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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11/30
    약속 안지키는 사람
    무화과
  2. 2007/11/25
    말의 뼈(2)
    무화과
  3. 2007/11/25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1)
    무화과
  4. 2007/11/14
    한심도 하여라
    무화과
  5. 2007/10/30
    춘천가는 길(2)
    무화과
  6. 2007/10/28
    목욕탕에서(3)
    무화과
  7. 2006/08/18
    인사(3)
    무화과
  8. 2006/08/16
    싶다
    무화과
  9. 2006/08/16
    고백(3)
    무화과
  10. 2006/08/09
    지하철에서... 갑자기(4)
    무화과

약속 안지키는 사람

동생이 주문한 화장대가 아침 9시에 배달된다고 해서

그것 받아주고 11시에 하자센터 답사가면 되겠구나 했는데

8시 50분쯤에 전화와서 급한일이 생겼다고

1시~2시에 오면 안되겠냐고 그래서

약간 짜증이 났지만 동생이 그렇게도 기다리던 거라서

그러라고 했는데 2시가 다 되도록 안와서 연락해보니

3시까지 온다고 그러네...

아... 짜증나.... 나도 사무실 나가서 평화수감자의 날 준비해야 하는데

이따구로 약속 안지키는 인간들 정말 싫다

세상에서 제일 싫은 사람들. 예의없는 사람들과 약속 안지키는 사람들.

착하게 살아야하는데 입안에서 자꾸 욕설이 꿈틀거린다. 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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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뼈

목이 아프다. 마치 목구멍 벽에 작은 바늘들이 무수히 돋아나

반대편 벽을 살짝 살짝 찔러대는 것 같다.

목 아픈거 한 두 번도 아니지만, 그래도 싫다.

생각해보니 지난 1년 2개월동안 했던 말들보다 더 많은 말을

지난 일주일에 쏟아내었다.

어쨋거나 두 시기 모두 나에겐 의미없는 말들 뿐이었지만.

 

출소할 때 좀 조용해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잘 안된다.

수다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수다 떠는게 얼마나 즐겁고

또 어떤 면에서는 참 좋은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

필요이상의 너무 많은 말을 하면서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쉽게 내뱉은 말들사이로 날카로운 뼛조각이 날아가고

사람들의 가슴에 박히고, 이미 주워담을 수 없는 말들을 후회하고

그러길 몇차례였던지. 시간이 지나면 가슴에 박힌 뼛조각도 빠지고

상처도 아물겠지만, 흉터는 남을 것이다.

누군가의 가슴에 내가 남긴 흉터를 보는 순간들은

정말이지 내 입을 강력한 주술로 봉인하고 싶었던 기억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옥안에서 정말이지 무의미한 이야기들을 쉴새 없이 떠들어대는-주로

과장된 자기 자랑과 허풍들, 자기가 밖에서 얼마나 잘나갔는지를 과시하기 위한-

사람들을 보면서 그사람들에게 내가 느끼는 감정을 살펴보면서

'내가 수다스럽게 이야기할 때 그 이야기가 재미 없던 사람들은 지금 나와

같은 느낌이었겠구나' 싶었다.

 

나는 실없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하는 편이지만,

실없는 이야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이제는 습관처럼 굳어져 있을 뿐이다.

 

말의 뼈가 있다면,

난 조용히 침묵하면서 그 뼈를 둥그렇게 갈고 닦고 싶다.

그래서 꼭 뼈가 담긴 말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무심코 내뱉는 말이 아니라, 정성스레 갈고 닦은 그 뼈를

무게있는 말에 실어서 보내어

말의 뼈를 맞은 사람이 아프지 않도록.

그러면서도 뼈를 느낄 수 있도록.

그때까지 조용히 날카롭고 가벼운 내 말의 뼈가

묵직한 무게와 둥근 모서리를 가질수 있게 노력하고 싶다.

 

어쩌면 선천적으로 약한 목은

하늘이 내게 내려준 마지노선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침묵이 필요할 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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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

 한강의 '채식주의자'란 소설이 있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어서

읽거보고 싶었으나, 구할 수가 없었다.

'한강'이라는 소설가도 마음에 들었고 (이름이 너무 좋다. '한강'이라니...)

'채식주의자'라는 소설제목도 너무 흥미로워보였다.

창작과비평 2004년 여름호에 실려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철지난 계간지는 사 볼 수가 없어서 밖에 있는 친구들에게 부탁했지만

친구들도 구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최근 친구를 기다리다 영풍문고에 들어갔는데

우연히 스치듯 지나가는 눈길에 '채식주의자'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예상치 못했던, 하지만 막연하게나마 기다리고 있었던 만남의 순간,

마치 심심해서 틀어본 라디오에서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희미하게 흘러다니던 멜로디의 노래와 만나는 순간 같은 그런 기분이랄까.

