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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낼 돈 없다더니..억대 주식 투자에 금괴가

공평한 납세 의무, 은닉 재산 신고 등으로 함께 해결해야
 
임병도 | 2017-11-23 08:37:5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지난 11월 15일 서울시는 천만 원 이상 고액‧상습 지방세 체납자 총 17,000명의 명단과 이름, 상호, 나이, 주소, 체납액 등의 신상을 서울시 홈페이지에 일제히 공개했습니다.

이번에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는 세금을 내지 않은 날로부터 1년이 지나고, 천만 원 이상 지방세를 체납한 사람들입니다.

올해부터는 서울시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행안부 홈페이지, 25개 자치구에서도 명단이 공개됩니다. 전국 통합공개로 서울시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명단을 전국에서 볼 수 있게 된 셈입니다.


‘개인 최고액 체납자 오문철 104억 최다’

지방세를 가장 많이 내지 않은 사람은 2015년 부과된 지방소득세 등 총 104억6400만 원을 체납한 오문철씨입니다. 법인은 25억 원을 체납한 ‘명지학원’입니다.

 

개인체납자 연령별 수 및 체납액(신규 공개) ⓒ서울시

 

신규로 명단이 공개된 체납자 수를 보면 1천만 원~3천만 원이 578명으로 전체의 45.6%(119억 원)를 차지했으며, 5억 이상 체납한 사람도 16명(270억 원)이나 됐습니다.

신규 개인 체납자 923명을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전체의 29.7%(274명)로 가장 많았고, 체납한 금액은 60대가 251억 원(39.2%)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고액‧상습 체납자 공개, 효과가 있을까?’

일부에서는 아무리 세금을 체납했어도 개인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또한, 명단 공개가 과연 효과가 있느냐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서울시가 2014년 10월 한 고액체납자 집에서 압수수색한 고급시계·금목걸이 등 귀금속과 현금 ⓒ서울시

 

고액 체납자 중에는 여건상 재산이 한 푼도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체납자 중에는 재산을 빼돌려 놓고 세금을 내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과거 세금 체납자 재산 은닉 사례>

▷50억 원 세금 체납 중인 사채업자: 세탁기 안에서 10억 상당 채권 발견.
▷23억4,000만 원 체납 중인 대학교 운영 A법인:108억 원 채권 보유.
▷4,000만 원 체납 B 병원장: 주식과 펀드, 채권 등 19억 8천만 원 보유.
▷1,100만 원 체납 C전자 임원: 주식 4억 3,000만 원 투자
▷ 2225억 체납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키르기스스탄으로 도주. ‘정수’라는 회사 설립
▷ 8억 7,900만원 체납 전두환: 해외 골프 관광, 손녀 자동차는 포르쉐.

서울시가 지방세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을 공개하는 목적은 정보 공개 등의 압박을 통해 세금을 납부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입니다. 실제로 지난 3월 명단공개 대상자에게 공개사실을 사전 통지하는 등 명단공개 진행 과정 중에 총 32억 원의 세금을 징수하기도 했습니다.

2016년에는 원래 3천만 원이었던 체납기준액이 1천만 원으로 개정된 후 처음으로 적용되는 연도라 체납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전년(10,056명)보다 신규 공개대상자가 대폭 줄었습니다. 상습적으로 체납한 사람이 계속 세금을 내지 않고 있으므로 늘지 않고 유지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평한 납세 의무, 은닉 재산 신고 등으로 함께 해결해야’

조욱형 서울시 재무국장은 “납부능력이 있음에도 고의적으로 재산을 숨기고 명단공개에도 여전히 버티고 있는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징수한다는 자세로 특별 관리할 것”이라며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 대다수 시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건강한 납세문화 정착과 조세정의 실현에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는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체납처분, 출국금지, 검찰고발, 관허사업 제한 등의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시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세금 고액.상습 체납자의 은닉재산 제보를 받고 있다. 체납자 재산은닉 신고 포상금은 최대 1억 원이다.

 

서울시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재산을 숨긴 고액·상습 체납자로부터 세금을 징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재산을 가족 명의로 바꾸거나 미국으로 도망가는 등 교묘한 방법으로 ‘재산이 없다’고 버티기 때문입니다.

주변 사람들의 증언이나 제보 등이 있다면 체납자의 실제 거주지나 은닉 재산을 찾아 세금으로 징수하는 데 유리합니다.

서울시는 체납자 재산은닉 신고포상금을 3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높였습니다. 행자부가 올해부터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한도액을 1억원으로 올려 이를 따른 것입니다. 개인이나 법인의 은닉 재산 시고는 지방세 인터넷 전자납부시스템 ‘E-TAX’나 서울시 홈페이지에 가면 됩니다.

서울시의 체납징수전문 조직은 ‘38세금징수과’입니다. ‘38사 기동대’라는 드라마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습니다. ‘38세금징수과’의 38은 납세의 의무를 규정한 헌법 제 38조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납세의 의무를 진다’를 뜻합니다.

모든 국민은 평등하게 의무와 권리를 누려야 합니다.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 공개는 ‘납세 의무’를 저버린 사람들을 향한 시민 사회의 엄중한 경고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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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위반 꼼수 신고하세요!

최저임금 위반 꼼수 신고하세요!
 
 
 
편집국
기사입력: 2017/11/22 [22:39]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민주노총이 경영계의 불법적인 최저임금 무력화 시도에 맞서 최저임금 신고센터를 설치했다. (사진 : 노동과세계)     © 편집국

 

민주노총은 22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저임금위반 신고센터(1577-2260)’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2018년 최저임금 결정이후 경영계는 최저임금을 무력화하려는 대응 전략을 기업 컨설팅이라는 이름으로 소개교육하고 있다그 사례로 민주노총은 △ 최저임금 산입제외 임금(상여금식비교통비가족수당등)의 기본급화△ 최저임금 산입제외 임금 기타 수당으로 변경△ 최저임금 미달 분 조정수당 지급 등을 소개했다.

 

나아가 민주노총은 휴게시간을 더 늘려 유급노동시간을 축소하고자의적인 임금.노동조건 변경을 부추기며 개별 노동자에게 변경된 근로계약서에 서명을 받거나취업규칙 변경에 동의하도록 편법을 강요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16개 광역시도 지역에서 노동상담 창구 역할을 해 온 노동법률지원센터노동상담소노동센터(근로자복지센터), 법률원 등 41개 기관을 최저임금 위반 신고 센터로 전환한다고 밝혔다민주노총은 임금체계 개편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해당한다며 근로기준법에는 취업규칙을 노동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할 경우 과반수 노동조합 또는 노동자 과반수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사용자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서는 개별 노동자가 아니라 집단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위반 신고센터는 최저임금 노동자의 노동조합 가입과 설립을 적극 지원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정치권을 향해서도 근로감독의 강화해고와 감원에 처해있는 청소 경비 노동자의 장기적인 고용안정 대책과 근본적 대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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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회견문>

 

최저임금 노동자 권리 찾기 민주노총과 함께 1577-2260

최저임금 위반 ·꼼수 신고센터 설치

 

문재인 정부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당선되었다그리고 2001년 이후 최대 인상폭인 16.4% 인상으로 2018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되었다그러나 내년 임금을 계산해보며 기대감에 부푼 것도 잠시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는 각종 탈법편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상여금을 기본급화 하는 것이다기존 상여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기본급으로 전환하는 사례와 식대나 교통비 등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산입하여 최저임금 위반을 면해보려는 편법불법꼼수사례가 급증하고 있다통상임금을 낮추기 위해 각종 수당들로 땜질돼 있던 임금을 전부 기본급으로 전환 해 사실상 임금을 동결해 버리는 것이다또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직원에게만 조정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동일하게 적용해야 할 임금체계 자체를 흔들고 있다.

 

최저임금이 곧 자신의 임금인 경비 노동자의 경우 이미 편법으로 만든 휴게시간을 더 늘려 유급노동시간을 축소하고 있다서울지역의 한 아파트 경비 노동자의 경우 24시간 근무시간 중 11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책정하는 것도 모자라 추가로 더 늘리려 하고 있다또한 3개월 단위 쪼개기 계약으로 상시해고를 위한 변칙행위까지 자행하고 있다.

 

이에 더해 상공회의소경총 등 사용자단체들은 임금체계 컨설팅’,‘임금구조 대응방안등의 이름을 걸고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시키는 꼼수를 앞장서 교육하고 물 타기를 선동하고 있다고정상여금고정수당의 기본급화는 기본이고 휴게시간은 노동자가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휴게시간을 2시간으로 늘려라’ ‘임금체불은 직원이랑 합의하면 처벌 안 받지만최저임금은 처벌 받는다’ ‘왜 줄 돈 다 주면서 법 위반을 하는 거냐회사 지출이 최소화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등 각종 탈법과 위법 그리고 꼼수를 교육과 컨설팅이라는 이름으로 자행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노동자의 생존권이다또한 최저임금 인상은 불평등 개선과 빈곤해소 효과뿐 아니라 노동자의 구매력을 높이고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재조명 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실질적인 임금인상이 동반되어야 한다정부의 말처럼 저임금 노동자의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소득주도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려고 한다면 최저임금인상 무력화 꼼수가 아닌 정당한 임금을 보장해야 가능하다이에 고용노동부는 사용자의 불법과 탈법이 없도록 현장을 철저히 지도 감독해야 한다경총 등 사용자 단체는 최저임금 인상을 회피하는 탈법 종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16개 광역시도 지역에서 노동상담 창구 역할을 해 온 노동법률지원센터노동상담소노동센터(근로자복지센터), 법률원 등 41개 기관을 최저임금 위반 신고 센터로 전환한다사용자들의 최저임금위반과 각종 불법행위 신고를 접수상담하여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한 활동을 지원할 것이다임금체계 개편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해당한다근로기준법에는 취업규칙을 노동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할 경우 과반수 노동조합 또는 노동자 과반수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사용자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서는 개별 노동자가 아니라 집단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노동조합이 대안이다최저임금 위반 신고센터는 최저임금 노동자의 노동조합 가입과 설립을 적극 지원 할 것이다.

 

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는 각종 불법편법을 집중 점검하고 현장조사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해고와 감원에 처해있는 청소 경비 노동자의 장기적인 고용안정 대책과 근본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또한 정부여당과 국회는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과 소득주도 성장은 온대 간대 없고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운운하는 자본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하는 최저임금 무력화 시도를 즉각 중단을 해야 한다.

 

부당하게 임금체계를 개악 당하는 노동자는 우리사회 다수를 차지하는 작은 사업장과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들이다민주노총 최저임금위반 신고센터는 적극적인 홍보와 상담을 통해 임금 체계 개악을 막아내는 지원과 노동조합 가입과 설립지원에 적극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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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특수활동비 ‘739억’ 감액했다.

대통령이 바뀌니 청와대 ‘특수활동비’도 점차 바뀌고 있다는 의미
 
임병도 | 2017-11-22 08:49:4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이데일리가 보도한 문재인 정부 특수활동비 관련 기사

 

이데일리는 11월 21일 지면에 <文정부도 특수활동비 85억 ‘구멍’>이라는 제목으로 ‘특수활동비’ 관련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온라인판에서는 <文정부도 특수활동비 85억 ‘구멍’..시민단체 반발>이라며 ‘시민 단체 반발’을 덧붙였습니다.

뉴스 제목만 보면 ‘문재인 정부도 특수활동비를 마음대로 갖다 쓰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시민단체들도 무조건 문재인 정부의 특수활동비를 반대하고 있다’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데일리의 기사는 원래 자료에서 하고 싶은 얘기만 발췌해서 보도한 사례입니다. 이데일리 기사 내용의 원래 소스는 참여연대가 발표한 <2018년 예산안 특수활동비 편성사업 점검 및 평가 보고서>입니다.


‘문재인 정부 특수활동비 18.7% 감소, 긍정적으로 평가’

 

▲문재인 정부 특수활동비는 4년 만에 감소됐는데 2017년 대비 739억이나 감액됐다.

 

참여연대는 5년간 19개 정부기관의 특수활동비 예산및 증감액을 조사했습니다. (국정원 제외) 조사 결과 2014년 이후 2017년까지 19개 정부기관의 특수활동비 예산 총액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였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2018년도 예산안은 2017년도 예산 대비 739억 5500만 원 감액, 전년대비 약 18.7% 감소했습니다.

작년에 비해 문재인 정부의 특수활동비 예산이 무려 739억이나 감액된 것입니다.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닙니다. 특히 가장 장 큰 액수의 특수활동비 예산이 편성된 국방부와 경찰청 또한 전년 대비 각각 334억 4200만 원(18.4%), 271억 4800만 원(20.9%) 규모로 감소했습니다.

참여연대는 “2018년도 특수활동비 전체 예산안 규모는 그동안 특수활동비 감축을 표명한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특수활동비가 증가되어 온 지난 4년의 추이를 감안한다면 의미 있는 전환의 계기는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지금 언론이 보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도 특수활동비를 마구 썼다’는 식의 속내와는 전혀 긍정적인 평가였습니다.


‘전액 삭감된 19개 정부기관의 특수활동비 사업은?’

 

▲2018년 정부 예산안 중에서 특수활동비가 전액 삭감된 사업 ⓒ참여연대

 

19개 정부기관의 2018년 특수활동비 예산 중에서 전년도 대비 전액(100%) 삭감된 사업은 총 7개입니다. 2017년도 71개에서 64개로 사업이 줄어들었습니다.

64개 사업 중에서 34개 사업(294억 800만 원), 총예산의 9.1%에 해당하는 사업이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등 국정수행 활동으로 보기 어려운데도 특수활동비로 편성된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경찰청의 ‘경무인사기획관실 기본경비'(3억 8000만 원)처럼 기관의 운영경비 예산에 특수활동비를 포함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계속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자,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해 보입니다.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 특수활동비 2016년 대비 70억 이상 감축’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고 난 뒤 청와대는 대통령비서실의 2018년도 특수활동비 예산을 112억 원으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금액은 박근혜 정부 2016년 184억에 비하면 72억이 2017년 162억과 비교하면 50억 원 이상이 감액한 것입니다.

2014년 박근혜정부 청와대 특수활동비는 275억으로 청와대 예산 1694억6900만 원의 16.2%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 최민희 의원은 “지난해 청와대의 특수활동비는 노무현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 215억9600만 원에 비해 27.4%나 늘었다”며 “이명박정부 마지막 해인 2012년 256억9600만원에 비해서도 7%나 증가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계속 증액됐던 청와대의 특수활동비가 문재인 정부 들어서야 줄어들었습니다. 대통령이 바뀌니 청와대 ‘특수활동비’도 점차 바뀌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국정원’이다’

 

▲2018년 정부 예산안 중에서 국정원이 포함된 특수활동비 사업은 4개이다. 이들 사업에 편성된 특수활동비는 19개 정부기관 특수활동비 총액의 59%수준이다. ⓒ참여연대

 

특수활동비를 조정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국정원’입니다. 하지만 쉽게 개혁되기는 어렵습니다. 2015년 경찰청 특수활동비 예산의 68%인 875억이 국정원의 통제를 받아 불투명하게 집행되는 등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2018년도 예산안에서 국정원이 기획⋅조정하는 정보예산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된 특수활동비 사업은 4개입니다. 이들 사업에 편성된 특수활동비는 1905억 6500만 원으로 19개 정부기관 특수활동비 총액의 약 59% 수준입니다.

집행 내역을 밝히지 않는 국정원 연관 특수활동비 사업은 최소한으로 집행돼야 합니다. 다른 기관이 관련 예산을 받았다면, 직접 책임지고 관리하고, 해당 항목을 정규 예산 등으로 편입시키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1년 만에 정부 예산안에 포함된 특수활동비 3216억을 100% 삭감하기는 어렵습니다. 약 20%의 감액이지만,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참여연대의 지적처럼 “불필요하게 책정된 특수활동비를 다른 비목으로 전환해 편성을 최소화”하고, 감독을 강화하고 투명하게 집행하도록 노력한다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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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의 검찰특활비 자충수 "조사한다면 황교안부터 먼저"

국정원 특수활동비와 성격 다른 예산에 억지 주장... 법무부 "검찰은 예산편성권 없다"

17.11.22 09:18l최종 업데이트 17.11.22 09:18l

 

자유한국당, 특수활동비 성역없는 수사 촉구 김성태 자유한국당 정치보복대책특별위 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정치보복대책특별위 특별결의를 위한 긴급회의에 참석해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에게 상납한 특수활동비에 대해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자유한국당, 특수활동비 성역없는 수사 촉구 김성태 자유한국당 정치보복대책특별위 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정치보복대책특별위 특별결의를 위한 긴급회의에 참석해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에게 상납한 특수활동비에 대해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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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특수활동비도 뭐라고 하는데, 어떻게 예산을 배정하는지 다 기록이 남는다. 그런 식으로 상납이 어디 있나. 그리고 조사를 하면 황교안(전 법무부 장관)부터 제일 먼저 받아야지..."

한 검찰 고위관계자는 지난 20일 <오마이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자유한국당이 검찰의 특수활동비(이하 특활비) 상납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의 특활비 청와대 상납 사건과 무리하게 엮고 있다는 것이다. 

