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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6/10
    서울성벽
    무화과
  2. 2008/06/04
    꿈꾸지 말고 그대로 살아라! (1)
    무화과
  3. 2008/05/30
    촛불집회의 예비군들이 이랬으면 좋겠다. (14)
    무화과
  4. 2008/05/30
    예비군복과 국가안보 (3)
    무화과
  5. 2008/05/19
    토론시 유의사항!!!(1)
    무화과
  6. 2008/05/18
    전쟁나면 나라는 누가 지키나?(8)
    무화과
  7. 2008/05/15
    어느 아침
    무화과
  8. 2008/05/14
    서울에서 자전거타기 (3)
    무화과
  9. 2008/05/11
    2년만에
    무화과
  10. 2008/05/04
    Dream in Tokyo
    무화과

서울성벽

서울도시 한복판에 성(城)이 생겼다

이순신장군을 수문장으로 세워놓은 성은

들어가는 문도 나가는 문도 없다

성벽을 쌓은 하나하나가 저렇게 거대한 것을 나는 본적이 없다

무너진 남대문이 그리워서 였을까?

불도저처럼 밀어버린 옛 서울의 성곽들이 서글펐던 것일까?

저렇게 거대한 성 너머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동화속 예쁜 공주님이 누군가를 기다리며 곤히 잠을 자고 있을까?

저 성을 쌓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저리도 거대한 성을 21세기 자본주의 수도의 한복판에

하룻밤만에 뚝딱 쌓아버린 상상력이여

진시황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낸 분은 대체 어떤 분일까?

하룻밤만에 새로생긴 흉물스러 유적지에 대해서

역사학자들은 재빠르게 다양한 학설들을 제시해야한다

저 성벽들에 새겨진 역사적 의미에 대해서,

저 성벽의 용도와 만들어진 시기에 대해서,

저 성벽이 만리장성과 비교해서 어떤 역사적 의의가 있는지에 대해서

건축가들은 그 성의 양식에 대해 의견을 제출해야한다

세계 어느 대륙 어느 시대에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건축양식에 대해서

하룻밤만에 도심지에 뚝딱 성벽을 세운 가공할 건축기술에 대해서

예술가들은 그 성의 외모를 평가해야할 것이다

중세시대의 성벽보다도 더 무뚝뚝하게 생긴 저녀석의 낯짝에 대해서

직선의 추락과 우울한 색채, 그리고 더 불편한 육중함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모두 이야기해야한다

그 성벽에서 가로막힌 외침에 대해서

절망적인 단절과 소통불가에서 오는 좌절에 대해서

성벽을 쌓은 작자에 대한 짜증과 분노에 대해서

성벽이 막을 수 없는 유쾌한 상상력의 질주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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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지 말고 그대로 살아라!

예전에 사람들과 '비폭력'에 대해서 이야기할때면

어떤 사람들은 현실의 무시무시함을 모른다며 이상적인 생각일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군대와 전쟁과 평화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도 군대와 국가에 저항하고

전쟁과 폭력이 없는 세상은 머릿속의 이상일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마치 아래 예비군에 대한 나의 글에 달린 답변들처럼...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상상의 영역은 꿈같은 이야기다.

상상하는 사람들에게도 상상만 한다면 그것은 꿈의 영역이다.

나는 비폭력이 꿈같은 세상의 아름다운 투쟁방식,

그야말로 하얀 깨끗한 이미지의 순도 100%짜리 좋은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천상의 비폭력과 평화는 현실의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나는 전쟁과 군대와 폭력이 없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내가 그런 삶을 살기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나는 이 세상이 내가 죽기 전까지 군대와 전쟁과 폭력이 없어질거라고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더 심해지지만 않아도 정말 다행이다.

