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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제2의 노무현` 될까?

미국의 문재인 고립작전이 시작됐다
 
최한욱 기자 
기사입력: 2018/02/22 [09:32]  최종편집: ⓒ 자주시보
 
 

잠시 15년 전으로 돌아가보자.

 

이 맘 때 노무현 당선자는 한창 대통령 취임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미국이 북한의 영변핵시설을 폭격하겠다고 `통보`했다. 임기도 시작하기 전에 전쟁이 날 (것 같은) 판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떻게든 전쟁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집권 초 이라크 파병을 수용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즉 북폭을 막기 위해 파병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북폭`은 이른바 `블러핑`이었다.

 

진보 성향의 지지자들은 참여정부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여권의 분열로 정부의 정국 주도력도 약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보수세력은 대담하게 대통령을 탄핵했다. 지지율이 떨어지자 만만히 본 것이다. 비록 그들의 `의회쿠데타`는 실패했지만 참여정부는 개혁의 동력을 상실했다.

 

그 다음에 미국이 꺼내든 것 한미FTA카드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의 압력을 견디지 못 하고 전대미문의 `신자유주의 좌파`로 전향했다. 그리고 `대연정`이라는 어리둥절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안희정의 작품이었다) 진보세력은 완전히 등을 돌렸다.

 

이것이 참여정부가 실패할 수 없었던 이유다.

 

일부 문재인 지지자들은 보수세력과 이른파 `구좌파`의 협공때문에 참여정부가 실패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것은 현상일 뿐이다. 미국은 안보와 경제를 무기로 참여정부를 겁박했고 이에 굴복한 참여정부는 보수와 진보사이에 고립될 수 밖에 없었다. 미국의 고립작전이 참여정부 실패의 본질이다.

 

그리고 미국은 자신의 의도대로 이명박근혜 정부를 탄생시켰다. 노무현 대통령을 벼랑 끝으로 내몬 것도 그들이다.

 

`총과 달러`로 동맹국(혹은 예속국)을 관리하는 건 미국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1970년대 칠레의 아옌데 민주정부도 이런 방식으로 전복했다.

 

당시 구리는 칠레 수출의 70%이상을 차지했다. 미국은 아옌데 정부가 구리산업의 국유화하자 국제시장에 물량을 풀어 구리가격을 폭락시켰다.

 

구리 폭락으로 경제가 휘청하자 친미성향의 자본가들은 사보타주로 아옌데 정부를 흔들었다. 이를 명분으로 피노체트는 쿠데타를 일으킨다. 칠레의 군부는 아옌데 대통령을 살해한 후 (박근혜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권력을 탈취했다. 피노체트 집권 기간동안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만 5천여명이 살해 혹은 실종됐다.

 

지금 미국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문재인 정부를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

 

지난 달 미국은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모듈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이 달에는 철강에 관세폭탄을 터트리고 주력산업인 반도체, 자동차에도 또 다른 폭탄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미국을 WTO에 제소했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또 느닷없이 GM이 군산공장을 철수한다고 한다. GM측은 군산 공장의 가동율이 20%밖에 안 되고 한국GM의 최근 3년간 당기순손실이 약 1조9000억원이라고 철수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 기간동안 한국GM은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본사에 1조8500억원을 송금했다. 더 황당한 것은 이 기간에 GM은 한국GM에 상식을 벗어나는 고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이자만 5천억원을 챙겼다는 것이다.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한마디로 한국GM의 본사의 `현금지급기`였다.

 

본사가 `삥`만 안 뜯었어도 한국GM의 재정상태는 그리 나쁜 편이 아니었다. 그런데 철수 운운하며 정부를 협박하고 있다. GM은 군산공장 철수를 발표하고 우리 정부에 1조원 이상 지원과 세제혜택을 줄 것을 요청했다. 역시 블러핑이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유독 우리에게만 가혹하다. 평창에서 펜스와 찰떡궁합을 자랑한 아베는 여전히 미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

 

평창올림픽 북한 참가가 확정된 직후부터 미국은 한국 경제를 `융단폭격`하고 있다. 특히 특사회담 직후 미국의 폭격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김여정 특사에게 바람맞고 우리 정부에 분풀이 하는 꼴이다)

▲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펜스 부통령은 뭔가 심기가 불편해 남북선수 공동입장 당시 모든 사람들이 다 일어나 박수를 칠 때도 홀로 의자고 꾸어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앉아 있었고 바로 뒤에 있던 김여정 특사를 애써 외면하였다. 정말 다음날 비공개 회담을 앞두고 있었다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

단지 우연일까?

 

문재인 대통령은 김여정 특사에게 남북정상회담의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곧바로 화답했다. 정부가 3월 대북특사, 5,6월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특사로 임종석 실장이 내정됐다는 말도 있었다. 한마디 스피드스케이팅이었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상황이 반전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 이라며 선북미대화, 후정상회담로 갑자기 한 발 물러섰다. 일주일만에 컬링으로 전향했다.

 

이제 막 시동을 걸었는데 운전석에서 내려온 꼴이다. 운전대는 다시 트럼프에게 넘어갔다.

 

정확한 내막을 알 순 없지만 미국의 경제폭격이 `전략적 후퇴`의 원인 중 하나라는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한 정황이다. 미국은 남북관계의 속도조절을 위해 한국 경제의 목을 조르는 것이다.

 

홍준표는 기다렸다는 듯이 "미국이 경제보복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친북정권이기 때문"이라며 또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미국이 밖에서 때리면 안에서 `검은 머리 미국인`들이 조응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미국은 벌써부터 `평창 이후`를 벼르고 있다.(평창에서 김여정 특사와 면담이 불발된 후 더 신경질적으로 변하는 듯 하다) 올림픽 유예기간이 끝나면 미국은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재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한미합동군사훈련(한미훈련)의 다시 연기하거나 규모를 축소해 훈련을 실시하는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위해 내달 남북고위급군사회담 개최와 대북특사 파견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생각은 다르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미 하원 청문회 보고서에서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뿐 아니라 재래식 무기 위협 억제를 위해 군사훈련이 필수"라며 훈련을 재개의사를 명확히 했다. 한미훈련이 재개되면 우리 정부의 대북구상은 어그러질 수 밖에 없다.

 

최근에는 주한미군 가족 철수설까지 흘리며 `안보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조중동은 신바람을 내며 `안보장사`로 재미를 보고 있다.

 

트럼프는 안보와 경제, `투 트랙`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그리고 안에서는 보수세력이 조응하며 정부를 흔들고 있다. 남북관계와 별개로 미국은 보수세력을 재건하기 위해서라도 총과 달러로 문재인 정부를 압박할 것이다.

 

미국은 평화올림픽에 대한 국제 사회의 지지와 여론의 눈치 때문에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척하지만 속심은 다르다. 미국의 속내는 지방선거 때 보수세력을 밀어서 문재인 대통령을 아베처럼 `트럼프의 푸들`로 길들이려는 것이다.

 

이대로 지방선거까지 가면 보수세력은 괴멸 수준의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내부조력자가 약해지면 미국도 힘을 쓰기 힘들다. 미국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세력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평창 이후 우리 정부를 더욱 압박할 것이다.

 

만일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압박에 굴복한다면 참여정부의 비극이 재연될 수도 있다. 진보세력마저 등을 돌리고 문재인 정부는 또다시 고립될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다소 힘들더라도 '나의 길'을 가면 된다. 다 블러핑이다. 겁먹을 것 없다. 오히려 노련한 타짜처럼 `손목아지`를 걸고 대담하게 배팅해야 한다.

 

어차피 미국은 보수세력을 선호하고 보수세력은 문재인 대통령의 팬티색깔까지 트집을 잡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들의 지지를 받을 수도 없고, 받을 이유도 없다.

 

그것이 운명이다.

 

평창 이후 문재인 정부는 남북정상회담과 이명박 구속(남북화해와 적폐청산), 투 트랙으로 지방선거 정국을 돌파해야 한다. 평창올림픽 개막식 때처럼 미국과 보수세력을 숨쉴 틈 없이 몰아세워야 한다. 3월 대북특사 파견, 4월 이명박 구속, 5월 남북정상회담의 속도전으로 미국과 보수세력을 역공해야 한다.

 

 

 

 

지금은 `속도조절`할 때가 아니다. 공격은 최선의 방어다. 여기서 밀리면 두 번 다시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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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간 박근혜 판결문도 보지 못할 것이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02/22 10:56
  • 수정일
    2018/02/22 10:5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주장] '이재용 항소심 판결문 공개'로 인한 <오마이뉴스> 징계 결정에 부쳐

18.02.21 21:05l최종 업데이트 18.02.21 21:05l

 

<오마이뉴스>는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판결에 대해 지난 8일 판결문 전문을 공개했습니다. 그러자 법조출입기자단은 <오마이뉴스>가 기자단의 관례를 어겼다며 다음날인 9일부터 징계절차에 착수, 21일 '출입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결정했습니다. 이에 박근용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이 긴급 기고 글을 보내왔습니다. [편집자말]
이재용 항소심 판결문 표지 2월 5일 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가 선고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뇌물공여죄 등 항소심 판결문의 표지
▲ 이재용 항소심 판결문 표지 2월 5일 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가 선고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뇌물공여죄 등 항소심 판결문의 표지
ⓒ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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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이다. 내가 일하는 참여연대는 나름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진 시민단체다. 많은 언론사의 기자들과도 알고 지낸다. 정보를 나누기도 하고, 사회적 문제가 될 만한 사건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가끔은 기자들의 도움을 받을 때가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사회적으로 주목을 끄는 대형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문을 빨리 구하는 것이다.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 재벌총수 같은 대기업 관계자의 부패사건을 감시하고 적절한 처벌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이다 보니 그들에 대한 판결문은 참여연대 활동을 위해 참 필요하다.

그런데 기자들이 쓴 기사만으로는 사건의 내역과 판결의 논리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그래서 판결에 대해 논하기 위해서는 어서 판결문을 구해보는 게 중요하다. 다행히 기자들은 기사 작성에 도움을 받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공식적으로 판결문을 바로 받아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판결문을 기자들한테서 따로 받아보는 것이 '정의'롭지 않다고 느껴졌다. 시민들은 아직 못보는 자료인데, 우리만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받아보는게 왠지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10년전에 참여연대는 판결문 공개 확대운동을 잠깐 벌인 적이 있었다. 법원 사이트에 공개되는 판결문이 너무 적다, 시민들이 알고 싶은 판결을 검색해서 바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요구를 전개한 바 있다(관련 글: 실망스러운 대법원의 판결공개확대 계획). 

일부만 볼 수 있던 판결문... 그런데 <오마이뉴스>가 공개했다 
 

 <오마이뉴스>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박근혜-최순실게이트 관련 항소심 판결문을 공개했다. 본문만 A4규격 144쪽짜리이고 별지까지 포함하면 166쪽에 달한다.
▲  <오마이뉴스>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박근혜-최순실게이트 관련 항소심 판결문을 공개했다. 본문만 A4규격 144쪽짜리이고 별지까지 포함하면 166쪽에 달한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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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판결문 공개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일이 터졌다. 지난 2월 5일 선고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박근혜-최순실게이트 관련 항소심 판결문을 <오마이뉴스> 소속 기자가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판결문은 본문만 A4규격 144쪽짜리이고 별지까지 포함하면 166쪽에 달한다. ([전문공개] '공범자' 이재용 vs '피해자' 이재용)

그런데 법원으로부터 이재용 항소심 판결문을 받았던 법조출입기자단 안에서 논란이 발생했다. 결국 21일 '출입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결정했다. 여러 사람을 통해 알아본 바로는, 문제를 제기한 기자들의 논리는 이렇다. 
 

'취재편의를 위해 제한적으로 법원으로부터 판결문을 제공받을 수 있었고, 이를 일반에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암묵적 합의(법원측과 기자들 사이)가 있었다. 그런데 이를 <오마이뉴스>가 깨뜨려 앞으로 법원으로부터 취재편의를 위해 판결문을 바로 제공받는데 어려움이 발생했다. 법원을 출입하는 기자들도 법원의 판결문 공개 수준이 낮아서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기자단의 내부 합의를 깬 것은 문제다. 따라서 법조출입기자단 내에서의 불이익을 줄 수밖에 없다.'


10년 전처럼 참여연대도 <오마이뉴스> 기자가 판결문을 입수한 직후 다른 기자를 통해 그 판결문을 입수했다. 우리는 그 내용을 분석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비판성명에 있어 판결비판 좌담회 등을 준비하고 있을 때, <오마이뉴스>는 그 판결문 전문을 시민들에게 보여주었다. 시민들이 직접 보고 판단하라는 취지를 달아서 공개한 것이다.

이 판결이 얼마나 세간의 관심을 받았고, 또 논란의 대상이 되었는지는 모두가 아는 바다. 오죽하면 항소심 재판부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3일만에 20만 명을 넘겼겠는가. 그만큼 기자들은 이 판결을 소개하는 기사를 엄청나게 많이 내보냈다.

기자들은 법원으로부터 '취재편의'를 통해 제공받은 판결문을 바탕삼아, 주요 부분을 요약 발췌하고 분석한 기사들을 썼다. 판결의 잘못을 비판하는 신문사들도 있는 반면, 별 문제 없다는 식으로 기사와 사설을 내보낸 신문사들도 있었다. 그러나 시민의 입장에서는 요약 발췌한 것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부족하다. 시민들은 기자의 시선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판결문을 보고 판단할 권리가 있다.

시민들은 직접 보고 판단할 권리가 있다

법조출입기자단 내부의 '암묵적' 합의를 깨뜨린 것을 논란삼은 기자들의 태도가 1차적으로 문제다. 기자단의 <오마이뉴스> 징계 결정은 잘못됐다. 그렇지만 기자들의 태도만 비판하는 것은 문제의 해결책을 잘못 짚는 것이다. 이번 일은 판결문을 공개하지 않으려는 법원의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법관은 판결로 말한다고 한다. 이는 곧 법관의 생각은 모두 판결문에 다 적었다는 것을 뜻한다. 즉, 판결문을 쓴 것으로 법관의 역할은 끝나는 것이다.

 

그래서 판결문에 담지 못한 생각을 인터뷰하거나 별도의 글로 쓰는 일이 없는 것은 그만큼 판결문 자체가 특정 사건을 심판한 판사의 알파이자 오메가이기 때문이다. 만약 별도의 인터뷰를 통해 판결내용을 소개한다면 그것 자체가 논란이 될 정도다. 

따라서 법관의 생각과 말을 다 적은 판결문을 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정상이다. '취재편의'를 제공하는 척, 선심쓰는 척 하면서 기자들에게 제한적으로 공개하고, 그런 기자들에게는 '시민들에게 나누어 주면 안 돼'라며 조건을 거는 것은 옳지 않다. '국민을 위한 사법행정'을 펴야하는 사법부가 취할 자세가 아니다. 

특히나 국민적 주목을 받는 사건이라면, 법원이 먼저 나서서 판결문을 신속히 공개하는 것이 옳다. 법관은 판결로 말했는데, 그 내용을 담은 판결문을 시민들이 한참 후에나 보게 되면 그 차이만큼 시민들이 정확히 내용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비판하는 것이 지체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결론만을 보고 한 편협한 비판이 더 정설로 굳어지는 역효과도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고도 개탄스럽게도 이재용 항소심 판결은, 판결이 선고된 지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법원 홈페이지 어디에도 게시되어 있지 않다. 사법부는 각 법원별 홈페이지에 <우리법원 주요판결>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재용 항소심 판결문은 서울고등법원 홈페이지 <우리법원 주요판결> 코너에 등록되어 있지 않다. 

이재용 1심 판결문도 최순실(본명 최서원)씨에 대한 1심 판결문도 서울중앙지방법원 홈페이지 <우리법원 주요판결> 코너에 등록되어 있지 않다. 이대로라면 아마 3월 중에 선고될 박근혜 1심 판결문도 그리될 것이다.

법원 홈페이지에는 아직도
 

 판결이 선고된 지 보름이 지난 2018년 2월 20일 오후 6시 현재까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공여죄 등 항소심 판결문이 등록되어 있지 않은 서울고등법원 홈페이지의 <우리법원 주요판결> 첫 화면 모습.
▲  판결이 선고된 지 보름이 지난 2018년 2월 20일 오후 6시 현재까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공여죄 등 항소심 판결문이 등록되어 있지 않은 서울고등법원 홈페이지의 <우리법원 주요판결> 첫 화면 모습.
ⓒ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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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판결문 공개는 다른 점에서도 문제가 많다. 국민적 주목을 받는 사건의 판결문을 최대한 빨리 공개하지 않는 것도 문제이지만, 시민들이 알고 싶은 판결이 있을 때 이를 찾아보는 것도 너무 어렵다. 

법원이 운영하는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사이트에 가면 임의적인 단어,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말하는 키워드 검색을 통해서 찾고 싶은 판결문을 검색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볼 수 있는 판결문은 법원이 공개하고 싶은 것만 검색되게 차단되어 있다. 

물론 법원방문열람 신청제도를 활용해 모든 판결을 검색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려면 사전에 법원도서관장에게 신청해 허가를 받고,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219에 있는 대법원 청사 옆 법원도서관에 있는 검색용 컴퓨터 앞까지 가야만 한다. 제주도에 사는 사람도, 강원도 평창에 사는 사람도 그래야만 한다.