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박근혜 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가장 오래(2년 3개월) 있었기 때문에, 조사를 한다면 당장 황 전 총리가 핵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고위관계자는 그런 점에서 한국당의 의혹 제기가 정치적으로도 자충수라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 

 

이 같은 반응은 한국당의 의혹 제기를 검찰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고위관계자뿐 아니라 <오마이뉴스>가 접촉한 법무부와 검찰 관계자들은 한국당의 의혹 제기가 너무 허무맹랑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과 성격이 전혀 다른 사안을 억지로 끼워맞추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검찰 틀활비는 예산 운용 가능 범위 안에서 쓰인 것"

먼저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검찰 특활비 문제는 이렇다. 검찰의 특수활동비 예산이 원래 285억 원이 편성돼 있는데, 검찰이 이 가운데 105억 원을 법무부에 상납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국정원이 당시 청와대에 특활비를 상납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남긴 글에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은 최소한 50억 원 정도는 (특활비를) 상납하고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도 (국정원 특활비 상납 수사와) 똑같이 수사를 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한국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검찰의 특활비와 관련해 청문회와 국정조사까지 추진하고 있다. 권선동 법사위 위원장은 21일 "검찰 특활비는 수사에만 쓰게 돼 있는데, 그동안 관행적으로 법무부에 일부가 전해졌다"라며 "법사위 차원의 청문회를 추진하고, 국정조사도 검토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홍 대표와 한국당의 주장은 사실과 차이가 있다. 일부 언론에서도 한국당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해 검찰이 예산 일부를 법무부에 보내는 것처럼 보도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애초에 검찰이 법무부로 예산을 보냈다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검찰은 국정원과 달리 예산 편성권이 없다. 즉 재정이 독립돼 있지 않다는 얘기다. 검찰도 국정원과 마찬가지로 독립적으로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정부 중앙관서다. 하지만 예산 심의 의결권이 국회에 있기 때문에 검찰이 직접 예산을 편성할 경우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때문에 검찰 예산은 법무부가 편성한다. 결과적으로 한국당이 주장하는 '상납'이라는 행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법무부가 285억 원의 특활비 예산을 타냈고, 그 가운데 179억 원을 검찰에 배정한 것이다. 

이에 법무부가 검찰에 가야 할 예산 가운데 일부를 떼어놓고 내려보낸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특활비는 비밀유지가 필요한 수사에 사용하게 돼 있는데 수사 권한이 없는 법무부에 특활비가 배정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검찰은 예산 편성권이 없다. 특활비를 얼마 내려 보낼지 결정은 법무부가 기획재정부와 논의해 결정한 것"이라며 "법무부에도 검찰 업무와 관련된 예산이 책정되고 그 부분에서 특활비가 사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도 한국당이 제기한 의혹을 일축했다. 검찰 관계자는 "특활비란 제도에 문제 제기는 할 수 있다고 본다. 그건 제도를 고쳐 개선하면 되는 부분"이라며 "법무부에 배정된 특활비는 검찰 예산 운용 범위 안에 있는 것이고, 국정원 특활비 상납과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라고 말했다. 

국회 법사위는 오는 23일 법무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검찰 특활비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하지만 한국당이 공을 들이는 만큼 의혹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특활비 예산을 심의 의결한 곳은 국회이고, 그동안 지속된 관행이라는 점에서 국회의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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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일본군복 입은 조선 여인의 기관총이 있었다

[이동석의 남태평양 아리랑 ①] 일제의 '강제 동원', 다시 찾은 태평양 전선
2017.11.22 11:09:54
 

 

 

 

일본과의 역사 청산은 아직 요원하다. 일제에 희생된 이들의 절규가 아직 오늘의 역사로 남아 있다. 아직 우리가 주목하지 못한 피해 사례도 많다. 
 
일제의 강제동원에 의해 태평양전쟁에 휘말린 조선인 피해자 문제 역시 해결이 난망하다. 이 문제가 현재진행형임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8.15 경축사에서도 확인된다. 당시 문 대통령은 "광복 70년이 지나도록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고통이 지속되고 있다"며 "그간 강제동원의 실상이 부분적으로 밝혀졌지만, 아직 그 피해 규모가 다 드러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강제징용 문제는 과거 노무현 정부 때 이 문제는 한일기본조약에서 해결된 문제이고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한국 정부가 하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 바 있습니다"라는 일본 NHK 기자의 질문, 혹은 '반박'에 대한 답변이었다   
 
일본과 시베리아, 남태평양 곳곳에 일제에 강제동원되어 혹사당하다 죽어간 조선인들의 원념이 서려있다. 이동석 다큐멘터리 PD(앤미디어 회장)는 1992년, 남태평양 곳곳에 남은 우리 선조들의 피해 사례를 파헤친 9부작 다큐멘터리 <잊혀진 전쟁-태평양전선을 따라서>를 연출해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에 희생된 조선인들의 한을 재조명했다. 
 
이 PD는 KBS와 MBC에서 수많은 장편 다큐멘터리를 제작했고, 특히 우리 다큐멘터리 역사에 길이 남을 역작 시리즈 <인간극장>을 처음 기획·제작해 휴먼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방향을 정립했다. 보통 사람의 삶을 다큐멘터리화한다는 발상은 혁신이었다. 
 
박근혜 정부가 일본과 위안부 문제를 졸속 합의함에 따라 일본과의 역사 문제는 다시금 두 나라 외교, 시민 문제에 첨예한 갈등 사안으로 떠올랐다. 이에 이 PD의 다큐멘터리 시리즈 내용을 총 7차례에 걸쳐 재조명해, 잊혀서는 안 될 역사 문제를 환기하고자 한다. 편집자.
 
다시 기록하는 태평양전쟁 희생자의 발자취 
 
남태평양 여러 섬(남양군도)과 일본열도, 그리고 사할린을 헤집고 다닌 것은 1991년 가을부터였다.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전쟁의 전선(戰線)을 추적하면 거기 아무도 모르는 중에 사라진 억울한 한민족의 영혼이 아직도 구천을 떠돌고 있을지 모르고, 세월의 흙더미를 파헤쳐 곧추 세워야 할 한민족의 통한사(痛恨史)가 이제나 저제나 때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가설에서였다. 
 
가설은 맞았다. 그 전선에는 남의 전쟁에 끼여 들어가 억울한 희생을 당했기에 징용, 종군위안부, 학병 등으로 대분류해서 역사의 갈피에 끼워 넣고 접어버리기에는 너무도 분하고 슬픈 한민족의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매 맞아 죽고 총 맞아 죽고 굶주려 죽고 성병으로 죽었다는 참혹한 사례들이 각인되어 있었다. 귀담아 듣고 집중해서 보면 하나하나가 그대로 역사일 듯싶은 기막힌 증언들도 있었다.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숱한 영혼들이 바다 위를 떠돌고 있었으며, 그때 그 비극을 막지 못했던 이 민족의 뼈저린 반성이 공명으로 울려왔다. 매 맞으면서도 굶주리면서도 그 현장 현장에 묻힌 한인의 흔적들이 이끼처럼 달라붙어 있어서 개념 없는 숙제로 남겨져 있기도 했다. 
 
1년6개월에 걸쳐 제작된 9부작 다큐멘터리 <잊혀진 전쟁-태평양전선을 따라서>의 답사와 촬영현장에서 발굴한 생생하고 기구한 이야기들을 옮긴다. 시점은 1991년 가을부터 6개월 후까지다.*** 
 
펠렐리우의 신사산 
 
"물 반(半) 고기 반입니다. 여기 보세요. 손바닥으로 떠 올리기만 해도 잡힐 것 같지 않습니까?" 
 
모터보트를 운전하며 럭키 김(金)은 연신 자랑이었다. 경치가 좋아서 자랑, 공기가 맑아서 자랑, 그리고 고기가 많아서 자랑. 제 흥에 겨워 떠드는 그의 소리는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융통성 없는 이 연출가는 제가 몰두한 의문이 풀리기 전에는 어떤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정말 바다위에 그 가미카제 비행기는 떠 있을 것인가? 아직도 그 원주민 노인은 아리랑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것인가? 그 기관총은 아직도 신사산(神社山)에 남아 있을 것인가?
 
불과 닷새 동안의 답사기간에 섬과 섬, 섬을 돌아다니며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았고, 확인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았음에도 이 낙천적인 안내인은 애타는 내 속은 아랑곳없이 저 사는 곳 자랑에만 열을 올렸다. 가까스로 내 기분을 알아 차렸던지 그는 속력을 높여 분재 같은 섬과 섬 사이를 질주하며 신사산이 있다는 그 섬 펠렐리우(Peleliu)로 향했다.
 
탐험가 마젤란은 집어 삼킬 듯이 거칠고 사나운 대서양을 서쪽으로 서쪽으로 항해하다가 칠레 남단해협을 지나게 되었다. 마젤란의 눈앞에 펼쳐진 바다는 지금껏 지나온 대서양과는 달리 잔잔하고 태평하기 이를 데 없었다. 절로 감탄이 쏟아져 나왔다. 
 
"아, 태평한 바다!" 그래서 그 바다는 太平洋(Pacific Ocean)이 되었고 그 해협은 마젤란해협이 되었다. 정말 태평양은 태평하고 태평한 바다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400년이 지난 뒤 마젤란의 감탄은 착각으로 입증되었다. 천둥 번개보다 무섭고 격렬한 20세기의 집단 히스테리 태평양전쟁(太平洋戰爭)이 발발하면서 태평양은 대서양보다 더 거세게 출렁거렸다. 
 
남양군도(南太平洋)의 이 섬나라 팔라우(필리핀 동남방, 괌 서남방)에도 전쟁의 광풍은 무섭게 몰아쳤다. 일본군의 태평양함대사령부가 있던 팔라우에서 전쟁 막바지에 이르러 연합군과 일본 쌍방 간에 대 혈전이 전개되었다. 사흘 동안 집중적인 공격을 감행한 연합군은 일주일치 탄약을 한꺼번에 쏟아 붓는 융단폭격으로 일본군을 궤멸시키고 마침내 이 섬나라를 점령했다.  
 
유엔이 지정한 세계적인 청정지역 팔라우에는 그런 평가에 어울리지 않게 종전 50년이 가까워진 취재 당시까지도 곳곳에 전쟁의 흔적과 상처가 즐비했다. 포탄을 맞아 너덜너덜해진 일본군 지휘소 건물들이 정글 속에 방치되어 있었고 쌍방의 탱크와 기관총들은 아무데서나 눈에 띄었다. 섬 섬 섬마다 동굴 속에는 일본군의 기다란 대공포가 바다를 향해 설치되어 있었고, 바다 속 산호초위에는 일본군 가미카제 비행기가 물위에 떠 있었다. 이따금씩 정글에서는 해골과 갈비뼈, 등뼈가 발견되었으며 늙은 원주민들은 일본군가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 보였다. 
 
나는 그 속에서 한국인들이 머무른 현장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동굴을 파고 대공포를 설치한 현장, 모래 대신 산호초를 빻아 활주로를 만든 정글속의 비행장, 포탄을 피해가며 등짐을 날라 건설했다는 다리, 음습한 동굴 속에 위치했었다는 종군위안소 현장…. 그런 중에 정글 속에 있는 신사산(神社山) 위에서 저 혼자 기관총을 들고 눈 아래 연합군에게 미친 듯이 총격을 가하다가 비참하게 사살 당했다는 일본군 조선 여인의 기관총이 아직 그곳에 남아있다는 원주민의 증언을 들었다. 그곳은 이 나라 300여개의 섬 중에 끝에서 두 번째 섬 펠렐리우였다. 나와 안내인 럭키 김은 그 현장으로 배를 몰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 팔라우 정글 속에 방치된 옛 일본군 지휘본부.

▲ 정글 속의 옛 일본군 중화기.

▲ 옛 일본군 전차.

 
불과 40여 년 전에 벌어진 손에 잡힐 듯한 실화(實話)를 여기 와서 처음으로 듣게 된 다큐멘터리 PD에게 그것은 정말 피가 거꾸로 흐를 만한 이야기였다. 그 산위에 정말 그녀가 쏘아댔던 기관총이 남아 있다면 나는 그 비극을 세상에 알릴 수 있는 구체적인 증거 하나를 손에 넣게 되는 것이다. 그런 뒤에야 팔라우 바다에 물이 半 이고 물고기가 半인지, 아니 물고기가 물보다 더 많다고 야합을 해줘야 할지 생각해 볼 일이었다.
 
"저기 잠깐 내려서 한사람 태우고 들어가야 합니다. 정글이 무성해서 우리끼리만 들어가면 길을 잃습니다. 엄청 큰 도마뱀도 위험하고요."  
 
펠렐리우섬 한켠에 보트를 대었다. 저쪽 얕은 바다에서 원주민 대여섯이 고기를 잡고 있었다. 고기를 잡는 모습이 눈에 익었다. 한 사나이가 눈 위에 두 손을 펴서 햇빛을 차단하고 바다를 응시했다. 잠시 뒤 그가 손가락으로 바다 한켠을 가리키자 모두들 그 쪽으로 달려가 기다란 그물망을 쳤다. 다시 손가락신호가 떨어지자 일행은 잽싸게 물을 걷어차고 소리를 지르며 그물망 쪽으로 고기를 몰았다. 어린 시절 우리가 개울에서 물고기를 잡던 그 모습과 같았다. 팔뚝만 한 열대어들이 그물망에 목이 걸린 채 바둥댔다. 그들은 바둥대는 열대어들을 한 마리 씩 움켜쥐고 힘차게 목을 깨물었다 놓곤 했다.  
 
"사자가 동물을 사냥할 때처럼 목을 물어뜯어야 물고기가 힘을 못 쓴답니다. 그냥 두면 힘이 센 물고기들이 그물을 뚫고 빠져나갈 수가 있거든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신호를 보냈으니까 저기 저 사람 곧 올 것입니다."  
 
얼마 후 그가 왔다. 까무잡잡한 얼굴에 땅딸막하고 콧수염이 성성한 원주민이었다. 나는 가볍게 머리를 숙여 그에게 인사했다. 그는 엷은 미소로 손을 내밀었다. 
 
"어서 오십시오. 어떻게 이 먼 섬까지 들어오셨습니까?" 
 
나는 어리둥절했다. 어느 한군데 흠잡을 수 없는 완벽한 한국말이었다. 옆에서 럭키 김이 깔깔대고 웃었다.  
 
"이사람 한국사람이에요. 원주민하고 똑같죠?"  
"정말입니까? 아니 김형, 사람을 이렇게 놀리십니까? 기다리는 동안에 귀띔이라도 해주지 않고요.” 
"이 PD님의 눈썰미를 본 거지요. 자, 얘기는 차츰 나누시고 어서 떠납시다. 다들 보트에 오르세요."  
 
김정곤 씨를 그렇게 만났다. 그때가 1991년이었고 그가 원주민으로 산지 14년째였다. 우리는 서둘러서 보트에 올랐다. 서둘러야 할 이유를 김정곤 씨는 설명했다. 
 
"여긴 만조 때가 되면 모기가 억수로 많습니다. 한국 같은 그런 모기가 아니라 하루살이 있죠? 그만한 놈들인데 물리면 잠을 못잡니다. 그동안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만조가 가까워지면 점점 모여들어서 바닷가나 늪지대 숲속 같은 곳을 새까맣게 덮습니다. 저녁에 더 심하죠. 그놈들 덤비기 전에 빨리 그 산에 올라갔다 오는 게 좋습니다." 
  
태평양전쟁 자료필름에는 남양군도의 일본군이 모자에 방충망을 달고 전투에 나서는 모습이 보인다. 연합군이 미세한 모기를 배양하여 일본군이 주둔한 남양군도에 살포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곁들여 있다. 김정곤 씨가 설명한 모기가 바로 그 모기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우리는 섬을 오른쪽으로 돌아 이 섬 유일한 선착장에 배를 대었다. 그곳에 김 씨의 트럭이 있었다. 바삭바삭 낡고 작은 짐차였다. 김 씨의 차는 무성한 잎을 스치며 좁다란 길을 따라 정글 속으로 들어갔다. 군데군데 일본군의 진지가 보였고, 거미줄과 넝쿨이 뒤섞여 팔랑거리는 일본군 지휘부 건물이 유령처럼 거무튀튀하게 서 있었다. 이따금씩 대공포와 전차들이 세월 그대로 방치되어 있어서 아직도 전쟁의 포염이 식지 않은 느낌이었다. 무표정한 두 사람과는 달리 나는 그 전장(戰場)에 왔다는 임장감(臨場感)으로 긴장했고 내 눈은 분주했다.
 
정글 속에 활주로가 있었다. 모래대신 산호를 찧고 다져서 만든 작은 활주로였다. 일본군이 그들의 전투기가 뜨고 내릴 수 있도록 건설한 것이었다. 김 씨의 차는 활주로를 달렸다. 활주로 저 끝에, 작은 산이 보였다. 신사산(神社山)이었다.  
 
일본의 神社가 있었다는 산, 그녀가 총 맞아 죽었다는 산. 그녀가 쏘아댄 그 기관총이 있다는 산이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머리칼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 <계속> 
 

▲ 펠렐류섬 정글과 활주로. 반대편 끝에 신사산(神社山)이 있다.

 

▲ 신사산(神社山)의 일본 神社.

 

1973년에 TBC에 입사, 이후 35년간 다큐멘터리에 매달렸다. 성철스님 일대기, 손기정 다큐멘터리 등 다수의 인물 다큐와,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 전쟁의 진실을 밝힌 <잊혀진 전쟁>을 기획, 연출을 했다. 일본군의 위안부 만행을 추적한 <종군위안부>로 1993년 백상예술대상을 수상했다. 1983년 정통다큐멘터리 월요기획을 만들었고, 인간극장, 한국탐구 등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다큐멘터리를 제작, 기획,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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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에 매달리는 다급한 트럼프

푸틴에 매달리는 다급한 트럼프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11/22 [09:28]  최종편집: ⓒ 자주시보
 
 

 

 

중국을 통한 한반도 핵문제 해법 도출에 실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가 났는지 북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무리수를 둔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북으로부터 내릴 불벼락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던지 바로 다음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21일(현지시간) 전화통화를 하고 한반도 핵·미사일 문제를 비롯한 국제 현안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다. 

