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고양시에서 노동자들의 함성소리가 들렸다. 지난 20일 오후8시 무렵부터 일산구 백석동 아파트형 공장 앞에 위치한 한우물정수기노조 파업농성장에서 열린 '장기투쟁사업장 문화제'에서였다.

 

 이날 모인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은 짧게는 17일에서 길게는 6년째 싸우고 있는 금속노조 소속 노동자들이다. 가장 투쟁경력이 짧은 곳은 파업 17일차인 한우물 정수기 분회이고 가장 오래된 곳은 6년차인 씨그네틱스 분회이다.

 

 주로 서울과 경기북부에 소재한 사업장들로 이루어진 이들은 지난19일부터 2박3일간의 순회투쟁을 함께하고 있는 중이다. 순회투쟁 첫날인 어제는 하이텍, 기륭전자 등에서 집회를 가졌고, 2일차인 오늘은 서울지방노동청 등에서 집회를 마치고 이곳으로 모였다. 내일은 의정부지방노동청 등으로 가서 투쟁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가 도착했을때는 아직 조합원들이 도착하지 않았고 몇몇 분들만 남아서 저녁식사 준비를 하고 계셨다. 오늘의 메뉴는 초복인지라 삼계탕이었다. 80여명의 인원을 위해 닭 40여마리를 준비했다고 했다.

 얼떨결에 앉아서 함께 식사를 하였지만 여전히 '꿔다놓은 보릿자루'마냥 어색하기만 하다. 검게 그을린 조합원들의 피부에 비해 반바지 사이로 나온 내 허연 다리가 부끄럽기도 하였다.

 

 하지만 비가 계속 내리는 가운데서도 예정된 문화제는 곧 시작되었다.

 포스코점거농성투쟁 동영상, 노래일꾼 '신나는 세상'의 공연, 몸짓패 '단풍'의 몸짓공연, 노래일꾼 지민주씨 공연 등이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올랐다. 공연이 계속 될수록 빗줄기는 더욱 거세졌지만 노동자들의 뜨거워진 열기를 막을 수는 없었다.

 

 그동안 노동자대회 전야제 등 대형문화공연을 익히 많이 보아왔지만, 그런 대형공연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느껴지는 자리였다. 굳이 비유하자면 대형콘써트가 아닌 작은 클럽공연에서 느낄 수 있는 느낌이랄까. 무대위와 아래가 구분되지 않고 모두 하나가 됨을 느낄 수 있었다.

 

 지역위는 이날 공연에 앞서 이홍우 위원장님이 연대사를 하였고 당원들이 모은 투쟁지지금을 전달하였다. 언론의 조그마한 관심조차 받지 못하며 외롭게 싸우고 있는 이 동지들에게 작은 힘이 나마 보탬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문화공연 중에 나와서 투쟁사를 한 윤기수 한우물정수기 분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를 찾기 위해 왜 이렇게 힘들게 노력해야 합니까?"

 한우물정수기 뿐 아니라 포항건설노조 등 노동자들의 당연한 권리조차 피터지게 싸우지 않으면 얻기 어려운게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그마한 양보조차 하지 않고자 똘똘 뭉쳐 노동자들을 두들겨패는 정부,자본,언론들 처럼 우리도 똘똘 뭉쳐 싸워야 우리의 권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새삼 '권리 위에 잠자는 자에게 권리는 없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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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1 01:05 2006/07/21 01:05
해방누리님의 [포항 건설 노동자들 투쟁 화보] 에 관련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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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8 23:32 2006/07/18 23:32
http://cafe.naver.com/bikecity/57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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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8 23:28 2006/07/18 23:28

식스틴 블럭

from 아무그리나 2006/07/18 20:12

부루스윌리스. 형사역할 전문배우. 노형사로 나온 그의 얼굴이 이제는 분장효과인지 실제 그의 얼굴모습인지 분간이 안간다. 세월은 절대 죽지 않는 맥클레인 형사도 비켜갈 수 없었나보다.

이 영화가 왜 재미있게 느껴졌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냥 단순한 경찰액션 영화로 볼 수도 있는 그다지 신선하지 않은 내용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몰입하며 보았다.