그렇다고 검색용 컴퓨터가 수십 대 있는 것도 아니다. 몇 년 전에 가본 기억으로는 5대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법원도서관 홈페이지에 가서 사전신청을 하려면 매번 신청마감 화면만 보인다

시민들이 요구해야 할 때다. 법원은 국민적 주목을 받는 사건의 판결문은 즉시 공개하라. 그리고 IT 강국답게 판결문을 인터넷으로 더 많이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라.

덧붙이는 글 | 박근용 기자는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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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노동자, 민주노조로 민주주의 다지다”

 동일방직 ‘똥물사건 ’ 40년, 이총각 전 지부장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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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21  13:4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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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동일방직 똥물사건' 40년을 맞아 지난 2일 인천 남동구 간석동 '청솔의 집'에서 이총각 전 동일방직 지부장을 만났다. [사진-조천현]

1960~70년대 수출만이 살길이라던 박정희 정권. 당시 산업역군은 남성을 지칭했다. 하지만 가난의 굴레에서 여성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리고 한국사회의 민주주의의 터를 닦은 이들은 바로 ‘공순이’라고 불리던 여성 노동자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1일은 박정희 군사정부를 무너뜨리는 기폭제였던 소위 동일방직 ‘똥물사건’이 발생한 지 꼭 40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동일방직 세 번째 여성 지부장으로 40년째 복직을 기다리며, 노동자의 맏언니로 활동하는 이총각 전 지부장을 지난 2일 인천 남동구 간석동 ‘청솔의 집’에서 <통일뉴스>가 만났다.

“관찰, 판단, 실천의 정신으로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일제 강점기 인천 ‘동양방적’을 이어받은 ‘동일방직’은 솜에서 실을 뽑아 면포를 만들고 기타 화학섬유 제품을 만드는 회사였다. 대부분의 생산직 노동자는 여성이었다. 솜뭉치가 실로 만들어지는 방적과는 25~26도의 열기 속에서 노동자들은 솜먼지로 숨쉬기 힘든 상황에서 일했다. 실로 옷감을 짜는 직포과는 수 천대의 방직기들이 쏟아내는 소음으로 귀는 찢어질 듯했다.

이총각 전 지부장은 “우리 엄마는 새우젓 장사하고 아버지는 돈 버는 거를 잘 몰랐다. 하루 세끼도 못 먹었다”며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일하면 돈을 많이 벌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1966년 공장에 들어갔다”고 회고했다.

   
▲ 이총각 전 지부장. [사진-조천현]

하지만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면 되겠다는 생각은 바뀌었다. 가톨릭 신자로 공장 언니들의 권유로 ‘가톨릭노동청년회’(JOC, 지오세)에 들어간 이총각은 ‘관찰, 판단, 실천’이라는 ‘지오세’의 정신에 빠져들었다. 생활 나눔에 이어 노동이 무엇이고 노동법은 어떤 것이며, 노동조합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독교를 중심으로 한 ‘도시산업선교회’와 연대하면서 1972년 5월 10일, 남한 단독선거가 치러진 지 꼭 24년 만에 한국 최초로 동일방직 노동조합 여성 지부장이 탄생했다. 어용노조가 아닌 민주노조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주길자 지부장에 이어 이영숙 씨가 두 번째 여성 지부장에 선출됐다. 하지만 남성 노동자의 탄압이 이 무렵 시작됐다.

“남자들이 ‘저년들 저거 1년도 못해서 손들고 나올 것’이라고 무시했다. 그런데 주길자 지부장이 3년을 잘했다. 임금인상하고 근무조건 개선시키니까 두 번째 여성 지부장 선출은 문제가 없었다”고 이총각 전 지부장은 말했다.

그런데 두 번째 여성 지부장 선출 이후 남성 노동자와 회사는 물론, 박정희 정권 차원에서 문제시했다는 것. “여성들이 3년을 잘 하니까 여기저기서 지부장이 나왔다. 회사 차원에서 여성 지부장이 나오는 걸 차단해야겠다고 생각했나 보더라. 게다가 노사 간의 문제가 아니라 중앙정보부가 깊숙이 개입했다. 그리고 이영숙 지부장이 선출되고 탄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나체시위’와 ‘똥물사건’..“이총각, 나는 절대 포기 못해”

1976년 7월 23일 남성 노동자들은 일방적으로 대의원대회를 소집했다. 그리고 이영숙 집행부를 없애고 다시 어용노조를 만들려고 획책했다. 이날 경찰은 이영숙 지부장, 이총각 총무 등을 연행했다. 그러자 파업이 불법화되던 당시, 여성 노동자들은 파업을 단행했다. 7월 25일 경찰이 강제해산을 하자, 여성 노동자들은 웃통을 벗었다. ‘나체시위’였다.

“그들의 투쟁 결과 3일 만에 유치장에서 나왔다. 공장에 들어가 보니 작업복이 노동조합 사무실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운동화, 모자, 옷 심지어 생리대까지…. 보자마자 대성통곡을 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오기가 생겼다. 이총각이 나는 절대로 포기 안 한다.”

이영숙 지부장의 사퇴로 이총각 총무는 1977년부터 지부장을 맡았다. 그리고 1978년 2월 21일. 새로운 지부장을 선출하기 위한 대의원 선거 당일이었다. 회사 측과 상급노조인 한국노총 섬유노조는 이총각 집행부를 와해시키려고 온갖 공작을 벌이던 때, 오전 6시 교대시간부터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 이총각 전 지부장은 40년 전 '똥물사건'을 겪고 "나는 이를 갈았다"고 말했다. [사진-조천현]

오전 5시 50분경, 투표장으로 향하는 여성 노동자들을 향해 회사 측 노조원 5~6명이 방호 수통에 똥을 담아 달려들었다. 이들은 여성 노동자들의 얼굴과 옷에 닥치는 대로 똥을 발랐다. 도망가는 여성 노동자를 뒤따라가 똥을 뒤집어씌웠다. 야만의 시작이었다.

민주노조를 사수하려던 여성 노동자의 노력은 실패했다. ‘무찌르자 산업선교, 물러가라 이총각, 때려잡자 조화순’이라 적힌 플래카드가 공장에 내걸렸다. 이총각 지부장을 중심으로 여성 노동자들은 3월 10일 국무총리가 참석하는 장충체육관으로 향했다. “우리는 똥을 먹고 살 수 없다!”

서울 명동성당, 인천 답동성당 등에서 여성 노동자들은 단식투쟁을 벌였다. 하지만 결국, 이총각 지부장을 포함한 124명의 여성 노동자가 해고됐다. 1980년대 초까지 복직 투쟁을 벌였지만 40년째 이들은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똥물까지 뒤집어쓰면서도 민주노조를 지키려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총각 전 지부장은 “노동조합을 알게 되니까 세상이 내 것 같았다. 가난의 현주소를 알고, 나도 한 인간으로 동등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고, 말할 자유, 일할 자유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똥물사건을 겪고 이를 갈았다”고 말했다.

“동일방직 때문에 신세 조졌다”던 엄마의 말에도, 이총각 지부장은 강단이 있었다. 동대문에서 유인물을 뿌리다가 잡혔던 일화.

정보과 형사가 이총각을 끌어냈다. “보아하니 천생 여자로 생겼구만. 왜 이렇게 세상을 떠들썩하게 해! 너 고향이 어디야”라고 묻는 형사에게 이총각은 “황해북도 연백”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형사가 “순 이년 이북 빨갱이 년이구만”이라고 비아냥댔다.

이총각은 “내가 왜 빨갱이냐! 이북이 고향인 사람이 나뿐이겠냐!”라고 쏘아붙였다. 김대중을 아느냐는 형사에게 모른다고 답하자, 형사는 이총각의 뺨을 때리고 정강이를 걷어찼다. “왜 때리냐! 말로 해라! 내가 고향이 이북이라는 거, 김대중이를 모른다는 게 잘못이냐!”고 따졌다.

1979년 3월 새벽 ‘크리스찬아카데미사건’ 관련 참고인으로 남산 중앙정보부에 끌려갔을 당시 중정 요원에게 칫솔을 사달라고도 하거나, 조사 뒤 돌아갈 때 차비를 달라고 하는 등 이총각 전 지부장은 “강하면 부러진다고 약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온 것이 아닐까”라고 자신을 돌아봤다.

“세상에 태어나서 여자는 결혼해서 가정을 가져야 한다는 게 의무 같은데, 그러나 정말 내가 해야 하는 일, 살아야 하는 삶, 가야 하는 길을 누가 뭐래도 묵묵하게 갔을 때, 이것이 정말 나를 의미 있게 해주고, 자유롭게 해주고, 그 길을 통해 조금이라도 기쁨 있는 삶이라면 그것 또한 포기하지 않고 가야 할 삶이 아니냐.”

   
▲ 이날 인터뷰에는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가 함께했다. [사진-조천현]

“노동자는 삶자체가 노동화되어야.. 통일운동에 나서라”

1947년생 일흔두 살, 노동운동의 맏언니 이총각 전 지부장은 지금의 노동조합과 노동운동에 아쉬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나는 노동조합을 알면서 지금까지 살아오게 됐다. 노동조합을 통해서 내 인생관이 바뀌고 가치관이 바뀌었는데, 왜 오늘의 노동조합은 발전이 안 되느냐”고 아쉬워했다.

“노동자의 역할이 따로 있느냐. 노동을 하면 다 노동자이다. 한번 노동자, 노동조합 간부는 영원한 노동자 아닌가. 노동자는 따로 운동한다는 것이 아니라 생활 자체가 노동화 되어야 한다. 노동자답게 살아야 한다. 노동자의 역할은 따로 있지 않다. 삶 자체가 그렇게 살아야 한다”면서 현재의 노동운동을 향해 죽비소리를 냈다.

이총각 전 지부장은 노동자가 통일 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통일은 노동자다, 아니다 하고 구분해서 해야 할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독재정권이 분단된 조국에 있으니까 건뜻하면 빨갱이다 뭐다 해서 사람을 죽이고 감옥 보내고 병신 만드는데, 노동자들이 이걸 끊어내야 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그리고 “우리가 자주적으로 힘을 합쳐서 빨리 통일이 됐을 때, 노동자의 삶도 훨씬 더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다. 우리가 자주독립해서 강대국들이 정말 더 이상 간섭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노동자의 큰 역할”이라며 “나도 통일 운동에 적극적이지 않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하겠다”고 힘을 줬다.

동일방직사건 40년, 여성해방.민주주의 높은 평가.. 재조명 필요

‘동일방직 똥물사건’, ‘동일방직 민주노조 사수투쟁’, ‘동일방직 복직투쟁’ 등 다양한 이름으로 평가받는 ‘동일방직사건’ 40년. 오늘을 사는 노동자들도 모르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일로 치부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40년 전 ‘동일방직사건’은 오늘의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토대였다. 1978년 2월 21일 ‘동일방직사건’은 1979년 ‘YH사건’에 영향을 줬다. 이는 ‘부마항쟁’으로 이어졌고 박정희 정권을 몰락시켰다. 전두환 정권에 맞선 1986년 인천 5.3투쟁, 1987년 민주화운동 등의 뿌리는 ‘동일방직사건’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이총각 전 지부장은 동일방직 공장 부지의 보존을 희망했다. [사진-조천현]

그뿐이랴. 홍석률 성신여대 교수는 ‘동일방직사건’이 천대받던 여성이 노동을 통해 세상을 자각하고 세상의 중심에 진입하는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남성 노동자들은 그녀들이 보여준 지식 그 자체에 대한 열망과 애정, 여기서 열리는 더 근본적인 여성해방의 가능성을 두려워했기에, 한편으로 시기심이 발동하고 짜증나고 신경질이 나서 그것을 절대로 보이지 않게 확실하게 가려야 했기에 똥칠을 했던 것이다.”

한국 노동운동의 역사를 간직하고, 민주주의의 토대였던 동일방직 공장은 현재 인천에 물류창고로만 남아있다. 이마저도 상업.주거용도로 바뀔 것으로 알려졌다. 40년 전 천대받던 여성이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민주주의의 토대를 마련하던 역사가 사라진다는 의미이다. 민주노조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공장 부지를 시민사회가 인수해서 시민들을 위한 공원을 만들든지 역사현장으로 만들어서 공장의 일부를 남긴다는 일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이총각 전 지부장은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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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동자 덮친 ‘트럼프 무역폭탄’…철강만 1만5천명 타격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8/02/21 12:16
  • 수정일
    2018/02/21 12:1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등록 :2018-02-21 05:00수정 :2018-02-21 11:52
 
‘미국 우선주의’ 통상압박 총공세
철강 미국시장 수출길 막히면
1만5천여명 고용 타격 불가피
세탁기·자동차 일자리도 악영향
그래픽_장은영
그래픽_장은영
철강·세탁기·자동차 등 전방위에 걸친 ‘트럼프발 통상 압박’ 공세가 연일 터져나오면서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산업 노동자들은 일자리 보전을 위해 개별 사업장이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맞서야 하는 처지로 몰리고 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노동자들에게 ‘유령 같은 교섭 당사자’로 등장하는 형국이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미 상무부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 안보영향 조사보고서’에 대해 “(미국이) 말은 안보 때문이라고 하지만, 전체적인 미국 철강산업 가동률을 현재의 72%에서 80%까지 올리기 위해 연간 1330만t의 미국시장 철강수입을 규제하겠다는 경제적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상무부 보고서는 냉연·열연·압연강판 등 600여 종류에 이르는 거의 모든 철강 관련 제품을 수입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다. 안보는 명분일 뿐이고 세계 철강 공급과잉 상황에서 미국 철강기업과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실리’다.

 

세계 철강 공급과잉 물량은 약 7억6천만t(한국철강협회 추정)에 이른다. 강성천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철강 수입규제 대상 12개국을 선별할 때 각국의 과잉 생산 능력 증가율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했다고 미국 상무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세계 철강산업의 공동 책임인 과잉 생산 문제로부터 미국 철강 노동자의 일자리를 지키고 또 새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는 심산으로 한국 등 다른 나라에 1962년에 제정된 낡은 무역확장법 232조까지 들이댄 셈이다. 송재빈 철강협회 부회장은 “트럼프가 미국 철강왕 카네기의 흘러간 옛 전설을 부활시키려는 것 같다”며 “미국은 현재 20여종에 이르는 한국산 철강제품에 60% 안팎의 고율 반덤핑 관세를 물리고 우리 정부의 철강보조금을 문제 삼아 상계관세를 부과하면서 우리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며 전방위적 무역보복에 나서면서 대미 주력 수출품목에 종사하는 우리 노동자들은 이제 트럼프를 상대해야 하는 새로운 한-미 통상질서에 들어서고 있다.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는 이미 현지에 새로 세탁기 공장을 지어 가동중이거나 올해 안에 완공할 예정이다. 미국 지엠(GM) 본사와 트럼프는 한국공장 철수, ‘멕시코 혹은 디트로이트로 공장 이전’을 앞세워 위협하고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도 한국의 과잉 생산 물량을 줄이라는 압박이다.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20일 기자회견에서 “지엠 자본의 이익만을 위해 하루아침에 공장을 폐쇄하고 적자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행태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국내 일자리를 위협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철강 가공제품 및 철강 1차제품의 경우 수출 100만달러당 취업유발인원은 각각 5.9명, 4.6명으로, 철강 수출로 만들어낸 직간접 일자리는 지난해 연간 15만5천명에 이른다. 우리 철강업계의 지난해 철강 대미수출액(32억6천만달러)은 전체 철강수출액의 약 9.5%를 차지한다. 단순하게 계산해도 미국 수출이 막히면 당장 1만5천여명의 ‘고용 타격’이 불가피해지는 셈이다. 미국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수출 1위를 기록 중인 품목은 총 94개(2016년)이며, 이 가운데 철강제품이 20개(21.3%)다.

 

또 세탁기 등 가정용 전기기기와 자동차의 지난해 수출 취업유발효과는 각각 4만4천명, 63만8천명이다. 수출 100만달러당 취업유발인원은 가정용 전기기기(10명)와 자동차(8.6명)가 전체 제조업 평균(7.4명)보다 높다. 무협은 지난해 우리나라 제조업 총수출(5602억달러)이 우리 경제에 직간접으로 유발한 일자리 규모가 415만명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일각에서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부당한 보호무역 공세에 정면대응을 강조한 배경에도 미국의 자국 노동자 우선주의에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서 “(232조 관세 부과는) 미국 경제와 산업의 관점에서 철강산업 보호를 위한 수입 억제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이해한다”며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 파트너들과 통상 문제는 (일자리 등) 국익 확보 관점에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가 오는 11월 중간선거와 재선을 위해 자신의 정치적 지지·후원그룹인 중산층 백인(노동자들)에게 어필하려는 정책으로 (철강 232조를) 보고 있다”며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공세가) 여기서 끝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계속 다른 전선으로 넓혀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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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개혁개방

 
1991년 시작, 수동적 개혁과 북한의 처세 철학 및 의존성
 
뉴스프로 | 2018-02-20 14:46:1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북한의 개혁개방 
– 1991년 시작 
– 열의와 성과 없는 개혁개방 
– 수동적 개혁과 북한의 처세 철학 및 의존성

2018년 2월 10일 중국 종합 포털 사이트 봉황망에 북한 관련 기사가 올라왔다. 평창 번역도 길었는데 이건 더 길었다. 솔직히 번역하고 싶지 않았지만, 궁금한 마음을 이길 수 없었다.

