국의 코로나 위기, '뭣이 중한디'

[정욱식 칼럼] 5조 원 이상 감액이 충분히 가능한 이유

 

나는 앞선 글에서 문재인 정부가 올해를 포함해 3년간 국방비를 정부 계획 대비 25조 원 가량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절약한 예산을 코로나19 사태로 도탄에 빠진 민생을 구하고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인류 사회 공헌에 사용하면서 국제사회의 동참을 호소하면 한국의 국제적 위상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관련 기사 : 文대통령이 전세계에 '경제위기 대비 군비 10% 절감' 제안한다면?)

 

 

 

여러 차례 지적한 것처럼, 한국은 지난 30년간 700조 원에 가까운 국방비를 투입해 2020년에는 세계 6위의 군사강국으로 올라선 상황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미사일 전력의 급성장이다. 기실 미사일 시험발사는 북측보다 남측이 더 많이 해왔다. 이러한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다. 하나는 정부가 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정보 자산이 극히 취약한 북한이 모르기 때문이다. 

 

'북한은 툭하면 쏘는 데 우리는 뭐하나'라는 착시 현상은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나타난다. 한미연합전력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거의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고성능 망원경'을 갖고 있는 반면에, 북한은 '안대'를 끼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한국의 미사일 보유량도 급증해왔다. 지대지 등 각종 미사일의 합계가 6000개를 훨씬 상회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북한을 압도하는 공군력과 해군력까지 감안하면 대북 억제력은 이미 확고히 달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첨단 무기 증강에 따라 주변국 위협에도 적절한 수준에서 억제 가능함은 물론이다. 이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온 국방비를 줄여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민생을 구제하는 데에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러한 현실에 기반한다.

 

 

 

정부 역시 2차 추가 경정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국방비를 일부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그 규모가 9047억 원으로 급증하는 민생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 국방예산은 50조 원이 넘는다. 나는 이 가운데 5조 원 가량은 족히 줄일 수 있다고 본다. 

 

 

 

국방비 동결이나 축소를 주장하면 많이 듣는 말이 있다. "우리 병사들 월급 올려주느라 국방비가 늘어난 것 아닌가요?" 그렇지 않다. 전체 국방비에서 사병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국방비의 4.1%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다. 이는 당초 계획대로 사병 급여를 인상해도, 아니 더 올려도 국방비 절약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천문학적인 국방비 증액의 핵심 요인은 무엇일까? 무기 도입을 의미하는 방위력 개선비의 폭등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3년 간 방위력 개선비의 평균 증가율은 11%로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간 평균 증가율 5.3%의 2배가 넘는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핵·WMD(대량살상무기) 대응 체계'로 이름을 바꾼 '한국형 3축 체계' 관련 예산이 급등해왔다. 2016년 3조 1814억 원 및 2017년 3조 8119억 원이었던 것이, 2018년 4조 3628억 원, 2019년 5조 691억 원, 2020년 6조 2149억 원으로 폭등한 것이다. 이렇게 엄청난 돈을 들여 무기를 사오면 이들 무기를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전력유지비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5조 원 규모의 감액은 그래서 충분히 가능하다. 가령 올해 16조 6900억 원으로 책정된 방위력 개선비에서 4조 원 정도, 13조 8000억 원 규모의 전력유지비에서 1조 원 정도 줄이면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도 군사력 건설 및 유지와 직결되는 예산을 25조 5000억 원 가량 유지할 수 있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이 정도도 상당한 수준의 군비증강이다. 의지만 있으면 5조 원보다 훨씬 많이 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의 공언처럼 방산 비리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해도 국방비의 낭비적 요소는 너무나도 많다. 가령 박근혜 정부 때 공식화된 '3축 체계'의 비효율성은 현재 정부 및 여당의 인사들 가운데 일부도 지적한 바였다. 그런데 정부 여당은 이름만 바꿔놓고 오히려 관련 예산은 엄청나게 올렸다. 

 

 

 

이 와중에 생기는 문제가 바로 '중복투자'이다. 지대지 미사일이 늘어나면 공대지나 함대지의 미사일은 크게 늘릴 필요가 없다. 그런데 현 정부 들어 각종 미사일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또한 미사일 전력증강은 공군력의 역할을 일부 대체하는 효과도 가져야 한다. 그런데 같이 늘린다. 유사시 북한의 기갑 전력을 초기에 제압할 수 있는 다양한 능력을 이미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갑 전력 관련 예산도 폭등해왔다. 이미 갖고 있는 무기와 장비를 잘 쓰겠다는 생각보다 '첨단 무기 증독증'에 걸린 군 수뇌부의 인식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사상 최초로 세계 6위의 군사강국으로 올라선 반면에 IMF 환란보다 심각한 민생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래서 묻는다. '뭣이 중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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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41712143755919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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