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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 오른다? 가상화폐 무려 1429가지…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 생겨나고 있다

[가상화폐, 한국만 왜 뜨겁나]모른다! 오른다? 가상화폐 무려 1429가지…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 생겨나고 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입력 : 2018.01.15 06:00:03 수정 : 2018.01.15 06:03:02

 

ㆍ가상화폐에 대한 궁금증
ㆍ처음 만든 사람 안 밝혀져…기존 금융에 반감 추측
ㆍ20~30% 비싼 ‘김치 프리미엄’…폭탄 돌리기 우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에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가상통화를 둘러싼 궁금증을 기초부터 정리했다. 

- 가상화폐는 무엇인가. 

“가상화폐에 대해 공통으로 합의된 정의는 없다. 지난해 금융위원회 등 정부가 처음 내놓은 가상화폐 태스크포스(TF) 자료를 보면, 가상화폐란 ‘민간에서 발행한 전자적 가치의 표시’라고 정의했다. 단순히 말해 인터넷 커뮤니티였던 싸이월드의 도토리와 같은 ‘사이버 머니’이다. 그러나 도토리와 달리 운영방식이 크게 달라 딱 잘라 ‘사이버 머니’라고 할 수 없다. 도토리는 싸이월드 운영회사가 발행·관리를 했다. 발행량에도 제한 없었고 도토리를 사고파는 기능도 없었다. 그러나 가상화폐는 누가 발행하는 게 아니고 채굴을 통해서 얻는다. 채굴해서 생성을 하면 거래소에서 개인끼리 사고판다. 다만 비트코인 발행량은 2140년까지 2100만개를 생산하고, 그 이후에는 생산을 중단하도록 설계됐다. 발행량이 제한되지 않은 가상화폐도 있다. 두 번째로 많이 거래되는 이더리움은 발행량에 제한이 없다. 하지만 채굴로 얻어야 한다는 것은 비트코인과 똑같다.”

- 채굴 작업은 무엇이고, 어디서 하나. 

“가상화폐는 컴퓨터로 연산 문제를 풀면 보상으로 주어진다. 이 과정을 채굴이라고 불러 비트코인을 캐는 사람들을 ‘광부’라고도 한다. 이 작업은 연산 문제가 상당히 어려워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하다. 일반인이 하기는 어렵다. 소위 말해 업자들이 채굴하고 이를 거래소를 통해 유통하는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채굴작업의 58%는 중국에서, 16%는 미국에서 이뤄진다. 국내에서도 채굴하는 회사가 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채굴업체에 전기 공급을 중단해 가상통화 채굴을 금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누가 만들었나. 

“비트코인은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사람이 한 홈페이지(www.bitcoin.org)에 논문을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가명이기 때문에 개인이 만든 것인지 또는 단체가 만든 것인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2009년 최초로 50 비트코인이 만들어졌다. 발행 시기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다음이라는 점과 중앙은행과 같은 발행주체가 없다는 점에서 기존 금융제도에 대한 반감으로 개발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중앙은행이 화폐 발행을 남발해 화폐가치를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개인들이 더는 참을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가상화폐 신드롬은 제2의 월가시위(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로 보기도 한다.” 

- 가상화폐는 비트코인만 있나. 

“아니다. 전 세계 가상화폐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인 ‘코인마켓캡’을 보면 14일 기준으로 가상통화는 1429개나 된다. 매일 전 세계에서 새로운 가상화폐가 생겨나고 있다. 그중 비트코인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가상통화는 알트코인(Altcoin)이라고 통칭해서 부른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전 세계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2337억달러(약 249조원)에 달한다. 이어 시가총액이 큰 가상화폐는 이더리움으로 1303억달러(약 139조원)에 달한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개발에 자극을 받은 1994년생 러시아인 비탈릭 부테린이 2014년 개발했다. 비트코인은 거래내역과 잔액 정도만 저장이 가능하지만 이더리움은 더 다양한 정보까지 저장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가상통화로 평가된다. 올 들어 리플이라는 가상화폐가 주목을 받고 있다. 리플은 비트코인과 달리 한 기업이 생산한다. 간편 송금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블록체인 플랫폼인 ‘리플넷’에서 송금 수수료처럼 사용할 수 있다.” 

- 가상통화, 암호화화폐, 가상화폐 등 다양한 용어가 나온다. 

“명확한 정의가 없기 때문에 각기 다른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가장 처음 대중적으로 사용된 용어는 가상화폐였다. 정부는 가상통화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가상통화가 ‘화폐’의 주요한 역할인 ‘교환’의 매개를 하지 못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상통화의 영문명(Cryptocurrency)이 커런시(currency·통화)이지 머니(money·화폐)가 아니라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암호화화폐라는 말은 블록체인 기술을 강조하는 이들은 주로 쓴다. 가상화폐가 중앙은행처럼 발행주체가 있는 게 아니라 암호화 기술을 이용한 채굴작업을 통해 얻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 가상화폐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나. 

“가상화폐 가격은 전 세계 거래소마다 제각각이다. 한국의 거래소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다르다. 각 거래소 안에서만 가상화폐가 거래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가격은 외국보다 20~30%가량 비싼데 이를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한다. 한국의 가상화폐 거래가격이 비싼 이유는 사려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가상화폐를 ‘디지털 금’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안전자산의 경향을 띤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은 2009년 이후 비트코인은 정치적 리스크와 금융위기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날 때 가격이 올랐고 각국의 규제가 등장할 때 가격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채굴은 주로 업자를 통해 이뤄지지만 거래는 개인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팔겠다는 사람이 있어야 살 수가 있고, 팔려고 해도 사려는 사람이 있어야 매도가 가능하다. 금융당국이 가상화폐를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와 유사하다고 표현한 이유다. 고점에 사들였다가 가격 폭락 시 사줄 사람이 없으면 대규모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 국내에서 거래소를 폐쇄하면 거래가 아예 금지되나. 

“국내에서 거래가 막히더라도 해외 거래소를 이용할 수 있다. ‘해외 망명’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이미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를 같이 운영하는 곳도 있다. 해외 거래소 중에는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는 곳도 있다. 최근 들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방법 문의가 늘고 있다. 해외의 대표적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신규 가입자가 최근 급증했다. 지난 10일 바이낸스는 한 시간에 24만명의 회원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거래소 폐쇄 조치를 한 중국의 경우도 상당수 자금이 해외 거래소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외 거래소를 이용할 경우 환전을 거주민에게만 허용하기 때문에 원화로 현금화하기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 정부가 가상화폐를 쉽게 규제하지 못하는 이유가 블록체인 기술 때문이라는데 블록체인은 무엇인가. 

“블록체인은 중개자 없이 거래 당사자 간 직접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예컨대 두 사람이 돈 거래를 할 때 은행 없이 직접 주고받을 수 있다. 블록체인은 금융거래뿐 아니라 보증자가 필요했던 모든 거래에 적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이 발달하면 모든 중개상이 사라져 거래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심지어 가상화폐 거래소도 사라지게 된다. 블록체인에서는 중앙 서버나 직원 없이도 거래 장부를 모든 사용자가 나눠서 보관하고 계속 새로 거래가 생길 때마다 업데이트한다. 이 기술을 응용해 만든 게 바로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은 이를 10분마다 하나의 블록(block)에 거래내역을 저장하고, 새로운 블록을 연결(chain)하도록 설계됐다.” 

- 가상화폐로 실제 물건을 살 수 있나. 

“비트코인 이용자들은 해마다 5월22일은 ‘피자데이’로 기념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사는 라스즐로 한예츠라는 비트코인 보유자가 피자 두 판을 배달시켜주면 1만 비트코인을 지불하겠다고 말했는데 나흘 만인 2010년 5월22일 실제 거래가 이뤄졌다. 현재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 1만여곳이 있고 국내에는 150여곳이 있다.”

- 비트코인은 누가 갖고 있나.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이들을 가리켜 ‘고래’라고 부른다. 최대 2100만개로 발행량이 한정되어 있는 비트코인은 현재 1600만개가량이 채굴됐다. 지난해 12월 블룸버그통신은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40%를 ‘고래’라 불리는 약 1000명이 소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 초창기에 뛰어든 이들이 시세조종 등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배후에는 ‘와타나베 부인’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와타나베 부인’은 일본에서 저금리로 돈을 빌려 해외에 투자하는 일본인 투자자를 일컫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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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라, 승자와 패자가 마주앉아 총결산하는 회담을

[개벽예감282] 상상하라, 승자와 패자가 마주앉아 총결산하는 회담을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8/01/15 [12:06]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조선의 승리를 인정하는 러시아, 조선의 승리를 은폐하는 미국

2. 패자의 다급한 회담간청, 승자는 무시해버렸다

3. 트럼프가 보여준 태도변화,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4. 승자와 패자가 마주앉아 총결산하는 회담 열리게 된다

 

 

1. 조선의 승리를 인정하는 러시아, 조선의 승리를 은폐하는 미국 

 

조선에서 조미핵대결이라는 말은 쓰이지 않고, 반미대결전이라는 말이 널리 쓰인다. 원래 조미핵대결이라는 말은 내가 만들어 쓰는 신조어다. 내가 조미핵대결이라는 말을 쓰게 된 까닭은, 1953년 7월 27일 정전 이후 지속되어오는 조미대결전의 기나긴 노정에서 조미핵대결이라는 특정기간을 구분해서 고찰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조선에서 말하는 반미대결전은 조미핵대결이 시작되기 훨씬 이전부터 벌어지고 있었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핵대결이라는 개념은,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개발, 완성하는 문제를 놓고 조선과 미국이 대결한다는 뜻이다. 자기의 국가핵무력을 개발, 완성하려는 조선과 그 노력을 가로막으려는 미국이 격돌한 대결, 그것이 조미핵대결이다. 

1993년 조선에 대한 미국의 특별사찰 강요로 촉발되어 해를 거듭할수록 차츰 격화되어온 조미핵대결은 2017년에 이르러 가장 격렬한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그런 점에서 2017년은 조미핵대결의 최종국면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2017년 최종국면에서 조선은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둔 초강력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하였고, 그에 앞서 그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될 초강력 열핵탄두를 기폭하는 지하핵시험에서도 성공을 거둠으로써 자기의 국가핵무력이 마침내 완성되었음을 실증하였으며, 장장 25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의 마지막 장에 국가핵무력완성이라는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던 것이다. <사진 1> 

 

▲ <사진 1> 2017년 11월 29일 조선 은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함으로서 조미핵대결을 자기의 승리로 종식시켰다. 나는 이전에 <자주시보>에 발표한 글에서 화성-14형의 사거리를 14,000km로 추산하였는데, 위의 사진은 이스라엘의 어느 언론인이 그 사거리를 13,000km로 추산한 사정권을 세계지도 위에 표시한 것이다. 화성-15형 사정권이 표시된 위의 세계지도가 잘 말해주는 것처럼, 화성-15형은 남극대륙 중앙부까지 날아갈 수 있고, 남아메리카대륙 및 아프리카대륙 서남단 일부를 제외한 세계 모든 지역을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 그러므로 만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선의 핵공격위험에서 벗어려면, 아르헨티나에 가서 안전한 피신처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위의 지도는 장장 25년에 걸친 조미핵대결에서 미국이 조선의 국가핵무력완성을 가로막지 못하고 완패하였음을 보여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에서는 조미핵대결이라는 말을 쓰지 않기 때문에, 조미핵대결이 종식되었는데도 조미핵대결이 종식되었다는 표현은 쓰지 않고, 그 대신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완성되었다는 다른 표현을 쓴다. 비록 표현은 서로 달라도,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과 조미핵대결 종식은 서로 같은 뜻이다. 그러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신년사에서 “국가핵무력완성의 력사적 위업을 성취하였다”고 공식 선포한 것은,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음을 공식 선언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고, 그로써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서 처음으로 인정한 나라는 러시아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Interfax News Service)> 2018년 1월 2일 보도에 따르면, 올렉 버미스트로브(Oleg Burmistrov) 러시아 외교부 특명전권대사는 그 통신사와 진행한 신년대담에서 유엔안보리가 대조선제재를 추가로 결의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유엔안보리가) 석 달마다 (대조선제재)결의를 채택하는 것은 그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가까운 장래는 물론 먼 장래에도 유엔안보리의 제재노선은 본질적으로 전망이 없다. 조선에 대한 제재와 압박의 가능성은 소멸되고 말았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의 독자적인 대조선제재를 가리켜 “상황을 악화시키는 해로운 것”이라고 비난하였다. 미국의 대조선제재를 비난하고 반대하는 러시아의 목소리는 쎄르게이 랴브꼬브(Sergei A. Ryabkov) 러시아 외교차관이 2018년 1월 13일 러시아 <타스통신(Tass News Agency)>과 진행한 대담에서 더 크게 울려나왔다. 그는 조선과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비윤리적이고 잔인하다”고 하면서 맹렬히 비난하였다. 

 

이런 비난과 반대는 앞으로 미국이 유엔안보리에서 대조선제재문제를 제기하더라도 러시아는 그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트럼프 행정부에게 대조선제재압박을 중지하고 조미회담에 나서라고 강한 어조로 촉구한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미관계에 대한 러시아의 태도가 새해에 들어와 돌변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그런 태도변화는 러시아가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이 승리하였다는 사실을 암묵적으로 인정하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이 승리하였다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사람은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V. Putin) 러시아 대통령이다. 그는 2018년 1월 11일 러시아 언론인들과 대담하면서 “나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 확실히 승리했다고 믿는다. 그는 핵무기를 가졌고, 지구의 거의 모든 지역에 도달할 수 있고, 그의 잠재적 적국 영토의 어느 곳이라도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 13,000km에 이르는 미사일도 가졌다”고 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영명하고 노숙한(shrewd and mature)” 지도자라고 칭송하였다. <사진 2>

 

▲ <사진 2> 지금 미국은 조선과의 핵대결에서 자기들이 패하였는데도 패배를 승복하지 않고, 패배사실을 은폐하고 있다. 그런데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다는 사실을 가장 명시적으로 언급한 사람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위의 사진은 2018년 1월 11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언론인들과 대담하는 장면인데, 그는 대담에서 조선이 미국과의 핵대결에서 확실히 승리했다고 인정하면서, 조미핵대결을 승리로 이끈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영명하고 노숙한 지도자로 칭송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러나 백악관은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완성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만일 그들이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완성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지난 25년 동안 미국이 집요하게 추진해온 대조선비핵화압박정책이 완파되었다는 사실을 자인하는 꼴이고, 따라서 조미핵대결에서 미국이 완패당했다는 것도 자인하는 꼴이므로, 백악관은 조선의 국가핵무력완성을 인정하기도 싫고, 인정할 수도 없는 아주 난감한 처지에 빠진 것이다. 

 

그런 난감한 처지를 알면서도 그랬는지 아니면 모르고 그랬는지는 알 수 없으나, 어느 미국 언론매체가 난감한 처지에 빠진 백악관에게 얄궂은 질문을 던졌다. 질문공세에 걸려든 사람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주요성원인 마익 팜페오(Mike Pompeo) 중앙정보국장이다. 그는 2018년 1월 7일에 방영된 미국 텔레비전방송 <CBS> 대담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하여 아래와 같은 얄궂은 질문을 받았다.  

 

질문자 - 지난 10월 당신은 북조선이 미국의 도시를 핵공격으로 위협하는 한계선을 넘기까지 앞으로 몇 달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그 시간대에 있다는 말인가? 

팜페오 - 그건...그것은 바뀌지 않고 똑같다. 

질문자 - 아직도 몇 달이 남았다는 말인가?

팜페오 - 그렇다.

질문자 - 그러면 우리...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석 달이 남았는가? 넉 달이 남았는가?

팜페오 - 그 정도로 확실하게 말하지는 못하겠다.  

 

위의 대담이 잘 말해주는 것처럼,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은 조선이 미국 본토를 핵타격사정권 안에 두었는지를 캐물은 질문을 받았을 때, 말을 버벅거리면서 곤혹스런 답변을 늘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려면 아직도 몇 달이 더 지나야 한다는 팜페오 국장의 곤혹스런 답변은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했다는 사실, 그리하여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다는 엄연한 사실을 은폐해보려는 수작으로 보인다. 미국의 국가안보현안들에 대해 누구보다 가장 정확하게 정보판단을 내린다는 중앙정보국장이 미국에게 몰아닥친 가장 심각한 국가안보문제를 놓고 말을 버벅거리면서 곤혹스런 답변을 늘어놓은 것이야말로 지금 백악관이 얼마나 난감한 처지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지를 뚜렷이 드러내주는 사례다. 

