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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울 때면 그들을 생각해, <삼거리 극장>

울지 마라, 외로운 소녀야

서글픈 사람이 너뿐이더냐

 

<삼거리 극장>은 아주 판타스틱하고도 아릿했다. 겨울 휴가를 보내는 나는, 대낮의 하이퍼텍 나다 ㅡ 그 암실 같은 공간에 있었다. 스크린이 붙은 한 벽을 향해 시선을 멈추고, 빈 줄에 혼자 앉아 몸을 웅크린 채 열심히 열심히 극을 따라가다가 때로는 유령극단의 춤과 노래에 어깨를 들썩이기도 했다.

 

소단의 두렵고, 외로운 느낌.

그것은 내가 늘 끌어안고 있는 느낌이다.

 

두려워진 소단이 떠나려고 할 때, 모스키토가 한마디 한다.

[울지 마라, 외로운 소녀야, 서글픈 사람이 너뿐이더냐]

그 한마디에 눈물을 뚝 그친 아이처럼 나도 모스키토를 바라봤다.



자 봐라는, 처음에 (소단을) '잡아라'로 들리다가, 잠깐 성적 의미의 '자봐라'로 들렸다가, 너 자신을 '자, 봐라'로 들린다. 소단은 그들과 노래를 함께 부르면서 조금 더 단단해진다.

내 눈 앞의 것은 정말 두려운 게 아니거든.

 

고마워, 친구들.

그리고 지금도 가끔 두렵다는 생각이 들면, 나는 그들을 생각한다.

 

+) 이 영화는 여러 가지로 볼 수 있다.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의미를 붙이기 나름이므로. 오늘은 여기까지만 쓸란다- 더 자세히 쓰려다간 시간이. 켁.

++) <뮤직 인 마이 하트>에서 봤던 한애리 씨가 완다를, <사이보그지만 괜찮아>에서 비행양말을 신고 나왔던 사람 역할을 했던 분이 에리사 공주 역할을 맡았다. 아, 다들 멋진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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