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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대신 대화를! 평화협정을!”

6.15서울본부 등, 폭염 속 1,000인 원탁회의 대표 확정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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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06  21: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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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드 대신 평화를! 평화협정을!' 6.15서울본부와 300인 서울평화회의는 6일 서울 평화대회를 개최하고 전국 대표 1,000인 원탁회의에 참여할 125명의 서울대표단을 확정한 후 카드섹션을 펼쳤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연일 수은주를 달구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전쟁위기를 극복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시민들의 열기도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서울본부(6.15서울본부)와 300인 서울평화회의는 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서울파이낸스빌딩 앞에서 ‘한반도 평화와 자주 통일을 위한 서울대회’(서울평화대회)를 개최하고 오는 14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릴 전국 대표 1,000인 원탁회의에 참여하는 125명의 서울대표단을 확정했다.

125명의 서울대표에는 서형석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을 비롯한 6명의 6.15서울본부 상임공동대표와 우선택 강동시민연대 운영위원 등 25개 구별 주요 인사, 장창곤 원자력병원 노조 지부장 등 단체, 부문의 대표자 등이 두루 망라됐다.

이들은 지난 6월 11일 상시적인 평화통일 회의기구를 표방하며 300인 서울평화회의를 구성한 바 있다.

이날 서울평화대회는 14일 열리는 ‘남북대화 촉구,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전국대표 1,000인 원탁회의’ 대표단 확정 외에 ‘한반도 사드배치 저지’와 ‘8.15민족공동행사·남북해외 연석회의 성사’를 주요 의제로 삼아 진행됐다.

   
▲ 한충목 6.15서울본부 상임공동대표는 14일 사드배치 범국민대회 참여를 강력 호소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충목 6.15서울본부 상임공동대표는 “사드 배치 여부는 이 나라가 ‘대한민국’인지 ‘대한미국’인지를 가름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오는 14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사드철회 국민대회에 전국에서 모여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계속되는 폭염속에서도 성주 군민들이 20여일째 2,000~3,000명이 사드배치 반대 집회를 계속 하고 있는데, 군민이 4만5천명임을 감안하면 매일 50만명이 넘는 서울시민이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것과 같다”며, 이제 서울시민들이 대답해야 한다고 국민대회 참가를 거듭 독려했다.

한 대표는 지난 5일 성주 사드철회 투쟁위원회가 성주 뿐만 아니라 제3의 장소로 사드배치를 하는 것도 반대하고 이를 계속 추진하는 국방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한 사실을 언급하고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14일 국민대회는 5천만 국민이 박근혜 정권의 사퇴와 미국의 책임을 묻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태 6.15서울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지난 몇 년 동안 정부의 방해로 민족공동행사를 진행하지 못했다며, “올해 8.15민족공동행사,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는 서신교환조차 불허된 상황이고 북에서 새로 제안한 연석회의도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북측에서 제안한 8.15 계기 연석회의는 비록 어렵게 됐지만 연석회의가 제안됐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연석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을 통일의 전기로 삼아나가자”고 밝혔다.

한편, 6.15남측위 등은 오는 14일 오후 1시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 보조경기장에서 통일축구 성사를 위한 양대 노총 결승전, 오후 4시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반전평화대회를 개최하며, 오후 5시 광화문광장에서 1,000인 원탁회의, 오후 7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사드반대 범국민대회를 진행한다.

14일 오후 9시 서울광장에서 8.15자주평화통일대회 전야제를 진행한 후 15일 오전 11시에 대학로에서 8.15자주평화통일 본 대회를 개최하고 대회를 마친 후에는 평화대행진이 이루어진다. 15일 본대회에 앞서 오전 10시에는 민주노총이 8.15전국노동자대회를 주관한다.

   
▲ 참가자들이 1000인 원탁회의에 참여할 대표자들의 명부를 흔들며 지지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한반도 어디에도 필요없다. NO THAAD 카드 섹션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임현빈 씨의 통일 노래 공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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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소녀상' 제막 현장 일본 우익 배회, 한국 정부 실종

 

시 정부 보안요원 배치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어... 소녀상은 애시필드 연합교회로

16.08.06 19:01l최종 업데이트 16.08.06 19:01l
글·사진: 백윤호(becksu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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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상 옆에 앉은 길원옥 할머니 소녀상이 시드니에 내려앉았다.
ⓒ 백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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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뜯긴 머리카락은 일본 제국주의로 인해 억지로 단절된 모습을 상징합니다. 새는 돌아가신 할머니의 마음이 아직 살아계신 할머니와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는 모든 이의 마음과 연결돼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복을 입은 것은 일본 정부의 조직적인 폭력을 되새기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조각의 모습은 소녀이지만, 할머니의 그림자가 있습니다. 이는 시간이 흘러 할머니가 된 원망과 한이 서린 것입니다. 뒤꿈치를 든 맨발은 외교적인 이유를 들어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주지 못하는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불편함을 보여줍니다. 빈 의자는 먼저 떠나가신 할머니들의 빈자리이자, 소녀상을 찾는 이들이 앉아 할머니들의 외침을 느껴보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할머니의 염원을 미래세대가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서울광장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서경 작가의 말이다. 그의 설명은 서울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게 아니다. 호주 시드니에 새로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두고 한 말이다. 

한국땅을 제외하고 전세계에서 네 번째로, 북미권 밖에서는 처음으로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6일 이 소녀상이 처음 세워진 곳은 호주 시드니 한인회관. 이날 낮 12시(현지 시각)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현장에서 대중에 공개됐다. 제막식이 종료된 뒤 평화의 소녀상은 호주 시드니 애시필드 연합교회 앞마당으로 옮겨졌다. 

일본 우익인사 배회했지만... 

 

이날 제막식은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아래 시소추)가 주최하고 FCWA(Friends of Comfort Women in Australia), KCC(Korean Cultural Centre inc), 호주 시드니한인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이솔 화장품, 성남시가 주관 및 후원했다. 

행사에는 길원옥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이재명 성남시장, 린다버니 연방 하원 의원, 빌 크루즈 연합교회 목사, 백승국 한인회장,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 김서경 작가, 캐롤 오헌 등이 참석했다. 

제막식 현장에는 보안요원 2명이 있었다. 지난 5일 일본 측과 충돌을 우려한 시 정부의 우려에 따라 배치된 것이다. 행사 당일 일본 측 우익인사가 제막식 현장 주변을 배회했지만,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진 않았다. 

길원옥 할머니의 무거운 목소리

개회사 및 시소추 활동보고 이후 길원옥 할머니가 단상에 올라섰다. 그녀는 "13살 때 (위안부로) 끌려갔다"라면서 "해방이 이뤄졌지만, 나는 아직 (해방을) 못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길 할머니는 힘겨운 호흡으로 일본 정부의 사과를 강조했다. 

길 할머니의 인사말 이후 무용 퍼포먼스가 진행된 뒤 평화의 소녀상 제막이 이뤄졌다. 길 할머니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평화의 소녀상에 다가갔다. 자신을 꼭 닮은 소녀상 옆에 앉은 길 할머니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무거운 음색으로 답했다. 

"…. 별반 좋지 않아요."

이날 제막식에는 길원옥 할머니 말고 또다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가족이 있었다. 얀 러프 오헌씨가 바로 그 주인공. 그녀의 딸이 호주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그녀는 "어머니는 3개월 동안 당하셨다, 하지만 일본군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으셨다"라면서 "한국인들이 먼저 용기를 가지고 문제 제기를 하는 걸 보고 어머니도 위안부 피해에 대해 알리기로 결심하셨다, 고맙다"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진심어린 사과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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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다버니 연방 하원 의원 축사를 하고 있다.
ⓒ 백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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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성남시장 인정과 사과를 강조했다.
ⓒ 백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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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 크루즈 목사 소녀상 옆에 앉았다.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 백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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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와 한국의 정치인뿐만 아니라 호주·한국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 힘을 쏟고 있는 이들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축하했다. 린다버니 호주 연방하원의원은 "진실을 알려준 할머니께 감사드린다"라면서 "일본 정부는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일본 정부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라면서 "한국 정부도 이 자리에 참석했어야 했다"라고 비판했다. 

빌 크루즈 연합교회 목사는 호주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을 자신의 교회로 옮길 수 있게 조치했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 이전부터 장소 선정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연합교회 빌 크루즈 목사가 선뜻 나선 것. 이날 그는 "계속 되는 고통을 없애려면 (일본 정부가) 미안하다고 이야기해야 한다"라면서 "오늘 평화의 소녀상을 보니 눈물이 난다"라고 말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길원옥 할머니가 '내가 아팠으니 이런 큰 아픔을 겪지 말라'고 하셨다"라면서 "하지만 12·28 한일협의라는, 피해자가 배제된 상태로 정부끼리 만나 결정된 협의가 도출됐다, 정의가 이뤄지는 그날까지 끝까지 싸우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제막식 행사 때는 색다른 공연도 펼쳐졌다. 호주 현지인들로 구성된 성가대 'Solidarity Choir'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했다. 그들은 한국어와 영어로 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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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lidarity Choir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한국어와 영어로 불렀다.
ⓒ 백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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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국회의원’ 된 박주민의 한숨

[인터뷰]‘거리의 국회의원’ 된 박주민의 한숨

 
홍민철 기자 plusjr0512@vop.co.kr
발행 2016-08-05 12:33:58
수정 2016-08-05 12: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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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하고 있는 특조위’를 지켜보는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의원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날씨만큼이나 속을 답답하게 하는 국회 상황을 그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거리에서 국회로 들어 간지 두 달, 그는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할까.

궁금해 하던차에 더불어민주당 세월호TF가 진행하는 특조위 활동보장 촉구 릴레이단식에 박 의원이 두 번째 주자로 나섰다. 올 들어 처음으로 폭염경보가 내려진 4일 오전 광화문 광장을 찾아 박주민 의원을 만났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특조위 조사기간 보장을 촉구하는 국회의원 릴레이 단식을 이어가며 민중의소리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특조위 조사기간 보장을 촉구하는 국회의원 릴레이 단식을 이어가며 민중의소리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도대체 야당은 뭐하는 거욧!”

인사를 나누고 인터뷰를 시작하려는데 “간담회에 먼저 참석해 줄 수 있느냐”는 관계자의 요청이 들어왔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던 터라 “그렇게 하시자”고 말하고 박 의원과 함께 갔다. 간담회 현장에서 그간 궁금했던 점 한가지가 풀렸다.

“도대체 야당은 세월호 특조위 활동 보장을 할 생각이 있는 건가요?”

10여명 남짓한 단식 참가자들이 농성장에 앉고 서로 소개를 마치자 마자 나온 원망 섞인 질문이었다. 단식 참가자들은 대부분 시민사회단체·노동조합 관계자들이었다.

불과 몇 달 만에 자신이 늘 하던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박주민 의원은 곤혹스러워했다. 그는 “요즘 거의 매일 받는 질문이지만 말씀 드릴때 마다 죄송하고 답답하고 그렇습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세가지 설명을 내놨다.

첫 번째 설명은 국회선진화법이었다. 180명의 의원들이 동의를 해야 쟁점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는데 9석이 부족하다는 설명이었다. 4일 현재 의원현황은 더민주 121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이다. 무소속 의원들 중 뜻을 같이할 가능성이 높은 의원들을 모두 합해도 171석이다. 박주민 의원은 “이 이야기 들으면 짜증이 나시겠지만 ‘9석만 더주시지...’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머쓱해했다.

두 번째 설명은 새누리당의 비협조였다. 20대 국회가 개원하고 지금까지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 백남기 농민 사건, 어버이연합 파문, 최근 검찰개혁이나 서별관회의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쟁점사안에 대해 야당과 그 어떤 협의도 하지 않았다. 3일 있었던 야3당 원내대표 합의사항의 요구조건이 8가지나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박주민 의원은 “추경예산 통과에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긴 하지만 이번 협상을 통해 야당이 많은 것을 얻어낼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국민여러분이 여소야대를 만들어주신 만큼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가능성으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언급했지만 “지난해 테러방지법 국면에서 ‘국가 비상상황을 그렇게 협소하게 설정하지 말라’고 줄기차게 요구했던 야당이 지금 상황을 ‘국가비상상황’이라고 할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

설명은 길게 이어졌지만 요약하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단식 참가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어떤이는 박주민 의원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어떤이는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렸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특조위 조사기간 보장을 촉구하는 국회의원 릴레이 단식을 이어가며 민중의소리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특조위 조사기간 보장을 촉구하는 국회의원 릴레이 단식을 이어가며 민중의소리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국회 입성 두달여, 그는 어디까지 왔을까

본격적으로 인터뷰가 시작되고 야3당이 합의한 8가지 사항에 대한 협상 전망부터 물었다. 박주민 의원은 “이번 추경으로 야당이 얻을 수 있는게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며 “여당이 합의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5·18특별법 정도 아닐까”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실제 새누리당은 야3당의 8가지 합의 선결조건에 대응해 노동개악 4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개혁특별법, 규제프리존법, 사이버테러방지법 등을 내걸었다. 추경과 이 법들이 함께 처리된다면 진지하게 검토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합의해 줄 의사가 없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원래 내 목표치가 100었다면 당내에서 공감대를 얻는 과정에 70으로 떨어질 것이다. 다른 야권, 여권과 하면 또 떨어진다. 성과가 나온다 하더라도 40, 30, 20이 될 수 있다. 많은 분들이 실망할 것이다. 그래도 포기하는 게 아니라 다음에는 25로 만들고, 35로 만드는 노력을 잊지 않고 꾸준히 하겠다.”

지난 4월, 당선직후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내놓은 ‘당선인’ 박주민의 말이었다. 그리고 넉달이 흘렀다. 세월호 참사문제의 해결을 첫 번째 의정 과제로 꼽았던 그는 ‘거리의 변호사’ 시절 숱한 밤을 지새웠던 광화문 광장에서 다시 단식을 하고 있다.

“얼마 전 목욕탕에서 만난 한 새누리당 의원이 그러더라고요. ‘사드 같은 경우 어쩔 수 없이 누군가 희생해야 되는 것 아니냐. 어떻게 이런 일을 일일이 의견을 듣고 결정할 수 있겠냐’라고. 좋게 말하면 지나치게 현실론적이라고 해야 하나...무작정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생각이 달라도 너무 달라요”

국회에 들어간 그는 일종의 벽을 느끼고 있다. 적어도 세월호 참사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성과가 0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든다.

“일은 많이 하는데...”

실제로 그는 2개월 동안 만에 많은 일을 했다. 영세 상점 신용카드 체크카드 수수료 면제 법, 전기요금 누진제 간소화 개정안 같은 민생 법안을 비롯해 정부조약 체결 민주적 통제법, ‘세월호법’ 개정안, ‘김관홍 잠수사법’,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 재협상 촉구 결의안에 이르기까지 그가 발의한 법만 10개가 넘는다.

“하지만 성과가 있어야죠. 겉으로는 티를 안내려고 하지만, 마음은 애가 타요 애가....우리 짝지(박주민 의원의 아내)한테는 제가 매일 말합니다. ‘이런걸(국회의원) 왜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현장에 답이 있다. 거리의 변호사에서 거리의 국회의원으로 나선 박주민

입법 활동 이외에 그가 주력하는 것은 현장을 방문 하는 일이다. 사회 각계각층의 요구가 자신을 통해 국회로 전달되는 것은 세월호 참사 해결 만큼이나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정활동의 방향이다. 실제 그는 거리의 변호사에서 거리의 국회의원이 됐다.

그는 인터뷰 전날 사드 배치가 발표되 군민들이 들끓고 있는 성주를 방문하고 오는 길이었다. 배치 예정지인 성산포대를 둘러보고 사드배치반대 투쟁위원회를 만났다. 촛불집회 무대에 올라 노오란 가발을 쓰고 개사한 뽕짝을 부르며 율동도 선보였다.

