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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준 칼럼] 1968년 세계혁명운동 50주년

 

 

올해는 1968년 세계혁명운동 50주년이다. 사실 1968년에 성공한 혁명은 하나도 없었다. 파리가 혁명 일보직전인 듯 '보였고' 프라하는 정말 혁명 중이었지만, 다 실패했다. 그런데도 ‘1968'은 현대사의 상징적 연도 중 하나가 됐다. 비록 당장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지구 전체를 무대로 한 반란과 봉기의 연쇄가 너무나 장관이었던 데다 그 영향도 일국의 승리한 혁명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1968년 세상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던가? 음력설이었던 1월 30일에 남베트남 전역에서 베트남 민족해방전선의 이른바 '테트(구정) 공세'가 시작됐다. 시가전에서 미군이 게릴라에 밀리는 모습이 전 세계에 TV로 중계됐고, 이것이 거대한 서막 역할을 했다. 

곧바로 2월에 서베를린에서 베트남 문제에 대한 국제 대회가 열렸고, 이 자리에 각국 학생운동 대표들이 참석해 이후 몇 달 동안 전 세계를 뒤흔들 세력의 실체를 알렸다. 두 달 뒤 서베를린에서는 총격 사망자까지 발생한 격렬한 반체제 시위가 벌어졌다. 

바로 이때(4월) 미국에서는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암살당했고, 절망한 흑인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은 베트남 전쟁 반대와 대학 개혁을 요구하는 학생들에게 점거됐다. 미국, 서독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에서도, 일본에서도, 복지국가 스웨덴과 제3세계 멕시코에서도 학생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가장 결정적인 두 장면은, 위에도 언급한 파리와 프라하에서 연출됐다. 5월에 프랑스에서도 대학 문제와 베트남 전쟁이 도화선이 돼 학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진정한 사건은 그 다음부터였다. 1천만 노동자가 학생 시위에 호응해 대중 파업에 돌입했다. 한때 해방의 영웅이었으나 이제는 늙은 권위주의 통치자일 뿐인 샤를 드골은 군부의 친위 쿠데타까지 고려해야 했다. 또 다른 '프랑스 혁명'이 임박한 듯 보였다.  

그래도 프랑스 사태는 체제의 유연한 대응으로 일단 흐지부지됐지만, 체코슬로바키아는 그렇지 않았다. 이곳에서는 '페레스트로이카/글라스노스트'를 소련 공산당보다 20년 앞서 시도한 공산당 개혁파 정부에 호응해 민중권력이 이미 일상이 돼 있었다. 미국과 함께 1968의 또 다른 적대 세력 중 하나였던 소련 정부는 이를 결코 두고 보지 않았다. '프라하의 봄'은 8월 '사회주의 형제국'(?)의 탱크에 짓밟혔다. 더불어 현실사회주의는 자기정정과 갱신의 절호의 기회를 발로 차버렸다.  

1968년의 남은 몇 달 동안도 세상은 들썩였다. 대선 후보를 뽑는 미국 민주당의 시카고 전당대회는 베트남 전쟁을 규탄하는 시위장으로 돌변했고, 멕시코 올림픽은 부패 정권에 항의하는 학생들의 피로 얼룩졌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프랑스의 5월보다 더 대중적이고 전투적이며 장기간 계속될 노동자 투쟁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1968년의 전 세계적 사건들을 대충만 훑었는데도 숨이 막힐 정도다. 그만큼 예외적인 한해였다. 여러 나라에 연쇄적으로 혁명이 일어난 사례로는 이미 1848년 유럽혁명이 있었지만, 지구 전체가 무대가 된 사례는 1968년이 최초다. 이후에도 1989년 동유럽 민중혁명이나 2011년 '아랍의 봄'이 이를 제한된 지역 안에서 반복했을 뿐이다. 

그렇기에 신자유주의 위기 이후의 세상은 1968년 50주기를 예사롭게 넘길 수가 없다. 마치 그때처럼 전 세계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새로운 역사 국면으로 돌진할 수는 없을지 고민하고 갈망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대학입시 경쟁 강화 시도에 반대하며 50년 전과 마찬가지로 주요 대학을 점거한 프랑스 대학생들의 구호에 바로 이런 열망이 꿈틀거린다.

 

"우리는 1968을 기념하지 않는다. 지금 1968을 계속한다." 

1968이 과거인 이유, 그럼에도 현재와 직결된 이유  

하지만 1968이 그대로 재연될 수는 없다. 현재의 젊은 세대(이른바 '밀레니얼 세대')에게 충고랍시고 1968을 반복하라고 할 수는 없다. 이 해에 벌어진 사건들의 연쇄는 대단히 독특한 정세의 산물이었기 때문이다. 1968을 '영원한 청춘의 반란' 쯤으로 낭만화하는 시각을 걷어 내면, 대략 다음과 같은 역사적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누가 뭐래도 1968은 베트남 없이 생각할 수 없다. 1968은 제3세계 반제국주의 투쟁과 다른 지역 사회운동 사이의 폭발적인 상호 작용의 결과였다. 어쩌면 아직 식민지의 형식적 독립조차 완결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가능했던 광범하고 치열한 국제 연대였을지 모른다. 물론 북반구의 남반구 지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식민 통치나 전쟁보다는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경제적 지배여서 그때와 같은 극적인 국제 연대는 기대하기 힘들다. 아마도 중국에 노동자 대투쟁이 일어나는 정도가 돼야 그런 국제 연대가 가능할지 모르겠다.

1968은 또한 제2차 세계대전의 긴 그림자를 시야에 담지 않으면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거리에 나온 젊은이들만 봐서는 안 된다. 그들이 맞서거나 대화한 상대가 누구였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이들 기성세대는 제2차 세계대전을 직접 겪은 이들이었다. 그만큼 파시즘의 잔해도 강하게 남아 있었지만, 반파시즘 레지스탕스의 기억도 생생히 살아 있었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반파시즘 투쟁의 성취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문제제기를 할 수 있었다. 신자유주의의 폐허 위에서 출발해야 하는 지금 청년들과는 전혀 다른 조건이었다. 

게다가 그 시절은 자본주의 최대 최장 호황의 끝 무렵이었다. 웬만한 언론의 1968 특집 기사가 예외 없이 지적하는 것처럼, 그때 대학생들은 취업 걱정이 없었다. 그때의 고민은 오히려 취업하고 난 뒤에 해야 할 노동의 비인간성이었다. 이런 장기 호황의 긴 여진 속에서 이후 68세대 상당수는 인류 역사상 가장 안온한 중산층의 삶을 살았다. 그러고는 이제 망가진 세상을 물려주려 하고 있다. 한국의 86세대가 욕을 많이 먹지만, 그 원조는 서구 68세대다. 그러고 보면 신자유주의야말로 1968의 최대 유산 아니냐는 비판은 일리가 있다.

1968년 세계혁명운동은 이렇게 지금과는 전혀 다른 정세 속에서 그 시절의 독특한 요소들이 서로 결합된 결과였다. 그렇다고 이를 러시아 혁명만큼이나 먼 과거의 일쯤으로 넘기고 말 수는 없다. 아직 이를 능가하는 사례가 없는 대사건으로서 1968은 지금 우리의 투쟁과 결단, 건설과 직접 이어지는 중요한 참조점이다. 프랑스 대학생들의 구호가 분명히 하듯, 1968을 '반복'할 수는 없어도 이를 '계속'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내가 생각하는 이유들은 이렇다. 

첫째, 1968을 거치면서 인간 사회에는 근본 모순'들'이 존재함이 분명해졌다. 그때까지는 좌파조차 자본과 노동의 대립 혹은 부와 노동의 괴리라는 한 가지 모순에만 집중했다. 덕분에 다른 모순들은 심지어 사회운동 안에서도 억압돼왔다. 그러나 1960년대에 새롭게 성장한 사회운동들은 이 모순들을 폭로하고 점차 계급 모순과 대등한 문제로 부각시켰다. 지적 차이에 따른 권력 관계, 제국주의가 낳은 인종/민족 사이의 위계, 산업 문명과 지구 생태계의 충돌이 그런 문제들이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충격을 준 것은 여성과 남성의 차이와 모순 그리고 이에 바탕을 둔 가부장제의 폭로였다. 정확히 말하면, 이 문제는 1968 사회운동이 아니라 이 사회운동 안에조차 존재하는 남성 지배에 도전한 포스트-1968 사회운동을 통해 부각됐다. 그러나 기존 좌파 교리나 전통조차 넘어서려던 1968의 요소들이 이런 도전을 부추겼다는 점에서 이를 1968과 한 묶음으로 보는 게 억지는 아니다. 말하자면 마치 어제 일처럼 1968과 직결된 현재의 운동은 다름 아닌 미투운동이다. 미투운동을 통해 1968은 지금 이곳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둘째, 1968은 역사를 바라보는 감각을 크게 교정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참화에도 불구하고 전후 민주주의는 진보사관을 복권시켰다. 파시즘을 이겨내고 등장한 복지국가나 '인민민주주의' 국가가 민주주의의 돌이킬 수 없는 승리를 입증한다는 낙관주의가 퍼졌다. 1950년대에 동유럽마저 강타한 미국발 소비문화의 안온함이 이런 승리의 찬가에 기분 좋은 화음을 더해주었다. 냉전의 양편, 그러니까 자유주의, 사회민주주의, 소련식 공산주의 모두 이 합창에 동참했다.  

1968년의 대규모 저항은 이 천진한 감각을 뒤집었다. 인간성이 여전히 위험에 휩싸여 있다는 항의가 곳곳에서, 베트남 같은 제3세계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중심부와 현실 사회주의권에서도 터져 나왔다. 과장도 없지는 않았다. 1970년대에 서유럽이 이미 파시즘으로 회귀했으니 무장 항쟁이 필요하다던 일부 주장은 그 자체 질병의 징후였다. 그러나 파시즘의 불씨에 눈을 가린 전후 민주주의의 위선과 자기기만, 안이함을 향한 경고는 시의적절한 것이었다. 

다시금 극우 인종주의가 창궐하는 2010년대를 사는 우리에게 이 경고는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야만으로 되돌아갈 위험은 항상 현재진행형이고, 민주주의는 각 세대마다 재발명되어야 한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68세대 좌파 조직의 이름처럼, "투쟁은 계속된다(Lotta Continua)" 

셋째, 1968이 우리에게 직접 전해준 유산도 있다. 그것은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다. 미국의 68세대를 상징하는 학생운동 조직 '민주사회학생연합(SDS)'이 1962년에 발표한 '포트 휴런 선언'은 미래의 이념으로 참여 민주주의를 제시했다. 비록 이 정도로 분명히 정식화하지는 않았더라도 세계 곳곳의 반란 현장에는 공통의 시대정신이 생동하고 있었다. 파리의 반란자들과 프라하의 이단자들을 하나로 꿰뚫은 이상은 냉전의 양편 모두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에 따라 철저히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때 이 이상은 속절없이 패한 듯 보였다. 그러나 과연 그렇기만 했을까. 과거의 투쟁을 여러 방식으로 돌아볼 수 있겠지만, 그 중 한 방법은 만약 이 투쟁이 없었다면 현실이 과연 지금보다 얼마나 더 나빠졌을지 묻는 것이다. 이 물음 속에서 지금의 현실은 민중의 필사적인 개입을 통해 그나마 최악의 가능성을 가까스로 피한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이 물음을 통해 우리는 비록 과거의 투쟁이 패배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이 남긴 불멸의 자산이 존재함을, 그리고 이들이 어디에 잠복해 있는지를 간취하게 된다. 1968 운동들의 꿈인 참여 민주주의에도 이렇게 접근해볼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 국가든 현실사회주의권이든 1968년의 운동들이 가장 우려한 것 중 하나는 초중앙집권적 통제 사회의 경향이었다. 당시 기술 발전 방향에는 분명 이런 우려의 여지가 다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어쨌든 <1984>식 초중앙집권 사회의 도래는 피했다. 적어도 아직은 그렇다. 정보화는 일정한 분산 원리에 바탕을 둔 네트워크 사회를 낳았다. 이 경향이 시장지상주의를 부추기기도 했지만, 20세기 좌우 양편의 전형적 독재 체제가 지속되기 힘들게 만들기도 했다. 이것은 결코 기술 발전의 '필연적' 결과만은 아니었다. 

나름의 필사적인 개입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68과 그 후속 운동들이 일정한 변수가 됐다고 봐야 한다. 아마도 가장 열정적인 담지자는 오픈 소스 운동을 벌이며 정보화 초기부터 공유(commons)의 의미를 묻고 새롭게 다져온 과학기술자 집단일 것이다. 그들이 정보화의 주도권을 쥘 수는 없었지만, 주도 세력조차 이들의 성과를 의식해 기술 발전 방향을 끊임없이 재조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 그 결과 우리는 기술 내적 논리의 당연한 귀결만은 아닌 정보화 혁명의 결과, 즉 네트워크 사회를 살고 있다. 

50년 전 젊은이들의 손에는 화염병이 들려 있었다(한국에서는 30년 전이겠지만). 50년 후인 지금 젊은이들이 쥐고 있는 것은 화염병이 아니라 스마트폰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이 변화가 비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오히려 여기에서 1968이 후대에게 직접 건네준 소중한 유산을 봐야 한다.  

이 유산을 제대로 간취한 후대가 1968이 마치 어제 일이었던 양 생생히 다시 시작한 운동이 스페인의 포데모스이고, 영국 노동당의 코빈 지지 운동인 모멘텀이며, 미국 민주당을 안으로부터 전복하려는 샌더니스타(Sandernistas, 버니 샌더스 지지자를 뜻함) 운동이다. 이들은 모두 네트워크 사회의 잠재력을 십분 활용한 참여 민주주의로 생명력을 되찾은 새 세대 사회주의 운동들이다.  

새 세대는 어떻게 자기 시대의 좌파가 되는가  

하지만 1968이 세대를 이어 '계속'돼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직 말하지 않았다. 그것은 1968이 21세기 젊은이들에게도 현안인 어떤 물음을 처음 던진 사건이라는 사실이다. 이런 물음 말이다.  

 

"새 세대는 어떻게 앞선 세대의 좌파 문화에 압도되거나 그것과 완전히 동떨어지지 않고서 자기 시대에 맞는 좌파가 될 수 있는가?" 

1960년대에 대학에 다니거나 공장에 처음 들어간 젊은이들은 이전 어떤 세대보다 과거와의 단절을 심각하게 경험했다. 그만큼 전후 자본주의는 급격히 변화했다. 이런 급변 속에서 자본주의에 맞서는 세력, 즉 좌파-사회운동의 세대 간 계승 자체가 처음으로 중대한 문제로 부상했다.  

1968은 어찌 보면 이때의 젊은 세대가 이 문제에 예상보다 훨씬 더 자신감 넘치게 응전한 결과였다. 그들은 때로 너무 한다 싶을 정도로 기성 좌파정당과 노동조합 간부들을 야유했고, 지난 몇 세대 동안 계승되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언어를 발명하겠다고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T. W. 아도르노 같은 원로 좌파 지성이 말 그대로 혼이 쏙 나가버리는 비극을 겪기도 했지만 말이다.  

68 세대가 성공하지는 못했다. 그러기에는 아직 '노동계급의 당'과 모스크바, 베이징의 권위가 너무 컸고, 그들의 꿈도 자원과 능력에 비해 너무 앞서갔다. 하지만 그들은 자본주의가 지나치게 농익어갈수록 새 세대가 기존 좌파 전통에 주눅 들지 않고 자기 시대의 좌파됨을 새롭게 구성하는 과제에 마주할 수밖에 없다는 점만은 세계사에 더 없이 명확히 새겨 넣었다. 

오늘날 세계 어느 곳이든 젊은 세대는 다름 아닌 이 도전 앞에 서 있다. 19세기, 20세기를 이으면서도 그때와는 또 다르게 해방의 의미와 방향, 언어와 전략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과제 앞에 서 있다. 비록 실패했지만, 이 과제야말로 부딪혀볼만하다는 것을, 그런 응전이야말로 삶의 가장 찬란한 내기라는 것을 보여준 선례라는 점만으로도 1968은 '계속'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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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촛불시민, 정부·정치권 계속 압박해야 진보 실현”

캐나다 토론토서 ‘진보좌파 시각으로 본 촛불정부 과제와 전망’ 초청강연
  • 나양일 캐나다통신원
  • 승인 2018.05.14 13:35
  • 댓글 0
▲ 사진 : 냐양일 캐나다통신원

캐나다 한인 진보네트워크 ‘희망21’이 요크대학교 아시아리서치센터와 함께 지난 11, 12일 <당신들의 대한민국> 저자인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교수를 초청, 강연회를 열었다.

