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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분열로 망한다?’ 선거 패배 후 비대위 출범… 대부분 실패

3선 당선자들도 반대, 그러나 심재철 강행 의지
 
임병도 | 2020-04-28 09:14:5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선거에서 패배한 미래통합당이 이번에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놓고 내부 반발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심재철 통합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김 전 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공식 요청했고, (김 전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습니다.

단순히 비대위원장 요청과 수락의 일반적인 모양새 같지만 김 전 위원장이 ‘무기한 전권 위임’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내 잡음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뇌물 전과자를 당헌까지 개정해 무소불위한 권한을 주면서 비대위원장으로 데리고 온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 (홍준표)

 

"무소불위(無所不爲) 권한을 요구하는 비대위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 기한 없이 오랫동안 비대위원장을 할 거라면 당당하게 전당대회에 출마하라” (조경태)

 

“기초적 기억이 쇠퇴해 총선 내내 당명도 기억 못 하고 민주통합당을 지칭한 것도 모자랐는지 정당 정치 걸림돌이 되었던 40대 기수론에다 지도체제를 젊은이로만 구성하겠다는 인기몰이 말도 자제해야 한다” (통합당 당원)

홍준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종인 전 위원장의 뇌물 사건을 언급하면서 그를 가리켜 ‘뇌물 브로커’라고까지 지칭했습니다.

홍 전 대표는 “개혁의 전도사인양 자처하고 있는 것만 국민들이 알고 있다”며 “실체가 다 드러났으니 이제부터라도 정계 언저리에 어슬렁 거리지 마시고 사라지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하는 길입니다.”라고 글을 올렸습니다.

이어서 “우리당 근처에도 오지 마십시오. 우리는 부패한 비대 위원장을 받을 수 없습니다.”라며 김 전 위원장의 비대위원장직을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조경태 통합당 최고위원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불위(無所不爲) 권한을 요구하는 비대위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발했습니다.

조 최고위원은 “비대위는 총선 이후 생긴 지도부의 공백을 메우고 전당대회 전까지 당을 수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당헌‧당규를 초월한 권한과 기간을 보장하라는 요구는 명분과 논리가 없는 억지 주장”이라며 반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통합당 일부 당원들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위원장을 향해 “기초적 기억이 쇠퇴해 총선 내내 당명도 기억 못 하고 민주통합당을 지칭했다”며 선거 기간 있었던 문제를 들춰냈습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지난 4월 9일 서울 중랑구 상봉터미널 앞에서 진행된 선거 유세 연설 도중 “이번에도 서울 시민들이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 과반 의석을 차지하도록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를 많이 국회에 보내시면 현재 문재인 정부의 모든 실정을 한꺼번에 바꿀 수 있다”며 통합당을 민주당이라고 발언했습니다.

3선 당선자들도 반대, 그러나 심재철 강행 의지

▲지난 17일 열린 통합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 ⓒ미래통합당

통합당 3선 당선자들은 27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회동을 갖고 “당선자 총회를 개최한 후에 전국위를 개최할 것을 지도부에 강력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

통합당 전국위원회는 28일이고, 당선자 총회는 29일입니다. 당선자 총회를 먼저 열자는 주장은 김종인 비대위 임명을 승인하는 전국위원회를 무산시키거나 거부하겠다는 의도입니다.

하지만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당선자 총회를 28일 오전으로 바꿔서라도 전국위를 강행할 예정입니다.

심 권한대행이 전국위를 강행한다고 김종인 비대위 임명이 순조롭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당내 반발로 안건이 부결되거나 보이콧 등으로 의결 정족수가 미달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2017년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전국위에서도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추천하는 비대위원 승인이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인명진 위원장은 서청원, 최경환 등에 대한 인적 청산을 요구했으나 친박계가 반발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10년간 7번의 비대위, 그러나 대부분 실패로 끝나

2010년 이후 통합당은 선거에서 패배할 때마다 비대위를 출범시켰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실패 또는 반쪽의 성공으로 끝이 났습니다.

7번의 비대위 중 가장 성공한 사례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후 등장한 ‘박근혜 비대위’였습니다.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당명을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현역 25% 물갈이 등을 강력하게 추진했습니다. 이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과반 의석인 152석을 얻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이외에 ‘김희옥· 인명지· 김병준 비대위’는 친박과 비박 등의 계파 갈등으로 쇄신은커녕 일부 의원들이 탈당하는 등의 분열만 더욱 심해졌습니다.

친박의 수장이었던 박근혜 비대위원장 체제에서만 비대위가 성공했다는 사실은 보수가 분열로 망한다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총선 패배 이후 무너진 보수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말이 계속 나오지만, 김종인 비대위 사태로 더욱 흔들릴 것으로 보입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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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무죄가 "대한민국 명예회복"이라는 변호인

법정서 '꾸벅꾸벅' 전두환에 "살인마!" 목소리 높인 5.18 피해자... 전씨, 경호원에 둘러싸여 법원 떠나

 

20.04.27 18:46l최종 업데이트 20.04.27 18:46l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사실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두환씨가 27일 오후 전남 광주지방법원에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마치고 부인 이순자씨와 경호를 받으며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사실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두환씨가 27일 오후 전남 광주지방법원에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마치고 부인 이순자씨와 경호를 받으며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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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전두환 살인마!"

고요했던 법정에서 한 남성의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오후 2시 재판이 시작된 이후 30분 쯤 시간이 흐른 뒤였다. 목소리를 높인 이는 5.18부상자회에 소속된 5.18민주화운동 피해자였다. 그가 분노한 이유는 이날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은 전두환씨의 변호인 정주교 변호사의 발언 때문이었다.

정주교 변호사 : (5.18 당시 군이 시민을 적으로 규정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론을 분열하고 역사를 왜곡하려는 일부의 무책임한 주장입니다. 국군이 시민을 적으로 규정했다는 게 어떻게 온당하겠습니까.

남성 : 그럼 광주시민을 누가 죽였습니까! 누가 죽였어요? 공수부대가 죽였잖습니까! 살인마! 전두환 살인마!


앞서 전씨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며 항의했다가 한 차례 제지를 당했던 이 남성은 결국 재판장에 의해 퇴정 조치됐다. 남성이 퇴정된 이후에도 정 변호사는 비슷한 주장을 이어나갔다. 그는 "국군이 광주시민을 적으로 규정하고 소탕했다는 주장은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의 주장"이라며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 대한민국의 명예가 회복되길 바란다"라고 주장했다.

전두환, "헬기사격 없었다" 발언 후 꾸벅꾸벅 졸아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사실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두환씨가 27일 오후 전남 광주지방법원에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마치고 부인 이순자씨와 경호를 받으며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사실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두환씨가 27일 오후 전남 광주지방법원에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마치고 부인 이순자씨와 경호를 받으며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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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씨는 13개월 만에 재판에 출석했다. 그는 2017년 4월 <전두환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2018년 5월 재판에 넘겨졌다. 2019년 3월 법정에 출석했던 그는 당시 재판장(장동혁 전 부장판사)의 허가로 불출석한 채로 재판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장 전 부장판사가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4.15 총선에 출마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바뀐 재판장인 김정훈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재판에 첨석해야 하는 원칙에 따라 전씨의 불출석을 허락하지 않았다.

 

광주지방법원 형사8단독(김정훈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이날 재판에서 전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걸로 안다"라며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신분 등을 확인하는 인정신문 때 "잘 들리지 않는다"며 혼란스러워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전씨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비교적 또렷한 목소리로 아래와 같이 대답했다.

"어, 내가 알고 있기론 당시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걸로 압니다. 만약 했더라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을 겁니다. 대한민국 아들인 헬기 사격수가, 중위나 대위나 될 텐데, 그런 무모한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금도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발언을 한 이후 전씨는 재판 내내 의자에 허리를 기댄 채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러다 종종 고개를 꾸벅거리며 졸기도 했다. 옆에 앉은 이순자씨가 종종 그를 깨웠으며, 정주교 변호사가 발언할 때는 스스로 잠에서 깨 두리번거리는 모습도 보였다. 전씨의 이러한 모습을 두고 방청석 일부에선 "잠자러 왔는 모양이네잉"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법정에는 취재진, 5.18 단체 관계자, 전씨 경호원, 방청권 당첨자 등 70여 명이 자리했다.

검찰에선 채수양 광주지방검찰청 공판부장검사를 비롯해 3명의 검사가 재판에 출석했다. 검찰은 '5.18 당시 헬기 사격이 실제로 발생했고, 전씨가 고 조비오 신부의 말을 거짓말로 단정했으며, 회고록을 전국에 배포해 공연히 사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로 전씨의 공소사실을 설명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사실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두환씨가 27일 오후 전남 광주지방법원에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마치고 부인 이순자씨와 경호를 받으며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사실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두환씨가 27일 오후 전남 광주지방법원에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마치고 부인 이순자씨와 경호를 받으며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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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은 오후 5시 20분까지 약 3시간 20분 동안 진행됐다. 검찰이 공소사실을 설명한 이후 정주교 변호사의 변론이 한 시간 가량 이어졌고, 이후 검찰이 증거 내용과 취지를 설명하는 증거조사가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후 재판장이 이전 재판에 나왔던 증인들의 진술을 요약해 설명한 뒤 재판을 마무리했다.

재판 전 5.18유족회, 5.18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은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두환을 법정 구속하여 5.18 역사 왜곡에 대한 사법부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전두환이 자신의 회고록으로 이미 유명을 달리하신 고 조비오 신부님의 명예와 5.18 유공자를 비롯한 광주시민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행위는 그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명백한 범죄다"라며 "전두환의 행위가 5.18에 대한 악의적 왜곡과 폄훼로 국론을 분열시키는 일부 극우세력과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일벌백계로 삼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사실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두환씨가 27일 오후 전남 광주지방법원에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마치고 부인 이순자씨와 경호를 받으며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사실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두환씨가 27일 오후 전남 광주지방법원에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마치고 부인 이순자씨와 경호를 받으며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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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을 마친 전씨는 경호원에 둘러싸인 채 차에 올랐다. 출석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취재진의 질문에 어떠한 답도 내놓지 않았다(관련기사 : 기자 손 밀치며 30초 만에 법원 들어간 전두환).

전씨의 다음 재판은 6월 1일과 22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태그:#전두환#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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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판문점선언 2주년 맞아 3대 과제 12개 요구안 발표

조윤영 통신원 | 기사입력 2020/04/27 [17:27]
 
 
 

▲ 3대과제 12개 요구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참가자들.  © 조윤영 통신원

 

미국은 남북화해를 가로막는 한미군사훈련 영구히 중단하라!”

미국은 한반도 평화를 가로막는 대북제재를 중지하라!”

 

4.27 판문점선언 2주년인 오늘(27일) 부산에 울려 퍼진 구호이다.

 

판문점선언 2주년을 맞이한 오늘, 미국이 사사건건 남북관계 개선에 제동을 걸고 있어 선언 이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부산본부와 시민, 사회단체들은 부산시청 앞에서 4.27 판문점선언을 법제화하여 선언내용이 구체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기자회견을 27일 열었다.

 

부산지역 단체들은 기자회견에서 ‘4.27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을 비롯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3대 과제 12개 요구’(이하 ‘3대 과제 12개 요구’)를 발표했다.

 

3대 과제 12개 요구는 ‘남북교류협력사업은 민족 내부의 일로서 대북제재에 해당되지 않음을 선언하고 추진할 것’, ‘일체의 군사적대행위를 중단하고 군사대결정책을 폐기할 것’, ‘남북관계 발전을 막는 법을 폐기하고 판문점선언 시대에 맞는 새로운 법과 제도를 만들 것’ 등과 이를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12개의 세부항목으로 구성되어있다. 

 

기자회견의 사회를 본 이원규 씨는 “3대 과제 12개 요구는 4.27 판문점선언이 제대로 이행되기 위해 국회 비준을 포함한 법제화를 하기 위한 조치이다”라며 기자회견의 취지를 밝혔다.

 

김종기 민주항쟁기념사업회 관장은 “이 선언은 꿈속의 성원에 머물러 있던 민족 화해와 민족의 공동번영, 평화통일을 실현가능한 역사적 사건으로 만든 것이다”라며 “미국에 요구한다.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는 우리민족 내부의 문제이기 때문에 가로막지 말고, 남북관계를 방해하는 해리 해리스 미 대사를 본국으로 송환하라”라고 발언했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한반도 사진에 붙어있는 대북제재, 분단적폐 세력, 한미워킹그룹을 떼어내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아래는 3대 과제 12개 요구를 포함한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 김동윤 평화통일센터 하나 대표가 4.27판문점선언 집게로 대북제재, 분단적폐세력, 한미워킹그룹을 떼어내고 있는 모습. '평화번영 자주통일' 문구가 선명하다.   © 조윤영 통신원

 

-----------------------아래-------------------------------

 

4.27 판문점선언 국회비준을 비롯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3대 과제 12개 요구

 

4.2 7판문점선언으로 전재위기와 대결의 시대가 가고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관계가 빠르게 발전하여 통일의 대문이 활짝 열릴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남북관계는 다시 단절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는 군사적 대결이 재현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다”는 판문점선언은 왜 현실로 되지 못하고 있는가? 이는 판문점선언을 실현하는 약속인 9월평양선언을 이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가로막혀있는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 갓 깃들기 시작한 한반도평화를 정착시키려면 무엇보다 먼저 9월 평양선언에서 약속한 바를 이행해야 한다.

 

과제1. 남과 북의 교류협력사업은 민족내부의 일로서 대북제재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선언하고 과감하고 통크게 남북경제협력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① 동 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공사를 개시하라

②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조건 없이 정상화하라

③ 서해경제공동특구와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사업을 시작하라

④ 자연 생태계 보호복원 협력사업과 산림분야 협력사업을 추진하라

⑤ 전염병 유입확산방지 등 보건의료분야 협력 사업을 시급히 실시하라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선언은 남과 북의 종전선언과 다름없다. 그런데 지난 1년 반동안 남북정상선언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데 그치지 않고 미국과 갖가지 전쟁연습을 계속하였는가 하면 미국에서 각종 전쟁무기를 구입하고 있다. 이는 정상선언을 부정하는 행위이며 한반도에 다시 전쟁의 불구름을 몰고 오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70년이 넘게 지속되어온 전쟁의 위험을 가시고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은 용기와 결단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과제2. 일체의 군사적 적대행위를 하지 말아야 하며 군사적 대결정책을 중단 폐기해야한다.

 

⑥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를 준수하고 군사분계선일대를 무장해제하여 평화지대로 바꾸는 사업을 계속 진행하라

⑦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하는 등 우발적 무력충돌방지를 위한 소통과 협의를 위해 노력하라

⑧ 미국과의 전쟁연습 영구중단, 전략무기 도입중단, 세균실험실을 비롯한 주한미군기지 철거와 축소 등 한반도를 항구적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실천조치를 시행하라

 

총선으로 분단적폐집단은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 놓은 분단악법과 적대적 대결제도는 아직 그대로 있다.

 

이것들을 남과 북의 화해, 민족의 통일을 장려하는 법과 제도로 바꾸지 않으면 남과 북의 관계는 어두운 과거에서 벗어날 수 없다.

 

과제3. 분단과 적대의 시대에 만들어진 남북관계의 발전을 가로막는 낡은 법과 제도를 폐기하고 판문점선언 시대에 맞는 새로운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⑨ 민족애 발현을 죄악시하고 통일에 대한 상상력을 제약하는 시대착오적인 악법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반통일 악법들을 폐지하라

⑩ 남과 북의 상호왕래와 교류를 가로막는 제도를 고쳐 간편하고 자유로운 왕래가 보장되는 제도를 만들어라

⑪ 적대와 대결의식을 조장하는 구조물과 시설, 말뿐인 통일기관들을 없애고 남북의 화해와 통일의식 함양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시설과 기구를 설립하라

⑫ 국회는 ‘4.27 판문점선언 국회비준’을 당장 실행에 옮기라

 

2020년 4월 27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부산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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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선언 2주년에 '민족자주원칙'·'합의이행' 촉구 한 목소리

6.15남측위, 외연 확대 '6.15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 결성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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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27  18: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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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5남측위는 27일 '4.27판문점선언 2주년 기념식 및 6.15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원회 발족식'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상임대표의장 이창복, 6.15남측위)는 판문점선언 발표 2주년이 되는 27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6.15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4.27판문점선언 2주년 기념식'과 함께 '6.15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 발족식'을 진행했다.

6.15남측위는 이날 '6.15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원회'(준비위원회) 발족선언문(아래 전문)을 통해 "6.15공동선언에서 시작하여, 10.4선언, 4.27판문점선언, 9.19평양공동선언으로 이어지는 남북 공동선언들은 모두 ‘우리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개척하자’는 민족자주, 민족자결 정신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바라는 각계각층의 힘을 모아, 남북해외 겨레의 뜻을 모아 공동선언 실현의 길로 힘차게 전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창복 상임대표의장은 기념사에서 "4.27판문점선언과 뒤이은 9.19평양공동선언의 채택은 분열과 대결의 시대를 끝내고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젖히는 겨레의 큰 성과"였으나 "오늘날 남북관계는 꽁꽁 얼어붙고 남북공동선언은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하면서 "더 이상 남북공동선언 실현의 첫 발만 떼고 결실을 거두지 못한 채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4.27선언 2주년을 앞두고 한미연합공군훈련이 강행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하고는 "미국의 대북제재, 압박정책에 휘둘려서는 안됩니다. 한미워킹그룹에서 사사건건 승인 받으려는 태도를 벗어던지고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날 기념식과 20주년 준비위 발족식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6.15해외측위는 연대사를 보내 "판문점선언 발표 2주년과 6.15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이하면서 두 선언에서 천명한 ‘민족자주 원칙’ 을 다시금 가슴 속 깊이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1대 총선 승리에 대해서는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통한 남북 화해협력 정책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이라고 하면서 "문재인 정권은 이번 총선에서 밝혀진 촛불 민의를 큰 힘으로 하여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미국의 방해를 과감하게 물리치고 담대하게 평화통일에 길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 준비위원회는 6.15공동선언 발표 20주년을 맞이하여 민족공동행사와 남측의 공동행동을 추진하기 위한 기구로서 역할을 하기로 하고 6.15남측위를 필두로 종교계를 대표한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시민평화포럼, 한국진보연대를 비롯한 연대기구들, 그리고 민주노총, 한국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YMCA, YWCA, 평화를만드는여성회 등으로 상임대표를 구성하고 앞으로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와 각 지역 등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각 종단 수장단을 상임고문으로 위촉한다는 구상이다.

'통일의 주인인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한다는 6.15공동선언 1항과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4.27판문점선언 1조 1항을 바탕으로 △남북공동선언의 전면적인 실현 △대북제재 중단 및 남북의 전면적 교류실현 등 평화와 협력을 통한 위기 극복 등을 올해 주요 요구로 제시했다.

준비위는 올해 민족공동행사는 규모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남봐 북, 해외가 함께 6.15선언발표 20주년을 기념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코로나 상황 등을 고려하여 평화대행진과 대회를 기본으로 하지만 온라인행동이나 평화의 등 모으기 등 다양한 방식의 참여행동을 유연하게 결합하겠다고 밝혔다.

   
▲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4.27판문점선언 발표 2주년을 기념해 미국대사관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동맹에 밀려 지켜지지 않고 있는 남북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종로구 미국대사관 건너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4.27판문점선언 발표 2주년 기념 양대노총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남북관계에 노골적으로 간섭하는 미국과 대북제재에 발목이 잡혀 약속한 협력사업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정부를 비판했다.