박 의원은 “생각보다 투쟁위가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드배치에 3만5천평의 땅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지역 주민들의 말로는 성산포대가 1만5천평밖에 안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부지를 넓히려면 산을 깎아야 하는데 그러면 고도는 더 낮아지고 위험성은 높아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얼마전 논란이 됐던 ‘리쌍’의 건물에서 장사하고 있는 우장창창에도 박주민 의원은 나타났다. 그 자리에서 박주민 의원은 이른바 ‘맘상모법’이라 불리는 상가건물임대차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상가법 환산 보증금 제한 규정을 없애고 임차인들이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담은 법이었다.

국회 안행위 소속 위원으로서 백남기 농민 살인진압의 책임자를 처벌하고 향후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 박주민 의원은 “백남기 농민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며 “그당시 집회 시위 관리하던 경찰의 문제인데 이것은 반복되어왔던 고질적인 문제고 정부가 집회 시위나 표현의 자유를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검찰이 전혀 수사를 안하고 있고 지금 상황에서 수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공정하고 독립적인 수사를 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있다”며 “청문회를 통해서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에서 문제점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특조위 조사기간 보장을 촉구하는 국회의원 릴레이 단식을 이어가며 민중의소리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특조위 조사기간 보장을 촉구하는 국회의원 릴레이 단식을 이어가며 민중의소리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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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박근혜 정권이 모르는 4가지


[칼럼]이정훈의 여명의 눈동자(7)
‘여명의 눈동자’ 긴 밤을 뚫고 나오는 희미한 빛. 아직은 어둠이 지배할 때 멀리 한줄기 밝음이 캄캄한 어두움을 서서히 밀어내는 황홀경. 전환의 시대 그 웅혼한 빛을 추적하는 까만 눈동자. 한국사회의 ‘전환기 여명’을 추적한다.[필자서문]
   
▲ 사진 출처 : 청와대 홈페이지

박근혜 정권은 현 상황을 다음과 같이 판단하는 것 같다. 첫째,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에 쉽게 보복하지는 못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누그러들 것이다. 둘째, 미국은 다가오는 한국의 정권교체시기 사드를 적극 받아준 박 정권과 친박계를 다시 지지할 것이다. 셋째, 북한(조선)의 남북공조 제안(남북 군사회담, 당국자회담, 남북해외 연석회의)은 진전성이 없는 남남 갈등을 노린 통일전선전술로 고려할 가치가 없다. 넷째, 성주군 사드배치 문제는 보완, 보상책을 마련해 대처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잦아들 것이다. 그러나 이런 판단은 오류다. 그리고 이는 박근혜 정권에게 치명적 실수로 남을 게 분명하다.

이런 오류로 인해 박 정권은 국내외 지지기반을 완전히 상실하고 그들의 소원인 재집권 전략도 결국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글로벌 ‘핵균형’ 전략에 대한 무지

박 정권은 국가와 민족은 고사하고, 최소한 자신의 생존전략을 위해서라도 지금 세계 판도가 어떻게 돌아가는가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핵무기는 인류가 개발한 절대무기이다. 듣기 좋은 오바마의 ‘핵 없는 세상’이라는 외교적 수사와는 다르게 현실은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 외견상 양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질적으로는 증강되고 있다. NPT(핵확산금지조약)의 핵무기 감축과 비확산, 그리고 다양한 미-러간 핵무기 감축협정과 선언에도 불구하고, 근래 주요 핵보유국을 중심으로 한 핵 군비경쟁은 작용과 반작용의 방식으로 다시 가속화되고 있다. 핵무기는 계속 질적으로 현대화하며 더 파괴력이 강한 무기로 진화하고 있는데, 이런 군비경쟁을 촉발하는 나라는 다름 아닌 미국이다.

울리야노프 러시아 외무부 비확산 군비통제국장은 지난 3월 러시아인터넷매체 스푸트니크에서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현재 미국 행정부의 핵무기 현대화가 전례 없는 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전 미 행정부에서 이렇게 하는 경우가 없었다. 핵 없는 세상의 신속한 건설에 대한 미국의 공개적 선언과 실제적 정책 사이에 명확한 디커플링(비동조 현상)이 여기에서 나타나고 있다."

핵무기는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미국에 의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됐는데 그 뒤로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맥아더가 중국군 참전을 계기로 미국 정부에 핵무기 30발 투하를 제안했고, 또 트루먼이 한국전쟁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공개한 것은 유명하다. 인류역사상 두 번째 핵 피폭 위험을 우리민족은 가까스로 피해갔는데, 당시에 핵무기를 투하하지 않은 여러 이유들 가운데 하나는 당시 소련의 핵 보유였다.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주요 이유는 핵 피해의 처참함과 도덕적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주로는 상대국이 다시 보복할 핵무기를 가졌기 때문이다. 이것을 어려운 말로 ‘상호확증파괴’에 기초한 ‘핵 전력균형’과 ‘핵 억제력’이라고 한다. 인류가 앞으로도 과거처럼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는데, 이는 큰 오산이다. 현 인류사회는 그렇게 도덕적이고 이성적이지 않다.

세계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핵균형’이 무너지면 핵은 언제든지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무기로 돼있다. 그래서 세계 핵이 모두 없어지기 전까지 기간인 ‘핵 과도기’에 핵무기 사용을 막는 현실적 방도는 핵 균형과 핵 억제력이다. 핵전쟁을 막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는 모순이 이 시기의 불가피한 특징이다. 따라서 단순한 핵 반대가 아니라 ‘핵 균형’이란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하며, 핵 균형이 어떻게 이뤄지고 또 깨질 수 있는지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세계 ‘핵 균형’을 깨는 주된 요소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핵무기 보유국들이 새로운 차세대 첨단 전략·전술 핵무기를 계속 개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MD(Missile Defence)시스템을 구축하여 상대방 핵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두 가지 모두 주요 핵보유국 사이에서 현재 진행 중이다.

▲ 록히드마틴사가 생산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진 출처 : 미 국방부 홈페이지]

2. 미-러 핵대결과 미국 MD전략에 대한 무지

미국이 소련붕괴 이후 세계에서 단일 핵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한 새로운 전략이 바로 MD 구축이다. 냉전시기인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가 추진한 ‘별들의 우주전쟁’으로 불리는 허황된 MD전략이 부침을 거듭하다가 본격적으로 다시 떠오른 게 2000년 부시 행정부 때다.

레이건 행정부가 추진한 일종의 MD전략인 SDI(Strategic Defense Initiative. 전략방위구상)은 이후 NMD((National Missile Defense. 국가미사일방어), TMD(Theater Missile Defense. 전역미사일방어), GMD(Global Missile Defense. 전지구적미사일방어) 등 다양한 이름으로 진화했다. 이는 소련이란 적을 잃어버린 미 군산복합체의 요구와도 일치했는데, 미국은 현재 무려 1조2000억 달러(1200조원) 정도를 MD개발에 책정해놓고 있다.

그러면 우리가 자주 듣던 유명한 미-소간 전략무기 감축협정들은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지난 냉전시기 미국은 왜 전략 핵무기 감축을 소련에 적극 제안하고 합의했을까? 소련이 무너진 뒤 미국은 실제로 전략무기를 감축할 의지가 있었던 것일까?

NPT(핵확산금지조약)는 세계 핵무기와 핵 확산 문제를 합리적으로, 또 현실적으로 관리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 시기 세계 핵문제는 통상 세계 핵전력의 상당수를 보유한 미-소련(러) 양국의 핵정책의 결과에 좌우됐다. 1972년 맺은 SALT(Strategic Arms Limitation Talks. 전략무기제한협정). SALT의 후신으로 1982년 시작된 START((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 전략무기감축협정) 등 전략무기 제한 또는 감축 협상은 역사적으로 유명하다. 미-러 간에 NEW START(2010년)와 같은 핵군축 협상은 아직 유지는 되고 있다.

1970년대 이전 소련은 대미 핵무기 열세로 핵군축에는 큰 흥미가 없었다. 그런데 1970년대를 넘어서면서 미국의 핵능력보다 소련의 핵능력과 우주개발, 핵개발 속도가 더 빨라졌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숫자에서 미국을 추월하기에 이르렀다. 소련도 나날이 확대되는 핵 군비경쟁의 소모성과 위험성에서 벗어날 필요를 인식했다. 미국의 적극적인 핵군축 제안 배경은 실제 핵사용 위협에 대한 상호 안보상 대처 필요성뿐이 아니었다. 군비경쟁과 핵전략 균형에서 미국이 수세에 놓이는 위기에 대처해야할 절박한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핵 군비경쟁 도중에 소련은 무너졌고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구소련 핵무기는 모두 러시아로 이전됐지만 러시아는 핵무기를 더 개발할 의지도, 여력도 없었다. 다시 세계 핵주도권을 미국이 쥐게 된 것이다. 미국은 이제 러시아와 핵감축 협상에 더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됐다. 미국은 다시 유일 핵 패권국을 꿈꾸었다. 그 기회에 러시아 핵전력을 단계적으로 제거하려 했고, 여기에 구소련과 합의한 START(전략무기감축협정)를 적극 활용하려 했다. 러시아가 소련시절 맺은 전략무기감축협정을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이 러시아와 START 협상을 진행하며 ‘핵 없는 세계’를 추진한 게 아니라 사실상 핵무기 현대화와 핵 패권 복구라는 이중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미국은 핵 패권을 구축하기 위한 수단으로 MD전략을 부활시켰고, 그 실현을 위한 장애물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2001년 부시 행정부가 소련과 1972년 맺은 ABM(Anti-ballistic Missile, 탄도요격미사일)협정을 일방적으로 탈퇴한 게 그 시작이었다. ABM은 START의 핵심 내용 가운데 하나이다. 따라서 ABM 조약의 붕괴는 곧 START의 내용적 붕괴로 이어진다. 미국이 ABM을 깬 역사적 배경은 소련의 붕괴였고, 의도는 MD의 부활이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010년 '뉴 스타트'에 서명했다. 양국은 전략 핵탄두 보유기수를 오는 2018년까지 1550기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2012년 기준 미국의 핵탄두 보유량은 1722개, 러시아는 1499개로 미국이 러시아보다 223개 많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핵탄두 운반수단도 기존 1600기에서 800기 이하로 감축하기로 했다. 그러나 창고에 쌓아놓은 재래씩 핵무기 양은 줄이면서도 핵을 질적으로 현대화하는 내용에 대한 규제는 없다.

푸틴 대통령이 최근 핵전쟁 가능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은 결코 엄살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내전과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당시 푸틴은 서방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경우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을 준비했었다고 지난해 러시아 국영TV ‘러시아1’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중국이 G2를 추진하는 사이 미국은 단계적으로 미국 방위를 넘어 전 지구적으로 MD 범위를 확대해 갔다. 체코와 폴란드에 배치되는 미국의 동유럽 MD 확장 정책을 멀리서 불구경하던 중국이 한국의 사드배치를 보며 이제야 반MD 공조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 사진 출처 : 유튜브 캡쳐

3. 중국·러시아의 처지와 보복정책에 대한 무지

경북 성주군에 배치 예정인 사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적인 문제다. 미국의 냉전 이후 세계 패권전략과 북·중·러의 다극화 전략이 여기서 전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봉책이나 일시적 무마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가 결코 아니다.

중국은 300기 정도의 핵탄두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등소평의 개혁개방 정책으로 미국과 평화공존을 선택한 뒤 중국은 미국과 군비경쟁을 촉발하며 대립할 수 있는 급격한 핵전력 강화를 스스로 피해왔다. 즉 중국의 안보를 담보할 제한적 ‘핵 억제력’에 충실했던 셈이다. 중국은 장기적으로 핵전력을 현대화하면서도 핵보유국 지위를 유지하며 핵 기득권 체제와 미국과 국제공조를 유지하는 대미 협조전략을 추진하는데 만족해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이제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중국이 G2의 환상에서 깨어날 수밖에 없는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만약 미국의 MD가 한국으로 확장되면 중국은 핵 억제력을 더 공격적으로 증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중국은 한반도 사드배치를 냉전시기 미-소간 벌인 ‘쿠바 마시일 위기’와 같은 수준의 ‘미국의 도발’로 간주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 핵을 무력화하는데 실패했다. 러시아는 다시 핵전력을 증강하며 미국의 MD전략과 대립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중국의 핵무력 이외에 미국과 핵 균형을 독자적으로 이루고 있는 유일한 나라는 북한(조선)이다. 북한(조선)은 미국에게 한반도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것도 아니면 전쟁과 평화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또 선제 핵공격이 미국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영원히 지났다고 공언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와 남한 사드문제로 기존 전략무기 정책과 대미 정책을 고심해야할 위치에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바라보는 한국의 사드 문제는 한-중, 한-러 외교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의 핵심적인 안보이익과 관련된 문제이다. 중국의 대미 군사외교정책과 전략 문제이다. 따라서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양보 또는 양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중국은 MD 배치를 저지할 한국 정권을 지지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 대선에 직간접적 영향력을 동원할 가능성이 커졌다. 박근혜 정권은 한국 내 중국의 영향력을 본격적으로 키운 정권으로 기록될 것 같다. 인민일보 4일자 내용이다. “중·러 양국은 동북아가 새로운 냉전상태로 빠져드는 것을 원하지 않고 국제무대에서 새로운 군비경쟁이 시작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중·러는 앞으로 한미가 예측하지 못하고 감당할 수 없는 반격 조치로 사드배치 강행에 대응할 것이다.”

▲ 중국공산당 창립 95주년 기념식이 지난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렸다.[사진 출처 : 신화망 한국어]

4. 북한(조선)과 미국에 대한 무지

현재 박 정권과 새누리당의 주요 관심사는 안타깝게도 한국의 미래 국가 이익과 전망이 아니다. 정권 재창출, 즉 재집권 전략이다. 새누리당 같은 한국의 수구보수정당이 정권 획득과 유지를 위해 미국의 입장에 충실하려는 것은 기본 속성이자 오랫동안 굳어진 습성이다. 미국에 대한 ‘충성’이 차기 정권을 보장하리란 큰 기대를 여전히 갖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지금 그렇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

4.13총선 이후 민심의 대세는 이미 청와대와 친박계를 떠났다. 현재 박 정권의 지지도는 집권 이후 최하이고, 민심은 아래로부터 크게 동요하고 있다. 친박계가 보수세력 안에서 배척받는 주요 이유는 청와대의 패쇄적 정국운영뿐 아니라 이들이 ‘포괄적’ 보수집권 플랜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친박계의 목표는 새누리당 정권 재창출이 아니라 ‘친박 정권’ 재창출로 보인다. 4.13총선 이후 내부 계파투쟁은 이전투구 양상으로 더 심화되고 있으며, 수구보수의 정권 재창출 기반은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 친박과 비박 친이계의 계파싸움이 검찰수사를 통해 확대되는 양상이다. 조중동 등 수구보수언론조차 친박의 행태에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친박에 대한 민심이반이 심각한데도 친박의 집권욕이 새누리당의 보수집권 기반의 전반을 허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친박계의 재집권 프로그램에 동의하리라고 보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다. 미국은 현재 대북 문제에서 딜레마에 빠져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은 진퇴양란의 총체적 난국이다. 이 문제가 정리되기 전까지는 수구보수정당의 차기 집권을 당연히 선호할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대북 적대정책 실행을 위한 하위동맹으로 박 정권을 활용해왔다. 미국은 만약 있을 수도 있는 한국 정권교체 이전에 사드배치를 서둘러 강력히 요청했고 박 정권은 이를 받았다.

박 정권이 사드를 받는 순간 박 정권의 기대와는 다르게 박 정권은 그 수명과 용도를 다한 것 같다. 차후 미국이 친박계를 지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말이 있다. 토끼사냥이 끝나고 나면 사냥개는 더 이상 필요 없다는 말이다. 미국은 물론이고, 한국 극보수층 민심조차 새누리당을 대체하고 ‘새 옷을 갈아입은’ 새로운 보수정당이 등장하면 그를 지지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하는 청와대가 북의 ‘남북해외 연석회의’ 제안에 대해 조건반사식으로 ‘남남갈등을 노린 통일전선전략‘이라는 관성적, 수세적 자세와 평가를 내리는 데 대해서는 한편으론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도 북의 제안에 대해 한번쯤은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북한(조선)이 박 정권의 변화 가능성에 아주 큰 기대를 걸고 남북해외 연석회의를 제안했으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그러나 민족대결과 전쟁위기를 남북협력과 공조로 해결하자는 진정성까지 전부 무시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박근혜 정부의 민족 대결정책과 과거를 더 이상 묻지 않고 새 출발 하자는 제안을 한번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미국이 주도하는 극단적인 대북 적대정책 추종을 그만둔다면, 박 정권이 필요한 만큼 선택적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북 정치협상 제안에 대한 선택의 폭은 대결적 입장만 철회한다면 거꾸로 남한 정부가 주도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이것은 박 정권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출로가 될 수 있다. 그것이 예고된 몰락의 위기에 처한 박 정권을 벼랑 끝에서 민족공조로 살리는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북 당국자 회담과 연석회의 제안은 북한(조선)이 박 정권에게 건네는 마지막 제안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행태를 보면 박근혜 정권이 이를 구분할 안목은 없어 보인다. 그게 안타깝다.