 

2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추수감사절 휴가를 위해 플로리다주(州)에 있는 마라라고 리조트로 출발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북에 대해 아주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불어 시리아, 우크라이나 문제 등에 대해 1시간 30분 동안 통화했다고 덧붙였는데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중단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압박 필요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북 제재와 압박을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으며 오히려 나진항을 통한 러시아 석탄 해외 수출량을 최대로 늘리고 있고 만경봉호를 통한 관광과 물류 이송 사업을 재개하는 등 대북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압박 요청에 응했을 리가 없다. 

오히려 그런 대북 압박이 북을 자극하여 더 강한 핵무장력 강화만 초래할 것이라는 푸틴 대통령의 지적만 잔뜩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트럼프는 러시아가 대북 압박에만 나서주면 시리아나 우크라이나문제에서 러시아에게 통큰 양보를 하겠다는 달콤한 제안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러시아와 미국은 돌아오기 어려운 강을 건넌 상태이다. 그것은 이달 초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러-미 정상회담 자체가 열리지 않은 것만 봐도 그것을 잘 알 수 있다. 

현재 미국은 유럽과 중동에서 러시아와의 군사적 대립각이 더욱 예리해지고 있으며 미국의 대러시아  적대시 정책에 반발하여 러시아가 미국 외교관 500명을 추방하고 미국은 자국 주재 러시아 영사관 3곳이나 폐쇄했으며 강제로 문을 부수고 들어가 러시아 국기까지 끌어내리는 등 양국관계는 쉽게 돌이킬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든 상태이다. 

그 여파로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러-미 정상회담이 열리지 못했던 것이다.

 

물론 본지에서는 미국이 러시아에게 북미대화를 중재해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 양국정상회담이 다낭에서 열릴 것으로 예측했었다. 하지만 미국은 그 중재를 중국에 맡기기로 하는 바람에 러-미정상회담은 물건너 가게 된 것이다. 

미국의 중재요청을 받은 중국 시진핑 주석은 쑹타오(송도)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특사로 평양에 보냈지만 신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사상초유 중국 공산당 대회 이후 중국 주석의 특사가 김정은 위원장을 접견도 못한 채 되돌아서야하는 참담한 상황을 목도해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단단히 화가 났는지 너무 큰 무리수를 두었다. 바로 대북테러지원국 재지정이 그것이었다. 하지만 이성을 차리고 조금만 생각해봐도 이는 사실상 북에 대해 선전포고를 한 것과 다름이 없다.

그간 미국과 근복적인 적대관계를 풀고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이 두 달도 넘게 군사적 조치 단행을 중단하고 물밑접촉을 진행하여 그 합의를 공식화하기 위해 공개적인 협상 단계로 넘어가자고 했던 것 같은데 미국에서 테러지원국 재지정이란 충격적인 정치 외교적 선제타격을 가해왔으니 북으로서도 대응 타격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두고 보면 알겠지만 북은 무서운 군사력 과시에 나설 것이다.

 

트럼프와 미국의 지배세력들도 무리수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이런 무리수를 두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중국은 물론 세계 누구나가 쑹타오 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하고 되돌아 선 것은 순전히 미국의 제의를 일언지하에 잘라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는다면 미국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될 수밖에 없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에 편승하여 대북 제재에 적극 나서고 있는 중국을 중재국으로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측면도 없지는 않았겠지만 이는 북이 충분히 아량으로 넘겨줄 수 있다고 보고 아무래도 사전에 통보받은 내용 중에 중국과 미국이 공히 요구해온 핵포기를 궁극적인 목표로 제시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쌍중단이건 뭐건 결국 중국은 북의 핵을 모두 없애자는 목표를 한번도 접은 적이 없다.

하지만 북은 이미 구축한 핵무기는 전세계 군축을 통한 세계 비핵화 없이는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어디 한두 번만 강조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중국과 미국은 여전히 자신들은 핵을 가지고 있으면서 궁극적으러 북의 핵을 완전히 폐기하는 것으로 잡고 있다. 그러니 김정은 위원장은 아예 특사 접견을 거부함으로써 그 의지를 확고히 표명하려고 했을 것이다. 미국이 중국과 함께 어떤 재제를 가해와도 자력갱생으로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쑹타오가 왔던 기간 트랙터 공장, 자동차 공장을 현지지도 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중공업도 얼마든지 자체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임과 동시에 자동차의 속도로 트랙터처럼 대미 압박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북의 의도를 모를리 없는 트럼프는 핵포기를 끝까지 하지 않으려는 북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을 한 것인데 그로 인한 북의 무서운 보복타격이 다른 한 편 걱정되어 그걸 막아보고자 급히 푸틴 대통령 붙잡고 1시간 30분이라는 긴 전화 통화를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는 21일 미국 국무부의 카티나 애덤스 동아태담당 대변인이 같은 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 평화적 해법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하였다.  

앞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20일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관련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여전히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책을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여전히 외교를 희망합니다...대북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목적은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상황이 악화될 뿐이라는 걸 김정은 정권에 이해시키는 것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도 지난 16일 일정 조건을 제시하며 미북 간 대화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미국의 국제정세전문가 중의 한 명인 미국 국무부의 대니얼 러셀 전 동아태담당 차관보도 20일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에 미국이 테러지원국 해제를 향후 대북 협상 때 지렛대(bargaining chip)로 활용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문제는 대북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지렛대가 되기는커녕 북대대결전 격화 불쏘시개가 될 우려가 훨씬 높다는 데 있다. 

미국이 물밑접촉에서 뭔과 큰 것을 양보하지 않거나 물위에서 공개적 대북압박 행보를 강화해간다면 북미대결전은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접어들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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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쟁위기의 근본 원인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7/11/22 10:02
  • 수정일
    2017/11/22 10:0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서면 인터뷰> 김명환/이호동/윤해모/조상수 후보
이계환 기자  |  k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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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1  22: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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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제9기 위원장 선거에서 위원장 후보로 네 사람이 출마했습니다. 기호1번 김명환 전 전국철도노조 위원장, 기호2번 이호동 전 발전노조 위원장, 기호3번 윤해모 전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기호4번 조상수 공공운수노조위원장이 각각의 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후보 런닝 메이트와 함께 등록했습니다.

이번 선거는 민주노총의 두 번째 직선제 선거입니다. 1차 투표는 11월 30일부터 12월 6일까지 진행되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월 14일부터 20일까지 2차 결선투표를 합니다. 새 지도부의 임기는 2018년 1월 1일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입니다. 새 지도부가 문재인 정부와 3년을 함께하는 만큼 이번 선거가 향후 노사정 관계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에 <통일뉴스>는 민주노총 9기 위원장 후보들에게 한반도 정세와 자주평화통일운동과 관련해 서면 질의를 했습니다. 후보들이 보내온 답변들을 가감 없이 그대로 전재합니다. 질의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 편집자 주

1. 한반도 전쟁위기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2. 한반도의 전쟁위기 및 평화실현이 노동자, 노동운동에 어떤 영향을 줍니까?
3. 문재인 정부의 대북 태도와 미.일.중.러 등 대외정책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4. 현 정세에 비추어 한반도 평화-핵문제 해결의 실현가능한 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5. 기간의 민주노총 자주-평화-통일 운동을 어떻게 평가하고 향후 방향과 계획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습니까?

   
▲ 민주노총 제9기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 선거 합동연설회 일정
   
▲ 민주노총 제9기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 직접선거 개요

첫 번째 질문인 한반도 전쟁위기의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민주노총 제9기 위원장 후보들은 대체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꼽았지만, 그 해법을 위한 향후 방향에서는 다양한 입장을 내놨다.

기호1번 김명환 후보, 기호2번 이호동 후보, 기호4번 조상수 후보  모두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김명환 후보는 “남한은 예속적 한미동맹의 틀에 갇혀 대북 제재압박에 앞장서고, 북한도 자기 생존을 위해 핵-미사일로 미국에 강경하게 맞대응하고 있다”고 보았으며, 이호동 후보는 “미제국주의의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 대북 적대시 정책이 한반도 전쟁위기의 근본원인”이라면서 특히 “‘북핵위기’는 실은 미제의 핵독점 전략이자 전쟁책동, 미군산복합체의 무기판매를 위해 끊임없이 조장되어야 하는 위기”라고 규정했다.

조상수 후보는 “미국이 주도하고 남한이 적극 참여해온 대북 정치·군사적 압박과 고립 정책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부추긴 것이 명백한 사실”이지만 “동시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역내 핵·군비 경쟁의 악순환을 심화하는 또 다른 원인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호3번 윤해모 후보는 한반도 전쟁위기의 근본 원인에 대해 “‘평화’를 내세우면서도 실은 평화를 원치 않는 극우자본주의, 제국주의, 패권주의, 전체주의자들의 겉과 속이 다른 책동”이라고 총괄적으로 들면서 “중국의 부상 이후 한반도 국제질서를 ‘평화’ 분위기로 활용하지 못한 남•북 모두에게도 전쟁위기의 책임이 있다”고 짚었다.

둘째, 한반도의 전쟁위기 및 평화실현이 노동자, 노동운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서는 네 후보 모두가 대체로 전쟁위기가 악영향을, 평화실현이 긍정적 작용을 한다고 보았다.

이호동 후보는 “국가보안법과 국정원은 지배계급이 노동자 민중을 억압하고 질식시키는 정신적, 물리적 무기”로 보았으며, 김명환 후보와 조상수 후보는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이 노동자에게 최대의 수혜를 줄 것으로 보았다.

셋째, 문재인 정부의 대북 태도와 미.일.중.러 등 대외정책에 대한 평가와 관련, 이호동 후보는 비판적으로, 김명환 후보와 조상수 후보는 비판과 함께 주문을 그리고 윤해모 후보는 유보적 태도를 취했다.

이호동 후보는 “한미 반공동맹을 우상숭배하는 몰역사적이고 반민중적 역사인식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 미일 정책을 규정하는 모든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는 말로는 한반도 평화를 염원한다고 하나 실제 행동으로는 전쟁광 미국 트럼프를 쫓아 전쟁책동에 동참한다”고 이중성을 꼬집었다.

김명환 후보는 “뿌리 깊은 대미의존의 한국사회구조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촛불항쟁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과도한 대미 사대주의 정책과 태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남북공조로 자주자강하고 미일과 중러 사이의 균형외교를 철저히 구사할 것을 촉구”했다.

조상수 후보는 “북한에 대해 유연한 접근을 시도하고 미-일 대 중-러의 갈등 구도에서 나름 중간자 역할을 하려 한다”지만 “근본적으로 기형적인 대미 종속관계를 극복하지 못하면 어려움에 계속 부딪힐 것”이라면서도 “남북 관계, 한중 관계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오려면 정책방향의 대전환과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윤해모 후보는 “지금까지의 대북, 미일중러 등에 대한 대외정책은 높은 점수는 줄 수 없으나, 집권한지 이제 반년밖에 되지 않았으니 그 반년만의 잣대로 평가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듯하다”면서 “지금까지 언론에 노출된 것만으로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는 사항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넷째, 한반도 평화-핵문제 해결의 실현가능한 방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입장이 나왔다.

윤해모 후보는 “평화·통일 운동은 순수하게 정화해야 하고, 노동자가 평통운동의 중심주체가 될 때 지금보다 훨씬 힘있게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른바 NL, 자민통 그룹, 구 통진당 주도그룹, 현 민중당의 숨은 세력들이 통일운동의 헤게모니를 내려놓고 노동운동에서의 간섭, 영향력 행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명환 후보는 ‘역지사지’해서 “미국-남한이 대북 적대정책을 풀고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하여 우선 북미-남북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현 상황을 중시하고는 “남은 대안은 평화협상 뿐”이라고 짚었다.

이호동 후보는 “우리는 평화협정 체결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고는 “평화협정 체결로 이 땅에 진주하는 미군을 영구적으로 철수시켜야 한다”고 했으며, 조상수 후보는 “북미 양자 간 군사적 행동 중단 및 평화협상 개시를 위해 남한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한 ‘광범위한 사회적 운동’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민주노총 자주-평화-통일 운동에 대한 평가와 향후 방향에 대해서는, 평가에서는 대체로 미흡했다면서도 향후 방향에 대해서는 다양한 입장을 내놨다.

김명환 후보는 남북노동자축구대회 등 다양한 자주-평화-통일 운동을 전개해왔지만 아직 노동자들의 광범위한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반성하면서 “민주노총 통일위를 자주평화통일위원회로 확대 재편하고 제 시민사회단체 및 정파들에게 자문위원을 의뢰하여 구동존이의 원칙으로 폭넓은 범국민 공동행동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특히 “가칭 ‘한반도 평화와 남북철도 연결 범국민운동본부’을 추진하여 평화협정 체결과 남북교류협력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호동 후보는 “그 동안 자주-평화-통일 운동은 전체 조합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대중운동으로 진행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았다”고 지적하고는 “자주평화통일 운동은 계급적 관점에서 노동계급과 민중의 자주적 역량으로 기초하고 강정, 소성리와 오키나와, 베트남 민중과의 국제연대로 확장해야 한다”고 지평을 넓혔다.

조상수 후보 역시 “민주노총 자주-평화-통일 사업은 조합원의 광범위한 참여를 조직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통일위원회의 고유 사업이 되는 경향이 있었다”고 반성하면서, 궁극적으로 평화협정 체결과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대중운동 건설에 앞장설 것을 위해 “국내 반전평화통일 세력과의 연대를 확대하고 주변국 노동운동과 평화 실현을 위한 국제연대를 강화할 것”을 천명했다.

이에 비해 윤해모 후보는 “자평통 운동은 그간에 특정한 정파의 전유물이었고, 그것을 이용하여, 또한 그 헤게모니를 강화하고자 시민운동, 노동운동, 노동조합, 진보정당에서 오만가지 패권적 행태를 보여 왔다”고 비판하고는 “통일위원회를 ‘자주평화통일 위원회’로 확대 재편하여 노동문제와 버금가는 위상으로 자평통운동을 전개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서면 인터뷰에 대한 각 후보들 답변서>

기호1번 김명환 후보

   
▲ 기호1번 김명환 후보

1. 한반도 전쟁위기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 있습니다. 미국은 동아시아 및 세계의 패권을 유지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 요충지인 한반도의 남쪽을 교두보로 북쪽까지 지배하려고 전후 70여년간 군사적 압박, 경제적 제재, 정치적 공세, 외교적 고립 정책으로 일관해왔습니다. 미국은 한국전쟁 때도 핵공격을 검토했고 1991년 12월 철거 완료될 때까지 남한 땅에 전술핵을 배치했으며 지금은 수시로 출현하는 각종 전략자산으로 핵전쟁 연습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완전 파괴' '전쟁이 일어나도, 사람이 죽어도 거기에서'라는 망언도, 최근 미 핵 항모 3척을 동해안에 파견한 것도 그 일환이지요. 남한은 예속적 한미동맹의 틀에 갇혀 대북 제재압박에 앞장서고, 북한도 자기 생존을 위해 핵-미사일로 미국에 강경하게 맞대응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반도 전쟁위기가 끊이지 않고, 그로 인해 남북관계가 꽉 막혀 있는 상황입니다.         
  
2. 한반도의 전쟁위기 및 평화실현이 노동자, 노동운동에 어떤 영향을 줍니까?

지난 11월 7~8일 방한한 트럼프가 문재인 정부에게 미국산 첨단무기를 구매하도록 하여 막대한 이익을 챙겨갔습니다. 수십억 달러어치라고 합니다. 주한미군 주둔비 한국부담 약1조원을 제외하고도 말입니다.

2017년 현재 월 100만원도 못 받는 약200만 노동자들의 임금을 두 배로 올리고 10만 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도 남는 엄청난 돈입니다. 그 돈이 어디에서 나옵니까? 주로 2천만 노동자의 근로소득세와 소비세, 노동자가 벌어준 기업이윤의 일부인 법인세 등 국민혈세가 경제와 고용과 복지가 아니라 미국 무기 수입과 군사연습에 탕진되고 있으니 억장이 무너집니다.

뿐만 아니라, 분단과 냉전과 대결을 뒷받침하는 보안법, 노동악법 등 각종 악법과 문화, 기득권자들의 악선전으로 노동자의 의식 발전, 노동기본권 보장,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끊임없이 가로막혀왔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가 구현되고 남북관계가 빠르게 개선되면, 통일이 되기 전에 이미 노동자가 평화번영의 최고 수혜자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3. 문재인 정부의 대북 태도와 미 일 중 러 등 대외정책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뿌리 깊은 대미의존의 한국사회구조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촛불항쟁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과도한 대미 사대주의 정책과 태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 본인이 직접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 불필요한 대미추종, 대북압박 언사를 남발할 때 더욱 실망하게 됩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는 자주-자강에 기초한 균형외교를 하지 않으면 대재앙을 초래해온 지정학적 위치에 있지 않습니까? 대북정책에서 제재 대신 대화에 방점을 찍고 특사를 파견하여 남북공조에 시동을 걸어야 합니다.

