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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26
    '반'클럽에 쓴 편지.(6)
    망이_
  2. 2008/02/20
    주책.(11)
    망이_
  3. 2008/02/17
    스윙(5)
    망이_
  4. 2008/02/17
    내 삶을 꺼내어 놓은 느낌.
    망이_
  5. 2008/02/13
    곧`(2)
    망이_
  6. 2008/01/31
    비걸링.(8)
    망이_
  7. 2008/01/31
    유머도 아닌 것이 날 웃게했-(8)
    망이_
  8. 2008/01/23
    등록금 벌어오라고!(8)
    망이_
  9. 2008/01/18
    훈늉한 여성주의자 과외제자와 못난 과외선생(23)
    망이_
  10. 2008/01/12
    태권체조.(5)
    망이_

'반'클럽에 쓴 편지.

1시간 넘게 쓴다고 썼는데 , 평소 수면시간을 훌-쩍 넘겨서인지, 제대로 읽히지 않는다.

2년만에 '반'에 돌아가니 모든 것이 낯설다.

하지만 하고 있는 꼬라지들은 너무나도 익숙하다. 똑같다. 변한 게 없다. 훅.

싸워나가야한다는 생각에 미리부터 지쳤던 작년과는 달리, 조금씩 뭔가 해나가려고 하는데, 확실히 에너지가 방전되는 느낌이 들기는 한다.

 

너무 열심히 쓴 글이라 여기에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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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에 대한 생각- 공동체구성원에게 보내는 편지.

 

 

 

 

어랏.

분명 아까 오후-저녁으로 넘어가던 대여섯시 경에 익명게시판에서 AM에 대한 글을 보았었는데,

사라졌네요.

 

한 학우분께서 AM을 요청하는 글을 써주셨고, 그 글에

'AM함부로 하지 마세요. 잘못해서 총여학생회에 걸리면 혼나요'라는 댓글이 달린 것을 보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아차, AM이 무엇인지 모르는 학우가 있을 수도 있겠군요. AM은 에로틱+FM의 합성어로 FM을 에로틱하게하는 것을 말한다고 하더군요...대체 누구를 위한 에로틱인지, 무엇이 에로틱한 것인지 모르겠지만요.) 

 

 

쨌든, 제가 달았던 답변은

'제가 알기로 총여학생회는 누군가를 혼내는 것에 역량을 쓰는 학내단위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혹 그런 일이 있다고 해도, 최고 지성 어쩌구 하는 대학생들인데, 누군가에게 혼나지 않기 위해서 AM을 하지 말자는 의견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FM과 AM에 대한 문제제기들이 어떠한 맥락에서 나오는 것인지를 성찰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였지요.

 

 

그 글을 쓰고 나서 컴퓨터를 끄고도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습니다.

대학에 들어와서 FM이라는 문화만 접해봤을 뿐, 그것에 대한 문제제기들을 접해보지 못하신 새내기분들도 있으실텐데 '스스로 알아서 알아보고 알아서 성찰하세요, 나는 몰라요' 라고 읽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저것에 대한 고민을 같이 하고 싶다면, 제 의견도 말하고 현재 FM에 대해 나오고 있는 담론들에 대해서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했던 것 같아서 다시 용기내서 클럽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글이 사라졌군요.ㄷㄷㄷ)

 

글쓰신 분이 어떠한 맥락에서 그 글을 삭제하셨는지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공론화해도 되는 것인가 싶기도 하지만, 익명게시판이었기때문에 어떠한 상황인지 알 수 없는데다가, 필요한 논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히 글을 써봅니다.

 

 

 

 

 

F.M

'아무개 대학,(어이어이어이_ 이하생략) , 최고 지성 아무개 단과대,  최강 ㅇ반, ㅇㅇ학번, 이름' 이러한 레파토리로 진행되며 '반드시' 큰 목소리를 넘어서 고함수준의 목청이 요구되는 행위이죠. 저도 새내기때 엄청 열심히 했었더랬습니다. 그 때는 저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이 방법밖에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은 목소리를 더욱 크게 하는 것 뿐이었지요. 지금 생각하면 창피할 만큼 열심히 했더랬습니다. 저는 누구보다도 이 공간에 적응하고 싶었고, 선배들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새내기였던 것 같아요. 술을 좋아하지만, 강권하는 술이 싫었던 저는, 술을 안 마시니깐 FM이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에 미친듯이 소리를 질렀죠.  

 

이것이 왜 문제냐? 왜 지금 와서 부끄럽냐? 에 대한 답변이 지금 FM에 대한 제 고민을 잘 풀어내줄 수 있을 것 같네요.

 

-먼저, 어떤 누군가들에게만 유리한 자기소개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누군가들을 소외시키는 방법이고요.

자신이 저 위의 두개의 '누군가들'중에 어떤 것에 속한다고 생각하셨나요? 저 두개 중에 딱 하나에만 해당하진 않을 수 있죠. 어떤 상황에 있고,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니까요. (대부분의 경우 혼재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저 같은 경우엔 상대적으로 제게 유리한 방법이었어요. 일단 저는 몸을 움직이는 것에 능숙했고, 목소리가 매우 컸기 때문에, 내 몸의 근육과 복근의 힘을 이용해서 고함을 지르는 FM을 잘했더랬죠.