 

* 이정훈 위원 은 1985년 고려대 광주학살원흉 처단투쟁위원회 위원장, 삼민투 위원장을 지냈다. 서울 미문화원 점거농성으로 3년 옥고를 치른 뒤 오산과 수원에서 노동자회관을 운영하기도 했다. 런던대 아시아태평양 지역학 석사과정, 민주노동당 중앙위원, 통합진보당 교육위원, 경실련 하이텔정보교육원 이사, 사람과 사상 소리클럽 출판사 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 민플러스 편집기획위원으로 국제팀장을 맡고 있다.

이정훈 편기위원  news@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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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충격의 탈락, 추미애 대세론도 흔들려

 

더민주 관계자 "총선 같은 결과 나왔다", 당대표 선거 3파전

16.08.05 16:20l최종 업데이트 16.08.05 19:27l

 

 

▲ 컷오프된 송영길, 본선 진출자들과 인사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에서 컷오프된 송영길 후보(맨 왼쪽)가 본선에 진출한 후보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추미애 이종걸 김상곤 후보. ⓒ 남소연
[기사보강: 5일 오후 6시 17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는 추미애, 김상곤, 이종걸 후보의 3파전으로 치러진다. 

세 후보는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예비경선에서 송영길 후보를 꺾고 8.27전당대회에서 본선을 치르게 됐다. 당초 추 후보와 함께 양강 구도를 이룰 것으로 점쳐졌던 송 후보는 예비경선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했지만, 역설적으로 '추미애 대세론'이 흔들린다는 전망도 부상하고 있다. 

이번 예비경선은 4명 이상이 후보로 등록할 경우 3명으로 압축하기 위해 진행됐다. 예비경선 선거인단은 당규에 따라 당 지도부, 전국대의원대회 의장·부의장, 상임고문·고문, 시도당위원장,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자치단체장, 시도의회의장 등 363명으로 꾸려졌다. 그 가운데 이날 투표에는 총 263명이 투표(무효 4표)했고, 자세한 특표 현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유력한 후보였던 송 후보가 컷오프 되면서 더민주 당대표 경선은 더욱 혼란에 빠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추미애 후보의 독주를 예상하지만 이번 컷오프 경선 결과의 의미를 살펴보면 의외의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이종걸 후보는 '반문재인' 기조를 유지하면서 당내 비주류의 결집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에게 반감이 강한 호남에서 상당한 지지를 얻게 된다면, 당 주류의 지원을 받는 추 후보의 막강한 상대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 컷오프에서 탈락한 송 후보의 지지층도 이 후보를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송 후보가 개척해 놓은 기반이 나에게도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서로 협조해서 공동의 목적을 만들어가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상곤 후보는 다수의 원외지역위원장과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당 혁신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순회를 통해 당의 기초조직과 접촉면을 넓혀왔다. 김 후보가 국회의원이 아닌 일반 평당원의 신분으로 당대표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도 이들에게 어필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원외 평당원이 경선을 통과한 건 혁명적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당이 진정으로 혁신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는 걸 느꼈다"라며 "당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확실히 파악해 당원이 원하는 정당을 만드는 대표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총선 같은 결과", 흔들리는 추미애 대세론

추 후보는 경우 이번 경선을 통해 다시 한번 당 주류의 지지를 확인했지만 구도가 복잡해지면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일각에서는 당 주류가 본선에서 송 후보를 견제하려고 전략적인 배제 투표를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가장 강력한 상대였던 송 후보가 탈락했지만 이종걸 후보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의 결집, 또 김상곤 후보와 지지층이 겹치는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추 후보는 이날 경선 직후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결의를 다졌다. 추 후보는 "막상 한 분이 떨어지고 나니, 같이 뛰어주면 좋겠는데 왜 떨어뜨렸나 그런 생각도 든다"라며 "대표가 되면 어느 계파에서도 불만 없는 공정하고, 투명하고, 객관적인, 떨어진 후보도 승복하고, 이긴 후보는 떨어진 후보와 함께 할 수 있는 경선 관리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송 후보가 탈락한 결과에 대해 더민주 내부 관계자들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비공개로 진행된 개표 내용에 대해 더민주 핵심관계자는 "지난 총선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라며 "이길 줄 알았던 사람이 탈락하고 질 것 같았던 사람이 승리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총선 당시 새누리당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결과적으로 더민주가 원내 제1당이 되는 등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졌다. 이처럼 이번 경선 역시 강력한 주자였던 송영길, 추미애 후보보다 열세로 평가 받던 이종걸, 김상곤 후보가 선전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송 후보는 예비경선이 끝난 뒤 "(선거인단들이) 전략적 배제 등 고민이 있었던 것 같다. (송영길은) 될 거라고 생각하니까 다른 사람을 찍지 않았겠냐"며 짧은 소감을 밝히며 회의장을 나섰다. 그는 다른 후보를 지원할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됐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후 송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예상치 못한 결과에 많이들 놀라신 것 같다. 제가 모자란 탓"이라며 "더 낮은 자세로,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배우겠다.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불사하며 호남가 나라를 지킨 것처럼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더민주는 오는 27일 잠실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되는 전당대회에서 이날 경선을 통과한 세 후보 중 한 명을 당대표로 선출한다. 선거인단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30%, 일반당원 10%(여론조사), 국민(여론조사) 15%로 구성된다.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에서 추미애(왼쪽부터), 이종걸, 김상곤, 송영길 후보가 손을 맞잡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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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신화통신, “사드 한국 배치는 독약”


인민일보, '한국 내 사드 옹호 주장’ 겨냥 "황당한 소리"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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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05  19: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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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5일 올린 '사드' 관련 카드 뉴스.

중국 주요 관영매체들이 연일 ‘미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에 반대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신화통신>은 5일 오후 “사드 한국 배치가 동북아 정세 미칠 영향은?”이라는 제목의 카드 뉴스를 올렸다. 

사드에 대한 기술적 설명에 이어 “미국의 사드 한국 배치 의미”에 대한 중국 측 견해를 열거했다. △주한미군 보호, △아태 및 전세계 미사일방어망(MD) 구축, △‘아시아판 나토’ 건설의 기초를 마련해 아태 패권 유지, △중.러 군사력 배치와 군사활동 감시.

“사드 한국 배치가 동북아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한국, 조선(한)반도, 중국, 일본 순으로 분석한 뒤 동북아에 미칠 영향을 종합 정리했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대국 간 경쟁에 끌려들어가 안보환경이 악화되고, 국방 분야의 독립성에 부정적 영향이 초래되며, 한국 경제에 중대한 타격이 올 수 있고, 한국사회를 분열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반도 차원에서는 남북 간 군사대결이 격화되고, 북한을 자극해 핵.미사일을 개발하는 길로 더 멀리 나아가도록 할 것이며, 한반도 정세가 더욱 불안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과 관련해서는 사드체계를 구성하는 X밴드 레이더의 탐지범위에 중국 중심부가 들어감으로써 중국의 전략 안전이익이 엄중하게 훼손되고, 한중 간 정치적 상호신뢰가 파괴돼 한중전략협력동반자관계의 기초가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봤다.

반면, 한미일 미사일방어동맹과 삼각 군사협력관계 구축으로 일본은 득을 볼 것이라고 <신화통신>은 주장했다. 

동북아 전체적으로는 “동북아지역의 전략균형이 파괴되고, 새로운 단계의 군비경쟁과 대결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신 냉전 정세의 도래를 두려워하게 되는” 상황을 예견했다.

결론적으로 “사드를 한국에 들여오는 것은 독약을 손에 넣는 것과 같아서, 동북아지역 국가 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엄중 훼손하고, 지역 긴장과 대결을 고조시키며, 지역의 평화 안정을 중대한 위기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이 통신은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5일 사설격인 ‘종성(鐘聲)’을 통해 “사드 부지 선정은 중국을 충분히 고려해서 선정했다 사드 탐지 범위는 중국까지 미치지 않는다”, “중국은 북핵 문제에서 책임을 다했는지 반성해야 한다”, “중국은 한국에 보복하지 못한다 한국이 미국과 더 가까워지기 때문이다”는 한국 내 사드 찬성파들의 주장을 “황당한 소리”라고 일축했다. 

5일 출입기자단과 만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최근 중국 언론 매체 반응이나 여러 일련의 조치들에 대해서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너무 예단함 없이 한중 관계의 큰 틀에서 앞으로 원만히 극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많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중 간 소통을 통해서 앞으로 (9월 상하이 G20 등) 여러 가지 다양한 계기를 통해서 계속 이 문제에 대해 우리의 생각을 분명히 밝히고 또 저쪽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계속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으로서는 별다른 대응책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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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5일, 리우 데 자네이루 2016년 하계 올림픽 개막식 장에서 약 200개국의 국기가 펄럭일 것이다. 운동 선수 수천 명이 걸어나와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스톱워치가 돌아가고 호루라기 소리가 나기 전에 잠시 자신들이 이제까지 걸어온 여정, 이제까지 성취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질 것이다.

이들은 노력과 굳센 의지를 대표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오랜 세월을 바치고 셀 수도 없는 눈물을 흘려 실력을 갈고 닦은 사람들이고, 지금은 8월의 리우에 자신의 나라 국가가 울려퍼질 수 있도록 도전하는 사람들이다. 올림픽 전체에 대한 관점이 어떻든 간에 이 선수들, 그리고 이들이 리우에 오기까지 개인적으로 밟았던 길은 축하할 만하다.

물론 2016년 리우 올림픽은 좀 특이하다. 전세계는 온갖 위험 요소를 떠안고 있는 브라질을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 리우 폭력 사건 증가와 수질 오염, 브라질의 정치와 경제 불안정 등이다.

이러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으나, 올림픽이 왜 특별한지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점수판 뒤의 이야기, 유니폼 뒤의 여정들이다. 올림픽과 장애인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 중 당신에게 진정 영감을 줄 11명의 선수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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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어런 베한(Kieran Behan)| 체조
    Ian Walton via Getty Images
    그는 다시는 걷지 못할 거라는 말을 들었다. 두 번이나 휠체어를 타야 했다. 그러나 베한은 다시 매트 위로 돌아왔다.

    키어런 베한이 어렸을 때 다리에서 종양이 발견되었다. 수술 후 합병증으로 휠체어 신세가 되었을 때는 겨우 10살이었다.

    그래서 채 1년 반도 지나지 않아 재활을 통해 다시 체조 훈련을 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은 상당한 충격이었다. 그래서 훈련 중 높은 바에서 떨어지는 사고로 머리를 다쳤던 것은 정말 큰 타격이었다. 뇌와 내이에 부상을 입어 다시 휠체어에 타야 했다. 의사와 전문가들은 베한이 과연 다시 걸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베한은 이번에도 나쁜 운명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0년에 21세가 되었을 무렵에는 세계 챔피언십 예선전에 출전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무렵에는 아일랜드 사상 두 번째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체조 선수가 되었다. 리우에서는 역대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데 도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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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릴 호머(Daryl Homer) | 펜싱
    Lucy Nicholson / Reuters
    우연히 펜싱을 알게 된 호머는 빈민가 아이들에게 펜싱을 알리는데 많은 시간을 쏟는다.

    대릴 호머는 5살 무렵에 사전에서 펜싱이란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브롱스에서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그는 펜싱에 홀딱 반해, 어머니에게 펜싱을 하게 해달라고 조르고 또 졸랐다. 그는 결국 취약 지역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접하게 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인 피터 웨스트브룩 재단에 가입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그는 펜싱계에서 급부상해, 2015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다.

    호머가 웨스트브룩 재단을 처음 찾아간 지 14년 정도가 지났다. 호머는 자신에게 오랫동안 큰 의미가 되어 준 목표에 헌신하며, 빈민가 아이들에게 펜싱을 소개하는데 개인 시간을 쏟는다.

    “내 지역 사회에서 나는 내가 롤 모델이자 성공의 상징이라는 걸 잘 이해하고 있다. 내가 사람들에게 제일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난 그저 브롱스 출신의 아이라는 것이다. 내가 받은 상들을 떼어놓고 보면 그게 내 진짜 모습이다 … 내 이야기는 당신이 어디 출신이든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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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스라 마르디니(Yusra Mardini) | 수영
    Alexander Hassenstein via Getty Images
    작년 여름, 시리아에서 태어난 마르디니는 에게 해에서 자유를 향해 헤엄쳤다. 리우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큰 꿈을 꾸게 해줄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작년 8월, 십대였던 유스라 마르디니는 시리아를 떠나야 했다. 내전이 시리아를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마르디니의 집도 파괴되었다. 폭력이 끊이지 않았다. 마르디니는 여동생과 함께 레바논을 거쳐 터키로 갔다. 그리고 에게 해를 건너 그리스로 가기로 했다. 그러나 그들이 탔던 배에 물이 차기 시작했다.

    그래서 마르디니와 여동생, 다른 난민 한 명이 물에 들어가 몇 시간 동안 수영하며 배를 밀었다. 그들은 레스보스 섬에 도착했고, 마르디니 자매들은 다음 달에 베를린에 도착했다.

    마르디니는 10년 째 수영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전쟁에 시달리는 시리아에서 정기적으로 연습하기는 힘들었다고 한다. 마르디니는 “가끔 훈련을 받는 수영장 안에 폭탄이 있을 때가 있었다”고 한다.

    현재 마르디니는 올림픽에 참가하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난민 올림픽 팀의 일원으로 8월 올림픽에 참가하려 한다. 자신이 알았던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난지 딱 1년 뒤다. “나는 꿈을 이루기는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걸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 당신은 할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 어떤 선수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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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페즈 로몽(Lopez Lomong) | 육상
    Dylan Martinez / Reuters
    그는 ‘수단의 로스트 보이스(Lost Boys of Sudan)’ 중 하나였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그는 세 번째로 올림픽에 출전하고 메달을 따길 바라고 있다.

    로페즈 로몽은 6살 때 교회에서 납치당했다. 가톨릭 신도였던 그는 2차 수단 내전(1983~2005) 중 생긴 수십만의 수단의 로스트 보이스 중 하나였다.

    “나는 감옥에 갇혀 죽게 내버려졌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그의 마을 출신 사람들이 그의 탈출을 도왔다. 그는 72시간 정도 내내 달려서 케냐에 도착해, 난민 수용소에서 10년 동안 살았다. 가톨릭 자선 단체가 그가 미국으로 가 거주할 수 있게 도왔다.

    운명이 그를 도운 이래, 로몽은 자신의 삶은 아직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수단이라고 여겼다. 2008년 올림픽에서 그는 성조기를 달았다. 2012년에는 5000미터 결승전에서 10위를 차지했다. 로몽이 가장 잘 하는 건 더 큰 꿈을 꾸고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니 그가 브라질에서 좋은 성적을 내리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나는 이제 그저 ‘로스트 보이스’가 아니다. 나는 미국인이다.” 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그가 했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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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티아나 맥패든 | 장애인 올림픽 육상
    ASSOCIATED PRESS
    맥패든은 6살 때까지 손으로 걸어야 했다. 현재 맥패든은 세계 최고의 육상 선수 중 하나다.

    하반신 마비 척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타티아나 맥패든이 아기였을 때 어머니는 맥패든을 레닌그라드 고아원에 버렸다. 고아원은 휠체어를 사줄 돈이 없었기 때문에, 맥패든은 ‘다른 아이들과 함께 지내기 위해’ 태어나서 6년 동안을 손으로 걸었다.