석양에 지는 미국에 '할 말은 하겠다'는 대선공약을 왜 지키지 않는 것입니까? 박근혜의 외교적폐, 굴욕적 일본군 위안부 합의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파기하고 아베의 일본 신군국주의 기도를 경계해야 합니다. 남북경협에 기반한 북방경제 개척을 위해 중국, 러시아와의 친선관계도 강화해야 합니다. 요컨대, 문재인 정부에게 남북공조로 자주자강하고 미일과 중러 사이의 균형외교를 철저히 구사할 것을 촉구하고 싶습니다.  

   
▲ 기호1번 김명환 후보 선거포스터

4. 현 정세에 비추어 한반도 평화-핵문제 해결의 실현가능한 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70년 넘게 미국산 무기로 군비를 확장해오고 주한미군 주둔을 지원해왔는데, 왜 이 땅에 평화가 오지 않습니까? 북의 핵-미사일 때문만 일까요? 동서해안과 휴전선 상공의 미국 핵 항모, 전략폭격기는 북에 위협이 되지 않을까요? 이제는 다른 대안이 없는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합니다.

미국-남한이 대북 적대정책을 풀고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하여 우선 북미-남북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북핵의 비확산을 전제로 평화협정 체결, 북미수교를 이루고 남북 상호군축을 단행하며, 장기적으로 한반도는 물론 미국을 포함 전 세계 비핵화를 지향하면, 국민혈세를 복지로 돌리고 평화와 통일을 촉진하며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역지사지 합시다. 이라크, 리비아의 잔혹사를 지켜본 북에게 '먼저 비핵화 하라, 먼저 핵-미사일 중단하라, 그러면 위협하지 않고 지원하겠다'는 식은 옳고 그름을 떠나 비현실적 처방입니다. 남한, 일본은 물론, 미 본토까지 위협받아 대북 선제타격은 어렵고 제재압박의 효과도 크지 않다면, 남은 대안은 평화협상 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촛불은 사회대개혁과 함께 북미-남북대화, 평화협정 체결, 분단적폐 청산으로 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 기간의 민주노총 자주-평화-통일 운동을 어떻게 평가하고 향후 방향과 계획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습니까?
 
민주노총은 그간 통일염원 남북노동자축구대회를 통해 남북 민간교류협력을 선도해왔고 한미FTA 저지 투쟁, 매년 노동자통일선봉대의 전국-지역 순례, 성주 김천 광화문의 '사드 가고 평화 오라' 투쟁, 최근 전쟁위협-무기장사 트럼프 방한 반대 투쟁 등 다양한 자주-평화-통일 운동을 전개해왔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노동자들의 광범위한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명환-김경자-백석근이 민주노총 운전기사 역할을 맡게 된다면, 먼저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쌓은 부가가치가 전쟁무기, 전쟁연습, 전쟁위기로 소진되고 노동자 옥죄기로 되돌아오는 오늘의 현실에 대해,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이 노동자의 밥이고 일자리이며 8천만 겨레의 번영을 가져다주는 미래의 청사진에 대해 광범위하게 현장토론을 조직하겠습니다.

민주노총 통일위를 자주평화통일위원회로 확대 재편하고 제 시민사회단체 및 정파들에게 자문위원을 의뢰하여 구동존이의 원칙으로 폭넓은 범국민 공동행동이 이뤄지도록 할 것입니다. 또 가칭 ‘한반도 평화와 남북철도 연결 범국민운동본부’을 추진하여 평화협정 체결과 남북교류협력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입니다. 

기호2번 이호동 후보

   
▲ 기호2번 이호동 후보

1. 한반도 전쟁위기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미제국주의의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 대북 적대시 정책이 한반도 전쟁위기의 근본원인입니다. 미제는 전 세계 자본주의 경제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전쟁을 획책합니다. 미제는 일제로부터 해방 이후에 점령군을 자처하며 조선 노동자 민중의 자주적 해방 열망을 짓밟고 학살만행을 자행했습니다. 핵무기를 처음으로 만들고 실전에서 인류를 살상한 것이 미제입니다.

미제는 한국전쟁 시에도 만주에 핵폭격을 검토했고, 한국전쟁 직후 핵무기를 반입했는데, 1959년 오산 미군기지에서, 1972년 춘천 캠프 페이지에서도 핵사고가 있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핵공갈로 세계를 위협하고 전쟁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 미제입니다.

‘북핵위기’는 실은 미제의 핵독점전략이자 전쟁책동, 미군산복합체의 무기판매를 위해 끊임없이 조장되어야 하는 위기입니다. 핵은 제국주의의 산물입니다. 제국주의가 사라져야 핵무기도 사라집니다. 미제의 전쟁책동이 사라지고 전 세계 비핵화가 되어야 합니다.

2. 한반도의 전쟁위기 및 평화실현이 노동자, 노동운동에 어떤 영향을 줍니까?

노동자 민중은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한반도 전쟁위기는 그 자체로 남북 노동자 민중을 전쟁참화와 절멸위기로 몰아갑니다. 한반도 전쟁위기를 조장해서 이득을 얻는 것은 한국 지배계급과 미제국주의입니다. 트럼프는 자기 땅에서 전쟁이 아니라면 상관없다며 “북한의 완전파괴”를 다짐했습니다. 끊임없이 외부의 적을 만들어 노동자 민중 투쟁을 억압하고 반북 종북몰이에 앞장선 것이 한국의 지배계급입니다.

국가보안법과 국정원은 지배계급이 노동자 민중을 억압하고 질식시키는 정신적, 물리적 무기입니다. 국가보안법이 있는 한 노동자 민중의 투쟁은 끊임없이 가로막히고 민주적 권리확보는 요원합니다. 노동자 민중을 감시, 통제하고 인권유린과 간첩조작도 모자라 상납까지 저지르는 범죄소굴 국정원은 셀프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해체 대상입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위기를 제거하고 평화를 실현하면 막대한 전쟁 군사비용을 노동자 민중의 복지로 돌릴 수 있습니다.

   
▲ 기호2번 이호동 후보 선거포스터

3. 문재인 정부의 대북 태도와 미 일 중 러 등 대외정책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문재인 정부는 미국을 방문해서 “미국이 한국에 이식해 준 민주주의”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민중의 피바다에 기초해 세워졌다”는 얘기가 있는데, 미국이 바로 민중학살의 배후입니다. 광주학살 배후도 미제입니다. 한미 반공동맹을 우상숭배하는 몰역사적이고 반민중적 역사인식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 미일 정책을 규정하는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말로는 한반도 평화를 염원한다고 하나 실제 행동으로는 전쟁광 미국 트럼프를 쫓아 전쟁책동에 동참합니다. 한반도 문제에서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고 말로는 하나 뒷좌석도 제대로 얻어 타지 못합니다. 전쟁광 트럼프, 전쟁하는 국가로 변신하는 군국주의자 아베와 손잡고 평화와 남북대화를 말하는 것은 위선입니다. 사드발사대 4기 추가 배치는 말과 행동이 다른 문재인 정부의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태입니다.

4. 현정세에 비추어 한반도 평화-핵문제 해결의 실현가능한 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는 평화협정 체결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그런데 평화협정 체결은 기본적으로 북미 간의 문제입니다. 현재로서는 북이 가진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평화협정 체결을 추동하는 원동력입니다. 그러나 남쪽의 노동자들이 이를 북미간의 문제로만 간주하고 방관해서는 안 됩니다. 협정 체결은 그 자체로 영구적 평화는 아니지만 평화실현의 중대전기가 됩니다. 평화협정 체결로 이 땅에 진주하는 미군을 영구적으로 철수시켜야 합니다. 당장 전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이고 실전적이며 규모가 큰 연례적 한미전쟁책동부터 중단해야 합니다.

이 전제로 북에서는 북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문재인 정부도 군비축소와 미국제 무기수입 중단을 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기간 동안 남북이 적대를 중단하고 휴전을 요청했습니다. 그것이 그렇게 좋은 제안이라면 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동안이어만 합니까? 한시적이 아니라 영구적인 적대 중단이어서는 안 됩니까?

5. 기간의 민주노총 자주-평화-통일 운동을 어떻게 평가하고 향후 방향과 계획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습니까?

그 동안 자주-평화-통일 운동은 전체 조합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대중운동으로 진행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았습니다. 전쟁과 평화, 제국주의 문제를 노동자들의 직접적 이해관계와 동떨어진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이 운동이 국내의 민주당으로 대변되는 특정 세력들과 관계에서 자주성을 상실하고 혼란을 겪었던 일도 있었습니다. 이른바 야권연대가 그것입니다. 이 운동은 한미 양국 독점자본의 지배에 맞서는 투쟁이어야 합니다. 자주를 이야기하며 국내 지배계급의 관계에서 비자주적인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일본 공산당의 우경화는 우리에게 교훈을 줍니다.

자주평화통일 운동은 계급적 관점에서 노동계급과 민중의 자주적 역량으로 기초하고 강정, 소성리와 오키나와, 베트남 민중과의 국제연대로 확장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운동을 계기로 한국운동의 분열상을 극복하고 대중운동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운동진영 전체와 토론하고 방향을 잡고자 합니다.

기호3번 윤해모 후보

   
▲ 기호3번 윤해모 후보

1. 한반도 전쟁위기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전쟁위기의 근본원인은 ‘평화’를 내세우면서도 실은 평화를 원치 않는 극우자본주의, 제국주의, 패권주의, 전체주의자들의 겉과 속이 다른 책동입니다. 전쟁위기는 대규모 군사력과 살상무기 유지의 명분이 되고 이는 미국의 국제적 지위와 군수산업 유지 및 증대의 명분으로 이용됩니다.

* 중국의 부상 이후 한반도 국제질서를 ‘평화’ 분위기로 활용하지 못한 남•북 모두에게도 전쟁위기의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고, 특별히 남한의 경우로 한정해 본다면 친미, 극우보수주의들의 10년 집권이 전쟁위기를 가중시킨 원인중 하나라고 판단됩니다.

2. 한반도의 전쟁위기 및 평화실현이 노동자, 노동운동에 어떤 영향을 줍니까?

* 전쟁위기는 자본주의의 노동착취구조를 더욱 강화시켜 노동자의 삶을 더 어렵게 함은 물론 노동운동의 약화로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 당연히 전쟁위기를 일소하고 ‘평화’가 실현해 나가야 합니다. 평화 실현은 상상 그 이상으로 노동자의 삶을 윤택하게 변화발전 시킬 것이며, 동시에 노동운동이 활력을 되찾을 기제로 작용할 것입니다.

   
▲ 기호3번 윤해모 후보 선거포스터

3. 문재인 정부의 대북 태도와 미 일 중 러 등 대외정책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지금까지의 대북, 미일중러 등에 대한 대외정책은 높은 점수는 줄 수 없으나, 집권한지 이제 반년밖에 되지 않았으니 그 반년만의 잣대로 평가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듯합니다.

* 더구나 지난 시기 남북, 북미, 북중, 한중, 그리고 대 미일중러 관계를 돌아보면 지금까지 언론에 노출된 것만으로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는 사항이기도 합니다.

4. 현정세에 비추어 한반도 평화-핵문제 해결의 실현가능한 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평화·통일 운동은 순수하게 정화해야 하고, 노동자가 평통운동의 중심주체가 될 때 지금보다 훨씬 힘있게 추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른바 NL, 자민통 그룹, 구 통진당 주도그룹, 현 민중당의 숨은 세력들이 통일운동의 헤게모니를 내려놓고 노동운동에서의 간섭, 영향력 행사를 중단해야 합니다.
* 7·4, 6·15, 10·4 공동선언을 남북한이 동시에 계승 발전시켜 상호간의 평화체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남한 주도로 동아시아의 국제적 대결체제를 완화할 수 있는 적극적인 중립외교전략(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상호 폐기, 전쟁반대, 평화협정체결 등)을 구사하여 동아시아 평화공존 체제 구축하고 남북한 평화통일의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5. 기간의 민주노총 자주-평화-통일 운동을 어떻게 평가하고 향후 방향과 계획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습니까?

* 자평통 운동은 그간에 특정한 정파의 전유물이었고, 그것을 이용하여, 또한 그 헤게모니를 강화하고자 시민운동, 노동운동, 노동조합, 진보정당에서 오만가지 패권적 행태를 보여 왔습니다.
* 구체적 사실과 정보에 밝지 않은 보통시민, 보통노동자, 보통의 당원들은 자평통의 숭고한 가치를 믿고 따라 왔지만, 이제는 완전히 바뀌어야 합니다. 기호3번 윤해모가 당선되면 통일위원회를 ‘자주평화통일 위원회’로 확대 재편하여 노동문제와 버금가는 위상으로 자평통운동을 전개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기호4번 조상수 후보

   
▲ 기호4번 조상수 후보

1. 한반도 전쟁위기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한반도 전쟁위기의 근본 원인은 외세에 의해 이루어진 한반도의 분단과 한국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평화협정의 체결 실패, 70년 이상 유지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1950년부터 미국은 북한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수차례 검토했고 지금도 핵 선제공격 옵션을 노골적으로 과시하고 있으며 북한 지도부 제거 작전을 포함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주도하고 남한이 적극 참여해온 대북 정치·군사적 압박과 고립 정책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부추긴 것이 명백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역내 핵·군비 경쟁의 악순환을 심화하는 또 다른 원인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최근에는 경제위기를 배경으로 한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 미·중 갈등과 역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경제위기와 사회양극화 속에 ‘미국우선주의’를 내건 트럼프가 집권할 수 있었는데 트럼프의 막말과 호전적 태도는 불안정성을 한층 심화하고 있습니다.

2. 한반도의 전쟁위기 및 평화실현이 노동자, 노동운동에 어떤 영향을 줍니까?

전쟁위기는 장기침체로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노동자의 삶을 더 불안하게 만듭니다. 국민경제에 끼치는 영향도 큽니다. 사드 문제가 단적인 사례인데, 중국의 경제 보복은 국민경제에 올 상반기에만 8조원 넘는 피해를 입힌 것으로 추산됩니다. 국방비와 한미동맹 유지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은 공공서비스와 사회안전망을 위한 정부 재정이 그 만큼 적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부와 지배세력은 전쟁위기를 빌미로 국민의 공포를 조장하면서 노동조건 개선과 평등사회 실현을 위한 노동자 투쟁을 억압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평화체제 구축은 노동자 삶의 질을 개선하고 노조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장기간 전쟁위기 속에 살아온 노동자들은 위기에 무감각하기도 합니다. 착취와 탄압에 맞서야 하는 많은 조합원들은 전쟁위기가 자신의 불안안 일상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평화실현을 위한 활동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때가 많습니다. 전쟁위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지금은 평화실현을 위한 노동자의 투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 기호4번 조상수 후보 선거포스터

3. 문재인 정부의 대북 태도와 미 일 중 러 등 대외정책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북한에 대해 유연한 접근을 시도하고 미-일 대 중-러의 갈등 구도에서 나름 중간자 역할을 하려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기형적인 대미 종속관계를 극복하지 못하면 어려움에 계속 부딪힐 것입니다. 집권 초기 대통령은 ‘베를린 연설’에서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비핵화와 남북 교류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와 한미동맹의 틀 안에 갇힌 시도였기에 대화 재개 가능성은 크지 않았습니다.

이는 문재인 대북정책의 본질적 한계입니다. 실제로 8월 이후 긴장이 고조되자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며 제재에 동참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일본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이 문제인데, 여기서도 문재인 정부는 곤란에 처해 있습니다. 트럼프와 정상회담 발표문에는 참여한다고 했지만 다음 날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의 일방적 발언이었다’고 얼버무렸습니다. 중국과는 사드 갈등도 풀고 ‘일대일로’ 구상에 참여한다고 했지만, 미국에서 벌써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남북 관계, 남중 관계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오려면 정책방향의 대전환과 확고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4. 현 정세에 비추어 한반도 평화-핵문제 해결의 실현가능한 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일단 3개국 모두가 군사적 행동과 위협적 언행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북미와 남북 간의 평화 대화가 하루빨리 개시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대화가 가능하려면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위협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조치가,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핵 폐기 방안이 다루어져야 합니다. 즉, 미국의 적대정책 폐기와 평화협정 체결, 한반도 비핵화가 대화의 궁극적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북미 양자 간 군사적 행동 중단 및 평화협상 개시를 위해 남한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주장해왔지만 동시에 미국의 대북 압박 정책에 적극 참여하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문재인 정부의 대화 제안을 무시해 왔습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압박과 확실히 다른 방향으로 나가야 남북 대화의 국면도 열릴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 국민 여론과 사회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 한 정부가 정책방향을 바꾸지는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한미 군사훈련과 북한의 핵 미사일 실험 등 일체의 군사적 행동 중단과 평화협상 개시, 평화협정 체결과 미국의 선제공격 옵션 및 핵우산 폐기, 한반도 비핵화를 요구하는 광범위한 사회적 운동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5. 기간의 민주노총 자주-평화-통일 운동을 어떻게 평가하고 향후 방향과 계획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습니까?

그 동안 민주노총은 통일위원회를 중심으로 자주-평화-통일 운동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통일운동이 많이 위축된 최근 시기에 민주노총은 통일축구대회를 통해 남북교류의 끈을 놓지 않았고, 사드반대와 같은 반전평화 투쟁과 815 대회와 같은 대중적 통일운동의 주요 세력이었습니다. 그러나 민주노총 자주-평화-통일 사업은 조합원의 광범위한 참여를 조직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통일위원회의 고유 사업이 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조상수 집행부는 반전평화통일 의제를 노동자의 일상적 고민과 연결하는 교육과 선전을 강화하는 한편 반전평화통일 사업체계와 역량을 정비할 계획입니다. 또한 한반도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는 일체의 군사적 행동 중단과 평화협상 개시를 요구하면서, 궁극적으로 평화협정 체결과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대중운동 건설에 앞장설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내 반전평화통일 세력과의 연대를 확대하고 주변국 노동운동과 평화 실현을 위한 국제연대를 강화할 것입니다.

