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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탄 금요일 풍경

지난주 금요일 마포대교 아래 한강 시민 공원.

노을도 보이지 않는 뿌연 대기와 회색빛 한강.

일찍 퇴근하니 심심해져서 조용한 공터 주변에 놓인 벤치에 앉아 있는데

내 뒤에서 어느덧 들리는 50대 아주머니 소리,

"어, 어, 어~ 와 이카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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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이어, "기다리! 내가 잡아준다 안 하나!" 아저씨 목소리.

돌아보니 위태위태하게 자전거 타는 아주머니와 그 뒤를 좇는 아저씨.

어쩌면 부부일 수도 있겠다.

보던 책 계속 보는 척하며 흘끔흘끔 구경났다.

아, 보는 내가 다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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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말이 가까워 주머니도 텅 비었다. 저녁도 초코 우유로 대충 때우고,

걷기 싫어도 차비가 없으므로 걸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슬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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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대교에서 원효대교까지 한강을 따라 걷다보니 완전히 밤이 되었다.

오후 내내 뿌연 하늘을 보며, 더러워 서울 더러워 서울.이라고 생각했으면서도

별 대신 여의도의 불빛과 다리의 조명으로 단장한 서울 밤 풍경에 또 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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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금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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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와 앨리스> ost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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