‘진보좌파의 시각으로 본 촛불정부의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한 강연은 둘째 날 토론토 알파한인연합교회에서 진행됐는데 동포 100여명이 참석하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박노자 교수는 강연에서 촛불정부 1년의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진단하고 그 해법과 전망을 제시했는데 먼저 한국 사회가 노출하고 있는 문제로 “재벌공화국 현상, 공공시스템 부재, 사교육 심화와 높은 사교육비, 세계 최고의 자살률, 저출산률, 비정규직 문제와 고용안정, 그리고 분단된 한반도와 전쟁위험”를 꼽았다.

그리곤 이를 극복할 해법과 대안으로 “재벌해체, 공정한 재분배 시스템의 구축과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통한 “비정상의 정상화”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섰던 시민들이 아래로부터 이런 요구를 해결할 행동을 지속적으로 벌여 정부와 정치권을 압박해야만 현재 노정된 문제들을 해결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북미정상회담 등 향후 북미관계에 대해선 북한(조선)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언론 보도들을 비판하면서 ‘왜 미국의 진정성에 대해선 아무런 의심을 갖지 않느냐’고 반문하곤 과거 리비아 핵 폐기 당시 미국의 표리부동한 모습이 재연되지 말란 법이 없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향후 진보좌파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구호들은 “공정한 분배와 재벌에 대한 세금정책, 탈냉전, 징병제 폐지와 대체복무제, 양성 및 성수소자의 평등, 한반도 평화정착과 전쟁위협 제거” 등 최대 다수가 공감할 목표와 가치를 담아내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양일 캐나다통신원  webmaster@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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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아동 등 갈 곳 없는 약자들, '국민청원'에 몰렸다

국민청원 16만 건 전수 분석해보니... 가장 많이 쓰인 단어는 여성·아기·학생

18.05.14 18:00l최종 업데이트 18.05.14 18:02l

 

 14일 최다 추천을 받고 있는 청와대 국민청원 제목이다. 청와대가 지금껏 올라온 국민청원 약 16만 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청원이 주로 여성·아기·학생 등 약자를 위한 호소가 전달되는 직접적 통로 역할을 했다"고 한다.
▲  14일 최다 추천을 받고 있는 청와대 국민청원 제목이다. 청와대가 지금껏 올라온 국민청원 약 16만 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청원이 주로 여성·아기·학생 등 약자를 위한 호소가 전달되는 직접적 통로 역할을 했다"고 한다.
ⓒ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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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성별 관계없는 국가의 보호를 요청합니다."

14일 최다 추천을 받고 있는 청와대 국민청원 제목이다. 피해자 성별 관계없이, 공평한 경찰 수사를 촉구하는 이 청원은 지난 11일 시작된 지 3일 만인 14일 오후 6시 현재 참여 인원이 32만 명을 넘어섰다. 청와대는 참여 20만 명 이상인 청원에 대해 각 부처 장관 등이 직접 공식적으로 답하고 있다.

앞선 목소리들은 어땠을까. 청와대가 지금껏 올라온 국민청원 약 16만 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청원에서 '대통령', '아기', '여성', '처벌', '정책', '학생' 등 순으로 단어가 자주 언급됐다고 14일 알렸다. "청원이 주로 여성·아기·학생 등 약자를 위한 호소가 전달되는 직접적 통로 역할을 했다"는 게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 평가다. (국민청원 게시판 직접보기)

 

청와대는 앞선 국민청원이 주로 인권·성평등, 안전과 환경 등 분야 순으로 집중돼 국민 의견이 모였다고 밝혔다. 이는 국민청원이 시작된 지난해(2017년) 8월 19일부터 지난 4월 13일까지 제안된 총 16만 건 청원을 전수 분석한 결과로, 분석은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진행했다.

추천수 20만 건 이상을 받은 국민청원은 14일 현재까지 35건이었으며, 이 중 인권·성평등 분야가 8건으로 가장 많았다. 안전·환경은 5건, 문화·예술·체육·언론 등은 4건이었다. 추천수 상위 100건을 분야별 집계한 결과 인권·성평등(19%), 보건복지(13%), 안전·환경(10%) 순으로 나타나 역시 인권·성평등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추천수와 관계없이 전체 조사대상을 분석한 결과는 어떨까. 전체 약 16만 건 중에서는 '정치개혁' 관련한 청원이 18%로 가장 높았다. '자유한국당 세비 반납', '국회의원들 세비 반납',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 세비 지급 중단' 청원 등이 대표적이다. 그 외 인권·성평등(10%), 안전·환경(7.7%), 육아·교육(7.4%)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청와대가 지금껏 올라온 국민청원 약 16만 건 빅데이터를 전수분석했다.
▲  청와대가 지금껏 올라온 국민청원 약 16만 건 빅데이터를 전수분석했다.
ⓒ 청와대 국민청원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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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SNS 상 민심은 '여성'... 성평등 교육 의무화 등에 의견 모여

청와대는 "청원이 문을 연 작년 8월부터 하루 평균 600~700개 청원 글이 올라오고 있다"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청원에 담긴 국민 마음, 관심사를 파악하기 위해 핵심 키워드가 포함된 언론보도, 100대 국정과제 등 분석도 함께 진행했다"고 알렸다.

그 결과, 국민 청원에서 확인된 관심사와 뉴스·블로그·트위터 등 언론보도와 SNS에서 언급된 키워드 관심사는 그 순위가 서로 달랐다.

'대통령'이 1위로 가장 자주 언급됐던 국민 청원과 달리, 뉴스·블로그·트위터 등에선 여성(36.8%), 대통령(30.6%), 학생(24.8%), 아기(7.1%) 등 순으로 나타났다. '미투(Metoo, 나도 고발한다는 뜻의 캠페인)' 운동에 대한 지지, 성차별 등에 대한 우려가 더 크게 나타났다는 뜻이다.

또 핵심 키워드가 포함된 청원 내용을 분석한 결과, '여성'은 성범죄 처벌 강화와 성평등 교육 의무화, 시험관 시술과 같은 난임 문제 등에 관심을 끈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키워드 관련한 청원은 주로 대통령제 개헌 문제, 국민소환제, 전임 대통령 문제 등에 주로 언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국민청원은 국회 입법과도 맞닿아 있다. 실제 앞서 2월 초 참여 20만 명을 넘긴 '초·중·고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국민청원은 이후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의 법안 발의 내용으로도 이어졌다. (관련 기사 : '미투' 1호 법안 나왔다... "유치원 때부터 성폭력 예방 가르쳐야")

청와대 분석에 따르면, 2017년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총 8건이 답변 기준(청원참여 20만 명)을 넘겼으나 2월 이후 27건(77.1%)이 20만 지지를 얻는 등 청원에 관한 관심은 최근 들어 더욱 뜨거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청원은 주로 토요일, 월요일, 금요일 순으로 접수됐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관련해 "국민이 직접 묻는 국민청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며 "실제 국민이 원하는 '내 삶의 변화'를 만들기 위해 국정 운영과 정책 구현에 전 정부 차원의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라는 국정철학에 따라 2017년 8월부터 이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청원은 정치개혁, 외교/통일/국방, 일자리, 미래, 성장동력, 농산어촌, 보건복지, 육아/교육, 안전/환경, 저출산/고령화 대책, 행정, 반려동물, 교통/건축/국토, 경제민주화, 인권/성평등, 문화/예술/체육/언론, 기타 등 17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돼 있다. 

 

태그:#국민청원#성평등 의무화#여성#청와대 국민청원#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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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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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4  15: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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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 종업원 대책회의와 민변TF가 14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원의 기획탈북 유인납치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피해자들의 조속한 원상회복'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년전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던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들의 집단 입국이 자유의사에 의한 것이 아니라 국가정보원(국정원)의 기획과 연관된 협박에 의한 것이었다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지난 10일 JTBC의 한 프로그램에 이들 4명의 종업원들이 출연해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자발적인 탈북이 아니었으며, 자유롭게 잘 살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민가협양심수후원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범민련남측본부 등 '북 해외식당 종업원 기획탈북 의혹사건 해결을 위한 대책회의'(북 종업원 대책회의)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기획탈북 의혹사건 대응 TF'(민변TF)는 즉시 성명을 발표, "2016년 4월 '중국 저장성 북한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사건'은 국정원이 처음부터 기획하고 주도한 '기획탈북, 유인납치사건'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면서 정부의 사과와 진상조사, 책임자 처별과 원상회복, 재발방지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방송 나흘이 지나도록 국정원과 통일부를 비롯한 정부 당국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북 종업원 대책회의와 민변TF는 14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원의 '기획탈북 유인납치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피해자들의 조속한 원상회복"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의 공식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문재인 정부는 비록 전 정권이 저지른 범죄행위이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 피해자인 12명 여종업원들과 가족들, 그리고 북측 당국에게 공식 사과해야 한다"면서 "다시는 이와 같은 반인권 반인륜 반민족 범죄행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재발방지 약속을 국민과 온 겨레 앞에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 전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기획탈북사건'에 이용된 유인납치 공작비의 출처를 비롯해 해외 정보기관과의 공모 여부, 지금도 진행되고 있을 기획 탈북 공작의 전모를 밝히고 전면 중단할 것, 그리고 이병호 당시 국정원장을 비롯한 해외정보팀 관계자 전원의 처벌을 요구했다. 

홍용표 전 통일부장관을 비롯한 정부 책임자들 역시 처벌을 면키 어렵다면서,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이미 구속된 국정농단 세력에 대해서는 추가 기소해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피해 여종업원들에 대한 즉각적인 인권구제와 보호, 원상회복을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이들 종업원들이 가족 면담은 물론 변호인 접견과 국내외 인권기구들의 면담도 허용되지 않는 가운데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정원의 감시와 통제속에 심각한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위협과 공갈, 협박에 의한 귀순공작으로 인해 자유롭게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라는 것.

북 종업원 대책회의와 민변TF는 "피해자들을 당장 안전한 곳으로 옮겨 정부가 나서 이들의 신체를 보호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정신적 안정과 치료, 자유롭게 의사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먼저 가족들과 만날 수 있도록 보장하고 부모로부터 위임을 받은 변호인들의 면담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종업원들이 방송을 통해 "어디 가는 줄도 모르고 따라왔고 자유의사에 의한 탈북이 아니다", "보고 싶은 우리 엄마 한 번만 만나게 해주세요"라고 직접 호소한 만큼 남북정상회담에서 민족 분단으로 발생한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한 정부는 종업원들의 의사에 따라 하루빨리 이들이 가족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남북의 적대와 혐오, 대결을 부추기는 중대범죄를 서슴치 않는 국정원은 즉각 해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왼쪽부터 김성복 NCCK 인권센터 이사장,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장경욱 민변TF 팀장,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NCCK 인권센터 이사장인 김성복 목사는 "진실은 결국 드러나는 것인데, 정부 당국이 이 시간 이후로 더 이상 엉거주춤하지 말고 확실하게 모든 걸 다 드러내 놓아야 한다. 수사할 것은 수사하고 처벌할 것은 다 수사하되, 먼저 12명의 종업원들을 고향인 북으로 돌려 보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국가권력이 정략적 패권을 위해 무고한 사람을 강제로 끌어다 가족과 생이별시키는 반인권, 반인륜 범죄를 저질렀다. 이것은 최순실, 박근혜 국정농단보다 더 추악한 범죄이다. 비록 전 정권이 저지른 일이긴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에 대해 사과하고 빠른 송환조치와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장경욱 민변TF 팀장은 "더 이상 기획탈북 의혹이 아니라 기획탈북 범죄행위로 드러났다"면서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이 사건의 수사를 촉구하는 고발기자회견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극우세력은 지금도 이들 종업원들이 북으로 송환하게 되면 무슨 큰 일이라도 생기는 것처럼 여론을 날조하고 있다면서 "공포를 조장해 송환을 요구하는 국민과 다수 여론을 위축시키려는 세력이 있다면 그 세력은 조만간 우리 사회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것은 지금 발전하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이 추악한 범죄를 은폐하고 진상 규명을 지체시켰던 국정원을 근본적 수준에서 개혁하는데 도움이 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와 국정원에 의해서 자행된 국제범죄'라는 사실이 명백히 밝혀진 만큼 철저한 수사에 돌입해 책임자를 즉각 소환하고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며,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원상회복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원상회복과 관련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는 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명령으로 책임자 처벌과는 별도로 이들 종업원들을 부모들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런 결단을 통해서 천만 이산가족의 한도 함께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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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은 무슨, 미국의 굴복이 본질

검증은 무슨, 미국의 굴복이 본질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5/15 [01:55]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018년 5월 14일 8시뉴스에서 보도한 핵시험장 폐쇄관련 국내전문가 견해 

 

북이 오는 23-25일에 북부핵시험장을 완전히 폭파방식으로 폐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한국,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의 언론사 기자들에게 공개하겠다고 공식 발표하였다. 

 

이에 대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모든 관료들이 고무적인 일이라며 박수를 보낸다는 공식입장을 밝혔고 우리 문재인 대통령도 남과 북의 시간통일에 이어 핵시험장 폐쇄까지 남북정상회담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했던 약속을 신속하게 이행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3일 jtbc뉴스룸에 나와 콘크리트로 매립하는 방식이 아니라 폭파 방식은 가장 완전한 핵시험장 폐기방식이라며 북이 더이상 핵시험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다시 뚫어 사용할 수 있는 콘크리트 투입 '폐쇄'가 아닌 영영 쓰지 못하게 하는 폭파 '폐기'라는 표현을 북이 사용한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런데 14일 SBS 8시뉴스 등에서는 북이 이번 폐기에 전문가를 초청하지 않았다면서 2달정도 걸리는 시료채취와 검증 후에 하는 것이 더 완전한 폐기인데 아쉽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보도하였다. 이춘근 박사도 시험장에 남아있는 핵물질을 분석하면 어떤 종류의 핵폭탄 시험을 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특히 8시뉴스와의 대담에서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사실은 즉시 사찰, 또는 무한 접근이 첫 번째가 되어야 하는데 그것 없이 폐기함으로써 이 증거가 인멸되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는 조금 아쉽습니다."라고 지적하였다. 

 

전문가들이야 북의 핵능력이 궁금하고 학자적 탐구심 때문에 당연히 그 안에 들어가 시료도 채취하고 연구를 해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보도가 좋게 발전하는 북미관계에 장애를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을 언론인들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

 

미국이야 이런 이치를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미국도 전문가를 보내 핵시험장 안을 샅샅이 조사하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는가. 그런데 북이 전문가 초청없이 폭파하겠다고 하니 잘하는 일이라고 박수를 쳐주고 있다. 속이 쓰리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말이 검증이지 사실은 미국이 굴복한 것 

북은 리비아처럼 미국에 굴복해서 핵폐기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평화체제구축과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서 그리고 대승적 차원에서 전세계적인 핵확산을 막고 종국적으로 세계의 비핵화를 추동하기 위해서 자주적, 주동적 조치로 한반도 비핵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밤잠을 자지 못하는 미국의 지배세력들과 미국 시민들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 아량의 조치로 한반도비핵화에 나서는 것이지 미국의 제재와 압력에 굴복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엄밀히 따지면 굴복은 미국이 한 것이다. 미국은 북의 비핵화만 아니라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에 동의했다. 남한의 핵도 다 철거하고 더는 북을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한 것이다. 이제 더는 핵전략자산이 한반도 근처에 오지 못한다. 그러니 북에 위협이 되는 미군도 더는 한반도에 주둔할 명분이 없어졌다. 

 

궁지에 몰린 쪽은 미국이다. 미국은 검증은 언감생심, 북이 핵시험을 더이상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눈물나게 고마운 일이다. 미국이 북의 핵시험장 폐기에 적극 지지하고 나서면 남측 언론들은 알아서 판단을 해야 한다. 계속 시비를 걸면 결국 미국에게 대드는 꼴이 된다. 그럴 경우 아베꼴을 면치 못할 것이다. 개기더라도 눈치껏 개겨야 한다. 한국이 자주적인 나라인가. 내용적으로 미국에게 일제시대 찜쪄먹을 식민통치를 받고 있지 않는가. 군작전권도 없는 나라가 무슨 자주적인 나라인가.

 

본지에서는 그간 북이 핵시험한 무기들이 일반적인 핵무기가 아닌 특수핵무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해왔다. 이상하게 첫 핵시험에서는 클립톤 등 방사성 물질이 포집되었는데 이후엔 전혀 포집이 되지 않았다. 1차 시험 후 북이 시험시설을 더 튼튼하게 보강해서 새지 않게 했을 수가 있겠는데 핵폭발이 보통 강력한 폭발이 아니다. 그것을 완전히 차단한다는 것 자체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말 그런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그 기술만 해도 무시무시한 기술이 아닐 수 없다. 

 

북처럼 조국 강토를 끔찍하게 아끼는 나라는 없다. 애초부터 방사능 오염이 없는 특수한 핵무기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시험장 폐기 과정에 시료체취를 통해 그것이 증명된다면 미국에게 참으로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도 없는 더 무시무시한 핵기술을 북이 가지고 있는 것이 증명된 것이기 때문이다.