하지만, 상대적으로(!) 남학우들에 비해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기회에 노출되는 폭이 훨씬 적었던 대부분의 여학우들은 이러한 방식의 자기소개방식이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인생의 한 시기를 스포오츠에 빠져서 실제로 행해볼 기회가 많았던 남학우들에 비해, 여학우들의 중,고등학교 시절은 체육시간도 제대로 보장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죠.(물론 요즘엔 좀 나아졌다고는 하더군요.) 개개인의 여학우 탓이 아니라, 시스템상의 문제도 있고, 사회적으로나 그 사람이 속한 가정에서나 여러가지 사회화의 과정들을 통해 몸훈련의 기회가 적어졌던 탓일것입니다. 물론, 꼭 이렇지만은 않고 저처럼 몸움직임에 능했던 여학우들도 있을 것이고, 반대의 경우로 몸을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방식에 익숙하지 않았던 남학우들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저렇게 최고의 경지로 악을 쓰며 몸을 움직여야하는 방식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 여학우들에게는 '내 소개'를 할 기회가 박탈되고(나가리를 당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시키지 않죠), 남학우들에게는 '사내자식이 목소리가 왜이렇게 작냐' ,'남자가 패기있게 해야지 이것도 제대로 못해서 어떻게 하느냐'는 말도 안되는 성별고정관념에 기반한 비난이 가해질 수 있다는 것이죠.

또한 몸이 불편해서 운신의 폭이 자유롭지 않은 장애우에게는 아예 처음부터 '미션 임파써블'한 자기소개 방식입니다.

선배들이 하라고 해서 내가 신나게 FM을 하고 있는 사이에, 나도 모르게 이 많은 것들을 놓친 채,  자칫 많은 이들을 소외시키는 방법으로 이 판을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었답니다.

 

 

 

 

 

 

 

- 이렇게 FM을 반대하기 시작한 제게, 반박들이 들어옵니다.

첫번째 '그럼 자기소개를 하지 말라는거냐, 시끄러운 O.T, 새터기간에 자기소개를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서로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이다'

대체 FM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 걸까요, 님들. 정말 자기 소개가 목적인가요?

통일연세부터 최강오반까지는 거의 똑같죠. 그토록 엄청난 에너지를 들여서(숨넘어갈만큼 열심히 해야 나가리가 안납니다) 결국 어필할 수 있는 것은 학번과 이름뿐입니다. (고작? 에게게! )

정.말. 저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3분의 2 이상이 똑같은 문구인 FM을 시킨다는 것이 말이 되나요?

실제로 알 수 있는 정보는 "저 사람이 얼마나 헌신을 다해 악을 지르는 지'와 학번과 이름 세글자 정도입니다. 이건 에너지 효율성차원에서도 말이 안되는듯-_-.  

실제로 이것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이것을 시키면서 '저 사람이 얼마나 공동체에 헌신적인지'알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우리가 중,고등학교 시절 시달렸던 말도 안되는 두발규제와 신발색깔 단속처럼요. 노란색신발 신는 게  정말정말정말정말 '우리가 공부를 하는데' 방해가 되서 단속하는게 아니라, 노란색 신발을 신지 말랬는데 신는 반동분자를 색출해내기 위해서였던 것 처럼요.

군사독재시절 끝나고 민주화가 왔다면서요(정말?!)

자신을 다양하게 어필할 수 있는 권리가 당연히 보장되어야겠죠 .

안녕하십니까! ㅇㅇㅇ를 좋아하고, ㅇㅇㅇ를 싫어하지만, ㅇㅇㅇ 하고 싶은 ㅇㅇ학번 ㅇㅇㅇ 입니다. 이렇게 자기소개 하면 어때요?

목소리가 크지 않아도 되요.

서로 귀기울여 들어주고, 자신이 앉아있는 테이블에게만 들릴 정도이면 되요. 그 대신 테이블을 이동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던지 하면 오히려 더 많은 정보를 서로 나눌 수 있고, 그토록 알고 싶어하는 그 이름 석자도 더 잘 알 수 있을 텐데 말이죠.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이나, 같은 느낌을 가진 사람을 찾는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쉬울 테구요.

자신의 다양성을 표출할 기회를 가지고 자기 소개를 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도 훠얼씬 많은 학우들이 자기 소개를 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테지요.

 

 

 

 

 

 

 

 

두번째 '인생에 한 번도 그렇게 소리 질러볼 기회가 없는데 전 오히려 그런 판을 마련해줘서 좋았어요. 아님 언제 그렇게 어필해보겠어요'라는 의견에 대해-

그렇죠.

하지만, 우리의 인생에서 소리를 질러볼 기회가 없었다고 해서 아까 위에 말한 것처럼 굳이 자기소개를 할 때 '모두에게 소리를 지르는 것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그것을 해소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찾아보면 소리 질러볼 기회 많습니다. 뻥뚤린 야구장에 가서 응원을 해도 되고요. 친구들과 운동 한 판 하면서 마구마구 소리지를 수 있는 장이 많아지도록 노력을 해야할 부분이지요.

자기소개할 때 , 꼭 굳이 소리를 크게 하고 싶으신 분들은 그렇게 해도 됩니다. 옆자리에 민폐끼치지 않을 정도로 했음 좋겠지만. 

그것 자체도 자신의 특성을 어필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지금의 FM방식은 누구나에게 그것을 강요하고 획일화시키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세번째 '에프엠을 안하면 뭘하고 시간을 보냅니까, 할 게 없어요'

컨텐츠가 없다는 것은 변명이 되지 않습니다.

할 것 많-습니다. 컨텐츠는 개발하기 나름입니다. 노력조차 해보지 않고, 오티 새터술자리의 관행으로 FM을 계속해서 밑으로 전수해왔던 이제까지의 관행을 없애기 위해서는, 오티새터를 다함께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위한 치열한 고민이 있어야겠지요.

