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한국GM 군산공장 5월말 폐쇄···직원 2000명 어쩌나

한국GM 군산공장 5월말 폐쇄···직원 2000명 어쩌나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입력 : 2018.02.13 11:16:00 수정 : 2018.02.13 11:28:56
 
한국GM 군산공장 5월말 폐쇄···직원 2000명 어쩌나
 

‘한국 철수’를 빌미로 정부에 대규모 재정지원을 요청했던 제네럴모터스(GM)가 결국 GM 군산 공장을 5월 말까지 완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GM과 한국GM은 13일 경영난 자구 노력 일환으로 군산 공장 폐쇄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GM이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안을 보면 한국GM은 5월 말까지 군산 공장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직원 약 2000명(계약직 포함) 구조조정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국GM 관계자는 “본사가 현재 생산설비를 모두 유지한 채 회생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경영난 극복을 위한 대표적 첫 자구 노력으로서 군산 공장 폐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한국에서의 사업 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힘들지만 반드시 필요한 노력의 첫걸음”이라며 “최근 지속되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GM 임직원과 군산 및 전북 지역 사회, 정부 관계자의 헌신과 지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환 과정에서 영향을 받게 될 직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준중형차 크루즈, 다목적차량(MPV) 올란도를 생산하던 한국GM 군산 공장의 가동률은 최근 3년간 평균 약 20%에 불과해 사실상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한국GM은 노동조합, 한국 정부, 주요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한국 내 경영 정상화를 위한 구체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대규모 직접 제품 투자로 수천 개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배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한국GM과 주요 이해관계자는 한국 내 사업 성과 개선을 위한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글로벌 신차 배정을 위한 중요한 갈림길에 있으므로, 2월 말까지 지속적 논의를 통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GM은 약 4억7500만달러의 비현금 자산상각(non-cash asset impairments), 3억7500만달러 규모 인건비 관련 현금 지출 등 최대 8억5000만달러의 지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출은 대부분 2018년 2분기 말까지 ‘특별지출’로 회계장부에 반영될 예정이다. 

최근까지 GM는 한국 철수를 빌미로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고 관련 부처들은 협의에 들어갔다. 한국GM에 대한 지원을 놓고 부실기업 정부 지원이 타당한가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관련기사▶ GM 부실 책임 규명도 없이 ‘지원 요청’부터 받아든 정부) 

군산공장 폐쇄는 GM 계획대로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지원을 요청한 GM이 그 반대급부로 신규 투자계획을 제시하면서 군산공장 신차 배정이나 증설 계획을 담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련기사▶[단독]GM, 한국 투자계획에 ‘군산공장 살리기’는 빠졌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제주 게하 잔혹사’ 경찰과 제주 도민은 뭐 하고 있었나?

제주가 관광객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지역인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
 
임병도 | 2018-02-13 08:44:4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제주에 혼자 여행을 왔던 20대 여성이 살해 당했습니다. 지난 7일 울산에 살던 이씨는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 구좌읍의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렀습니다. 이씨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마련한 저녁 파티에 참석한 이후 실종됐습니다.

연락이 닿지 않았던 이씨의 가족은 10일 실종신고를 했지만, 이씨는 11일 정오쯤 게스트하우스 바로 옆 폐가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10일 밤 항공편으로 제주를 떠난 게스트 하우스 관리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쫓고 있습니다.

제주에 사는 도민으로 안타까운 죽음에 분노와 슬픔이 함께 교차합니다. 특히 용의자가 근무했던 게스트하우스는 지인이 과거에 혼자 여행을 와서 묵었던 숙소였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 묵었던 여성의 살인 사건으로 일부 언론에서는 게스트하우스의 예약이 취소되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집니다. 그러나 제주가 관광객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지역인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입니다.


‘특별 방범 순찰 활동 기간에 벌어진 살인 사건’

 

▲제주경찰은 2월 5일부터 18일까지 특별방범활동에 돌입한다고 밝혔지만, 11일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제주지방경찰청

 

이번 살인 사건은 제주지방경찰청의 특별방범 활동 기간에 벌어졌습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도 전역 사람안전, 특별도보 순찰의 날 운영’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보도자료까지 배포했습니다. 그러나 살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평창올림픽과 설 연휴 등을 맞아 금융권과 가정폭력 등을 집중적으로 예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명 ‘혼여족'(혼자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게스트하우스 등도 점검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2012년 7월12일 서귀포시 성산읍 게스트하우스에 묵었던 여성이 올레길을 걷다가 살해당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경찰은 혼자 여행하는 여성들의 범죄 예방을 위한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자 시들해졌고, 결국 또다시 살인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제주도, 범죄 발생 부동의 1위’

 

▲2016년 광역단체 5대 강력범죄 발생건수, 제주도는 17위를 기록한 세종시(63건)보다 2.5배 많은 158건이었다. ⓒ데이터플래닛

 

제주를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8년 전 제주로 이주했던 아이엠피터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통계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제주는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입니다.

제주도는 2016년 ‘5대 강력범죄 발생 건수'(1만명 당)가 158건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제주는 2014년 (172건/만 명당)에도 2015년 (163건/만 명당)에도 부동의 1위였습니다.

성폭력 범죄 발생 건수도 2011년 259건, 2012년 285건, 2013년 495건, 2014년 370건, 2015년 437건으로 최근 5년 사이 30% 넘게 증가했습니다.

 

▲사단법인 올레 홈페이지에 공지된 도보여행 주의 사항. 여성은 여성전용 숙소 등을 이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올레는 2013년 올레길 여성 사망 사건과 관련해 소송이 진행된 이후 법적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올레홈페이지 화면 캡처

 

제주에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통계가 있다면, 경찰 인력을 충원하고 방범 활동을 강화하면 됩니다. 실제로 제주도는 외국인 범죄와 교통사고가 증가하자, 외국인 범죄 수사대와 교통경찰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피해 등이 감소했습니다.

문제는 관광객과 관련한 사고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혼자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전 대비나 방범 순찰 활동은 관광 업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방관하고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도 자신들은 억울하다고 항변하기보다는 지역 경찰과 연계하여 위험 지역에 대한 순찰을 요구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여행객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누군가의 억울한 죽음 뒤에는 범죄를 저지른 잔혹한 살인자가 있습니다. 그 살인자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살인을 막기 위한 사회 시스템이 가동되지 못했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504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문재인의 시간’, ‘김정은의 시간’과 만나다

 전문가들과 풀어본 ‘평창 남북드라마’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8.02.12  22:02:58
페이스북 트위터

임동원 “김여정, 참 교육을 잘 받았고 훌륭하구나”

   
▲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 김여정 조선로동당 제1부부장이 10일 청와대를 방문,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이번 북측의 정상회담 초청은 적어도 김정은 위원장이 단순하게 떠보기 위해서거나 한․미군사훈련을 회피하기 위한 정도는 넘어선 것 아닌가 싶다. 조심스러운 생각이지만 결국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의 ‘한반도 비핵화’ 유훈을 내세워 적어도 본격적인 북미대화나 6자회담에 응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전망해 본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2일 북한 고위급대표단 및 특사의 방남 의미에 대해 이같이 무게를 실었다.

실제로 국가수반급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조선로동당 제1부부장을 특사로 내려 보낸 것은 북측 입장에서는 최선의 카드를 쓴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김여정 특사 카드는 마지막 카드”라며 “김여정 특사라야만 와서 보고들은 것을 가감없이 김정은 위원장한테 직접 보고할 수 있을 것이고, 향후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분위기나 가능성까지 직접 확인해 본 걸 거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이낙연 국무총리가 11일 워커힐호텔에서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초대, 오찬을 베풀었다. 임동원 전 장관은 헤드테이블에 자리를 함께 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11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 오찬장 헤드테이블에서 김여정 특사와 이야기를 나눠 본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은 12일 <통일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참 교육을 잘 받았고, 훌륭하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외모도 요란하지 않고 소박하고 말수도 적고 열심히 듣더라”고 호평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고위급대표단으로 처음에 3명이 온다더니 나중에 김여정을 갑자기 끼워넣은 것 같았다”며 “원래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알고 있었는데, 소속을 밝히지 않고 제1부부장으로 격을 높여 보낸다고 해서 ‘아, 이건 특사다’고 직감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친서를 보고 답을 한 걸로 돼 있지만 아마 친서 내용을 사전에 알았을 것”이라며 “친서를 받아서 제1부속실장에게 넘긴 것은 일종의 퍼포먼스에 불과하고, 내용이 신통치 않았으면 밥을 왜 주고 4:5회담을 왜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10일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문재인 대통령 접견시 북측 고위급대표단 단장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특사인 김여정 제1부부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함께해 이례적인 ‘4:5 회담’이 진행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정세현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이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방북을) 성사시키자”고 화답한 대목에 대해 “아, 친서가 복잡하구나. 먼저 미국한테 이것을 이해를 시켜야 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남북관계 끌어올려 북미대화 분위기 잡기

   
▲ 이른바 '4:5 회담, 북측 고위급대표단 김영남, 김여정, 최휘, 리선권과 남측 문재인, 임종석, 정의용, 서훈, 조명균이 마주 앉았다. 문 대통령은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특사 맞은편 중간에 자리잡았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향후 3차 남북정상회담 성사 여부는 미국 설득과 긴밀히 연관돼 있다는 것이 공통적 평가다.

통일부는 12일 ‘설명자료’를 통해 “기본적으로 남북관계와 비핵화 과정의 선순환을 추진하되, 상황에 따라 남북관계 진전을 통해 북미대화를 견인하는 등 탄력적 상호 견인 도모”라는 정부의 입장을 내놓아 주목된다.

조성렬 수석연구위원은 “북한도 대미협상을 하기 전에 남북관계를 끌어올리려는 것 같다”며 “한국이 어느 정도 완충, 중재역할을 해야 북한도 협상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보는 거다”라고 분석했다.

북미관계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 모두 우선 남북관계를 끌어올려 북미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방향에서 일치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

임동원 전 장관은 “미국이 계속 대북 적대적으로 나오면 참 앞으로 나가기가 힘들다”며 과거 ‘페리 프로세스’를 떠올리며 “남북 간에는 얼마든지 풀릴 수 있을 것 같고, ‘페리 프로세스’나 ‘한반도평화 프로세스’ 같은 것을 통해 미국을 설득해서 견인해 나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짚었다.

‘페리 프로세스’는 클린턴 정부에서 대북정책조정관으로 임명된 페리 전 국방장관이 1999년 10월 북한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해결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 군사적 옵션을 포기하고 ‘포괄적 대북 관여정책’으로 돌아선 것으로 임동원 전 장관이 그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

   
▲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의 하일라이트는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이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남북 선수단이 공동입장하자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북측 고위급대표단을 비롯해 내외빈이 모두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펜스 미국 부통령 내외와 아베 일본 총리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문 대통령 방북) 여건을 만드는 데서 대통령이 국민과 함께, 국제사회와 함께하는 대북정책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방법이나 수순은 문제가 아니다”며 “남북미 3국이 한발씩 양보하고 역지사지 자세로 접근하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계기시 마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정상외교를 해왔고, 트럼프 대통령이 100% 함께 한다고 했지 않느냐”는 것.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미국의 발목을 옭아매야 한다는 우회적 제언인 셈이다.

대북지원단체인 ‘평화3000’ 운영위원장인 박창일 신부는 “미국에서 북한과 대결과 제재보다는 대화를 통해서 직접적으로 미국에 위협이 되고 있는 핵과 미사일 문제를 푸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화마저 마다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분석하고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발언에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10일 방한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에서 “최대 압박은 계속될 것이고 강화될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대화할 것이다(But if you want to talk, we’ll talk)”라고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내내 몽니를 부리던 것과는 다소 다른 기류다.

다른 시각도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어쨌든 북한은 바깥에서 보는 것과 달리 충분히 준비됐다고 한다”며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부정적으로 보는데, 미국하고 물밑 접촉 없이 북한이 저렇게 하지는 않는다”고 북미간 교감설을 제기했지만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손뼉은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직전에 문재인 대통령이 주최한 리셉션에 펜스 미국 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는 '고의 지각'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한편, 조성렬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 이후에는 북중관계 개선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이 운신의 폭을 가지려면 남한 만 가지고는 안 되고 북중관계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북중관계 개선 전망에 대해서는 아직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한 전문가는 “북중관계는 후순위로 밀리는 게 아닌가 싶다”며 “두 지도자의 개인적인 특성이 달라서 시진핑 주석은 김정은 위원장이 오지 않으면 먼저는 안 만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충격은 크다. 한 일본 전문가는 “북의 행동에 상당히 쇼크받은 사람들도 있지만 과거를 볼 때 충분히 그럴 수 있기 때문에 ‘놀랐지만 그럴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대체적으로 말려들어 가면 안 된다며 ‘아웃 복싱’을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일본 내에서도 소수의견으로 “분위기가 이렇게 바뀌는 게 큰 흐름이라면, 일본이 미국을 설득해서 대화국면으로 가도록 이니셔티브를 쥐는 게 더 낫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다수는 “트럼프는 미친놈이다. 북을 때릴 것이다”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많다고 진단했다.

어쨌든 남북관계는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정상회담까지 거론되는 상황이 됐고, 북한식 표현으로 ‘단번 도약’을 이뤘다. 그러나 전격적인 남북관계 개선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고 우연의 결과만도 아니다.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7일 한미정상회담까지 한미동맹 강화에 전력투구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까지 국가핵무력 건설 완성에 매진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방한까지를 한미동맹 구축기로 정하고 전력투구했고, 이를 토대로 평창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의 결정적 기회로 삼아 숱한 장애물을 뛰어넘어 북한 선수단의 참가는 물론 고위급대표단의 방남을 실현시켰다.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남북관계 개선 전망이 어두울 당시에도 “대통령이 저렇게 평창 올림픽 성공을 위해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데 안 될 리가 있겠느냐”며 문 대통령의 ‘평창 올인’을 각별하게 평가한 바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1월까지 엄청난 국제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국가핵무력 완성 선포를 위해 질주했고, 올해 신년사를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에 전격적으로 나서 문 대통령의 ‘평창 구상’에 전면 호응해 나섰다. 문 대통령이 내민 손에 손뼉을 마주친 것이다.

조성렬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현재의 국제정세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한국이 할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보는 것 같다”며 만경봉호 유류 지원 요청 철회나 제재대상인 고려항공기 대신 전용기 ‘참매-2호기’를 이용한 사례 등을 들었다. 실제로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곡 중 민감한 가사를 과감히 없애는 등 북측의 유연성은 예상보다 컸다.

임동원 전 장관은 서훈 국정원장과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남북문제 베테랑이고, 문재인 대통령이 의지가 있다고 평가하고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미국 설득이 쉽지 않아 걱정”이라고 근심을 내려놓지 못했다.

정조의 화성 능행과 틸러슨 방북 카드

   
▲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경기를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북측 고위급대표단이 함께 관람, 응원했다. 북한 응원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응원했다. 그러나 북한 응원단이나 태도권시범단 등은 예전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정세현 전 장관은 지난 1월 9일 남북고위급회담 실무회담에서 합의한 ‘고위급회담’을 주문하면서 “산 넘고 물 건너야 할 일이 많다. 정조가 화성 능행(陵行)을 위해 한강에 주교(舟橋)를 놓았듯이 주교를 만들어서라도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큰틀은 가닥이 잡혀 탄력이 붙을 것이므로 가시적인 성과를 단계적으로 만들어가면서 국내 여론은 물론 주변국까지 설득하면서 가야 한다”고 제언하고, 한․미 군사훈련 등 앞으로의 난관에 대해서는 “3월말까지 어떻게 남북관계를 이끌어 가고 상황관리를 하느냐에 따라 미국을 설득할 수 있다고 본다”고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박창일 신부는 “북에서도 특사가 왔기 때문에 임종석 실장 정도가 특사로 가야 한다”면서도 “모든 것을 정부끼리만 풀 수 없다”며 “이럴 때일수록 민간들의 개입이 필요하고 민간들의 대화를 통해서 남북 간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유엔 제재의 예외조항인 인도적 지원 분야부터 민간이 나설 수 있다”며 “북쪽에서 독감이 유행하고 있어 타미플루가 필요하고 농사짓는데 비닐박막이 필요하니 육로를 통해 보낼 수 있게 해달라”고 제안했다.

