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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너희들 앞가림이나 잘 하라

온갖 특혜를 받아 챙긴 이명박근혜 시대는 이제 끝이 났다
 
정운현 | 2018-01-24 13:56:0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조선일보가 문재인 정권의 적폐청산을 두고 프랑스 드골 정권의 나치청산 사례를 거론하며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이 시점에서 조선일보가 이런 기사를 싣는 의도는 무엇일까? 문재인 정권이나 나라를 위해서? 아니다. 언제 조선일보가 진정으로 나라를 걱정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내 눈엔 조선일보가 떨고 있다는 징표로 읽힌다. 문 정권 아직도 4년 넘게 남았다. 적폐청산, 이제 겨우 시작한 정도에 불과하다. 설사 문 정권이 끝날 때까지 해도 최대 5년이다. (그리고 그때까지 할진 잘 모르겠다. 물론 필요하다면 시간제약을 두지 말고 다음 정권에 이어서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데 벌써 프랑스 드골 정권을 거론하고 있다. 드골의 9년간에 걸친 나치청산 사례를 들며 마치 문재인 정부를 걱정하기라도 하는 양 주제넘은 소리를 하고 있다. 설사 드골 정부가 다소 과도한 청산작업을 해 그로 인해 정권 재창출에는 실패했다고 치자. 그러나 그때 드골의 엄정한 나치청산은 전후 프랑스를 반듯한, 품격있는 국가로 만들었고 역사에서 교훈을 찾은 위대한 민족으로 만들었다.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

현실 속에서 대다수의 국민들은 조금만 힘들거나 불편하면 '피로감'을 토로한다. 그러나 그 피로감은 때론 이성적이지도 않거니와 긴 역사의 시각에서 보면 합당하지 않은 것도 많다. 그런 때는 지도자(리더)가 줏대를 가지고 국민들을 설득하고 또 이끌어가야 한다. 국민을 무시해서가 아니다.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다수의 목소리가 꼭 옳은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그때 리더가 독선이나 아집은 경계해야 한다.

나는 문재인 정부가 드골과 똑같은 방식으로 적폐청산에 임하리라고는 생각진 않는다. 우선 그 시절과 지금 한국의 상황은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 또 드골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성격도 똑 같지도 않다. ‘적폐(반역자) 청산’이라는 과제만 동일할 뿐, 제도와 방식, 시대정신, 민도 등에서 둘은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 시점에서 조선일보가 이런 기사를 싣고 있는 것은 ‘나 떨고 있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지금 조선일보는 매우 어렵고 한편으로는 또 두려운 입장에 서 있다고 본다.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지 겨우 8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아직도 정권이 4년 4개월이 남았다. 그들로서는 이런 사실이 두렵고도 숨 막힐 것이다. 조선일보 등 종이신문은 근 5년 만에 부수가 반토막이 났다. 앞으로 살아갈 걱정이 태산 같을 것이다. 온갖 특혜를 받아 챙긴 이명박근혜 시대는 이제 끝이 났다. 이로써 그들의 춘삼월 호시절도 끝이 났다. 문재인 정권 걱정 같은 건 안 해도 좋으니 그대들 앞가림이나 잘 하라.

독재권력과 기득권 세력에 기생해온 조선일보. 왼쪽부터 MB, 방우영 전 조선일보 고문 부부, 전두환 전 대통령.

끝으로, 조선일보에 한 마디 들려주고 싶다. 드골 정권은 나치 점령지에서 15일 이상 발행된 신문은 모두 국유화시켰다. 만약 이런 기준을 해방 후 한국에 적용시켰다면 조선, 동아는 이미 70년 전에 국영신문이 되었다는 얘기다. (조선일보가 이승만을 국부로 추앙하며 떠받드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결국 조선일보는 이미 70년 전에 죽고 없어졌어야 할 그런 신문이라는 얘기도 된다. 조선일보는 창간 100년이 이제 2년 남았다. 이제라도 조선일보가 나잇값을 좀 하면 좋으련만 그들의 자라 콧구멍만 한 쇠견머리로는 당최 기대난망이다.

[전문기자의 ‘뉴스저격’] 프랑스, 나치협력 1만여명 처형..형평성 잃고 장기화 되자 民心 돌아서
(조선일보 / 김태훈 / 2018-01-24)

[오늘의 주제: 프랑스 ‘과거사 청산 9년’의 진실]
부역자 처벌 회오리에 12만명 재판 회부
독일인과 식사한 것도 ‘국민 부적격’ 간주
로레알 처벌 않고 르노車는 국유화하는 등 형평성 잃자 국민 60% 사면찬성으로 돌아
對獨 항쟁 드골도 “이 모든 것을 끝내자”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 작업에서 프랑스의 ‘과거사 청산’을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는 독일의 지배에서 벗어난 1944년 8월부터 2차 사면법이 공포된 1953년 8월까지 9년간 대독(對獨) 협력자(약칭 콜라보·Collaborateur)들에 대한 숙청 작업을 벌였다.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한 1940년 6월부터 44년 8월까지 비시(Vichy·프랑스 중부 휴양도시)에 들어선 친독(親獨) 성향의 프랑스 정부는 레지스탕스(대독 저항 세력)와 공산주의자·유대인 소탕 작전을 펴며 독일에 적극 협조했다. 이 과정에서 레지스탕스와 민간인 등 프랑스인 약 3만명이 살해당하고 7만여 명이 독일 강제수용소에 끌려가 목숨을 잃은 게 과거사 청산의 도화선이 됐다. 프랑스 사례의 전말(顚末)과 파장을 짚어본다.

◇9000여 명 재판 없이 살해… 3만8000명 수감

노르망디 상륙 작전 이후 2차 세계대전 전황이 프랑스에 유리하게 기울면서 레지스탕스들이 콜라보들에게 보복하는 방식으로 프랑스의 과거사 청산은 시작됐다. 재판을 거치지 않고 9000여 명이 총살 또는 교수형으로 약식 처형됐다. 숲 속에서 목숨을 잃은 경우도 제법 됐다.

▲독일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프랑스 여성을 상대로 공개 삭발을 하는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1944~45년에 부역자 처벌을 목적으로 최고 재판소와 부역자 재판소, 공민 재판부가 설치돼 약 35만명이 조사받았고 12만명이 재판에 회부됐다. 최고 재판소는 필리프 페탱 비시 정부 수반과 피에르 라발 총리 등 18명에게 사형(페탱은 종신형으로 감형)을 선고했다. 부역자 재판소 등의 재판까지 포함하면 사형 집행한 인원은 약 1500명이다. 총 9만8000명이 유죄를 선고받아 3만8000여 명이 수감됐다.

혐의가 가벼운 협력자를 처벌하기 위해 ‘국민 부적격(不適格) 죄(罪)’가 소급 입법됐다. 하지만 이 규정은 적용 범위가 모호하고 대상도 너무 많았다. 독일인을 저녁 식사에 초대했거나 독일인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이유로 처벌받기도 했다. 6만9000여 명이 법정에 서 4만9000여 명이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 중 4만6000여 명은 공민권을 박탈당했다. 공민권이 없으면 공직 추방과 투표권·선거권·피선거권 상실, 변호사·교사·회사 대표 취업 금지 등 14가지 제약을 받았다. 독일 남자와 동침한 여성 2만여 명이 공개 삭발당했고, 독일인과 프랑스인 사이에서 태어난 어린이 20만명은 ‘기생충’으로 불리며 손가락질 대상이 됐다.

이안 부루마 미국 바드칼리지 교수는 “부역 처벌은 상징적일 뿐 공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형평성을 잃었다는 얘기다. 책 출간이나 기고문처럼 명백한 증거가 있는 로베르 브라지약 같은 문인·언론인은 총살·징역형으로 가혹하게 단죄됐다. 그러나 연합군의 유럽 상륙을 저지하려는 대서양 장벽 건설에 동원된 기술자들은 처벌에서 빠졌다. ‘장벽을 세운 자는 멀쩡하고 장벽 세운 것을 찬양한 자는 투옥되느냐’는 비판이 일었다.

◇佛 국민, 과거사 청산 고수 정당에 선거 패배 안겨

나치에 협력한 기업의 생사(生死)도 엇갈렸다. 화장품 기업 로레알은 아무 처벌을 받지 않았으나 르노자동차는 국유화됐고 르노차 설립자인 루이 르노는 감옥에서 사망했다. 유대인 약 5만9000명을 독일 수용소에 보낸 비시 정부 경찰 총수 르네 부스케는 5년의 공민권 박탈형을 받았지만 즉석에서 형(刑)을 면제받았다. 상당수 고위 공직자는 국외로 도피했다가 훗날 귀국해 화(禍)를 면했다. ‘잠시 숨어 있으면 나중에 총리로 돌아올 수 있다’는 비아냥 속에 과거사 청산의 대의(大義)는 빛이 바랬다. 비시 정부 법관으로 일했던 판사들이 해방 후 부역자 심판을 맡은 것도 신뢰를 약화시켰다.

1949년 여론조사에서 프랑스 국민의 60%는 ‘부역자 사면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그해 정치인 조르주 비도는 “잊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잊자”는 기고문을 일간지 ‘로브’에 싣고 국민 통합을 역설했다. 대독 항쟁의 정신적 지주였던 드골도 “이 모든 것을 끝내자”고 주장했다.

과거사 청산에 대한 국민적 염증은 1947년부터 사면 운동을 촉발해 ‘형량(刑量) 15년 이하의 국민 부적격 처벌자 자동 사면’ 등을 골자로 하는 1차 사면법 통과(1951년 1월)로 이어졌다. 하지만 여론은 “아직 불충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해 6월 치러진 총선에서 사면법 제정에 반대하며 과거사 청산을 내건 사회당과 공산당은 모두 의석을 잃고 사실상 패배했다. 반면 드골이 이끄는 신생 우파 정당 프랑스인민연합(RPF)이 원내 2당으로 도약했다. RPF는 2년 뒤 살인·고문·간첩행위 등 중범죄자를 제외한 거의 전원을 사면하는 2차 사면법을 통과시키며 과거사 청산 작업을 사실상 끝냈다.

※참고한 서적: ‘미완의 프랑스 과거사’(이용우) ‘지식인의 죄와 벌’(피에르 아술린) ‘0년’(이안 부루마) ‘저주받은 아이들’(장 폴 피카페르 등)

출처: http://v.media.daum.net/v/20180124031013669?f=m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1&table=wh_jung&uid=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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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경호원 6명은 누구냐?”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01/24 14:48
  • 수정일
    2018/01/24 14:4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좌담> 신성국.서현우, CNN 인터뷰 ‘배후’ 규명 촉구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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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24  13:5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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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87년 KAL858기 폭파범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사면된 김현희 씨가 미국 CNN과 23일자 인터뷰를 갖고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를 비판했다. [캡쳐사진 - CNN]

1987년 KAL858기 폭파범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사면된 김현희 씨가 미국 CNN과 23일자 인터뷰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를 결정한 북한을 비판했다. 특히 6명의 경호원을 대동하고 인터뷰 장소도 밝히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KAL858기사건 진상규명본부’ 총괄팀장 신성국 신부와 조사팀장 서현우 작가는 <통일뉴스>에 긴급 좌담을 요청했다.

​이들은 김현희 씨 인터뷰에 배석한 6명의 경호원 신분에 의문을 제기하고, 결국 현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데 김현희 씨를 내세운 보이지 않는 '배후' 세력에 의혹의 눈길을 던졌다.

다음은 24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한 커피숍에서 가진 긴급 좌담 내용이다.

“88 서울올림픽 언급, 애초부터 김현희 진술 아니다”

   
▲ ‘KAL858기사건 진상규명본부’ 총괄팀장인 신성국 신부(왼쪽)와 서현우 작가(오른쪽)와 24일 오전 광화문 한 커피숍에서 긴급 좌담을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통일뉴스 : 김현희 씨의 23일자 CNN 인터뷰를 접한 소감은?

■ 신성국 신부 : 김현희가 지금 이 시점에 나올 거라고 예상했다. 분명히 ‘특정 언론’에서 김현희를 내세워서 평창 올림픽에 대해 국민적 호도를 할 거라 생각했다. 현 정권의 평창 올림픽을 활용한 남북관계 개선을 방해하려는 세력들이 김현희를 이용할 것이라 짐작하고 있었다. 어제 뉴스가 뜨는 것을 보면서 예상이 맞아떨어졌다고 느꼈다.

■ 서현우 작가 :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급진전되고 있는 남북관계를 훼방하기 위한 일환이다. 김현희의 생각이 아니고 ‘배후’를 느꼈다.

□ 통일뉴스 : 김현희 씨가 인터뷰에서 ‘김정일 지령’으로 ‘88 서울올림픽 방해’를 위해 KAL858기 사건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 신성국 신부 : 88 서울올림픽 언급은 애초부터 김현희의 진술이 아니다. 당시 전두환 정권의 안기부(안전기획부)가 ‘무지개 공작’을 통해서 이미 이 사건을 ‘올림픽 방해를 목적으로 한 북괴 테러’라고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내용이다.

이것은 김현희가 안기부 공작에 따라 그대로 주장하는 것일 뿐이다. 88 서울올림픽 이야기는 김현희의 작품이 아니고 안기부 작품이다.

■ 서현우 작가 : 김현희의 진술이 전반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일방적 진술임이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만 부각시킨 것이다. 자신의 귀 모양, 북한 공민증 번호, 노동당 당증번호 하나도 해명 못한 것 아니냐.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30년 전 써먹은 레퍼토리를 이용해 대북 적개심을 환기하려는 의도다. 당시 안기부 각본을 리바이벌한 거다. 한 마디로 보수세력의 ‘평양 올림픽’에 호응하는, 그런 걸 느낀 거다.

88 서울올림픽과 10개월 시간차... 미국조차 의문 표시

□ 통일뉴스 : 정작 88 서울올림픽을 방해할 목적에 대해서는 미국 국무부 조차 의문을 표시했지 않나?

■ 서현우 작가 : 그렇다. KAL858 실종사건은 1987년 11월 29일 발생했고, 88 서울올림픽은 1988년 9월 17일에 열렸다. 10개월 시간차를 두고, 그것도 중동 근로자들이 탄 비행기를 폭파해서 올림픽을 방해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

   
▲ 서울 주재 호주 대사가 작성한 1988년 1월 15일자 KAL858기 사건 관련 대외비 문서 166쪽. ‘친필지령’에 대해 “핵심사항이지만, 증거가 있는가?”(A key point, but is there evidence?)라고 적고 있다. [사진제공 - 박강성주]

■ 신성국 신부 : 이른바 ‘김정일 친필 지령’이란 것은 물증이 없이 김현희의 말로만 제시된 거다. CNN 인터뷰 내용도 그냥 ‘자유한국당 인터뷰’, ‘나경원 인터뷰’란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평창 올림픽을 성공시키려는 현 정권에 걸림돌을 만들까’ 이런 취지밖에 없다.

□ 통일뉴스 : 김현희 씨가 6명의 경호원을 대동했고, 인터뷰 장소인 호텔명도 공개하지 않은 점에 눈길이 갔다.

■ 신성국 신부 : KAL858기 사건 30주기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중순에 국정원 쪽과 연락을 취했다. 30주기 추모행사에 김현희를 초청하고 싶은데, 연락할 방법이 없으니 연락을 해달라고 했다.

국정원 측은 제3자를 통해 “김현희로부터 손 떼었다. 넘겼다. 지금 아무 관계없다. 우리들도 연락할 도리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런데 경호원 6명은 누구냐? 김현희 부부는 20여년 간 무직이다. 생활을 할 수 있는 수입원에 의문을 갖고 있다. 다른 탈북자 3만명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데, 만약 김현희만 국가차원에서 모든 생활비를 보장해주고 있다면 이건 불법이다.

'국내 한 언론매체' 통해 김현희 남편 이에밀 받아 인터뷰 성사

■ 서현우 작가 : 6명은 전임 국가원수급 경호다. 여전히 국가의 보호아래 있다는 것이다.

□ 통일뉴스 : 김현희 씨가 인터뷰 시 대동한 경호원 6명의 신분이나 소속, 비용 지불 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신성국 신부 : 내가 CNN 한국지부 관계자와 통화했는데, 대구의 한 호텔에서 인터뷰를 했지만 그 호텔 이름은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 우리 역시 작년부터 김현희 주거를 확인해본 결과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다는 것으로 확인했다.

□ 통일뉴스 : 이번 CNN 인터뷰 성사 과정에 대해서도 들었나?

■ 신성국 신부 : 내가 통화한 관계자는 자신이 직접 인터뷰하지는 않았고, 다른 기자가 했다고 했다. ‘왜 이 시점에 김현희를 인터뷰했냐’고 물었더니 평창 올림픽을 개최하는 시점에 자기들이 안보문제라든지 이런데 대해 적합한 인물로, 인터뷰 대상자로 잡았다더라.

김현희와의 연결은 국내 한 언론매체를 통해서 김현희 남편의 이메일을 받아서 했다고 하더라. 내가 “조선일보 아니냐?”고 물었는데 답하지 않더라. 신분을 숨기고 살면서도 지금까지 주로 월간조선, 조선일보, TV조선과 인터뷰했지 않나.

■ 서현우 작가 : 이같은 인터뷰 형식 자체가 아직까지 국가의 보호아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본다.

“대동한 경호원이 누구냐, 국정원 소속이냐가 중요”​

   
▲ 지난해 11월 29일 국회헌정기념관에서 개최된 KAL858기 사건 30주기 추모행사에 김현희 씨를 초대했지만 김 씨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연단 오른쪽 두 번째 자리에 김현희 씨 명패가 놓여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통일뉴스 : 시민대책위원회의 입장은 무엇인가?

■ 신성국 신부 : 2018년부터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 이름을 ‘KAL858기사건 진상규명본부’로 바꾸었다. 대표는 윤원일, 나는 총괄팀장. 서현우 작가가 조사팀장을 맡고 있다.

오늘 아침 ‘KAL858기 가족회’ 김호순 회장과 통화해 김현희의 CNN 인터뷰 사실을 알렸다. 회장님이 “참담합니다”라고 하더라. 작년 30주기 때 우리들의 초대에 응하지 않고, TV조선에 나가서 인터뷰했을 때도 가슴이 무너졌는데, 새해 들어서 또 김현희가 나오는 걸 보면서 정말 마음이 아주 불편하다고 토로하더라.

그리고 CNN은 언론사로서 언론의 공정성 차원에서 피해자들 입장도 인터뷰를 했어야 한다. 상당히 유감이다.

■ 서현우 작가 : 지금까지 우리들의 진상규명 노력에 대한 비아냥에 다름 아니다. 이때까지 진상규명 노력에 한 번도 직접 대응하지 않고 항상 보수언론을 통해, 남북관계 진전에 대해 찬물을 끼얹고 우리를 묵살해 버리는 거다. 일종의 비아냥당한 심정이다.

□ 통일뉴스 : 향후 계획은?

■ 신성국 신부 : 우선 CNN 측에 우리들 입장을 전달할 거다. 그래서 김현희 인터뷰와 똑같은 형식으로 우리도 인터뷰를 요청하겠다.

■ 서현우 작가 : 대동한 경호원이 누구냐, 국정원 소속이냐 아니냐가 중요하다.

국가 권력 이중화? 한마디로 “현 정부 엿먹어라”다​

■ 신성국 신부 : 국정원은 아마 경찰청에 떠넘길 거다. 우리는 지난 30년간, 작년까지 김현희에게 가이드라인을 줬다. 모든 양심을 고백하고 진실을 말할 수 있도록. 그러나 끝까지 김현희가 거절했으니까 법적 조치, 처벌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

■ 서현우 작가 : 경찰이든 국정원이든 국고를 왜 김현희한테 낭비하고 있나? 다른 탈북자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 의혹 규명에는 나서지 않고 국가보호를 받는 것은 국고낭비다.

뭔가 국가 권력이 이중화됐다는 걸 느낀다. 현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과 전혀 반대로 김현희가 안티를 걸고 있다. 한마디로 “현 정부 엿먹어라”다. 그들의 정체가 더욱 의혹이 간다. 특정 언론과만 라인 갖고 있는, 대체 그들은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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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반대했다 옥살이 최열 "MB와 임무교대해야"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 곽승준 교수는 10년 전 왜 최열을 찾아왔나

18.01.24 09:01l최종 업데이트 18.01.24 09:01l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취재하려고 사무실 건물 밖에서 진을 치고 있는 기자들.
▲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취재하려고 사무실 건물 밖에서 진을 치고 있는 기자들.
ⓒ 4대강다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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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기자회견] "질문하지 마세요"

"질문하지 말라는 게 앞뒤가 맞나요?"
"성명 발표하니까 기자를 부르신 거 맞잖아요. 그런데 왜 질문 못 하게 해?" 

지난 17일 오후 5시경, 서울 삼성동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무실 건물 앞에서 진을 치던 70여 명의 기자 중 한 기자가 큰소리로 항의했다. 이 전 대통령 측 인사가 나와서 기자들에게 질문을 하지 말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차량을 탑승하고 나갈 때도 근접 촬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기자들을 부른 건 이 전 대통령 측이었지만 기자회견장에는 4~5명의 풀(pool) 취재단만 들였다. 언론사 기자들은 어쩔 수 없이 건물 밖에서 가위바위보로 풀 단을 정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3분 동안 회견문을 낭독한 뒤 질문도 받지 않았다. 아래 사진은 기자들이 거의 없는 기자회견장의 씁쓸한 풍경이다. 
 

검찰 수사 반박하는 MB와 지켜보는 측근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자신과 측근들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가운데, 측근들이 회견장에 줄지어 서 있다.
▲ 검찰 수사 반박하는 MB와 지켜보는 측근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자신과 측근들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가운데, 측근들이 회견장에 줄지어 서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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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에 퇴임한 전직 '불통 대통령', 그가 이날 남긴 말의 주요 키워드는 이것이다.  

 

'정치보복' '정치공작' '짜 맞추기 수사'. 

자기가 하지 않는 일을 사실인 양 꾸미려는 의도의 검찰 수사라면 이 주장은 맞다. 하지만 국정원 특활비 상납은 그의 측근 입에서 나왔다. 그가 다스 실소유주라는 진술도 쏟아졌다. 이게 사실이 아니라면, 이날 기자들의 질문을 막을 게 아니라 정치공작의 전모를 밝히는 게 나았다. 하지만 이날 회견에는 사실은 없고 수사(修辭)만 있었다. 진실은 없고 정략만 있었다.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검찰의 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보수를 궤멸시키고, 또한 이를 위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두 사람] 부역자와 저항자
 

 곽승준 교수가 4대강 다큐팀이 카메라를 피해 사무실로 가는 모습.
▲  곽승준 교수가 4대강 다큐팀이 카메라를 피해 사무실로 가는 모습.
ⓒ 4대강 다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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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그에게 소개하고 싶은 두 사람이 있다. 최근 오마이TV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 다큐 제작팀이 직접 만난 사람들이다. 한 사람은 '이명박 한반도대운하'에 부역한 교수였고, 다른 한 사람은 4대강 사업에 반대하다가 감옥까지 갔던 환경운동가이다. 

"하지 마. 카메라 끄고... 찍지 마... 마이크 끄면 이야기할게."

