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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성 두산 회장 총수일가 피진정인 전원 출국금지

 

 

박용성 두산 회장 총수일가 피진정인 전원 출국금지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 피의자 신분 조사도
입력 :2005-10-07 11:30   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두산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 부는 7일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 박용만 부회장 등 총수 일가의 피진정인 전원을 출 국금지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기존에 출금한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박용성 회장 장남), 박용욱(박용곤 그룹 명예회장의 막내 동생) 이생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사장( 박용곤 명예회장 차남)등 3명 외에 해외 출장을 마치고 전날 귀국한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 등을 추가 출금, 총수 일가의 피진정인을 전원 출금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다음 주부터 계열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진원 상무, 박용만 부회장, 박용성 회장 등 총수 일가 인사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한 뒤 이달 중으로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은 또 이날 두산그룹 3세대 형제의 막내인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이 7월21일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측의 진정을 접수한 이후 총수 일가 인 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박용욱 회장을 상대로 그가 경영하는 두산그룹 납품업체 넵스가 지난 5 년 간 하도급 업체를 통해 수십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관여했는지, 회사에서 조성한 비자금을 전달받았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을 상대로 넵스가 두산산업개발에 주방용품 등을 대량 납품하는 과정에서 납품단가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박용만 그룹 부회장에게 전달했다는 의혹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두산 총수 일가 중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는 이날 박용 욱 회장이 처음"이라며 "횡령 또는 배임 혐의를 파악하고 있으며 이날 중 조사를 마 치는대로 귀가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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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뉴라이트...박정희 똥을 양식으로 아는 똥파리?”

 

 

진중권 “뉴라이트...박정희 똥을 양식으로 아는 똥파리?”
5일 고뉴스 기고 통해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 “유치하다” 일갈
입력 :2005-10-06 16:51   신재우 (withwit@dailyseop.com)기자
문화평론가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자신에게 ‘진중권, 박정희 대통령이 개로 보이는가’라며 비판한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에게 “유치하다”는 답을 돌려줘 화제다.

진 교수는 5일 ‘고뉴스’에 기고한 글에서 “솔직히 신지호씨의 글을 읽고 그의 유치함을 비웃으며 박장대소를 했다. 나름대로 비장하게 쓴 글, 진지하게 읽어줘야 하는데, 횡격막으로부터 터져 나오는 웃음은 인간의 의지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닌 모양”이라며 뉴라이트 진영의 신 대표를 공격했다.

신 대표는 지난 3일 ‘본보가 진 교수와 가진 인터뷰 내용을 두고 “진중권은 얼치기 좌파”라며 “그의 논리는 한심하기 그지없다. 박정희와 김일성을 ‘둘 다 개 같은 인물’이라며 동렬로 취급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전체주의와 권위주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는데 진 교수는 남한의 개발독재와 북한의 수령독재를 좌파, 우파의 차이만 있을 뿐 똑같은 독재라고 동일선상에서 비판했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박정희가 독재를 한 것은 분명하지만, 김일성처럼 직업선택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등 기본적 권리마저 박탈하고 비판언론 및 야당의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는 전체주의적 횡포를 부린 것은 아니다”며 “왜 저들의 눈에는 이토록 명백한 차이가 보이지 않냐”고 물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학습부족으로 인한 무지의 발로이거나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삐딱 심리’의 발동”이라고 진단하고, 진 교수를 겨냥해 “만에 하나 박정희 전대통령이 개라면 진중권 당신은 개똥을 먹고사는 파리”라고 비난했다.

신 대표의 이와 같은 발언에 진 교수는 “만약 내가 김일성을 ‘개 같다’고 하고 대구 폭탄주 사건의 주역을 ‘개 같다’고 하면, 신지호 대표는 또다시 몸을 바르르 떨면서 ‘전체주의와 권위주의는 다르다’며 나에게 덤벼들어 요란하게 항의를 할까? 그리하여 ‘주모 의원이 개라면 너는 그 똥을 먹고 사는 파리다’라고 목청을 높일까?”라며 반박했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 각하께서 싸놓으신 똥을 길이 보전하며 먹고 사는 것은 바로 신지호 대표를 비롯한 뉴 라이트이고, 박정희 똥을 일용할 양식으로 알고 살아가는 똥파리는 신구 쌍 라이트 형제들”이라며 비판했다.

진 교수는 신 대표가 아직도 ‘박정희 대 김일성’의 대립구도에서 박정희 향수를 사유하고 있다며 “신 대표는 6~70년대로 돌아가 자신이 김일성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있다고 믿으며 저 혼자 비장해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일성과 박정희를 똑같이 ‘개’라 부르면 부당하다고 힘차게, 힘차게 주장하면서, 김일성이 개 같다면, 박정희는 최소한 소 같아야 한다고, 차마 들어주기 민망한 썰렁한 얘기를 늘어놓고 있다”고 신 대표를 공격한 진 교수는 “이것으로 보아 뉴라이트, 아무리 반성을 했다고 해도 정작 들여다보면 올드라이트와 하나도 다를 게 없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또 “권위주의와 전체주의의 구별 운운하는 신지호 대표. 나름대로 그걸 잘난 척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영 봐주기 민망하다”며 “앞으로는 자신의 전공인 정치학의 영역에서 저서를 좀 냈으면 좋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하는 진중권 교수와 본보와의 인터뷰 내용 중 신지호 대표가 문제 삼은 부분이다.

-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강력하게 비판한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의 저자이기도 한데, 이인화 교수 등의 ‘박정희 영웅 만들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인화의 경우는 먹고 살려고 하는 짓이다. 박정희를 숭배하는지는 모르지만 그냥 장사하려고 쓴 책일 거다. 이인화는 책은 열심히 읽는데 정리가 잘 안되는 사람이다. 그가 논리를 구성한 것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대신 시류에는 아주 빠르다. 돈 되는 게 뭔지를 잘 안다. 다만 ‘뉴라이트’는 이인화만도 못하다. 뉴라이트는 실체가 없는 것이다. 언론들이 만들어낸 것에 불과하다. 지금 한나라당이 잘 나가면 쑥 들어갈 존재다.”

- 최근 강정구 교수가 데일리서프라이즈에 기고한 글이 논란에 휩싸여 있다.

“(강정구 교수는) 아주 위험한 사람이다. ‘6 ·25라는 통일전쟁을 하느라고 수십만이 죽었다’고 하는데 그럼 지금도 통일하자고 전쟁하자는 소리냐. ‘통일전쟁을 결심해야 한다’는 조갑제와 다를 바 없는 사람이다.

일전에 ‘SBS 전망대’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대화가 안통했다. 낡은 사고방식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해방 직후에는 단독정부보다는 통일이 먼저였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임정이나 통일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서 찾아야 한다. 강정구 식의 인식은 박정희와 김일성 둘 중 하나를 편들라는 논리인데, 내가 왜 그 둘을 편들어야 하나. 둘 다 개 같은 인물들인데 말이다. 정통성은 남이냐 북이냐가 아니라, 누가 잘 먹고 잘 사느냐와 누가 민주화를 했느냐에서 찾아야 한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관/련/기/사
진중권 “이명박 대통령? 상상만으로도 잠이 안온다” / 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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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국가보안법으로도 모자라 이제 시장보안법까지?”

바로 이얘기다. 이제 아주 대놓고 천민자본주의 하자는구나...

창피함을 모르는 인면수심의 메인스트림

 

진중권 “국가보안법으로도 모자라 이제 시장보안법까지?”
6일 SBS전망대, 대한상의 김상렬 부회장 강도 높게 비판
입력 :2005-10-06 11:10   신재우 (withwit@dailyseop.com)기자
김상렬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부회장이 지난 4일 강정구 동국대 교수를 겨냥해 반시장적인 교수의 강의를 들은 학생은 기업채용 때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발언을 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문화평론가 진중권 중앙대 교수는 5일 SBS라디오 ‘진중권의 SBS전망대’에서 “국가보안법으로도 모자라 이제 시장보안법까지 생길 모양”이라며 “김상렬 대한상의 부회장의 발언, 그 속에서 한국식 자본주의의 천민성과 무식함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부회장은 ‘6·25는 통일전쟁’이라고 주장한 강 교수를 두고 “그런 인식을 가진 사람이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며 “이런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 시장경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을지, 올바른 경제관이나 역사관을 가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 채용 때 대학수업 내용 등을 참고하도록 경제 단체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대한상의 부회장의 이같은 발언이 ‘상식을 넘은 것’이라는 비판이 강한 가운데, 진 교수도 “앞으로 대학가 반시장적 교수들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겠다는 대한상의가 ‘반시장적’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기준은 뭐냐”며 시장질서를 흐리는 것은 기업인들이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가령 대한상의 회장이신 두산의 박용성 회장, 비자금 조성, 대출이자대납 등 비리의혹을 받고 있는데, 이런 거 비판하면 반시장적 딱지가 붙냐”고 말했고, “반시장적이라는 교수들의 강의가 ‘전공필수’라면 어떡하냐”고 물었다.

“그 교수들의 강의를 듣자니 취직이 안 되고, 안 듣자니 졸업이 안 되고, 학생들만 죽어나겠다”는 진 교수는 “강의하는 교수는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고, 그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시장보안법으로 처벌하고, 사회가 미쳐버렸나 보다”며 강 교수에 대한 경찰과 재계의 대응을 함께 비판했다.

진 교수는 “강 교수를 구속하라고 인민재판을 벌이는 그 분들이야말로 사상의 자유시장을 믿지 못하여 국가의 개입을 요구하는 반시장주의자들”이라고 말했고, “분식회계니 비자금이니 뭐니 해서 비리를 저지르는 일부 기업인들이야말로 시장의 질서를 교란하는 반시장주의자들”이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시장경제의 모범이라는 미국에서는 그런 짓 하는 기업인들은 종신형으로 다스리던데 우리 일부 기업인들은 시장질서 흐리는 일 밥 먹듯 한다”며 “김상렬 대한상의 부회장의 발언, 그 속에서 한국식 자본주의의 천민성과 무식함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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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천왕’과 “구역질나는 삼국사기”

 

 

치우천왕’과 “구역질나는 삼국사기”
우리는 왜 긍지를 덮고 치욕의 역사를 가르쳐왔나
권태호 기자
▲ 치우천왕의 형상으로 꾸민 2003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주제전시관. (경주=연합뉴스)

어린 시절, 국사 책에서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 고조선이다.

국사 책에는 단군이 조선(朝鮮)을 개국한 것이 BC 2333년인데, 갑자기 BC 108년 중국 한나라에 왕검성이 함락된다는 망국 이야기로 끝맺는다. 반만년 역사 중 고조선 이후 오늘날까지의 역사(2113년)보다 그 이전 고조선(2225년)의 역사가 더 길다. 그런데 고조선과 관련해 내가 학교에서 배운 것은 단군신화, 홍익인간·재세이화(在世理化), 3개 밖에 전하지 않는다는 8조법금, 그리고 멸망. 그게 끝이다. 그나마 고등학교 국어 고문 시간에 배운 백수광부(白首狂夫·흰머리 미치광이)의 처가 지었다는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2천년 뒤, 가수 이상은의 노래로 되살아나기도 했다)가 고조선 시대에 지어졌다는 게 내가 학교에서 배운 고조선에 대한 전부다.

의심했다. 우리나라 역사가 반만년이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론 2천년 남짓이 고작 아닌가 하고.

그러다 1985년 소설 <단>(丹)을 접했다. <단>은 그해 베스트셀러 1위였다. <단>은 삼국시대 이전에 환인-환웅-단군 시대가 각각 존재해 우리나라의 역사가 5천년이 아닌 9천년이며, 단군은 고유명사가 아닌, 임금을 뜻하는 보통명사로 고조선 시대 47대에 걸친 단군(임금)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대 우리 역사의 강역이 이 좁아터진 한반도가 아니라, 저 북방 바이칼 호수에서 저 남방 파미르 고원에 이르기까지 중국 대륙을 거의 장악했다는 것 아닌가? 긴가민가 했지만, 일단 뻐근한 감격이 올라왔다. 말 그대로 웅혼한 기상이 마음 속에 일었다.

처음 <단>을 읽을 때, 다분히 창작인 줄 알았던 그 내용이 실은 <환단고기>(桓檀古記·‘한단고기’라는 주장도 있다)를 중심으로 한 내용이었다는 것을 안 건 나중이었다.

1. 우리 역사는 9천년인가, 7천년인가, 5천년인가, 2천년인가?