핵무기의 약점은 방사능오염으로 민간인들에 대한 피해와 2차피해를 유발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핵무기는 사실상 보복용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는 무기이다. 미국이 일본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용했다가 지금까지 비인도적인 핵무기를 사용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으며 아마 영원히 그 비난이 미국을 따라다니게 될 것이다.  

 

그런데 방사능 피해가 전혀 없는 핵무기를 북이 개발했다면 그 핵무기는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정말 무서운 무기로 되는 것이다. 그런 검증결과를 발표하게 되면 북이 세계 최강 핵보유국임을 인정하게 되고 그 검증결과를 발표하지 않으면 그것을 번연히 알고 있는 북의 비웃음만 살 것이 자명한데 무엇때문에 검증을 하겠다고 그런 핵시험장에 들어가려고 하겠는가. 속이 쓰리지만 북이 폭파시키겠다고 하니 좋다고 박수를 칠 수밖에 없는 게 지금 미국의 처지이다. 

 

♦ 북이 공개한 핵무기는 미국에 그냥 줘도 무방한 구형무기

검증은 강자가 약자에게나 하는 것이다. 어디 감히 원숭이가 막대기로 개미구멍 찔러 핥아먹는 수준의 도구기술을 가지고 인간의 과학기술을 검증한다고 까불겠는가. 적어도 미국은 그정도는 이치는 알고 있는 나라이다. 그러니 우리 언론들이 좀 신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이 사진은 2017년 9월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지도한 현장에 걸려있는 사진을 확대한 것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w-88 미국의 이중구조 수소폭탄, w-87의 개량형, 북의 수소탄도 모양과 원리가 이와 비슷하다.

 

핵폐기를 하게 될 이런 날을 미리 예견했던지 북이 공개한 핵무기는 모두 미국이 개발했던 핵무기와 똑같은 핵무기이다. 축구공 모양의 분열탄도 미국식 분열탄이고 땅콩, 혹은 장구 모양의 수소탄도 전형적인 미국의 수소탄과 모양까지 똑같다. 분열탄은 이미 미국에서 40년대에, 땅콩모양 수소탄 W-87은 80년대에 개발한 폭탄들이다. 공개는 그런 구식을 했지만 북은 여러 언론보도를 통해 방사능 피해가 전혀 없는 소형화, 경량화, 정밀화, 지능화된 핵폭탄을 모두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발표대로라면 현재 미국이 개발배치한 핵무기보다 더 위력한 핵무기들이다. 그런 무기를 북이 검증과정에 공개하겠는가. 정말 있다면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그것을 가져다가 연구해서 그런 무기를 만들 수도 있는데 왜 그런 기술을 미국에게 넘겨주겠는가. 그것을 미국이 바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약자가 강자에게 내놓으라는 것이 말이 되는가.

 

혹시 존 볼턴이 주장하듯이 미국의 핵무덤 오크리지로 가져다가 폐기하려고 해도 그런 신형 핵무기가 아니라 북이 마음 놓고 넘겨줄 수 있는 축구공 분열탄과 땅콩 수소탄 정도가 될 것이다. 미국은 거기에 만족해야 한다. 그게 싫다면 북미정상회담은 열리지도 못했을 것이며 북미는 전쟁을 피치 못하게 되었을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 국가의 핵 무력은 미국의 그 어떤 핵 위협도 분쇄하고 대응할 수 있으며 미국이 모험적인 불장난을 할 수 없게 제압하는 강력한 억제력으로 됩니다. 미국은 결코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합니다.”라며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는 것, 이는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전략폭격기로 B61스마트 핵폭탄을 투하하건 잠수함에서 트라던트 핵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건, 미국 본토에서 미니트맨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건 북은 다 대응하여 일거에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 미국의 전문가들은 눈치를 챌 수 있는 방법으로 그런 힘을 느끼게 해주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신년사 발표 이후 급격히 북과 대화에 나선 것이 아니겠는가. 미국이 북 신년사의 내용을 그저 내놓은 공갈로 판단했다면 바로 공격을 해서 제압했어야 한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폼페오 장관 면담 동안 자주 피어난 함박미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높이 평가하고 사의까지 표했다. 북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들어주겠다고 약속한 것이라고 본다.     ©자주시보

 

♦ 가장 예측이 힘든 김정은 위원장의 외교

물론 이것도 본지의 추리이지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20여년 북미관계를 전문적으로 분석해온 언론사로서 내린 결론은 북미대결전에서 미국이 굴복했다는 것이다. 그에 맞추어 북미대화를 보면 늘 정확했다. 

물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유연성과 능수능란함 그리고 미국을 포용하는 아량이 너무 넓어 본지의 이번 북미정상회담 장소 예측이 빗나가기는 했지만 그것 외에는 틀린 적이 거의 없었다. 본지는 평양을 찍었었다.

 

본지의 분석기사는 트럼프의 당선, 북미대화 추진 등 큰 흐름은 거의 100% 정확했고 최근에도 폼페오방북의 의미 등을 예측 분석한 기사가 후에 정확한 것으로 확인되었듯 세세한 부분도 거의 다 맞았었다. 물론 앞으로는 세세한 부분은 좀 더 틀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김정은 국무위워장의 수는 예측불허의 고단수이며 아무리 오랜 적이라고 하더라도 미래지향적 견지, 대승적 차원에서 포용하는 품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물론 김정은 위원장이 때릴 때는 정말 무지막지하다. 2016년 첨단 재래식 무기 과시, 2017년 첨단 수소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 과시를 보면 그랬다. 미국 지배세력들이 왜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비명을 질렀는지 군사무기를 조금 아는 사람들이라면 금방 알 수 있었다. 미국의 지배세력들은 다시는 그런 악몽의 상황을 겪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을 것이다. 

미국 시민들도 그랬다. 잘못 발령된 북 미사일 발사 경고에 하와이는 그대로 아비규환 지옥으로 돌변했다. 하와이 주민들이 엎프락설프락 방공호로 아이들을 안고 달려가다 넘어지고 울고 불고 그런 야단도 없었다. 미국 앞바다에서 북이 핵폭발 시험이라도 단행하면 미국의 모든 국민들도 그런 악몽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오죽 무서웠으면 폼페오 국무장관을 다급히 두 번이나 평양에 보내 직접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전하여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켰겠는가. 트럼프 대통령 제안을 구두로 전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높이 평가하고 사의까지 표했다'고 북 언론에서 보도했다. 이런 보도가 나올 정도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북이 요구한 내용을 전폭적으로 다 들어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봐야 한다. 

 

북이 비핵화에 나서면 잘 살게 해주겠네 어쩌네 하는 말들이 모두 이런 미국의 굴복을 가리기 위한 몸부림이다. 그에 속아 부화뇌동하다가는 미국 지배세력의 의도에 맞서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이번 핵시험장 폐기 관련 일부 언론들의 보도가 바로 딱 그런 경우라고 판단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굴복은 제국주의 패권국 미국의 굴복이지 미국 시민의 굴복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국이 제국주의 패권질을 그만 둠으로써 미국 국민들은 국방비를 덜 내도 되고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언론사 기자들도 이제는 색안경을 벗어버리고 북을 정확하게 보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 우리 언론인들이 실수하지 않고 남북관계, 북미관계가 잘 풀려가는데 도움이 되려면 이제는 제발 국가보안법으로 북 정보를 차단하는 일을 중단해야 할 것이며 북에 대한 정보를 자유롭게 접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좋기로는 하루 빨리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것이다. 그래야 북을 우리 국민 모두가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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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요금제 나오면 통신3사 망한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가계통신비 인하 추진 때마다 통신3사 대변하는 보수신문들, 스마트폰 중독 많아진다는 궤변도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2018년 05월 14일 월요일
 

“기사 나온 걸 스크랩했는데 갑자기 다 사라졌어요.” 2016년 2월 참여연대의 SK텔레콤 관련 설문조사를 게재한 언론사 4곳의 기사가 갑자기 삭제됐다. 삭제된 기사를 썼던 한 기자는 “데스크와 국장이 기사를 내렸는데, 구체적인 이유는 모른다”면서 “삭제 될 만한 근거 없는 자료가 아니다. 아마 회사의 이해관계가 (기사 삭제에)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경제지 관계자는 “기사를 쓸 때 통신사의 문제를 비판하려고는 하는데, 데스크가 고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주요 광고주인 통신사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2014년 기준 SK텔레콤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에 이어 3번째로 광고비를 많이 쓴 광고주다. 2014년 류지영 당시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통신3사가 2010년부터 2014년 6월(상반기)까지 광고선전비로 투입한 예산만 3조4555억 원에 달했다. SK텔레콤이 가장 많은 1조6777억 원을 지출했고, LG유플러스가 1조847억 원, KT 6931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 14일 중앙일보 기사.
▲ 14일 중앙일보 기사.

 

 

지난 11일 정부가 추진하는 이동통신 보편요금제 도입방안이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했다. 보편요금제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에 월 2만원대 요금에 음성 200분,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이동통신 요금제 출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말한다. 저가요금제 가입자들의 핸드폰 요금을 1만원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보편요금제를 다루는 적지 않은 언론의 시선은 ‘이용자의 편익’보다 ‘통신사의 손해’에 주목한다. 특히 경제지와 보수신문은 통신사와 정부가 대립할 때마다 통신사 입장을 대변해왔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보수신문은 공통으로 ‘시장에 정부가 개입하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사실상 정부가 통신비 정책에 직접 개입하는 셈”이라고 우려했고, 조선일보는 “전세계에서 정부가 나서서 통신요금을 지정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경제는 “경쟁이 치열해지면 사업자들은 정부가 말려도 살아남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요금 할인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신문은 통신시장의 특수성을 외면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대법원은 통신요금 원가자료 공개 판결을 내리며 “이동통신 서비스는 전파와 주파수라는 공적 자원을 이용하고 국민 전체의 삶에 중요하기 때문에 양질의 서비스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돼야 한다”고 밝혔다.  
 

▲ 14일 한국경제 사설.
▲ 14일 한국경제 사설.


이들 언론이 보도하지 않았지만 규제개혁위원회 토론 과정에서 여재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실장은 “국내 이통시장은 많은 경쟁활성화 제도에도 불구하고 시장구조가 고착화돼 있다. 1997년도 이후 5:3:2 점유율이 유지된다”며 정부 개입이 필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한번 허가 받으면 땅 짚고 헤엄치는 것처럼 별다른 노력 없이도 독점으로 사업하는 게 한국 통신산업의 특징이다. 독과점인 통신3사의 요금제가 거의 같은 점은 사실상 담합이라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들 언론은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당장 통신사들이 망할 것처럼 주장한다.  전자신문은 “이동통신사 영업이익의 36%가 날아가는 셈”이라며 “문 닫는 이통사가 나온다는 게 빈말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는 “통신3사 매출 감소액은 최소 7000억 원에서 최대 2조2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통신사가 망할 정도로 가계통신비 인하를 정부가 강제하는 건 문제다. 무엇보다 피해는 이용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그러나 이들 신문이 내놓는 수치는 ‘과장’된 면이 있다. 한겨레는 12일 사설에서 “통신 3사는 지난해 요금 할인율 확대 때도 볼멘소리를 했으나 통신 3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7383억원으로 2016년의 3조7225억원보다 오히려 늘었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정부가 ‘요금할인율’ 상향을 추진하자 중앙일보는 증권가를 인용하며 “이통 3사는 한 해 1조7000억원의 손실을 보게 될 것으로 계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SK텔레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경제는 사설까지 내고 저가 요금제 활성화가 ‘스마트폰 중독’을 부추긴다는 해괴한 논리까지 동원했다. 한국경제는 “보편요금제 의무화에 따른 일률적인 통신비 인하는 가뜩이나 심각한 ‘통신 과소비’를 부추겨 스마트폰 중독 등 각종 부작용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면서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하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이들 언론이 공통적으로 ‘알뜰폰’ 사업자들 목소리를 비중있게 전하는데, ‘진정성’에 의문이 든다. 언론사들은 공교롭게도 정부가 가계통신비 인하를 추진할 때마다 약자인 ‘알뜰폰’사업자들을 걱정한다. 통신3사의 요금이 낮아지면 저가 요금제로 경쟁력을 확보한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는 우려다.

중앙일보는 “저렴한 요금을 내세운 알뜰폰 사업자들의 반발도 크다”면서 “전파사용료 감면 연장 등 알뜰폰 사업 대책부터 먼저 마련해달라"는세종텔레콤 박효진 상무의 발언을 전했다. 조선일보 역시 “통신 업체들과 알뜰폰 업체들의 반대 목소리를 묻혀버렸다”면서 “30여개 알뜰폰 업체가 다 망한다”는 알뜰폰 업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한국경제는 사설을 통해 “저렴한 요금이 최대 강점인 알뜰폰 사업자들 역시 작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우려 자체는 일리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알뜰폰 업체의 피해가 유독 가계통신비 인하 정국에서만 부각된다는 점이다. 한국경제는 지난해 “통신비 인하 기싸움에 뒷전 밀린 알뜰폰” “통신비 인하의 역설…‘시장 약자’ 알뜰폰부터 무너진다” 등의 기사를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정작 망을 빌려 쓰는 알뜰폰이 ‘망 도매대가’ 산정 과정에서 통신3사로부터 ‘갑질’을 당한다는 알뜰폰 업계의 하소연은 이들 언론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공교롭게도 통신3사를 보호할 때만 ‘알뜰폰’을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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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당혹시킨 트럼프의 전화 한통, 그 의미는?

[인터뷰] 이남주 성공회대학교 교수
2018.05.14 08:21:26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을 마친지 열흘 만에 중국으로 향했다. 지난 3월 말 베이징 방문에 이어 이번에는 다롄(大連)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 취임 이후 5년 정도 서먹했던 북중 관계가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이남주 성공회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는 "정상외교는 한 번 상대국에 방문하면 그다음에는 상대국의 정상을 자국으로 초청하는 게 일반적이다. 김 위원장의 두 번 연속 방중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8일 다롄(大連)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나온 보도문에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양자 관계는 중대한 전략적 의의를 갖고 있다'는 대목이 있다"며 "이는 북중 양측이 '사회주의'라는 이념적 유사성을 강조한 셈인데, 최근 북중 관계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앞으로는 관계가 강화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동안 북중 관계가 대단히 나빴던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이 중국을 배제하고 지금의 판을 움직이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이같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이유로, 극단적인 상황에 몰렸을 때 결국 기댈 곳은 중국밖에 없다는 상황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기댄다기보다는 북한이 여러 외교적 전략 중에 하나를 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선거로 행정부가 바뀌는 국가다. 정부가 바뀌면 대북 정책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북미 관계에는 그러한 가변성이 있어서 북한이 설사 친미 국가가 되고 싶다고 해도 안정적인 친미 국가로 계속 남아있기는 쉽지 않다"며 북한은 자신들의 외교적 전략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은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과 관련,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차이나 패싱' 논란이 나오고 있는데, 중국도 종전선언에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교수는 "그런데 중국은 종전선언이든 평화협정이든 모두 참여하고 싶어한다. 중국이 종전선언부터 참여하겠다고 하면 굳이 말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종전선언 자체가 고정되거나 제도화된 프로세스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그런데 사실 종전선언 자체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방식이라는 점을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쟁은 종전선언과 같은 절차 없이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전쟁이 끝나면 영토 문제가 남아있지 않는 한 외교 관계 회복으로 정상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그래서 종전선언의 함의와 참여자 등에 대해 정확히 규정된 바가 없기 때문에 중국이 참여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가능한 빨리 전쟁 상황을 종식시키는 것이 평화협정 체결 동력을 이어가기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든다면 남북미 3자의 종전선언을 서둘러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도 종전선언 자체가 이후 한반도 질서에 대한 심각한 합의를 담고 있지는 않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남북미 3자로 한다고 해도 크게 기분 나빠할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인터뷰는 지난 11일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 이남주 성공회대학교 중국학과 교수 ⓒ프레시안(이재호)


프레시안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월 말에 이어 지난 7~8일 이틀 일정으로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김정은 위원장의 제의로 이뤄졌다고 하는데, 북한이 현 국면에서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이남주 : 지난해 11월 29일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한 이후 올해 1월까지만 해도 북중 관계는 좋지 않았다. 중국은 북한에 대한 실질적인 제제와 압박을 진행했을 뿐만 아니라 수사적인 측면에서도 북한에 상당한 불만을 표출했다. 

당시 제가 만났던 중국 학자들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을 동원할 가능성이 있고, 이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마 미국이 통보 정도는 해주지 않겠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에 대한 불만과 중국의 현재 입장이 어떤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시그널이었다.  

핵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변한 것도 북중 관계를 어렵게 한 요인 중 하나였다. 북한은 핵 카드를 처음 사용할 때, 핵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변경을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이라고 했지만 나중에는 핵 보유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북한에서는 내부적인 어려움과 미국의 압력 때문에 도달할 수 있는 목표까지는 간다는, 즉 ICBM에 핵탄두를 올리는 정도까지 가겠다는 프로세스가 있었다.  