2017년 12월 6일 오후, 고려대 강의실 복도에서였다. 이날 곽승준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격렬하게 거부했다. 10년 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제 1공약이었던 한반도대운하가 국운 융성 프로젝트라는 근거를 제공한 인물이다. 그의 비용편익분석(BC분석 : Benefit-Cost analysis)에 따르면 이명박 발 대운하는 100원을 투자하면 230원을 얻을 수 있는 '대박 사업'이었다.  

한반도대운하의 변종인 4대강 사업을 완공한 지 5년이 지났지만, 그의 장밋빛 청사진은 찾을 수 없다. 애물단지다.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조차 전 세계 여러 건축물 중 많은 비용이 투입됐지만, 쓸모는 없는 '화이트 엘리펀트(White elephant)'로 4대강 사업을 선정했을 정도이다. '눈길을 끄는 자본의 쓰레기들'로 표현한 세계 10대 건축물·시설 중 하나로 꼽힌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곡학아세한 대가도 누렸다. 이명박씨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국정기획수석비서관으로 청와대에 들어갔다.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도 지냈다. 지금은 대학 강단으로 돌아가 학생들에게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그를 '4대강 찬동 인사 A급'으로 발표했다. 오마이TV 영상 다큐팀이 그를 찾아간 이유는 또 있다. 그와 만나기 일주일 전인 2007년 11월 29일에 인터뷰한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의 다음과 같은 증언 때문이었다. 

"꼭 10년 전이예요. 10월에 부산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밟기 전에 대기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나한테 '대운하 좀 도와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데 운하는 의미가 없고 강을 막으면 썩기 때문에 절대로 도와줄 수 없다'고 말했죠. 이 전 대통령이 '나중에 누굴 보내겠다'고 하더군요. 

그 뒤에 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이었던 곽승준 고려대 교수가 찾아왔어요. '대통령 후보가 찾아가라고 해서 왔다'면서 대운하를 이야기하더라고요. 저는 '되지도 않는 소리는 하지도 마라'고 했죠."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 4대강다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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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 "찍지 마... 카메라 끄고 들어와"

그 뒤에 옥살이를 했던 최 이사장에 따르면 당시 곽 교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메신저였던 셈이다. 그의 반론도 들어야 했다. 

- <오마이뉴스> 김병기입니다.
"아, 예. 오래간만이네요. 웬일이죠?"

- 최열 이사장님을 인터뷰했는데.
"(카메라를 본 뒤 손사래를 치면서) 아이, 하지 마요. 하지 마. 찍지 마, 찍지 마."

- 그때 교수님이 MB 부탁을 받고...
"카메라 끄고 들어와. 에이, 찍지 마, 찍지 마."

그는 카메라는 들이지 않은 채 사무실의 교수 방문을 온몸으로 막았다. 밖에서는 오마이TV 4대강 다큐 제작팀이 든 카메라 2대가 계속 돌고 있었다. 나는 그와 단둘이 사무실에 남았다. 

[10년 전] "반대하는 사람은 공부 좀 했으면..."
 

 2006년 한반도대운하 설명회에서 발언을 하는 곽승준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  2006년 한반도대운하 설명회에서 발언을 하는 곽승준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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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에도 그와 단둘이 만난 적이 있다. 2007년 대선 직전에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의 의견을 물어서 한반도대운하를 추진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으나, 당선되자마자 제1 공약을 밀어붙이고 있을 때였다. 청와대에 들어간 곽 교수를 서울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만나 "당신이 한반도대운하 사업을 주도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한반도대운하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그는 '100원을 투자하면 230원을 얻을 수 있다는 한반도대운하에 대한 BC 분석이 유효하냐'는 나의 질문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자기주장을 되풀이하지 않고 한발 물러섰다. 

- 그럼 대체 누가 한반도대운하를 밀어붙이고 있는 거죠? 
"(이명박) 대통령이죠."

그 전에도 그를 만났다. 2007년 6월 7일에 열린 한반도 대운하 기자 설명회 자리였다. 당시 나는 그의 BC 분석에 나온 경제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말이 끝나자 이명박 후보는 "관점을 부정적으로 맞춰놓고 질문한 것 같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부정적인 여론을 퍼트리는 "원흉"이란 표현도 썼다. 

옆에 있던 곽승준 교수는 "반대하는 사람들은 공부 좀 하고 반대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두 번씩이나 했다. 그 자리에서 이 후보는 운하 공사비 충당 문제 등으로 곤혹스러워하는 곽 교수를 두둔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곽 교수, 너무 안타까워하지 마세요. 골재가 안 팔리면 내가 수출을 할 테니까."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부터 청와대에 한반도대운하 TF를 구성하고 '제1 공약'을 불도저처럼 밀어붙였다. 그해(2008년) 4월 총선 때에는 운하에 부정적인 여론이 70~80%에 달하자, 공약집에서 뺀 상태에서 선거를 치렀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선거에서 이긴 뒤 이명박 정권은 한반도대운하 사업을 드러내놓고 추진했다.     

[특수부] 집요한 검찰, 이상한 판결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대운하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17일 저녁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연 뒤 '대운하반대' 대형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대운하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17일 저녁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연 뒤 '대운하반대' 대형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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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광우병 촛불이 켜졌다. 집권 초기 이명박 정권을 덮친 거대한 촛불 바다였다. 서울 광화문에 전경차로 '명박 산성'을 쌓았다. 밤새워 물대포를 쏘아도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당시 '운하 폐기'는 촛불 시민들의 입에 오른 단골 구호였다. 결국, 이 전 대통령은 광우병 촛불에 사과하면서 한반도대운하도 포기하겠다고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오래가진 않았다. 한반도대운하 대신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한다면서 비밀군사작전을 벌이듯이 몰아붙였다. '청강부대'라는 이름의 실제 군대도 투입했다. 이 무렵 환경운동연합 전격 압수수색 소식이 들렸다. 대부분의 언론들은 검증 없이 검찰 등에서 유출한 혐의 내용을 사실인 양 받아썼다. 시민들의 후원금을 횡령한 파렴치한 단체로 대서특필했다.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 4대강다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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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을 지냈고 당시 고문으로 있었던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유럽에서 이 소식을 들었다. 

"기후변화 문제로 영국, 독일, 네덜란드 현장을 찾아갔을 때죠. 함께 있던 고건 전 총리가 '엔지오를 특수부에서 수사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귀국했는데, 누군가가 '최열 씨, 출국금지 됐네요'라고 전해줬습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뒤에 환경재단 압수수색이 들어왔습니다. 특수부가 거의 모든 장부를 가져갔습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지도 않았는데, 언론들은 '최열이 환경운동연합의 돈을 횡령해서 딸의 해외 유학 자금으로 2000만 원을 썼다'고 보도했습니다. 황당했죠. 10원도 횡령한 사실이 없어서 검찰의 구속영장은 기각됐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집요했다. 이번에는 알선수재 혐의로 걸었다. 전셋집을 사들이면서 빌린 돈의 대가성을 문제 삼았다. 구속 영장은 기각됐다. 서울지검 특수부는 그 뒤 4개 혐의로 최열 이사장을 기소했다. 1심에서 이 중 3개 혐의는 벗었고, 장학금 횡령 혐의만 유죄(징역 8월 집행유예 2년)를 받았다. 항소심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그것도 참, 황당합니다. 이세중 변호사가 당시 이사장이었는데 장학금 횡령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나는 1심에서 유죄를 받았기에 항소심에선 혐의를 벗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죠. 결국 장학금 횡령 혐의는 무죄를 받았는데, 1심에서 무죄였던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실형 1년을 때렸어요. 추가 증거나 심리 없이 1심 판결을 뒤집는 것은 위법이거든요. 

사실 재판 중에 우리 변호사가 이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의 말을 하려는 데 재판장이 '그것은 이미(1심에서) 무죄이기에 특별하게 말할 필요 없잖아요'라면서 말을 가로막은 뒤에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당시 신형철 대법관이 우리의 소를 기각하는 바람에 1년 실형을 살았죠."

[하명 수사?] "검찰총장인 나를 거치지 않고 청와대에서..."
 

 최근 최열 환경재단 대표에 대해 검찰이 출국금치 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해 시민사회 각계인사들이 24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시민사회 죽이기, 표적수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견장에 동석한 최열 대표가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최열 환경재단 대표에 대해 검찰이 출국금치 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해 지난 2008년 9월 24일 오전 시민사회 각계인사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시민사회 죽이기, 표적수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견장에 동석한 최열 대표가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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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열 이사장이 재판을 받기 시작할 때 검찰총장은 임채진씨였다. 최 이사장은 임씨가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뒤에 함께 점심을 먹은 적이 있단다. 그때 임 전 검찰총장이 이런 취지의 말을 그에게 전해줬다고 한다. 

"당신이 조사를 받을 때 나도 조사를 받는 심정이었다. 당신 사건은 나를 거치지 않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직접 했다."

청와대 하명 사건이었다는 의미다. 여기서 그친 게 아니었다. 최 이사장은 "검찰 특수부는 나와 개인적 인연이 있는 기업인들뿐만 아니라 환경운동연합과 환경재단에 후원했던 100여 개의 기업도 샅샅이 뒤졌다"면서 "그 뒤에 재정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저를 수사했던 서울지검 특수3부 김광준 검사는 당시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최열은 반드시 집어넣는다, 재기 불능 상태를 만든다'고 말했답니다. 김 검사는 나를 수사할 때 기업으로부터 10억 원이나 되는 돈을 받아서 차명 계좌로 관리하다가 들통이 나서 구속됐고, 검찰에서 해임된 인물입니다. 부패한 검사가 청와대 하명 사건을 수사하면서 나를 옭아맸던 겁니다."

[임무교대] "그는 심판받아야 한다"

최 이사장은 감옥에서 나올 때 한 기자가 소감을 물어서 이렇게 말했단다. 

"언젠가는 임무 교대할 때가 올 겁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감옥에 갈 때가 온다는 겁니다."  

그는 직접 나서겠다고 했다. 올해 초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고소 고발하겠다"는 것이다.  

"저를 감옥에 넣은 사건의 진실을 알아야겠습니다. 저뿐만이 아닙니다. 4대강 사업에 저항하다가 국정원 등으로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불법 사찰을 당했고, 불이익을 당했습니다. 그분들은 대체 무슨 죄인가요? 

개인적으로는 국토를 이런 식으로 훼손시키고, 반성하지 않으면서 '저 물(낙동강 물)로 커피를 타 먹고 싶다'고 말하는 정도의 생각을 가진 사람을 절대로 그냥 둘 수 없습니다.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이런 최 이사장은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짜 맞추기 수사' '정치 보복' '정치 공작'이라는 말을 이 전 대통령에게 되돌려주고 싶지는 않았을까? 조만간 최 이사장이 고소를 한다면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활비와 다스 소유주건 뿐만 아니라 자기가 직접 주문했을지도 모르는 짜 맞추기 수사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아야 한다.    

[다시 10년 뒤] "후회가 어디 있어... 그땐 선거 때인데"
 

 곽승준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가 오마이뉴스 4대강 다큐팀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곽승준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가 오마이뉴스 4대강 다큐팀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4대강다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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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곽승준 교수 사무실로 가보자. 곽 교수 사무실의 방은 사람 키 이상 높이로 반투명 비닐로 코팅돼 있었다. 4대강 다큐 제작팀 안정호, 안민식 기자는 사무실에 들어왔지만, 바깥에서 까치발을 선 채 투명한 유리창 쪽에 카메라를 대고 곽 교수 방을 카메라로 비췄다. 곽 교수는 카메라에 노출되지 않도록 등으로 유리문을 막았고, 나는 그 앞에 마이크를 들고 서 있었다. 

- MB가 부탁해서 최 이사장을 만난 건 사실이죠?
"그 사람(최열 이사장)은 내가 잘 알잖아. 옛날부터. 그냥 뭐 보는 차원이었지, 그것(MB의 부탁)과는 상관없어요. 정말로."

- 지금도 4대강 사업은 잘한 일이라고 보시나요? 환경을 살렸나요, 경제를 살렸나요?
"난 2007년 이후로는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는 거 알잖아."

- 그럼 왜 미래기획위원장(2009년)을 하실 때 '4대강 사업은 잘한 일이다' '무조건 해야 한다. 지역경제를 살린다'고 말씀하셨나요? 
"그렇지만 그땐 내 업무가 아니었지. 그럴 수 있지 않냐는 차원의 이야기였어. 나중에 보자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 100원 투입하면 230원 정도 나온다는 BC 분석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보세요?
"아이, 모르겠어. 하여튼 나는 그다음부터 (4대강 사업에 대해) 본 적이 없으니까."

- 한반도대운하 때 참여하신 것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습니까?
"후회가 어디 있어. 그때는 선거 때인데. 만약에 한반도대운하가 4대강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했다면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안 됐겠지."

한 번쯤은 '사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나는 캐물었고, 그는 방어했다. 그는 당시 최열 이사장을 만났지만, MB가 시킨 일은 아니라고 했다. 15분 동안 엉거주춤한 상태에서 불편한 인터뷰가 진행됐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만 여쭐게요. 이명박 캠프에서 한반도대운하에 대한 경제성 분석을 한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세요?
"(한반도대운하를) 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평가를 해. 그만해. 지난번처럼 둘이 저녁이나 먹으면서 이야기를 합시다. 이건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거잖아. 고마워요."

그가 한반도대운하 때 제시한 화려한 경제성 분석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살리기라는 4대강 사업 홍보에도 적용됐다. 수심 6m, 운하와 4대강 사업의 수심도 같았다. 4대강 16개 댐은 한반도대운하 계획서에 나온 16개 갑문 위치에 있다. 두 사업의 공사비용도 비슷했는데, 다른 게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세금 한 푼 들이지 않고 운하를 만들겠다"면서 한 말이었다. 

"곽 교수, 너무 안타까워하지 마세요. 골재가 안 팔리면 내가 수출을 할 테니까."

이명박 후보는 골재 판매 대금으로 운하 공사비를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4대강 사업에는 22조 원의 혈세가 투입됐다. 이 후보는 민자 유치 방식으로 일부 공사비를 충당하겠다고 했지만, 4대강 사업에 참여한 건설재벌들은 투자를 한 것이 아니라 공사비 담합으로 수조 원대의 이익을 챙겼다.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이 파헤쳐지고 있는 모습
▲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이 파헤쳐지고 있는 모습
ⓒ 습지와 새들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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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4대강 다큐에 기록

마지막으로 이 전 대통령은 '3분짜리 기자회견'에서 정치보복을 강조하면서 이런 말도 남겼다. 

"퇴임 이후 지난 5년 동안 4대강 살리기와 자원외교, 제2롯데월드 등 여러 건의 수사가 진행되었지만,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비리는 없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에 4대강 사업을 제대로 수사한 적은 없었다. 2009년 야당 의원들의 문제 제기로 진행된 4대강 사업 턴키 공사 담합 조사 때에도 사건 심리를 1년 넘게 하지 않고 시간을 끌다가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공정위 전원회는 사무처가 요구한 것보다 낮은 1115억 원의 과징금을 8개 건설재벌들에게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지도 않았다. 

박근혜의 블랙리스트는 법의 심판을 받고 있지만, 4대강 반대 인사들을 '종북' '빨갱이'로 몰아붙이고 이미 알려진 국정원의 불법 사찰에 사용했을지도 모를 이명박 4대강의 블랙리스트는 드러나지도 않았다. 4대강 사업에 반대하다가 감옥에 갔던 최열 이사장의 말처럼 이제 이 전 대통령과 '임무 교대'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일까?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을 다큐 영상으로 기록하는 오마이TV는 아직 드러나지 않는 진실에 대한 많은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아래 미니 다큐 1편을 보아주시고, 앞으로 만들 4편의 미니다큐와 최종본인 1편의 장편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응원과 후원도 부탁드린다.  
 


 

 MB 10년, 고발 다큐를 후원해주세요
오마이TV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4대강 부역자들의 민낯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명박근혜 정권'으로부터 4대강을 해방시키려고 노력해온 '4대강 독립군'들도 <오마이뉴스>가 만드는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자 조력자입니다. MB와 부역자들에 저항하면서 10년의 삶을 희생해온 독립군들의 어깨를 한번 두드려주세요. 오늘도 찬바람을 맞으며 죽어가는 강과 함께 아파하는 진실 고발자들을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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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핵대결과 21세기 지구촌정세에 발생하는 새로운 현상들

조미핵대결과 21세기 지구촌정세에 발생하는 새로운 현상들
 
 
 
정기열 교수 
기사입력: 2018/01/24 [01:46]  최종편집: ⓒ 자주시보
 
 

 

 

-정기열(중국칭화대학, 김일성종합대학 초빙교수, 조선대학교 객원교수, <The 21st Century> 발행인)

 

 

들어가는 말

 

▲제임스 클래퍼 전 미국 국가정보국장

 

“클레퍼 미 전 국가정보국장, ‘북이 미사일 쏴도 대화해야'”(요약)

“<뉴스1> 1월 3일 보도에 따르면,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 국장이 2일 CNN에 북 핵프로그램 중단 가능성 관련 질문에: “그 기차는 한참 전에 역을 떠났다“, “북은 비핵화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미사일 시험 발사와 한국과의 대화합의를 나란히 놓는 시나리오를 상상할 수 있다. 이건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이건 긴장을 다소 완화시킬 것이다. 협상은 여기 앞에 놓인 유일한 길이다. 다른 현실적 옵션은 없다“, “나는 당장은 북이 핵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그걸 증명하겠다고 주장할 것이다. 왜냐하면대화할 때, 협상을 할 때, 그들은 우세한 입장에서 그렇게 하길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자주시보)

 

▲ 지금 미국은 조선과의 핵대결에서 자기들이 패하였는데도 패배를 승복하지 않고, 패배사실을 은폐하고 있다. 그런데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다는 사실을 가장 명시적으로 언급한 사람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위의 사진은 2018년 1월 11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언론인들과 대담하는 장면인데, 그는 대담에서 조선이 미국과의 핵대결에서 확실히 승리했다고 인정하면서, 조미핵대결을 승리로 이끈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영명하고 노숙한 지도자로 칭송하였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푸틴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이 당연히 이번 판을 이겼다고 생각한다”(요약)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월 11일 국내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을 핵무기개발을 통해 체제안전 확보라는 자신의 전략적 과제를 해결한 ‘소양 있고 성숙한 정치인‘ … 나는 김 위원장이 당연히 이번 판 [역자 주, ‘조미핵대결‘을 뜻함]을 이겼다고 생각한다. 그는 자신의 전략적 과제를 해결했다…핵폭탄을 갖고 있고 사실상 전 세계 어느 지점, 최소한 적의 영토 모든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는 1만3천km나 되는 글로벌 사거리의 로켓도 갖고 있다… 이제 [조선] 지도자는 상황을 정리하고 진정시키려 한다, … 그는전적으로 소양이 있고 이미 성숙한 정치인“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 털시 개바드 미 하원의원 

 

하와이 주 개바드 민주당 하원의원 CNN 방송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 조건없이 북과 협상할 것 촉구”*(요약)

<미국의 소리> 1월 14일 자: “털시 개바드 하원의원은 지난 수십 년 북(조선)과 협상에 실패한 … 대가를 하와이 주민들이 치른다…,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그들 주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권교체‘를 목적한 미국의 해외전쟁[침략]역사가 조선 같은 나라들로 하여금 핵무기를 개발, 보유하도록 만들었다[강제했다]… 그같은 나라들은 핵무기를 정권교체에 맞서는 유일한 억지수단으로 보고 있다.” (VOA)

 

 

♦ 21세기 지구촌정세에 발생한 하나의 새로운 현상: ‘지구촌신년사 학습‘과 ‘김정은현상’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는 최근 몇년 세상에서 아마도 가장 많은 수의 정부, 언론, 학자, 전문가들이 새해 첫날 제일 먼저 기다리는 지구촌의 대표적 문건 중 하나일 것 같다. ‘김정은시대 6년 조미핵대결”을 숨가쁘게 지켜보는 세상 많은 이들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최근 매년 반복되는 새로운 지구촌 풍경 중 하나다. ‘트럼프시대’ 그 풍경은 더욱 극화(劇化)됐다. 유엔총회 ‘완전파괴’ 발언 덕이다. 그의 유명한 ‘악명 높은 쇼맨십'(Notorious Showmanship)은 ‘지구의 종말’을 뜻하는 ‘세계핵대전’이 상상에서 순간 현실로 바뀔 수 있음을 세상 모두 절감케 하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펜타곤전쟁광’들도 전율했을 정도다. 전 합창의장 마이크 멀린, 현 태평양사령관 해리 해리스가 그들이다. 전자는 ‘무서워 죽을 지경’이고 후자는 “밤잠 설친다”고 호소할 정도다. 참고로 쇼맨십의 우리말 정의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그들을 즐겁게 하는 기술”이다. 세상에 유명한 그의 쇼맨십은 그러나 이번엔 세상을 ‘즐겁게’하지 못했다. 정반대 결과를 낳았다.

이유여하를 막론코 김 위원장 신년사는 지난 몇년 조미관계, 남북관계 문제에 관심 가진 많은 사람들이 문건을 읽는 것은 물론 그에 대한 나름대로의 분석, 해석을 시도하는 지구촌의 대표적 문건 중 하나가 되었음에 틀림없다. 인류사에 이런 경우는 아마도 처음이 아닐까 싶다. 중요한 것은 그 신년사가 최근 지구촌핵강국 모두에게 동북아 포함 향후 지구촌정세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문건 중 하나가 됐다는 사실이다. 신년사를 지지한다 아니다 차원을 떠나서다.

그 문건이 핵강국들로 하여금 국가차원의 입장을 앞다퉈 발표케 만들 정도로 오늘 지구촌의 대표적 신년사 중 하나가 됐다는 사실이다. 조미핵대결이 극에 달하며 핵강국들이 벌이는 [북녘표현으로] 일종의 ‘신년사 학습’은 요즘 마치 국제연례행사처럼 됐다. 김 위원장 신년사가 북녘 2천5백만 인구만 아니라 주요 핵강국 모두 빼놓지 않고(싫던 좋던) ‘들여다봐야(즉 학습해야) 하는’ 일종의 ‘지구촌신년사’가 된 것이다.  21세기 지구촌정세에 발생한 하나의 대단히 새로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 현상을 이글에선 ‘김정은현상’ 혹은 “조선현상”이라 부른다.

 

 

♦ ‘북핵문제’, ‘김정은현상’, ‘조선의 핵무장완성’ 배후는 워싱턴이다

 

김정은현상 발생 핵심배경엔 주지하듯 지난 4반세기 온 세상을 떠들석하게 한 소위 ‘북핵문제’가 있다. 그 경우 북핵문제는 김정은현상을 발생케 한 배경이다. 북핵문제는 한편 워싱턴이 만든 작품 곧 ‘미국제조’ 흔히 “Made in USA”다. 이견의 여지가 없다. 오늘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 경우 김정은현상 발생 배경은 미국이다. 북핵문제는 한편 오늘 북(이하, 조선)의 ‘핵무장완성’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므로 논리적으론 ‘미국제조 북핵문제’가 ‘조선이 부득이 핵무장을 완성하도록’ 만든 것이 된다.