나는 경찰이 없는 곳에서 비폭력을 외치는 것이나

군대가 없는 곳에서 전쟁반대를 외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가장 폭력적이고 가장 지저분한 현실에서 비폭력과 전쟁반대 군대반대를

말로써 주장할 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살아내는 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이다

나를 보고 유토피아를 꿈꾼다고 생각하거나

비현실적인 이상주의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나의 비폭력은, 나의 군대반대는 내 삶이다. 나는 그것을 정치적인 구호로 외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으로 내 몸에 아로새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미 폭력으로 다른 사람을 짓누르는 질서에 익숙해서

다른 방식을 상상하기 힘들다. 군대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군대가 아닌 다른 안보와 질서를 상상하기를 두려워한다.

지도와 보호의 집회문화가 익숙한 이들은 누군가 지도해주지 않고

사수대가 보호해주지 않는 집회에 참여하면 무언가 잘못되거나

혹은 무언가 부족하다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을 꿈이라고만 생각하는 것들을

실제로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을 우리는 볼 수 있다.

거대한 국가폭력에 맞서 비폭력의 외침이 순진한 이상주의자들의 관념일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전경버스 위에서 108배를 하는 시민의 우아한 몸놀림은

상상력이 몸으로 발현될 때 어떤 에너지를 발산하고 그 에너지가 주위를 어떻게

감염시키는지 똑똑히 보여준다.

 

다시 한 번.

꿈꾸지 않는 사람들이 꿈꾸는 사람을 조롱할 권리는 없다.

그러나 나는 꿈꾸는 사람이 아니다.

당신들에게 꿈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이세상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나 또한 저 멀리 있는 유토피아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나는 지금 2008년의 한국땅에서 사람들이 불가능한 꿈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살아보고 싶은거다. 전세계에 전쟁과 군대와 폭력이 사라지는 날이 올거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일단 내가 속한 작은 공간들과 나의 삶에서 부터 군대와 전쟁과 폭력과 관련된 여타의 것들을 사라지게 하는 노력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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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의 예비군들이 이랬으면 좋겠다.

나는 촛불집회에 더 많은 예비군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다만 예비군으로서뿐만 아니라 현재의 자신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정체성을 이야기하면서 '예비군집단'이 아닌

시민의 한사람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나는 예비군들이 군복을 벗어던지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란히 서서

도로에 나설때는 함께 나서고 도망칠때는 함께 도망치고

뒷사람들을 위해서 앞에서 경찰들을 막을때는 함께 막았으면 좋겠다.

촛불집회에 온사람들을 보호하는 사람과 보호받는 사람으로 나누지 말고

함께 행동하는 사람으로 참여하면 좋겠다.

요새 다함께가 지도부 노릇하려고 해서 비난으 표적이 된거 같은데

다른 사람들을 지도하려고 하는 것이나 다른 사람을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나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다.

촛불집회에 필요한 것은 더 강한 힘과 권력을 가진 집단으로부터

지도나 보호를 받는 것이아니라, 독립적인 개인들이 스스로 나약함을 인정하고

그렇기 때문에 함께 서로를 돌봐가며 배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더 나아가서 예비군들이 군복을 입고

자신의 남성성을 내세우지 말고

군대의 경험들-부당한 명령과 복종의 시스템, 폭력의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상처들을 쓰다듬으며 전경들에게 말을 걸면 좋겠다.

아무래도 나는 군대를 경험하지 않았기때문에 군대를 경험한 예비군들이

나보다 더 전경들의 마음에 감동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전경들에게 당신들은 경찰이기 이전에 당당한 한 명의 인격이라고,

부당한 명령에 복종하는 것은 당신의 인격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부당한 명령이라고 생각안하면 어쩔수 없지만..쩝)

당신들은 폭력의 피해자이지만 지금 가해자가 되고 있다고

그것도 당신들이 행사하는 폭력은 폭력중에서도 가장 무시무시한 국가폭력이라고

이런 말들을 전경들에게 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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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복과 국가안보

달군님의 [] 에 관련된 글.

촛불집회 처음 나가봤다. 촛불집회뿐만아니라

사람이 이렇게 많이 모여서 차도에서 하는 집회가 나에게는

꽤나 오랫만의 일이었다.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들이 새삼 재미있기도 했지만

달군처럼, 그리고 내 친구들처럼 불편한 부분들도 있었다.