바로 이 지점이 북한과 중국 사이에 전략적 차이를 벌린 가장 주요한 원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중국도 섣불리 김정은을 불러 정상회담을 가질 수는 없었다. 다만 중국은 북한의 계산법을 바꿔야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더 강하게 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의 행보가 이전과 달라졌다. 물론 이때도 중국 내부에서는 북한이 잠깐 저러다가 말 것이고, 또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회의론이 우세했다. 

그러다 중국은 지난 3월 8일(현지 시각) 한국 특사단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 이후 북미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발표하자 상당히 당황했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및 특사단 일행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발표한 이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공유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몰랐을 때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월 25일 김정은 위원장은 취임 최초로 해외 순방길에 올라 베이징에서 시 주석을 만났다. 김 위원장은 이 방문을 통해 북한이 미국 카드를 본격적으로 쓰는 것 아니냐는 중국의 우려를 해소시켰다. 

김 위원장은 이 만남에서 "첫 외국 방문의 발걸음이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가 된 것은 너무도 마땅한 것"이라면서 "조중(북중) 친선을 대를 이어 목숨처럼 귀중히 여기고 이어나가야 할 나의 숭고한 의무"라고 말했다.  

당시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에 방문했다고 했지만, 북한 쪽에서 가겠다는 사인을 보냈기 때문에 가능했고 또 김 위원장이 저런 말을 했다는 것으로 미뤄볼 때 북한의 주도성이 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지난 7일 김 위원장은 또 중국에 방문해 시 주석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실 원래 정상외교는 한 번 상대국에 방문하면 그다음에는 상대국의 정상을 자국으로 초청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김 위원장이 두 번 연속 중국에 방문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김 위원장이 이같은 행보를 보인 이유를 지난 3월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시 주석은 "두 나라 간 전략적 소통이라는 전통적 '법보'(法寶)"를 적극 활용하자고 합의했다. 중대 문제에 대한 의견교환을 활성화시켰던 것이 과거 중조 관계의 빛나는 전통이라고도 강조했는데 여기에는 고위급들이 언제든지 오고갈 수 있는 소통을 하자는 취지라고 볼 수 있다.  

8일 다롄(大連)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나온 보도문에도 전략적 소통에 대한 언급이 있다. <신화통신>은 양당 고위 관계자들은 교류를 강화할 것이라면서 이와 함께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양자 관계는 중대한 전략적 의의를 갖고 있다"고도 말했다. 

즉 사회주의라는 이념적 유사성을 강조한 것인데, 최근 북중 관계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앞으로는 관계가 강화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로 미뤄볼 때 그동안 양측 관계가 대단히 나빴던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이 중국을 배제하고 지금의 판을 움직이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두 번의 정상회담으로 저변에 깔려있는 북중 사이의 불신이 완전히 해소됐는지는 미지수다. 중국 역시 지금의 프로세스가 계속 진행될 수 있을지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중국은 만약 중간에 일이 잘못되고 북한이 세게 치고 나오면 자기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는 우려를 아직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 지난 7~8일 이틀 일정으로 중국을 찾은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레시안 : 그런데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 북중 정상회담을 하려면 이제는 시진핑 주석이 평양에 한 번 방문할 차례다. 시 주석이 평양으로 갈 수 있을까? 

이남주 : 거의 확실히 움직일 것이라고 본다. 중국은 미북 간 합의의 의미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고 전반적인 회담에 대한 브리핑을 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시 주석이 평양에 갈 가능성이 높다.  

또 군사적인 문제가 풀려서 한반도나 동북아가 안정과 정상적인 발전의 궤도로 갈 경우 경제적인 문제에서 중국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지역협력 측면에서 봐도 중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프레시안 : 최근 두 달 정도 북한이 취해온 외교 행보를 보면 나름대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그동안 한반도가 혼란스럽지 않고 핵무기가 없는 안정된 상태를 원했다. 현재 이런 방향으로 국면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렇게 계속 가다 보면 북한이 미국의 품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중국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한반도와 친미적으로 변하는 북한 사이에 딜레마가 있을 것 같은데?  

이남주 : 중국은 세 가지의 대(對)한반도 정책을 가지고 있다. 우선 한반도의 안정이다. 중국은 주변 상황을 변경시키려고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고 그럴 능력도 없다. 아직까지는 추격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한반도 비핵화다. 이는 중국에 굉장히 중요한 전략적 이익이다. 그런데 현재 한반도 현실에서 가장 불만족스러운 행위자는 북한이다. 현상을 변경해야 할 필요가 있는 북한은 뜻대로 되지 않자 핵 카드를 들고 나왔다. 그러자 미국에서는 한반도의 군사적인 옵션을 고려했고, 이에 중국은 한반도 안정과 비핵화 중에 무엇을 더 중시해야 하느냐는 딜레마에 놓였다. 그런데 이 문제는 결국 미국과 북한에 의해 해결되려고 하는 과정이긴 하다. 중국은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는데, 이건 중국 힘의 한계라고 본다. 

세 번째는 한반도에서 중국에 적대적인 세력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중국은 북한이 미국의 '대중국 봉쇄망'의 한 축으로 포함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즉 북한이 친미적인 성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 북한과 주로 비교되는 것이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미국과 수교 이후 군사협력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베트남이 중국으로부터 조금 멀어졌다고 하더라도 미국의 '대중국 봉쇄망'의 한 축으로 기능하지는 않는다. 물론 베트남이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에 불편한 구도는 있지만 베트남이 대놓고 '반중친미' 노선으로 가기는 어렵다. 베트남은 중국을 경계하기 위해 미국이라는 카드를 활용하는 수준이다.  

프레시안 : 북한은 위기의 상황에 처했을 때 기댈 곳은 결국 중국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을까? 

이남주 : 기댄다기보다는 북한이 여러 외교적 전략 중에 하나를 택하는 것이라고 본다. 미국과 관계를 잘 풀어서 아주 극단적으로 가면 중국보다는 미국과 관계가 더 중요해질 수도 있다. 그런데 북한 스스로가 그러한 길로 가는 것은 쉽지 않다.

미국은 선거로 행정부가 바뀌는 국가다. 정부가 바뀌면 대북 정책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북미 관계에는 그러한 가변성이 있어서 북한이 설사 친미 국가가 되고 싶다고 해도 안정적인 친미 국가로 계속 남아있기는 쉽지 않다.  

종전선언, 중국도 함께?  

프레시안 :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는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과 관련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한다고 적혀 있다. 이를 두고 중국을 배제한 것 아니냐며 '차이나 패싱' 논란이 나오고 있는데, 중국도 종전선언에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남주 : 그런데 종전선언 자체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방식이라는 점을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전쟁은 종전선언과 같은 절차 없이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쟁이 끝나면 영토 문제가 남아있지 않는 한 외교 관계 회복으로 정상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북한은 과거 평화협정을 체결을 주장하면서 주한미군 철수 요구도 같이 제기했다.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는 이러한 방식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대목이었다. 따라서 2007년 10.4 선언 당시 군사적인 대치 상황을 종식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는 종전선언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다만 이 과정에서 3자 또는 4자라는 표현이 나온 배경은 중국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10.4 선언을 추진할 당시 중국이 여기에 참여하겠다는 반응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을 당사자로 확정지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 이남주 교수 ⓒ프레시안(이재호)

그런데 중국은 종전선언이든 평화협정이든 모두 참여하고 싶어한다. 따라서 중국이 종전선언부터 참여하겠다고 하면 굳이 말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종전선언 자체가 고정되거나 제도화된 프로세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즉 종전선언의 함의와 참여자 등에 대해 정확히 규정된 바가 없기 때문에 중국이 참여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또 평화협정의 경우는 4자만이 아니라 동북아를 넘어 유럽연합(EU)도 참여할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가능한 빨리 전쟁 상황을 종식시키는 것이 평화협정 체결 동력을 이어가기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든다면 남북미 3자의 종전선언을 서둘러 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때는 중국에 양해를 구하면 된다. 중국도 종전선언 자체가 이후 한반도 질서에 대한 심각한 합의를 담고 있지는 않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남북미 3자로 한다고 해도 크게 기분 나빠할 것 같지는 않다.  

프레시안 : 그런가하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 수순을 밟게 되면 북한의 경제가 주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은 북한 경제에 어떤 식으로 참여하게 될까?  

이남주 : 중국은 지원금을 주는 방식보다는 인프라 구축을 시도할 것 같다.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带一路)'와 연관시켜서 본다면 교통, 특히 철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중심으로 할 수도 있는데 이는 대부분 우대 조건이 있는 차관의 형식을 띄고 있다.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이 실시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에 차관이 들어가면 중국 기술자들도 같이 건설 현장에 투입된다. 물론 북한이 인프라 건설에 나서는 경우 중국만이 아니라 남한 및 다른 행위자도 고려해 사업방식을 정할 것이다. 

또 중국은 동북3성 차원에서 북한과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동북 지방의 경제적 위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동북3성의 경제를 일으키기 위한 활로는 북한밖에 없다. 북중 국경까지 뻗어있는 고속철도가 북한에도 연결된다면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주의 국가로서 유대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은 북한 내부의 정치적 안정과 관련해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북한이 개방되기 시작하면 인권 문제 등이 제기될 수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 북한은 중국과 입장을 같이 하면서 공동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  

프레시안 : 중국 입장에서 현재의 한반도 평화 국면은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이남주 : 나쁘다고 판단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미국과 손잡고 북한을 때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북미 양측이 손을 잡는다고 하니까 좀 당황했을 것이다. 북한 때문이 아니라 북한의 카드를 받아 버린 미국 때문에 당황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해제 시점은 

프레시안 : 북미 정상회담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것으로 확정됐다. 당초 평양이나 판문점이 아닌, 제3국인 싱가포르에서 열리게 돼 양측 정상 간 합의 수준이 다소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는데, 북미 간 어떤 합의를 이끌어 낼 것으로 전망하는지? 

이남주 : 올해 초에 한국 특사가 북한을 들러 미국까지 가서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 냈다. 제가 보기에는 그렇게 갈 때 까지만 해도 어느 누구도 상황이 이 정도로 진전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 프로세스를 당기면서 지금과 같이 속도가 붙기 시작됐다. 이후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단계들을 거치면서 진행돼 왔다. 

어쨌든 우리로서는 북미 정상회담을 판문점에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우리가 개입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 판문점에서 진행하면 남북미 3자 구도도 빨리 만들어질 수 있다.  

평양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성향, 깜짝쇼나 리얼리티쇼를 좋아하는 그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었다.  

그런데 사실 북미 양측은 오랫동안 좋지 않은 관계를 맺어왔다. 그래서 아무리 관계를 푼다고 해도 디테일적인 부분에 들어가면 어려운 문제들이 많다. 즉 여전히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어려운 문제들을 점검해보면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싱가포르에서의 회담이 가장 자연스러워 보인다. 이제는 북미 간에 실질적인 문제를 다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싱가포르가 더 적절할 수 있다.

또 싱가포르 결정이 북미 간 난항을 거치면서 확정된 것이 아니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분위기에서 회담을 하고 나서 발표됐기 때문에 북미 간 합의 수준의 문제와는 크게 연관이 없을 수도 있다.  
 

▲ 9일 평양을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노동신문


프레시안 :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체제 안전 보장을 받고 세계 경제로 편입하기 위해 비핵화를 결심한 것 같다. 그런데 체제 안전은 비핵화를 통해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경제 문제는 당장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가 풀리지 않으면 어려운 문제 아닌가? 

이남주 : 그렇기 때문에 비핵화 프로세스 중 핵 '동결(freeze)' 단계에 진입하면 가장 최근에 나온 유엔 안보리 제재인 2397호는 해제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2월 22일(현지 시각) 안보리 이사국들의 만장일치로 채택된 이 제재 결의안에는 민간 부문에 영향을 주는 제재가 많다. 군사적인 부분은 남겨두더라도 민간 경제에 타격을 주는 제재는 걷어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지난 9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평양에서 다시 만남을 가진 김정은 위원장의 표정은 매우 밝아 보였다. 이에 동결 단계에서의 제재 해제보다 더 진전된 합의를 이룬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안보 문제와 경제 문제가 연관돼있기 때문에 이같은 전망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우선 안보 문제는 주한미군의 경우 당분간 문제 삼지 않는 조건으로 협상에 임할 수도 있다. 이런 조건에서 핵 폐기까지 가는 것을 두고 북한이 상당히 양보한 것이라고 본다면, 미국이 북한의 체제 안전 우려를 해소할만한 무엇인가 더 진전된 조치가 있어야 한다. 

북한 입장에서는 주한미군이 곧 적대시 정책의 상징인데, 미국이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을 것임을 무엇으로 보여줄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은 제재 해제 등을 생각할 수도 있다. 여기서 북한과 미국이 밸런스를 맞춰나갈 수도 있다. 

프레시안 : 북한은 중국식과 베트남식 중에 어떤 개혁 방식을 택하게 될까? 

이남주 : 중국과 베트남은 기본적으로 공산당 권력을 유지하면서 시장경제를 도입하는 모델이었다는 점에서 똑같다. 하지만 구체적 발전 전략으로 보자면 차이를 발견할 수는 있다. 

중국은 지난 1978년 공산당 제11기 3중전회에서 당과 국가사업의 중점을 계급투쟁에서 경제 건설로 이동한다고 밝히면서 개혁개방의 포문을 열었다. 북한 역시 지난 4월 20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전당, 전국이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 이것이 우리 당의 전략적 로선(노선)"이라고 밝히며 경제 건설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은 이렇게 북한이 중국과 유사한 표현을 쓴 것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중국 같은 경우는 상대적으로 베트남보다는 경제 발전에 대한 집중력이 높았다고 본다. 경제 발전 목표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그리고 중국은 국제적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여러 여건이 있었다. 베트남보다 외부 자원을 흡수하기에 굉장히 좋은 조건이었다. 북한과는 분명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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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주민들 이미 미국 중산층 생활수준, 통일비용은 헛소리

북 주민들 이미 미국 중산층 생활수준, 통일비용은 헛소리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5/14 [01:3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미국의소리의 통일비용 보도     ©

 

♦ 미국언론의 의도적 통일비용 부풀리기

10일 미국의소리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유라이존’이 과거 동서독 통일 비용을 토대로 북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서 10년 동안 적어도 2조 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인구와 경제 규모, 환율 등을 비교한 건데 독일 통일 비용이 현 시세로 1조 2천 달러가 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반도 평화 구축 비는 이보다 2배 정도 높은 것인데 유라이존은 이 같은 차이는 한국에 대한 북의 인구 비율이 서독과 동독보다 훨씬 크고, 북의 경제 상황이 당시 동독과 비교 조차 하기 어려울 만큼 낙후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대가로 국제사회에 상당한 규모의 경제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유라이존이 추정한 2조달러는 향후 10년동안 한국의 GDP 대비 18.3%, 미국의 1.7%이며 중국과 일본의 경우는 각각 1.6%, 7.3%에 해당하는 액수이며 이 같은 한반도 평화 구축 비용을 미국과 한국, 중국, 일본 4개국이 함께 부담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고 유라이존은 지적했다.

특히 이 같은 ‘공동 부담’이 이행될 경우 미국의 물가와 금리 인상을 촉발시키고 달러 강세와 국제 통화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았다.

 

이건 사실 관계에도 맞지 않고 한반도 평화체제구축을 하지 말자는 것과 다름없는 억지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소리에서 이런 보도를 하기 전에도 한국의 제도권언론들은 통일비용이요 뭐요 떠들었는데 이제부터 이런 미국의소리 보도를 근거로 악머구리처럼 더 떠들것이 우려된다. 

 

▲ 2017년 선을 보인 북의 여명거리, 여명거리 입주자들은 원래 살던 주민들, 김일성종합대학 교원들, 여명거리를 건설한 노동자중 일부가 입주했다고 설명했다.     ©자주시보
▲ 평양의 미래과학자 거리     ©자주시보
▲ 북의 구성공작기게공장 편의봉사시설인(우리의 구청이나 도청 혹은 기업체의 문화센터) 강성원의 내부, 이런 시설에는 수영장, 목욕탕, 이용과 미용실, 피부관리실, 운동실은 물론 전자도서관을 갖추고 있어 신기술을 배울 수 있는 원격강의도 들을 수 있다. 물론 대형 공연장과 영화관도 갖추고 있다. 여기서 모란봉 악단의 순회공연도 진행된 바 있다. 이런 시설은 북 주민들은 거의 무료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 북 주민들 생활은 이미 미국 중산층 수준

민족통신은 노길남 대표는 북의 주민들이 받는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 복지혜택만 해도 이미 미국의 중산층 생활과 맞먹는다는 조사결과를 보도한 바 있다.