 

 

2. 패자의 다급한 회담간청, 승자는 무시해버렸다 

 

조미핵대결이 종식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거나 의심하거나 외면하는 사람들은 2018년 1월 1일부터 급변하기 시작한 현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조미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다. 그러나 꽁꽁 얼어붙었던 조미관계가 화성-15형 시험발사성공 이후 물밑에서 급류를 타기 시작하였음을 알려주는 몇 가지 중요한 정보를 살펴보면, 조미회담이 다가오고 있음을 능히 예견할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1월 1일 신년사에서 국가핵무력완성을 선포하기 직전, 조미핵대결에서 사실상 완패한 미국은 제3자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물밑에서 어떤 은밀한 행동들을 취하고 있었다. 그 사연을 파헤쳐볼 필요가 있다.  

 

첫째, 조선이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성공하여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음을 실증한 직후인 2017년 12월 상순 어느 날 조미핵대결의 승자인 조선과 패자인 미국은 중국 베이징에서 비공개 접촉을 진행하였다. 일본 정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한 <산께이신붕> 2018년 1월 4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과 미국은 2017년 12월 상순 베이징에서 흔히 ‘1.5 트랙(Track 1.5)’이라고 불리는 반관반민접촉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그 비공개 접촉에 미국측 대표로 나선 사람은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시아실장을 지낸 존 메릴(John Merrill)이었고, 조선측 대표는 누구였는지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비공개 접촉이 진행된 직후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미국 국무장관은 조선에게 조건 없는 조미회담을 전격적으로 제의하였다. 그는 2017년 12월 12일 워싱턴에 있는 국제문제연구기관 애틀랜틱협의회(Atlantic Council)에서 연설하면서 “우리는 북조선이 회담하고 싶어 하는 어느 때라도 회담할 준비가 되었다고 외교적 측면에서 말한 바 있고, 조건 없이 첫 번째 회담을 진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 (and we're ready to have the first meeting without preconditions). 당신들이 원한다면, 우리는 날씨에 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으니, 일단 만나보자. 만일 당신들이 사각탁에 앉을 것인지 아니면 원탁에 앉을 것인지에 대해 흥미를 느낀다면 그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자. 우리는 적어도 마주앉아 대면할 수 있다. 마주앉게 되면,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노정도(road map)를 그려내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2017년 12월 12일 워싱턴에 있는 애틀랜틱협의회에서 연설하는 장면이다. 그는 연설에서 미국이 어느 때라도 조선과 회담을 진행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하면서 조건 없이 첫번째 회담을 열자고 전격적으로 제의하였다. 이전에 미국은 조선이 비핵화 의지를 먼저 표명해야 조미회담이 시작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2017년 12월 조미핵대결 최종국면에서 너무 다급해진 바람에 조건 없는 회담을 열자고 간청한 것이다. 그러나 조미핵대결의 승자인 조선은 패자의 간청에 아무런 응답을 주지 않았다. 그러자 더욱 애가 타들어간 미국은 2017년 12월 말에 이르러 조건 없는 조미회담을 갖자고 공식 제의하였다. 그러나 조선은 그 제의에도 아무런 응답을 주지 않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위와 같이 발언한 틸러슨 국무장관은 조미회담을 반대하는 허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 국가안보보좌관의 즉각적인 반박을 받고 주춤거렸지만, 미국의 외교수장이 조선에게 조건 없이 회담을 열자고 전격적으로 제의한 것은 의미 있는 태도변화라고 아니 할 수 없다. 

 

둘째, 조건 없이 조미회담을 열자는 틸러슨 국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조선이 아무런 응답을 주지 않은 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일이 차츰 다가오자,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가기 시작한 미국은 2017년 12월 말 조선에게 조미회담을 개최하자는 공식 제의를 다급하게 전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일보> 2018년 1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이름을 밝히지 않은 미국 정부 당국자는 “미국은 이미(2017년 말을 뜻함-옮긴이) 북한 측에 회담개최제안을 했다. 북한이 북미직접대화의 중재자로 중국이나 러시아가 나서는 것을 꺼리고 있어 북미회담 개최지로는 북한이 선호하는 스웨덴이나 노르웨이가 검토돼왔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그런 제안은 외교채널을 통해 북한에도 공식 전달됐고, 이후에도 이 채널이 수시로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패자인 미국이 승자인 조선에게 무조건 회담하자는 다급한 제안을 보낸 시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의 국가핵무력완성을 공식 선포한 2018년 신년사를 발표하기 불과 며칠 전이다.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국가핵무력완성을 선포하면, 미국의 국가안보가 파탄될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신년사를 발표하기 이전에 어떻게 해서든지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완성되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게 하려고 조미회담을 다급하게 서둘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미국은 조선에게 조미회담개최를 제안한 것이 아니라 간청한 것이다. 그것은 패자의 다급한 간청이었다.   

 

셋째, 위에 인용한 <세계일보> 2018년 1월 8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조선에게 조건 없는 회담을 열자고 공식 제안하였으나, “북한은 아직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조미핵대결의 승자인 조선은 패자인 미국이 보낸 다급한 회담간청연락을 받고서도 그 문제에 대한 응답을 주지 않았다. ‘제국의 체면’을 접어두고, 조선에게 다급하게 회담개최를 간청한 미국에게 전해진 것은 조미관계개선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대남관계를 개선하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언소식이었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이 말해주는 것처럼, 지금 조선은 회담을 간청하는 미국을 외면하고, 대남관계개선에만 집중하는 중이다. 조선은 왜 미국의 회담간청을 외면하고, 대남관계개선에만 집중하는 것일까? 외부에서 그 사정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미국이 조미핵대결에서 완패하였는데도 자기들의 패배사실을 은폐하면서 승복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조선이 미국의 회담간청을 외면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이 조미핵대결에서 자기들이 패하였다는 사실을 은폐한다는 말은 그들이 실현가망성이 완전히 사라진 조선의 비핵화문제를 아직도 입버릇처럼 꺼내놓으면서, ‘키리졸브-독수리’ 대조선전쟁연습을 완전히 중단하지 않고 평창동계올림픽 이후로 연기하겠다고 발표하였다는 뜻이다. 

 

이런 사정을 생각하면, 미국이 조선의 비핵화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고, ‘키리졸브-독수리’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할 때, 조선은 미국의 회담간청에 응답할 것이고, 그에 따라 조미회담이 진행될 것으로 예견된다. 

 

 

3. 트럼프가 보여준 태도변화,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2018년 새해 들어 조선을 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달라졌다. 조선에게 막말과 협박을 쏟아내던 그의 태도가 그 정도로 바뀌게 될 줄은 예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이 승리하고, 미국이 패배하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패자인 미국을 대표하는 그가 그처럼 태도를 바꿀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정신과의사들로부터 정신상태를 의심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조금 전에 꺼내놓은 말을 손바닥 뒤집듯 바꿔버리는 악습에 젖어있기 때문에, 그의 발언을 선뜻 믿기는 힘들다. 하지만, 요즈음 한두 번이 아니라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가 조선에 대한 자신의 변화된 태도를 보여주는 발언들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그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점을 부정하기 힘들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아래에 열거한 구체적인 사례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사진 4> 2018년 1월 10일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아홉번째 전화통화를 하였다. 백악관의 공식발표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상황에서" 조미회담을 개최하는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그는 조미회담이 성사될 수 있는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상황이 어떤 것인지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고, 모호하게 언급하고 넘어갔는데, 그런 모호성은 그가 조미회담을 예상하는 징표로 보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2018년 1월 6일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빗(Camp David)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전화통화를 할 수 있는가 하는 취재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언제나 대화를 신뢰한다. 절대적으로 나는 대화를 신뢰할 것이며, 그렇게 하는 데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변하였다. 또한 그는 만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전화통화를 하게 되면 어떤 전제조건이 요구되는가 하는 취재기자의 질문을 받았을 때 “그건 전혀 내가 한 말이 아니다. 그(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칭함-옮긴이)는 내가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쓸데없는 일은 하지 않는다. 조금도 하지 않는다. 심지어 1퍼센트도 하지 않는다. 그도 이것을 알고 있다. 만일 우리가 매우 평화적이고, 매우 훌륭한 해결책을 가지고 (회담에) 나설 수 있다면, 그리고 회담들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면, 그것은 모든 인류에게 멋진 일이 될 것이다”고 답변하였다. 

 

위의 인용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건 없는 조미대화를 전격적으로 제안한 틸러슨 국무장관의 2017년 12월 12일 발언을 지지하였다. 이것은 그가 회담추진론자 틸러슨과 회담반대론자 맥매스터의 의견대립을 관망해오다가 결국 회담추진론자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CNN> 2018년 1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곧 자진사퇴하게 되는데, 이것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회담추진론자 틸러슨의 발언권이 강화될 것임을 예고해주는 것이다. <사진 4>

 

▲ <사진 4> 2018년 1월 10일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아홉번째 전화통화를 하였다. 백악관의 공식발표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상황에서" 조미회담을 개최하는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그는 조미회담이 성사될 수 있는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상황이 어떤 것인지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고, 모호하게 언급하고 넘어갔는데, 그런 모호성은 그가 조미회담을 예상하는 징표로 보인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2018년 1월 10일 워싱턴 시간으로 오전 8시부터 30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였다. 두 정상은 그 날 아홉 번째 전화통화를 하였으므로, 전화통화 자체가 놀랄만한 일은 전혀 아니었다. 정작 놀라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말한 발언내용이다. 백악관의 공식발표문에 따르면, 그날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상황에서 미국과 북조선의 회담을 개최하는 것에 대해 자신의 너그러움(openness)을 표시하였다”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국가 대 국가의 외교관계는 접촉(contact)→대화(dialogue)→회담(talks) 순으로 전개되는 것이 관례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접촉단계와 대화단계를 두 단계 뛰어넘어 조미회담 개최문제를 느닷없이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조미회담이란 정치협상이 진행되는 고위급회담을 뜻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예민한 언어감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어야 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회담이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상황에서”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그는 조미회담이 성사될 수 있는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상황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조선이 비핵화 의사를 먼저 밝혀야 조미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던 종전의 주장을 접고, 회담조건을 모호하게 처리하였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모호성은 그가 조미회담을 예상하는 징표라고 생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그처럼 바뀐 것을 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결정만 내리면 언제든지 조선과의 회담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전화통화에서 “남북대화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넘어 자연스럽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뒤 향후 남북 간 회담 진행상황을 긴밀히 협의키로 했다”고 보도하였다. 하지만 백악관의 공식발표문에는 비핵화라는 말이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두 정상이 조선의 비핵화를 위한 조미대화의 가능성을 전망하였다는 식으로 서술한 한국 언론매체들의 보도는 확대해석을 넘어 사실왜곡이다. 조미관계에 대한 왜곡보도에 이골이 난 한국 언론매체들의 보도는 막말쟁이 대통령 트럼프의 말보다 더 믿을 수 없다.  

 

(3) 2018년 1월 10일 오전 10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새해 들어 첫 번째 각료회의를 주재하였다. 그는 회의실에 모인 각료들에게 약 두 시간 전에 문재인 대통령과 진행한 전화통화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것(남북관계개선을 뜻함-옮긴이)이 어디로 이어지게 될는지 누가 아는가? 바라건대, 그것은 우리나라(미국을 뜻함-옮긴이)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한 성공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몇 주 또는 몇 달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게 될 것이다”고 말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지금 급진전되고 있는 남북관계개선이 “몇 주 또는 몇 달 안에” 조미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 발언으로 들린다. 

 

(4) 2018년 1월 10일 각료회의를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방문한 에르나 쏠베르그(Erna Solberg) 노르웨이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그 자리에서 노르웨이 취재기자가 미국군이 대조선공습작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미국군 고위지휘관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그 문제에 대해 말해달라고 요청하였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군 고위지휘관의 그런 발언내용을 무시하면서, “우리는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하고 있다. 나는 우리가 장기적인 평화기에 들어서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가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와 북조선의 관계에 몇 가지 문제점(some problems)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지금 좋은 회담들(남북관계개선회담을 뜻함-옮긴이)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a lot of good talks are going on right now)... 좋은 에너지들이 많이...나는 이것을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조선과의 전쟁가능성을 부정하면서 남북관계개선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한 발언으로 들린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8년 1월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월스트릿저널> 기자들과 대담하는 장면이다. 대담 중에 그는 자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였고, 자신이 매우 유연한 사람이라고 자찬하면서, 누군가 자신의 가장 절친한 벗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그가 조선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조선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개선의사를 받아들여 고위급 조미회담을 하더라도, 조미정상회담까지 성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기 측근들로부터도 지능과 정신건강을 심각하게 의심받고 있을 뿐 아니라, 막말과 협박과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면서 미국에서는 물론이고 전세계적 범위에서도 끊임없는 비난과 배격, 지탄과 조롱을 받는 사상 최악의 대통령과 정상적인 정상회담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5) 2018년 1월 11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월스트릿저널> 기자들과 대담을 진행하였다. 그 대담내용 중에서 민감한 문제들은 기사화되지 않았는데, 조미관계에 관련하여 주고받은 대담발언 중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지칭-옮긴이)와 훌륭한 관계(great relationship)를 가지고 있다. 당신도 알다시피 나는 일본의 아베 총리와 훌륭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나는 아마도 북조선의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very good relationship)를 갖게 될 것이다. 나는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놀라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취재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때로는 공격적인 발언을 하였다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당신은 내가 그렇게 하는 것을 많이 보겠지만, 갑자기 누군가 나의 가장 절친한 벗이 된다 (Sure, you see that a lot with me and then all of sudden somebody's my best friend). 나는 그런 사례를 20개 아니 30개나 제시할 수 있다. 나는 매우 유연한 사람이다 (I'm a very flexible person)”고 답변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위와 같은 발언을 꺼내놓은 것을 보면, 그가 조선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 승자와 패자가 마주앉게 될 총결산회담 열리게 된다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으므로 올해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변화의 급류를 타게 될 것이라는 것, 이것이 내가 이 글에서 제시하는 정세전망이다. 그러나 조선의 국가핵무력에 대한 무지와 편견, 오해와 착각에 사로잡힌 나머지 조미핵대결이 종식되었다는 엄연한 사실을 아직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기 시작하였는데도 자기들 눈앞에 펼쳐지는 현실을 부정하거나 의심하거나 외면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런 부정, 그런 의심, 그런 외면은 부질없는 짓이다.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객관적인 현실은 우리의 예상범위를 뛰어넘는 고속도로 변화되는 중이기 때문이다. 

지금 정세변화는 남북관계개선에서 먼저 일어나고 있다. 남북관계개선이 진전되면,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견된다. 미국이 조선의 비핵화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고, ‘키리졸브-독수리’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할 때,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상상을 초월한 속도로 급변하기 시작할 것이다. <사진 6> 

 

▲ <사진 6> 위의 사진은 2017년 3월 1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 있는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키리졸브-독수리 대조선전쟁연습을 반대하는 집회가 진행되는 장면이다. 올해 2018년 키리졸브-독수리 대조선전쟁연습은 평창동계올림픽대회를 계기로 연기되었는데, 며칠 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일시적으로 중지된 전쟁연습을 재개하는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시적으로 중지된 대조선전쟁연습을 재개하는 문제는 미국 국방부가 아니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되는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재개일정을 아직 정하지 못하고 엉거주춤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대조선전쟁연습 재개문제는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떠올랐다. 만일 미국이 조선의 비핵화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고, 키리졸브-독수리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하면,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급변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렇다면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된 이후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어떤 방향으로 급변하게 되는 것인가? 이 중대한 물음에 단답형으로 답변하기는 힘들지만, 아래와 같은 ‘예상답안’을 거론할 수 있다.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으므로, 조미핵대결이 일어나기 훨씬 이전부터 조선이 수행해온 반미대결전도 앞으로 조선의 승리로 종식될 것인가 하는 물음이 제기될 수 있다. 이 물음에 대한 ‘정답’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은 까닭은 조미핵대결의 승자인 조선과 패자인 미국이 마주앉아 핵대결종식을 총결산하는 일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 총결산에서 65년 조미대결전의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예견된다. 

 

여기서 말하는 조미핵대결 총결산이란 전쟁이 끝난 뒤 승전국과 패전국이 마주앉아 전후문제를 처리하는 총결산을 하는 것과 똑같다. 제1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에 있었던 전후총결산경험들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승전국과 패전국이 만나 전후문제를 처리하는 총결산에서는 강화조약을 체결하는 문제, 패전국 군대가 점령지에서 철군하는 문제, 패전국이 점령했던 지역을 원상귀속시키는 문제, 승전국이 패전국으로부터 전쟁피해에 대한 배상 및 보상을 받아내는 문제, 전쟁포로를 상호송환하는 문제 등이 해결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조미핵대결은 실제로 교전이 벌어진 전쟁이 아니라 대결이었으므로, 전쟁피해나 전쟁포로는 발생하지 않았다. 따라서 조미핵대결이 종식된 오늘, 승자인 조선과 패자인 미국에게는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문제와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는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총결산만 남아있는 것이다.  