 

어제는 분위기를 보고 "아 오늘은 연행을 안하려나보다"하고

진작에 눈치는 챘지만 그래도 전경들과 대치하는 상황이 나는 무서웠다.

사실 나는 예전에도, 돌던지고 막 전경하고 욕하고 싸울때도 항상 무서웠다.

전경들에게 맞을까봐 무서웠고 연행될까봐 무서웠다.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들을 두려워한다. 나는 이미 연행도 되어봤고

전경들에게 많이 맞아봐서, 그것들이 생각만큼 두려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연행될 때나 유치장 구치소 등등에서의 요령도 나름 알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무서웠다.

 

촛불집회에서 여성들은 뒤로 빠지고 남성들이 앞으로 나가서

스크럼을 짜고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자는 이야기들이 나올때마다

나는 뒤로 한 발짝씩 물렀다.  속질히 말해서 나는 누군가를 보호할 만큼 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겁도 무지무지 많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스스로를 보호하고

함께 싸워나가는 것이라면 자신있다.

 

예비군복 입은 사람들의 진심을 나는 믿는다.

하지만 그 사람들의 생각이 나는 무섭다.

예비군복을 입은 사람들은 선량한 마음에서 다른 사람들을 돕고자 했겠지만

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단도 직입적으로 이야기하면 예비군복이 상징하는 바는

국가안보이데올로기와 다르지 않다.

 

이건 미국산쇠고기수입의 문제이기도 하고 군대와 평화의 문제이기도 하다.

국가가(혹은 군대가) 국민들의 안보를 위해 존재한다고 많은 사람들은 믿고 있다.

하지만 이번 쇠고기 수입에서도 드러나듯이 국가는 특정한 사람들의 이익과 안보를

신경쓸 뿐이다. 군대또한 마찬가지다. 국가와 군대가 안보를 독점하고 있는 사회보다는

개인들과 소규모 공동체들이 스스로의 안보를 책임질 수 있는 사회가 훨씬 민주적이고 건강한 사회다.

 

예비군복은 입고 나와서 사람들을 보호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군대가 국민들의 안보를 책임진다는 생각이 뿌리깊게 박혀있다.

안보가 국가대 국가의 차원이든, 집회에서 공권력과 시위대의 충돌에서의 안보이든

누군가가 안보를 독점하거나 관리하는 것은 굉장히 비민주적이다.

주로 그런 독점이나 관리는 물리적인 폭력을 가지고 있는 집단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권력은 그런 집단에게로 집중되기 마련이다.

 

촛불집회에서 아무리 비폭력을 외친다고 해도 예비군복이 나서서

물리적인 대응의 방식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은 진정한 비폭력직접행동의

방식에 어긋난다. 촛불집회가 좀더 비폭력직벙행동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예비군복을 입은 남성들이 군복을 벗어던지고 사람들과 함께 나란히 경찰들의

시꺼먼 방패앞에 섰으면 좋겠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나처럼 겁많고 힘없는 사람이든

함께 하기 때문에 두려움을 극복하고 나약하기 때문에 서로 도와가며

각 각이 가지는 자발성과 주체성을 격려해주면 좋겠다.

 

진정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면

남성들이 전경을 막아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모두 길바닥에서 전경들이 쳐들어올 때

기타치고 노래를 부를 수 있으면 좋겠다.

힘 센 성인 남성들만이 할 수 있는 집회의 방식은

아마도 지금 촛불집회에 나오는 사람들이 그렇게도 싫어하는

지도부에게 관리받고 일사 분란하게 움직이는 집회에 어울릴 것이다.

촛불집회는 보다 많은 사람이 함께 싸울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되면 좋겠다.

내가 아무리 목이 약하다고 해도

힘으로 경찰들과 겨루기를 하는 집회보다는

노래부르며 싸우는 집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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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시 유의사항!!!