   
▲ 6.15남측위원회 공동응원단과 해외동포 응원단, 재일 총련 응원단은 10일 황영조기념체육관에서 '남북공동응원전 민족화합한마당'을 별도로 펼쳤다. 그러나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응원은 표를 구하지 못해 스크린 응원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민간단체에 대한 정부의 배려는 거의 없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조성렬 수석연구위원은 “남북간 대화통로가 확보됐으니까 북한이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을 초청하도록 제안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며 “평창올림픽 이후 한․미 군사훈련 재개 문제를 우리가 부담을 더는 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틸러슨 장관이 방북 초청에 응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억류하고 있는 3명의 미국 국적자를 돌려보내 주거나 핵.미사일 관련 진전된 조치를 시사해야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이 관계 개선에서 ‘단번 도약’을 이뤄 ‘한반도호’의 운전석에 앉았다면, 이제는 앞길과 주위를 잘 살펴 안전운전을 하면서도 속도를 내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우리는 하나다, 우리 민족은 영원히 하나다

[개벽예감286] 우리는 하나다, 우리 민족은 영원히 하나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8/02/12 [12:27]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휘날리는 깃발 아래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모습

2. 그 순간 남과 북이 따로 없고 오직 민족만 있었다

3. 3막에서 완전히 파탄된 음흉한 행동각본

4.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가장 가까운 ‘혁명동지’, 청와대에 가다

 

▲ <사진 1> 2018년 2월 9일 밤, 민족의 노래 아리랑의 선율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단일선수단이 통일기를 높이 들고 입장하였다. 민족의 통일염원이 피와 땀과 눈물로 아로새겨진 그 숭고한 깃발 아래서 남과 북은 그렇게 두 손을 뜨겁게 맞잡고 감격의 순간을 맞이하였다. 개막식장을 가득 메운 35,000명 관중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환성을 터뜨렸다. 주석단에 앉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영부인, 그리고 바로 그 뒤에 자리를 잡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자리에서 일어나 남북단일선수단을 향해 손을 흔들며 동포애의 정을 보냈다. 남과 북이 따로 없었다. 오직 '우리'라고 부르는 민족만 있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휘날리는 깃발 아래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모습

 

참으로 아름다웠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2018년 2월 9일 밤, 가슴에 벅차도록 아름다운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민족의 노래 아리랑의 선율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개막식장에 들어선 남북단일선수단이 커다란 깃발을 높이 들었다. 그 깃대에 통일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민족의 통일염원이 피와 땀과 눈물로 아로새겨진 그 숭고한 깃발 아래서 남과 북은 그렇게 두 손을 뜨겁게 맞잡고 감격의 순간을 함께 맞았다. “우리는 하나다”, 평소에 무심히 외우던 그 여섯 글자가 그 때처럼 민족의 가슴속에 뜨겁게 파고든 때는 없었다. 그것은 전 세계에서 오직 우리 민족만 느낄 수 있는 가슴 떨리는 감동이었다. 

 

남북단일선수단이 통일기를 휘날리며 입장하는 순간, 개막식장을 가득 메운 35,000명 관중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환성을 터뜨렸다. 주석단에 앉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영부인, 그리고 바로 그 뒤에 자리를 잡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자리에서 일어나 남북단일선수단을 향해 손을 흔들며 동포애의 정을 보냈다. 남과 북이 따로 없었다. 오직 ‘우리’라고 부르는 민족만 있었다. <사진 1>

 

이윽고 올림픽 성화를 점화하는 순서에 이르렀다. 남북 선수 두 사람이 불타는 성화봉을 함께 들고 입장하였다.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치는 민족의 목소리에 이끌려 그들은 가파른 계단을 딛고 성화대를 향해 올라갔다. 민족분열의 고난을 상징하는 그 가파른 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톺아올랐다.   

반목과 대결의 세월은 어느덧 저 멀리 떠나가고 있었다. 장장 70년 험난한 분단시대를 피눈물로 헤쳐온 우리 민족의 마음속에 이제는 남북으로 갈라져 싸우지 말자고, 함께 살아가자고 부르짖는 절절한 염원이 올림픽 성화보다 더 뜨겁고 강렬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처럼 아름다운 장면을 텔레비전 중계방송으로 목격한 전 세계는 평창의 밤하늘에 통일기를 휘날린 우리 민족에게 찬탄과 지지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토마스 바흐(Thomas Bach)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외신과 진행한 대담에서 “남북공동입장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전 세계가 전율하였을 것”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격동된 심정을 피력하였다. 

 

이처럼 우리 민족 전체가 열광적으로 환호하고, 전 세계에 전율적 감동을 안겨준 올림픽 개막식장에서 오직 두 사람만 괴이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마익 펜스(Mike R. Pence) 미국 부통령과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총리였다. 그 두 사람은 우리 민족과 전 세계가 감격과 흥분으로 환호하는 순간에 자리에서 일어서지도, 박수를 보내지도 않으고 딴청을 부리며 기분 나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괴이한 모습이 외신기자들의 카메라에 잡혔고, 곧바로 전파를 타고 전 세계에 보도되었다. 그로써 전 세계는 미국과 일본이 우리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싫어하고, 우리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알게 되었다. 남측 <MBC> 텔레비전방송의 위촉을 받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장에서 생중계 해설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던 김미화 희극배우는 남북단일선수단이 통일기를 휘날리며 공동입장하는 순간, “평창동계올림픽이 잘 안 되길 바랐던 어떤 분들도 계실 텐데, 그 분들은 진짜 이 평창의 눈이 다 녹을 때까지 손들고 서 계셔야 한다”고 일갈하였다. 그의 말마따나 우리 민족이 평창에 쌓인 눈더미를 화해와 단합의 온정으로 다 녹일 때까지 펜스나 아베 같은 극악한 대결주의자들은 눈밭에서 두 손을 들고 서 있는 엄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 <사진 2> 위쪽 사진은 2000년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서울에서 남측 동포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진행되었던 평양학생소년예술단 서울공연에 출연한 어린 소녀가수가 독창하는 장면이다. 그 소녀가수의 이름은 김주향이고, 나이는 8살이었다. 김주향은 그 무대에서 마지막으로 '통일이여라'라는 제목의 노래를 열창했는데, "통일된 조국을 우리에게 넘겨주세요!"라고 외치며 노래를 끝마쳤다. 8살밖에 되지 않은 소녀가 공연무대에 펼친 통일노래와 통일염원은 산울림처럼 길고 깊은 감동의 여운을 관중들에게 남겼다. 그런데 바로 그 어린 소녀가수가 18년이 지난 오늘 훌륭한 여성가수가 되어 남측 동포들 앞에 다시 나타나 통일노래를 불렀다. 아래쪽 사진에서 맨 오른쪽에 있는 가수가 이번에 삼지연관현악단 가수로 출연한 김주향이다. 그가 "통일된 조국을 우리에게 넘겨주세요!"라고 외친 때로부터 18년이나 지났어도, 조국통일의 결정적 국면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그 순간 남과 북이 따로 없고 오직 민족만 있었다

 

<사진 2>는 지금으로부터 18년 전인 2000년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서울에서 남측 동포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진행되었던 평양학생소년예술단 서울공연에 출연한 어린 소녀가수가 독창하는 장면이다. 그 소녀가수의 이름은 김주향이고, 나이는 8살이었다. 김주향은 그 무대에서 마지막으로 ‘통일이여라’라는 제목의 노래를 열창했는데, “통일된 조국을 우리에게 넘겨주세요!”라고 외치며 노래를 끝마쳤다. 8살밖에 되지 않은 소녀가 공연무대에서 펼친 통일노래와 통일염원은 산울림처럼 길고 깊은 감동의 여운을 관중들에게 남겼다.  

그런데 바로 그 어린 소녀가수가 18년이 지난 오늘 훌륭한 여성가수가 되어 남측 동포들 앞에 다시 나타나 통일노래를 불렀다. 18년의 긴 세월은 그를 세련미 넘치는 성악가수로 키워 통일을 노래하는 뜻깊은 공연무대에 세워주었다. 

 

삼지연관현악단이 2018년 2월 8일 강릉에서, 그리고 2월 11일 서울에서 각각 펼쳐놓은 역사적인 음악공연은 격정과 감동의 선율로 남측 동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왕재산예술단 청봉악단에 소속되어 성악가로 활동하는 김주향 가수도 삼지연관현악단이 펼친 그 역사적인 공연무대에 섰다. <조선중앙통신> 2015년 7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청봉악단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원대한 구상과 직접적인 발기에 의하여 조직”되었고, 청봉악단이라는 이름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달아주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조선식의 경음악단 청봉악단은 북측에서 모란봉악단과 더불어 인민들의 사랑을 받는 최고 수준의 음악예술단체로 등장했는데, 9명의 가수와 13명의 연주자로 구성되었다. 이전에 왕재산예술단 모란봉중창조에서 성악활동을 하였던 김주향 가수도 그 9명 가운데 한 사람이다. (이번 남측 공연에는 8명만 왔다.)

 

2018년 2월 11일 저녁, 서울에 있는 해오름극장에서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이 황홀한 막을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이 한 자리에 앉아 함께 그 역사적인 공연을 관람하였다. 남측 대통령이 북측 고위급 대표단과 한 자리에 앉아 북측 예술단의 서울공연을 함께 관람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남북관계개선은 그처럼 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8년 2월 11일 저녁, 서울에 있는 해오름극장에서 황홀한 막을 올린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장의 주석단 모습이다. 왼쪽부터 김영남 상임위원장, 김여정 제1부부장,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영부인,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함께 앉아 음악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남측 대통령이 북측 고위급대표단과 한 자리에 앉아 북측 예술단의 서울공연을 관람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획기적인 사변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남측 동포들의 비상한 관심을 집중시킨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은 세계 정상급 음악공연이었다. 사람은 자기가 아는 것만큼 보고 느끼는 법이다. 그 특별공연을 <유투브>를 통해 제대로 감상하려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1) 우선 관현악 편성부터 달랐다. 새납과 꽹과리 같은 민족악기들과 서양관현악 악기들, 전자바이올린과 전자첼로 같은 전자악기들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배합관현악은 북에서 창조하고 발전시켜온 주체음악예술의 독창적인 분야이다. 배합관현악만이 표현하는 독특하고 매력적이고 우수한 선율과 음색의 세계가 있다. 

 

(2) 북측 작곡가들의 편곡실력이 매우 놀랍다. 음악공연수준은 편곡에서 1차적으로 결정되는 법이다. 북측 노래들을 위한 관현악 반주곡들도 이번 특별공연을 위해 새로 편곡되었다. 더욱이 남측 가수들이 부른 유행가 10곡을 관현악 연주와 여성중창에 맞춰 편곡하여 새로운 곡처럼 연주한 실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절묘하였다. 

 

(3) 관현악과 여성중창을 결합시킨 음악적 구성이 돋보였다. 삼지연관현악단 지휘자들과 연주자들은 세련된 연주기교와 음악적 형상, 풍만한 음향으로 음악공연의 극치에 이르렀다. 2008년 2월 26일 세계 3대 교향악단 가운데 하나인 뉴욕교향악단을 이끌고 평양 모란봉극장에서 공연한 세계적인 지휘자 로린 마젤(Lorin V. Maazel)은 조선국립교향악단을 지휘하고 나서 “조선의 교향악단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조선에 와서 세계음악계의 보물을 하나 더 발견하였다. 조선의 국립교향악단을 미국에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뾰뜨르 챠이꼽스끼(Pyotr I. Tchaikovsky)의 교향곡을 악보 없이 연주하는 고도의 연주실력을 갖추었으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4) 여성가수 8명은 세련된 창법과 형상기법, 맑고 고운 음색과 풍부한 음량, 3중 고음 화성조직(ensemble), 그리고 매혹적인 감정표현과 박진감 넘치는 율동까지 그 모든 음악공연요소들을 매 곡들마다 완벽하게 조화시키고 융합시킨 뛰어난 가창력을 보여주었다. <사진 4> 

 

▲ <사진 4> 북측이 이번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에서 남측에 전한 강렬한 메시지는 맨 마지막 순서로 감동의 무대를 장식한 통일노래에서 울려나왔다. 위의 사진은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을 이끈 현송월 단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통일노래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열창하는 장면이다. 그 순서에서 음악공연은 최절정에 올랐다. 현송월 단장은 풍만한 저음으로 민족의 통일염원을 이렇게 노래했다. "백두에서 조국통일 해맞이하고, 한나에서 통일만세 우리 함께 부르자, 민족의 뭉친 힘 온 세상에 떨칠 때, 우리 민족 하나되는 통일이여라, 아 통일 통일 통일이여라"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남측 취재기자들은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을 보도하면서, 자기들의 귀에 익은 남측 유행가들이 연주된 것을 대서특필했지만, 북측이 특별공연에서 남측에 전한 강렬한 메시지는 맨 마지막 순서로 감동의 무대를 장식한 통일노래에서 울려나왔다.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을 이끈 현송월 단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통일노래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열창하였을 때, 공연은 최절정에 올랐다. 현송월 단장이 부른 통일노래 ‘백두와 한나를 내 조국’의 가사를 옮기면 이렇다. 

 

해솟는 백두산은 내 조국입니다

한나산도 독도도 내 조국입니다

(원래 가사는 ‘제주도 한나산도 내 조국입니다’이다.)

백두와 한나가 서로 손을 잡으면

삼천리가 하나되는 통일이여라

아 통일, 통일, 통일이여라

 

슬기론 우리 겨레 한피줄입니다

그리움 안고 사는 한식솔입니다

북과 남 형제들 서로 정을 합치면

우리 민족 하나되는 통일이여라

아 통일, 통일, 통일이여라

 

백두에서 조국통일 해맞이하고

한나에서 통일만세 우리 함께 부르자

민족의 뭉친 힘 온 세상에 떨칠 때

우리 민족 하나되는 통일이여라

(원래 가사는 ‘태양조선 하나되는 통일이여라’이다.)

아 통일, 통일, 통일이여라  

 

현송월 단장이 통일노래를 열창하고 무대를 내려가자, 이번에는 북측 가수 송영과 남측 가수 서현이 무대에 함께 올랐다. 그 두 가수가 우리 민족 누구나 부르는 노래 ‘우리의 소원의 통일’을 부르며 목소리를 합치고, 노래가 끝나자 무대 위에서 서로 뜨겁게 포옹한 것은 참으로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거기에는 남과 북이 따로 없었다. 오직 ‘우리’라고 부르는 민족만 있었다.  

백두산과 한라산이 갈라설 수 없는 한줄기 지맥으로 손잡고 일어선 것처럼 한줄기 혈맥으로 이어진 우리 민족은 영원히 하나라는 것, 우리 민족끼리 힘과 지혜를 합쳐 해와 별이 찬란한 통일국가를 하루빨리 세우자는 것, 남과 북이 다시 만나 조국통일의 새 국면을 활짝 열어놓자는 것, 바로 이런 절절한 통일염원이 열정의 선율을 타고 남측 동포들의 가슴에 파고들었다. 거기에는 남과 북이 따로 없었다. 오직 천만년 함께 살아야 할 우리 민족만 있었다. 진정 그러하였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8년 2월 11일 서울에서 진행된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오른 북측 가수 송영과 남측 가수 서현이 우리 민족 누구나 부르는 노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함께 부른 뒤, 무대 위에서 뜨겁게 포옹하는 장면이다. 통일행사가 있을 때마다 자주 불러온 노래이건만, 그처럼 민족의 가슴을 울려주는 감동은 처음 느꼈다. 통일노래를 함께 부를 때, 남과 북이 따로 없었다. 오직 '우리'라고 부르는 민족만 있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반목과 대결을 접고 화해와 단합으로 나아가려는 민족의 한결같은 마음은 평창동계올림픽 종목들이 진행되는 경기장 곳곳에서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2018년 2월 10일 남북단일팀이 출전한 첫 경기가 강릉에서 진행되었다.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예선전이었다. 남북단일팀의 상대는 여자 아이스하키 부문에서 세계 6위에 오른 스위스팀이었다. 첫 경기에서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났지만, 남북단일팀 선수들은 앞가슴마다 통일기와 KOREA라는 단일국호를 아로새긴 경기복을 입고 출전하였다. 그들은 세계 상위권 강자를 상대로 치열한 격전을 벌였다. 비록 남북단일팀은 8 대 0으로 졌지만,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친 아름다운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영부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북측 응원단과 자리를 함께하고 남북단일팀을 열렬히 응원하였다. 남북단일팀을 응원하러 경기장을 찾은 모든 동포들의 심정도 한결같았다. <뉴스1> 2018년 2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박혜숙 여성은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칠 때, 마음이 통한 것 같았다”고 말했고, 김현진 여성은 “우리는 하나다라는 단어가 북한 응원단에서 먼저 나오고 같이 하게 됐을 때 울컥했다”고 말했다. 남과 북이 따로 없었다. 오직 ‘우리’라고 부르는 민족만 있었다. 