    1994년에 미국 보건부 공무원이 그 고아원을 방문했다가 맥패든을 만나 입양해서 러시아에서 볼티모어로 데려왔다. 오랫동안 손으로 걸어서 팔 힘이 엄청나게 강해진 맥패든은 미국에 온 뒤 휠체어 경주에서 승승장구했다. 2004년, 2008년, 2012년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를 땄다. 맥패든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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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브티하즈 무하마드(Ibtihaj Muhamma) | 펜싱
    ASSOCIATED PRESS
    미국 팀 선수 최초로 히잡을 쓰고 출전하는 이브티하즈 무하마드는 자신의 위치를 옳은 일에 사용하고 있다. 

    무하마드는 출전할 때마다, 발언할 때마다 다양성의 중요함과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말한다. 지난 한 해 동안 세상은 온갖 증오의 추한 발언과 범죄를 목격했다. 무하마드는 포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나는 인종, 종교, 젠더, 그 무엇도 목표 성취를 막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미국 팀으로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 나는 인내한다면 모든 게 가능하다는 선례를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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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레사 쉴즈(Claressa Shields) | 권투
    Murad Sezer / Reuters
    쉴즈는 가족을 미시건 주 플린트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을 뿐이었다. 올림픽에 출전하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

    최근 수돗물 문제로 플린트가 뉴스에 등장하기 한참 전부터도 플린트는 살기 힘든 곳이었다. 실업과 빈곤이 창궐한 플린트에서 당시 17세의 세계 정상급 권투 선수였던 클라레사 쉴즈는 2012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플린트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쉴즈는 2012년에 금메달을 땄는데도 플린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쉴즈의 가족은 지금도 플린트에서 살고 있다. 쉴즈는 훈련을 계속했고, 올 여름에도 같은 꿈을 품고 리우 올림픽에 참가할 것이다.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금메달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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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래드 스나이더(Brad Snyder) | 장애인 올림픽 수영
    Lucy Nicholson / Reuters
    그는 2011년 폭탄 처리반 임무 수행 중 시력을 잃었다. 5년이 지난 지금 그는 금메달 2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메달 추가를 바란다.

    아프가니스탄 작전 중 시력을 잃은지 1년 뒤, 브래드 스나이더는 런던에서 손을 뻗어 수영장 벽을 만진 뒤 고개를 들고 팔을 올렸다. 2012년 여름 장애인 올림픽 100미터 자유형 금메달을 딴 순간이었다.

    스포츠에는 재기 이야기가 흔하다. 이런 재기 이야기는 동화와 같다. 스나이더는 올 여름 리우에서 ‘그 뒤로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마무리를 짓길 원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그의 임무는 해병대 SEAL 팀 일원으로 폭탄을 해체하는 것이었다고 NPR은 보도한다. 그는 지금도 애국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영장에 들어가 강하고 빠른 스트로크로 미국을 대표하는 것이다.

    힘들게 살고 있는 남녀가 많다는 걸 알고 있다. 장애인 올림픽에서 거둔 나의 성공이 그들에게 ‘앞으로 나아갈 방법은 있다, 당신이 다시 성공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 그가 2012년에 메달을 딴 뒤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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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맷 스터츠맨(Matt Stutzman) | 장애인 올림픽 양궁
    Olivia Harris / Reuters
    ‘팔 없는 궁수’는 자신이 장애인이라고 생각하길 거부한다. 그는 자신을 세계 기록 보유자라고 생각하고 싶어한다.

    맷 스터츠맨은 태어날 때부터 팔이 없었지만, 상상도 하기 힘든 솜씨와 회복력으로 양궁계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불가능은 정신 상태다’라는 모토로 스터츠맨은 작년에 댈러스에서 컴파운드 보 최장거리 명중 세계 기록을 세웠다. 310야드 거리에서 명중시켜, 자신의 예전 기록을 80야드 경신했다. ‘팔 없는 궁수’를 자임하는 그는 2012년에 은메달을 땄다. 그가 리우에서 활을 들고 금메달을 노릴 날은 100일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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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타뇬 크로켓(Dartanyon Crockett) | 장애인 올림픽 유도
    Harry How via Getty Images
    때로 노숙을 하며 자란 시각 장애인 크로켓은 온갖 어려움을 이기고 장애인 올림픽 선수가 되었다.

    퇴행성 안구 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크로켓은 1미터 이상 떨어진 곳은 정확히 보지 못한다. 그가 겨우 8세였을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떴고, 그의 어린 시절 내내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을 겪었다. 콜로라도 스프링스 가제트는 그가 노숙을 하며 ‘거의 카페테리아 점심만 먹고 살았던’ 때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는 버텼다. 그리고 매일매일 매트 위에서, 매트 밖에서 싸웠다. 올해 만 24세인 그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다. 금메달.

    나는 리우에서 금메달을 딸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는 지금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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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오르 마딩 마커(Guor Mading Maker) | 마라톤
    DARRYL WEBB / REUTERS
    그는 수단의 내전에서 피난을 떠났다. 다시는 달리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지금 마커는 남 수단의 줄무늬 깃발을 달고 뛰는 게 자랑스럽다.

    구오르 마딩 마커는 어렸을 때 수단 내전에서 문자 그대로 목숨을 구하기 위해 뛰었다. 그의 형제 자매 8명이 내전에서 사망했다. 그는 삼촌과 살도록 보내졌지만, 삼촌에게 가는 데는 3년이 걸렸다. 그는 수단 군인들에 의해 강제 노동을 했고, 목동들에게 납치되기도 했다고BBC가 보도했다.

    그는 후에 카이로를 떠나야 했고 결국 미국에 왔다.

    “나는 수단을 떠날 때 ‘나는 다시는 달리지 않겠어.’라고 말했다. 내게 있어 달리기는 목숨을 구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BBC에 보낸 글이다.

    후에 그의 체육 교사가 육상을 해보라고 설득했다. 그는 그 뒤로 내내 달리고 있다.

    그러나 남 수단 시민도 미국 시민도 아닌 그는 자신이 ‘나라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올림픽 선수에겐 골치 아픈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는 런던에서는 ‘무소속 올림픽 선수’로 뛰었다. 이제 IOC가 남 수단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올 여름 그는 리우에서 자신의 나라 소속으로 뛸 수 있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se 11 Olympic And Paralympic Hopefuls Are Legitimately Inspiring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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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러시아 전문가가 본 한국 사드 배치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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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6/08/05 15:00
  • 수정일
    2016/08/05 15:0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사드는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을까? 수도권을 방어할 수 있을까? 미국이 사드 배치를 밀어붙인 이유가 무엇일까? 중국이 사드에 반발하는 까닭은 무얼까? 러시아와 미국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조회수 : 9,282  |  남문희·신한슬 기자  |  webmaster@sisain.co.kr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는 한국을 넘어 동북아 차원의 이슈가 되었다. 한국을 방위하기 위해 사드 도입이 필요하다는 한·미 양국의 주장에 중국과 러시아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이 문제를 좀 더 다각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각국의 전문가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러시아에서는 과학아카데미 산하 경제연구소의 게오르기 톨로라야 아시아전략센터 소장이 답장을 보내왔다. 미국에서는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전 국무부 정보분석국 분석관이자 동북아팀장을 지내다 2년 전 은퇴한 존 메릴 박사, 그리고 중앙정보국(CIA) 출신으로 현재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는 브루스 클링너 씨가 답변을 보내왔다. 전문가에 따라 의견은 갈렸다. 이들의 의견을 가급적 답변 원문 그대로 싣는다.

 

사드가 배치될 경상북도 성주는 한국 남부 내륙지역이다. 서울 및 수도권 방어와 무관한 이곳에 사드를 배치하는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나.

톨로라야:사드 시스템이 현재를 위한 방어체계라는 것은 위장이고, 실제로는 미래 시점을 위한 전략적 무기라는 의심이 있다. 사드 위치는 이런 의심을 부추긴다.

페퍼:북한의 가장 큰 위협은 비무장지대(DMZ) 북쪽에서 서울을 겨냥한 포격(방사포)이다. 사드는 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사드가 한반도 동남쪽에 위치한다는 것은 대다수의 한국 인구보다는 인근 지역의 미군 기지를 지키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REUTER</font></div>미국 국방부가 공개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시험 발사 장면.  
ⓒREUTER
미국 국방부가 공개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시험 발사 장면.

메릴:나는 성주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선택됐다고 생각한다. 성주는 DMZ에서 멀기 때문에 북한이 새로 설치한 정확도 높은 다연장 로켓포(MRLs)의 범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드 배치의 목적은 전시 비상사태에 미군 증강이 필요할 때 부산과 한반도 끝부분의 군사기지를 보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불행하게도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서울을 보호할 방법은 전혀 없다. 지리적으로 그렇다.

클링너:여러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다수는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기를 원한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한국과 한국을 지키기로 약속한 미군이 더 취약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사드의 요격 능력을 어떻게 보는가?

톨로라야:북한이 기만체(decoy:유도무기를 속이기 위한 가짜 미사일)를 쓴다면 사드 미사일을 대규모로 사용해도 진짜 미사일을 막을 수 없다. 사드가 기만체에 속을 수 있다.

페퍼:펜타곤(미국 국방부)은 모든 사드 성능 시험이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사드의 능력을 측정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펜타곤이 성공했다고 발표했던 지난해 11월의 시험을 보자. 웨이크 섬에 설치된 사드는 C17 수송기가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노렸다. 동시에 구축함에 장착된 사드는 C17 수송기가 발사한 또 다른 중거리 미사일을 노렸다. 웨이크 섬에서 발사된 요격 미사일은 목표물에 명중했지만, 구축함에서 발사된 요격 미사일은 중거리 미사일을 놓쳤다. 이 실험에는 돌발 요소가 전혀 없었다. 타깃은 겨우 두 개뿐이었다. 실제 미사일과 가짜 미사일조차 구별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도 이 실험에 2억3000만 달러(약 2612억원)가 들었다. 사드는 애초에 단거리와 중거리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설계됐다. 그러나 중급 범위 미사일을 요격하는 사드의 작전 능력을 진지하게 시험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이 시험은 2015년에 할 예정이었으나 최소 2017년 또는 2018년으로 연기됐다.

클링너:사드는 한국이 가지고 있거나 앞으로 가지게 될 어떤 시스템보다 유능하다. 사드는 현재의 패트리엇 미사일(PAC-2나 PAC-3),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보다 더 높은 고도와 더 먼 거리에서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다중의 탄도미사일 방위 시스템을 갖고 있으면 훨씬 광범위한 방어가 가능하며, 북한 미사일이 날아올 때 여러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다.

 

   
 

미국은 이미 괌과 일본에 사드 레이더를 설치했다. 그런데도 한국에 또 하나의 사드가 필요한 이유는?

톨로라야:한국이 중국에 훨씬 가깝기 때문이다.

페퍼:미국이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할수록 사드는 더욱 강력해진다. 또한 이는 미국이 한국에 안보적으로 헌신하고 있다는 상징이자, 오바마 정부의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메릴:나는 그 모든 사드 레이더들이 한국 방어를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사드가 얼마나 잘 작동할지에 대해 많은 질문이 있다. 사드는 기만체에 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나? 미군이 한국에 계속 주둔하는 한, 우리는 한국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나는 사드가 그것을 위한 최선 또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클링너:한국을 북한 미사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사드 레이더는 한반도에 배치돼야 한다. 사드 레이더 범위와 방위각 제한 때문에 괌이나 일본의 레이더는 한국을 노린 미사일을 감지할 수 없을 것이다.

 

사드 배치는 내년 말 이전에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내년도 미국의 국방 예산에 사드 관련 예산이 책정돼 있지 않다고 한다. 그럼에도 미국이 서두르는 까닭이 뭔가?

톨로라야:미국은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 전에 한국에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로 만들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페퍼:그건 안보에 대한 결정이라기보다 정치적 결정이다. 미국은 한국에 사드를 받아들이라고 꽤 오랫동안 압박해왔다. 박근혜 정부가 마침내 사드 배치를 승인하자, 미국은 이제 와서 “저기, 그런데 사실 우리가 비용을 확정하려면 몇 년 더 기다려야 해”라고 말할 수는 없게 됐다. 또한 오바마 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를 들먹이고 싶을 것이다. 이 점은 한국과의 동맹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다가오는 미국 대선의 유권자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메릴:오바마 정부는 지금까지 북한과 관련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북한이 무너질 거라는 희망을 버린 뒤, 겁을 먹은 거다. 사드 배치 발표는 미국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고 뭔가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홍보 연기’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연기일 뿐 사실은 아니다. 오바마 정부의 정책은 항상 그랬다. 문제를 무시하면서 저절로 사라지기를 바랐다. 하지만 북한은 무너지지 않았고, 그럴 것 같지도 않고, 계속해서 군사력을 쌓아나가고 있다.

클링너:북한의 노동 미사일은 핵 탑재가 가능하다. 이는 일본과 한국이 핵 공격의 위협에 처했음을 뜻한다. 박근혜 정권은 중국의 압박 때문에 점차 커지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를 미뤄왔다. 사드가 배치될 때까지, 미국과 동맹국은 북한 미사일의 더 큰 위협을 감수해야 한다. 이 취약성은 박근혜 정부가 좀 더 빨리 행동했다면 감소했을 것이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EPA</font></div>러시아와 중국은 사드 배치의 목적이 자신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의심한다.  
ⓒEPA
러시아와 중국은 사드 배치의 목적이 자신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의심한다.

한국 정부는 한반도 남부 지역에 종말단계 요격용 레이더 모드(TM)를 설치할 경우 사드 레이더의 범위가 한반도 내로 국한된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사드 레이더의 탐지 범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중국이 반발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톨로라야:한번 장치가 마련되면 그것을 통제하기가 어렵다. 사드의 사용 목적은 미래에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페퍼:중국이 가장 걱정하는 바는 사드 레이더가 데이터를 수집해 미국이 주도한 미사일방어 체계 전체와 공유하는 것이다. 중국은 핵미사일이 많지 않다. 그런 데이터가 쌓여서 중국의 미사일이 쉽게 추적당하고 파괴되면, 중국의 억지 능력은 상당히 감소된다. 이는 중국이 선제공격에 매우 취약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강력한 보복 능력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메릴:추측일 뿐이지만, 몇 가지 가능성 있는 이유가 떠오른다. 첫째, 사드 레이더를 전방배치 모드(FBM)로 변환하는 것은 정말 어려울까?(성주에 설치될 레이더는 종말단계 요격용 레이더 모드(TM)다. 전문가들은 성주에 설치될 TM을 FBM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레이더의 탐지 목표는 중국과 러시아까지 포함된다고 본다). 둘째, 동북아시아 지역에 배치된 사드 시스템이 서로 연결되지 않을까? 베이징 시각에서는 한국의 사드가 미국의 지역 동맹을 굳히는 것으로 볼 수 있고, 그 동맹은 궁극적으로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핵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초조해할 수 있다. 동북아 지역의 방어 체계가 업그레이드되는 것을 보면서, 중국 스스로 보복 공격을 해서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전략 체계를 갖췄는지 우려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한국의 사드 배치가 한반도 긴장만 키울 뿐이고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생각해 반대할 수 있다.

클링너:사드는 방어적이라서 누구에게도 위협적이지 않다. 사드의 목적은 한국과 주한 미군을, 현존하는 그리고 성장하는 북한의 핵·생화학·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더 잘 방어하는 데 있다. 사드 레이더·요격장치의 능력 측정치와 중국 미사일 위치를 보면, 사드로는 미국을 공격하는 중국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나 한국을 공격하는 중국의 미사일을 방어할 수 없다. 사드는 북한 미사일 방어를 위한 것이다. 중국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것은 잘못되었고 솔직하지도 못하다.

 

러시아 또한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우려를 표했다.