미국은 대북제재를 지속하고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강행할 뿐만 아니라 기존 방위비의 5배 이상 인상을 상식이하의 요구를 하고 있으며, 한미동맹을 빌미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재 등 남북관계 개선을 가로막고 내정간섭과 주권침해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정부에 대해서는 대북 제재와 한미공조의 틀안에 남북관계를 가둬놓아 사실상 4.27판문점선언 이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하면서 맹목적인 한미동맹 추종을 중단하고 판문점선언 합의 이행의 길로 돌아올 것을 촉구했다.

6.15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원회 발족선언문(전문)

4.27 판문점선언 발표 2년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지난 2018년 판문점과 평양에서 열린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싱가포르에서의 북미정상회담을 기억합니다. 남과 북은 분단과 대결을 종식하고 평화번영의 새 시대를 열자고 약속하며 남북관계를 적극 개선하기로 하였습니다. 북과 미국은 오랜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 비핵화와 공고한 평화체계구축을 약속하였습니다. 
그러나 합의는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으며, 남북, 북미 대화는 모두 중단된 상태입니다. 

교훈과 해답은 분명합니다.
적대정책의 청산 없이는 평화체제의 대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적극적인 남북관계 개선의 노력 없이는 평화번영의 미래는 없습니다.

올해는 6.15 공동선언 발표 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남북 정상의 역사적인 첫 만남과 공동선언은 남과 북이 힘을 모으면 능히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굳은 약속이었습니다. 평화와 통일을 향한 나침판이었습니다. 
6.15공동선언에서 시작하여, 10.4선언, 4.27판문점선언, 9.19평양공동선언으로 이어지는 남북 공동선언들은 모두 ‘우리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개척하자’는 민족자주, 민족자결 정신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남북은 이를 토대로 화해와 협력, 평화와 번영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리고 성과를 만들어 왔습니다. 
우여곡절 속에서도 겨레는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하고 있지만 아직 충분히 결실을 거두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남북공동선언들이 여러 차례 발표되었지만, 여전히 초입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평화와 통일을 향한 훌륭한 약속들을 이제는 충실히 지키고 결실을 거둬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6.15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원회>를 발족합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바라는 각계각층의 힘을 모아, 남북해외 겨레의 뜻을 모아 공동선언 실현의 길로 힘차게 전진하려 합니다. 
분단과 냉전의 고통스러운 역사를 끝내고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려 합니다. 

지금 세계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 세계적인 위기는 연대와 협력, 평화의 중요성을 더욱 일깨우고 있습니다.
적대정책을 멈추고 한반도 평화협력의 대 전환으로 더욱 의연하게 나아가야 합니다. 남북공동선언 실현과 적극적인 평화협력을 위해 함께 행동하겠습니다. 6.15 20주년을 한반도 평화 번영 통일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2020년 4월 27일
6.15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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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의 ‘김용균’](상)바다에도 김용균이 있다

부산·경주| 이효상·김한솔·최민지 기자 hansol@kyunghyang.com
입력 : 2020.04.27 06:00 수정 : 2020.04.27 09:22
 
한국에서 이주선원으로 일했던 중국인 ㄱ씨(47)가 지난 1월12일 부산 자갈치시장 어귀에 정박한 고기잡이배를 바라보고 있다. 2009년 선원비자를 받고 한국서 처음 탔던 배다.

한국에서 이주선원으로 일했던 중국인 ㄱ씨(47)가 지난 1월12일 부산 자갈치시장 어귀에 정박한 고기잡이배를 바라보고 있다. 2009년 선원비자를 받고 한국서 처음 탔던 배다.

 

“겁납니다, 바다.”

60대 최한길씨(가명)는 30년차 어선원 노동자다. 제주 앞바다에서 고등어잡이가 한창이던 1월 초, 흔들리는 배 위에서 중심을 잃었다. 선체의 철골에 부딪혀 6·7번 갈빗대가 그대로 부러졌다. 지난 1월 부산의 한 병원에서 만난 그는 살구색 복대를 차고 병상에서 겨우 상체를 일으켰다.

이전에도 다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최씨는 “배 타고 안 다치는 사람 어딨습니까. 당해내질 못해예, 바다 모른다니까”라고 답했다. 줄일 수 있는 산업재해를 ‘뱃사람의 운명’처럼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는 “머리 쪽이 아니라 다행이었지 만약 머리를 부딪쳤으면 즉사”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실이 26일 수협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어선원재해보상보험 통계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간 매년 140명가량의 어선원이 사망(실종 포함)했고, 다치거나 병든 이들은 연평균 4000명을 웃돌았다. 2.6일에 1명꼴로 사람이 죽고, 하루에 10명 이상은 크고 작은 사고를 당한 것이다. 하지만 어선원은 산재보험법이 아니라 어선원보험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고용노동부가 매년 발표하는 산재 통계에서도 빠져 있다.

지난 2년간 고등어잡이 배에서 일한 한민수씨(39·가명)는 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하는 양망기(그물 끌어올리는 기계)를 설명하면서 “돌아가는 기계에 조금이라도 끼이는 순간, 이미 사람은 형체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다 일… 개인적으로는 정말 말리고 싶다”고 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어업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군 중 하나로 꼽는다. 예측 불가능한 바다, 일단 출항하면 누가 다쳐도 쉽게 뭍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배, 열악한 작업환경 때문이다. 하지만 연간 140명이라는 사망자는 어업의 특수성뿐 아니라 어선원의 안전을 사각지대에 방치해온 한국적 특수성이 맞물린 결과다. 캐나다의 어선원 사망 통계를 보면 최근 10년간 연간 사망자 수는 10명가량으로 유지됐다. 캐나다 전체 어선원 규모가 4만6000명으로 한국(6만여명)보다 적은 것을 감안해도 엄청난 차이다.

한국에서는 바다 위 산재 소식이 좀처럼 뭍으로 올라오지 않는다. 사회적 관심을 모아 개선할 여지도 없는 셈이다. 매년 나빠지는 업황과 늘 빡빡한 인력상황은 오늘 다친 사람에게 내일 다시 그물을 던지게 한다. “작업 환경개선, 안전교육, 재해예방을 위한 법제 정비 등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특히 재해율이 높은 것”(박상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어촌어항연구실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향신문은 지난 1월부터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국내외 선원 노동자들을 병원·숙소 등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바다’라는 특수한 공간 탓에 잘 드러나지 않았던 어업 산재의 심각성을 2회에 걸쳐 짚어본다.

“배 한 번 돌리면 몇 억 손해라는 말에…다쳐도 참고 버텨”

한씨는 최근 ‘하선’하기로 했다. 뱃일을 그만둔다는 뜻이다. 일하다 입은 부상으로 통원치료 중인 한씨에게 선사는 출항을 이틀 앞두고 다시 승선을 지시했다. 한씨가 “아파서 못 가겠다”고 했지만, 선사는 “일단 배 타고 나갔다가 돌아와서 치료하라”고 권했다. 한씨는 “끝내 못 간다하이 하선 처리한다카대요. 잘리는 기라. 아픈 사람한테 이란다니까”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초 투망을 위해 닻을 내리다 4번째 손가락이 빨려들어가 뼈가 산산조각 난 40년차 선원인 김정현씨(66·가명)의 손.  부산 | 이효상 기자

지난해 12월 초 투망을 위해 닻을 내리다 4번째 손가락이 빨려들어가 뼈가 산산조각 난 40년차 선원인 김정현씨(66·가명)의 손. 부산 | 이효상 기자

■ 다쳐도 못 들어와…부상의 악순환

손가락 골절로 손 못 쓰니
출렁일 때마다 넘어졌고
결국 왼쪽 팔꿈치도 깨져
무릎 인대 찢어진 후 뭍으로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연달아 4차례 다쳤다. 처음은 오른손 중지를 다친 작은 부상이었다. 하지만 한 번 다치자 이곳저곳이 잇달아 고장났다. 부상 당시 서해상에 있던 배는 육지로 돌아가지 않았다. 총 여섯 척으로 구성된 고등어잡이 선단은 조업 비용으로만 한 달에 8억~10억원을 쓴다. 일정한 어획량을 확보하기 전까지 바다를 쉽게 벗어날 수 없다. 한씨는 “내 하나 다쳤다고 들어가면 몇 억 손해라고 하니까, 바로 못 들어온다”고 했다.

배는 한씨가 다친 지 5일여 만에 태풍을 만나 평택항에 입항했다. 잠시 들른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손가락은 이미 부러져 있었다. 하지만 휴식은 짧았다. 태풍이 지나가고 배는 다시 출항했다. 한씨도 간단한 깁스만 하고 배에 올랐다. 그는 “싫으면 내리라고 하는데 일자리를 잃을 수 없으니까 일했다”고 했다.

고등어잡이 선단은 어군을 찾아 그물을 던지는 본선 한 척과 불빛을 비춰 고등어를 유인하는 등선 두 척, 잡은 고등어를 뭍으로 운반하는 운반선 세 척으로 구성된다. 본선에 탄 한씨는 선단의 수장인 어로장이 물고기를 탐지하면 선미에서 대기하고 있다 가장 먼저 그물을 던지는 일을 했다. 그물의 출구인 선미는 바다를 향해 트여 있다. 난간이나 안전장치가 없다는 얘기다. 배에 들이친 파도로 바닥은 미끄럽고 달리 부여잡을 것도 없는 상황에서, 한 손을 제대로 못 쓰는 한씨는 몇 번이고 넘어졌다. 조업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한씨의 왼쪽 팔꿈치는 뼈가 깨져 있었다.

선단은 고등어의 성장기인 7월부터 산란이 시작되는 이듬해 4월까지 조업한다. 이 중 9월부터 1월까지가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 성어기다. 조업을 할 때는 음력 19일에 출항해 다음달 음력 14일에 돌아온다. 25일을 바다에서 생활하고 5일간 육지에서 쉬는 셈이다. 한 선단에 속한 70여명의 선원에겐 모두 각자의 일이 맡겨져 있다. 누군가를 대신해 갑자기 25일간 바다로 떠날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고, 성어기에 일을 가르칠 여력도 없다. 한쪽 손과 한쪽 팔을 다친 채 한씨는 또다시 배에 올랐다.

출항 이후 한씨는 몇 차례 더 넘어지면서 무릎 인대가 찢어졌다. 한 주 뒤에는 그물을 배에 고정하는 줄을 잡아당기다 허리를 삐끗했다. 그날 새벽 유난히 파도가 심해 몸이 긴장을 했고, 그 상태로 힘을 쓰다 탈이 났다. 무릎을 다친 뒤 다리는 한동안 감각조차 없었다. 그제야 한씨는 인근에 있던 선사의 다른 배를 타고 뭍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한씨는 이달 중순까지도 병원 신세를 졌다. 그는 “바다에 계속 나가 있으면 다른 일을 할 생각도 못하고, 힘들든 위험하든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난달 31일 통영 앞바다 어선에서 일하다 양망기에 끼어 발목이 잘린 베트남 이주선원이 이송되고 있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통영 앞바다 어선에서 일하다 양망기에 끼어 발목이 잘린 베트남 이주선원이 이송되고 있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연합뉴스

■ 고령자·이주선원이 채우는 일터

40년간 큰 사고만 5~6번
베테랑도 “빙시돼부렀어”
반복된 산재서 벗어나려면
산재를 당하는 방법뿐…

어선에서 보기 드문 30대 선원 노동자가 떠난 자리는 60~70대 노장들과 이주선원 노동자들이 지키고 있다. 2019년 선원통계연보에 따르면 연근해어선을 타는 국내 선원 1만3982명 중 5593명은 60세 이상이다. 전체 선원 중 절반 가까이는 이주노동자다.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온 20~30대 젊은 노동자들이다. 나이가 많아서, 다른 일을 할 수 없어서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일터의 위험이 맡겨진 셈이다.

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에 E10 선원비자로 입국한 20대 이주선원 ㄱ씨는 한국에 온 지 고작 3개월 만에 팔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지난 1월 설 연휴 때 만난 그의 팔에는 성인 손바닥 한 뼘 정도로 길게 꿰맨 상처 자국이 있었다. 2개월째 입원 중인 그는 사고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사고 직후 정신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고 직전 양망기 앞에서 다른 선원들과 함께 ‘스탠바이’를 하며 서 있던 것, 갑자기 양망기의 밧줄이 자기에게 날아오는 것을 본 것, 다른 사람들은 모두 피했지만 자신은 피하지 못한 것 등을 조각조각 기억하고 있었다. “맞고 바로 기절했는데, 눈을 뜨니 배 안이었어요.” ㄱ씨는 저녁에 사고를 당했지만, 배가 다시 육지로 돌아온 이튿날 아침이 되어서야 병원을 찾을 수 있었다.

2016년부터 한국의 크고 작은 배에서 뱃일을 한 인도네시아 이주선원 ㄴ씨도 지난해 여름 35t 배에서 일하다 다리가 부러졌다. ㄱ씨와 비슷하게, 양망기 근처에 서 있는데 갑자기 줄이 날아와 넘어졌다. ㄴ씨는 “그 기계가 갑자기 왜 (평소보다) 빨리 돌아가기 시작했는지, 누가 잘못했는지는 모르겠다”며 “그냥 넘어졌다 다시 일어나려 하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고 말했다. ㄴ씨 역시 ㄱ씨처럼 바로 병원에 가지 못했다.

그날 오전 4시에 배를 탄 그가 사고를 당한 것은 1시간30분 뒤인 오전 5시30분이었다. 이미 바다 한가운데까지 나온 배는 ㄴ씨를 위해 다시 육지로 가지 않았다. 그는 “오전 11시까지 그냥 배에 누워 있었다. 다리가 아프긴 했는데…. 어쩔 수 없으니까 그냥 참았다”고 했다. ㄴ씨는 지금도 오래 걷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마다 다리가 불편하다.

어선 한 척이 밤늦은 시각에 조업을 준비하고 있다. 고등어·오징어 등 빛에 반응하는 주광성 어종의 경우 밤 조업이 일반적이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어선 한 척이 밤늦은 시각에 조업을 준비하고 있다. 고등어·오징어 등 빛에 반응하는 주광성 어종의 경우 밤 조업이 일반적이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베테랑 선원의 몸은 어선원 산재 박물관이다. 베테랑이라고 산재를 피할 수는 없다. 오히려 유일한 생계 수단인 배에 오래 남아 있는 한 산재 횟수는 증가한다. 지난 1월 부산의 한 병원에서 만난 선원 양승국씨(67·가명)는 “빙시라, 빙시돼부렀어”라며 자조했다. 지난해 12월 조업 과정에서 배에 줄을 묶다 미끄러지면서 선체에 받혔고 갈빗대 3대가 골절됐다. 군 전역 후 배를 타기 시작한 그는 40년간 뼈가 부러지고 손가락이 절단되는 큰 사고만 5~6번 당했다. 다리 한쪽은 무릎 아래 정강이부터 발목까지 피부색이 다르다. 흑산도 인근 해역에서 일할 때 배 위에서 떨어지면서 “뼈가 전부 다 골절”됐다. 오른손의 손가락 하나는 짧고, 다른 손가락 하나는 심하게 굽었다. 양씨는 “선장이 하도 뜰채그물(잡힌 고기를 운반선에 퍼 올리는 그물) 레버만 잡아주면 된다 해서 철심 박은 채로 또 바다에 나갔다”며 “처음에는 당직도 하지 마라 이카더니, 하룻밤 지나고 나니까 (다른 사람 고생하는 것 보고) 안 할 수가 있으요. 나중에 와서 (치료)해도 굽은 손가락이 안 펴지더만요”라고 했다.

산재는 반복되는 산재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지난 1월 부산의 또 다른 병원에서 만난 40년차 선원 김정현씨(66·가명)는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초 제주도 인근 해역에서 투망(그물을 던지는 것)을 앞두고 닻을 내리다 손을 다쳤다. 닻줄을 감고 푸는 과정에서 빠르게 감기는 닻줄에 김씨의 손가락이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눈 깜짝할 새 벌어진 일에 김씨는 별다른 고통도 느끼지 못했다. 왼손 4번째 손가락 뼈가 산산조각나며 신경도 일순 마비됐기 때문이다. 이후 다른 사람의 뼈를 이식하는 수술이 진행됐다. 붕대를 걷은 김씨의 왼손은 수술 후 한 달이 지난 시점에도 여전히 퉁퉁 부어 있었다. 4번째 손가락뿐 아니라 왼손 전체가 부어, 크기가 오른손의 2배는 돼 보였다. 완치까지는 1년여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씨는 “손만 안 다쳤으면 10년은 더 탈 낀데”라며 “이제 이래 가지고 본선도 못 타겄다”고 했다.

[바다 위의 ‘김용균’](상)바다에도 김용균이 있다

■ 사고나면 “바다가 험해서”

현장서 몸으로 일 배우는데
안전교육·장비 태부족에
양망기 끼임 등 잇단 사고
대부분 그저 ‘바다가 험해서’

많은 어선원이 현장에서 일하며 ‘몸으로’ 일을 배운다.

그 과정에서 어선원의 재해는 개인의 부주의나 ‘바다’라는 ‘어쩔 수 없이 험한 작업환경’ 탓으로 돌려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31일 오전 경남 통영시 앞바다 11t 선박에서 베트남 선원(39)이 양망기에 몸이 감겨 발목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선원은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이 발간한 ‘2019년 어선 사고사례집’에 수록된 사고 유형 상당수는 양망기에 끼임, 로프에 맞음 등이었다. 과거 한국에서 뱃일을 한 중국인 이주노동자 ㄷ씨는 “일을 빨리하면 위험한데, 항상 ‘빨리하라’고 다그치다보니 양망할 때 줄이 팍 끊어져서, 그때 사람이 다치곤 했다”고 말했다. 어선원 재해 중 가장 많이 반복되는 유형이지만 양망기 끼임 사고 등을 막기 위한 안전교육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나마 한국인 선원은 양망기의 위험성을 하도 많이 들어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주선원은 다르다. 한국에 오기 전 인도네시아에서 뱃일을 했던 ㄱ씨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사람이 직접 그물을 던지는데, 여기서는 기계가 당기니까…”라면서 “한국에 온 후 (양망기를) 어떻게 다루는지 배웠다”고 했다. 하지만 소통이 원활치 않은 데다 익숙해지기 전 현장에 투입되다보니 사고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ㄱ씨는 자신이 사고를 당한 이유가 “제가 조심하지 않아서”라고 했다.