경기가 끝났을 때,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남북단일팀 선수들에게 “승패도 중요하지만, 한 민족끼리 하나의 지향점을 향해 달린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며 격려하였다. 남북단일팀의 정수현 북측 선수는 취재기자에게 “갈라진 둘보다 합쳐진 하나가 더 세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단일팀으로 하나로 합쳐서 나갔으면 한다. 그러면 체육을 넘어 다른 분야에서도 성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사진 6>

 

▲ <사진 6> 위쪽 사진은 2018년 2월 10일 강릉에서 진행된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리그 1차전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에서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영부인, 김영남 상임위원장, 김여정 제1부부장이 함께 남북단일팀을 응원하는 장면이다. 가운데 앉은 사람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다. 바로 그 앞에서 북측 응원단이 통일기를 흔들며 남북단일팀을 열렬히 응원하였다. 남북단일팀은 세계적인 강자인 스위스팀과 맞붙어 8 대 0으로 졌지만,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친 아름다운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였다. 아래쪽 사진은 경기가 끝난 직후 기념사진을 찍는 장면이다. 남북단일팀 선수들은 앞가슴마다 통일기와 코리아 단일국호를 아로새진 경기복을 입고 출전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018년 2월 10일 속초에서 시범출연을 진행한 남북태권도시범단도 “우리는 하나”라고 외치는 민족의 가슴에 뜨거운 열정을 안겨주었다. 600명이 들어가는 행사장은 동서남북 각지에서 밀려든 관람인파로 차고 넘쳤다. 북측 태권도 선수들은 공연 마지막 순서에서 품새를 마무리하면서 “조국통일”을 힘차게 외쳤다. 그 공연을 보기 위해 원주에서 속초까지 찾아간, 올해 83세인 김정희 할머니는 “남북합동공연을 보는 것이 꿈이었다. 마지막에 양옆으로 남북이 같이 서 있는데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그 할머니는 자신의 심정을 소박한 말로 그렇게 표현하였지만, 우리 민족은 영원히 하나라는 진리가 할머니의 눈물 속에 비껴있었다. 남과 북이 반목과 대결을 접고 화해와 단합으로 나아가는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어찌 그 할머니만 두 눈을 적셨겠는가. 

 

 

3. 3막에서 완전히 파탄된 음흉한 행동각본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진행되기 몇 시간 전, 평양국제공항을 이륙한 특별기 ‘참매-2호’가 서해직항로를 지나 남측으로 내려가더니 오후 1시 46분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하였다. 북측 고위급대표단이 특별기에서 내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천해성 통일부 차관, 남관표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이 북측 고위급대표단을 공항에 나가 영접하였다. 

남측 정부의 의전규범에 따르면, 국가수반이 국빈으로 내방하는 경우 장관 또는 차관급 인사가 공항에 나가 영접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 날은 장관 1명과 차관 2명이 공항에 나가 북측 고위급대표단을 영접하는 파격적인 예우를 갖추었다. 더욱이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남관표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은 북측 특별기 안에까지 들어가, 천해성 차관은 김여정 제1부부장을, 남관표 2차장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각각 안내하여 밖으로 나왔다. 이것은 국가수반이 국빈으로 내방하는 경우 차관 아래 실장급 관리가 기내영접을 하도록 규정된 남측 정부의 의전규범을 뛰어넘은 파격적인 예우였으며, 차관급 관리 두 사람이 한꺼번에 기내에 들어가 영접한 것도 파격 중의 파격이었다. 조명균 장관, 천해성 차관, 남관표 2차장은 북측 고위급대표단이 인천을 출발하여 평창으로 가는 동안 그들과 함께 움직였다. 이것 또한 전례 없이 극진한 영접이었다. 

 

그에 비해, 오산미공군기지에 도착한 마익 펜스 미국 부통령이나 양양국제공항에 도착한 아베신조 일본총리는 임성남 외교부 차관이 각각 영접하였다. 기내에 들어가 영접한 것이 아니라 승강대 밑에서 영접하였다. 

문재인 정부가 이처럼 의전규범을 뛰어넘어 북측 고위급대표단을 극진히 영접한 것은 참 잘한 일이다. 그처럼 극진히 영접한 것은 반목과 대결의 분위기를 없애고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계기로 될 수 있었다.

미국 부통령과 일본 총리는 남측에 도착하는 시각부터 북측 고위급대표단에 비해 격이 떨어지는 대접을 받기 시작하였는데,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은 아래와 같다. 

 

2018년 1월 10일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을 평창동계올림픽 미국 대표단 단장으로 파견하기로 하였다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결정을 전화통화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알려주었다. 그 날 이후, 백악관 안보관리들은 화해와 단합을 지향하는 남북관계개선을 감히 가로막아보려는 음흉한 행동각본을 작성하였다. 펜스 부통령이 연출할 행동각본은 3막으로 구성되었다. 제1막은 펜스 부통령이 도꾜를 방문하여 아베 총리와 함께 화해와 단합을 지향하는 남북관계개선에 찬물을 끼얹는 대결망언을 늘어놓는 것이다. 제2막은 펜스 부통령이 남측에 들어가자마자 천안함 잔해 앞에서 악질 탈북자들을 불러놓고 대결망언을 또 다시 늘어놓는 것이다. 제3막은 펜스 부통령이 행사장에서 북측 고위급대표단과 인사도 나누지 않을 뿐 아니라, 현장보도사진에서 북측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촬영되지 않도록 멀리 떨어져 앉는 것이다. <사진 7> 

 

▲ <사진 7> 이 사진은 2018년 2월 7일 마익 펜스 미국 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하기에 앞서 도꾜에 들러 아베신조 일본총리와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는 장면이다. 그 두 사람은 약 2시간 동안 이어진 회담을 마치고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평창동계올림픽에 재를 뿌리는 망언소동을 피웠다. 펜스 부통령은 미리 작성해놓은 행동각본에 따라 남북관계개선을 저지하고 한반도 정세를 격화시키려는 온갖 망동을 다 저지르며 광분하였다. 그러나 결국 그는 올림픽 개막식 환영만찬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백악관으로 돌아갔다. 남북관계개선을 저지해보려고 백악관이 꾸며낸 펜스의 행동각본은 그렇게 파탄나고 말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 행동각본 제1막에 따라,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는 2018년 2월 7일 도꾜에서 만나 약 2시간 동안이나 무슨 쑥덕공론을 벌이더니, 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남의 잔칫상에 재를 뿌리는 망언소동을 피웠다. 이를테면, 펜스 부통령은 “남과 북이 이제껏 여러 차례 올림픽에 함께 나갔지만 북조선은 도발을 계속했다. 북조선이 첫 핵시험을 진행한 것도 2006년 2월 남북이 토리노동계올림픽에 공동으로 입장한 때로부터 8개월 뒤였다”고 떠들어대면서, “깡패국가 북조선에 맞서기 위해 일본과 협력하겠다”느니, “미국이 이전보다 더 강력한 대조선제재조치를 곧 발표하겠다”느니, “북조선이 핵무기를 완전히 없앨 때까지 제재를 계속하겠다”느니, “북조선의 체제선전이 올림픽을 탈취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느니, “북조선이 올림픽 깃발 아래 도발행위를 숨기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느니 뭐니 하면서 악담을 쏟아냈고, 아베 총리도 그에 맞장구를 쳤다. 

행동각본 제2막에 따라, 펜스 부통령은 남측에 도착한 뒤에 천안함 잔해 앞으로 악질 탈북자 4명을 불러놓고 북측을 향해 “잔인한 독재”니 “감옥국가”니 떠들어대면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늘어놓았다. 

제2막까지는 행동각본대로 돌아가는 것 같았으나, 제3막에서 완전히 파탄되고 말았다. 2018년 2월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직전에 열린 각국 정상만찬에서 백악관은 펜스 부통령 부부가 앉을 자리를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앉을 자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잡아달라고 청와대에게 미리 요구하였다. 청와대는 그 요구대로 펜스 부통령 부부의 자리를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자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으로 정해주었다. 둥그런 원탁의 어느 한 지점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은 대각선으로 마주 보이는 지점이므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펜스 부통령 부부는 대각선으로 마주 보이는 자리에 각각 앉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주빈탁이 12명밖에 앉지 않는 작은 원탁이라는 점이었다. 그처럼 작은 원탁에 대각선으로 앉으면,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지능지수가 낮은 까닭에, 그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린 펜스 부통령은 너무도 당혹스러운 나머지 만찬참석을 거부하였다. 그는 환영만찬이 시작된 때로부터 무려 29분이 지난 뒤에 만찬장에 어슬렁거리며 나타나더니 5분 동안 얼굴을 잠깐 내비치고 밖으로 횡 나가버렸다. 뜻밖에 벌어진 이 돌발정황은 머저리 한 사람이 올림픽 개막식 환영만찬을 어지럽히려고 좀스럽게 투정질하다가 결국 개망신만 당하고 밖으로 황망히 밀려나는 가소로운 장면이었다.      

 

 

4.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가장 가까운 ‘혁명동지’, 청와대에 가다 

 

나는 2018년 1월 8일 <자주시보>에 실린 ‘조미핵대결 종식된 2018년, 남북정상회담 성사될 길조 보인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렇게 섰다. 

 

“남북관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가장 중대하고, 결정적인 조치는 남측에서 남북정상회담이라고 부르고, 북측에서 북남최고위급회담이라고 부르는 역사적인 회담을 성사시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신년사에서 언급한 “북과 남이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북남관계를 개선하며 자주통일의 돌파구를 열기 위한 결정적인 대책”이 바로 남북정상회담 개최인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신년사에서 남북관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하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남북관계개선의 최고봉인 남북정상회담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2018년 1월 9일 판문점에서 진행될 남북고위급회담은 남북최고위급회담을 예고하는 길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관계개선의지에 적극 호응한다면, 우리 민족은 70년 통일국가건설운동사에서 전례 없이 획기적인 대전환을 맞이하게 될 것이 확실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에는 올해 남북관계개선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고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킴으로서 전민족적인 통일국가건설운동의 전성기를 펼쳐가려는 정책적 구상과 전략적 의도가 담겨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예견한 그 글이 발표된 때로부터 한 달이 지난 2018년 2월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남특사가 청와대에 들어섰다. 북측 최고영도자가 대남특사를 통해 남측 대통령에 친서를 전한 것은 분단 70년사에서 처음 있는 획기적인 사변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한 대남특사는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다. 

이전에 진행되었던 남북관계개선 경험을 살펴보면, 북에서 대남관계개선사업을 전담하는 부서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다. 그런 관례에 따르면, 이번에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대남특사로 파견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혀 뜻밖에 김여정 제1부부장을 대남특사로 파견하였다. 

 

김여정 대남특사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어느 부서의 제1부부장인지 알려지지 않았는데, <연합뉴스> 2018년 2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그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서기실 책임자라고 한다. <신동아> 2017년 3월호 기사에 따르면, 서기실은 당중앙위원회 청사 3층에 있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는 부서라고 한다.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과 비교되기도 하지만, 당중앙위원회 서기실은 대통령 비서실보다 더 막중한 책임과 임무를 수행한다고 말할 수 있다. 대통령 비서실은 대통령이 관장하는 행정부의 사업범위 안에서 대통령의 직무를 보좌하는 기관인데 비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서기실은 당, 국가, 군대를 포함하는 전반적인 범위에서 조선로동당 위원장의 직무를 보좌하는 기관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김여정 대남특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가장 가까운 ‘혁명동지’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을 대남특사로 파견해온 기존 관례를 접어두고, 자신의 가장 가까운 ‘혁명동지’를 대남특사로 파견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커다란 신뢰의 표시로 된다. 그런 까닭에, 문재인 대통령은 남측 정부의 의전규범을 접어두고, 파격적인 예우로 김여정 대남특사를 영접하였던 것이다. 

 

2018년 2월 10일 오전 김여정 대남특사는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 들어가기 직전, 청와대 방명록에 활달하고 특이한 필체로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평양과 서울이 우리 겨레의 마음속에서 더 가까워지고 통일번영의 미래가 앞당겨지기를 기대합니다.” 

김여정 대남특사는 접견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하였다. 친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장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직함이 새겨진 파란색 표지 안에 들어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친서를 읽었다. 그리고 친서 표지를 다시 덮은 뒤에 그것을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건넸다. 문재인 대통령 이외에 누구도 그 친서를 읽을 수 없었다. 청와대는 내부규범에 따라 친서의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하였다. <사진 8>

 

 

  ▲ <사진 8> 위쪽 사진은 2018년 2월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특사로 파견한 김여정 제1부부장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는 장면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 자리에 서 친서를 읽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통일전선부장을 대남특사로 파견하던 기존 관례를 접어두고, 자신의 가장 가까운 '혁명동지'를 대남특사로 파견하고, 친서를 전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커다란 신뢰의 표시로 된다. 아래쪽 사진은 그날 김여정 대남특사가 청와대 방명록에 남긴 글발이다. 45도 각도로 도약하는 듯한 활달하고 특이한 글씨체가 눈길을 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남특사를 통해 이른 시일 안에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의하였고, 문재인 대통령은 그 제의를 즉각 수락하였다. 남북관계개선의 결정적 사변으로 되는 남북정상회담은 그로써 가시권에 들어왔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한 의사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하여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려는 제안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날 오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밝힌 바에 따르면, 김여정 대남특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하면서 “문 대통령을 이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한 시기에 평양 방문을 요청한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의사를 구두로 전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켜나가자”고 응답했다고 한다.  

2016년 12월 16일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김용옥 교수와 대담하는 자리에서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보다 북에 먼저 가겠다고 말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을 향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간직하였던 순수한 초심이 지금에 와서 되살아나게 되었다. 

 

<연합뉴스> 2018년 2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김여정 대남특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직후 청와대에서 진행된 오찬석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른 시일 내에 평양에서 뵈면 좋겠다. 문 대통령께서 통일의 새 장을 여는 주역이 되셔서 후세에 길이 남을 자취를 세우시길 바란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많은 문제에 대해 의사를 교환하면 어제가 옛날인 것처럼 빠르게 북남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인데 오기가 힘드니 안타깝다. 한 달 하고도 조금 지났는데 과거 몇 년에 비해 북남관계가 빨리 진행되지 않았나. 북남 수뇌분의 의지가 있으면 분단세월이 아쉽고 아깝지만 (통일이)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른 시일 안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의사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하였고, 초청의사를 받은 문재인 대통령도 즉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을 수락하였다는 사실이다. 이 놀라운 정황은 남북정상회담이 2~3개월 안에 평양에서 성사되어 통일국가건설운동의 최전성기가 펼쳐질 것임을 예고한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통일국가건설운동의 최전성기를 올해 안에 열어놓기 위해 지금 남북관계개선을 정력적으로 추진하는 중이다. 구체적으로 열거하면, 김여정 대남특사를 파견하여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신의 친서를 전하면서 이른 시일 안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하였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대표단을 남측에 파견하는 것과 함께 삼지연관현악단, 평창동계올림픽 응원단, 태권도시범단을 동시다발적으로 파견하여 평창동계올림픽을 남북관계개선의 결정적인 계기로 만들었다. 역사적인 6.15 공동선언을 채택한 제1차 남북정상회담이 준비되고 있었던 2000년 4월 직후의 남북관계개선보다 오늘 추진되고 있는 남북관계개선이 더 폭넓고, 더 힘차다.  