<환단고기>는 옛부터 전해내려오는 동이족의 비사(秘史)인 <삼성기>, <단군세기>, <북부여기>, <태백일사> 등 4권의 책을 묶은 것이다. <삼성기>(三聖記)는 신라 승려 안함로가 쓴 책으로, 고조선 이전 환인-환웅 시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군세기>는 고려시대 문정공이 쓴 책으로, 1세 단군 왕검부터 47세 단군 고열가까지 고조선 2096년 왕조사를 담고 있다. 그리고 <북부여기>는 고려말 학자 범장이 전한 책으로, 동명성왕의 아버지이자, 부여의 시조인 해모수로부터 부여 멸망까지의 부여 300년사다. <태백일사>는 조선 연산군때 학자 이맥이 전한 책으로, 환국-신시(神市·환웅시대)-고조선에서 마한, 변한, 고구려, 고려때까지의 역사를 드문드문 전하고 있다.

이 <환단고기>를 보면, 우리 역사는 BC 7199년에 시베리아 바이칼호수 근처에 세워진 환국(桓國)이 7세, 3301년 동안 지속되고, 이어 환웅이 BC 3898년 산동반도 근처에 배달(倍達)국을 세우고, 신시(神市)에 도읍을 정했다. 배달국은 18세, 1565년동안 이어진다. 그리고 BC 2333년 단군 왕검이 조선을 세워 47세 단군 고열가까지 전한다. 그러나 이 책에는 BC 131년이 끝이다. 그다음 부여와 고구려로 이어지는 것으로 전개된다. 굳이 언급하자면, BC 108년까지의 빈 공간인 위만조선(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할 무렵, 연나라가 망하자 연나라 망명객인 위만이 진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조선 서쪽 지방에 살다 쿠데타를 일으켜 조선의 왕이 되었다고, 중국 역사서인 <전한서>(前漢書)에 쓰여져 있음. 그리고 위만조선은 4대까지 왕위가 이어졌으나, 한반도에 위치한 진(辰·삼한의 전신)나라의 중국 소통을 막다가 한나라와 전쟁이 일어나 BC 108년 망하고, 한나라는 이곳에 한4군을 설치했다고 전함. 우리 역사는 중국 역사서인 <전한서>를 따르고 있는 것임)이 빠져 있다.

태초에 가까운 환인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 역사는 오늘날까지 무려 9204년이 되는 것이고, 배달국부터 따지면 5903년이며, 단군부터 따지면 올해가 단기 4338년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정사(正史)로 인정받는 <삼국사기>에는 신라(BC 58년), 고구려(BC 37년), 백제(BC 18년) 이전의 이야기가 없어 <삼국사기>에 따르면, 우리 역사는 2천년을 겨우 넘으며, <삼국사기>가 스치듯 언급한 기자조선(BC 1122년)을 더해도 우리 역사는 3127년에 그친다.

2. 환국(桓國)(BC 7199~BC 3898)

“오래전 한 신이 하늘에서 내려와 사백력(斯白力:시베리아)의 하늘에서 홀로 변화한 신이 되시니, 밝은 빛은 온 우주를 비추고 큰 교화는 만물을 낳았다. 어느 날인가 동남동녀 800이 흑수(黑水:흑룡강) 백산(白山:백두산)의 땅에 내려왔는데 환인(桓因)은 또한 감군(監郡:중생을 돌보는 직책)으로서 천계(天界)에 계시면서 돌을 쳐 불을 일으켜서 날음식을 익혀 먹는 법을 처음으로 가르치셨다. 이를 환국(桓國)이라 하고 그를 가리켜 천제환님(天帝桓因)이라고 불렀다. 환님은 일곱 대를 전했는데 그 연대는 알 수가 없다.”

“파나류산(중국 하얼빈 남쪽 완달산/소설 <단>은 이를 파미르 고원으로 봤다) 밑에 환님의 나라가 있으니 천해(바이칼호) 동쪽 땅이다. 그 땅이 넓어 남북 5만리요, 동서가 2만여리니 통틀어 환국이요. 7세, 3301년 동안 지속됐다” 환산하면 강역이 대략 북으로는 바이칼 호수, 남으로는 양쯔강 북쪽, 동으로는 만주와 백두산 지역, 서로는 몽고가 다 속한다.

황제의 나라인 환국은 그 아래로 비리, 양운, 구막한, 구다천(캄차카), 일군, 우루, 객현한, 구모액, 매구여, 사납아, 선비(퉁구스), 수밀이 등 12개의 나라를 둔 일종의 연방체(?)였다. 일본 학자인 가지마 노모루는 수밀이국과 중동 지방에서 최초의 도시문명을 이룩한 수메르 문화와의 연관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3. 배달국(BC 3898~BC 2333)

환국 말기에 환인이 서자 환웅을 삼위와 태백에 보내, 홍익인간의 뜻을 펴도록 한다. 이에 환웅이 3천의 무리를 이끌고 태백산(중국 감숙성이라고도 하고, 백두산이라고도 한다) 꼭대기에 신시를 세우니, 그가 곧 배달국 제 1대 환웅천왕이다. 이때 배달국 인근에는 곰을 숭상하는 족속과 호랑이를 숭상하는 족속이 살며 서로 다투었는데, 웅씨족의 여추장이 일종의 정략결혼으로 환웅과 혼인했는데, 이것이 후세에 단군신화로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한단고기에는 이 장면을 “환웅이 웅(熊)씨 여인을 거두어 아내로 삼으시고 농사를 짓고 목축을 하고 시장을 열어 교환하도록 했다”고만 전하고 있다. 배달국은 18세 거불단 환웅까지 이어진다.

4. 조선(BC 2333~BC 108?)

<삼국유사>는 중국 역사서인 <위서>(魏書)를 참조했다며, “단군 왕검이 중국의 요임금이 즉위한 지 50년에 평양성에 도읍하고, 비로소 조선이라고 일컬었다. 그리고 1500년 동안 나라를 다스리다, 주나라 무왕(武王)이 기묘(BC 1122년)에 기자(箕子)를 조선에 봉하니, 단군은 아사달에 숨어서 산신이 되었으니, 수(壽)가 1908세였다 한다”고 전해 단 1명의 신화 속 단군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한단고기>를 보면, 47명의 단군(고조선 임금)이 나온다. 또 이때 문명이 크게 발달해 쌀 되와 저울을 통일하는 도량형 통일이 진시황보다 1900년 전인 2대 단군 부루(BC 2238년) 때 이뤄졌고, 세종대왕의 훈민정음과 거의 똑같은 글자인 정음 38자 ‘가림다’도 3대 단군 가륵 때 만들어진다.(BC 2181년,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들 때도 완전창작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전해내려오는 글을 재구성해 만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글자가 만들어진 뒤, 이전까지 구술로 전해오던 옛일을 글로 적어 첫 역사서인 <배달유기>(BC 2180년)가 지어진다.(고구려 영양왕 때(AD 600년) 때 이문진이 <유기>를 요약해 <신집> 5권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그때의 <유기>가 바로 이 책은 혹시 아닐까? 지금은 <유기>도 <신집>도 전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밖에 인삼, 돈, 배 등이 4대 단군 오사구 때 발견되거나 만들어진다.

그리고 또하나 주목할 것은 BC 1987년 8대 단군 우서한 때 대궐로 날아왔다는 ‘세 발 달린 까마귀’다. 그 까마귀는 넓이가 석자나 되었다고 한다. 이 삼족오(三足烏)는 나중에 고구려 벽화에도 나타나는데, 우리 문물을 받아들인 일본에서 이 ‘삼족오’는 일본의 신화 속 동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일본 국가대표 축구팀 서포터즈인 울트라니폰의 상징물이 바로 이 ‘삼족오’이다. 우리가 우리 옛 역사(또는 신화)에 무관심한 사이, 우리 것들을 다른 나라에 다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5. 치우천왕(蚩尤天王, BC 2748~BC 2598)

환단고기에서 특히 주목한 임금(황제)이 바로 배달국의 14대 환웅인 ‘자오지환웅’(치우천왕)이다.

치우천왕은 <환단고기> 외에도 <제왕연대>, <규원사화> 등 우리 역사서에 언급돼 있을 뿐 아니라, 중국의 정사인 사마천의 <사기>와 <한서지리지>, <상서>, <운급헌원기> 등에도 실려 있다.

<환단고기>를 보면, 치우천왕은 BC 2706년(42살) 환웅의 자리에 올라 BC 2598년(151살)까지 재위 109년 동안 동아시아 일대를 호령했다.

그는 10년 동안 중국의 황제 헌원(BC 2692~BC 2592)과 73번 싸워 모두 이겼다. 헌원은 중국 하나라 이전 삼황오제의 삼황(三皇) 중 태호복희에 이은 2번째 황제다.(삼황 다음은 오제(五帝, 요순 임금 등)가 이어지고, 이어 우(禹) 임금이 세운 하(夏)나라, 그리고 은(殷)나라, 주(周)나라, 진(秦)나라, 한(漢)나라로 이어진다. 현재 은나라부터 역사시대로 인정하고, 그 이전은 아직 역사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은나라도 은허 유적이 쏟아지기 전까지는 역사로 인정받지 못했다. 얼마전 중국에서 하나라 시대 것으로 보이는 유적이 발굴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치우천왕은 수레와 투석기(돌을 날려 보내는 기계)를 만들어 전쟁에 사용하기도 했다. 우리 역사서는 치우천왕이 탁록(오늘날 하북성) 벌판에서 헌원을 끝내 사로잡아 신하로 삼았다고 전한다.

그러나 중국 역사서인 사마천의 <사기>는 이와 다르다.

“제후가 모두 다 와서 (치우에게) 복종하여 따랐기 때문에 치우가 극히 횡포하였으나 천하에 능히 이를 벌할 자 없을때 헌원이 섭정했다.”

<사기>에 따르자면, 치우는 중국 산동성(산둥반도 지역) 일대에 거주하던 구려(九黎·동이족의 나라)라는 신족(神族)의 우두머리였다. 그는 중국 조상인 신농이 다스리던 영역 안에서 가장 강력한 족장이었다. 치우는 세력이 점점 커지면서 신농의 후계자인 유망(楡罔)을 무찌른다. 그러자 유망이 황제 헌원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중원을 놓고 헌원과 치우가 대결전을 벌인다. 고대의 세계대전인 셈이다. 그리고 치우는 전군을 동원해 헌원과 10번을 싸워 9번을 모두 이긴다. 여기까지는 우리 역사서와 같다. 헌원은 폭풍우 속에서 치우에게 쫓기다 딸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구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후 세력을 회복해 용맹하던 치우의 형제(아마도 신하 장군으로 추정) 81명이 하나씩 하나씩 스러지고, 마지막 탁록 대전에서 치우는 종국에는 혼자 남아 싸우다 헌원의 병사에게 사로잡힌다. 그리고 황제가 지켜보는 가운데 목이 잘려 처형된다. 이후 동이족은 중원에서 밀려나 중국 동쪽 변방(만주)으로 옮겨갔다.

중국 역사서를 따르더라도, 우리 민족의 무대가 만주벌판에서 한반도로 축소된 단절점이 신라의 3국통일이었다면, 우리 민족의 무대가 중국대륙에서 만주와 한반도 등 대륙 변방으로 밀려난 것이 치우천왕의 패전이니, 우리 상고사의 중요한 한 순간이다.

중국 역사에서 치우는 악마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머리가 구리와 쇠로 돼있고(아마도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로 접어들면서 치우가 휘두르는 강력한 청동 신병기에 놀란 고대 중국인들의 눈에 치우가 그렇게 비춰졌을 지도 모른다), 폭풍우를 뿌리기도 한다.

치우천왕의 능은 능은 산동성 동평군 수장현 관향성에 있었던 것으로 <한서지리지>에 전해지는데, 춘추전국시대에는 이곳 제(濟)나라의 군신(軍神)으로 추앙됐고, 이어 진나라, 한나라 때는 주민들이 제를 지냈다. 또 <사기> 봉선서에는 한나라를 세운 유방(劉邦)이 전쟁에 나가기 앞서 언제나 치우에게 제를 올린 다음에 출전했다고 한다. 특히 치우의 능에서 붉은 연기같은 것이 깃발처럼 휘날리면 반드시 전쟁이 일어날 조짐으로 믿었다고 한다. 치우천왕은 신화시대인 그때 뿐 아니라, 고구려 백제 신라 세나라 역대 왕릉 모두에 도깨비상의 모습으로 조각된다.

그런데 탁록의 마지막 전투 이후, 역사 속에서 사라진 비극적 인물인 치우(정사로 인정받는 <사기>를 따를 때)는 수천년이 흐른 뒤인 1999년 또다시 깨어난다. 붉은 악마의 캐릭터로.

붉은 악마는 당시 회원이던 한 축구디자이너의 권고로 1999년 치우천왕을 공식캐릭터로 정한다. 그리고 그해 3월29일 한국-브라질 전이 열린 잠실경기장에 가로 4m, 세로 3m의 대형 치우천왕 깃발이 첫 선을 보인다. 이날 한국은 한국 축구역사상 처음으로 히바우두가 뛴 세계 최강 브라질을 1 대 0으로 물리친다. 4500년 만에 깨어난 치우천왕이 ‘불패의 신화’를 또 한번 보여준 걸까?