남북한 간 화해 모드가 조성되고 있다. 그렇지만 평화 협상의 기반은 양측이 지닌 정치력, 경제력, 군사력에 달려있다. 경제력이야 말로 가장 결정적인 기반이다. 남북한 양측이 오랜 기간 동안 진전을 얻을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 역시 바로 경제력 차이로 인한 것이다. 즉 한국 국민들은 가난한 북한을 걱정했으며, 북한 통치자는 개방된 한국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90년대에 이르러 북한 고위층에서는 더 이상 개혁을 하지 않으면 정권 통치의 합법성까지 직접적인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이미 10년 전 개혁개방을 실시하여 괜찮은 성과를 거둔 중국으로 눈길을 돌렸다. 하지만 북한식 개방과 시범실시는 중국 개혁개방 초기와 같은 열화와 같은 열기가 없었으며 그 성과 또한 매우 의문스럽다.

북한식 ‘개혁개방’의 난감한 현 상황은 내적 외적으로 제한된 환경에 기인한다. 내부적으로 북한의 이번 개혁은 상황에 밀려 진행된 수동적 개혁이다. 개혁 초기부터 정부가 굳건한 개혁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수정주의’로 보여졌다. 실패의 외적 요인은 바로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북한의 처세철학과 다른 나라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사이에서의 모순이다.

한국 김대중 정부의 선의에 가득 찬 ‘햇볕정책’에 대한 북한의 태도는 더욱 실망스러웠다. 한국측이 자본과 기술을, 북한이 토지와 노동력을 제공해 함께 남북한 경제 통일의 실험대인 개성공단를 조성하였지만, 결과적으로 북한은 오히려 이를 빌미로 한국을 협박했다.

경제 개혁은 반드시 경제 법칙을 따라야 한다. 각 나라들이 자신들의 풍부한 자원과 가장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서로 협력해야만 상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자신들의 미약한 경제력과 매우 열악한 산업 수준으로 협력 파트너를 제압하려 했기 때문에 쓰디 쓴 결과를 맛볼 수 밖에 없었다.

최근 북한은 돌연 태도를 바꿔 자발적으로 한국에 호의를 보이고 있다. 이것이 북한이 앞으로 변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공식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 북한 지도자가 정권 유지를 위한 새로운 무기를 가지게 됨으로써 어쩌면 질식할 듯한 경제적 압박을 다소 느슨하게 할 지도 모르겠다.

다음은 뉴스프로가 번역한 중국 종합 포털 사이트 봉황망에 게재된 북한 관련 기사이다.

번역 및 감수 : 임아행

기사 바로가기 : http://bit.ly/2BBIi07

朝鲜参加冬奥会,后院里的这件事情却一直悬而不绝 
북한의 동계올림픽 참가, 뒷뜰에서 벌어지는 해결되지 않은 현안들

2018年02月10日 08:02:30 
来源:地球知识局 
출처: 지구지식구

 

 

 

 

今天,韩国平昌冬奥会开幕,朝韩两国代表团手持朝鲜半岛旗一同入场,朝鲜方面更是派出了名义最高元首金永南和金正恩的妹妹金与正参加了开幕式。

오늘 한국 평창 동계올림픽이 막을 올렸다. 남북한 대표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했으며, 북한은 여기에 더해 명목상 국가 원수인(역자 주: 1998년 9월 5일 헌법 개정에 따라 최고 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대외적 국가 원수 역할 수행) 김영남과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을 개막식에 파견했다.

朝韩两国的突然合作,向世界展示出了半岛局势转危为安的可能性。和平友好的谈判也许在三八线南北冰封许久之后又将展开。

갑작스러운 남북한의 협력은 위기에 처해있던 한반도 정세가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세계에 전달하였다. 어쩌면 38선을 경계로 얼어붙어 있던 남북한 사이에 평화롭고 우호적인 협상이 다시 한 번 펼쳐질 지도 모르겠다.

 

 

但和平谈判的基础其实并非简单的外交魅力攻势,而是双方具有的政治、经济、军事资本。金正恩在平昌冬奥会开幕前一天找借口阅兵,便被外界认为是在通过军事肌肉展示提高自己的话语权。

그렇지만 평화 협상의 기반은 사실 단순한 외교적 매력 공세가 아닌 양측이 지닌 정치력, 경제력, 군사력에 달려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하루 전 날 거행된 김정은의 열병식은 군사력을 과시해 북한의 발언권을 강화하고자 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但无论如何,经济是最具有决定性的基础,朝韩两方长期无法取得进展的一大原因也正是经济差距带来的——贫穷的朝鲜让韩国民众担忧;开放的韩国让朝鲜统治者担忧。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력이야 말로 가장 결정적인 기반이다. 남북한 양측이 오랜 기간 동안 진전을 얻을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 역시 바로 경제력 차이로 인한 것이다. 즉 한국 국민들은 가난한 북한을 걱정했으며, 북한 통치자는 개방된 한국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为了弥补这个差距,朝鲜领导层也曾经做出过很多努力。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북한 지도층은 일찍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从丹东鸭绿江断桥处看朝鲜,对面即是朝鲜“香港”—新义州特区 陈坚摄 
단동(丹东) 압록강 단교(역자 주: 1950년 10월 19일 중공군 참전 저지를 위해 미군이 폭격)에서 바라본 북한, 맞은 편이 바로 북한의 ‘홍콩’인 신의주 특구 천졘(陈坚) 촬영

事实上,朝鲜的改革开放从1991年,金日成在罗先设立第一个对外开放的自由经济贸易区时,就已经开始,至今已走过27个年头。但是朝鲜式的开放和试点却远没有达到中国改革开放早期那种烈火烹油的程度,其成果也殊为可疑。

사실 북한의 개혁개방은 1991년 시작되었다. 김일성이 나선에 최초로 대외개방된 자유경제무역구를 세웠을 때 이미 시작되었으며 벌써 2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북한식 개방과 시범실시는 중국 개혁개방 초기와 같은 열화와 같은 열기가 없었으며 그 성과 또한 매우 의문스럽다.

那么朝鲜的改革开放结果如何,制约其成功的因素又是什么?

그렇다면 북한의 개혁개방 결과는 어떠하였으며, 그 성공을 방해한 요소는 무엇이었는가?

今天这篇文章,便为你揭开朝鲜改革开放的神秘面纱。

오늘 이 글에서 북한 개혁개방의 신비로운 베일을 벗기고자 한다.

 

 

不得已的自保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자기 보호

20世纪60年代——70年代,是朝鲜发展的黄金时期。靠着苏联和中国大量的援助,朝鲜经济迅速发展。这期间年均经济增长率甚至达到20%,被外媒称为“远东经济发展的奇迹”。朝鲜甚至与日本并称为东亚的两个主要工业增长国家,是东亚地区现代化程度最高的国家之一。

1960~70년대는 북한 발전의 황금기였다. 소련과 중국의 대규모 원조에 힘 입어 북한 경제는 매우 빠르게 발전했다. 심지어 이 시기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20%에 달해 외신들이 ‘극동 경제 발전의 기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심지어 북한은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아시아 2대 주요 공업 발전 국가였으며, 동아시아에서 현대화가 가장 많이 진척된 국가 중 하나였다.

 

 

70年代的平壤 
图为官方宣传图册 
70년대 평양 
사진은 공식 홍보 책자 

 

70年代平壤+1 
70년대 평양+1

但这种暂时性的崛起并非朝鲜本身的经济负荷力所能支撑。当国际政局动乱时,过度依赖于外国援助和保护的朝鲜经济便难以为继。

하지만 이러한 일시적인 발전은 북한 자신의 경제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국제 정세가 격변할 때 외국의 원조와 보호에 과하게 의존했던 북한 경제는 그 발전을 계속 이어나갈 수 없었다.

随着中苏交恶,并因为自身内部困难相继撤除对朝援助,80年代以后,朝鲜发展陷入困境。即使以社会主义的标准来看,当时朝鲜的生产力也不令人满意:生产统计不精确,消费分配计划不合理,中央政府无法进行整体计划调控。朝鲜看似强大的工业产值逐步崩塌,不合理的经济布局日渐凸显,连年不断的自然灾害还摧毁着薄弱的基础设施。

중국과 소련의 관계가 악화되고 양국이 자국 내부 문제로 북한에 대한 원조를 연이어 중단하면서 80년대 이후 북한 경제는 곤경에 처했다. 사회주의 기준에서 보더라도 당시 북한의 생산성 역시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었다. 생산 통계는 부정확했고, 소비 분배 계획은 불합리했으며, 중앙 정부는 전체 계획을 통제하지 못했다. 얼핏 보기에는 강하게 보였던 북한의 공업 생산액이 점차 붕괴되었고, 사회 생산성의 지역별 배치의 불합리성은 나날이 도드라졌다. 몇 년간 끊이지 않았던 자연재해마저 취약한 사회 간접 자본을 망가트렸다.

80年代的平壤 
80년대 평양

 

 

 

 

 

 

不论是出于金氏政府的短视,还是出于中苏的保密,朝鲜在工业顶峰时代也仅仅是拥有了暂时的物质成就,却没有学习到真正的技术。此时资金与技术的双重缺失导致朝鲜大量先进设施停用,国内大多数工业陷入停滞甚至倒退。

김씨 정부의 근시안 때문인지 아니면 중국과 소련 양국의 기밀 유지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북한은 공업 전성기에도 일시적인 물질적 성과만을 거두었을 뿐 진정한 기술을 배우지는 못했다. 이 시기 자금과 기술의 이중 결핍으로 인해 북한이 보유하고 있던 수 많은 첨단 시설들이 사용 중지 되었고, 북한 내 대다수의 공업은 정체 혹은 퇴보의 길을 걷게 되었다.

到了90年代,苏东剧变,一度呼风唤雨的社会主义阵营土崩瓦解,硕果仅存的几个国家也经济困难。对朝鲜来讲,这个敏感时期非常危险,高层的共识是此时如果再不改革,将会直接威胁在位政权统治的合法性。

90년대에 이르러 소련과 동유럽의 격변으로 한 시대를 호령하던 사회주의 진영이 무너졌다. 남아 있던 몇 안 되는 국가들 또한 경제난을 겪었다. 북한에게 있어 이처럼 민감한 시기는 매우 위험한 것이었다. 북한 고위층에서는 더 이상 개혁을 하지 않으면 정권 통치의 합법성까지 직접적인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朝鲜饥荒 
북한 대기근

 

 

在这种情况下,朝鲜把目光投向了中国——这个已经改革开放十年,并且取得了不错成效的老大哥。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이미 10년 전 개혁개방을 실시하여 괜찮은 성과를 거둔 큰형님인 중국으로 눈길을 돌렸다.

中国这边 
중국의 상황

 

 

地处图们江下游的罗津市和先锋郡两地,由于具有毗邻中俄两国优势,在1991年12月被匆匆设立为自由经济贸易区。其规划制定、法规政策均有生搬硬套中国深圳的改革措施的痕迹。

두만강 하류의 나진시와 선봉군 두 지역은 중국과 러시아 양국과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장점 때문에 1991년 12월 급하게 자유경제무역구로 지정되었다. 계획 제정과 법규 정책 등 모든 것이 중국 선전(深圳)의 개혁 조치를 그대로 옮긴 듯 하다.

据1993年《韩国日报》年底报道,在朝鲜罗津、先锋地区投资的外国企业不分国籍,都可以在保持其经营权的前提下,进行独立的企业活动。1996年,官方更是将罗津市和先锋郡两地合并为罗先市,破格升为直辖市,这表明了朝鲜对改革的重视。

1993년 연말 <한국일보>는 북한의 나선과 선봉 등 지역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은 국적에 상관없이 경영권을 유지하기만 하면 모두 독립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보도하였다. 1996년 북한은 나진시와 선봉군 두 지역을 합병한 나선시를 파격적으로 직할시로 승급시켰다. 이는 북한이 개혁을 얼마나 중요시하는지를 보여준 것이다.

罗先—朝鲜的“深圳” 
나선, 북한의 ‘선전(深圳)’

 

 

但事与愿违,朝鲜的特别经济区开放(从2013年开始,朝鲜猛增19个特别经济区),调子唱得很高,政策也都有效仿邻国的痕迹,但投资者寥寥无几,至今没什么进展。这其中的原因又是什么呢?

그러나 현실은 그들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북한이 대대적으로 특별경제구(2013년부터 중국은 무려 19개의 특별경제구를 만들었다)를 개방하고 정책 또한 이웃 나라를 모방했지만 찾아오는 투자자가 매우 적어 현재까지도 별다른 진전을 거두지 못하였다. 이는 무엇 때문인가?

保住政权的改革 
정권 수호를 위한 개혁

朝鲜式“改革开放”的尴尬现状,源于内外两个限制条件。

북한식 ‘개혁개방’의 난감한 현 상황은 내적 외적으로 제한된 환경에 기인한다.

内部来看,朝鲜的这次改革是迫于环境的被动式改革。因此,从改革伊始,官方的态度就没有表现出足够的坚决性,认为这是“修正主义”。这就产生了两种奇怪的现象:

내부적으로 북한의 이번 개혁은 상황에 밀려 진행된 수동적 개혁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혁 초기부터 정부가 굳건한 개혁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수정주의’로 보여졌다. 이는 두 가지 기이한 현상을 초래하였다.

一是政治与经济观点的摇摆不定:朝鲜改革的目的是维护政权稳定性,手段是发展经济。但经济的变化一定会影响政权的归属,所以经济的发展要一定在官方容忍度之内,当经济发展有可能出现失控时,官方会立刻压制。

첫째, 정치와 경제 관점 동요: 북한 개혁의 목적은 정권 안정성 수호이며 경제 발전은 그 수단이다. 하지만 경제 변화는 반드시 정권 귀속에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에 정부가 용납할 수 있는 범주 내에서 경제를 발전시켜야만 하며, 경제 발전을 제어하지 못하게 되면 정부가 즉각 압력을 가하게 된다.

 

 

[사진 번역: 내가 준다고 한 것만 달라고 해야 해.]

2012,金正恩在干部会议上提出“对我来说,大米比子弹更珍贵。” 这句话被人们认为是突破先军政治的束缚,以经济发展为先的标志。

2012년 간부회의에서 김정은은 “내 입장에서는 쌀이 탄약보다 더 귀하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선군정치의 틀을 깨고 경제 발전을 우선으로 삼은 신호탄으로 평가되었다.

但在2016年,金正恩新年贺词中又继续强调先军政治:“ 我们要高举革命的红旗,沿着自主、先军、社会主义这一条道路奋勇前进。”无疑,这是以政治为先,拒绝经济变革的观点。

그러나 2016년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혁명의 붉은 깃발을 높이 들고 자주, 선군, 사회주의의 길을 용감히 걸어가겠다”라며 다시 한 번 선군정치를 강조하였다. 정치를 우선으로 하고 경제 개혁을 거부하는 관점임이 분명하다.

到了2018年,完成核试验的金正恩更是直接说出了自己桌上的核按钮剑指美国的口号,经济和政权孰轻孰重一看便知。

2018년 핵실험을 완성한 김정은은 더 직접적으로 본인 책상의 핵 버튼이 미국을 가리키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와 정권 중 무엇을 더 우선시 하는 지 알 수 있다.

新年讲话的新形象 
신년사에서 보여준 새로운 이미지

 

 

二是朝鲜做生意以政治利益为基本点,而不是经济利益,所以其牟利方法也往往是非经济手段。双方贸易中,往往以朝鲜自己单方面撕毁,或者因为不讲信用,使外资撤离而告终。

둘째, 북한의 사업은 경제적 이익이 아닌 정치적 이익을 기본으로 한다. 따라서 이윤 추구 방법 또한 종종 비경제적인 수단을 취하고는 한다. 양자간 무역에서 종종 북한의 일방적 파기나 약속 미이행으로 외자가 철수하였다.

我们以图们江治理为例: 图们江是是中朝界河,是中国进入日本海的唯一通道。作为一条国际性河流,这里由联合国开发计划署牵头,以中、俄、朝、韩、蒙5国为主体,联合治理图们江三角洲。

두만강 개발을 예로 들어보자. 두만강은 중국과 북한의 경계로 중국이 일본해에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다. 국제적인 강이기 때문에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이 앞장 서 중국, 러시아, 북한, 한국, 몽고 5개 국이 주체가 되어 두만강 삼각주를 공동 개발했다.

中朝之间图们江 
중국과 북한 사이의 두만강

 

 

打通图们江出海口,对于吉林黑龙江两地的对外商贸大有好处,是搞活东北经济的重要举措之一,中国在2009年亦将图们江开发计划升为国家战略。

두만강의 바다 진입로 확보는 지린성(吉林)과 헤이롱쟝성(黑龙江) 두 지역의 대외 무역에 매우 유리하다. 이는 동북지역 경제 활성화에 매우 중요한 부분 중 하나로 중국은 2009년에 두만강 개발 계획을 국가전략으로 격을 높였다.

但就在此时,朝鲜宣布退出联合国联合开发项目。尽管明面上是朝核问题,但据传闻,是朝鲜希望一人独揽图们江治理权,由此制约中、俄、韩、蒙四国。无论如何,此后中国只得投资开发罗先特区罗津港的消息,让朝鲜掌握了出海的命门,也独揽了由此带来的经济利益。

하지만 바로 이 시기에 북한은 UNDP 두만강 개발 계획 철수를 선언하였다. 표면적인 이유는 북핵 문제였지만, 사실은 북한이 두만강 개발권을 독식해 중국, 러시아, 한국, 몽고 4개 국에 맞서기 위해서였다고 알려졌다. 어찌되었든 그 후 중국은 나선특구 나진항 투자 개발 소식 밖에 얻지 못했으며, 북한은 바다 진입로를 장악하고 여기에서 얻어지는 경제적 이익을 독식하였다.