저의 새터의 기억은, 끝없이 이어지는 게임과 무조건 마셔야했던 술잔과, 잊을만하면 나오는 누군가의 FM 강요와 이행이었던 것 같습니다만. 저는 이번 새터에서 제가 가게 될 조와 함께 하고 싶어서 무진장 재미있는 게임을 준비해보았습니다. 다른 공동체에서 해보았는데, 반응이 정말이지 뜨거웠어요. 지금껏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참신한 공동체 게임! 진짜진짜 재미있어요. 기대하시라 짜잔~ 잠시 다른 이야기로 샜는데요 -_-(뭐지?흠) FM이 아닌 방식으로 자기 소개를 하고, 그것이 아닌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며 놀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 합니다. 고로 저 위의 말은 이유가 될 수 없겠죠.

 

 

 

 

현재의 FM을 통해서는 ,몇몇의 소수만이 FM을 통해서 급부상하고, 자신을 어필합니다. 대학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알게되는 공동체인 '반'생활입니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소개를 하고, 또 그것을 받아주는 사람들을 찾을 권리가 있습니다. 반 문화를 거부감없이 향유할 수 있는 권리 또한 당연하고요.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관계맺음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을 누구나 가져야한다는 생각에 저는 FM을 반대하고 새로운 가능성들을 시행해보자고 제안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에이엠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야겠지요.

 

A.M은 소위 '성적인', '야한' 행위를 하며 FM을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여기서 잠깐.

A.M을 하는 모습들을 살펴보면 조금씩은 다르지만 대충은 비슷하더군요. 이상한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비비꼬며 소위 '여성적인' 몸짓의 최고조를 표현해냅니다. 이것은 남성이 했을 때에 보통 더 많은 웃음을 유발하며, 실제로 남성에게만 요구되어지는 것이 현재 상황입니다. 왜그럴까요?

A.M을 표현해 낼때, 재현해내는 그 '야함,성적임'은 남성에게 성적으로 느껴지는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굉장히 거친 방식으로 표현해 냅니다. (이 글에서는 이성애자 남성을 전제로 해버렸다는 것을 말씀드려야겠군요.)  

우리가 보통 에로라고 일컫는 것들은, 남성을 위한 것이고, 남성의 시각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우리의 상상력은 극히 제한적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포르노만 살펴보아도 알 수 있죠, 카메라의 초점은 대부분 여성의 표정에 맞춰져 있고, 여성의 신음소리만이 카메라의 관심의 대상입니다. 여기서 카메라는 남성의 시각을 대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A,M의 에로를 표현할 때에도 남성이 소비하는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판타지가 표현됩니다.

이렇듯 소비되고 있는 대상인 여성이 A.M을 한다면 너무도 당연하게 전혀 웃음거리가 되지 않겠죠. 오히려  남성이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과장되게 모방하는 그 때에 우리가 생각하는 웃음이 유발되는 것이죠. 

 

단순히 'A.M을 하면 재밌자나요~' '에이~ 재미로 하는 건데 왜그래요~' 라고 말하기에는,  그 웃음이 가지고 있는 권력이 너무도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누군가에겐 그것이 전혀 재미있는 것이 아니고 엄청난 불편함을 안겨주게 됩니다.

그러한 문제점들을 성찰하지 않은 소수에게만 재미있고 야할 수 있는 A.M은 공동체 내에서 근절되어야 함이 당연하겠죠.

 

 

성별권력 , 젠더, 성적대상화 뭐 이런 자칫 어려울 수도 있는 단어들을 사용하지 않고 제 고민지점을 전달하고자 노력했는데, 잘 되었나 모르겠네요... 제가 써놓고도 사실 딱히 마음에 안 차는 글이기도 합니다... 제가 글에 약해서요...

대화를 통해서 좀 더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뭐, 흔히들 남녀평등시대라고들 합니다.

'여성 기관사'가 나오고 '여성 장관'이 나온 세상인데, 왜 아직도 '남녀평등'어쩌고 저쩌고 하냐며 시대에 뒤떨어진 이야기라고 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진정한 '성평등'은 단순히 생물학적 성이 여성인 사람이 높은 정치자리를 꿰찼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공간에서는 성별권력이 너무나도 분명히 (또한 교묘하게) 작동하고 있고, 이런 성별권력구도 아래에서 특정 성의 섹슈얼리티는 너무나도 쉽게 '성적대상화'되고, 소비되어집니다.

이뿐만 아니라, 여/남의 이분법적인 구별과 더불어 강요되는 성별고정관념과, 너무도 철저하게 이성애중심적인 우리의 사고방식 또한 성찰해야할 지점입니다. (여성에게 '좀 여성스럽게 하고 다녀라'라거나 , 남성에게 '남자니까 이정도는 해야지'  등의 발언, '남성'이 돈을 지불하도록 강요되는 분위기, 너무도 당연하게 여자/남자에겐 '남자친구/여자친구있냐' 라고 묻는 것, 엠티나 대동제 때에 성별분업의 문제 등등등)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에서 이러한 맥락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이 벌어질 것입니다. 대부분이 그것의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그 때마다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같이 고민하고 고쳐나가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두서없이 글이 길었네요.

 

열심히 쓴다고는 써봤는데, 제 고민이 잘 전달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면 언제든 댓글과 대화 모두 환영이에요.

그럼 새터 때 보아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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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책.

 

 새내기오티에 다녀와서.

주절주절 왕피곤한 몸으로 , 지금 이 상황을 잊지않기위해 끄적.

 

정확히 2년전,

내 입에 맥주잔을 들이붓는 선배의 손을 뿌리치고 뛰쳐나와서 엉엉울면서 배회했던 신촌의 기억.

