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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 마포대교 아래 한강 시민 공원.
노을도 보이지 않는 뿌연 대기와 회색빛 한강.
일찍 퇴근하니 심심해져서 조용한 공터 주변에 놓인 벤치에 앉아 있는데
내 뒤에서 어느덧 들리는 50대 아주머니 소리,
"어, 어, 어~ 와 이카노오~"
.
곧 이어, "기다리! 내가 잡아준다 안 하나!" 아저씨 목소리.
돌아보니 위태위태하게 자전거 타는 아주머니와 그 뒤를 좇는 아저씨.
어쩌면 부부일 수도 있겠다.
보던 책 계속 보는 척하며 흘끔흘끔 구경났다.
아, 보는 내가 다 행복-♡
.
...
월말이 가까워 주머니도 텅 비었다. 저녁도 초코 우유로 대충 때우고,
걷기 싫어도 차비가 없으므로 걸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슬프지 않았다.
.
마포대교에서 원효대교까지 한강을 따라 걷다보니 완전히 밤이 되었다.
오후 내내 뿌연 하늘을 보며, 더러워 서울 더러워 서울.이라고 생각했으면서도
별 대신 여의도의 불빛과 다리의 조명으로 단장한 서울 밤 풍경에 또 속는다.
.
다시, 금요일이다.
.
<하나와 앨리스> ost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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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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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가 다시 조금 찼겠네요:) 난 그래도 도시의 야경이 좋아- 왠지 넋을 잃고 쳐다보게 되거든.부가 정보
루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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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도시의 야경은 좋아. 오염된 도시를 어둠과 조명이 가린 것일 뿐이지만... 한강의 야경은 안온하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도시는 야해. 땅거미가 지면서 하나둘씩 불이 켜지는 순간이 가장 묘하고 아름다워. 그런데 이번 봄은 뿌옇고 흐린 날이 많았던 것 같아. 내년이라고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 걱정돼.부가 정보
n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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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못본지 백만년-_-부가 정보
무한한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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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는 루냐님의 글이 주는 느낌이 정말 좋아요. 글투도 정말 좋아.부가 정보
루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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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i/ 인권영화제 갔다가 대추리 사진들 속에 섞인 나비도 보고, 당신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어. 아, 나 6월 중순부터 M이랑 같이 살아. 히히. 그때쯤 같이 볼까? :)무한한 연습/ 아휴, 감사. 누군가 이 짧은 글에서 '느낌'을 얻는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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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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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 와 이카노오~ -_-;;부가 정보
루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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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르게 -_-;;부가 정보
n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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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둘이 같이 사는 조합은 진짜 마음에 쏙든다..^^왠지 자주 애용?하게 될 것 같은 느낌ㅋ
M이랑은 6월 말에 보기로 했었는데 깔깔, 그 전에 봐도 좋겠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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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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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우리집은 엠티촌 같아. 그래도 자주 애용해주어.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