톨로라야:러시아는 사드 배치를 ‘글로벌 미사일방어(MD) 체계’의 한 구성 요소로 보고 두려워한다. 러시아는 이미 유럽의 MD를 통해 같은 경험을 했다. 미국은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유일한 목적이 북한 미사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러시아를 설득한다. 유럽 MD 확대 당시에도 ‘이란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러시아를 설득한 바 있다. 만약 유럽에서의 선례가 없었다면 러시아는 한국의 사드가 대북용이라는 말을 신뢰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사드 배치는 새로운 무기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은 이에 반응할 수밖에 없고, 일본도 반응할 것이고, 러시아도 반응해야 하고…. 한국의 사드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의 진보된 군사 무기’를 방어하는 것 이외에도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사드로 인해 러시아는 극동 군사기지 건설의 속도를 앞당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한국에 배치된 사드의 위치는 러시아의 공격 대상이 될 것이다.

페퍼:러시아는 사드의 범위가 한반도를 넘어서서 러시아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충분히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좀 더 일반적으로는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가 러시아 국경과 한층 더 가까운 곳에 설치되는 것을 우려한다. 러시아 봉쇄 전략으로 보는 것이다.

메릴:그런 우려가 많을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의 경우 ‘포위’를 두려워한다. 러시아는 이미 자신들의 핵심 안보이익이 위험에 빠질 경우 선제 핵 사용을 불사하는 새로운 핵전략 독트린을 채택했다. 지난번 북한의 선언과 근본적으로 똑같지 않나?

클링너:사드로는 러시아 미사일 능력을 억제할 수 없다. 러시아는 중국과 비슷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있고, 한국이 북한의 위협에 좀 더 취약한 상태로 남아 있게 하는 방법을 찾는 것 같다.

 

일부에서는 한국에 배치되는 사드가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에 통합되면서 결국 한·미·일 사이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는데?

톨로라야:가능성 있는 시나리오 중 하나다. 안보에 관한 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페퍼:미사일방어를 위해서는 한·미·일 군사력의 확장된 조직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곧 ‘아시아판 나토’의 기초 작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일 관계는 역사적으로나 영토적으로나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너무 많다.

메릴:그것은 상황을 약간 단순화하고 과장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동맹국이 반드시 미국에게 휘둘리는 것은 아니다. 즉, ‘작은 나라들도 큰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문헌은 굉장히 많다.

클링너:한국 정권은 보다 유능한 탄도미사일방어 네트워크 동맹에 편입되는 것을 거절했다. 이것은 한국과 일본 간에 남아 있는 역사 문제의 영향이 가장 크다. 한·미·일 3국의 육·해·공 정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면 북한 공격에 더 빠르고 효율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권은 과거의 불만(한·일 관계)으로 인해 현재의 위협에 대한 방어시스템 구축을 거절했다. 한국의 거절을 스포츠에 비유해보겠다. 마치 야구 코치가 외야수 세 명에게 상대 팀이 친 공이 날아오는데 서로 이야기하지 말고 잡으라고 주문하는 것과 같다. 소통이 성공률을 더 높일 텐데도 말이다. 미사일 요격 실패의 결과는 공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과 달리 한국인 수십만명의 사망으로 이어질 것이다.

 

한국에 사드를 배치함으로써 미국은 중국이나 러시아에 대한 외교적 지렛대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페퍼:궁극적으로 사드는 미·중 관계나 미·러 관계의 결정적 요소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미·중 관계나 미·러 관계에서는 경제 문제나 다른 안보 문제들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중·러 3국의 힘의 관계에서는 사드가 주요 난제는 아니다. 다만, 한국 처지에서 한·중 관계나 한·러 관계를 보면 사드 배치가 큰 문제로 보일 수 있고, 실제로 그럴 것이다.

메릴:나는 미국이 그렇게 현명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황은 악화되었고 우리는 어쩔 줄 모르며 다른 대안을 찾고 있었고, ‘뭐라도’ 해야 한다고 느꼈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가 북한을 포기한 그 순간, 북한이 핵 문제에 대해 대화가 여전히 가능하다는 함의의 선언을 몇 차례나 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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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 전달한 1만4천 명의 ‘한반도 평화조약 청원서’

<참관기> 교회협, 12일의 한반도 평화조약체결을 위한 미 대륙 횡단 캠페인
노정선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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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05  10: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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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선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와 통일위원회 위원장, 연세대 명예교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 이하 교회협) 화해·통일위원회(위원장 노정선 교수, 이하 화통위) 22명의 대표단은 지난달 18일부터 30일까지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인디애나폴리스, 워싱톤을 돌며 “한반도 평화조약체결을 위한 국제 캠페인”을 진행하고 돌아왔다.

이 캠페인은 지난 2013년 부산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세계교회와 함께 한반도의 정전협정을 평화조약으로 전환하는 일에 동참하기로 결의한 바에 따른 것이다.

교회협은 이 캠페인을 통해서 미국교회에 한반도 평화조약의 중요성을 알리고 서명운동 참여를 독려하며, 미국 정계에도 한반도 평화조약체결의 절실함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캠페인은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국내 지역본부에서도 진행되며, 내년에는 유럽, 2018년에는 아시아권에서도 진행될 예정이다.

4대의 벤에 몸을 싣고 미국 동·서부를 누비며 설교와 토론, 캠페인을 벌이고 세계 각국에서 1만4,000여 명이 보내온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 촉구 청원서’를 전달하고 돌아 온 노정선 교회협 화통위 위원장의 ‘한반도 평화조약체결을 위한 국제 캠페인’ 일지를 전제한다. <편집자 주>

 

이 캠페인의 목적은 한반도 평화조약체결을 위해 미국 교회의 참여를 독려하고, 미국 정계에 한반도 평화조약체결의 필요성을 알리는 데 있었다.

19일 로스앤젤레스 임마누엘 장로교회에서 현지 평화활동가들과 평화조약의 필요성과 상호 지속적인 연대에 대해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에는 윤길상 목사(연합감리교회, UMC), 천진석 목사(제자회), 김기대 목사(평화의 교회, PCUSA) 등 15여명의 현지 목사들과 클레어몬트 대학의 존 캅(John Cobb) 교수, LA 시국회의, 동포연합 등의 대표가 참석했다.

   
▲ 7월 19일 오후 LA연방청사 앞에서 평화조약체결 촉구 및 사드반대를 위한 연대집회를 개최했다. [사진제공-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와통일위원회]

참석자들은 분단체제의 실상을 알리고 한반도의 정전협정을 평화조약으로 바꿀 것을 호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교회협의 설명에 동의를 표하면서 연대를 다짐했다. 이어 오후 2시에는 LA 연방청사로 자리를 옮겨 약 45명이 참여한 가운데 평화조약체결 촉구 및 사드 반대 연대 집회를 개최했다.

23일 시카고에 도착한 캠페인 대표단은 시카고 제일연합감리교회(담임목사 김광태)에서 미국연합감리교회 정희수 감독과 미국한인연합감리교회 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우경아 목사 등을 비롯한 30여 명의 목회자가 참석한 가운데 본 캠페인의 목적과 취지 등을 공유하였고, 시카고 지역 서명자 명단을 전달받았다.

24일에는 시카고 제일연합감리교회(UMC-한인교회), Geneva Church(연합교회), Holy Covenant Church(연합감리교) 등 세 곳에서 전용호 목사, 노정선 목사, 이문숙 목사가 ‘분단으로 인한 상처의 치유와 평화를 위한 조건 없는 헌신’에 대해 설교를 하고, One in Christ Episcopal Church(성공회)에서 유시경 신부가 예배를 집례하였다.

캠페인 대표단은 예배에 앞서 각 교회 성도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의 목적과 취지를 설명하였으며, 성도들은 예배 가운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로 연대하였다.

예배를 마치고 인디애나폴리스로 이동하여 연합교회(UCC)와 제자교회, 그리고 두 교단이 공동으로 조직한 세계선교회(GM)와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세계선교회 동아시아국장인 샤이롱 주(Xiaoling Zhu) 목사는 “한반도 평화조약은 하나님의 미션이며 함께 연대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협력을 다짐하였다.

   
▲ 미 연합교회(UCC)와 제자교회, 그리고 두 교단이 공동으로 만든 세계선교회(GM)와 만찬을 함께하며 한반도평화조약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사진제공-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와통일위원회]

또 미국 제자교회 총회장이며 미국 교회협 의장인 샤론 왓킨슨은 25일 오전 한반도 평화통일 간담회를 주재하면서 한반도 사드배치에 대해 교단의 입장과 배치된다는 점을 확인하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연합교회와 제자교단은 한반도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서신을 전달했다고 알려왔다.

이날 캠페인 대표단은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제자교회와 GM의 주선으로 조 도넬리(Joe Donnelly) 상원의원과 안드레아 칼슨(André Carson) 하원의원을 방문하여 보좌관들과 면담을 했으며, 또 다른 한 그룹은 인디애나폴리스 광장에서 거리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상·하원 의원 보좌관과의 만남에서는 남북의 기독교인들이 정전협정을 평화조약으로 대체하는 것을 얼마나 희망하는지, 분단의 고통이 얼마나 심각한지, 남한의 국가보안법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설명하고, 핵전쟁의 위험을 끝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화와 평화조약 체결이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하였다.

보좌관들은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군사적인 답변 대신 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였다.

26일에는 워싱턴 D.C.에 소재한 감리교 빌딩에서 미국 교회협 총무인 짐 윙클러(Jim Winkler) 목사의 초청 만찬을 시작으로 3일간의 캠페인을 시작하였다.

캠페인 열흘째인 27일부터 캠페인 대표단은 워싱턴에서 미국 정계의 여러 관계자들과 만남을 시작했다. 첫 회담은 미국 상원 국제관계위원회 동아시아소위원회 위원장인 공화당 가드너(Gardner) 상원의원 사무실에서 한반도 담당 보좌관인 트렌트 비숍(Trent Bishop)과 한 시간에 걸쳐 회의를 진행하였다.

이 자리에서 그동안 접수받은 평화조약체결 청원서 복사본을 전달했다.

이어 미 하원 아시아태평양위원회 의장 비서관인 조나단 사라거와 한 시간여에 걸쳐 회의를 진행하였다. 그는 지금 북한 인권관련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에 우리는 미국이 북한 인권상황을 문제 삼는 적대정책을 버리고 대화와 상호공존을 향한 평화정책에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압박이 아닌 대화만이 북한의 인권을 증진하는 길이라는데 대해 열심히 설명하였다.

이날 오후에는 존스 홉킨스대학의 존 메릴(John Merrill) 박사와 한 시간가량 대화를 나누었다. 지난 30년 동안 미 국무성에서 한반도 문제를 다루어 온 그는 미국이나 한국 정부가 얼마나 왜곡된 역사를 만들어내는지를 잘 알고 있었고, 특히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서는 매우 우려하고 있었다.

그는 탈북자들이 미국에 와서 의회나 교회와 같은 여러 집회 장소에서 북한의 인권침해에 대해 여러 가지 증언을 하고 있는데, 그들은 그 증언으로 먹고 살아가는 사람들이고 그동안 그 사람들이 행한 대부분의 증언들이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1970년대 군산 미군기지에 핵탄두 300개가 있었다거나 한국전쟁 전에 남한의 해안경비대가 북한의 몽금포 해군기지를 기습해 이를 초토화시켰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역사에는 감추어진 진실이 많다고 말하였다.

결론적으로 그는 이제 대북 적대정책은 실패했고, 지금의 막힌 난관은 대화로만 타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후 3시에는 국무부로 가서 북한인권대사인 로버트 킹(Robert King)과 숀 케이시(Shaun Casey) 미 국무부 종교담당 특별대표를 대신하여 참석한 보좌관과 한 시간 회담을 가졌다.

김영주 총무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는 평화조약체결 청원서 복사본을 로버트 킹 대사에게 전달하면서 “인권이 완벽한 나라는 없으며, 인권을 가지고 압박하기보다는 인권이 개선되도록 국제사회가 북한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제는 미국이 기독교 국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상호 존중의 정신에 따라 북한에 대한 적대적인 외교정책에서 대화를 통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야 하고 이를 위한 첫 단계가 바로 북한과 미국의 평화조약이다" 라고 강조하였다.

28일 오전 9시 감리교빌딩에 다시 모인 우리는 미국 교회협의회와 함께 일하는 평화일꾼들이 북한을 위해 일해 온 사역 얘기를 경청했다.

미국 NCC 소속 38개 교단 중 한반도문제를 위해 분투하고 있는 UMC, PCUSA, 성공회, 메노나이트 교회, 퀘이커, 팍스 크리스티(천주교), 메리놀 선교회 등의 대표자들과 함께 한반도 평화통일에 관한 공동협의회를 가졌다.

두 총무의 인사말이 있은 후 우리 측에서는 노정선 교수가 대표발언을 하였고, 특별히 흑인 최초로 PCUSA 총회본부 총무(the Stated Clerk)로 선출된 넬슨 목사가 참석하여 지난 6월 PCUSA 총회의 한반도 결의안에 대하여 설명하고 미 장로교가 남북한 평화통일과 화해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다짐하였다.

특히 퀘이커인 American Friends Service의 댄 야스퍼(Dan Jasper)는 직접 저술한 "북한에 대한 포용(Engaging North Korea)"란 제목의 책자에서 과거 쿠바나 베트남, 라오스 등 적대 국가들과의 정상외교 전에 미국 국회의 지도력과 재정 도움으로 민간인들의 만남과 문화 교류가 선행되었던 사례들을 나열하고 북한에 대해서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함을 역설하였는데, 현재 많은 의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고 하였다.

이어 2,000여 미국 언론을 대상으로 화상 기자회견을 진행하였고 약 90명의 기자가 참석하였다. 한미 양 교회는 이 회견에서 “워싱톤 호소문”을 발표했다. 워싱톤 호소문은 △제재보다는 대화 협력 △군사적 대치 해소 (사드배치 철회)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하였다.

아울러 미국 교회는 교인들을 대상으로 한반도 평화와 화해에 대한 교육을 널리 확산하고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속적인 로비활동을 확산키로 하였다.

   
▲ 캠페인 기간 중 미국 교회협의호 소속 38개 교단 중 한반도문제를 위해 분투하고 있는 UMC, PCUSA, 성공회, 메노나이트 교회, 퀘이커, 팍스 크리스티(천주교), 메리놀 선교회 등의 대표자들과 함께 한반도 평화통일에 관한 공동협의회를 가졌다. 공동협의회는 20년만에 개최된 것이다. [사진제공-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와통일위원회]

약 20여년 만에 개최된 공동협의회에서 양 교회의 연대와 헌신을 확인하고 내년에는 미 NCC의 대표단을 한국에 초청키로 하였다.

화상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일부는 백악관 안으로 들어가서 관계자들과 회담을 갖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는 한반도 평화조약체결 청원서를 전달하였으며, 나머지 일행은 백악관 앞에서 “한반도 평화조약 지금 당장”, “사드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피켓 시위를 하였다.

백악관 안에 들어갔던 팀이 나온 후, 함께 구호를 외치고 미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CUSA) 총무인 짐 윙클러(Jim Winkler) 목사의 기도로 모든 공식적인 순서를 마쳤다.

윙클러 목사는 백악관 앞에서 이렇게 구호를 외치는 피켓 시위는 처음이라고 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였다고 말하였다.

(이 참관기는 다른 매체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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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치킨게임의 본질과 그 무서운 파장

사드 치킨게임의 본질과 그 무서운 파장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8/05 [00:52]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사드 관련 중국 해방군보의 경고 논평(붉은 선 안), 중국 정부가 관영 언론들을 통한 공식적인 경고 보도에 이어 비자제한, 한류스타 중국 방송 제한 등 보복 조치를 단행하기 시작하였다.    ©자주시보, 중국시민

 

중국 정부의 한국 사드 배치에 보복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미 가동 시작했다. 
경제인들이 주로 많이 이용하는 상용 복수비자 발급을 매우 까다롭게 규제하기 시작했고 한류스타들의 중국 진출을 줄줄이 취소시키고 있다.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물론 본격적인 제재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한국의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심각한 경제대란을 우려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정부도 중국의 이런 대응에 당황하는 눈치라는 보도도 나온다. 물론 정부는 중국 정부의 공식 제재가 아니기 때문에 아직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언론과 국민들은 시급히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물론 대책 찾기도 매우 어려운 문제다.