아무래도 세월 속에서 '득도'한 듯한 노형사 역할을 너무나 실감나게 잘 해준 부루스 윌리스 때문인 것 같다. 노병은 그냥 죽지 않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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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8 20:12 2006/07/18 20:12

자히드 소식

from 아무그리나 2006/07/18 20:01

블로그를 검색하다가 우연찮게 자히드 소식을 알게 되었다. 너무나 반가왔고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얼치만체님의 [자히드] 에 관련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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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8 20:01 2006/07/18 20:01

진보개혁세력

(http://gyuhang.net/archives/2006/07/ 에서 퍼왔음.)

 

(질문에 답하기 전에 ‘진보개혁세력’이라는 개념에 대해 몇 자 적습니다. 지금 ‘진보개혁세력’이라는 말이 상용되고 있고 귀 신문의 기획 역시 그에 근거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진보’와 ‘개혁’이라는 전혀 다른 개념이 한 묶음으로 쓰임으로써 우리 사회에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고 봅니다. 질문에 대한 답은 이 문제가 정리된 후로..)

‘진보개혁세력’이라는 말은 ‘좌파우파세력’이라는 말과 같다. 이런 개념적 혼란이 담긴 말이 생긴 배경은 옛 독재-민주화 구도다. 흔히 옛 독재세력을 잇는 세력은 ‘수구기득권세력’이라 민주화운동을 잇는 세력은 ‘진보개혁세력’이라 부른다. 민주화운동을 잇는 세력을 진보개혁세력이라 부르는 건 민주화운동이 두 세력의 연대였기 때문이다. 민주화운동은 군사독재라는 공동의 적과 싸우기 위한 자유주의적 우파(현재의 개혁세력)와 변혁적 좌파(90년대 이후 개혁세력에 의해 배제되어 온 진보-좌파세력)의 연대였다.



그러나 이미 군사독재가 물러나고 절차적 민주화가 시작된 지 20여년 이 지났다. 90년대 이후 민주화운동의 적자를 자임하며 사회적 헤게모니를 장악해온 개혁우파 세력은 늘 독재-민주화 구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왔다. 수구기득권(극우) 세력이 우리 사회의 근본 문제라고 말하면서, 개혁우파와 극우파의 대립을 우리사회의 중심 갈등으로 설정함으로써, 진보운동을 배제시켜왔다. 나도 조선일보 반대운동에 초기부터 참여한 바 있지만 오늘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는 극우 세력이 아니라 바로 개혁우파 세력이다. 90년대 이후 사회문화적 개혁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유도하면서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올인하여 우리 사회를 파탄으로 몰고 가는 개혁세력 말이다.
‘진보개혁세력의 위기’가 아니라 ‘개혁세력의 위기’다. 그들이 진보/좌파를 참칭해오다 그들 스스로 민중의 적대세력임이 밝혀지고 있다. 진보세력은 90년대 이후 ‘오늘의 진보’를 자임하는 개혁세력에 의해 사회적 영향력에서, 대중들의 관심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왔다. 개혁과 진보를 하나로 보는 개념적 혼란은 개혁세력에 대한 실망을 진보세력에 대한 실망으로 확대시키기도 한다.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압승은 그런 현상이다. 그러나 현실은 더 이상 혼란을 용납하지 않는다. FTA 문제는 대중들로 하여금 그런 현실을 직시하고 개혁과 진보의 차이를 발견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대중들은 FTA가 자신들의 삶을 파탄으로 몰고갈 것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 그런데 한나라당과 열우당은 FTA를 찬성하고 제도정치권에서 FTA를 반대하는 건 민노당뿐이다. 대중들은 또한 민노당보다 진보적인 제도정치권 밖의 진보운동 세력을 조금씩 파악해갈 것이다.
절차적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우파끼리 좌우를 갈라먹음으로써 진보-좌파가 배제되어 왔다는 것이다. ‘진보개혁세력의 위기’, 즉 개혁세력의 위기는 진보와 개혁을 하나로 보는 습성에 의해 진보세력에게 피해를 주지만 서서히 개혁과 진보의 차이를 분명히 함으로써 진보세력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 진보세력의 발전만이 우리 사회에 미래를 가져올 수 있다.