离的很近,过去很远 
가깝지만 먼

 

 

内部的政治摇摆,让外界很难看到投资朝鲜的长远回报,经济特区当然也就没有了价值。

북한 내부 정치적 동요로 북한 투자의 장기적 이익을 담보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매우 당연하게도 경제 특구는 경제 특구로써의 가치를 상실했다.

失效的外在原因则是朝鲜妄自尊大的处世哲学和不得不依赖他国之间的矛盾。

실패의 외적 요인은 바로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북한의 처세철학과 다른 나라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사이에서의 모순이다.

朝鲜处事中最鲜明的特点是“反驯”,即小国展现出一种领导者的姿态,让大国跟随他们的本事,这是其所擅长的。这点从图们江的治理便可看出。但以下“杨斌事件”和“开城工业园”是其失败的两个典例。

북한의 처세에서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특징은 바로 ‘반훈(反訓, 역자 주: 훈고학 용어. 원래의 뜻과는 반대로 사용되는 것)’이다. 즉 작은 나라가 지도자의 모습을 취함으로써 대국이 자신들을 따라오게 하는 능력으로 북한은 이것에 매우 능하다. 이러한 점은 두만강 개발 계획에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다음의 ‘양빈(杨斌) 사건’과 ‘개성공단’은 이러한 북한의 처세가 실패한 대표적인 예이다.

 

 

[사진 번역: 북한 투자 환영.]

2002年,朝鲜经济持续低迷,改革几无成效。在这种情况,朝鲜单方面突然委任华商杨斌为其第一个资本主义特区——新义州的特首。背后原因扑朔迷离,但其事先不经商量,单方面委任华商杨斌,明显破坏了中国的利益,有制约东北的嫌疑。

2002년 북한 경제는 지속적인 부진에 시달렸으며 몇 차례의 개혁도 소용이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돌연 일방적으로 중국 사업가 양빈을 북한 최초의 자본주의특구 신의주 특구 수장으로 임명했다. 그 배후 원인이 복잡하기는 하지만 사전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중국 사업가 양빈을 임명한 것은 명백히 중국의 이익에 위배되는 것으로 동북 지역을 컨트롤하고자 한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었다.

杨斌 
양빈

 

 

讽刺的是,在杨斌任职不到十天后,中国公安便以逃税罪名将其逮捕。随后,辽宁省中级人民法院便以合同欺诈、行贿等罪行判处杨斌18年监禁。虎头蛇尾的“新义州改革”成为了一场闹剧。朝鲜一方面希望他人来帮助改革,另一方面却霸道行事,所谓的经济改革当然很难得到外部支持。

아이러니 한 점은 양빈 취임 후 열흘도 되지 않아 중국 공안이 탈세죄로 그를 체포했다는 것이다. 그 후 랴오닝성 중급인민법원은 계약사기와 뇌물 등의 죄명으로 양빈에게 18년 구금을 판결했다.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신의주 개혁’은 한 편의 코미디로 막을 내렸다. 다른 사람이 개혁을 도와주러 오기를 바라면서도 또 다른 측면에서는 독단적으로 행동했기 때문에 북한의 이른바 경제 개혁은 외부의 지지를 얻기 힘들었다.

 

 

而在面对韩方金大中政府充满善意的“阳光政策”时,朝鲜的表现更加令人失望。该韩方投资数十亿美元建设开城工业园,由韩方出资本和技术,朝方出土地和劳力,双方进行合作建设,建设南北经济统一的实验平台。

한국 김대중 정부의 선의에 가득 찬 ‘햇볕정책’에 대한 북한의 태도는 더욱 실망스러웠다. 한국측은 수 십 억 달러를 들여 개성공단을 건설했다. 한국측이 자본과 기술을, 북한이 토지와 노동력을 제공해 함께 남북한 경제 통일의 실험대를 조성하였다.

 

 

金大中 김대중 结果朝鲜反而以此来胁迫韩国,一口咬定韩企压榨劳工、偷税漏税,经常单独关闭园区并要求索赔。10年来朝鲜单方面关闭园区3次, 其处于非常态时间长达4年。

결과적으로 북한은 오히려 이를 빌미로 한국을 협박했다. 한국 기업이 노동자를 착취하고 세금을 탈루하였다고 단정짓고 종종 일방적으로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배상을 요구했다.

自觉受到屈辱的韩国终于在2016年彻底终结了这个计划,作为对朝鲜核试验的制裁,朝鲜又一次错过了经济改革的试验田。

굴욕을 당했다고 느낀 한국은 결국 2016년 북한 핵실험 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프로젝트를 완전히 종결시켰으며, 북한은 다시 한 번 경제 개혁 실험 무대를 잃어버렸다.

韩国示威者在韩国首尔举行的反朝鲜集会上焚烧朝鲜领导人金正恩的肖像。。

한국 서울에서 열린 반북 집회에서 집회 참가자가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초상을 불태우고 있다.

 

 

123家企业中有120家亏损,共约8152亿韩元。 
图为离开联合工业区的车辆

123개 기업 중 120개 기업이 손실을 입었으며, 총 금액은 약 8152억 원이다. 
사진은 공단을 떠나는 차량.

 

 

经济改革必须适应经济规律。在比较优势的理论框架中,各个国家应该凭借自己丰富的资源、最擅长的技术互相合作,才能起到共赢的效果。然而朝鲜在经济改革过程中从不考虑这些,以微小的经济体量和极为劣势的产业水平试图压制合作伙伴,便只能吞下苦果。

경제 개혁은 반드시 경제 법칙을 따라야 한다. 비교적 탄탄한 이론의 틀에서 각 나라들이 자신들의 풍부한 자원과 가장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서로 협력해야만 상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경제 개혁 과정에서 이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미약한 경제력과 매우 열악한 산업 수준으로 협력 파트너를 제압하려 했기 때문에 쓰디 쓴 결과를 맛볼 수 밖에 없었다.

 

 

中朝一步跨 
在这个位置,中朝相隔不超过5M 
陈坚摄

중국과 북한 이부콰(一步跨) 
여기에서 중국과 북한의 거리는 5M가 안 된다. 
천졘(陈坚) 촬영

 

 

中朝一步跨+1 
右边是朝鲜新义州,左边是中国丹东 
中间是已结冰的鸭绿江 
陈坚摄

중국과 북한 이부콰(一步跨)+1 
오른쪽은 북한 신의주, 왼쪽은 중국 단동(丹东) 
천졘(陈坚) 촬영

过家家的小游戏 
소꿉놀이 같은 게임

内外部的条件限制下,朝鲜的改革开放变成了一个笑谈。总的来说,朝鲜从没有主动想要改革开放,更别谈希望他国来协助其改革开放。在国家发展战略和道路选择上,朝鲜从来就没有什么改变,也无意改变。

내적 외적 조건의 제약으로 북한의 개혁개방은 우스개 소리로 전락하였다. 결국 북한은 한 번도 자발적으로 개혁개방을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 이런 북한이 다른 나라가 자신들의 개혁개방을 돕기를 바란다는 것은 더 말 할 가치도 없다. 국가 발전 전략과 노선 선택에 있어 북한은 이제까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으며 바뀔 생각도 없다.

2008年11月21日《劳动新闻》发表的一篇重要署名文章《帝国主义者阴险的“改革”、“开放”圈套》,似乎就是专门回答人们猜测的:

2008년 11월 21일 <노동신문>의 중요 기명(記名) 문장 <제국주의자의 음험한 ‘개혁’ ‘개방’ 음모>는 마치 이런 추측에 대한 답변인 듯하다.

 

 

“帝国主义者们叫嚣‘改革’、‘开放’,他们训示和强迫别国去搞什么‘改革’、‘开放’,这是一种强盗行为。” 

“제국주의자들이 ‘개혁’과 ‘개방’을 부르짖으며 다른 나라에게 ‘개혁’과 ‘개방’을 하라고 훈계하고 강요하는데 이는 강도 행위이다.” 

“这种用‘改革’、‘开放’颠覆我们以人民大众为中心的朝鲜式社会主义的侵略瓦解阴谋,在我们这里绝对行不通,其必然难逃破产之命运。” 

“이처럼 ‘개혁’과 ‘개방’을 통해 인민 대중을 중심으로 하는 우리 조선식 사회주의를 전복하려는 침략과 와해 음모는 여기서는 절대 통하지 않는다. 이는 반드시 파탄의 운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坚持自主性的世界各国人民要认清帝国主义者们所主张的‘改革’、‘开放’阴谋的反动性和危害性,以高度警惕性应对之。” 

“자주성을 고수하고 있는 세계 각국 인민들은 제국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개혁’과 ‘개방’ 음모의 반동성과 위해성을 분명이 알고 이를 고도로 경계해야 한다.”

 这种官方论调和早年间朝鲜高层积极探索改革之道的态度大不一样,也是这个谜样国家战略不透明性的一种体现。说白了,朝鲜的改革开放就像过家家,是保住执政合法性的一层浆糊,和中国的改革开放不可同日而语。

이러한 정부측 논조는 과거 적극적으로 개혁을 모색하던 북한 고위층의 태도와 판이하게 다를 뿐만 아니라 수수께끼와 같은 이 나라의 전략이 얼마나 불투명한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노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북한의 개혁 개방은 소꿉놀이 같다. 집권과 합법성을 접합시켜주는 접착제일 뿐 중국의 개혁 개방과는 같은 선상에서 논의될 수 없는 수준이다.

如果说朝鲜式改革开放也体现出了什么经济价值的话,大概也就是让朝鲜高层不定期有了一些“割韭菜”的机会,杀鸡取卵一般地从投资的冤大头那里连本带息地把钱榨干吧。

북한식 개혁 개방이 무언가 경제적 가치를 보여줬다고 하다면 그것은 아마도 북한 고위층이 비정기적으로 ‘손실을 입은 기존 투자자가 떠난 후 신규 투자자가 유입되는’ 기회를 얻게 되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듯 어리숙한 투자자로부터 원금과 이자까지 돈을 짜내는 것일 것이다.

在鸭绿江边巡逻的朝鲜士兵 
背后是荒凉的田地 
陈坚摄 
압록강변을 순찰하고 있는 북한 병사 
뒤쪽은 황량한 경작지 
천졘 촬영

 

 

近日朝鲜态度突然转变,采取主动向韩国示好,有意参加平昌奥运会等举措,不知道是不是在传递朝鲜将在未来做出改变的信号。

최근 북한은 돌연 태도를 바꿔 자발적으로 한국에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 등과 같은 호의를 보이고 있다. 이것이 북한이 앞으로 변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正式拥有了核武器的朝鲜领导人,在维系政权方面拥有了新的武器,对经济的窒息式压缩也许会有松口。

공식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 북한 지도자가 정권 유지를 위한 새로운 무기를 가지게 됨으로써 어쩌면 질식할 듯한 경제적 압박을 다소 느슨하게 할 지도 모르겠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9&table=c_sangchu&uid=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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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 사장 후보자 3인에 양승동·이상요·이정옥

KBS이사회 서류심사 통해 13명 중 3배수 압축...24일 후보자 정책발표회 개최
송창한 기자 | 승인 2018.02.20 18:10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 차기 사장 후보자가 양승동 KBS PD, 이상요 세명대 교수, 이정옥 전 KBS 글로벌전략센터장 등 3명으로 압축됐다.

KBS 이사회는 20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13명의 사장 후보자 서류심사를 통해 정책발표회와 최종면접에 임할 후보자로 양승동 PD, 이상요 교수, 이정옥 전 센터장 등 3명을 선정했다. 이날 이사회는 사장 후보자 압축에 대한 이사회 논의가 공개될 경우 추후 시민자문단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KBS 전경 (KBS)

양승동 PD(57)는 1989년 KBS PD로(16기) 입사해 '추적60분', 'KBS스페셜', '역사스페셜', '명견만리', '세계는 지금'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양 PD는 한국PD연합회장과 KBS 직능단체들이 정연주 사장의 해임을 막기위해 결성한 'KBS 사원행동'의 공동대표를 지낸 바 있다. 

이상요 세명대 교수(62)는 1985년 KBS PD(11기)로 입사해 'KBS스페셜', '역사스페셜', '추적60분', 심야토론' 등을 연출했으며, '20세기한국사-해방'으로 방송위원회 최우수상, '차마고도'로 한국방송대상을 수상했다. 

이정옥 전 KBS 글로벌전략센터장(61)은 1979년 TBC 보도국 기자로 입사해 이듬해 언론통폐합에 따라 KBS에 입사했다. 이 전 센터장은 KBS파리지국 특파원, 보도본부 해설위원, 한국방송협회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서류심사를 통해 압축된 사장 후보자 3명은 오는 24일 KBS본관 2층 TS4 에서 정책발표회를 갖는다. KBS 홈페이지와 my K, 페이스북(KBS 공식계정)을 통해 생중계되는 정책발표회에는 150명 규모의 시민자문단이 참석해 후보자에게 직접 질의를 건넨다. 시민자문단은 정책발표회가 종료되면 집단 토론(분임 토의 형식)을 거쳐 각 후보자에 대한 평가를 내리게 된다. 이번 KBS 차기 사장 선출에 시민자문단 평가는 40% 반영된다.

시민자문단 구성은 18세 이상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거주권역 등 인구통계학적 기준을 고려해 균형있게 선발될 예정으로 현재 구성중에 있다. KBS 이사회는 150명 규모로 예정돼 있지만 불참 가능성을 고려해 160명을 초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S는 지난 8일부터 19일까지 홈페이지에 '후보자에게 묻습니다' 게시판을 열어 일반 시민과 KBS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후보자 정책발표회에 반영할 질문을 받았다. 게시판에 올라온 질문들은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사내 비정규직 문제 해결 ▲KBS 정상화 방안과 미래전략 등이 주를 이뤘다. 

KBS 구성원 의견 반영 방법에 대해 권태선 이사는 "KBS 4개 협회(기자·PD·경영·기술)에서 서면으로 자신들의 뜻을 전달해주면 시민자문단 제공 자료에 함께 넣겠다"고 밝혔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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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노조·정치권 “GM 경영 정상화 계획 먼저 제출하라” 한 목소리

김동연 부총리·백운규 산자부 장관 “선 계획 검토, 후 지원”…노조 ‘미래 발전 전망 6대 요구안’ 발표

홍민철 기자 plusjr0512@vop.co.kr
발행 2018-02-20 22:30:43
수정 2018-02-20 22: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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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자료사진)
이낙연 국무총리가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자료사진)ⓒ제공 : 뉴시스
 
 

GM의 지원 요구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 노동조합이 "경영 정상화 계획과 투자 의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GM의 정부 지원 압박에 대해 '먼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놔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한국GM이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데 대해 "GM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체적 계획을 보고 판단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아직 GM이 요구하는 바가 공식적으로 온 것도 아니라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단계는 아니"라며 "경영정상화 계획을 봐야 하고 그보다 앞서 실사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협상에는 성실하게 임하되 GM의 요구에 '무조건적인 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GM 지원 협상의 주무부처인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GM이 우선 불투명했던 경영에 대한 문제를 해소하고 장기적인 경영개선 방안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백 장관은 'GM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GM은 사업을 하고 이윤을 추구하는 영리집단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마이너스가 된다고 하면 한국 시장을 떠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GM 노동조합의 주장도 정부의 이같은 입장과 맥을 같이 한다. 노조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GM측에 여섯가지 요구안을 발표했다. 요구안에는 구체적인 신차투입 확약, 미래형자동차 국내개발 및 생산 확약 등의 '장기적 경영 개선 방안'에 대한 요구 사항이 주를 이뤘다. 노조는 "자구 노력이 없다면 GM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운운할 자격조차 없으며, 우리정부와 노조에 어떠한 협조도 요구하지 말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임한택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장과 김종훈 민중당 의원,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지엠자본 규탄 및 대정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한택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장과 김종훈 민중당 의원,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지엠자본 규탄 및 대정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임화영 기자

여야 의원들 역시 GM의 경영 정상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오전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카허 카젠 한국GM 사장 등 경영진을 만난 자리에서 "GM 경영진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GM 배리 앵글 사장은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은 채 "정상화 계획을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의 협조와 지원을 바란다"고 수차례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부는 공장 폐쇄 결정이 난 군산지역을 '고용 위기 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긴급 절차를 밟아나가기로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현재 군산시의 경우 고용 위기 지역 지정 요건을 충족하지는 않지만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관련 규정을 고쳐서 '고용 위기 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군산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데 따른 것으로 '고용 위기 지역'으로 지정되면 고용보험을 통한 고용안정 지원 등 종합취업지원대책을 수립·시행하게 된다. 또 자치단체 일자리 사업에 대한 특별지원도 가능하게 된다.

베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국GM대책 TF-한국GM 임원 간담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왼쪽은 카허 카젠 한국지엠 사장.
베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국GM대책 TF-한국GM 임원 간담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왼쪽은 카허 카젠 한국지엠 사장.ⓒ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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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되어 만나요”

북 응원단 취주악단, 평창에서 춤.노래 공연
평창=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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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20  19: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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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측 응원단 취주악단은 20일 오후 5시 10분경 강원도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공연을 펼쳤다. 이번 다섯 번 째 공연에서는 처음으로 노래가 선보였다. [사진-이진석 작가]

북측 응원단 취주악단이 춤과 노래를 선보이자, 시민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그리고 “통일되어 만나자”고 외쳤다.

북측 응원단 취주악단은 20일 오후 5시 10분경 강원도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공연을 펼쳤다. 이번 공연은 다섯 번째.