해수부가 작성한 ‘2018년 연근해 어선사고 예방대책’을 보면 안전교육 대상을 지난해부터 선주·선장·간부선원 외의 일반 어선원과 이주선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가장 재해에 노출되기 쉬운 일반 어선원, 외국인 어선원에게 이전까지는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해수부는 “일반 선원 교육 확대는 예산 확보에 한계가 있어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고, 외국인 선원 교육 확대는 올해부터 20t 이상에 승선하는 외국인 선원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대 초반의 베트남 이주선원 ㄹ씨는 인천에 도착했을 때 잠깐 안전교육을 받았지만, 막상 배에 타서는 따로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양망기처럼 자주 쓰이는 단어를 띄엄띄엄 알아듣는 수준으로만 한국어를 구사하는 그는 “같이 일하는 한국 선원들이 진짜 일을 잘한다. 위험한 것을 많이 가르쳐주는데, (제가) 말을 못 알아듣는다. 몸짓으로 하는 것을 보고 알아듣는다”고 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맡긴 연구용역 보고서 ‘어업작업 안전재해예방 지원을 위한 종합계획 및 실태조사’를 보면, 전체 어업인의 절반 이상(51.8%)은 외국인 선원들과의 작업 시 ‘언어소통 어려움’에 따른 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4270600045&code=940702#csidx234b8e101e991e485549625c0d0ff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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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코로나 관련 남북협력 내부적으로 착실히 준비 중"

[기고] "남북 보건협력도 세계 각국과 마찬가지...'연대와 협력' 원칙으로 추진"

지난 14일 <프레시안>에 코로나 방역 대북지원과 관련한 안문석 전북대학교 교수의 칼럼이 게재되었다. 인도적 문제 관련 남북 협력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동 칼럼의 내용은 매우 흥미로웠다. 그 내용은 국경이 무색하게 빠른 속도로 전파되는 감염병 위기 앞에서 북한에 대한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고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었다. (☞ 관련 기사 : 북한의 코로나 지원 요청, 문재인 정부는 왜 외면했나)

 

 

칼럼에는 '북한이 여러 민간단체를 통해 코로나19 지원을 요청했으나, 정부가 총선과 야당의 공세를 두려워 해 대북지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대북 제재 완화를 말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차원이겠으나, 이 기회를 빌려 방역협력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많은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우선 정부는 코로나19 관련 남북 방역협력이 필요하다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전 세계가 국경을 넘어 확산되고 있는 감염병의 피해를 경험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과 북 사이에 감염병 전파 및 확산 방지를 위한 협력은 당연하고도 시급한 현안이다.

 

정부는 우리 내부의 상황과 국제상황, 그리고 북한이 발표하는 모든 뉴스를 주시하고 있다. 또한 필요한 협력과 적절한 시점에 대해 국제기구 및 민간과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다. 감염병 분야의 전문성을 고려하여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과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고 유관부서와 긴밀한 소통도 유지하고 있다.

 

 

남북간 방역협력은 일회적이고 일방적인 지원이 아닌 호혜적이고 지속가능한 협력이어야 한다는데 전문가, 국제기구, 민간 그리고 당국 내에서도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미 2018년 남북 정상은 방역 및 보건의료 분야 협력을 합의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세부 분야별로 착실하게 그러나 조용하게 내부적인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 지난 2018년 9월 19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백화원에서 회담을 마친 뒤 '9월 평양 공동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정부는 총선 등 국내 정치일정과 상관없이 국제기구, 국내 민간단체들과 코로나 상황 하에 북한과의 협력을 위해 다양한 형태로 협의를 진행해 왔다. 국내 민간단체가 신청하면 북한과의 합의서는 물론 재원확보 여부, 물자 확보 가능성, 물자전달 확인 등 요건을 검토하고 관련부처와 협의를 거쳐 3.31일 코로나 방역물품의 첫 반출을 승인하였다.

 

 

북 당국은 현재 공식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없다고 발표하고 있다. 국내 단체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북측의 책임있는 관계기관과 코로나 방역 관련 협의를 진행하는 일은 쉽지 않다고 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꼭 필요한 협력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많은 단체가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로서는 이러한 민간의 입장을 존중하여 개별 단체의 사업 협의 상황이나 반출, 물자 전달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러한 방침을 두고 소극적인 것이 아닌가 우려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정말 필요한 지원이 적시에 성사되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임을 말씀드리고 싶다.

 

 

빌 게이츠는 2015년에 세계적인 감염병 유행과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향후 몇십 년 내 1000만 명 이상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전쟁보다는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일 것"이라는 그의 예견은 5년이 채 지나지 않아 현실이 되었다.

 

 

신종 바이러스는 이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우리의 일상과 함께하는 상시적 위협이 되었다. 남과 북이 더불어 살아가는 이 땅, 한반도에서의 방역 협력이 절실한 이유다. 이는 당면한 현실이자, 포스트 코로나 시기 남과 북이 더 자주 오가면서 상호 신뢰를 쌓으며 한반도 평화 경제를 구축하는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기도 하다. 어떤 정치적 상황이나 이념도 우리와 우리 미래 세대들의 건강과 평화를 지키는 일보다 우선할 수 없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최근 기고문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는 '시민적 역량강화와 글로벌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가 봉쇄없이 '연대와 협력'을 통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추진하는 남북 보건협력도 이러한 기준과 원칙하에 추진하게 될 것이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42700543638348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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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의 무서운 경고, 코로나보다 더 큰 위협 온다

[2020 세계군축행동의 날 ②] 군사주의와 기후변화

20.04.27 07:58l최종 업데이트 20.04.27 07:58l

 

4월 22일부터 4월 29일까지 한국에서 2020 세계군축행동의 날(GDAMS) 캠페인이 진행된다. 세계군축행동의 날 캠페인은 매년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세계 군사비 지출 보고서 발표에 맞춰 군사비를 줄이고 평화를 선택할 것을 각국 정부에 촉구하는 국제캠페인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심각한 경제위기와 인간 안보에 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비를 줄여 공공의료 확대, 사회안전망 구축,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비용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하는 연속 기고를 진행한다.[기자말]

"바이러스의 분노는 전쟁의 어리석음을 보여줍니다. 오늘 저는 세계 곳곳에서 즉각적인 글로벌 휴전을 요구합니다. 이제 무력 충돌을 중단하고, 우리 삶의 진정한 싸움에 집중할 때입니다."
   
지난 3월 24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코로나라는 공동의 위협에 맞서 싸우기 위해 모든 지역에서 전쟁을 멈추자는 제안을 하였다. 가톨릭의 교종 프란치스코도 뜻을 같이 하며 즉각적인 전쟁 중지와 함께 "갈등은 전쟁을 통해선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합당한 제안이다.

전쟁은 의료시설을 파괴하고 의료진의 목숨을 위협한다. 감염병 예방과 대처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전쟁 수행에 많은 자원을 낭비하는 사회는 보건을 위한 인프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막대한 군비를 사용하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 희생자들이 발생하는 상황은 최강대국이라는 미국의 보건 시스템이 얼마나 부실한지를 역설적으로 드러냈다. 군사 안보가 국민 안전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코로나만이 아니라 그에 못지않은, 아니 그보다 더 큰 위협이 다가오고 있다. 바로 기후변화다.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는 인류의 생존과 지구 문명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도상승 1.5도를 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와 마찬가지로 기후변화 앞에서도 무기를 내려놓고 전쟁을 멈추기 위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국제적인 갈등과 분쟁, 그리고 전쟁과 군사 활동이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점에서 그럴까. 
 

 기후위기비상행동 집회를 하고 있다
▲  기후위기비상행동 집회를 하고 있다
ⓒ 기후위기비상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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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활동과 기후변화 

 

2003년 아프리카 수단 다르푸르에서 대규모 학살과 분쟁이 일어났다. 6년 동안 약 30만 명이 사망하고 250만 명의 난민을 낳은 '인종청소'가 자행되었다. 이 분쟁은 아랍계와 아프리카계 사이의 인종 갈등 양상을 띠었는데, 그 촉발은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에 있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인도양의 수온 상승이 강수량의 급속한 감소를 불러왔고, 목축과 농사에 필요한 땅이 사막으로 변하면서 토지와 수자원을 둘러싼 갈등이 다르푸르의 비극을 낳은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미국의 국제전략연구소(CSIS)는 다르푸르 사태를 최초의 '기후전쟁'으로 꼽은 바 있다. 하지만 다르푸르는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기후변화는 기상이변, 폭염과 가뭄, 물 부족과 식량난, 해수면 상승을 불러온다. 살 곳을 잃은 이들은 난민이 되어 고향을 떠나게 되고, 자원의 배분을 둘러싼 갈등과 분쟁이 일어나게 된다. 미국 스탠퍼드대 캐서린 매치 연구원팀은 20세기의 무력충돌 중 최대 20%가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극한기후에 의해 일어났고, 21세기 들어 그 영향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기후변화가 국제적인 분쟁과 갈등을 낳고 있다.

미국 등의 국가는 이미 기후변화를 중요한 '안보 위협'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2014년 <기후변화 적응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기후변화를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닌 눈앞에 닥친 국가안보 위협"으로 규정하였고. 2019년 호주국립기후복원센터에서 나온 보고서는 현재 과학계의 전망이 지나치게 안이하다면서 "전시 수준의 비상 자원 동원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안보의 관점에서 기후변화를 바라보는 것은 군사력 강화로 귀결될 우려가 있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국경 지역 경계를 강화하여 기후변화로 인한 난민의 이주를 막을 방법을 찾고 있다. 하지만 이런 군사적 방법은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국제적인 갈등을 없애기 위해서는 그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 곧 기후변화 자체에 대응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군사적 방법이 위험한 것은, 군대 자체가 바로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미국 브라운대 왓슨 연구소가 2019년 발표한 <전쟁 프로젝트의 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7년까지 미군은 단일 조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를 소비하고,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한 해 동안 미국 국방부가 배출한 온실가스는 5900만 t에 달하며 이는 스웨덴이나 덴마크의 1년 치 온실가스 배출량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한편 '국제적 책임을 다하는 영국 과학자들'은 영국 국방부는 2016-17년 동안 320만 t의 온실가스를 배출했고, 이는 아이슬란드의 탄소배출량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군사활동은 기후변화의 원인이자 주범이다. 따라서 기후변화로 인한 분쟁을 막기 위해 군사적 수단을 강화하는 것은 막대한 화석연료를 사용함으로써 기후변화의 악화를 가져올 뿐이다.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 아파치 레인지에서 열린 주한미군 2사단·한미연합사단의 최고 전사 선발대회에서 미군 장병이 부상자 모형을 끌고 오르막을 달리는 테스트를 받고 있다.
▲  경기도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 아파치 레인지에서 열린 주한미군 2사단·한미연합사단의 최고 전사 선발대회에서 미군 장병이 부상자 모형을 끌고 오르막을 달리는 테스트를 받고 있다. 2018.4.10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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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하지 않는 군사 부문 탄소 배출량

세계 많은 국가에서는 '안보'상의 이유로 군사 부문 탄소 배출량이 얼마나 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 각국이 유엔에 제출하는 배출량 통계에 포함되어 있는지도 알 수 없다. 1997년 발효되었던 교토 의정서 체제에서는 군사활동의 배출량은 자동면제 대상이었다. 2015년 파리협정에서는 군사 분야가 자동면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동시에 군사부문 배출량을 감축할 의무도 명시하지 않았다.

한국도 다르지 않다. 한국의 온실가스 국가배출량 통계에 군사 부문의 배출량을 확인하기는 불가능하다. 군사 부문 배출량이 정확히 포함되어 있는지도 불확실하다. 또한 공공부문 온실가스 목표관리제도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군사 분야를 제외하고 있다. 배출량 통계조차 없다면,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도 없다는 의미다. 결국, 군사 부문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셈이다.

하지만 기후변화 대응은 사회 모든 분야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발전, 산업, 수송 등 각 분야가 가능한 한 빨리, 가능한 한 많은 양의 감축을 해야 한다. 군사 분야라고 예외일 수 없다. 더군다나 한국이 탄소 배출 세계 7위, 군비지출 세계 10위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더 그렇다.

군사 부문의 또 다른 문제점은, 바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사회적 자원을 빼앗고 있다는 점이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많은 공공재원이 투여되어야 한다. 화석연료를 대신하는 재생에너지 확충을 비롯한, 산업 전환 과정에서 노동자와 지역민을 지원하는 것, 산불, 태풍, 폭염과 같은 기후재난으로부터 보호책을 마련하는 것 등 사회시스템의 전환에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군사비에 비해 기후대응 예산은 턱없이 적다.

2016년 전 세계의 기후재정은 전 세계 군사비의 1/12에 불과하다. 미국 정책학연구소(Institute for Policy Studies)의 <전투 vs 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미국의 기후예산이 210억 달러인 반면 국방예산은 무려 5880억 달러에 달한다. 20배가 넘는 차이다. 한국은 어떨까? 2019년 기준 한국의 국방예산은 46.7조 원이었으나, 환경부의 기후변화대응 예산은 792억 원에 그쳤다. 국토부의 128억 원, 농림축산식품부의 242억 원을 다 합쳐도 1162억 원에 불과하다. 국방예산의 1/400에 불과하다. 기후위기의 시급성에 비춰볼 때, 무책임, 무대응에 가까울 정도의 예산 배분이다.

사실 현재의 기후위기를 초래한 화석연료 중독의 경제체제는 애초부터 군사력에 크게 기대고 있다. 산업화 이후 현재의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 없이는 유지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20세기 이후 많은 전쟁이 석유라는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 벌어진 것이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이 대표적인 예다. 중동이 화약고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화석연료를 손에 넣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고, 그 전쟁수행을 위해 더 많은 석유를 소비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또 전쟁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다시 기후변화를 가속하게 된다. 기후 위기를 유발한 현재의 경제 시스템, 지구자원의 착취에 기반한 문명은 군대의 도움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 결국, 군사주의에 대항하는 평화운동과 지구온난화에 맞선 기후 운동은 함께 만나야 한다. 군사주의는 기후변화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원인이다.

유엔 사무총장의 요청은 코로나 상황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기후위기라는 공동의 위협과 싸우기 위해, 지금 전 세계는 군비를 줄이고, 무기를 내려놓고, 전쟁을 멈춰야 한다. 기후변화로부터 안전한 세상과 전쟁 없이 평화로운 세상은 함께 가야 한다. 평화를 지키는 것이 곧 기후위기를 막는 길이며, 기후위기 대응이 평화를 위한 길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황인철 기후위기비상행동 정책언론팀장이 작성했습니다. 참여연대 블로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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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냐 곧바로 대권이냐…이낙연의 선택은?

정치인에게 선택은 정치 인생을 걸어야 할 만큼 중요합니다
 
임병도 | 2020-04-27 08:49:1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415총선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이제 민주당은 5월 7일 원내대표 선출을 시작으로 8월 전당대회 등 내부를 다지는 작업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이낙연 당선인의 당 대표 출마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낙연 당선인의 당 대표 출마 장·단점을 분석했습니다.

7개월짜리 당 대표, 꼭 해야만 할까

만약 이낙연 당선인이 당 대표에 도전해 당선되더라도 대통령 선거에 나서면 임기는 7개월에 불과합니다.

민주당 당헌 제25조를 보면 “당대표 및 최고위원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때에는 대통령 선거일 전 1년까지 사퇴해야 한다”라는 규정 때문입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2022년 3월 9일에 있으니 최소한 2021년 3월 이전에는 사퇴해야 합니다. 임기 7개월이니 굳이 당 대표에 출마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편으로는 당 대표에 도전하면서 당권 경쟁을 벌일 경우, 다른 후보들과 마찰을 빚어 오히려 대선 경선에서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180석의 거대 여당 당 대표는 잘해도, 못해도 비난을 받을 수 있으니 아예 한 발 물러서 있는 것이 대권 이미지에 유리해 보입니다. 선거에서 민주당에 힘을 실어줬지만, 야당에 질질 끌려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당내 기반과 해결사로서의 능력을 보여줄 필요도

당 대표 출마가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당 대표 출마를 통해 안정적으로 당내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낙연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에도 민주당 후보 38명의 후원회장을 맡았습니다. 이중 16명은 낙선했지만, 22명은 당선됐습니다. 당 대표 출마 과정에서 이들과 힘을 합친다면 대권 경선까지도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지금 상황이 단순히 뒤에서 뒷짐을 지고 있을 만큼 녹록지 않은 시기라는 점도 이 당선인이 당 대표 출마를 고심하는 부분입니다. 코로나 19 여파로 경제와 고용이 불안한 상황에서 해결사로서의 능력을 보여줘야 대선에서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가 쉽습니다.

또한 내년까지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 다른 대권 후보들이 치고 올라올 수도 있는 등 대권 구도가 어떻게 변할지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당 대표 출마 대신 전략적 제휴를 통한 대권 도전

이낙연 당선인이 당 대표에 출마하지 않고도 당내 기반을 다지면서 대권 이미지를 유지할 방법은 있습니다. 가장 먼저 이번 원내대표 선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입니다.

이 당선인이 후원회장을 맡아 당선된 22명은 대부분 정치 신인입니다. 이들과 호남계 의원들을 모은다면 원내대표 선거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전해철, 김태년 의원 등 원내대표 후보들이 이 당선인에게 지지를 요청하는 이유입니다.

8월 전당대회에 나서지 않더라도 친문 진영 인사와 당권과 대권 분리를 약속해 서로 힘을 실어주는 전략적 제휴를 맺을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경선에서 무난하게 대선 후보로 선출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낙연 당선인이 일방적으로 특정 후보를 밀어줄 경우 다른 후보의 반발과 당내 분열을 야기한다는 비판도 받을 수 있습니다. 반감은 최소화하면서 장점은 취하는 정치적 능력이 요구됩니다.

당 대표는 아니더라도 코로나 19 위기 극복위원회 등의 직함을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는 방법도 있습니다. 전국에 있는 코로나19 관련 현장을 다니는 모습이 언론에 비친다면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와 이미지가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정치인에게 선택은 정치 인생을 걸어야 할 만큼 중요합니다. 이 당선인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차기 대선에서도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이 당선인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입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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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격돌의 혁명적 상황과 민중의 혁명적 요구

[개벽예감 392] 좌우격돌의 혁명적 상황과 민중의 혁명적 요구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0/04/2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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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좌우격돌의 혁명적 상황에 제기된 최대쟁점

2. 민족주의로는 새로운 나라 세울 수 없었다

3. 민중은 어떤 사회체제를 요구했는가?

4. 점령군 철수하면 15분 만에 무너질 우익세력

5. 모스크바협정 파기한 미국의 반통일-반혁명계획

 

 

1. 좌우격돌의 혁명적 상황에 제기된 최대쟁점

 

식민지조선이 일제의 강점에서 해방된 1945년 8월 15일부터 미국이 남조선단독정부를 수립했던 1948년 8월 15일까지 3년 동안 혁명적 상황이 조성되었다. 미국의 분할점령책동을 배격하고 민중이 주인이 되는 통일공화국을 세우느냐 아니면 미국의 분할점령책동에 휘말려들어 억압과 착취가 자행되는 분단체제로 전락하느냐 하는 근본문제를 결정해야 하는 혁명적 상황이 조성된 것이다. 

세계혁명사가 보여주는 것처럼, 혁명적 상황에서는 대립과 투쟁이 벌어지게 되는데, 1945년 8월 15일부터 1948년 8월 15일까지 남북조선의 혁명적 상황에서도 그러했다. 절대다수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은 미국의 분할점령을 배격하고 민중이 주인이 되는 통일공화국을 세우려는 강렬한 의지와 열망을 표출했다. 반면에 소수의 반역자들은 미국의 분할점령정책을 추종하여 남조선단독정부를 수립했고,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을 억압하고 착취했다. 혁명적 상황에서 좌익세력은 민중의 강렬한 의지와 열망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했고, 우익세력은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을 탄압, 착취하고 미국의 분할점령책동을 추종했다. 

 

여기서 좌익과 우익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사전적 의미를 말하면, 좌익은 왼쪽 날개라는 뜻이고, 우익은 오른쪽 날개라는 뜻이지만, 불상용적인 상극관계에 놓여 있는 좌익과 우익을 새의 양쪽 날개에 비유하는 것은 오류다.  

 

역대극우정권들의 탄압으로 좌익세력은 압살당했고 우익세력만 득세하여 좌익세력이 존재하지 않는 한국 사회에서는 좌익을 극좌와 혼동하여 기피하고, 중도를 좌익으로 오인하는 비정상적인 풍조가 만연되었지만, 정치세력을 좌익과 우익으로 나누는 것은 합리적인 분류법이다. 좌익-우익 분류법은 19세기 말 프랑스 정치권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이래 세계로 퍼져나가 약 150년 동안 국제사회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독 한국 사회에서만 좌익-우익 분류법을 쓰지 않고 엉뚱하게도 진보-보수 분류법을 쓴다. 