그처럼 남북관계에 폭넓고 힘찬 전환국면을 열어놓으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사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도 적극 화답하였다. 그리하여 지금 남북관계에서는 이전에 상상하기 힘든 경이로운 사변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사진 9>       

 

▲ <사진 9> 위의 사진은 삼지연관현악단이 강릉에서 첫번째 음악공연을 하는 장면이다. 무대 뒤에 설치된 대형화면에 영롱한 통일무지개가 비낀 한반도가 자태를 드러냈다. 우리 민족이 천만년 함께 살아갈 신성한 조국강토, 삼천리 금수강산이다. 이번에 삼지연관현악단 연주자들이 입은 무대의상은 진달래 분홍빛이다. 민족의 꽃 진달래와 통일무지개가 한데 어우러져 눈부시게 피어나는 통일조국의 아름다운 미래상을 형상하고, 통일국가건설운동의 밝은 미래를 보여준다. 미국이 제아무리 우리 민족끼리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는 길을 가로막으려고 발버둥쳐도, 우리 민족은 힘과 슬기를 합해 그 난관을 뚫고 통일국가건설운동을 힘차게 전진시킬 것이다. 1,000년을 통일국가 안에서 함께 살아온 우리 민족은 갈라질 수도, 헤어질 수도 없는, 영원히 함께 살아야 한핏줄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하지만 이번에 펜스 부통령이 남측에 머물면서 드러낸 대결망동이 말해주는 것처럼, 미국은 남과 북이 관계개선을 진전시켜 통일국가건설운동의 새 국면을 열어놓으려는 것을 반대하면서 사사건건 방해하려들 것이 분명하다. 이것은 우리 민족끼리 추진하는 통일국가건설운동의 앞길에 어두운 전망을 드리워놓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의 방해를 예견하고, 그 방해책동을 돌파할 여러 묘책들을 이미 세워둔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의 방해책동을 돌파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묘책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그런 묘책을 세워놓지 않고서야 어찌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른 시일 안에 평양을 방문해달라는 초청의사를 보낼 수 있었겠는가! 

 

미국이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반대하고 방해할수록 그 어려운 난관을 뚫고 나갈 문재인 대통령의 지혜와 의지가 더 절실히 요구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에 북측 고위급대표단이 청와대를 내방하기 직전, 남측에서 민중판화가로 유명한 이철수 판화가가 창작한 커다란 판화 한 폭을 청와대 안에 걸어놓게 하였다. 성의 있는 준비가 돋보인다. 북측 고위급대표단이 청와대를 방문하였을 때, 문재인 대통령은 그 판화 앞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함께, 그리고 김여정 대남특사와 함께 각각 기념사진을 찍었다. 

울릉도와 독도가 뚜렷이 표시된 한반도를 새긴 판화 아래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있다. “막다른 데서 길을 찾고, 길 없는 데서 길을 낼 결심이 분단극복과 통일로 가는 길에서는 더욱 절실합니다.” 이 문구는 미국의 방해책동을 뚫고 나가야 할, 참으로 힘든 책무를 지닌 문재인 대통령에게 우리 민족이 보내는 간절한 호소로 들린다. 

 
 
트위터 페이스북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김영남 위원장, 문씨 집안 이야기하며 문익환 목사 언급한 이유

뉴스분석] 문익환 목사, 평화통일운동 역사의 상징…남북관계 개선 위한 징검다리 역할로 기여할 수도

이재진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2018년 02월 12일 월요일
 

지난 10일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하고 오찬을 나눈 자리에서 문익환 목사를 언급한 것을 두고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접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하신 시간에 북을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며 향후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놨다.

접견 직후 열린 오찬에서 김영남 위원장은 문익환 목사를 언급했다. 김영남 위원장은 “역사를 더듬어보면 문씨 집안에서 애국자를 많이 배출했다. 문익점이 붓대에 목화씨를 가지고 들어와 인민에게 큰 도움을 줬다. 문익환 목사도 같은 문 씨이냐”라고 물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그렇다. 그 동생 분인 문동환 목사를 지난해 뵈었다”고 말했다.

대화 내용을 보면 문씨 집안에 대한 가벼운 덕담으로 볼 수 있지만 통일 운동 역사에서 차지하는 문익환 목사의 위상을 고려했을 때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지난 2월11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 관람을 마치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오른쪽),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 지난 2월11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 관람을 마치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오른쪽),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익환 목사는 민주화와 통일운동의 대부로 통한다. 특히 지난 1989년 3월25일 문익환 목사는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평양을 방문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문 목사는 평양에서 김일성 주석과 두 차례 면담을 갖고 통일방안을 논의했다. 북측은 방북한 문 목사에 대해 사실상 협상 대표자 자격을 부여했다.

면담을 통해 나온 4·2 공동성명은 남과 북이 자주와 평화, 민족 대단결의 3대 원칙에 기초해 통일 문제를 해결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성명의 4항에는 ‘일방이 타방을 압도하거나 타방에게 압도당하지 않는 공존의 원칙’을 확인하면서 평화통일의 원칙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당국과 언론은 문 목사의 방북을 두고 ‘돌출행동’이라며 비난했고, 결국 문 목사는 옥고를 치뤘다. 진보운동 진영에서도 공안몰이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숱한 비난이 쏟아졌지만 문 목사 방북을 통해 나온 합의 내용은 지난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과 2007년 10·4 남북공동선언의 기초가 됐다는 평가가 많다.

난관을 뚫고 남북관계 개선을 앞당긴 인물로 김영남 위원장이 문익환 목사를 상징적으로 언급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올해는 문익환 목사 탄생 100년이 되는 해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12일 열린 24주기 추도식에서 문 목사를 평화의 상징으로 치켜세웠다.

마석모란공원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장영달 통일맞이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추모전문을 대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국민과 함께 본 영화(1987년 마지막 장면)에서 목사님을 뵈었다, 이한열 열사 장례식 하루 전에 출감한 목사님이 26명 열사의 이름을 온 몸으로 외쳐 부르고 계셨는데 1987년 6월의 뜨거운 눈물이 다시 흘러내렸다”면서 “‘촛불혁명’으로 6월 민주항쟁을 완성한 국민들이 열사들에게 바치는 다짐의 눈물이었다”고 밝혔다. 

 

▲ 지난 1990년 10월 문익환 목사가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후 가족과 함께 했을때의 모습. ⓒ 연합뉴스
▲ 지난 1990년 10월 문익환 목사가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후 가족과 함께 했을때의 모습. ⓒ 연합뉴스
 

또한 문 대통령은 “1989년 3월, 김구 선생과 윤동주, 장준하와 전태일의 마음을 안고 도착한 평양에서 ‘민주는 민중의 부활이고, 통일은 민족의 부활이다’라는 말씀으로 평화와 통일, 번영을 향한 이정표를 굳건히 세우셨다”며 “이 땅에 평화의 기운이 다시 싹트고 있다, 목사님이 세우신 이정표를 따라 국민의 나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향해 흔들림없이 걷겠다”고 말했다.

6·15 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도 추도사를 통해 “늦봄 문익환 목사는 조국통일을 위한 길에 한생을 다 바친 저명한 통일애국인사”라며 “정의감 강하고 열렬한 민족애와 강인한 지조를 지녔고, 자주와 민주, 통일을 위해 한 몸을 서슴없이 내댈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문 목사의 아들 문성근씨는 “1989년 3월 북한을 방문해서 김일성 주석과 당당하게 회담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민중의 힘 때문”이었다며 “그 자리에서 이산가족 상봉과 경제교류부터 하자고 했던 말은 6·15와 10·4선언을 통해 실현됐다”고 말했다.

문익환 목사가 과거 남북관계를 잇는 상징적인 존재로서 올해에도 남북관계 교류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걸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김영남 위원장이 가볍게 덕담을 하는 것처럼 언급한 문익환 목사에 대한 발언 배경에도 이 같은 뜻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워싱턴포스트 “펜스 부통령, 남북대화 인준·미국도 북한과 대화 준비돼 있다” 보도

조쉬 로긴 전문기자, “미 백악관, 압박과 동시에 남북대화 승인 결정... 펜스-문 대통령 회담서 ‘급진전’ 이뤄”

김원식 전문기자
발행 2018-02-12 12:49:52
수정 2018-02-12 12:49:52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하루 전날인 8일 오후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부인 캐런 여사가 경기도 평택시 주한 미군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 전용기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고 인사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하루 전날인 8일 오후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부인 캐런 여사가 경기도 평택시 주한 미군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 전용기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고 인사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펜스 부통령, 미국은 북한과 대화 준비돼 있다’라는 제목으로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남북한 간의 직접 대화를 승인했으며, 대화 진전에 따라 북미 간의 조건 없는 직접 대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조쉬 로긴 국제정치 분석 전문기자는 WP에 11일(현지 시간) 기고한 기사를 통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미국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이 같은 내용을 인터뷰했다”면서, “펜스 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도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펜스 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두 번의 본질적인 대화를 통해 한미가 북한에 대한 더 나은(further) 개입 정책에 동의했다고 말했다”면서 “처음에는 남한이, 그리고 곧이어 미국이 강력하게 개입(engagement)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로긴 전문기자는 “미국의 이러한 정책은 미국과 동맹이 김정은 정권에 대해 비핵화의 완전한 단계를 밟을 때까지 제재를 계속하는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마주 앉아 대화를 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그는 “펜스 부통령은 이것을 ‘동시에 최대한 압박과 개입’이라고 지칭했다”면서 “비핵화의 의미 있는 단계까지 최대한 압박을 강화하면서, 대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로긴 전문기자는 “펜스 부통령과 문 대통령의 면담에서 이러한 결론이 나왔다”면서, “펜스 부통령이 매일 트럼프 대통령과 상의했지만, 둘의 면담이 있기 전까지는 올림픽 이후 남한의 새로운 대북 개입에 관해 일치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불협화음(dissonance)은 회담 전까지 문 대통령은 진짜 협상을 위한 개입을, 펜스 부통령은 압박 정책 강조로 나타났지만, (둘의) 회담 과정에서 ‘급진전(breakthrough)’이 있었다”며 “펜스 부통령은 이러한 새로운 개입 정책이 과거와 어떻게 다른지를 문 대통령에게 물었다”고 전했다.

로긴 기자는 이에 관해 “문 대통령은 ‘북한도 단지 대화만 해서는 그들의 경제적·외교적 이익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면서 ‘오직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단계를 해야 한다’고 설득했고 이에 펜스 부통령은 올림픽 이후 북한과의 개입에 관해 승인(endorse)할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로긴 전문기자는 또 펜스 부통령은 이에 관해 “(문 대통령 제안은) 지난 20년 전과는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자신이 “북한이 정말 제재를 제거하기 위해 해야 할 정확한 단계가 무엇이냐”고 묻자, 펜스 부통령은 “모른다. 바로 그것이 (북한과) 대화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로긴 전문기자는 그러나 “하지만 펜스 부통령이 일본 방문에서 ‘새로운 강력한 대북 제재’를 예고하는 등 이러한 새로운 상황을 파괴할 요소들은 많다”면서 “만약 이에 관해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재개하면, 이러한 외교적인 진전 과정은 중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긴 전문기자는 “문 대통령도 이러한 상황 발생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펜스 부통령은 자신에게 “문 대통령이 스케이트장에 와서 나에게 북한에 ‘미국과 대화해야만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로긴 전문기자는 “사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여러 번 제기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과의 대화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라고 말했듯이, ‘대화를 위한 대화’가 새로운 것은 아니”라면서 “그러나 본질적인 대화로 향하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지만, 그러한 실질적인 진전은 가장 필요한 첫 단계”라고 지적했다.

그는 “백악관의 전제 조거 없는 이러한 (남북) 초기 대화에 관한 인준(endorsement)은 엄청나게(hugely) 중요한 것”이라면서 “이는 한미 간의 단절(break)을 해결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또한, 북미 간에 재앙적인 국제 갈등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희망을 나타내는 북미 간의 (대화)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정상회담 제안, 역사의 대세 막을 수 없다

할아버지가 못 이룬 꿈, 손자들이 이루기를…
 
김갑수 | 2018-02-12 12:10:4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정상회담 제안, 역사의 대세 막을 수 없다
- 문재인 정권의 분투를 열망한다


기대 반 예상 반이었던 남북정상회담 제안이 북측에 의해 가시화되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악화일로로 치달았던 남북관계와 북의 핵무력을 놓고 벌어진 북미간의 첨예한 긴장 대치를 감안할 때 이번 제안은 놀라울 정도로 창조적이다.

사실 역사의 이면에 묻힌 탓으로 우리가 잘 기억하지 못할 뿐이지 남북정상회담은 남과 북 정권 공히 끊이지 않고 시도해왔다. 남측 정부는 이승만과 윤보선을 제외하고는 모두 남북정상회담을 시도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박정희는 물론 전두환, 노태우 정권도 남북정상회담에 뜻이 있었으며 심지어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도 남북정상회담을 아주 외면한 것은 아니다.

이 중 전두환의 정상회담 제안은 북측이 거부했고 박정희와 노태우의 제안은 북측이 수용했지만, 미국의 방해책동으로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명박의 정상회담 시도는 천안함 문제에 가로막혔고 박근혜는 말로만 정상회담을 언급했을 뿐 최소한의 진정성마저 북측에 전달되지 않아서 더 이상 진전되지 않았다.

북측의 이번 정상회담 제안은 과거의 사례들과 확연히 다른 양상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정상회담 제안은 공개적 특사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정상회담의 공개 특사 제안은 위험 부담이 크다. 이것이 거부될 경우 돌이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북은 왜 공개 특사 방식을 선택한 것일까? 북측은 남측이 미국과의 협의 없이는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역량이 없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비공개로 제안했을 경우 역시 비공개적인 미국의 반대가 있을 것이고, 이것을 문재인 정권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래서 올림픽이 막 시작한 시점을 택한 것이 아닐까 한다. 다시 말해 문재인 정부로서는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시점에 제안을 해서 즉각 수락 확정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긍정적 반응을 얻어내 전 세계에 공개함으로써 미국이 함부로 방해할 만한 명분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런 계산은 맞아 떨어져 문재인 대통령도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라고 화답했다.

다음은 오찬장의 남북대화 내용이다.

김여정 특사 : “문 대통령께서 통일의 새 장을 여는 주역이 되셔서 후세에 길이 남을 자취를 세우시길 바란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많은 문제에 대해 의사를 교환하면 어제가 옛날인 것처럼 빠르게 북남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 건배사 : “오늘 이 자리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남북에 거는 기대가 크다. 어깨가 무겁고, 뜻 깊은 자리가 됐으면 한다. 10·4 정상회담 때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총괄책임을 지고 있었고, 백두산 관광도 합의문에 넣었는데 실현되지는 않았다. 오늘 대화로 평양과 백두산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역시 이런 문제는 역사와 결부시켜 논의할 수밖에 없다. 나는 우리 민족의 분단 정세를 3기로 나눠볼 수 있다고 본다. 전후 한반도에서 구축된 '김일성-이승만·박정희'의 냉전체제가 제1기였다면, 6·15 선언을 도출한 ‘김대중-김정일’의 화해체제가 제2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남측의 김대중에 이어 북측의 김정일까지 유명을 달리함으로써 2기 화해체제에 종지부를 찍었다.

제3기 체제는 ‘김정은-문재인’ 체제이다. 이 체제는 1기는 물론 2기보다도 한층 진전되는 양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진전’이라 함은 ‘민족 화해와 통일로 나아가는 바람직한 진행’을 의미한다. 김일성과 이승만·박정희는 전쟁 직접 체험세대, 김대중과 김정일은 전쟁의 추체험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2012년 북에 새롭게 등장한 김정은과 2017년 남에서 탄생한 문재인 정권은 완전한 전후세대의 정권이다.

2011년 북의 김정일 위원장이 서거했을 때 북은 ‘특별 방송’에서 “우리는 김정은 동지의 령도에 따라 슬픔을 힘과 용기로 바꾸어 오늘의 난국을 이겨내 주체혁명의 위대한 새 승리를 위하여 더욱 억세게 투쟁해나가야 한다. 혁명의 길은 간고하고 조성된 정세는 준엄하지만 위대한 김정은 동지의 현명한 령도 따라 나아가는 우리 당과 군대와 인민의 혁명적 진군을 가로막을 힘은 이 세상에 없다”고 공언했고 그들은 공언대로 실천했다.