그리고 붉은 악마는 이후, 경기에 앞서 애국가가 울릴 때는 대형 태극기를 펼치고, 한국 팀이 골을 넣으면 치우천왕기를 펼치는 것이 공식화 돼 있다. 그리고 치우천왕이 등장한 이후, 처음 맞은 월드컵에서 한국팀은 4강 신화를 창조해냈다.

그리고 또다른 치우가 있다. 만화가 이현세는 이보다 앞선 97년 고대 동아시아 전설을 집대성해 완전히 새로운 창작물로 다시 표현해낸 <천국의 신화>에서 치우와 헌원의 이야기를 새롭게 만들어냈다. 치우는 천족(天族·동이족)의 영웅으로, 그리고 헌원은 화족(華族·한족)의 영웅이다. <천국의 신화>에서 치우는 ‘까치 오혜성’, 황제 헌원은 ‘마동탁’의 이미지다.

이 만화에서 치우는 천족의 임금인 천군의 두번째 부인 발기달의 아들로 태어난다. 왕비가 아들이 없어 자연스럽게 천족의 왕위 계승자로 부상하나, 이를 시기한 왕비가 벌인 왕실 다툼에서 어머니 발기달이 살해당하는 와중에 부하들이 그를 안고 도망치다 밀림에 홀로 버려져 산속에서 호랑이에게 키워진다. 나중에 나라의 칼을 만드는 충신 손돌이 치우를 발견해 몰래 데려다 손자로 키운다. 치우는 아무 것도 모른채 평화롭게 자라나고, 그 사이에서 동네 여자친구 미리내(은하수의 순 우리말)와 연정을 키워가기도 한다.

그러면서 천족(天族)이 그동안 제후국이었던 화족(중국 민족)의 황제 헌원의 세력이 커지면서 존폐의 위기에 처하자, 몇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다 스러져가는 천족의 나라, 배달국을 지키는 적통 왕세자, 메시아로 부상하고, 황제 헌원과 탁록에서 치열한 다툼을 벌이며 부족을 지켜낸다. 그러나 이 와중에 미리내가 교활한 헌원에게 사로잡히고, 헌원이 미리내를 이용해 치우를 괴롭히자, 치우는 거의 제정신이 아닌 상태가 돼 부하들을 찔러 죽이는 등 정신착란 증세를 일으킨다. 자신의 죽음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옴을 느끼는 가운데, 치우는 결국 잠들어 있는 사이 부하들에 의해 목이 잘린다. 이현세는 치우천왕을 <공포의 외인구단>, <지옥의 링> 등에서 나온 ‘까치 오혜성’과 너무나 흡사한 인물로 그려냈다.(개인적으로는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불패의 승리자 치우천왕(<환단고기>)보다 <사기>에 나오는, 단 한 번의 패배로 죽음에 이른 ‘비극적인 치우’가 애잔해 마음이 더 끌립니다. 또 우리 역사를 돌이켜보건대, 실제 치우는 후자 쪽이 더 맞을 것 같기도 합니다)

6. 그리스 신화는 알면서 자기네 신화는 모르는 한민족

이런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주지 않는 이유는 이런 내용들이 관련 유적들이 발굴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사료적 가치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경우는 <한단고기>가 엮은 책들이 신라~조선초기에 걸쳐 쓰여졌는데, 이전까지는 전혀 언급도 되지 않다가 구한말에 들어 갑자기 등장한 것으로 미뤄 혹 이것이 어떤 의도를 가진 위서(爲書)라는 주장까지 있다.

그러나 <한단고기> 외에도 1675년에 쓰여진 <규원사화>(揆園史話)도 고조선 47대 1195년의 역사가 소개돼 있고, 신라의 박제상이 지었다고 전해지는 <부도지>도 환국-배달국-조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또 우리 역사서가 아닌 <사기>, <상서>, <위지> 등에서도 비록 조각조각난 것이긴 합니다만, 배달국과 조선, 그리고 치우천왕의 그림자를 읽을 수 있다.

백번을 양보해 이 모든 이야기가 모두 사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신화로는 왜 전할 수 없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제우스, 헤라, 아테네, 아프로디테, 아폴론, 큐피트, 헤라클레스, 아킬레스 등 그 복잡한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은 줄줄 외우면서 우리 동이족의 영웅들에 대해서는 들은 바도 없다는 것은 서글픈 일 아닌가? 게다가 역사로 인정받는 은나라 이전에 대해서도 요순 시대, 삼황오제 등 그 이전시대의 일화나 용어가 우리 일상생활 속에 불쑥불쑥 등장하는데 그 옛날 중원을 호령했을 치우천왕은 어디에다 내평겨쳤단 말인가?

7. 화근은 김부식의 <삼국사기>

<삼국사기>를 읽으면서 몇 번이나 구역질이 날뻔한 적이 있었다. 어떨 때는 머리가 어질어질하기도 했다. 우리 역사가 이토록 수치스러운 것인가 하고.

“거룩할사 당나라 큰 업을 개발하여/황가의 정치 경륜 높고도 창성하구료/싸움을 끝맺어 천하를 안정하고/전임금 잇받아 문교를 닦았도다/(…)/산악의 기운받아 재상들 태어나고/임금님은 충량한 신하만을 믿으시네/삼황으로 뭉치어 한 덕이 되니/길이길이 빛나리 우리 당나라”

650년 나·당 연합군이 백제를 공격해 승리하자(아직 백제 멸망은 아니었다), 진덕여왕이 비단에 써 당 태종에게 올린(?) 글이다.

신라는 법흥왕 때부터 중국과 다른 별도의 연호를 써왔다. 그러나 진덕여왕 때에 이르러 신라 연호를 버리고, 당나라 연호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김부식은 <삼국사기>에서 이렇게 말했다.

“천자의 나라에 소속된 편방 소국은 사사로 연호를 이름지어 쓸 수 없는 것이다. 신라의 경우는 일심으로 중국을 섬기어 사행과 조공이 길에 끊이지 아니하면서도 법흥왕이 연호를 자칭하였으나 의심스러운 일이다. 태종의 꾸지람을 듣고서도 오히려 머뭇거리다가 이제와서야(진덕여왕) 비로소 당의 연호를 시행하였으니 비록 마지못해 한 일이기는 하나 돌이켜 생각하면 허물을 지었지만 능히 고쳤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태종 무열왕 김춘추에 대해 <삼국사기>를 읽기 전까지만 해도, 그저 삼국통일의 주역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삼국사기>에 보면, 김춘추는 왕이 되기 전, 고구려를 공격할 원군을 요청하러 신라의 사신으로 당에 갔을 때, 당 태종 앞에 무릎을 꿇고 “중국 옷을 입게 해달라”고 요청한 뒤, 중국 옷을 입고 아뢰었고, “신의 자식이 7형제가 있으니, 원컨대 성상(당 태종)의 곁을 시위케 하여 주소서”라며, 자기가 스스로 청해 아들을 중국에 사실상 볼모로 남겨두고 온다. 또다른 역사서에는 김춘추가 고구려에 사신으로 가 연개소문을 만났을 때, 연개소문이 “신라와 우리 고구려가 함께 하면 당나라가 무서울 게 무어냐?”며 “우리가 서로 싸우지 말고, 힘을 합쳐 당나라를 공격하자”고 할 때, 아무 말도 않고 이를 거절했다. 그의 머리 속에는 당나라에 빌붙어 고구려와 백제를 무너뜨린 뒤, 당나라에 충성을 맹세하는 ‘노예의 평화’만이 있을 뿐이었다.

또 삼국통일을 이룩했고, 동해바다의 용이 되어 (왜구로부터) 나라를 지키겠다며 바다에 자기를 묻게 한 문무왕. 그러나 <삼국사기> 문무왕편을 보면, 문무왕은 “교서를 내려 부인들도 중국 의상을 입게 했다”고 한다. 또 <삼국사기>에는 갑자기 뜬금없이 “문무왕 8년, 당으로부터 이후로는 여자를 헌납하지 말라는 칙지가 있었다”고 전한다. 그 이전까지는 당에 바치는 조공에 여자까지 포함됐던 것이다.

참으로 수치스런 역사요, 너무나 낯뜨거운 신라 왕들의 행태다.

또 <삼국사기>는 신라가 백제를 멸망시킨 뒤, 백제 땅에서 당나라 장수들과 함께 잔치를 열면서 항복한 의자왕을 데려와 옛 백제 신하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상에서 술을 따르게 했다고 전한다. 당시 신라는 정말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나라였단 말인가?

삼국시대 이전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에 대해 김부식은 <삼국사기>에서 또 이렇게 말한다. “해동에 나라가 있은 지는 오래다. 기자가 주실(주나라)에서 수봉(受峰)함으로부터(BC 1122년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를 멸망시킨 뒤, 주나라의 신하 기자(箕子)를 조선의 왕으로 봉했다는 중국 역사서를 이야기한다) 위만이 한초에 참호할 때(연나라 망명객 위만이 조선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왕이 된 뒤, 한나라와 맞섰을 때)까지는 연대가 막연하고 문자가 소략하여 상전할 수가 없다”는 한 마디로 끝맺었다. 김부식은 그 당시까지만 해도 우리 땅 곳곳에 흩어져 있었을 고대 역사서, 고조선의 옛 이야기들을 단칼에 다 생략해 버린 것이다.

김부식이 <삼국사기>를 쓸 때는 신채호가 ‘일천년래 최대 사건’이라는 ‘묘청의 난’(?)을 진압한 직후다. 김부식은 유교사상을 나라의 이념으로 삼고, 중국을 숭상하는 것으로 정권의 안정을 도모코자 했다. 이때 이미 고려 초기의 자주적이고 웅혼한 기상은 사라진 때이다. 김부식은 <삼국사기>를 쓰기 전에 다섯번이나 중국을 다니면서 중국의 역사서를 섭렵했다. 참으로 한심하지 않은가? 제 나라의 역사를 쓰면서 중국의 시각에서 그저 귀퉁이에 조금 흘려쓴 것을 무슨 신주단지 모시듯 주워담아 얼기설기 엮어 역사로 만들다니.

그러나 어쨌든 <삼국사기>는 현존하는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책이 됐고, 또 정사(正史)로 인정받고 있다.

<환단고기>가 엮었다고 전해지는 각종 역사서들이 구한말 이전에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위서 논란을 빚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김부식 이후 조선시대까지 중국 중심의 모화사상이 이어지는 와중에 중국과 일합을 겨룰 뿐 아니라, 중국을 제후국으로 삼아 다스렸다는 치우천왕이나 환국-배달국의 이야기를 누가 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론한다.

숨죽여 고이고이 전해질 뿐이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우리 역사의 진실은 아마도 중국 역사와 우리 중심 역사인 <환단고기>, 그 중간 어디쯤일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안타까운 것은 <삼국사기>가 중국 역사서와 내용은 물론 중국 중심의 관점조차(우리를 준오랑캐 나라로 스스로 자칭하는) 똑같다는 것이 실로 안타까운 일이라 하겠다.

고조선을 사실상 계승한 고구려를 자기네 역사로 우기는 중국의 동북공정이 날로 더해지는 이때, 치우천왕의 신화만이라도 최소한 “우리네 역사 속에 이런 신화도 있다”라고 하는 정도로 자라나는 아이들(초등학생들이 혼동스러워한다면 최소한 중고생에게라도)에게 알려주는 것, 그것도 안되는가?

치욕의 역사서 <삼국사기>를 읽기 전에 치우천왕을 먼저 알게 하는 것이 정신건강면에서도 좋을 것 같다.

참조:<한단고기>(임승국 번역·주해), <삼국사기>(김부식), <삼국유사>(일연), <천국의 신화>(이현세), <부도와 한단의 이야기>(지승),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 등.

<한겨레> 경제부 권태호 기자 ho@hani.co.kr

[덧붙이는 글]

치우천왕 이야기를 쓴 권태호 기자입니다.

자신이 쓴 글이나 말 뒤에 ‘내 의도는 그건 아니었다’고 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비겁함을 무릅쓰고 다시 글을 띄웁니다.

경제부 기자가 뜬금없이 치우천왕 이야기를 쓴 이유는 개천절을 맞아 개천절의 진짜 주인공들을 한 번 알아보자는 생각에서 쓴 것입니다.