 

미국에서도 일반교과뿐만 아니라 음악, 미술, 체육 등 아이들의 재능을 마음껏 꽃피울 수 있는 교육을 받고, 아프면 돈 걱정 없이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으며, 자녀들 방 하나씩 차례지는 그런 집에서 걱정없이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월 천만원 이상 수입의 중산층에 속하는데 북은 모든 주민들이 그런 생활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 만경대학생소년궁전, 북은 학교교육만 무료가 아니라 예체능 과외교육도 각 군만다 있는 이런 과외교육기지에서 전액 무료로 해주고 있다. 물론 학교에서 예체능을 기본적으로 배우고 과외도 특기를 더 개발하기 위한 과외교육기지이다.

 

북 제도의 혜택을 무시하고 한국과 서구 진영에서 자의적으로 계산해낸 북의 경제 수치를 바탕으로 북의 경제가 남의 1/100도 안 되니 어쩌니 하고 있는데 참 뻔뻔하기 짝이 없다. 사회주의제도와 자본주의제도를 어떻게 직접 비교할 생각을 할 수 있는가. 지식인으로서 양심을 저버리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북과 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미국에서 그 철저한 강아지국인 영국의 한 기관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 점을 엄중시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독일식 통일을 한반도에 적용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북을 자본주의식으로 흡수통일하려고 하는 순간 세계대전은 피할 수 없다.

한국 경제는 서독경제보다 훨씬 규모가 적기 때문에 북을 흡수하려고 해도 할 능력도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북은 체제를 건드리는 세력에 대해서는 그 누구든 용서치 않겠다는 입장을 숱하게 밝혀왔다. 그래서 한반도 비핵화의 제1의 전제조건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대북체제와 안전보장이다.

 

폼페이오 국무장이 평양을 두 번이나 찾아가 사실상 애걸복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체제보장 의지를 전했기 때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허락한 것이며 비핵화 용의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협상을 하기 위해 다른 나라 수도에 이렇게 득달같이 연이어 날아가는 경우는 없었다.  중미수교 때도 이와는 양상이 달랐다. 중미수교는 소련포위붕괴를 위해서 미국이 의도적으로 그렇게 접근한 것이지만 북에는 순전히 한반도 비핵화 때문에 미국이 애걸복걸 찾아간 것이기에 차원이 다르다. 

 

또한 중국은 미국의 자본주의 경제를 받아들임으로써 사실상 미국의 전략에 말려든 측면이 없지 않았지만(물론 시진핑 주석이 최근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다시 사회주의 건설을 천명하기는 했다.) 북은 사회주의경제에 대한 작은 훼손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며 자본주의진영과의 교류도 모두 특구를 중심으로만 운영할 계획으로 알려져있다.

 

미국과 한국이 돈을 싸들고 가서 투자를 하겠다고 해도 북은 반가워하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철저히 북이 조절통제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합작사업을 진행할 것이다. 물론 북도 투자한 외국 기업의 이익을 보장할 것이다. 이는 개성공단에서 짧은 기간 떼돈을 번 남측 기업들만 봐도 분명한 사실이다. 대신 북 개성공단 노동자들에게 남측 공안요원이 북체제를 비판하는 선전을 하거나 남측 요원으로 흡수하려고 작업하다가 북 공안기관에 적발 체포되어 홍역을 치른 바 있듯이 경제교류를 통해 체제전복 기도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북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금 남측 기업들과 서방은 마치 북 여기저기에 마구 투자할 수 있으리라 여기는 등 김치국부터 마시고 있는데 매운 김칫국에 사레걸려 고생이나 하게 될 것이니 지금부터라도 북에 대해 정확히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북은 동독이 아니다.

동독의 사회주의는 관료주의, 구 소련의 위기 등으로 만신창이가 된 상태였기에 서독에 흡수될 수밖에 없었는데 북은 '우리식 사회주의' 즉, 주체의 사회주의를 최전성기를 지금 열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자랑하고 있다.

 

▲ 북의 영화에서 '100%주체철'이 처음 생산되는 장면 [자료사진= 인터넷 캡쳐, 중국시민]     

 

물론 예전 소련과 동구권의 붕괴로 사회주의 교역시장을 잃어버렸고 연이은 자연재해로 북의 경제도 심각한 위기가 없지 않았다. 바로 90년대의 고난의 행군이다. 

하지만 북은 자력갱생의 의지로 이를 이겨내었고 오히려 자립경제의 토대을 더욱 튼튼하게 구축하게 되었다. 이를테면 중국의 코크스탄을 수입하지 못하더라도 북에 많은 무연탄을 이용하여 철광석을 녹여 철을 만드는 주체철 공법을 완성시켰고 석유에서 뽑던 비료를 석탄을 가스화하여 뽑아내는 공장도 세웠다. 특히 이런 공장에 정보통신기술과 무인로봇기술, 유연생산체계까지 적용함으로써 그 효율을 극대화하면서도 무인화된 공장까지 척척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막강한 자립자강 기술력을 갖추었기에 세계 몇몇 나라밖에 만들지 못하는 우주로켓을 쏘는 족족 성공시키고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까지 단번에 성공시켰으며 세계 최첨단 무기라고 알려진 무기들을 모조리 100% 자체의 기술로 다 생산 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자립자강력이 이제는 북 주민들의 생활개선에도 본격 투입되면서 살림집과 문화시설에 일대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무상교육은 더욱 확대되어 12년 전민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대학을 가게 될 경우 대학생들은 학비 전액무료는 물론 용돈을 쓸 수 있는 장학금까지 받으며 공부를 하고 있으며 공장의 노동자들도 공장대학에서 원격강의를 통해 마음껏 신기술을 익힐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런 사회주의 나라의 1인당 소득을 자본주의 1인당 소득과 바로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한심한 짓인가. 지식인들이 양심이 있어야 한다. 숫자놀음으로 눈가리고 아웅하며 북을 폄하하고 미국과 한국 등 서방을 부자나라로 자랑한다고 해서 뭐가 좋을 것이 있는가.

 

물론 전체적으로 한국의 경제는 장족의 발전을 한 것이 사실이다. 세계 경제 10위권에 들 정도이다. 하지만 빈부격의 격차가 극심하고 갈수록 일자리가 줄어 저임금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국민들이 다수이다. 이 실직과 저임금, 값비싼 주거비에 교육비를 부담하지 못해 엄마가 몸을 파는 일도 있다는 보도도 나온 적이 있다. 이제 이혼은 특별한 일도 아니다. 돌씽이 대세니 돌씽의 행복이니 하는 말들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가정이 해체되어 부모의 다심한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온갖 정신병에 시달리고 거리의 부랑아들이 되어 어린 여중생, 여고생들이 인터넷 채팅으로 늙은 어른들에게 몸을 팔고 있어 사회문제가 된지 오래다. 그래도 평균수치상 북보다 더 잘사는 것이니 참고 살라는 것인가!

 

미투운동이 폭발하고 있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유력자들의 갑질은 또 왜 사회적 문제가 되어 연일 언론을 오르내리는가. 그런 노예취급을 당하면서도 애들을 키우고 먹고 살기 위해,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참고 감내해야할 정도로 살기 힘들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고 무엇인가.

 

▲ 학비 벌기 위해 매춘까지 하는 한국 엄마들에 대한 보도     ©

 

♦ 사실 한국의 미래가 걱정

남측이 행복한 사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부의 재분배를 어떻게 할 것인지 반드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 무조건 복지를 확대한다고 해결할 문제도 아니다. 이미 영국 등에서 일차원적 복지정책이 영국병에 걸리게 하여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렸다며 대처리즘이 나왔고 현재 북유럽 복지국가들도 실업수당에만 의존한 채 노동의욕을 상실하고 정신병에 시달리는 사람들과 자살자, 마약과 성범죄자 수치가 다른 나라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북은 100% 고용 실현에 부의 평등이 거의 완전히 이루어진 나라이다. 물론 독립채산제의 확대와 무역 등의 활성화로 신흥 돈주들이 생겨나오고 있다고들 하던데 사실관계를 떠나 설령 그런 돈주들이 생겨난다고 해도 그들이 고용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기업체를 자유롭게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빈부격차가 벌어진다고 해도 미미한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

북은 이런 평등을 실현하면서도 북유럽의 후유증이 없는 나라이다. 북의 제도를 알지도 못하면서 폄하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본주의 진영에서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북의 사회주의를 남측이나 서방에 그대로 도입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 불가능하다. 사람들의 의식이 사회주의를 뒷받침할 수 없을 때, 사회주의 중국경제나 소련처럼 망하게 된다는 것은 이미 증명이 되었다. 모든 적용은 현실에 맞아야 하며 창조적이어야 한다.

 

물론 북도 남측의 여러가지 면에서 참고하고 배울 점이 많을 것이다. 북은 이미 그런 자세가 있는 나라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거 직전 연이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왜 중국에 가서 평범한 농촌주택 안방까지, 도시의 중산층 아파트 안에까지 들어가 보았겠는가. 평민들이 좋아하는 방 구조까지도 배우고 참고하려고 한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제는 유치한 체제경쟁, 누가 더 잘 사니 하는 수치경쟁에 매달릴 때가 아니라 대범하고 대담하게 남과 북이, 북과 서방이 서로 배우고 교류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인공지능프로그램과 로봇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생산성향상 극단적 단계인 4차산업혁명시대에 도대체 일자리 창출을 어떻게 할 것인지 10년, 20년 안에 답을 찾지 못한다면 자본주의는 끔찍한 혼란에 빠질 우려가 높다. 지금도 일자리 걱정 때문에 청년들, 이제는 아이들까지도 심각한 정신적 압박을 받고 있다. 지멘스 독일 공장, 테슬라 자동차 공장을 보니 정말 숨이 막혔다. 노동자가 마지막 마무리 작업 외에는 필요가 없었다. 이게 먼 미래가 아니다. 이미 그렇게 바뀌어가고 있는 중이다. 

 

▲ 쿠가 로봇이 테슬라 전기차를 조립하고 있다.  

 

필자가 보았을 때 이런 4차산업혁명 시대에도 실업문제 없이 국민들이 행복할 수 있는 나라는 북유럽과 북이며 부작용까지 없는 나라는 북뿐이라고 본다. 생산성이 향상되는 만큼 노동시간을 단축시키고 남는 시간을 여가와 자기개발에 투자할 수 있어 날로 발전하는 기술을 전 국민이 계속 따라잡아 소외되지 않을 수 있는 재교육 체계를 구축한 나라가 북유럽과 북인데 가장 완벽한 체계를 북이 만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후에 자세히 논하기로 하자. 

 

♦분단비용을 제거없이 남측 경제 활로 있나?

다른 것은 정확하게 분석하면서도 유난히 북을 무슨 꿂어죽어가는 나라, 세습독재의 나라로 알고 있는 인기 인터넷 인문학 강사 최진기 씨도 요즘에 와서는 통일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분단비용은 더 많이 든다며 통일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통일비용은 북을 전혀 모르는 헛소리이고 이 분단비용 주장만은 일리가 있는 분석이다.

 

한국의 국방비가 40조나 들어간다. 60여만명의 청년들이 일을 해서 벌 돈까지 생각하면, 나아가 그 돈이 내수경제에 미칠 영향까지 생각하면 분단비용은 사실 계산조차 어렵다.

 

특히 북미 사이에 미사일이 날아 오르고 핵시험이 터지면 한반도리스크가 커져 주가가 오르지 못하는 피해도 만만치 않다.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되어 이 한반도리스크가 사라지면 우리 주가가 5000선까지 직행할 수 있다는 증권전문가들의 주장도 많다.

 

어디 그것뿐인가. 남과 북의 철도가 연결되어 핸드폰과 같은 전자제품이 유럽으로 수출이 되면 가격경쟁력이 대폭 높아지게 된다. 핸드폰은 현재 다 비행기로 수출한다. 배로 가면 너무 늦어 기술발전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차라면 시간도 적당히 걸리고 비용도 비행기보다 훨씬 싸진다. 배로 보낼 때보다도 싸다고 한다. 배는 항구에서 다시 기차나 자동차로 옮겨 목적지로 가야하는데 기차는 바로 목적지 역으로 보내면 되지 때문이다.

 

▲ 오마이스쿨에서 통일이 되면 연간 66조의 남측 경제 소비를 창출할 수 있다는 최진시 씨의 계산 

 

최진기 씨의 분석에 따르면 4차산업혁명에 의해 공장이 무인화되면 인건비는 이제 생산비에서 큰 비중이 아니게 된다. 그래서 저렴한 임금을 찾아 떠나간 공장들이 국내로 다시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물류비용이 관건이 된다. 한국은 하늘길과 뱃길은 열려있지만 땅길은 철조망에 막혀있다. 어느 나라나 물류의 기본은 철도도 어느정도 대량운송이 가능하고 속도도 빠르며 소비지 곳곳으로 바로 이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 경제는 북과 철도를 연결하지 않고서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결만 되면 전자제품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에 비해 큰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사실 북은 이미 바다와 대륙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아쉬울 것이 없다. 북중, 북러관계만 풀리면 나진선봉, 신의주 등에 세계적인 경제교류협력단지를 만들어 세계 시장으로 얼마든지 진출할 수가 있는 나라인데 한국은 북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남측은 쌀이 남아도는데 북은 쌀이 부족하다. 북은 사과 등 북방과일이 잘 된다. 대신 귤이나 배는 귀하다. 이를 교류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북은 숙련공뿐만 뛰어난 교육을 잘 받은 컴퓨터 기술인재들이 많으며 자원도 풍부하다. 10.4선언에서도 강조한 바 있는 이 유무상통(한 쪽은 많은 데 다른 쪽이 없는 물품을 서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교류하게 되면 남측 기업들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교류협력을 무슨 시혜적 관점에서, 혹은 북에 자본주의를 유포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하려고 하면 시작도 못하고 파탄을 면치 못할 것이다. 북은 체제에 대한 사소한 위협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북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북을 모른 상태에서 장님 코끼리 만지는 분석과 연구를 아무리 많이 한들 쓸 데 없는 시간낭비요, 국민 혼란만 조성할 뿐이다.

 

♦ 남북교류를 위해 북 연구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보장해야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평화체제는 우리가 바라건 말건 급격히 진행될 것이다. 그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국가보안법을 없애 북에 대한 연구를 누구나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날이면 날마다 중국의 기업가들이 북의 평양공항 문턱이 닳도록 찾아가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북러교류는 이미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도 서두르지 않으면 기회를 잃게 될 것이다. 

 

본지에서 파악한 정보에 따르면 개성공단에 너무 실망한 북 간부들은 그렇지 않아도 남측과의 교류를 꺼려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빨리 이명박근혜정부의 대북대결정책의 위구를 가셔내기 위해서라도 북에 대한 연구만은 자유롭게 해주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차단한 북 인터넷 사이트부터 열 필요가 있다. 열어도 남한이 사회주의로 되지 않는다. 걱정 붙들어매도 된다. 사회주의란 것이 그렇게 쉽게 되는 제도가 아니다. 인류역사상 가장 높은 단계의 제도로서 사람이 준비되지 않으면 안된다.

 

자본주의까지는 마르크스가 말했듯이 자연사적으로 생산력이 발전하면 저절로 만들어질 수 있지만 사회주의부터서는 저절로는 절대로 되지 않는다. 북 외에는 일부 부분적으로 성공했거나 거의 다 실패를 면치 못했다. 그만큼 만들어도 유지하기 쉽지 않은 제도이다. 그러니 북의 사이트 좀 열었다고 남측에 무슨 큰 혼란이 올 것이라고 지레 겁먹을 필요도 없고 오도방정 떨 필요가 없다.

일부 북을 찬양하는 사람들이 생기더라도 그것으로 무슨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날 리는 만무하다. 이것은 과학이다. 사회주의는 양심이 사회주의를 지킬 수 있게 바뀌지 않는 한 만들 수도 없고 유지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북을 알아야 우리 기업들과 국민들이 성공적인 남북경협의 길을 찾을 수 있다. 창의적 문제해결은 머리 회전력이 아니라 가치있는 정보의 양이 좌우한다. 창의적 뇌과학 연구자 박문호 박사는 그래서 뇌를 연구하면 할수록 오히려 주입식 교육이 창의적 인재 육성의 길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고 일갈한 바 있다. 가치있는 정보와 지식이 머리 속에 쌓여야 그것이 융합되어 문제해결방법도 찾게 되는 것이다. 알파고가 알고리즘만으로 만든 바둑프로그램으로는 절대 이기지 못한 프로바둑기사를 이길 수 있었던 것도 모든 그간 대국 정보를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남북 교류협력의 시대 북에 대한 정보를 차단하는 것은 남북관계 해법은 물론, 남북경협의 해법도 찾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그런데 지금은 정보 차단만이 아니라 북에 대한 왜곡된 정보 유포에 모든 언론들이 피눈이 되어 돌아치고 있고 최진기 씨와 같은 개혁적이고 진보적이라는 전문가들도 북에 대해서는 그런 왜곡된 정보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으니 만리마 속도로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되어가고 있는데 어쩌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미국은 이미 수십년 전부터 북을 방문하고 온 미주동포들을 한명 한명을 불러다가 북에서 무엇을 경험했는지, 어디에 무엇을 투자하면 좋을지 물어 그 대답들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중국도 북중관계가 아무리 어려워도 기본적인 교류협력은 절대로 끊지 않고 유지해왔다. 인도도 공산당을 중심으로 북과 교류협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오고 있으며 정보를 수집해오고 있다. 물론 남측 공안기관도 어떤 나라 못지 않게 노력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미국의 반북 언론에 영향을 받는 제도권 언론들이 우리 국민들에게 너무 북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많이 퍼트렸다는 점이 문제다. 