문제는 오히려 우리에게 있다. 남은 북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이지만 북을 잘 모르는 기득권자들과 국민이 득실거리는 나라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는 결국 낙관적이다. 역사에는 대세 또는 대운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김정은은 완벽한 전후세대다. 그의 주변은 젊고 새로운 인물들로 교체 또는 보강되었다.

지구촌은 냉전체제로 돌아갈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국주의가 복고되어야 할 터인데 21세기의 지구촌에서 왕년의 영·불·독·이·러·미의 어느 한 나라만큼이라도 국제무대에서 무례하게 발호할 저력을 가진 나라는 없다. 그리고 더 이상 순순히 피지배를 허락할 약소국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당위적 대세의 선봉에 북이 있다.

역사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 우리 민족에게는 다른 민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범한 저력이 있다. 다만 문제가 북측에 있지 않음을 인정해야 한다. 여전히 문제는 남측에 상존한다. 그렇기에 새로운 역사를 만드느냐 못 만드느냐는 역설적이게도 남측에 달려 있다. 하여 문재인 정권의 분투를 열망하는 것이다.

 


 

할아버지가 못 이룬 꿈, 손자들이 이루기를…

대남 특사 김여정 부부장의 청와대 방명록 필체가 화제에 오르고 있다. 왠지 눈에 익은 필체다. 할아버지의 필체를 닮은 것이다. 손녀의 필체는 75년만큼 현대화된 것 같다.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은 1912년생, 손녀 김여정 부부장은 1987년생으로서 75세 차가 난다. 김 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1,2,3,4,5권에는 그의 친필이 담겨 있다. 아래 사진은 2권의 것이다. 그러고 보니 집무 모습도 조금 닮은 것 같다.

김일성 주석은 과로로 인한 심근경색으로 1994년 7월 9일 묘향산 집무실에서 숨을 거두었다. 1994년 4월 15일에 김 주석을 마지막으로 만난 내 집안 어른은 그가 매우 건강하고 활달해 보였다고 했다. 하지만 김 주석은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과 회담을 시작한 후 무려 17번이나 각종 외부 행사에 직접 나섰다. 회고록 집필로 인한 누적된 피로도 있었을 것이다. 직접 집필한 회고록 마지막 권인 6권에는 그의 친필이 없다.

김 주석은 김영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16일 앞두고 서거했다. 김 주석은 남북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는 백화원 영빈관에 가서 김영삼 대통령이 앉을 자리에 직접 앉아 보고는 더 편한 의자로 바꿀 것을 지시하기도 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기울이며 회담을 준비했다.

김 주석은 서거 3일 전 경제개발 국가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정상회담 준비 차 묘향산 집무실로 옮겨가 밤늦게까지 서류들을 검토했다. 82세 노구로서는 무리한 일정이었다. 심근경색이 왔고 신속한 헬기 후송이 필요했지만 그날 밤 따라 몰아친 폭우가 한 거인과 민족의 운명을 갈라놓았다.

2018년 그의 손자에 의해 제안된 남북정상회담과 통일의 꿈이 조속히, 반드시 결실되기를 소망해마지 않는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4&table=c_booking&uid=568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삼지연과 서현의 합창 "안녕히 다시 만나요"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02/12 12:26
  • 수정일
    2018/02/12 12:2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오마이TV]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 영상

18.02.12 08:09l최종 업데이트 18.02.12 11:41l

 

▲ 삼지연관현악단과 가수 서현이 함께 노래 부르고 있다.
ⓒ 영상공동취재단

관련영상보기


11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에서 가수 서현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 '다시 만납시다'를 함께 불렀다.
 

가수 서현 북측예술단과 함께 공연 11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에서 가수 서현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 '다시 만납시다'를 함께 불렀다.
▲ 가수 서현 북측예술단과 함께 공연 11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에서 가수 서현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 '다시 만납시다'를 함께 불렀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북측예술단과 포옹하는 서현 11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에서 가수 서현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함께 부른 뒤 포옹하고 있다.
▲ 북측예술단과 포옹하는 서현 11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에서 가수 서현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함께 부른 뒤 포옹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역사를 바꿀 수 있는 100권의 책 57

《세기와 더불어》에 나타나는 3가지 사상 (마지막 회)
 
김갑수 | 2018-02-09 19:07:0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좌경 교조와 민족 자주(3)

페이스북에서는 요즘도 툭하면 마르크스 – 레닌 – 스탈린을 주워섬기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1926년 김일성이 동만 오가자에서 조선독립단 출신 변대우 노인을 만나 나눈 대화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너희들은 맹목적으로 이것도 숭배하고 저것도 숭배하는 식으로 살아가서는 안 된다. 무엇 때문에 러시아가 어떻고 스탈린이 어떻소 하면서 남의 나라의 말만 하는가? 매사에 러시아의 본을 따라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은가?”

노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 이런 것이었다. 요컨대 제 정신을 가지고 살라는 것이었다. 노인은 자기 일도 없이 남들의 명제를 맹목적으로 외워가지고 다니며 거들먹거리는 것에는 기어코 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일성은 변 노인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은 변 노인뿐 아니라 김일성도 좌경교조주의자들을 끔찍이 싫어했다. 《세기와 더불어》 전 편을 통해 좌경교조를 저주하다시피 하는 말은 수십 번도 더 나온다. 그 중 일부만 소개하기로 한다.

- 동만지방에서 활동하던 종파사대주의들은 대중을 조직화하려는 사업에서도 혹심한 좌경적 오류를 범하고 있었다. 그들은 ‘계급혁명론’을 부르짖으며 빈고농들과 노동자들만을 조직에 받아들였다. 그 밖의 계층에 대해서는 다 혁명과는 인연이 없는 대상으로 보았다. 그래서 조직에 들지 못한 사람들은 공산주의란 바로 저런 물건짝이구나, 쌀의 뉘만큼만 한 홑잠뱅이들만 모여서 쑥덕거리고 나머지는 다 따돌리는 것이 공산주의구나 하는 말을 돌리며 분개하기까지 하였다.(2권 196)

- 우리를 제일 놀라게 한 것은 동만지방 혁명가들의 활동에서 열병처럼 만연되고 있는 좌경 바람이었다. 좌경병은 유격구를 건설하는 사업에서 특별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넓은 땅에다 공농정권을 상징하는 쏘비에트 깃발을 띄워놓고 간부들은 “혁명, 혁명” 하면서 무사분주하게 돌아갔다. 유격구 앞에서 싸움은 별로 하지 않고 ‘프롤레타리아 독재’니 ‘무산자사회건설’이니 하는 허공중에 뜬 구호만 연방 외치면서 얼렁얼렁 하루하루를 보냈다.(3권 28)

- 좌경을 경계하고 용납하지 말아야겠다는 나의 결심은 간도 땅에 와서 더 굳어졌다. 나는 그때부터 일생 동안 좌경과의 투쟁을 하여왔다. 간도 시절의 체험은 해방 후 우리가 좌경을 예방하고 관료주의를 청산하는 투쟁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3권 63)

이처럼 김일성은 “일생 동안 좌경과의 투쟁을 하여왔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좌경교조들의 '프롤레타리아 독재'나 무산자사회건설'을 허공중에 뜬 구호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마오쩌뚱의 경우도 거의 같았다. 좌경 교조들이 마르크스 레닌과 코민테른을 들먹거리며 끊임없이 혁명을 방해한 것은 중국이나 조선이나 매한가지 현상이었나 보다.

이런 현상은 조선의 좌경뿐 아니라 국제당 자체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은 차츰 국제당에도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을 보인다.

- 국제당이 자기의 사명을 원만히 감당하려면 승리한 사회주의 진지를 굳히는 데 모를 박으면서도 다른 나라의 공산주의운동, 특히 제국주의의 억압 속에서 신음하는 식민지 약소국가 인민들의 이익을 옹호하고 그들의 혁명투쟁을 진심으로 도와주어야 했다. 그러나 국제당은 이 요구에 낯을 잘 돌리지 않았다. 국제당의 일군들은 큰 나라의 혁명 문제에 대해서는 요란하게 떠들면서도 작은 나라의 혁명 문제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게 보거나 제멋대로 처리하였다.(3권 100)

김일성은 "조선의 공산주의자들 속에서 혁명의 주체는 자기 자신의 힘이며 자기 나라 인민의 힘이라는 자주적 입장에서 떠나 큰 나라들을 쳐다보는 사대주의자적 경향과 대국본위적 경향을 낳게 하였다"라고 지적했다.


동녕현성 전투에서 얻은 연대 합작의 교훈(4)

1933년 9월 상순, 중공동만특별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왕청유격대와 훈춘유격대는 구국군과 연합하여 동녕현을 공격하기로 계획하였다. 당시의 동녕현성은 동녕현 3차구진에 위치, 동으로는 중쏘변경과 가까운 변경의 작은 진이였다.

당시 3차구에는 일본괴뢰군 2,000명이 주둔해 있었고 그중 일본군은 500명이였다. 이외에도 괴뢰경찰과 괴뢰자위단이 적지 않았다. 적들은 대포와 장갑차 등 현대화무기를 갖고 있었고 주위는 견고한 방어공사를 구축하였기에 공략하기 어렵고 수위하기 쉬운 곳이었다.

김일성이 인솔하는 왕청유격대와 항일구국군 시세영, 사충항부 및 반일부대 금산부 등 1,500여명은 제 시간에 집결지점에 도착하였다.(최현의 훈춘유격대는 연락 차질로 상황이 종료된 후 도착) 왕청유격대는 방어공사가 제일 견고하고 경비가 제일 삼엄한 서산포대를 3면으로 포위하고 적의 포대를 향해 맹렬한 화력을 퍼부었으나 적들의 완강한 저항을 받았다.

유격대는 우회적인 전술로 적의 화력을 분산시킨 후 돌파구를 찾아 다시 맹렬한 공격을 하여 끝내 적의 요새를 점령하였다. 유격대는 방향을 바꾸어 서대문으로 쳐들어가 남문과 동문으로 돌입한 구국군과 회합, 격렬한 시가전을 펼쳤다.

이 전투에서 120명의 일본괴뢰군이 죽거나 상했으며 항일군 측은 52명의 사상자가 생겼다. 이 전투는 항일부대에서 조선 유격대의 위신을 대대적으로 높였으며 특히 김일성 유격대가 총탄우속을 헤치고 구국군 대장 사충항을 구한 사실은 구국군 장병들을 크게 감동시켰다. 동녕현 전투 후 유격대와 각 반일부대의 관계는 더욱 밀접해졌다. 이른바 반일 연대 합작이 실현된 것이었다.(이상 연변일보 참조)

작년 민중연합당과 민중의 꿈이 통합하여 민중당으로 출발한 직후 새로운 대표로 선출된 분들이 정의당을 찾아가 ‘형제당’을 운운하면서 합작 및 통합을 언급한 적이 있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명분도 없고 실현 가능성도 없는 짓을 왜 하는지 안타까웠다.

위에 소개한 동녕현성 전투는 당시 동만에서 활동했던 각종 반일부대들이 연대 합작하여 승전을 일궈낸 일대 쾌거였다. 특히 김일성은 조선 유격대의 합법화가 이 전투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보아 연대 합작에 온갖 노고를 기울였다. 아무튼 연대 합작도 전투도 모두 성공적 결과를 낳았고 이 과정에서 조선인 유격부대의 공로가 단연 제1이었음을 모두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 전투에 대해 김일성은 긴 회고담을 남겼다. 그 중 연대 합작과 관련된 부분은 생각 없이 연대 합작을 구걸하다시피 하는 오늘의 소수정당에 의미심장한 교훈을 준다.

- 오의성, 사충항과의 (연대 합작) 담판을 통하여 우리가 새롭게 깨달은 것은 공동전선도 자기의 주체적 힘이 강해야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만일 우리가 1932년의 남북만 원정과 1933년의 크고 작은 전투들에서 자체의 군사적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거나 유격대를 승승장구하는 무적의 철군으로 발전시키지 못했더라면 오의성은 우리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문밖에서 쫓아버렸을 것이다.

오 사령과의 합작이 그렇게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힘이 강했고 정치도덕적 풍모가 구국군보다 우월했기 때문이며 우리의 열렬한 애국심과 국제주의적 우애심, 자기 신념의 정당성이 그를 공감시켰기 때문이었다. 나는 구국군과의 합작을 실현한 그때부터 통일전선을 위한 최상의 수단은 주체적 힘이라는 것, 이 힘을 키우지 않고서는 어떤 우군이나 우방과도 연합하여 투쟁할 수 없다는 것을 좌우명으로 삼고 혁명의 주체를 튼튼히 하기 위한 투쟁을 일생 동안 벌여왔다.(이상 3권 184)


김일성은 좌파일까 우파일까 (5)

- 나는 새 사회안전부장이 임명될 때마다 매번 우경을 범해서도 안 되지만 좌경을 경계하며 민생단의 교훈을 잊지 말라고 경계하고는 한다. 좌경은 정치적 사기꾼들과 야심가들이 새 형의 민생단 소통을 창출해낼 수 있는 온상이다. 이 온상의 주인들은 남들보다 10배나 20배쯤 더 높은 목소리로 혁명을 운운하고 충실성을 운운한다. 이러한 초혁명성이 지난 날 유격구에서 사람들의 정치적 생명을 제멋대로 농락하던 좌경분자들의 소행과 무엇이 다른 점이 있는가? 우경이 공개적인 반혁명이라면 좌경은 은폐된 반혁명이고, 우경이 암이라면 좌경은 그에 못지않은 독버섯이다.(4권, 71쪽)

김일성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읽다 보면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색거리 중의 하나가 과연 그는 좌파일까 우파일까 하는 의문이다. 그는 갑부건, 지주건, 기독교인이건 가리지 않고 포용했다. 그가 동지의 기준으로 삼는 데에는 이념이 개입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애국항일이면 모두를 동지로 받아들였다. 오히려 그는 이념적 좌경이라고 할 수 있는 마르크스 – 레닌주의자들에 대한 거부감을 더 많이 토로했다.

- 맑스 고전들을 한 배낭씩 지고 다니는 축들은 적군 속에 혁명 조직을 꾸린다는 것은 일종의 계급 협조와 비슷한 우경적인 탈선이라고 비평하였다.... 지금 청년들이 들으면 코 막고 답답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하겠지만 당시로서는 이런 일면적인 입장이 상당할 정도로 득세하였다.... 행세식 맑스주의자들은 무조건적인 비타협성을 혁명가의 특질로 보면서... 계급 옹호와 계급적 비타협성의 구호 밑에서 계급의 이익 일면만을 고창해왔다. 좌경분자들과 교조주의자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공산주의 혁명에 등을 돌려대고 적의 진지로 가는 것을 보면서도 그것을 막아내지 못하였다.(4권, 215쪽)

김일성은 왕청 5구 회의에서 소비에트를 폐기하고 ‘인민혁명정부’로 대체하였다. 그는 공농유격대는 반일인민유격대로, 적위대는 반일자위대로 개명했다. 이것은 이념의 색깔을 완전히 지워버린 조치였다.

- 번지르르한 혁명적 언사와 초당적인 구호의 뒤에서 좌경은 항상 대중을 우롱하고 억누르고 기만하여 공명과 출세를 꿈꾼다. 그 공명과 출세를 위하여 자기를 언제나 최전선에서 돌진하는 땅크나 장갑차로 묘사하는 것이 좌경이다.(3권, 63쪽)

김일성이 좌경을 거부한 또 다른 이유는 그들을 사대주의자들이라고 보았던 데에도 있었다. 그가 유격전을 채택하려 했을 때 그것이 러시아 혁명의 방침이 아니라고 하면서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것은 중국 마오의 경우도 똑같이 당한 일이었다.

김일성은, “레닌은 유격전을 이미 실지로 폭동에 이르렀을 때나 또는 국내 전쟁에서 대전투와 대전투 사이에 얼마간 중간기가 닥쳐왔을 때 불가피적으로 나타나는 보조적인 투쟁 형태로 규정하였다. 레닌이 유격전을 기본 전투 형태로 보지 않고 일시적이며 보조적인 투쟁 형태로 본 데 대하여 나는 매우 아쉽게 생각하였다”라고 말함으로써 어조는 완곡하지만 레닌이 (최소한 만주에서는) 옳지 않다는 것을 명확히 지적했다.