강요되는 술잔에 FM에 게다가 남아있는 여자선배는 한명도 없었던 그 때의 기억 때문에, 꼭 살아남아서 새내기를 맞이하리라! 마음먹었지만  왈랑절랑 자신이 없었다.

그 이상하고 토할 것 같은 공간에 다시 발을 들일 에너지가 없었던 것.

 

그렇게 괜한 죄책감만 가득 가진 채, 작년의 이 기간을 보내고나서 후회가 참 많았더랬다.

 

1년을 잘 쉬고나니 에너지가 생겼는지, 아님 내가 좀 더 뻔뻔한 내공이 쌓인 것인지, 암튼 얼굴에 철판깔고 새내기 오티에 찾아갔다.

함께 반에서 퉁겨져나왔었던 동기 여자친구들에게도 연락해서 몇 명이서 함께 갔는데, 그게 자신감을 갖게 되는 데 중요했던 것 같다.

 

이래저래 많은 이야기들 나누고,

왠지 말이 통할 것 같은 몇몇 새내기들과 번호도 주고받고,

그리고 그동안 아예 모르고 지냈던 07학번들과 이야기도 해봤는데 정말 가기를 잘했다는 느낌.

훈늉한 후배들이 이렇게 많았다니! 라는 생각을 하게되면서 동시에 '진작 왔으면, 이런 훈늉한 후배들을 더 빨리 만날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 

(진짜 성별을 떠나서 참 좋은 후배들이 많았다. 아아 멋져 정말- )

 

 

무엇보다 좋았던건.

나 혼자였으면, FM이나 강요되는 술 같은 거 막아내기 힘들었을텐데 -

떼거지로 가서 막아내니깐 힘도 나고 좋더라.

04학번 마초선배 표정 안 좋은 거 보니깐 역시나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마이크잡고 까칠하게 이것저것 이야기했었는데,

뒤풀이자리에서 그 이야기가 나오면서 몇몇 새내기들이 동의한다는 식의 의사를 밝혀서 또 한편으로 으쓱으쓱했었다.

 

그리고 같이 갔던 동기 여자친구들과 새삼 한번 더 소통하게 되는 계기도 되었고 :)

 

 

물론,

익숙하지않은 술자리와 시끄러운 술집의 분위기 때문에 아직도 머리가 왕왕거리고-

오랜만에 고깃집에 가서 고기냄새를 맡아서인지 아님 배고파서 급히 먹은 빵이 얹힌 건지 체한 것 같기도 하고, 또 하도 꼐속 말을 쏟아냈더니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이지만.

 

 

그래도,

이번엔 외면하지않고, 피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노력했다는 느낌.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맞닿고 싶어서 노력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최대 난관은

다음주에 가는 새터이지만 (우엑- 정말 싫어 시러시러 엉엉)

지치지말고, 최대한 즐기면서 내 운동을 풀어나가야겠다는 다짐.

 

끄덕끄덕.

에너지가 정말 많이 좋아진 기분이다.

 

 

진짜 고민도 많이하고, 내가 버텨낼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단 잘해낸듯.

 

 

토닥토닥.

지난 1년동안, 좋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좋은 에너지를 받아먹어서 이렇게 마음이 강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고마워어어어어요. 친구들. 싱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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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

26시간 정도 뒤면,

 

스윙발표회.

 

두근두근 떨려.

 

 

 

 

하지만 무대가 시작되고 음악이 나오면,

 

긴장은 사라지고 음악과 함께 오롯이 파트너와의 텐션에 의해 빙글빙글 돌게 되기를.

 

 

 

아아

 

 

황홀해.

 

 

이번 린디합 초중급 발표회준비를 하면서 느낀것.

 

최고의 텐션이 유지되면서 추는 춤은,

 

나도 파트너에게도 황홀하다는 것.

 

 

아아-

 

그때의 쾌감이란.

 

찌릿찌릿.

 

내일발표회도,

그리고 앞으로도 쭉 - 황홀한 춤을 추게 되었으면.

 

 

 

처음엔 뺑끼치고, 슬렁슬렁하다가 어느정도 즐기고 빠지려고했는데 점점 빠져들고 있잖아!!!

시작은 허랑하였으나,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아웅, 좋아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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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꺼내어 놓은 느낌.

 

 용기내서 말을 한 저에게,

 

내 삶도 너의 삶과 다르지 않아- 라고 말하며, 손 꼬옥 잡아주어서 고마워요.

 

 

 

비록 오늘 같이 함께 하진 못했지만,

 

팔짱끼고 미친듯이 웃으며 달렸던 그 횡단보도는 잊지못할거예요.

 

곧 보아요.

 

 

 

감사했어요 따뜻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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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속초로 간다.

 

속초속초속초.

 

강릉을 더 가고 싶었지만,

 

바다랑 더 가깝다는 말에,

 

속초속초속초.

 

 

 

 

겨울바다 여행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토닥토닥-

 

 

잘다녀와 'ㅂ'♡

 

 

 



 

가방을 챙기다보니,

 

옷한벌, 치약치솔, 엠피쓰리, 복분자(-_-) 이 정도면 될 줄 알았는데

내일 서울에 올라오자마자 sex worker 세미나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급좌절중.OTL

 

 

가방에 책을 가지고 간다는 건 여행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

그치만 세미나에 대한 예의도 지켜야 겠기에 후덜덜.

 

망했어.

생각해보니 갔다오면 스윙발표회연습 패턴도 다 까먹게 될거야.

 

 

 

역시 이름하나는 잘 지었군. 망이

 

 

 

 

엉엉, 그래도 가야해. 하루동안의 여행이지만 가야해가야해 질러라 질러 에헤라디야 가자가자

가요가- 여기가요- 나 가요-

이제 진짜 컴터 끄고 출발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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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걸링.