 

조선과 미국이 평화협정체결문제와 철군문제를 총결산하려면, 당연히 조미고위급회담을 진행해야 한다. 머지않아 시작될 조미고위급회담은 승자와 패자가 마주앉게 될 총결산회담이라는 점에서 이전에 진행되었던 조미회담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회담으로 될 것이다. 조미핵대결이 승패를 결정지으며 종식되기 이전에 진행되었던 지난날의 조미회담들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었으므로, 조선은 평화협정체결문제와 철군문제만 제기하려고 하였고, 미국은 조선의 비핵화문제만 제기하려고 하였다. 그런 협상은 아무런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중도반단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조미핵대결이 2017년 최종국면에서 승패를 가르며 종식된 이후에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머지않아 진행될 조미고위급회담은 승자가 제기하는 의제만 놓고 협상하는 회담으로 될 것이고, 패자는 곤혹스럽게 승자의 의제를 받아들여 협상하는 회담으로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 두 가지 의제를 놓고 총결산하는 회담에서 협상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조미고위급회담이 성사되면,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시기와 방법을 협상하게 될 것이고,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는 시기와 방법을 협상하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또한 조미고위급회담이 성사되면, 조선이 핵동결을 시행하는 시기와 방법, 그리고 핵동결의 범위 등을 협상하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누구나 인정하는 것처럼, 조미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국군 철수는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를 근본적으로 뒤집어놓을 대사변 중의 대사변이다. 그런 대사변이 일어나는 전환기에는 우리가 예상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일들이나 뜻밖의 사건들이 ‘개벽의 파도’처럼 몰려오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이 땅에서 반만년을 함께 살아왔고, 앞으로도 세월의 끝까지 함께 살아갈 우리 민족에게 자기의 힘과 슬기로 위대한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해야 할 실로 가슴 벅찬 기회와 도전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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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자치경찰, 뭐가 다른가?’ 지방자치 경찰, 시스템만 바꾸면 괜찮은 제도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01/15 11:12
  • 수정일
    2018/01/15 11:1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노무현이 시작한 ‘자치경찰’ 문재인이 업그레이드한다
 
‘경찰과 자치경찰, 뭐가 다른가?’ 지방자치 경찰, 시스템만 바꾸면 괜찮은 제도
 
임병도 | 2018-01-15 08:58:3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1월 14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 룸에서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설명하고 있는 조국 민정수석 ⓒKTV 화면 캡처

 

청와대가 권력기관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1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검찰, 경찰,국정원 기관 등의 개혁안을 설명했습니다.

조국 수석은 권력기관 개혁안의 필요성에 대해 “권력기관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했더라면 반헌법적 국정농단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라며 “촛불 시민혁명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악순환을 끊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 수석은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들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정신에 따라 권력기관은 국민을 위해 봉사하도록 거듭나야 한다.”라며 “권력기관을 나누고 서로 견제하게 하기 위해 권력기관을 재편하고자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경찰과 자치경찰, 뭐가 다른가요?’

청와대가 발표한 권력기관 개편안 중에는 ‘자치경찰제’를 전면 시행하겠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치경찰’이 무엇이고 어떤 일을 하는지 제대로 아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경찰과 자치경찰의 업무. 현재 제주자치경찰은 국가직 경찰 대비 10~30% 정도의 업무만 수행하고 있다.

 

현재 자치경찰이 있는 곳은 제주도가 유일합니다. 제주에는 ‘제주지방경찰청’ 소속 국가직 경찰이 있고, ‘제주특별자치도’ 소속 지방직 ‘자치경찰’이 있습니다. 제주 도내 순찰차와 경찰 조끼를 유심히 보면 ‘경찰’ 또는 ‘자치경찰’이라고 표시돼 있습니다.

제주자치경찰은 ‘교통 통제’나 ‘음주 단속’ 등의 교통 관련 업무를 주로 합니다. 이외 ‘비상품 감귤 단속’이나 ‘축산 폐수 단속’ 등 환경 업무나 기마 경찰과 관광경찰 역할도 합니다. 쉽게 말해 경찰은 ‘강력 범죄’ 등을 하고, ‘자치경찰’은 일반 생활안전 등의 경찰 업무를 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제주 자치경찰단’은 참여정부 출범 후 지방 분권 균형 발전을 위해 추진됐습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중앙집권화된 경찰권을 지방으로 이양하고 경찰의 정치적 중립화가 필요하다고 본 것입니다. 2006년 제주자치도 특별법에 따라 설치됐고, 주민에 의한 경찰 행정과 불편하고 부당한 치안 행정을 막기 위한 제도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자치경찰’은 미국의 경찰 제도와 비슷합니다. 미국은 중앙(연방)정부의 강력 범죄를 수사하는 ‘FBI’ 도 있고, 지역 치안 업무를 담당하는 지역 경찰로 분리돼 있습니다. 카운티라는 한국의 ‘군’ 단위 지역 치안 활동을 하는 ‘쉐리프'(보안관)도 있습니다. 미국은 시 정부가 경찰국을 운영하거나 경찰국장을 임명합니다. 일부 쉐리프는 지역 주민들이 직접 투표로 선출하기도 합니다.


‘제주자치경찰 72%, 무늬만 자치경찰’

 

▲서울시가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치경찰제’ 도입 관련 ‘(사)한국정책학회’에 의뢰하여 실시한 설문조사. ▲일반시민 531명 ▲국가경찰 346명 ▲제주자치경찰 100명 ▲교수 등 관련 분야 전문가 44명 등 4개 그룹에서 총 1,021명이 응답하였다

 

설립 취지와 방향은 좋지만, 실제 제주자치경찰의 72%는 ‘무늬만 자치경찰’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사권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주자치경찰은 교통 업무를 담당하지만, 음주단속권이 없었습니다. 2015년 7월에서야 음주운전을 단속할 수 있었지만, 단속을 거부해도 ‘조사권’이 없어 경찰로 넘겨야 합니다. 제주자치경찰은 관세나 출입국사무소 등에서 발생한 공무집행방해 사범에 대한 수사권이나 수배차 체포권한도 인정받지 못합니다. 제주자치경찰의 89%가 ‘수사권 확보’가 자치경찰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자치경찰’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재정과 인력 부족입니다.제주자치경찰은 처음 정원이 127명이었는데 지난 10년간 고작 3명만 늘어났습니다. (자치경찰 공무원 130명, 일반공무원 18명) 일부 경찰은 자치경찰제가 시행되면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전환돼 소방관처럼 지방 재정에 따라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방자치 경찰, 시스템만 바꾸면 괜찮은 제도’

 

▲2017년 4월 30일 당시 문재인 후보는 ‘자치경찰제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제주특별자치도에서만 시행하는 자치경찰제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문 대통령이 자치경찰을 확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뜩이나 경찰인력이 부족한데도 많은 경찰이 시위를 막는데 동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자치경찰들의 설문조사에서 알 수 있듯이, 재정과 인력이 보강되고 수사권까지 갖추어지면 오히려 자치경찰 제도가 치안을 막는데 더 도움이 됩니다. 특히 기존 경찰은 유지하고, 자치경찰을 신규로 채용한다면, 전문 수사와 치안 업무의 분리로 강력범 검거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지난 18대 대선에서 드러났듯이 경찰이 정권과 결탁해 선거 직전에 댓글 수사를 발표하거나 무혐의 처리를 하는 불법 행위를 막을 수 있습니다. 조국 수석은 ‘ 행정경찰(일반경찰)이 수사에 개입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경찰위원회와 공동형사변호인제를 도입해 경찰권의 오남용을 견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치경찰이 지역 치안과 경비, 성폭력 등 생활 안전을 담당하면 민생 중심의 경찰이 될 수 있습니다. 돈과 인력이 없어 좋은 제도를 할 수 없는 것과 아예 나쁜 제도는 다릅니다. 그러나 지방 경찰직 인력 확대와 재정, 관련 법 개정 등을 국회가 찬성할지 여부와 국가경찰이 자신들의 권력을 순순히 내놓을지는 의문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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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적기인 매생이,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전남 강진 매생이 양식장에 가다... 천덕꾸러기에서 '바다의 귀족'으로

18.01.14 18:47l최종 업데이트 18.01.14 18:47l

 

 노부부가 대나무 발에서 매생이를 손으로 뜯어내고 있다.
▲  노부부가 대나무 발에서 매생이를 손으로 뜯어내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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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채취해온 매생이 작업이 한창이다. 전남 강진 마량 숙마마을이다. 이곳 사람들은 마을 앞 바다와 고금도 바다의 공동양식어장에서 대나무 발을 바다에 띄워 매생이를 재배한다. 매생이 수확은 대나무 발을 걷어와 작업장에서 손으로 뜯어낸다. 예전에는 배 가장자리에 엎드려 가슴을 기댄 채 바다에서 맨손으로 뜯어냈다. 

이곳 매생이 마을에서 만난 이영아씨는 매생이 팔아 번 돈을 "가슴 아픈 돈"이라고 했다.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그 연유를 알아봤다.

"예전에는 지금처럼 매생이 발을 걷어 와서 하는 게 아니라 가슴을 대고 배에 엎드려서 매생이를 채취했어요. 가슴으로 뜯어낸다고 해서 가슴 아픈 돈이라고 했어요. 이제는 육지로 발을 가져와 훌터요." 

마량 숙마 웰빙매생이 신흥석 대표... 1.5ha에서 6천만 원 소득
 
 해마다 매생이 수확 철이면 온 가족이 함께 작업을 한다.
▲  해마다 매생이 수확 철이면 온 가족이 함께 작업을 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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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가 고금도 바다에서 막 건져온 매생이를 아들과 함께 차에서 내리고 있다. 숙마 웰빙매생이 신흥석(47) 대표다. 그는 서울에서 회사생활을 하다 20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대를 잇고 있다. 매생이 재배에 매달린 지 올해로 15년째다. 1.5ha(15,000m²)에 5~6천만 원의 소득을 올린다. 
 
"매생이발 한 개(2.3m)가 한 간사리거든요. 발 한 개에서 500제기 정도 수확합니다. 1.5헥터를 재배합니다. 1년 소득은 시세에 따라 다른데 5천~6천만 원 정도 됩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 (전기회사)을 하다가 IMF때 내려왔어요." 

여느 집과 달리 이곳 매생이는 색깔이 진하고 실하다. 매생이 품질이 유난히 좋아 보여 품질관리는 어떻게 하나 물어봤다.

"제 자랑 같지만 많은 정성을 기울입니다. 관리를 잘해야 좋은 매생이가 나옵니다. 바로 드실 수 있도록 세척해서 보냅니다."
 
 고금도 바다에서 건져온 매생이를 차에서 내리고 있다.
▲  고금도 바다에서 건져온 매생이를 차에서 내리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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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생이 재배 15년차인 진영우씨가 알바생들과 함께 매생이 작업을 하고 있다.
▲  매생이 재배 15년차인 진영우씨가 알바생들과 함께 매생이 작업을 하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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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대표는 올해는 매생이 작황이 좋아 기분이 좋다고 했다. 그에게 매생이를 한마디로 표현해보라고 하자 '돈'이라고 말했다. 

"매생이는 제 입장에서는 돈이죠. 오늘처럼 좋은 물건을 뜨면 아무리 춥고 바람이 불어도 기분이 좋은데, 품질이 안 좋으면 일할 맛도 안 나고 속상하죠. 급할 때는 양식장에 가서 배타고 혼자서 걷어 와요."

매생이에서 은은하게 풍겨오는 상큼한 바다 향기가 좋다. 이웃한 어가 한곳을 더 찾아가봤다. 진영우(39)씨는 매생이는 "10월에 대나무 발에 포자를 붙여 재배합니다"라고 했다. 그 역시 부모님과 더불어 15년째 매생이 재배를 하고 있다. 숙마마을은 4가구가 매생이 재배를 한다. 올해는 매생이 생산량이 다들 예년에 비해 많은 편이다. 

오염원이 없는 청정바다에서만 자라는 무공해식품 '매생이' 
 
 웰빙매생이 신흥석 대표가 바다에서 건져온 매생이를 아들과 함께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있다.
▲  웰빙매생이 신흥석 대표가 바다에서 건져온 매생이를 아들과 함께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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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생이는 겨울철에 가장 인기 있는 해조류다. 오염원이 없는 청정바다에서만 자라는 무공해식품이기 때문이다. 매생이에 석화를 넣어 되직하게 국으로 끓여내면 진짜 별미중의 별미다. 시원한 감칠맛에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드는 부드러움이 너무 좋다. 

정약전(1758∼1816) 선생은 <자산어보>에서 매생이를 '누에 실보다 가늘고 쇠털보다 촘촘하다.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러워 서로 엉키면 풀어지지 않는다.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롭다'고 했다. 

매생이국은 향기롭고 감미롭다. 매생이국을 한번 맛보면 누구나 이내 반하고 만다. 바다의 귀족이라는 말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사이좋게 매생이를 물에 씻어 손질하고 있다.
▲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사이좋게 매생이를 물에 씻어 손질하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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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생이국 끓이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매생이 한제기를 찬물에 두세 번 씻어서 물기를 뺀다. 굴과 다진 마늘을 냄비에 넣고 참기름에 달달 볶는다. 이들 재료에 매생이를 함께 덖는다. 물 2컵을 부어 되직하게 끓여낸다. 조선간장으로 간한다. 

매생이는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라는 순 우리말이다. 지금이야 바다의 귀족으로 대접받지만 한때는 잡초 신세였다. 김 양식장에 들러붙은 매생이는 그야말로 천덕꾸러기였다. 영양식과 별미음식으로 그 가치가 드러난 것은 2천년 초부터다. 

영양 덩어리인 매생이는 철분과 칼슘 성분이 많아 빈혈예방에 좋다. 어린이 성장발육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아스파라긴산과 비타민이 풍부해 피부미용은 물론 주당들의 숙취해소와 다이어트식으로도 인기다. 또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각종 미네랄과 무기질은 물론 해양 엽록소가 풍부해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돕고 피를 맑게 해준다.
 
 강진 마량 숙마마을 앞 바다의 매생이 양식장 풍경이다.
▲  강진 마량 숙마마을 앞 바다의 매생이 양식장 풍경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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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매생이#마량 숙마마을#맛돌이#매생이국#천덕꾸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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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환 목사 24주기 추도식, 문재인 대통령 추모전문 보내

이해찬 "곧 목사님 대신 평양 갈 것"문익환 목사 24주기 추도식, 문재인 대통령 추모전문 보내
이창훈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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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13  18: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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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봄 문익환 목사 서거 24주기 추도식 및 묘소참배가 13일 오전 마석 모란공원에서 진행됐다. 기장서울북노회 목사 중창단이 추모공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이창훈 통신원]

“문익환 목사님, 이 땅에 평화의 기운이 다시 싹트고 있습니다. 목사님께서 세우신 이정표를 따라 국민의 나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향해 흔들림 없이 걷겠습니다. 봄이 찾아오지 않는 겨울은 없습니다. 가끔 찾아와 ‘어때, 힘들지 않아? 수고 많지?’하며 응원해 주십시오. 목사님 그립습니다.”

문익환 목사가 서거한지 24주기인 13일 오전 11시에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장영달 전 의원이 대독한 추모전문 마지막 구절에 위와 같이 적었다.

또한 매년 추도사를 보내오고 있는 북측에서는 민족화해협의회와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공동명의로 “늦봄 문익환 목사는 조국통일을 위한 길에 한생을 다 바친 저명한 통일애국인사”라며 “통일은 민족의 부활이고 민중과 민족의 부활은 자주 없이 성취될 수 없으며 자주, 민주, 통일은 하나의 통일체라고 토로하던 문익환 목사의 열정적인 모습은 그대로 통일을 갈망하는 우리 겨레의 모습이었다”고 회고하였다.

   
▲ 문재인 대통령의 추모전문과 북측 추도사가 문목사 영정 좌우에 놓여졌다. [사진 - 이창훈 통신원]

늦봄 문익환 목사 24주기 대통령 추모전문 (전문)

작년 목사님 23주기 추모식이 열린 모란공원은 매섭게 추웠습니다. 바람 속에서 “우리는 사랑이 없으면 아무 일도 못한다.”는 말씀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목사님을 뵙고 돌아온 날 밤, 광화문을 찾았습니다. 수천, 수만의 촛불이 별처럼 빛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불쑥 나타나 “힘들지 않아? 수고 많지?” 하시며 환하게 웃으실 것만 같았습니다.