(수정-22일 오전 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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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에서 켜진 ‘제주 현장실습 사망 고등학생’ 추모 촛불

지난 9일 현장실습 도중 제품 적재기 벨트에 목이 감기는 사고를 당해 19일 사망한 19살 이민호군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광화문에 모여 촛불을 든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원들은 현장실습제도 폐지와 특성화고등학생들의 노동인권 보장을 촉구했다.
지난 9일 현장실습 도중 제품 적재기 벨트에 목이 감기는 사고를 당해 19일 사망한 19살 이민호군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광화문에 모여 촛불을 든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원들은 현장실습제도 폐지와 특성화고등학생들의 노동인권 보장을 촉구했다.ⓒ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 제공
지난 9일 현장실습 도중 제품 적재기 벨트에 목이 감기는 사고를 당해 19일 사망한 19살 이민호군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광화문에 모여 촛불을 든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원들은 현장실습제도 폐지와 특성화고등학생들의 노동인권 보장을 촉구했다.
지난 9일 현장실습 도중 제품 적재기 벨트에 목이 감기는 사고를 당해 19일 사망한 19살 이민호군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광화문에 모여 촛불을 든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원들은 현장실습제도 폐지와 특성화고등학생들의 노동인권 보장을 촉구했다.ⓒ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 제공

9일 끝지난 9일 음료 제조회사에서 현장실습 도중 제품 적재기 벨트에 목이 낀 사고를 당한 고등학생 이모(19)씨가 19일 끝내 숨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현장실습이 남의 일이 아닌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의 충격과 슬픔, 분노는 누구보다 컸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20일 오후 7시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연합회)가 주최하는 추모 촛불 집회가 열렸다. 이 단체는 특성화고 학생들이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하고 인권이 유린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출범했다.

촛불집회에 모인 이들은 학생들을 노동착취와 산업재해, 급기야 죽음으로 내모는 현실을 성토했다. 자신도 현장실습 현장에서 재해를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보였다. 특성화고에 재학 중인 한승준(17)씨는 "우리가 현장실습을 가는 이유는 현장실습을 통해 좀 더 희망찬 꿈을 찾기 위해서"라며 "다시는 고인처럼 현장실습을 하다 사고를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추모 성명에서 "고인이 된 제주 19살 실습생의 죽음은 곧 우리 특성화고등학생들의 죽음과 같다"며 "사고가 왜 일어났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철저하게 조사하고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해당 사업장만이 아닌 전국 현장실습생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며 "정부와 교육청은 특성화고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당분간 매일 촛불을 들기로 했다. 이상현(35) 연합회 추진위원장은 "오늘을 시작으로 광화문광장에서 매일 저녁 7시에 추모 촛불을 들겠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더 많은 국민들이 알고,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연합회는 페이스북에 '제주 19살 실습생을 추모합니다'라는 추모페이지(http://www.facebook.com/19jeju)도 만들었다.

지난 9일 현장실습 도중 제품 적재기 벨트에 목이 감기는 사고를 당해 19일 사망한 19살 이민호군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광화문에 모여 촛불을 든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원들은 현장실습제도 폐지와 특성화고등학생들의 노동인권 보장을 촉구했다.
지난 9일 현장실습 도중 제품 적재기 벨트에 목이 감기는 사고를 당해 19일 사망한 19살 이민호군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광화문에 모여 촛불을 든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원들은 현장실습제도 폐지와 특성화고등학생들의 노동인권 보장을 촉구했다.ⓒ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 제공
지난 9일 현장실습 도중 제품 적재기 벨트에 목이 감기는 사고를 당해 19일 사망한 19살 이민호군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광화문에 모여 촛불을 든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원들은 현장실습제도 폐지와 특성화고등학생들의 노동인권 보장을 촉구했다.
지난 9일 현장실습 도중 제품 적재기 벨트에 목이 감기는 사고를 당해 19일 사망한 19살 이민호군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광화문에 모여 촛불을 든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원들은 현장실습제도 폐지와 특성화고등학생들의 노동인권 보장을 촉구했다.ⓒ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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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언론사에 ‘언론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라는 용기가 있는지 묻고 싶다

추미애, ‘X같은 조선일보’ 그날 벌어진 일
 
대한민국 언론사에 ‘언론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라는 용기가 있는지 묻고 싶다
 
임병도 | 2017-11-21 09:00:2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미국 방문을 마치 추미애 대표가 인천공항에서 취재하는 특정 기자를 향해 ‘빠져달라’고 하는 모습 ⓒ중앙일보 화면 캡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지난 19일 4박 6일간의 미국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이날 추 대표는 인천공항에서 방미 성과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또 왜곡하려고?”라며 “빠져주셔 귀하는. 노땡큐”라고 말했습니다.

추미애 대표가 특정 언론사의 기자를 콕 집어서 ‘벌점 빠져주셔’라며 질문을 받지 않은 것은 ‘언론의 왜곡 보도’ 때문입니다. 추 대표는 방미 기간 국내 언론이 보도한 내용이 진실과 다르다고 봤습니다. 결국, 추 대표의 생각이 고스란히 인천공항 취재 현장에서 드러난 셈입니다.

추 대표가 기자를 향해 ‘빠져 달라’고 할 정도로 강하게 거부한 배경이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 FTA 폐기 불사라고 보도한 조선일보’

방미 중이었던 추미애 대표를 가장 곤혹스럽게 만든 보도 중의 하나가 ‘FTA 폐기 불사’ 보도입니다. 미국 측 인사들을 만나서 한미 FTA 폐기를 주장했다는 보도는 추 대표와 청와대 사이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추미애 대표와 함께 미국을 다녀왔던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외통위 민주당 간사)는 국내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 추 대표의 발언이 달랐다고 말했습니다.

김경협 의원은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미국 측 인사들을 만나서 했던 얘기처럼 보도되어서 저희도 굉장히 당황스러웠다”라며 “그러한 발언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 기자: 그렇다면 한미 FTA를 폐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냐?
▷ 추미애 대표: 방미하기 전에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았는데, 미국이 만약 요구가 지나치고 무리하다면 우리는 폐기라도 각오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 말까지 들었다.

‘FTA 폐기 불사’와 ‘폐기라도 각오해야 하는 것이냐’는 말은 의미가 다릅니다. 첫 번째는 무조건 반대를 하겠다는 의미이고, 두 번째는 협상 과정에 따른 마음가짐입니다.

국내 언론은 마치 추미애 대표가 ‘FTA 폐기’를 주장하는 것처럼 해석하고 보도했습니다. 추 대표가 기자를 향해 ‘빠져 달라’고 말한 심정이 이해가 됩니다.


‘추미애는 왜 ‘X 같은 조선일보’라고 했나?’

추미애 대표를 향한 조선일보의 왜곡은 2001년에도 있었습니다. 2001년 7월 6일 조선일보 1면에는 <추미애 의원 취중 욕설 파문 “X같은 조선일보>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추미애 의원이 기자 간담회에서 조선일보 기자를 향해 “X같은 조선일보”라고 욕설을 하고 동아일보 기자에게는 “사주 같은 놈”이라고 막말을 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그날 벌어진 일은 보도와는 조금 다릅니다.

이날 추미애 의원과 조선일보 사이에 논쟁이 벌어진 배경은 소설가 이문열 씨가 최근 언론사 세무조사를 비판하면서 조선일보에 기고한 <신문 없는 정부 원하나>라는 글이 시작이었습니다.

추 의원은 “이문열같이 가당치 않은 놈이… x 같은 조선일보에 글을 써서… 뭐, 대한민국의 4분의 1이 조선일보를 봐…”라며 이문열 씨를 비난했습니다.

당시 조선일보는 이문열씨의 입을 통해 언론 권력을 개혁하는 일을 막았습니다. 추 의원이 이문열씨를 비판한 것은 언론이 기득권을 내놓지 않고, 지식인이 동참했다는 사실에 분노했기 때문입니다.


‘취재 중? 사적 논쟁 자리에 불과’

 

▲조선일보 기자는 추미애 의원의 발언이 공식적인 브리핑 시간에 벌어진 듯 보도했지만, 실제로는 사적 술자리였다. ⓒ조선일보PDF

 

조선일보 기자의 보도가 문제가 된 것은 취재를 하지 말고 이야기를 나누자는 사적 취중 얘기를 기사화했다는 점입니다.

우선 이날 조선일보 기자는 ‘7시부터 대기’, ‘기자 브리핑 요청’이라며 마치 공식적인 행사처럼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기자들과 만난 자리는 민주당 김중권 대표와 바른정치모임 소속 의원들의 저녁식사 모임이 끝난 이후의 술자리였습니다.

당시 추미애 의원은 기자들에게 “(지금은) 취재를 하려고 하지 말고, 현 시국에 대해 기자들과 공통의 인식을 공유하는 자리였으면 좋겠다”며 기자들과 술자리를 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2001년 오마이뉴스의 <그날 추미애 의원에게 일어난 일들> 기사에는 참석했던 다른 언론사 기자의 증언이 나옵니다.

“기자들과의 술자리가 시작된 지 10분도 안돼 (술에 취해 있던) 추 의원의 ‘x같은 조선일보’ 발언이 나왔다. 그러자 조선일보 이 기자가 갑자기 밖으로 나갔고, 5∼10분 정도 뒤에 다시 들어왔다. 내내 다른 이야기가 오고 가다가 술자리가 끝나기 15분 정도 전부터 본격적인 말싸움이 시작됐다. 당시 이 기자가 녹음되는 핸드폰으로 녹음을 했다는 것을 몰랐다.”

조선일보는 자사 기자와의 논쟁을 마치 ‘막말과 폭언’으로 신문 1면과 정치면 등에 연속으로 보도했습니다. 추미애 의원의 발언이 옳다 그르다는 판단 이전에 언론이 누구를 옹호하기 위해 기사를 썼는지를 생각하게 했던 사건이었습니다.


‘언론 권력 청산은 시작도 못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사 등에 대한 조선일보의 사설 ⓒ조선일보 PDF

 

범죄자를 몰아내고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 지 수개월이 지났습니다. 다양한 적폐 청산과 개혁의 바람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 권력 청산은 아직 시작도 못했습니다.

MBC 김장겸 사장이 해임됐지만, MBC 내부의 공범자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수구 언론은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을 ‘정치 보복’이라고 말합니다.

기존 언론 권력은 여전히 출입처에서 막강한 카르텔을 형성하며 기득권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오로지 시민들만이 언론을 개혁해야 한다며 외치고, 언론 기사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계가 있습니다. 언론이 권력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노무현 대통령의 목을 겨누었던 권력의 칼날이 문재인 정부를 향할 것입니다.

2001년 논쟁이 벌어졌던 술자리에서 나왔던 추미애 의원은 “정의가 바로 서야 하는데, 왜 이러느냐”며 분을 삭이지 못하고 펑펑 울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언론사에 ‘언론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라는 용기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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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성공, 복지국가에 달렸다

[복지국가SOCIETY] 복지국가 정치가 중요한 이유
2017.11.21 06:02:46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나는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곤 한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작년 말과 올해 초 우리나라는 전국이 주말 밤마다 촛불로 수놓아졌다. 그 과정에서 국민은 '이게 나라냐?'라는 말에 정부의 실정에 대한 분노를 담아냈다. 그렇지만 여기에는 고통스럽고 불행한 자신의 처지가 투영돼 있기도 하다. 양극화의 심화로 기본적 삶이 피폐해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세월호라는 극단적 경험을 한 국민은 국가가 국민을 보호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국민 행복을 위한 정치'가 중요하다 

정치의 역할은 무엇인가? 보편적 의미를 담는다면, 결국은 나는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치적 방향이 올바르지 않으면 국민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 복지국가 담론의 제기에 대해 혹자는 '또 복지 얘기냐?'라고 반문한다. 나는 이런 반문에 대해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다. 복지국가는 철 지난 얘기가 아니고 유행처럼 잠시 스쳐 지나갈 일개 정책적 흐름도 아니다. 

우리가 여전히 복지국가의 깃발을 움켜쥐고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 나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엔 지속발전해법 네트워크(SDSN)에서는 매년 '세계 행복 보고서'를 발표한다. 소득, 기대수명, 자유, 사회적 지원, 부패지수 등이 반영된다. 2017년에는 156개 국가 중에서 노르웨이가 1등을 했다. 그리고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위스, 핀란드, 네덜란드,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스웨덴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56위였다. 

세계 11위(GDP)의 경제대국인 한국은 어째서 이런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을까?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인 미국(14위)과 일본(51위)도 성적이 초라하다. 상위에 랭크된 나라인 북유럽, 캐나다, 호주 등은 복지 체계가 안정돼 있다. 국민 간의 소득 격차가 적고 정치사회적으로 안전망이 잘 짜여 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높은 경제적 위상과 달리 빈부 격차가 심하고 복지 시스템이 불안하다. 

특히 행복 평등 조사에 의하면, 한국은 96위로 행복 순위보다 더 낮다. 전체 경제 수준이 높아도 결국은 소득 불평등이 크고 사회 안전망이 약하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아진다.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위해 꼭 부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가난은 확실히 문제가 된다. 특히 소득 불평등은 건강, 자존감, 인간 역량, 사회 활동 자원을 손상시킨다. 개인의 발전과 행복뿐만 아니라 국가의 경제성장을 가로막는다. 
 

▲ 2016년 11월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촛불집회 모습. ⓒ프레시안(최형락)


그렇다면, 한국의 구체적인 현실은 어떠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노인 자살률이 압도적 1위이고, 노인 빈곤률은 OECD 평균의 4배에 달하는 49.6%이다. 우리나라는 중위소득의 절반도 안 되는 수입을 갖는 노인이 전체 노인 인구의 50% 가까이 된다는 얘기이다. 합계 출산율(여성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수)은 2016년 1.17이었다. 올해는 1.03이 예상된다. 그야말로 최악이다. 인구가 줄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는 대체출산율은 2.1이다. 프랑스가 2.08이고 스웨덴은 1.88이다. 일본도 1.4이다. 우리나라는 OECD에서 압도적 꼴찌이다.

저출산은 생산가능인구를 감소시킨다. 이는 구매력 높은 노동 인구를 감소시킴으로써 생산과 소비의 위축을 낳고 경기의 침체를 초래한다. 당연히 저성장과 잠재성장률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교사 등은 직장을 잃게 되고, 청년들에게는 자신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령화와 맞물려 사회적 부담이 가중된다. 청년들은 3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를 넘어 7포 세대(내 집 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까지 포기)라고 자조한다. 흙수저로 태어난 처지를 비관하며 자기 노력만으로는 희망의 미래를 만들 수 없다고 말한다.

왜 보편적 복지인가? 

나에게 '보편적 복지'와 '복지국가'에 대해 눈을 뜨게 해준 계기는 2010년 경기도의 초·중 무상급식 전면 실시였다. 2009년 김상곤 교육감이 무상 급식을 주창했다. 당시 민주당 경기도 의원은 130명의 의원들 중 12명으로 소수였기 때문에 이를 관철할 수 없었다. "이건희 손자에게도 공짜 밥을 먹이려 하느냐?", "사회주의적 발상" 등을 운운하며 당시 집권여당은 강력히 반발했다. 그러나 경기도민의 80% 이상이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2010년 6월 지방 선거에서 '무상 급식'은 전국적 이슈가 되었고 민주당에 대승을 안겨주었다. 나도 경기도 의원으로 재선됐다. 

경기도 의회에 민주당 소속 의원은 76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한 것이다. 그리고 당시 나는 민주당 경기도의회 원내대표로 선출됐고, 2010년 9월 17일 의회에서 초·중 무상급식을 일사천리로 통과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무척이나 감격스러웠다. 무상 급식 실현은 복지 정책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을 가져왔다. 당시까지만 해도 복지는 가난한 자들에게 적선하듯이 시혜를 베푸는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했었다. 그런데 소득을 따지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적용되는 복지, 즉 '보편적 복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물론 학문적 문제 제기는 그 이전부터 있었지만 대중적 확산은 이때부터였다.

'보편적 복지'로서 무상급식은 우리 사회에 다음의 의미를 던져주었다. 첫째, 무상급식이 선별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만이 아닌 모두에게 적용됨으로써 눈칫밥으로 상처받는 아이들이 없게 만들었다. 둘째, 유료와 무료를 가르는 자산 조사를 위해 들였던 행정 비용을 없애 주었다. 셋째, 대다수의 도민들에게 '내가 낸 세금으로 나도 복지 혜택'을 보는 새로운 체험을 하도록 해 주었다. 넷째, 무상 급식으로 아이가 둘이면 약 10만 원이 절약되면서 엄마들에게 그 돈으로 식료품이나 생활비 등에 소비할 여력을 보태주었다. 그로 인해 지역 경제의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결국, 무상 급식의 실현은 정치가 국민의 피부에 실제로 와 닿는 좋은 체험을 안겨준 사례였다. 