 

요 며칠 병역거부, 군대 뭐 이런 주제들로 댓글이 오고갔는데

제 블로그에서는 이런 주제의 토론을 할 때는 다음의 사항을 유념해주시기 바랍니다

 

뭐 간단한 의사 표시나 질문이나 이런건 아무 상관없구요

또 적극적인 의사표현이나 토론도 사실은 상관없어요

다만 상대방에 대해서 예의만 지켜주면 됩니다

"쓸데없다"는 둥 "놀고있다는 둥" "어줍잔다"는 둥 이런표현은 삼가해주시고

서로간에 합의가 없는 관계에서 반말은 삼가해주시고

 

제가 그다지 착한 성격은 아니라서 위의 사항이 안지켜지면 가차없이 글을

삭제할 수도 있으니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저한테는 이 공간이 무척 편한 곳인데

너무 난잡해지기를 바라지 않아서 그러는 것이니 이해해주시기를...

 

그리고 위의 내용들로 더 활발한 토론을 하고 싶은 분들은

전쟁없는세상 홈페이지 http://www.withoutwar.org에서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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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나면 나라는 누가 지키나?

밑에 어떤 분이 병역거부권을 위한 평화놀이라는 것이 한낱 꿈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뭐 이런식의 반응들이야 너무도 익숙해서 딱히 별 다른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보통의 경우엔 이런 이야기들에 대응을 안한다. 이야기해봤자 그냥 시간낭비 힘낭비였던 경험도 많았고 더군다나 이 블로그는 100분토론 게시판도 아니니까. 그런데 가끔씩 오늘처럼 비가 하루종일 오는 주말이라서 기분이 묘할때는 평소의 습관과는 다른 행동을 하게 될 때가 있다.

 

국가=개인?

 

어제 '병역거부권을 위한 평화놀이' 현수막을 들고있는데 지나가던 어떤 아저씨가 우리에게 물어보았다.

 

"군대가지 말자는 건가?"

"예"

"그러면 전쟁나면 나라는 누가 지키지?"

"국가는 전쟁에서 이기려는 노력이 아니라 전쟁을 안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가 뭐지?"

"아저씨는 국가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국가는 개인이지"

"저는 개인이 국가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싸움 안해봤어?"

"개인들의 싸움과 국가의 전쟁은 너무나 다르죠."

 

서태웅이 던져본 슛보다는 회수는 작지만 아무튼 살짝 지겨운 레파토리의 이야기들.

그런데 그 아저씨가 국가를 바로 자신과 너무 당연하고 아무렇지 않게 등치시키는 것에 살짝 당황하기는 했다. 병역거부권을 반대하는 많은 사람들이 국가의 안보=개인의 안보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내 생각엔 개인의 안보를 국가의 안보와 등치시키는 것은 큰 문제가 있어 보인다.

 

뭐 이제는 인간이 살아생전 한 번 가보지 못하는 공간조차도 국가의 영토로 편입되어 있고, 세계지도를 보면 언제 생겼는지 풍경에선 볼 수 없지만 지도에만 표시되어 있는 선들이 그려져있고 그 국경이라는 선 안에 포함되지 않은 육지가 없고, 암튼 근대 국가라는 것이 지구에 나타나고부터 우리는 확실히 국가를 그저 무시할수만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의 안보가 개인의 안보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다. 이라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한국에 살고있는 사람들보다 확실히 불안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국가안보=개인의 안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날고싶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초등학생의 안보는 무엇인가? 온갖 욕설과 폭력을 참아가며 전쟁같은 노동에 시달리는 이주노동자들의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 한국국민들은 북한의 대포동미사일과 미국산 쇠고기 중에서 어떤 것에 더 위협을 느낄까? 27년전 오늘 광주 시민들의 평화를 헤친것은 어이없게도 한국군대였다.