[뎡야핑]님의 글을 읽고 생각이 나서-

 

 

"비걸링해요."

"혹은 비걸이예요."  라고 말하면 아무도 알아듣는 사람이 없었다.

세계대회에서 상을 타오는 바람에 비보잉이 대세라고 언론에서 판치고, 거의 모든 행사에서 비보잉공연을 내세우는 통에 다들 비보잉이란 말은 익숙하지만 (심지어 작년엔 무슨 도자기축제 이름이 '비보이와 함께 하는 ㅇㅇ도자기축제더구만-_-;;; )  비걸링이란 말은 그 누구에게도 먹히지 않는 단어였다.

 

굳이 비걸링이라는 단어를 고집하는 것도 나중엔 지쳤더랬지.

그랬던 그 단어를 완전히 잊고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ㅂ-/// 

 

 

 

 

싸이월드를 뒤지니,

처음으로 비걸링 수업을 받았던 날, 썼던 일기가 있네-

1월23일.

딱 1년전 이맘때구나-



2007/01/23 비걸 첫 수업.

 

예상대로 멋진 B-girl 선생님과

마음에 와닿는 한마디 한마디.

 

그리고 강렬하게 눈에 와서 꽂히는 한 동작 한동작.

 

 

 

 

그런데..

 

정말이지..

 

나는..

 

다 좋은데..

 

 

업락인지 탑락인지 용어는 기억나지 않지만

상대방을 커팅하고 내 좆을 밀어넣겠다는 의미의 그 동작들이 나에게 너무 불편한걸.

 

 

그건 너무 폭력적이고 남성적이고..나와 맞지 않아.

내가 그깟 좆이 없어서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당신보다 강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방식으로, 내가 너를 Fuck하겠다는 그런 식의 동작들, 제스츄어들은..

너무 _              힘들어.

 

물론 내가힙합의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

그 안에 숨겨져 있는 반항정신,힙합 Spirit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소외되었던 약자들이 강자들에게 날리는 비웃음과 조롱이라기엔......

나는 굳이 그러한 방식으로 표현되어야하는지 잘 모르겠어.. 그건 정말 말 그대로 너무...폭력적이잖아..

 

미국정부의정책에문제가있다는것엔 동의하지만Fucking USA를 부르는 것에는 반대하듯.

 

.

.

 

 

내가 '여성'의 몸으로 세상에 대해 통쾌한 춤을 날려주고 싶고 또 날려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비걸을 꿈꿨지만,

나는 그러한 동작들이 불편해.

하기 싫어.

 

뭣하러

당신을 커팅해서 내 ㅈ을 쑤셔 넣겠다는 그런 강압적인 제스츄어가 필요한 거지..

그깟건 ㅈ달린 남자들이나 하라지.

아니 아예 하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해- 

 

 

 

불편한 나의 마음을 밝히자, 

 

여성의 몸으로 춤을 춘다는 것, 그리고 B-girl이 된다는 것에 대해 나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많은 성찰을 했을, 또 그 현장을 10년가까이 겪었을 선생님이

 

'이해해요, 저는 그래서 이런 동작을 했어요,정해진 건 없어요 마음대로 할 수 있어요'라며

 

자신의 가슴을 던지는 동작을 보여줬을 때,

나는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르겠더라.

 

 

당연히 성기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있을(남자들만이 브레이크댄스를 춰왔고, 출 것이라는 생각) 그놈들에게 그게 얼마나 기만적인 생각인지 통쾌한 한 방을 날려주는 것 같아서  어떤 면에선 속이 시원했지만,

 

한편으론

꼭 그렇게 1:1대응이 되어야하는 걸까.

 

 

남성의 성기를 밀어넣는 동작에 반기를 드는 방식이_

그것과 비슷해서 대응되면서도 '더 자극적인 것'을 취해야만 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미도 모른 채 맘대로 소비할 놈들이 산더미.개떼.멍청이들.) 

 

 

그것 자체가 화젯거리가 되는 것도 싫다. 너무 싫어. 견뎌내기 힘들 것같아.

앞에서 늑대소리지르는 거 너무 싫어.

내가 웨이브했을 때 앞에서 우억대는 거 너무 싫었어.

너네가 소리질러야 할 타이밍은 그 때가 아니었었거등?

멍청이들아 두 음절 전에 한 그 동작이 진짜 힘든 동작이었거든? -_- 그거 하느라 진짜 힘들었거든?

간주 중에 겉옷벗을 때 그 때 괴성지를 타이밍 아니거든?

분명 비걸이 가슴던지는 동작하면, 걔네들은 멋도 모르고 또 껍죽대고 좋아할 거라는 시뮬레이션이 지금 막 가동되면서 또 열 확받네 샹.

 

앞으로 내게 펼쳐질 장애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일단 수업을 좀 쉬어야겠다고 말해뒀으니..

쉬면서 생각해봐야겠다.

정말 춤을 추고 싶다면, 춤을 출 더 큰 이유를 만들어 낼 것이고..

아니면 여기서 좌절하겠지..

 

 

그치만 난 정말 하고 싶고 , 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못할게뭐가있어 매일매일 푸쉬업도 하고 복근운동도 하고있는데..그리고 열정도 있는데................

 

 

나는 정말 비걸링을 하고 싶어,  내 마음을 이겨낼 수 있는 이유들을 만들어내야지.

그걸 '타협'이라고 생각하지는 말아야지. 그럼 너무 싫잖아.

아니면 몸이 망가지기 전에 정신이 망가질거야..