 

원래 보수라는 말은 전통을 보전하고 지킨다는 좋은 말인데, 미래통합당 같은 정치세력을 그런 좋은 뜻을 가진 대명사로 부르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미래통합당 같은 정치세력은 전통을 보전하고 지키는 세력이 아니라, 낡고 썩은 사회체제를 유지하려는 세력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진보-보수 분류법은 낡고 썩은 사회체제를 유지하려는 세력을 전통을 보전하고 지키는 세력으로 미화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그런 진보-보수 분류법은 폐기되어야 하며, 150여 년 동안 국제사회에서 널리 쓰이고 있고, 8.15해방부터 6.25전쟁 종전 이후까지 남북조선에서 널리 쓰였던 좌익-우익 분류법을 복원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사진 1>

 

▲ <사진 1> 위의 사진은 1946년 10월 1일 경상북도 대구에서 일어난 민중항쟁 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민중항쟁에 참가하였다가 체포된 여성들을 미점령군 군사경찰대 소속 병사들이 끌어가고 있다. 대구민중항쟁을 기폭제로 하여 경상북도, 경상남도, 충청남도, 충청북도, 서울, 경기도, 전라남도, 전라북도에서 연속적으로 민중항쟁이 폭발했다. 10월 한 달 동안 남조선 각지에서 일어난 민중항쟁에 약 200만 명의 각계층 군중들이 참가했다. 폭발적인 민중항쟁을 진압할 수 없었던 미점령군은 우익단체들을 앞세워 무자비한 폭력으로 탄압했다. 좌익세력을 한편으로 하고, 미점령군과 우익세력을 다른 한편으로 하는 격돌이 벌어지고 했던 당시는 혁명적 상황이었다.   

 

좌익세력은 위험한 기피대상이 아니라, 민중을 위해 헌신하고 투쟁하며, 사회력사를 발전시키는 진보세력이다. 반면에 우익세력은 보수세력이 아니라 민중의 이익과 요구를 짓밟고 사회력사발전을 가로막는 반역세력이다. 좌익세력과 우익세력이 격돌했던 1947년의 혁명적 상황을 민중의 관점에서 인식하려는 것이 이 글의 집필목적이다.  

 

미국의 분할점령을 배격하고 민중이 주인이 되는 통일공화국을 세우느냐 아니면 미국의 분할점령에 휘말려들어 억압과 착취가 자행되는 분단체제로 전락하느냐 하는 혁명적 상황에서 벌어진 좌우격돌, 그 속에서 제기된 최대쟁점은 무엇이었을까? 두말할 나위 없이 그것은 일제식민통치로부터 해방된 남북조선에 어떤 나라를 세우느냐 하는 국가건설문제였다. 당시 좌익세력과 우익세력은 어떤 나라를 세우느냐 하는 국가건설문제를 놓고 격돌한 것이다. 격돌은 격전으로 격화되었다. 1953년 7월 27일 6.25전쟁이 정전되기까지 격돌과 격전에서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주목되는 것은, 그 싸움이 70여 년이 지난 오늘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우리 민족이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하고, 남측 민중이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할 때 그 싸움은 끝나게 될 것이다. 이런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면, 국가건설문제는 70년 역사의 갈피 속에 묻혀있는 과거문제가 아니라, 오늘도 여전히 존재하는 현실문제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 민족주의로는 새로운 나라 세울 수 없었다 

 

일제식민통치로부터 해방된 남북조선에 어떤 나라를 세우느냐 하는 국가건설문제를 놓고 좌익세력과 우익세력이 격돌한 혁명적 상황을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인식하면, 우리 민족이 통일된 독립국가를 세우려고 하였다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당시 민족 전체의 절실한 요구였던 독립과 통일은 좌익세력과 우익세력이 공통적으로 인정한 절대과업이었다. 이를테면, 우익세력을 대표한 이승만은 입만 열면 독립과 통일을 부르짖었고, 우익세력을 대표한 김구도 독립과 통일을 외쳤다. 혁명적 상황이 격화되면서 우익세력이 분렬될 때, 김구는 민족주의의 길을 계속 걸었고, 이승만은 민족주의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친미예속의 나락으로 전락했지만, 이승만과 김구가 한때 협력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독립과 통일이라는 양대 개념으로 포장된 민족주의를 공통분모로 삼고 있었기 때문이다. 

 

좀 더 분석적으로 고찰하면, 당시 이승만은 무력사용에 의한 북진통일을 부르짖었고, 김구는 남북협상에 의한 평화통일을 추구했다. 하지만 김구는 처음부터 남북협상을 추구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미국이 이승만을 앞세워 남조선단독정부를 수립하려는 위기가 심화되어 자기의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을 때 남북협상에서 마지막 활로를 찾으려고 했다.  

 

이승만이 추구한 독립은 미국의 분할점령정책에 따라 남조선에 단독정부를 수립하는 ‘독립’이었고, 김구가 추구한 독립은 반미자주라는 핵심내용이 모호한 즉시독립이었다. 이승만과 다르게 김구는 비타협적인 반일투쟁을 벌였지만, 미국에 대해서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1945년 8월 18일 김구는 미국 대통령 해리 트루먼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귀하가 조선의 독립을 보장할 것으로 확신하며, 조선의 독립이 극동의 평화를 위한 열쇠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중략) 미합중국이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희생으로 얻은 민주세계의 평화를 영원히 보장할 것으로 믿습니다”라고 썼다.  

 

그러나 김구가 믿었던 트루먼은 김구가 보낸 서한을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김구가 믿었던 미국은 점령군 방첩대(CIC) 암살단 소속 비밀요원 안두희에게 김구를 암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김구가 미국의 손에 암살당한 때로부터 1년 뒤, 트루먼은 우리 민족 전체를 말살시킬 핵공격을 준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미국 국무부 비밀문서에 따르면, 1950년 6월 25일 미국 공군참모총장에게 핵공격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사람은 맥아더가 아니라 트루먼이었다. <사진 2>

 

위에 서술한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면, 민족주의의 한계를 알 수 있다. 민족주의는 새로운 나라를 세우자는 당위론만 외쳤을 뿐, 새로운 나라에 어떤 사회체제를 세울 것인가 하는 근본문제에는 해답을 주지 못한 채,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혁명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한 정치이념이었다. 그래서 민족주의로는 새로운 나라를 세울 수도 없었고, 사회력사를 발전시킬 수도 없었다. 친미예속적인 역대극우정권들이 좌익정치이념인 사회주의는 물론이고 우익정치이념인 민족주의까지 탄압했던 한국 사회에서 정권의 탄압을 받는다는 것 때문에 민족주의가 진보적 정치이념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 일어났지만, 명백하게도 민족주의는 낡은 우익정치이념이다. 

 

일제식민통치로부터 해방된 남북조선에 어떤 나라를 세우느냐 하는 국가건설문제를 놓고 격돌이 벌어진 혁명적 상황을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인식하면, 민족주의성향이 강한 정치세력이 크게 부각된다. 다시 말해서, 민족주의역사학은 민족주의성향이 강한 우익세력의 지도자들이었던 김구와 김규식, 그리고 민족주의성향이 강한 중도세력의 지도자였던 여운형을 중심으로 혁명적 상황을 서술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우익세력이 표방한 민족주의에도 민족의 이익과 요구를 실현하는 진보적 측면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승만과 김성수는 민족주의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친미예속을 택했고, 김구과 김규식은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을 뿐이다. 우익세력이 표방한 민족주의는 반미민족자주라는 핵심내용이 빠진 공허한 우익정치이념이었다.   

 

그러므로 혁명적 상황을 우익정치이념의 관점에서 인식하는 것은 오류다. 좌우격돌이 벌어진 혁명적 상황을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인식할 것이 아니라,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혁명적 요구에 부응하는 민중의 관점에서 인식해야 마땅하다. 민중의 관점에서 혁명적 상황을 인식하면,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보이지 않는 새로운 사실이 보인다. 민중의 관점에서 혁명적 상황을 인식할 때 제기되는 물음은 민중이 어떤 사회체제를 요구했는가 하는 물음이다. 바로 이 물음 앞에서 좌익세력과 우익세력이 갈라졌다.  

 

 

3. 민중은 어떤 사회체제를 요구했는가?

  

1947년 7월 5일 정당 및 사회단체들이 미소공동위원회가 요청한 자문에 대한 답신서를 보냈는데, 그 답신서를 보면 민중이 어떤 사회체제를 요구했는지를 알 수 있다. 미소공동위원회가 자문을 요청한 것은, 장차 미소공동위원회의 후원으로 수립될 임시정부가 어떤 사회체제 위에 수립되어야 하는지에 관한 정당 및 사회단체들의 의견을 물은 것이었다. 만일 미국이 미소공동위원회를 폐기하지 않았더라면, 그 답신서가 말해주는 것처럼, 통일임시정부가 세워졌을 것이고, 통일임시정부가 민주주의국가를 건설하고, 새로운 사회체제를 수립할 수 있었을 것이다. 미소공동위원회에 답신서를 제출한 정당 및 사회단체들을 정치이념지형에 따라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1) 민주주의민족전선 (약칭 민전) - 남조선로동당, 조선인민당, 남조선신민당, 조선민족혁명당, 조선로동조합전국평의회, 조선농민조합총련맹, 조선청년총동맹, 조선부녀총동맹, 각종 문화단체들을 비롯하여 70개 좌익성향의 정당 및 사회단체들이 참가함.

 

2) 근로인민당 (약칭 근민당) - 여운형을 중심으로 창당된 중도정당.

 

3) 미소공위대책각정당사회단체협의회 (약칭 공협) - 중도성향의 52개 정당 및 사회단체들이 참가함.

 

4) 좌우익합작위원회 (약칭 합위) - 시국대책협의회를 모체로 중도성향의 사회단체들이 참가함. 

 

5) 임시정부수립대책협의회 (약칭 임협) - 우익정당인 한국민주당을 중심으로 우익성향의 170여개 정당 및 사회단체들이 참가함. 

 

위에 열거한 정당 및 사회단체들의 정치이념지형을 살펴보면, 좌익, 중도, 우익을 모두 포괄하는데, 이것은 그들의 답신내용이 민족 전체의 요구와 의사를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러므로 답신내용을 분석하면, 당시 민중이 어떤 사회체제를 요구했는지 알 수 있다. 이 글에서 살펴보려는 것은 국호, 토지정책, 토지소유권, 산업소유권, 경제체제, 노동권, 노동임금제, 노동시간에 관한 답신내용이다. 

 

 

 

 

민전

근민당

공협

합위

임협

 

 

 

국호

 

 

 

조선인민공화국

고려공화국

고려공화국

고려공화국

대한민국

 

토지정책

 

무상몰수

무상분배

무상몰수

무상분배

무상몰수

무상분배

무상몰수

무상분배

유상매수

유상분배

 

토지소유권

 

사유권 인정

(처분금지)

사유권 인정

(매매저당 금지)

사유권 인정

사유권 인정

(자유처분 제한)

사유권 인정

(매매제당 제한)

 

산업소유권

 

대기업-국유화

중기업-국유화공유화사유화

소기업-사유화

대기업-공유화사유화

중기업-공유화사유화

소기업-사유화

대기업-국유화

중기업-사유화

소기업-사유화

대기업-국유화

중기업-관민합동경영

소기업-사유화

대기업-공유화하여 국가경영

중소기업-사유화

 

경제체제

 

계획경제

계획경제

통제경제

계획경제

통제경제

 

노동임금

 

최저임금제

최저임금제

최저임금제

최저임금제

최저임금제

 

노동시간

 

8시간제

8시간제

최저 8시간최고 10시간제

8시간제

8시간제

 

노동권

 

단체교섭권

파업권 인정

단체교섭권 파업권 인정

단체교섭권

파업권 인정

단체교섭권

인정

단체교섭권

파업권 인정

 

위의 표를 보면, 좌익세력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중도세력들인 근민당, 공협, 합위도 주요산업 국유화와 무상몰수-무상분배에 따른 토지개혁을 요구했으며, 계획경제 또는 통제경제를 요구했고, 노동계급의 자주적 권리를 요구했음을 알 수 있다. 

 

주목되는 것은, 당시 좌익세력과 중도세력이 함께 제시한 주요산업 국유화와 무상몰수-무상분배에 따른 토지개혁, 계획경제 또는 통제경제, 그리고 노동계급의 자주적 권리가 혁명적 강령이라는 사실이다. 좌익세력과 중도세력이 함께 제시한 혁명적 강령을 오늘날 사회과학용어로 설명하면,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민주주의혁명의 강령이다. 그러므로 당시 북조선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남조선에서도 절대다수의 정당과 사회단체들이 민주주의혁명을 지향하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민주주의혁명과 사회주의를 실현하는 사회주의혁명은 구분된다.) 

 

당시 중도세력은 좌익세력을 따라 혁명적 강령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혁명적 상황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자기의 고유한 강령보다 높은 수준의 강령을 수용한 것이었다. 원래 혁명적 상황이 아닌 평시에 중도세력이 제시하는 것은 혁명적 강령이 아니라 개혁적 강령이다.   

 

미소공동위원회의 자문요청에 응답한 정당 및 사회단체들은 일반대중보다 정치의식수준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민주주의혁명을 지향했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당시 일반대중도 민주주의혁명을 지향하고 있었다. 이 문제를 해명하려면, 다음과 같은 역사자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진 3>

 

1947년 7월 3일 조선신문기자회가 당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서울 시내 중요지점 10개소에서 일제히 진행한 설문조사에 서울시민 2,495명이 응답했는데, 응답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어떤 국호를 바라는가?

조선인민공화국 - 1,708명 (70%)

대한민국 - 604명 (24%)

기권 - 139명 (4%)

기타 - 8명 (1%)

(1948년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창건되었는데, 위의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국호에는 당시 일반대중의 정치적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인민공화국이라는 국호에 민주주의라는 개념이 들어간 것은 당시 남북조선에서 혁명의 발전단계가 민주주의혁명단계였기 때문이다.)   

 

2) 어떤 정권형태를 바라는가?

인민위원회 - 1,757명 (71%)

종래제도 - 327명 (14%)

기타 - 262명 (10%)

기권 - 113명 (5%)

(인민위원회는 남북조선에서 전국적으로, 자주적으로 조직되었다. 남조선 각지에 조직된 인민위원회를 폭력으로 탄압, 파괴한 것은 미점령군과 우익세력이었다.) 

 

3) 어떤 방식의 토지개혁을 바라는가?

무상몰수 무상분배 - 1,673명 (68%)

유상몰수 유상분배 - 427명 (17%)

유상몰수 무상분배 - 260명 (10%)

기권 - 99명 (5%)

(이 여론조사는 농촌이 아니라 서울에서 진행된 것이어서 토지문제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서울시민들이 응답했는데도, 무상몰수-무상분배원칙에 따른 토지개혁을 요구하는 응답이 68%나 되었다. 만일 토지개혁에 대한 여론조사를 농촌에서 진행했다면, 무상몰수-무상분배원칙에 따른 토지개혁을 요구하는 응답이 90%를 넘었을 것이다. 당시 인구분포를 보면, 농민이 절대다수를 차지했으므로, 무상몰수-무상분배원칙에 따른 토지개혁은 민중 전체의 혁명적 요구였다고 말할 수 있다.)  

 

1940년대 후반 미점령군이 통치한 남조선에서 일반대중이 얼마나 높은 정치의식을 가졌는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역사자료가 있다. 1947년 9월 1일 미군정청이 트루먼 대통령의 특사로 서울을 방문한 앨벗 웨드마이어에게 전달한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서울에서 발행되는 4대 주요신문사의 발행부수는 다음과 같다. 

 

경향신문 - 61,000부 

서울신문 - 50,000부 

노력인민 - 45,000부 

동아일보 - 40,000부

 

지금도 서울에서 발행되는 <경향신문>과 <서울신문>은 당시 중립지로 분류되었고, 지금도 서울에서 발행되는 <동아일보>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우익지로 분류되는데, <노력인민>은 처음 들어보는 낯선 신문이다. 역사자료에 따르면, <노력인민>은 남조선로동당 기관지였다. 남조선로동당 기관지가 서울에서 3대 주요언론매체들 가운데 하나였다는 놀라운 사실은 1940년대 후반 미점령군 통치한 남조선에서 일반대중의 정치의식이 얼마나 높은 수준에 있었는지를 말해준다. 역사자료를 하나 더 살펴보자. 1946년 8월 13일 <동아일보>는 미군정청 여론국이 서울시민 8,45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결과를 보도했는데, 그 가운데서 어떤 정치이념을 지지하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응답결과는 다음과 같다.

 

사회주의 - 6,037명 (70%)

자본주의 - 1,189명 (14%)

공산주의 - 574명 (7%)

모름 - 653명 (8%)

 

진보적 민주주의라는 말조차 모르고 있었던 미군정청 여론국이 그 개념을 여론조사 선택사항에 넣지 않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응답결과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만약 진보적 민주주의를 선택사항으로 넣은 여론조사를 실시했더라면, 진보적 민주주의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70%를 넘었을 것이다.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역사자료들은 1947년의 혁명적 상황에서 민족구성원 중 70% 이상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민중(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혁명적 요구가 무엇이었는지를 명백하게 보여준다. 위에 열거한 역사자료에 근거하여 민중의 혁명적 요구를 요약하면, 인민위원회를 중심으로 통일임시정부를 수립하고, 주요산업을 국유화하여 계획경제를 운영하고, 노동계급의 자주적 권리를 보장하며, 무상몰수-무상분배원칙에 따른 토지개혁를 시행하는 새로운 사회체제, 곧 진보적 민주주의가 실현된 새로운 사회체제를 세우는 것이었다. 바로 이것이 70여 년 전 혁명적 상황에서 민중이 제기한 혁명적 요구였던 것이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인식하면, 극우성향의 역사학자들이 절대다수 민중이 제기한 혁명적 요구를 “소수의 좌익세력”이 제기한 정파적 요구인 것처럼 축소한 것도 사실왜곡이고, 민족주의성향의 역사학자들이 절대다수 민중이 제기한 혁명적 요구를 외면하고 중도정치세력이 제기한 민족주의적 요구를 과대평가하는 것도 사실왜곡이라는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4. 점령군 철수하면 15분 만에 무너질 우익세력 

 

1947년 8월 26일부터 9월 3일까지 미국 대통령 특사 앨벗 웨드마이어가 수행원들을 이끌고 서울에 나타났다. 그런데 웨드마이어 특사단이 서울방문을 마치고 떠난 날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1947년 9월 27일 미국 육군성 차관 윌리엄 드레이퍼가 수행원들을 이끌고 서울에 나타났다. 트루먼이 보낸 웨드마이어 특사단과 육군성이 보낸 드레이퍼 대표단이 줄이어 서울에 나타난 것은 당시 워싱턴에서 조선문제와 관련하여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였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드레이퍼 대표단의 동선을 추적해보자. 그들은 서울에 도착한 다음 날인 1947년 9월 23일 미군정청 고위당국자들과 회의를 진행했다. 역사자료에 따르면, 회의 중에 육군성 차관 드레이퍼와 미군정청 고위당국자들이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드레이퍼 - “미국군이 철수하면, 이승만은 오래 가지 못하겠지요?”