그리고..
민노당을 비롯한 진보/좌파세력이 ‘실력이 없다’고 느껴지는 두 가지 주요한 이유가 있다. 하나는 개혁 우파에 의해 사회적 영향력을 갖는 무대에서 철저히 배제됨으로써 실력을 평가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그 실력을 평가하는 패러다임이 철저히 우파적이라는 것이다. 우파적 패러다임은 국가의 이해(실제론 지배계급의 이해)를 기반으로 하지만 좌파적 패러다임은 계급의 이해(인민의 이해)를 기반으로 한다. 그런데 좌파적 지향을 우파적 패러다임으로 보면 엉성해 보일 수밖에 없다. 실력의 차이가 아니라 패러다임의 차이인 것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Posted by gyuhang at 2006.07.16 02:5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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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8 00:26 2006/07/18 00:26

2006 전쟁과 변혁의 시대에 다녀왔다. 연휴 내내 계속된 장마비로 심각한 갈등을 하였으나 결국 갔다왔고 돌아보니 잘 갔다왔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집에 있었어봤자 별로 한 것이 없었을게 뻔하니까. 그나마 귀동냥에 눈동냥이라도 하였고 무엇보다 요즘 젊은 것들의 화려한 패션을 보고 오니 눈이 확 맑아진 느낌이다. (이 느낌 오래갈려면 지역 사람들을 안만나야 할텐데...-_-;;)

 

고양시에서 함께 가기로 했던 당원들이 펑크를 내는 바람에 승용차가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해 행사장소인 경희대까지 갔다. 오랜만에 지하철 1호선을 타고 회기역에 내렸다. 예전의 우중충한 플랫홈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아주 깔끔하게 변해있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 회기역에서 나오자마자 커다랗게 씌어진 '전쟁과 변혁의 시대' 안내팻말이 눈에 들어왔다. 셔틀버스도 운행한단다. 주최 측이 꽤 꼼꼼히 준비했나보다.

 

1토론은 박노자씨의 '한반도와 제국주의'. 들어가는 입구에서 작은책 안건모 선배님을 만났다. 이곳에서 고양시 당원을 만나니 너무 반가왔다. 물론 안선배님은 작은책 홍보를 위해서 오신거였지만...비가 오는 어수선한 분위기라서 홍보를 잘 하셨을래나 모르겠다.

강의 장소인 크라운관은 얼추 500~600명이 들어가는 곳이었는데 강의가 시작할때까지 3분의 2정도가 찼다. 지난번 연세대 강연때는 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꽉 찼는데, 아마도 갑자기 굵어진 폭우로 인해 많이 못온 것 같았다. 그러나 강의가 시작되고 조금 지나자 자리가 모두 찼다.



박노자씨는 시기가 시기이다보니 한미FTA와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하였다. 그는 한미FTA반대 집회에서 한미FTA가 '제2의 을사늑약'이라거나 '주권을 지키자'고 외치는 것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을사늑약은 고종을 비롯해 조선의 지배엘리트 상당수도 반대했던 데 반해 한미FTA는 대통령부터 관료집단, 정치인, 재벌집단들이 모두 합심하여 추진하고 있지않나? 그리고 을사늑약체결때 의병장 유인석이 고종에게 해외로 도피해서라도 항쟁을 계속 하자는 제안을 했으나 고종이 거부했음을 상기시키면서 '누구의 주권'인가가 더 중요함을 역설하였다.

플로워 토론에서는 민족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그런데 첫번째 발언자로 나온 사람이 고양시 당원이고 이번 선거때 출근명함배포를 도왔던 분이었다! MBC스포츠 기자라 최근까지 독일에 가있었던 걸로 알고 있었는데 아마 최근 언론노조의 FTA저지 총파업에 참여하면서 업되신 것 같다. 이 분은 점잖은 아나운서 톤의 목소리로 민족주의 이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공동행동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박노자 강연을 마치고 다음 강연으로 이동하다가 또 고양시에서 온 사람들을 만났다. 대학노조와 전교조에서 활동하는 부부당원이다. 너무 반가왔고 밥을 같이 먹기로 하였다.