어느새 1년이 흘렀습니다. 지난 1월 7일 국민과 함께 본 영화에서 목사님을 뵈었습니다.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 하루 전, 진주교도소에서 출감한 목사님이 26명의 열사 이름을 온 몸으로 외쳐 부르고 계셨습니다. 1987년 6월의 뜨거운 눈물이 다시 흘러내렸습니다. 촛불혁명으로 6월 민중항쟁을 완성한 국민들이 열사들에게 바치는 다짐의 눈물이었습니다.

1976년 3.1구국선언으로 터져 나와 1994년 1월 18일 잠드실 때까지 용솟음친 민주와 통일의 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1989년 3월, 김구 선생과 윤동주, 장준하와 전태일의 마음을 안고 도착한 평양에서 “민주는 민중의 부활이고, 통일은 민족의 부활이다.”라는 말씀으로 평화와 통일, 번영을 향한 이정표를 굳건히 세우셨습니다.

문익환 목사님, 이 땅에 평화의 기운이 다시 싹트고 있습니다. 목사님께서 세우신 이정표 따라 국민의 나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향해 흔들림 없이 걷겠습니다. 봄이 찾아오지 않는 겨울은 없습니다. 가끔 찾아와 “어때, 힘들지 않아? 수고 많지?”하며 응원해 주십시오.

목사님, 그립습니다.

2018년 1월 13일
대통령 문재인

 

늦봄 문익환 목사 24주기 북측 추모전문 (전문)

 늦봄 문익환 목사가 바라던 통일애국념원은 반드시 실현 될 것입니다

늦봄 문익환목사는 조국통일을 위한 길에 한생을 다 바친 저명한 통일애국인사였습니다. 정의감이 강하고 열렬한 민족애와 강인한 지조를 지닌 문익환목사는 불의앞에 물러설줄 몰랐고 옥중고초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자주와 민주, 통일을 위해 한몸을 서슴없이 내댈수 있었습니다.

통일은 민족의 부활이고 민중과 민족의 부활은 자주없이 성취될수 없으며 자주, 민주, 통일은 하나의 통일체라고 토로하던 문익환목사의 열정적인 모습은 그대로 통일을 갈망하는 우리 겨레의 모습이였습니다.

문익환목사가 《평양으로 갈테야》라고 웨치며 서슬푸른 분단의 장벽을 넘어서던 그날의 장거를 오늘도 우리는 잊지 않고있습니다.

정의와 민주의 새 아침, 자주와 통일의 봄을 안아오기 위해 자신의 온 넋과 열정을 다 바친 문익환목사는 오늘도 남녘겨레들을 통일애국의 길로 힘차게 떠밀어주고있습니다.

우리는 통일의 새봄을 안아오기 위한 투쟁의 길에서 먼저 간 통일애국인사들의 념원을 기어이 실현하고 통일되고 번영하는 민족의 밝은 미래를 앞당겨오기 위하여 거족적인 통일대진군을 더욱 힘차게 다그쳐나가야 할것입니다.

늦봄 문익환목사에게 숭고한 경의를 드립니다.

민 족 화 해 협 의 회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주체107(2018)년 1월 13일

 

 

 
▲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각계의 화환도 묘역에 배열됐다. [사진 - 이창훈 통신원]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열린 늦봄 문익환 목사 24주기 추도예배 및 추도식에는 이해찬 통일맞이 이사장,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한충목 진보연대 공동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최교진 세종시 교육감, 정진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부이사장, 배은심 이한열 열사 어머니, 장남수 유가협 회장 등 각계인사와 문성근, 문영금, 정은숙 등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되었다.

홍승현 한빛교회 담임목사의 사회로 열린 추모예배가 끝나고 열린 추도식에서 이해찬 이사장은 여는말을 통해 “정권교체가 되니 남북이 하나 되는 길이 열리고 있다”며, 육군교도소에서 만난 문익환 목사의 모습을 떠올리고 나서 “곧 목사님 대신 평양에 가서 목사님의 뜻을 전달하고 돌아 올 것”이라고 방북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 문익환 목사의 아들 배우 문성근 씨가 유족을 대표해 인사했다. [사진 - 이창훈 통신원]

다가오는 6.13지방선거에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문익환 목사님! 민주주의가 회복 되니까 통일이 가까이 오고 있습니다”라고 최근 전개되고 있는 남북화해의 소식을 전하고, “목사님의 뜻을 따라 통일을 원하는 모든 사람과 함께 나아가겠습니다”라고 짧은 인사말로 추모사를 대신했다.

이날 추모문화행사로 한신대총학생회장 은혜진 양이 나와 늦봄시 낭독을 하였으며, 앞선 추모예배 순서에서는 기장서울북노회 목사중창단이 나와 추모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추도식 마지막 순서로 아들 문성근 씨가 나와 “문익환 목사님이 살아 계실 때 수유리 통일의 집 문은 항상 열려 있었다”며, “그것은 통일을 위해 세상과 언제든지 소통하겠다는 목사님의 뜻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방북 30주년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 다양한 추모행사를 준비하려 한다”며, “필요하다면 우리가 준비하는 추모행사를 남북관계를 개선하는데 마음껏 이용해달라”고 말했다.

문 씨의 말대로 (사)늦봄문익환목사기념사업회에서는 수유리 527-30에 있는 ‘통일의 집’을 2018년 문 목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관련자료를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개조하여 오는 6월 1일 개관식을 가질 예정이다.

또한 문목사가 생전에 조직했던 ‘통일맞이’는 통일운동체로서의 위상을 되찾고 다양한 활동을 펼쳐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문익환.닷컴’(한글주소)에서 살펴 볼 수 있다.

   
▲ 참배객들과 인사를 나누는 유족들. [사진 - 이창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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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은 죄가 없다

최저임금은 죄가 없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입력 : 2018.01.14 07:11:00
 
대학 청소·경비노동자 등이 11일 서울 광화문 일자리위원회 앞에서 최저임금 무력화 저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 연합뉴스

대학 청소·경비노동자 등이 11일 서울 광화문 일자리위원회 앞에서 최저임금 무력화 저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 연합뉴스

 

가맹점·건물주에 손발묶인 소상공인…애꿎은 최저임금만 정쟁도구로 희생

최저임금이 올랐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최저임금을 지난해 6470원에서 16.4% 올린 7530원으로 정했다. 정치권은 안전장치 없는 포퓰리즘성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경기는 매년 악화되고 있는데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으로 일자리는 더 줄어들 것이고,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실제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상인들은 두 가지 선택을 하고 있다. 직원을 해고하고 그 자리에 가족 또는 본인의 노동력을 투입시키거나, 휴게시간을 늘려 전체 총임금은 그대로 유지한다.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해고는 현재진행형이 맞는 셈이다. 소비자물가 역시 동반상승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형태의 외식업체들은 지난해 7월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된 이후 꾸준히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11월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를 각각 100원, 200원씩 인상했다. 또 디저트, 음료 가격을 최대 5.9%까지 올렸다. KFC 역시 지난해 12월 치킨과 햄버거, 사이드 메뉴 등 총 24개 제품에 대한 가격을 평균 5.9% 인상했다. 신선설농탕의 경우 제품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다. 이들 업체는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소상공인들이 직원을 해고하는 이유는 자영업자들이 임의로 건드릴 수 있는 비용이 임금밖에 없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본사에 매달 지급하는 로열티나 수백만 원에 달하는 임대료 등은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는 정부도 건드릴 수 없는 ‘고정비용’ 으로 취급된다. 물가상승도 선후가 뒤바뀐 눈속임이라는 지적이다. 프랜차이즈 요식업체들은 최저임금 인상 전부터 제품 가격을 꾸준히 올려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해 6월 “각 기업은 주요 원재료비 인상,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왔으나 해당 기업이 주장하는 인상요인은 가격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성명서를 낸 바 있다. 제품 가격을 올린 뒤 임금인상을 핑계 삼는다는 것이다.
 

2002년 16.8% 인상에도 ‘경제혼란 無’ 

역대 최대 최저임금 인상률을 기록한 2002년에는 어땠을까. 당시 최저임금 인상률은 16.8%였다.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없었다. IMF 금융위기 이후 대거 양산된 비정규직들에 대한 처우개선과 내수 활성화 차원에서 이뤄진 임금인상이었기 때문이었다. 2006년에도 최저임금을 13.1% 올렸지만 실직자 증가나 물가상승 등의 부정적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2002년 고용률은 60%로 전년에 비해 1%포인트 올랐다. 2006년에는 고용률이 59.7%로 전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고용률은 최저임금 인상과 연관성이 낮다는 결론이 나온다.

최저임금은 죄가 없다

임태준씨(38)는 2014년 5월부터 경기도의 한 주택 밀집지역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도 있고, 1인가구형 빌라촌이 형성돼 있어 수익면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다. 그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한다. 나머지 시간은 총 5명의 직원이 교대로 편의점을 맡고 있다. 평일에는 임씨 외에 오후조·야간조가 있고, 주말에는 3명의 아르바이트생이 교대로 근무한다. 그의 2017년 11월 총매출액은 5036만원이다(12월은 재고조사로 인한 정산금이 붙어 정확한 확인이 어려워 제외했다). 총매출 자체는 여타 편의점에 비해 나쁘지 않은 편이다. 판매된 제품 원가비용(3643만원)을 제외한 매출총이익은 1393만원이다. 매출총이익을 기준으로 여기에 본사 영업비 138여만원, 가맹수수료(로열티) 339여만원 등 총 478만원이 본사에 자동지급된다. 본사 영업비는 수도세, 편의점 수선비, 비닐봉투 등 소모품비, 재고 로스 비용 등으로 당장 지출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빠져나가는 비용이다. 월세는 81만원(5.8%)이다. 경기도 지역이라 비교적 월세가 저렴한 편이다. 11월 매출총이익에서 본사와 건물주에 지급하는 비용을 제외하고 임씨가 가용할 수 있는 비용은 834만원이다. 여기서 5명의 직원 인건비와 4대 보험료(45만원) 명목으로 월 616만원이 나간다. 임씨의 11월 순소득은 218만원이다. 

임씨가 가맹본부에 지급하는 비용은 전체 매출총이익의 34.3%에 달한다.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44.2%)보다는 낮지만 전체 수익의 3분의 1을 가맹본사가 가져간다. 임씨는 “몇 년 전부터 본사에서 점주들을 ‘사업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며 “점주 재량으로 판매할 수 있는 물건은 단 하나도 없는데 본사는 ‘사업주’라고 부르며 최저임금 인상분 등 함께 분담해야 할 영역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달 월 매출의 30% 이상을 고정적으로 가져가는 구조가 옳은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했다. 편의점 점포개발담당 출신의 ㄱ씨는 “점주들이 지급하는 로열티는 점주들의 심리적 저항을 고려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본사는 30% 이상 가져가지도 않지만, 30% 미만으로 줄이지도 않을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분은 고스란히 점주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맹점 “점주 심리적 저항 고려한 로열티” 

송일호씨(49)는 2012년부터 서울 마포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송씨의 부인만 가게에 나와 일을 했지만 2년 전부터 송씨도 이곳 일을 돕고 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송씨의 2017년 12월 총매출액은 4430만원이다. 고깃값으로 1370만원, 점심장사용 반찬·찌개 재료로 770만원이 지출됐다. 수도세·전기세 등 관리비, 카드수수료 명목으로 340만원이 지출됐다. 월세가 매달 510만원씩 고정적으로 나간다. 지난해 10월 이후 월세가 70만원 올랐다. 송씨 부부가 가용할 수 있는 비용은 1440만원이다. 여기에서 인건비가 나간다. 실장 1인에 대해서만 월급 개념으로 한 달에 300만원(일 12만원×25일)을 지급한다.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 인원 3명의 월급으로 712만5000원이 지출된다. 총 1012만5000원이 인건비로 나간다. 프랜차이즈가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로열티는 없다. 송씨 부부가 하루 12시간 이상 일해서 벌어들인 지난 12월 순수익은 427만5000원이다. 지출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부분은 월세(22.7%)와 인건비(31.1%)다. 송씨는 “그마나 메인 상권에서 조금 벗어나 있기 때문에 이 정도”라며 “메인 상권으로 가면 월세가 700만원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있다. 건물주는 ‘갓물주’로도 불린다. 대부분의 중소상인들은 상가를 빌려 영업을 한다. 프랜차이즈 업체도 ‘위탁 타입’의 경우 직접 상가를 임차해 점포를 낸다. 건물주는 소위 ‘숨만 쉬고도’ 임대료 수익을 얻는다. 방이동 먹자골목의 경우 점포 규모, 건물 위치에 따라 점포 임대료가 300만~1200만원까지 다양했다. 이 지역에 빌딩 2채를 소유한 임대업자 ㄴ씨는 “한 달 임대료로 1억2000만원 정도 들어온다”고 말했다. ㄴ씨의 건물에는 노래방, 커피숍, 이자카야 등이 입점해 있다. 

최저임금은 죄가 없다

상인들은 그러나 임대료에 대해서는 저항감을 드러내지 않는다.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작 총지출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임대료 지출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상인들이 볼모로 잡혀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상가 권리금이다. 임대차계약이 끝난 상인들은 계약을 갱신하지 않는 이상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고 가게를 접는다. 여기에는 건물주의 ‘배려’가 있다. 임차인은 자신이 지불했던 금액 또는 그 이상의 권리금을 받을 수 있는 임차인을 구할 때까지 영업을 지속하면서 권리금을 회수하려 노력한다. 만약 건물주가 당장 퇴거할 것을 요구하면 임차인은 자신이 지불한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한 채 쫓겨날 수 있다. 방이동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ㄷ씨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현실에서는 힘이 없다”고 말했다. 법은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할 때까지 건물주가 강제퇴거 등의 조치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무력한 조항이다. ㄷ씨는 “법은 임대료를 9% 이상 올리지 못하도록 돼 있지만 며칠 전에도 월 임대료 500만원짜리 가게가 50% 인상된 750만원에 재계약을 맺었다”면서 “임대료가 너무 비싸다고 항의하면 건물주 입장에서는 ‘그러면 나가시라’고 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임차인은 을(乙) 중에서도 을(乙)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가임대차법은 계약일로부터 5년까지는 임차인이 임대료 인상을 거부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현실에서는 2년마다 갱신되는 게 관행이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인들이 가게를 접지 못하고 인상된 임대료를 내면서 버티는 이유는 권리금 회수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방이동 먹자골목의 한 치킨집은 권리금만 5억8000만원에 달했다.
 

천정부지 임대료 상승은 외면 

송파구에서 프랜차이즈 24시 찌개집을 운영하는 최모씨(47)는 지난 11일 가게를 내놓으며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권리금 좀 잘 받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최씨는 롯데월드몰 건설로 증가할 유동인구를 보고 지난 2016년 2월 권리금 1억3000만원을 지불하고 가게를 차렸다. 76㎡ 작은 규모의 가게 임대료는 월 370만원이다. 최씨는 지난 12월 한 달 동안 171만원을 벌었다. 그는 “어제(10일) 주간매출(12시간)이 40만원이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최저임금 인상분이 부담 안 되는 자영업자는 없다”면서도 “임대료와 프랜차이즈 비용으로만 월 1000만원이 나가는데 솔직히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엉뚱한 데 화풀이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매출실적이 저조한데도 권리금을 회수하기 위해 장사가 잘 되는 척 ‘가장영업’을 하는 상인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개업자 ㄷ씨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장사하기 어려워졌다는 사람들의 장부를 잘 들여다보면 인건비 상승폭보다 임대료 상승폭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소비진작에는 당연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편의점 점주 임씨는 “오른 최저임금을 받은 알바생이 그 돈을 어디서 쓰겠나. 집에 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과자라도 하나 더 살 것 아니냐”고 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15년 낸 ‘최저임금 인상 고용영향평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0% 인상되면 1.1% 정도 고용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최저임금 상승으로 이미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받아온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소비가 많이 늘고, 결과적으로 산업생산을 유발·촉진하는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생산 유발이 일시적 고용 감소를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순환고리에 따라 고용도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 선순환고리가 이뤄지기까지 소요되는 기회비용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감당할 것인가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 영향권에 드는 사람은 전체 임금근로자의 23.6%에 달한다.