제가 치우천왕 이야기를 쓴 목적은 (물론 아시겠지만) 치우천왕 고사를 국사교과서에 올리자거나, 정사로 인정하자는 게 아니었습니다. 다만 우리네 신화 속 인물 중에 이런 이도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치우천왕 이야기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대학교 때였습니다. 그때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왜 초등학교 때, 중고등학교 때, 우리 역사와 신화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지기 전에 이 이야기를 알지 못했던가 하고 말입니다. 그랬더라면 우리네 역사를 보며 늘 패배의식에 젖어있기 보다 (비록 마취제 성격이 있었을 진 몰라도) 더 큰 상상력과 창의력, 자긍심을 키울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말입니다. 제가 글을 쓴 첫번째 이유는 제 후배들이 그때 제가 느꼈던 그 안타까움을 똑같이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신화시대의 이야기인 치우천왕이 실존인물이냐 하는 문제는 논란거리가 아니라 생각됩니다. 최소한 동이족의 신화 속 영웅인 치우천왕(중국은 치우천왕을 악마로 묘사합니다)을 우리들이 좀더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리 문화는 또 얼마나 더 풍부해 질 수 있겠습니까?

저는 치우천왕을 역사로 받아들이자는 게 아니라, 묻혀진 우리의 신화를 끄집어내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물론 이에 대한 반론으로 치우천왕이 속한 민족인 구려족이 우리 민족이 아닌, 지금은 사라진 중국의 소수민족이었다고 이야기하면 원인무효가 되기도 합니다. 구려족이 동이족의 한 분파이며, 그런 사실과 상관없이 이미 치우천왕은 우리 역사와 문화 속에서 도깨비 등으로 이미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고, 이미 붉은 악마의 캐릭터로도 등장합니다. 그것마저 정사가 아니라며, 내쫓아야 합니까? 고구려 벽화에 있는 삼족오를 일본이 자기네 신화 속 동물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또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둘째, 또다른 문제의식은 <삼국사기>를 읽으면서 나온 것입니다.

자기네 역사란 대개 자기네 나라가 가장 강성할 때, 실제보다 조금 부풀려서 쓰여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삼국사기>를 보면, 있는 역사도 잘라버리고, 굴욕적인 부분(물론 현대적 관점과 시각에서 판단한 것입니다)을 당연했다는 시각으로 쓰여지는 것을 보고 참담함을 느꼈습니다.

한단고기가 위서라는 주장도 한편으론 일리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한단고기가 완벽한 창작물이라는 주장에도 선뜻 동의하기 힘듭니다. 아마도 숨겨진 역사서를 유교 사상이 위축된 시점에서야 다시 엮었던 게 아닌가 생각하는 게 오히려 더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일종의 첨삭도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한단고기의 내용들이 중국의 역사서에도 일치하는 흔적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가치, 아니면 최소한의 연구가치라도 인정할 수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하는 점입니다.

덧붙일 점은 제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위 2가지이나, 우선 그 전제로 되는 한단고기의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먼저 언급해야 했기에 한단고기 이야기를 처음에 장황하게 썼습니다. 물론 한단고기를 이미 읽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혹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먼저 관련 정보와 전제를 제시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글의 비중이 한단고기 소개에 치우친 점은 인정합니다.

그 다음, 글에서 몇 가지 틀린 부분이 있었습니다.

5. 치우천왕 편에서 99년 3월29일 호나우두가 뛴 브라질을 1 대 0 으로 꺾었다고 했는데, 호나우두는 그때 뛰지 않았고, 히바우두가 뛰었습니다.

6. 그리스 신화는 아는데 제나라 신화는 모르는 한민족 편에서

주지육림(하나라)라고 썼는데, 주지육림은 은나라 마지막왕 주왕과 달기의 고사인데, 제가 그 직전 나라인 하나라로 잘못 썼습니다.

7. 화근은 <삼국사기> 편에서

김춘추가 고구려 사신으로 간 것은 백제 멸망 전인데, `백제 멸망 뒤'라고 잘못 썼습니다.

이 내용들은 수정했습니다. 넓은 이해 바랍니다.

권 태 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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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손학규 등 대권주자들과 꽃

웃기는 얘기일지 모르겠지만 꽃이 좋아서...

 

이명박 손학규 등 대권주자들과 꽃
[고뉴스 2005-10-04 11:21]    

(고뉴스=김성덕 기자) 차기 대권주자들의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각자 자신만의 독특한 이미지와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분주히 노력중이다. 정치에서도 남과 차별화 되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선이 가까워올수록 이미지 전쟁은 불을 뿜을 것으로 보인다. 대권주자들의 이미지를 꽃에 비유한다면 어떤 꽃과 어울릴까?   

질긴 생명력-백일홍을 닮은 고건

백일홍은 꽃이 백일동안 핀다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백일홍은 그 어떤 꽃보다도 생명력이 강하다. 질긴 생명력 때문일까? 백일홍은 그다지 화려한 꽃이 아니다. 투박하고 소박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어딘가 모르게 위엄이 느껴지는 꽃이다. 백일홍은 시골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서민적인 꽃이다. 꽃이 귀한 여름에 백일홍은 산과 들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고건은 우리 정치사에 보기 드문 이력을 갖고 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고위 관료직을 역임했다. 생명력이 대단하다. 그의 국정운영 능력은 정파와 이념으로 재단할 수 없을 만큼 검증됐다. 그러나 그는 튀지 않는 리더십을 구사한다. 좀처럼 큰소리를 내지 않는다. 화려하지 않지만 위엄과 기품이 배어 있다. 고건은 적이 없는 정치인이다. 친근하고 안정적이다.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한 것이 결코 허명이 아니다.

야생화-민들레를 닮은 이명박

민들레는 야생화다. 누가 심거나 돌보지 않아도 절로 크고 자란다. 산과 들, 바위틈, 메마른 땅에서도 민들레는 뿌리를 내린다. 외부 환경에 굴하지 않는다. 공처럼 생긴 민들레 씨앗은 갓털이 있어 어디든 날아간다. 민들레는 땅속 1m까지 뿌리를 내려, 추운 겨울에도 시들거나 말라죽지 않는다. 냉해에도 강한 꽃이다. 가장 활동적인 꽃이다.

이명박은 가난한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그는 10대 중반에 영양실조에 걸리기도 했고, 학비가 없어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외부 조건에 굴하지 않았다. 노력하고 도전하고 극복했다. 그는 언제나 자신감에 차있고 활동적 에너지를 분출한다. 10월1일 개통된 청계천은 그의 인생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한 역사(役事)다. 경부운하건설을 발표하며 끊임없이 역동적인 힘을 내보이고 있다.


꺾을수록 만발-진달래를 닮은 김근태

진달래는 ‘두견화’ 또는 ‘참꽃’이라고도 부른다.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폭넓은 서식지를 가지고 있다. 진달래가 많은 곳은 어김없이 땅이 척박하다. 진달래는 강산성 토양에서도 견디는 꽃이다. 기름진 땅에서만 뿌리를 내리는 꽃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보기에도 아름다워 여느 관상화 못지않다. 진달래는 줄기를 꺾어 주면 가지가 웃자라 더 많은 꽃이 피는 특성도 가지고 있다.

김근태는 척박한 군사정권 시절의 토양에서 생명력을 키웠다. 군사정권에 대항해 민주화 투쟁을 했고, 그로 인해 정권으로부터 무자비한 고문과 고초를 당했다. 그는 불의에 굴하지 않는 정의감이 있다. 정의는 도덕성으로부터 나온다. 그는 도덕적 리더십을 내세운다. 그는 꺾으면 꺾을수록 더 강해진다. 인간에 대한 신뢰와 믿음도 가지고 있다. 그가 보건복지부장관으로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강조하는 것도 인간다운 삶에 대한 신념 때문이다.

숨은 가시-장미를 닮은 손학규

장미는 꽃의 여왕이다. 매력적이고 고혹적인 자태가 있다. 누구나 인정하는 아름다운 꽃이다. 강렬한 빛깔, 매혹적인 향기, 화사한 분위기.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꽃이다. 그러나 장미는 함부로 몸을 허락하지 않는다. 가시가 있기 때문이다. 장미는 스스로를 지키려는 기품이 있다. 부드러움 속에 날카로움이 서려 있는 꽃이다.

손학규는 여러모로 매력적이다. 겉치레가 없고 털털하다. 그는 한나라당이 갖고 있는 약점을 메울 수 있는 대권후보다. 북한에 대한 인식도 한나라당 내 여타 후보들과 비교된다. 그의 대북정책은 유연하다. 햇볕정책을 지지한다. 합리적이고 온화한 리더십 속에는 쉽게 물러서지 않는 기백이 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을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라고 비판한 것과 이해찬 국무총리와 수도권 규제 완화를 두고 벌인 설전은 장미가시 같은 그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었다.


정갈한 꽃-목련을 닮은 박근혜


목련은 잎이 나기 전 꽃부터 핀다. 봄이면 탐스러운 순백의 꽃을 피운다. 깨끗하고 순결한 이미지의 꽃이다. 사람의 심성을 정갈하게 만들어 준다. 꽃잎이 질 때는 아쉬운 기색이 없다. 불현듯 피고 불현듯 지는 꽃이다. 목련은 그래서 때로는 슬퍼 보이고, 외로워 보인다. 여름이면 싱그러운 잎들이 널찍이 퍼져 계절의 푸르름을 더해준다.

박근혜는 단단한 정치인이다. 그의 언어는 절제돼 있고 삶은 꼿꼿하다. 빈틈이 없어 보인다. 그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집념이 강하다. 그에게는 비명에 부모를 잃은 큰 슬픔이 있다. 그러나 잘 극복했다. 이제 아버지가 못 다한 일을 하고자 하는 꿈이 있다. 그는 조국에 대한 순결한 사랑을 지녔다. 목련의 싱그러운 잎처럼 조국을 푸르게 만들려는 의지가 그 누구보다도 강한 정치인이다.

대쪽처럼-대나무를 닮은 이회창

대나무는 줄기가 곧고 둥글며 속은 비어 있다. 마른땅보다는 습기가 많은 땅에서 잘 자란다. 생장도 빠르다. 사계절을 푸르고 꼿꼿하게 자라기 때문에 예로부터 지조와 절개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웬만해서는 꽃을 피우지 않지만, 피기 시작하면 대나무 숲 전체에서 일제히 피는 특성도 갖고 있다.

이회창의 별명은 ‘대쪽’이다. 곧은 성품을 의미한다. 대나무는 결이 곧기 때문에 칼을 대면 한 치의 오차 없이 쪼개진다. 이회창은 대법관 시절 소수의견을 많이 냈다. 소신 있게 재판에 임했다는 말이다. 선관위원장 때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불법선거에 눈감지 않았다. 국무총리 시절에는 대통령의 지시보다는 자신의 원칙을 더 강하게 주장, 당당하게 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반면 대통령 선거를 거치면서 그의 대쪽 이미지는 크게 훼손됐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대쪽이고 싶고 대쪽이길 바란다.


향기가 풍부한-백합을 닮은 정동영


백합은 향기가 풍부한 꽃이다. 방안에 두면 금세 주변이 백합의 향기로 진동한다. 화려하면서도 수수한 아름다움을 지닌 꽃이다. 백합은 햇볕이 강하지 않은 숲이나 그늘진 곳, 북향의 서늘한 곳에서 자란다. 꽃잎이 많아 꽃잎 백 개가 모였다고 해 백합이라 불린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백합은 진귀하게 여기는 꽃이다. 평화를 상징하고 경사스러움과 화합을 의미하는 꽃이다.      

정동영은 호남형에 달변이다. 호소력 있는 연설은 대중을 그의 향기에 취하게 만든다. 그는 통일부 수장으로서 ‘9·19 6자회담 타결’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북한과 미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주적 외교력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화합의 길로 나아가는 토대를 놓았다. 그의 주변에는 사람이 많다. 그는 좌우의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고 있다. 구동존이(求同存異). 그의 좌우명대로 같은 것은 추구하고, 다른 것은 존중하면서 뚜벅뚜벅 걸어간다.    

찬바람 속에 피는-솜다리를 닮은 이해찬

우리에게는 '에델바이스'라는 이름으로 더 친근한 꽃이다. 솜다리는 산소가 많지 않고, 혹독한 기후를 보이는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꽃이다. 솜다리는 생명력이 강한 꽃이다. 눈보라 치고 찬바람 부는 바위틈 어딘가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꽃이다. 알프스하면 떠오르는 꽃이다. 우리나라에는 한라산이나 설악산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꽃을 피우고, 솜털처럼 생긴 꽃대 줄기는 눈 속에서도 피어오른다.

이해찬은 1세대 운동권 출신이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과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이후 평화민주당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교육부장관을 거쳐 현재 국무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소신이 강하고 좀처럼 굽히지 않는 성격을 지녔다. 그의 업무스타일은 꼼꼼하고, 기획력과 추진력도 빼어나다. 종종 설화(舌禍)에 휘말리기도 하지만, 그만의 독특한 정치스타일과 거침없는 행보로 난국을 돌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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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이명박 대통령? 상상만으로도 잠이 안온다”

 

 

진중권 “이명박 대통령? 상상만으로도 잠이 안온다”
[시사프로그램의 주역들②] “조중동의 비판은 대책 없는 비난”
입력 :2005-10-02 18:49   유성호 (bonjourpoem@dailyseop.com)기자
오전 6시 새벽에서 아침으로 바뀌는 시간대, 모든 이들이 하루를 시작하는 발걸음을 재촉하는 바로 그 시간, 라디오에서는 어김없이 그전날의 뉴스메이커들을 초대, 이슈를 확대재생산한다.