약 80여 명의 취주악단은 빨간색 상의와 모자, 하얀색 바지를 입고 악기를 든 채 등장했다. 만국기가 휘날리는 광장에 들어서자 뜻밖의 공연을 보게 된 시민들은 웅성거리며 몰려들었다.

취주악단은 항상 선보이는 시작곡 ‘반갑습니다’를 연주했다. 악단이 “반갑습니다”라고 손을 들고 말하자, 시민들도 너나없이 손을 흔들며 “반갑습니다”라고 화답했다. 그리고 잘 알려진 노래여서, 모두 함께 불렀다. [영상보기①]

   
▲ 북측 취주악단의 연주 모습. [사진-이진석 작가]
   
▲ 북측 응원단이 취주악단 연주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사진-이진석 작가]
   
▲ 북측 응원단의 공연 모습. [사진-이진석 작가]

‘아리랑’, ‘옹헤야’, ‘쾌지나칭칭나네’, ‘뱃노래’ 등이 연주된 데 이어, 처음으로 응원단은 노래를 불렀다. ‘고향의 봄’ 3중창, ‘까치까치설날은’ 5중창으로 열창됐다. [영상보기②]

여기에 응원단은 춤을 선보였다. 흰색 체육복을 입은 응원단 8명이 북측 노래에 맞춰 역동적인 춤을 선보였다. 마지막 곡 ‘다시 만나요’가 연주될 때는, 응원단 2명이 떨어져 있다가 달려가 부둥켜안는 연출을 했다.

이들의 공연이 끝나자 5백여 명의 시민들은 박수를 보내며 “예뻐요”, “멋져요”, “훌륭하다”를 연호하며 “통일되어 만나요”라고 외쳤다. 이에 북측 응원단은 손을 흔들었다. “우리는 하나다”를 외칠 때는 똑같이 “우리는 하나다”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영상보기③]

   
▲ 마지막 곡 '다시 만나요' 곡에 맞춘 응원단의 춤. [사진-이진석 작가]

공연을 본 서울에서 온 한 시민은 “너무 좋다. 정말 뜻밖의 공연이었다”며 “하나같이 어쩜 저렇게 연주를 잘하고 춤도 잘 추고 노래를 잘 부르는지 감동을 받았다. 통일은 정말 멀지 않았다고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릉에 거주하는 한 시민도 “원래 우리를 남이 아니지 않느냐”며 “당장 하나가 될 수 없지만 이런 기회가 자주 만들어져서 우리는 정말 하나였음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지난 9일 북측 선수단 입촌식, 13일 강릉 오죽헌, 15일 강릉 아트센터 옆 ‘라이브 사이트’, 17일 평창 상지대관령고등학교 등에 이어 다섯 번째이다.

한편, 이날 공연도 경찰과 정부 관계자 등이 접근을 막아, 일부 시민들은 제대로 볼 수 없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한 시민은 “우리가 무슨 폭탄이라도 들고 온 줄 아나 보다. 시민들을 위한 공연인데 왜 저렇게들 보이지도 않게 서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큰 북을 연주하는 취주악단원. [사진-이진석 작가]
   
▲ 취주악단이 공연을 마치고 돌아가며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이진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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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한국때리기 도 넘었다’…문 대통령 ‘통상마찰 불사’ 강경

‘미, 한국때리기 도 넘었다’…문 대통령 ‘통상마찰 불사’ 강경

등록 :2018-02-19 19:10수정 :2018-02-20 08:24

 

 

‘미, 철강 관세폭탄’ 동맹국중 한국 유일 
한·미동맹·대규모 무기수입 ‘모르쇠’ 
시추용 강관 등 3개 품목 미와 경합 
안보는 핑계…경쟁국 보복조처일뿐 
문 대통령 지시 다목적 포석 
‘트럼프발’ 수출전선 위기 절박감 
미 시장 탈피 수출다변화 계기로 
트럼프에 ‘최악선택 말라’ 압박성도
그래픽_장은영
그래픽_장은영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산 철강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폭탄에 대해 한-미 간 ‘통상 격돌’까지 불사할 수 있다는 태세로 급선회하는 양상이다.

 

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불합리한 보호무역조처에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여부 검토 등 당당하고 결연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이번 발언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산 수입제품에 대한 일련의 무역보복 조처가 도를 넘고 있으며, 이번에 상무부가 발표한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철강 수입의 안보 영향’ 권고 조처가 그 정점을 찍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무역업계에서는 미 상무부가 권고안 제2안(12개국에 최소 53% 관세 부과)에서 일본·독일·대만 등 미국의 다른 동맹·우방국산 철강은 수입규제 대상 12개국에서 뺀 채 유독 한국만 포함시키며 ‘동맹국 한국을 때리는’ 상황에 문 대통령이 깊이 우려하며 반발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는다.

 

※ 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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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지난해 4월 철강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발표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미국 쪽에 △한국은 미국의 안보 동맹국이자 대규모 무기 수입국이고 △미국의 한국산 철강 수입이 최근 감소중이며 △우리 철강회사들이 대미 투자 및 현지 고용을 통해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미국 통상당국은 한국산 제품에 대해 수입규제 31건(2017년 말 기준·반덤핑 22건, 반덤핑 및 상계관세 7건, 세이프가드 2건 등)을 무차별적으로 발동하고 있다.

 

사실 철강 수입이 ‘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의 핑계에 불과하다. 석유 시추에 쓰이는 유정용 강관의 경우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43.4%로 종전 1위였던 미국(32.9%)을 따돌리고 양국이 치열하게 각축중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수출시장 1위인 철강 관련 15개 제품 가운데 3개 품목에서 미국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미 상무부의 철강 232조 조사는 안보 혹은 동맹의 문제를 떠나 단순히 무역부문에서 경쟁 상대국에 대한 보복조처일 뿐인 셈이다.

 

문 대통령의 고강도 대응 지시는 이례적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세탁기 세이프가드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해 취한 일련의 보호무역 조처를 두고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세계무역기구 제소 등을 몇 차례 언급한 적은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통상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방향 선회 배경에는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수출 전선에 ‘트럼프발 수입규제’라는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는 절박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산 철강·세탁기·태양광패널·화학제품·자동차 등 전방위에 걸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공세에 따라, 그동안 실물경제 성장세를 뒷받침해온 수출이 갑자기 둔화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하는 상황이다.

 

또 현 정부가 새 통상기조를 미국 시장 의존에서 벗어나 중국·러시아 같은 ‘신북방’ 및 동남아 등 ‘신남방’ 진출로 설정한 만큼 미국에 대해서도 양국간 통상관계 악화를 무릅써가며 “할 말은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의 적극적 추진을 통해 수출을 다변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언급은 우리 철강업체에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이는 제2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선택하는 ‘최악’을 피하기 위한 압박 카드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제2안이 현실화되면 우리 철강의 대미 수출에 매우 큰 타격이 예상된다.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21조에 국가 안보사항은 수입규제를 인정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 있긴 하지만, 특정 12개국에만 차별적으로 53% 관세 부과를 적용하게 되면 이 예외조항도 인정될 수 없다고 본다”며 “제2안으로 결정하면 세계무역기구 제소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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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도 ‘엄지 척’··· 평창 동계올림픽의 숨은 공로자들

[현장인터뷰] 

평창·강릉서 만난 ‘대한민국의 얼굴들’

옥기원, 양아라 기자
발행 2018-02-19 20:13:09
수정 2018-02-19 20: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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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은 “원더풀 평창”을 연호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국 사람들의 친절함과 깨끗한 시설에 감동했다”는 칭찬이 이어졌다.

이런 평가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뛰어다닌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아도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들이 ‘원더풀 평창’의 이미지를 만들고 있었다. ‘민중의소리’ 기자들이 동계올림픽 현장에서 만난 숨은 공로자들을 소개한다.

‘국격’을 높이는 사람들:청소노동자

왼쪽부터 청소노동자 빈갑숙씨와 심현숙씨
왼쪽부터 청소노동자 빈갑숙씨와 심현숙씨ⓒ민중의소리

강릉역에 내려 화장실에 들렀다. 이용자 수까지 알려주는 최첨단 시설에 한 번 놀랐고, 광이 날 정도로 깨끗한 환경에 두 번 놀랐다. 화장실 구석에서 청소노동자 한 명이 바쁘게 걸레질을 하고 있었다.

빈갑숙(57)씨는 “잠깐만 자리를 비워도 쓰레기통 넘치고 난리가 난다”고 말했다. 동계올림픽 개막후 강릉역과 평창역 등을 찾는 관광객 수는 하루 평균 약 1만6천여명. 모두가 한 번쯤 거쳐 가는 시설인 만큼, 평일 오전 시간임에도 화장실 안은 수많은 이용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빈씨는 “올림픽이 시작된 후 멀미가 날 정도로 바빠졌다”고 한숨을 몰아쉬었다. 하루 8시간 정도 일하는 동안 이용객들이 불편할까봐 맘 편히 쉬지도 못한다는 게 청소노동자들의 설명이다.

그는 “청소를 한다고 무시하는 사람도 있지만, 지역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행사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대한민국에 대한 깨끗한 인상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게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중간에도 걸레질을 멈추지 않았다. ‘화장실 청결도는 국격을 나타낸다’는 말처럼 올림픽 현장을 청소하는 수천명의 노동자들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고 있다.

관람객들 볼거리 위해 ‘자발적으로’:거리공연단

13일 강릉역에서 강릉농악 자치위원회 풍물단 소속 김명옥(오른쪽)를 만났다.
13일 강릉역에서 강릉농악 자치위원회 풍물단 소속 김명옥(오른쪽)를 만났다.ⓒ민중의소리

“에헤야~디야~” 강릉역 밖에서는 풍물공연이 한창이었다. 외국인은 물론 국내 관광객들도 흥겨운 가락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사진과 영상을 찍고 있었다.

매서운 바람이 부는 날씨 속에서도 30여명의 풍물단원들은 얇은 옷을 입고 공연을 이어갔다. 현장에서 만난 풍물단원 김명옥(60)씨는 “몸은 춥지만 마음만은 따뜻하다”고 말했다. 지역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고,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어 보람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처럼 강릉 지역 200여명의 풍물단원들은 자발적으로 팀을 짜서 올림픽 기간 동안 강릉역 등에서 3~4번씩 공연을 진행한다. 모심기, 사물놀이, 탈춤, 인형극 등 공연 내용도 다양하다.

김명옥 씨는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수개월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준비했다”며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미소로 화답하는 게 최고인 것 같다. 강릉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고 돌아갈 수 있게 미소를 잃지 않고 즐겁게 공연하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관람객들의 ‘발’:시내버스 기사

13일 안목 해변 인근 버스 종점에서 만난 김대복(48) 동해고속 버스기사
13일 안목 해변 인근 버스 종점에서 만난 김대복(48) 동해고속 버스기사ⓒ민중의소리

강릉 시내버스 기사들은 길을 묻는 시민들과 외국인들에게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시내 곳곳을 누비는 버스기사들이 강릉역과 올림픽 경기장 등으로 시민들을 실어나르며 관람객들의 발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동계올림픽 기간동안 강릉 시내버스는 모두 무료로 운행되고 있다.

안목해변 인근에 위치한 버스 종점에서 만난 기사들은 하나같이 식당으로 빠른 걸음을 옮겼다. 버스기사들은 “올림픽 기간 운행 시간이 길어져 휴식 시간이 15~20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화장실을 갔다가 식사를 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이라며 넋두리를 쏟아 냈다.

인터뷰에 응한 버스기사 김대복(48)씨는 10분 만에 밥을 ‘흡입’하고, 한 손에 든 커피를 단숨에 들이켠 후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자신을 동해고속 소속 버스기사라고 밝힌 김씨는 “평소보다 승객들이 많아졌고, 올림픽 기간이라 차도 막혀 운행시간이 더 많이 길어졌다”며 “운행 지연으로 인한 승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기사들이 쉬는 시간을 쪼개가며 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올림픽 성공을 위해서 중요한 게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라고 생각한다”며 “방문객들이 안전하게 잘 즐기다 갈 수 있게 (버스 기사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마음 놓고 버스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도 인정한 대한민국의 ‘얼굴’:자원봉사자

14일 강릉 관동 아이스하키장 매표소 인근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신유진(21)씨
14일 강릉 관동 아이스하키장 매표소 인근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신유진(21)씨ⓒ민중의소리

평창 동계올림픽 현장 곳곳을 뛰어다니는 2만여명의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올림픽 현장에서 선수들과 관중, 대회 관계자를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장뿐만 아니라 주차장, 강릉역·터미널 등 곳곳에 배치돼 관람객들을 미소를 맞이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얼마전 평창을 찾아 이들을 ‘대한민국의 얼굴’이라며 격려한 바 있다.

자원봉사자 신유진(21)씨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일본과의 경기가 있던 14일 현장매표소 앞에서 시민들에게 “죄송하다”는 사과를 반복하고 있었다. 많은 관람객들이 경기장 인근으로 한꺼번에 몰려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던 상황에서 신씨가 올림픽 ‘민원 창구’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힘들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바쁘긴 하지만 괜찮다. 좋은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평창올림픽 현장에 함께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며 “많은 선수들이 더 좋은 경기를 하고, 올림픽도 무사히 잘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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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만들 남북 평화철도 잇기 시작한다"

(추가)(사)평화철도 준비위 발족...'남북철도 연결하자! 평화협상 시작하라!'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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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19  23: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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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평화를 남북철도 연결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통해 실현하려는 (사)평화철도 준비위원회 발족식이 19일 오후 철도회관 대회의실에서 권영길 나살림 이사장, 최순영 전 국회의원,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대표, 양재덕 전국실업극복단체연대 이사장, 노정선 YMCA 평화통일행동협의회 공동대표(왼쪽 세번째부터 오른쪽 방향으로) 등 공동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평화로운 한반도에 대한 열망을 남북철도 연결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통해 실현하려는 시민참여 대중운동이 모색되고 있다.

권영길 나살림(사단법인 권영길과나아지는살림살이) 이사장,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대표, 양재덕 전국실업극복단체연대 이사장, 노정선 YMCA 평화통일행동협의회 공동대표, 박창일 천주교 예수성심 전교 수도회 신부, 최순영 전 국회의원(전 YH지부장), 김주영 한국노총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등을 공동대표로 한 (사)평화철도 준비위원회 발족식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철도회관 대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정성희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발족식 모임에서 공동대표로 선임된 권영길 나살림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평창올림픽 직전까지만 해도 한반도 전쟁위기감이 팽배했다. 지금 남북의 평화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때보다 높다. 이 기대를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평화만들기로 이어가야 한다. 휴전선 철조망을 걷어내고 평화철길을 만드는 일이 실체적 평화만들기이다"라면서 "평창 평화올림픽 한복판에서 한반도 평화를 만들 남북 평화철도 잇기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어 "평화가 밥이고 일자리이다.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절망적인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답도 남북경제공동체에서 찾아야 한다"면서 "평화철도 운동은 민간이 먼저 출발하지만 정부와 국회, 정치권이 이를 받아 안아서 국가사업으로 풀어나가야 하고 민관이 하나 되어야 할 운동이며, 오늘 이 자리는 한반도 평화만들기 대장정의 출발점"이라고 천명했다.

   
▲ 권영길 공동대표는 "평창 평화올림픽 한복판에서 한반도 평화를 만들 남북 평화철도 잇기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대표는 "평창올림픽 평화의 정신을 평화철도로 실현해 나가자. 과거 동서독 교류협력에 철도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잘 알고 있다. 우리 평화철도가 그러한 역할을 반드시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양재덕 전국실업극복단체연대 이사장은 "평화철도가 반통일세력과 냉전체제를 녹이는 통일의 열차, 평화의 열차가 되도록 범국민운동을 벌여 빠른 시일내에 실현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으자"고 각오를 밝혔다.

   
▲ 발족식 참가자들은 "(사)평화철도는 민간이 할 수 있는 일이면 먼저 길을 낼 것이라고, 정부와 함께 할 일이라면 적극 협력할 것이며, 정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단연 촉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정용일 집행위원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철도 연결운동'을 핵심내용으로 하는 (사)평화철도의 활동에 대해 '남북철도 연결하자! 평화협상 시작하라!'는 중심 기조 아래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정신에 입각한 사업 △자주평화운동과 남북교류협력운동 병행 △항구적 평화를 통한 민족공동 번영 지향 △평화·통일을 바라는 전 국민적 참여 보장 △남과 북이 함께 준비하고 추진하는 사업방향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반도 평화협상 개시(이후 평화협정체결) 촉구 운동 △남북평화철도 연결 국민참여운동 △전국 각 지역에서 열차타고 휴전선까지 평화기행 △지역-직장-부문 전국 순회간담회, 강연회, 사진전, 음악회 등 각종 행사 △남북철도연결을 위한 민간차원의 남북실무회담 등 남북교류협력 및 국제민간교류협력을 주요사업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준비위 발족 이후 '1인 1만원, 10인 1침목 휴전선 평화철길'을 까는 회원 참여운동부터 바로 시작한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3차례의 준비모임을 진행한 끝에 이날 발족식을 가진 (사)평화철도 준비위원회는 오는 3월 17일 오후 준비위 꼬리표를 떼고 공식 출범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날 발족식에서는 각계층 150여명이 참가했으며, 이들을 대표해 전국철도노조와 현대로템노조 관계자가 대국민 제안문을 낭독, "(사)평화철도 준비위원회가 한반도 평화협상-평화협정을 촉구하면서 '남북철도연결 운동'을 시작하겠다"면서 "(사)평화철도는 민간이 할 수 있는 일이면 먼저 길을 낼 것이라고, 정부와 함께 할 일이라면 적극 협력할 것이며, 정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단연 촉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이날 2부 순서로 재미언론인 진천규 기자의 방북이야기 강연이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발족식 이후에는 지난해 10월 초부터 2차례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재미언론인 진천규 기자의 열차방북 이야기 강연이 진행됐다.