하지(남조선점령군사령관) - “15분도 버티지 못할 겁니다. 그는 그런 사실을 알고 있고, 그래서 차츰 더 필사적으로 행동하고 있죠. 이승만의 처는 자기 남편을 계속 부추기고 있는데, 작은 암컷 여우 같은 그녀는 오스트리아 여자입니다. 그녀가 혹시 소련의 돈을 받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 때가 가끔 있죠.”

드레이퍼 - “이승만에 대한 인민의 지지도는 어느 정돕니까?”

제이콥스(미군정청 정치고문) - “우익세력은 미국이 지지하는 사람이면 그가 누구이든 지지할 겁니다.” 

브라운(미소공동위원회 미국측 수석대표) - “이승만은 인기가 높은 유일한 지도자입니다.”  

 

미국 육군성이 드레이퍼 대표단을 서울에 보낸 목적은 그들이 미군정청 고위당국자들을 만나 한담에 가까운 회담이나 하라는 것이 아니었다. 파견목적은 38도선 일대의 군사상황을 시찰하고 보고하라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미군정청 고위당국자들과 회담을 마친 드레이퍼 대표단은 1947년 9월 24일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으로 가서 무력충돌위험이 감도는 38도선 동부전선을 시찰하고, 이튿날 워싱턴으로 돌아갔다. <사진 4> 

 

38도선 일대의 군사상황을 시찰하고 워싱턴으로 돌아간 드레이퍼가 어떤 보고서를 상부에 제출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1947년 10월 22일 드레이퍼와 존 하지 사이에 오간 비밀전문에서 미국 군부의 의도와 동향을 엿볼 수 있다. 드레이퍼는 하지에게 보낸 비밀전문에서 남조선군이 앞으로 1년 안에 북조선군의 공격을 막을 수 있을 만큼 강해질 수 있는지를 물었고, 하지는 미국군이 남조선군에게 군사장비와 군사훈련인원을 보충해주면 1년 만에 북조선군의 공격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군대가 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하지의 그런 보고는 미점령군이 창설한 남조선국방경비대를 너무 과대평가한 것이었다. 드레이퍼 대표단이 38도선 일대의 군사상황을 시찰하기 직전인 1947년 9월 2일 <동아일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본 도꾜에 주둔하는 미8군 소속 연락장교는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도중 8월 31일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진행된 대중연설에서 “북조선은 무장화된 진영으로 되었”다고 하면서, “북조선군은 10개 사단과 20만 명의 병력으로 편성되었는데, 남조선군은 1개 군단 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발언은 당시 북조선이 남조선에 비해 압도적인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었음을 말해주는 것인데, 남조선국방경비대를 1년 만에 강군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하지의 생각은 허상에 불과했다.  

 

하지와 다르게, 미국 군부는 미점령군이 남조선에서 철수하면 우익세력이 맥없이 무너지고 민주주의혁명이 일어나 좌익세력이 집권할 것으로 우려했고, 민주주의혁명이 일어나면 남북조선에 ‘소련의 위성국가’가 건설될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은 자기들이 점령한 남조선에서 민주주의혁명이 일어나도록 방치할 수 없었고, 남북조선이 ‘소련의 위성국가’로 되도록 방치할 수 없었다. 그래서 미국은 이승만이 이끄는 우익세력을 앞세워 남조선단독정부를 수립했고, 남조선 좌익세력을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5. 모스크바협정 파기한 미국의 반통일-반혁명계획 

 

미국이 이승만을 앞세워 남조선단독정부를 수립하려면, 미소공동위원회부터 폐기해야 했다. 미소공동위원회 폐기공작은 다음과 같이 감행되었다. 

 

1947년 8월 26일 웨드마이어 특사단의 서울방문에 때를 맞춰 미국 국무장관 조지 마셜은 소련 외무상 뱌체슬라브 몰로또브에게 외교문서를 보냈다. 미국은 외교문서에서 조선문제를 4개국 회의에서 해결하자고 제의하였다. 4개국 회의는 미국, 소련, 영국, 중국(국민당 정부) 대표들이 참가하는 4자회담이다. 이 제안은 미국이 조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운영해오던 미소공동위원회를 폐기하고 조선문제를 4개국 회의로 넘기려는 술책이었다. 

 

그런데 4개국 회의는 소련에게 3대1의 불리한 구도로 진행될 것이 분명했고, 그래서 소련은 미국이 제의한 4개국 회의를 거부했다. 미국은 소련이 거부할 수밖에 없는 4개국 회의를 제의하여, 소련을 궁지에 몰아넣고 미소공동위원회를 마비시켜 모스크바협정을 파기하고, 조선문제를 유엔으로 넘기려는 정치음모를 행동에 옮기고 있었다. 그런 정치음모는 워싱턴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거론되고 있었다. 1947년 1월 27일 미국 국무부 극동문제담당관 존 카터 빈센트가 국무장관에게 보낸 비망록에 따르면, 1947년 1월 22일 맥아더는 국무부에 보낸 비밀전문에서 조선문제를 유엔으로 넘기는 문제를 건의했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 유엔은 친미추종국들을 거느리고 국제문제를 제멋대로 결정해버리는 미국의 거수기로 전락했으므로, 조선문제가 유엔으로 넘어가면 미국은 자기 계략을 유엔의 이름으로 정당화, 합법화할 수 있었다. 조선문제를 미국의 이익에 따라 제멋대로 처리하려는 계략은 1947년 9월 17일 미국 국무장관 마셜이 유엔총회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는 연설에서 조선독립방안을 제의했다. 그 제의는 조선독립방안이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된 것이었지만, 민중의 관점에서 보면, 모스크바협정을 파기하고, 남북조선에서 유엔위원회의 감시 하에 우익성향의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억압과 착취가 자행되는 낡고 썩은 사회체제를 세우려는 계략이었다. 마셜이 유엔총회에서 언급한 방안은 다음과 같다. <사진 5>

 

1) 최근 미국은 모스크바협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4개국 회의를 제의했는데, 중국(국민당 정부)과 영국은 그 제의를 동의했고, 소련은 거부했다. 그 동안 미소공동위원회에서는 아무런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 미국은 미소 양국이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바람에 조선의 독립이 지연되는 것을 더 이상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미국은 조선문제를 유엔총회에 상정하려고 한다.  

2) 미국은 남북조선에서 조속한 시일 안에 실시될 총선을 감시하는 유엔위원회를 설치하는 문제를 유엔총회에 상정한다.

3) 총선결과에 따라 유엔위원회 감시 하에 남북조선에서 임시국회가 구성되고, 임시정부가 수립될 것이다.  

4) 미국은 유엔위원회와 조선임시정부에게 미소 양국 군대가 철수하는 시기를 결정하는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5) 만약 위의 계획이 실패하면, 미국은 미국이 점령한 남조선을 발전시키는 계획을 추진할 것이다. 

 

위의 인용문 중에서 “만약 위의 계획이 실패하면, 미국은 미국이 점령한 남조선을 발전시키는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는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남북조선에서 유엔위원회의 감시 하에 총선이 실시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모스크바협정을 파기한 총선은 소련의 반대에 가로막혀 북조선에서 실시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총선이 남북조선에서 실시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한 미국은 자기들이 점령한 남조선에서만 유엔위원회 감시 하에 단독선거를 실시하고, 남조선단독정부를 수립하려는 별도의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마셜은 유엔총회 연설 중에 그 별도의 계획이 이미 준비되었음을 밝혔던 것이다.

 

민중의 관점에서 보면, 남조선단독정부를 수립하려는 미국의 계획은 모스크바협정을 파기하고 38도선을 분단선으로 고착시키려는 반통일계획일 뿐 아니라,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민주주의혁명을 가로막고 억압과 착취가 자행되는 낡고 썩은 사회체제를 세우려는 반혁명계획이었다. 하지만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모스크바협정을 파기하고 38도선을 분단선으로 고착시키려는 반통일계획만 보일 뿐이고,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민주주의혁명을 가로막고 억압과 착취가 자행되는 낡고 썩은 사회체제를 세우려는 반혁명계획은 보이지 않는다. 

 

소련은 미국이 한반도에서 추진하려는 반통일-반혁명계획이 소련의 이익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마셜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유엔총회 소련대표 안드레이 비신스키는 즉각 발언기회를 얻어 미국의 주장을 배격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조선문제를 해결하려는 미소공동위원회의 노력이 진전되지 않는 책임이 소련에게 있다고 하면서, 조선문제를 유엔총회에 상정하려는 미국의 행위는 조선을 통일된 민주주의독립국가로 건설하는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한 모스크바협정을 위반하는 것이다. 

2) 조선문제를 유엔총회에 상정하려는 미국의 조치를 반대한다.

3) 미국의 정책은 유엔을 파괴하고, 제3차 세계대전을 불러오고 있다.

 

소련이 미국의 독단과 전횡을 저지하려고 강하게 반대했지만, 미국은 1947년 9월 23일 조선문제를 유엔총회에 상정했다. 친미추종국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여 미국의 거수기로 전락한 유엔총회는 조선문제를 유엔에서 처리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찬성 41표, 반대 6표, 기권 7표로 채택했다. 그로부터 사흘이 지난 1947년 9월 26일 유엔총회 소련대표 비신스키는 유엔총회연설에서 조선문제를 유엔총회 의제에서 제외하고, 남북조선에서 소련군과 미국군을 동시에 철수하고, 조선문제를 조선인민에게 맡길 것을 제의했고, 같은 날 서울에서 진행된 미소공동위원회 제61차 회의에서 소련측 대표 테렌티 슈티꼬브는 소련군과 미국군을 동시에 철수하고 조선문제를 조선인민에게 맡길 것을 거듭 주장했지만, 이미 사흘 전에 유엔총회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채택된 미국의 제안을 뒤집을 수 없었다. 

 

미국이 추진하는 반통일-반혁명계획에 따라 8개 친미추종국 대표들로 구성된 유엔조선임시위원단이 1948년 1월 8일 서울에 나타났다. 미국이 유엔과 이승만 우익세력을 앞세워 조선을 남북으로 갈라놓고 민주주의혁명을 가로막은 비극의 역사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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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文정부, 소득주도성장 방향 다시 분명히 해야 "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04/26 11:26
  • 수정일
    2020/04/26 11:2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인터뷰]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법인세 인하, 정리해고법 완화는 '철면피 요구'"

지난 22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19 고용문제 해결을 위한 '원포인트 노사정 협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민주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한국노총도 참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구성 당시 좌절된 양대노총이 모두 참여하는 노사정 대화 틀이 구성될 확률이 크다.

 

 

'원포인트 노사정 협의'를 논의 중인 네 주체 중 민주노총은 그간 노사정 협의에 참석하지 않아왔다. 지난해 1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 경사노위 참여 안건이 올라갔지만, 참여, 불참, 조건부 참여 등 3개 안이 모두 과반 득표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간 노사정 협의에 대한 민주노총 내부 분위기에 변화가 있었을까. 민주노총은 노사정 협의에서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어떤 이야기를 꺼내놓을까.

 

 

<프레시안>이 24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김명환 위원장을 만났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 16개 산별 위원장과 16개 지역 본부장 사이에 지금은 투자, 소비, 공급이 멈춘 초유의 상황이라는 공통 인식이 있다"며 "노사정 협의 참여가 '불가피하다'와 '매우 필요하다' 사이에서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한국 사회의 미조직 노동자가 90%이고 민주노총 조합원의 30%가 비정규직 노동자인 현실에서 민주노총은 그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고용 유지의 틀을 만들 의무가 있다"며 "그 방법 중 하나가 노사정 협의"라고 노사정 협의 참여 이유를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정리해고 완화, 법인세 인하 등을 주장하는 경총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위기 앞에 정리해고 완화나 법인세 인하를 말하는 경영단체는 없다"며 "노사정 협의 자리에서 그런 이야기를 꺼낼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에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소득주도성장을 한다는 큰 방향을 다시 분명히 해야 한다고 본다"며 "경제위기 상황에서 내수가 수요를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임금이 깎이고 일자리가 줄면 그럴 수가 없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노사정 협의에서 민주노총이 테이블에 올릴 의제에 대해 "최우선 과제는 '재난 시기 해고 금지'"라며 "전 국민 고용보험 적용, 유급질병휴가 법제화, 공공의료 확충, 취약계층 집중 지원 등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프레시안 : 올해 초 민주노총이 조합원 100만 명을 넘기며 제1노총이 됐다. 먼저 이에 대한 소회를 말해달라.

 

 

김명환 : 조합원이 70여만 명이던 상황에서 청년,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가 가입해 1노총이 됐다. 그간 민주노총은 대공장, 공공부문 40~50대 남성의 노동조합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지금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31%, 여성 노동자가 28.6%로 늘었다. 앞으로는 1노총을 만들어준 노동자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역할이 커질 거다. 이런 변화의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비정규직, 여성, 청년 노동자의 문제 해소가 한국 사회 문제를 해소하는 길이기도 하다. 계속해서 변화를 만들어 갈 것이다.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프레시안(최형락)

 

"코로나19, 노동 분야 피해는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집중"



 

 

프레시안 : 얼마 전 코로나19로 관광산업에 직격탄을 맞은 제주도에 다녀왔다고 들었다. 분위기가 어땠나?

 

 

김명환 : 객실이 400개 정도 되는 중대형급 호텔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을 만나고 왔다. 그 호텔이 임시 휴업 중이었다. 호텔 밀집 지역이었는데 대부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제가 간 호텔은 노조가 있어 노사 협의를 통해 유급휴직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조합원들 얼굴이 밝지가 않았다. 매우 불안해보였다. 일단 유급휴직을 무기한 하기로 한 게 아니다. 3개월 하고, 경영상황 봐서 또 3개월 연장하는 식이다. 이 상황에서 옆에 있는 다른 호텔이 보인다. 노동조합이 없어 노동자가 그냥 잘리는 호텔이 바로 옆에 있다. 노조가 있다고 해도 약속한 3개월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조합원들이 '쉬어도 쉬는 게 아니'라고 했다.

 

 

렌터카 업체에도 갔다. 노조가 있는 중대형급 사업장이었다. 조합원들도 답답해한다. 4월 초 날씨 좋은 제주도에 사람이 없다. 공항에서 버스로 사람을 실어 나르는데, 제가 유심히 보니 버스 한 대 올 때 3명, 4명 내리더라. 원래 이 즈음이면 도떼기시장이던 제주도가 이렇다.


 

 

회사에서 직장갑질, 직장내괴롭힘이 발생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면 노동자가 못 견디고 나가게 돼 자연스레 정리해고가 된다는 거다.


 

 

이런 상황들을 보며 마음이 매우 무거웠다. 책임감도 크게 느꼈다.


 

 

프레시안 : 지난 1일 민주노총이 '민주노총 상담센터'로 접수된 코로나19 관련 해고 상담 비율이 2월 한 달 8% 정도에서 3월 하반기 20%대까지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후 추세는 어떤가?


 

 

김명환 : 민주노총 상담센터의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한 달 동안 상담 유형 집계를 보면, 해고 상담 비율이 23% 정도 된다. 무급휴직도 봐야 한다. 상담 사례에서 해고와 무급휴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44% 정도다. 해고, 권고사직, 무급휴직으로 상담하러 오는 노동자가 많다는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상담 전화 대부분이 10인 미만 사업장에서 온다는 점도 중요하다.


 

 

대형 사업장이면서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은 보통 사전에 노사협의로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유급휴직 등 대책을 마련한다. 상담센터로 전화를 걸어오는 사람은 대부분 미조직 노동자,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다. 이들 사이에서 해고나 무기한 무급휴직이 상당하다고 추계할 수 있을 거다.


 

 

프레시안 : 더 넓게 봤을 때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주로 어떤 계층이나 산업에 집중되고 있다고 보나?

 

 

김명환 : 전 세계가 마찬가지일 거다. 특수고용 노동자, 파견·용역 노동자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다. 심지어는 사용자가 감염 예방 조치도 정규직부터 취한다.


 

 

정부 기간산업 대책만 봐도 대기업, 대형 항공사 위주로 돼 있다. 그런 기업들이 정부에 상황을 보고할 때는 원청인 자기네 사업장 위주로 보고할 거다. 파견·용역 노동자들의 상황은 잘 전달이 안 된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그 안에 파견·용역 노동자가 엄청나게 많다. 그러다보니 사각지대가 자꾸 생긴다. 언론이 그런 곳을 더 비춰야 한다. 그래야 정부도 움직인다.


 

 

산업으로 보면, 이번 위기는 몇 개 대기업이나 금융에서 시작된 게 아니다. 위에서 아래로 충격이 떨어진 게 아니다. 감염 사태라는 외부적 충격으로 사람들의 이동이 멈추면서 기존의 인적 교류, 물적 교류가 중단됐다. 그러면서 실물경제가 나빠졌다.


 

 

인적 교류의 핵심인 항공, 공항, 서비스, 호텔, 숙박, 관광이 먼저 타격을 입었다. 그들과 함께 경제 사슬을 형성했던 중소자영업자들에게로 문제가 확산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물적 교류도 중단됐다. 각국이 물건을 만들어도 수출을 못한다. 그래서 제조업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 피해 최소화할 의무 지겠다"


 

 

프레시안 : 코로나19 경제위기 대응을 위한 '원포인트 노사정 협의'에 민주노총, 경총, 정부가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이에 대한 논의는 어떻게 진행돼왔고 현재 진행 상황은 어느 정도인가?


 

 

김명환 : 제가 처음 제안한지 거의 40일 정도 됐다. 3월 18일 비상경제회의에 갔을 때 노사정 협의를 제안했다.

 

 

대통령과 오찬하면서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걸 절절하게 말씀드렸다. 그럼에도 사회적 대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실 그 전에 노동부와 민주노총 간 협의는 시작됐다.

 

 

그 이후 노사정 협의 제안에 대해 정부에서 별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 19일 정세균 총리와 면담하는 과정에서 '지금은 대화 틀을 따지기보다는 협의를 시작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공감대를 서로 확인했다.

 

 

아직 대화 틀이나 시작 날짜에 대해서는 연락 받지 못했다. 한국노총을 설득하는 일이 남아있지만 늦어도 이 달 안에는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작년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가 무산됐다. 지금 민주노총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

 

 

김명환 : 지금은 소비, 공급, 투자가 모두 멈춘 초유의 상황이라는 데 16개 산별 위원장, 16개 지역 본부장의 공통 인식이 있다. 경사노위 참여를 둘러싼 논쟁보다는 실사구시적인 입장에서 접근하는 흐름이 강하다. 부정적 입장을 갖고 계신 분들도 '불가피하다'는 정도다. '불가피하다'와 '매우 필요하다' 사이에서 (산별 위원장과 지역 본부장들이)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프레시안 : 노사정 협의에 대해 '노동조합의 힘으로 만들어내지 않는 이상 들러리만 서게 되거나 주고 받기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노사정위에서 정리해고법이 통과된 경험도 있다. 반대 의견은 어떻게 생각하나? 민주노총이 노사정 협의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김명환 :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이 10% 정도다. 90%의 조직되지 않은 노동자, 특히 취약한 노동자가 피해를 입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동기본권이 없는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민주노총의 조직률은 매우 낮다. 그런데 특수고용 노동자의 열악한 상황은 막 튀어 올라온다. 사회적인 고용 혹은 생계 보장 대책이 필요하다.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을 말하는 민주노총은 그 피해를 막기 위해 고용 유지라는 큰 틀을 만들어낼 의무가 있다. 조직된 조합원이 아니라고 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나. 그 중 한 방법이 노사정 대화다.

 

 

민주노총 조합원 중 비정규직 노동자가 30%다. 조합원 셋 중 하나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공장, 대기업, 공공부문의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는 지금 당장 타격을 입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앞으로는 타격이 올 거다.

