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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교양있는 문화인-_-이 됩시다

4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7/17
    리얼판타스틱영화제(9)
    레니
  2. 2005/07/11
    델리스파이스 10th Anniversary Concert(3)
    레니
  3. 2005/06/12
    System Of A Down, <Mezmerize>(2)
    레니
  4. 2005/06/02
    어떤 음악들(3)
    레니
  5. 2005/05/31
    Jasper Fforde, <제인 에어 납치사건>(5)
    레니
  6. 2005/05/31
    Boogiepop Phantom(2)
    레니
  7. 2005/05/30
    W, <Where The Story Ends>
    레니
  8. 2005/05/25
    <예스맨>과 <뉴 엘도라도>(4)
    레니
  9. 2005/03/28
    박희정, <FEVER>(9)
    레니
  10. 2005/03/12
    타인의 취향(5)
    레니

리얼판타스틱영화제

 

리얼판타스틱영화제가 진행 중이다. 원래는 휴가라도 내어 부천영화제를 갈까 했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게 되어서 마침 거리도 가깝고 리얼판타의 취지도 맘에 들어 이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6천원이란 가격이 결코 만만하지는 않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찾아가 볼 생각이다.

 

금요일에는 알엠님이 언급했던(#1, #2느린남자를 봤다. 일본 감독인 시바타 고의 작품으로 장애인 배우인 스미다 씨의 연기가 눈에 띄는 영화다.  하지만 연출이나 스토리 전개 방식 자체는 크게 뛰어나다고 하기 힘들고, 영화 중반부가 늘어진다는 느낌이어서 약간 지루했다. 영화가 조금 짧았더라면 보다 박진감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MTV 스타일의 편집이나 뒤틀리게 하고 왜곡시킨 음향은 좋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World's End Girlfriend"가 맡은 음악인데, 엔딩부의 독창적인 연출과 함께 상당히 좋았었다. "World's End Girlfriend"는 일본 그룹으로 생각되는데, 기계적인 느낌의 샘플링을 많이 사용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테크노풍의 음악을 영화에서 들려준다. 음악 때문에 5점 만점에 4점을 주고 나왔다.^_^;;;

이 영화에서는 장애인으로 태어난 스미다씨가 도우미라는 존재를 통해 비장애인들에게 느끼게 되는 극단적인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자칫 잘못 독해하면 장애인들에 대한 또다른 편견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감정도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영화제에 오게 되면 일반적인 상업영화를 볼 때에 비해 보다 능동적인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영화의 흐름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분출하면서, 그리고 그것이 전혀 방해로 느껴지지 않고 같이 즐기게 되는 관객들과의 만남은 매우 즐겁다. 이런 재미가 있기에 영화제를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앞으로 볼 영화들도 매우 기대가 된다. :)

 

ps. 리얼판타도 그렇고 pifan도 그렇고, 영화제 홈피를 너무 잘 만들었다. 영상매체의 창조성이 이런 데에도 영향을 주는 것인지. 흠~

 

Offspring 스타일의 신나는 편곡~
♪ The Offspring - Video KIlled The Radio St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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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스파이스 10th Anniversary Concert

토욜에 델리스파이스 10주년 기념 공연에 갔었다.

홍대에 있는 롤링홀에서 했었는데, 우려했던 것보다 쉽게 찾아서 시간에 딱 맞춰 도착.

들어가자마자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후끈한 열기~

도착과 동시에 공연이 시작되었다.

핸펀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생각했었는데 늦게가서 뒤에 서게 되었다.

다행히도 같이 간 사람이 디카를 가져오지 않았다면 사진은 한 장도 못 건질 뻔-_-

 

근데 오프닝으로 나온 곡은 모르는 노래였다-_-

 

날씨도 덥고 인간들도 많아서 금방 땀에 젖고 말았는데

뛰면서 노래 따라부르고 하다보니 찝찝함은 금새 잊혀졌다.

 

눈깜짝할 사이에 1부가 지나갔다

 

이번 공연에서는 최근 곡들보다 "올드팬들을 위해" 초기 곡들이 많이 배치됐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곡들이 많았는데 그것도 나름대로 매우 좋았다.