 

이를 시급히 극복해야 한다. 그래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며 남북 경협과 한국 경제 활로개척의 길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몇몇 전문가의 지혜는 결코 전 국민의 지혜를 당할 수 없다. 전국민의 지혜를 발동시키기 위해서 우선 바른 대북 정보부터 접하게 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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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참정권’ 막겠다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야당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재보궐 선거를 방해한다면 중대한 범죄
 
임병도 | 2018-05-14 09:12:1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오늘은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현역 국회의원의 사직서 처리 시한입니다. 만약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사직서 처리가 무산되면 해당 지역구의 재보궐 선거는 내년 4월에나 치러집니다. 무려 1년 가까이 국회의원이 없는 상태가 됩니다.

국회의 ‘의원 사직서’ 처리를 놓고 궁금한 사항을 정리해봤습니다.

Q: 오늘(14일) 꼭 국회에서 처리해야 하나요?

A: 현직 국회의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 30일 전까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합니다.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김경수(경남 김해을)·박남춘(인천 남동갑)·양승조(충남 천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철우(경북 김천) 자유한국당 의원의 사직서는 마감 시한인 14일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돼야 합니다.

만약 처리되지 못한다면, 재보궐 선거는 치를 수 없게 됩니다.

Q: 만약 오늘(14일) 국회에서 사직서가 처리되지 않으면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나요?

A: 이미 사직서를 제출했다면 지방선거 출마는 가능합니다.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일인 24~25일에 정식으로 등록한다면 국회에서 궐원 통보가 없더라도 통보를 받은 것으로 간주합니다.

공직선거법 제20조(보궐선거)
⑥국회의원 또는 지방의회의원이 제53조(공무원 등의 입후보)의 규정에 의하여 그 직을 그만두었으나 후보자등록신청시까지 제4항 또는 제5항의 규정에 의한 궐원통보가 없는 경우에는 후보자로 등록된 때에 그 통보를 받은 것으로 본다.

Q: 지방선거 출마는 가능한데, 왜 재보궐 선거는 치를 수 없나요?

A: 재보궐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사직서를 처리하고 선관위에 ‘궐원 통지서를’ 정식으로 보내야 합니다. 의원의 자동 사퇴는 가능하지만, 재보궐 선거는 법에 따라 정식 절차를 통과해야 합니다.

Q: 정세균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하면 되지 않나요?

A: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4명 사직서 처리는 직권상정에 해당하지 않는다. 사직서를 제출하면 본회의에 자동 부의하도록 돼 있다. 국회의장은 반드시 그것을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14일 오후 2시에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의원 4명의 사직서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정 의장이 직권상정은 할 수 없지만, 이미 본회의에 상정됐기 때문에 국회가 정상화되면 처리될 수 있습니다.

Q: 국회 본회의를 누가 반대하나요?

A: 자유한국당은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사직서 처리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정 의장의 14일 국회 본회의 예고에 대해 ‘더 극단적 투쟁에 나서겠다’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도 정 의장의 ‘원포인트 본회의’에 대해 “그렇게 강행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의원 사직서 처리 안건이 본회의에 상정된다고 해도 표결 처리가 쉽지 않습니다. 안건을 처리하려면 재적 의원 293명 가운데 과반인 147명을 넘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민주당(121석), 민주평화당(14석), 정의당(6석), 평화당 성향 바른미래당 비례대표(3석), 민중당(1석), 무소속(3명:정세균 국회의장, 손금주·이용호 의원)을 합치면 148석으로 통과는 가능합니다.

Q: 국회의 ‘의원 사직서’ 처리가 왜 중요한가요?

A: 지역구 국회의원이 공석이 된다면 유권자인 국민은 새로운 국회의원을 뽑을 권리가 있습니다. 지역 주민을 대리해 국회의원이 예산이나 법률을 국회에서 다루기 때문입니다.

야당이 특검 등의 정치적 요구에 대한 힘겨루기나 정치적 거래는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참정권을 담보로 할 수는 없습니다.

야당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재보궐 선거를 방해한다면,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봐야 합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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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이 반갑지 않은 교사, 저만 그런가요

[5월이 두려운 사람들] 김영란법 시행 이후 달라진 교실 속 '스승의 날 ' 풍경18.05.13 20:02l최종 업데이트 18.05.13 20:02l글: 박현진(guswls0830)편집: 홍현진(hong698)

5월은 가정의 달이자 유난히 행사가 많은 달입니다. 덩달아 신경 쓸 일, 돈 쓸 일이 몰려 있어 '5월이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5월이 두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지난달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스승의 날'을 폐지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그 글을 쓴 사람은 다름 아닌 현직 초등학교 교사였다. '스승'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기념일을 '스승'이 원치 않으니 없애 달라는 것이다. 서글픈 일이다. 

5월 8일 '어버이날'과 더불어 5월 15일 '스승의 날'은 나를 돌봐주고 가르쳐주는 어른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는 뜻깊은 기념일로 여겨져 왔다. 스승의 날이 되면 학생을 거쳐 성인이 된 제자들이 학창 시절의 스승을 만나기도 하고, 현재의 학생들도 자신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을 위해 편지를 쓰고,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스승의 은혜' 노래를 부르면서 감사함을 표현한다.

이런 뜻깊고 따뜻해야 할 '스승의 날'이 왜 주인공인 '스승'들에게 부담스럽고 차라리 없어졌으면 하는 날이 되기 시작한 것일까? 2011년부터 초등학교 교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기자가 직접 겪은 스승의 날 교실 풍경을 되돌아보고, 참다운 '스승의 날'이 되기 위해 생각해보아야 할 점에 대해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특별한 날이었던 스승의 날

 

 처음 담임을 맡은 아이들과는 매달 축제를 하면서 행복했다.
▲  처음 담임을 맡은 아이들과는 매달 축제를 하면서 행복했다.
ⓒ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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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한 이후 2016년까지, '스승의 날' 교실은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신규교사로 처음 부임하게 된 학교는 도심 속 아파트 단지에 있는 큰 학교였고, 아이들은 30명 내외로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초등학교의 특성 상 아침 8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거의 모든 시간을 함께하다 보니 반 아이들과 담임교사인 나는 거의 가족과 같을 정도로 가까운 관계였다.

처음 담임을 맡은 아이들과는 매달 축제를 하면서 행복했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아이들을 위한 날'로 정하고, 그 달에 생일을 맞이한 친구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생일 파티를 해주었다. 

생일 선물은 크게 두 가지로, 첫 번째는 미리 생일을 맞이하는 아이들이 원하는 활동이나 수업을 물어보고(물론 대부분 체육활동이거나 장기자랑이었다), 그 활동을 2시간에 걸쳐 진행했다. 

두 번째는 아이들을 위해 가장 큰 케이크를 사서 반 전체와 함께 먹고 생일인 아이들을 위해 작은 선물(문구류)을 하나씩 사주었다. 크게 특별하지 않고, 소박한 행사였지만 아이들은 한달 중 그 날을 손꼽아 기다렸고, 생일을 맞은 몇몇 아이들은 기쁨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교사로서 참 보람되고 행복했다. 

다음 해에는 좀 더 특별하게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 부모님께 허락을 미리 맡아 주말에 반 아이들 4~5명을 1조로 하여 학교 주변의 공원이나 시내에 함께 가서 '선생님과의 일일 데이트'를 했다. 

데이트 코스는 아이들이 직접 짜게 했으며 점심은 선생님이 사주되 다른 돈은 각자 용돈을 가지고 와서 사고 싶은 게 있으면 사게 했다. 또, 스티커 사진을 찍거나 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인화를 해주어 추억을 함께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활동으로 아이들은 선생님과 반 친구들과의 특별한 추억을 가지게 되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 때의 기억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아이들과 반갑게 연락을 하며 지내고 있다. 

내가 '아이들을 위한 날'로 특별한 선물을 해주었듯이, 제자들은 '스승의 날'이 되면 항상 나에게 특별한 기억을 남겨주었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선생님을 위한 장기 자랑을 준비해서 보여주기도 하고, 반장이 선생님 몰래 아이들과 '007작전'을 펼쳐 스승의 날 당일 아침 7시에 나와 칠판에 풍선을 달고 큰 전지에 롤링페이퍼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본인들의 용돈을 모아 카네이션과 케이크를 사오기도 했다. 

몇 년 전 스승의 날에는 내가 학교에서 신는 슬리퍼가 뜯어진 것을 본 제자들이 직접 신발 가게에 가서 새 슬리퍼를 선물로 사왔다. 아이들이 내 신장을 본인들 생각보다 크게 봤는지 내 사이즈보다 큰 것을 사왔지만, 그 마음이 너무나 고마워 열심히 신고 다녔던 따뜻한 추억도 있다. 

'김영란법' 시행... 달라진 풍경

 

 스승의날을 하루 앞둔 2017년 5월 14일 오후 서울 반포 꽃시장에 카네이션이 소량만 진열돼 있다. 한 상인은 "김영란법 등으로 카네이션 판매가 줄어 스승의날임에도 불구하고 꽃을 많이 가져다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  스승의날을 하루 앞둔 2017년 5월 14일 오후 서울 반포 꽃시장에 카네이션이 소량만 진열돼 있다. 한 상인은 "김영란법 등으로 카네이션 판매가 줄어 스승의날임에도 불구하고 꽃을 많이 가져다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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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이후 스승의 날 풍경은 달라졌다. 스승의 날 며칠 전 '스승의 날, 담임교사에게 카네이션 포함 일체 선물 금지'라는 가정통신문이 나가고, 스승의 날 전날에는 '아이들에게 스승의 날에 어떤 선물도 가져 오지 말라고 알림장에 써주세요'라는 메시지가 교무실에서 전파된다. '스승'인 내가 자신을 위한 날에 아무것도 하지 말아달라고 알림장에 쓸 때는 참 기분이 묘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청탁금지법 문의에 대한 답변을 보면 더 씁쓸하다. 생화 카네이션은 공식석상에서 학생 대표만 줄 수 있으며, 음료의 경우는 어떤 학생이라도 선물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 이유가 자신이 지도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청탁품(?)을 받으면 공정하지 못한 평가와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것인데, 과연 카네이션과 음료를 받고 그런 생각을 할 교사가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물론, 학부모에게 촌지를 받고 그 학생의 편의를 봐주거나 차별대우를 하는 사례들로 인한 제재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카네이션과 음료조차도 안 된다고 하는 건 좀 과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스승의 날 시즌이 되면 김영란 법과 교사를 주제로 한 기사가 자주 보인다. 기사에 달린 교사 비하 댓글들을 보면 힘이 빠지는 것이 사실이다. 

김영란법 시행 후 첫 스승의 날이었던 지난해에는 웃지 못할 씁쓸한 기억도 있다. 그 해도 어김없이 아이들과 주말을 활용해 선생님과의 일일 데이트를 하고 생일 파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스승의 날'이 문제였다. 아이들에게 미리 '선생님한테 선물은 안 돼!'라고 말했지만 아이들은 자신들의 생일을 챙겨주고, 자신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선생님에게 조금이나마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나 보다. 카네이션을 가져온 아이들, 캔 커피를 사온 아이들, 초콜릿을 사온 아이들 등 참 다양했다. 특히 기억나는 건 제자 할머니의 '스승의 날' 선물이었다. 

"선생님, 할머니가 시장가서 선생님 드시라고 전통 과자 사오셨어요."

선물을 가지고 온 아이는 부모님의 가정 형편이 어려워 아이와 함께 있지 못해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친구였다. 그래서 나는 좀 더 그 아이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였고, 함께 목욕탕도 가고 신발도 사줄 만큼 뜻깊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아이들이 가져온 선물을 다 돌려보낸 터라 그 과자를 받을 수가 없었다. 

"준우(가명)야, 이거 집에 가서 할머니랑 같이 맛있게 먹어. 할머니한테 선생님이 정말 감사하다고 잘 말씀드려"

실망하며 그 과자를 가져가는 그 아이의 표정을 생각하면 아직도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할머니한테 김영란법을 설명하기도 어렵고, 참 난감했다. 어떤 친구는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선생님은 저희 생일 케이크도 사주시고 놀러가서 맛있는 것도 사주시는데 저희는 왜 못해요?"
"선생님이 미안해. 대신 선생님한테 하고 싶은 말 편지로 써 주렴."

자신의 선물을 받지 않고 돌려보내는 선생님한테 실망한 아이의 질문에 할 말이 특별히 떠오르지 않았다. 김영란법 시행된 이후 스승의 날뿐 아니라 교사의 생일, 종업식, 졸업식, 수학여행, 수련회 등 들뜨고 설렘이 가득해야 하는 날이 '혹시 아이들이 선물 가져오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하는 부담스러운 날로 자리 잡아 버렸다. 

따뜻하고 의미 있는 '스승의 날' 되려면

스승의 날을 아예 폐지하자는 주장도 심적으로는 이해가 간다. 하지만 여전히 스승의 날을 통해 제자들이 선생님께 감사를 전하는 따뜻한 모습이 많이 있고, 연락이 뜸했던 은사님께 자연스레 안부를 물을 수 있는 방법이 스승의 날을 활용하는 것이기에 스승의 날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실 속 교사와 학생의 마음가짐일 것이다. 스승의 날이 교사와 학생에게 부담이 되고 꺼려지는 날이 아니라 주인공인 교사와 주인공에게 감사를 표현하고자 하는 제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날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선생님이 가장 바라는 것은 '선생님을 존경하는 마음'을 진심으로 표현하는 것임을 잘 이해시키고 사전에 교사와 학생이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활동(장기자랑, 야외 체육활동, 선생님을 주제로 한 영화시청 등)을 계획해서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또한 김영란법의 과도한 적용에 대해 일선 교사들의 의견을 잘 수렴하여 어느 정도 융통성을 부여하는 방안으로 법안을 개정해야 한다.

교사와 학생이 모두 행복한 날이 될 수 있도록 교육주체들이 함께 노력해 나간다면 지금보다는 따뜻하고 의미 있는 '스승의 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태그:#스승의 날#김영란법#교사와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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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통한 이런 예술복지 어때요?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05/13 12:53
  • 수정일
    2018/05/13 12:5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4월27~28일 이틀 동안 <시사IN>이 ‘청년 예술가, 지리산 감성여행’을 함께했다. 청년 예술가들을 위한 여행을 만들어 ‘여행을 통한 예술 복지’를 구현하자는 취지였다.

고재열 기자 scoop@sisain.co.kr  2018년 05월 11일 금요일 제556호
 

 

장면 하나. 볕 좋은 어느 봄날 남원 광한루원 완월정에서 가야금 연주자 하소라씨가 창작곡 ‘춘설’을 연주하자 청년 예술가들이 귀를 기울인다. 주변에서 휴식을 취하던 시민들도 난데없는 국악 버스킹 공연에 하나둘 모여든다. 시민들의 호응에 하씨는 앙코르 곡으로 ‘꽃빛’을 연주한다. 연주가 끝나자 동양화가 신은미씨가 전지 두 장을 이어 붙인 큰 도화지를 완월정에 걸고 해금 반주에 맞춰 사군자를 그려나간다. 중심에는 매화를 그린다. 완월정이 선사한 감흥이 신씨에게 춘향전을 떠올리게 했다. 춘향의 지조가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우는 매화와 닮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은은한 해금 가락과 신씨의 유려한 붓질이 시민들의 시선을 붙든다.

장면 둘. 지리산 둘레길 중군마을과 장항마을 사이에 있는 수송대 계곡에서 시각예술을 하는 이우광 작가가 물소리·새소리를 들으며 ‘유배’ ‘비움’ ‘멍 때리기’를 실천한다. 대자연이 주는 평온함 속에서 그는 남북 정상회담을 떠올리며 ‘평양 레지던시’ ‘두만강 비엔날레’ ‘백두, 금강 예술가 기행’을 꿈꾼다. 해금 연주자 김신영씨는 무지개다리에 걸터앉아 수송대 계곡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김씨는 흐르는 물에 박자를 맞춘 곡을 즉석에서 작곡하고 이를 휴대전화로 녹음한다.
 