최저임금 인상은 모두에게 부담이다. 자영업자들도,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방이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ㄹ씨는 “아직까지는 시급을 올려달라는 아주머니는 없었다”면서 “다만 인력소에서 나온 일당 알바들은 이미 인력소에서 최저임금 인상분만큼을 더 내도록 하고 있어(8만5000원→10만원) 기존 일하는 분들이 (이 사실을 알고) 동요되지 않을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홍대 인근 족발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모씨(23)는 “겨울인데도 손님이 없어 휴대전화만 볼 때가 많은데 ‘최저임금 인상분을 더 달라’는 말을 꺼낼 수는 없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편의점·음식점업·아파트 등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준수에 대한 계도기간을 준 뒤 이달 말부터 두 달간 집중 점검에 나선다.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준수 여부와 함께 임금체계를 임의로 개편하거나 근로시간을 단축한 사례 등을 중점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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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가 고독사... 집주인은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법률홈닥터 고은솔 변호사의 취약계층 법률이야기 ⑪] 무연고자 사망과 상속재산 처리

18.01.13 20:10l최종 업데이트 18.01.13 20:10l

 

 무연고자인 세입자가 죽었다. 임대인은 어찌 해야 하나.

▲  무연고자인 세입자가 죽었다. 임대인은 어찌 해야 하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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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에 세 들어 살던 어르신께서 돌아가셨는데 가족도 없는 것 같고 아무도 나타나지 않네요. 마음대로 짐을 치우면 안 되나요? 보증금은 누구한테 줘야 하나요." 

'고독사',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이른바 무연고자(민법상 상속인이 없는 자의 개념보다 더 넓은 의미로 지칭한다)의 사망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나 과거와는 달리 독거노인에서 더 나아가 50대 중장년층의 고독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요즘이다. 

법률홈닥터에게도 종종 주민센터를 통해 연계된 임대인이 무연고자 세입자가 사망했다면서 임대차계약관계와 사후 처리에 관한 문의가 들어온다. (임대인이라 하면 일반적으로는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보기 어렵겠으나) 사안을 잘 들여다보면 영세한 독거노인이 살던 집의 경우 차임이 매우 낮거나, 보증금 없이 '사글세'로 받는 등 임대인 역시 그리 형편이 좋지 못하거나 고령인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적은 임대 소득이 전 재산인 임대인으로서는 다시 방을 청소하고 세를 놔야 하는데, 매우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또한 이런 문제가 자꾸 발생하다 보면 무연고자 독거노인의 경우 사후 발생할지도 모르는 번거로움 때문에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거부하는 상황도 생기게 된다.

임대인의 입장에서는 가장 먼저 문의를 할 수 있는 창구는 구청이나 동 주민센터다. 하지만, 관할 지자체에도 무연고자의 유류품을 처리하는 관할 부서나 담당자는 별도로 존재하지 않거나, 있더라도 정확한 법적 절차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알더라도 그 절차가 다소 복잡해 직접적인 개입을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주민센터로부터 사안을 연계 받은 법률홈닥터는 의뢰인의 설명을 듣고 우선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조치부터 안내하고 있다. 

무연고자에게 상속인이 있다면, 보증금을 '공탁'(供託)

우선 무연고자가 사망한 뒤 임대인은 무연고자에게 상속인이 있는지부터 알아봐야 한다. 사망한 무연고자는 임대인에게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채권은 망자의 사망과 동시에 상속인에게 상속된다. 따라서, 임대인으로서는 상속인을 찾아 보증금을 반환해 그 채무를 변제해야 하는 일이 큰일이다. 

그러나, 무연고자의 경우 막상 상속인을 찾고 나면 상속인이 여럿이 있거나 또는 자녀가 나타나더라도 오랜 시간 부양이 단절돼 주민센터를 통해 '시신포기 각서' 등을 내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상속인은 시신의 인수 등 장제 절차를 포기한 것으로 되나, 법적으로 상속'재산'의 포기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상속인이 시신포기 각서를 썼더라도 나중에 반환받을 보증금이 있음을 알고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가족관계등록부상 법적인 상속인이 존재한다면, 그 상속인(들)을 피공탁자로 하여(상속인을 알 수 없다면 망자를 피공탁자로 하여) 민법 제487조 후문에 따른 이른바 '채권자 불확지(不確知) 변제공탁'을 할 수 있다. 변제공탁을 하게 되면 임대인은 일단 보증금의 반환 채무에서는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무연고자에게 상속인이 없다면, 상속재산관리인 선임 청구 

무연고자에게 법적인 상속인이 있다면 변제공탁을 해 그 의무에서 해방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러나, 가족관계등록부상 상속인이 없는 경우라면 임대인으로서는 보증금이나 예컨대 밀린 차임까지 있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임대인은 '이해관계인'으로서 민법 제1053조에 따른 '상속재산관리인선임청구'를 법원에 할 수 있다. 또는 '보장기관'인 구청 또는 민법 규정에 따라 검사(檢事)에게 청구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한편, 보증금의 반환뿐 아니라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가 되는 것이 무연고자가 살던 방의 짐을 임의로 옮기거나 처분해도 되는 것인지인데, 무연고자가 사망했다면 유류품에 대한 점유와 소유권은 상속인에게 상속되는 것이므로, 임대인으로서는 이를 임의로 처분할 수 없다. 

상속인이 있어 상속인에게 가구·집기 등 임의로 '재산 처분에 관한 포기 각서' 등을 받더라도 가정법원으로부터 받는 민법상의 상속포기와는 다르고, 더 나아가 처분하는 과정에서의 목적물의 원상회복 비용 또는 사무관리 비용 등이 발생한 경우 이를 보증금에서 공제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므로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결국 유류품 문제로 상속재산관리인의 선임이 더욱 필요하다.  

다만 상속재산관리인의 선임은 법원을 통해 진행되는 복잡한 절차고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세입자가 우연히 무연고자라는 이유만으로 임대인이 이러한 송사에 휘말리는 것은 가혹하다. 현실적으로는 방에 남은 유류품의 가치가 거의 없거나 임대인이 받을 보증금이 없고 오히려 밀린 차임이 소액이라면 임대인은 상속재산관리인 선임 절차 진행을 포기하고, 상속인이나 먼 친척으로부터 이른바 '재산 포기 각서(유류품 처분 동의 각서)'만을 받은 채 이를 임의로 처분하는 경우도 많은 듯하다.  

무연고자의 상속재산관리인도 상속재산 조회 가능
 

 서울시복지재단이 발간한 <무연고자 사망시 상속재산 처리절차 안내서>.
▲  서울시복지재단이 발간한 <무연고자 사망시 상속재산 처리절차 안내서>.
ⓒ 서울시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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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무연고자가 남긴 재산이 상당액이 되고, 주변에 채권 채무 관계가 얽혀있다면 민법상의 상속재산관리인 선임절차를 거쳐 청산하고 남은 금액은 국고에 귀속시킬 필요가 있다. 

다행히도 2017년 5월부터는 금융감독원의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의 대상이 법원이 선임한 상속재산관리인도 이용 가능하도록 확대됐다. 또한 지난 11월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http://swlc.welfare.seoul.kr)에서는 무연고자 사망과 처리 관련 사례를 축적한 실무책자가 발간돼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내려받아 볼 수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같은 사회보장급여를 받는 무연고자가 사망한 경우 그나마 평소에 복지관이나 주민센터 사례관리 담당자 등에 의해 망인의 지역관계나 가족관계에 대해 확인해 둔 자료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자가 고독사한 경우라면 오히려 더 큰 문제다. 무연고자 사망이 늘어나는 만큼 무연고자 사망의 사회적 보호장치와는 별도로 이에 관한 후속적 처리가 원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법률적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무연고자 사망과 관련하여 곤란을 겪는 저소득층 또는 복지기관의 담당자는 '취약계층을 위한 법률주치의' 법률홈닥터를 통해 1차적 법률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 법무부 인권구조과 법률홈닥터는 찾아가는 법률주치의입니다. 장애인, 수급자, 차상위, 범죄피해자, 독거노인,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 및 나홀로 소송 조력, 법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국 60개의 지방자치단체 및 사회복지협의회에 변호사가 상주하고 있습니다. 

[법률홈닥터 블로그] blog.naver.com/homedoc2013
[법무부 인권구조과] 02–2110-3868, 3853, 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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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인 압도적 다수, 북핵 대화로 해결해야

미국, 일본인 압도적 다수, 북핵 대화로 해결해야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1/14 [02:02]  최종편집: ⓒ 자주시보
 
 

 

지난 10일 미국의소리의 TV방송 [미·일 국민 “대북 압박보다 대화 선호”]란 제목의 기사에 따르면 압도적으로 많은 미국, 일본 국민들이 북핵문제 해결책으로 대북 경제제재와 군사적 압박보다 다자협상을 통한 외교적 방법을 선호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www.voakorea.com/a/4199817.html)

 

▲ 미국과 일본 국민들 압도적 다수가 북핵문제 해결을 경제제재나 군사적 압박이 아닌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메릴랜드 대학 텔하미 교수는 제재나 군사행동보다 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에 미국과 일본이 압도적 다수가 찬성한 설문조가 결과가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메릴랜드 대학과 일본의 겐론NPO가 미국인 2천명, 일본인 1천명을 대상으로 북한 문제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미국인들의 경우 35%가 다자회담 방식의 외교적 해결을 지지했으며 제재강화는 7%, 군사행동은 11%밖에 나오지 않았다. 일본인들의 경우 외교적 해결을 16%, 대북제재강화 11%, 군사행동은 8%뿐이었다. 미일 모두 압도적으로 회담을 통한 외교적 해결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현재 군사력으로 북과 전쟁을 한다면 미국 국민들의 안전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의 군사력에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것이다.

 

제재와 군사행동에 있어서 미국인들은 군사행동을 일본인들은 경제제재를 조금 선호하는 차이가 있었다. 이는 전쟁이 발발하면 일본인들도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북이 미국 본토 타격용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능력을 고각발사가 아닌 정상각 발사를 통해 더 확실하게 보여주면 미국인들도 점점 군사행동 즉, 대북선제타격에 의한 북핵문제 해결방식에 더 강한 반대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북이 미국 본토직격능력을 좀더 확실하게 보여준 화성-15형은 11월 29일에 쏘았으니 11월 중에 이루어진 이 조사에는 반영되지 않았음을 감안한다면 미국인들이 북핵문제 해결방식으로 군사행동보다 대화의 방식을 선호하는 이 압도적 흐름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북미대결전이 격화되어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괌 포위타격만이 아니라 미국 본토 포위타격까지 단행하고 이를 미국이 요격하지 못하면 미국 국민들은 당장 북과 전쟁을 막을 대책을 대화를 통해 수립하라는 목소리를 더욱 높일 것이 확실하다. 그런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평가 선거는 필패를 면할 수 없을 것이다. 

 

▲ 북의 핵보유를 인정할 수 없다는 미국 정부     © 자주시보

 

▲ 미 정부 입장과 달리 미국인 35%가 북을 핵보유국으로 보고 있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었다는 구도 야스시 대표     © 자주시보


이번 조사에서는 미국인 35%가 북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미국 정부에서는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계속 고집하고 있지만 미국 국민들은 그런 미국 정부의 주장을 믿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작은 나라의 핵이라고 해서 위력이 약한 것이 아니다. 북의 핵이건 미국의 핵이건 터지면 다 죽는다. 그런 핵을 미국이 막지 못했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군사적 방식이 아닌 대화를 통한 외교적 방식을 압도적으로 선호했던 것이다.

 

이번 조사를 함께 한 구도 야스시 겐론NPO 대표도 이에 대해 심각한 표정으로 주목할 결과라고 말했다. 

일본입장에서는 사실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인들이 북핵을 인정하고 있다면 결국 미국 정부도 그에 기초해서 대북정책을 재편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핵을 보유한 나라와의 적대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미 북미는 현재 정전협정 즉, 전쟁을 잠시 쉬고 있는 휴전상태이다. 언제든 선전포고 없이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핵보유국이 된 북과 그런 관계에 있다는 것은 밤잠을 설칠 일이다. 

 

선제타격으로 북핵을 제거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려면 이젠 미국도 전멸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결국 미국은 북과 적대관계를 풀지 않을 수 없고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북의 핵보유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일본 입장에서는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은 아직 북과 일제강점기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와 보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이다. 대화로 해결하지 못하면 언제가는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세계평화에 미국인들은 북을 가장 위협이 되는 나라로 꼽았다. 일본도 마찬가지였는데 일본인들은 위협국 2위 나라로 미국을  3위로 중국을 지목했다. 이 또한 충격적이다.     © 자주시보

 

마지막으로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세계 평화에 가장 위협이 되는 나라로 미국과 일본인 모두 북을 꼽았는데 압도적인 수치였다. 특히 미국인들은 77%, 거의 80% 가까운 절대적 수치를 보여주었다.

미국인들이 북의 수소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말해주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사실, 미국이 제재를 가하면 가할수록, 더 강한 군사력을 동원하여 압박을 하면 할수록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다발적, 연발적으로 더 강력한 수소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마구 쏴대니 미국 언론에서 아무리 미국의 군사력이 강하다고 떠들어도 미국인들의 대북 불안감은 참을 수 없는 지경으로까지 심화되고 있음이 이번 조사결과 드러난 것이다.

 

일본인들의 반응은 더욱 충격적이다. 북 못지 않게 미국도 세계 평화의 위협국이라고 지목했으며 중국에 대한 경계감도 매우 강하게 드러냈다.

 

중국에 대한 위협감은 당연한 결과다. 쿠릴 열도로 분쟁하고 있는 러시아보다 댜오위타오섬 영유권 문제로 충돌이 잦은 중국이 갈수록 군사대국화의 길로 들어서고 있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절반 가까운 일본인들이 미국을 위협국으로 꼽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에 핵폭탄을 실제 터트렸던 쓰라린 과거를 일본인들은 결코 잊지 않고 있으며 언론에서 아무리 미화 분식을 해도 세계 곳곳에서 군사패권을 휘두르는 미국의 본질을 알만한 일본인들은 다 알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번 조사는 미국의 군사패권정책이 가장 친한 동맹국이라는 일본으로부터도 배척을 받고 있으며 미국 국민들조차 이제는 그런 제국주의 군사패권 정책을 추구할 힘이나 있는지 모르겠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북의 핵보유를 막지 못해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미국에서 패권을 추구하는 지배세력들은 이를 최악의 결과로 받아들이겠지만 세계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관점에서 보면 미국이 정상국으로 갈 토대가 마련되어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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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자금, MB 호주머니에도 들어갔나

[아침신문솎아보기] 국정원 특활비 상납 수사, 박근혜에서 MB로…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무마에 쓰였다는 의혹도

손가영 기자 ya@mediatoday.co.kr  2018년 01월 13일 토요일
 

박근혜 정부를 겨냥했던 ‘국정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수사’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지난 12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의 집과 사무실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김 전 실장과 김 전 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국정원 불법자금 수수여부 및 경위, 용처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날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 13일 세계일보 1면
▲ 1월13일 세계일보 1면
 
▲ 13일 한겨레 1면
▲ 1월13일 한겨레 1면
 

 

 

이들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이 국정원 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돈이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불법적으로 전달된 단서를 포착해 수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검찰은 MB 정부 청와대에 불법적으로 흘러들어간 국정원 자금이 5∼6억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세계일보는 “향후 검찰 수사의 초점은 국정원 자금이 MB 호주머니에도 들어갔는지, MB도 박 전 대통령처럼 원 전 원장에게 국정원 자금 제공을 먼저 요청했는지 등을 규명하는 데 맞춰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일보는 또한 “검찰은 청와대로 흘러간 국정원 자금 일부가 이명박정부 시절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무마에 쓰였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주무관은 2012년 ‘청와대 행정관이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을 지시했다’고 폭로한 뒤 누군가로부터 입막음용으로 현금 5000만원을 건네받았는데 이 돈이 국정원 특활비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 13일 한겨레 5면
▲ 1월13일 한겨레 5면
 

 

 

장진수 전 주무관은 지난 2012년 4월4일 시사평론가 김종배씨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이슈 털어주는 남자’에 출연해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이 전달했다는 5천만원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류 전 관리관이 건넨 돈은 5만원권 100장으로 구성된 돈다발 10개가 ‘관봉’ 형태로 묶여져 있었다. 관봉은 한국은행이 돈을 발행할 때 지폐 100장을 가로세로 십자 형태로 묶는 것을 칭한다. 한겨레는 “관봉으로 묶여 있는 형태로 볼 때 청와대 특수활동비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국정원 뇌물’ 혐의 박근혜, 재산 ‘58억’ 동결 

법원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36억5천만원을 뇌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 대통령 박근혜씨의 재산 일부를 동결했다.  

 

▲ 13일 경향신문 9면
▲ 1월13일 경향신문 9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지난 12일 박씨에 대한 검찰의 추징보전 청구를 인용했다고 밝혔다. 추징보전조치는 재판이 종결되기 전 피의자가 재산을 빼돌릴 우려가 있어 그때까지 재산 처분 행위를 막는 조치다.  

이에 따라 박씨가 28억원에 매입한 서울 내곡동 주택 및 유영하 변호사에게 맡긴 30억 원 등은 뇌물 사건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처분이 금지됐다. 박씨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법원은 뇌물로 인정된 금액만큼 재산을 추징하는 명령을 내릴 수 있다.

