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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회생활 5계명 제1조

지금 작업 중인 『한국의 근대화와 물』 본문에 나오는 인용문이다.

아휴, 이런 거 너무 좋아~ (게다가 이 글이 한국의 물 정책이 어떻고, 박정희식 난개발이 어쩌고 하는 책에서 난데없이 나타나 주었으니 말이다!)

옛날 글은 낯선 단어들 때문에 읽는 속도가 더디긴 해도 표현이 참참참 직설적이어서 귀여우며, 묘사도 생생한 것 같다. 괜시리 박태원 아저씨의『천변풍경』이 생각난다.

 

(인용문이라 5계명의 제1조밖에 볼 수 없다. 찾아봐야겠어!!)



제1조

이발사와 목욕탕 주인을 친하라.

제군이 도회에서 살려면 첫째, 이발사와 목욕탕 주인을 먼저 친해 두어야 한다.

돈 육전이 없어 몸에서 악취가 물쿵물쿵 나고 불과 삼사십 전 이발료가 없어서 얼굴이 털투성이가 되고 장발이 되고 보면 혹 별종 색맹객이 있어 사상가나 철인으로 보아준다면 천행이지만 날카로운 시대처녀들의 눈이 잔나비 상판을 연상할 우려가 매우 많으니 연애하기는 벌써 빗나간 일이다. 그러니 돈 없을 때라도 마음 놓고 자가용처럼 쓸 이발관, 목욕탕이 있어야 한다.

 

 

- 모던 모세.「도회생활 5계명」.《별건곤》,1930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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