그 경우 북핵문제, 김정은현상, 조선의 핵무장완성 배경은 결국 모두 미국인 셈이다. 역설이다. 세상천지 모든 반북세력에겐 특히 지독한 역설일 것이다. 북핵문제가 목적한 ‘정권교체’를 달성키는 커녕 거꾸로 조선을 ‘핵강국지위’에 오르게 등을 떠민 격이 됐으니 말할 나위가 없다. 21세기 초 지구촌정세에 이보다 더 지독한 역설은 없다. ‘세기의 역설’이라 불릴만하다. 작년 11월 29일 김정은 위원장의 핵무장완성 선포 뒤 그 역설은 갈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다. 역설은 매일의 현실이 됐다.

이젠 연방하원의원들까지 집단으로 나섰다. 하원의원 33명까지 조미핵대전을 염려 ‘북미 군사 당국 간 직접 소통을 재개하고’ 나섰다. 기사를 전한 <미국의 소리>(VOA) 1월 20일자에는 그러나 눈에 띄는 중요한 대목이 하나 있다. 이 역시 놀라운 역설이 아닐 수 없다. 의원들이 대통령에게 집단으로 보낸 서한에 쓰인 표현이다. “조선은 [세계에서 미국과 군 당국 간 정보공유가 없는 유일한] ‘핵무장국가’다.. … 한편 칸나 민주당 하원의원 서한과 별도로 대통령의 위헌적 대북선제공격 금지하는 법안(H.R.4837)이 발의됐다… 법안은 대북 군사 행동 관련예산이 의회 동의 없이 국방부 등 연방 부처에 할당될 수 없도록 했다“

미연방하원들까지 오늘 집단으로 “조선을 핵무장국가”라고 공식으로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천지개벽이다. 지구촌정세에 발생한 위대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참고로 ‘핵강국’ 지위에 오르기까지 조선사람들이 흘린 피와 땀은 말로 이루 다 형언키 어렵다. 1990년대 후반부터 또 다시 걸어야 했던 ‘제2 고난의 행군’ 시기 절대적 의미에서의 고립무원, 사면초가 상태에서 북녘동포들이 허리띠 졸라맨 채 홀로 외롭게 올라선 ‘4대 우주핵강국’ 지위는 그러므로 오늘 남다른 의미가 있다. 한편 오늘 33명 하원의원들처럼 “조선의 핵보유” 사실을 혹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수 있다면 다음과 같은 역설 또한 가능할 수 있다.

세상천지 흩어져 사는 1억에 가까운 코리안들 이야기다. 그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들은 조선의 핵보유 사실 관련 먼저 미국에 고마워 할 것 같다. 역설이다. ‘힘’ 곧 ‘핵무력’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21세기 초 냉혹한 지구촌 국제관계에서 더욱 그럴 수 있다. 북녘동포들의 핵보유가 생각하기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우리민족이 자주평화통일의 위업을 완성하게 될 때 그 핵은 십중팔구(거의 100%) “우리민족의 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6.15공동선언 1, 2항 표현처럼 남과 북이 “연합제”(남쪽 표현)와 “낮은 단계의 련방제”(북쪽 표현) 방식에 기초 “우리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힘을 합쳐 나라의 평화통일문제를 해결할” 때 바로 그때 북녘동포들의 그 핵무력은 “우리민족 모두의 핵무력” 곧 ‘자주통일국가의 국력’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 70년 조선에게 끝없는 봉쇄, 제재, 악마화, 핵전쟁위협 통한 고립압살, 내부와해, 몰락, 붕괴 곧 정권교체를 시도한 워싱턴은 기가 막힐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을 것이다. 없어도 한참 없을 것이다. 틀림없다. 기막히고 어처구니 없는 현상은 그러나 오늘 트럼프시대를 상징한다. 주지하듯 워싱턴은 트럼프시대 밤낮 오락가락한다. 하루가 멀다고 대통령, 의회, 국무장관, 안보보좌관, 국방장관, 유엔대사, CIA국장 등 모두 따로따로다. 해서 서로 모두 왈가왈부다. 국가의 최고책임자들 말이 밤낮으로 바뀐다. 그들의 오락가락, 따로따로, 왈가왈부 행태는 트럼프시대 워싱턴의 기막히고 어처구니 없는 현상을 그대로 반영한다. 현직의 미상원외교위원장조차 국무성 고위관계자 불러 “이제 인정하라!” 다그치는 ‘조선의 핵보유 사실’을 백악관, 청와대가 오늘 “인정하고 안하고”는 따라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 ‘조선의 핵무장완성” 사실 주장하는 미연방의원들, 군사정보최고권위자들, 주류매체들, 학자들, 전문가들

 

중요한 것은 누가 뭐라건 오늘 “조선은 핵보유국”이란 사실이다. 그 사실은 그러나 오늘 조선 자신만의 주장이 아니다. 2017년 말 <조선신보>를 비롯 해내외 언론에 발표한 글(“유엔안보리 대북제재와 조미핵대결을 둘러싼 2017년 세밑 지구촌정세”)에 소개한 것처럼 ‘조선이 핵보유국’이란 사실은 미 전직 대통령(카터)부터 밥 코커 현 상원외교위원장, 제임스 클레퍼 같은 군사정보분야 최고권위자, 뉴욕타임즈 같은 미국의 대표적인 주류매체, 제프리 루이스 같은 대표적인 조선문제전문가, 맥스 휘셔 뉴욕타임즈 기자같은 대표적 주류언론인들조차 오늘 앞다퉈 이구동성으로 주장하는 사실이다.

일종의 천지개벽이다. 그러므로 백악관, 청와대가 ‘조선의 핵무장완성’ 사실을 인정하고 않고는 하등 중요하지 않다. 누가 뭐라건 그 사실은 이미 부동의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국, 동경, 서울이 워싱턴 따라 앵무새처럼 외치는 ‘결코 인정하지 않겠다!’는 주장 또한 물론 아무 의미 없다. 그들 주장은 위에 소개한 푸틴 대통령과 앞 글에 소개한 클레퍼, 루이스, 휘셔처럼 “싸움(판)에서 진” 즉 ‘패배한 자’들이 허공에 대고 외치는 일종의 헛소리 같은 것이다. 그들 자신조차 믿지 않는 소리다.

일종의 자위행위, 독백 같은 것이다. 외치는 자신들도 속으론 믿지 않는 소리다. 그러나 공식석상에서 그렇게라도 외치지 않고는 버티기 어려운 처지가 그들 모두 나름 있을 것이다. 자신조차 속이지 않으면 안되는 난감한 처지 또한 있을 것이다. 그들 처지가 딱한 이유다. 반대 경우를 상상키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 경우는 곧 ‘조선의 핵보유’ 사실 관련 자신들의 모든 과거(주장)가 다 거짓이란 사실을 결국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위의 클레퍼 말을 빌리면, “이미 한참 전 떠난 기차”를 그들만 아직도 아니라고 떼쓰는 이유일 것이다. 이유여하를 막론코 워싱턴동경서울은 오늘도 여전히 마치 “물에 빠진 채 지푸라기 잡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그들 행동은 앞글에서 비유한 것처럼 “풀숲에 머리만 처박고 엉덩인 내놓은 채 이제 살았다” 믿는 꿩의 모습과 다름없다. 그들 처지가 몹시 애처롭고 안타까운 이유다. <조선중앙통신> 1월 14일자 기사를 인용한 서울 <뉴시스>의 관련 기사 제목처럼 그들 모습이 여전히 ‘얼빠진 궤변’ 늘어놓는 모습에 다름없어 보여서다.

촛불혁명이 탄생시킨 정부이기에 더욱 안타깝다. 촛불정부는 워싱턴 각본에 따라 부정하게 불법으로 권력을 찬탈한 과거 모든 꼭두각시권력과 다르다. 하늘땅 차이만큼 다르다. 워싱턴대리인으로 밖에 살 수 없던 과거 불의한 모든 권력과 다르다. 불의한 모든 사대매판권력과 근본이 다르다. 오늘 청와대에 들어간 권력은 ‘인류사에 전무한 위대한 시민촛불혁명’이 탄생시킨 합법적인 공명정대한 국가권력이다.

민중의 절대적 지지, 믿음, 기대 속에 탄생한 하여 정치사회도덕적으로 모든 정당성을 갖고 태어난 (문 대통령 주장처럼) “국민의 정부”다. 시민혁명이 탄생시킨 위대한 국가권력은 그러므로 과거 사대매판권력과 달라야 한다. 70년을 넘긴 미국과의 “지배-피지배”(곧 ‘속국’) 관계가 아무리 힘들어도 앵무새노릇을 꼭 다 따라하지 않아도 된다. 혹 할 수 없이 하더라도 결과 격을 달리 해야 한다. 수천만 촛불민중의 꿈과 염원, 무엇보다 그들의 ‘존엄’ 때문에라도 과거와 달라야 한다.

그것이 촛불민심이 탄생시킨 ‘국민의 정부’가 바로 그 ‘국민’에게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와 도리라 믿는다. 촛불정부가 워싱턴 지시대로 모든 것을 따라 할 수 밖에 없던 과거와 근본에서 무엇인가 달라야 하는 이유다. 촛불정부라고 해도 물론 남북관계, 군사주권 관련 여전히 모든 것을 살얼음 걷듯 해야 하는 처지를 모르지 않는다. 워싱턴을 여전히 하늘 모시듯 최소한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남녘의 안타까운 처지 또한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 더더욱 하는 말이다.

그들에게 마치 하늘 같은 워싱턴조차 이미 ‘비핵화카드’를 버리기 시작했기에 하는 말이다. 그 사실을 그들 또한 모르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문제는 그들이 신주 모시듯 하는 하늘조차 그 카드를 이미 버리기 시작했는데 그들만 왜 오늘도 ‘아니라!’ 외치고 있는가다.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서 떠나도 이미 한참 전 떠난 기차(비핵화카드) 붙들고 여전히 ‘아니다!’ 외치는가 묻는 것이다. 그들 모습이 딱하다 못해 안타까워서다. 앵무새처럼 똑같이 반복하는 그들의 ‘나 몰라라!’ 타령이 요즘 더욱 공허히 들리는 이유다. <중앙일보> 1월 22일 자 “김병연의 퍼스펙티브: 강한 대북제재가 북한을 비핵화 협상으로 이끈다“라는 기사가 오늘의 대표적 예다. ‘트럼프따라하기’다. ‘소경이 소경 인도하는’ 경우다. 조중동자유한국당홍준표안철수부류의 한계다. 70년 계속되는 사대분단정신병이다.

그러나 현실은 70년 똑같이 반복되는 그들의 사대반민족타령과 상관없이 급변하고 있다. 뒤에 소개할 기사에서처럼 오락가락 와중에도 트럼프조차 오늘 변하고 있다. 세상에 최소한 변하는 시늉이라도 보이고 있다. 오늘은 미연방의회까지 나서고 있다. 변화의 폭, 속도 또한 가속화하고 있다. 세상이 뭐라건 미의회, 군사정보분야 최고권위자들, 대표적 주류매체, 학자, 전문가들은 오늘 앞다퉈 조선이 이미 핵보유국이라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를 대표적으로 오늘 세상은 싫던 좋던 조선의 핵보유사실을 빠른 속도로 인정해가고 있다.

그 사실은 오늘 부동의 사실이다. 글 맨 앞에 푸틴발언을 소개한 이유다. 그는 그 문제를 간단명료하게 정리했다. 군더더기말이 하나도 없다. 조미핵대결의 핵심을 정리한 오늘의 대표적 발언이다.  세상은 물론 오늘 워싱턴조차 변하고 있는 지구촌정세 변화에 촛불정부 또한 더는 뒤떨어진 모습을 반복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학수고대한다. 조선이 핵보유국이란 사실 관련 동북아는 물론 오늘 지구촌정세 전체가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물론 청와대 국가안보분야 핵심참모들의 ‘사고의 대전환’ 또한 기대해본다. 70년 넘긴 워싱턴(펜타곤)의 ‘완벽한 지배'(Full Spectrum Dominance)조차 위대한 촛불혁명이 탄생시킨 국민의 정부를 함부로 할 수 없다 믿기 때문이다.

 

 

♦ ‘푸틴현상‘, ‘워싱턴현상‘, ‘메르켈현상’과 지구촌 곳곳의 내부반란, 선상반란, 항명사태

 

조미핵대결은 작년 “7.4선물보따리”를 통해 북핵전략이 “완벽하게 실패했음”(뉴욕타임즈)을 온 세상에 알렸다. 워싱턴은 그러나 꿩시늉을 멈추지 않았다. 11월 29일 “<화성15형>가 우주창공을 날은 뒤에야 ‘아이고, 이젠 모든 것이 끝났구나!’를 이구동성으로 외치고 있다. 트럼프를 대표적으로 오늘 워싱턴의 모든 것이 오락가락, 뒤죽박죽, 왈가왈부를 반복하는 모습은 조미핵대결이 완결됐음을 알리는 하나의 상징에 다름아니다.

조미대결은 한편 숫자적 의미에서 미국 하나만 무릎 꿇린 것이 아니다. 조선고립압살전략에 미국거수기로 전락한 나라들 또한 무력해졌다. 그들 모두를 한편 내심 부끄럽게 만들었다. 25년 미국제조 북핵전략이 끝없이 실패하며 워싱턴의 ‘세계유일초강국’ 지위는 실은 이미 오래 전 무너졌다. 중요한 것은 조미대결에서 미국의 권위, 지위만 무너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워싱턴의 70년 대북적대전략에 거수기로 동원된 나라들의 권위, 지위 또한 무너졌다. 모두 회복키 어려운 손상을 입었다.

오늘 지구촌정세 ‘태풍의 눈’은 푸틴 표현처럼 바로 “이번 판”이다. 즉 ‘김정은-트럼프(핵대결)’판이다. 그 판에서 트럼프가 패배자가 되며 그에게 동조한 세력 또한 모두 패자가 된 것이다. 조미대결이 오늘 지구촌 다른 그 어떤 대결(예, 중미대결, 러미대결 등)보다 향후 인류의 미래운명에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된 결정적 이유다. 새해신년기자회견에서도 푸틴은 “이번 판에서 패한” 트럼프를 향해 조선의 핵보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모든 것을 대화로 풀 것을 거듭 주문했다. 조미(핵)대결, 다극화, 시리아해방전쟁 등 오늘 격변하는 지구촌정세에서 또 하나의 “인류사적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푸틴의 위대한 지도력을 이글에선 ‘푸틴현상’이라 부른다.

2018년 신년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한편 세상을 또 다시 놀라게 했다. 앞에 소개한 기사에서처럼 그는 일종의 ‘김정은찬양’ 소리 들을 정도의 칭송발언을 주저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을 “… 자신의 전략적 과제를 해결한 … 전적으로 소양 있고 성숙한 정치인”(연합뉴스)이라고 높이 ‘칭송’했기 때문이다. ‘김정은현상’을 오늘 국제사회에서 이보다 더 간단명료하게 발언한 경우는 아직 없다. 강대국지도자 가운데 아무도 없다. 푸틴 대통령 뿐이다. 그 같은 내용은 그러나 오늘 그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주류언론도 최근 마찬가지다. 그들 또한 푸틴과 근본에서 대동소이한 내용의 기사를 계속 쓰고 있다. 그들 모두 조미핵대결(‘이번 판’)에서 “패자가 트럼프”인 것을 모두 공히 인정한다. 한때 ‘세계유일초강국’이 허망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오늘 가장 극적(劇的)으로 보여주는 일등공신은 그러므로 트럼프인 셈이다. 김정은현상은 그러므로 조미핵대결에서 미국이 패하며 탄생한 하나의 현상이다. 워싱턴 등뼈가 완벽하게 부러지지 않고 상상키 어려운 내부반란, 선상반란, 항명사건이 오늘 제국내부에 계속되는 이유일 것이다. 선상반란은 그러나 오늘 미국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지구촌 곳곳에 발생하고 있다.

그것은 오늘 부정할 수 없는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글에선 그 현상을 ‘워싱턴현상’이라 부른다. 그것들은 모두 ‘세계제국’의 무소불위 권위 즉 워싱턴의 지휘체계가 무너지지 않고 발생할 수 없는 근본에서 반란, 항명사건들이다. 지어 현직 전략군사령관에 의한 항명사건도 발생할 정도다. 존 하이텐이 바로 그다. 전략군사령관이 최고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핵전쟁명령까지 거부하겠다” 공개 선언할 정도의 반란이다. 항명도 어마어마한 항명이다. 도대체 무엇이 워싱턴 곧 제국심장부에 그와 같은 믿기 어려운 불가사의사건들을 계속 발생케 하는가?

앞에 소개한 푸틴발언은 그와 같은 지구촌 특히 워싱턴의 모든 내부반란사건 배경에 김정은현상이 자리하고 있다 주장한 것에 다름없다. 그리 해석해 틀리지 않다. 그 현상은 워싱턴의 무소불위 권위가 이미 무너졌기에 가능한 현상이다. 미국에 동조한 국가들의 권위, 지위 또한 크게 손상 입었을 것임은 따라서 자명한 이치다. 국제사회에서 그들의 권위, 지위, 영향력이 적지 않게 손상을 입게 된 것 또한 불문가지다. 물론 푸틴이 이끄는 러시아는 오늘 예외다. 워싱턴현상을 대표적으로 오늘 지구촌정세에 발생하고 있는 그 모든 현상 배경에 김정은현상 곧 조선현상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이글의 핵심주장이다.

그 현상은 오늘 워싱턴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무엇보다 유럽맹방국가들 속에 발생하고 있다. 핵심은 그들 정부의 고위인사, 의회지도자, 주류언론, 학자, 전문가, 언론인들까지 나서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 모두 “북핵전략 곧 정권교체전략 실패했다, 조선과 직접 대화하라, 군사적 방법 없다” 압박하는 선상반란이 그 모든 현상의 핵심이다. 푸틴현상은 한편 김정은현상이 촉발시킨 국제사회 그 모든 현상들 가운데 으뜸이다.

그 현상은 EU 안에 일고 있는 ‘대미이탈움직임'(‘유럽이반현상’)을 대표하는 ‘메르켈현상’과도 맞닿아 있다. 참고로 AP통신 기사를 아래 요약, 소개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017년 8월] 23일(현지시간) “[북]과 미국이 군사적으로 대결하게 되면 자동으로 미국 편을 들지 않을 수 있다”, “[그]는 베를린에서 현지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가 주최한 행사에서 “’북한 관련 위기'[필자 주, 조미핵대결]를 군사적 행동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그렇게 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푸틴현상, 메르켈현상은 근본에서 같다. 서로 다르지 않다. 메르켈현상으로 대표되는 워싱턴으로부터의 유럽이탈현상은 한편 ‘카메룬현상’에서도 똑같이 드러난다. 오바마행정부 당시 (2015년 3월 중국주도) AIIB 창설 당시 워싱턴 협박에도 결국 북경으로 달려간 카메룬 영국총리사건 역시 ‘현상’이라 불릴만하다. 영국처럼 미국 눈치 보던 독일, 프랑스에 이어 이탈리아 역시 북경으로 달려갔다. 2016년 6월 발생한 ‘브렉시트'(Brexit) 역시 같은 현상이다.

 

 

♦ 나가는 말

 

푸틴현상, 메르켈현상, 카메룬현상, 브렉시트현상도 그러나 모두 조미(핵)대결에서 발생한 워싱턴현상과 무관치 않다. 지구촌정세에 발생하고 있는 그 모든 현상의 배후는 그러므로 김정은현상이다. 그리 해석해 논리적으로 문제가 없다. 조미(핵)대결이 머지 않아 마무리되고 조미관계정상화가 현실로 꽃피어 날 수 있는 꿈같은 순간이 어느 새 우리 곁에 한발 성큼 다가선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위대한 시대변화가 아닐 수 없다. <연합뉴스>의 트럼프 최근 기사로 글을 맺자:

“트럼프 대통령 ‘대화, 평화적 해결책’ 주장”(요약): “<블룸버그통신> 1월 6일 보도에 의하면, 트럼프 대통령은6일 김정은 위원장과 당장 통화할 의향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나는 늘 대화를 믿는다, 틀림없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전혀 문제없다, 특정 조건이 충족된다면 기꺼이 김 위원장과 직접 대화하겠다 … 그들은 지금올림픽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시작이다. 큰 시작이다, 나는 그들(남북)이 평창올림픽 문제를 넘어서는걸 정말 보고 싶다. 그들이 올림픽을 넘어서 협력하기를 바란다, 적절한 시점에 우리도 관여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매우 평화적이고 좋은 해결책을 찾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틸러슨 국무장관 등 많은 사람들이지금 그 일을 하고 있다, 이러한 대화를 통해 뭔가 나올 수 있다면 이는 모든 인류를 위해 그리고 세계를 위해 위대한 일이다. 매우 중요한 일이다“ 

 

(1월 20일 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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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해법, 학교생활의 민주화가 먼저다

학교폭력 해법, 학교생활의 민주화가 먼저다
 
 
 
김용택 | 2018-01-23 10:01:1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교육부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상곤)와 전국 17개 시․도교육감이 공동으로 전국 초·중·고등학교 초4 ~고3 재학생(441만 명) 중 419만 명(94.9%)을 대상으로 조사한「2017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결과를 보면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학생은 전체 응답률의 0.9%인 3만 7천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은 2015년 98천 건, 2016년 83천 건보다 줄어들긴 했지만, 피해유형별 비율이 언어폭력(34.1%), 집단따돌림(16.6%), 스토킹(12.3%), 신체폭행(11.7%) 등으로 나타나 학교폭력 대책이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국가 사회적 문제인 학교폭력에 전 사회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범부처 협업을 통해 「제3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15~’19)」을 수립·시행(’14.12월)하고 있으며, 보다 실효적인 학교폭력 근절을 위하여 ‘초등학생 맞춤형 대책’(’15.8월), ‘학생 성폭력 예방 대책’(’16.12월), ‘게임 과의존 및 사이버 폭력 예방 대책’(’16.12월) 등 학교폭력 유형별 맞춤형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올해부터는 학교폭력 인식 및 대처‧공감 능력 함양을 위해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중․고등까지 학년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어울림)과 어깨동무학교 운영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지 13년, 학교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6년째다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 스쿨 폴리스제 ▲등하교 지킴이 ▲ 배움터 지킴이 ▲ 복수 담임제 ▲ 경찰의 신변 보호 ▲ 가해 사실을 생활기록부에 기록 반영 ▲ 학부모 소환 특별교육 ▲ 학부모 동의 없이 심리치료 ▲ 인성교육 프로그램 시행 ▲ 학생생활도움카드제 도입 ▲ 클링오프제 실시 ▲ 미성년자 형사처벌 연령 14세에서 12세로 하향조정… 등 수많은 폭력대책을 시행해 왔지만 여전히 연간 4만 건 가까운 학생들이 폭력에 시달리고 있고, 질적으로도 더욱 나빠지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폭력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주장을 들어 보면 하나같이 법이 너무 가벼워서 라거나 혹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학교폭력방지법을 만들고 인성교육진흥법까지 만들지 않았는가? 교육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법으로 해결한다는 게 말이 안 돼지만 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처벌중심 일변도다. 그래서 달라진 게 무엇인가? 그래도 정부는 올해도 ‘맞춤형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어울림)과 ‘어깨동무학교 운영’ 등과 같은 폭력대책을 강화해 폭력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백약이 무효’라는 말은 학교폭력을 두고 하는 말 같다. 수많은 전문가와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연구용역을 맡기기도 하고 혁신학교를 만들고 단위학교에서 연구·시범학교를 운영하기도 했지만 학교폭력은 줄어들기는커녕 폭력유형이 더 잔인하고 하향되거나 여학생폭력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도대체 정부가 학교폭력까지 선포하고 폭력방지법까지 만들어 범정부차원에서 대처한 학교폭력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원인을 두고 현상만 치료했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은 학생 개인의 도덕성 문제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에서 찾아야 한다. 폭력은 학생들의 폭력만 문제가 아니다. 자본주의란 생산수단을 장악한 소수가 부를 축적하는 데 있으므로 구조적으로 폭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자본과 노동의 관계, 자본과 소비자의 관계가 수탈과 착취라는 폭력관계로 얽혀 있다. 돈이 되는 것이 선이 되는 사회,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가 정당화되는 사회에서는 순진한 어린이들에게 사회는 폭력을 사회화 시킨다.