 

1부 끝나고 게스트로 이적이 나왔는데, "Rain"과 "달팽이"를 부르고 들어갔다

 

2부에선 4,5집 곡을 몇 개 불렀지만 대부분 1,2,3집 노래들이 주류였다.

"종이비행기"를 부를 땐 관객들이 진짜 종이비행기를 김민규를 향해 날리더군.ㅎㅎㅎ

 

김민규의 스모키아이즈가 인상적+_+

 

앵콜 곡으론 "차우차우", "고백" 등을 불렀다.

팬클럽에서 케익을 준비해서 이벤트를 했었는데, 별로 인상적이진 않았다-_-

 

공연이 끝나고 인사하는 모습

 

정말 재미있었던 공연.

곧 6번째 앨범이 나온다는데, 콘서트하면 또 가야겠당+_+

 

마지막으로, 음악에 심취한 레니의 모습-_-V

 

 


♪ 델리스파이스 - 종이비행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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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Of A Down, <Mezmerize>

Rage Against The Machine(이하 RATM)과 더불어 "급진적인 밴드"로 알려진 System Of A Down(이하 SOAD)의 새 앨범입니다.

 

RATM이 90년대 하드코어 씬을 대표하는 밴드로 자리잡았다면, SOAD는 2000년대의 다양한 뉴메틀 밴드들 중 가장 주목받는 밴드 중 하나가 되었죠. 거친 사운드와 선동적인 가사, 다양한 인종 구성 등에서 SOAD는 RATM과 많이 비교됩니다. 자본주의 시스템과 미 제국주의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을 강렬한 하드코어 사운드에 실어 전달하려던 것이 RATM이었다면, SOAD는 미국의 제국주의에 대한 보다 직접적인 비판을 그들만의 사운드로 표현하고 있죠. 또한 스패니쉬인 잭 덜라로차(Zack de la Rocha)와 흑인인 탐 모렐로(Tom Morello)가 주축인 RATM과 비슷하게 SOAD는 범이슬람 문화권인 아르메니아 출신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연한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SOAD는 RATM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SOAD의 음악을 듣다보면 상당한 이질감을 느끼게 되는데, 그 정체는 아마 아랍 문화권의 음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뉴메틀 밴드들은 하이브리드적인 경향이 강해서 장르의 크로스오버를 많이 시도하는데, SOAD의 음악적 시도는 의외로(!)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약간 뽕짝스러운-_- 이들의 스타일이 잘 드러납니다.
♪ System Of A Down - Radio/Video ♪

 

이런 음악적인 차이 외에도, RATM은 하버드 출신인 모렐로의 영향인지 지적이고 전략적인 이미지가 강한 반면, SOAD는 그러한 면이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RATM은 직접적인 현실("Freedom")을 분석하고 명시적인 상징을 공격("Sleep Now in the Fire")하여 시스템에 저항하려 한다면, SOAD는 자신의 급진적인 음악을 공연장을 넘어선 현실공간에서 풀어내지 못한다는 느낌이죠.

 

그럼에도 이들의 미제국주의에 대한, 그리고 미국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은 매우 직설적이며 많은 논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Biohazard의 에반 세인펠드(Evan Seinfeld)같이 애국심 투철한 인물은 SOAD를 "아르메니아 난민"이라고까지 표현하며 "그렇게 미국이 싫으면 떠나라"라는 발언을 했었죠.^_^;;; RATM의 해체 이후, SOAD는 탐 모렐로의 Audioslave나 Pearl Jam과 함께 논쟁거리를 만들 수 있는 몇 안되는 밴드 중 하나임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미국의 전쟁을 비판하는 곡입니다
♪ System Of A Down - B.Y.O.B. ♪



B.Y.O.B. (Bring Your Own Bombs)

 

by System Of A Down

 

Why do they always send the poor?


Barbarisms by Barbaras
With pointed heels
Victorious victories kneel
For brand new spankin' deals

Marching forward hypocritic and
Hypnotic computers
You depend on our protection
Yet you feed us lies from the tablecloth

Everybody's going to the party have a real good time

Dancing in the desert blowing up the sunshine



Kneeling roses disappearing into
Moses' dry mouth
Breaking into Fort Knox stealing
Our intentions

Hangers sitting dripped in oil
Crying freedom
Handed to obsoletion
Still you feed us lies from the tablecloth

Everybody's going to the party have a real good time
Dancing in the desert blowing up the sunshine (x2)

Blast off
It's party time
And we don't live in a fascist nation

Blast off
It's party time
And where the fuck are you?