과연 쉽지 않겠지만..                    시간을 줘.

 

 

 

그리고    비보잉이라는 단어도 싫어.

비댄싱이라고 해야할까..

 

오늘은 그만-

거기까진 그만- 아 마음이 힘들어.

 

 

 

 

 2008/01/31/ 덧/ 횡설수설이구나 에헤라디야 

                                                                                                                                                                                                                  

이렇게 심각한 일기도 쓰고, 꿈도 꾸고, 지리산에 올라가서 위험천만하게 프리즈를 잡던 내 모습이 너무 낯설다. 너무 예전의 일같아.

고작 1년도 안 되었는데-

 

 

결국 나는 저 위의 고민을 넘어서지 못한것인가?

아님 그냥 귀찮아졌던 것인가?

 

기억을 지웠는지, 사실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아.

그저 비걸링이란 단어 자체도 낯설어져버린 지금의 내가 보일뿐.

 

 

 

 

 기분이 왠지 묘하네.. 벌써 1년. 그간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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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도 아닌 것이 날 웃게했-

 

 새로 이사온 집에서 상쾌하게 아침밥을 먹는 중이었다.

 

늘 그렇듯 일찍 출근하는 아빠 빼고, 엄마오빠나 이렇게 셋이서. (왠지 단란해보여 -_-꺅)

 

 

 

퉁퉁부은 얼굴로 앉아서 밥을 먹고 있는데 엄마가 오빠에게 갑자기 질문을 했다.

 

"요즘 정화 걔는 뭐하고 지내니?"

 

"아, 정화누나 요즘 NGO에서 일해-"

 

"어? 엔쥐오? 나 그거 어디서 들어봤는데에?"

 

 

.

.

.

 

 

크크크 ..어디서 들어봤다니...어디서 들어봤다니 ㅎ NGO라는 단어 자체로도 너무나 익숙한 내게, 엄마의 말이 약간은 생소하고도 귀엽게 (!)느껴져서 혼자 큭큭 거리고 있었다.

저러다가 조금 후에 "아! 혹시 그 뭐시냐, 시민단체?" 라면서 눈을 똥그랗게 뜨며 날 쳐다보겠지. 뭐 이런 생각을 했던듯.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엄마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비~ 아이 엔지오~ 비~ 아이 엔지오~"

 

헉.

 

 

하악하악. 웃다가 밥상 앞에서 뒤로 고꾸라질 뻔했다. -_- 오빠랑 나는 그 뒤로 5분간 전멸이었다.

 

 

 

 

엄마! BINGO는 개이름이라구욧! ㅋㅋㅋ



 

 

 엄마사랑해  -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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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벌어오라고!

여기저기서  등록금 인상율 때문에 난리이다.

 

'소통'과 어쩌구를 표방했던 총학생회도 등록금문제에 신경을 쓰고 있나보다.

하긴 학생 한 사람 한 사람과 소통하고 싶다던 그들이니깐, 당연히 등록금에 신경을 써야지. 암 암.

 

그런데 이런 방식은 진짜 아니지 않니?

나름 등록금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해서인지, 그들이 만든 싸이월드 공개 웹페이지에다가 이런 만화를 올렸는데, 나는 그들의 개념 그리고 감수성에 정말이지 놀라버렸다.

 

바로 이 그림.

 

 

 

장난하냐.?

아동학대에다가 가부장에 의한 가정폭력 등등의 문제는 문제도 아니냐?

학생들과 '소통'하고 싶다면서!

이런 감수성으로, 이런 방식으로 소통하는 거라면 난 반댈세.

 

 

등록금 인상문제 때문에 문제의식을 느낀 것이 맞다면, 그리고 그것을 저지하기 위한 액션을 하고 싶다면, 다른 방식으로 하세요.

이런 말도 안되는 만화 구텅이 말주머니에다가 '등록금'이라는 화두만 집어넣는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_-

 

 

 

 



그리고 ,

이 그림을 보고 소름이 끼쳤던 이유는.

 

작년 겨울 내가 직면해야했던 폭력의 기억이, 그 느낌이 생생히 위로 밀려올라와버렸기 때문일 수도 있지.

다른 거 다 필요없고 폭력에 노출된 그 상황에서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무력해졌던 나의 그 때의 그 절망적이었던 마음. 허탈함,절절함,공포 등등의 말로는 표현될 수 없는 그 그 그그그그그 마음.

 

 

아 정말, 너네 나 자꾸 힘들게 만들래?

왜 잘 살고 있는 사람 트라우마까지 집어내가면서 난리니.

 

내가 재수없게 예민한거니? 내 주위 친구들이 다 까칠한거니? 여성주의자들의 쓸데없는 시비라고 생각할거니?

 

 

나도 너희가 사랑해마지않는 Y대 학우니깐, 나랑도 소통해줄래?

내 온도도 36.5도로 지켜주지 않을래?

 (아, 이거 왠지 로맨틱하다 -_- 그치만 이건 작년선거때 총학 선본이 계속 내세웠었던 문구라서-_-;)흠.

 

 

 

이건  캡쳐사진. (으쓱.으쓱.난 이제 이런 것도 할 줄 아는 훈늉한 컴퓨터 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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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늉한 여성주의자 과외제자와 못난 과외선생

도곡동에 사는 중 2 학생 과외를 한다.

아침 10시-1시반 영어학원 , 2-4시 나와의 과외, 5-8시 수학학원, 새벽 3시까지 숙제.

 

이런 평일의 사이클과 논술학원과 해금수업 등으로 주말을 보내는 아이이다.