(추가-20일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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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싹싹 빌어~"... 간호사 위한 '태움' 매뉴얼

더 나빠져야 살아남는 몹쓸 관습, 나는 이렇게 당했다

18.02.19 20:44l최종 업데이트 18.02.19 20:44l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구정 연휴. 서울 대형병원 간호사가 고층 아파트에서 투신했다는 뉴스를 봤다.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간호사들의 '태움' 때문이란다.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태움. 여전히 이렇구나. 나 또한 이런 이유로 밤잠을 설치고 출근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머리가 하얘졌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1990년대 초에 간호사가 되고 나서 대형병원 병동, 응급실, 수술실에서 내가 겪었던 일들. 어쩌면 내가 겪은 일은 진짜 태움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일 수도 있다.

잊을 수 없는 그녀
 
 이 병동에는 악명 높은 책임간호사가 있었다. 그녀의 말과 행동에 대처하는 매뉴얼이 떠다닐 정도였다
▲  이 병동에는 악명 높은 책임간호사가 있었다. 그녀의 말과 행동에 대처하는 매뉴얼이 떠다닐 정도였다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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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후, 처음 대형병원 산부인과 병동에서 일했다. 자연분만이나 제왕절개 같은 산모들과 자궁암 같은 여성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들 대부분이다. 이 병동에는 악명 높은 책임간호사가 있었다. 그녀의 말과 행동에 대처하는 매뉴얼이 떠다닐 정도였다. 
 
분만실에서 나온 산모의 혈압, 맥박, 호흡 등 바이탈을 체크하고 피 묻은 옷을 갈아입히고 있는데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그녀다. 하던 일을 멈추고 복도로 뛰어나가 보니 빨리 피검사 샘플을 검사실로 보내고 오란다. 

병동은 2층이고 검사실은 지하 2층. 엘리베이터는 기다려야 하니 계단을 두세 개씩 건너뛰며 검사실을 뛰어갔다 오니 화가 단단히 난 얼굴이다. 

"내가 환자 옷까지 갈아 입혀야 하냐?" 

소리를 지른다. 검사실 심부름 시킨 건 안중에도 없다.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무조건 잘못했다고 싹싹 빌었다. 무조건 빌라는 매뉴얼대로.

모든 일은 아랫사람에게 다시키고 정작 본인은 병실을 돌며 흠잡을 거리를 찾아다닌다. 수간호사나 병원장의 비위를 맞추고 평간호사의 흠집을 찾는 게 그녀의 일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우위를 내세우는 일. 

그 때만 해도 실리콘 바늘보다 일반 쇠로 된 바늘이나 나비모양 바늘이 일반적일 때이다. 다른 일하는 도중 환자가 몸을 움직여 주사 놓은 부위가 붓는 경우 일단 링거를 잠가 놓는다. 그때그때 바로 다시 놔주면 좋겠지만 시간대 별로 해야 할 일이 쌓여있다 보니 일단 잠가놓고 한꺼번에 한 바퀴 돌며 다시 주사를 놓는다. 

그렇게 하라고 가르친 사람도 그녀다. 바쁘게 일하는 나를 부르더니 몇 호실, 몇 호실 주사가 부어있단다. 

"네, 선생님 알고 있어요. 빨리 바이탈 측정 마저 끝내고 한꺼번에 다시 놓을게요." 

그녀는 나를 똑바로 보지도 않고 옆 눈으로 흘겨보며 세상 참 좋아졌다고 한다. 자기가 신참일 때는 상상도 못했는데 말대꾸를 따박따박 한다고 한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감조차 오지 않는다. 그녀가 원하는 건 '일 잘하는 실력 있는 간호사'가 아니라 자기 말에 무조건 '복종하는 간호사'인가 보다.

나만의 생존법
 
 나의 목소리를 없애고 선배들 일까지 해내기
▲  나의 목소리를 없애고 선배들 일까지 해내기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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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근무가 걸리는 날이면 수간호사, 책임간호사, 나 이렇게 셋이 일을 한다. 위로 두 간호사는 인계가 끝나면 간식과 커피로 아침을 시작한다. 내게 권하지도 않지만 나는 인계가 끝나기가 바쁘게 뛰어 다니며 약을 돌리고, 주사를 놓고, 바이탈을 측정하고 할 일이 태산이다. 

점심시간이 되도 소화가 안 된다거나 배가 안 고프다거나 하는 핑계로 점심을 건너뛰었다. 원래 밥을 빨리 먹지 못하는 나는, 먹고 와서 늦게 왔다고 혼나는 게 두려워 병원에서 밥을 포기했다. 그랬더니 "재는 밥을 안 먹고도 일을 잘 해. 그래서 날씬한가?"하며 키득거린다. 둘이 느긋하게 밥을 먹고 걸어온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까봐 물을 가득 한잔 마신다.

아침 7시가 오전 근무 교대 시간이지만 나는 6시도 되기 전에 출근해서 밤샌 간호사들의 일을 돕고 오후 3시에 일이 끝나도 다음 근무 간호사들의 일을 한두 시간 돕다가 눈치 봐서 퇴근한다. 학교 선배들이 직장에서 예쁨 받고 잘 적응하려면 이래야 한다고 알려준 팁이다. 

그래서 이래야 하는 줄 알았다. 첫 1년 동안은 오프를 신청한 적이 없다. 남들 다 쉬고 싶은 날 쉬고, 남는 날이 내가 쉬는 날이다. 교육을 빙자한 태움을 극복하기 위한 내 나름의 생존전략이다. 나의 목소리를 없애고 선배들 일까지 해내기.

응급실로 옮겼다. 응급실은 전쟁터와 비슷하다. 피가 낭자하고 때로는 고성이 오가고 목숨이 촌각에 달려있으니 그 긴장감은 터지기 직전의 풍선 같다. 일의 강도로 보면 산부인과 병동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힘들다. 

하지만 응급실 수간호사 선생님은 이전 수간호사와 전혀 다르다. 우선 가장 지저분한 일을 직접 한다. 환자의 토사물을 치우고 행려환자로 들어와 온몸에서 썩은 생선 냄새가 나는 환자의 몸을 뜨거운 물을 떠다 닦아준다. 내가 도울라치면 

"문쌤은 다른 환자들 돌보세요. 여긴 내가 알아서 할게." 

나의 간호사 생활 통틀어 가장 모범적이고 존경스러운 분이다. 

일을 가르쳐 줄 때도 하나하나 세심하게 설명해주고 내가 이해했는지 꼼꼼하게 체크한다. 내가 제대로 작동 법을 읽히지 못한 기계가 있으면 설명에 앞서 

"이 기계가 참 어려워, 나도 숙달되는데 오래 걸렸어. 그러니까 잘 모르겠으면 항상 물어봐도 괜찮아." 

다른 선배들이 일을 가르칠 때도 말이 좀 심해진다 싶으면 어김없이 수간호사 선생님이 개입을 한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 없어. 너무 다그치면 잘 할 수 있는 것도 더 못하게 되니 천천히 가르쳐줘. 일을 늦게 배우는 사람이 나중에는 더 꼼꼼히 잘하는 사람도 많아." 

이전 병동에서는 내가 혼날 때마다 비웃던 수선생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이런 자상함과 따뜻함이 아무리 일이 힘들어도 견디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모든 파트가 수간호사의 성품을 따라간다. 그 밑에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 그 위치에 있는 사람이 중요한 이유다.

그때 더 극렬하게 저항했다면

졸업 후, 일하는 친구들과 만나면 10명 중 10명이 하는 말이 똑같다. '일이 힘든 건 참겠는데 사람이 힘든 건 못 참겠다'이다. 이건 간호사뿐 아니라 어떤 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일도 힘들고 태움은 지옥 같고, 그래서 일을 그만두는 간호사가 내 주변에도 천지다. 

그러니 또 인력난에 다시 일이 힘들어지고 또 태우고. 힘들게 대학가서 공부하고 면허증 땄지만 자부심을 갖고 일하기는커녕 이직을 희망하는 간호사가 전체 일하는 간호사의 70프로를 넘는다. 

임신한 친구에게 '도대체 생각이 있냐'고 다그쳐 일을 그만 두고, 왕따를 당해 아무도 말을 붙이지 않아 일을 그만두고, 친절하단 이유로 사람들 홀리고 다닌다고 매도 당해 일을 그만두고, 성희롱에 일을 그만두고, 욕설에 못 이겨 그만두고, 맞아서 그만두고, 외모비하, 부모까지 욕보이는 사람들... 

더 나빠져야 살아남는 이 몹쓸 관습. 내가 당했기 때문에 돌려주고 말겠다는 일종의 복수의식. 대대로 내려오다 보니 죄의식조차 없다는 게 문제다.

태움으로 생을 마감해버린 간호사가 처음이 아니다. 은폐하고 축소하고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왔을 뿐이다. 진실이 드러나고 공론화되고 그리하여 개선의 바람이 제발 좀 불었으면 한다.

그 길을 지나 온 간호사로서 그 때 더 극렬하게 저항하지 못하고 비굴한 선택을 한 내 행동이 이후의 후배들에게 힘든 길을 더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한 게 아닌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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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북미대화 움직임과 그 속내

미국의 북미대화 움직임과 그 속내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2/20 [04:5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19일 뉴스룸 보도에 따르면 H.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7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 컨퍼런스에서 연설에서 대북군사적옵션 배제 입장을 밝히면서 강력한 대북제재압박을 시사했다. 

 

 

♦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미국의 강경파와 대화파

 

18일 미국의소리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 대북강경파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외교적 해결을 강조해온 틸러슨 국무장관이 똑같은 목소리로 북에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17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54차 안보회의에서 북의 핵무기개발로 인해 전세계 비확산체제가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며 김정은 정권이 지구상에서 가장 파괴적인 무기로 세계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가용한 모든 도구를 사용해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단순히 현 제재를 이행하는 것뿐 아니라 (북과의) 외교관계 격하와 모든 무역, 군사, 상업 관계의 단절, 그리고 소위 초청 노동자로 불리는 북한 노동자를 추방시키도록 결의해야 한다고 지적" 지적했다. 사상 유례없이 가혹한 대북압박을 동맹국들에게 주문한 것이다.

 

미국의소리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날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행한 연설에서 최대 압박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주 평창겨울올림픽에 참가하여 미국 대표팀을 응원하면서도 동시에 북이 미국에 대한 위협을 멈추고,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영원히 끝낼 때까지 동맹들과 최대 압박을 가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 중동 순방에 나선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북 대화 가능성에 관해 언급하면서도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을 강조하였다.  

 

같은 날 미국의소리의 또 다른 기사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이 18일 방송된 CBS 방송 시사프로그램 ‘60분’과의 대담에서, 북을 대화에 나오도록 설득하기 위해 어떤 당근을 제시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당근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커다란 채찍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북이 이점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그러면서도 북과의 대화와 관련해, 북이 신호를 보내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현재 북으로부터 메시지를 받고 있다며, “우리가 첫 대화를 어떻게 하기를 원하는지 매우 명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즉, 비공개채널을 통해 북과 메시지를 주고 받고 있는데 공개적인 대화로 진입할만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어 그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당근이 아니라 커다란 채찍 즉, 강력안 대북 제재와 압박을 더욱 강하게 구사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 점점 드러나는 미국의 대화 기류

 

미국의소리에 따르면 12일 이집트를 방문 중이던 틸러슨 장관이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진지하고 의미 있는 방법으로 미국과 관여할 준비가 됐다는 것을 결정해야 하는 것은 전적으로 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은 대화 테이블에 무엇을 올려놓아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로 북이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해야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지난 트럼프 집권 1년 내내 이런 정책으로 일관하다가 결국 북이 연발적, 다발적으로 수소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을 단행하여 국가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선포하는 상황까지 왔음에도 또 똑같은 비핵화 전제 대화라니 오락가락 횡설수설이다. 도대체 미국 고위 관료들이 제정신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어쨌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강경파이건 대화파이건 모두 강력한 대북압박으로 모아지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이전과는 조금 다른 기류변화도 느껴진다.

 

적어도 강경파까지도 군사적옵션은 이제 입에 올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 달라진 점이다. 

나아가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한국 방문 기간 트럼프 대통령도 대화로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하는 등 강경파들도 관여 즉, 대화를 통한 해결을 입에 올리기 시작했다는 것도 다른 점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료들은 북이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대화가 진행될 것이고 그렇게 유도하기 위해 강력한 대북제재와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비핵화를 전제로 대화를 원한다면 영영 대화는 불가능하다. 특히 대화를 유도하기 위해 제재와 압박을 가하면 북은 다시 강력한 핵무장력을 과시하며 대미 군사적 압박에 나설 것이다. 그러면 한반도 전쟁위기는 더욱 고조될 것이고 북미관계는 심각해진다. 

미국도 이를 너무나 잘 알면서도 뻔한 비핵화 전제 대화타령을 강경파까지 나서서 이구동성으로 늘어놓는 그 의도가 궁금하다.

 

정작 북은 굳이 미국과 대화할 뜻이 없음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데 미국이 안달복달하는 형국이다. 

특히 평창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가 탄력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움직임니 나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대북 정책에 대한 기류변화가 생긴 것은 분명해 보인다.  

 

▲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언론들이 최근 부쩍 북미대화를 주제로 많은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 문재인 정부의 선택

 

물론 그렇다고 북미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이다. 초강력 제재 운운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대화를 시작하더라도 미국이 과연 한반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자는 협상을 진행할지도 의문이다. 

 

해방 전후 미국의 한반도정책은 원래 북까지 장악하고 그것을 발판으로 삼아 만주와 시베리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해가는 것이었다. 

북이 핵무장력을 강력하게 구축한 지금에 와서 당장 이런 미국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되었다. 북을 선제타격했다가는 미국 본토까지 쑥대밭이 될 수가 있으며 북이 한반도는 물론 일본, 미 본토까지도 점령작전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2.8열병식을 잘 분석해보면 북은 거기까지 염두에 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본다.(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8004)

 

그래서 미국 스스로 압도적 선제타격은 언감생심이고 며칠 전엔 백악관 대변인과 미국 의회 책임자들의 입을 통해 제한적 선제타격 소위, 코피전략마저도 거의 공개적으로 폐기선언하고 모든 미 행정부 고위 간부들의 입을 총동원하여 횡설수설 대화타령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결국 남은 것은 한반도의 분단을 고착화시켜 남측에 대한 영향력만이라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그것을 지렛대로 북을 내부로부터 붕괴시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밖에 없다.

바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통해 시험삼아 추진했던 전략을 이제 본격화하려할 가능성이 높다.

 

▲ 최근 미국의소리방송 대담에서 로버트 아이혼 연구원이 남측 젊은세대들의 통일에 대한 감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영구분단 가능성에 눈을 크게 뜨고 있고 귀를 쫑긋거리고 있는 것이다.     © 설명: 자주시보 이창기 기자

 

그래서 미국은 남북대화는 추진시키되 남측정부를 틀어쥐고 속도조절을 하려할 것이다. 통일은 절대 허용하지 않으며서 북의 핵무장력 강화는 막고 한반도 전쟁도 유발하지 않으며 영구분단을 꾀하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을 내부로부터 붕괴시키는 작업과 북의 핵무장력을 무력화하는 군사기술 개발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의소리 17일 '워싱턴 톡' 프로에 나온 로버트 아이혼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한국 젊은이들이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에 반대했다며 그들의 통일에 대한 감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 영구분단 가능성에 눈을 크게 뜨고 있고 귀를 쫑긋거리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인터넷에 북 인공기 소각하는 행위들은 모두 극 수구 친미활동을 일삼아온 아이디를 가진 이들이 의도적으로 벌인 것이었음이 밝혀졌는데 로버트 아이혼은 그렇게 흥분한 것이다. 그만큼 영구분단 가능성을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북이 이런 미국의 의도를 모를 리가 없다. 따라서 미국이 한반도의 통일을 기어이 가로막으려고 한다면 북은 특단의 조치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북은 평화를 구걸하기보다는 성전을 치르더라도 통일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오죽 그런 열망이 강렬했으며 노래까지 만들어 부르겠는가. 분단된 상태에서는 항구적 평화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북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이런 미국의 입장에 문재인 대통령이 충실히 따른다면 통일보다는 평화를 강조할 것이며 통일을 가로막는 법제 제도적 장벽을 제거하기보다는 가스관연결 등 경제협력에만 주목할 것이다.

 

많은 부문이 예속되어 있는 한국 정부가 미국정부와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무모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미국도 저물어가는 제국이다. 무소불위의 과거 미국이 아니다. 또한 세계 다극화의 진전으로 미국 중심의 수출경제에서 중국, 인도 등으로 다변화를 많이 이루어 내었다. 지혜를 발휘하면 이제는 얼마든지 운신의 폭을 넓혀갈 수 있다고 본다. 

 

어쨌든 문재인 정부가 민족의 편에 설 것인지 미국의 수족에 머물 것인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진정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고 존엄높고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 길은 이제 조국을 통일하는 것뿐이다. 한반도 통일을 이루면 청년실업문제도 미세먼지문제도 다 해결된다.