 

 

▲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안건이 상정됐던 2019년 1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당시 민주노총은 '코로나19 원포인트 노사정 협의'와는 달리 경사노위 참여를 결정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최우선 과제는 재난시기 해고 금지"


 

 

프레시안 : 노사정 대화에 들어가면 민주노총은 코로나19 경제위기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요구할 생각인가?

 

 

김명환 : 가장 최우선 과제는 재난시기 해고 금지다. 특히 비정규직부터 먼저 해고된다는 점을 봐야 한다. 간접고용 노동자의 경우, 원청이 하청과 계약을 해지하거나 도급비를 줄이면 해고된다. 이런 경우에 원청에 해고 금지 책임을 지워야 한다.


 

 

사회안전망 확충과 관련해서는 전 국민 고용보험의 큰 그림을 그려보자는 게 핵심이다. 특수고용노동자에게 고용보험을 적용해야 한다. 지금은 고용보험에 임의가입하는 자영업자도 전원이 범위에 들어와야 한다. 고용보험 재원 확장도 필요하다. 지금은 노사만 보험료를 낸다. 정부도 내야 한다. 노사가 같이 보험료를 올릴 수도 있을 거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 말대로 아프면 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은 쉬면 돈이 안 나온다. 병가 때도 수당이 나오게 해야 한다. 지금은 내가 코로나19에 걸리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는 상황이다. 저는 생명과 안전이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플 때 못 쉬면 다른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다. 이런 일을 겪은 만큼 유급 질병휴가를 논의해야 한다.


 

 

공공의료 확충, 취약계층 집중 지원도 필요하다. 또, 제가 21대 국회 최우선 과제라고 보는 '전태일법'에 대한 이야기도 해야 한다. 노조법 2조 개정과 5인 미만 사업장에 해고 조항 포함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등이 내용이다.

 

 

프레시안 : 민주노총의 코로나19 요구안을 보면 항상 노조법 2조 개정이 들어가 있다. 노조법 2조 개정은 노동자와 사용자의 법적 정의를 넓혀 원청 사용자의 사용자성,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자성 등을 인정하자는 주장이다. 이렇게 해서 '노조할 권리'를 확장하자는 것으로 안다. 다른 요구사항은 바로 이해가 되는데 비해 '노조할 권리'가 왜 코로나19 경제위기 대책인지는 상대적으로 이해가 어렵다. 왜 현 국면에 노조가 필요다고 생각하나?


 

 

김명환 : 지금 코로나19로 노동자들이 겪는 고통이 크게 세 가지라고 본다. 첫째, 업무량 증가다. 택배 노동자들이다. 둘째, 감염 위기 증가다. 콜센터 노동자들이 보여줬다. 셋째, 일자리가 없어진다. 노동조합이 있으면 회사와 이야기할 통로가 있으니 노동자가 목소리를 낼 수도 있고 상황을 바꿀 수도 있다.


 

 

호텔업을 보자. 보통 3대 호텔을 힐튼, 하얏트, 메리어트로 꼽는다. 힐튼과 하얏트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으면서 유급휴직에 들어갔다. 메리어트는 이미 정리해고를 시작했다. 힐튼에는 민주노총, 하얏트에는 한국노총이 있다. 메리어트에는 노조가 없다.


 

 

▲김명환 위원장은 경총이 노사정 협의에서 법인세 인하 등을 요구하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같은 요구를 "철면피 같은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프레시안(최형락)

 

'코로나19 원포인트 노사정 협의' 어떤 전략으로 임할 것인가


 

 

프레시안 : 노사정 협의에 들어가면 경총을 마주해야 한다. 언론 보도를 보면, 경총의 요구사항에는 정리해고법 완화, 법인세 인하, 상속세 인하 등이 포함되어 있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김명환 : 엊그제(22일) '노동자 건강권 공동행동'을 하면서 경총 앞에서 마지막 발언을 할 때 이런 이야기를 했다.

 

 

경총이 세계화, 글로벌, 이런 단어를 좋아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쉬운 해고, 노동시간 무한 연장, 법인세 인하를 요구한 해외 경제단체나 경영단체가 있으면 말해달라고 했다. 그것도 보고 참조하겠다고 했다. 그런 경제단체는 없다. 그래도 어제(23일) <매일경제>를 보니 손경식 경총 회장이 조금 누그러져서 고용 유지 이야기를 하더라.

 

 

쉬운 해고나 법인세 인하는 코로나19 경제 위기와 무관하다. 그 자리(원포인트 노사정 협의)에서 꺼낼 이야기는 아니라고 본다. 설마 그런 철면피같은 이야기를 할까.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다.


 

 

프레시안 : 정부에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김명환 : 소득주도성장을 한다는 방향을 다시 분명히 해야 한다고 본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이 가장 먼저 줄이는 게 내구재(오래 쓰는 소비제) 소비다. 자동차, 전자제품부터 안 산다. 한국 경제가 수출 대기업 중심인데, 팬데믹으로 수출길이 막혔다.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내수도 내구재를 일정 부분 흡수할 역량이 있어야 한다. 노동자 임금이 깎이거나 일자리가 위협 받으면 그럴 수가 없다. 전폭적으로 지원해서 폐업을 막아도 물건을 살 사람이 없으면 문제가 생긴다.

 

 

프레시안 : 노사정 대화 국면에서 정부는 그간 주로 직무급제(업무 성격에 따라 급여를 차등하는 제도) 이야기를 꺼내왔다. 선의로 해석하자면 기존의 연공서열형 호봉제 임금체계를 깨고 '위쪽 임금을 깎아 아래쪽 임금을 올리자'는 이야기다. 이런 제안이 나온다면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김명환 : 임금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이를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대한 문제의식이 노동조합에 왜 없겠나. 민주노총도 매년 이 문제를 놓고 안을 만들어가며 고민한다. 방향은 하후상박, 임금격차 해소,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다.



 

 

정부와 경영과 노동이 이와 관련된 논의를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 단숨에 결단을 낼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안을 만들고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논의해야 한다. 그런 과정 없이 밀어붙인다고 될 문제는 아니다.


 

 

프레시안 : 임금격차 해소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는 해도 노동조합 내부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갈등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나?


 

 

김명환 : 저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한 정규직의 노력과 지도부의 과감한 판단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일상 사업을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소통 기회를 마련해 유대감을 높이는 일도 해야 한다.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런 노력을 계속 해나가야 한다.


 

 

프레시안 : 여태 제시된 정부의 코로나19 대책, 특히 고용대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김명환 : 일차로 점검한 바로는 재난대책 성격이라는 생각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국가의 시간'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작은 정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국가가 기본소득 같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공공부문 확대 등을 해나갈 수 있는 시간이라는 말이다.


 

 

짜임새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건 눈에 보이지만 여기까지는 가지 못한 것 같다. 예컨대 '공공부문 일자리 51만 개 창출'을 보면,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가려는 정책은 아니다. 4대 보험을 주고 최저임금 이상을 준다고 했지만 단시간, 기간제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또 기업 금융 지원과 해고 금지 연계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연동 방안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프레시안 : 끝으로 코로나19와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있나?


 

 

김명환 : 코로나19 이후 세계가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저희는 노동조합이니까 기업에 대해 말하자면, 저비용 고효율 체계로 확장만 추구하는 건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정규직, 비정규직 문제를 보면, 코로나19로 경제위기가 오니 그 피해가 비정규직에 몰린다. 공공부문을 보면, 이 분야의 노동이 이윤은 남기지 못하지만 사회적 가치가 크다는 걸 보여줬다. 엄청나게 많이 버는 사람보다 간호사가 몇 명이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이런 일들에 담긴 함의가 있을 거다.


 

 

한국 사회를 이끄는 한 축이라고 하는 경영계가 코로나19 경제위기 상황을 더 이성적으로 내지는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보면 좋겠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42417263452629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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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사망설'과 '김정은 위독설'의 공통점

[언론개혁 13] 북한에 관한 오보의 역사... '아니면 말고'식 보도 관행 바로 잡아야

20.04.25 18:55l최종 업데이트 20.04.25 18:55l

 

북한 지도자의 신변에 관한 보도는 거의 언제나 오보 논란을 수반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술 뒤 중태에 빠졌다는 최근의 언론 보도들과 관련해서도 동일한 논란이 따르고 있다.

김정은 위독설은 그가 김일성 생일이자 최대 명절인 지난 15일 태양절에 금수산태양궁전(김일성 시신 안치)에 나타나지 않은 일이 발단이 됐다.

지난 12일 동생 김여정이 1년 만에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복귀한 직후 김정은이 중대 행사에 불참하자, CNN 보도에서 나온 김정은 위독설이 북한 권력 변동에 대한 관심을 키우면서 국내 언론에 쉽게 유입됐다. 국내 언론들이 이를 무비판적으로 전파함에 따라 김정은 신변에 대한 관심이 한층 더 증폭됐다.
  

김정은 수행하는 동생 김여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지구 항공 및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연대를 시찰했다고 12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 뒤로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미소를 지으며 서 있다.
▲ 김정은 수행하는 동생 김여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지구 항공 및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연대를 시찰했다고 12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 뒤로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미소를 지으며 서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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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국 시각으로 22일 이후의 보도들이 김정은 위독설을 진정시키고 있다.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 시각으로 22일 미 행정부 관계자는 정찰기 등을 통한 전파 및 영상 분석을 토대로 "김 위원장이 지난주부터 원산에 체류하고 있으며, 부축을 받거나 휠체어 등을 이용하지 않고 걷는 모습이 15~20일 사이에 포착됐다"고 발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현지 시각 23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CNN 보도를 "부정확하다"고 반박하면서 "김정은이 괜찮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틀 전 브리핑에서는 "모른다"고 답했었다. 그 사이에 새로운 정보의 입수가 있었음을 반영하는 변화다.

김정은의 실제 건강 상태가 어떠하든, 이번 위독설 보도는 그간의 북한 관련 보도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그대로 보여줬다. 구체적인 출처를 내놓지 못한 채, 의문의 소식통을 근거로 제시하거나 막연히 외신 보도를 인용하는 문제점이 또다시 되풀이됐다.

그런 문제점은 CNN 보도에서도 나타났다. 21일자 인터넷판 기사 '북한 지도자 수술 후 심각한 위험··· 미국, 정보 모니터링 중(US monitoring intelligence that North Korean leader is in grave danger after surgery)'은 김정은이 위독하다는 정보의 출처로 "직접적 지식을 가진 미국 관리(a US official with direct knowledge)", "이 정보에 정통한 두 번째 소식통(a second source familiar with the intelligence)", "또 다른 미국 관리(another US official)'를 제시했다.

북한 관리도 아닌 미국 관리가 김정은의 건강 상태를 폭로한다고 해서 신변 위협을 받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런데도 불명확하게 출처를 제시하는 것은 CNN 스스로 신뢰성을 떨어트리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핵심 현안 중 하나인 북미관계와 관련된 보도를 하면서 신뢰성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이다. '미국 관리'를 인용한 CNN 보도는 '최고의 미국 관리'인 트럼프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부정함에 따라 신뢰성이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위 출처들과 더불어 CNN이 제시한 또 다른 출처는 한국 매체인 <데일리 NK>다. CNN는 "이 뉴스 사이트에 따르면 김은 과도한 흡연, 비만 및 과로 때문에 심혈관계 수술을 받았으며, 수술 뒤 지금은 향산군의 빌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데일리 NK> 보도 역시 출처가 불명확하다. 이 매체는 20일자 기사 '김정은, 최근 심혈관 시술 받았다 ··· 여전히 특가(별장)서 치료 중'에서 자료의 출처로 "북한 내부 소식통"을 제시했다. 출처가 불명확하게 제시된 <데일리 NK> 보도가 CNN 보도의 근거 중 하나로 제시되고, 그런 CNN 보도가 별다른 비판을 받지 않은 채 국내 언론에 의해 확산됐던 것이다.

취재원이 북한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출처를 모호하게 표기하는 게 부득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 관계자가 전파·영상 분석을 근거로 '김정은이 강원도 원산에 있다'고 말했으니, 내부 소식통을 근거로 '김정은이 평안북도 향산군에 있다'고 한 <데일리 NK> 보도는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북한 내부 소식통'의 실체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번 위독설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북한 지도부의 내부 동정에 관한 언론 보도들에서는 출처가 정확히 제시되지 않는다. 또 보도를 내는 매체에서도 출처 표기에 커다란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또는 "미국 언론보도에 따르면"이라는 한마디로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관행으로 굳어지다 보니 검증 절차를 소홀히 하게 되고, 이로 인해 북한 관련 보도에서는 오보가 자주 나올 수밖에 없다.

북한에 관한 오보의 역사... 왜 그럴까
 
 본문에 인용된 기사.
▲  본문에 인용된 기사.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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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출처가 명확히 제시됐는데도 결국 오보로 드러난 경우도 있다. 1986년 11월 17일자 국내 언론들의 톱기사가 바로 그 경우다. 일례로, 그 날짜 <경향신문>은 검정색 바탕 위에 흰 색으로 '김일성 피살'이란 다섯 글자를 1면 상단에 큼지막하게 배치했다.

이 기사는 평양방송을 인용해 '김일성이 열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에 오극렬 인민군 총참모장이 이끄는 쿠데타군에 의해 총격을 받았으며, 후계자 김정일마저 오극렬에 의해 연금돼 있다'고 보도했다.

'평양방송 보도'이라는 점 외에 '휴전선 너머로 조기가 목격되고 있다'거나 '북한이 대남 확성기로 김일성 사망 사실을 알리고 있다'는 구체적 근거들까지 추가로 제시됐다. 쿠데타로 인해 몽골 총리의 방북 일정이 취소되는 등의 변화도 있었다고 소개됐다.

그 정도 보도라면 누구라도 사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출처가 너무나 명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보도마저 허위였다. 다음날 언론들은 전혀 다른 보도들을 내놨다.

일례로 <동아일보>는 '김일성 평양공항에 나타나'라는 제하에 "북한의 김일성이 18일 오전 10시 평양을 방문한 몽고 국가원수인 공산당 서기장 잠빈마트문흐를 평양 공항에서 영접했다고 세계의 주요 외신들과 북한의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고 한 뒤 "김일성의 피살설은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다"며 전날 소동을 간단히 마무리했다.

명확한 출처까지 제시하면서 김일성 사망설을 보도했지만, 실제로는 아무 근거도 없이 출처를 운운했었던 것이다. 김일성은 그로부터 8년 뒤에 사망했다. 

허무맹랑한 오보는 김정일의 외국 나들이와 관련해서도 있었다. '김일성 장남 정일, 동경 IPU 참석'이란 제목의 1974년 11월 19일자 <조선일보> 기사처럼, 당시의 국내 언론들은 김일성 후계자 김정일이 리종혁이란 가명으로 국제의원연맹 회의에 참석했다는 엄청난 보도를 내놨다.

언론이 제시한 근거는, 북한대표단의 일원인 리종혁이 김정일(당시 32세)과 같은 또래인 30대로 보인다는 점, 164센티미터이자 통통한 편인 그의 체형이 김정일과 비슷하다는 점, 리종혁이 나이에 맞지 않게 거만하며 엘리트 의식을 강하게 풍긴다는 점 등이다.

언론들은 김정일 사진까지 공개하면서 김정일 도쿄 출현설을 요란하게 보도했다. 하지만 사진 속 인물은 우리가 아는 그 김정일이 아니다. 진짜 리종혁의 사진이었던 것이다.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및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준비위원회 분과위원장 등을 맡아 남한에도 알려진 1936년 태생의 외교관인 리종혁이 당시의 리종혁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북한에 관한 오보 중에는 김정일 도쿄 출현설처럼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그중 상당수는 최고지도자의 생명이나 건강 혹은 북한 군부의 동향에 관한 것들이다. 특히 군부 동향에 관한 오보는 북한의 군사행동에 대한 우려를 낳으면서 한반도 전쟁설로도 연결될 수 있다. 이처럼 북한 오보 중에는 대북 관계를 악화시키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것들이 많다.

한국 언론의 신뢰도를 떨어트릴 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까지 위협할 수 있는 이런 보도들이 잊을 만하면 한번씩 나오는 것은 아무래도 북한에 관한 정보가 거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최고권력자가 된 지 벌써 9년이 됐는데도 그의 아들은 누구이고 딸은 누구인지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정도로 정보량이 적다 보니, 북한에 관한 오보는 앞으로도 얼마든지 양산될 수 있다.

정보가 거의 없다는 점 외에 언론 자신의 문제점도 오보 양산의 원인이다. 언론사 경영진의 상업주의가 한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예전부터 있었다.

2001년에 <관훈저널> 봄호에 실린 조호연 당시 경향신문 정치부 차장의 기고문 '대북보도 오보의 위험성'은 북한에 관한 오보를 "우리 언론의 병폐인 상업주의에 입각한 선정 보도"라고 규정하면서 "타 언론보다 새로운 보도를 하기 위해 정확하지 않거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보도하는 것이 용인되는 언론 풍토가 만들어낸 그릇된 관행"이라고 한 뒤 "자기 신문이 보도하지 않은 내용이 타 신문에 보도되면 확인 절차도 없이 이를 그대로 받아 보도하는 모습도 비뚤어진 상업주의에서 비롯된다"고 비판했다.

위 글에서 말한 '상업주의'는 '검증 소홀'과도 연결된다. 북한에 관해 보도할 때는 사실 검증을 소홀히 하는 문제점이 언론사 경영진의 상업주의와 맞물리면서 오보를 양산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검증 소홀은 일부 언론사나 기자들의 이념적 편향성과도 무관치 않다. '북한은 무너질 수밖에 없으며 무너져야 한다'는 확신이 검증 소홀과 오보 양산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관훈저널> 2014년 봄호에 기고한 '북한 보도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북한 관련 보도에서 보여주는 또 하나의 문제점은 특정 언론들이 지향하는 정치적·이념적 편향성"이라면서 "3대 권력세습을 한 김정은 정권은 무너질 수밖에 없으며, 개인 숭배와 부패 때문에 개혁·개방은 절대 할 수 없다는 인식"이 검증 소홀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치권력의 영향이라는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에 대해 적대적인 국가들이 허위 보도를 부추기는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 이 점은 전두환 군사정권의 권력 공고화 작업이 진행되던 1979년 연말부터 1980년 중반기에 북한 남침설의 진원지가 주로 어디였는가를 살펴보면 잘 드러난다.

'서울의 봄'으로 불리는 민주화운동이 박정희 구체제는 물론이고 전두환 체제에도 위협이 되던 그 시기에는 북한의 남침 가능성에 대한 보도가 많았다. 1979년 크리스마스에 남침할 거라느니 1980년 1월 중에 할 거라느니, 1980년 2월이나 3월에 할 거라느니, 5월에 할 거라느니 하는 보도들이 나오다가 나중에는 가을에 할 거라는 설도 유포됐다.

이 해에는 북한의 남침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유독 많이 나왔다. 일례로 1980년 7월 8일자 <경향신문> 기사 '북괴 남침 준비 끝내'는 미국 월간지 <라이징 타이드> 7월호를 인용해 "북괴는 이미 지난 4월 대규모 남침 공격 준비를 완료하고 앞으로도 대남 비정규전을 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라이징 타이드>지 기사의 정보 출처는 "한국과 동맹국들의 정보 보고"였다.