총이나 칼 같은 장난감이 놀이기구가 되고 문화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 그렇고 영화나 드라마가 그렇다. 유모차에 타고 있는 아이 때부터 스마트폰을 쥐여주고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이들은 폭력물에 노출된다. 전쟁영화를 통해 혹은 안방극장에서 폭력을 배우고 sns를 통해 수많은 폭력물을 통해 폭력을 체화한다. 폭력은 이렇게 사회화 하는 것이다.

운이 나빠 들키면 죄인이 되는… 그래서 부적응학생을 낙인찍어 격리시키는 방법으로는 폭력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체제를 바꿀 수 없다면 교육을 통해 폭력이 정당화되지 않도록 가치관을 바꿔야 한다. 학생인권조례조차 17개 시·도 중에서 4개시·도에서만 시행되지 않는가? 폭력문제는 학생들의 인권교육부터 시작해야 한다. 헌법에 명시된 인간의 존엄성을 체화할 수 있도록 학생회, 학부모회, 교사회를 법제화 하고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인 민주주의 가치관을 생활화해야 한다. 폭력사회를 두고 어떻게 학교폭력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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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정책 홍보 기사 써주면 1200만원

[돈 받고 기사 쓴 언론 ①] 국방부 기획기사 대가로 문화일보·서울경제 각 1200만원 지급…문화일보-농림부 1500만원 기획 기사는?

장슬기 기자 wit@mediatoday.co.kr  2018년 01월 23일 화요일

국방부는 지난 2016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과 사드 배치를 은밀하게 추진한 정황이 드러나 비판을 받았다. 잇따른 방산 비리로 군 사기가 떨어진다는 정치권의 비판 또한 쏟아졌다. 이 무렵 국방부가 이미지 쇄신과 자신들의 정책 홍보를 위해 신문사에 세금으로 기획 기사를 구매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각 정부 부처들이 어떤 언론사 지면을 구매했는지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일부 자료를 입수했다.  

문화일보는 지난 2016년 5월20일 10면에 ‘국방부가 군인가족 복지향상에 박차를 가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배치했다. 

▲ 2016년 5월20일자 10면 국방부 관련 기획기사
▲ 2016년 5월20일자 문화일보 10면 국방부 관련 기획기사
 

 

문화일보는 “국방부가 병영의 열악한 군 관사 보급률과 자녀교육 여건, 직업군인의 높은 별거율, 잦은 이사, 전방부대 여성군인의 출산 여건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군인 가족의 행복은 사기와 직결되고 전투력과 상관성이 있는 만큼 국가안보 강화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이라고 보도했다.

문화일보는 또한 같은 날 36면에 ‘“부대선 戰友, 집에선 부부…늘 함께라서 행복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관련 기사를 소개했다. 육군의 일·가정 양립 정책 덕분에 ‘부부 군인’의 사이가 좋다는 내용의 기사다.  

 

미디어오늘이 확보한 자료를 보면, 국방부는 대행업체를 통해 해당 기획 기사 작성 대가로 문화일보에 1200만원(부가가치세 별도)을 지급했다. 문화일보는 해당 기사에 국방부로부터 돈 받은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서울경제도 2016년 6월28일 8면 ‘원격진료 확대…응급환자 신고 앱 “군입대 자녀 건강 이상무”’라는 기사에서 “군에 자녀를 보낸 부모와 입대를 앞둔 청년들은 군대의 의료실태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다”며 군이 의료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고 알렸다. “국군외상센터가 만들어지면 군 병원의 진료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국방부 보건 정책과 관계자 멘트도 등장했다. 

▲ 2016년 6월28일자 8면 서울경제 국방부 관련 기획기사
▲ 2016년 6월28일자 8면 서울경제 국방부 관련 기획기사
 

 

이 기사 역시 국방부가 1200만원(부가가치세 별도)을 들여 만든 기획 기사다. 서울경제는 해당 기사 끝에 “국방부·본지 공동기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어떤 표기도 하지 않은 문화일보와 비교하면 독자에게 정보를 제공한 것이나 ‘공동기획’이란 표현으로는 국방부가 돈을 지급한 사실을 알기 어렵다.  

보도만 보면 군에 자녀를 보낸 가족들이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전쟁 이후 군에서 사망한 인원은 6만 명으로 추정된다. 전시가 아님에도 연 평균 100여명이 군에서 목숨을 잃지만 군은 유족들을 외면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2014년 여름 사망한 윤승주 일병(일명 윤일병 사망사건)의 사망 원인을 조작 발표했다. 뒤늦게 시민단체의 폭로로 선임병의 구타가 있었던 사실이 어느 정도 드러났지만 국방부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윤 일병을 국가유공자보다 한 단계 낮은 보훈보상대상자로 지정했고, 그 과정에서 장교가 대필로 서류를 작성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국방부가 서울경제에 기획 기사를 부탁할 2016년 6월은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에서 파기환송심이 진행되던 때였다. 윤 일병은 정권이 바뀌고 나서야 지난 4일 국가보훈처로부터 국가유공자로 등록됐다.  

 

농림부, 문화일보에 1500만원짜리 기획기사  

정부발 기획 기사는 다양한 관점을 담지 못하게 된다. 문화일보는 같은 해 8월31일 21면에 농림축산식품부가 귀농상담·교육·컨설팅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획 기사를 배치했다. 해당 기사에선 “농림부 정책 ‘高품질 서비스화’ 눈길”라는 부제가 달렸을 뿐 아니라 본문에서도 박근혜 정부를 홍보했다.

▲ 2016년 8월31일자 문화일보 21면 농림부 관련 기획기사
▲ 2016년 8월31일자 문화일보 21면 농림부 관련 기획기사
 

 

이 신문은 “과거 정책들이 수립 후 국민이 활용하기를 기다리는 일방적이고 수동적인 방식이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정부 3.0의 취지에 맞춰 국민에게 필요한 정책을 발굴·수립하고 이용하기 편리하게 집행함으로써 만족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의 ‘정부 3.0’에 대해 알렸다.  

농림부는 해당 기획 기사의 대가로 문화일보에 1500만원을 지급했다. 역시 기사 어디에도 농림부가 돈을 지급한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같은 면에는 ‘반려동물 산업 육성 위한 제언’ 형식으로 이준원 농림부 차관의 칼럼이 실렸다.  

문화일보와 서울경제는 전·현직 간부들이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에게 문자를 보내 광고나 자신의 일자리를 청탁해 논란이 된 언론사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이에 대해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2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정말 국민이 알아야 할 정책이라면 광고라는 걸 알 수 있게 표기하거나 부처 보도 자료를 뿌려 알리면 된다”며 “이렇게 기사를 매수하면 (돈을 받고 쓴) 해당 기사뿐 아니라 다른 기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언론을 길들이는, 언론 장악의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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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에 원전 수출한 날, 법정기념일로 지정한 MB

[이제는 평화] 사용후핵연료 처분 약속 의혹, 반드시 밝혀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와 맺은 비밀 군사협정, 핵발전소 수출 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져 마땅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는 '국익'이란 명분 아래 중대한 헌법 위반 행위를 봉합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3회에 걸쳐 UAE 사태의 문제점을 다룬다. (☞ 1편 보러 가기 : 한국을 중동 전쟁의 들러리로 세우려 하나)
 

지금도 법정기념일인 UAE 핵발전소 수출 성공일 

2009년 12월 27일 일요일. 연말과 일요일 겹친 평화로운 휴일, 우리 국민들은 TV에서 갑자기 정규방송이 중단되고 이명박 대통령의 긴급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아랍에미리트(UAE) 핵발전소 수출 성공 기자회견이었다.  

다음날 모든 언론은 UAE에 핵발전소 수출을 성공했다는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연일 특집방송이 이어졌고, KBS는 원전 수주기념 열린 음악회를 여는 등 축제 분위기를 북돋았다. 

당시 정부는 UAE 핵발전소 수출은 200만 달러짜리 성과라며, 쏘나타급 승용차 100만대를 수출하거나 30만t급 초대형 유조선 180척을 수출하는 것과 같은 효과라며 수출 성과를 자평했다. 
 

▲ 지난 2010년 1월 30일에 방송된 한국원전수출기념 KBS 열린음악회 ⓒKBS 방송 갈무리


심지어 이명박 정부는 2010년부터 UAE 수출에 성공한 날(12월 27일)을 '제1회 원자력의 날'로 지정해 법정기념일로 삼았다. 1995년부터 진행되던 '원자력안전의 날(9월 10일)'이 있었으나, 2010년 행사를 마지막으로 이를 원자력의 날로 통합해서 지금까지 '원자력 안전과 진흥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12월 27일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수출 1억 달러 달성을 기념해 1964년 만들어진 무역의 날 같은 행사도 있지만, 단일 품목인 핵발전소 수출에 성공했다며 법정기념일을 만든 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것이다. 

고준위핵폐기물을 둘러싼 논란 

장밋빛 환상과 축제 열기 속에 UAE 핵발전소의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한동안 금기였다. "핵발전소 수출은 많은 위험을 안고 있는 사업"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사설에 담은 언론사들은 "빨갱이 신문 폐간하라"는 항의를 받았고, 비판적 논조의 성명서와 칼럼은 어김없이 악성 댓글로 도배되었다. 

이후 UAE 핵발전소를 둘러싼 의혹은 계속 터져 나왔지만, 이는 속 시원하게 해소되지 못했다. 대표적인 것이 UAE 핵폐기물 국내 반입설이다. 2011년 4월 <신동아>는 '한국이 UAE 방사성 폐기물 부담도 떠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UAE 측 문건을 보면 외국 공급자가 핵폐기물을 UAE 밖으로 가져가 처리해주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고, 여기에 한국이 관여될 가능성도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당시 한전은 이에 대해 허위보도라며 <신동아>를 상대로 출판물 배포·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이에 재판부는 "UAE의 정책에 따라 사용후핵연료를 제3국에서 처리하는 절차에 한국전력이 관련돼 있다"는 정도의 내용이라며 한전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결국 해당 기사가 실린 신동아는 정상적으로 판매되었지만, 핵폐기물을 둘러싼 진위여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UAE 방문으로 시작된 논란에서도 당시 논란이 재연되자, 한전은 12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전과 UAE 핵에너지공사(ENEC)간 주계약상 한전이 UAE의 핵폐기물과 폐연료봉을 국내로 반입하기로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해명은 정확한 진실을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여기서 주계약이란 한전과 UAE 핵에너지공사(ENEC)간 맺은 핵발전소 건설 계획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건축 계약서에 건물 운영 중에 나오는 쓰레기도 치워달라는 계약을 하진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군사협력에 대한 MOU 역시 당연히 UAE 핵발전소 건설계약서에 담겨 있지 않을 것이다. 

주목할 것은 한전의 이 발표가 나온 시점까지 UAE 핵에너지공사(ENEC) 홈페이지엔 "UAE의 계획은 사용후핵연료를 냉각시키는 동안 현장(onsite)에 보관하고, 이후 핵연료를 갖고 온 나라(country of origin)로 돌려보내는 것이다"라고 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 내용은 연말까지 그대로 유지되다가 최근에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대한 결정을 내릴 시간을 갖고 있으며, 정부는 가능한 옵션을 고려중이라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UAE 핵발전소 건설 이후 한동안 바뀌지 않았던 홈페이지 내용이 최근 논란이 되자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UAE 핵에너지공사(ENEC) 홈페이지 FAQ 중 핵폐기물 관련 부분(2017년 12월 31일

 

▲ UAE 핵에너지공사(ENEC) 홈페이지 FAQ 중 핵폐기물 관련 부분(2018년 1월 19일)


전 세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용후핵연료 처분장이 없기 때문에 UAE의 사용후핵연료를 한국에 처분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는 경우는 매우 빈번하게 이뤄진다. 해외 위탁재처리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가장 잘 하는 나라가 UAE 핵발전소 건설을 두고 우리나라와 경쟁을 했던 프랑스다. 프랑스는 라아그에 사용후핵연료 핵재처리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라아그 핵재처리공장에선 프랑스의 사용후핵연료 뿐만 아니라, 독일, 스위스, 벨기에 등 유럽 각국과 멀리 일본의 사용후핵연료까지 재처리하고 있다.  

따라서 프랑스는 UAE에 핵발전소 건설 옵션으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도 함께 해줄 것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UAE는 우리나라에게 프랑스의 제안을 언급하며, "너희 나라는 이런 것 없냐?"고 물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위해서는 해당 나라로 사용후핵연료를 보내야 하고, 재처리 이후 냉각과 보관을 위해 수년씩 그 나라에 보관하기 때문에 해외에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고를 하나 신설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생긴다.  

마치 해외 약탈 문화재는 '반환'하지 않고 '장기 대여'형식으로 돌려주는 것처럼 영구 처분은 아니지만 계약에 따라 수년에서 수십 년씩 해외의 고준위 핵폐기물을 해외에 보관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이런 계약은 보통 핵발전소 운영과정 혹은 사용후핵연료 발생 이후 수년이 지나서 맺기 때문에 계약을 맺는 시점에서는 계약서에 넣지 않아도 부속서나 MOU, 혹은 구두계약만 갖고도 충분하다.  

프랑스와 달리 우리나라는 현재까지도 핵 재처리 공장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2007년부터 정부는 '미래 원자력 종합로드맵'을 통해 파이로프로세싱을 연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UAE의 사용후핵연료가 나올 즈음엔 이런 것이 완성될 것이라고 답할 수 있었을 것이다. 프랑스와 조금 다른 기술이지만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는 기술임엔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10여 년이 흐르는 동안 파이로프로세싱 연구는 여러 가지 논란 속에서 계속 되고 있다.

이후 이어질 피해까지 생각한다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UAE 핵발전소 수주를 둘러싼 의혹은 핵폐기물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이미 논란이 되고 있는 군사협력 문제 이외에도 60년 가동 보장, UAE와 한국 간의 신용 차이로 인한 역마진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이 숨어 있다.  

이들은 현재의 여당이 야당 시절 열심히 제기해 오던 것들이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명된 것 없다. 오히려 최근 국회에선 '국익'을 위해 UAE 논란을 멈추자는 합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왕정 국가 UAE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어떤 것이 진짜 '국익'인지 따져볼 일이다.  

최종처분이든 재처리 등 외국의 사용후핵연료를 국내에 들여오려면, 이는 국민들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핵발전소 장기 가동 보장이나 역마진 등의 문제 역시 공기업 한전의 경영상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이는 국민의 알 권리 문제이고 매우 구체적인 피해로 연결될 수도 있는 일이기에 더욱 중요한 문제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적폐 청산'을 어느 때보다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인적 청산만을 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베일에 감춰졌던 의혹과 비밀을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 일도 포함된다. UAE 핵발전소 수출을 둘러싼 의혹을 지금 깔끔하게 풀지 못한다면 언제 풀 수 있겠는가?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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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올림픽이 ‘퍼주기’가 아니라 경제를 위한 투자인 이유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8/01/23 10:38
  • 수정일
    2018/01/23 10:3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이완배 기자 peopleseye@naver.com
발행 2018-01-22 18:53:53
수정 2018-01-23 08: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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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에서는 평창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이라고 부르고, 다른 한 쪽에서는 ‘평양 올림픽’이라고 부른다. ‘평화 올림픽’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평화가 우리의 가치라고 믿는 듯하고, ‘평양 올림픽’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북한을 물리쳐야 할 주적이라고 믿는 듯하다.

평화든 대결이든 그것은 하나의 정치적 신념이다. 어느 쪽이 옳다고 믿는 것은 신념의 자유에 속한다. 그래서 아무리 논쟁을 해도 결론이 나지 않기 일쑤다. 종교가 다른 사람끼리 “내가 믿는 신이 더 옳아!”라고 싸워봐야 결론이 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 문제를 경제학의 영역으로 끌어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평화와 대립 중 무엇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주제는 이념의 영역이 아니라 계산의 영역이다. 가식과 고정관념을 버리고 진지하게 이 문제를 논하면 올바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발군의 견해를 남긴 경제학자가 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1919년 열린 파리평화회의에 영국 대표단 일원으로 참여했던 존 메이너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가 주인공이다. 케인즈는 파리평화회의가 평화의 유지가 아니라 독일을 압살하는 보복적 방식으로 결론을 맺자 실망한 채 런던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몇 달 만에 ‘평화의 경제적 결과’라는 명저를 남겼다.

감정의 배설이 낳은 경제적 몰락

 

당시 상황은 이랬다. 1차 세계대전 승전국들은 파리에 모여 이른바 베르사유 조약이라는 것을 체결했다. 회의를 주도한 나라는 프랑스와 영국이었다. 자국 국민 140만 명과 74만 명의 목숨을 각각 잃은 프랑스와 영국은 이를 갈고 있었다. 조르주 클레망소 프랑스 총리는 “유럽 내전은 반복적 또는 최소한 한 번은 더 일어날 일이니, 아예 독일이 다시 힘을 기르지 못하도록 죽여 놓자”고 주장했다. 총선을 앞둔 영국의 로이드 조지 총리 역시 원수 독일을 박살내는 것이 득표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독일을 향한 초강경책에 동의했다.

베르사유 조약은 독일 경제를 파탄을 내는 방식을 선택했다. 연합국이 책정한 전쟁 배상금은 무려 1320억 마르크, 요즘으로 치면 300조 원이 넘는 거액이었다. 이 거금을 갚을 기간은 고작 10년이 주어졌다.

6·25공동선언 남측위원회 관계자들이 평창·평화올림픽 실현을 기원하고 있다.
6·25공동선언 남측위원회 관계자들이 평창·평화올림픽 실현을 기원하고 있다.ⓒ김슬찬 인턴기자

300조 원을 10년 안에 갚으려면 독일 국민들은 그야말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그런데 연합국은 독일에게 허리띠를 졸라맬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당시 독일이 유일하게 외화를 벌 수 있는 방법은 철과 석탄을 수출하는 것이었는데 연합국은 독일이 무역할 수 있는 배 자체를 전부 압류해버렸다.

그리고 연합국은 배상금을 석탄 현물로 갚으라고 강요했다. 유일한 돈벌이 수단인 석탄마저 현물로 날린 독일 경제는 그야말로 박살이 났다. 독일 정부는 돈을 마구잡이로 찍어냈다. 그 때문에 인류 역사상 초유의 인플레이션이 독일에서 벌어졌다. 1918년 0.5마르크면 살 수 있었던 빵 한 덩이의 가격이 1923년 무려 1000억 마르크(오타가 아니다)로 올랐다. 1달러를 얻기 위해 지불해야 했던 독일 돈은 무려 4조 마르크(역시 오타가 아니다)였다.

프랑스와 영국의 감정 배설은 훌륭하게 성공했다. 원수 독일 경제를 박살내야 한다는 그들의 목표도 달성했다. 그런데 그 대립의 이데올로기가 경제적으로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독일 경제가 박살이 나면서 이웃한 프랑스와 유럽의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미국에서 촉발된 대공황이 유럽을 덮쳤다. 경제적 파국을 맞은 독일은 히틀러를 새 지도자로 선출했다. 프랑스와 영국은 잠시잠깐 독일을 파멸시켰다는 감정의 배설에 성공했지만, 수 천 배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케인즈의 견해와 평화 올림픽의 가치

케인즈는 ‘평화의 경제적 결과’에서 “감정을 잠깐 접어두고 냉정하게 경제적 현실을 직시하자”고 주장했다. 만약 독일을 거덜 내서 망하게 하면 독일 혼자 망하지 않는다는 게 케인즈의 예측이었다. 당시에도 유럽은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공동체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한 곳이 망하면 반드시 경제적 여파가 이웃나라로 번지게 된다는 것이 케인즈의 시각이었다.

그래서 케인즈는 이렇게 주장했다. “불행하게도 정치적 고려가 경제적 고려를 방해하고 있다. 진실을 말하자면, 인간은 스스로를 빈곤하게 만들고 서로를 빈곤하게 만들 방법을 고안해낸다. 개인적 행복보다 집단적 증오를 더 선호한다.”

무엇이 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지 냉정하게 판단하지 않고, “야 이 원수들아!”라고 감정을 배설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를 빈곤하게 만든다. 그래서 생각해보자. 북한이 망하면 한국 경제에 이익일까, 손해일까? 유럽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역사적 공동체였던 남북한의 관계를 생각하면 북한이 몰락하면 한국 경제는 나락으로 빠져든다. 북한이 고립될수록 우리가 물어야 하는 국방비 부담이 늘어나고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면 무역을 하는데 비용이 높아진다.

그래서 남북 평화를 위해 드는 비용은 ‘북한에 퍼주는 돈’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 경제를 위한 투자다. 북한 대표단 체류비이건 뭐건, 그 돈이 들어 남북 평화에 도움이 된다면 경제적으로 무조건 남는 장사라는 이야기다. 당장 평화 올림픽이 실현되면 국제 사회의 관심이 높아진다. 이것만으로도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이 막대하다.

케인즈는 100년 전에 “카르타고 식 평화(상대의 모든 것을 빼앗고 압살하는 방식으로 유지하려는 평화)는 지금 유럽의 모든 자원과 용기, 이상주의가 서로 힘을 합해 맞서야 할 위험이다”라고 말했다. 우리 경제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북한 놈들 물러가라!”라는 감정 배설이야말로 우리의 모든 자원과 용기, 이상주의가 서로 힘을 합해 맞서야 할 위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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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얼싸안은 KBS 구성원들, "드디어 끝났다"

'고대영 해임' KBS 새노조, 24일 업무 복귀... 김연국 MBC 노조위원장도 '축하'

18.01.22 21:50최종업데이트18.01.22 21:58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고대영 사장 해임 가결 소식을 듣고 피켓을 들어 축하하는 모습.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고대영 사장 해임 가결 소식을 듣고 피켓을 들어 축하하는 모습.ⓒ KBS 새노조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고대영 사장 해임제청안 가결 소식을 듣고 기뻐하고 있다. 총파업 141일만에 '고대영 사장 퇴진'을 주장했던 KBS 새노조 조합원들은 총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하게 됐다.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고대영 사장 해임제청안 가결 소식을 듣고 기뻐하고 있다. 총파업 141일만에 '고대영 사장 퇴진'을 주장했던 KBS 새노조 조합원들은 총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하게 됐다.ⓒ KBS 새노조


"우리가 이겼다! 공영방송 되살리자!" 
"다시 KBS! 국민의 방송으로!" 