 

이 아이의 생활패턴을 보면 숨이 막힌다. 밥도 제대로 못 먹고 학원에 치여사는 게 안쓰러워서

가끔 따로 불러내어 맛있는 것도 사주고, 이런 저런  수업과는  관련 없는 이야기도 해주고 그러게 된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여성주의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많이 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그 아이는 너무나도 훌륭한 반응들을 쏟아낸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때 분노하면서, '아니 어떻게 그럴 수 있냐, 성경을 제대로 해석한 목사들이라면 동성애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예수님이 지금 살아계신다면 아마 동성애자를 인정하셨을 것이다'라고 이야기를 쏟아내더니 약간 머뭇거리며 고민하다가

"그런데요 , 선생님.  저는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아직까진 남자밖에 좋아한 적이 없어서 굳이 따지자면 이성애자인것같은데요... 제가 동성애자를 '인정'한다고 말하는 게 조금 웃긴 것 같아요..."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속으로 감탄하면서, "왜 그게 왜 웃긴 것 같아요?"라고 묻자 ,

"음...그러니깐 ... 잘은 모르겠는데 .... 제가 그 사람들을 인정한다고 말하는 게, 왠지 그 사람들이 이상하다는 걸 전제로 하고 있는 것 같고.. 암튼 좀 웃겨요. 제가 뭔데 그 사람들을 인정해요. "

라고 떠듬떠듬 말하는 것이었다.

매끄러운 말로 표현하지 못했을 뿐,. 이 아이는 '동성애자를 인정한다고 말할 수 있는 권력은 대체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을 한 것이리라. '타자화'라는 어려운 말따위 들어본 적도 없지만, 정말 이 아이의 내부에서 그런 것에 대한 경계심이 있었던 것일테지. (라고 나는 해석했음)

 

*그리고  아무래도 강남에서 태어나서 자라다보니 주위에 이명박 지지자밖에 없어서인지 내가 대선에 대해서 물었을 때 명박씨를 지지한다고 말해서 날 놀라게 만들더니,

이명박의 공약이 왜 문제적인지를 조곤조곤 논의한 후엔, 한숨을 푹푹 쉬며 "저는 정말 투표권이 생겨도 찍을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라고 한탄하며 이명박을 욕하기 시작하더니.

다음주에 태안에 내려가서 봉사를 한다면서 "이명박이 진짜로 계속 저러면,  내년엔 운하에 가서 돌파야 되는 거 아닌 지 모르겠어요 -_- 아 정말 이 나라에 못살겠어요"라고 너무나도 심각한 얼굴로 말하는 바람에 날 대폭소하게 만들었다. 물론 씁쓸했지만.

 

 

그러던 오늘!

 

다음 주 스케줄을 정하고나서, 수첩을 꺼내서 일정을 적는 날 보더니 "샘~ 그 수첩 뭐예요?"라고 하길래,

속으로 흠칫 놀랐다.

작년에 있었던 성폭력생존자말하기대회 치유 워크북 이었는데, 하필 내가 펼치고 있는 장이 '섹스 속으로' 여서 -0-;;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하지? 아무리 똑똑한 아이라고 해도 엄마한테 나에 대해서 이상하게 말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식은땀이 났다.

애써 진정하고,  한국성폭력상담소라는 여성단체가 있는데~ 어쩌구 저쩌구 하며 서론을 시작하는데 갑자기 이 학생이 "샘 잠시만요! 저도 그런 수첩 있어요!" 라고 하더니 책상 서랍에서 뭘 끄내왔다.

 

십대,길을 떠나다 라는 수첩이었고,  늘푸른 여성지원센터에서 만든 10대 쏘녀들을 위한 것이었다.

슬쩍 살펴보니  '으랏차차 쏘녀 가이드'를 비롯해서 내가 작년에 함께 했던 10대 쏘녀들과 함께 했던 프로젝트에 관련된 내용들도 많이 나와있고,

한국 성폭력상담소와 아하!청소녀센터 등 나와 관련있는 단체들과 심지어 아는 활동가의 이름까지!

게다가 내가 요즘 조금씩 빠져들어가고 있는 스윙시스터즈까지!

- _-; 내가 관계되어 있는 여성주의와 관련된 많은 정보들이 그 안에 있는 것이 아닌가!

왠지 신기하고 괜시리 민망한 기분이랄까.

 

이 수첩을 어디서 났냐고 묻자, 작년까지 학교에 있었던 양호 선생님이 주신 건데 자기는 여기에 있는 말들이 너무 좋아서 항상 혼자서 꺼내본다는 것이 아닌가-

 

아이고,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이 꼬마 여성주의자 아가씨가 혼자서 이런 글귀들을 보면서 자가 치유를 하고 있을 동안,

나는 사실 과외 짤릴까봐 적극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못해주고, 쉬는 시간 짬을 내서 잠깐 잠깐 하는 이야기들의 수위를 조절하며 (예를 들면 총여학생회 활동한다는 이야기는 쏙 빼고, 그냥 학교 여성학 수업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말이야~ 라며 이야기를 해준다던지) 살아왔는데..

이 아이는 더 많은 정보와 소통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에라, 오늘 수업은 땡치자. 나중에 보충해줄게 - 라는 심산으로.