'복지 정책'이 아니라 '복지국가 시스템'이다 

보편적 복지에 대한 관심은 이후 사단법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와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복지국가'에 대한 인식을 확장시켜 주었다. 이후 안산에서 '사단법인 모두의 집'을 설립하고 복지국가 정책 연구와 사회운동을 진행하면서 나의 정치적 목표와 활동 방향은 분명해졌다. '높은 복지'가 '높은 성장'과 함께 통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스웨덴 복지국가 시스템을 통해 확인하는 순간은 내게 감동 그 자체였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위기를 맞고 저성장의 기조가 대부분이던 시절에도 스웨덴은 특별한 과정을 밟아 왔다. 국민에게 높은 복지를 제공하면서도 높은 성장을 유지하는 이상적 모델을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높은 세금도 있지만, 이는 국민이 '고복지'과 '고성장'을 위해 기꺼이 감당한다. 본인이 낸 세금보다 혜택이 더 크다는 확신이 있는 것이다.

복지국가 정책이 소비가 아닌 투자이고 낭비가 아닌 성장을 가져온다는 것을 스웨덴은 실천적으로 증명했다. 한편으로는 사회 안전망을 탄탄하게 구축해서 도태 산업은 노사합의로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전환시킨다. 노동자는 안정적 생활과 재교육으로 새로운 직업을 보장받는다.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가 나서 보육, 의료, 교육, 요양, 공공근로 등의 사회 일자리에서 고용을 촉진하고, 생애 전 과정의 복지 안전망으로 생활비용을 줄여줌으로써 가정의 소비력을 높인다. 이는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선순환을 가져온다.

복지국가는 추상적 이념으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북유럽 국가들에 의해 실험되고 성공적 안정을 이룬 지구상에 현실로 존재하는 제도다. 복지국가만이 실업, 질병, 노후, 장애, 재난 등의 각종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 줄 수 있다. 복지국가는 복지 예산의 양적 확대에 의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국가가 나서서 삶의 전체 과정을 정치·경제·사회의 전 영역에 걸쳐 촘촘히 설계해야 가능하다. 이는 낙오자 없이 모든 국민이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총체적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현재 아동 수당 10만 원 지급, 노인 기초연금 30만 원으로 인상, 국민건강보험 비급여의 전면적 급여화, 치매 국가책임제 등 복지국가로 가기 위한 보편적 복지 영역을 확대시키고 있다.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복지국가의 성공을 위해서는 국가 재정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 현재의 제한적 부자 증세 정도로는 공약 사항의 이행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증세는 워낙 휘발성이 강한 이슈이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피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복지국가 증세는 피할 수 없는 숙명적 과제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9일 '문재인 케어'를 발표했다. ⓒ청와대


증세를 본격적으로 가능케 하려면 몇 가지의 과정이 필수적이다. 우선, 정부의 신뢰를 보여주어야 한다. 국민에게는 세금 지출에 대한 오랜 불신이 있다. 국민은 대체로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지를 확신하지 못한다. 정부가 청렴하고 충분히 믿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 둘째, 증세 전이라도 보편적 복지 혜택을 누려볼 수 있는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복지를 통해 '정치가 우리의 삶을 이렇게 바꿔놓을 수도 있구나!'라고 체험을 하도록 해줘야 한다. 셋째, 보편적 복지가 보통 사람들이 낸 세금보다 더 큰 혜택으로 돌아온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세금 납부자와 복지 수혜자가 불일치하면 세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기 때문이다.

내가 낸 세금이 나에게 혜택을 주고, 더 나아가 나의 미래를 안정되게 해준다고 생각하면 세금에 대한 국민적 인식은 바뀌게 된다. 2017년 8월 14일자 한겨레신문 여론조사에서 "더 나은 복지를 위해 세금을 추가로 부담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 71.7%가 '있다'고 응답했다. 더 이상 '국민은 증세를 무조건 반대'한다는 고정 관념을 가져선 안 된다. 특히 촛불혁명 이후 정치권이 증세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릴 만한 정치사회적 여건이 점차 형성되고 있다. 지금, 진정한 복지국가 정치가 필요한 중요한 이유이다. 

'복지국가 정치'가 미래에 대한 답이다 

복지국가는 우리를 각종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약'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경제성장이 자동적으로 복지국가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즉, 성장의 결과물로 복지 예산을 조금씩 늘리면 저절로 복지국가가 찾아오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복지국가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실천을 하는 정치인과 그것을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깨어있는 국민에게만 '행복한 나라'라는 하늘의 선물이 주어진다.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신자유주의를 선택한 미국이나 영국, 또는 실패한 남부유럽의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보편주의 복지국가를 택한 북유럽의 길을 갈 것인가? 선택은 자유지만, 그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 '정치·경제적 안정과 높은 수준의 국민 행복을 가져오느냐' 아니면 '양극화의 늪에서 고통 받는 다수의 국민을 양산하느냐'의 차이가 그것이다. 똑같은 자원으로도 국가 운용의 방식에 따라 나라의 운명은 달라진다. 그러므로 우리가 국민 행복의 제대로 된 복지국가를 이룰 수 있는지의 여부는 궁극적으로 정치의 문제이다.

신자유주의자와 보수주의자들은 모든 것을 시장 경제에 맡기면 된다고 말한다. 정치는 최소한의 역할만 하면 되고, 낙수효과가 나타나서 세상은 잘 돌아가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그 얘기는 기득권 구조로 짜여있는 세상을 잘 관리해 기득권 세력만 보호하겠다는 소리 외에는 아무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복지국가 정치'는 무엇인가?

첫째, 민주 개혁 정당들이 확고한 복지국가 정치 철학을 가지고 중장기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강령에서 '복지국가의 완성'을 위해 노력할 것을 천명했다. 기본 정책도 그런 취지에 맞게 나아가려고 한다. 그러나 통일된 인식과 전략적 목표를 세우는 데는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 복지국가는 각론의 한 부분이 아니라 총체적 방향으로 설정해 지난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 스웨덴은 국가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도 복지국가를 주창한 사회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다. 복지국가 정책이 자신의 삶을 바꾸어 놓는 것을 체험한 국민들은 지속적인 애정과 지지를 보내 44년 연속 집권의 기적을 만들었다. 그러므로 복지국가 정치는 '집권을 위한 전략'이자 '지속적 집권'을 가능하게 한다. 그렇게 복지국가를 완성해 나갈 수 있도록 해준다. 목적의식적 전략이 필요한 이유이다. 

둘째, 정부는 당분간 부자 증세라는 제한된 조건하에서도 국민이 복지국가의 혜택을 최대한 경험하고 그런 사회를 동경할 수 있도록 온갖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런 토대 위에서 장차 우리 국민의 '복지국가 증세'라는 자발적 동의의 여건이 형성될 것이다. 그러므로 복지국가 정책만큼은 정치권에서 폭넓은 정부 협력 체제가 되도록 노력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셋째, 각각의 국민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에서도 '복지국가 만들기 운동'이 활성화되도록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복지국가 강연과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운동의 경우처럼 공동의 캠페인도 다양하게 이루어졌으면 한다. 또한, 여러 정치 세력들 내부에서도 복지국가에 대한 토론과 논의를 활성화해서 시민들과 상호 협력과 연대를 강화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스웨덴과 우리나라는 인구의 규모가 다르다", "북유럽과 우리나라는 재정의 크기가 다르다", "우리에게는 복지보다 성장이 우선이다" 등의 반대 목소리가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낡은 관념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하고, 이런 오래된 편견을 극복해야 한다. 세계의 역사 속에 흐르는 보편성을 발견하고, 우리의 특수성에 부합하는 창의적 방안을 찾으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제, 우리 모두가 안전한 '국민 행복의 복지국가 시대'에 대한 원대한 꿈을 꿀 때다.  
 

(고영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안산단원갑 지역위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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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시, 북이 보유한 EMP는 실험으로 검증된 무서운 무기

울시, 북이 보유한 EMP는 실험으로 검증된 무서운 무기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11/21 [09:15]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제임스 울시 전 미국정보국장(CIA)     ©

 

제임스 울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최근 일각에서 제기한 북의 전자기파폭탄(EMP)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은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북의 전자기파 EMP 공격 능력을 완전히 확보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21일 '미국의 소리'방송(VOA)에 따르면, 울시 전 국장은 20일 ‘VOA’와의 대담에서, 이 전자기파폭탄은 정밀유도기술과 재돌입체기술이 필요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보다 훨씬 쉬운, 위성을 쏴 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핵보유국이라면, 누구나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공격이고, 물리적 핵타격보다 훨씬 더 넓은 면적에 치명적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공격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쉽게 말해서, 북은 위성에다가 1-2메가톤급 핵무기를 장착하여 쏘아 올린 후, 타격대상 160km 상공 위성궤도에서 터트릴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럴 경우 미국 전역의 전장장비체계가 마비되게 된다는 것이다.

 

▲ EMP무기의 원리와 그 위력     ©

 

EMP 공격은 제대로 된 실험을 거치지 않았고, 따라서 이론적으로만 가능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울시 전 국장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대기권과 수중에서 핵실험을 하지 않기로 한 1963년) 핵실험금지조약이 발효되기 몇 달 전인 1962년, 러시아와 미국은 위성에서 핵무기를 폭파한 적이 있습니다. 두 나라 모두 EMP가 단파장을 통해 수천 마일을 이동해 하와이에 정전을 일으킨 것을 목격했습니다. 또 EMP의 장파장이 송전선 변압기를 멈추게 한 것도 봤습니다. EMP 실험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알지 못하고 말하는 겁니다.”라고 이미 실험으로 그 위력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냥 핵무기를 쏘지 굳이  EMP 공격을 할 이유가 없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한 국가의 전력망 전체를 마비시키는 것은 일정 지역에 폭탄을 터뜨리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또 위성에 탑재된 핵무기를 터뜨리는 게 발사체를 통해 지구 먼 곳에 있는 목표지점에서 폭파시키는 것보다 믿을 만하기도 합니다. ICBM을 갖기 위해선 정확성과 대기권 재진입 능력, 열보호망 등 기술들이 필요합니다. 위성에서 무언가를 폭파시키는 게 훨씬 간단합니다.”라며 위력과 타격의 용이성에서 매우 무서운 공격방식임을 새삼 강조하였다.

 

북은 위성만이 아니라 그보다 더 어려운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도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정밀유도는 물론 재돌입체기술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화성-12형으로 일본 앞바다를 타격하는 시험 당시, 북의 탄도미사일 재돌입체가 지상 바로 위에까지 내려오는 동영상이 촬영되어 NHK방송에서 이를 보도한 바 있다.

이런 탄도미사일에 EMP탄을 장착하여 터트린다면, 그 위력과 타격범위를 자유자재로 조절하여 상용할 수 있어, 한반도와 미국 본도 주요 미군 거점만 정확하게 EMP공격을 가할 수도 있다고 북은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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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연정구성 협상이 결렬됐다. 메르켈 최대의 위기다.

 
 
게시됨: 업데이트됨: 
MERKEL

 

 

지난 9월말 실시된 총선에서 4연임을 확정지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메르켈 총리는 소수정부를 구성하거나 다시 선거를 실시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유로는 급락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20일 자정까지 이어진 연정 협상에서 친기업 성향인 자유민주당(FDP)이 먼저 연정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FDP 대표 크리스티안 린트너는 19일 밤 "잘못된 정부를 구성하는 것보다 아예 정부를 구성하지 않는 게 낫다. 굿바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는 주요 이슈에 대해 "진전이 없었다"며 다른 정당들과의 이견이 극복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기사연합(CDU·CSU)은 지난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이후 녹색당, FDP와 연정 협상을 벌여왔다. 기존 연정 파트너이자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SPD)은 총선 직후 일찌감치 연정에서 탈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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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크리스티안 린트너 자유민주당(FDP) 대표가 연립정부 구성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협상이 결렬된 직후인 20일 "오늘은 최소한 독일의 미래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한 날"이라며 "총리로서, 과도정부의 총리로서, 다가오는 험난한 몇 주 동안 이 나라가 계속해서 잘 운영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정 협상을 끝내 결렬로 이끈 '주요 이슈'들 중에는 난민, 에너지, 재정 정책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FDP 린트너 대표는 주요 이견 외에도 협상에 나선 세 정당 사이에 연립정부를 구성할 만큼의 신뢰가 조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협상 결렬 직후 유로화는 급락세를 보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일 오전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유로 환율이 전일 대비 0.6%까지 떨어졌다가 0.4% 하락한 1.1744달러를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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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 협상이 결렬되면서 메르켈 총리에게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정치사에서 전례가 없는 두 개의 옵션 밖에 남지 않게 됐다. 녹색당과 함께 소수 연립정부를 구성하거나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것. 그러나 어느 쪽도 쉽사리 선택할 수 없는 처지다.

소수 정부를 구성할 경우, 메르켈 총리의 네 번째 임기는 그리 순탄치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하나하나 야당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입장이 됨에 따라 난민 정책은 물론, 경제, 유럽연합(EU)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한 정책기조 전반이 흔들릴 수 있는 것.

조기 총선도 부담이다. 총선에서 극우 포퓰리즘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원내 제3정당으로 급부상한 게 불과 두 달 전이다. 선거를 다시 실시했다가 오히려 AfD의 의석을 더 늘려주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로이터는 EU의 리더 역할을 해왔던 독일이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서 유로존 개혁, 러시아 및 터키에 대한 EU의 정책 전반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EU의 그리스 구제금융, 크림반도 병함에 대한 러시아 제재 등을 주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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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메르켈 독일 총리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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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ele Tantussi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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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중재요청과 시진핑의 특사파견, 허탕쳤다

[개벽예감275] 트럼프의 중재요청과 시진핑의 특사파견, 허탕쳤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7/11/20 [13:32]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트럼프의 자화자찬,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과장일까? 

2. 중재 요청한 트럼프, 그의 요청 기꺼이 받은 시진핑 

3. 중국공산당 총서기 특사가 평양에 간 사연

4. 접점을 찾을 수 없을 만큼 거리가 먼 해법들

5. 마지막 기회를 놓쳐버린 트럼프

 

1. 트럼프의 자화자찬,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과장일까? 

 

러시아 국제텔레비전방송 <RT> 2017년 11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순방길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은 일본 도꾜를 향해 날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순방길에 동행한 취재진과 약식으로 진행한 기자회견 중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북조선은 우리나라와 전 세계에 큰 문제로 될 수 있지만, 그 나라의 공민들은 근면한 인민이다. 그들은 따뜻하다. 전 세계가 실제로 알고 있거나 이해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따뜻하다. 그들은 대단한 인민이다. 그리고 나는 모든 일들이 모두에게 잘 되기 바란다.”

취재진 앞에서 조선 인민을 근면하고, 따뜻하고, 대단하다고 찬양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그로부터 사흘이 지난 11월 8일 한국 국회의 연단에 올라가더니 태도가 180도로 돌변하여 조선을 저주하며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악담을 토해놓았다. 그는 국회연설 중에 “(조선의) 지도자들이 자기 인민을 폭정과 파시즘과 억압의 기치 아래 감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면하고, 따뜻하고, 대단한 인민이 어떻게 사흘 만에 폭정과 파시즘과 억압 아래 감금당한 비참한 처지로 전락될 수 있는가? 

 

동일한 대상을 두고 어떤 때는 찬양하고, 어떤 때는 저주하며 해괴망측하게 행동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1월 15일 백악관 외교접견실에 모인 취재진 앞에서 자기가 아시아순방에서 얻어냈다는 ‘외교성과’를 자랑스럽게 늘어놓았다. 그 발언 중에서 조선과 관련하여 언급한 부분을 추려내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17년 11월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외교접견실에 모인 취재진 앞에서 자기가 아시아순방에서 얻어냈다는 '외교성과'를 자평하면서 자화자찬을 늘어놓는 장면이다. 그는 자신의 아시아순방에서 첫째 가는 목표가 조선의 '핵위협'에 대처하는 것이었다고 하면서, 그 첫번째 목표를 달성하였다는 '외교성과'에 대해 언급하였다. 하지만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그의 자화자찬에는 진실보다 과장과 왜곡이 더 많았다.     ©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순방에는 세 가지 핵심목표가 있었다”고 하면서, 첫 번째 목표는 “북조선 정권이 가하는 핵위협, 이전 행정부들 시기에 꾸준히 증대되어왔고, 지금은 긴급행동을 요구하는 그 위협에 대처하여 세계를 단합시키는 것”이었다고 지적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첫 번째 목표를 아래와 같이 달성하였다고 자평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방문 중에 아베 신조(安培晋三) 총리와 함께 조선을 비핵화하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단합하는 단호한 결의를 보였다고 하면서, 자신의 일본 방문 직후 조선에 대한 일본의 단독제재가 추가된 것을 ‘외교성과’로 꼽았다. 또한 그는 한국 방문 중에 진행한 자신의 국회연설을 자화자찬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조선에 대한 단독제재조치를 발표한 것과 한국의 미사일탄두중량제한조치를 폐지시킨 것,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조선에 대한 미국의 ‘최대 압력’에 동참하겠다고 재확인한 것을 ‘외교성과’로 꼽았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누구나 금방 알 수 있는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그 무슨 ‘외교성과’라고 자화자찬한 것들은 성과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의 순방 이전부터 이미 진행되어온 것이거나 또는 외교관례에 따른 의례적인 발언에 지나지 않았다. 그 어떤 미국 언론매체도 그가 도꾜와 서울을 방문하여 얻었다고 자화자찬한 ‘외교성과’들을 성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진행한 정상회담에서 얻었다고 자화자찬한, 조미핵대결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외교성과’들은 그의 순방 이전부터 이미 진행되어온 것도 아니었고, 외교관례에 따른 의례적인 발언도 아니었다. 그는 이런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1) “시(진핑) 주석은 북조선에 대한 유엔안보리 결의안들을 성실히 이행하기로 약속하였고, 비핵화된 한반도라는 우리의 공동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북조선 정권에 대한 자기의 커다란 경제적 영향력을 사용하기로 약속하였다. 시 주석은 핵을 보유한 북조선이 중국에게 큰 위협이라는 점을 인식하였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미중정상회담에서 조미핵대결 위험을 해소하는 문제에 대한 시진핑 주석의 태도와 견해를 언급한 것인데,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내용들이므로 별로 새로운 것도 아니고, 특기할 만한 것도 아니다. 