Where the fuck are you? (x2)

Why don't presidents fight the war?
Why do they always send the poor? (x2)

Why do they always send the poor? (x3)

Kneeling roses disappearing into
Moses' dry mouth
Breaking into Fort Knox stealing
Our intentions

Hangers sitting dripped in oil
Crying freedom
Handed to obsoletion,
Still you feed us lies from the tablecloth

Everybody's going to the party have a real good time
Dancing in the desert blowing up the sunshine (x2)

Where the fuck are you? (x2)

Why don't presidents fight the war?

Why do they always send the poor? (x3)


Why do they always send the poor? (x2)
They always send the poor (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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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음악들

"음악바톤"이 유행인가 보다. jineeya의 바톤이 넘어왔는데, 문답형 앙케이트는 별로라서 일종의 "계기"가 되었던 음악들에 대한 포스트로 대신함.

 

 

Queen

약간 특이한 케이스라고 생각되는데, 처음 음악을 듣기 시작한 것은 오로지 어린 날의 호기심 때문이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동네에 "뽀리"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아마도 어릴 적에 많이 경험하는 일이라 생각되는데, 뭔가 일탈적인 행동을 하고 싶고 남들과 다른 존재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 때문이었는지, 당시 내가 다니던 중학교는 뭔가를 훔치는 일이 유행했던 것이다. 가장 흔한 일은 문제집 같은 책을 뽀리는 것이었고, 심하면 자전거를 훔치기도 했는데, 난 자전거까진 손을 대진 않았지만 대형서점들을 돌며 책을 터는 일에는 곧잘 참여하곤 했다.(덕분에 집에 있는 "수학의 정석"은 돈주고 산 게 없다는-_-) 음반을 뽀리는 것도 그런 활동 중의 하나였다. 잠실 롯데백화점의 음반매장에 가서 테입을 뽀리기로 했는데, 아무 생각없이 집어든 것이 Queen의 "Live Killers"였다. 왜 이 앨범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짐작으로는 더블 앨범이라 두 장이 한꺼번에 들어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_- 엉뚱하게도 이 앨범에 있는 첫 곡, "We Will Rock You"의 라이브 버전에 필이 꽂혀서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이 곡은 원곡과는 많이 다른데, 나중에 그 유명한 원곡을 들었을 땐 오히려 실망했었다는.ㅎㅎㅎ)

 


♪ Queen - We Will Rock You (from "Live Killers") ♪

 

 

Metallica

요즘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락키드들은 좀 더 "쎈 것"을 원하고 있었다. 물론 대세는 Metallica. 이외에 Megadeth, Pantera, Slayer, Sepultura 등이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있었고, 그런 분위기에서 짝퉁 메탈리카 편집 테입을 손에 넣게 되었다.(그 테입의 제목은 "Jump in the Fire"였는데, 아시다시피 이건 메탈리카 첫 번째 앨범에 있는 곡이지만 앨범명은 아니다) thrash를 처음 듣는 마당에 당연히 적응 안되고 있었지만 다행히도-_- "Creeping Death"에 필이 꽂혔다. 이 곡으로 인해 thrash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셈인데, 덕분에 시끄러운 곡도 잘 듣게 된 것 같긴 하다.

 


♪ Metallica - Creeping Death ♪

 

 

Blur

브릿팝은 "쎈 것"이 주도하던 고등학교 시절과 어쩌면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학교 분위기와는 다르게 FM에서는 한창 브릿팝이 얼터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바로 Radiohead, Oasis, 그리고 Blur등이 FM을 주름잡던 밴드들이었다. 고딩 시절 EBS를 듣는다는 핑계로 빨간 색의 작은 라디오를 하나 얻을 수 있었다.(물론 라디오로 EBS를 들은 적은 한 번도 없었고, 심지어는 EBS 테입에 자주 듣던 음악만을 녹음해서 가지고 다니며 들었다) 이 라디오 덕분에 음악을 들으며 공부-_-를 하는 사치를 누릴 수 있었는데, 이 시절 FM에서 듣게 된 "Girls & Boys"에 역시 필이 꽂히는 바람에 친구들의 비난=_=을 받으며 브릿팝을 듣게 되었다.(Blur는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밴드 중 하나이다.)