2토론부터는 대학동기인 상렬이와 함께 다녔다. 2토론 시간에는 무려 6개의 주제가 배정되어 있었다. 상렬이와 잠깐 고민하다가 '네팔은 혁명 직전인가?'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2토론 강의실은 1토론과 달리 50명 정도 들어가는 조그마한 강의실이었다. 3~40명 정도가 앉아 있었는데 네팔분들로보이는 이주노동자들도 5~6명 있었다. 연사는 다함께 신문의 국제담당기자이고 각종 책들을 번역하기도 한 김용욱씨였다. 일단 잘 모르는 내용들이라 사실관계 자체를 듣는 것도 생소했다. 네팔의 마오주의자들이 권력장악하는 것에 대해서 마오주의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중국공산당이 중국의 국가이익때문에 꺼림직해하는 것은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중국은 최근 마오 열풍을 조장하면서 교과서에서도 마오에 관한 내용을 늘렸다고 하는데... 플로워토론에서는 중국이 사회주의인가에 대해서 약간 열띤 토론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3토론에도 5개의 주제가 있었는데 난 일찌감치 '이주규제, 인종차별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의 저항'이라는 주제를 선택하였다. 연사는 이주노조 위원장 아노아르씨와 다함께 활동가 이정원씨다. 역시 이주노동자들 10여명도 참여하였다. 아노아르씨는 1년 넘게 보호소에서 있으면서 겪었던 갖가지 인권침해 사례를 폭로하였다. 이정원씨는 최근 이주노동자에 대한 규제가 전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음을 지적하였고 한편으로 한국의 이주노동자관련 NGO들의 한계와 노동운동의 한계를 지적하였다.

이 토론은 연사들 발제도 좋았지만 플로워토론도 매우 활발하였다. 특히 한 참가자는 단속반의 추격을 피해 차 밑으로 도망갔던 이주노동자가 차에 출발해 깔려 죽었던 사례를 이야기하다 울먹여 참가자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아, 그리고 3토론 전에 점심식사를 하였다. 행사장소인 경희대에서 잘 협조를 해주지 않는 관계로 인근 외대학생식당을 이용하였다. 외대대학노조의 도움으로 일요일인데도 참가자들에게 2,2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제공하였다. (물론 식사의 질은 딱 2,200원 정도였다.-_-;;)

 

이제 쓰는 것도 점점 지겨워진다. 4토론 시간에는 2가지 주제가 배정되어 있었는데 우리는 '이강택 PD가 영상과 함께 말한다 - NAFTA가 보여준 한미 FTA의 미래'를 택했다. 이강택 PD는 최근 'NAFTA의 명과 암'을 제작한 KBS 스페셜의 PD로 재직중이다. 당원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고양시 풍동에 살고 있어서 지난 선거때 우연히 만나기도 하였다. (그때는 이렇게 유명한 분일줄 몰랐다.) 내용은 전날 지역위에서 주최했던 정태인씨 초청강연회와 많이 비슷했다. 사실 이강택 PD의 설명을 듣는 것보다 자료로 틀어주는 영상(KBS스페셜방영분)이 훨씬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그래도 직접 멕시코에서 보고 들은 것을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알 수 없는 '포스'가 느껴질 수 있었다. 더욱 FTA반대에 대해 확신을 갖게한 토론이었다.

 

 

마지막 5토론은 그냥 집으로 갈까하고 망설이다 참석하였다. 4개의 주제가 있었는데 '개혁인가 혁명인가 구분은 무의미해졌는가'라는 주제를 선택했다. 연사는 주로 로자룩셈부르크와 베른슈타인 사이의 논쟁을 소개하면서 오늘날 갖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오랜만에 고전을 듣는 듯한 느낌이었다. 한편으로 고전의 생명력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 토론이기도 하였다.