중국발 미세먼지는 일단 논외로 하고 서해안 지대의 석탄화력발전을 천연가스발전으로 바꾸고 경유차를 천연가스차로만 바꾸어도 적지 않게 해결되는데 그 천연가스를 남북을 관통하는 가스관으로 가져오면 아주 저렴하게 가져올 수가 있다. 미세먼지만이 아니라 에너지 경쟁력 강화로 기업과 가계에도 큰 도움이 된다. 

남북경협이 중소기업을 살리고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은 개성공단을 통해 이미 증명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행도 결국 통일에 달려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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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과 조미예비회담, 어떻게 성사될까?

[개벽예감287] 남북정상회담과 조미예비회담, 어떻게 성사될까?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8/02/19 [11:34]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남북관계가 아니라 조미관계에서 결정된다

2. 트럼프의 이상한 침묵, 문재인-펜스 회담

3. 문재인 대통령의 판단착오와 헛된 꿈

4. 백악관의 대조선정책은 어떻게 바뀌었나?

5. 불변의 전략 추진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1. 남북관계가 아니라 조미관계에서 결정된다

 

불꽃이 타올랐다. 이 강산을 화해의 열기로 녹이며 평화의 빛을 안겨주는 불꽃, 북측 고위급 대표단의 역사적인 방문이 지펴올린 소중한 불꽃이다. 이 불꽃은 민족의 통일열풍을 활화산처럼 불러일으키며 남북정상회담의 길을 열어놓을 것이다. 아직은 이렇게 문학적 수사로 표현하는 수밖에 없지만, 장엄한 통일시대의 개막은 꿈결 같은 상상이 아니라 70년 통일국가건설운동의 필연적인 귀결이다. 우리 민족은 가슴 벅찬 격변기를 맞이한 것이다. 

 

바로 그 격변기에 두 가지 역사적인 대사변이 일정에 올라있다. 70년 동안 고통과 치욕을 강요해온 분단체제 한 복판에 붕괴의 파열구를 뚫어놓을 역사적인 대사변은 남북정상회담과 조미담판이다. (회담 또는 협상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지만, 적대관계에서 이루어지는 회담 또는 협상이므로 담판이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 남북정상회담과 조미담판이 열릴 것이라는 정세전망을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여 서술하려는 것이 이 글을 집필한 목적이다. 

 

서술의 출발점은, 우리 민족에게 감동과 흥분을 안겨주고, 전 세계적으로 놀라움과 찬탄을 불러일으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남특사파견이다. 2018년 2월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명을 받고 분단선을 넘어 청와대를 방문한 김여정 특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하였다.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특사의 대화내용을 읽어보면, 친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민족의 통일염원을 받들어 이른 시일 안에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의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명을 받고 분단선을 넘어 청와대를 방문한 김여정 특사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장면이다. 김여정 특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했는데, 친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민족의 통일염원을 받들어 이른 시일 안에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의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전달과 북측 고위급 대표단의 남측 방문은 민족의 통일열풍을 활화산처럼 불러일으키며 남북정상회담의 길을 열어놓을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해지자, 남측에서는 남북정상회담 개최문제와 관련하여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 지난 70년 동안 우리 민족의 통일국가건설운동을 방해하고 반대해온 미국이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가로막아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를 떨쳐버리기 힘든 것이다.   

그런 우려 속에서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의한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는가 또는 불발되는가 하는 문제는 남북관계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조미관계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점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백악관이 반대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비극적 현실은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로 얽혀있는 한미동맹의 은폐된 모습이다. 그러므로 백악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반대할 것인가 아니면 묵인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백악관의 반대에 가로막혀 평양을 방문하지 못하게 될 것이 확실한데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를 평양에 초청하였을까? 그런 것은 아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백악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반대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그를 평양에 초청한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말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백악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반대하지 못하는 여건을 만들어놓고 그를 평양에 초청한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2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를 방문한 김여정 특사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양초청을 받고,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나가자”고 화답하였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킬 여건을 만들어놓고 초청장을 보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런 사실을 간파하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나가자”고 응답하였다.  

 

그렇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성사시키기 위해 어떤 여건을 만들어놓은 것일까? 조선이 미국 본토 전역을 핵타격사정권 안으로 끌어넣은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여 조미핵대결에서 승리한 것이 바로 그 여건이다.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이 승리한 것이 어째서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성사시킬 여건으로 되는 것일까?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이 승리하고 미국이 패배하였으므로, 이제 남은 것은 조미담판밖에 없는데, 백악관이 조선과 담판하려면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반대할 수 없고, 묵인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렇다. 백악관이 남북정상회담을 반대하는데도, 조선이 백악관과 담판하는 경우는 생각할 수 없다. 백악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묵인하는 조건에서만 조미담판이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아직 완성하지 못하였다면, 남북정상회담이나 조미담판은 거론하기조차 힘들 것이다.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여 조미핵대결에서 승리하였기 때문에 남북정상회담과 조미담판이 성사될 전망이 열린 것이다.  

 

 

2. 트럼프의 이상한 침묵, 문재인-펜스 회담

 

백악관이 조선과 담판하려는 의사를 가졌는가 또는 갖지 않았는가 하는 문제가 관심의 초점으로 부각된다. 조선과 담판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권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틀어쥐고 있으므로, 그가 그 중대사안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문제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미국 정부의 현직 고위관리들 또는 전직 고위관리들, 그리고 미국의 유명한 전문가들이 언론매체에서 조미관계에 관한 이러저러한 발언을 늘어놓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최종결정권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관심의 초점을 집중시켜야 백악관이 조선과 담판하려는 의사를 가졌는지 또는 갖지 않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백악관 측근들이 제발 좀 그만두라고 말리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트위터를 끊임없이 계속하면서 할 소리, 못할 소리를 늘어놓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여정 특사의 남측 방문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치 침묵하였다. 김여정 특사의 남측 방문으로 전 세계가 깜짝 놀라며 술렁이었는데, 트위터 수다쟁이로 소문난 트럼프 대통령은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까? 

 

당시에 전개된 정황을 들여다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침묵하고 있었던 게 아니다. 그는 침묵할 수 없었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김여정 특사의 남측 방문에 관한 내부논의가 있었던 것이 분명하고, 그 논의의 끝자락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린 것도 분명하다. 외부에 공개할 수 없는 중대한 결정이었으므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섣부른 소리를 꺼내놓지 못한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여정 특사를 남측에 파견한 것과 관련하여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내린 중요한 결정은 무엇이었을까? 그 결정이 무엇인지를 외부에 알려준 사람은 놀랍게도 마익 펜스(Michael R. Pence) 부통령이다. 

얼마 전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펜스 부통령의 행동거지를 보면, 그는 미국 선수단을 이끌고 남측에 들어가서 남북관계개선을 방해하고 북측을 심히 자극하는 망언과 망동을 저지르며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그런 망언과 망동에 시선을 빼앗기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여정 특사의 남측 방문과 관련하여 어떤 중대한 결정을 내렸는지 알지 못하게 된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18년 2월 8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펜스 미국 부통령을 접견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장면이다. 그 회담에서 펜스 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남북관계개선을 추진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미국 선수단을 이끌고 남측에 들어가서 남북관계개선을 방해하고 북측을 심히 자극하는 망언과 망동을 저지르며 여기저기 돌아다녔던 펜스 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하면서는 남북관계개선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니, 그처럼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은 없을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중대한 결정을 용케 알아낸 재주꾼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미국의 외교정책 및 국가안보문제에 관한 글을 <워싱턴포스트>에 자주 발표하는 유명언론인 조쉬 로긴(Josh Rogin)이다. 그는 <워싱턴포스트> 2018년 2월 11일부에 실린 자신의 글 ‘미국은 북조선과 대화할 준비가 되었다’에서 펜스 부통령에게서 들은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일정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특별기 안에서 펜스 부통령과 조쉬 로긴이 단독대담을 진행했는데, 그 자리에서 펜스 부통령은 2018년 2월 8일 자신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할 때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남북관계개선을 계속 추진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견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조쉬 로긴은 관여(engagement)라는 미국식 용어를 썼지만, 그것은 남북관계개선이라는 우리식 용어와 같은 뜻이다. 

 

남북관계개선을 가로막는 망언과 망동을 저지르며 훼방꾼 노릇을 하고 있었던 펜스 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회담에서는 남북관계개선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펜스 부통령이야말로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다. 

펜스 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관계개선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그의 개인견해를 밝힌 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김여정 특사의 남측 방문을 논의한 끝에 내린 결정을 전달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조쉬 로긴은 위에 인용한 <워싱턴포스트> 기사에서 펜스 부통령이 방한체류 중에 트럼프 대통령과 “매일 협의하였다”고 썼는데, 이것은 남북관계개선을 추진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펜스 부통령의 회담발언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정책변화를 직접적으로 반영한 발언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이런 사실을 살펴보면, 백악관은 남북정상회담을 묵인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예견할 수 있다. 

그러므로 백악관이 남북정상회담을 반대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파악하는 것보다, 청와대가 남북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더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마땅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추진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 것일까? 

 

 

3. 문재인 대통령의 판단착오와 헛된 꿈

 

2018년 2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취재기자실을 들렀을 때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인가 하는 어느 외신기자의 질문을 받고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마음이 급한 것 같다. 우리 속담으로 하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답변하였다. 이 즉석답변은 그가 남북정상회담 개최문제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준다. 이번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친서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이른 시일 안에 개최하자고 제의하였는데, 그 제의를 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개최문제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은 것이다. 

 

2018년 2월 15일 남측 여론조사기관이 발표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남측 국민들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국민의 뜻을 받들어 남북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문재인 대통령은 이상하게도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왜 남북정상회담 개최문제에 대해 그처럼 적극성을 보이지 않은 것일까? 이 의문에 답을 얻으려면, 아래에 서술한 두 가지 사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17일 평창동계올림픽 취재기자실에 들렀을 때, 취재진에게 “지금 이뤄지고 있는 남북대화가 미국과 북한 간의 비핵화 대화로 이어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이 발언에서 남북관계 개선문제와 조미회담 개최문제를 바라보는 그의 생각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면 조미회담이 성사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조미회담이 성사될 조짐이 보이지 않으므로, 남북관계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백악관의 눈치를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추진하고 싶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인 것이다. 그런 생각에 따르면, 남북관계를 결정적으로 개선시킬 남북정상회담은 조미회담이 성사된 이후에 개최될 수 있으며, 만일 조미회담이 성사되지 않으면, 남북정상회담도 개최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그가 남북정상회담을 거론하기 전에 백악관의 눈치부터 살펴야 하는 민망한 처지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드러내준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8년 2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기자단쎈터를 방문하였을 때 외신기자와 담화하는 장면이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인가를 물은 외신기자의 질문을 받고,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답변하였다. 이 답변은 그가 남북정상회담 개최문제에 대해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지금은 조미회담이 성사될 조짐이 보이지 않으므로, 남북관계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백악관의 눈치를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추진하고 싶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인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과거경험이 있다. 2000년 3월 8일 미국 뉴욕에서 조미고위급회담 추진문제를 협의하는 조미예비회담이 진행되었고, 3월 9일 싱가포르에서 남북정상회담 추진문제를 협의하는 남북특사회담이 진행되었다. 조미예비회담과 남북특사회담이 서로 다른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된 것은 우연한 현상이 아니었다. 이 경험은 조미관계개선과 남북관계개선이 동시에 추진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 과거경험에 비춰보면, 조미회담이 성사되지 않으면 남북정상회담도 할 수 없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은 그 양자가 동시에 추진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착오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런 판단착오를 버리고, 백악관의 눈치를 너무 살피지 말고, 이른 시일 안에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둘째,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의지가 너무 박약하다는 점이다. 엄밀히 말하면, 그의 통일의지가 너무 박약하다는 표현보다 그에게 통일의지가 없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통일이라는 말을 입 밖에 일절 꺼내지 않는 것만 봐도, 그에게 통일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관심하는 문제는 통일문제가 아니라 평화문제다. 그의 소원은 조선과 미국이 비핵화 협상을 시작하여 한반도에 평화가 실현되는 것, 오로지 그것뿐이다. 그래서 그는 지난 2월 17일 평창동계올림픽 취재기자실에 들렀을 때, 취재진에게 “지금 이뤄지고 있는 남북대화가 미국과 북한 간의 비핵화 대화로 이어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던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개선되어도, 더 나아가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어도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이 열리는 게 아니라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국면이 열리게 될 것으로 믿는다. 그가 소원하는 한반도의 평화는 평화적인 분단체제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그러나 단적으로 말하면, 평화적인 분단체제는 언제가도 이루어지지 않을 헛된 꿈이다. 왜냐하면, 한반도에 통일국가가 건설되기 전에는, 다시 말해서 분단체제 아래서는 평화체제가 절대로 구축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 정전상태가 지속되고, 평화가 실현되지 않는 근본원인은 분단체제가 유지되는데 있다. 한반도가 분단되었기 때문에 평화가 실현되지 못하는 것이므로, 한반도 평화체제는 오직 자주통일국가가 건설될 때만 구축될 수 있다.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교체되면, 평화적인 분단체제가 세워지는 게 아니라 자주적인 통일국가가 건설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평화적인 분단체제라는 말 자체가 형용모순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루어질 수 없는 조선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나 평화로운 분단체제를 소원하는 헛된 꿈을 버리고, 민족의 통일염원을 받들어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놓는 지상과업에 관심과 노력을 돌려야 할 것이다. 

 

 

4. 백악관의 대조선정책은 어떻게 바뀌었나?

 

우리 민족 전체가 기대하는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려면, 조미예비회담이 열려야 하는데, 조미예비회담이 열릴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사실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대조선정책이 변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위에서 인용한, <워싱턴포스트> 2018년 2월 11일부에 실린 조쉬 로긴의 기사에서 뜻밖의 소식을 들을 수 있다. 그 기사에 따르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일정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특별기 안에서 조쉬 로긴이 펜스 부통령에게 조선이 제재에서 벗어나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가 하고 물었다고 한다. 조선이 제재에서 벗어난다는 말은 조미회담이 열린다는 뜻이므로, 그 질문은 백악관이 조선과 회담하기 위해 조선에게 무슨 조건을 요구하는가를 물은 것이다. 그런데 그 중요한 질문을 받은 펜스 부통령의 답변이 참으로 ‘걸작’이었다. 그는 “나는 모른다. 그것이 회담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답변하였다. 

조선과 회담하기 위해 백악관이 조선에게 요구할 조건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펜스 부통령의 답변은 무슨 뜻인가? 백악관이 조선에게 요구할 조건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조선과 회담해야 한다는 그의 답변은 또 무슨 뜻인가?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2018년 2월 8일 오산미공군기지에 특별기편으로 도착한 마익 펜스 미국 부통령과 그 부인이 임성남 외무차관의 영접을 받으며 주한미공군 의장대를 사열하는 장면이다. 펜스 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미국 선수단을 이끌고 남측에 들어가서 남북관계개선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북측을 심히 자극하는 망언과 망동을 계속 자행하며 돌아다녔다. 그런데 그런 그가 남측 체류일정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특별기 안에서 미국 언론인과 마주 앉아 단독대담을 진행하면서 백악관이 조선에게 조건 없는 예비회담을 제의할 것임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였다. 이것은 그의 개인견해가 아니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정책변화를 말해주는 발언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단적으로 말하면, 펜스 부통령의 답변은 조선에게 이른바 조건 없는 예비회담(preliminary talks without precondition)을 제의하려는 백악관의 속내를 반영한 것이다. 백악관이 조선에게 조건 없는 예비회담을 제의한다는 말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대조선정책이 바뀌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조쉬 로긴은 위에 인용한 <워싱턴포스트> 기사의 첫 문장에서 “지난 주간 남한에서 미국과 북조선 사이에 서로 싸늘한 분위기가 감돌았으나, 막 뒤에서는 워싱턴과 평양이 조건 없이 직접 대화를 시작할 새로운 외교의 개막을 향한 실제적인 진전(real progress)이 이루어졌다”고 썼던 것이다. 또한 미국의 <블룸벅 뉴스>도 위에 인용한 조쉬 로긴의 <워싱턴포스트> 기사에 대해 보도하면서, 백악관이 조선과 회담하려는 “정책변동(policy shift)”을 보여주었다고 논평하였던 것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백악관은 한심한 헛발질만 계속하고 있었다. 조선이 비핵화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야 조선과 회담할 수 있다느니, 비핵화를 논의하는 회담이 아니라면 조선과 회담할 필요가 없다느니, 조선을 비핵화하기 위한 ‘최대압박공세’가 효과를 보고 있다느니, 조선이 먼저 머리를 숙이고 대화를 제의해오면 응해주겠다느니 뭐니 떠들어대면서 줄곧 헛발질만 하다가, 조미핵대결에서 패하고 나서 정신을 좀 차렸는지, 이제야 조건 없는 예비회담을 하고 싶다는 속내를 은근히 드러낸 것이다.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이 승리하고, 미국이 패배하였으므로, 백악관이 대조선정책을 그렇게 바꾸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2018년 2월 13일 헤더 노어트(Heather A. Nauert)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국무부 출입기자들에게 “우리가 (조선과) 논의하고 싶은 의제를 정하기 위해, 그 의제는 비핵화가 될 것인데, 우리는 무엇을 논의할 것인지에 관한 예비대화(preliminary chat)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도 역시 조건 없는 예비회담에 대해 언급한 것이 분명하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예비회담이란 본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진행되는 법이다. 백악관이 그처럼 본회담과 예비회담을 구분하여 순차적으로 추진하려는 속내를 은근히 드러낸 것은 자칫 결렬되기 쉬운 조미회담을 성사시키려는 의사표명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위에 인용한 발언에서 노어트 대변인은 앞으로 조미예비회담이 성사되는 경우 조선의 비핵화 문제가 회담의제로 정해질 것처럼 말했지만, 그것은 자신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고 중얼대는 횡설수설이다. 조선은 비핵화 문제를 의제로 삼으려는 회담은 무조건 거부하겠다고 이미 여러 차례 언명하였으며, 백악관도 조미회담에서 자기들이 비핵화라는 말을 입에서 꺼내는 순간 회담이 즉각 결렬될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펜스 부통령과 노어트 대변인은 조미예비회담에 대해 간접적으로 또는 직접적으로 각각 언급하였으나, 백악관이 조미예비회담을 언제쯤 조선에게 공식적으로 제의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조미예비회담을 개최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백악관이 시간을 질질 끌만한 처지가 전혀 아니라는 점이다. 백악관이 조미핵대결에서 패하여 최악의 곤경에 빠졌으니 시간에 쫓기고 있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릿저널> 2018년 2월 8일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고 떠들어대면서도, 막 뒤에서는 이란에게 세 차례나 협상을 제의하였는데, 이란은 미국의 협상제의를 모조리 거부하였다고 한다. 핵무기를 갖지 못한 이란에게도 그런 수모를 당하며 협상을 애걸해야 하는 미국이 핵무력을 완성한 조선에게 협상을 애걸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이런 사실은, 최악의 곤경에 빠졌으면서도 제국의 체면과 위신을 유지해보려고 거드름을 피우며 최대압박공세니 뭐니 하는 허장성세에 매달리는 백악관의 정치연극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위에 서술한 몇 가지 사실들을 살펴보면, 백악관이 조선에게 예비회담을 제의할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하지만 백악관이 조선에게 예비회담을 제의하더라도, 조선이 그 제의를 받아줄지 아니면 이전처럼 또 다시 외면해버릴지 예견하기는 힘들다. 조미예비회담 개최문제는 백악관이 성의 있는 태도로 예비회담을 제의하는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진정성 문제에 달려있다고 말할 수 있다.   

