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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춘천에 그만오고, 춘천마라톤을 춘천시민에게 돌려줘라

조선일보는 춘천에 그만오고, 춘천마라톤을 춘천시민에게 돌려줘라

 

오늘(9월 7일) 일찌감치 가을 풀코스 마라톤에 참가했다. 10월말에 있을 조선일보 마라톤을 반대를 표명하기위해, 춘천시에서 주최하는 "춘천소양강마라톤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던 것이다.

 

어제저녁 이 마라톤대회를 위해서 멀리 부천에서 형내외분이 오셨다. 반갑게 이야기꽃을 피울새도 없이, 다음날 있을 마라톤을 위해서 잠을 청해야 했다. 형은 처음 풀코스에 도전을 하시는 것이었고, 나는 운동을 많이 못하여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운동이란 것도 왠만큼해서는 정말 표가 안나기 때문에, 운에 맡기기로 했다. 제발 내일 덥지만 말았으면... 지난 2008년 4월 20일의 29도까지 올라갔던 찌는 더위를 생각하면서 나는 진심으로 빌었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신 형 덕분에 좀 일찌감치 여유있게 2시간이나 앞당겨서 춘천종합운동장에 도착했다. 하늘에 구름은 끼었는데, 왠지 조금 수상했다. 저 구름이 오늘 하루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 아닌가? 아니나 다를까? 약 10km까지는 솔바람도 솔솔 불고, 짙은 녹음의 최절정에 달한 나무들이 만들어준 그늘을 따라 소양강을 따라서 뛰는 기분이란 정말 날아갈 듯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어디선가 후끈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이었다. 아풀사^^ 올게 왔다. 몇년전에 쿠사는 내가 마지막 30km정도를 달리고 있을 때 더운 바람을 몰고 왔었는데, 벌써 더운바람이 몰아오면 어쩌란 말이냐? 더우기, 이내 하늘에 있던 구름마저 서서히 걷히는 것이 아닌가?

 

이제 오늘 나는 죽었다! 라고 생각하면서,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10월 말 춘천마라톤대회가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혹시, 조선일보가 로비를 하여, 춘천시가 주최하는 이 소중한 춘천시의 마라톤 시기를 자신들의 시기인 10월과 겹치지 않게 해달라고 청와대의 누군가에게 로비를 편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올해와서 갑자기 9월 초에 개최를 하게 된 것이란 말인가? 32도를 오르내리는 찌는 더위와 싸우다보면, 머리속이 마구 아파오고, 뛰는 것을 견뎌야하는게 아니라, 찌는 더위를 견뎌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지금은 완주를 다 하고나서 마음이 평온한 상태에서 이 글을 쓰지만, 더이상 조선일보가 춘천에 오지 말았으면 하고 바라게 되었다. 각 지역의 마라톤대회는 그 지역의 주민들이 주최가 되어서 개최를 하고, 또 그 지역주민들이 오랜만에 찾아오는 타지역주민들을 맞이하고, 서로 문화적 소통을 해 나가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춘천에서 무엇을 했는가? 오늘 마라톤 끝나고 여러 의자에 벤치에 앉아있던 시민들과 이야기를 해 본 결과, 조선일보는 춘천에서 마라톤을 매년 개최했으면서도 "매우 얄밉게" 또는 "춘천시민들과는 전혀 관계없는" 행사를 진행하고 갔다는 것이다. 그러니, 춘천시민들은 조선일보가 오는 자체가 부담스럽고, 거북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과연 이것을 알기나 하는가?

 

아직 모든 마라톤등이 지역주민이 주최하는 행사로 연결되지는 못하지만, 그나마, 결국 춘천시에서 주최하는 이 [춘천소양강마라톤대회]가 그 좋은 10월의 절기를 조선일보에게 내주다니... 생각만해도 분이 쌓였다. 이번에 조선일보 마라톤을 거부한 것을 잘했다고 생각했었는데, 더 나아가 조선일보와 같은 사적인신문사는, 아니, 정부와 부자들의 이해만을 대변해온 왜곡된 언론사는 춘천에 오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오늘 이 찌는 더위에 나보다 약간 빨리 완주를 마친 그 형도 10번이나 이걸 그만둘까? 말까?를 고민했다고 한다. 나는 또 어떠한가? 나는 춘천종합운동장에서 춘천댐을 거쳐 다시 춘천종합운동장으로 돌아오는 동안, 거리에 있는 모든 농장직매 과일파는 천막에서 파 놓은 수도에 머리를 들이대고, 심지어 등목까지 하였으며, 들판에서 수없이 쉬를 해야했다. 먹는게 물밖에 없었으니, 어쩔수가 없었다.

 

그런데, 완주후에 뒷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춘천시민들이 조선일보 마라톤에 대한 거부감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 마라톤의 소감을 이것으로 결론내린다:

 

"조선일보는 춘천에 그만오고, 춘천마라톤을 춘천시민에게 돌려줘라. 춘천시민들이 모두 주최가 되어, 온 나라 사람들을 초청하고, 즐겁게 맞이하는 문화행사가 이루어지도록 하라. 탐욕에 찬 사적인 일개 신문사가 마치 사명을 받은 것 처럼 하는 그 거짓된 가면을 이제 벗어던져라.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 스포츠를 빌미로 하여, 일개 신문사의 사리영욕을 채우는 행위는 이제 그만 집어치워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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