덜컥 책을 사와서 얼른 봐야지 얼른 봐야지 하다가

갑자기 삶이 바빠지는 바람에 가방 속에 넣어두고

아침저녁으로 내 어깨에 삶의 무게만 더했던 책이 되어버렸다.

 

이제 천천히 읽어봐야겠다.



그녀는 왜 채식주의자가 되었을까

한강 연작소설 채식주의자                                                      정민호(hynews20)

 

 

문학상을 수상한 단편소설이 실린 소설이라면 수상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거리를 던져주기도 한다. 문학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그 외의 작품들과 비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상문학상’이라면 어떨까? 이상문학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문학상으로 통하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홍보효과가 확실한 만큼 우려도 크다.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볼 때도 그것을 예감했다. 이상문학상을 수상해 그녀의 이름을 알리는데 일조한 ‘몽고반점’과 함께 실린 소설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한강은 이것을 기우로 만들었다. 작품이 고르기도 하지만, ‘연작소설’이라는 구조로 이상문학상 수상작 ‘몽고반점’을 다르게 만들었다. <채식주의자>에 실린 소설의 3개 중 하나로,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만든 것이다.

 

첫 이야기는 표제작 ‘채식주의자’가 열고 있다. '채식주의자'의 남자는 적당한 여자와 결혼했다고 생각한다. 평범한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그런 아내를 골랐다고 자신하며 평범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정확히 말하면 아내가 꿈을 꾼 순간부터 그런 생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아내는 핏빛으로 가득한 불길한 꿈을 이야기하며 채식주의를 고집하게 된다. 사람이 살다보면 가끔 그런 날이 있으려니 하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아내의 고집은 보통이 아니다. 그것은 고집이 아니라 삶의 신조였다. 아니 ‘삶’, 그 자체였다. 아내는 집에서 채식이 아닌 모든 것을 거부한다. 밖에서도 마찬가지다. 생활은 온통 채식주의다.

 

그와 함께 부부동반 모임에 나가서도 마찬가지다. 그가 민망할 정도로, 그녀는 다른 사람들을 당황시킬 정도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 그때부터 남편은 이게 보통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장인어른과 장모 등 아내의 식구들을 불러 아내에게 억지로 고기를 먹이려고 한다. 이럴 때 그냥 넘으면 끝날 소동이 벌어지지만 아내는 죽을 각오를 하고 그것을 거절한다.

 

그녀의 ‘채식주의’는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일까? 공격적인 남자들과 여러모로 비교된다. 출세하려는 사회적인 동물들과도 비교된다. 그녀의 삶은 여성적이며 또한 자연적이다. 그녀는 어떤 억압이 와도 그것을 거부하는데 상상할 수 있다시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녀는 말을 잃어가고 세상을 잃어간다.

 

이상문학상 수상작 ‘몽고반점’은 채식주의자가 된 그녀가 처제로 등장한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은 처제에게 고기를 먹이려고 했던 자리에 있던 형부다. 이상문학상 수상작이 발표됐을 때와는 그 의미부터가 다르지 않은가? 형부가 처제의 몸에 식물을 표현하려고 할 때로 생각해보자. 이상문학상에 실렸을 때와 ‘채식주의자’라는 소설의 연작소설로 볼 때와 그 의미는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세 번째 소설 ‘나무 불꽃’은 처제와 함께 있다가 신고당한 형부의 아내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그녀 역시 ‘채식주의자’에서 억지로 고기를 먹이려던 그 순간에 있었다. 그녀는 소설에서 언니로서 그녀를 지켜보며 삶을 이야기한다. 나무와 식물을 이야기하는 동생을 보면서 그녀는 고달픈 삶을 말한다. 뭔가가 헝클어진 삶을, 너무 슬퍼서 되레 슬픔이 느껴지지 않는 복잡다단한 삶을.

 

한강은 세 개의 소설을 통해 여러 개이면서 동시에 하나인 이야기를 말하고 있는데 말하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자극적이지만 선정적이지 않고 슬프지만 억지로 눈물샘을 쥐어짜지 않는다. 독특한 방식으로, 그러면서도 담담하게 말을 건네는데 그 깊이 때문인지 가슴 속을 한바탕 휘젓고 있다. 소설의 언어가 그윽하고 말하는 바가 의미심장하기에 그러리라. 그것을 깨닫는 순간, 한강 소설이 비상하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으리라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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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도 하여라

아무도 시키지도 않은 발제를 지가 나서서 하겠다고 덜컥 맡아놓고

책본답시고 책상앞에 앉아서

밤의 허리마저 꺾여져 어둠이 침묵으로 내려앉을 때까지

아직 익숙하지도 않은 인터넷만 두리번거리다가

"인터넷이 없어야지 공부를 할 수 있어!!!"