때론 자신들의 주장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때론 변명에 가까운 자기방어에 주력하는 출연자들을 설득하고 달래는 한편으로 논리로 파고들며 청취자들에게 사실과 진실을 전달하게 만드는 라디오 아침방송 시사프로그램의 주역은 단연 진행자들이다.

청취자들은 출연자들을 요리(?)하는 진행자들과 함께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오피니언 리더들의 발언을 통해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현안을 가장 정확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본보는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진행자들을 만나 우리 사회의 토론문화와 시대를 움직이는 힘의 향배를 들어보기로 했다.<편집자주>


▲ SBS 전망대를 진행하고 있는 진중권 중앙대 교수는 방송에 있어 외압은 없고 도리어 방송사측에서 더 세게(?) 해달라고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박항구 기자 
유쾌, 상쾌, 통쾌. 요즘 진중권 씨에게 따라다니는 말이다. 그의 컬럼은 간이하면서도 핵심을 잘 찌른다. 기존의 정치평론가들이 지니고 있지 못한 순발력도 진중권의 글은 가지고 있다.

진중권 씨에게 붙어 다니는 직함은 두 개다. 먼저 그는 중앙대학교 독문학과에서 미학을 가르치는 교수다. 그러나 교수라는 직함보다 대중에게 더 많이 알려진 것이 바로 ‘SBS 전망대’의 진행자라는 것이다. 그의 방송은 아침 시사 프로그램 중에서도 매우 높은 청취율을 자랑한다. 쾌도난마 식의 진행과 인터뷰 상대의 빈틈을 사정없이 찔러대는 질문이 그의 방송의 인기 비결이다.

그런 진중권 씨를 지난 9월 30일 홍대 앞의 한 찻집에서 만나 정국 현안과 청계천 복원, 그리고 한국 좌파운동의 현실에 대해 견해를 들었다.

- 민주노동당 조승수 의원이 결국 의원직을 상실했다.

“대법원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법이라는 게 ‘공정성’을 뜻하는 것인데, 공평하지 못하다. 특히 입법부와 입법부는 수장들이 선출이 되는데, 사법부는 그렇지 않다. 또 사람들만 안갈리는 것이 아니라 낡은 사고방식이 안갈린다. 황당한 거 아닌가. (조승수 의원의 경우) 아무리 양보를 해도 즉, 선거법 위반이라고 하더라도 형량으로 결정할 수 있었다. 그가 저질렀다는 일이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일인가. 검찰에 의한 괘씸죄다. 오죽하면 한나라당 의원들까지 너무 심하다고 했겠는가.”

- 사법제도 개혁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거기에 대해서는 별 견해가 없다. 경찰 쪽의 입장에 대해서 공감하는 편이지만, 잘 모르는 부분이라서 의견을 표시하지는 않았다.”

- 지금까지 방송에서 다뤄진 주제들의 폭이 넓다는 평가가 있다.

“원래 한 주제를 가지고 한 주를 이끌어가는 시스템이 SBS에는 없다. 아이템 회의를 아침에 하는데, 대개 중요한 이슈들은 오후에 터진다. 하루도 예측이 안되는데 일주일씩 미리 잡을 수는 없다. 장관 등은 미리 인터뷰 신청을 한다. (핵심을 잘 집는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다행이라고 본다. 아직은 인터뷰가 익숙하지 않아서 평범한 내용 밖에는 짚지 못한다.

여타 매체에서는 내가 하는 코멘트 위주의 기사가 나가는데, 제대로 되려면 그 부분이 줄고 인터뷰 내용이 주가 되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모든 게 부족하다. SBS가 시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이 아닌데다가 내 자신의 역량도 부족하다. 어떻게 질문을 하느냐는 부분과 마무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좀 더 공부해야 한다.”


- 특유의 문체는 매우 시니컬하면서도 유쾌한데...

“(방송과 관련해서) 외압은 없고, 오히려 색깔을 더 드러내길 원한다. 중요한 것은 비판의 초점이다. (예를 들어) 대통령을 비판한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조중동의 비판은 대책 없는 비난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왜 집값 안잡느냐’해서 집값을 잡아놓으면, ‘세금폭탄이다’ 하는 식으로 (조중동은) 도대체 뭘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비판이라는 것은 대안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도 잘못한 것이 있다. 연정 제의 같은 것은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 그런 건 비판하되 그렇다고 잘하고 있는 다른 것까지 덤태기로 비판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한나라당 같은 경우에는 어떤 식이냐 하면 ‘연정 제의는 황당하다’면서 지역구도 극복과 같은 우리나라 정치 지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정당한 의도까지도 싸잡아 끌고 가려는 ‘물귀신 작전’을 쓴다.

결국 방송은 공정성의 문제인데, 사회자가 어떤 의도를 갖는 것과 방송의 공정성은 별개의 문제다. 오히려 방송이 색깔이 없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그 색깔이란 시민사회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당파를 가리지 않고 잘한 것은 잘한 것이고, 못한 것은 못한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


▲ 지난 8월 29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인터넷뉴스 그린박스제 도입에 관한 공청회에서 패널로 참가, 토론하고 있는 진중권 교수.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박항구 기자 
- 현 정권이 역대 정권 중에서 최악의 언론환경에 싸여 있다는 주장이 청와대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건 정권에서 잘못한 것이다. 한겨레나 경향은 현 정권에 적대적이지 않은데, 최근 그 두 신문조차 등을 돌리게 만들면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저 같은 경우에도 웬만하면 받아들이겠는데, 여러 가지 문제의식이 섞여 있다. 내각제 개헌, 선거구제 개편, 지역구도 극복 등이 그것인데, 한마디로 헷갈린다.”

- 그러한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은?

“대통령이 정치적인 계산을 하시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봐서 선거구제 개편의 경우 아젠다 세팅에 성공한 것 아닌가. 대통령은 욕먹을 때 신나게 먹더라도 갈 때까지 가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또 대통령이 턱 없이 자신만만해 하는데 국가경쟁력 상승했고, 집값 어느 정도 잡혔고,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이고 북핵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 된 게 이유다. 그러니까 대통령이 보기에 언론환경 때문에 민심이 악화되어 있는 거지, 지표들은 잘 나와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내가 우려하는 것은 이게 경기가 풀린다고 해결될 문제냐는 것이다. 결국 핵심은 양극화 문제인데, 그 문제는 경기회복과 같은 순환점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턱 없이 낙관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양극화 문제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핵심은 고용의 질의 저하 즉, 비정규직 문제다. 다만 한나라당은 정권을 안잡았다는 이유만으로 현 정권을 씹어댄다.”


-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통합 선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힘들지 않겠는가. 장기적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단기간에는 어려울 것이다.”

- 한국의 노동 환경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노동조합이라는 것에 대한 우리나라의 인식 자체가 천박하다. (노조는) 해서는 안될 것으로 낙인찍혀버렸다. 노조들의 요구가 과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시스템 자체가 소통이 아니라, 일방적이다 보니까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대기업 노조가 어느 정도 기득권화됐다. 문제는 노동자의 절반을 넘어가는 비정규직인데, 대기업 노조라는 건 이들(비정규직)에게 배부른 소리라는 것. 그런 상황에서 전체 노동운동을 아우르는 정치의식이 필요한데, 아직까지는 대기업노조에 이기주의가 남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정권과 자본은 이간질을 시킨다. 노무현 대통령도 ‘노동귀족’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해버리고. 그렇다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주는 것도 아니고.”


- 비정규직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비정규직 문제가 정규직들에게는 와 닿지 않는 것이 문제다. 자신들의 문제라고 인식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지금 OECD 국가 중 비정규직 비율이 최고인데, 더 늘리겠다고 하니, 더 이상 어떻게 비정규직을 늘리란 말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회적인 의식이 없다. 무차별적인 경쟁이라는 게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모른다.”


- ‘교육의 문제는 강남 부동산의 문제’라는 인식에 관해 견해는?

“잘못됐다고 본다. 교육의 문제는 부동산 정책의 관점에서 접근해서는 안된다. 강남의 문제가 단지 교육적인 환경 탓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교육철학 전반의 문제라고 본다. 논술이니 본고사니 하면서 아이들의 재능이 평가된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내신 성적이 좋은 것과 대학 성적이 좋은 것은 인과관계가 있지만, 입학시험 성적과 대학 성적 사이에는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 제대로 된 평가가 아니다. 철학 자체를 바꿔야 한다.

정부의 교육 3불(不) 정책은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 문제는 경쟁논리인데, 핀란드의 예를 보면 거기는 내신 등급이 ‘잘함’ ‘중간’ ‘못함’ 3개뿐인데, 왜 교육경쟁력이 최고인가. 교육은 공공재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입시공부가 제대로 된 학력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뭘 하든 간에 ‘입시’라는 게 걸려 있는 한 창의력을 절대로 가질 수 없다.”


- 현재의 교육구조를 개선하려면?

“기본적으로 고등학교는 풀어주고 대학을 조져야 한다. 한국의 대학들은 애들을 뽑을 생각만 하지, 가르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지금 고등학교 애들 실력이 OECD 1위라는데 대학에 들어오면 아무 짝에도 소용이 없다. 지금 그게 문제지, 애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이것저것 가르치는가. 과목은 또 좀 많은가. 그렇게 뽑아놓고는 애들을 놀린다.

그게 뭐냐. 그래놓고는 ‘애들 실력이 떨어졌다’는 둥, ‘애들을 제대로 뽑아야 한다’는 둥 한다. 성적 10% 안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거기서 더 이상 소수점 아래 자리까지 분류한다는 것 자체가 무식한 일이다. 교육철학의 부재고, 과학적이지 못한 미신적인 것이다.

내가 서울대 다녀봐서 아는데 얼마나 꼴통들이 많은지 아는가. 대학에 가서 공부시켜야 하는데 우리나라 대학은 애들을 방임한다. 세미나 같은 걸 해보면 질문 하나 제대로 하는 애들이 없다. 그게 교수한테는 편할지 모르지만, 애들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교수들이 너무 편하다. 거의 사회주의에 가까운 철밥통들이다. 교수 선발부터 다시 해야 한다. 통합논술형 고사를 도입해서 5년마다 다시 뽑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애들을 대학에 보내면 뭐 하는가. 똑같은 꼴통들만 만들고, 교수한테 ‘출세하는 법’ 따위나 배우는데.

프랑스식으로 고등학교는 풀어주고, 대학에서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사립대는 교육을 사유재산이라고 주장하니까 포기하고 국공립대를 재편해야 한다. 엘리트 학교는 따로 만들면 된다. 그것도 시험 점수로만 뽑으면 안되고 잠재적 재능을 보아야 한다.”


▲ 지난 3월 10일 CBS 저널 '친일 비판자는 좌익?'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한 진중권 중앙대 교수.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박항구 기자 
- ‘문화의 위기’라는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보는가.

“잘못된 시각이라고 본다. 지금처럼 문화가 빛을 발하는 때가 어디 있는가. 매체환경의 변화 즉, 패러다임의 변화인데 그 사람들이 납득을 못하는 것. 지금의 문화 코드는 두 가지. ‘제2차 영상성의 문화’고, ‘제2차 구술성의 문화’다. 지금이야말로 문화적으로 위대한 시기다. ‘개똥녀 사건’의 경우 미국에서 계속 논의가 되고 있다.

노회찬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이 잘한 것이라고는 뽑힌 것밖에 없다’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 왜냐하면 그게 하나의 사건이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도 인터넷으로 지도자를 뽑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활자매체의 권력이 무너진 것이다. 거기에 대한 밥그릇의 위기를 느끼기 때문에 ‘문화의 위기’라고 말한다.”


- 창작자들은 위기의식이 없는데, 평론가들이 위기라고 주장하는데...

“한마디로 ‘낡은 인문학의 위기’다. 인문학이 거듭나야 한다. 오늘날처럼 인문학이 ‘돈이 되는’ 시기가 없었다. 나의 경우, 인문학으로 먹고 산다. 인문학은 영상 영화 게임 등의 컨텐츠와 결합이 되기 때문에 상당히 대중화되기 좋은 토양이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낡은 문화의 아우라로 바라본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한나라당은 주로 조중동 등의 활자매체인데 비해 노무현은 영상과 인터넷 등에 기반하기 때문에 훨씬 대중적일 수 있다. 대통령 어법도 문제가 되는 게 그는 구어체적 어법을 사용하는데, 한나라당 등은 문어체적 어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패러다임의 변화라는 틀 속에서 봐야 하는데, 그들은 그걸 못보니까 기껏해야 전여옥 식의 마인드 즉, ‘고등학교밖에 못나와서 그런다’는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 현재의 한국 좌파 운동에 대해서 어떤 관점으로 보는가.