 

 

5. 불변의 전략 추진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선과 미국이 예비회담을 거쳐 본회담(담판)으로 나아가는 씨나리오는 이미 18년 전에 실현된 바 있다. 2000년 3월 8일부터 15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조미차관급회담이 진행되었고, 7월 28일에는 타이 방콕에서 조미외무장관회담이 진행되었다. 백남순 당시 조선 외무상과 매들린 올브라이트(Madeleine K. Albright)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그 회담에 참석하였다. 조미외무장관회담의 결정에 따라 2000년 9월 27일부터 10월 2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조미차관급회담이 진행되었으며, 2000년 10월 9일부터 12일까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명을 받은 조명록 특사가 백악관을 방문하였다. 

 

당시 조선과 미국은 예비회담에서 무엇을 합의하였던가? 2000년 10월 12일 평양과 워싱턴에서 동시에 발표된 조미공동코뮈니께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측은 새로운 관계구축을 위한 또 하나의 노력으로 미사일문제와 관련한 회담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모든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을 것이라는데 대하여 미국측에 통보하였다”는 문장이 들어있다. 

2000년 당시 조선은 국가핵무력을 아직 완성하지 못하였으므로, 조선은 “모든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지 않는다”는 미사일발사 유예조치를 백악관에 통보하였고, 그런 유예조치에 상응하여 백악관은 대조선관계개선을 추진하기로 공약하였다. 

조선이 미사일발사 유예조치를 발표하고, 그에 상응하여 백악관이 대조선관계개선을 공약하였던 2000년 10월 12일에서 11일이 지난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접견을 받았는데, 바로 여기까지가 조미예비회담 진행과정이었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00년 10월 2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에 있는 백화원 국빈관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하고 베푼 만찬에서 축배를 드는 장면이다. 미국 뉴욕에서 조미차관급회담이 진행되었던 2000년 3월 8일부터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준비하기 위해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10월 25일까지 약 7개월 동안 조선과 미국은 예비회담을 진행하였다. 그로부터 18년이 지난 올해 조미예비회담이 다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 기간은 2000년 진행기간보다 짧아질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미본회담(조미담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0년 12월 빌 클린턴(William J. Clinton) 당시 미국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하여 역사적인 조미정상회담을 진행하려는 것이었으나, 워싱턴의 반대파가 그의 평양방문을 가로막는 바람에 조미정상회담은 불발되었다. 만일 빌 클린턴이 평양을 방문하여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었더라면, 조선은 미사일발사를 유예하는 게 아니라 중지하고, 그에 상응하여 백악관은 주한미국군을 철수하기로 합의하였을 것이다. 

 

위에 서술한 2000년 조미회담경험을 살펴보면, 오늘 조미예비회담과 조미본회담이 열리는 경우, 어떤 합의가 도출될 수 있는지 예견할 수 있다. 조선은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고, 백악관은 대조선제재조치를 최대로 확대해놓은 조건에서 조미예비회담이 성사되면, 조선은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와 핵시험을 유예한다는 것을 백악관에 통보할 수 있을 것이고, 그에 상응하여 백악관은 대조선제재조치를 전면적으로 해제하고 대조선관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미예비회담 합의에 기초하여 조미본회담이 성사되면, 조선은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와 핵시험을 중지하는 포괄적 핵동결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되고, 그에 상응하여 백악관은 주한미국군 완전철수를 공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이 바로 조미담판 씨나리오다. 

 

18년 전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뒤에 미국과 담판하려고 하였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남전략 및 대미전략을 계승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떻게 해서든지 이른 시일 안에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고, 미국과 담판하여 주한미국군을 철수시키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은 대를 이어 계승된,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불변의 전략이다. 올해 1월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신년사에 그 불변의 전략이 반영되어 있다. <사진 6> 

 

▲ <사진 6> 2018년 2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측 방문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온 북측 고위급 대표단 성원들로부터 보고를 듣고, 남북관계개선 추진방향을 제시하였으며, 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18년 전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뒤에 미국과 담판하려고 하였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남전략 및 대미전략을 계승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떻게 해서든지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고, 미국과 담판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은 대를 이어 계승된 불변의 전략이다. 올해 1월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신년사에 그 불변의 전략이 반영되어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018년 2월 13일 댄 코우츠(Daniel R. Coats) 미국 국가정보국장과 마익 팜페오 미국 중앙정보국장은 연방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조선이 핵무력을 보유한 목적이 한반도를 통일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해리 해리스(Harry B. Harris Jr.) 미국 태평양사령관도 2018년 2월 14일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확보하려는 목적(국가핵무력을 완성한 목적이라고 해야 옳다)은 체제를 수호하려는 것만이 아니라 한반도를 통일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이전에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사실을 이제야 공식적으로 인정하였다. 그들이 청문회에서 공히 인정한 것처럼, 조선은 한반도를 통일하려는 국가목표를 추구하고 있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목적도 한반도의 통일이다. 그러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고 미국과 담판하여 주한미국군을 철수시키려는 목적도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하기 위함이다. 이것은 대를 이어 계승된,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불변의 목적이다.

 

누구나 예감할 수 있는 것처럼, 남북정상회담과 조미예비회담이 성사되면, 정세변화는 급진전될 것이다. 남북해외 각계각층, 각당각파가 민족통일대축전에 총결집하여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실현하고 조국통일의지를 고조시킬 것이며, 남과 북이 당국과 민간을 가릴 것 없이 각 부문에서 교류와 협력을 추진하게 될 것이다. 70년 동안 지속되어오는 우리 민족의 통일국가건설운동은 주한미국군을 철수시키고 통일시대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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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와 달성군이 낙동강서 벌이는 황당한 탐방로 공사

100억 예산 투입해 천혜의 자연자원 망쳐... "하천 순찰·산책로" 주장

18.02.19 10:23l최종 업데이트 18.02.19 10:23l

 

천혜의 자연자원이 망가지고 국민혈세가 탕진되는 공사의 대표적인 예가 4대강사업이었다. 4대강사업으로 국토의 혈맥과도 같은 4대강이 인공의 수로로 전락하고 수많은 생명이 사라져갔으며 천문학적인 국민혈세마저 날아가버렸다.

4대강사업은 국민적 공분을 산 대표적인 환경파괴 사업으로 지금 감사원의 집중 감사를 받고 있으며, 4대강을 재자연화하라는 국민적 요구에 의해서 그 첫 조치로서 4대강 수문개방이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이런 형국에 또다시 낙동강에서 4대강사업식 하천공사가 대구 달성군과 국토부에 의해 진행되고 있어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인공시설물에 대한 국토부의 옹색한 해명

바로 국토부(대구지방국토관리청)과 대구 달성군이 낙동강변 천혜의 자연자원인 화원유원지 화원동산 하식애 앞으로 '국가하천 유지관리용 낙동강변 다목적도로건설사업'이란 명목으로 탐방로 조성사업을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달성군이 화원동산 하식애 앞 낙동강 안쪽으로 강철 파일을 박아 탐방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  대구 달성군이 화원동산 하식애 앞 낙동강 안쪽으로 강철 파일을 박아 탐방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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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업을 통해 대구에서 원시적 자연식생이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하식애의 생태와 경관을 망치고 있다. 더구나 생태적으로 뿐 아니라 경관적으로 문제가 많은 사업에 100억원이라는 거액의 국민혈세(대구지방국토청 30억원, 대구 달성군 70억원을 투입하는 매칭 사업)까지 투입되고 있다.  

특히 국가하천 관리의 책임을 맡고 있는 국토부가 아무런 문제의식도 없이 수십억원의 예산까지 투입했다. 국토부가 이 사업을 허용하면서 내세운 목적은 '순찰'. 그러나 이 설명은 옹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이 사업의 진짜 목적이 뭐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국토부 산하 대구지방국토청 담당자는 "하천 순찰용"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화원동산 전경. 강변으로 강철파일을 박은 흔적들이 보인다. 그 라인으로 탐방로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하식애의 생태계와 경관을 망치는 공사가 아닐 수 없다.
▲  화원동산 전경. 강변으로 강철파일을 박은 흔적들이 보인다. 그 라인으로 탐방로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하식애의 생태계와 경관을 망치는 공사가 아닐 수 없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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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곳은 화원동산의 하식애 부분 즉 절벽 구간으로 길이 없는 곳이다. 낙동강과 하식애가 맞닿아 있는 부분이자 물길이 들이치는 수충부에 해당하는 구간이다. 이런 곳에 없는 길을 만들어내면서 '유지관리'라는 명분까지 붙여 고작 이유를 단 것이 순찰용이란 해명이다. 원래 길이 없어 사람도 다니지 못하던 곳에 순찰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이야기다. 

홍수방어라는 하천관리 기본도 어긴 국토부

더구나 이곳은 수충부로서 홍수 등의 큰물이 지면 거센 물길이 부딪혀 어떠한 구조물도 견디지 못하는 곳이다. 이런 곳에 탐방로 공사를 허용하고 예산까지 투입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 홍수방어라는 기본적인 하천관리 매뉴얼과도 배치되는 일이다.

 지도만 보더라도 탐방로 공사 현장이 얼마나 엉터리 공사인지 잘 알 수 있다. 이런 사업을 허가하고 예산까지 보탠 국토부는 어느 나라 국토부인가? 4대강사업으로 국토파괴부란 비아냥을 듣고 있는 국토부가 국토하천 관리에서 손을 떼야 하는 이유다.
▲  지도만 보더라도 탐방로 공사 현장이 얼마나 엉터리 공사인지 잘 알 수 있다. 이런 사업을 허가하고 예산까지 보탠 국토부는 어느 나라 국토부인가? 4대강사업으로 국토파괴부란 비아냥을 듣고 있는 국토부가 국토하천 관리에서 손을 떼야 하는 이유다.
ⓒ 다음지도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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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인제대 토목공학과 박재현 교수는 다음과 같이 크게 우려했다.

 

"정말 위험하다. 이런 시설물은 홍수 나면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곳에 어떻게 탐방로를 만들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환경운동가 최병성 목사 또한 탐방로의 미래에 낙제점을 주었다.

"강물의 흐름상 그 탐방로 안전하지 못하다. 집중호우시 낙동강의 불어난 강물이 탐방로를 치고, 휩쓸려온 덤불들이 저 탐방로 교각에 엉키면서 결국 무너지게 될 것이다"
 

 지난 2002년 8월 말 태풍 루사가 침공한 화원동산의 모습. 탐방로가 예정된 구간이 강한 강물에 휩쓸리고 있다.
▲  지난 2002년 8월 말 태풍 루사가 침공한 화원동산의 모습. 탐방로가 예정된 구간이 강한 강물에 휩쓸리고 있다.
ⓒ 김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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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가 도대체 국가하천을 관리할 역량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식으로 국가하천을 관리할 것이면 국토부는 국가하천 관리에서 손을 떼는 것이 옳다. 가뜩이나 국토부는 4대강사업을 강행한 주무부서로서 국민들로부터 '국토파괴부'란 비아냥까지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4대강사업 후 똑같은 행보를 보인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망치고 있는 대구 달성군

이 문제투성이 사업에 있어 대구 달성군 또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화원동산 하식애는 천혜의 자연자원으로 대구 달성군이 '개발'이 아니라 '보호'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식물사회학자 김종원 계명대 생물학과 교수는 하원동산 하식애의 가치를 이렇게 설명했다. 

"화원동산 하식애는 대구에서 원시적 자연식생이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곳으로, 대구광역권에서 가장 자연성이 높은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곳은 희귀 야생식물자원 보존 창고로 모감주나무, 쉬나무, 팽나무, 참느릅나무, 참산부추 등 인공으로 식재하지 않는 잠재자연식생 자원의 보고다. 특히 모감주나무군락이 유명한데 산림청은 모감주나무를 취약종으로 분류 지정보호 대상 115호로 보호하고 있다."
 

 화원동산의 모감주나무군락이 열을 지어 늘어서 있다.
▲  화원동산의 모감주나무군락이 열을 지어 늘어서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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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원동산의 모감주나무에 앉아 쉬고 있는 개똥지빠귀의 모습. 화원동산과 그 인근에는 텃새와 철새를 비롯한 다양한 새들이 찾아온다.
▲  화원동산의 모감주나무에 앉아 쉬고 있는 개똥지빠귀의 모습. 화원동산과 그 인근에는 텃새와 철새를 비롯한 다양한 새들이 찾아온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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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곳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서 야생동물의 중요한 은신처이기도 하다. 김종원 교수는 다음과 같이 하식애의 생태적 기능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곳은 달성습지를 오가는 야생동물의 피난처나 휴식처로 기능을 하는 중요한 거점이다. 조류들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서식처이다. 특히 지형적 특성상 이동철새들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거점이 아닐 수 없다."

공사를 즉시 중단하고, 책임자 처벌해야

뿐만 아니다. 이곳은 경관적으로도 중요한 곳이 아닐 수 없다. 이곳은 예로부터 '배성10경'의 하나로 꼽히면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던 곳이다. 오죽하면 신라 경덕왕이 이곳의 풍광에 빠져 이 일대를 '화원'이라는 칭했을까. 석양이 질 무렵 이곳의 경관은 낙동강의 그 어떤 곳의 낙조보다 아름답다.     
 

 철새 파일이 박힌 낙동강변에 천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와 물닭 같은 다양한 철새들이 놀고 있다. 이곳에 탐방로가 놓이고 사람이 드나들면 이들은 더이상 이곳을 찾을 수가 없다.
▲  철새 파일이 박힌 낙동강변에 천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와 물닭 같은 다양한 철새들이 놀고 있다. 이곳에 탐방로가 놓이고 사람이 드나들면 이들은 더이상 이곳을 찾을 수가 없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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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방로 조성 현장 위로 철새들이 무리지어 날고 있다. 이처럼 달성습지에는 다양한 철새들과 텃새들이 살고 있다.
▲  탐방로 조성 현장 위로 철새들이 무리지어 날고 있다. 이처럼 달성습지에는 다양한 철새들과 텃새들이 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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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생태적 경관적으로 중요하고 아름다운 곳에 강물 위로 쇠말뚝까지 박아서 흉측한 인공의 구조물을 만든다는 것은 이곳의 생태와 경관을 깡그리 망치는 행위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이 사업을 전해들은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게다가 "이런 기막힌 사업에 국민혈세 100억원까지 투입해서 공사를 벌인다는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에 다름 아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우려와 주장은 국토부와 달성군이 지금 즉시 이 사업을 중단해야 하는 명백한 이유이기도 하다. 

천연 자연자원을 보호할 것인가, 4대강사업식 하천공사를 강행해 비난을 자초할 것인가? 국토부와 대구 달성군의 행보가 주목되는 까닭이다.

한편, 대구 달성군은 이 사업의 목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주민 편의를 위한 산책로 및 자전거도로 조성 그리고 친수공간을 활용한 인간과 환경, 문화의 조화 및 녹색성장"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4대강사업은 우리 국토에 참으로 몹쓸 짓을 한 대표적인 사업입니다. 천문학적인 국민혈세까지 탕진을 했지요.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4대강사업식 하천공사가 끊임없이 복제된다는 것입니다. 국토부와 대구 달성군이 함께 벌이는 낙동강변 탐방로 공사가 바로 그것입니다. 국민혈세만 탕진하면서 천혜의 자연자원을 망치고 말 이 사업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합니다. 이 기사는 <평화뉴스>에도 함께 실립니다.

 

태그:#낙동강#탐방로 공사#대구 달성군#화원동산#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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