 


♪ Blur - Girls And Boys ♪

 

 

롤러코스터

국내 밴드 중 가장 좋아하는 밴드는 "롤러코스터"다. 롤러코스터를 처음 들은 것은 병역특례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였는데, 당시는 처음 사회생활에 발을 들여놓고 나름대로 힘들었을 때였다. 회식을 마치고 집에 택시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라디오에서 마침 롤러코스터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술기운에 몽롱한 정신으로 노래가 끝난 후 나오는 멘트에 집중한 결과-_- 롤러코스터의 "습관"임을 알게 되었다. 사실 롤러코스터는 평소에 즐겨듣지는 않지만, 어떤 시기에 매우 와닿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보면 좋아하면 안되는 밴드인데.ㅎㅎ

 

 


♪ 롤러코스터 - 습관 (bye-bye) ♪

 

 

민중가요

집회 때 부르는 민중가요 말고, 정식 음반을 통해 민중가요를 처음 들은 건 1학년 가을이었다. 당시 공대선거가 한창 진행중이었고, 무슨 이유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1차 유세가 끝난 후에 선본에 들어가게 되었다. 요즘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선본이나 실천단 등의 조직은 철저하게 분업을 하는 곳이었다. 각 국별로 역할이 나뉘어져 있고 학년별로 하는 일 역시 철저히 구분되었다. 1학년은 대부분 조직국에 속하여 선전을 하거나 유세할 때 마임을 하곤 했었는데, 1차 유세 때 전투마임, 2차 유세 때 귀여운 마임을 하는 포맷이 가장 일반적이었다. 그런 연유로 2차 유세 때에는 발랄한 곡에 맞춰 마임을 했었고, 당시 쓰였던 노래가 "노래공장"의 "다시 만날 그날에"였다. 이 노래에 감동받은 1학년 레니는 이후 열심히 민중가요를 배우고 들었다는 후문이=_=

 


♪ 노래공장 - 다시 만날 그날에 ♪

 

 + 바톤은 안 넘겨도 상관없겠죠?

 + 사슴벌레의 이야기가 궁금하긴 한데, 포스트를 쓸 수 없는 상황이니 아쉬움.

 + 달군님의 바톤에도 트랙백 보냅니다. 약간 민망=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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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Fforde, <제인 에어 납치사건>

주의 : 스포일러성입니다

 

웨일즈 작가인 재스퍼 포드(Jasper Fforde)의 SF 소설입니다. 원제는 "The Eyre Affair"로 "에어 사건" 정도가 되겠지만, 자극적인 제목과 판매량 사이의 상관함수를 의식한 출판사 측의 배려로 저런 제목이 붙었나 봅니다. 이 제목만 봤다면 아마도 읽을 마음이 들지 않았을 것 같은데, 다행히도 책을 빌리게 된 우연한 기회가 있어서 접할 수가 있었죠.

 

다른 리뷰들에서도 많이 언급하지만, 이 소설은 정말 잡다합니다. 외계인만 나오지 않는다 뿐이지, 타임슬립, 뱀파이어/늑대인간, 시간의 조정자, 평행세계(parallel universe), 대체역사 등, SF에서 사용할만한 재료들이라고는 모조리 섞여서 등장하죠. 사실 저로서는 전혀 내용을 예상하지 못하고 읽기 시작했기 때문에 소설 초반에 100년동안이나 지속되는 크림전쟁이나 특수작전망(Special Operations Network) 이야기 등을 보면서 어리둥절하기도 했었는데, 결국 나중에는 이런 분위기에 익숙해져서 뱀파이어와 뱀파이어 헌터가 등장했을 때에도 '그런가 보군'하면서 납득해버리기도 했었죠.ㅎㅎ

 