(2) “우리는 지난날 지속적으로 실패하였던 것과 같은 이른바 ‘동결 대 동결’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동의하였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미중정상회담에서 얻어낼 수 있었다고 자평한, 조미핵대결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외교성과’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문제는 간과할 수 없는 것이므로, 아래에서 정밀하게 분석하려고 한다.

(3) “우리는 우리에게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시간의 촉박성을 공감하였다는 말은 앞으로 40여 일밖에 남지 않은 올해 안에 조미핵대결을 끝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인식을 공유하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두 정상이 공감한 절박성은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특사를 조선에 파견하게 만든 요인으로 되었다. 특사파견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정밀하게 분석하려고 한다.  

(4) “모든 선택방안들이 탁자 위에 남아있다.” 이 인용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동의하였거나 공감한 것을 서술한 문장이 아니라, 이제껏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핵대결 위험을 해소하는 안보문제를 거론할 때 자주 꺼내놓았던, ‘전략적 모호성’이 깔린 특유문장이다. 그는 결정하기가 매우 힘든 중대현안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는 자기 모습을 감추려고 그런 특유한 표현을 써왔다. 

 

 

2. 중재 요청한 트럼프, 그의 요청 기꺼이 받은 시진핑 

 

위에 인용된 트럼프 대통령의 자화자찬 중에서 동결 대 동결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동의하였다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나오는 동결 대 동결이라는 말은 중국이 조선과 미국에게 각각 제시한 ‘쌍중단(雙中斷) 중재안’을 뜻한다.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할 때, 중국에서는 중단이라는 말을 쓰고, 미국에서는 동결(freeze)이라는 말을 쓴다. 쌍중단 중재안은 조선이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훈련을 중단(동결)하면, 그에 상응하여 미국은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동결)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러시아의 지지를 받아 쌍중단 중재안을 제시하였으나 조선과 미국은 각각 그 중재안을 외면하였다. 

그런데 위의 인용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바에 따르면, 트럼프-시진핑 회담에서 쌍중단 중재안을 포기하기로 동의하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미중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설득으로 생각이 달라진 시진핑 주석은 자기의 쌍중단 중재안을 포기하였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 말은 사실일까?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말을 꺼내놓은 직후,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쌍중단이 현 상황에서 가장 실현할 수 있고,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쌍중단은 현재 긴장국면을 완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각국의 가장 시급한 안보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 평화적인 회담을 회복하기 위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곤경을 벗어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쌍중단은 첫발일 뿐 종착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쌍중단 중재안의 실현가능성과 합리성을 적극 옹호함으로서 시진핑 주석이 미중정상회담에서 쌍중단 중재안을 포기하였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사실상 부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이 모순되는데, 이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시진핑 단독회담 중에 쌍중단 중재안과 관련하여 논의했던 비밀스런 대화내용 중 일부를 공개한 것이고, 그런 비밀스런 대화내용을 알 길이 없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취재기자의 질문을 받고 이전에 그러했던 것처럼 중국 외교부의 기존 입장을 다시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시진핑 단독회담에서 조미핵대결 위험을 해소하는 절박한 안보문제와 관련하여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았지는 비밀이므로, 중국 외교부도 그 비밀을 전부 알지 못한다. 그 비밀 중에 드러난 것은, 트럼프-시진핑 단독회담에서 중재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는 사실이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17년 11월 9일 중국을 국빈으로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에 있는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취재진 앞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는 장면이다. 트럼프-시진핑 단독회담에서 조미핵대결 위험을 해소하는 절박한 안보문제와 관련하여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비밀이다. 하지만 이번 트럼프-시진핑 단독회담에서 조미핵대결을 끝내기 위한 중재안이 집중적으로 검토되었다는 사실은 알 수 있다. 트럼프-시진핑 단독회담 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제시한 중재안 가운데서 쌍중단 해법은 거부하였고, 쌍궤병행 해법은 동의하였다. 시간이 너무 촉박하였으므로, 그 두 정상은 서론(쌍중단)은 생략하고 곧장 본론(쌍궤병행)으로 들어가자고 합의하였던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중재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국가안보파탄에서 벗어나기 위해 조선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를 서달라고 시진핑 주석에게 요청하였고, 진작부터 그런 중재역할을 해보고 싶었던 시진핑 주석은 그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이런 사정의 전후맥락을 인식하려면, 아래와 같은 두 가지 사실을 덧붙일 필요가 있다. 

첫째, 조선의 초강력한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연거푸 얻어맞고 국가안보파탄의 벼랑에 매달린 트럼프 대통령은 거기서 벗어나려고 국무부를 통해 조선 외무성에게 조건 없는 실무급 대화를 거듭 제의하였지만, 조선은 그들의 거듭되는 간청을 번번이 무시해버렸다. 이에 관해서는 2017년 11월 6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앞으로 50일밖에 남지 않았다’에서 자세히 서술하였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이 대화제의를 거듭 무시해버린 것 때문에 자존심이 무척 상하였으나 시간이 너무 촉박한 나머지 중재자를 통해서라도 자기 의사를 조선에 전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중재자는 시진핑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V. Putin) 러시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이 중재자로 적당하다고 생각하였지만, 조선이 미국의 대화제의를 거듭 무시해버린 것만큼 그에게 중재를 부탁하더라도 성사여부는 장담할 수 없었다. 더욱이 조선은 유엔안보리 대조선제재결의에 동참해온 중국을 멀리 하면서 조중대화마저 끊겼으므로, 중국의 중재에 대해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처럼 멀어진 조중관계와 달리, 조선과 러시아는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 사정을 알게 된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9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미중정상회담에서 중재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경우에 대비하여 11월 10일 베트남 다낭에서 진행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그에게 중재를 요청하려는 행동계획을 세웠다. 바로 이것이 2017년 11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텔레비전방송 <팍스 뉴스(Fox News)>와 진행한 대담에서 “푸틴과의 회동이 있을 수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러시아가 북조선문제에서 우리를 도울 수 있기 때문에 푸틴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던 배경이고, 백악관과 크레물리궁이 트럼프-푸틴 회담일정을 조율하게 되었던 배경이다.   

그런데 트럼프-푸틴 정상회담 가능성은 언론보도에 오르내렸으나, 정작 2017년 11월 10일에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성사되지 않았다. 두 정상은 다른 나라 정상들과 함께 어울린 기념사진촬영장에서 잠깐 만나 인사를 나누었을 뿐이다. 이것은 트럼프-시진핑 회담에서 중재문제가 원만히 풀렸기 때문에 트럼프-푸틴 회담이 필요하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3. 중국공산당 총서기 특사가 평양에 간 사연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중국은 조미핵대결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중재안으로 ‘쌍궤병행(雙軌竝行)’을 제시한 바 있다. 중국이 제시한 쌍궤병행이란 조선의 비핵화와 조미평화협정 체결을 병행적으로 추진하는 중재안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쌍중단 중재안은 쌍궤병행 중재안을 실행하기 위한 선행조치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쌍중단이 서론이라면, 쌍궤병행은 본론인 셈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시진핑 단독회담에서 쌍중단 중재안을 포기하기로 동의하였다고 밝혔으면서도, 그 중재안보다 더 중요한 쌍궤병행 중재안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정상이 단독회담 중에 중재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였으므로, 쌍중단 중재안과 쌍궤병행 중재안을 모두 논의한 것이 분명한데, 트럼프 대통령은 쌍궤병행 중재안에 대한 언급을 회피한 것이다. 서론(쌍중단)만 논의하고 본론(쌍궤병행)은 논의하지 않는 경우는 생각할 수 없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트럼프-시진핑 회담에서 쌍중단 중재안을 포기하는 대신, 쌍궤병행 중재안을 채택하고, 그것을 조선에게 제의하기로 합의해놓았으면서도, 그 합의내용을 당분간 외부에 발설하지 않기로 약속한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말해서, 두 정상은 조선의 비핵화와 조미평화협정 체결을 병행적으로 추진하는 해법을 중국의 중재를 통해 조선에 제의하기로 합의하였던 것이다. 

이제껏 미국은 조미평화협정에 대해 언급하는 것조차 회피해오면서 조선의 비핵화만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고, 중국은 조미평화협정 체결과 조선의 비핵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쌍궤병행을 해법으로 제시하였는데, 이번에 트럼프-시진핑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의 비핵화만을 요구해오던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면서 중국의 쌍궤병행 해법을 받아들인 것이다. 사정이 그러했으므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기존 입장을 버리고 시진핑 주석의 주장에 동의하였다는 사실을 취재진에게 말해줄 수 없었다.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시진핑 회담에서 자기의 쌍궤병행 중재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동의를 받아냈으므로 그 중재안을 조선에 전해야 하였다. 그래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순방을 마치고 백악관으로 돌아가자, 지체 없이 자신의 특사를 조선에 파견함으로서 트럼프 대통령과 비밀리에 합의한 중재언약을 실행에 옮겼다.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특사로 조선에 보낸 쑹타오(宋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 부장이 평양에 도착한 날은 2017년 11월 17일이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7년 11월 18일 리수용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 쑹타오 중국공산당 총서기 특사를 만나 악수하는 장면이다. 리수용 정치국 위원은 쑹타오 특사와 회담하였다. 쑹타오 특사는 그 전날인 11월 17일 평양에 도착하였는데, 도착 당일 최룡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은 쑹타오 특사를 만나 회담하였다. 그러나 중국의 특사파견은 아무런 성과를 내오지 못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보다 이틀 앞선 11월 15일, 쑹타오 특사가 조선에 파견된다는 사실을 예고하는 보도기사가 중국 <신화통신>에 실리자,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16일 오전 4시 43분(워싱턴 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중국이 북조선에 특사와 대표단을 보낸다 - 큰 움직임이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게 될 것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특사로 조선에 보낸 쑹타오는 중국 중앙정부 고위관리가 아니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고위당료다. 특사파견에는 2017년 10월 18일에 진행된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약칭 당대회) 결과를 조선로동당에 전달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기 때문에 고위당료를 특사로 보낸 것이다. 그러므로 쑹타오는 중화인민공화국 국가주석 특사가 아니라 중국공산당 총서기 특사로 조선에 간 것이다. 

 

사회주의국가의 특사파견관례에 따르면, 다른 사회주의국가에는 총서기 특사를 파견하고, 다른 자본주의국가에는 국가주석 특사를 파견한다. 사회주의집권당들끼리 진행하는 외교와 사회주의집권당이 없는 자본주의국가들을 상대하는 외교를 구분하는 것이다. 중국공산당이 당대회 직후 총서기 특사를 다른 나라 사회주의집권당들에 파견하여 당대회 결과를 전달하는 것은 외교관례인데, 이번에 쑹타오 특사를 조선에 보낸 것에는 제19차 당대회 결과를 전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목적은 트럼프-시진핑 회담에서 합의된 쌍궤병행 중재안을 전하려는 것이었다. 

2012년 11월에 진행된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가 끝난 직후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는 자신의 특사를 조선로동당, 베트남공산당, 라오스인민혁명당 순으로 파견하였는데, 이번에는 베트남공산당, 라오스인민혁명당, 조선로동당 순으로 파견하였다. 중국이 트럼프-시진핑 회담의 결과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조선에 특사를 파견하는 일정이 뒤로 미루어진 것이다. 

 

2017년 11월 16일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적인 대언론설명회를 진행하면서 조선, 베트남, 라오스에 특사를 파견하는 것은 “사전에 상대방과 협상한 결과”라고 하였다. 이 발언을 들어보면, 중국공산당 제18차 당대회가 끝난 직후인 지난 10월 하순 조선로동당은 중국공산당 총서기 특사가 11월 중순 평양에 파견될 것이라는 중국공산당의 사전통보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4. 접점을 찾을 수 없을 만큼 거리가 먼 해법들

 

중국의 특사파견은 어떤 성과를 내왔을까? 조선은 시진핑 주석이 쑹타오 특사를 통해 전한 쌍궤병행 중재안을 받아들였을까? 조선이 그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렇게 판단하는 까닭은, 조선이 제시한 해법과 쌍궤병행 해법은 너무 거리가 멀어서, 도저히 접점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중요한 문제를 파악하려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조선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조선의 비핵화와 조미평화협정 체결을 병행적으로 추진한다는 쌍궤병행 해법의 실현가능성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런가? 아래와 같은 논거를 말할 수 있다.  

조선은 자국의 핵무력을 해체하는 비핵화를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약 한 달이 지나 12월 하순이 되면, 조선이 장장 반세기 동안 미국의 압력과 방해와 위협을 물리치고 피땀 흘려 추진해온 핵무력건설이 드디어 완성될 참인데, 그런 조선에게 핵무력을 해체하라는 말은 그야말로 언어도단으로 들릴 것이다. 2017년 6월 31일 스웨덴 안보개발정책연구소가 스톡홀름에서 주최한 반관반민대화에 참석하였던 미국 대표들이 전한 바에 따르면, 그 대화에 참석한 조선 외무성 산하 군축평화연구소 인사들은 “비핵화는 얘기조차 꺼내지 말라는 완강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고, 심지어 평화협정이 체결되어도 비핵화로 나아갈 것이라는 어떤 징후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그것만이 아니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조선의 비핵화는 꿈도 꾸지 말라고 미국에게 경고하는 보도기사를 내보내면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의 정당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평양에 있는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 마지막 날인 2016년 5월 9일 조선로동당 위원장으로 추대된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이다.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은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핵강국의 전렬에 들어선 우리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와 대세의 흐름을 똑바로 보고 시대착오적인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하여야 하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남조선에서 침략군대와 전쟁장비들을 철수시켜야 합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둘째, 조선이 미국에게 꿈도 꾸지 말라고 경고하는 비핵화는 어떤 경우에도 실현될 수 없지만, 조선의 핵동결은 미국의 태도에 따라 실현될 수 있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하고 대조선제재조치를 해제하여 조선에 대한 적대정책을 철회하면, 조선은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훈련을 중단하여 미국에게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더 이상 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조미핵대결이 끝나고, 조미평화협정이 체결되고, 주한미국군이 철수되고, 자주적 평화통일이 실현되는 ‘개벽’이 일어날 것이다. 

 

<중앙일보> 2017년 9월 4일 보도에 따르면, 2017년 5월 8일과 9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진행된 조미비공개접촉에서 최선희 조선외무성 북미주국장은 미국이 대조선적대정책을 철회하고, 대조선제재조치를 해제하고,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면, 그에 상응하여 조선은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훈련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미국측 참석자들에게 전했다고 한다.  

 

 

5. 마지막 기회를 놓쳐버린 트럼프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2017년 11월 11일부터 14일까지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3척과 이지스구축함 11척으로 편성된 3개 항모강습단이 한국 해군 군함 7척과 함께 울릉도 동남쪽에 있는 동해작전구역에서 대조선전쟁연습을 강행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이제껏 미국이 3개 항모강습단을 동해에 출동시켜 한반도 정세를 전쟁폭발위험으로 끌어갔던 전례는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오늘까지 64년 동안 세 차례밖에 없었다. 그 세 차례의 심각한 전쟁위기를 열거하면, 1968년 1월 23일 조선인민군 해군 군함들이 원산 앞바다에 잠입하여 조선에 대한 신호정보를 감청하던 미국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를 나포하여 탑승자 1명을 현장에서 즉사시키고 72명 전원을 포로로 사로잡았을 때, 그리고 1969년 4월 15일 조선인민군 요격기들이 청진 앞바다 상공에 잠입하여 조선에 대한 공중정찰을 벌이던 미국 EC-121 정찰기를 공대공미사일로 격추하여 탑승자 31명 전원을 수장시켰을 때, 그리고 1976년 8월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미국군 경비병들이 조선인민군 경비병들과 공동으로 관리하는 백양나무를 쌍방의 합의도 없이 자르려고 하자 충돌이 일어났는데, 도끼를 던지며 먼저 덤벼든 미국군 경비대장과 육군 중위를 조선인민군 병사들이 현장에서 즉사시키고, 미국군 경비병 4명과 한국군 경비병 2명에게 부상을 입혔을 때였다. 