ⓒ시사IN 고재열
‘청년 예술가, 지리산 감성여행’ 참가자들이 윤용병 인드라망공동체 한생명 운영위원장(오른쪽 두 번째)의 설명을 듣고 천왕봉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장면 셋. 청년 예술가들을 이끌던 이상윤 사단법인 숲길 상임이사가 선화사 능선의 고갯마루에서 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지리산 반달곰들의 동물 복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지리산에 방생한 반달곰 한 마리가 경북 김천시의 수도산까지 갔다가 잡혀왔는데 과연 이것이 정당한가’ 물었다. 상위 포식자인 육식동물은 행동반경이 넓어서 지리산을 벗어날 수 있는데, 그들의 서식지를 지리산으로 묶는 것이 온당하냐는 질문이었다. 시나리오 작가 조지은씨가 이상윤 이사의 화두에 호응하며 둘은 질문을 주고받는다. 조씨는 이 문답으로 새로운 사유의 틀을 얻었다. 반달곰이 사는 곳에 인간이 와서 오히려 그들이 놀랄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했다.

장면 넷. 지리산이 에둘러 싸고 있어 마치 지리산의 품에 안긴 듯한 느낌을 주는 지리산 길섶마당에서 뮤지컬 배우 황예영씨가 <마리아 마리아>의 주제가 ‘당신이었군요’를 나긋이 읊조린다. 노래 몇 곡을 들려주며 자신을 소개한다. 오랫동안 무대를 떠났던 황씨에게 이날 지리산 무대는 비공식 복귀 무대인 셈이다. 밖에서 들려오는 은은한 노랫소리를 들으며 배건웅 셰프와 송보라 셰프는 그들이 칼과 그릇으로 하는 예술, 요리를 한다. 배 셰프는 “모든 예술은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요리 또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예술이다”라며 요리가 왜 예술인지 설명한다.

4월27~28일 이틀 동안 <시사IN>이 진행한 ‘청년 예술가, 지리산 감성여행’(이하 감성여행)에서 펼쳐진 장면들이다. 청년 예술가들을 위한 여행을 만들어 ‘여행을 통한 예술 복지’를 구현하자는 취지로 <시사IN>은 지리산 둘레길 10주년에 맞춰 감성여행을 기획했다.

청년은 시간이 없고, 예술가들은 돈이 없다고 하는데, 여행은 돈과 시간이 모두 필요하다. 청년 예술가를 위한 여행을 꾸려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이전에 청년들과 함께한 여행이 좋은 기억을 남겼기 때문이다. 2015년 강제윤 섬연구소 소장과 함께 진행한 ‘청년 섬 캠프(연홍도·애도·사양도·장도·만대도· 연지도)’, 2016년 강기태 여행대학 총장과 함께 기획한 ‘섬 청년 탐사대(관매도· 문갑도)’, 2017년 이한호 여행주간 디렉터와 함께 만든 ‘원산도 청년 탐험대’, 2018년 김민수(아볼타) 고섬 대표와 함께 다녀온 ‘연홍도 예술섬 원정대’에서 청년들이 여행을 통해 얼마나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지 직접 느꼈다.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하는 ‘여행’

섬 여행은 청년들에게 즐거운 ‘유배’를 선물했다. 잠시나마 취업과 생계 걱정을 덜어주었다. 섬에 데려가면 그들은 주문처럼 같은 말을 되뇐다. “정말 편안하다. 여기서는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든다.” 

육지의 섬인 산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기대하며 이번 감성여행을 기획했다. 예술가들을 위한 여행인 만큼 ‘예술적으로’ 만들기 위해 지리산 프로젝트 기획자 중 한 명인 최윤정 큐레이터를 ‘아트디렉터’로 섭외했다. 그녀는 2014년 ‘지리산 프로젝트: 우주예술집’과 2015년 ‘지리산 프로젝트: 우주산책’에 참여했고 2016년과 2017년에는 한센인 요양 시설인 경남 산청 성심원의 역사관 조성하는 일을 맡았다. 

최윤정 아트디렉터에게 여행에서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할 필요는 없다고 주문했다. 지리산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예술가들이 영감을 받은 계곡, 그들이 바람소리를 들으며 휴식을 취한 나무그늘, 그리고 멍하니 석양을 바라보던 언덕에 데려다주면 된다고 부탁했다. 청년 예술가들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하고 있으니 뭔가를 ‘안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참여한 청년 예술가들에게도 이번 여행이 끝난 뒤 별다른 ‘활동’을 요청하지 않았다. ‘블로그에 후기를 올려달라’거나 ‘SNS에 해시태그를 걸어달라’ 따위의 요구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번 감성여행이 그들에게 영감을 주었다면 그들의 작품 속에 저절로 스며들어갈 것인데, 굳이 뭘 따로 요구할 이유가 없었다. 지리산이 주는 영감은 오직 그들의 작품 속에 표현될 것이다.

청년 예술가들이 내려온다고 하니, 고맙게도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반갑게 맞았다.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지기학 예술감독은 광한루에서 ‘긴 사랑가’를, 해설까지 곁들여 들려주며 일행을 맞았다. 이상윤 이사는 지리산 둘레길 중군마을-장항마을 구간을 함께 걸으며 둘레길의 생명 평화 정신을 들려주었다. 숙소인 ‘지리산 길섶’의 주인인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씨는 술과 음식으로 여행의 피로를 달래주었다. 이튿날은 윤용병 인드라망공동체 한생명 운영위원장과 이한호 양림쌀롱 여행자라운지 대표가 실상사와 광주 양림동의 안내를 맡아주었다.
 
흔히 여행은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게 아니라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라고 한다. 청년 예술가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바로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 지역은 그들의 눈을 빌려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다. 그들의 감성적인 눈이 지역을 재발견해내고, 사람의 마음을 붙드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음을 줄 수 있다. 요즘 지방자치단체들이 관광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블로거 초청 행사도 열고 여행 작가와 기자들도 부르는데, 이런 청년 예술가들도 초대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서로에게 좋은 ‘발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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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지대 태극기집회, ‘모르는 척’이 상책?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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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서도, 남에서도 기자였던 그녀가 말하는 ‘오늘’

[인터뷰] 최선영 연합뉴스 북한전문기자, 2015년 퇴사 후 최근 재입사…“한반도 대전환기, 다시 기사 쓸 수 있어 행복하다”

장슬기 기자 wit@mediatoday.co.kr  2018년 05월 12일 토요일
 

남과 북, 그리고 북과 남에서 기자생활을 경험한 전 세계 유일한 인물. 그녀가 다시 언론계로 돌아왔다. 3년만이다. 경영진의 보도탄압으로 2015년 10월 회사를 떠났던 최선영 연합뉴스 북한전문기자가 연합뉴스 경영진 교체 이후 최근 재입사했다.

최 기자는 지난 2009년 1월 장용훈 연합뉴스 기자와 함께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일의 후계자가 3남 김정은’이라고 특종한 것으로 유명하다. 정부 당국보다 먼저 해당 사실을 알았다는 이유로 국정원이 최 기자를 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 기자는 자유롭게 기사를 쓸 수 없다면 떠나겠다며 사표를 내기도 했지만 동료들이 말렸고, 경영진은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권이 언론탄압을 시작했지만 당시 경영진은 언론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어느 정도 있었다고 최 기자는 회상했다.  

남북관계가 단절되고 언론탄압이 가속화하는 중에도 보도자율성을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지난 2015년 봄 박노황 사장이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박노황 경영진은 첫 인사에서 동료 전문기자인 장 기자를 산업 전문 월간지를 만드는 동북아센터로 발령냈다. 연합뉴스 홈페이지에서 장 기자의 기사가 사라졌다. 혼자 남은 최 기자는 수차례 감사를 받거나 경위서 제출요구를 받았다. 그는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말을 남기고 같은해 10월30일자로 사직했다.  

정권이 바뀌고 지난 3월 연합뉴스 새 경영진이 들어섰다. 새 경영진은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 기자에게 재입사를 요청했고 그는 지난달 임시로 복귀해 정상회담을 취재했다. 지난 1일 최 기자는 북한을 취재하는 통일외교부 기자로 정식발령을 받았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10일 서울 종로 연합뉴스에서 최 기자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었다. 최 기자는 “한반도 비핵화가 논의되고 평화로 가는 대전환 시기에 기사를 쓸 수 있는 게 행복하다”고 다시 펜을 든 소감을 밝혔다.  

MB 정권, 전방위 압박  

“(김정은 후계자 특종은) 당시 청와대·국정원에서 모두 아니라고 했어요. 기사 나갈 때부터 태클이 들어왔고요. 장용훈 기자가 일본을 통해서도 확인했는데… 한국 정부만 몰랐던 거죠.” 정부에서 ‘김정은 후계자 특종’을 전면 부인해 한국기자협회에서 주는 한국기자상은 한해 뒤인 2010년에야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녀는 관훈언론상·한국신문상·삼성언론상 등을 휩쓸었다. 

 

▲ 최선영 연합뉴스 북한전문기자. 2010년 1월 관훈언론상을 받는 모습. 사진=최선영 제공
▲ 최선영 연합뉴스 북한전문기자. 2010년 1월 관훈언론상을 받는 모습. 사진=최선영 제공
 

 

밖에선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사내에선 오히려 2010년 5월 비취재부서인 데이터베이스 부서로 발령을 받았다. 최 기자의 북한발 기사를 불편해하는 이가 적지 않았다는 게 언론계에 알려졌다. 같은해 7월 최 기자의 남편이 몸담고 있는 국정원 산하 연구기관 책임자가 한 말은 논란이 됐다. 최 기자 부부가 여행을 위해 보고하자 책임자는 남편에게 ‘최 기자가 국정원 내사를 받고 있어 출국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최 기자는 “당시 일은 사실”이라며 “나와 남편에게 전방위로 압박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사찰 의혹을 부인했다. 신동아 등 당시 보도를 보면 이명박 정권 들어 국정원이 무능하다는 이유로 청와대와 국회의 질타를 받고 있었다. 중요한 정보가 국정원이 아닌 언론보도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최 기자는 국정원 사찰 사실을 알았을 때 “멘붕”이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기자들 눈치를 보던 경영진이 있었다.

탄압하는 정권보다 부역하는 경영진이 더 문제 

연합뉴스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하에서 박정찬(2009~2013)·송현승(2013~2015) 사장이 거쳐 갔다. 최 기자는 해당 경영진을 ‘엄혹한 시절에 최소한의 양심은 지키려던 경영진’으로 기억했다. 2015년 3월 취임한 박노황 사장이 기자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기 때문이다. 박 전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현충원을 방문하고 사옥 앞 태극기에 국기게양식을 하는 등 기이한 행동을 보였다. 최 기자는 “정권도 문제지만 경영진에 따라 언론의 본분을 유지할 수도 있다”며 “박노황 사장은 언론인으로서 양심 같은 게 없었다”고 평가했다. 

▲ 2015년 3월30일 오전 박노황 당시 연합뉴스·연합TV 사장(맨 오른쪽)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2015년 3월30일 오전 박노황 당시 연합뉴스·연합TV 사장(맨 오른쪽)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그때 사내에 경위서 안 쓴 사람 거의 없을 겁니다. 지방발령 받은 사람도 많고. 박 사장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북한부 기사가 박근혜 정부와 맞지 않는다’, ‘쟤네(최선영·장용훈 기자)는 들어내야 한다’고 말했어요. 저도 감사를 몇 번 받았는지 모르겠어요.”

이런 식이었다. 최 기자가 공휴일 근무일을 착각해 편집회의에 참가 못하자 경영진은 ‘고의로 불참했다’며 경위서를 쓰게 했다. 그는 “난 보직에도 관심이 없고 기사를 어떻게 하면 잘 쓸까 고민하며 기사 쓰는 낙으로 살았다”며 “선배들에게 ‘경영진이 몇 사람을 타깃 삼고 있는데 너도 속해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감사 결과 징계거리가 나오지 않자 ‘태도’를 문제 삼았다.  

북한 보도는 망가졌다. 확인 안 된 사실을 인용하거나 찌라시 수준의 방송을 베껴야 했다. 사내외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사내 미디어전략팀에선 이를 담은 보고서를 만들었다. 그러자 경영진은 해당 부서 책임자에게 경위서를 쓰게 하고 ‘최 기자와 짜고 만들었다’고 공격했다. 박노황 경영진이 들어온 지 6개월 만에 그는 사표를 썼다. 사표는 기다렸다는 듯 두 시간 만에 수리됐다.  

“경영진이 바뀌더라도 정권이 그대로 있다면 똑같을 거 아니예요. 그 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대통령을 탄핵해 새 세상이 올 줄 전혀 몰랐어요. 당연히 정권이 연장할 줄 알았어요. 박노황 사장에게 줄섰던 이들은 ‘분단이 있는 한 영원히 집권하니 지금 경영진에 잘 보여야 한다’고 대놓고 말했어요. 희망이 없었죠. 접어야 할 때구나.”  

20년 만에 휴식, 그리고 재입사  

최 기자는 탈북해 1996년 1월 한국에 왔다. 북에서 기자로 일했던 경험 덕에 같은해 가을 내외통신에 입사했다. 1999년 국정원 산하에 있던 내외통신이 연합뉴스에 흡수됐다. 북한에서 한국으로, 북한 기자에서 한국 기자로, 내외통신에서 연합뉴스로 이동을 거듭했다. 새 환경에 적응하느라 정신없이 살아왔다. 그는 퇴사 당시 동료들에게 “한국에 온지 어언 20년, 참 치열하게 살았다”고 사직인사를 전했다.

퇴사 이후 어떻게 지냈을까. “너무 힘들어서 병원을 다녔죠. 엄청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 하더라고요. 타사에서 콜도 왔는데 그건 싫더라고요. 아예 접었는데. 2년반 동안 여행 많이 다녔어요. 멍 때리면서 놀고 싶더라고요.”  

새 정권이 들어서고 박 전 사장이 물러났다. 동료들이 ‘다시 돌아오라’고 했지만 ‘뭘 이제 와서 돌아가나’ 싶었다고 했다. 지난 1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관계가 진전됐다. “느낌이라는 게 있잖아요. 엄청난 변화가 오겠구나.” 최 기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내려올 때 변화를 예감했다. “토씨하나 안 틀리고 다 듣고 싶은 거거든요. 다른 사람이 오면 일부 거르고 보고할 수도 있잖아요.” 동시에 기사를 쓰고 싶다는 욕구도 생겼다.  

조성부 신임 사장이 지난 3월 취임하자마자 회사에서 최 기자에게 연락을 했다. 4월1일부터 출근했다. 남북정상회담을 전했다. “엄청 고마워요. 기자로 들어온 게 행복하죠. 2년 반동안 놀아서 그런가(웃음). 기사를 쓸 수 있다는 게 행복하고, 좋은 기사를 쓰면 여운이 며칠 가네요.” 최 기자는 전문기자를 다시 신청할 계획이다.

김정은식 경제성장 들여다 보고싶어  

앞으로 어떤 기사를 쓰고 싶은 걸까. 최 기자는 최근 정세변화와 북한 경제 발전모습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일단 북미관계를 어떻게 가져갈지 제일 궁금해요. 북미관계를 해결하면 IMF 등 세계금융체제 지원을 받고 한국·중국·일본 나아가 유럽의 자본이 들어가 경제성장을 할 수 있겠죠.” 

그는 김정은의 리더십이 아버지와 전혀 다르다고 분석했다. “김정일은 좋게 보면 신중하지만 나쁘게 보면 꼼수를 쓰죠. 미국과 잘해보고 싶지만 이해관계만 챙기는. 김정은은 다릅니다. 현재까지는 전향적이죠.” 그는 경제성장 의지가 강하다고 판단한다. “박정희식 개발독재로 경제성장하고 싶은 욕망이 있어 보어요. 박정희 향수가 있듯 북한도 성공한다면 김정은이 영웅이 되지 않을까요.”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집앞에서 국군의장대 사열을 마친 후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집앞에서 국군의장대 사열을 마친 후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취재단
 

 

최 기자는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는 방향이 아닌 평화와 화해를 추구하는 기사를 쓰고 싶다고 했다. 또한 열심히 공부하되 모르는 내용을 섣불리 쓰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도 그랬죠. 북한은 보안이 철저해 자기가 일하던 분야 말고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그분도 그랬는데 다른 탈북자의 말을 너무 신뢰해선 안 되죠. 몇 년 전만해도 김정은 이복누나 김설송이 김정은 체제에서 실세로 활약하고 있다는 보도가 많았어요. 북한 권력층을 조금만 알아도 터무니없다는 걸 알 수 있죠. 엄마가 다른 자식은 배제당하거든요.” 북한 전문기자를 양성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북한 기자, 북한 기사  

최 기자는 북에서도 7년 간 기자생활을 했다. 평양에 있는 김일성종합대학 조선어문학부 문학과를 졸업하고 문학신문, 현대조선문학 등에서 일했다. 캠퍼스커플로 만난 남편은 북 외무성에서 일하다 최 기자와 함께 한국에 왔다. 