괜한 인터넷 탓만 하고.

"뭔 놈의 책이 한자가 이리 많어. 또 글은 왜 이따구로 어렵게 쓴거야!!!"

 애꿎은 책 탓만 하고,

12시도 훌쩍 지나버린 시계바늘보다 무거워진 눈꺼풀 부여잡고

"그래 내일 일어나서 하자!!!"

지키지 못할 다짐만 하고 있네

 

한심도 하여라

1년 2개월동안 그래도 개과천선 한 줄 알았더니

사람될려면 아직도 멀었네 그려

세상이 마음먹은대로 되기를 바라기 전에

내 몸이 내 마음이 내 뜻대로 움직여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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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가는 길

춘천가는 길은 가을로 가득차 있다

시인의 말마따나 초록이 지쳐 단풍든 가을의 꽃자리

시야를 가득채운 저 총천연색의 축제와

다리밑 북한강의 물결에 부딪혀 사방으로 부서지는 햇살과

햇살의 조각들을 끌어안고 바람에 흔들리는 눈부신 억새

그 모든 아름다운 풍경이 오히려 서글픈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늘따라 터덜거리며 옆을 지나가는 국방색의 군용트럭이

더더욱 꼴보기 싫다

 

사는건 만나고 헤어지는 일의 연속이라 하지만

모든 만남은 헤어짐을 예정하는 일이라지만

만나자마자 헤어져야하는 건 특별히 서글픈일이다

헤어짐을 위하여 짧은 만남을 준비하는 일은 너무나 속상한일이다

젠장

 

군대같은거, 감옥같은거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어리석기 짝이 없는 것들

이 세상에서 몽땅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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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에서

오랫만에 찾아든 동네목욕탕

아무도 없는 곳에서 하나뿐인 온탕에 몸을 담군다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것이 주루룩 흘러내리고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시계의 초침소리만이

자욱한 목욕탕의 공기를 흔든다

 

어지간히 몸을 풀고 나와서

때를 밀어보지만

1년 2개월여의 시간을 벗겨내보려하지만

생각만큼 때는 나오지 않고

아마도 벗겨내야할 것은 거죽의 때가 아닌가보다

 

저기 어딘가

내가 떠나지 않았던 이곳과

그래서 아직 돌아오지 못하는 이곳사이 어딘가에서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두려움에 두리번거리고 서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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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바쁠것도 없이 정신놓구 지내다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그냥 갑니다.

모두들 항상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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싶다

어제는 오랫만에 비가 내렸다.

7월 내내 지겨웠었는데 간사한 인간이

또 몇일 안봤다고 다시 보니 반가웠다.

 

비를 맞고 싶다.

비를 맞고, 눈물을 흘리고,

사랑을 하고, 아파하고, 또 기뻐하고,

자전거를 타고, 노래를 부르고, 시를 읽고,

바다에 가고, 산엘 가고, 산사에 가고, 합장을 하고,

친구를 만나고, 혼자 거닐고,

영화를 보고, 집회에 가고, 전화를 하고,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술을 마시고,

대추리에 가고, 도두리에 가고, 평택에 가고

오늘을 살고, 어제를 추억하고, 내일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려지고,

또 슬퍼하고 또 아파하고 또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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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그렇게 긴 긴 시간들을 돌고 돌고 돌아온 후에야

이렇게 먼 먼 길들을 돌고 돌고 돌아온 후에야

겨우 그사람앞에서 눈맞추고 입을 떼었습니다.

 

그동안 나는 좀 더 부드러워졌고,

좀 더 평화로워졌고,

대신에 좀 더 자신 속으로 속으로 파고들었고

좀 더 폐쇄적이고,

좀 더 상처를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강을 보며 달을 보며 바람에 실어

입술을 열고 마음을 열어

이야기를 떠나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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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갑자기

아무렇지 않은 듯 집 앞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다듬고

아무일도 없는 듯 지하철을 타고 약속장소에 나가다가

갑자기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이

짧고 낮은 목소리로 외친다.

 

영화를 보고 술을 마시는 동안 잠시동안 까먹었다가

그래도 또 생각이 난다.

뭐 아무것도 아닌 일이겠지만,

그래도 뭐 아무것인 일이면 또 어떠냐.

 

남은 시간을 잘보내려고 애를 써봐도

이 더운 날씨에 아무것도 하기 싫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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