 

5토론이 끝날무렵 사회자가 이후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소울그룹 윈디시티와 이주노동자밴드 스탑크랙다운의 합동공연이 있다고 했다. 가 볼까하는 생각을 잠깐 하기도 하였으나 시간도 늦었고 '젊은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부담스러워 그냥 집으로 갔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윈디시티라는 그룹이 그냥 허접한 민중가요 밴드가 아니라 요즘 굉장히 인기있는 소울그룹이라고 한다. 심지어 그들의 노래 중에는 내가 라디오에서 들어본 적이 있는 노래도 있었다. 이런 그룹의 리더가 극좌파 '다함께'의 회원이라고 하니 더욱 놀랄 일이다.

 

하여튼 비 퍼붓는 연휴 중 하루를 여러 좋은 경험을 하며 보낼 수 있었다. 플로워 토론에서 '다함께'에 가입한지 얼마 안되었다고하는 한 젊은 여성의 말이 생각난다.

 

"여기서 토론할 때는 금방이라도 뭐가 될 것 같은데...집에 가면 전혀 그렇지 않아요." 그 자리에서는 웃었지만 정말 핵심적인 이야기였다는 생각이다. 마지막 토론이었던 '개혁인가 혁명인가'의 연사는 또 이렇게 말했다.

 

"전쟁이 일어나고 경제공황이 닥쳐 지배자들이 심각하게 분열하는 상황이 언제 올지는 알 수 없지만, 미리 조직된 좌파세력이 없다면 그 기회를 제대로 살릴 수 없을 것이다. 역사적 경험상 그것은 엄청난 피바다를 부르는 재앙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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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7 23:57 2006/07/17 23:57

지역위에서 한미 FTA를 주제로 초청 강연회를 하였다. 최근 벌어진 논란의 당사자인 전 청와대 비서관 정태인씨를 강사로 모셨다. 노무현의 오른팔이었다가 한미 FTA에 반대하면서 노무현 정부를 앞장서 비판하는 입장으로 돌아선 특이한 사람이다.

물론 정태인씨는 청와대 비서관이 되기 전까지 재야파로 분류되던 사람이다. 대중들에게는 CBS 시사자키 진행자로 더 알려져있다. 그때도 CBS경영진을 비판하다가 짤렸던 기억이 난다. 한 눈에 봐도 자기 소신과 철학을 지키는 맛에 사는 사람으로 보인다.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았으나 권력의 핵심에 있으면서 겪었던 생생한 경험과 해박한 지식이 대체로 집중하며 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강연 내용은 크게 나눠 세 가지 였다. 1) 한미FTA는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안된다. 2) 한미FTA는 국가주권과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후퇴시킨다. 3) 한미FTA는 동북아 정세를 불안하게 하여 안보에도 도움이 안된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의 주장에 대한 상세한 반박과 멕시코와 캐나다 등을 직접 가서 보고 온 풍부한 사례들이 강연내용의 대부분을 이루었다. 이런 내용들은 물론 KBS 스페셜이나 MBC PD 수첩 등에서 이미 방영된 것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것을 이미 봤어도 그의 이야기는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기억 남는 이야기는 한미FTA가 체결되면 심지어 민주노동당이 집권하더라도 아무것도 할 수 없게될 것이라는 경고였다. 정태인씨는 노무현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소위 386들에 대한 커다란 배신감을 표현하였다. 청와대나 국회 등에서 강의를 할때면 386들은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70년대 운동권 출신들이 관심을 표현했지 386들은 들은척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송영길 같은 자들은 '협상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왜 벌써 난리냐'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

물론 정태인씨는 김근태 의장에게 '한미FTA를 대선쟁점으로 만들면 필승할수있다'고 건의하였다거나 유시민 복지부 장관을 신뢰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등 아직까지 열린우리당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버리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의 경험들은 그의 생각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한 것 같다. 그는 현재 민주노총 등 각 단체들을 순회하며 한미FTA반대 논리들을 설파하며 다니고 있다.