이 당시 남침설을 집중적으로 만들어낸 곳이 있다. 바로 일본 정부다. 2002년에 <국제정치논총> 제42집 제3호에 실린 박선원 당시 연세대 연구교수의 논문 '냉전기 한일협력의 국제정치 - 1980년 신군부 등장과 일본의 정치적 영향력'에 따르면, 북한 남침설은 주로 일본 외무성 북동아과, 내각조사실, 아시아친선교류협회, 공안조사처 등에서 나왔다. 이 기관들이 북한 오보의 주된 생산지였던 것이다.
 
 본문에 인용된 논문
▲  본문에 인용된 논문
ⓒ 박선원, 한국국제정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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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에 장수근 서울신문사 통일안보연구소 연구위원이 <저널리즘 비평> 제14호에 기고한 '94 북한 관련 보도의 메카니즘 분석: 정보원의 폐쇄성으로 남발되는 추측성 오보'에 이런 대목이 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94년 7월 14일자 '서방은 북한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언론들의 보도 행태와 관련, 일종의 양심선언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언론이 북한 정세에 관해 수많은 보도를 하고 있으나 미국 언론과 심지어 미 정부까지도 북한 안에서 돌아가는 사정에 대해 거의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독자들이 알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누구도' 북한 속사정 아는 데가 없다, 보도에 신중해야

이 글이 나온 1994년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미국 정부는 북한 내부 사정을 잘 모른다. 미국 위성이 포착할 수 있는 범위에서 북한 속사정을 들여다보는 정도다. 지금 미국은 코로나19 환자가 한 명도 없다는 북한 정부의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처럼 미국정부도 잘 모르는 북한 속사정을 일본 정부가 훤히 꿰뚫고 있을 수는 없다.

그런데도 1980년 당시의 일본 정부에서는 북한군 내부 동향에 관한 정보가 거의 실시간급으로 나왔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허위 정보를 양산했던 것이다. 한반도 냉전을 지지하는 친미 정권이 한국을 계속 통제하고 한·미·일 3국 수구냉전세력이 계속해서 이익을 누리기를 희망하는 동아시아 정치권력들의 이 같은 움직임이 한국 언론의 북한 오보 양산에 영향을 줬던 것이다.

이처럼 북한에 관한 오보는 북한에 관한 정보량의 부족이나 언론의 상업주의 및 무책임과 더불어 한반도 긴장를 유지하려는 동아시아 냉전세력의 복합적 작용에 의해 양산되고 있다. 이는 북한 오보 관행을 바로잡는 과정이 언론 개혁을 위해서뿐 아니라 한반도 및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서도 긴요한 과제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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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뜻을 대변하는 민중당이 되자

이형구 주권연구소 연구원 | 기사입력 2020/04/2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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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당은 21대 총선에서 정당득표 3%를 획득해 비례 국회의원을 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총선 결과 정당득표율은 1.05%에 그쳤고 지역구 당선에도 실패했다. 뼈아픈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민중당 강화가 한국 사회 진보 운동의 주요과제인 만큼 왜 목표달성에 실패했는지 잘 평가하고 혁신해나가야 한다.

 

1. 주목할만한 선거운동

 

선거 과정에서 민중당에 눈에 띄는 사례가 있었다. 본격적인 선거 평가에 앞서 이 사례들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듯하다.

 

1) 주목할 만한 두 후보

첫 번째로 울산에서 출마한 김종훈 후보의 사례를 보자. 김종훈 후보는 민중당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김종훈 후보는 ‘누가 미래통합당을 이길 수 있습니까!’ ‘국정농단 세력의 부활을 막겠다’, ‘싹 쓸어버리겠습니다’라며 미래통합당에 맞섰다. 그 결과 김종훈 후보는 민주당과 단일화를 하지 않은 속에서도 33.9%를 득표했다.

 

다음으로 서울지역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보인 노원갑 최나영 후보를 보자. 최나영 후보는 3.96%를 득표했다. 노원구에서는 정당득표율도 1.26%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민중당이 노원구에서 보다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2019년 노원주민대회에 있는 듯하다. 최나영 후보는 노원주민대회 공동조직위원장으로서 2019년 10월에 열린 노원주민대회를 600여 명의 주민들의 참여 속에 성대히 성사했다.

 

노원주민대회에서는 주민에게 직접 받아 완성한 주민요구안이 발표됐다. 10개 항으로 된 주민요구안은 ①국회의원 국민소환제 ②검찰개혁(공수처 설치) ③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④비리정치인 처벌 강화 등으로 이루어졌다. 노원주민대회에서는 적폐청산을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최나영 후보는 노원주민대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총선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었다.

 

2) 뽑지 말아달라는 데도 뽑아준 특이한 현상

한편, 이색적인 모습도 있었다. 강북갑의 김은진 후보는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며 미래통합당을 낙선시키기 위한 선거운동을 했다. 김은진 후보는 미래통합당을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은진 후보는 자신을 강조하지 않았음에도 1.7%의 득표율을 얻었다. 노원갑, 성북을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로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정당투표에서도 강북구는 1.13%의 득표율을 보여 노원구에 이어 서울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부산 북강서을 이대진 후보도 적폐청산을 실현하기 위해 미래통합당 후보 낙선운동을 주된 선거운동으로 삼았다. 이대진 후보는 “저에게 혹시라도 올 단 한표조차 미래통합당을 떨어뜨릴 수 있도록 투표해주십시오”라고 호소하며 중도사퇴했다.

 

그래서 이대진 후보는 득표를 하진 않았지만 3월 30일에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2.8%의 지지율을 얻은 바 있다. 민중당 후보들의 평균적인 여론조사 지지율보다 높은 수치였다.

 

이렇듯, 민중당은 목표를 달성하진 못했지만 눈여겨 봐야 할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민중당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원인과 교훈을 살펴보자.

 

2. 목표 달성에 실패한 원인

 

1) 정책이 민중의 요구와 달랐다

민중당이 총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기본 이유는 민중당의 정책이 민중의 요구와 달랐기 때문이다.

 

민중당은 공보물 1면에 ‘부와 빈곤의 대물림을 끝내자’라는 구호를 내세웠다. 이와 관련한 공약으로는 ▲30억 상속·증여상한제로 불로소득 환수 ▲종합부동산세 강화, 금융소득종합과세 강화 ▲페이퍼컴퍼니 규제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는 물론 민중에 필요한 정책이다. 문제는 오늘날 국민이 적폐청산을 절박하게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민중당이 전면에 내세운 정책이 국민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총선 목표와 달랐던 것이다.

 

예를 들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최저임금을 조금 올리고 근무시간을 조금 줄이자는 것에 불과한데도 적폐들의 방해로 좌초했다. 국민은 이런 사소한 개혁도 실패하는 걸 보면서 적폐를 청산해야 뭐라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적폐를 청산해야 소득주도성장을 넘는 정책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 요구가 적폐청산이라는 것은 21대 총선 결과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21대 총선 결과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에 맞서 180석을 차지했다. 이는 4.19 혁명 이후 최대 압승이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한 이유는 국민이 적폐청산을 그만큼 절실하게 바라기 때문이다.

 

좋은 성적을 거둔 민중당 후보들도 적폐청산 구호를 놓지 않았다.

 

김종훈 후보는 적폐청산을 앞세워 지지를 호소했고 안타깝게 당선되지는 못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었다. 최나영 후보는 노원주민대회를 통해 국민의 적폐청산 요구를 실현하는 데 앞장섰고 그 결과 서울의 다른 지역구에 비해 3배가량 높은 지지를 얻었다.

 

김은진 후보의 경우 미래통합당을 이길 후보에게 투표해달라고 호소했음에도 국민이 굳이 표를 준 이유는 적폐청산 주장에 강하게 공감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국민’과 ‘민중’을 다르게 보는 위험천만한 주장도 한다. 국민의 요구는 적폐청산이더라도 민중당이 표를 얻어야 할 민중의 요구는 적폐청산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민중과 국민은 별개의 존재가 아니다. 국민과 민중의 대다수가 노동자다. 대다수의 노동자들도 적폐청산을 바라고 민주당에게 투표했다. 적폐청산은 국민의 요구이자 민중의 요구인 것이다.

 

이렇듯 민중이 적폐청산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는 와중에 민중당은 적폐청산이 아니라 ‘부와 빈곤의 대물림’을 전면에 내세웠다. 국민이 바라는 것과 민중당의 정책이 달랐던 것이다.

 

2) 진보운동의 기본 노선과도 맞지 않았다

민중당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던 두 번째 이유로는 민중당이 자주 민주 통일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자주 민주 통일은 우리나라 진보운동의 기본 노선이다. 그중에서도 핵심이 되는 건 자주다.

 

자주란 우리나라를 미국의 요구가 아니라 국민의 요구대로 운영하는 것이다. 국민이 아니라 미국의 요구가 실현되는 나라에서는 민주주의나 민중의 이익을 실현할 수 없다. 국민이 바라는 일이라도 미국이 반대하면 실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다수의 국민이 남북관계 발전을 바라지만 미국이 한미워킹그룹을 만들면서까지 가로막으니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이 경제공격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국민은 강경하게 대응하길 바랐고 정부도 국민의 뜻대로 강경대응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미국이 반대하자 정부는 강경대응을 포기했다.

 

미국은 외교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대한민국에서 미국 자본가들의 이익을 관철시키려고 한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 신자유주의가 적극 도입된 것도 IMF 때 미국이 강요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오늘날 대표적인 노동문제인 비정규직도 만들어지게 되었다. 만약, 우리나라가 신자유주의에서 벗어나려고 하면 다름 아닌 미국이 막아나설 것이다.

 

2019년엔 공정거래위원회가 미국 기업의 불공정행위 여부를 조사하려고 했는데 미국이 한미FTA를 이용해 가로막은 일도 있다. 정부는 미국 때문에 미국 기업이 불공정행위를 하는 것도 제지하지 못한 것이다.

 

2019년 6월에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가 미국 기업의 이익을 위해 규제 완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대형 제약회사와 IT·클라우딩 업계 등 규제를 완화해야 할 분야까지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해리스 대사의 세부적인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알려지진 않아서 정확히 판단하긴 어렵지만 해리스 대사의 발언 후 실제 클라우딩 업계와 화학업계 등에서 규제가 완화되었다.

 

이렇듯 미국은 우리나라 경제에서도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고 있다.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거나 노동조건을 강화하고자 해도 미국이 미국 자본가들의 이익을 침해받는다고 생각하면 갖은 방법을 써서 저지하려들 것이다. 민중의 계급적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서도 자주를 실현해야 하는 것이다.

 

자주 민주 통일은 계급적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정확한 진보운동 노선이다.

 

민중당도 총선 직전까지 방위비분담금 인상 요구를 규탄하며 자주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정작 총선에 들어서자 한국 사회 민주화의 과제만 강조하며 자주 통일 의제를 뒤로 밀어버렸다.

 

결과적으로 민중당의 정책은 자주 민주 통일 노선과 사뭇 결이 달라져버렸고 다른 좌파정당과도 별다른 차이도 없게 되었다.

 

3. 민중당의 과제

 

1) 민중의 이익을 앞세워야

지금까지 민중당이 21대 총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요인을 살펴봤다. 그렇다면 이번 총선에서 찾아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먼저 봐야 할 것은 민중당은 왜 적폐청산 구호를 들지 않았냐는 점이다. 민중당은 미래통합당과 가장 처절히, 치열하게 싸워 온 정당이다. 박근혜 탄핵 촛불 사회자가 비례후보로 출마하기까지 하지 않았나.

 

민중당이 총선에서 적폐청산과 거리를 두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적폐청산을 강하게 외치면 민주당에게 도움이 될 뿐 민중당의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표를 얻기 위해서는 적폐청산이 아니라 민중당이 부각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판단하게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적폐청산은 어느 당에 더 도움이 되느냐를 떠나 국민의 요구다. 어느 것이 나에게 유리하고 불리한가를 먼저 생각하다보면 국민이 절박해하는 요구를 뒤로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민중당이 적폐청산을 더 강하게 외쳤으면 국민은 보다 많은 지지를 보내주었을 것이다. 애초에 국민은 민주당이 모든 걸 해결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민주당에 표를 몰아준 게 아니다. 미래통합당을 이기기 위해서 민주당에게 표를 보내주면서도 더 진보적이고 적폐를 잘 청산할 수 있는 정치세력을 갈망한다.

 

열린민주당이 한 때 많은 지지율을 보였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열린민주당이 내세운 건 ‘매운맛 민주당’이었다. 민주당보다 더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표현이었다. 그 결과 한 때 열린민주당은 지지율 14.3%까지 받았다.

 

가장 앞장에서 적폐청산을 해왔고 앞으로도 가장 잘 할 수 있는 정당은 민주당도 열린민주당도 아니라 바로 민중당이다. 그런데 정작 민중당은 적폐청산 구호를 전면에 들지 않았다.

 

민중당은 국민의 요구, 민중의 요구를 대변하고 실현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 당리당략을 우선하다 국민의 요구를 제대로 읽지 못하거나 외면한다면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국민의 지지를 얻긴 힘들 것이다.

 

2) 자주통일 노선을 확고히 해야

민중당은 자주통일 노선을 확고히 해야 한다.

 

자주는 자주 따로 민주는 민주 따로가 아니다. 민주를 먼저 실현하고 자주는 나중에 해도 되는 것도 아니다. 자주를 실현하지 않고선 민주도 온전히 실현할 수 없다. 민중당은 자주 민주 통일의 노선을 정확히 따라야 한다. 조준을 잘못하면 과녁에 명중할 수 없다는 건 당연한 이치이다.

 

무엇보다 민중이 자주와 통일을 바라고 있다. 총선이 끝나자 남북관계 발전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과 문정인 청와대 외교안보특보는 코로나19 의료보건분야 협력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부도 새로운 국회에서 판문점선언 국회비준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정부는 남북 철도 연결을 염두해 동해북부선 철도 건설을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면서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 이 소식을 전한 4월 20일 SBS 기사 댓글에 “코로나 경제 위기 극복, 남북 경협 확대 잘 되기를..(추천 4136회, 1위)”, “통일해서 국력 키우고 분단국가로서 이리 저리 치이는 상황을 타개해야 합니다(추천 2603회, 2위)”라며 남북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미국이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포털사이트에는 미국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대세를 이룬다. 예를 들면 다음포털에 있는 4월 21일 서울신문 기사 <트럼프 “더 내라” vs 한국 “더 못 줘”..방위비 분담금 길게 간다> 기사에는 “트럼프야, 니들이 주둔비를 내던지 그게 싫으면 너네들 나라로 꺼져(추천 8734회, 1위)” “동맹이라 부르고 등쳐먹음(추천 2788회, 2위)” 등의 댓글이 달리는 식이다. 주한미군에게 나가라는 의견도 거침없이 내고 있다.

 

민중당은 자주와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해 온 정당이다. 국민이 자주 통일을 실현하길 간절히 염원하고 있는 지금, 민중당이 자신의 몫과 역할을 다해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4. 마치며

 

민중당 강화는 한국 사회 진보에 있어서 절박한 과제이다. 사람 중심 정당, 자주 민주 통일을 원칙적으로 걸을 수 있는 정당이 바로 민중당이기 때문이다. 민중당이 강화되어야 촛불개혁도 완성할 수 있고 자주통일도 실현할 수 있다. 민중당은 하루라도 더 빨리 강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민중당은 시대와 민중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민중의 정치의식도 날이 갈수록 장성하고 있다. 박근혜 탄핵부터 지금까지 정국을 주도하는 건 민주당 등의 정당이나 정치세력이 아니라 민중 자신들이다. 민중당은 민중을 두려워할 줄 알고 민중의 뜻을 충실히 받드는 충복이 되어야 한다.

 

민중당이 민중의 뜻을 올바르게 대변하는 정당이 된다면 민중은 아낌없이 민중당을 지지하고 성장시켜 줄 것이다. 21대 총선의 교훈을 깊이 새기고 하루 빨리 진정한 민중의 정당이 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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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동 성착취물 제작, 3년형이 가장 적당하다는 판사들

등록 :2020-04-24 21:49수정 :2020-04-25 02:35

 

법정형은 ‘5년∼무기징역’인데
“3년형 적정” 31%로 가장 많아
소지죄는 “2∼6개월” 절반 넘어
디지털 성범죄에 여전히 관대
대법원. <한겨레> 자료사진
대법원. <한겨레> 자료사진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아동·청소년을 이용한 음란물 범죄에 대해 설문조사를 해보니 판사들이 생각하는 ‘적정 양형’이 법정형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인륜적인 디지털 성범죄의 실체가 드러났고 사법체계가 이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높지만, 판사들은 여전히 관대하고 온정적인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한겨레>가 24일 확인한 대법원 양형위 보고서를 보면,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제작 등 범죄의 법정형은 ‘징역 5년 이상~무기징역’이지만, 설문에 응답한 판사 668명 중 가장 많은 211명(31.6%)이 기본 양형(가중·감경을 배제한 양형)으로 ‘3년형’을 꼽았다. 최고형 문항이 ‘9년형 이상’이었는데 이를 선택한 판사는 11명(1.6%)이었다. ‘가중 양형’으로 가장 많이 나온 응답도 ‘5년형’(252명, 37.9%)이었고 ‘10년형 이상’은

 

4.8%(32명)에 그쳤다. 이번 설문조사는 대법원 양형위가 지난달 4일부터 13일까지 1심 담당 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다. 당시 설문에서는 특정 범죄 사례를 적시하고 양형 선택 항목을 법정형보다 매우 낮게 제시해, “다양한 범죄 유형이나 피해자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며 판사들이 설문조사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런데 실제 다수의 판사들이 응답한 ‘적정 양형’은 이보다 더 낮게 설정된 셈이다.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하’인 아동·청소년을 이용한 영상물의 영리 목적 판매 등은 3년 이상(33.4%), 2년(17.4%), 1년6개월(15.3%) 차례였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을 근절하려면 영리 목적 판매를 엄단해야 하는데도 정작 설문조사에서 제시된 문항의 최고형은 ‘징역 3년형 이상’이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배포의 경우 응답 판사의 20%(132명)가 1년형을 가장 많이 제시했다. 법정형인 ‘7년 이하’는 물론 보기에서 제시한 최고형 ‘3년 이상’보다도 낮다. 카메라 등으로 촬영한 영상물을 영리 목적으로 배포할 때 적용하는 양형 기준(징역 1~3년형)보다도 가벼운 판단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보고서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보고서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갖고 있으면 처벌하는 소지죄에 대해선 6개월(29.2%), 4개월(20.2%), 2개월 이하(14.9%) 차례였다. 미국에서는 징역 10년형을 선고할 수 있는 범죄다. 양형위 전문위원 5명은 지난 6일 전체회의에서 “외국의 처벌례와 가장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 소지 범죄”라며 “비록 법정형이 징역 1년 이하에 불과해도 권고 형량 범위를 최대한 높이는 것이 국민의 법감정에 부합한다”는 소수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정혜선 변호사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심각한 피해를 봤는데도 재판부는 성착취물을 음란물 정도로만 인식해 범죄의 불법성을 비교적 가볍게 보는 경우가 있다”며 “감경 사유를 반영하면 실제 선고 형량이 더 가벼워질 텐데 재판부가 디지털 성폭력의 실체나 실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양형위 관계자는 “판사들은 많은 사건을 접하고 판단을 내리면서 다른 사건과의 균형을 생각하고 어느 정도의 형량이 적당하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며 “(이번 설문 결과는) 판사의 가치판단이 포함된 부분이기도 하지만 양형 현실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윤영 장예지 기자 jyy@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41964.html?_fr=mt1#csidx2bc49f9656de2e39405955de708d04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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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 '위중설'은 가짜뉴스"...정세현 "군산복합체의 긴장 조성용"