그 어느 때보다 힘찬 함성이 KBS 본관에 울려 퍼졌다. 22일 열린 KBS 이사회에서 고대영 사장 해임안이 가결되자 KBS 새노조 조합원들은 "드디어 끝났다"고 외치며 서로 얼싸안았다. 

이날 새노조가 집회를 연 여의도 본관 1층 로비에서는 "꽃길만 걷자"는 300여 명 조합원들의 외침과 함께 축포가 터졌다. 총파업 141일차, 고대영 사장의 해임을 애타게 기다린 끝에 드디어 찾아온 '승리'였다. 

 
 KBS 새노조 성재호 위원장이 고대영 사장 해임 가결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주먹을 쥐고 오른손을 높게 뻗고 있다.

KBS 새노조 성재호 위원장이 고대영 사장 해임 가결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주먹을 쥐고 오른손을 높게 뻗고 있다.ⓒ KBS 새노조


성재호 KBS 새노조 위원장은 "너무 오래 걸려서 죄송하다"는 말로 입을 뗐다. 조합원들은 박수로 성재호 위원장의 투쟁에 화답했다. 성 위원장은 이어 정연주 전 사장이 KBS에서 쫓겨나다시피 나간 2008년 8월 8일을 언급하며 "오늘은 지난 10여 년간의 싸움을 일차적으로 마무리하는 날이 아닌가 한다"라며 "앞으로 내부의 고대영 사장 적폐들과 싸워 청산해야 한다"라고 이어질 투쟁을 예고했다. 

성 위원장은 또한 "시민 여러분들도 KBS를 계속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시고 비판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집회에는 김연국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 위원장도 참석했다. 김연국 위원장은 "오늘하루만큼은 다 잊고 즐기라"면서도 "내일부터는 고통의 시간이 시작될 것"이라며 KBS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김 위원장은 "내일부터 훨씬 더 중요하고 어려운 싸움이 여러분에게 펼쳐질 것이다. 그건 바로 스스로와의 싸움"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 품으로 돌아간다고 선언했고 그렇다면 10년 전의 방송과는 정말 다른 방송을 내놓아야 한다"며 "진짜 싸움의 대열로 들어선 걸 축하드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BS 새노조 조합원이 고대영 사장 해임 가결 소식을 듣고 감격해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

KBS 새노조 조합원이 고대영 사장 해임 가결 소식을 듣고 감격해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 KBS 새노조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역시 "내일부터 떨어진 신뢰도와 시청률 그리고 내부 적폐 청산이라는 어려운 일이 기다리고 있다"면서 "밖에서의 싸움보다 어려울지 모르지만 여러분은 해내리라 본다"며 격려했다.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KBS 구성원들을 격려하면서 "이제부터 MBC와 선의의 경쟁을 하자"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141일에 걸친 총파업 승리를 선언한 KBS 새노조 조합원들은 이틀 뒤인 24일 오전 9시부터 업무에 정상적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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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크고 엄청난 정세변화 일으킬 남북관계개선 급진전

[개벽예감283] 더 크고 엄청난 정세변화 일으킬 남북관계개선 급진전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8/01/22 [15:15]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조미핵대결종식으로 급진전되기 시작한 남북관계개선

2. 미국에서 해괴한 소문들이 떠돌고 있다

3. 모호화 어법 뒤에 숨겨진 비밀 

4. 쌘프랜시스코 3자비밀회담, 그건 허사다

 

 

1. 조미핵대결종식으로 급진전되기 시작한 남북관계개선

 

지금 세계의 시선은 급격한 정세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한반도로 집중되고 있다. 그 정세변화는 두말할 나위 없이 남북관계개선의 급진전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1일 아침에 신년사를 발표하기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남북관계개선이 마치 경이로운 기적처럼 우리의 눈앞에 극적인 장면들을 하나씩 펼쳐가고 있는 중이다.

 

남과 북이 우리 민족끼리 힘과 슬기를 합쳐 밀고 나가는 남북관계개선은 다음 달에 열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아로새긴 멋진 서막을 올리게 된다. 지금 남과 북이 우리 민족끼리 협력하여 준비하고 있는 평창동계올림픽은, 우리 민족이 살고 있는 신성한 강토를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로 불태우겠다는 극악무도한 폭언을 토해낸 미치광이의 핵공갈을 물리치고 기어이 평화를 실현하려는 우리 민족의 장한 기상을 세계에 떨칠 사상 최고의 평화축전으로 펼쳐질 것이다. 

 

▲ <사진 1> 이 사진은 2018년 1월 9일 판문점 남측 구역에 있는 평화의 집에서 남북고위급 회담이 개최되었을 때 남과 북의 대표단 단장들이 서로 손을 맞잡은 장면이다. 남측 대표단 단장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고, 북측 대표단 단장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1일 아침에 신년사를 발표하기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남북관계개선이 마치 경이로운 기적처럼 우리의 눈앞에 극적인 장면들을 하나씩 펼쳐가고 있는 중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런 급격한 정세변화는 무엇을 말해주는가? 반만년 민족사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조국분단으로 무려 70년 동안 갈라져 살아왔지만, 우리 민족끼리 뜻이 통하고 힘과 슬기를 합치면 아주 짧은 시간에 분단체제를 허물어버리고 위대한 통일국가를 건설할 엄청난 저력이 우리 민족에게 잠재되어 있다는 것, 바로 그것을 실증한 것이다. 70년 분단체제 밑에 짓눌렸던 민족의 저력이 굴종과 적폐의 거죽을 찢고 솟구쳐 올라 삼천리강산을 뒤덮으며 용용히 흐르기 시작하였다.

 

남북관계 개선은 남과 북 중에서 어느 한 쪽이 홀로 추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민족끼리 뜻이 통하여 힘과 슬기를 서로 합칠 때, 바로 그럴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빛나는 혁신이며, 눈부신 도약이며, 가슴 벅찬 승리이다. 그리하여 남북관계 개선은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된 오늘의 정세변화 속에서 남과 북이 미국의 한반도 핵전쟁위협을 배격하고 평화적 환경을 조성하려는 대전환의 출발점에 나서는 것이며, 분단체제를 혁파하고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하는 새로운 국면을 열어놓는 것이다. 남과 북이 힘과 슬기를 합친 민족주체역량으로 관계를 개선하는데, 어찌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있으랴!  

남북관계 개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 6.15공동선언이 발표된 때부터 2007년 10.4선언이 발표된 때까지 8년 동안 남북관계 개선이 실현되었다. 그런데 올해 실현되기 시작한 남북관계개선은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실현되었던 남북관계개선과 매우 다르다. 어떻게 다른가?

 

(1)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기간에는 조미핵대결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었으므로, 그 기간에 실현된 남북관계개선은 조미핵대결의 ‘금지선’을 넘어설 수 없었다. 다시 말하면, 조미핵대결이 남북관계개선의 속도, 방향, 범위를 내리누르는 억제요인으로 되었던 것이다. 조선과 미국이 핵대결을 벌이고 있었으므로, 남과 북은 관계개선 초기단계에는 들어섰으나 완성단계에로 더 멀리 나아가지는 못하였다. 조미핵대결이 종식되는 정세의 질적 변화가 일어나야 남북관계개선이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하는 길을 열어놓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2018년 1월 1일부터 시작된 남북관계개선은 조미핵대결이 종식된 정세의 질적 변화 속에서, 그 질적 변화를 추동요인으로 하여 실현되기 시작한 새로운 차원의 남북관계개선이다. 만일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지 않았더라면, 남북관계도 개선될 수 없었을 것이다. 조미핵대결종식과 남북관계개선의 상관관계를 정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 <사진 2> 이 사진은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7년 10월 4일 평양에서 '남북관계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서명한 뒤 백화원 영빈관에서 마련된 환송오찬에 참석한 장면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오찬원탁 중앙에 앉은 뒤에 노무현 대통령에게 2000년 6월에 그 곳을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도 바로 그 자리에 앉으셨다고 말했다. 두 분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어렸다. 김영일 총리는 환송오찬 축하발언에서 "오늘 선언은 온 겨레에게 새로운 힘과 신심을 안겨주고 있다. 북남수뇌상봉은 우리 민족끼리 뜻과 힘을 합치면 못해낼 일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었다"고 말했고,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뒤이은 축하발언에서 "남북 정상께서는 만남 자체의 의미를 넘어서 민족의 장래에 하나같이 소중하고 뜻깊은 합의를 이뤄내셨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뒤 또 다시 급진전되기 시작한 남북관계개선은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된 정세의 질적 변화를 추종요인으로 하여 실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이루어졌던 남북관계개선과 다르다.     ©자주시보,한호석소장

 

(2) 2000년부터 2007년까지 8년 동안 남북관계개선에서 이룩된 귀중한 성과들은 대북적대정책을 또 다시 들고 나와 휘둘렀던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도발망동에 의해 혹심하게 파손되었고, 남과 북은 이전의 적대관계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연속 자행한 대북도발이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에 붙어 돌아간 종속변수였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한미동맹’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군사분계선 이남지역을 지배하는 한, 그런 대북도발은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에 붙어돌아가는 종속변수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그러므로 지금 대북적대정책을 완화하기 시작한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민족의 염원과 정세발전의 요구에 맞게 대북관계개선을 전면적으로 추진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미국이 대조선적대정책을 완화하는가 아니면 완화하지 않는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만일 미국이 대조선적대정책을 끝내 완화하지 않으면, 문재인 정부는 대북관계개선을 추진하다가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에 끌려다니게 될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이 대조선적대정책을 완화할 것인가 아니면 완화하지 않을 것인가 하는 것이 남북관계개선의 진전여부를 전망하는 데서 매우 중요한 문제로 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 미국에서 해괴한 소문들이 떠돌고 있다

 

1953년 7월 27일 6.25전쟁이 정전된 이후 오늘까지 65년 동안 미국 역대 행정부들은 조선을 고립, 압살해보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왔다. 65년 동안 지속되어온 그런 대조선적대정책이 트럼프 행정부에게로 계승되었으므로, 트럼프 행정부가 대조선적대정책을 자발적으로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 없이 명백하다. 

 

그러나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은 영구불변한 것이 아니므로, 그들이 대조선적대정책을 완화하는 경우를 예상할 수 있다. 예상되는 완화계기는 하나뿐이다. 조선과 미국이 격돌한 대결에서 조선이 승리하여 미국에게 대조선적대정책을 포기하라고 강제하고, 미국은 조선의 그런 강압적 요구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 다시 말해서 조미적대관계에서 질적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 미국은 대조선적대정책을 완화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조미적대관계에서 질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미국은 대조선적대정책을 완화하지 않을 것이고, 그들이 대조선적대정책을 완화하지 않으면, 지금 급진전되기 시작한 남북관계개선도 평창동계올림픽대회 기간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놀랍게도, 70여 년 지속되어오는 조미적대관계에서 승자와 패자를 결정지은 정세의 질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이 변화는 70년 조미적대관계에서 처음으로 일어난 엄청난 변화다. 그래서 그것을 질적 변화라고 불러야 한다. 최근 <자주시보>에 실린 내 글들에서 반복적으로 서술해오고 있는,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25년 만에 대단원의 막을 내린 조미핵대결종식, 바로 이 사변이 70년 조미적대관계에서 사상 처음으로 일어난 질적 변화다. 하지만 미국 언론매체들이 교묘하게도 보도형식을 빌어 퍼뜨리고 있는, 조미핵대결에 관한 헛소문들을 순진하게 믿는 사람들은 그런 엄청난 사변, 정세의 질적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아직 알지 못하고 있다. 

 

▲ <사진 3> 위의 두 사진들은 2013년 3월 29일 0시 30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고사령부 작전실에서 긴급작전회의를 소집하였을 때, 작전실에 게시되었던 '전략군 미 본토 타격계획'이라는 제목의 핵타격계획도를 재구성한 것이다. 그날 심야작전회의는 미국이 B-2 스텔스전략핵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켜 조선에 대한 핵위협을 감행한 것으로 하여 긴급히 소집되었다. 당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날 긴급작전회의에서 "명령만 내리면 첫 타격으로 모든 것을 날려보내고 씨도 없이 재가루로 불태워버리라고 단호히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위의 핵타격계획도가 말해주는 것처럼, 조선은 이미 2013년 이전에 미국 본토 전역을 핵타격사정권 안에 두고 있었다. 그러므로 조선이 2017년 말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것은 미국 본토 전역을 핵타격사정권 안에 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자주시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하여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는데도, 조선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정상각으로 발사하지 않았으므로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조미핵대결이 종식되지 않았다느니, 또는 조선의 전략핵시설 몇 개소를 파괴하는 이른바 ‘코피공격(bloody nose attack)’을 감행하여 조선을 굴복시키려는 기습타격전이 백악관에서 검토되고 있다느니 하는 해괴한 소문들이 미국에서 떠돌고 있다. 미국 언론매체들이 퍼뜨리는 그런 헛소문들은 한국 언론보도에도 버젓이 실리고 있고, 그런 보도 아닌 보도에 속아 넘어간 사람들은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다. 

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남북관계개선의 진전여부를 전망하는 데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문제이므로, 요즈음 미국 언론매체들이 퍼뜨리는 조미핵대결종식에 관한 헛소문들이 얼마나 황당한 거짓말인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1) 조선의 완성된 대륙간탄도미사일능력을 깎아내리려는 미국의 일부 미사일전문가들은 화성-15형이 정상각으로 발사되지 않고 최대 고각으로 발사된 것이 마치 어떤 기술공학적 한계를 넘어서지 못해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그런 주장이야말로 허튼 소리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정상각으로 발사하는 것보다 최대 고각으로 발사하는 것이 로켓기술공학적으로 더 어렵다. 조선이 화성-15형의 사거리를 크게 줄여 정상각으로 발사하면, 일본 열도를 넘어 북태평양 상공으로 날아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조선은 재돌입체의 돌진낙하비행상황을 관측하지 못하고 미국만 그 상황을 관측하게 될 것이다. 미국이 화성-15형 재돌입체의 돌진낙하비행상황을 단독으로 관측한 경우, 그 재돌입체가 돌진낙하하다가 대기마찰로 타버렸다고 허위선전을 해도 조선은 반박하기 힘들게 될 것이다. 그런 까닭에, 조선은 조선에서 관측할 수 있는 동해 수역에 재돌입체를 떨어뜨리기 위해 화성-15형을 최대 고각으로 쏘아올렸던 것이다. 

 

그런 논거 이외에 더 있다. 조선은 2016년 3월 14일에 진행되었던 대륙간탄도미사일 재돌입체성능을 판정하는 대기권 재돌입환경 모의시험에서 합격한 재돌입체를 화성-12형에 장착하고 2017년 5월 14일 동해 상공으로 고각발사하였고, 2017년 8월 29일과 9월 15일에는 각각 북태평양 상공으로도 발사하였다. 또한 조선은 화성-12형에 장착하였던 재돌입체를 화성-14형에도 장착하고 2017년 7월 4일과 7월 28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고각발사하였다. 이처럼 조선은 재돌입환경모의시험을 통과한 재돌입체를 화성-12형에 장착하여 세 차례 시험발사한 뒤에 화성-14형에도 장착하고 두 차례 더 시험발사한 것이다. 물론 조선은 그 다섯 차례 시험발사에서 모두 성공하였다. 

 

특히 2017년 7월 29일 조선이 고각으로 쏘아올린 화성-14형은 정점고도 3,724.9km까지 올라갔다가 동해 수역에 탄착했는데, 거기에 장착된 재돌입체가 돌진낙하비행 최종구간에서 대기마찰로 타버리지 않고 정상적으로 탄착하였다는 사실은 일본 <NHK> 홋까이도 지부에 설치된 기상관측카메라가 촬영한 기상관측동영상에서 실증된 바 있다. 이에 관해서는 <자주시보> 2017년 8월 7일에 실린 나의 글 ‘마하스템 예고한 7월 29일 오전 0시 28분’에서 자세히 서술하였다. 

 

▲ <사진 4> 이 사진은 2017년 7월 29일 일본 홋까이도 지부의 기상관측카메라가 촬영한 동영상 중에서 화성-14형 재돌입체의 섬광이 마지막 순간에 위아래로 갈라지면서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순간장면을 확대한 것이다. 이 사진에 나타난 위쪽 섬광체의 크기는 아래쪽 섬광체에 비해 작고 섬광의 밝기도 낮다. 이것은 재돌입체에 들어있는 핵탄두폭발조종장치가 모의열핵탄두를 기폭하는 순간, 모의열핵탄두는 폭발되고, 핵탄두폭발조종장치는 파열되면서 서로 떨어져나간 장면이다. 수직으로 낙하하는 재돌입체에서 파열잔해들이 튀어나왔으므로 마치 섬광이 위아래로 갈라지는 것처럼 보이는 특이한 소멸현상이 나타났다. 만일 재돌입체가 정상적으로 탄착되지 않았다면 섬광체는 위아래로 갈라지지 않은 채 소멸되었을 것이다. 조선은 다섯 차례 검증을 거치면서 대기권재돌입판정기준에 합격한 재돌입체를 2017년 11월 29일에 마지막으로 화성-15형에 장착하고 최대고각으로 쏘아올렸다. 조선의 국가핵무력은 그렇게 완성되었고, 조미핵대결은 그렇게 조선의 승리로 25년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이다.     ©자주시보,한호석소장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사실들은 조선이 만든 재돌입체가 적어도 다섯 차례 검증을 거치면서 대기권재돌입판정기준에 합격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리하여 조선은 다섯 차례 검증에서 대기권재돌입판정기준에 합격한 재돌입체를 한층 더 발전시킨 각개발사식 재돌입체(MIRVs)를 화성-15형에 장착하고 최대 고각으로 쏘아올렸던 것이다. 2017년 11월 29일 조선은 화성-15형에 장착된 각개발사식 재돌입체 모의탄두들이 “조선동해 공해상의 설정된 수역에 정확히 탄착되였다”고 발표하였는데, 여기서 ‘정확히 탄착되었다’는 말은 예정된 탄착구역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뜻이며, 동시에 돌진낙하비행 최종구간에서 대기마찰로 타버리지 않고 정상적으로 탄착하였다는 뜻이다. 이에 관해서는 2017년 12월 4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동해의 밤하늘에 나타난 붉은 섬광체 3개’에서 자세히 서술하였다.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능력을 그처럼 고도화하여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실증되었는데도 미국의 몇몇 분별없는 미사일전문가들은 그 엄연한 사실을 부정하면서 조선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정상각으로 발사하지 않았으므로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헛소리를 늘어놓았던 것이다. 

 

(2) 조선의 전략핵시설 몇 개소를 파괴하는 이른바 ‘코피공격’을 감행하여 조선을 굴복시키려는 기습타격전이 백악관에서 검토되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헛소문은 원래 영국의 언론매체 <텔리그라프(Telegraph)>가 2017년 12월 20일에 처음 퍼뜨린 것인데,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코피공격검토설’을 언론에 흘려준 사람은 허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다. 

 

2017년 12월 상순 중국 베이징에서 조선과 미국이 반관반민 비공개접촉을 진행한 직후인 12일 12일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국무장관이 토론회 연설에서 조선에게 조건 없는 양자회담을 전격 제의하였을 때,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틸러슨 국무장관의 조건 없는 양자회담제의를 극력 반대하면서 이른바 ‘코피공격작전’이 백악관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처럼 헛소문을 조작하여 언론에 흘려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텔리그라프>가 기사화한 이후 잠잠해지는가 싶었던 그 헛소문은 2018년 1월 9일 미국 언론매체 <월스트릿저널>과 <비지니스 인싸이더>에서 서로 약속이나 한 것처럼 각각 고개를 다시 쳐들었다. 그 두 언론매체들은 최근 백악관에서 조선의 전략핵시설들에 대한 ‘코피공격작전’이 검토되고 있다는 헛소문을 다시 실었고, 한국 언론매체들은 그 헛소문을 분별없이 퍼날랐다. 

 

▲ <사진 5> 이 사진은 미국 텔레비전방송이 이른바 '코피공격작전'에 관한 보도를 내보내는 화면이다. '코피공격작전'이라는 것은 미국이 조선의 전략핵시설 몇 개소를 공습으로 파괴하는 기습타격전을 뜻한다. 2017년 12월 상순 중국 베이징에서 조선과 미국이 반관반민 비공개접촉을 진행한 직후인 12월 12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토론회 연설 중에 조선에게 조건 없는 양자회담을 전격 제의하였을 때, 허벗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틸러슨 국무장관의 조건 없는 양자회담제의를 극력 반대하면서 '코피공격작전'이 백악관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처럼 헛소문을 조작하여 언론에 흘려주었다. '코피공격작전'이 백악관에서 검토되고 있다는 헛소문은 1994년 6월 클린턴 행정부가 조선의 녕변핵시설을 외과수술식 기습폭격으로 파괴하려고 하였다는 헛소문을 23년 만에 또 다시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     ©자주시보,한호석소장

  

그러나 그 헛소문은 1994년 6월 클린턴 행정부가 조선의 영변핵시설을 ‘외과수술식 기습폭격’으로 파괴하려고 하였다는 헛소문을 23년 만에 또 다시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 2017년 4월 12일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가 추적, 보도한 바에 따르면, 1994년 6월 클린턴 행정부가 조선의 영변핵시설을 ‘외과수술식 기습폭격’으로 파괴하려고 하였다는 것도 사실은 헛소문이었다고 한다. 조미회담을 반대한 극우파 관리들이 조선에게 겁을 주려는 망상에 빠져 조작한 헛소문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미회담을 반대하는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조선의 전략핵시설을 기습폭격으로 파괴하는 ‘코피공격작전’이 백악관에서 검토되고 있다는 헛소문을 또 다시 조작하여 언론에 흘려주었으니 ‘제 버릇 개에게 주지 못한다’는 속담에 어울리는 짓이다.  

 

그러나 이름을 밝히지 않는 미국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한 <워싱턴 이그재미너> 2018년 1월 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코피공격작전’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 펜타곤이 무관심한 군사작전을 백악관이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야말로 앞뒤가 맞지 않는 헛소리다.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핵강국의 전략핵시설을 기습폭격으로 파괴하려고 한다는 헛소리는 러시아가 미국의 전략핵시설을 기습폭격으로 파괴하려고 한다는 헛소리만큼이나 황당무계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1월 1일 신년사에서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하면서 “미국은 결코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합니다”고 언명한 바 있다.  

 

3. 모호화 어법 뒤에 숨겨진 비밀 

 

위에 서술한 두 가지 헛소문은 미국 언론매체들 속에서 잠시 떠돌다 사라지는 것이지만, 그런 헛소문과 달리 남북관계개선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게 아니냐 하고 우려할 만한 사건이 실제로 있었다. 2018년 1월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확장억제전략협의회(EDSCG) 제2차 회의가 진행된 것이다. 이 회의에는 양측에서 외교 및 국방부문의 차관급 관리들이 각각 참석하였다. 한국 국방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그 차관급 회의에서 남북관계개선에 대해 협의하였고, 한미공조체제를 유지하기로 하였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지속되는 한, 미 전략자산의 한국 및 주변지역에 대한 순환배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한다.    