 

한국 사드 배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면 중국 정부는 반드시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다. 조금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 천명이 그렇고 지금 움직임만 봐도 그렇다.

 

 

✦ 예상되는 중국의 보복 조치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고도 한국 경제에 치명상을 가할 수단은 셀 수 없이 많다.

 

먼저, 대 한국 수출 제재이다.

 

전에 조어도 문제로 일본과 외교전이 벌어졌을 때 일본을 바로 굴복시킨 희토류 한국 수출 금지 조치도 그 하나가 될 것이다. 물론 중국 정부는 가만히 있고 중국 희토류 업체들이 나서서 자원 보호를 위해 수출량을 줄이기로 했다고 하면 국제자유무역에 위배된다는 항의조차할 수 없게 된다.
반도체와 친환경 전자제품, 고가의 전자제품에 꼭 필요한 희토류의 90%이상을 온 세계가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대체할 나라를 찾기도 어렵다.
고부가가치 첨단제품 생산공장들이 일시에 멈추는 아연실색할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대기업과 그 하청 중소기업이 망해나갈지 모르는 일이다.

 

우리의 먹거리도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물론 사료곡물은 미국에 많이 의존하지만 직접 사람이 먹는 대다수 식자재는 중국산이다. 대형 매장을 가보면 최근엔 인도산 농산물도 적지 않게 보이지만 아직은 중국산 재료로 만든 식품들이 대부분이다. 식료품값이 폭등하게 되면 물가인상을 유발, 그 파급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어 국내경제는 뒤죽박죽 되고 말 것이다.
이것도 중국 정부는 나서지 않고 수출 업체들이 수출할 농산물이 부족하다고 하면 그만이다.

 

이 두 가지만으로도 한국 경제는 치명상을 면할 수가 없다.

 

다음으로 우리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 제재이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이 대미수출을 넘어선지 이미 오래다. 반도체, 핸드폰 등 첨단제품은 물론이고 화장품, 분유 하다못해 초코파이 등 과자까지도 중국에서 엄청난 양을 수입해가고 있다. 
이런 물품을 수출하는 대기업이 타격을 받으면 그 하청업체인 중소기업들이 가장 치명상을 당하게 된다. 일자리의 80%창출하는 중소기업의 위기는 한국 가정의 파산을 의미한다.

 

희토류 수입이나 농산물 수입은 신기술을 개발하고 인도 등으로 다변화를 꾀해 어떻게 방법을 찾는다고 해도 중국을 대신할 수출 시장 개척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제3세계 나라들로 다변화를 꾀한다고 해도 그들 나라에 소비 여력이 없는 조건에서는 팔래야 팔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도 한국 주식과 부동산에 적지 않게 투자를 하고 있어 손해를 보게 되겠지만 중국 경제에서 한국과의 교류가 차지하는 양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중국은 얼마든지 밀어붙일 수가 있다.

 

따라서 사드 배치가 시작되면 한국 경제는 엉망이 된다고 봐야 한다. 외환위기나 미국의 비우량주택담보대출 경제위기는 금방 바닥을 치고 바로, 혹은 점차 회복이 되었지만 중국의 경제제재로 인한 경제위기는 그 문제가 풀리기 전까지는 제재의 강도가 계속 강해질 것이기에 경제위기도 시간이 갈수록 바닥을 찍고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위기가 심화될 우려가 높다. 차원이 다른 경제위기라는 것이다.

 

▲ 사드 미사일     ©자주시보

 

▲ 화성6호의 발사와 화성7호의 발사 대기 모습     ©자주시보

 


✦ 중러와 미국의 치킨게임과 북의 미사일

 

이렇게까지 중국과 러시아가 반발하고 있음에도 미국은 한국 사드 배치 행보를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한반도 사드배치는 미국의 명운을 건 세계미사일방어(WMD) 차원에서 구축되고 있는 전략적 선택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 18일 ‘미셸 쵸스도프스키, 미 핵선제타격력 증강에 1조달러 투자’라는 제목의 본지 기사에서 미국은 북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여 신형 핵무기를 개발하는 등 새로운 방식의 선제타격수단을 개발하기로 결정하고 이미 추진 중에 있다는 소식을 언급한 바 있다. 
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8698

 

북이 미 본토를 단 몇발로 초토화시킬 수 있는 수소탄과 그 운반수단을 이미 개발 보유하고 있고 이를 계속 개량해 가고 있는 상황이기에 미국의 지배세력들은 밤잠을 설치고 있다. 하여 강력한 신형 핵무기를 개발하여 먼저 미국을 위협하는 북 등을 선제타격하여 소멸하겠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주한미군기지의 쥬피터프로그램에 따라 핵무기보다 더 파괴력이 큰 탄저균과 그 탄저균보다도 훨씬 독성이 강한 보톨리늄 세균전까지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정세전문가들의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알래스카에 건설한 육상기반요격(GBI)미사일의 경우 오직 북의 미사일이 미 본토 타격을 하지 못하게 막기 위해 개발한 것이라고 미국의 군부에서는 공개적으로 누차 밝히고 있는 것처럼 미국은 세계미사일방어망 구축의 필요성을 주로 북의 핵미사일에서 찾고 있다. 이번 사드 배치의 명분도 북의 미사일 방어이다.

 

물론 주된 이유는 북의 핵미사일일 것이나 중국과 러시아도 동시에 선제타격할 수 있는 새로운 핵선제타격수단을 개발하려는 의도도 분명히 가지고 있을 것이다. 발트해 3국과 폴란드 등에 미국의 엠디 기지를 구축하려는 것은 러시아를 포위하기 위한 것이고 필리핀, 대만 등에 사드 기지를 배치하려는 것은 중국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국제정세전문가들의 지적이 많다.

 

사드는 사실상 미사일 요격용이라기보다는 그 선제타격을 효과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상대를 가장 면밀히 감시할 수 있는 도구이다. 그래서 오늘 일본의 아베와 우리 국방부에서도 사드 레이더를 통해 파악한 정보를 필요할 경우 일본, 미국과 공유할 수 있다고 밝혔던 것이다. 
제정신을 가진 국방부라면 그렇지 않아도 중국이 이렇게 난리를 치고 있는 상황이기에 속 마음을 절대로 발설하지 않았을 것이지만 아직도 중국의 보복 의지에 대해 감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보니 함부로 입에서 뱉어버린 것이다.

 

지금 중러와 한미일이 마주 달리는 열차를 타고 사드 치킨게임을 펼치고 있다. 어느 한쪽이 완전히 굴복하기 전까지 두 열차는 절대로 멈춤 수 없다. 
미국은 현재의 핵무기체계로는 세계 패권을 유지할 수가 없다. 점점 강해지는 중러를 감당할 수 없고 특히 북의 군사적 위력에는 밤잠을 설칠 지경이다.

미국이 신형핵무기로 먼저 타격하여 완전히 쓸어버리려는 계획을 가지고 감시레이더를 설치하는 것이기에 중국과 러시아도 죽으면 죽었지 그냥 넘길 수가 없는 상황이다.

 

어느 한 네티즌이 다음 게시판에 ‘중국인들의 입장에서 사드는 안방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겠다는 것'이라며 '누가 그것을 두고 보겠는가’라고 예리하게 지적했는데 단순한 안방 감시가 아니라 언제 방안에 슈류탄을 던져 넣어야 일가족을 몰살시킬 수 있을지를 판단하기 위해 설치한 감시카메라라고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 

그 핵선제타격능력을 새롭게 구축하기 위해 미국이 1조달러를 쏟아붓겠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있지 않는가.

 

결국 북의 핵미사일이다.

그것이 미국을 불안으로 몰아넣었기에 결국 이런 치킨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 직후 북이 3발의 화성-6,7호 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그렇고, 3일 북이 탄도미사일을 최초로 동해의 일본 배타적경제수역에 떨어뜨린 것도 한국 사드 배치를 통해 북을 신형 핵무기로 선제타격을 하려고 하면 할수록 북의 핵미사일은 더욱 더 무서운 위력을 더해갈 것이라는 경고였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북이 이렇게 핵미사일을 과시할 때마다 미국은 어떤 반대에도 기어이 사드를 그 주변 곳곳에 배치하려할 것이고 중러와의 갈등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그 갈등이 심화될수록 중국과 러시아는 북의 신형 미사일 개발을 더욱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것이며 북의 위력적인 미사일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북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일까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북은 이렇게 친미세력들이 날로 세를 넓혀가던 중국과 러시아를 단번에 확고한 반미 반제 연대 전선으로 돌려세우는 효과까지 거두고 있기 때문에 신형 핵미사일 개발과 시험을 주저할 이유가 없게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갈수록 상황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혈서까지 쓰며 사드배치 결사 반대를 외치는 성난 성주 군민들     ©자주시보

 


✦ 전망

 

중국의 경제제재로 남측의 경제가 완전히 무너지게 되면 미국의 한반도 지배구조에 파열구가 생길 여지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직 남북 교류협력을 확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 물론 남북교류로 그 효과가 바로 나타나기는 어렵겠지만 북에는 희토류도 있고 수출경쟁력을 높여줄 과학기술과 뛰어난 숙련공들이 많아 단번에 수출경쟁력을 높여 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나서서 다시 이런 6.15와 10.4선언 시대를 만들어가려고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실제로는 그때보다 훨씬 더 나가게 될 것이다. 그래야 중국의 경제제재를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은 남북경협의 혜택이 북의 국력강화로 귀결되지 않게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할 것이며 무엇보다 교류를 통해 북을 내부로부터 붕괴시키기 위한 책동을 강도 높게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내부붕괴전략과 그 구현 능력은 소련을 붕괴시키고 중국 내에 수많은 친미세력을 키워내는 과정을 통해 이미 검증이 되었다.

 

물론 북은 소련이나 중국과 다르기 때문에 미국도 그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확신하고 있었다면 6.15와 10.4선언을 10여년 동안이 이렇게 동결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경제제재, 군사적 압박 등 모든 수단을 다 사용해보았지만 북은 끄덕도 하지 않고 오히려 올해 들어 연초부터 수소탄시험에 중국 러시아에도 없는 최첨단 무기들을 연속 공개하면서 미국의 지배세력들을 밤잠 못자게 하고 있다.

따라서 마지막 방법인 내부붕괴전략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문화침투는 무서운 위력을 지니고 있다. 한국의 드라마를 북에 암암리에 널리 퍼트리고 순박한 북 주민들의 물욕을 자극하여 온갖 부정과 부패에 연루시켜 탈북자를 양산해내는 것만 봐도 그렇다.


따라서 다음 대선에서는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본다. 물론 확고한 친미입장을 견지해야만 미국의 지원을 받게 될 것이다.

 

북이 이런 미국의 의도를 모를 리가 없다. 
미국의 대응에 북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기 대선 결과와 상관 없이 사드배치는 추진될 것이며 한국경제는 치명상을 피하기 어렵다. 도탄에 빠진 우리 국민들의 삶이 앞으로 더욱 더 처참해질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쓰리고 미어진다.

 

그저 사드 배치 하지 않겠다고 하면 그만일 것을!
미국의 제재로 일시적으로 좀 힘들더라도 중국, 러시아, 제3세계와의 경제교류를 확대하고 북과의 교류협력 사업을 본격화하고 통일을 이루면 경제도 더욱 발전하고 전쟁 걱정 없는 안전한 나라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 명백한데 왜 박근혜 정부는 이런 생각은 아예 해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오직 친미일변도로만 가려고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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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청년수당’을 박근혜가 반대하는 진짜 이유

정부와 새누리당에서 제기되는 청년수당의 문제, 그 진실은?
 
임병도 | 2016-08-05 09:15:3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보건복지부의 서울시 청년수당 직권취소 후 나온 포스터 ⓒ서울시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청년수당’이 결국 보건복지부의 직권취소 통보를 받았습니다. 서울시는 복지부의 직권취소에 대해 대법원에 집행정지 소송을 제기하고 가처분 소송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와 중앙정부의 갈등 속에서 청년수당을 받는 청년은 물론이고 이 정책을 주목하고 있는 대한민국 청년들은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더욱 절망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청년수당이란: 서울시 2020 서울형 청년보장계획-청년활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만 19세~29세 미청년에게 최대 6개월간 매달 50만 원씩 현금을 지원하는 제도

서울시 청년수당을 놓고 정부와 새누리당, 일부 언론에서 제기되는 청년수당의 문제가 정당한 반대인가, 그 진실을 알아봤습니다.

① 50만 원을 주느니, 그 돈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더 낫다

청년수당에 대해 가장 많이 제기되는 얘기가 왜 돈을 주느냐입니다. 일자리를 만들어 취업을 시키면 된다는 주장입니다. 언뜻 보면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업에 돈을 지급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보다 구직자에게 직접 지원하는 편이 더 효과적입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년취업인턴제의 경우 사업주 지원금은 1천758억 원(81%)이고 근로자 지원금은 420억 원(29%)입니다. 그러나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청년에게 직접 지급하는 취업장려수당의 고용 효과는 1억 원당 59.9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업주 지원방식인 신규고용촉진장려금은 13.9명에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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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이 추진했던 취업활동수당 ⓒ조선일보 캡처

 

박근혜 대통령은 2011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에 ‘취업활동수당’ 도입을 수차례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한나라당은 청.장년의 구직활동을 위해 월 30~50만 원의 ‘취업활동 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한나라당은 29세 이하 청년 9만 명에게 약 30만 원씩, 장년층 16만 명에게 약 50만 원씩을 4개월간 지급하자는 정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정권도 청년 취업 정책을 위해서는 직접 지원이 낫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아닌 지자체장이 추진하는 모습은 못마땅해 합니다. 내가 하면 괜찮지만 다른 사람이 하면 안 된다는 이상한 논리입니다.

② 정부의 청년취업 정책을 따르면 되지, 왜 서울시가 별도로 청년수당을 만드는가

박근혜 정권이 청년정책을 잘했다면 굳이 서울시에서 청년수당 제도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을 보면 15~29세 청년 실업률은 12%를 넘었습니다.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실업률입니다.

지난 5월 청년 실업률도 전년 동월보다 높은 9.7%로 역대 최고치였습니다. 현재 박근혜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청년취업 정책이 실패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저의 고향은 (북한)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수많은 노력으로 대학까지 졸업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취업준비 중이며 아르바이트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 탈출하여 자리를 잡는 것이 이 탈북을 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현실인 거 같습니다. 잠깐의 시간일지 몰라도 제대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 어학 및 디자인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이렇게 신청하게 되었습니다.”(서울시 청년수당 지원 신청 사례 중)

목숨 걸고 북한을 탈출하는 일보다 취업이 더 힘든 현실입니다. 청년 취업은 목숨을 걸어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③ 청년수당을 받아 유흥비로 쓰거나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국무회의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직접 지원한 현금이 구직 활동이 아니라 개인적 활동에 사용되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청년수당을 유흥비 등으로 쓸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청년수당을 지급한 서울시는 매월 활동결과보고서를 받습니다. 계획했던 구직활동에 지원금이 사용됐는지 담당자가 1차 모니터링을 하고 주요 지출 내역은 현금 영수증이나 신용카드 영수증을 통해 확인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있습니다.

사실 청년수당을 받는 대상자 중에는 웬만한 기업 감사보다 더 심하게 확인을 하느냐는 불만도 있을 정도입니다. 도덕적 해이라고 주장하는 부분도 청년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형태입니다. 청년수당은 시범사업입니다. 만약 시범사업에서 문제점이 발생하면 개선하고 바꾸면 됩니다.

시범사업을 하기도 전에 청년들을 범죄자로 모는 정부의 태도가 이 땅의 청년을 대하는 박근혜 정부의 생각입니다.

④ 왜 하필 청년인가? 저소득층, 노인, 아동 등 더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청년수당 얘기만 나오는 주장 중의 하나가 왜 청년이냐는 얘기입니다. 청년이 얼마나 어려운줄 모르는 주장들입니다. 저소득층은 기초생활수급자 제도, 노인들은 기초노령연금, 아동들은 보육수당 등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이 있습니다. 그러나 청년들은 그들을 지켜줄 사회안전망이 없습니다.