▲ 4월27일 일산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생중계되는 남북정상회담 화면. 북측 사진기자가 '기자'라고 써있는 빨간색 띠를 두르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4월27일 일산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생중계되는 남북정상회담 화면. 북측 사진기자가 '기자'라고 써있는 빨간색 띠를 두르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북한에선 어떻게 기자가 될까. 전공에 맞게 입사시험을 보는지, 인기는 있는지 등을 물었다. 최 기자는 손을 휘저었다. “노동당에서 배치하는 겁니다. 사회인문대는 김일성대 밖에 없으니까 기자들이 많이 배출되긴 하죠. 노동당 간부들이 김일성대 학생들을 나누죠. 중앙당에서 일할 사람, 지방으로 가는 사람, 중앙언론사로 갈 사람을 구분해요. 지망을 써내긴 하지만.” 당의 판단이 개인의 선호를 우선했다.

“여자들에겐 기자가 인기가 있었는데 남자들에겐 인기가 없었어요. 우리 나이 대는 여자들이 갈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았어요. 기득권층은 남자들이 주로 가니까. 그래서 제 또래는 여기자가 굉장히 많아요.” 

당시 당 기관지·내각 기관지 등 중앙 언론 몇몇을 제외하곤 출판사 내부에 신문사가 있었다. 최 기자는 작가를 취재하는 등 신문 업무를 하다가 이후엔 출판 편집 업무를 했다. 적성에 맞았느냐고 물었다. “그냥 했어요. 그때는 모르고 했어요. 즐거움이나 성취감이 있어야 하는데 적성에 맞는다는 것도 모르고 당에서 배치를 하니까 한거죠.”

한국에서 기자가 된 뒤 새로운 난관에 가로막혔다. 기사체가 완전히 달랐다. “한국은 보통 핵심을 처음에 쓰고 뒤로 가며 덜 필요한 걸 쓰는데 북한은 처음은 서론, 핵심은 마지막에 있어요. 설명 중복도 많고 미사여구를 많이 써요. 문학신문에서 일했으니 미사여구가 더 많죠. 지금도 북한 중앙언론을 보면 복합문장이 많고 한 문장에 네줄도 기본이죠.” 

유난히 문장이 길고 미사여구가 많은 북한 문학신문에서 일하던 그가 한국에서도 가장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이 기사를 쓰는 연합뉴스에 온 것이다. “새롭게 정착하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자신감이 뚝뚝 떨어지고. 주변에 관심을 쏟을 수가 없었어요. 오죽하면 광우병 소고기 파동이 뭔지도 몰랐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도 그날 아침에 알았으니까.”  

정치는 자신과 관련 없는 줄 알았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선 그래도 괜찮았다. 이명박 정권 들어서면서 국정원이 왜 자신을 사찰했는지, 한국사회가 왜 북한 보도를 악용하는지 공부하게 됐다. 최 기자는 “전에는 북한 싫어서 왔으면 보수라고 해서 그런 줄 알았다”며 “이젠 세상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명박·박근혜 정부도 내겐 필요한 시기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산전수전 겪었으니 이젠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않았을까. “한번은 운전하고 가다가 술취한 사람이 앞에서 차를 막고 안가는 거예요. 그 옆에 경찰이 있어서 도움을 요청했죠. 그랬더니 술취한 사람이 제 말투를 듣고 ‘조선족이네, 불법체류자 경찰이 데려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탈북자를 향한 삐딱한 시선이 불편해요.” 적응해야 하는 사람은 탈북자가 아니라 이들을 맞이하는 한국인이다.  

최 기자는 주요 언론사에 입사한 첫 탈북자다. 그는 “계약직 기자로 일하는 탈북자가 있다고 들었다”며 “앞으론 탈북자들이 보직도 받고 제대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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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MB의 저주... 오늘도 강에선 사체가 발견됐다

4대강사업으로 죽은 생명들을 위해... 천주교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금강 현장 미사

18.05.12 19:48l최종 업데이트 18.05.12 19:48l
글·사진: 김종술(e-2580)

 

 

 김대건 베드로 신부가 세종보 잔디광장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  김대건 베드로 신부가 세종보 잔디광장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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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건 베드로 신부가 세종보 잔디광장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  김대건 베드로 신부가 세종보 잔디광장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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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현장에서 특별한 미사가 봉헌됐다. 4대강 사업으로 죽어간 생명들을 위로하고 강의 아픈 현실을 바로알기 위한 자리다. 죽어간 생명들의 넋을 위로하듯 하늘에서는 장대비가 내렸다.

12일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세종보 잔디광장에서 천주교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주최로 미사가 열렸다. 미사는 김대건 베드로 신부를 비롯한 신도들과 양준혁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가 참석했다.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이날 미사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면서 지난 10년간 금강을 기록하고 있는 기자가 안내를 맡았다. 

김대건 베드로 신부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모르는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생태환경위원으로 활동을 하면서도 현장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했다. 오늘 이야기를 들으면서 큰 울림이 됐다. 4대강 사업은 예초부터 시작되지 않았어야 할 사업이다. 지나간 일이라 되돌릴 수 없지만, 하루빨리 자연 본연의 모습대로 복원하기 위해서 콘크리트를 걷어내야 한다. 오늘 참석한 분들이 돌아가서 강의 현실을 주변에 알렸으면 한다. 그리고 다시 찾을 때는 혼자가 아닌 다른 분들을 모시고 강을 찾기 바란다." 

10년 금강의 기록
 

 기자가 참석자들에게 세종보 입구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  기자가 참석자들에게 세종보 입구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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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살리기'라는 발표가 나왔다. MB 정부는 강변 둔치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농약과 비료를 뿌려서 강물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매도했다. 수질이 개선되고 홍수를 예방할 수 있으며, 지역경제가 살아난다는 달콤한 환상을 제시했다. 수많은 국민은 4대강 사업으로 강의 파괴가 불 보듯 뻔한 결과라면서 반대했다. 

 

강변에서 농사를 짓던 농민들이 쫓겨났다. 쥐꼬리만 한 보상금을 손에 쥔 사람들은 대토농지를 구하지 못하고 도시로 사라졌다. 평생을 농사만 짓던 사람들은 공사장 노동자, 박스를 줍는 도시빈민으로 전락했다. 

반대 여론에도 이명박 정부는 수백 년간 물속에 잠들어 있던 모래들을 파내어 검사도 없이 뭍으로 올렸다. 대형트럭들은 줄지어 모래를 실어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에 모래 산을 쌓았다. 비산먼지가 발생하고 비닐하우스는 흙먼지에 덮였다. 햇빛이 줄어든 농작물은 시름시름 앓으면서 죽어갔다. 마당에 빨래를 널었던 사람들은 피부병에 걸리고 악취에 시달려야 했다. 

4대강 준공과 함께 대형 사고가 터졌다. 2012년 10월 백제보 상류 왕진교 인근에서 발생한 물고기 떼죽음이다. 당시 기자가 현장에서 10일간 한 마리 두 마리 헤아린 숫자만 60만 마리가 넘는다. 단군 이래 최악의 사고였다. 매일같이 100여 명의 인력이 동원돼 물고기 수거에 나섰다. 깨끗하게 수거를 끝내고 돌아서면 다음 날 하얗게 떠올랐다. 눈앞에서 죽어가는 물고기, 야생동물에 찢긴 사체, 죽어서 썩어가는 사체, 젓갈 국물로 변해가는 강물, 지옥 같은 나날이었다.

정부는 단 한 마디 사과도 없었다. 오히려 축소하고 은폐했다. 물고기 떼죽음에 대한 원인도 파악하지 못하면서 4대강 사업과 무관하다고 선 긋기에만 치중했다. 언론은 침묵했고, 학자들은 입을 닫았다. 4대강 동조자들은 화를 냈다. 물고기 몇 마리 죽은 게 무슨 대수냐고 비아냥거렸다. 

금강에 녹조가 창궐하기 시작했다. 녹색 페인트를 깔아 놓은 듯 수면을 뒤덮었다. 녹조라떼·녹조잔디구장·녹조카펫이란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간간이 생명을 이어가던 물고기는 또다시 집단으로 죽어갔다. 호주의 국영방송이 녹조 취재를 오면서 국격은 무너져 내렸다. 강물로 농사짓는 농민들의 한숨은 이어졌고 한탄했다. 기준치 이하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정부는 국민을 속였다. 

죽어가는 생명들 뒤로 나타난 '낯선 생명체들'
 

 충남 공주시 백제큰다리 밑 교각보호공 밑에 큰빗이끼벌레가 촘촘히 자리를 잡고 있다.
▲  충남 공주시 백제큰다리 밑 교각보호공 밑에 큰빗이끼벌레가 촘촘히 자리를 잡고 있다(2017년 6월 19일 촬영).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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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빠진 세종보 상류 펄밭을 손으로 파헤치자 최악의 수질오염 지표종인 붉은깔따구가 무더기로 발견되었다.
▲  물 빠진 세종보 상류 펄밭을 손으로 파헤치자 최악의 수질오염 지표종인 붉은깔따구가 무더기로 발견되었다(2017년 11월 13일 촬영).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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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생명체가 발견됐다. 담수호에서 서식하며 2~3급수에 살아가는 것으로 알려진 태형동물인 '큰빗이끼벌레'다. 세종보부터 공주보·백제보를 넘어서 물속을 뒤덮었다. 작은 축구공 크기부터 3m50cm가 넘는 세계최대 크기가 금강에서 발견됐다. 정부 돈에 눈먼 학자들은 큰빗이끼벌레는 녹조를 먹이로 하기 때문에 수질이 정화된다고 또다시 국민을 속였다.  

금강의 수질이 최악으로 치달았다. 갇힌 강물이 썩기 시작했다. 바다로 흘러가지 못한 부유물은 보에 유속이 느려진 틈을 타고 바닥에 쌓였다. 강바닥에 쌓인 펄들이 썩으면서 물속 용존산소를 고갈시켰다. 켜켜이 썩은 펄들은 기온이 상승하면서 메탄가스를 내뿜었다. 바닥은 화산 분화구로 변해갔다. 

2016년부터는 2~3급수에 산다고 알려진 '큰빗이끼벌레'도 다 사라졌다. 어둡고 캄캄한 수면 아래에서 잠자던 잊혀진 생명체가 고개를 들었다. 환경부가 수 생태 최악의 4급수 오염 지표종으로 지정한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다. 한두 마리 눈에 띄던 마릿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손으로 파헤쳐도 수십 마리가 따라 올라올 지경까지 치달았다.

4대강 사업은 단순히 환경파괴만을 말할 수 없다. 강과 더불어 살아가던 사람들. 강의 추억을 간직한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했다. 평생을 일구던 농토는 사라지고 지역공동체는 파괴됐다. 

기자는 지난 10년간 4대강 현장에서 보고 만지며 느꼈던 이야기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수문개방 지시에도 4대강 관피아들의 저항 때문에 수문이 열리지 못한다는 내용까지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탄식과 한숨 등 눈물을 글썽이며 강의 아픔을 함께 나눴다.

오늘도 왜가리가 죽었다
 

 세종보 수력발전소 입구에 왜가리 한 마리가 물고기를 입에 물고 죽어있다(동물 사체 사진이므로 모자이크처리 했음을 밝힙니다).
▲  세종보 수력발전소 입구에 왜가리 한 마리가 물고기를 입에 물고 죽어있다(동물 사체 사진이므로 모자이크처리 했음을 밝힙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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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일행들을 인솔해 한국수자원공사 세종보 선착장으로 향했다. 입구엔 붉은 글씨의 '출입금지'를 알리는 경고판이 보였다. 수문개방으로 세종보가 살아나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는 다르게 강은 여전히 상처를 기록하고 있다. 보 건설과 함께 강물이 갇히면서 쌓인 펄층이 깊어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판이다.  

수력발전소 아래쪽으로 이동하자 죽은 새 한 마리가 발견됐다. 커다란 물고기를 입에 물고서 죽은 왜가리였다. 4대강 보가 생기면서 강물이 썩고 물고기가 죽었으며, 물고기를 먹은 새들과 야생동물이 죽어간다는 것 외에는 무슨 이유로 왜 죽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 참석자는 "방송에서는 수문개방으로 많이 좋아졌다고 하던데 막상 현장은 다른 모습이다. 여전히 물고기가 죽고, 새들이 죽어가고 있다. 모래가 쌓여야 할 강바닥엔 씻겨 내리지 못한 펄층이 쌓여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장덕봉씨는 "우리가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방관 할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아서 강이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우리가 힘을 합친다면 더 빨리 강이 회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다"라고 말했다.
  
양준혁 활동가는 "아무리 잘못된 일이라 할지라도 혼자서는 바꾸기 힘들다. 관심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오늘 찾아주신 여러분의 입소문을 타고 더 많은 분들이 강을 찾아 현실을 알아갔으면 한다. 기회가 된다면 한달에 한번정도라도 금강으로 소풍을 가자"라고 제안했다.

한편, 세종보는 지난 2009년 5월 착공한 세종보는 217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건설했다. 총 길이 348m(고정보 125m, 가동보 223m), 높이 2.8~4m의 저수량 425㎥의 '전도식 가동보'다. 지난 2012년 6월 20일 준공했고, 정부는 시공사인 대우건설에 훈·포장을 수여한 바 있다. 
 

 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바라본 세종보 전경.
▲  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바라본 세종보 전경.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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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비핵화 의지, 북부핵시험장 23~25일 완전폐쇄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8/05/13 10:17
  • 수정일
    2018/05/13 10:1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북 비핵화 의지, 북부핵시험장 23~25일 완전폐쇄
 
 
 
박한균 기자 
기사입력: 2018/05/13 [00:3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워싱턴포스트는 10일(현지시간) 위성 사진을 인용해 북이 핵 시험장 폐기 선언한 이후 핵 시험장 풍계리에 실제 뭔가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지난 달 남북 정상 회담 이후 찍힌 위성 사진들은 북의 풍계리(함경북도 길주리 풍계리 핵시험장) 산 아래에 지어진 핵시험 장소 주변의 건물의 수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며 “어쩌면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은 북부핵시험장 폐기절차를 23~25일 공개적으로 진행할 것을 12일 밝혔다. 

 

외무성 공보를 통해 “핵시험장페기는 핵시험장의 모든 갱도들을 폭발의 방법으로 붕락시키고 입구들을 완전히 페쇄한 다음 지상에 있는 모든 관측설비들과 연구소들,경비구분대들의 구조물들을 철거하는 순차적인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핵시험장페기와 동시에 경비인원들과 연구사들을 철수시키며 핵시험장주변을 완전페쇄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북은 ‘국제기자단 현지 취재활동 허용’을 비롯해 ‘베이징-원산항로 이용할 수 있는 저용기 보장’, ‘숙소와 기자센터 설치’, ‘원산-북부핵시험장 특별전용열차 편성’ 등의 실무적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북 외무성 전문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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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공보 (전문)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전원회의 결정에 따라 핵무기연구소를 비롯한 해당 기관들에서는 핵시험중지를 투명성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핵시험장을 페기(폐기)하기 위한 실무적대책을 세우고있다.

 

핵시험장을 페기하는 의식은 5월 23일부터 25일사이에 일기조건을 고려하면서 진행하는것으로 예정되여있다.

 

핵시험장페기는 핵시험장의 모든 갱도들을 폭발의 방법으로 붕락시키고 입구들을 완전히 페쇄한 다음 지상에 있는 모든 관측설비들과 연구소들,경비구분대들의 구조물들을 철거하는 순차적인 방식으로 진행된다.

 

핵시험장페기와 동시에 경비인원들과 연구사들을 철수시키며 핵시험장주변을 완전페쇄하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은 위임에 따라 다음과 같은 결정사항들을 공보한다.

 

첫째,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진행되는 북부핵시험장페기를 투명성있게 보여주기 위하여 국내언론기관들은 물론 국제기자단의 현지취재활동을 허용할 용의가 있다.

 

핵시험장이 협소한 점을 고려하여 국제기자단을 중국,로씨야,미국,영국,남조선에서 오는 기자들로 한정시킨다.

 

둘째,국제기자단 성원들의 방문 및 취재활동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실무적조치들을 취하게 된다.

 

1)모든 국제기자단 성원들이 베이징-원산항로를 리용할수 있도록 전용기를 보장하며 령공개방 등 필요한 조치들을 취하게 된다.

 

2)국제기자단 성원들을 위하여 원산에 특별히 준비된 숙소를 보장하며 기자쎈터를 설치하여 리용하도록 한다.

 

3)원산으로부터 북부핵시험장까지 국제기자단 성원들을 위한 특별전용렬차를 편성한다.

 

4)핵시험장이 인적이 드문 깊은 산골짜기에 위치한 점을 고려하여 국제기자단 성원들이 특별전용렬차에서 숙식하도록 하며 해당한 편의를 제공한다.

 

5)국제기자단 성원들이 핵시험장페기상황을 현지에서 취재촬영한 다음 기자쎈터에서 통신할수 있도록 필요한 조건을 보장하고 협조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앞으로도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하여 주변국들과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련계와 대화를 적극화해나갈것이다.

 

주체107(2018)년 5월 12일

 

평 양(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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