 

이 보도내용을 읽으면, 미국은 올해에도 지난해처럼 항모타격단과 전략폭격기편대를 한반도에 수시로 출동시키면서 군사적 긴장을 여전히 고조시킬 것이고, 그렇게 되면 최근 급진전되기 시작한 남북관계 개선이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이후에 중지되는 게 아니냐 하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그런 전망은 좀 성급한 것이다. 왜냐하면,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이후 미국이 항모타격단과 전략폭격기편대를 한반도에 또 다시 출동시키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는 차관급 관리들이 결정할 수 있는 단순한 군사문제가 아니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심중히 결정해야 하는 국가안보문제이기 때문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그 문제를 어떻게 결정하게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으나, 지난 며칠 사이에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과 그의 핵심참모들이 줄줄이 꺼내놓은 아래와 같은 연속발언들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월 11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진행된 <월스트릿저널> 기자들과 대담하는 중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하였는가 하고 묻는 질문이 나왔을 때 “그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질문을 비껴갔다. 

그로부터 닷새가 지난 2018년 1월 16일 틸러슨 국무장관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최된 외무장관 다자회의 직후 캐나다 외무장관과 함께 진행한 공동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하였는가 하고 묻는 취재기자의 질문이 나왔을 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화여부를 확인해주는 것이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직답을 피했다. 

이튿날인 2018년 1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통신> 기자들과 대담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의사소통을 한 적이 있었는가 하고 묻는 질문이 나왔을 때, 그 문제에 대한 언급을 피하였다. 

 

▲ <사진 6> 이 사진은 2018년 1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통신> 기자들과 대담하는 장면이다. 그는 대담 중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의사소통을 한 적이 있었는가 하고 물은 질문이 나왔을 때, 그 문제에 대한 언급을 피하였다. 그 자리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핵심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하였는가를 묻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직답을 피하면서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였다.     ©자주시보,한호석소장

 

같은 날, 존 켈리(John F. Kelly) 백악관 비서실장은 미국 텔레비전방송 <팍스 뉴스>와 진행한 대담 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하였는가 하고 묻는 질문이 나왔을 때, “(조선과 미국 사이에) 열려있는 통로들이 있지만 (그 질문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위에 열거한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핵심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하였는가를 묻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직답을 피하면서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였다. 왜 그렇게 하였을까? 

실재하는 사실을 시인하기 힘든 정황이 조성되었을 때, 시인도 하지 않고 부인도 하지 않는 모호화(glomarization) 어법이 사용되는 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하였는가 하는 민감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핵심참모들이 시인도 하지 않고 부인도 하지 않는 모호화 어법을 사용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대화를 제의하였으나 그에 대한 응답을 아직 받지 못하였음을 강하게 암시하는 행동으로 보인다.

  

이 민감한 문제와 관련하여 좀 더 구체적인 발언을 꺼내놓은 사람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다. 그는 2018년 1월 17일 <팍스 뉴스>와 진행한 대담 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하였는가 하는 질문이 나왔을 때, “여러 사람들이 도와주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외국지도자들과 통화한다”고 답변하였다. 얼핏 동문서답처럼 들리는 이 답변 속에 궁금증을 풀어줄 실마리가 있다. 켈리 비서실장의 그 답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직접 대화를 제의한 것이 아니라 제3자의 도움을 받아, 다시 말해서 제3국 국가지도자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간접적으로 대화를 제의하였음을 강하게 암시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은밀한 부탁을 받고 그의 대화의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한 제3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이 문제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논할 필요가 있다.

 

패자가 승자에게 먼저 대화를 요청하는 것은 국제관례다. 조미핵대결에서 패한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핵대결을 승리로 이끈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먼저 대화를 제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의 대화제의를 비밀로 감추고 있다는 것만 보더라도,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종식되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제의한 대화의 형식은 정상회담이다. 2018년 1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통신> 기자들과 대담하는 중에 “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마주 앉을 것인데, 마주 앉아 문제를 해결하게 될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같은 날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도 <팍스 뉴스>와 진행한 대담에서 “이제 현 시점에서 남은 길은 없다. 우리는 이 사람(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칭함-옮긴이)을 상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그가 조미정상회담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낸 발언이었다. 

 

▲ <사진 7> 이 사진은 2018년 1월 17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팍스 뉴스>의 '스페셜 리포트'라는 제목의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대담자 브렛 베이어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다. 켈리 비서실장은 그 대담에서 지금 미국에게 남아있는 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협상하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조미정상회담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낸 발언이었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제의에 대한 응답을 주지 않았다.     ©자주시보,한호석소장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제의에 응답을 주지 않았다. 왜 응답을 주지 않았을까? 첫째는, 정상회담을 제의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원한다면, 국제관례에 따라 특사를 평양에 보내 정식으로 제의할 것이지, 제3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비공식적으로 제의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퇴짜를 받을 어설픈 행동이었다. 둘째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사를 평양에 보내 정식으로 정상회담을 제의한대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 제의를 받아줄지 의문이다. 왜냐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9월 21일 자신의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제 할 소리만 하는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비난한 사람, 조선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미국과 전 세계에서도 비난과 지탄과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해버린 사람과 마주 앉아 의미 있는 정상회담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마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제의를 무시해버리고, 조미고위급회담을 구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4. 쌘프랜씨스코 3자비밀회담, 그건 허사다

 

2018년 1월 17일 한국의 주요언론매체들은 중요한 사실을 보도하였다. 2018년 1월 13일 미국 쌘프랜씨스코에서 한미일 3자안보수장회담이 은밀히 진행되었다는 보도였다. 그 비밀회담이 진행된 날로부터 나흘 지난 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청와대 관계자는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야찌 쇼따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보보장국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3자회담을 비공개로 진행하였다는 사실을 밝혔다. 쌘프란씨스코 3자회담은 그것이 은밀히 진행된 비밀회담이었다는 점에서 음모의 냄새를 짙게 풍긴다. 그들은 비밀회담에서 어떤 음모를 꾸민 것인가?

 

일본 <NHK> 2018년 1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이 비핵화협상에 나오도록 최대 압력을 가하는 미국의 기존 방침을 쌘프란씨스코 3자회담에서 재확인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 보도기사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3자회담에 참석하였다는 사실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에는 2자회담으로 잘못 알려졌었다. 

조선이 비핵화협상에 나오도록 최대 압력을 가하는 미국의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 비밀회담에 정의용 실장이 참석한 것은, 최근 급진전되기 시작한 남북관계개선에 대처하는 문제도 당연히 그 비밀회담에서 논의되었음을 말해준다. 누구나 직감적으로 알 수 있는 것처럼, 미국-일본-한국이 3자합동으로 조선에게 최대 압력을 가하는 문제와 남과 북이 우리 민족끼리 관계개선을 추진하는 문제는 상극 중의 상극이다. 조선에게 최대 압력을 가하는 것과 남과 북이 관계개선을 추진하는 것은 양립될 수 없다.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진 것처럼,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조미회담과 남북관계개선을 반대하는 극우관료집단의 우두머리다. 그런 흉심을 품은 극우관료가 3자비밀회담을 긴급히 소집하여 조미회담과 남북관계개선을 가로막으려는 음모를 꾸민 것이 분명해 보인다. 

 

▲ <사진 8> 이 사진은 조선에서 전승절 60주년을 맞은 2013년 7월 27일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푸에블로호 앞에서 조선인민군 및 로농적위군 명예위병대를 사열하며 입장하는 장면이다. 2018년 1월 23일은 미국 첩보함 푸에블로호가 조선인민군에게 나포된지 50년이 되는 날이다. 미국은 건국 이래 처음으로 적국에게 자국 군함을 나포당하는 치욕을 겪었으며, 사죄문을 조선에게 바치고서야 7개월 동안 붙잡혀 있었던 전쟁포로 82명을 송환받는 치욕을 겪었다. 50년 전 조선에는 핵무기가 1발도 없었고, 미국에는 핵무기가 수 천 발이나 있었지만, 미국은 조선에게 무릎을 꿇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조선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핵공격력을 갖추고 있다. 핵무기가 1발도 없었던 조선에게 무릎을 꿇었던 미국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조선을 무슨 수로 당하겠는가. 미국이 조선에게 그 무슨 최대 압력을 가하는 것이야말로 푸에블로호의 치욕을 망각한 것이며, 치욕과 비교할 수 없는 파멸을 자초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자주시보,한호석소장

 

2018년 1월 23일은 미국 첩보함 푸에블로호(USS Pueblo)가 조선인민군에게 나포된 지 50년이 되는 날이다. 미국은 건국 이래 처음으로 적국에게 자국 군함을 나포당하는 치욕을 겪었으며, “미국 함선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령해에 침입하여 조선민주주의공화국을 반대하는 엄중한 정탐행위를 한데 대하여 전적인 책임을 지고 이에 엄숙히 사죄”한다고 명기한 사죄문을 조선에게 바치고서야 7개월 동안 붙잡혀 있었던 전쟁포로 82명을 송환받는 치욕을 겪었다. 50년 전 조선에는 핵무기가 1발도 없었고, 미국에는 핵무기가 수 천 발이나 있었지만, 미국은 조선에게 무릎을 꿇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조선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핵공격력을 갖추고 있다. 핵무기가 1발도 없었던 조선에게 무릎을 꿇었던 미국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조선을 무슨 수로 당하겠는가. 미국이 조선에게 그 무슨 최대 압력을 가하는 것이야말로 푸에블로호의 치욕을 망각한 것이고, 치욕과 비교할 수 없는 파멸을 자초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2018년 1월 17일 틸러슨 국무장관은 스탠포드대학교에서 진행된 간담회에 콘돌리자 라이스(Condoleezza Rice) 전 국무장관과 함께 참석하여 발언하는 중에 “미국과 북조선이 협상탁에 나서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조미협상이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말한 비핵화협상을 뜻하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조미핵대결에서 자기들이 패했는데도 조선의 비핵화를 협상목표로 내건 기존 방침에 미련을 두고 있다. 그들이 조선을 비핵화하겠다는 참으로 미련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한, 조선이 그들의 회담제의를 받아줄리 만무하다. 

 

미국은 조미핵대결에서 패하였으면서도 자기들이 최대 압력을 가하면 조선을 비핵화할 수 있으리라는 환상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환상에 사로잡힌 사람은 자신의 오류, 실패, 좌절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비합리적이고, 비현실적인 억설과 궤변을 늘어놓는 법인데, 지금 조선을 대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모습이 꼭 그런 꼴이다. 이것이야말로 미국이 조선에게 회담제의를 계속해도 조선으로부터 ‘개무시’를 당하고 있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된다. 

 

▲ <사진 9> 이 사진은 2000년 9월 15일 남북선수단이 오스트레일리아 씨드니에서 열린 여름철올림픽대회 개막식에 단일기를 휘날리며 공동으로 입장하는 감동적인 장면이다. 지금 남과 북이 우리 민족끼리 협력하여 준비하고 있는 평창동계올림픽은, 신성한 삼천리 강토를 '화염과 분노'로 불태우겠다는 극악한 폭언을 토해낸 미치광이의 핵공갈을 물리치고 기어이 평화를 실현하려는 우리 민족의 장한 기상을 세계에 떨칠 사상 최고의 평화축전으로 펼쳐질 것이다. 남과 북이 민족의 통일염원을 담은 단일기를 휘날리게 될 '평화올림픽'이 성사되면,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 민족의 전폭적인 성원을 받으며, 그리고 제국주의전쟁위험을 배격하는 전 세계 평화애호인민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우리 민족끼리 추진하는 남북관계개선은 더욱 급물살을 타고 진전될 것이다.     ©자주시보,한호석소장

 

미국이 모르는 것은, 그들이 제아무리 반대하고 가로막아도 한반도 정세는 그들이 바라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 까닭에 미국은 쌘프랜씨스코 3자비밀회담에서 남북관계개선을 가로막으려는 음모를 꾸몄지만, 그건 허사다. 남과 북이 민족의 통일염원을 담은 단일기를 휘날리게 될 ‘평화올림픽’이 성사되면,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 민족의 전폭적인 성원을 받으며, 그리고 제국주의전쟁위험을 배격하는 전 세계 평화애호인민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우리 민족끼리 추진하는 남북관계개선은 더욱 급물살을 타고 진전될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70년 전인 1948년 4월 19일부터 30일까지 평양 모란봉극장에서는 “우리 조국이 일제 통치에서 해방된 후 처음 한 자리에 모인” 남북 정당사회단체 연석회의가 진행되었다. 한반도 전역의 56개 정당 및 사회단체를 대표하여 그 역사적인 정치회합에 참석한 민족대표 695명은 ‘전 조선동포에게 격함’이라는 제목의 격문에서 “우리 조국강토에서 외국군대를 철거하고 어떠한 외국의 간섭도 없이 우리 민족끼리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라”고 외치면서 “우리 민족의 통일과 독립과 자유를 위하여 싸우는 백절불굴의 민족적 진취기상 만세!”를 불렀다. 70년 전 백절불굴의 민족적 기상을 안고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투쟁하였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절절한 외침. 그 외침은 70년 세월의 간극을 뛰어넘어 오늘도 삼천리 강산을 쿵쿵 울리며 우리 민족을 이끌어주고 있지 아니한가! 우리 민족끼리 화해하고 협력하고 단합하여 난관과 방해를 뚫고 통일의 길로 가라고, 어서 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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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저격수가 된 최측근들

[김종철 칼럼] ‘배신’이 아니라 촛불혁명의 당연한 귀결이다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cckim999@naver.com  2018년 01월 22일 월요일
지난 17일 김백준 청와대 전 총무기획관과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거액의 특수활동비(특활비)를 받은 혐의로 구속되자 이명박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음이 분명하다. 특히 김백준 전 기획관이 오랜 기간 그의 ‘집사’ 노릇을 했다고 널리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바로 그날 오후 즉각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최근 역사 뒤집기와 보복 정치로 대한민국의 근간이 흔들리는 데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며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보수를 궤멸시키고 또한 이를 위한 정치 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명박은 이런 말도 덧붙였다. “지금 수사를 받고 있는 우리 정부의 공직자들은 모두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1월20일자 한국일보 1면에 대서특필 된 김희중 (이명박 정부 청와대 제1부속실장) 단독인터뷰 기사는 초대형 수소폭탄이나 다름없었다. 기사 제목은 ‘특활비 모든 진실 알고 있는 분은 MB뿐’이었다. 김희중은 이명박이 초선 국회의원이던 1997년에 6급 비서관으로 채용된 뒤 대통령 재임 시절을 포함해 15년 동안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그의 ‘분신’이자 ‘성골집사’ 또는 ‘걸어 다니는 일정표’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박근혜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던 안봉근, 이재만, 정호성처럼 비선에서 권력을 휘두르지는 않았지만 다스부터 국정원 특활비, 이명박 정부의 블랙리스트, 국정원 등 정부기관의 ‘댓글 사건’에 이르기까지 전모를 샅샅이 파악할 수 있는 자리에서 일하고 있었다.  

 

▲ 2012년 7월24일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 2012년 7월24일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김희중은 한국일보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국정원 특활비 이명박 청와대 상납 수사’에 관해 검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으면서 청와대 근무 당시 국정원 직원으로부터 10만 달러를 건네받아 당시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를 수행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 행정관에게 전달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1억8천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뒤 대법원에서 징역 1년3개월의 실형이 확정되어 복역했다. 그러나 김희중은 그 돈을 사적으로 쓰지 않고 보관하고 있었는데도 이명박 임기 말의 사면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그의 아내는 남편이 만기 출소하기 직전에 생활고를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김희중은 국정원 특활비에 관한 진실을 검찰에서 밝힌 것이 “(이명박에 대한) 배신감이나 복수심 때문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더 이상 잘못된 모습을 보일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돈 쓰면 안된다고 충언하지 못한 죄가 크다”며 이명박을 향해 준엄하게 경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의 시선이 얼마나 높아졌느냐”, “더 이상 국민들이 용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 전 대통령께서도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이명박을 ‘절대 군주처럼 모시던’ 최측근들 가운데 이명박 저격수로 변해버린 이는 김희중 한 사람 만이 아니다. 최근 김주성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은 검찰 조사에서, 김백준에게 첫 번째 특활비 2억 원을 전달한 뒤 이명박을 독대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했지만 2년 뒤에 다시 2억 원 상납을 요구받았다고 진술했다. 류우익 청와대 대통령실장도 대통령과 김주성의 청와대 집무실 만남을 조율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인정했다. 2007년 검찰 수사와 이듬해 특검 수사에서 다스는 이명박과 관계가 없다고 진술했던 김성우(다스 전 사장)는 최근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11년 전 검찰, 10년 전 특검에서 한 진술은 거짓이었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쓰면서 다스의 전신인 대부기공을 설립할 때 이명박에게 보고하고 지시도 받았다고 밝혔다.

 

▲ 1월17일 오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과 관련된 검찰의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 1월17일 오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과 관련된 검찰의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김백준과 김진모가 구속되던 날만 해도 급히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를 향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며 노골적으로 ‘선전포고’를 한 바 있는 이명박은 ‘측근들 중의 최측근’ 김희중이 국정원 특활비 상납에 관해 구체적인 사실을 언론에 폭로했는데도 단 한 마디 반박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1990년대 중반에 뜨거운 인기를 누리던 TV 드라마 ‘모래시계’의 마지막 대목에서 주인공 최민수가 친구 우석에게 건네던 물음이 떠오른다. “나 지금 떨고 있니?”
 

이명박의 최측근들이 과거의 ‘지존’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실탄을 퍼부어 대는 것은 뒤늦게 되살아난 정의감의 발로라고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 단적으로 말하면 촛불혁명이 빚어낸 당연한 귀결이다. 다음과 같은 가정을 해보면 왜 그런지가 저절로 드러나리라고 본다. 만약 박근혜가 지난해 3월 헌재에서 파면당하지 않았다면, 그는 4년 동안 저지른 온갖 국정농단과 헌정 파괴 행위, 부정과 비리에 대해 퇴임 뒤에 사법처리를 당하지 않으려고 19대 대선에서 필사적으로 부정을 획책했을 개연성이 크다. 마치 이명박이 18대 대선에서 그를 위해 그렇게 했듯이. 그러나 박근혜가 대통령직에서 쫓겨난 뒤 집권세력 내부에는 권력의 진공 상태가 빚어져 아무도 대선 부정을 저지를 수가 없었을 것이다. 23차에 걸친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 1700만여명이 일구어낸 촛불혁명이 두려워서라도 누가 감히 그런 짓을 저지를 수 있었겠는가? 촛불혁명에 힘입어 정권교체가 되지 않았다면, 이명박은 극우보수정권의 비호 아래 호사스런 생활을 계속 자유롭게 누릴 수 있게 되었으리라.  

 

▲ 지난 2010년 4월12일 오후(현지시간) 이명박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 D.C.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세자와 면담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 2010년 4월12일 오후(현지시간) 이명박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 D.C.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세자와 면담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명박이 안고 있는 위법행위와 부정·비리 의혹은 ‘4자방(4대강 사업, 자원외교, 방산비리)’부터 근자에 나라 안팎을 떠들썩하게 만든 UAE와의 비밀군사협약 체결에 이르기까지 ‘대추나무에 연 걸리듯’ 차고도 넘친다. 촛불혁명의 주역들은 물론이고 적폐 청산을 염원하는 주권자들은 검찰이 언제 그를 포토라인에 세울지를 날카롭게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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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대법원 추가조사위 “사법행정권 남용 문건 다수 발견”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입력 : 2018.01.22 11:39:00 수정 : 2018.01.22 12:11:47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5월2일 차에서 내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김영민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5월2일 차에서 내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김영민 기자

 

판사의 성향이나 동향을 조사했다는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지난 두달여간 조사를 벌여온 대법원 추가조사위원회(위원장 민중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법원행정처 컴퓨터에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문건을 다수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문건들은 모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작성된 것이다. 일선 판사들의 성향이나 동향을 뒷조사한 것은 물론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재판에 대해 청와대와 이야기 나눈 내용도 문건에 담겨있다. 

추가조사위는 이날 “인사나 감찰 부서에 속하지 않는 사법행정 담당자들이 법관의 동향이나 성향 등을 파악해 작성한 문서 가운데 정보 수집의 절차와 수단에 합리성이 인정되지 않고 그 내용이 사법행정상 필요를 넘어 법관의 독립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다수의 문서를 보고서에 담았다”며 보고서를 공개했다. 

추가조사위가 공개한 문건에는 법원행정처가 일선 판사들을 뒷조사한 문건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2015년 8월18일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이 작성한 <ㄱ판사 게시글 관련 동향과 대응방안> 문건을 보면 ㄱ판사가 법원 내부통신망인 코트넷에 올린 글과 해당 글에 달린 댓글 분석, 이에 대한 판사들의 반응 등이 차례로 정리돼있다. 뿐만 아니라 ㄱ판사의 성격과 스타일, 가정사, 고민하는 테마의 내용, 독일 유학 복귀 후의 동향 등도 기재돼있다. 

 

2015년 1~2월쯤 작성된 또 다른 문건에서는 ㄴ판사가 코트넷에 게시한 글과 함께 ㄴ판사의 성향을 정리해놨다. ㄴ판사가 정세판단에 밝은 전략가형이며 법원 집행부에 대한 불신 및 의혹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다. 선동가·아웃사이더·비평가 기질이 있다는 평가도 덧붙여있다.

법원행정처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을 맡은 재판부 동향도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 전 원장의 항소심 선고 다음날인 2015년 2월9일 작성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 판결 선고 관련 각계 동향> 문건을 보면 선고 이전에 재판부의 동향을 파악한 경위와 내용, 선고 이후 외부 여론과 판사들의 평가를 분석한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청와대가 원 전 원장 재판에 대해 문의해왔고 법원행정처가 “재판부의 동향을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는 부분도 있다. 추가조사위는 “선고 이전에는 외부기관(BH)의 문의에 대해 우회적·간접적으로 항소심 담당 재판부의 동향을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을 알렸다”며 “선고 이후에는 외부기관(BH)의 희망에 대해 사법부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했다는 내용의 기재가 있다”고 밝혔다. 


추가조사위는 “법관이 사법정책을 비판하거나 반대했다는 이유로 사법행정 담당자가 법관들에 관한 자료를 폭넓게 수집해 이념적 성향, 인적 관계와 행적 등을 분석·평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했다면 이러한 문서는 그 대응 방안이 실현되었는지 또는 인사상의 불이익 조치가 있었는지 여부를 떠나 그러한 경위와 목적으로 작성됐다는 자체만으로도 법관의 독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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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대통령' 문재인의 역사적 책무, 개헌"

[개헌 좌담] '포괄적 개헌' 회피하면 정쟁만 남는다
2018.01.22 08:18:02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한 사람의 변심이 30년 만에 찾아온 절호의 개헌 기회를 시계제로 상태로 몰아넣었다. "곁다리 개헌" 한마디로 대선 공약을 팽개친 홍 대표 탓에,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 가능성은 매우 불투명하다.