“예를 들어 노회찬 의원은 코드를 잘 읽고 있고, 대중과 호흡하는 것을 잘 한다. 정확하고 적합하고 영리하고 유연성도 있다. 그에게 ‘대중 영합주의’라고 공격하는 사람들을 보면 하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

반면에 좌파운동가들은 패러다임 변화에 많이 못따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주의적 마인드가 대중들 사이에서 사라지고 있는데, 그들이 이해를 못한다. ‘보다 나은 미래’라는 것에 대한 규정이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틀이었는데, 지금은 그것이 많이 사라졌다.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다양해졌고 단지 비판만이 아니라 대안들을 생산해내야 하는데, 그것들을 못하고 있어서 안타깝다.

(좌파운동가들을 보면) 조선시대 사림들을 보는 것 같다. 실용성이 많이 떨어진다. 자신의 사상만이 순수하다는 독단주의가 있다. 소통구조가 낡았다. 마르크스 주의 패러다임이 무너진 후 새로운 패러다임이 출현하지 않고 있다.”


- 과거사 청산 문제에 대해 이른바 ‘보수세력’ 반발하고 있다.

“보수층이 반발하는 것은 자신들의 과거 즉, 정체성을 이루는 부분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사 청산의 핵심 열쇠는) 기본적으로 열린우리당의 문제라고 본다. 열린우리당 내에도 ‘안개모’니 뭐니 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그 사람들은 고향만 그 쪽이면 한나라당으로 갈 사람들이다. 이것 때문에 과거사 청산이 안되는 것. 안개모만 봐도 안정도 못하고 개혁도 못하고 그냥 모여만 있는 상태가 바로 지금의 열린우리당이다.”

- 친일인명사전의 박정희 수록에 대해서, 그리고 젊은 층의 보수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우리 같은 사람들은 박정희 체제 하에서 살라고 한다면 충분히 살 수 있는 사람들이지만, 그들(박정희 추종자들)은 단 하루도 못 살 것이다. 지금 우리가 얼마나 많은 자유를 누리고 있는가. 대통령 씹기를 밥 먹듯이 하지 않는가.

그들에게 ‘박정희 세상에서 살아봐라’고 한다면 우리는 살 수 있지만 그들은 못살 것이다. 박정희가 나오는 것은 신화고 경제가 어려울 때 나온다. 그게 고도성장의 문제인데 어느 나라나 초기에는 고도성장을 할 수밖에 없다. 가진 게 없으니까.

우리나라가 60년대에 전쟁으로 초토화된 지 10년 만에 경제건설을 시작했는데, 그때는 뭐든지 하면 100% 성장 아닌가. 아무 것도 없는데. 예를 들어 사과 하나 팔던 사람이 두개를 팔면 100% 성장 아닌가, 다시 세 개를 팔면 50% 성장이다.

▲ 지난 3월 10일 오후 케이블채널 cbs TV 의 CBS 저널 '친일 비판자는 좌익?' 프로그램 녹화현장에 패널로 최근 한승조 교수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군사평론가 지만원 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장과 토론을 벌이고 있는 진중권 교수.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박항구 기자 
박정희가 죽었을 때 국민소득이 1000 달러가 채 안됐고 사람들이 잘 산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전두환 정권 때 ‘3저 호황’을 겪으면서 경제가 잘 풀렸다. 아주 운이 좋았다. 잘 산다고 생각한 것은 90년대 IMF 터지기 직전이었다.

그때 내가 ‘사람들이 미쳤다’고 얘기했다. 그러고 나서 2040년이 되어야지 일본의 GDP의 3분의 2가 된다고 한다. 아직 멀었다. 각종 성장 신화는 다 허구다. 사람들이 고도성장에 익숙해져 있는데, 만 달러가 넘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저성장의 시대로 들어섰는데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중국을 보라. 공산당이 집권하고 있는데도 고도성장을 하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서구의 경우 3%면 경이적인 성장이다. 거기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이 ‘박정희 신화’의 허구에 집착한다.”


- 베스트셀러 <미학 오딧세이>의 저자인데

“미학은 그냥 철학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철학의 여러 분야 중의 하나다. 예술을 안다루는 것은 아닌데, 예술과의 직접적인 결합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부분은 예술학이라는 분야가 따로 있다. 철학적인 접근이기 때문에 굉장히 일반적이다. 미학은 솔직히 이름이 예쁘고 커트라인이 낮았기 때문에 선택했다. 하다보니까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미학오딧세이는) 쉽게 쓴 책은 아니다. 자료를 직접 다 찾아서 쓴 책이다. 이중 코드가 있는데, 아까 ‘2차 구술성 문화’에 대해 말했는데, 이 구술성이라는 게 예전처럼 문자가 없던 시절의 구술성이 아니라, 문자문화를 기본으로 한 구술성이다. 마치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처럼 미학에 대해 잘 모르는 대중들이 보면 재미 삼아 볼 수 있는 책이고, 미학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이 보면 하나의 이론서다.

미학은 모든 사람에게 다 필요하지만 그것을 하기 위해 하이데거 등을 공부할 필요는 없다. 그냥 웃고 재미있게 즐기고 써먹을 수 있는 게 있으면 써먹으라고 쓴 책이다.”


-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강력하게 비판한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의 저자이기도 한데, 이인화 교수 등의 ‘박정희 영웅 만들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인화의 경우는 먹고 살려고 하는 짓이다. 박정희를 숭배하는지는 모르지만 그냥 장사하려고 쓴 책일 거다. 이인화는 책은 열심히 읽는데 정리가 잘 안되는 사람이다. 그가 논리를 구성한 것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대신 시류에는 아주 빠르다. 돈 되는 게 뭔지를 잘 안다. 다만 ‘뉴라이트’는 이인화만도 못하다. 뉴라이트는 실체가 없는 것이다. 언론들이 만들어낸 것에 불과하다. 지금 한나라당이 잘 나가면 쑥 들어갈 존재다.”

- 최근 강정구 교수가 데일리서프라이즈에 기고한 글이 논란에 휩싸여 있다.

“(강정구 교수는) 아주 위험한 사람이다. ‘6 ·25라는 통일전쟁을 하느라고 수십만이 죽었다’고 하는데 그럼 지금도 통일하자고 전쟁하자는 소리냐. ‘통일전쟁을 결심해야 한다’는 조갑제와 다를 바 없는 사람이다.

일전에 ‘SBS 전망대’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대화가 안통했다. 낡은 사고방식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해방 직후에는 단독정부보다는 통일이 먼저였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임정이나 통일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서 찾아야 한다. 강정구 식의 인식은 박정희와 김일성 둘 중 하나를 편들라는 논리인데, 내가 왜 그 둘을 편들어야 하나. 둘 다 개 같은 인물들인데 말이다. 정통성은 남이냐 북이냐가 아니라, 누가 잘 먹고 잘 사느냐와 누가 민주화를 했느냐에서 찾아야 한다.”


- 청계천의 복원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청계천 복원의 경우) 아이디어를 누가 냈는가. 다른 사람이 낸 것 아닌가. 돈은 누가 댔는가. 시민들이 낸 것 아닌가. 그런데 업적은 누가 가로챘는가. 이명박 씨다. 생태고려도 재대로 안했고, 문화재 복원도 엉망이다. 이상한 디즈니랜드 같은 거 만들어놓고 자기 업적인 양 떠들고 있다.

이명박 씨가 대통령이 되면 전국이 공사판이 될 것이다. 그가 한다는 건설은 국민 모두를 자신의 공범으로 만들겠다는 것. 친일파의 논리와 하등의 다를 바가 없는 전형적인 ‘개발논리’다.

예를 들어,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하는 이유가 그 법이 ‘상상력’을 억압하기 때문인데, 이명박의 정치 철학이라는 것이 바로 정치적 상상력을 무시한 ‘밀어붙이기’ 아닌가. 그가 대권 후보가 된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잠이 안올 지경이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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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과 홍석조 빅뱅 “형의 횡령? 동생의 배신?”

국감에서 증인 신문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

 

노회찬과 홍석조 빅뱅 “형의 횡령? 동생의 배신?”
노회찬 “형에게 물어보는 건 상식” vs 홍석조 “형제간에도 예의가 있다”
입력 :2005-09-29 13:54   광주 = 백만석 기자 
[3보: 2005-09-29 19:57]

노회찬의 ‘상식’과 홍석조의 ‘예의’가 맞부딪쳤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의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29일 광주고등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홍석현 전 주미대사의 동생인 홍석조 광주고검장에게 “X파일 녹취록에 관해 형에게 물어보는 건 상식이 아니냐”라며 삼성 떡값 전달혐의를 집중 추궁했다.

노 의원은 이날 질의시간을 통해 “홍 고검장이 8월 31일에 쓴 해명글에 보면 (돈을 주는 행위는) 상상하기도 힘들다고 했는데 그런 발언을 한 형에게 ‘왜 이런 말을 했느냐’라고 물어보는 건 너무나 상식적인 일”이라며 “안부는 물으면서 왜 그건 안 물었나”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홍 고검장은 “형제간에도 예의가 있다”고 반박하며 “그런 걸 물어볼 분위기가 아니었다. 형이 외국에 가서 국가적인 망신과 함께 개인적인 망신을 당하고 있는데 내 개인의 조그만 일을 가지고 그럴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홍 고검장은 이어 “8년 전의 일이라 (형에게) 물어봐도 정확한 답변을 할 지 몰랐다. 또 공식적인 조사를 하겠다는 방침이 정해졌는데 내가 나서서 물어보는 게 적절한 지에 대해서도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홍석조 “그런 분위기 아니다. 형이 외국에서 망신당하고 있는데···”

홍 고검장의 답변에 대해 노 의원은 다시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하며 반론을 펼쳤다.

노 의원은 “홍 고검장이 8월 31일에 검찰 내부통신에 장문의 글을 가지고 세세하게 사실관계에 대해 입장을 표명했다”면서 “아예 발언을 안 한 것도 아니고 필요한 발언을 충분히 하고 있으면서도 (형에게) 그 문제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 사건이 7월 21일 공표된 이후 홍 전 주미대사가 ‘8년 전의 일이라서 기억이 안 난다’고 말을 했지만 ‘절대로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말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나”라고 지적했다.

전문가의 감정에 따라 당시 홍석현-이학수의 대화 녹음 테이프가 조작되지 않았다는 게 밝혀진 이상 이제 상황은 진실게임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게 노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만일 (홍 고검장이) 돈을 안 받았다는 게 사실이면 주겠다는 사람이 주지않고 중간에서 횡령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아니면 증인이 허위진술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고검장은 “내가 발언한 내용 같으면 내가 해명할 것”이라며 “제3자의 발언을 중간에 대신 듣고 해명한다는 게 이상하지 않나”라며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노 의원은 “이런 사건이 다시금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시의 주니어 검사들이 지금 7~8년이 지나 시니어 검사로 남아 현재 (떡값) 수사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며 “제대로 된,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수사를 위해서라도 홍 고검장의 퇴진이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말을 맺었다.



광주지법, 수년간 초과근무 수당 불법지급 적발돼
[2보: 2005-09-29 15:57]

광주지방법원에서 수년 동안 초과근무를 하지 않은 직원들에게 일괄적으로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고 실제로 초과근무를 한 직원에게는 시간을 더 부풀려 근무시간을 기재해 더 많은 수당을 타가도록 한 것으로 나타나 파문이 일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주호영 한나라당 의원은 29일 광주 고등법원 국정감사에서 “광주지법이 지난 7-8년 동안 초과근무를 하지 않은 직원들에게 한 달에 10시간씩 초과근무 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수당을 일괄 지급해왔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지법의 한 과는 야근을 하지 않았는데도 근무일지에 경매입찰과 배당준비로 모든 직원이 밤 12시까지 일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고 지적하고 “사무관 이하 340여명이 시간당 8000원인 초과근무 수당을 매달 수천만원씩 엉터리로 받아갔다”고 밝혔다.

그는 “초과근무를 하지 않고서도 수당을 눈먼 돈 나눠먹기식으로 받아 챙긴 것은 국민의 혈세를 모두가 공모해 도둑질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강조하면서 “국가청렴위원회가 최근 현지 실사했으며 곧 전원위원회에 조사 결과를 회부한 뒤 관련 내용을 법원행정처에 넘길 계획”이라고 발했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도 질의를 통해 “불 꺼진 청사에서 시간외근무를 했다는 것은 단전인가, 법원의 공문서 위조인가”라고 비판하며 “법 앞에서 떳떳해야 할 법원이 하지도 않은 시간외근무 수당을 지급해왔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에 따르면 광주지법은 경매처리 등으로 인해 업무량이 많은 민사집행과와 신청과의 경우, 실제 초과근무량보다 부풀린 근무시간을 기재하게 해 시간외근무 수당이 초과지급 해왔다.