이 소설은 스토리 자체로만 봐도 재미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당대의 악명높은 범죄자와 그를 쫒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타입의 캐릭터인 여성 특작망 수사관의 이야기인데,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진행도 좋고 서스펜스물의 핵심(!)인 클라이막스 부분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 소설의 또다른 장점은 SF의 다양한 구성요소를 섞어 또다른 세계를 만들었다는 것인데요. 덕분에 (서구)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서구)역사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문학"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작가의 말장난이 자주 나오는데, 영어를 잘 하시는 분이라면 아마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겠죠.ㅡ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리처드 3세"의 공연 모습을 묘사한 부분입니다. 소설에서 이 연극은 매우 특이한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일단 리처드 3세를 비롯한 주인공급 인물을 관객 중에서 선발합니다. 그 날 공연은 이렇게 선발된 관객이 이끌어가게 되는데, 당연히 이 관객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대사는 물론 극을 전체적으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선발된 관객 뿐만 아니라 다른 관객들 역시 대부분 "리처드 3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극이 진행되는 동안 대사를 같이 말하거나 극중 인물의 대사에 대꾸를 하면서, 배우들과 함께 공연을 이끌어갑니다. 심지어는 극중의 전쟁에 직접 참여하기도 하는데, 어떤 경우에는 부상자가 나오기까지 한다고 하네요. 극은 무대를 벗어나 극장 전체를 돌아다니며 진행되며 이 날은 극장의 홀에서 마지막을 장식하고 끝나게 됩니다.

 

배우와 관객, 무대 위와 무대 아래의 경계가 무너진 이런 공연은 당연히 존재하기 힘들겠죠. 관객들은 극을 수십번 넘게 본 사람들이어야 하고, 누가 통제하지 않더라도 상황에 따라 역할을 알아서 맡을 수 있어야 하며, 극도로 산만한 상황에서도 주인공은 극이 중심을 잃지 않도록 이끌어 갈 수 있어야 합니다. 매니아 중에서 가장 매니악한 사람들만 긁어모은다 하더라도 이런 공연을 만들어내긴 쉽지 않겠죠. 그럼에도 누구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자신이 판단하여 적극적으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모습은 상상만해도 즐거운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이 가지는 장점은 이런 즐겁고 유쾌한 상상력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단 점인 것 같기도 하구요.

 

이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 번역되어 올해 내로 출간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매우 기대가 됩니다.

 

관련 링크

Jasper Fforde, The Eyre Affair (2001)

'제인 에어 납치 사건'을 읽고

제인에어 납치사건

알라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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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giepop Phantom

난 이런 분위기를 매우 좋아한다.

 

뭔가 음산한 것 같으면서도 신비롭고

 

차갑고 비밀스러운 캐릭터들이 배회하는

 

외롭고 쓸쓸한 자들의 공간

 

 

솔직히 말하면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의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너무나 강렬한 이미지.

 

 + 미갱님의 "Boogiepop Phantom"에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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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Where The Story Ends>

 

 

혹시 "코나"라는 그룹을 기억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가요를 거의 듣지 않지만, 이들의 노래는 두 곡인가 기억이 난다.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라는 노래와

"마녀, 여행을 떠나다"라는 노래로 기억하는데,

후자는 "마녀배달부 키키"를 연상케 하는 노래라서

특히 기억에 남는 듯 하다.

 

"Where The Story Ends"라는 그룹은 "코나" 출신의 세 멤버가 만들었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이들이 일렉트로니카로 소개된다는 것인데

첫 번째 앨범은 듣지 못해서 뭐라 할 수는 없지만

"W"로 이름을 바꾸고 레이블을 옮겨 발표한 이 앨범은

별로 일렉트로니카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물론 일렉트로니카 역시 Drum&Bass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고 듣긴 했지만

아무래도 Prodigy, Chemical Brothers 등에 익숙하다보니

가사 많고 몽환적이지 않은 분위기가 왠지 어색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역시 멜로디가 좋아서

앨범 자체로는 들을 만하긴 하지만.ㅎㅎ

참, 앨범 자켓도 맘에 든다.

이건 상황되면 스캔해서 보여주고 싶은^_^;;

 

 


♪ W - 소년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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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맨>과 <뉴 엘도라도>

★ Dan Olman/Sarah Price/Chris Smith, 예스맨(The Yes Men), 2003

 

 

반세계화 운동가들의 활약상을 보면 왠지 기분이 좋다.