홍 대표의 심술에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은 카드는 '최소 개헌'이다. 권력구조 문제는 추후로 미루고 기본권 강화, 지방분권 등 합의 여지가 큰 내용만으로 6월 개헌을 우선 추진하자는 제안이다. 많은 논박이 오간다. 개헌 추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이해에서부터 오히려 개헌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반박까지.  

지난 18일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 교수,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박갑주 변호사와 함께 최대 고비에 처한 개헌 논의를 짚어봤다. 최태욱 교수와 박갑주 변호사는 국회 개헌자문위원회의 개헌보고서 성안 과정에 참여했으며, 하승수 대표는 시민사회 진영에서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개헌 및 선거제도 개편을 주장해왔다. 
 

▲ 좌측부터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박갑주 변호사,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권력구조와 선거제도를 비롯한 정치체제 변화를 개헌의 핵심으로 보는 이들은 문 대통령에게 '정공법'을 입 모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이 개헌 논의의 핵심으로 들어가서 정면으로 답해야 한다."(최태욱) 
"기본권 강화와 지방분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권력 배분과 선거제도를 논의해야 한다."(하승수) 
"개헌에서 우선적으로 다뤄져야 할 것은 권력 분립의 문제다."(박갑주)

6월 개헌을 위해 불가피하게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직접 발의한다면, '포괄적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또한 지방분권과 기본권 강화도 정치체제의 의미있는 변화가 전제돼야 가능하다는 데에 의견이 같았다. 

하 대표는 "개헌안을 포괄적으로 던지면 역사적 의미가 크고, 만약 실패하더라도 긍정적 작용이 있다.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를 대통령이 보여준 의미가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새로운 한국 민주주의 체제를 위한 개헌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지 않고 부분적으로만 그럴싸한 개헌안을 내놓으면 오히려 사회 분열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박 변호사는 "이번 지방선거 때 개헌안을 던지는 것은 부적절할 수 있다. 입법예고 형식처럼 한 번 더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 상대를 궁지에 몰아붙이면 오히려 개헌이 어려워진다"고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면 개헌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권력구조와 선거제도 개편을 위해 자유한국당과 진지한 협상을 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주문했다. 한국당 내에도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들이 다수인 만큼 "한국당과 홍준표 대표를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빅딜'의 내용은 간명하다. 한국당 다수가 바라는 권력구조를 수용하되,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양보를 얻어내 다당제와 협치의 정치구조를 안착시키는 것이다. 이뤄진다면, 문 대통령의 역사적 업적이라고 해도 손색없겠다. 

다음은 좌담 전문. 

사회주의 개헌안? 정치 공세! 

프레시안 : 촛불의 제도적 완성이란 의미에서 촉발된 개헌론이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진전을 못 보고 있다.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해졌지만, 개헌의 동력을 살리고 이를 실현시킬 수단에 대한 의견들을 듣고자 한다. 우선 국회 개헌자문위원회가 마련한 개헌보고서 논란이 향후 개헌 정국의 예고편이 아닐까 싶은데, 자문위에 참여했던 분들의 의견부터 듣겠다.

박갑주 : 나는 경제 분과를 담당했다. 타깃이 된 '사회주의 개헌안'이라는 비판에 대해 먼저 짚어보자. 경제 분과에 국한해 말하자면, 논란의 핵심은 사회적 경제였다. 사회적 경제에 관한 안이 만들어지자 공동위원장 중 한 분이 반대 입장을 강하게 피력하고 그걸 처리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사회적 경제라는 표현은 과거 새누리당이 썼던 표현이다.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던 유승민 의원이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이 용어는 외국에선 일반적으로 쓰인다. 사회적 경제에는 협동조합도 포함된다. (<조선일보>와 자유한국당은) '사회적'이라는 표현을 가지고 사회주의라고 말한다. 의미를 오도한 정치 공세다. 

실제로 우리 분과는 논의 과정에서 사회주의 개헌은커녕 중도적 개헌안을 만들고자 많이 타협했다. 자문위원들 모두 추천경로가 다르고 성향도 다르다. 그럼에도 자문위조차 타협안을 못 만든다면 여야가 합의하는 개헌안을 만들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제로 합의안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가장 처음 합의 한 부분은 헌법 119조 경제민주화 조항이었다. 보수 쪽 분들은 이것 때문에 국가가 시장에 개입한다고 비판한다. 진보 쪽은 국가개입이 더 가능하도록 하자고 주장한다. 이걸 손대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다. 그래서 이건 손대지 말되 우회적으로 다른 조항을 손보기로 했다. 그렇지 않으면 합의된 단일안이 나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좀 더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보려고도 했다. 원래의 헌법정신 그대로를 향했다. 자문위 안을 보면 상생협력참여조항이 존재한다. 이 조항은 제헌헌법에 있는 것이다. 노동자의 경영참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면 보수 측이 받기 힘들다. 노동 쪽에선 논의될 수 있는 이야기지만 합의하기 힘들다. 그래서 '생산주체는 생산자, 노동자, 소비자가 있다. 그러니 그 모든 주체가 전체과정에서 참여하고 상생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의 조항이 들어간 것뿐이다. 이렇게 합의될 수준의 안을 지향해 나온 결과를 사회주의 개헌안이라고 하는 것은 정치적 공세다.
 

▲박갑주 변호사 ⓒ프레시안(최형락)


최태욱 : 선거와 정당이 내 분야였다. 우리 분과 위원들은 대부분 정치학자였고 시민단체에서 몇 분들도 계셨지만 논란이 크지 않았다. 예를 들어 가장 큰 문제는 비례성 보장 정도였다. 보수와 진보가 함께 했지만 적어도 비례성을 보장하는 선거제도에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 초반에 표현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의견이 오갔을 뿐이다.

하승수 : <조선일보>가 개헌안에 대한 이념공세를 폈는데, 이는 자유한국당이 잘못 짠 프레임을 방어해준 것이다. 한국당은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했다가 파기했지만, 명분이 없었다. 그래서 자문위의 개헌안 보고서를 트집 잡아 사회주의 좌편향이라는 프레임을 친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프레임도 잘 먹히지 않고 있다. 

30년 만의 개헌 기회, 핵심은 정치체제 변화 

프레시안 개헌이 될지 안 될지 몰라도 적어도 지방선거까지는 살아있는 이슈다. 개헌을 정치세력 간의 논쟁에서 끌어내 의미를 되살릴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하승수 : 개헌의 현실성도 중요하지만, 개헌이 어떤 내용인지도 중요하다. 이번 개헌은 기본권 강화와 지방분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국가 권력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폭 넓은 의미에서 권력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권력배분과 선거구조가 그것이다.

물론 시민사회에선 기본권 강화와 지방분권에도 관심을 많이 갖는다. 그러나 기본권 강화를 더 폭넓게 보자. 다들 말은 국민이 주권자라고 하지만 실제로 국민이 국가 의사결정에 참여할 통로는 제약되어 있다. 직접민주주의를 하려면 개헌안에 국민소환제보다 국민발안제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도 헌법을 국민들이 손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지방분권도 그렇다. 지방분권은 중앙정권과 지방정권 간 권력배분의 문제다. 

의원내각제, 대통령제, 국민발안제 등 그 모든 문제와 다 연결된 것이 선거제도다. 지금처럼 정당이 얻은 지지율보다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하는 상황에선 분권을 하려해도 제대로 안 된다. 대통령과 국회 사이에서 권력배분을 손봐도 마찬가지다. 국회구성이 정당득표율대로 이뤄져야 한다. 즉, 표심 그대로 의석수가 반영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저는 기본권 강화보다 정치시스템 강화를 말한다.  

따라서 다들 정부형태를 강조하지만 직접민주주의와 선거제도야말로 개헌의 핵심인 것이다. 이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뤄야 한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답을 잘못 한 점이 있다. 권력구조가 합의 안 되면 최소 개헌을 하자고 했는데, 이건 개헌이 안 되는 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단계적 개헌이나 최소 개헌은 야당이 모두 반대한다. 이래서는 개헌이 안 된다. 개헌의 핵심은 권력배분, 주권자 참여, 마지막으로 선거에서 유권자 의사가 공정하게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다. 

지방분권은 필요하다. 하지만 지방선거제도가 비례성이 보장된 제도로 뒷받침되지 않은 분권은 위험성이 적지 않다.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바뀌면서 지방 선거제도도 바뀌고 지역 내에서 민주적인 견제와 균형이 작동할 수 있을 때 지방분권도 좀 더 파격적으로 할 수 있다고 본다. 
 

▲ 하승수 공동대표 ⓒ프레시안(최형락)


박갑주 : 많은 부분 동의하지만 대의민주주의적 입장에서 보면 직접민주주의 이야기가 약간 우려스러운 대목이 있다. 국민소환은 기본적으로 선거를 통해서 소환하는 것이다. 그런 걸 넘어선 국민소환이라면 조직력이 강한 보수세력이 진보정당이나 소수파 의원에 대한 흔들기로 악용할 소지가 있다.  

또한 해외 사례에서 보면 국민발안제 역시 우파적 의제를 관철시키는 쪽으로 힘이 실렸다. 건설 예산을 관철시키거나, 난민 수용을 좌절시키는 식이다. 국회는 정치의 시장에서 벌어지는 힘의 역관계를 교정해주는 역할도 한다. 정치의 시장에 내맡겨버리면 훨씬 보수적으로 갈 우려가 있는데, 이런 점을 국회가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는 것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또한 지방분권은 강화돼야 하지만 연방제적 지방분권은 한국사회에 맞지 않다고 본다. 모든 갈등이 지역화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다. 중앙적 갈등은 중앙에서 다뤄져야 한다. 국가적 의제와 국민적 의제까지 지역에서 다뤄질 필요는 없다. 

최태욱 : 87년 체제 이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개헌 이야기가 나왔다. 강도의 차이가 있었지만 핵심은 민주주의 체제를 개혁하자는 것이다. 기본권이나 경제조항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우리 시민들은 여전히 삶이 어렵다. 민주주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불만이 생기는 것이고, 그 불만이 쌓여서 개헌론이 나왔다. 

개헌은 헌정체제의 개혁이다. 조항 몇 개를 고치는 일이 아니다. 국민들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계속 외쳐왔다. 핵심은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를 작동하는 정치시스템에 대한 요구다. 따라서 선거구조, 권력구조, 정당체제, 이 세 가지를 고치는 것이 골자다. 이 지점이 합의가 안 되면, 합의 되는 다른 것부터 하자고 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조차도 어려울 것이다.  

개헌 논의의 핵심을 피해가면 개헌을 왜 하려고 하냐는 말이 나올 수 있다. 예컨대 헌법 119조 2항만 제대로 지켜도 경제민주화는 이뤄진다. 하지만 이 조항은 사문화됐다. 정치가 작동을 안 해 경제민주화가 안 된 것이다. 119조 2항은 정치체제가 작동해야 같이 작동한다. 만약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를 개선하기 위한 핵심 헌법조항을 고치지 않는다면 119조 2항 꼴이 또 나올 수 있다. 골자를 피해 갈 거라면 왜 개헌하는가. 문 대통령이 좀 더 핵심으로 들어가서 정면으로 답하면 좋겠다.  
 

▲ 최태욱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文대통령 2단계 개헌론은 비현실적 

박갑주 : 개헌에서 반드시 우선적으로 다뤄져야 할 것은 권력분립의 문제다. 지난 정부의 실패는 헌법 문제만이 아니지만, 민주적 통제가 되지 않아 생긴 문제다. 따라서 권력분립이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이 지방분권이고 마지막이 기본권이라고 본다.

하지만 개헌에 대한 생각과 개헌의 동력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 개헌의 동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기본권을 개헌의 핵심으로 본다. 헌법이 내 삶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개헌의 동력은 국민들과 지방분권론자들로부터 나올 것이라고 본다. 그들이 개헌의 동력을 낼 수 있다. 시민사회가 주장하는 지방분권으로부터 개헌동력을 어떻게 살려낼 것인가 역시 중요하다는 얘기다. 개헌은 두 가지가 함께 간다. 첫째로 정부와 국민의 관계다. 다음으로 권력문제와 기본권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87년 이후 30년 동안 변화한 시대를 지금 헌법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하승수 : 기본권이 강화되려면 정당구조와 정치체제가 달라져야한다. 제헌헌법에도 노동자들의 이익균점권이 나온다. 사기업 이익도 노동자가 받아낼 수 있다는 권리이지만 이는 '종이 속 권리'에 불과했다.  

국민이 기본권 강화를 말하는 것은 내 삶이 나아지기 바란다는 것이다. 그러나 헌법에 해당조항을 넣는다고 기본권이 곧바로 강화되는 것이 아니다. 정당이 약자나 소수자를 위한 제도적 정치에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국민들 의사를 그대로 반영하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변할 정치구조가 돼야 한다. 이것의 전제는 선거제도의 개선이다. 기본권 강화를 위해서라도 정치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박갑주 : 국회를 통해 의결하고 국민투표를 통해 의결해야 개헌이 발효되는 현실적인 절차를 감안했을 때 개헌의 동력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단계로 개헌을 할 것이라고 한 발언은 신중했어야 한다. 대선 때 내놓은 개헌공약을 지킨다는 진정성이 오히려 개헌을 안 되게 만들 수도 있다. 결국 국회 의결을 통해 국민투표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2단계 개헌이 될 수만 있다면, 한걸음이라도 나아갈 수만 있다면, 우리 헌법을 경성헌법에서 연성헌법으로 바꾸고 추후에 다시 개헌을 하자는 말에도 의미는 있다고 본다. 

최태욱 : 기본권 강화는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다. 물론 지방분권도 강하게 원한다. 하지만 정치체제에 의미 있는 변화 없이 기본권이 강화되고 지방분권이 이뤄질 수 있을까 회의적이다. 권력구조를 뺀 개헌을 하겠다면 현재의 정치체제를 변화시킬 대안으로 설득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았다. 

문 대통령이 개헌 발의 옵션까지 열어둔 것처럼 말을 했는데, 이는 국회에 긴장하라는 뜻을 담은 메시지로 보인다. 국회가 합의 못하면 자신이 발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헌은 국회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자유한국당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의결은 무조건 안 된다. 국민투표에 회부 할 수가 없다. 한국당을 설득하고 타협할 전략이 무엇인 복안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현실적인 의미가 없다. 

만일 문 대통령이 국민들이 원하는 것들을 골라서 정말 매력적인 개헌안을 공개한다면 반응은 좋을 것이다. '역시 우리 대통령'이라고 할 것이다. 이를 반대하는 쪽은 엄청난 공격을 받을 것이다. 매력적인 개헌을 하겠다는데 반대한다고. 이러면 정쟁이 심각해질 것이다. 이걸 문 대통령은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6월 개헌은 필수인가? 

프레시안 : 그동안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하승수 대표의 견해는 좀 다를 듯하다. 

하승수 : 그래서 대통령이 개헌을 포괄적으로 발의해야 한다고 본다. 권력작동과 관련된 정부 형태, 지방분권, 직접민주주의 확대, 선거제도 개편 등을 포괄적으로 담아 개헌안을 발의한다면, 설령 부결되더라도 엄청난 의미가 있을 것이다. 87년 이후 제대로 된 개헌안이 단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었다. 대통령이 한국 민주주의를 한 단계 진전 시킬 수 있는 개헌안을 발의한다면 야당도 함부로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최태욱 : 포괄적 개헌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같은 생각이다. 87년 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한국 민주주의 체제로서의 개헌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지 않고 부분적으로 그럴싸한 개헌안을 내놓으면 오히려 사회 분열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갑주 : 정말로 그럴 수 있으면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여야 간에 이견이 많은 권력구조 문제와 선거제도 문제가 걸려 있다. 대통령이 한국 사회 전체를 바라보고 개헌안을 던지더라도 자유한국당은 그 안을 받지 않을 것이다.  

최태욱 : 부분적 개헌안을 던져도 한국당은 받지 않는다.
 

▲ 하승수 공동대표 ⓒ프레시안(최형락)

하승수 : 개헌안을 포괄적으로 던지면 역사적 의미가 크고, 만약 실패하더라도 긍정적 작용이 있다.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를 대통령이 보여준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가진 헌법에 대한 전체적 그림이 좋다. 역대 지도자 중에서 87년 체제를 극복할 가장 훌륭한 그림을 가지고 있다. 100대 국정과제에나 공약에도 나와 있는 내용이다. 그 그림을 헌법안으로 하면 된다. 물론 갑자기 발의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일종의 입법예고처럼 하면 된다. 쟁점이 되는 부분에 관해선 1안과 2안을 내놓는다면 야당과 협상하고 토론을 할 수 있는 여지도 생긴다. 국민들도 개헌의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도 있다.

박갑주 : 그 의견에 동의한다. 전제는 대통령이 진정성 있게, 그리고 당파 이익이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를 보고 개헌에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전제가 충족된다면 개헌안 발의를 고민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지방선거 때 개헌안을 던지는 것은 부적절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입법예고 형식이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다. 한 번 더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 상대를 궁지에 몰아붙이면 오히려 개헌이 어려워진다.

프레시안  : 세 분 의견은 포괄적 개헌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6월 지방선거 때 개헌을 결부시킬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에서 다소 차이가 보인다. 
박갑주 : 1단계 개헌안은 통과가 안 될 거라고 본다. 개헌안을 협상용이 아니라 공세용으로 쓸 생각이라면, 이는 철회해야 한다고 본다. 한국사회를 생각하고 포괄적 개헌안을 만들더라도 6월 처리를 걸고 야당 압박용으로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하승수 : 나는 포괄적 개헌안을 6월에 맞춰서 문재인 대통령이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 스타일이 약속은 지킨다는 것이다. 개헌 관련해서 기존 정치인들은 말을 너무 많이 바꿨다. 문재인 대통령은 시기도 약속을 했으니 최대한 진정성 있게 노력해 볼 필요가 있다. 개헌안 내용은 평소 대통령의 소신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이 동의하고 있다. 물론 곧바로 개헌을 발의하기 보다는 지방선거에 맞춰서 논의를 진작시켜보되, 최종적으로 발의할지 말지는 마지막에 판단해도 된다.  

박갑주 : 6월 개헌에 반대하는 한국당이 걸린 문제다. 한국당은 현재 덫에 걸렸다. 대선 공약으로 지방선거과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하자고 약속했다가 철회했고, 이제는 지방선거 때 개헌투표를 하지 않더라도 올해 안에는 하자고 한다. 이 말의 속 뜻은 개헌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한번 정도 더 여유를 두고 이야기해볼 수 있다.

하승수 :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마지노선은 4월이다. 3월 경 입법예고안을 낸다고 생각하고 2월에 사전공청회나 토론을 하면 어떨까 싶다. 이런 과정을 거쳐 4월에 최종 발의할지 말지 판단해도 된다고 본다.  

홍준표 몽니에 복잡해진 한국당 속내 

프레시안  : 개헌 시기도 그렇지만, 한국당을 어떻게 개헌 테이블에 앉도록 할 것이냐가 개헌의 현실화를 위한 최대 관건이다. 

하승수 : 한국당을 보는 영남 여론이 안 좋다. 대구 지역의 보수적인 일간지가 연일 홍준표 대표를 공격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가 개헌이 안 되는 방향으로 끌어가고 있다고 공격하는 사설이 나온다. 영남권의 보수적 언론들과 여론주도층도 한국당이 연말까지 개헌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본다. 그러면서 지방이 살려면 지방분권 개헌 정도는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보면 개헌 시기를 연기하자는 자유한국당의 전략은 먹히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이 생각하는 개헌 방향이 국민들 생각과 너무 다르지만, 보수도 어쩔 수 없이 출구를 찾을 것이라고 본다.  
 

▲ 최태욱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최태욱 : 나는 자유한국당의 곤궁한 처지를 문재인 대통령이 받아줬으면 좋겠다. 한국당에 한 가지 명료한 것은 분권형 권력구조로 바꾸자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에서 정치체제 개혁에 대한 의지가 가장 선명한 대통령이라면, 진정성과 의지를 가지고 개헌 논의를 더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이 권력구조 개편에 목매고 있다면, 문 대통령이 87년 체제에 대한 개혁 의지를 그들에게 보여주면 좋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도 선거제도와 권력구조 개편 이야기를 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권역별비례대표제를 선거제도 이슈로 내놓았다. 그 후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가 되었을 때, 2015년 2월 중앙선관위가 권역별 연동제를 제안하자 이를 당론으로 받았다. 민주당 당론은 아직까지 변함없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은 4년 중임제를 선호하지만 만약에 선거제도를 바꾼다면 분권형이나 의원내각제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핵심은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얼마나 박수 받을 이야기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이 지점에서 물꼬를 틀 수 있는 사람이다. '자유한국당이 분권형 권력구조 개편을 원한다면 선거제도 개혁 논의에 참여하라. 나도 권력구조 개편 논의에 참여하겠다'면서 협상테이블을 만들 수 있지 않나. 자유한국당과 협상해야 선거제도 개편하는 일도 가능하다. 협상을 시작하면 중간 어느 지점에서건 만날 것 아닌가. 한국에 적합한 분권형 권력구조를 가지면 되는 것 아닌가. 적절한 선에서 한국당에 양보를 하고, 또 한국당으로부터 선거제도에 관한 양보를 받을 수 있다. 이 가능성을 살릴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 유일하다. 

박갑주 : 나는 개헌의 기회는 올해 말까지라고 본다. 대통령 의지가 강하더라도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는 의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대통령이 진정한 의지를 가지고 있을지라도 한국당은 개헌에 대한 유불리 문제를 놓고 아직 판단이 서지 않은 상태다. 한국 보수 세력이 어떤 제도를 받아들여야 살아남는지를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들은 개헌을 계속 미루는 것이다. 

하승수 : 나는 자유한국당에도 6월 개헌을 원하는 의원들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말을 못하고 있을 뿐이지. 한국당이라는 정당 입장에서 보면 선거제도를 일정하게 양보하더라도 지방분권이나 권력구조 문제를 바꾸는 게 유리하다. 또한 선거제도가 개혁되는 것이 반드시 한국당에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지금대로라면 2020년 총선에서 한국당은 수도권에서 거의 전멸할 수 있고, 부산경남도 만만치 않다. 당장 올해 지방선거만 봐도 수도권 의회에선 거의 전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제도가 비례성을 보장한다면 한국당에도 나쁘지 않다. 전국적인 보수정당으로 가려면 조금 양보하더라도 선거제도 개혁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 지방분권은 영남 지역의 보수층도 원하고 있다. 

반면 홍준표 대표는 지금 권력구조 그대로 두고 자기가 대통령이 되는 데에만 관심이 있어 보인다. 그게 아니면 지금 행보를 해석 할 수가 없다. 홍 대표와 자유한국당의 많은 의원들의 생각이 다른 것이다. 영남권도 그래서 홍 대표에 불만이 쌓여가는 것이다. 홍 대표와 한국당을 분리해서 보아야 한다. 결국 홍 대표 개인이 한국당 내의 개헌 요구를 가로막고 있는 것인데, 문 대통령이 포괄적 개헌을 가지고 협상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면 한국당도 내부에서 변화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박갑주 : 홍준표 대표와 한국당 국회의원을 나눠서 보아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의원들은 아직 선거제도에 대한 판단이 서지 않은 상태다. 당장은 이번 지방선거를 버텨보고 다음 총선까지 기다려 보겠다는 것이다. 한국당이 입장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라는 건, 역으로 개헌의 동력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올해 말까지 개헌이 될 가능성은 여전히 많고, 동력도 살아있다고 보고 싶다. 충분히 진정성 있게 다가가면 개헌이 될 수 있다.