노 의원은 또 “광주지법 관계자에 의하면 실제 초과근무 여부에 상관없이 시간외근무 수당을 지급한 것은 법원 전반의 오랜 관행으로 광주지법만의 경우는 아니라고 한다”고 밝혀 이와 같은 불법수당 지급이 법조계 전반에 퍼져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그는 “법원 공무원들의 급여 보전, 처우 개선 등이 목적이었다면 집행목적에 맞게 정당한 방법으로 예산을 확보해 지급했어야 했다”며 “일반 국민들은 공무원 사회의 부조리함을 다름아닌 ‘법원’이라는 곳에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제라도 국민의 혈세가 투명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처를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광주지법의 한 관계자는 “1년에 한 차례씩 순환보직을 하기 때문에 관행처럼 일괄지급 해왔다. 앞으로는 근무시간에 따라 월 최고 67시간 안에서 차등지급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제목

[1보: 2005-09-29 13:54]

2005년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된 이후 최대의 ‘빅뱅’이 29일 광주에서 일어난다.

삼성의 떡값 로비 관련 진상조사의 선봉에 선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과 떡값을 전달한 운송책으로 알려진 홍석조 광주고검장이 이날 광주고등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격돌하기 때문이다.

노 의원은 이날 국정원 불법도청 테이프에서 삼성의 떡값 전달책으로 지목한 바 있는 홍 광주고검장을 상대로 친형 홍석현 전 주미대사로부터 돈을 받은 경위와 전달과정을 집중 질의할 예정이다.

노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사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형은 분명히 ‘석조에게 줬다’고 여러 차례 말하는데 홍 고검장이 받지 않았다면 형이 분명 배달사고를 냈거나 동생이 거짓말 하는 것이라고 추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29일 광주 고감에[서 벌어질 국정감사에서 노회찬 의원과 홍석조 광주고검장과의 X파일 관련 공전이 예상된다. 사진은 왼쪽부터 홍석조 광주고검장과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 그리고 홍석현 전 주미대사 ⓒ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DB 
노 의원은 또 “형의 횡령인지 동생의 배신인지를 알기 위해 두 사람의 대질신문이 필요하다”면서 “김상희 전 법무부 차관도 검찰수사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표를 냈고 김두희 전 법무부 차관도 최근 대학에서 물러나는 판에 현직으로 있으면서 내부 통신망을 통해 결백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수사에 부담을 주는 행위”라고 지적할 것으로 알려졌다.

온전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홍 고검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게 노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광주고검의 한 관계자는 “과거 노 의원이 홍 고검장을 떡값 전달책으로 지적한 이후 지금까지 너무 잠잠해서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로 ‘노 의원이 떡값 받은 게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며 담담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노 의원이 오늘을 D-데이로 잡고 있는 건지 몰라도 현재까지는 홍 고검장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그런 말을 할 상황도 아니지 않은가”라고 밝혔다.

여론 비판 무서워, 여야 ‘떡값 추궁’에 올인할 듯

이날 광주고검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모두 홍 고검장에게 떡값 전달의 사실 여부에 관해 집중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금껏 ‘재벌비호당’ ‘기득권 옹호당’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고민해왔던 한나라당으로서는 이날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노동당에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을 때 받게 될 국민들의 비난여론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열린우리당 역시 삼성관련 비리에 관해서는 항상 노회찬 심상정 의원을 두 축으로 하는 민주노동당에 뒤져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판국이다. 지난 27일 사상 최초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재경위 증인 채택을 강행한 것도 이러한 여론을 의식한 결과도 해석되고 있다.

따라서 열린우리당이 과연 이날 광주고검 국정감사에서 그동안 ‘삼성에 너무 관대하다’는 비판을 일소할 수 있을지 또한 두고볼 일이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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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이정우·박세일, 양극화 해법 '3인3색'

간만에 올려본다.

 

최장집·이정우·박세일, 양극화 해법 '3인3색'
[논쟁] "국가능력 부족-반분배 고정관념 깨야-반노동자적 정부"
텍스트만보기   김종철(jcstar21) 기자   
▲ 민주화 이후 민주정부에 이론적 기초를 제공했던 이정우 경북대 교수, 최장집 고려대 교수, 박세일 서울대 교수.
ⓒ2005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한국사회의 가장 큰 화두는 무엇보다 '양극화'다. 최근 수십년동안 사람뿐 아니라, 기업간, 국가간 차이가 더욱 벌어지면서 어찌 보면 '양극화'는 세계적 관심사가 된지 오래다. 특히 지난 97년 외환위기이후 한국사회 전반에 걸친 양극화는 경기침체와 더불어 사회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노동시장은 급격하게 유연화 됐고, 계층간 소득 격차도 더욱 커졌다. 얇아진 지갑은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기업들의 투자도 늘지 않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사회전반에 걸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자살률이 OECD 국가 가운데 최고수준을 보이는 것도 그 맥락이다.

'양극화' 문제를 두고, 박세일-이정우-최장집 교수가 만났다. 29일 서울 올림피아호텔에서 대화문화아카데미가 창립 40주년 기념으로 만든 '민주화, 세계화 시대의 양극화'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다.

이들의 만남이 의미를 갖는 것은 과거 문민정부부터, 국민의정부, 현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정부 정책을 만들어내는데 핵심적인 이론과 근거를 제시했던 지식인이며 이론가들이기 때문이다.

박세일 서울대 교수는 YS 정부시절 정책기획수석 등을 지내면서, 이른바 '세계화'의 이론적 틀을 제시했던 인물이다. 시장주의적 관점에 충실한 미국식 자유주의 주류경제학자에 가깝다. 미국 시카고학파로 국가 개입을 옹호해 온 최장집 고려대 교수는 DJ 정부 정책기획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당시 '민주적 시장경제체제'와 '노사정위원회' 구성을 위한 논거를 제시했었다.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정당한 노동의 대가없이 불로소득을 얻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는 이른바 전형적인 '헨리조지 학파'의 학자로 유명하다.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의 철학적 논거를 제시했었고, 분배와 성장이 함께가는 참여정부의 동반성장론도 그로부터 나왔다. 지난달까지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을 지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이들 3인의 경제철학적 관점에 따른 분석과 해석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이정우 "반(反)복지, 반(反)분배에 대한 고정관념 깨야"

첫 발제에 나선 이정우 교수는 양극화와 세계화에 대한 원인 분석과 함께, '분배와 성장은 함께간다'는 참여정부의 동반성장론을 거듭 역설했다. 그는 선진국에서도 가장 높은 소득불평등도를 보이고 있는 미국의 예를 들면서, 기술혁신과 정보화, 세계화를 통한 일자리 감소, 약한 노조와 낮은 임금 등을 양극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IMF의 강요에 의해 영미식 시장주의와 글로벌스탠더드가 급속히 도입됐으며, 특히 미국 월가 모델의 단기실적주의적 경향이 강화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87년 이후 민주화가 많이 진행 됐지만, 여전히 미완성 상태이고, 노동배제적인 상황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양극화 해소를 위해 '성장과 분배의 동반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외되고 배제된 사회구성원들을 통합하고, 포용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하며, 개인이익보다는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도록 게임 규칙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가 밝힌 게임의 규칙 변화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를 끊고, 유기적 분업관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조도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상생협력 정책과 자산 재분배정책, 사회안전망 확충이라는 세가지 참여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에는 반(反)복지, 반(反)분배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다"면서 "최근 10년간의 경제이론을 보면 분배개선이 경제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활발하게 나오고 있다"면서 분배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광범위한 오류를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세일 "국가능력의 주체가 부족하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세일 교수는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의 각을 더욱 세웠다. 그는 정부의 정책이 일관성이 없으며, 즉흥적이고, 국가적 문제를 풀어갈 능력이나 주체가 없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의 예를 들면서, "25년에 걸쳐 45조를 들여, 서울 인구 50만명을 충남 연기·공주로 데리고 간다면서 이번 8·31 부동산 정책에서는 5년 안에 120만명이 살수 있는 공간을 만드느냐"라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금년 봄까지만 해도 서울이 과밀해서 국가경쟁력이 떨어진다던 정부가 몇 개월만에 정반대 정책을 내놓으니 얼마나 즉흥적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양극화에 대해서도 박 교수는 보수적 관점으로 접근했다. 분배가 성장에 기여한다는 이정우 교수의 발제에 동의하면서도, 그것 역시 경제성장이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세계화가 양극화라는 원인보다는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혁신에 원인을 찾았다.

특히 한국의 미래는 10년안에 달려있다면서, 이를 위해 높은 성장률과 개방경제, 세계최고 수준의 대학과 기업의 연계 등을 주장했다. 교육과 복지, 노동이 연계된 사회안전망도 중요하지만, 국가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현실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 발전의 전략과 정책을 짜고,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고, 이를 추진할 만한 주체 세력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장집 "참여정부 신자유주의 흐름 교조적으로 수용"

최장집 교수는 "한국사회의 큰 문제는 민주화 이후 정부들이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해 한국 사회에 적합한 경제발전 모델을 가지지 못한 점"이라며 "특히 현 정부의 정책기조는 신자유주의적 워싱턴 컨세서스를 교조적으로 수용해, 이를 극히 과격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수적 관점에서 박 교수가 날을 세운 것과는 달리, 최 교수는 진보적 관점에서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운 것이다. 그는 이어 "현 정부를 좌파적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평가할만한 어떤 근거를 찾지 못했고 과장된 비판"이라며 "오히려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반노동자적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경제정책도 기존의 경제관료에 일임하고 있고, 노동시장의 유연화는 미국보다 더 확대돼 있는 점도 지적했다.

노 대통령의 경제적 인식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도 지역감정해소라는 잘못된 개혁목표 설정이 아니라, 정부와 의회내 정당간, 노동조합간 협약을 바탕으로 한 제안이 나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만약 이 같은 바탕을 둔 대연정 제안이 나왔다면, 노 대통령을 지지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한국적 상황에서 정부와 정당, 재벌과 노동사이의 광범위한 협약이 필요하며, 여기에는 재벌의 민주적 지배구조 보장과 노동의 파트너십 인정이 핵심적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세간의 관심을 반영하듯 고건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강금실 전 법무장관, 김수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 박경서 인권대사 등 전현직 고위관리와 교수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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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주성영의 '성적폭언'서 출발&quot;

음... 입추의 여지도 없이 점입가경

 

사건은 주성영의 '성적폭언'서 출발"
격분한 정 검사 "자기방어 해야겠다"
[인터뷰] 주 의원이 지목한 '성희롱 검사' "사건 변질 동의 못해"
텍스트만보기   김영균(gevara) 기자   
▲ 22일 밤 주성영 의원을 비롯해 동료의원과 대구지검 간부검사 등이 술을 마시고 주 의원이 여종업원에게 폭언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진 대구 모호텔 지하 L칵테일바.
ⓒ2005 오마이뉴스 이승욱

"이 사건의 단초는 주성영 의원의 '성적 폭언'에서 출발했는데 마치 내 개인의 성희롱 문제인 것으로 변질되는 것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22일 '추태 술자리' 성희롱 당사자로 지목된 대구지검 정아무개 차장검사는 격분해 있었다. 한마디로 '적반하장'이라는 것. 그는 "한나라당 주장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박하고 나서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 검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나도 다 목격했지만 구체적인 말은 못하겠다"며 "다음날 내가 전체적으로 (여사장에게) 사과했다"고 밝혀 주 의원이 술자리에서 '성적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했다.

정 검사의 이같은 증언은 주 의원이 지금까지 반박 자료 및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내용과 완전히 상반된다. 주 의원은 25일 해명 기자회견에서 "욕설사건의 주인공은 모 검사이며, 술자리가 끝난 뒤 나는 다른 약속 때문에 자리를 뜬 이후 벌어진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서로 일치하는 3자(술집 주인-검사-의원들)의 증언

▲ 술자리 폭언 논란에 휩싸인 한나라당 주성영의원이 25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05 연합뉴스 조보희
<오마이뉴스>는 25일 정 검사와 접촉했다. 정 검사는 "(오마이뉴스의) 첫 기사를 봤다, 하지만 지금 내가 확인해 줄 수 없는 입장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도 당시의 상황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했다. 특히 '성희롱을 한 것은 검사'라는 주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이유에 대해 강조점을 두었다.

