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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6/02/24

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2/24
    2006년 3월에 해야하는 일과 하고싶은 일들(2)
    무화과
  2. 2006/02/24
    답이 없는 과제들(6)
    무화과
  3. 2006/02/24
    슬픔은 나의 힘(3)
    무화과

2006년 3월에 해야하는 일과 하고싶은 일들

따뜻한 3월에 수감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어쨋든 2월에는 안갈것같다.

아무생각없이 있었는데 불완전하게나마 3월엔

무엇을 할것인지, 해야하는지, 하고 싶은지 정리해봐야겠다.

 

치과치료

너무 싫지만 그리고 이미 많은 돈이 들고 있지만 나중에 돈 덜들이기 위해서

치과치료를 마무리하고 가야한다. 의사가 나보고 "늙어서 이때문에 고생하겠네요"

"오징어처럼 질긴거나 딱딱한거 먹지마세요. 잘못하다간 이빨이 깨질수가 있었요"

난 아직 팔팔한 청춘인데, 치아만은 이미 늙었다보나ㅠㅠ

 

섬진강여행

토리의 도보여행기를 보면서 완전 필받았다.

나도 도보여행을 할까 하다가 내 자전거가 서운해할 것 같아서,

자전거에게 섬진강과 동백꽃과 매화를 보여주려고,

사실은 내가 보려고 여행을 가야겠다.

 

새만금자전거투어

돕과 상용과 사람들이 기획하고 있는 새만금까지 자전거로 가기.

3월 18일이 행동의날이라고 한다. 자전거도 타고 싶고 새만금도 가고싶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지대고개를 꼭 넘고 싶다.

 

평택평화촌입주

평택의 빈집에서도 살아야 할 것이다. 이미 많은 활동가들이 가있고

아랫집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추리에서 빈집하나를 우리가 살자고 하고 있다.

 

사람들 만나기

유난떨고싶지는 않지만, 수감과 관계 없이 만나고싶은 사람들은 꼭 만나야한다

 

 

확실히 시간이 많지 않다고 느끼니까 하고싶고 해야할 일은 많은 것처럼 느껴진다.

2006년 3월 봄, 꽃놀이도 가야할 것인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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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이 없는 과제들

요사이 심한 무기력증과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하루를 그냥 보내고

의미없는 시간들속에 의미없는 행위들만이 반복되고 있다.

아... 이렇게 사는건 나로서는 견디기 힘들다.

빨리 탈피해야 한다.

 

그래서 좀 더 차분히 직시하기로 했다.

사실은 이 무기력증과 불안감은 곧 감옥에 간다는 생각때문이다.

그렇담 수감의 어떤 것 때문에 이렇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다운되어 있을까.

짧은 생각과 사람들과의 대화속에서 두가지의 원인을 찾아내었다.

 

첫번째로 감옥내 생활의 문제다.

사람들은 대부분 알지 못하는 것에서 두려움을 느낀다. 감옥생활이 두려운 것도

그곳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먼저 경험해본 병역거부자들 덕분에 짧게나마

감옥생활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그 알게된 생활때문에 불안함을 느낀다.

총만 안든 군대라고 할 정도로 위계질서나 권력관계가 잡혀있는 공간이라는 것,

그리고 난 그 공간에서 사람들과 어울려서 살아야한다는 것이 두렵다.

그런 부당하다고 느끼는 관계들에 적응을 못할까봐서가 아니다.

아마도 난 적응하려고하면 엄청 잘 적응 할 것이다. 새로운 공간에 적응하는 것은

나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두렵다. 내가 그 불합리하고

납득할 수 없는 구조에 적응하거나 너무나 잘 맞춰서 살아가게 될까봐.

그 구조에 맞춰살지 않으려면,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살아가는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만이라도 맺으려면, 방법은 그 구조를 바꾸는 수밖에 없는건데...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지금까지 얻은 정보를 갖고 판단하자면 불가능하다.

 

두번째로 출소 후 생활에 대한 걱정이다.

이미 여러명의 병역거부자들이 출소를 했고 각자가 자기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난 출소후에도 병역거부운동과 평화운동을 하고 싶다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도통 자신이 없다. 언제 확실한 미래를 가지고 살아왔냐만은 이상하게

감옥갔다와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자신이 없다.

나의 위치와 나의 일과 이런 것들을 잘 찾을 수 있을지...

때로는 단절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원치않는 단절후에

어떻게 단절된 시공간들을 다시 메꿔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잘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차라리 먹고사는 문제는 정말 지나칠정도로 별 생각없이 어떻게든 굶어죽진

않겠지 하며 있다. 오히려 실제 출소 후에는 이문제가 더 크게 부각될 수도 있는데...

뭐 이런 고민들은 지나치게 때 이른 것들일 수도 있지만,

 

무언가 문제를 직시하는 것은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시작이다.

근데 제대로 직시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답이 도통 안보인다.

안보인다. 정말로 답이 없는 건지, 아니면 내가 못찾는 것인지...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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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나의 힘

태고적부터 사람들의 힘의 근원은 슬픔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있자고 반박한다면 그냥 한발짝 물러서서

슬픔은 내 삶의 원동력이라고 하겠다.

 

나를 생각하고 느끼고 움직이게 한 것은 언제나 슬픔이었다.

 

해피엔딩의 핑크빛 사랑보다는 이루어질 수 없는 슬픈 사랑이

더 무언가 본연의 아름다움에 근접해 있다고 믿는다.

이럴 경우 슬픔은 인간이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에 대한 인식이다.

나는 그 한계가 신이 인간에게 내린 축복이라고 생각하기때문에

이 슬픔은 나를 좌절과 절망으로 빠뜨리기보다는

상처와 치유를 통한 성숙을 가져다준다.

 

철거촌에 처음 가서 느낀 감정도 슬픔이었다.

내가 학생운동을 계속 했던것은 어떠한 상황에 대한 분노의 에너지보다는

어떠한 상황에 대한 슬픈 감정때문이었다.

확실히 난 철거촌의 용역깡패들의 폭력에 분노하기보다는

절대빈곤의 현실이 너무 슬펐다.

 

전쟁을 일으키는 국가에 대한 분노보다는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전쟁이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시대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나를 너무 슬프게 하였다.

 

그래서 나는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철거민들과 함께 싸우게 되었고, 전쟁을 반대하게 되었다.

 

난 여전히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또한 여전히 세상이 슬프고, 내 사랑이 슬프고, 나와 사람들의 삶이 슬프다.

그 슬픔속에서 나는 생각하고 느끼고 아파하고 기뻐하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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