프레시안 : 단순하게 정리하면 권력구조와 선거제도를 양측이 서로 빅딜하는 방안이 현실적이고, 문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진정성과 의지를 가지고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는 말로 좁혀지는 듯하다. 

최태욱 : 그게 현재 유일한 방법이다. 

하승수 : 물론 어느 정도까지 타협이 될지는 협상을 해봐야 안다. 국민들 의견도 중요하다. 국민들은 순수 의원내각제는 원하지 않는다. 이처럼 대통령과 야당,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다보면 절충점이나 타협점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본다. 헌법 개정으로 어느 쪽도 원하는 것을 다 얻을 수는 없다. 일정 정도 타협이 불가피하다. 물론 밀실 논의가 되면 문제이지만, 공개적으로 논의하면 가능하다. 

30년 동안 개헌을 하지 않은 나라는 많지 않다. 만약 이번에 되지 않더라도 개헌논의는 계속 살아있을 것이다. 정치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있는 문 대통령의 임기 중에 개헌하는 것이 국가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하다. 제대로 된 개헌을 문재인 대통령 때 하면 좋다는 생각이다.최태욱 : 선거제도와 권력구조 문제를 풀어나갈 동력의 문제라면,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 같은 제3정당도 주목해봐야 한다. 문 대통령이 포괄적 개헌에 소극적이라면, 이에 동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정치세력이 제3정당으로부터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 그쪽도 정치적으로 살 길은 그 방법이다. 박지원 의원 등이 만드는 개혁신당도 문재인 정부의 개혁입법을 돕겠다는 것 아닌가. 이처럼 선거제도 개혁에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면 자유한국당을 뺀 모든 정치세력이 함께 할 가능성이 있다. 

박갑주 : 그런 측면에선 저는 온건다당제를 말하는 안철수-유승민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에 주목한다. 

하승수 :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들은 다당제를 선호한다. 보수도 합리적인 국가운영을 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지금의 권력구조나 선거구조는 보수의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기본권 강화를 바라는 국민들 요구를 받아주는 것도 보수가 사는 길이다. 그런데 지금의 보수는 정말 지리멸렬하다. 국가를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비전도 없다. 

프레시안  : 권력구조에 앞서 선거제도 변경을 우선순위에 놓자는 주장도 적지 않다.

하승수 : 정치제도 개혁의 입구는 선거제도 개혁이고 출구는 정부 형태라고 본다. 물론 이를 따로 논의하지 말고 함께 테이블에 올려놓는 것이 좋다고 본다. 중도 보수적인 시민사회 분들과 얘기해보면 그분들도 표심 그대로, 민심 그대로 국회의원을 나누는 방안에 동의한다. 이 같은 선거제도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정부형태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논의될 수 있다고 본다. 대통령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같이 가도 꼭 상호 충돌하는 것은 아니다. 

최태욱 : 라틴아메리카 나라 대부분 대통령 중심제이면서 선거제도는 비례대표제다. 소위 연정형 대통령제인데, 유럽 학자들은 라틴아메리카를 보면서 어려운 조합, 곤란한 결합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에도 DJP 연합의 사례를 볼 필요가 있다. 대통령제라도 유력한 당이 여럿 있다면 그에 부합하는 제도적 조화를 모색하게 된다. 연정과 협치다. 제도화가 되지 않으면 불안정하겠지만, 나름대로 그 안에서 진화를 모색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통령제를 유지하더라도 개헌이 되면 분권은 일어난다. 지금처럼 절대왕정은 될 수 없다. 4년 중임제 방안에도 대통령 권력 분산이 포함된다. 만일 비례대표제를 통한 다당제와 대통령제가 맞부딪치게 되면 또 다시 권력구조 개편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당장 부딪친다고 해서 큰일 나는 것은 아니다. 비례대표제에 기반한 다당제로 운영을 해보다가 제도적 안정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면 그때 또 다시 부드럽게 변화를 모색해 갈 수 있다고 본다.

하승수 : 우리나라는 국무총리라는 완충장치가 있기 때문에 선거제도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꾼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제와 맞지 않을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다당제 국회가 제도적으로 마련되면 국회와 협치하게 될 수밖에 없다.  
 

▲ 박갑주 변호사 ⓒ프레시안(최형락)

박갑주 : 권력구조 문제의 핵심은 행정부를 누가 장악하는가의 문제다. 기존 대통령제가 왜 문제인지를 보면 예산, 인사, 법률안을 대통령이 다 쥐고 있기 때문이다. 예산안도 행정부가 다 짜고 법률안도 제출권도 대통령에게 있고, 인사권도 대부분 대통령이 가지고 있다. 대통령이 쥔 많은 권한을 넘기자는 데에는 대부분 동의한다. 이렇게 되면 누가 행정부 권한에 다가가더라도 분권이 일어난다.

하승수 : 제도보다는 정치 과정으로 풀릴 문제가 많다.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통령 4년 중임제가 지금과 같은 대통령제를 유지하자는 것이 아니다. 4년 중임제에도 대통령 권력을 분산하겠다는 큰 방향에 동의가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답이다

프레시안  :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호하는 세 분의 입장이 일치하는데, 선거제도 개편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는 중대선거구제다. 하승수 대표는 이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인 입장으로 안다. 

하승수 : 지방의회에선 해볼 수 있다고 보지만 국회의원 선거에 중대선거구제는 답이 아니라고 본다. 민주당 당론은 권역별이긴 하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다. 국민의당은 당론은 아니지만 지난해 안철수 대표가 중대선거구제보다 비례대표제를 하자고 했다. 선거제도는 개별 국회의원들의 선호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각 정당이 당론을 가지고 협상해야 하는 문제다. 중대선거구제는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익숙하게 들리지만 논의 지형으로 보면 중대선거구제는 채택 가능성이 거의 없다.  

현실적으로도 중대선거구제가 약간이라도 효과적이려면 한 구역에서 서너 명을 뽑아야 한다. 이 방법은 한국당과 민주당이 동의를 안 할 것이다. 국회의원들의 선거구 감당도 안 될뿐더러, 지역대표성도 많이 떨어진다. 3~4인 선거구가 되면 구역이 너무 넓어지고 지역대표성이 애매해 국회의원들도 싫어한다. 그래서 논의가 제대로 시작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수렴될 것이다. 

프레시안 : 비례대표제 강화에는 의원수 증원이 필수적인데, 이에 대한 여론의 반발은 엄청난 장벽이다.  

박갑주 : 자문위 내에서도 국민정서를 고려해 의원수 문제를 건드리지 말자는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자문위는 과감하게 500명 정도를 늘리는 방안도 제안해보는 게 어떤가 싶었다. 기존의 국회예산 범위 내에서 증원한다면 국민들을 설득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래야 가능한 일이다. 국회의원들이 자기 것을 내려놓기는 싫고 여론은 무서우니 손을 대지 말자는 쪽으로 가서 안타깝다. 

하승수 :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의원 정원을 늘릴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대선후보로서는 쉽지 않은 이야기였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이 정치시스템 개혁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분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선거제도 개혁과 국회 특권 내려놓기가 맞물릴 필요가 있다.

최태욱 : 학계, 시민단체, 언론에서 꾸준히 국회의원 정수를 늘려야 할 필요성을 말해줘야 한다. 국회의원 월급을 중위소득자 월급에 맞추면 500명까지 뽑아도 된다. 국회의원들도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다녀봐야 안다. 보육비 때문에 고생 해보고, 교육비 걱정하고, 부모 모실 일 생각하며 고민도 해봐야 한다. 머리로 하는 것과 가슴으로 하는 것은 다르다. 그래야 그 현실을 정치에 반영할 수 있다. 

박갑주 : 국회 예산은 더 늘어날 필요가 있지만, 국회의원 연봉을 중위소득에 맞추자는 점에는 동의한다. 따져보면 우리나라 의원들의 특권이 미국 의원들에 비해서 많은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을 설득하려면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하승수 : 정말로 선거제도를 개혁하고 개헌을 하자고 해서 협상테이블에 진지하게 앉으면 우리 국민들 여론을 감안했을 때, 선거제도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고 여러 가지 문제들도 풀릴 것이다.  

프레시안 : 자유한국당을 뺀 모든 정치세력이 개헌에 동의한다. 자유한국당의 개헌 공약 파기가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데, 한국당에 대한 포위 구도가 강화되면 좀 달라질 수도 있을까? 

최태욱 : 문재인 대통령이 포괄적 개헌으로 적극적으로 나서고 제3신당이 대박이 나고 홍준표 대표가 정신을 차릴 가능성은 크게 없다. 이 모든 것이 맞아떨어져야 개헌이 된다. 이는 모두 정치권 소관인데, 가능성이 별로 없다. 특히 이 과정에 국민들이 배제되어 있다. 그럼에도 시민들의 개헌여론이 상당히 뜨거워진다면 이걸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당제와 비례성 강화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면 그럴 수 있다. 

하승수 : 시민들 관심이 제도개혁으로 모여 있지 않은 실정인 것은 맞다. 정치권 논의만으로는 그런 계기들을 만들어내기 쉽지 않다. 솔직히 지금은 개헌이나 선거제도 개편이 제대로 될 전망이 불투명하다. 하지만 한국은 늘 최후의 보루인 시민들이 돌파구를 만들어 냈다. 

당장은 홍준표 대표가 입장 바꾸기 어려울 것이고, 제3 정치세력이 제 역할 못 하는 상황이라서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쉽지 않다고 본다.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려면 시간이 걸리고 계기가 있어야 한다. 결국 대통령이 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 점을 모르지도 않고 촛불혁명 결과로 당선된 역사적 책무도 있다고 본다. 

어차피 문 대통령은 5년 단임제 대통령이라서 이번에 개헌을 해도 임기나 권한에 변함이 없다. 이 다음에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나은 대통령 나와서 선거제도와 개헌을 마무리 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문재인 대통령 성공을 바라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야말로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영화 <1987>을 600만 이상이 보는 시대인데, 이런 시점에 이 체제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해보자면 국민들이 관심을 충분히 가질 것이라고 본다.  
 
임경구 기자 hilltop@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정규 기자 faram@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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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과 일본 극우만 반대하는 남북 단일팀

자유한국당은 2014년처럼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남북 단일팀을 환영하기를
 
임병도 | 2018-01-22 08:44:1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나경원 의원이 평창올림픽을 가리켜 ‘평양올림픽’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조중동을 비롯한 언론은 2030 세대의 기회를 박탈했다는 식의 기사를 연속으로 내보내고 있습니다.

과연 평창올림픽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잘못된 결정이고 아무런 의미도 없는 정치적 행사에 불과할까요?


‘우리는 하나다, 북한팀 참가를 간절히 원했던 새누리당(자유한국당)’

 

▲ 자유한국당은 과거에는 북한의 참가를 요청하고 희망했다. 그러나 평창올림픽의 남북 단일팀 참가는 반대하며 ‘평양올림픽’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을 정치도구화 시킨다고 비난했습니다. 나 의원은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으로 북한의 체제 선전장으로 둔갑되어선 안 된다’라며 IOC에 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던 나경원 의원은 2012년에는 TV조선에 출연해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에 북한 정식 선수단을 초청하고자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나 의원은 ‘북한이 패럴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하는 일은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홍준표 대표는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만들고 김정은 독재 체제 선전장으로 만들고 있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그러나 홍 대표는 2011년에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북한이 참가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2014년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은 ‘우리는 하나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북한 여자축구팀을 응원했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자유한국당) 대표는 폐막식에서 북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고위급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열심히 북측 축구팀을 응원했다’고 자랑까지 했습니다.

2011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화해와 평화의 상징인 스포츠가 정치나 이념의 도구가 돼서는 안된다”며 북한의 대회 참가를 희망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마치 기억상실증 환자처럼 ‘평양올림픽’이라며 평창올림픽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1990년부터 논의된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급하게 추진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러나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논의는 이미 1990년부터 꾸준하게 있었습니다.

1990년 남과 북은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친선 축구 경기를 했습니다. 당시 김유순 북한 IOC위원겸 국가체육위원회 위원장은 동계아시안게임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영화 ‘코리아’와 실제 남북 단일팀의 모습. 세계탁구선수권 대회에서 남북단일팀이 우승하자, 전 세계는 깜짝 놀라며 통일 관련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남북단일팀은 분단 이래 1991년에만 두 번 구성됐습니다. 그해 4월 일본 자바 현에서 개최된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와 5월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 대회였습니다. 영화 ‘코리아’의 배경이 됐던 탁구 남북단일팀은 우승까지 하며 남북 교류와 통일에 대한 희망을 품게 했습니다.

이후 남과 북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단일팀 구성을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개·폐회식 `동시입장’이나 응원단 파견 등에 그쳤습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 참여하는 남북 단일 아이스하키팀은 올림픽으로는 처음입니다.


‘세계는 남북단일팀 환영, 그러나 일본 극우는…’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방식을 확정 발표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 IOC 공식 홈페이지 화면 캡처

 

지난 1월 20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 위원회 (IOC) 위원장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남북단일팀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IOC는 22명의 엔트리를 남북단일팀에 한해서는 35명 (한국 23명, 북한 12명)까지 허용했습니다.

IOC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 정신이 오늘 우리를 이 자리에 모았다. 동계올림픽이 더 밝고 평화로운 한반도의 미래를 향한 장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모두 이 희망의 행사에 세계를 초대한다. 바로 이것이 평창이 세계에 주고자 하는 평화의 메시지다”라며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AFP 통신>은 IOC의 배려와 결정에 대해 ‘아직 공식적으로 전쟁 중인 두 나라 사이에 역사적인 합의를 IOC가 승인했다’라며 “역사적인 합의(landmark deal)”라고 표현했습니다. <AFP 통신>은 ‘평창은 한반도 비무장지대로부터 불과 80km 떨어져 있으며 남북한 사이 전쟁은 1953년 중단됐으나 평화 조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현재 휴전 상태’라는 설명을 통해 ‘평화 올림픽’이라는 의미도 강조했습니다.

 

▲ 고이케 지사는 간도 대학살을 인정하지 않으며 일본군 성노예와 신사 참배 문제에서도 극우 성향을 보이는 인물이다. ⓒ다음뉴스 화면 캡처

 

대부분의 나라가 남북단일팀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환영하지만, 일본은 다릅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는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는 것에 대해 “평창올림픽이 아니라 평양올림픽”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이케 지사는 간도 대학살과 일본군 성노예를 인정하지 않으며 신사 참배를 했던 극우 정치인 중의 한 명입니다.

<교토 통신>은 “한국에서는 기존 23명 선수의 출전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다른 참가국들은 35명의 로스터 구성이 불공정하다고 여긴다”며 조중동과 비슷한 논조로 보도했습니다.

남북 단일 아이스하키팀의 올림픽 참가는 분단 72년 만에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오늘 우리는 긴 여정의 이정표를 하나 세웠다”라고 말할 정도로 큰 의미입니다.

자유한국당이 계속 ‘평양올림픽’이라며 ‘평창올림픽’을 비난하고 딴지를 거는 행위는 헌법에 명시된 ‘평화 통일’을 막겠다는 반헌법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2014년처럼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남북 단일팀을 환영하기를 바랍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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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비리기관’ 오명 시청자재단, 재건 깃발 올렸다

[인터뷰] 신태섭 시청자미디어재단 신임 이사장, “시청자재단, 주류언론에 맞선 시민언론 성장 돕겠다”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2018년 01월 21일 일요일
 

신태섭 교수가 돌아왔다. 이명박 정부 때 KBS 이사에서 부당하게 해임된 그가 다시 공직을 맡았다. 지난해 12월26일 방송통신위원회 산하기관 시청자미디어재단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한 것이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미디어 교육을 수행하는 각 지역의 시청자미디어센터를 총괄하는 준정부 기관이지만 박근혜 정부 때 ‘비리 기관’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실 출신 이석우 초대 이사장은 신입사원 채용비리, 파견근로자 부적절 채용 등이 밝혀져 해임 건의안이 제출되기까지 했다. 자유한국당 보좌관 출신 고위 간부는 직원들에게 수차례 폭언 욕설을 해 면직됐다. 센터에 국정 홍보영상을 틀고, 미디어 교사들에게 정치적 발언을 금지하는 서약서를 강제하면서 미디어 교육 기관으로서 부적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신태섭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 신태섭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사실상 ‘재건’이 필요한 재단을 맡게 된 신태섭 이사장은 참여정부 때 처음 건립된 부산 시청자미디어센터 설립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그는 “지금의 시청자미디어재단의 모습은 처음 설립 때와는 다르다. 지난 9년 동안 정체하거나 일부는 퇴보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시청자미디어재단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 시청자미디어재단 산하 센터 설립에 관여했다고 들었다. 

“2004년 시청자미디어센터를 만들자는 논의가 시민사회 영역에서 강력하게 제기됐고 이 제안을 참여정부가 받아들였다. 제3섹터까지는 아니지만 방송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의 전신)가 국가 영역에서 지원을 하고 자문을 하면 미디어 운동을 하는 전문성 있는 사람들이 이 곳을 기반으로 자율성을 갖고 운영을 하는 구조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때 처음 만들어진 곳이 부산 센터였고 당시 건립 추진위원을 맡았다.”

- 시청자미디어센터는 왜 필요한가. 

 

“당시 다매체 다채널 시대가 예견된 상황에서 미디어에 대해 비판적인 해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했다. 어느 나라든 주류미디어의 여론 영향력이 너무 컸다. 선진국의 경우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공론장이 확보됐기 때문에 우리보다는 사정이 나았지만 한국은 주류언론에 의해 좌우되는 정도가 너무 심했다. 언론개혁은 주류미디어에 대한 것도 중요하겠지만 시민들이 스스로 표현할 줄 알고, 주류미디어에 대해 통찰할 수 있는 공론장을 활성화하는 방향도 있다.”

- 지금 설명하는 설립 당시 센터의 모습과 현재의 시청자미디어재단은 괴리가 있는 것 같다.  

“발전하기보다는 정체되고 부분적으로는 퇴보한 상태로 9년이 흘렀다. 처음에는 자율적으로 운영되던 시청자미디어센터였는데 지난 정부에서 ‘재단’이라는 중앙 조직을 만들고 방송통신위원회 산하기관으로 만들었다.” 

- 이명박 정권 이래로 방송통신위원회 조직의 성격이 변하면서 문제가 불거진 건가.

“방송통신 융합에 대비해 방송위를 강화하는 건 참여정부 때 설계한 내용이다. 단, 융합 과정에서 공론형성이 시민의 자주성에 기초해 잘 되도록 돕는 것이 방통위의 주된 역할이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이 기능을 위축시키고 방통위를 독임제 부처처럼 만들면서 언론규제 기능을 강화했다. 박근혜 정부 때 진흥 기구인 미래창조과학부를 별도로 분리하면서 또 다시 위축됐다. 미래부는 산업논리로, 방통위는 규제논리로 접근하는데 정작 헌법적 가치에 입각한 방송통신의 핵심적인 의무를 수행할 기관이 없어진 것이다.” 
 

▲ 인천 시청자미디어센터. 사진=이치열 기자.
▲ 인천 시청자미디어센터. 사진=이치열 기자.
 

- 현 정부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어떤 식으로 미디어교육을 할 생각인가.

“전시행정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민주주의에 기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주류미디어가 갖는 점유율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주류미디어와 시민미디어의 격차를 줄여 풀뿌리 민주주의에 기여할 수 있는 센터가 되도록 정비해야 한다. 전체 미디어 지형에서 시민공론장의 몫은 5%에 불과하다고 본다. 시민 공론장을 키우면 어느 언론이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중심을 잡고 받아들일 수 있다.”  

- 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하는 건가.  

“센터가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와서 스마트폰 사용법 정도를 익힐 수도 있다. 이게 시작이다. 학생, 학부모, 시장 상인, 노동자 등 누구든지 간에 센터의 시설, 장비를 활용하고 이 과정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하도록 돕는다. 재단은 토양을 형성하는 인프라가 되는 것이다. 이런 노력을 한 끝에 시민들이 ‘이 기구는 민주주의를 위해 뭔가를 하는구나’라고 느끼기를 바란다.” 

- 지난 정부 때 재단이 마을미디어를 비롯한 시민사회를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마을 미디어나 지자체 센터 등이 있는데 이들과 힘을 합칠 것이고 수평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이다. 회의를 함께 하고 공동사업도 많이 하면서 말이다. 방송위원회 때는 시민사회와 함께 ‘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 최종의결은 방송위가 하더라도 심의기능은 운영위에 맡겼다. 각 센터장은 운영위에서 선발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은데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과제를 고민할 것이다.” 

- 자유학기제 때 시청자미디어재단 차원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디어 정규교과를 따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미디어 전문 교사를 양성하고 미디어 교육 개별 과목을 만들자는 주장이 있는데 보편적인 사례도 아니고 정착되기도 힘들다고 본다. 개별 과목에서 미디어 교육을 응용할 수는 있지만 우리가 직접 교육을 맡겠다고 할 필요는 없다. 기술적 측면의 교육의 경우 교사들이 우리의 전략을 필요로 하는 부분을 도와드릴 수는 있다.”
 

▲ 신태섭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 신태섭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 법 개정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각 부처별로 산재된 미디어 교육 기능을 방통위 또는 문화체육관광부 중심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부처 이해관계 등의 이유로 제대로 조율되지 않고 있다. 

“법을 어떻게 만드는 게 최적인지 연구가 더 필요하다. 사회적 논의도 더 풍부해야 한다. 당장 내 구역, 네 구역 구분하다가 죽도 밥도 안 되는 건 안 하는 것만 못하다. 지금은 과도기라고 봐야 한다. 당장 법이 만들어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법과 상관없이 우리는 우리 일을 해야 한다. 제대로 일을 하고 이게 쌓여 성과가 나면 법의 방향성도 잡힐 거라고 본다. 단, 학교 미디어 교육과 사회 미디어 교육 등을 기본권으로 제정하는 건 필요하다고 본다.” 

- 센터 추가 건립 계획은 어떻게 세우고 있나. 기존 센터가 비효율적인 권역을 갖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센터 확충이 필요하다. 7곳이 있는데, 더 많은 지역에 만들어져야 한다. 비효율적인 권역이 문제인 것도 맞다. 현재는 강원센터에서 경북 일부 지역까지, 울산센터는 대구경북 지역까지 커버해야 한다. 지금이 문제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센터를 옮길 수는 없으니 현재 상황에서 보완책을 마련하는 식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 단, 지자체 사정과 예산과 인력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상과 현실의 적정선을 찾아 반영해야 한다.” 

- 이사장 부임 이후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게 있나. 

“개인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재단과 센터가 함께 있는 구조가 좋다고 생각한다. 와서 보니 뚝 떨어져 있더라. (현재는 센터는 각 지역에 있고 이를 총괄하는 재단 사무실은 서울 여의도에 있다.) 현장에서는 정책을 짜는 쪽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을 짜는 분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시너지 효과가 난다. 다음에 광역센터를 건립하게 되면 논의를 해서 한 센터와 재단을 함께 쓰는 통합센터를 만드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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