오늘은 내가 어떻게 여성주의자가 되었는지, 지금 어떤 활동을 하고 있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작년에 했던 10대 쏘녀들과의 '다른몸되기 프로젝트' 이야기도 제대로 해주었다. 그 전에도 사실 몇 번 했었는데 정확하게 이야기는 안 해주고,  '내가 어쩌다가 알게 된 10대 여학생이 학교 체육시간에 여학생체육권을 주장하다가 교장실까지 갔다더라 신기하지' 뭐 이런 식으로 사례들만 잠깐 잠깐 이야기해줬었는데 오늘은 맘껏 이야기 한 것. ㅎㅎ

 

그리고 사실 이 과외를 소개시켜준 언니도 여성주의를 통해서 만나게 된 언니인데 , 어떻게 그 언니를 알게 되었냐는 질문에 초반에 괜히 여성주의자라고 말했다가 엄마 귀에 들어가서 짤릴까봐(-_-;) 그냥 친구의 친구의 언니라고 말했었던 기억도 떠올라 왠지 민망해졌다는; ㅅ;

 

암튼 내가 한 가지 이야기를 할 때마다 엄청난 반응을 보이며 꺄악거리는 이 학생을 보며 왠지 뭉클해졌다는.. 빨리 그 끔찍한 생활에서 벗어나서 함께하자꾸나- 뭐 이런 마음.

 

오늘 수업 끝내고 나가면서 문을 닫는데 갑자기  이 아이가 부끄러워하면서 '선생님, 감사해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생뚱맞았지만, 이 아이가 무슨 마음이었는 지 알 것같아서 왠지 마음이 왈랑절랑했다.

 

그런데 사실 내가 더 감사한 걸...

오늘 들었던 말 중에 가장 감동이었던 것은, 학교 수행평가가 '도덕책 새로 만들기'였는데 , 내가 저번에 차별금지법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말했던 것이 생각나서 동성애에 관한 내용을 넣었단다. 정말로 세상이 평화롭고 도덕적이고 싶다면 이런 차별들부터 없애야한다고 썼다나.

아아,

내가 과외 짤릴까봐 전전긍긍대며 여성주의자인 거 숨기면서 '여성학 교양시간에 들었는데 말이야-'라고 했던 말들 다 기억하고 그리고 받아들이고 또 실천까지 해줘서 정말이지 고마워.

 

아아.

고마워. 힝. 눈물 핑글. 이런 소심쟁이에다가 못난 페미과외샘 이야기를 들어주어서 ㅠㅠ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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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체조.

 

 

 꿈에 그리던 대상이었던 태.권.체.조.를 드디어 오늘 배웠다!

 

아아아-

 

절도있는 동작, 그리고 융통성있는 매끄러운 안무들.

 

꿈의 안무랄까.

 

 

 

 

그동안 춤을 춰오면서 나는 너무 파워풀하다(-_-)는 지적을 받아왔다.  웨이브와 살랑거림을 아무리 섞어도 내 자체가 힘이 엄청나기 때문에 그 느낌이 잘 안 살아난달까.

 

힙합을 하면서는 선배들에게 '야- 너 힘좋다'라며 엄청난 칭찬을 받기도 했지만, 나는 힙합의 비트는 좋지만 '너네가 힙합을 알아?'류의 껄렁껄렁한 뒷골목 남자애 느낌(그리고 실제로 많은 가사들이 굉장 여성비하적이고 구리다)이 너무 싫어서 힙합은 약간 나에게 딱 적합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었다.

 

그래도 그나마 춤을 출 수 있는 통로 중에서 힙합이 제일 나았기에 선택했던 것.

 

 

그러던 중, 여성주의 자기방어 훈련을 통해 태권도를 배우면서 '태권체조'의 영역을 알게 되었고 나는 왠지 나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혼자 로망을 키워왔더랬다.

 

오늘 '텔미'와 '거짓말' 태권체조안무를 배웠는데,

태권도의 절도있는 동작과 또 음악에 잘 녹아드는 안무들을 적절히 배합해서 굉장 센스있는 안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힘이 팍팍 들어가는 것이 아주 스트레스도 날리기에도 좋다고나 할까.

 

 

아아아-

 

 

'사'자 돌림 직업을 원하는 아빠에게 나는 '태권체조도사'가 될거예요 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어!

태권체조도사도 '사'자로 끝나잖아요 그쵸그쵸?

 

 

후후훕,

 

나중에 태권체조를 잘하게 되면,

 

나의 문선로망♡을 태권체조로 승화시키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살포시 해보았다.

각종 여성주의 행사에서도 공연을 하고 (!)

여성노동자분들이 자그마한행사 할 때 뭔가 흥을 돋구는 것이 필요하면 이런 퍼포먼스같은 거 좋지않을까?라는 자그마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물론 부끄럽지만.

 

 

헤에-

 

꿈을 꾸면 이루어지는 것이다.

 

퍼포머로서의 나의 로망과, 나의 능력을 누군가를 지지하는 곳에 쓰고 싶은 로망이 결합되어서 진정 즐거운 퍼포먼스를 하게 된다면 참 좋겠다-

 

 

 

아아아, 신났다 신났어

 

내가 좋아하는 춤도 추고, 운동도 하고 얼마나 좋누. 으쓱으쓱. (여기서의 운동이란 스포츠의 의미였는데 쓰고 보니 무브먼트처럼 보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  오오오오'-')

 

 

 



덧. 춤을 더 잘 추고 싶다느 생각보다는, 태권도를 정식으로 배우면 더 간지나게 태권체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발차기나 손날막기 같은 것이 정석으로 품세를 배운 분을 따라잡을 수 없겠더라.

흠.

태권도도 병행해서 정식으로 시작해볼까나.

조금씩 손에 익어가는 쌍절곤과 봉술도 결합하면 진짜 멋있을텐데! 우왁

 

 

덧 둘. 그렇지만 스윙댄스도 포기할 수 없는데..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와 비용. 에잇.

 

덧 셋.

그런데 이런건 자고로 단체안무를 해야 간지좔좔인것.

흠.

같이 할 사람들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살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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