  • 기자명 류경완 KIPF 공동대표
  •  
  •  승인 2020.04.24 18:40
  •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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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완의 국제평화뉴스 20.04.24(412)

▲ CNN은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국 정보가 주시하고 있다고 가장 먼저 보도했다.[사진 : 뉴시스]
▲ CNN은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국 정보가 주시하고 있다고 가장 먼저 보도했다.[사진 : 뉴시스]

1.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놓여있다는 첩보를 미 당국이 주시하고 있다는 CNN 보도에 대해 "부정확하다. 허위 보도라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들(CNN)은 오래된 문서를 썼다고 듣고 있다" 면서 "그(김 위원장)가 의료적 문제를 겪고 있지 않기를 바란다. 그가 괜찮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특이 동향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 위원장은 원산 지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합>
☞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국장 "'데일리 NK'와 CNN 보도 모두 소수의 '익명의 취재원'만 인용, 적절치 못해"

2.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CNN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위중설'이 불거진 데 대해 국방예산 확보를 위한 미 군산복합체의 '대북 긴장 조성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한국 총선이 이렇게(압승으로) 끝나며 문재인 대통령이 힘을 받고,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움직일 수 없는 금년 중에 문 대통령이 연초에 '(북 문제를) 치고 나가겠다'고 이야기를 한 것이 걱정거리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을 떼놓고 우리가 (대북 관계에서) 먼저 나가면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헤게모니 행사가 결국 북핵 문제인데 그걸 파토 내려고 하는 걸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적극적인 대북행보를 막아야 한다는 계산이 깔린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4·27 판문점 정상회담 2주년을 계기로 "(남북간) 뭔가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그러기 전에 속된 말로 '고춧가루를 좀 뿌려놓자'(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뉴스1>

3. CNN, NBC, NYT가 김정은 위원장 관련 '미친' 보도를 하면서 뉴스의 출처인 'Daily NK'가 정규 언론사가 아닌, 탈북자들이 서울에서 운영하는 '웹 사이트'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데일리 NK는 북의 정권교체(regime change)를 기획하는 미국의 선전단체입니다. 데일리 NK는 수정 기사를 냈지만, 한국 증시는 폭락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CIA의 하부기관인 전미민주주의기금(NED, National Endowment for Democracy)을 통해 데일리 NK에 꾸준히 자금을 지원해 왔습니다. 최소한 2006년부터 지원을 해왔고, 2016~19년 사이 지원액은 총 112만 달러(약 13억8천만 원)입니다. <Moon of Alabama>

4. 미 정보기관에서 대북 정보를 담당했던 전직 관리들이 대북 정보활동은 옛 소련보다 더 어렵다고 밝혔다고 VOA가 보도했습니다. CIA 등에서 20여 년 간 정보 업무를 했던 헤리티지재단의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과 같이 폐쇄된 사회에 대한 정보활동은 '퍼즐 조각 맞추기'처럼 어렵다면서, 자신은 정보기관에서 소련을 담당하다 북을 맡게 됐는데, 북과 비교하면 소련은 '오픈 북(open book)'처럼 느껴졌다고 전했습니다. <통일뉴스>

5.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 미국이 국제적 지도력을 발휘하기는커녕 자국민조차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모습에 지난 100년간 이어진 '미국 예외주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고 NYT가 보도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은 미국의 리더십은 실종 상태라고 NYT는 진단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약 88만명으로 전 세계의 3분의 1에 해당하고 사망자는 약 5만명으로 4분의 1이 넘습니다.

유럽 전문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강력한 나라' 미국의 팬데믹 대응은 미흡한 정도가 아니라 '최악'으로 평가했습니다. 파리 몽테뉴연구소의 모이시 선임고문은 "미국의 대응이 나쁜 게 아니라 독보적으로 나빴다"며 낙제점을 주었습니다.

NYT는 "전후 미국 리더십의 산물인 독일과 한국이 코로나 사태에서 최우수 대응을 한 대표적 사례가 된 것은 (미국의 실패에 견줘) 아이러니"라고 꼬집었습니다. 범대서양주의자로 손꼽히는 애시 옥스퍼드대학 교수는 "(미국에서 펼쳐지는 현실에) 절망적 슬픔을 느꼈다"고 통탄했습니다. <연합>
☞ 하버드 국제개발센터 하우스먼 "글로벌 리더십도, 미국 내 국가 리더십도, 연방정부의 리더십도 없었다"
☞ 최근 5주간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2640만 명
☞ 미 4조7000억달러 코로나바이러스 구제법, 상위 0.05%가 80% 수혜 <Jone Hively>
☞ WTO "80개국, 마스크 등 코로나19 관련 물자 수출 제한…WTO 통보는 13곳만"
☞ '코로나19 책임론' 논란 속 중국, WHO에 3천만 달러(370억원) 또 기부
☞ 빌 게이츠 “코로나19는 제1차 팬데믹 세계대전"

6. 국제유가 폭락으로 미국 원유업계에 악몽 같은 나날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많은 소기업은 몇 달 안에 파산보호를 신청할 전망입니다. 무디스 투자자 서비스에 따르면 2020~24년 만기가 돌아오는 석유기업 부채는 860억 달러(약 106조원) 규모입니다. 업계가 직간접적으로 고용하고 있는 인력은 1000만 명 수준입니다. WSJ은 이번 주 1억5000만 배럴 규모의 원유가 유조선에 실려 바다를 떠돌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뉴시스>
☞ COVID-19로 국제유가 대폭락, 1999년 이후 최저가

7. 코로나19로 올 연말까지 전 세계 기아 인구가 2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격심한 굶주림에 직면한 기아 인구가 현재 1억3천500만 명에서 연말까지 2억6천5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한다고 NYT가 보도했습니다.

중미 온두라스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까지 전 세계에 걸쳐 코로나19 이동제한 조처와 기아에 항의하는 시위와 약탈 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학교 휴업으로 급식을 제공받지 못하는 학생 수도 3억6천800만 명에 달합니다. <연합>

8. 한미가 지난해 연기했던 연합공중훈련을 전격적으로 실시했습니다. 북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됩니다. 한국 공군과 주한미군 공군은 이달 20일부터 대대급 규모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훈련은 24일까지 진행됩니다. F-35A는 전력화가 되지 않아 훈련에 불참했고, 미군 해외 전력도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미 공군은 지난 22일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전략폭격기인 B-1B 랜서 1대를 한반도 인근인 일본으로 출동시켜 일본항공자위대와 연합훈련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이 군사 작전상의 이유로 B-52H 전략폭격기 5대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미 본토로 철수한 지 1주일여 만에 다시 미 본토에 있는 다른 전폭기를 동원해 무력시위에 나선 셈입니다. <연합/민중의소리>

9. 한국진보연대는 미 대사관 앞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 규탄 긴급 1인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진보연대는 "이 훈련은 2017년 미국이 스스로 밝힌, 북을 선제적으로 침략하는 작계 5027에 따라 진행되는 대표적인 침략 훈련"이라고 지적하고, "방위비분담금 강요를 지속하고 코로나 와중에 앞도 뒤도 없이 침략전쟁훈련을 벌이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미국의 약탈적 침략적 속성은 변하지 않는다"라며 "미국에 대한 기대와 환상은 금물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가로막는 미국을 대중적인 반미투쟁으로 굴복시켜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자주시보>
☞ 6·15남측위 "한미 연합공중훈련 규탄…훈련 중단해야"

10. 정부는 올해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민간단체 등과 협력해 남북 간 교류와 공동 기념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이와 더불어 '이산가족 상봉 20주년'을 맞아 이산가족 대면 상봉을 추진하고, 남북적십자회담 등을 통해 이산가족 교류 다각화와 정례화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연합>
☞ 정부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재추진…남북회담사료 첫 공개"
☞ 통일부, 민간단체 대북방역지원 물품 추가 승인…방호복 2만벌

11. 한·미가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는 제11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 못지않게 문재인 대통령도 강하게 '원칙론'을 고수하는 입장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이 밝혔습니다. 이는 한국도 최종안으로 제시했던 전년 대비 '13% 인상안(약 1조1739억원)'에서 움직일 여지가 많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중앙>

12. 북 외무성은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1주년을 기념하는 담화에서 첫 조러 정상회담에 대해 "전략적이며 전통적인 조로 친선관계를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부합되게 승화·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확고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이어 정상회담의 결과로 "동북아시아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보장을 위한 전략적 협동을 강화해나가는 데서 뚜렷한 이정표로 되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연합>

13. 지난 3월 23일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 세계 모든 분쟁에 대한 휴전을 요청하고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연대와 협력을 호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부활절 특별 미사를 통해 전 세계 휴전과 군사비 감축을 호소하고, 무기거래 중단을 촉구했다.

2018년 전 세계는 군사비로 1조8천억 달러를 지출했다. 향후 20년 동안 새로운 핵무기 개발에 1조 달러를 사용할 예정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은 군사비 지출 세계 10위이자 세계 7위 무기 수입국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연평균 7.5%씩 증가한 국방비는 2020년에는 50조1527억 원에 달한다. 공격적인 3축 체계 구축 예산 약 6조,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 비용 약 1조, 방위비분담금 등 타당성과 우선순위를 면밀히 검토해야 할 사업들이 산적해 있다.

"지금 위기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유엔 총회를 긴급 소집할 것을 요청한다. 글로벌 어젠다 수정은 물론 군사비를 10~15% 삭감할 것을 촉구한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최소한의 것이다." _ 고르바초프 구소련 공산당 서기장 <오마이뉴스>
☞ 4월 22~29일 2020 세계군축행동의 날 캠페인 진행

13. 이란혁명수비대 살라미 총사령관은 "나는 우리 해군에 걸프해역에서 이란 군함이나 상선의 안전을 위협하는 미국 테러군을 파괴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페르시아만의 안보는 이란의 전략적 우선순위"라며 "미국인들에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의 국가 안보, 영해 침범, 선박 및 군 안전 수호에 절대적으로 단호하고 진지하다. 그 어떠한 방해공작(사보타주)에도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인들은 과거 우리의 힘을 경험했다. 이를 통해 배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살라미 총사령관의 발언은 '미국 군함을 위협하는 이란 함정들을 쏘아버리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 하루 만에 나왔습니다. 지난 15일 걸프 북부 해역에서는 작전 중이던 미 군함 11척과 이란 혁명수비대 소형 고속정 11척이 근접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뉴스1>

14. 이란이슬람혁명근위대는 창설 41주년인 4월 22일 이란의 첫 번째 군사위성을 발사하여 우주 425km 상공에 안착시켰다고 이란 언론들이 대서특필했습니다. 위성의 이름은 '누르(아랍어로 빛)'이며 '가세드(배달부)'라는 자체 개발 2단 추진체에 의해 우주로 운반되었습니다. 추진체는 고체연료와 액체연료를 함께 사용하였다고 보도들이 전했습니다.

이란이슬람혁명근위대의 우주군 사령관 하지자데흐 준장은 우주공간에서의 존재의 전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우리는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를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자주일보/연합/Sputniknews>
☞ 살라미 사령관 "위성의 성공적 발사는 공화국의 방어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향상시킨 전략적 성과, 제재도 방해되지 않아...이제 우주공간에서 지구를 감시할 수 있다"  
☞ 하타미 이란 국방장관 "이란, 수많은 미사일 개발...핵무기와 운반수단은 추구 안 해"
☞ 이란, 군사과학기술분야의 괄목할 만한 성과들 연이어 공개...잠수함, 세 종류의 무인전투기, 최첨단 위상배열레이더 2종, 사거리 700Km 해상발사 미사일 등
☞ 이란 코로나19 확진 증가세 둔화..."마스크와 검사키트, 항체 곧 수출할 것"

15. 이란과 러시아, 터키 3개국 외무장관들이 화상회의를 갖고 시리아 평화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이들은 최근 시리아 이들립 지역 상황을 비롯한 역내 현안에 대해 협의와 조정을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또 시리아 독립과 자치권, 그리고 영토 보전을 존중하고, 시리아의 정치적 위기를 해결하며 테러 격퇴에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16. 소말리아에서 미군은 올해 오바마 대통령의 8년 동안보다 더 많은 공습을 실시했습니다. 미국 아프리카사령부는 코로나바이러스가 계속 확산 중인 가운데 1월 1일부터 소말리아에서 39건의 공격을 수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단신]
• 헌재 "백남기 농민에 '일직선 물대포' 위헌…생명권 침해"
• DMZ 화살머리고지 일대서 나흘간 유골 4점 발굴
• 전남 담양 골프장 캐디, 인근 군 사격장 실탄 머리에 맞아 부상
• 24일 조선학교 문학작품집 『꽃송이』2집 출판기념회, 오후 6시 반 기독교회관
• 북 "3단 구조 의료용 마스크, 99% 살균율로 바이러스 완전 차단"
• 사우디 지원군, 예멘 중부에서 또 다른 공격 실패 후 대규모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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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www.minplu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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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현장 감염 의료진이 모두 간호사인 이유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0/04/25 10:22
  • 수정일
    2020/04/25 10:22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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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간호사들의 목소리 ①] 맨앞으로 내몰리는 간호사들

20.04.24 19:34l최종 업데이트 20.04.24 19:34l

 

지난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다 감염된 국내 의료진이 4명으로 모두 간호사라고 밝혔다. 의료진 감염비율이 외국에 비해 낮다 하더라도, 감염자가 간호사에 국한됐다는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이 글은 지난 16일 코로나19 현장에서 근무하는 김수련 간호사가 보내온 현장 간호사들의 증언 및 피해 사례다. 김 간호사는 "풍부한 사례를 알리기 위해 여러 제보 내용을 흐트리고 뭉쳤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김 간호사의 글을 두 편으로 재구성해 싣는다.[편집자말]

 

경북대병원 '코로나19' 음압병실 10일 오전 대구광역시 경북대병원 음압병실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이 치료받고 있다. 간호사들이 온몸을 보호하는 D급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돌보고 있다.
▲  한 음압병실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이 치료받고 있다. 간호사들이 온몸을 보호하는 D급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돌보고 있다(기사에 언급한 병원과는 무관합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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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들은 거주 지역 병원에 입원합니다. 대구·경북은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의 코로나19 환자들은 각 병원에서 관리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보는 다수의 간호사들은 어디서 온 걸까요?

앞서 보건복지부가 대구경북지역 자원 의료진 모집공고를 냈듯 병원 내에서도 공개모집으로 간호사들의 지원을 받아 운영했다면 참 좋았을 것 같습니다. 실상은 간호사 선생님들 대부분 일방적인 지시를 받고 업무를 맡았습니다. 

다음은 그 분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마스크에 이름 써놓고 재활용해라"
   
A병원은 간호사도, 병동도 많은 지역의 대표적인 대학병원입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네 개 병동 간호사들에게 급히 명령이 내려옵니다. 병동을 비우고, 코로나19 확진자들을 돌보라는 거죠. 간호사들은 갑작스레 코로나19 환자를 받습니다. 고심해서 결정을 내리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족들을 만나 설명하고, 이런 건 없습니다.

 

이 분들은 감염병동 경력 간호사들이 아닙니다. 행동지침이나 관련 장비, 물품 사용 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감염력이 강한 코로나19의 특성상 더더욱 필요합니다. 하지만 병원은 어떤 교육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참 뒤에야 교육을 했지만 단 한 번뿐이었습니다. 그 교육을 받고 온 의료진들이 다른 의료진들에게 보호장구 어떻게 입는 거냐, 벗을 땐 어떻게 하는 거냐고 다시 물어봅니다. 병동에 들어가서는 장갑 교환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교육의 의미가 없었던 겁니다.

이런 상태에서 병동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보호장비가 엉망입니다. 마스크에 이름을 써놓고 재활용하라고 합니다. 지침도 마련된 게 없습니다. 소독제를 몇대 몇 비율로 희석해야 하는지, 소독제 뿌린 것을 말려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세부적인 것 하나 물어볼 곳이 없습니다. 

사용한 기계는 어떻게 처리하고 면회는, 사망 환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병원에 물어봐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뒷짐만 진 채 어떻게 하나 보고 있을 뿐입니다. 그렇다보니 지침을 깔끔하게 정리해 공유하고 관리 서식을 만드는 것은 현장에서 환자를 보는 간호사들의 몫입니다. 이 과정에서 논문도 왕창 찾아봅니다. 어느새 간호사들은 질병관리본부 지침을 눈 감고도 꿰뚫게 됩니다. 

코로나19(와 같은 긴급) 상황에서는 영상의학과가 담당할 일의 일부도 간호사가 도맡게 됩니다. 엑스레이 촬영의 일부를 보조하는 겁니다. 청소도 간호사들의 몫입니다. 바쁜 와중에 복도와 병실 걸레질을 합니다. 간호사들의 넋이 나가기 시작하자 청소 여사님들이 투입됩니다. 문제는 이분들도 보호복도, 감염관리 부분 청소에 대해서도 교육받은 바가 없었다는 겁니다.

환자 간호일도 하고, 코로나19 매뉴얼도 만들고, 병실 내부 소독도 책임지고, 보조인력들 교육 맡아 보호장비 지급하라고 병원측에 끝없이 요구하는 것도, 간호사들의 일입니다.

폐쇄병동을 의료진 숙소로 제공한 병원

A병원은 코로나19 현장 간호사 절반에게는 게스트하우스를 구해주고, 반은 폐쇄병동을 쓰게 했습니다. 그러면서 병원이 이것도 희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식대도 문제였습니다. 밥을 제공받지 못한 간호사도 있었습니다. 코로나19 환자를 직접 간호하는 사람에게만 도시락을 주고, 책임 간호사는 식당에서 사 먹으라고 했습니다. 병동이 10층, 식당은 1층입니다. 책임 간호사들은 모든 현장 업무를 총괄합니다. 그렇다보니 대부분 동선 문제로 식사를 거르기도 했습니다.

A병원의 간호사 선생님들은 위험 수당도 받지 못했습니다. 현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데도 국가의 지원을 받는 병원에 파견된 자원봉사자들은 수당을 받고, 이곳 간호사들은 수당 한 푼 없이 모든 위험을 감내한 겁니다.

이런 와중에 A병원은 신규 간호사를 코로나19 현장에 계속 투입하고 있습니다. 대구 코로나19 거점병원처럼 보건복지부가 인력 수급을 책임져주는 형태가 아니라서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열흘간 교육과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확진 병동에서 일주일 만에 모든 업무를 익힌 후에 직접 환자를 돌봅니다. 업무가 미숙한 신규 간호사가 코로나19 대처에 실수하지 않을까, 경력 간호사들은 애가 탑니다.

현재 코로나19 이후 A병원 내 4개의 병동이 모두 비워지면서, 해당 병동에 있던 환자들은 일제히 다른 병동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중환자실에 있던 환자들이 다른 병동으로 옮겨지면서 돌봐야 할 환자들의 중증도가 치솟습니다. 온갖 다른 과 환자들이 뒤섞였습니다. 일반 환자들을 돌보는 간호사들도, 모두 극심한 과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간호사들은 계속 현장에 내몰립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하는데 담당하는 부서가 없다, 그럼 간호사가 갑니다. 담당 부서가 어떤 사정으로 당장 현장에 나갈 수가 없는데 환자는 위급하다, 간호사들이 합니다. 코로나19 환자한테 이게 필요한데 제공을 안 해준다, 간호사들이 합니다.

필요에 의해 가장 앞자리로 내몰린 간호사들은 불안을 어깨 위에 짊어집니다. 불안은 안 보여요. 간호사들의 눈에만 보입니다. 

(2편 맨 앞에 섰던 간호사들, 또다시 파묻힐 겁니다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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