영화는 gatt.org라는 도메인을 가진 WTO 사이트와 똑같이 생긴 패러디 사이트부터 시작된다. (WTO 웹사이트와 비교해보면 정말 비슷하게 만들었는데, 실제로는 이 페이지 같은 내용이 들어있거나 다른 캠페인 사이트로의 링크들이 곳곳에 있다.) 이 사이트를 진짜 WTO 웹사이트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이들로부터 강연 등에 초청하는 메일을 받고 예스맨들은 WTO 관계자로 행세하며 WTO의 실제 모습을 드러내 보이려 한다.

핀란드에서 열린 섬유산업관련 세미나에서 예스맨은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양복 아래 입고가서 세미나 도중에 이를 청중에게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한다.(바로 위 사진 오른쪽의 복장이다) 그 복장은 남성 성기 모양을 한 노동자 감시 기구가 달린 것인데, 사실 처음 이 장면을 봤을 때 약간의 불편함을 느꼈지만 친절하게도 이들은 마초적인 폭력성을 자본의 폭력성에 비유하는 의미를 담고 있단 설명을 장황하게 곁들여준다.

예스맨들이 미국의 한 대학, 호주 등 전세계를 돌면서 WTO를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계속 하다가 활동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이 과정 자체는 상당히 유쾌하고 재미있게 그려져서 나오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 마지막에 찍혀 나오는 United Artists에 약간 고개를 갸우뚱하긴 했지만.ㅎㅎㅎ

반세계화 운동이 그 자체로 자발적인 연대와 자유로운 상상력을 기반하고 있어서 이런 활동이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러한 자유로운 운동들은 대부분 제1세계 활동가들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고, 실제로 풍자 이상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는 역시 잘 모르겠다. 제3세계에서 저런 방식의 운동이 펼져지기 힘든 것은 그것이 자신의 현실이기 때문인 것인지.

 

인권영화제 홈피의 소개글

영화에서 한 번 들어와 보라고 소개한 theyesman.org

이 영화의 공식사이트인 것 같은데, 역시 MGM-UA다-_- 배급이란 문제에 있어 어쩔 수 없는 것인가.

 

 

★ Tibor Kocsis, 뉴 엘도라도(New Eldorado), 2004

 

역사적으로 금광을 끼고 발전한 루마니아의 로지아 몬타나라는 마을의 이야기이다. "골드"라는 이름(이름도 참...)의 캐나다 회사의 대규모 개발이 시작되려 하면서, 마을 사람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거나 "골드"에 맞서 싸우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개발에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 모두의 인터뷰로 영화가 구성되는데,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의 이야기와 이제와서 어디로 가야겠냐고 말하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인터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보면 한국의 재개발 지역에서 벌어지는 철거민들의 싸움과 (그만큼 처절하지는 않지만) 비슷하다. 자본의 물량 공세와 함께 공동체는 깨어지고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이해관계가 드러나고 외부에서 이들을 지원해주는 이들도 있다. 영화의 말미에 나오는 모습을 보면 이 프로젝트가 결국은 "골드"사의 뜻대로 진행되고 만 것이 아닌가 싶었다.

 

여기는 이웃 지역의 금광이다.
로지아 몬타나에 세워질 금광은 이것의 4배 규모라고 한다.

 

사실 혜리씨의 추천 중에 "아름다운 미장센"이란 말에 혹해서-_- 이 영화를 보러 간 것이었는데, 스크린에 나온 로지아 몬타나의 모습만 봐도 너무나 아름다운 곳임을 알 수 있다. 서양의 숲 하면 뾰족뾰족한 나무와 거친 산이 생각나는데, 이 곳은 그런 이미지와 다른 모습이었다. 음악도 상당히 맘에 들었는데, 루마니아 전통 악기를 사용한 전통 음악인지, 마치 아일랜드의 전통 노래처럼 애절한 느낌이 드는 음악이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던 듯.ㅎㅎ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정말이지 동유럽은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라는 사실만을 재확인=_=

 

인권영화제 홈피의 소개글

영화의 공식 홈피...로 보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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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정, <FEVER>