한편, 국정원과 협력해 보수편향 안보교육을 주도한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은 “국민 안보교육을 한 것”이라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13일 경향신문 9면
▲ 1월13일 경향신문 9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지난 12일 박 전 처장을 국정원법 위반(정치관여) 혐의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했다.  

박 전 처장은 2010년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국발협) 초대회장을 지내며 당시 국정원과 협력해 국민에게 정치적으로 편향된 안보 강연을 하고, 보훈처장 재직 시절인 2011년 11월엔 ‘종북세력이 제도권과 정부에 침투해 친북 활동을 민주화로 미화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국정원 제작 안보교육용 DVD를 만들어 배포한 혐의를 사고 있다.

또한 그는 국정원이 이 DVD를 만든 사실을 알면서도 국회 국정감사 때 ‘익명의 기부자’로 부터 협찬을 받았다고 진술해 위증 혐의도 받고 있다.

박 전 처장은 소환 조사 전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에게 안보실상 교육을 한 것이기 때문에 크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내용은 편향된 것이 별로 없는데 왜곡돼 전달됐다. DVD 내용은 다 사실이 바탕이다. 국가를 위해 좋은 일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비원 ‘대기’ 시켜놓고 ‘휴게시간’이라며 임금 안 줘? 이젠 안 통해”

아파트 경비원을 향해 “더 이상의 임금 꼼수를 부리지 못할”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지난달 13일 ‘아파트 경비원의 무급 휴게시간 근로에 대한 임금청구 사건’에서 “사용자의 실질적인 지휘·감독에 관한 증거들은 있는 반면 휴게시간 보장을 위한 노력은 없었다면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휴게시간’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 13일 경향신문 기획 12면
▲ 1월13일 경향신문 12면
 

 

 

입주자대표회의 등 사용자가 “근로계약서상의 휴게시간을 입주민에게 정확히 알리고, 적절한 휴게장소를 제공하는 등 경비원의 휴게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경비원에게 실질적인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경향신문은 “휴게시간에 ‘근무 장소를 지키며 대기’할 것을 지시하는 등 사용자가 노동자의 휴게시간에 대한 자유로운 이용을 방해했다면, 휴게시간 전체가 근로시간이 되어 임금지급 의무가 발생”하지만 “경비업의 특성상 휴게시간이 일부 방해받는다 해도 근로시간으로 볼 수는 없다는 논리”가 우세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경향신문은 “아파트 현장에서 휴게시간에 대한 분명한 이정표가 세워졌다”며 “사용자는 경비업의 특성 등을 이유로 주간 및 심야 휴게시간을 방해할 수 없다. 오히려 근로계약서상의 휴게시간을 입주민에게 정확히 알리고, 적절한 휴게장소를 제공하는 등 경비원의 휴게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고 분석했다.  

경향신문은 또한 “이번 대법원 판결은 더 이상 꼼수는 통하지 않음을 의미한다”며 “경비원이라는 이유로 다른 근로자들과 차별적인 근로조건이 강제될 수는 없다. 휴게시간이라 정한 시간은 편하게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일을 시키는 시간에는 임금을 지급한다는 당연한 원칙이 바로 서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경찰 “패혈증 사망 추정” 

지난해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아기 4명이 같은 날 사망한 사건의 원인이 ‘균감염에 의한 패혈증’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 13일 중앙일보 10면
▲ 1월13일 중앙일보 10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및 질병관리본부 검사 결과 사망한 신생아의 사인은 항생제 내성균인 ‘시트로박터 프룬디’ 감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사망한 신생아 4명의 혈액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검출됐다는 감정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 세균 감염 경로에 대해 국과수는 ‘주사제 자체가 오염됐거나 주사제를 취급하는 과정에서 오염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경찰은 사망 사실이 알려진 후 일각에서 제기된 ‘로타 바이러스 사망설’ ‘괴사성 장염 관련 사망설’ ‘영양제 원인설’ 등을 모두 반박했다. 국과수는 “사망 신생아 4명 모두 소·대장에서 로타 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소·대장에 국한해 검출됐고 장염은 4명 중 2명에게만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영양제 사인설에 대해서도 “부검에서 그런 흔적이 전혀 나온 게 없다”며 “사망과는 관계없다”고 반박했다.  

국과수는 조제 오류, 주사 튜브로의 이물 주입 가능성 등도 사망 원인에서 배제했다.

아래는 13일 전국단위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헤드라인이다.

경향신문 "[커버스토리 - 알·쓸·人·잡]혐오와 차별 깨는 무기 “공감과 행동”"
국민일보 "거래소 폐쇄는 어렵고… 정부, 가상화폐 연착륙 딜레마"
동아일보 "“특활비 수억원 수수”… ‘MB 집사’ 압수수색" 
서울신문 "가상화폐 ‘고사작전’ 은행·카드도 나섰다" 
세계일보 "[뉴스분석] 박근혜 넘어 MB로 번진 '특활비 수사'"
조선일보 "靑 '가상화폐 강공' 알고도 모른척" 
중앙일보 "정부 이어 금융권도 암호화폐 꽁꽁 죈다" 
한겨레 "MB 청와대도 국정원서 ‘뒷돈’ 의혹…박근혜 때와 닮은꼴"
한국일보 "MB로 번지는 국정원 특활비 수사... 검찰, 김백준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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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북의 핵 미사일 위협 운운 도적이 매를 드는 격

노동신문, 북의 핵 미사일 위협 운운 도적이 매를 드는 격
 
 
 
박한균 기자 
기사입력: 2018/01/13 [12:08]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017년 11월 29일 오전 2시 48분(평양시간) 평양의 교외지역에서 화성-15형 발사모습.  ©자주시보

 

인터넷 소식에 따르면북 노동신문은 13일 불순한 목적을 노린 <핵 및 미사일위협>타령이라는 논평 글에서 그야말로 도적이 매를 드는 격의 날강도적 궤변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일본에서 우리의 자위적인 핵억제력강화 조치를 위협으로 걸고드는 잡소리들이 더욱 자주 흘러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이어 고위인물들이 너도나도 나서서 우리의 핵 및 미사일위협에 대해 떠들어대는가 하면 그 무슨 국민의 안전문제를 거론하며 군사비증강에 대해 운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얼마 전에도 내각관방장관이라는 자가 우리가 핵과 미사일로 일본을 위협하고 있다고 하면서 국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나발을 불어댔다며 그런가 하면 어용나팔수들과 극우익분자들까지 모두 떨쳐나 맞장구를 치며 조선()의 핵포기에 초점을 맞추고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론 우리는 다종화다양화된 각종 현대적인 로케트들을 가지고 있다며 그러나 그것은 우리 국가의 자주권과 이익을 해치려는 자들의 책동을 분쇄하기 위한 것으로서 우리 공화국을 우호적으로 대하는 나라라면 구태여 그에 대해 위구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신문은 있지도 않는 사실까지 날조해가며 남을 서슴없이 걸고드는 체질적이며 병적인 악습을 일본반동들은 아직까지 버리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를 걸고 국민의 안전과 그 무슨 압력을 떠들며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5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7개국수뇌자회의기간에 수상 아베는 조선의 핵 및 미사일개발이 세계의 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위협으로 된다대화보다도 압력에 힘을 넣는 강경대응으로 조선의 무장해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줴쳐댔다”고 사례를 들었다.

 

그후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아시아 안보회의에서도 일본은 우리의 자위적국방력강화조치를 걸고 들며 미국의 자세를 지지한다니단합하여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들의 완전하고도 철저하고도 지속적인 이행을 통한 대조선압력을 강화해야 한다니 하고 떠들어댔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일본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의장직을 차지한 기회를 악용하여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와 상급회의 등을 연이어 소집해놓고 우리의 대륙간탄도로케트 화성-15’형시험발사를 걸고들면서 조선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떠들어 댔다고 말했다하물며 우리를 대상으로 추가독자제재조치까지 취하였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일본이 헌법을 개악하겠다고 악을 쓰며 발악하였는가 하면 군국주의 부활을 위한 군사적준비에 광분하였다고 비난했다.

 

이어 일본은 2018회계년도 예산에서 지금까지의 최고액수인 5조 1911억엔을 군사비로 할당하기로 하였는데 많은 몫이 미국제살인장비들을 사들이는데 돌려진다고 한다

일본당국은 미국에서 더 많은 무장장비들을 끌어들여 자위대의 공격능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에 최근 일본방위성이 항공자위대에 스텔스기능을 갖춘 수십대의 ‘F-35'전투기를 미국으로부터 추가도입하기 위한 검토에 들어간 것이 그 대표적 실 예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일본이 우리의 자위적인 국방령강화조치들에 위협과 도발딱지를 붙이고 국제사회의 압력강화를 고취하는 것이 무력증강과 재침을 위한 범죄적목적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오산하고 있다군사대국화와 재침은 곧 자멸의 길이다이라고 일갈했다.

 

끝으로 신문은 우리 공화국은 세계적인 핵강국군사대국이다우리 혁명무력은 현대적인 각종 타격수단들로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각에 결심한대로 침략자도발자들을 일격에 소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를 조금이라도 건드리는 자들은 무주고혼의 신세를 면치 못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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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기법 시청료가 120만원? 가상화폐가 만든 '한방' 열풍

투자자들 대부분 단기투자 성향, "운에 기대는 물질주의 사회 된 것"

18.01.13 11:30l최종 업데이트 18.01.13 12:00l

 

이쯤 되면 대한민국을 집어 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관이 가상화폐 폐지를 이야기하자 장관 해임 청원이 쏟아진다. 가상화폐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한 은행은 순식간에 연관검색어로 '해지'가 붙는다. 

가상화폐 관련 커뮤니티에는 '단기투자'와 관련된 글들이 난무하고, 음식점이나 카페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선 '가상화폐'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가상화폐 폐지 발언한 장관 해임요구 빗발, 은행도 곤욕
 

'어디까지 내려가나...' 법무부가 가상화폐거래소 폐쇄를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가상화폐 관련주들이 11일 동반 급락했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에스트레뉴빌딩에 있는 가상화폐 오프라인 거래소 코인원블록스의 대형 전광판에 표시된 동반 급락한 비트코인 시세표를 시민들이 바라보고 있다.
▲ '어디까지 내려가나...' 법무부가 가상화폐거래소 폐쇄를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가상화폐 관련주들이 11일 동반 급락했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에스트레뉴빌딩에 있는 가상화폐 오프라인 거래소 코인원블록스의 대형 전광판에 표시된 동반 급락한 비트코인 시세표를 시민들이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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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가상화폐 폐지' 발언이 나온 뒤, 청와대 청원 게시판이 들썩였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해임을 청원하거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조사하라는 청원이 쏟아진 것. 

 

반발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정부는 "조율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상기 장관 해임, 투기 조사 등을 청원하는 글만 이틀새 288건이 게시됐다. 13일 오전 기준 가상화폐규제에 반대한다는 청와대 청원에 참여한 사람들은 14만 명(14만 4406명)이 넘었다. 

12일 오후 1시, '신한은행 해지'가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신한은행이 15일부터 기존에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운영해온 가상계좌의 추가입금을 금지한다고 하자 나타난 현상이다. 

가상화폐 투자자인 손아무개씨는 "신한은행 말고 다른 은행도 많은데, 가상화폐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신한은행과 굳이 거래할 필요가 없다"라며 "다른 은행을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 앱 이용자 100만 넘어, 구글 트렌드 관심도도 급등

가상화폐와 관련해 부정적인 언급이나 조치를 취하면 '공공의 적'이 되는 분위기다. 가상화폐의 투자자 규모가 얼마인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 

다만 가상화폐 거래소 앱 다운로드 수를 통해 어림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Bithumb) 앱을 내려받은 사람 수가 100만 명(구글 플레이 기준)이 넘었고, 업비트앱도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네이버 카페에서 '비트코인(가상화폐 한 종류)'으로 검색하면, 가상화폐 관련 카페 수 십개가 등장한다. 회원 수만 50만 명 수준인 카페도 2곳이나 있다. 구글 트렌드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도 수치는 지난해 12월 24일~30일 '61'에서 올해 1월(1월 7일~13일) '100'으로 증가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대부분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하다. 지난해 10월 가상 화폐에 500만원을 투자한 대기업 직원 손아무개씨도 그렇다. 그는 이번주 이오스(가상화폐의 한 종류)에 투자한 자금을 또 다른 가상화폐인 미플로 옮겼다. 그는 "현재 미플의 전망이 좋아 옮겼는데, 조금 올라 돈을 벌면 다시 다른 화폐로 갈아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 손씨는 단기 투자로 옮겨 타기를 반복하다가,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경험이 있다. 지난해 10월 투자한 한 가상화폐가 수익률이 신통치 않아 며칠 뒤 다른 화폐로 옮겼다. 그런데 그 가상화폐는 석 달이 지나자 20배가 넘게 급등했다. 

"오래 갖고 있기 어려워, 단타로 치고 빠지기"
 

 비트코인을 두고 청와대와 법무부 사이의 엇박자가 발생했다.
▲  비트코인을 두고 청와대와 법무부 사이의 엇박자가 발생했다.
ⓒ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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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는 "그걸 그냥 갖고 있었으면 500만원에서 1억원이 됐을 텐데,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도 아쉽다"면서도 "한번 투자한 가상화폐를 가만히 갖고 있는다는 게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한 가상화폐 카페에서 '단타(단기투자의 시쳇말)'라는 제목으로 글을 검색하면, 900건이 넘는 게시글이 검색된다. 대부분 단타로 수익을 낸 것을 인증하거나, 단타로 수익을 내는 방법을 문의하는 내용이었다. 

이 가운데 '단타로 먹었다'는 제목의 글은 조회 수만 2만 건이 넘었다. 이 글에 첨부된 링크를 따라가보니 단타 투자 기법을 알려주는 동영상이 게시된 곳으로 연결됐다. 2회, 총 2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보려면 100만원이 넘는 돈을 내야 했다.  

동영상 게시자는 "원래는 400만원에 할까 하다가 많이들 들으시라고 120만원에 내놓았다"고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가상화폐 광풍, 운에 기대는 물질주의 사회 상징

석 달 전 가상화폐에 수 천만원을 투자한 송아무개(29)씨는 "투기라고 한다면 투기가 맞다"라며 "일반 회사원 입장에서는 목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 가상화폐는 그런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기를 고려하는 사람도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 최근 가상화폐와 관련해 알아보기 시작했다는 장아무개(35)씨는 "장기로 투자하기보다는 무조건 단타로 큰 돈을 벌고 나오는 게 목적"이라며 "암호 화폐 투자를 통해 수 십배씩 이익을 내는 사람들도 많지 않느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희망이 없는 시대적 상황이 가상화폐 광풍 현상을 낳았다고 보고 있다. 열심히 돈을 모아도 집 한 채 제대로 살 수 없는 현실에서 사람들이 한 번의 '대박'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 

곽금주 서울대 교수는 "열심히 모아서는 평생 집 한 채 장만할 희망조차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한 번의 대박을 찾는 것"이라며 "운에 기대는 물질주의 시대가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또 "가상화폐 시장에서 아직 실패 사례가 나오지 않는 것도 사람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한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남들이 하면 다 따라하는 집단적인 동조 심리도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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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재개, 더 우선 순위에 두어야 한다”

정동영 의원, 개성공단 재개 촉구 간담회에서 주장 “개성공단입주 기업인들 공단 방문, 북한과 협의해야”