“용역으로 일하시던 아버지가 추락사고로 장애를 얻으신 후 가정환경이 열악해졌습니다. 제 진로를 포기하고 경비직이라도 취업하려고 노력했지만 신임경비교육 비용을 감수할 경제적 능력조차도 안 돼서 취업에 실패하기를 거듭했습니다. 취업해서 아버지를 모셔야 하는데 당장에 그 준비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서울시 청년수당 지원 사례 중)

청년에게 청년수당을 지급하면 가정 내에서도 부담이 덜어질 수 있습니다. 아르바이트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면 미래를 위한 안정적인 취업은 불가능합니다. 단순히 청년을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라 가정을 지켜주는 정책입니다.

박원순서울시장청년수당-min

박원순 서울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 참석 이후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습니다. 박 시장은 “서울시 청년수당신청지원서 6,300여장에 가장 많이 쓰여진 단어 중 하나가 뭔지 아십니까? 바로 2,189번 반복된 “없다”입니다.”라며 “청년은 우리의 미래인데, 이대로라면 우리의 미래는 포기이고, 결핍이고, 가난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시장은 “청년 수당과 관련한 토톤을 하며 마주한 것은 대화가 아니라 불통과 답답함”이었다며 “우리 청년들이 바로 대한민국의 고용절벽 앞에서 이런 참담한 심정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부자와 노인에게 제공되는 지원은 투자와 복지라고 말하면서 청년에게는 미래를 위한 투자가 아닌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키는 낭비라고 합니다. 지금 청년들은 목숨이 위급한 절박한 상황에 있습니다. 작은 사다리마저 발로 차지 않았으면 합니다. 청년 정책은 청년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공동체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청년수당직권취소-min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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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배제한 이대생들, 그들의 특이한 승리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6/08/05 13:37
  • 수정일
    2016/08/05 13:3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낙인찍기'에 대한 두려움, 운동권에 대한 불신이 가져온 새로운 형태의 투쟁

16.08.04 13:40l최종 업데이트 16.08.04 13:40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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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라이프 단과대학 설립에 반대하는 이화여대 졸업생과 재학생 100여 명이 2일 오후 5시경부터 이화여대 정문부근에서 졸업증서를 학교측에 반납한다는 의미로 졸업증서 사본을 벽에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최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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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학생들이 이겼다. 그간 많은 대학에서 구조조정과 독선적인 사업 추진이 있었고 학생들은 늘 피해를 봤다. 물론 저항도 있었다. 교내에 대자보를 붙이는가 하면, 전체학생총회를 열기도 했고, 심지어 고공농성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학교 측의 불도저식 사업 추진으로 끝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화여대 학생들의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반대운동 결과 학교측이 사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은 짜릿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여타 학내운동과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면서, 기묘하다는 인상도 함께 받았다.

이번 이화여대 학생들의 반대운동 양상은 기존 운동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폐쇄적인 방식을 고수했기 때문이었다. 이화여대에 경찰 병력 1600명이 투입됐던 지난 7월 31일 이후 부산대학교를 시작으로 한양대, 고려대, KAIST 학부, UNIST 총학생회를 비롯해 전국 각 대학에서 규탄 성명서가 발표됐다.

이를 계기로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에서 전국 각 대학 학생회장들과 연락해 경찰투입을 규탄하고 이화여대 학생들을 지지한다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려 했지만, 이화여대 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각 대학에서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연대의 개념으로 늘 해왔던 지지성명과 기자회견조차 못하게 된 것이다.

그곳에 운동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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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0일 이화여대 본관에서 경찰과 학생들이 대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제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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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학내에선 '운동권'으로 알려진 학생들의 농성장 출입을 제한한다거나, 대외적으로 '의도가 있는 정치세력들의 개입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학내 최고 학생 자치기구인 총학생회가 주도하는 시위도 아니었다.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학생들이 시위의 주체였고, 언론 대응도 그들이 직접 했다. 그간 대학가에서 볼 수 없었던 특이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여태까지 다양한 학내 운동에 있어 이렇게 폐쇄적인 전략을 구사하고도 승리한 싸움은 없었다. 단일 공동체의 구성원만으로 싸우기엔 학교는 강압적이었다. 이를 중재하는 교육기관은 뒷짐만 지고 있다보니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 형태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부당한 일을 겪고 있다고 대중에게 알리면서, 학생회를 중심으로 뭉치는 형태를 취했다.

학생회는 전체학생총회를 개최한다거나, 학내 궐기대회를 열면서 학교와의 협상테이블을 준비했다. 그리고 판이 커지면 타 대학 학생회에서 이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형태였다. 이 과정에서 '운동권'으로 불리는 학생들이 나름대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이화여대 학생들의 시위는 '전복', 그 자체라 말할 수 있었다.

이 배경에는 운동권에 대한 불신과 권력기관의 낙인찍기에 대한 공포감, 그리고 청년세대의 박탈감이 큰 요소로 작동했다. 이화여대 총장이 8월 1일, 학생들의 점거사건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권이 개입하고, 사회단체들이 개입하지 않았냐?"며 '순수하지 못하다'고 말하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기득권들은 대체로 시민들이 저항의 목소리를 내면 낙인찍기를 통해 그들의 권리와 요구를 짓밟아 왔다. 당연히 이화여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뭉쳤던 학생들에게도 '낙인찍기'의 공포가 작용했을 것이다.

'운동권'에 대한 불신도 한몫 작용했을 것이다. 정치적, 사회적 사안에서 목소리를 내지만 정작 가까운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가지지 못했던 학내 운동권들이 개입하는 게 달갑지 않았을 것이다. 

많은 대학에서 '운동권' 소리를 듣는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의 간극은 크다. 평소에 만날 시간도 없고, 강의실보다는 학교 안과 밖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 달갑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나의 삶과 가깝지 않은 사람이 시끄럽게 떠들고 있으니 그것이 옳은 말일지라도 거리를 두고 싶을 수밖에 없을 거다. 더군다나 많은 대학의 '운동권'이 점점 위축되면서 외연이 좁아졌다. 이러니 학생들과의 접점은 멀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누적된 불신이 결국 이번 사건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고 할 수 있겠다.

권력자의 낙인찍기와, 이에 대항하는 운동권에 대한 불신 사이에서 하나의 이슈에 대한 동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주도한 이 싸움은 비록 폐쇄적일지라도 결과적으로는 승리했다. 하지만 모든 운동이 이렇게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학생이 제 목소리를 내며 싸웠다는 쾌감 속에서, 이번 이화여대 학생들의 투쟁은 많은 고민거리들을 안겨준다. '동지는 간데없고, 승리의 깃발은 나부낀다.' 딱 그런 상황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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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DMZ지뢰’ 올해엔…, 다시 온 8월

남북·북미 연락채널 끊긴 채 연초부터 군사적 긴장 점증
▲ 연합뉴스TV 캡쳐

“이날 지뢰 폭발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2000년 6월에도 DMZ 수색정찰작전 중 지뢰 폭발로 육군 1사단 수색대대장과 후임 대대장 등 2명이 두 다리를 잃고 중대장이 다리에 관통상을 입었던 곳이다. 이번에 폭발한 지뢰는 M14 대인지뢰로 우리가 매설한 것이다.”

지난해 8월7일자 경향신문에 <‘지뢰밭’ DMZ, 불안한 군 장병들>이란 제목으로 실린 한 민간 지뢰연구기관 책임자의 기고 일부이다. 인용한 글머리에서 일컫는 ‘이날’은 지난해 이른바 ‘DMZ목함지뢰 사건’이 터진 바로 그날, 8월4일이다. 즉 기고는 이날 사고의 원인인 “폭발한 지뢰는 M14 대인지뢰로 우리(군대)가 매설한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무슨 근거가 있기에 이렇게 잘라 말한 건지 지금도 궁금하다. 하지만 이 기고는 결국 ‘오보’가 됐다. 사건 발생 6일 뒤인 8월10일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특별팀과 함께 조사를 벌인 국방부 합동조사단은 문제의 지뢰가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라고 발표한 것이다.

모두가 기억하는 지난해 ‘8월의 위기’는 이렇게 불붙기 시작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고 8월20일엔 서부전선에서 북한이 포격(1발)을 가해와 우리 군이 대응 포격(20발)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교전이 시작된 것이다. 말 그대로 일촉즉발이었다. 이틀 뒤 극적으로 이뤄진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가 없었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모골이 송연해진다.

1년이 흘렀다. 다시 8월4일. 1년 전 ‘DMZ목함지뢰 사건’이 발생한 그날이다. 그럼 지금 한반도의 평화지수는 어떤가? 여전히 전쟁의 먹구름은 걷히지 않고 있다. 아니 어쩌면 더 짙게 드리웠는지도 모른다.

상황이 지난해보다 나쁜 건 분명해 보인다. 긴장은 이미 연초부터 높아갔다. 마치 끝이 있는 계단을 오르는 식이다. 북한이 4차 핵시험을 하고 로켓을 발사하자 미국은 UN사상 최고 강도라는 대북 제재를 주도했다. 이에 반발한 북한이 잇따라 탄도탄미사일과 SLBM 시험 발사를 하자 이윽고 미국은 지난달 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인권 제재’ 대상으로 공표했다.

▲ 사진 출처 : 노동신문 홈페이지

계단 오르기로 점증하는 북미·남북 군사대치

그러자 지난달 말부터 북한은 이달 말 진행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합동군사연습을 겨눠 강한 경고를 내놓고 있다.

지난달 28일 평양발 AP통신에 따르면, 한성렬 북한 외무성 미국국 국장은 “만일 미국이 8월에 대규모 군사연습을 강행한다면 그로부터 조성되는 사태에 대한 책임은 미국이 지게 될 것”이라 밝혔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 인권 제재에 대해 “‘붉은 선(red line)’을 넘어서고 우리에게 선전포고를 해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같은달 26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만일 오는 8월 조선반도정세가 통제 밖으로 벗어나게 된다면 그 책임은 핵전략자산을 조선반도에 끌어들인 측, 공화국의 최고존엄을 건드려 먼저 선전포고를 한 측인 미국이 전적으로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특히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추가 핵시험을 하는가 마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 여하에 달렸다”고 말해 5차 핵시험을 시사했다.

올해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은 22일부터 닷새간 열린다고 한다. 지난해 12일(8.17~28) 동안 진행된 것에 비하면 기간이 절반 이상 줄었지만 북한의 반응은 더 강경하다. 우려가 더하는 이유는 미국의 ‘김정은 위원장 인권 제재’를 계기로 북미간 접촉통로마저 끊겨버렸다는 점이다. 지난달 11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가 하루 전 미국 정부에 “조미 사이에 유일하게 존재하여온 공식접촉통로인 뉴욕 조미접촉통로를 완전히 차단한다”고 통지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또 “지금부터 조미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우리 공화국의 전시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미국 정부에 통지했다고 한다. ‘전시(戰時)’ 상황이란 얘기다.

북미 통로 차단, 남북은 직통전화 끊긴 지 반년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미국은 오는 6일 초음속 전략 핵폭격기 ‘B-1B 랜서’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한다고 밝혔다. B-1B 랜서의 괌 기지 배치는 2006년 이후 10년 만이라고 한다. B-1B 랜서는 B-52 전략폭격기에 비해 기동성과 정밀타격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반도까지 오는 데 2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 KBS 뉴스 캡쳐

북미관계만 먹구름에 휘감겨 있는 게 아니다. 남북관계 역시 날카롭게 맞서 있다. 비상시 긴급 연락통로였던 판문점 남북한 연락사무소(적십자 채널) 직통전화가 끊긴 지 6개월이 다돼간다. 연초 북한의 핵시험과 로켓 발사에 대응해 남한 정부가 지난 2월10일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을 발표하자 북한은 이튿날 개성공단 폐쇄를 발표하고 남북간 통신수단을 전면 차단했다.

이런 불통 상황에 더해 지난 5월 북한이 제안한 남북 군사회담을 박근혜 정부가 거부한 이래 군사적 대치와 신경전는 더 악화되는 양상이다.

남한 정부가 최근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에 대응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인공어초를 설치하자 북한은 “군사적 도발”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5일 해군 서해함대 보도를 통해 “첨예한 이 수역에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여 우리 군대의 자위적 대응을 유도해내고 그것을 도발과 위협으로 매도해보려는 것이 침략자, 도발자들의 간악한 흉심”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이보다 한 달 전인 6월25일 국방위원회 정책국 상보를 통해서도 서해상 문제를 제기했다. 북한은 “만약 서남해상에서 무장충돌이 또다시 발생한다면 그것은 지난 3차의 교전규모를 벗어난 전면전으로 확전되여 우리 민족의 생사는 물론 동북아시아와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엄중히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한 정부도 최근 북한의 행보와 첩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국내 언론들은 일제히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최근 중국과 동남아 지역의 우리 교민 또는 한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테러 또는 납치하려는 징후가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22일엔 북한이 한강을 이용해 처음으로 대남 전단 유포를 시도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27일 밝혔다. 합참은 “북한이 우리사회의 혼란과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통전책동차원의 도발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통일부는 북한이 지난 6월 한 차례, 7월 들어선 두 차례 남파 공작원 지령용 난수(亂數) 방송을 내보냈다며 지난달 15일 방송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다. 언론들은 남북관계에 긴장을 조성하기 위한 교란, 기만용이란 전문가 분석을 달았다.

1년 전 ‘목함지뢰’ 하나만으로도 교전이 벌어지는 위급상황을 전 국민이 지켜봤다. 기적적으로 성사된 긴급 남북 고위급접촉의 합의로 가까스로 전면 충돌은 면했지만 되레 그때보다 더한 군사적 긴장이 감돌고 있다. 소통은 고사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대치는 예각화되고 있다.

광복 71주년을 맞는 2016년 8월.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대행진이 그 어느 시기보다 절실하게 다가오는 때다.

김동원 기자  ikaros0704@g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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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에서 ‘사드 반대’ 춤추고 노래한 더민주 의원들, “늦게 와 죄송하다”

 

“사드 배치 철회 목소리 국회로 옮겨 가겠다” 다짐

구자환 기자 hanhit@vop.co.kr
발행 2016-08-04 07:07:05
수정 2016-08-04 07: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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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를 방문한 더민주 소속 의원들이 22번째 성주촛불문화제에 참석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더민주의 유은혜, 손혜원, 소병훈, 김현권, 표창원, 박주민, 김한정 국회의원과 김홍걸 전 국민통합위원장이 참석했다.

의원들은 주민의 환대에 호응해 가발을 쓰고 공연을 하는 등 달라진 성주 민심에 가까이 다가갔다. 특히 표창원, 손혜원 의원은 국회의원의 권위를 잠시 내려놓고 음악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며 주민의 호응에 화답하기도 했다.

표창원 의원은 “공부하고 따져보면서 사드가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고 전쟁 위험과 경제 위기로 내몬다고 말하는 여러분들이 존경스럽다”며, 사드 배치 철회에 같은 목소리를 냈다.

유은혜 의원은 “더불어 민주당이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하다”며, “사드가 결정된 순간부터 많은 더민주 국회의원들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대정부 질문과 항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걸 위원장은 “며칠 전만해도 성주 분들의 의지를 제대로 알지 못해 걱정을 했다”며, “혹시 정부의 회유와 협박에 넘어가면 어떡하나 하고 쓸데없는 걱정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저보다 더 심하게 착각하는 분은 정부 여당에 있는 분”이라며, “성주군민의 뜻이 굳은 것을 보고 정부와 미국이 당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의원들은 군청 대강당에서 성주군민들과 간담회를 열고 사드 배치를 철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22번째 성주촛불문화제에 참석한 더민주 소속 의원들이 가발을 쓰고 공연을 하고 있다.
22번째 성주촛불문화제에 참석한 더민주 소속 의원들이 가발을 쓰고 공연을 하고 있다.ⓒ구자환 기자

“휴가에 울산 간 박 대통령, 성주도 와서 목소리 들으라”

이날 촛불문화제도 주민들이 군청 앞마당을 가득 메운 상태에서 진행됐다.