이건희의 안보와 나의 안보는 너무도 다르다. 서울에 사는 20대 남성인 내가 평화롭기 위한 조건과 목포에 사는 80대 여성인 우리 할머니가 평화롭기 위한 조건은 다르다. 국가의 안보는 개인의 안보에 영향을 끼치지만, 개인의 안보는 국가의 안보만으로 지켜질 수 없다. 안보라는 것인 단순히 외국 군대의 침략으로부터의 안전이라면 그런 등식이 성립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외국군대보다 더 많은 위협과 폭력에 노출되어있다. 우리가 안보를 이야기할 때는 이 모든 것을 이야기해야한다. 안보가 국가의 차원에서만 이야기 될 때, 우리의 평화를 위한 여러가지 요건들은 필연적으로 삭제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우리는 국가의 안보가 절대시 되는 사회가 어떻게 시민들의 안보에 무능했는지 경험해왔다. 한국정부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는 국민을 안전하게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광우병의 위협으로부터, 성폭력의 위협으로부터, 입시경쟁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지 못했다. 아니 국가가 나서서 그런 위협으로 국민을 내몰기도 했다.

 

국가의 안보만을 지나치게 강요하는 사람들을 보면 살짝 의심이 된다. 저 사람은 대체 국가로부터 얼마나 많은 이득을 얻기에 저러는 것일까. 나같은 사람들은 국가로부터 얻는 것도 있지만 국가에 빼앗기는 것도 많다. 게다가 아마도 국가는 돈많은 사람들의 안보와는 다르게 나의 안보에는 관심이 없을 것이다. 나는 국가를 위해 내어줄 것이 없으니까. 그래서 나는 국가에 나의 안보를 맡기지 않고 내 평화는 내가 스스로 지키고자 한다. 이제 국가의 안보가 아니라 개인의 안보를 이야기해야한다. 국가의 안보가 아무리 철통같이 지켜진다고 해서 개인들의 삶이 평화로운 것은 아니다. 물론 권력과 돈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국가의 안보가 절대적이겠지만, 가진것이 없는 사람들일수록 외국의 군대보다 더 많은 것들이 삶을 위협하고 있다. 개인의 안보는 아마도 가족이나 마을과 같은 삶이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작은 공동체에서 시작해야할것이다. 그 부분은 아직은 잘 몰라서 딱히 할 말이 없다. 아마도 내가 하고 싶은 평화운동이 저 멀리 내다보고 가야할 방향일 것이다.

 

국가가 해야할 노력

 

개인과 공동체들이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안보를 자신의 것으로 가지고와야 하는 것이가장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국가안보 자체를 무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국가의 안보를 위해서 국가가 해야할 노력은 무엇일까?

국가 안보의 목적이 국민의 평화라고 한다면, 국가가 해야할 노력은 어느 누구와의 전쟁에서도 이길 수 있는 강력한 군대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누구와도 전쟁을 하지 않기 위한 관계를 맺는 것이다. 강한군대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안보상황이 좋은 나라는 아니다. 어떤 전쟁이든 이기든 지든 안하는 것만 못하다고 생각한다. 전쟁에서 이긴다고 해서 아무도 죽거나 다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라크에서 죽어간 많은 미군들을 볼 때, 미국은 과연 국민의 생명을 잘 지키는 안보가 좋은 나라일까? 전쟁은 어쨌든 많은 국민을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몰아넣는다. 가장 좋은 나라는 전쟁을 안하는 나라이다. 그럼 이렇게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외국이 쳐들어오면 어떡하냐고. 전쟁을 하지 않으려는 노력은 외국이 쳐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노력이다. 무작정 최악의 상황만을 상정하면 사실상 토론은 필요없다.

 

전쟁을 하지 않기 위한 노력은 무엇이 있을까? 국가간의 갈등이 일어나는 요소들을 외교적인 방법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국가가 할 수 있는 노력일 것이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전쟁준비가 아닌 다른 방면으로 사회적인 역량을 모아가는 것이 전쟁을 예비하는 방법일 것이다. 전쟁이 애들 장난이 아닌 이상, 정말 아무 이유도 없이 갑작스레 외국이 쳐들어오지는 않는다. 한국은 지금까지는 필요이상으로 북한의 위협을 과장하면서 지나친 전쟁준비만을 해왔다. 한국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전쟁을 안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 먼저 과연 한국의 적정 국방력이 어느정도여야 하는지 합리적인 토론을 통한 사회적합의를 모아서 결론을 내려야한다. 언제까지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과정된 위협만을 고장난 축음기처럼 떠들어 댈 수만은 없지 않은가. 지금 상황에서 적절한 국방력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병역거부권의 문제는 쉽게 풀릴 것이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적정 군사력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한국만의 노력으로는 힘들고 주변국들과의 함께 진행되어야 할것이지만, 오히려 한국에서 먼저 치고나가면서 분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본이나 중국보다는 그런식으로 동북아의 평화국가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한국이 유리하지 않은가.