오히려 김일성은 한 발 더 나아가 곽재우, 신돌석, 김응서, 정문부, 서산대사, 최익현, 유인석 등 조선 의병장들의 용감성과 다양한 전투 방법이 자기를 매혹시켰다고 토로했다.

김일성이 동만 현지 최고의 마르크스 – 레닌주의자 박소심과 벌인 논쟁은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 박소심은 “맑스 – 레닌 고전가들이 역사 발전의 여러 단계에서 포르레타리아 독재에 대하여 각이한 측면에서 해석한 명제들을 한참이나 뜬금으로 쭈르르 외우는” 사람이었다. 김일성은 박소심에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1. 맑스 – 레닌 고전들에서는 노동계급의 계급적 해방이 선차이고 민족적 해방이 후차라고 했지만 우리나라는 우선 일제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 아닌가?

2. 종주국에서의 혁명이 식민지 나라들의 혁명과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일본 노동계급이 혁명에서 승리해야 독립할 수 있단 말인가?

3. 조선의 형편과 10월혁명이 일어나던 러시아의 형편은 크게 다른데 어떻게 우리가 러시아처럼 무산혁명 같은 것을 할 수 있겠는가?

나는 김일성의 의문 제기가 지극히 합리적이며 창의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보다 더욱 가치 있는 것은 ‘자주성’이다. 과연 김일성은 우파였을까 좌파였을까? 나는 이런 질문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런 논의는 애초부터 결말이 날 수 없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일성은 마르크스 - 레닌에 종속되지 않은 ‘자주적인 항일 민족주의자’였다는 사실이다.


《세기와 더불어》에 나타나는 3가지 사상 (6) 마지막 회

- 1946년 1월 1일 평양에서 신년회가 열렸다. 허가이(친소파)가 박헌영에게 러시아 말로 “신년을 축하합니다”라고 하자 박헌영도 러시아말로 되받아 인사했다고 한다. 박은 김일성에게도 러시아 말로 인사를 했다. 김일성은 웃으면서 우리말로 “정초 인사까지 소련말로 하겠습니까?”라고 농담을 건네자 좌중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이북에서는 전후 1955년 무렵까지 정월 초하루 신년 인사를 러시아말로 할 정도로 ‘소련풍’이 심하였다.(박병엽 구술, <김일성과 박헌영 그리고 여운형> 35쪽)

이제는 남쪽에도 어지간히 알려졌듯이 《세기와 더불어》는 중국 동북을 중심으로 전개된 항일무장투쟁의 기록이다. 이 무장투쟁은 동북항일연군과 조선인민혁명군이라는 역사적 명칭으로 표상된다. 이 무장투쟁이 값진 이유는 하도 많아서 모두 나열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일단 부도덕한 제국주의에 맞서 투쟁한 것은 민족과 정치를 초월하여 인류의 보편적인 윤리를 실천한 것이라는 점이 전제되어야 하겠다.

이 책은 전 8권으로서 김일성 집필 1~6권과 계승본 7, 8권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계승본이라고는 하지만 필자가 이미 초안을 잡아 놓은 육필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모두 김일성의 저작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 방대한 회고록은 김일성의 성장담으로 시작한다. 이어서 1926년의 타도제국주의동맹을 필두로 동녕현성전투, 마촌작전, 무송원정, 북만원정, 보천보전투, 간삼봉전투, 고난의 행군, 대흥단전투 등 굵직굵직한 대 제국주의 투쟁의 역사가 선명하고도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오늘날 중국 정부는 신중국을 탄생시킨 3대 혁명투쟁으로 ‘마오를 정점으로 한 중앙당의 대장정’과 ‘대장정에 참여하지 않은 남방 홍군의 유격투쟁’ 그리고 ‘동북에서의 항일투쟁’을 든다. 그런데 대장정은 1년, 남방 유격투쟁은 3년이 소요되었지만 동북무장투쟁은 장장 14년이나 이어진 것이다. 나는 대 제국주의 무장투쟁이 14년이나 중단 없이 이어진 사례를 세계 다른 민족의 저항사에서 아직 찾지 못했다.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동북의 항일투쟁에서 실제적인 성과를 더 많이 낸 쪽은 중국인이 아니라 단연 조선인이었다는 점이다. 남만의 양세봉을 비롯하여 이홍광과 이동광, 북만의 허형식, 박성길, 리학만, 김책, 최용건 그리고 동만과 백두산을 중심으로 한 김일성과 최현, 오중흡 등이 그들이었다. 물론 중국인 쪽에서도 양정우, 조상지, 위증민, 왕덕태, 주보중 등의 걸출한 인물들이 있었다. 다만 조선이건 중국이건 이들은 대표자일 뿐 실질적인 공로자는 무덤도 남기지 않고 죽어간 숱한 무명의 전사들이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동북무장투쟁은 뭐니뭐니해도 자주적이었다는 점에서 가장 큰 가치를 지닌다. 일례로 김일성은 러시아말인 소비에트를 ‘인민혁명정부’로, 공농유격대를 ‘반일인민유격대’로 적위대를 ‘반일자위대’로 개명했다. 이것은 조선혁명에서 이념과 함께 사대주의를 탈색시킨 조치였다. 이처럼 그가 시종일관 경계한 것은 좌경교조와 사대주의였다.

조선인민혁명군은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았다. 마오의 중국 공산당은 장제스의 국부군에게 쫓기느라고 동북에까지 시선을 돌릴 여유가 없었으며 소련의 국제당은 중국이나 인도 같은 대국의 혁명에는 관심을 두었지만 작은 나라 조선의 혁명에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소련이 뒤늦게 동북항일연군과 조신인민혁명군에게 편의를 제공한 것은 일소불가침조약이 깨지자 언제 닥칠지 모르는 일본과의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조선인민혁명군의 투쟁은 철저히 인민 중심이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큰 가치를 지닌다. 그들이 추구한 것은 이념보다는 인간이었고 계급보다는 민족이었다. 이런 관점은 《세기와 더불어》 전편에 걸쳐 자주 피력되어 있다. 그들의 투쟁은 철저히 민본이었다. 바꿔 말해서 인민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성공하지 못했을 투쟁이었다.

조선인민혁명군의 투쟁은 자연과의 투쟁이기도 했다. 그들은 영하 30~40도의 악조건에서 14년 동안이나 버텼다. 훗날 카스트로가 김일성을 만나 중국 동북 날씨가 이토록 혹한인 줄은 몰랐다고 하면서 “당신들은 대관절 무얼 먹으며 투쟁했느냐?”고 물으며 경탄했다고 한다.

이런 악조건에서도 그들은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며 투쟁했다. 그들은 민폐를 끼치지 않았으며 아무리 배가 고파도 인민의 전답을 범하지 않았다. 그들은 인민에게 닭 한 마리, 강냉이 한 부대를 받더라도 끝까지 돈을 치렀다.

이런 모든 미덕들을 실천 가능하게 만든 사상은 무엇일까? 먼저 공산주의는 아니다. 《세기와 더불어》에 나타나는 ‘공산주의’에는 실체가 없다. 공산주의는 이상적인 관념적 구호로 사용되었을 따름이다. 이 책의 저자는 ‘변증법’이라는 단어도 한 번 사용하지 않았다. 또한 저자는 계급투쟁에도 반대했다. 《세기와 더불어》에 나타나 있는 정신사상은 세 단어로 압축된다. 그것은 ‘민본과 민족과 자주’이다.

[사진] 저자 육필의 7,8권 계승본 초안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4&table=c_booking&uid=567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한반도 평화조류는 막을 수 없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8/02/10 09:34
  • 수정일
    2018/02/10 09:3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칼럼> 남경우 소통과혁신연구소 연구위원
남경우  |  21sotong@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8.02.10  00:18:31
페이스북 트위터

남경우 / 소통과혁신연구소 연구위원

 

평창 동계올림픽의 한반도에서 남과 북, 미국의 외교전이 가열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친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까지 포함된 북의 고위급 대표단이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가운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웜비어 아버지를 대동하는 등 대북 강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시점에서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세계사적인 변화의 핵심이다. 20세기~21세기 약 70년간의 북미대결은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다. 미국의 동북아정책은 여전히 앙시앵 레짐(구체제)을 유지하려는 관성이 작동하고 있다.

앙시앵 레짐은 달러-군사력-UN의 힘으로 유지되는 미국 주도의 동북아 구도였다. 여기에 북한은 미국이 동북아에서 긴장을 유지하고 촉발하는 명분이었다. 북한 또한 미국의 침략을 우려하며 군사력증강에 모든 힘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고난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이는 북한이 군사국가 불량국가로 매도하는 서방언론의 프로파간다에 속수무책이었던 조건이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북한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신의 적대세력의 모든 형태의 군사적 공격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만천하에 공표했다. 게다가 UN의 극심한 제제에도 불구하고 높은 경제성장률의 유지는 정치 경제 군사 등 모든 부문에서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또 북한이 내부안정을 축으로 남북간 및 동북아 긴장을 완화해 나가는 정세주도성을 발휘하고자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에 남한 국민들의 평화에 대한 열망과 대중운동으로의 발전은 미국주도의 앙시앵 레짐, 이를 포장하는 온갖 이데올로기가 마치 썰물처럼 해체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미국의 입장에서 세계적인 합종연횡책 중 가장 견고한 고리였던 미일한 합종책의 커다란 균열이며 취약한 고리로 전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포함한다. 이것은 미국에게 심각한 불안요소며 마이크 펜스가 대북 어깃장 행보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한반도에서 일시적인 긴장 국면이 재조성될 수 있지만 이미 동북아의 평화조류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추세가 되었다.

그간 미국은 세계유일 초강국으로 그 패권을 유지해 왔다. 달러, 군사력, UN을 통한 정치외교적 지배력, 세계적인 거대 미디어와 이데올로기 장악력 등이 세계지배의 입체적 수단이었다. 이를 위한 물적 토대로는 과학기술을 탑재한 미국의 산업생산력이었다. 21세기 들어 미국의 위상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 미국 내의 산업생산력은 정체해 있으며 세계무역에서 달러결제는 점차 50% 수준으로 격감되고 있다. 군사력의 유지 또한 미국의 재정적자로 여유가 없으며 민수분야 재정을 축소하는 가운데 군비증액이 추진되고 있다.

UN은 여전히 미국의 독무대로 미국의 이익을 관철하는 주요 창구로 작용하나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 이란 핵합의 파기, 독일 프랑스 등의 독자노선 모색, 베네수엘라 내정 간섭 등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과거와 같은 무소불위의 지배력은 한계에 달한 듯이 보인다. 게다가 CNN, BBC 등 영미 계통의 압도적인 정치프로파간다에 대항하여 러시아 중국 제3세계 독립언론이 광범위하게 등장함으로써 일방적인 정치선전은 어려워졌다.

한편 2010년대 이후 중국의 산업생산력은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2018년 달러체제에 대응하여 위안화 석유 광물선물시장 개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게다가 쌍무적인 무역거래 및 결제 관행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지배구조는 장벽에 직면하게 되었다. 러시아는 러시아식 선군노선의 등장으로 러시아 국경지대 및 중동의 대러 우호 국가들에 대한 군사적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이때 이란, 베네수엘라, 한반도의 정세동향은 미국의 패권에 균열 여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베네수엘라를 압박하는 미국의 공세와 이에 따른 베네수엘라 내부의 물가폭등과 실업 및 불안정한 정치정세가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나아갈지 그 반대일지 커다란 시험대에 있다. 만일 베네수엘라 사태가 미국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된다면 미국의 라틴아메리카 지배는 크게 동요하게 된다.

이란도 그 패턴은 유사하다. 이란은 UN의 제재에 악화되어 온 경제상황에서 시위가 빈발해 왔다. 예전 같으면 시위가 이란의 현 체제를 반대하는 레짐 체인지로 발전해 갔겠지만 지금은 이란 민중들의 불만을 체제내로 흡수해가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이는 서방의 정치프로파간다가 제3세계 민중들을 고취시켜 내부불안을 촉발시키는 영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제3세계 민중들의 정치적 각성에 힘입은 바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한반도에서 일고 있고 남북 민중들의 평화에 대한 열망은 세계적인 판도에 강력한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세계사적 진앙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래서 평창 평화를 ‘한반도 평화로, 세계 평화로!’는 결코 빈말이 아닌 것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손 맞잡은 남북…리셉션·개회식서 눈도 안 마주친 북·미

입력 : 2018.02.09 22:22:00 수정 : 2018.02.09 23:45:36
 

ㆍ개회식 리셉션 온 펜스 ‘미 선수단 약속’ 이유 5분 만에 퇴장
ㆍ문 대통령, 김영남 맞아 “함께한 자체가 평화 첫걸음” 환영사

<b>한자리에 선  남·북·미</b>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9일 열린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공동입장을 하는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뒷줄 왼쪽에서 네번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다섯 번째) 등이 일어서서 손을 흔들거나 박수를 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앞줄 오른쪽)은 자리에 앉아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한자리에 선 남·북·미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9일 열린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공동입장을 하는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뒷줄 왼쪽에서 네번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다섯 번째) 등이 일어서서 손을 흔들거나 박수를 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앞줄 오른쪽)은 자리에 앉아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문재인 대통령은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앞서 환영 리셉션을 주재하며 각국 정상들을 맞이했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맞이한 데 이어 시차를 두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맞았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이 잠시 얼굴을 비친 뒤 5분 만에 리셉션장을 떠나면서, 정부가 희망했던 북·미 고위급 대표 사이의 조우는 이뤄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20분쯤부터 리셉션 장소인 평창 용평 블리스힐스테이 리조트에서 김 상임위원장,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등 정상들을 맞으며 펜스 부통령의 도착을 기다렸다. 

하지만 예정 시각 6시를 넘겨도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가 오지 않자, 문 대통령은 리셉션장에 들어가 행사를 진행했다. 지각한 두 사람은 문 대통령 환영사를 듣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환영사,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건배사 이후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가 뒤늦게 도착해 대기 중인 회의실로 나갔다. 문 대통령은 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리셉션장으로 안내했다. 펜스 부통령은 리셉션장에서 몇몇 정상들과 악수를 했지만 김 상임위원장과는 악수하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 부부는 5분쯤 뒤 퇴장했다. 

결과적으로 김 상임위원장과 펜스 부통령이 문 대통령 부부, 바흐 IOC 위원장 부부를 사이에 두고 한 테이블에 앉는 청와대 구상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펜스 부통령은 미국 선수단과 오후 6시30분 저녁 약속이 되어 있었고, 저희에게 사전 고지가 된 상태였다”며 “테이블 좌석도 준비되지 않았다. 포토세션에 참석한 뒤 바로 빠질 예정이었으나 문 대통령께서 ‘친구들은 보고 가시라’고 해서 리셉션장에 잠시 들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실제론 행사 직전까지 테이블에는 펜스 부통령 부부를 위한 자리가 마련돼 있었다. 

펜스 부통령은 한국 도착 전부터 북한 대표단과 조우하는 것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청와대는 막판까지 자리를 비워둔 채 펜스 부통령의 리셉션 참석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북한의 핵 개발과 인권 상황을 비판해온 상황에서 북한 대표와 한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연출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자리에 남아 김 상임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대화를 나눴다. 아베 총리는 일본인 납치, 핵 미사일 문제에 대한 일본 측의 생각을 전했다고 일본 외무성이 밝혔다.

특히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통역 도움을 요청해 옆자리 김 상임위원장과 긴 대화를 나눴다. 한 배석자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이 “평양을 방문해 먹은 음식이 아주 맛있었다”며 “건강에 좋다는 인삼 가져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선물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조선 음식이 건강식이라 유럽 사람들에게 잘 맞는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김 상임위원장을 지칭한 듯 “평창 올림픽이 아니었다면 한자리에 있기가 어려웠을 분들도 있다.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세계의 평화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갈 소중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남북은 내일 관동하키센터에서 하나가 될 것”이라며 “스틱을 마주하며 파이팅을 외치는 선수들의 가슴에 휴전선은 없다”고 했다. “한 시인은 ‘눈사람은 눈 한 뭉치로 시작한다’고 노래했다. 지금 두 손 안의 작은 눈뭉치를 우리는 함께 굴리고 조심스럽게 굴려가야 한다. 우리가 함께 마음을 모은다면 눈뭉치는 점점 더 커져서 평화의 눈사람으로 완성될 것”이라고도 했다. 