 

정태인씨는 FTA는 체결되기 전에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리고 스위스의 사례에서 보듯 그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반대여론의 증가와 계속되는 FTA 저지투쟁으로 인해 한국협상단이 1차 협상보다 덜 유연하게 나오고 있다. 그 결과 2차 협상은 사실상 결렬되었다. 좀 더 힘을 모아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려나가고 끈질긴 투쟁을 한다면 한미 FTA 저지는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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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5 10:08 2006/07/15 10:08

오늘부터 진보넷 블로그를 다시 시작한다. 그동안 싸이와 가끔씩 네이버블로그를 이용했으나 아무리 봐도 운동권들이 사용하기에는 이곳이 최적화되어 있다. 앞으로 잘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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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3 22:43 2006/07/13 22:43
자이툰부대 현지인 사망은 오발 아닌 ‘사살’
[경향신문 2005-11-10 18:51]    
이정호 미디어오늘 부국장은 자이툰부대 파병이 민주적절차를 무시했기 때문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언론통제를 통해 국민들이 모르게 하는 상태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에 주둔중인 자이툰부대 부대원의 총에 죽은 이라크인이 단순한 오발사고가 아닌 사살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언련 주최로 10일 오전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 열린 ‘이라크전쟁과 파병, 국민의 알권리’라는 주제를 놓고 열린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이정호 미디어오늘 편집부국장은 자신이 국내에서 자이툰 부대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는 예비역 사병들에게 취재한 정보를 토대로 이 같이 밝혔다.

이 부국장에 따르면 총기오발로 현지인을 숨지게 한 홍모 상병등 한국군이 현지 군무원등에게 가르친 첫 행동은 “개새끼”, “X팔놈”등 욕설이었고 현지인들이 이런 욕을 한국군에게 사용하다가 다툼이 생겨 실랑이를 하던 중 불상사가 났다는 것이다.

이 부국장은 “부대와 뼈를 묻겠다고 장담하던 자이툰부대 사령관도 임기가 끝났다는 핑계로 도망치듯 왔다”고 지적하고 “현지에 주둔을 한 경험이 있는 한 예비역 사병은 갈때는 파병에 중립적이었고 집이 어려워 보탬이 되려고 갔다가 돌아올 때는 파병반대 입장이 뚜렷해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자이툰부대의 상태가 대민봉사도 거의 불가능한 ‘고립상태’라는 것이 파병을 마치고 돌아온 사병들의 전언”이라며 “100만평 정도되는 서울대 크기쯤 되는 면적에 3천여명이 갇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국장은 또 “원래 3개월 근무를 한 후에 1주일정도 터키에서 휴양을 하고 3개월을 더 근무시키는 시스템을 계획했으나 현재 부대 주둔지역이 터키 정치와 민감한 관련이 있는 쿠르드지역이라 테러의 타겟이 될 우려때문에 ‘휴양’을 부대 부근에서 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호 부국장은 이 문제는 단순히 외신기자들만 책임질 문제가 아니라며 언론의 바른 보도를 통해 진상을 알리고 국민의 공분을 통해 더러운 전쟁에 대한 우리군의 참전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언론이 파병경험자를 통한 취재나 인터넷을 통한 정보수집 만으로도 자이툰부대의 문제점과 실상을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보도하려는 열의가 부족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PD는 올 1월에 일본, 프랑스기자들과 현지 취재를 신청했으나 자신만 우리 정부의 방해로 하지 못했음을 밝히고 “3000명이 넘는 군대를 파병한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 규모만으로 미군과 영국군 다음이지만 미군이 2000명이나 죽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병사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그들을 둘러 싼 정세가 어떤지 알길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태호 파병반대국민행동 정책사업단장은 이라크 파병부대에 대한 국내 언론의 보도에 대해 “국방부가 출입기자들에게 제한된 동행취재에 한해서만 취재를 허용함으로서 사실상 배달의 기수식 홍보용 보도로 제한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한 참석자는 “현재 이라크의 상황은 미국과 영국의 영·미연합군을 제외하면 한국군이 가장 많은 인원을 파병한 상태”라며 “스페인의 철군과 이탈리아의 철군 논의 속에 한국군 마저 철수를 할 경우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에 붙잡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 국회는 연말까지 파병연장 동의안을 연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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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7 21:27 2005/11/27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