그런데 미국이 얼마 전 3개 항모타격단을 동해작전구역에 출동시키는 요란한 공격징후를 드러내 보이며 1976년 ‘판문점 사건’ 이후 가장 심각한 핵공격위협을 가하였는데도, 조선은 그에 대해 아무런 대응행동을 취하지 않고 잠잠하였다. 미국이 3개 항모타격단을 동원한 대조선전쟁연습으로 한반도 정세를 전쟁폭발위험으로 끌어갔던 2017년 11월 1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고사령부 작전지휘실에서 핵타격대응작전계획을 검토한 것이 아니라, 금성뜨락또르공장이 생산한 80마력짜리 ‘천리마-804’ 신형 트랙터 수 백 대를 살펴보고, 몸소 시운전도 하면서 생산현장 현지지도를 하였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11월 14일 금성뜨락또르공장이 생산한 '천리마-805' 신형 트랙터 수 백 대를 살펴보고, 몸소 시운전도 하면서 생산현장을 현지지도하는 장면이다. 미국이 3개 항모타격단을 동원한 대조선전쟁연습으로 한반도 정세를 전쟁폭발위험으로 끌어갔던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고사령부 작전지휘실에서 핵타격대응작전계획을 검토한 것이 아니라, 금성뜨락또르공장을 현지지도하였다.     © 자주시보

 

미국이 3개 항모타격단을 동원하여 극도로 위험천만한 핵공격위협을 가하였는데도, 조선이 아무런 대응행동을 취하지 않았던 까닭은 조선이 겁을 먹고 주눅이 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트럼프-시진핑 회담과 그에 따른 중국의 특사파견에 마지막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무력을 완성하기 직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정을 알지도 못했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이 받아들일 수 없는 쌍궤병행 중재안을 중국을 통해 전달하였다. 조선이 그런 중재안을 받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이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만 되풀이할 게 아니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6년 5월 7일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제시한 해법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런 해법을 제시하였다. “미국은 핵강국의 전렬에 들어선 우리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와 대세의 흐름을 똑바로 보고 시대착오적인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하여야 하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남조선에서 침략군대와 전쟁장비들을 철수시켜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치광이전략을 초강력한 전략적 핵압박공세로 차단하여 그를 조미직접협상으로 끌어내고, 그 자리에서 철군동의서에 도장을 찍게 만들려는 것이 조선의 전략구상이다. 그러나 전쟁연습과 경제제재와 외교고립을 추구하는 대조선적대정책을 틀어쥔 트럼프 대통령은 실현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 쌍궤병행 중재안에 동의하는 것밖에 하지 못하였고, 그런 중재안을 전하려고 평양에 간 쑹타오 특사는 조선의 기존 입장만 듣고 베이징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는 자기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놓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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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연기는 당연, 재난 장사에 매몰 문재인 정부, 촛불 못 살리면 실패"

[인터뷰] '큰 어른'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이 본 '촛불이후의 한국사회'

17.11.20 13:37l최종 업데이트 17.11.20 13:37l

 

강의하는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이 19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북예술터에서 열린 '쓴맛이 사는 맛' 초청 강연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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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에 대해 어떻게 대비하고 교육할 것인가는 거의 (보도) 안 하고, 광고하는 것만 집중하고 있어. 언론 전체가 광고 장사야. 지진이나 재난, 부정적인 것도 광고로 돈만 만들면 된다는 것 같아."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은 기자와 인사를 나누자마자 한국 언론에 대해 성토했다. 지난 15일 포항 지진을 포함한 재난은 물론 수많은 이슈에 대해 속보 경쟁과 '검색어 장사'에 치중하는 언론들을 꼬집는 말이었다. 그는 한때 언론인이기도 했다. 중앙방송국(KBS 전신)의 공채 1기 연출직으로 입사했지만, 박정희 미화 드라마를 만들라는 지시가 내려지자 3개월 만에 방송국을 떠났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15일부터 자신의 이름을 건 자선 전시회 <쓴맛이 사는 맛 그림전: 건달 할배 채현국과 함께 하는 예술가들>을 열고 있다. '민주화 운동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시대의 어른'으로 불리는 채 이사장은 사회 각 분야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채 이사장은 이번 수능 연기에 대해 그 자체는 안전을 위해서 잘한 일이라고 했지만, 수능이 자꾸 강조되고 성역시되는 문화에 대해선 '사람이 길들임 당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언론에 대해서도 본래의 '감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광고 장사에만 치중한다며, 특히 탄핵에 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에 대해 제대로 책임을 묻지 못한다고 말했다.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모임인 '더불어포럼'의 상임고문이기도 했던 그에게 지금 정부의 성공 가능성을 묻자 "촛불이 만든 기회, 촛불을 못 이어받으면 실패고, 촛불이 다음 정권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촛불 시민의 힘 없이는 문재인 정부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시민들이 적폐청산을 돕고 각계각층에서 '문제 제기'를 해야 함을 강조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현 수능 체제는 사람 '길들이는' 지옥"

- 지진이 일어나자 정부가 수능을 연기시켰습니다. 학교를 운영하시는 이사장으로서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재난이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당연한 일입니다. 불안한 상태에서 모험을 할 이유가 없지요."

-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구조와 비교하는 시민들도 있어요.
"지난 정권과 비교하는 게 이번 정권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일이에요. 다만 안전을 위해서라면 잘한 일이죠. 정부도 오랜만에 기민하게 대처했고요. 미국에선 뉴욕 근처 허드슨강에 비행기 불시착 사고가 일어났을 때 아주 대처를 잘 했거든요. 그걸 보면 거기는 사회 전체가 (안전 문제에 대해선) 교육을 위시한 모든 삶의 패턴이 잘 만들어져 있다는 거고요. 우리나라랑 다른 거죠.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의 사람들이 침착하게 살아갈 수 있느냐가 중요해요."

- 설마 수능까지 연기될 줄은 몰랐다고들 하던데요.
"보통 사람들은 그랬을 수도... 나는 수능 자체가 사람들이나 학교에서 '토픽'이 안 됐으면 좋겠어요. 수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은 안 좋아요. 그러한 시험을 계속하고 있는데 요란 떠는 것부터 자본주의 광고가 만들어내는 날조라고 봐요. 일부러 토픽으로 만드는 수작은 교육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지금은 수능 끝나면 학교가 끝나버리잖아요. 이런 부분을 고치지 못하면 실패라고 봐요.

실제로 학교 선생님들이 '한 달 남았다' 같은 말 쓰잖아요. 애들이 긴장해서 공부하라고. '시험지옥'이에요. 사람을 길들이면 그렇게 걸려들어요. 그 말이 전달이 될는지 모르는데, 길들이는 자가 길들이면 길들기 마련이에요. 좀 힘들게 길드느냐, 쉽게 길드느냐의 차이만 있지. 그런데 지금도 수능 연기함으로써 '공연히 수능 치는 사람들이나 가족들 긴장하는 시간만 늘렸다' 이따위 소리도 나올 거라고 봅니다."

- 실제로 그런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나오죠? 그래서 이게 인기를 끌 만한 결정은 아니에요. 물론 전체를 책임지는 모습으로선 잘한 일이죠."

"탄핵 대통령 만든 책임자들 뻔뻔해... 언론은 왜 비판 안 하나"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 도서출판 피플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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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까 만나자마자 언론들을 비판하셨잖아요. 요즘 언론 보면 어떤 생각 드세요?"
"모든 이슈를 다룰 때 언론기관이라는 명분으로 광고장사를 하는 게 실상입니다. 이걸 아무도 전면적으로 인식하질 못해. 압도적인 광고에 의해서만 자기네 조직을 유지할 수 있으니, 그 광고를 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 싶어요.

이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나는 30대부터 언론이 끝났구나 느꼈어요. 1980년에 남민전 사건으로 사람이 죽어가는 데 그걸 끝까지 보도를 안 해요. 그걸 보고 나는 '신문잡지 보면 안 된다, 사실이 나오는 게 없다' 느꼈어요. 그나마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경항신문>, <한겨레> 정도만 언론 지키는 거고..."

- 언론이 가장 시급하게 보도하고 문제삼아야 할 이슈가 무엇일까요?
"탄핵 받은 대통령을 추대한 사람들이 전혀 책임도 안 지고, 남의 잘못 따지고 있어요. 그 정당(자유한국당)은 해산되고, 국회의원 선거도 다시 해야 하지 않나요? 혁명한다 생각하고 탄핵할 때 법을 다시 만들었어야죠. 지금은 탄핵에 책임 있는 자들이 뻔뻔한 짓을 하는 걸 간 크게도 텔레비전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책임을 물어야 할 거 아닙니까?

어느 신문이 그들이 '윤리' 따지는 상황을 보고 통탄한 적이 있습니까? 그 꼴을 보면서도 화를 내거나, 탄핵 대통령을 만든 그들에 대한 책임을 묻는 글이 제가 보기에는 하나도 안 나왔어요."

- 적폐 청산이 조금 더 광범위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보시는 거죠?
"'적폐'라는 개념의 범위와 종목을 좁게 이야기해서는 안 돼요. 교육부터 바꿔야죠. 이 나라는 '윤리'라는 과목을 '반공'이라는 과목으로 바꿨던 나라예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를 거치면서 오랫동안 말도 안 되는 일들을 '국가의 행동'으로 받아들였잖아요. 그래서 제가 볼 땐 문 대통령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우리들이 나서야 하는데, 우리들이 준비되어있느냐가 저는 의문이에요."

-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교육'부터가 잘못됐다.
"교육을 이따위로 하니까 기껏 평생을 살면서 태극기 부대나 되는 거잖아요. 반공 교육하니까 그따위로 되는 거죠. 태극기를 왜 들고 나옵니까. 우리 분단의 과오가 있는 미국의 깃발을 왜 들고 나와요? 그게 실제로 우리의 군중이에요. 아무리 소수라도. 사실 교육만이 아니라 우리 통념 전부가 잘못된 거죠."

- 촛불시위를 거치면서 그래도 '민도'(民度)가 올라갔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그런 말도 있지요. 하지만 나는 촛불은 믿지만 촛불 뒤에 보이지 않는 인간은 군중에 지나지 않는다고 봐요. 시민도 아니고 군중. 군중은 언제든지 변해요. 믿을 것은 촛불이지. 그 뒤에 있는 군중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군중이 안 되도록 정신 차리자'는 경고도 없었잖아요. 그 말이 꼭 나와야 돼요. 촛불 때문에 군중이 현명한 판단은 하긴 한 거야. 어떻게 군중이 군중으로 전락하지 않고 촛불의 마음으로 살 거냐, 그건 우리들에게 달려 있지 문재인 정부에게 달려 있지 않죠."

- 적폐청산이든, 교육 개혁이든 국민들의 힘이 필요하다는 거죠.
"촛불의 힘 없이는 그들(문재인 정부)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 새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 출발이 괜찮아 보이나요?
"촛불이 뽑은 것부터가 좋은 시작이죠. 촛불이 아니었으면 못 뽑힐 사람이니까. 문 대통령은 원래 선출직에 마음이 없는 사람이었어요. 그러니 분명하게 촛불이 만든 기회지요. 촛불을 못 살리면 실패예요. 촛불이 다음 정권 만들어야 하고요."

- 흔히 '헬조선'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든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구호였는데, 어떻게 시민들이 힘을 보태야 할까요?
"모든 전반적인 국가의 모순에 대해서 각 분야별로 '문제제기'가 들어가야 합니다. 우리는 입시 문제에서부터 뻔한 소리, 전혀 능력과 무관한 것만 물어요. 그건 안다는 것과 기억하는 것조차 구분하는 질문지가 아니에요. 안다는 거랑 기억하는 거랑 구분할 줄 알아요?

얼개 전체와 그 이유와 까닭 등 소이연(所以然) 전부를 이해해야 '앎'이고, '~이 ~다'는 '기억'에 지나지 않아요. 그런데 안다는 과거형이고, '알지 못한다'만 현재형인 거예요. 이미 알았다는 것을 옳게 알았든 어쨌든 과거 시제야. 우리가 아는 것 모두가 고정관념인 거예요. 그러니까 쉽게 틀릴 수밖에 없지요. 

심지어 우리는 '기억'을 '안다'로 대치해요. 나도 기억을 안다로 자꾸 착각한다고. 그리고 '안다'가 과거시제이고 '알지 못한다'가 현재인 걸 잊어버려요. 그래서 알지 못하는 걸, 이미 기억 속에 있는 것도 지금 시제로 바꿔서 문제제기 해야 되는 거예요. 이렇게 문제 제시를 더 넓게 해야 해요."

"나를 귀엽게 보는 사람들이라도 연대했으면"

- 채 선생님이 바라는 '변화된 모습'이 있을까요?
"제가 무슨 말 한마디 한다고 세상 좋아진다고 안 봐요. 단지 나는 나를 귀엽게 보는 사람들이라도 연대하기만 바라요. 연대해서 힘을 내고, 아무리 절망적이라도 희망을 잃지 말고 그 수밖에 없다고 봐요. 하루아침에 좋아지는 법 없으니까."

- 정부나 시민들에게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요? 
"너무 모난 소리 하는 거는 그만 삼가야 할 것 같아요. 아무리 맑은 정신이라도... 시절도 다르고 형편도 다르잖아요. 알지 못하는 게 많으니까 될 수 있으면, 듣기나 하고 살피기나 해야지. 옳다고 생각할수록 위험한 상태죠."

- 선생님의 말조차 가려들어야 한다는 이야기인가요?
"그럼요. 아주 위험한 말들이 많아요. 나는 얼마나 또 많은 길들임 속에서 살았는데. 일제의 나쁜 길들임, 해방 후의 그 혼란, 6.25 사변중에 살기만 위해서 인간이 동물적 상태로 유지될 수 있다는 걸 알고 그런 세계에서 그렇게 살아남아서, 돈까지 벌고 운 좋게 (독재에서) 죽지 않고 피해 살아남았고. 다 그랬으니까. 

내가 내 말 듣고 내버리라는 하는 이유가 분명히 들을만한 말이 있으면 거기에 또 위험은 있다는 거예요. 그것도 제 말이지 당신 말은 아니다. 정말 누구의 말이 내 말이 되려면 참 깊이 생각하고, 또 깊이 생각해서 바닥에서조차도 그것이 불행이 안 되는 말이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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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전속결’ 국정원 상납금 수사, 마무리까지 걸림돌은 역시 ‘박근혜’

 

강경훈 기자 qa@vop.co.kr
발행 2017-11-19 17:18:23
수정 2017-11-19 18: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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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출석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 출석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민중의소리
 

지난 정권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어느덧 종반을 치닫고 있다. 돈을 직접 받아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안봉근·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과 공여자로 지목된 남재준·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잇따라 구속됐고, 이제 이 돈의 최종 종착지로 지목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조사만 남은 상황이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는 19일 오후 2시 이전 정권 국정원장들 중 유일하게 구속을 면한 이병호 전 국정원장을 불러 특활비 상납 배경에 박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자백의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앞서 이 전 원장은 지난주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 측 요구가 있었다”고 진술하면서도 박 전 대통령의 관여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다가, 1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직접 국정원 자금을 요구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원장 시절 국정원에서 청와대로 흘러들어간 돈은 25~2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세명의 전직 원장 시절 청와대에 전달된 상납금 총 40여억원 중 가장 많은 액수다. 그런 만큼 검찰이 이 전 원장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달 말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조사에서 최초로 상납금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검찰은 이전 정권 청와대의 ‘문고리 3인방’ 중 두 비서관을 체포한 것을 기점으로 3주도 채 되지 않아 이 사건 연결고리의 ‘정점’인 박 전 대통령을 재조준하는 상황이다.

‘친박’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등 정치권으로 특활비가 흘러들어간 정황이 포착돼 향후 정치권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나, 이와 별개로 특활비 상납 사건의 핵심 축인 ‘국정원->청와대->박근혜’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규명하는 일은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수사는 그동안의 전개상 박 전 대통령을 추가 기소함과 동시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검찰은 공개석상에서 이 사건의 본질을 “대통령이 나랏돈을 사적으로 사용한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수사팀 관계자는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사건의 실체는 공무원이 나랏돈으로 뇌물을 주고 대통령이 사적으로 사용한 것”이라며 “통상 금품수수 사건 기준으로 볼 때 책임자에 대한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 사퇴 후 기존 뇌물사건 재판 무기한 중단된 상태
특검 강제구인마저 거부한 박근혜, 검찰 추가조사에도 불응할 가능성 높아

실무적으로 박 전 대통령 조사만 마무리하면 되지만, 여러 여건상 이 조사 자체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우선 박 전 대통령의 기존 뇌물 사건 재판 상황이 걸림돌이다.

유영하 변호사 등 기존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 결정에 반발해 전원 사퇴했다. 이후 국선 변호인단 선정 절차를 마치긴 했으나, 검찰 수사기록과 그동안 재판에서 진행된 증거조사, 증인신문 등 사건 전반을 처음부터 검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감안한다면 이달 내 재판이 재개될 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검찰이 추가 조사를 요구하더라도 박 전 대통령은 기존 형사재판 준비 등을 이유로 불응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형사재판 외 다른 사안과 관련한 출석을 철저히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 향후 수사에 있어 매우 부정적인 요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이영선 전 행정관의 비선진료 방조 사건 재판에서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하지 않았다. 이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법원으로부터 강제구인 영장까지 발부받아 출석시키려 했으나, 박 전 대통령은 결국 구치소에서 나오지 않았다.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서는 특검 측에서 두 차례나 박 전 대통령 강제구인을 시도했으나, 박 전 대통령은 끝내 법정 증언대에 서지 않았다.

따라서 검찰은 박 전 대통령 조사를 잠정 보류해둔 상태에서 특활비 상납 의혹을 받는 다른 정치인들 수사를 먼저 마무리할 수도 있다.

현재로선 2014년 10월경 특활비 1억원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최경환 의원과 특활비를 매달 300~500만원씩 받은 것으로 조사된 조윤선 전 정무수석과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 특활비 중 일부로 진행한 청와대의 총선 경선 여론조사에 관여한 현기환·김재원 전 정무수석 등에 대한 검찰 조사가 예고돼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는 단계별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아직 특정인 소환에 대한 입장을 내긴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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