이치열 기자 truth710@mediatoday.co.kr  2018년 01월 12일 금요일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내려간 12일 오전 정동영 의원 등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의원과 당원,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 소속 기업인 등 140여 명은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2년 째를 앞두고 도라산역 출입관리소에서 공단 재개를 촉구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대중 정부 시절 통일부장관으로 개성공단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정동영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개성공단 재개를 지금보다 더 우선순위에 두고 미국과 긴밀히 협조해서 124개 개성공단입주 기업인들의 공단 방문부터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듣기로는 통일부는 청와대 눈치보고, 청와대는 생각이 없다. 통일부는 개성공단 하라고 있는 부서다. 이번에 남북장관회담 잘했다. 그 연장에서 개성공단 재가동에 의지를 가지고 청와대를 선도해야 한다. 청와대는 비전문가 투성이고 거긴 외교관들만 있다. 외교관들이 워싱턴의 시각으로 어떻게 개성을 재단하나? ... 개성공단을 여는 것이 비핵화 협상을 이끌어내는데 도움이 되고 동시에 한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을 설득해야 하고, 그 첫 번째 단계로 124개 개성공단입주 기업경영자들의 공단방문을 북한과 즉각 협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은 “엊그제 장관급 회담에서 북한은 적극적이었고 남한은 소극적이었다. 북한은 전면적인 민간교류, 접촉왕래, 전면적 경제협력을 개시하자고 주장한 걸로 안다. 남한은 우선 평창(올림픽) 성공시키고, 북핵문제 풀어내고 그 다음에 개성 얘기하자. (이것은) 외교관들 시각이자, 청와대의 시각이다. 이건 틀렸다. 전략적 실수, 실패, 실책이다. (남북간에) 평창올림픽 참가 합의하고 나니까 트럼프 대통령도 입장 바뀌지 않았나. 개성공단 재개를 방치할 일이 아니라 후순위에서 선순위로 바꿔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간담회에서 개성공단비상대책위 기업인들은 공단 재개와 함께, 박근혜 정부가 공단 폐쇄를 단행하면서 개성공단에 들어간 인건비가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전용됐다고 호도한 것에 대한 누명을 벗겨줄 것을 정치권에 호소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의원은 “개성공단은 원래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개성공단에 들어간 인건비가 대량살상무기(WMD )에 전용되고 있다’라고 밑도 끝도 없이 누명을 씌웠다. 그리고 나서 국회에서 추궁당하니까 ‘근거는 없다’ 이렇게 물러섰지만 이미 누명은 씌워졌다. 개성공단 기업인들과 국민의당이 앞장서서 개성공단은 민족내부의 경제사업이고 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진 것은 메이드인 코리아다(라고 말해야 한다). 유엔제재 대상이라고 한 박근혜 정부의 오류를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으로 벗어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 12일 오전 정동영 의원 등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의원과 당원,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 소속 기업인 등 140여 명은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2년 째를 앞두고 도라산역 출입관리소에서 공단 재개를 촉구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12일 오전 정동영 의원 등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의원과 당원,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 소속 기업인 등 140여 명은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2년 째를 앞두고 도라산역을 방문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12일 오전 정동영 의원 등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의원과 당원,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 소속 기업인 등 140여 명은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2년 째를 앞두고 도라산역 출입관리소에서 공단 재개를 촉구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12일 오전 정동영 의원 등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의원과 당원,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 소속 기업인 등 140여 명은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2년 째를 앞두고 도라산역 출입관리소에서 공단 재개를 촉구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정동영 의원은 “우리(국민의당)는 야당이다. 야당이 이렇게 강력하게 얘기하는 것을 지렛대로 삼아서 추미애 대표와 여당이 다시 청와대에 촉구하고 청와대는 워싱턴에 촉구하고 이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바란다. 지금 정부 여당은 배불렀다. 지지율에 취해 초심을 잃고 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피를 토하는 절규를 귀담아 듣고, 후보시절에 가졌던 초심을 문재인 대통령이 새겨야 할 시점이다. 개성공단 재가동이 되는 날, 한반도는 전쟁의 가능성을 완전히 떨쳐버리고 평화의 길로 확실하게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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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숙 칼럼] 언제까지 ‘등외국민’으로 살 것인가?

헌법개정에 부쳐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고문
발행 2018-01-12 17:44:23
수정 2018-01-12 17: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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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한기다. 예부터 이 시기를 농한기라고 불렀다. 천자문에 나오듯 추수동장(秋收冬藏)하고 별 할 일이 없어진 계절이다. 하지만 요즘 농민들은 그렇지 않다. 철없는 딸기나 오이들을 재배하느라 여념이 없고 축산은 늘 그렇게 바삐 움직여야 하고, 과수는 겨울 작업들이 줄지어 기다린다. 그러니 논농사를 짓는 농민이라 할지라도 농한기가 있을 수 없다.

그래도 농한기다. 그래선지 요즘 농민들의 일상은 교육이다 토론회다 해서 바쁘기는 제철보다 더 바쁜 게 현실이다. 그중 하나가 ‘농민헌법제정’ 관련한 교육과 토론들이 힘차게 일고 있는 것이다. ‘농민헌법’이라니.... 웬 헌법이 ‘농민헌법’이 따로 있다는 말인가 하고 의아스러울 것이다. 다른 게 아니라 촛불정부가 헌법이 너무 낡아 개정한다고 하니 이번 참에 농업·농민부분의 권리조항도 헌법에 명토박아 넣자 라는 것이다.

지난 2015년 10월 20일 농민들이 트랙터 2대로 수확을 앞둔 논 6백평을 갈아엎고 있다. 80kg 나락 15섬을 소출할 수 있는 논을 갈아엎은 농민은 “농사 지은지 20년만에 나락 서 있는 논에 트랙터를 몰고 들어가기는 처음”이라며 “논에 들어가는데 마음이 울컥하고 답답했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2015년 10월 20일 농민들이 트랙터 2대로 수확을 앞둔 논 6백평을 갈아엎고 있다. 80kg 나락 15섬을 소출할 수 있는 논을 갈아엎은 농민은 “농사 지은지 20년만에 나락 서 있는 논에 트랙터를 몰고 들어가기는 처음”이라며 “논에 들어가는데 마음이 울컥하고 답답했다”고 하소연했다.ⓒ김주형 기자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진 ‘농자천하지대본’

세계적 농민운동가이자 민중운동가인 고 정광훈 전 전농의장은 농민들의 위치를 ‘등외국민’이라고 규정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산업화이후 농민들의 권익은 땅바닥에 떨어지고 삶은 피폐화 됐다. 농업정책은 농민들을 땅에서 몰아내는 정책들로 일관되고 오히려 국가발전의 걸림돌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속에서 “쌀값 몇 푼 더 올려주시오”. “보조금 쪼깨 더 주시오”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한판 판을 벌려야 한다고 주장 하시곤 했다. 언제까지 ‘등외국민’으로 살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농민이라면 외딴 산골 마을에서부터 들판동네에 이르기 까지 ‘농민헌법’ 열풍이 불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농민들의 권리는 어디에서도 보장해주지 않고 있어 불만이 많았던 터였다. 헌법이 최초 제정된 이래 농업·농민부분의 어디도 헌법을 개정한 예가 없음은 물론이다. 박정희가 유신 이후에 헌법에 추가조항을 넣었으나 이는 산업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므로 농민의 권리적 측면에선 악법이 되고 말았다. 세상의 변화가 괄목상대(刮目相對)로 달라졌는데 농민권리는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만 형국이지 않는가.

 

‘김영란법’이 제정되고 일 년이 지나기도 전에 개정요구가 속출했었다. 국회는 일부농민들이 주장하는 ‘김영란법’의 개정을 밀어부쳐 속전속결로 개정안을 타결하고 말았다. 마치 그것이 농업을 살리는 길이라도 되듯이.... 그러나 그것은 헛다리를 긁은 국회의 무능을 적나라하게 내비친 것과 다름없다. 오히려 무너져가는 농업과 농민들의 현실적 문제와 국가전체의 이익을 위한 농업철학을 바로 세우는, 농업적 가치와 농민적 권리를 담보할 수 있는 헌법개정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임했어야 한다.

촛불로 이룩한 촛불정부에서도 일 년이나 기다렸지만 이렇다 할 농업정책이 보이지 않는다. 60년이나 꼬여버린 농업정책을 가닥지 잡아 실마리를 한꺼번에 풀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세칭 로드맵은 나와야 하는데 로드맵을 짜야할 기관까지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은 농업·농민에 대한 철학의 부재로 볼 수밖에 없다. 이렇듯 촛불정부조차도 농업에 대한 식견과 철학은 부재한다. 당장의 소득보전의 방법이 문제가 아니라 안전한 농산물의 안정된 공급체계를 구축하도록 기본적 틀을 새로 만들어 내야한다.

농사를 천시하는 것은 교육의 문제다. 딸내미가 대학 들어 갈 때 기억이 선하다. 나는 딸내미를 농업대학에 보내고 싶어 농업대학을 추천했다. 솔깃해 했던 딸내미가 풀이 죽어 들어와선 애들이 책상을 치고 웃더라는 것이다. 선생님도 의아해 하고. 결국 아는 몇 분의 교수님들하고 의논도 했지만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며 한사코 말리는 것이다. 결국 딸내미는 학교의 명예와 관련된 대학을 선택하고 말았다.

이것이 우리농업의 현실이고 현실을 바탕으로 한 교육이다. 우리 농업이 망해가는 것은 기본적으로 농업·농민 천시에 있다. 봉건시대의 유물인 사농공상의 문제도 한몫을 했겠지만, 농사는 뼈심으로 만드는 것이다. 누가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허리가 휘는 중노동을 즐길 것인가? 그렇게 해도 장(醬)값이 모자란다는 것이 농사이고 보면 농사일 아무나 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나 할 수도 없다. 이렇게 중노동을 해도 입에 풀칠하기 바쁘니 농사를 천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된 연유는 국가가 농업을 경시하고 농업 철학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데 있다. 전통적으로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농사는 천하의 가장 큰 근본)은 온 데 간 데 없고 오로지 공부해서 출세하는 것만 가르치니 이런 교육풍토 속에서 이 나라 식량창고는 거덜이 날 수밖에 없다. 개방화 이후 이는 눈에 두드러지게 그리고 보다 확고하게 자릴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값싼 수입 농산물이 들어오고 우리 식탁에 우리 땅에서 난 먹거리는 22%로 줄어들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확산과 우루과이라운드(UR)에 이은 WTO체제가 구축되면서 농민들에 의해서 계승·발전돼 왔던 필수적인 생산수단인 토지, 물, 종자, 삼림 등은 거대자본인 초국적 농기업의 완벽한 지배하에 들어가기 시작했고, 농산물가격도 시장에 팽개쳐졌다. 만약의 경우 세계적으로 식량파동이 난다면 우리는 자본의 독점에 의해 피비린내 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전세계 농민운동가들이 지난 2015년 12월 17일(현지시간) 제10차 WTO 각료회의가 열리는 케냐 나이로비에서 WTO 해체를 촉구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
전세계 농민운동가들이 지난 2015년 12월 17일(현지시간) 제10차 WTO 각료회의가 열리는 케냐 나이로비에서 WTO 해체를 촉구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농업의 가치와 농민의 권리를 지켜낼 수 있는 헌법조항 만들어야

이러한 가운데 유엔에서 농민인권선언이 제출 되었다, 국제적인 농민운동연대체인 라 비아캄페시나(La Via Campesina)에서 나온 제안으로 농민인권이 식량을 생산하는 농민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인권과 인간이 살아가는 지구생태계와도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는 인식하에서 농민인권선언 초안을 만들었다. 비아캄페시나 선언을 모델로 2015년 1월 유엔인권이사회에서는 유엔농민인권선언 초안을 발표하였다. 30개 조항으로 구성된 초안에는 농민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가 강화되었고 특히 식량, 노동, 사회보장, 적절한 소득에 대한 권리 등의 특정 조항들이 포함되었다.

마침 헌법개정에 대한 논의들이 오가고 올 지방선거에서 묻겠다고 문재인 정부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무엇을 바꾸는 것인지 아직 알지 못한다. 기껏해야 권력구조나 바꾸고 말 것이라는 비아냥도 들린다. 지금 논의 되고 있는 헌법개정은 촛불정국 이후에 나타난 문제로 이를 잘 반영해야한다. 문제는 권력구조보다 국민의 기본권 확장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그것도 소외되고 있는 사람들의 권리확장에 초점을 맞추어야한다. 농민은 소외받는 등외국민이 된지 오래 되었다. 그것이 촛불시민이 요구하는 시대적 반영이다. 유엔 농민인권선언에서 보듯이 세계사의 흐름이 사람에게 맞춰지는 것도 그런 이유라 생각한다.

‘헌법1조’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조항이 곳곳에 반영되어야 한다. 농민권리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권력이 농업을 말아먹고 농민을 수탈 했다면 이제 농업이 농민이 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나라 경제발전이 농업과 농민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은 명약관화하다. 그것은 농민들의 권리가 제한되고 왜곡되어 제대로 설수도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낸 피와 땀의 결과물이다. 결국 농업의 가치와 농민의 권리를 지켜낼 수 있는 헌법조항의 개정과 신설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헌법 121조 경자유전의 원칙이 있다. 제대로 된 농지분배도 아니었지만 농지분배 후 꾸준히 농민들은 소작화로 달음박질쳤다. 농업환경변화로 경지면적이 늘면서 소작을 하지 않는 농민이 없을 정도로 소작화는 심각하게 진행 되었다. 또 비경작 농지소유도 가파르게 상승해 전체 농지의 절반이 비경작자들 소유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됐다. 농지가 농민의 손을 떠나 비경작자의 손으로 넘어간다는 것은 농업포기의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지난 정부나 국회의 행태를 보면 비경작자의 손을 들어주기에 급급했던 정책들을 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헌법개정 논의에서도 예외 없이 경자유전의 원칙을 삭제하려는 세력이 있다. 농업에 대한 몰이해가 부른 참사이며 농민에 대한 배신행위이다. 농민들의 힘으로 반드시 경자유전을 기본으로 하는 헌법이 만들어 져야한다.

농민을 보호해야한다며 만든 그 잘난 농지임대차보호법은 농민을 보호한다기보다는 농지 소유자의 손을 들어주는 법이고 300평 이상 도시민들이 경작을 허용 소유하게 하는 법도 기실 비경작자 농지소유의 길을 열어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농민들은 봉이 된지 오래 되었다. 농민들은 뻔히 알면서도 겨자를 먹을 수밖에 없는 가여운 처지다. 소유농지가 적으니 변화된 농업환경에 맞추려면 경작지 확보에 사활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러니 소작지도 경쟁이 생기고 토지소유주의 경작을 대행한 것처럼 관을 속이는 게 관행이 돼버렸다. 소작 농민들 50%는 직접지불금도 받지 못하고 농지소유주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막지 못한다. 2009년 직접지불금파동으로 한 차례 정화되는가 싶더니 그것도 그 순간을 벗어나니 그만이다. 오히려 비경작 토지소유를 당연시 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말았다.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농민 권리와 먹거리 기본권 실현을 위한 전국 농민대회’에 참석한 농민이 한미FTA 폐지를 촉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농민 권리와 먹거리 기본권 실현을 위한 전국 농민대회’에 참석한 농민이 한미FTA 폐지를 촉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정의철 기자

스위스 헌법 104조를 살펴보면 제1항에 농업의 역할과 기능 즉 농업정책의 목적에 대해 규정 한바 가). 국민에 대한 식량의 안정적인 공급 나). 자연자원의 보전 및 경관의 보전 다). 전국토에 걸친 분산적 인구정착. 2항은 국가의 농민에 대한 지원의무를 규정하고 제3항에는 농업의 다기능성을 보장하고 그 보상으로 직불금등 농가소득보전의무 친환경 친생태적 생산방식의 장려와 농업지원 및 토지소유의 안정화정책을 규정하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베네수엘라, 등의 남아메리카 국가들과 네팔 등 세계 100여개 국가들도 헌법에 분명히 농민의 권리와 노동의 권리 식량주권 등이 명시 되어있음을 우리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농업의 가치는 생명이다. 농사를 통해 만들어진 인류의 먹거리는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권리여야 한다. 이것이 교역의 대상으로 된 것은 하늘의 이치를 벗어난 일이다. 이로써 인류는 굶주리는 자와 배부른자로 나뉘어져 불안과 갈등이 증폭 되는 것이다. 
이경해 열사는 가슴에 비수를 꽂으며 농산물이 상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죽어갔다. 농산물이 잉여가치를 발생하면 한쪽엔 농산물이 썩어가고 한쪽은 굶는다는 사실을 말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정책에 반영하지 못하고 더 큰 이익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정부는 정부의 자격이 없다. 아무리 급해도 지속 가능한 농업만큼은 제대로 보장이 되어야 한다. 이제 농업과 농촌, 농민문제는 헌법이라는 최고법 지위에 못 박아야 한다. 헌법 명령으로 국가에게 농업의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한다.

농민헌법은 농민만을 위한 법이 아니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보장함으로 이 나라 식량주권과 국민전체의 건강권을 지키는 최고의 가치이며 보루여야 한다. 그것은 생명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며 미래를 향한 가치를 확대하는 길이다. 그것을 통해 농민들은 자신의 생산활동과 생산물의 정당한 대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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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MB집사' 김백준 등 압수수색 ... 국정원 자금 수수 혐의

[속보]검찰, 'MB집사' 김백준 등 압수수색 ... 국정원 자금 수수 혐의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입력 : 2018.01.12 12:25:00 수정 : 2018.01.12 13:27:38
 
[속보]검찰, 'MB집사' 김백준 등 압수수색 ... 국정원 자금 수수 혐의
 

검찰이 12일 ‘MB(이명박 전 대통령)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78·사진) 등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인사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이날 오전 김 전 기획관과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민정2비서관을 지낸 김진수 전 서울남부지검장, 김희중 전 대통령 제1부속실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김 전 기획관과 김 전 비서관은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9~2011년 재직했고, 김 전 실장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근무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청와대 재직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불법적인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국정원 자금 사적 사용 혐의 등 수사 과정에서, 국정원 자금이 불법적으로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전달된 단서를 포착해 증거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면서 “아직 수사 초기 단계”라고 밝혔다. 