김항곤 군수는 “우리의 단결된 목소리가 커지면서 야3당이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앞으로 특위가 활동하면 정부는 우리가 요구한 것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는데 아직 대답이 없다”며, “대통령과 만나게 되면 군민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주지역 문화단체들의 개사곡 공연과 시낭송으로 진행된 촛불문화제에서 주민들은 “성주군민 똘똘 뭉쳐 사드 배치 막아내자”,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배치 필요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주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휴가에 울산에 갔으니 성주에도 올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성주를 찾아 군민의 뜻을 청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성주군청 앞 마당을 가득 메운 주민들이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주군청 앞 마당을 가득 메운 주민들이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구자환 기자
성주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주민들이 사드 배치 반대 손팻말을 흔들며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성주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주민들이 사드 배치 반대 손팻말을 흔들며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구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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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정원 직원들의 ‘양심선언’ 박원순 공작

 
국정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에 대해 지속적으로 ‘정치 공작’을 벌였다고 전직 국정원 관계자들이 증언했다. 유력 대선 주자인 박 시장을 흠집 내서 여론을 악화시켰다. 이들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이를 주도했다고 밝혔다.
  조회수 : 13,841  |  정희상·주진우 기자  |  webmaster@sisain.co.kr
 

 

 

전 국정원 직원들의 ‘양심선언’ 박원순 공작


박원순 “국정원에 대한 분노로 정치 시작했다”


이상한 원세훈 재판, 판사야? 변호사야?

 

‘좌익효수’도 박원순 단골 공격수

 

 

 

국가정보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 ‘정치 공작’을 벌였다는 증언을 복수의 전직 국정원 관계자들로부터 확보했다. 원 전 원장의 핵심 측근이었던 국정원 관계자는 “박원순 공작은 2009년 원세훈 국정원장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원 원장이 직접 지휘하다시피 했다”라고 <시사IN> 취재진에 증언했다.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박원순 공작의 일부가 드러나긴 했다. “(서울시장 재보선) 선거 기간에 트위터·인터넷 등에서 허위사실 유포. 확실하게 대응 안 하니 국민들이 그대로 믿는 현상 발생. 악의적 허위사실은 선거에 미치는 영향 막대. 선거가 끝나면 결과 뒤바꿀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원이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함. 특히 종북 세력들이 선거 정국을 틈타 트위터 등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로 국론 분열을 조장하므로, 선제적 대처해야 함(2011년 11월18일 서울시장 재보선 이후 원장님 지시 강조 말씀).” 원 전 원장이나 국정원은 재판 과정에서 이 같은 활동이 일관되게 심리전단 고유의 업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에 <시사IN>이 취재한 전 국정원 간부들은 원 전 원장의 지시로 박원순 공작이 이뤄졌다고 증언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연합뉴스</font></div>이명박 전 대통령(왼쪽)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오른쪽)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적극 견제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왼쪽)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오른쪽)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적극 견제했다.

다음은 원세훈 전 원장 핵심 측근의 증언이다. “2009년 4월, 국정원장에 취임한 뒤 원세훈 원장은 원장 비서실 직원은 물론 국정원 1, 2, 3차장과 기조실장이 참석하는 회의 때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성토했다. 요지는 이렇다. ‘박원순은 종북 좌파의 거두다. 철저히 흠집 내라.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다. 지쳐 나가떨어질 때까지 멈추지 마라.’ 이 같은 지시에 처음엔 국정원 안에서도 어리둥절했다.” 국정원 간부들은, 박원순을 제압해야 한다는 신임 국정원장의 지시에 왜 어리둥절했을까? 또 다른 전 국정원 고위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박원순 희망제작소 이사가 만든 ‘아름다운재단’에 매달 월급을 기부할 정도로 친분이 있는 사이로 국정원 직원들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박원순을 제압하라고 하니 처음엔 영문을 잘 몰랐다”라고 말했다.

국정원 직원들은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에 이명박 대통령의 뜻이 실렸음을 직감했다. 이때부터 국정원 직원들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 대한 사찰에 들어갔다. 박원순 변호사도 사찰을 감지했다. 이렇게 해서 2009년 6월 박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국정원 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국정원은 그해 9월 박 변호사를 상대로 “국가정보원이 민간인 사찰을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해 국가정보원 및 정부의 명예를 훼손했다”라며 서울중앙지법에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원고는 대한민국 정부, 피고는 박원순 변호사였다. 원세훈 전 원장의 핵심 측근은 “애초부터 말이 안 되는 소송이었다. 국정원 내 법무팀도 처음에 승소 가능성이 낮다며 소송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원세훈 원장은 이들을 크게 호통쳤고 결국 국정원은 박원순 상임이사에게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라고 말했다.

박원순 변호사가 국정원으로부터 소송을 당하자, 주진우 <시사IN> 기자는 당시 박 시장을 인터뷰했다. 당시 주 기자는 MBC <생방송 오늘아침>에서 인터뷰 코너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박 변호사 인터뷰 후반부에 원세훈 원장을 비판했다. 이 방송이 그대로 나간 뒤 주 기자의 인터뷰 코너가 폐지됐다. 이에 대해 국정원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국정원 여론팀과 MBC 담당 IO(정보관)가 움직여 그 코너를 폐지시켰다. 국정원 상층부의 생각이 강경했다”라고 말했다.

“MB가 촛불집회 배후로 박원순 지목”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과 원세훈 국정원장은 왜 박원순 변호사를 제압하려 했을까? 전 국정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2008년 촛불집회에 놀란 MB(이명박 전 대통령)가 참여연대가 연관된 진보적 시민단체가 촛불집회에 많이 참여했다는 점을 들어 그 배후로 박원순을 지목했다.” 또 다른 전 국정원 직원은 “원세훈 전 원장은 박원순 시장과 함께 참여정부 시절 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씨와 가까운 사람들도 전부 스크린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윤무영</font></div>  
ⓒ시사IN 윤무영

당시 박 변호사는 시민운동 일선에서 물러나 희망제작소와 아름다운재단 관련 활동만 벌이던 상태였다. 촛불시위 배후로 지목되기에는 무리가 많았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전 국정원 고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원세훈 원장은 국내정보수집국 정보를 잘 믿지 않았다. ‘원장 자리는 원내 정보뿐 아니라 밖에서도 정보가 들어오는데 확인하면 국정원 첩보는 50%가 가짜더라’는 말도 했다. 실제로 외부 보수 인사들 중심의 특보단을 꾸렸는데, 이들로부터 박원순씨가 야권에서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라는 말을 듣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싹을 잘라야 한다고 보았다.”

“국정운영 방해를 좌시해선 안 된다(2012년 5월18일 원장님 지시 강조 말씀)”라는 원세훈 전 원장에게 “종북 세력 척결과 국정 성과 홍보는 별개의 사안이 아니었다(2012년 6월15일 원장님 지시 강조 말씀)”. 원 전 원장은 국정에 반대하면 종북 세력으로 보았고, 그 배후로 시민사회 단체를 이끌었던 박원순 변호사를 지목한 셈이다.

하지만 원 전 원장의 의도는 빗나갔다. 국정원 사찰이 오히려 박원순 변호사가 정치권에 진출하도록 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박원순 시장은 <시사IN>과 인터뷰하면서 “내가 서울시장에 출마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국정원의 무도한 사찰이었다”라고 말했다(18~19쪽 인터뷰 참조).

국정원은 박원순 변호사를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소송에서 2010년 9월 1심부터 패소했다(2012년 3월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박 시장 손을 들어주었다). 소송에서 잇달아 지자 원세훈 원장은 보수 언론을 동원해 박 변호사를 압박하라고 지시했다. 효과가 없자 담당 IO(정보관)가 인사 조치되기도 했다. 원세훈 전 원장의 핵심 측근은 “재판에 지면서 여론이 나빠지자 원세훈 원장은 박원순 관련 언론 보도 대처가 미흡했다는 이유로 금 여론팀장에게 책임을 물어 지방으로 좌천시켰다”라고 말했다.

국정원의 박원순 공작은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박 변호사가 당선된 뒤 더욱 거세졌다. 원세훈 전 원장의 핵심 측근은 “박 시장이 전임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의 비위를 들춰낼까 봐 원세훈 원장이 신경을 썼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여겼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 국정원 고위 관계자도 “원 전 원장은 박원순 시장의 정책에 대해 거의 모두 종북 좌파 정책이라고 공격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유우성 사건)도 ‘박원순이 채용한 간첩’이라는 콘셉트를 만들기 위해 둔 무리수였다”라고 말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조남진</font></div>2009년 ‘희망과 대안’ 창립식에서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소란을 피우자 행사장을 빠져나오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시사IN 조남진
2009년 ‘희망과 대안’ 창립식에서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소란을 피우자 행사장을 빠져나오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복수의 전 국정원 직원들 증언에 따르면 원세훈 전 원장은 ‘디테일’에 강했다. 즉, 세밀한 부분까지 일일이 지시하며 직접 챙겼다고 한다. 원 전 원장은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행정부시장을 지내 서울시가 ‘친정’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박원순 시장을 겨냥해 대구·경북(TK) 출신인 국정원 직원 김·손을 차출해 서울시를 담당하게 했다. 또 이들을 통해 직접 서울시와 관련한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원 전 원장의 핵심 측근의 증언이다. “박 시장이 당선됐어도 서울시에는 원세훈의 ‘빨대 공무원’이 수두룩했다. 원 원장이 시청 주변에 가서 그들에게 자주 밥을 샀다. 박원순 시장 1기 시절 서울시 고위 공무원들 가운데 원세훈 국정원장 직보 라인도 있었다. 또 원 원장이 일부 국장에게 수시로 직접 전화해서 박 시장과 관련한 정보를 묻기도 하고 필요한 사항을 지시했다. 박 시장이 당시 서울시장 업무를 제대로 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국정원이 만들어나갔다.” 국정원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원세훈 전 원장의 서울시 공무원 영향력을 모친상 빈소 풍경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2013년 2월19일 캐나다에서 거주하던 원세훈 원장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원세훈 원장은 출국해 캐나다 밴쿠버 현지에서 장례를 치렀다. 귀국한 원 전 원장은 국내에서도 비공개로 조문객을 받았다고 한다. “원세훈 원장의 남현동 자택에서 사흘간 모친 영정사진을 걸어두고 문상객을 받았다. 원세훈 사람으로 분류되는, 서울시 고위 공무원들과 국장들이 줄줄이 찾아왔다.”

원 전 원장은 보수 단체·언론·학자들을 끌어들여 박 시장 흠집 내기에 나섰다. 또 서울시와 업무 연관이 있는 정부 각 부처에 파견된 국정원 요원에게 박 시장의 정책에 비판적인 여론을 조성할 수 있는 보고서 작성을 독려했다고 한다.

어버이연합이 19차례나 서울시청 앞에서 시위

박원순 공작은 국정원 내부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공식 문서를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다. 2013년 당시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서울시장의 좌편향 시정운영 실태 및 대응방향’이라는 A4 용지 5장짜리 문건을 공개했다. 2011년 11월24일자로 작성된 이 문건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 이후 세금급식 확대, 시립대 등록금 대폭 인하 등 좌편향·독선적 시정 운영을 통해 민심을 오도, 국정 안정을 저해함은 물론 야세 확산의 기반을 제공하고 있어서 면밀한 제어방안 강구 긴요”라고 밝힌 뒤, 이어서 “아직 박 시장의 시정 운영에 대한 명확한 긍정·부정 여론이 형성되어 있지 않아 현 시점에서의 어설픈 견제는 역풍만 초래할 가능성이 다분. 명백한 불법·편법 행태에는 즉각 대응하되, 편파 독선적 시정 운영은 박 시장에 대한 불만 여론이 형성될 때까지 자료를 수집 축적하고 있다가 적기에 터뜨려 제압하는 등 단계적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라며 공작 전략을 담았다.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관련 예산 집행 실태 철저 점검” “여당 소속 시의원(28명)들에게 시 예산안에 대한 철저한 심의를 독려” “자유청년연합·어버이연합 등 범보수 진영 대상 박 시장의 좌경사 시정을 규탄하는 집회·항의 방문 및 성명전 등에 적극 나서도록 독려” 등 구체적인 전술도 담겼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연합뉴스</font></div>2013년 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작 문건을 폭로했다.  
ⓒ연합뉴스
2013년 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작 문건을 폭로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지금까지 내부에서 작성한 문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검찰도 국가정보원의 문건과 글자 폰트나 형식이 다르다며 국정원 공식 문건이 아니라고 결론 내린 바 있다. 하지만 복수의 전 국정원 핵심 관계자들은 “국정원에서 작성된 문건이 맞다”라고 증언했다. 원세훈 전 원장의 핵심 측근 인사는 “문서를 작성한 곳은 국내정보분석국이다. 부서 비밀코드 넘버까지 적혀 있어서 국정원 문서가 아니라고 부인할 수도 없다. 실제 국정원에서는 박 시장에 대해 이 문서에 나온 그대로 기획하고 실행했다”라고 말했다. 이 핵심 측근 인사는 “문서 내용대로 어버이연합 등 보수 단체가 서울시 정책에 대해 종북 좌파 정책이라고 규탄하는 시위와 항의 방문을 하도록 지원했다. 어버이연합에는 국정원 퇴직자 모임의 한 간부를 통해 자금을 대고 관리했다”라고 증언했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박원순 시장에 대한 어버이연합의 항의 시위는 19차례 진행됐다. 어버이연합과 국정원의 커넥션 의혹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에서 일부 드러났다. 탈북자 단체 관계자 김 아무개씨가 어버이연합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중국으로 건너가 유씨가 간첩임을 입증하는 대화 녹취와 사진 등을 수집해 국정원에 제출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한 바 있다.

문건에는 또 검찰과 경찰에 대해서는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고소·고발된 사안에 대해 철저한 수사 및 처벌과 서울시정 운영에 대한 사정활동 강화’를 주문했다. 이에 대해 원 전 원장의 핵심 측근은 “원세훈 원장은 최장수 임기를 기록할 정도로 대통령이 전폭적으로 신임하는 실세 원장이다 보니, 다른 부처에도 영향력이 막강했다. 예를 들면 검찰총장과 경찰청장도 새로 임명되면 원세훈 원장과 만났다. 그때마다 두툼한 봉투가 건너갔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전직 경찰청장은 “신임 인사차 원 전 원장을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봉투를 받은 적은 없다”라고 부인했다.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에 따라 심리전단은 2012년 대선에 적극 개입했다. 이때 대선에 출마하지 않았던 박원순 시장도 공격 대상이었다. 예를 들면,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은 ‘박원순은 협찬 대마왕이고, 안철수는 코스프레 대마왕(2012년 9월5일)’ ‘박원순은 협찬의 진수를, 안철수는 뻥튀기의 진수를 보여줬다(2012년 9월7일)’ ‘박원순은 종북 세력 싱크탱크 희망제작소, 종북 세력 자금줄 아름다운재단, 종북 세력 양성소 참여연대를 만들었고 그 세력을 안철수에게 올인할 것이다(2012년 10월22일)’ ‘박원순 부친이 악질 친일파. 위안부를 모집한 것은 천하가 아는 사실이다(2012년 11월11일)’ 등 트위터 활동을 했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이후 원세훈 원장이 물러났지만 박원순 시장에 대한 국정원의 견제 기조는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고 국정원 전 직원들은 증언했다. 전 국정원 고위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원 전 원장 시절 국정원 안에 만들어진 감시 견제 체계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시장 자리는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이며 국무회의 참석 필수 요원이라서 야당 소속 서울시장의 입지는 늘 경계 대상이다”라고 덧붙였다. 진선미 의원이 공개한 박원순 제압 문건에 작성자로 기재된 추 팀장은 현재 국내정보 파트 국장을 맡고 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인수위원회를 거쳐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다 국정원에 복귀해 핵심 보직을 꿰찼다. 추 국장의 인사만 봐도 박근혜 국정원의 박원순 시장 견제 기조를 읽을 수 있다.

<시사IN> 취재진은 원세훈 전 원장의 반론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또 국정원 측은 “국정원에서는 박원순 문건을 만든 일도 없고, 서울시장을 상대로 어떤 공작도 하지 않는다”라고 공식 견해를 전해왔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이명익</font></div>2015년 6월8일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박원순 시장 비판 집회를 하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2015년 6월8일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박원순 시장 비판 집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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