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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은

 

나의 눈은 낮에는 사물을 허술히 보고,

 눈을 감을 때면 가장 잘 보노라.

 잠잘 때 나의 눈은 꿈속에서 그대를 보고,

 어둠 속에서 밝아, 어둠을 향해도 밝게 빛나노라.

 그대 그림자도 어둠을 밝히니,

 그대 그림자의 모습이 밝은 날에

 훨씬 더 밝은 빛을 받으면 얼마나 행복해 보이리요,

 보지 못하는 눈에 그대 그림자가 그리도 빛나니!

 대낮에 내 그대를 본다면,

 내 눈은 얼마나 축복을 받으리요.

 한밤중에도 그대의 아름답고 희미한 그림자가

 깊은 잠을 헤치고 시력 없는 눈에 머물지니!

내 그대를 볼 때까지 낮은 온통 밤이요,

꿈이 그대를 내게 보여 준다면, 밤은 대낮이어라.

(『소네트 집』43, 신영수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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