검찰은 국정원 불법 자금의 청와대 전달에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규명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청와대가 국정원 특활비를 상납받은 ‘국정원 특활비 사건’과 유사한 구도로 수사가 전개될 수 있다. 김백준 전 기획관이 이 전 대통령의 집사라 불릴만큼 최측근이라는 점도 이런 의혹을 뒷받침한다. 


이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 수사는 대통령 재임 시 국가정보원, 군 사이버사령부를 동원한 정치공작 의혹과 다스 관련 의혹에서 국정원 자금 수수 의혹까지 확대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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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은 할만큼 했다. 이제 북한 하기 나름"

[정세현의 정세토크] "군사당국 회담에 '평화올림픽' 달렸다"
2018.01.12 10:40:31
 

 

 

 

지난 9일 열린 고위급 남북당국회담에서 남북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군사 당국 회담 개최, 2차 고위급회담 개최 등에 합의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군사 당국 회담 개최가 이번 회담의 주요한 성과라고 진단했다.  

정 전 장관은 군사 당국 회담은 한반도 긴장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남한 정부의 성과라고 할 수 있지만, 북한 역시 이 회담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한미 연합 군사 훈련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싶지 않거나 혹은 계속 훈련을 연기하고 싶다면 패럴림픽 이후에도 군사회담의 끈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남북 간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어떤 군사적 행동도 없을 것임을 분명하게 알려주기 바란다"라고 말한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 발언 때문에라도 북한은 남북 군사 당국 회담을 질질 끌려고 할 것"이라며 "회담이 계속 이어져서 훈련이 연기되거나 미국의 군사적 행동이 없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써야 하는 인력‧예산 등을 다른 곳에 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런데 무작정 회담을 계속 이어갈 수만은 없다. 뭔가 결과물을 하나씩 내놓아야 회담을 이어갈 모멘텀이 생기는 것"이라며 "북한은 군사 당국 회담에서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 여의치 않다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과 관련해 지금까지 자신들이 내놓은 전제조건을 접어두면서 어떻게든 남북대화가 계속되는 상황을 유지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신년사에서 밝힌 대로, 또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싶다면 향후 최소 3년 정도는 남북대화를 이어가면서 미국이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면 북한은 경제를 키우는 데 시간을 벌 수 있다. 북한이 이걸 놓치면 경제 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이런 상황에서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하게 되면 남북대화의 모멘텀은 깨지고 미북 대화 가능성은 없어질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을 이끌어 내는 것까지는 남한이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입장을 계속 유지하려면 북한이 군사적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할만큼 했다. 남한이 자리 깔아 놓았고 미국도 좋은 신호를 보냈다"며 "앞으로의 상황은 북한하기 나름"이라며 북한이 군사적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지난 11일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지난 9일, 2년여 만에 남북 회담이 열렸습니다. 오랜만에 마주 앉은 것 치고는 회담 분위기도 좋았고, 성과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정세현 :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로 처음부터 방침을 정하고 나왔고 우리도 북한에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라고 지난해 6월부터 계속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이 문제는 크게 어려운 것은 없었습니다. 이제 실무적으로 준비하면 되고요. 

남북이 군사회담 개최에 합의했다는 부분이 이번 회담의 소득입니다. 이게 지난해 7월 17일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과 함께 제안한 건데요. 군사 당국 회담이 열리면 그 자체로 상징성이 있습니다. 군사회담은 긴장 완화가 목표인데, 적어도 회담이 계속되는 동안은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군사회담에서 비무장지대에서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자는 이야기를 하겠지만 북한은 이와 함께 한미 연합 군사 훈련과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출몰을 이야기할 겁니다. 이게 북한에게 실질적으로 위협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한미 연합 군사 훈련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싶지 않거나 혹은 계속 훈련을 연기하고 싶다면 패럴림픽 이후에도 군사회담의 끈을 이어가야 합니다. 즉 북한은 남북 군사 당국 회담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따라서 북한은 회담이 이어지도록 여러 가지 수를 쓸 겁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월스트리트 저널>이 최근 내가 북한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남북 간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어떤 군사적 행동도 없을 것임을 분명하게 알려주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 때문에라도 북한은 남북 군사 당국 회담을 질질 끌려고 할 겁니다. 회담이 계속 이어져서 훈련이 연기되거나 미국의 군사적 행동이 없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써야 하는 인력‧예산 등을 다른 곳에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무작정 회담을 계속 이어갈 수만은 없습니다. 뭔가 결과물을 하나씩 내놓아야 회담을 이어갈 모멘텀이 생기는 것이죠. 그래서 북한은 군사 당국 회담에서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 여의치 않다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과 관련해 지금까지 자신들이 내놓은 전제조건을 접어두면서 어떻게든 남북대화가 계속되는 상황을 유지하려고 할 겁니다. 

프레시안 :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적절한 시점과 상황 하에서 미국은 북한이 대화를 원할 경우 열려있다"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면 이제 공은 북한에 넘어간 건가요?  

정세현 : 그렇습니다. 북한이 여기서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하게 되면 남북대화의 모멘텀은 깨지고 미북 대화 가능성은 없어질 겁니다.  

북한이 이번 고위급 회담 결과에 대한 한국 내의 여론과 미국 정부 측의 반응을 잘 읽어야 합니다. 그래서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했던 말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나가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말하게 하는 것까지는 남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가져가게끔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건 우리 힘만으로는 안됩니다. 북한이 군사적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북한이 신년사에서 밝힌 대로, 또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싶다면 최소 향후 3년 정도는 남북대화를 이어가면서 미국이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면 북한은 경제를 키우는 데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북한이 이걸 놓치면 경제 살리기 어려울 겁니다.  

물론 보수 진영에서는 남북 간 회담한답시고 북한에 틈새 시간을 주면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시킨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북한을 24시간 샅샅이 감시하고 있습니다. 회담하면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시키고 있는지 아니면 중단하고 있는지 뻔히 합니다. 만약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가 미국에 의해 감지되면 바로 이에 대한 견제가 들어올 겁니다.  

또 북한이 실제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하지 않더라도 미국에서는 북한의 행동을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로 해석하고 싶은 세력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세력이 군산복합체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살고 싶다면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해서 핵과 미사일 같은 군사적 행동을 중단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할 만큼 했습니다. 앞으로의 상황은 '북한 하기 나름'입니다. 남한이 자리 깔아 놓았고 미국도 좋은 신호 보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느냐는 북한의 책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100% 지지한다, 어려운 일 있으면 연락해라, 김정은과 통화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 것은 문 대통령에게 큰 선물이기도 하지만 북한에게도 희소식이라는 점을 북한이 알아야 합니다.  
 

▲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프레시안 : 군사 당국 회담이 평창올림픽 전에 열릴 수 있을까요? 

정세현 : 하려면 할 수 있죠. 북한이 제기하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 문제는 시간을 두고 논의해야 하기 떄문에 당장 의제에 올려놔도 바로 남북 간 합의가 되지도 않을 겁니다. 일단 비무장지대의 우발적 충돌 금지가 회담의 목표이기 때문에 판문점 확성기 방송, 북한 병사 남한 귀순 당시 북한군의 대응 등등의 이야기가 나올 겁니다. 

시작을 어떤 급으로 할지가 문제인데, 그동안 장성급 회담은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한미 간에 조율이 필요합니다. 급이 낮은 사람들이 수석대표가 되면 보고 체계가 복잡해져서 회담장에서 결정을 내리는 데 오래 걸립니다. 국방부 정책실장 이상의 고위급이 나서는 게 좋습니다. 또 군사 문제는 미국과 긴밀하게 협력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국의 고위층과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급이 나가는 게 좋습니다.  

또 훈련 기간 중에도 군사 당국 회담은 이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되면 회담이 갖는 상징성이 커지는 겁니다.  

추가하자면 판문점보다는 서울과 평양을 왕래하는 회담이 좋습니다. 판문점은 군사지역입니다. 긴장과 대치의 공간이죠. 하지만 서울과 평양은 그렇지 않습니다. 양측 대표단이 서울과 평양을 왔다갔다 한다면 남북관계가 훨씬 부드러워졌다는 메시지를 양측 국민들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전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군사 당국 회담은 남측에서 먼저 제안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1월 말 즈음에 시작해서 올림픽 시작 전에 회담을 한 차례 개최하고 올림픽이 끝나고 패럴림픽으로 넘어가기 전에 다시 회담을 열고 이후 회담 지속하는 모양새를 갖추면 좋습니다. 이런 회담이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이라고 부를 수 있는 확실한 조치가 될겁니다. 

프레시안 :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 개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는데요. 북한이 내세운 전제조건 때문이라고 봐야할까요? 

정세현 :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회담을 성사시키려면 북한이 요구하는 것을 들어줘야 하는데, 만약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과 지난 2016년 북한 식당 직원들의 남한 입국 문제를 연계했다면 우리가 받기 어려웠을 수 있습니다. 식당 종업원 문제는 북에서 문제제기를 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겁니다.  

또 북한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을 연계시키려고 합니다. 지난 2015년 차관급 남북 당국회담에서도 남한은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은 별개로 가자는 입장이었고 북한은 이를 연결시키려고 했습니다. 이 회담은 결국 결렬됐는데요. 이번에도 이런 입장을 내세웠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금강산 관광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와 연결시키면 북핵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관광 재개는 어려운 겁니다. 정부가 유엔제재 결의와 무관하게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는 식의 입장을 확립하기 전에는 관광 재개는 어렵고 이렇게 되면 이산가족 상봉 역시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산가족 상봉을 다른 곳에서 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미 금강산에는 이산가족 면회소가 있습니다. 따라서 유엔 안보리 제재 문제에서 우리가 방어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 아니라, 미국과 사전에 긴밀하게 조율해서 제재 문제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도록 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런 문제들에 대해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적십자 회담을 열기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프레시안 : 남북회담 이후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도 제기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정세현 : 실태 점검을 위한 방북은 가능할 수 있는데 재가동을 하려면 안보리 대북 제재뿐만 아니라 북한이 공단을 가지고 장난을 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적 보장 장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공단 합의를 깨면 북한에 결정적인 경제적 타격이 되는 것과 같은 장치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궁리해놓고 시작해야 합니다. 

약 10여 년 동안 개성공단이 가동되는 동안 숱하게 많은 문제들이 제기돼왔습니다. 임금문제부터 인터넷, 통신 문제 등등 여러 사안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은 미흡했습니다. 따라서 재개하려면 그동안 있었던 문제들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서도 장치를 만들어 놓아야 합니다.  

물론 공단이 기본적으로 북쪽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고, 이후에 유엔 제재 결의안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의 문제와 연계해야 합니다.  
 

▲ 9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고위급 남북당국회담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왼쪽) 통일부 장관과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화염과 분노'에서 180도 바뀐 트럼프 

프레시안 : 일부에서는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남한이 북한의 비핵화를 강하게 요구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하는데요.  

정세현 : 남북대화에서 비핵화 약속을 받아내라는 건데, 비핵화를 하려면 반대급부를 줘야 합니다. 반대급부는 바로 북미 수교, 평화협정 체결입니다. 핵 문제가 발생했던 초기부터 북한은 이를 주장해왔고 지금도 이 입장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그런데 남북대화에서 북미 수교를 결정할 수 있습니까? 일부 보수 언론이나 정치인들은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비핵화 약속을 받아내라고 하는데, 한국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좀 제대로 알고 떼를 쓰든지 해야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남북대화를 통해 북한에 비핵화를 강력하게 요청하면서 문제를 푸는데 북한이 협조할 것이라는 사인을 주면 미국을 설득해서 북미 대화를 성사시키는 겁니다. 이게 우리의 최선입니다.  

북미 대화를 통해 밑그림이 그려져야 그 이후에 다자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양자 합의의 경우 1994년 제네바 합의를 고려했을 때 한쪽에서 이행 의지가 없으면 일방적인 파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다자회담 방식으로 하면 감시하는 눈이 있기 때문에 마음대로 파기할 수 없습니다. 북미 대화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회담까지 만들어 놓는 것이 한국이 해야 할 역할입니다.  

프레시안 : 남북대화로 남한이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공조 전선에서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정세현 : 국제 공조와 남북협력이 상충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일어난 일만 보자면 대북 압박을 계속하면서도 남북대화 물꼬가 트였습니다. 또 미국에서 남북대화 재개를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국제 공조를 깬 것은 누구입니까? 한국이 깼다고 말할 수가 없는 겁니다.  

국제 공조를 유지했다는 판단을 누가 합니까? 미국이 하는 것 아닙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잘해보라고, 도와준다고 몇 차례 전화통화도 했는데 이게 무슨 국제 공조 이탈인가요? 정치만 생물인 것이 아니라 외교나 국제정치, 남북관계도 생물입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바뀌는 건 순간입니다.  

이렇게 미국의 협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에서 태도가 완전히 180도 바뀐 건데, 이건 문재인 대통령이 견인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회담이 잘 된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컸다고 말했는데요. 이건 빈말은 아니라고 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의 연기를 요청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했기 때문에 지난해 12월 19일 NBC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훈련 연기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발언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북한은 신년사에서 남북 간 대화를 '시급히' 열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죠. 이렇게 일이 진행됐다면 실제로 트럼프의 역할이 있었다고 봐야 합니다.  
 

▲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프레시안 : 그런데 미국이 이번과 같이 남북대화를 용인하는 건 평창 동계올림픽 이라는 특수한 이벤트가 있기 때문 아닐까요? 올림픽을 대놓고 반대하지는 못하니까 일단 '립 서비스' 차원에서 이렇게 말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평창올림픽이 끝난 다음에 미국의 태도가 달라질 가능성은 없을까요?  

정세현 :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대화가 계속되는 동안에 군사적 행동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남북이 군사 당국 회담에 합의했습니다. 그러면 우리 입장에서는 군사 당국 회담을 오래 이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북한도 우리도 군사 당국 회담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겁니다.  

이를 위해 살라미 전술 식으로 우리가 중간 중간에 무엇인가를 얻어가면서 회담을 이어가는 실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북한에 반대급부를 주지 않으면서 회담에 그저 묶어둘 수는 없지 않습니까? 북한 입장에서도 아무것도 못 받으면서 회담장에 나올 수도 없구요. 

또 북한도 회담의 모멘텀을 이어가는 것이 자신들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 든다면 남한과 미국을 상대로 하는 요구 조건을 낮춰야 합니다. 강탈적 요구 일변도로 나가면 안됩니다.  

프레시안 : 그런가하면 2005년 9.19 합의 당시 미국의 전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크리스토퍼 힐이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서 "남북대화가 핵 문제를 비롯한 더욱 폭넓은 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 회의적"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남북회담을 통해 북미대화, 나아가서 북핵 문제 해결로 이어가겠다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구상인 것 같은데요. 일부에서는 이번 남북대화의 시작이 이렇게까지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회의론도 나옵니다.  

정세현 : 우선 2005년 당시 6자회담을 성사시킨 힘은 남북대화에서 나왔습니다. 또 당시 9.19 합의가 있었음에도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은 미 재무부의 방코델타아시아(BDA)의 계좌 동결 조치 때문이었습니다. 미국이 이번에 그런 행동만 하지 않으면 됩니다. 

미국이 약속을 확실하고 성실하게 이행할 준비만 돼있다면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합의 이행은 가능합니다. 또 과거 힐이 활동했던 때 실패했다고 해서 트럼프 때 실패한다는 보장도 없고요.  

프레시안 : 중국의 역할은 어떨까요? 일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예상대로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대화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정세현 : 한중 간 남북 대화를 가지고 협의하는 모양새를 비추는 것이 국민들한테 안정감을 주고 북한한테도 메시지는 될 겁니다.  

사실 최근에 북중관계는 상당히 좋지 않습니다. 북한은 예전부터 큰 나라의 말을 잘 안 들으면 자신들의 권위가 높아진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김일성도 "이 세상에 크고 작은 나라는 있지만 높고 낮은 나라는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는데요. 이게 북한의 생각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구요.  

어쨌든 남한이 트럼프 대통령과도 전화 통화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연락하고 그러면서 시 주석도 남북대화를 돕겠다고 하면 북한에서는 남북대화를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실 북한 입장에서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막으려면 중국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중국과 계속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 북한은 우리와 만남을 필요로 할 수 있죠.  

 

이재호 기자 jh1128@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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