리셉션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도 참석했지만, 문 대통령과 마주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개회식에서도 이 전 대통령과 따로 인사를 나누지 않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김여정·김영남 KTX로 평창행…조명균 “귀한 분 오셔 날씨도 따뜻”

등록 :2018-02-09 14:59수정 :2018-02-09 17:06

 

북 고위급 대표단 인천공항 입국…조 장관이 영접
김여정·김영남 “먼저 앉으시라” 서로 자리 양보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맨 오른쪽),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을 비롯한 고위급대표단이 9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맨 왼쪽)의 안내를 받고 공항 내 접견실로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맨 오른쪽),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을 비롯한 고위급대표단이 9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맨 왼쪽)의 안내를 받고 공항 내 접견실로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환영합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고맙습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 9일 인천공항에 도착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만나고 곧바로 케이티엑스(KTX)를 타고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으로 향했다.

 

이날 오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1호’를 타고 방남한 이들은 인천공항 귀빈실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 천해성 통일부 차관 등의 영접을 받았다. 김여정 부부장과 김영남 상임위원장, 조명균 장관은 서로 “먼저 앉으시라”고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9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오른쪽)이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9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오른쪽)이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9일 인천공항에 맞으로 나온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9일 인천공항에 맞으로 나온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향해 “요 며칠 전까지는 좀 추웠다. 그런데 북측에서 귀한 손님들 오신다고 하니까 날씨도 거기에 맞춰서 이렇게 따뜻하게 변한 것 같다”고 인사를 건넸고,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예전에도 우리 동방예의지국으로서 알려져 있는 그런 나라임을, 이것도 우리 민족의 긍지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된다”고 화답했다.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이끄는 고위급 대표단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으로 구성됐다.

 

평창 도착 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 주최 리셉션에 참석한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붉은 가슴, 두툼한 부리…멋쟁이새를 아시나요

윤순영 2018. 02. 09
조회수 26 추천수 0
 

통통한 몸매에 깔끔함한 무늬 의상 걸친 '겨울 신사'

몸에 좋다는 노박덩굴 열매 즐겨 먹는 미식가

 

크기변환_YSY_0168_.jpg» 수컷 멋쟁이새. 양진이와 함께 겨울철새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새로 쌍벽을 이룬다.

 

멋쟁이새는 우리나라에 흔하지 않게 찾아오는 겨울철새다양진이와 함께 아름다운 새로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다멋쟁이새를 만난다면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필자는 멋쟁이새를 4년 전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에서 관찰하였고 지난달 경기도 남양주 길섶에서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사람과 차량이 많이 오가는 곳이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비교적 사람에게 경계심이 적어 가까이 접근할 수 있었다.

 

크기변환_DSC_0359.jpg» 아름다운 새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수컷 양진이.

 

멋쟁이새는 검은색붉은색회색의 단순한 삼색 깃털과 질감이 멋진 조화를 이룬다작고 통통한 몸매지만 움직이는 행동이 당차고 빠르다나무 씨앗과 풀씨 등에 의존해 살아간다. 나뭇가지에서 거침없이 움직이며 열매를 따먹느라 정신이 없다.

 

멋쟁이새는 나무 위 나뭇가지에서 생활하고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다하지만 물을 먹을 때와 목욕을 할 때는 땅으로 내려온다멋쟁이새 무리가 먹이를 향해 날아들 때는 은밀하게 아래에서 위로 날아 앉는 조심성을 보인다.

 

크기변환_YSY_1215_00001.jpg» 두툼한 부리로 노박덩굴 열매를 따먹는 멋쟁이새 수컷.

 

크기변환_YSY_0987_00001.jpg» 수컷 멋쟁이새가 씨는 버리고 빨간 표피만 발라먹는다.

 

멋쟁이새가 찾은 나무는 노박덩굴과의 노박나무다노박덩굴은 혼자 힘으로 하늘로 솟아오르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무를 타고 기어올라 자란다멋쟁이새는 노박덩굴의 푸짐한 붉은 열매에 신이 났다노박덩굴은 우리나라 어느 산에서나 들이 있는 나무숲 길섶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멋쟁이새는 왜 노박덩굴 열매를 좋아할까노박덩굴 열매의 효능은 다양하다사람은 혈액 순환과 정신 안정진통 작용성 기능 증가염증항종양방부담즙을 분비하는 약으로 쓴다

 

새들에게도 같은 효능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생리활성물질이 많이 들어있는 것은 분명하다. 새들이 좋아하는 열매는 사람에게도 좋은 약이 된다특히 빨간 먹이는 수컷의 진한 붉은 깃털 색을 유지하기에 유용하다.

 

크기변환_YSY_0024_00001.jpg» 노박덩굴 열매.

 

크기변환_YSY_0546_00001.jpg» 노박덩굴에 매달려 열매를 먹는 멋쟁이새 암컷.

 

멋쟁이새는 아무르강 하류우수리사할린중국 동북지방에서 번식한다원래의 생활권에서 먹이가 부족하거나 혹독한 추위가 닥치면 분포권에서 벗어나 작은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게 된다봄에는 벚나무버드나무매화나무의 어린 눈과 꽃을 따먹으며 여름에는 곤충을 잡아먹는다.

 

멋쟁이새를 비롯한 겨울 철새는 특정 지역을 정해놓고 해마다 찾아온다월동을 할 수 있는 충분한 먹이가 있는 곳이다여름 철새도 매년 번식지 주변에 찾아와 둥지를 틀거나 다시 고쳐 사용한다안전하고 새끼를 키울 먹이원도 풍부하기 때문이다새들은 이런 환경을 판단하고 귀소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크기변환_YSY_0634_00001.jpg» 암컷 멋쟁이새는 수컷과 다르게 열매의 붉은 표피는 남겨 두고 씨만 골라 먹는다.

 

크기변환_YSY_0553_00001.jpg» 멋쟁이새의 익숙하고 솜씨 좋은 행동은 원숭이도 부러워 할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지역의 새 서식지를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어려움도 있지만 번식지나 월동지를 한번 발견하면 조류탐조가 쉬워진다그러나 문제가 있다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한 공간이 필요해 갑자기 서식환경을 바꾸게 되면 새들의 월동지나 번식지에는 심각한 위협이 된다.

 

새들의 귀소 본능은 새들이 살아가기에 적합한 환경이 온전하게 남아 있을 때만 도움이 된다새들이 살지 못하는 곳에서는 사람도 살지 못한다는 말은 무리가 아니다새들의 번식지나 월동지는 우수한 지역 환경생태를 가늠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된다월동하는 새들은 후대의 왕성한 번식력의 연장선이다갑자기 변해 버린 환경은 새들의 감소로 이어지고 새들은 다시는 그곳을 찾아오지 않는다.

 

크기변환_YSY_1059_00001.jpg» 먹이가 풍족해 여유가 있는 멋쟁이새 수컷.

 

크기변환_YSY_1190_00001_01.jpg» 멋쟁이의 두툼한 부리는 열매를 까먹기 좋게 발달해 있다.

 

멋쟁이새는 몸길이 15~16cm로 수컷은 이마턱밑머리눈앞은 광택이 있는 검은색이고멱과 뺨은 붉은색이다가슴은 밝은 붉은색을 띤 회색이다뒷목과 배는 회색이며 허리는 흰색이다꼬리와 날개는 검은색에 회색 띠가 있다암컷은 이마턱밑머리눈앞은 광택이 있는 검은색이고배와 등이 회갈색에 옅은 붉은색이 감도는 듯하다허리는 흰색이다부리는 검은색으로 짧고 두툼하다다리는 어두운 갈색이다.

 

크기변환_YSY_0086_00001.jpg» 노박덩굴 열매의 붉은 표피를 선호하는 것은 붉은 깃털을 유지하려는 본능적인 행동 같다.

 

크기변환_YSY_1183_00001.jpg» 부리에 열매를 물고 노박덩굴 열매를 쳐다보며 욕심을 내는 멋쟁이 수컷.

 

멋쟁이새는 산지대의 위쪽 한계에서 삼림한계까지의 부분인 침엽수림과 평지 숲에서 생활한다. 암컷은 대개 둥지 틀 자리를 선택할 책임이 있으며수컷이 둥지를 만든다둥지는 침엽수의 나뭇가지 위에 마른 나뭇가지이끼류를 이용해서 밥 그릇 모양으로 만든다알을 낳는 시기는 5~7월이며연 2회 번식한다. 알을 품은 지 1214일이면 부화하여 1216일 만에 둥지를 떠난다여름철에는 암수가 함께 생활한다.

 

크기변환_YSY_1089_00001.jpg» 짧고 통통한 몸을 길게 늘여 열매를 따는 멋쟁이새 수컷.

 

크기변환_YSY_1103_00001.jpg» 부리 안에 노박덩굴 열매를 한가득 물고 표피를 벗겨내 먹고 씨는 옆으로 버리는 솜씨가 대단하다.

 

크기변환_YSY_1071_00001.jpg» 깔끔하고 통통한 몸매의 멋쟁이새는 군더더기 없는 겨울 신사다.

 

중국 동북지방중국 동부한국일본에서 월동하는 멋쟁이새는 사람에게는 경계심이 적지만 오염된 농약 살포 지역에는 절대로 모이지 않는다

 

·사진 윤순영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필자촬영 진행 이경희김응성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 건군70돌열병식, 최첨단미사일 이스칸데르 등장

북 건군70돌열병식, 최첨단미사일 이스칸데르 등장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2/09 [09:30]  최종편집: ⓒ 자주시보
 
 

 

8일 북의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건군70돌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여러 무기 중에서 처음 등장한 무기는 러시아의 '9K720 이스칸데르'와 거의 똑같이 생긴 최첨단 지대지미사일이었다.

 

▲ ▲ 건군 70돌 경축 열병식에 등장한 북의 지대지 미사일인데 러시아의 9K720 이스칸데르 최첨단 지대지 탄도미사일과 거의 똑같이 생겼다.     © 자주시보

 

▲ 건군 70돌 경축 열병식에 등장한 북의 지대지 미사일인데 러시아의 9K720 이스칸데르 최첨단 지대지 탄도미사일과 거의 똑같이 생겼다. 

 

러시아의 9K720 이스칸데르(나토명 ss-26 stone) 지대지탄도미사일은 러시아의 크고 속도가 느려 요격당할 가능성이 높아진 여러 종류의스커드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만든 미사일로 순항속도는 마하6.2이지만 종말타격속도는 마하10에 이르고 복잡한 회피기동능력을 가지고 있어 현존하는 거의 모든 요격체계를 무력화시키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실제 체젠전쟁 등에서 사용되어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으며 미국이 폴란드 등에 러시아를 포위하는 요격미사일체계를 구축할 때 맞대응하여 배치하는 무기가 바로 이 이스칸데르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다. 

특히 정밀유도체계를 갖추고 있어 원형공산오차가 5미터밖에 나지 않는 거의 초정밀 타격무기인데 여기에 50KT이나 되는 전술핵탄두까지 장착할 수 있어 어마무시한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다. 

 

▲ 3200km 떨어진 괌은 북 탄도미사일의 완전한 사거리 안에 들게 된다.     ©자주시보

 

사거리도 600km에 이르며 복잡한 회피기동을 해도 500km는 넉넉히 찍는다. 러시아는 순항미사일 형태의 이스칸데르미사일까지 개발했는데 사거리가 2500km에 육박한다.

결국 북이 탄도형 이스칸데를 미사일을 실전배치한다면 거의 모든 한반도가 다 그 사정권에 들어서게 되며 순항미사일형까지 개발하게 되면 괌을 제외한 주일미군기지와 오키나와 미군기지는 등 한반도 주변 모든 미군기지가 다 그 사정권에 들게 되다. 

이런 미사일을 두 발이나 장착한 차량을 단 3명의 군사요원이 운용한다. 

 

순항미사일 형태의 이스칸데르를 북이 개발하지 않았다고 해도 북극성탄도미사일, 화성-10, 화성-12형을 활용하면 괌까지 한반도 주변 모든 미군기지가 북의 핵미사일 사정권에 들어가게 되며 하와이 알라스카는 화성-14형, 미국 본토는 화성-15형을 동원하면 미군 전역을 다 핵미사일로 타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번 건군70돌 기념 열병식에서는 이런 무기들을 주로 보여주었다. 규모는 많이 축소되었고 열병식 시간도 대폭 줄었지만 위력은 더욱 강해진 열병식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기념연설에서 “오늘 열병식은 세계적인 군사 강국으로 발전된 강대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상을 과시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 러시아 이스칸데르 지대지 탄도미사일 

 

북이 그간 공개한 지대지탄도미사일은 러시아의 OTR-21 토치카(나토명:SS-21, 스캐럽)와 비슷한 형태의 나토명 KN-02미사일이었다.

러시아의 토치카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120km이며 원형공산오차가 95m나 나가는 것인데 이것도 탄도미사일이라 매우 위력적이다. 

 

▲ <사진2> 러시아군의 지대지단거리미사일 OTR-21이다.  나토명 스캐럽,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북의 화성-11이 OTR-21 모조품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harpoondatabases.com), 한호석] 

 

▲ 일명 KN-02 북한 단거리 미사일, 이 미사일은 러시아의 스크래브 미사일과 비슷한 종류로서 목표물에서 30이상은 벗어나지 않는 정확성을 지니고 있으며 발사 후 3분안에 목표물을 타격하기 때문에 요격이 불가능한 무서운 미사일이다.     ©자주민보
 

 

위키백과에 따르면 2015년 9월 4일, 친이란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 동쪽으로 약 120 km 떨어진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마리브주의 UAE군 주둔지 부근 무기저장고에 SS-21 미사일을 발사하여 UAE 정부군 45명 외에 사우디 군 10명, 바레인 군 5명 등이 사망하는 등 예멘전쟁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 토치카미사일은 최고속도가 약 마하5정이고 요격회피기동능력이 없어 요격을 당할 우려가 있다.  

2015년 9월 22일, 예맨 정부군은 내전에 참전한 아랍에미리트(UAE) 군이 마리브 주 일대에서 예맨 후티 반군이 발사한 SS-21 미사일을 패트리어트(PAC-3)로 요격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 새로운 형인 이스칸데르를 아직까지 요격했다는 말은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이번 건군70돌기념열병식에서는 단거리 화성계열 미사일은 등장하지 않았다. 이 이스칸데르형 지대지탄도미사일이 다 대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 SS-21 토치카, 일명 스캐럽(독사)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후티반군     ©자주시보

 

물론 북이 보유하고 있는 토치카와 이스칸데르형 지대지탄도미사일은 북이 러시아의 미사일을 참고하여 독자 생산한 것이기 때문에 그 성능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북은 보통 러시아의 것보다 훨씬 위력적으로 개량하여 독자생산해왔다.

그런 미사일 중에 구형의 것을 중동 등에 수출해왔는데 그런 미사일이 지금도 중동전쟁터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북은 이번 기념열병식에서 지금까지 시험발사하여 그 위력을 입증한 여러 화성계열 탄도미사일을 줄줄이 공개하였다. 

다만 지난해 4.15열병식에서 공개한 발사관방식의 냉발사체계를 갖춘 고체연료대륙간탄도미사일은 이번엔 공개하지 않았다.

 

▲ 건군 70돌 열병식의 대미를 장식한 세계에서 가장 큰 대륙간탄도미사일인 9축 18륜 차량에 탑재된 화성-15형 

 

이번 열병식에 대미를 장식한 미사일은 역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었다. 치명적인 포식자 바다뱀처럼 검은색과 흰색으로 도장을 한 화성-15형은 서방은 물론 러시아 중국에도 없는 9축 18륜 차량에 실린 채 유유히 행진해나갔는데 그 위용은 언제봐도 무시무시했다. 세계에서 가장 멀리가는 이동식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 특히 뭉툭한 탄두를 보니 다탄두 핵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세계적인 강군 위상을 과시할 열병식이라고 장담했는데 결코 빈말로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은 열병식에 등장한 주요 로켓들이다.