박희정이라는 작가의 이름이 머리 속에 새겨진 것은 (이건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호텔 아프리카>보다 <피버>의 영향이 크다. 영화를 볼때도 그렇지만 나의 경우 배경이 외국인 작품에는 쉽게 자신을 동일화하기 힘들어 한다. 아직 제대로 비교한다는 것은 무리인 것 같긴 하다만, 캐릭터나 스토리 상으로 <호텔 아프리카>가 현재까지의 <피버>보다 훌륭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호텔 아프리카>에서 <피버>만큼의 강렬한 동질성을 느껴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호텔 아프리카>가 감동적이지 않은 작품이란 얘긴 아니란 거...알고 계시겠죠? ㅎㅎ)

 

 


<호텔 아프리카>가 제목 그대로의 "호텔 아프리카"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스토리였던 것처럼, <피버>역시 "피버"라는 대안학교에 찾아오게 되는 다양한 인간들의 이야기이다. 초반의 스토리는 "형인"이 "피버"로 찾아오게 되는 과정이 중심이 되었으나, 현재는 "지준"이 "아립"과 "아인"과 맺는 관계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실 스토리만 보면 <피버>는 질풍노도의 시기-_-를 보내는 틴에이저의 이야기로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을 수도 있다. 다만 <피버>가 나에게 특별하게 다가왔던 데에는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코드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대단히 사소한 대사들이고 사소한 아이템들이고 스토리 상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아닌 경우가 많지만, 그런 것들이 작품 전체에 퍼져 특별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 대사에 난 200% 공감한다. @_@

 

<피버>의 가장 큰 장점은 절망 속에서 어떻게든 희망을 발견하는 방식을 경쾌하지만 진지하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여기 나오는 인간들은 하나같이 우울한 인생들이지만 어떻게든 의미를 발견하고 살아가는 것을 보면, 작품 밖에서 바라보는 나 역시 기분이 좋아진다. 특히 스스로 절망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피버>는 분명히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

 

덕분에 바나나우유를 좋아하게 되었다.

 


<호텔 아프리카>의 캐릭터가 전반적으로 쿨함을 지향하고 있는 것 같이, <피버>의 캐릭터들도 쿨한 인간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초반부의 <피버>는 그런 쿨한 관계보다는 솔직하고 디테일한 관계가 많이 보인다. 사실 나에게 있어 영화나 애니, 만화 등에서의 쿨함은 더이상 새롭지도 못하고, 그런 관계에서 별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지도 않는다. 오히려 솔직한 감정과 이야기들에 감동을 받고 좋은 영향을 받는 것 같단 생각이다.
"형인"의 밝은 표정을 보면서 한편으로 매우 부럽기도 했지만, 나 역시 기분이 좋아진다. 3권 이후부터 "지준"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그런 맛이 조금 떨어졌지만, 어쨌든 <피버>는 그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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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취향

2005년 1월 24일에 작성한 포스트입니다.

 

원래 귀가 좀 얇은 편이고

취향도 잘 옮는 편이기 때문에

(어쩌면 취향이라는 게 없는 것일지도-_-)

좋아하는 음악의 장르가 잡다하기 짝이 없다.

 

다음은

사슴벌레님의 영향으로 인해 사게 된 시디들(중 일부-_-)인데

눈먼도시 편집 음반에 나온 곡 중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이상은 - 비밀의 화원, 신비체험(2003)

롤러코스터 - 거짓말, Sunsick(2004)

J.Tabatabai - Another Sad Song, Bandits OST(1997)

Kent - Stay With Me, Hagnesta Hill(2000)

Oasis - Don't Look Back In Anger,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1995)

 


Smashing Pumpkins - Stand Inside Your Love, Greatest Hits(2001)

 * 원곡은 "Machina/The Machines Of God(2000)"에 수록되었으나 없음-_-

Lasse Lindh - The Stuff, You Wake Up At Sea Tac(2001)

Eels - Mental, Beautiful Freak(1996)

Elliott Smith - Waltz #2(XO), XO(1998)

Radiohead - [Nice Dream], The Bends(1994)

 

후기

발디딜 틈이 없는 방바닥에다

10장이나 되는 씨디를 깔기위한

공간확보가 어려웠다는. :)

 

2005.03.12 추가

한 달 넘게 지난 지금은 두 장이 더 늘었다-_-

 


♪ 롤러코스터 - 거짓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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