정 검사의 증언은 <오마이뉴스>가 앞서 접촉했던 L칵테일바 사장 H씨(23일 첫 보도)와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증언(25일 보도)과 거의 일치한다. 따라서 당시 '문제의 술자리'에 있었던 참석자들 중 주성영 의원을 제외한 3자(L칵테일바 사장 H씨, 정 검사, 열린우리당 의원들)가 "주성영 의원이 성적 폭언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정 검사가 전해준 당일 사건의 정황은 밤 11시부터 시작된다. 숙소인 대구 모호텔 1층 칵테일바에서 1차 회식을 마친 주성영·주호영·김성조 한나라당 의원, 정성호·이원영·선병렬·최용규 열린우리당 의원, 그리고 정 검사 등 10여명은 밤 11시경 일정 간격을 두고 지하 L바로 자리를 옮겼다. 이 자리에서 주 의원의 '성적 폭언'이 있었고, 술자리는 1시간30여분 뒤인 밤 12시30분경 파했다.

정 검사의 증언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사건 이후' 이다. 다음날(23일) 오전 정 검사는 H 사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 검사는 "그때 전화를 걸었는데 (H 사장이) 충격을 크게 받았다는 얘기를 했다"며 "그래서 그 이야기도 들어볼 겸 점심식사를 하지고 했다"고 말했다. 정 검사는 "(H 사장이) 점심을 하면서 구체적으로 (술자리) 이야기를 했고 내가 한 실수도 얘기했다"며 "하지만 그 부분(정 검사 자신의 실수)은 문제가 안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 검사는 "내가 만약 성희롱을 했다면 H 사장이 꽃다발을 보내고 점심 먹으러 나오겠느냐"며 "당일 점심 식사 자리에서 H 사장이 한 얘기는 주 의원의 욕설과 폭언이 아주 심했다는 취지였다"고 전했다.

첫 보도 이후인 23일 밤, 정 검사에게 전화한 주 의원 "성희롱 한 것은 당신"

이어 정 검사는 23일 밤 주 의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이 때 주 의원은 정 검사에게 "사람들이 (성희롱 사건을) 내가 일으킨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사실은) 정 검사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주 의원에게 성희롱 사건의 주인공이 정 검사라고 전해준 사람은 주 의원측에서 이번 사건의 목격자로 공개한 모 의약품회사 이아무개 전무. 이씨는 당일 L바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던 중 사건을 목격했다는 게 주 의원의 주장이다.

하지만 정 검사는 주 의원과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그런 사실(성희롱)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밝혔다. 정 검사는 "23일 점심시간에 H 사장을 만났을 때도 자신의 실수보다 주 의원의 욕설과 폭언이 더 심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구지검은 조만간 주 의원이 25일 대구 술집에서 폭언한 인물로 정 검사를 지목한 것과 관련해 조만간 자체 진상조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건이 변질되는 것, 절대 동의 못해"

다음은 정 검사와의 일문일답 전문.

▲ 주성영 의원이 술자리 '성적 폭언'의 당사자로 자신이 아닌 검사를 지목함에 따라 이번 사건에 휘말리게 된 대구지방검찰청 전경.
ⓒ2005 오마이뉴스 이승욱
-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성희롱을 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 모 검사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나도 (한나라당 반박이 담긴) 자료를 봤다. 완전히 내가 모든 것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돼있는데, 거기 현장에 여러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나 H 사장에게 확인해보면 된다. 이 사건의 단초는 주 의원의 '성적 폭언'에서 출발했는데, 마치 내 개인의 성희롱 문제인 것으로 변질되는 것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 나도 다 목격했지만 구체적인 말은 못 하겠다."

- 본인의 성희롱은 없었다는 얘긴가.
"내 기억으로는 없다. 그럴 생각도 없고. 그날 (대구지검) 부장들도 있었고…. 그러니까 그들에게 확인을 한번 해봐라."

- 대구지검의 다른 부장검사들도 정 검사의 성희롱이 없었다는 것을 봤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다 같이 목격했다. 한 테이블에 같이 있었으니까. 그 다음날 점심 때 H 사장을 만났다. 그때는 <오마이뉴스>에 기사가 난다는 것은 모르는 상태였다. 아침에 (H 사장에게) 전화를 했는데, H 사장이 받은 충격이 매우 크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그 이야기도 들어볼 겸 점심식사를 했다. 그때 H 사장이 (당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내가 한 실수도 얘기했다. 하지만 H 사장이 그 부분(정 검사의 실수)은 문제가 안된다고 했다."

- 그날 술집에 같이 있던 이아무개 전무는 정 검사가 성적 폭언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다음날 내 사무실로 H 사장이 꽃을 보내왔다. 그리고 아침에도 통화하고 점심 때 만났다. 만약에 H 사장이 (한나라당 주장과 같이 나에게 성희롱을 당한) 그런 상황이었다면 과연 점심 먹으러 나오겠나? 바로 고발장을 써서 나같은 사람과는 상종 못하겠다고 하지 않겠나. 그날 점심 때 좋은 얘기도 하고, 내가 조그만 실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기분 나쁘면 전체적으로 사과하겠다고 했다. 그때 H 사장으로부터 (내 실수는) 별 것 아니라는 답까지 들었다."

- 그럼 주 의원의 폭언과 욕설은 심했다는 것인가.
"그런 취지였다. 그런 취지였는데, 구체적인 답변은 내가 하는 것보다 H 사장이 당시 나한테 한 얘기를 직접 들어보라."

- 그러면 한나라당이 낸 반박자료에 동의하지 못하겠다는 말인가.
"그렇다. 전체적으로 모든 것을 내가 책임질 상황도 아니고. 내가 성희롱을 했다면 그 다음날 H 사장이 나와서 내가 사준 점심을 먹어가며 나한테 하소연하는 일이 있을 수 없지않은가. 한나라당 주장대로라면 H 사장이 당장 나를 고소해서라도 처리할 사항이지, 자기 상담 대상으로 보겠나."

"내가 성희롱 했다면 다시 나를 찾아와 하소연 했겠나"

- 22일 문제가 된 2차 지하 바에 간 것은 몇 시인가.
"밤 11시가 조금 넘었다."

- 1시간 정도 술을 마셨나.
"1시간은 좀 넘었다. 1시간30분 정도다."

- 2차 술자리 초반부터 끝날 때까지 주성영 의원이 불쾌해하며 욕설을 했다는데.
"그날 테이블이 세 군데였다. 우리는 (의원들과) 바로 합석하는 게 불편하기 때문에 한 테이블에는 (대구지검) 두 부장과 내가 앉았고 주 의원과 다른 사람은 안쪽에 앉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자리를 함께 했기 때문에 여러가지 상황은 잘 이해하고 있다."

- 그날 술값은 누가 냈나.
"나중에 주성영 의원과 주호영 의원이 반씩 냈다고 들었다. H 사장에게 확인해봐라."

- 어쨌든 술값은 본인이 안냈다는 말인가.
"다음 날 점심 때 내가 돈(술값)을 주면 (그날 실수를 무마하기 위해) H 사장을 매수했다는 소리를 듣기 때문에 돈을 가지고 가서도 안줬다."

- 이번 보도가 나간 뒤 H 사장과 통화한 적 있나.
"없다. 다음날 내가 바로 서울로 출장을 갔는데, 대구지검에서 전화가 왔더라. 난리가 났다고."

- 내일(26일) 대구지검에서 입장을 밝힌다고 하던데.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이 사건 당사자 입장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다. 다만 이렇게 사건이 변질되는 것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자기방어를 해야겠다."

"최소한의 자기방어를 해야겠다"

- 주성영 의원은 (자신이 성적 욕설을 안했다고) 정 검사로부터 확인을 했다고 하는데, 주 의원과 통화한 적 있나.
"다음 날(23일) 밤 10시30분쯤 전화가 왔다. 이 전무라는 사람이 자기한테 전화를 걸어서 내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나는 H 사장으로부터도 불미스러운 일이 없다는 확인까지 받았는데 주 의원이 (정 검사가 성희롱했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내가 동의할 수 있나?"

- 주 의원이 자신의 성적 욕설이나 폭언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나.
"안했다. 주 의원은 '사람들이 (욕설한 당사자를) 본인인 줄 알고 있는데 사실은 정 검사인 것 같다'고만 했다. 내가 동의를 못한다고 하니 한나라당 자료에서도 그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더라."

- <오마이뉴스> 보도를 봤나. 내용이 사실인가.
"첫 기사를 봤다. 하지만 지금 내가 확인해 줄 수 없는 입장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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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잔 빼고 마시면 폭탄주 아니우?&quot;

딴나라당이구 차떼기 당이구를 떠나서 이넘은 정말 대단한 넘이다.

담에도 또 찍어줄 더 대단한 대구 시민들

 

양주잔 빼고 마시면 폭탄주 아니우?"
주성영 의원의 반론에 대한 네티즌의 '촌철살인'
텍스트만보기   이민정(minifat) 기자   
▲ 지난해 12월 법사위에서 국가보안법 개정안의 상정의 부당성에 대해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격하게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의 대구 '술자리 추태' 파문과 관련, 주 의원이 "사실이 아니다"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들이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네티즌들은 ▲국회의원이 국정감사 기간 중 피감기관과 술을 마셔도 되느냐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누가 갔느냐 ▲피감기관인 대구지검 검사들이 동석한 이유는 뭐냐 ▲술자리를 몇 차례가 간 것이냐 ▲술값을 왜 검사가 내느냐 등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먼저 국회의원이 피감기관인 대구지검 소속 간부 등 검사들과 술을 같이 마신 자체를 문제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술자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구지검 국정감사가 시작되던 날 밤 벌어졌다.

아이디 'oisi67'는 이날 네이버 댓글에서 "문제가 된 것이 주 의원이 폭탄주를 마시고 여종업원에게 욕을 한 것뿐이냐"며 "국감기간에 피감인들과 어울려 술을 마셨다는 것이 더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더군다나 호텔 바에서 양주, 맥주 몇 병을 마셨다면 술값이 적어도 백만원 단위로 나왔을 텐데, 그것을 지불한 사람은 대구지검의 간부검사"라며 그날 술자리가 명백한 접대행위임을 꼬집었다.

주 의원이 폭탄주를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한 대목도 되레 네티즌들의 비난 대상이 되고 있다. 주 의원은 "돌아오는 폭탄주의 맥주잔 속에 들어있는 양주잔을 빼내고 마시거나, 따로 빼내어 마신 사실은 있으나 폭탄주를 한 잔도 마시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muhannn'은 "이미 뱅뱅 돌려서 섞은 후인데도 폭탄주에서 양주잔을 빼면 폭탄주가 아니다?"며 "유머 베스트에 올라갈 일"이라고 꼬집었다.

'ccochoi'은 "피감기관 즉 검찰이 접대를 하는데 왜 (주 의원이) 야~ XX 너무 하는 것 아니냐고 욕을 했는지 의문"이라며 "맥주잔에 양주잔을 넣고 흔들어 폭탄주를 만들었는데, 양주잔을 빼냈다고 폭탄주가 아니라니 주 의원답다"고 비유했다.

또 네티즌들은 여야 의원들이 동석한 사실도 꼬집었다. 이날 술자리에는 주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뿐 아니라 일부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동석을 했다.

'bohemianrsd'은 "재판 기간 중 상대측 변호사와 술을 먹느냐"면서 검사들과 술을 먹은 여야 의원들을 질타했다. 그는 "술자리에 간 것만으로도 욕먹어야 된다"며 "국감 기간 중 (피감 기관이) 의원들을 술 먹이는 게 아무 것도 아닌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시라스니'는 주 의원의 해명에 대해 "폭탄주를 '만들고 안 만들고'의 문제가 아니라 국정감사 기간 동안 피감기관과 술자리를 했다는 것만으로 문제가 성립된다"면서 "국회의원으로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낫다"고 충고했다.

"지검 차장이 카드 들고 있어 계산한 걸로 생각했다"

▲ 22일 밤 주성영 의원을 비롯해 동료의원과 대구지검 간부검사 등이 술을 마시고 주 의원이 여종업원에게 폭언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진 대구 모호텔 지하 L칵테일바.
ⓒ2005 오마이뉴스 이승욱
주 의원은 해명자료에서 동석한 검사들에 대해 "의원들과 개인적으로 학연, 지연, 사법시험 기수, 근무 인연 등으로 가까운 검찰 간부 4∼5명이 집으로 가지 않고 합석했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또 "밤 12시가 넘어 술자리가 파하자 본인이 먼저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달려갔으나, 동석한 대구지검 정아무개 차장이 신용카드를 들고 있어서 이미 계산을 한 상태로 판단했다"고 말해 친분이 있는 사이라 하더라도 피감기관 관계자가 술값을 낸 것을 인정한 셈이다.

주 의원은 "정 차장을 통해 술값을 확인한 결과 148만원이었다"며 "저와 주호영 한나라당 의원이 24일 갚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보도(23일자)에 따르면, 이날 술값에 대해 대구지검측은 "지하 1층 바 술값은 우리가 내지 않았으며, 피감기관으로서 의례적으로 동석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2005-09-24 23:44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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