 

▲ 건군70돌기념열병식에서 전투기는 물론 순항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는 8관장착 자행고사로켓차량이 행진하고 있다.     ©


 

▲ 북의 70돌건군절기념 열병식의 이스칸데르형 지대지탄도미사일,     ©

 

▲ 건군70돌기념열병식, 이스칸데르형 지대지탄도미사일과 일본 전역을 타격권에 두고 있는 냉발사체계를 갖춘 북극성 탄도미사일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 자주시보

 

 

▲ 건군70돌기념열병식, 괌을 타격 사정권에 두고 있는 화성-12형 탄도미사일     © 자주시보

 

 

▲ 건군70돌기념열병식,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하와이와 알래스카를 사정권에 두고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

 

 

 

▲ 건군70돌기념열병식,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트위터 페이스북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비트코인, 국가암호화폐 출현의 전주곡

[기고] 비트코인, 국가암호화폐 출현의 전주곡
  • 손정목 편집기획위원
  • 승인 2018.02.09 14:52
  • 댓글 0

암호화폐는 화폐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러시아의 최대 언론인 ‘러시아투데이(RT)’는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서 유명 자산관리사의 말을 인용, “비트코인이 올해 안에 5만 달러에 이를 것이고, 그 급등락은 자연스런 것”이라는 보도했다. 반면 미국의 블룸버그(Bloomberg)통신은 독일은행(Deutsche Bank) 수석 자산관리전문가의 말을 인용, “암호화폐 투자자는 그것의 높은 변동성, 가격조작 가능성, 데이터 손실과 도난 등”으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두 기사의 공통점은 암호화폐 거래시장이 지극히 투기적이란 거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2일 세계 암호화폐 거래소의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7800달러까지 떨어졌고 한국도 800만원 이하로 급락하였다. 하루 만에 세계 암호화폐 시가 총액이 1100억 달러(약 120조원) 가량 줄어든 것이다. 최근 한달간 급등락을 통해 증발한 규모는 4295억 달러(약 455조원)에 달한다.

이렇듯 지금의 암호화폐 거래 시장은 투기적, 아니 투기판 자체다. 여러 종류의 시장 가운데 오직 화폐 유통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곳은 암호화폐 시장이 유일하다. 채권이나 주식시장에 투기 성격이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각각은 담보물이나 기업 가치라는 실물에 뒷받침되고, 인위적으로 가격조작을 한 세력에는 엄한 규제와 처벌이 따른다. 반면 암호화폐는 그 가치를 받쳐줄 어떤 실물도 없는데도 24시간 운영되는 세계적인 거래시장이 형성될 정도로, 그야말로 ‘돈 놓고 돈 먹는’ 도박판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닥터 둠(Dr. Doom. 비관적 경제전문가)’이라 불리는 미국 뉴욕주립대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지난 2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 비트코인 가격이 2만 달러(2000만원)에 이른 것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거품”이자 “모든 거품의 어머니(mother of all bubbles)”라고 경고하곤 “지난 10년간 블록체인(block chain) 기술로 나온 유일한 쓰임새가 암호화폐라면, 이것은 사기”라고 강력히 비판하였다. 각국 정부가 규제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배경이다.

▲사진 : 뉴시스

그럼에도 일부 언론과 이른바 전문가들은, 암호화폐가 차세대 기술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데 거기에 지나친 규제를 가하는 것은 신기술 발전을 억누르는 시대에 뒤떨어진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나아가 일각에선 암호화폐의 출현은 기존 중앙집중화된 금융시스템을 배경으로 소수 금융자본가들 손에 장악돼 있던 금융질서가 무너지고 탈중앙집중화된 개인간 직접거래(P2P) 방식의 새로운 금융질서 출현을 알리는 혁명이라고까지 주장한다. 이런 이유로 암호화페 거래소를 폐지하거나 지나치게 규제하는 건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 발전에 장애를 조성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심지어 암호화폐 투자(투기)에 대한 사회의 강력한 규제는 여기에 희망을 건 상당수 청년들의 꿈과 바람을 저버리는 행위라는 해괴한 주장까지 들린다.

반면 여기에는 이런 거래가 불로소득을 정당화하고 한탕주의를 만연시키는 것은 물론 절대 다수 노동자 서민의 근로의욕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란 데 대한 반성은 없다. 물론 많은 2~30대 청년이 카드빚을 내고 지인들 돈을 빌리면서까지 이 거래에 뛰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의 실제 투자액은 전체 규모에 견주면 극히 일부다. 거액을 움직이는 세력은 소수의 다단계 폰지사기단이나 재벌, 금융세력이다. 대외적으로는 탈중앙집중화라고 거창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 거래를 주도하는 세력은 역설적이게도 중앙집중화된 월가의 금융자본이다. 국내에서는 1500억원에 달하는 다단계 암호화폐 사기단이 적발되고, 미국에서도 암호화폐 테더를 이용한 비트코인 시세조작혐의가 적발되었다. 비트코인 거래에서 4%의 소유자가 전체거래의 97%를 차지하고, 10대 암호화폐 채굴기업이 90%를 과점한다는 언론보도는 암호화폐 거래의 실제주역이 누구인가를 웅변한다. 블록체인 기술이 탈중앙집중화을 가능케 할지 모르나 이를 이용하는 사회적 힘관계가 바뀌지 않는 한 실현가능성은 요원하다.

주지하듯 암호화폐는 화폐가 아니다. 화폐가 되려면 전 사회적으로 지불수단, 교환수단, 가치저장수단 등의 역할을 해야 한다. 더불어 국가 신용으로 그 가치를 받쳐줘야 한다. 지금처럼 금으로 바꿀 수 없는 불환지폐가 화폐로 인정받는 유일한 담보는 국가 보증 외에는 없다. 어떤 암호화폐도 시중에 물건하나 제대로 살 수 없는 현실과 국가 보증 없이 민간이 임의로 신기술을 앞세워 만든 암호화폐는 화폐가 될 수 없다. 이는 화폐라는 이미지로 포장된 상품일 뿐이다. 어느 나라도 화폐발행과 운영을 민간에 맡기지 않는다. 또 국가화폐와 민간화폐를 병행하는 나라도 없다. 러시아투데이(RT)는 지난달 24일 “미 연준은 암호화페가 통화정책에 개입하게 놔둘 수 없기 때문에 일정 시점에서는 (암호화폐를)죽여야만 한다. 그래서 암호화폐의 양은 고정적이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암호화폐가 국가의 재정,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될 때는 없앨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쉽게 하려고 발행량을 고정해놨다는 보도는 의미심장하다. 비트코인의 발행량은 2100만개다. 이와 관련해 국제결제은행(BIS)의 수장 어거스틴 카스텐스(Agustin Carstens)는 지난 6일 “현재 암호화폐는 거품과 폰지사기, 환경적 재앙의 조합”이라고 비판하고 “만약 중앙은행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암호화폐는 기존 금융시스템과 더욱 연결될 것이고 금융안정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돈세탁과 불법 상속, 자산의 불법 해외유출 창구로서 암호화폐 거래시장이 이용되는 것을 계속 놔두면 기존 금융시스템과 더 연결이 강화돼 금융안정을 껠 수 있다는 얘기다. 재정통화정책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각국 정부가 규제를 더 강화하고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에 이른 배경이다.

국가암호화폐의 등장이 예고되고 있다

문제는 이렇듯 아무런 실물가치가 없는 암호화폐가 어떻게 새로운 화폐시장처럼 급부상해 전 세계에 광풍을 몰아왔는가이다. 이런 현상은 정부가 용인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단지 투기꾼의 장난이라고만 볼 수 없다. 암호화폐 거래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암호화폐 공개(ICO) 및 거래를 허용하고, 지난달에는 비트코인 선물거래소까지 개설해 암호화폐 폭등의 주된 환경을 제공하였다. 반면 중국은 미국과 대척점에 서서 미국이 취한 모든 암호화폐 대책을 거부하였다. ICO를 불법화하고, 거래소를 폐지한 다음 모든 암호화폐 웹사이트를 아예 차단하였다. 암호화폐가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암호화폐 관련 대책이 두 나라의 재정통화전략과 밀접히 연관돼 있음을 의미한다. 세계 각국 역시 재정통화전략에 따라 대처하고 있다. 이렇게 암호화폐는 단순히 민간차원의 거래시장으로만 볼 사안이 아니다. 좀 더 살펴보면 이런 흐름은 국가암호화폐 출현과 관련되어 있다.

▲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중구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설치된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각종 가상화폐 가격 정보가 표시되고 있다.[사진 : 뉴시스]

미국 CNBC는 지난해 9월 국제결제은행(BIS)의 “모든 중앙은행은 궁극적으로 자체의 암호화폐(디지탈통화) 제조를 결정해야할지 모른다”는 분기별보고서 내용을 보도하였다. 국가암호화폐의 필요성을 공론화한 것이다. 국가암호화폐란 문자 그대로 국가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현재의 현금체계를 대체할 디지털화폐를 만드는 것이다. 한마디로 현금 없는 세상을 뜻한다. 거대한 화폐개혁이다. 이런 조치가 시행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장점은 익명성이 보장된 돈세탁이나 뇌물 주고받기 등 부정한 거래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또 은행이나 증권회사 등을 매개로 한 거래도 대폭 줄어든다. 반면 모든 개인과 기업은 현금 대신 자기 전자지갑에 표시된 디지털 금액을 받게 될 거고, 은행을 매개하지 않는 직접거래(p2p)가 보편화된다. 그렇지만 개인의 모든 거래는 예외 없이 국가암호화폐 블록체인망에 기록된다. 정부가 개인과 기업의 모든 자산과 거래를 손금 들여다보듯 할 수 있다. 이는 탈중앙이 아니라 되레 고도화된 정부 중심의 금융체계가 세워진다는 의미이다.

지금까지 국가암호화폐 발행을 공식화한 나라는 중국, 러시아, 싱가포르, 베네수엘라, 스웨덴, 이스라엘, 네덜란드, 캐나다, 핀란드, 에스토니아, 스위스 그리고 영국, 호주 등이다. 특히 중국, 러시아, 캐나다, 영국은 자국의 암호화폐를 금본위제에 의거해 준비하고 있고, 베네수엘라는 자국 석유에 기반한 암호화폐를 이달 20일부터 3월19일 사이에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이미 크립토위안(crypto-yuan) 시범운영까지 마쳤고, 조만간 석유선물시장에서 금본위 위안화 결제를 시행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자국만이 아니라 주변 유라시아경제연합국가들(EAEU: 아르메니아, 벨로루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에 공통된 금본위 암호화폐 사용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이 발표한 암호화폐 ‘로열민트골드(RMG. Royal Mint Gold)’는 영국 왕립조폐국 금고에 보관된 금의 소유권을 블록체인에 기록한 것으로 1RMG는 금 1g과 같은 가치를 지닌다. 이제 달러 대신 금에 기반한 디지털화폐가 준비되고 있는 것이다. 호주 역시 귀금속에 기반한 국가암호화폐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시도들은 달러 기축체제에 대한 결정적 타격이다. 미국의 영원한 우방이라는 영국마저 달러 기반을 버리고 금본위에 의거한 새 화폐발행을 준비하는 것은 달러 기축체제가 근본적 한계에 도달했음을 가리킨다.

미국 페드코인(Fedcoin) 그리고 디지털 양적완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본격화된 달러의 양적완화 조치는 죽어가던 월가 금융체제를 연명시켰지만 과도한 달러 남발에 따른 초인플레이션 우려는 제2의 금융위기설을 낳고 있다. 지난달 세계경제포럼에서는 “10년간 누적된 과도한 유동성과 자산버블, 금융 불균형이 조만간 터질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또 한 번의 붕괴를 겪게 될 것이다”, “모든 시장지표가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의 위기상황과 매우 유사하다”는 경고가 쏟아져 나왔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 회의 모습.[사진 : 뉴시스]

미국은 제2의 금융위기를 예방하고 달러 기축체제를 유지하려고 이른바 ‘페드코인(Fedcoin)’이란 국가암호화폐를 준비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12월 <비트코인은 크다. 그러나 페드코인은 더 크다(Bitcoin is big. But fedcoin is bigger)>란 제목의 기사에서 “비트코인의 급증하는 가치는 미국이 보증하는 암호화폐―일명 페드코인의 발행을 예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경제관리를 위해 보다 강력한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페드코인이 시행되면 경기부양을 위한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쉬워지고, 또 밀턴 프리드만(Milton Friedman) 교수의 유명한 ‘헬리콥터 현금(helicopter cash)’이론처럼 개개인의 전자지갑에 1000달러씩을 쉽게 넣어줄 수 있다. 기존 양적완화는 달러가 개인에게 돌아가지 않고 금융시장에만 머물렀지만 국가암호화폐가 도입되면 간단한 전자 입력만으로 개인에게 지급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양적완화를 더 확대 강화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의 포춘(Fortune)지 역시 지난해 12월 <연방이 비트코인 스타일의 통화를 필요로 하는 5가지 이유 (5 Reasons the Fed Needs a Bitcoin-Style Currency)>란 제목의 기사에서 첫째 이유로 금융위기 당시 취했던 채권담보 양적완화조치가 특별히 빠르거나 효과적이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그리곤 “연준이 블록체인 기반의 자금공급을 대신 한다면 보다 직접적으로 경기를 자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춘은 이어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거래시스템 ▲범죄적 자금은닉의 어려움 ▲마이너스 금리 시행의 용이 ▲현금 없는 디지털세상 실현을 이유로 들었다. 미국은 개인과 기업 자산의 완벽한 파악과 관리를 바탕으로 디지털 양적완화조치를 계속하기 위해 국가암호화폐 페드코인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포춘은 그 시기를 “가까운 미래, 어느 날”이라고 했다.

이러고 보면 현재 여러 종류의 암호화폐는 어쩌면 국가암호화폐 출현을 위한 실험과정일 수 있다. 러시아 국영 ‘스푸트니크(Sputnik)’는 지난달 20일 <비트코인은 ‘미 정보국의 프로젝트’(Bitcoin is a ‘Project of US Intelligence’, Kaspersky Lab Co-Founder Claims)>란 기사를 보도햇고, 미국의 인터넷언론 ‘더 미디엄(The medium)’은 지난해 11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공식 구성원인 예탁결제원(DTCC. The Depository Trust & Clearing Corp.)이 비트코인 투자회사인 디지털통화그룹(Digital Currency Group, DCG) 등과 함께 이더리움, 리플, 크라켄 등 상당수 암호화폐에 투자했다고 알렸다. 미 연준이 회원기업을 통해 암호화폐 개발 및 유통과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게다(“central bank funding at its roots.”). 사실 암호화폐가 모두 같은 기능을 갖는 건 아니다. 비트코인이 은행을 매개하지 않는 개인간 직접거래를 실험했다면, 리플은 전 세계 은행들간의 결제를 싸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일종의 프로토콜이다. 미국은 국가암호화폐가 필요로 하는 여러 기능과 민간 적응과정을 민간 암호화폐들을 통해 실험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본다면 현재의 암호화폐 거래소는 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일정 기간 유지될 것이다.

세계에는 이렇듯 금본위에 기반한 국가암호화폐와 달러체제 유지를 위한 부채(채권)기반 국가암호화폐라는 두 개의 축이 준비되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은 유리한 달러 기축체제를 지속하려고, 한계에 이른 양적완화를 보다 쉽게 확대하게끔 디지털방식으로 전환하려는 것 같다(이에 대한 평가는 다음으로 미룬다). 반면 중‧러로 대표되는 신흥 경제강국들은 달러패권을 끝내고 새로운 국제적 통화체계 수립으로 가는 막바지 단계에 들어선 것 같다. 지난해 9월 열린 9차 브릭스 정상회의는 “불공정한 국제금융제도를 개혁하고 기축통화제의 과도한 지배를 극복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금본위 국가암호화폐의 연이은 발표는 그 일환으로 보인다. 이것은 세계가 정치군사적 차원만이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다극화의 길에 들어섰음을 말한다. 아마 우리는 스웨덴 발표처럼 5년 안에 세상의 전환을 보게 될지 모른다. 그 과정이 부디 인류의 이성과 민중의 지혜로 평화적으로 진행되기를….

손정목 편집기획위원  webmaster@minplus.or.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