 

 

 

 

사실 국가가 해야할 노력을 왜 내가 생각해야하나 싶기도 하다. 국가가 해야하는데 하도 안하니까 너무 답답해서 써봤다. 어떤 의견들은 나의 의견과는 다르지만 그래도 국가차원에서는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써봤다. 암튼 안보를 이야기할 때 국가라는 테두리를 넘어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나조차도 그런 상상력이 너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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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침

아침부터 엄마랑 한바탕했다

시작은 엄마의 이 한마디 "너도 이제 그만 놀고 일해야지"

우리엄마는 내가 전쟁없는세상 일을 하는 것을

일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것 같다.

돈을 받아야 일을 하는거라고 생각하는걸까?

그런데 가끔은 우리엄마도 뻔히 알면서

약간 악의적으로 나의 활동들을 무시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엄마에 동생도 거들면서 내 목소리가 커졌다

물론 내가 말발로 지지는 않지만 이겨서 또 뭐하냐

이런류의 싸움은 결과가 없다

우리엄마의 삶에 대한 경험과 가치관은 나와 다르다

서로 다른 전제를 가지고 다른 목적과 다른 결론을 바라보는데

애시당초 무언가 풀리거나 해결될 수 없는 이야기들이 난무할 뿐이다

조금 지나고나서 생각해보니 어쨌든 울엄마는 내가 걱정되어서 그런것일텐데

사실 나도 내 삶이 갈수록 불안하게 느껴지는데 엄마는 오죽하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나도 세상이 내가 하고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있을정도로 호락호락한

곳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돈만 벌다가 죽고싶지는 않다. 이 끝도 없는 경쟁의 쳇바퀴에서

헐떡 거리며 살고 싶지는 않다.

 

엄마와 내가 다르다는 것을 알기때문에 예전처럼 엄마를 이겨먹으려고하지는 않았다

그냥 지지않을정도로만 싸웠다

그리고 나서 몸에 힘이 쫙 빠졌다. 아침부터 이게 뭔꼴인지.

햇살 눈부시게 밝은 어느 아침, 오늘 하루는 힘들거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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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자전거타기

서울에서 자전거타기는 전쟁터에서 살아남기다

이건 서로 피터지게 싸우는 전쟁이 아니라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모두가 상할 수 있는 그런 전쟁이 아니다

자동차들에게는 라이더는 도로위에 존재하지 않는 존재이다

도로는 당연히 자동차의 것이라는 신앙이 지배하고 있기때문이다

라이더들에게도 자동차는 경쟁상대가 아니다

라이더들에게 도로는 경쟁의 장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두 눈을 부릎뜨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살아서 돌아가야하는 죽음의 강이다

나는 매일 집에 무사히 도착하면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

차도에서 굴러가는 바퀴는 언제나 나의 심장의 절박함을 따라오지 못한다

수능시험 언어영역 듣기평가 때 보다

소개팅장소 크게 숨 한 번 들이마시고 문 열고 들어갈 때보다

더 거대한 긴장감이 온몸을 조여온다

서울은 참 무서운 도시다

이동을 하기 위해서는 지구의 피를 빨아먹거나

내 목숨을 내놓고 바퀴를 굴리거나 두 가지의 선택지만 던져놓는다

극단으로 치달은 선택은 우리를 파멸로 인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서울에서 자전거를 타다보면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오거나 간이 콩알만해진다

어느쪽도 간 건강에 좋을리 없다

서울에서 자전거 탈 수 있으면 지구 어디서도 자전거를 탈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든다

북극의 빙판 위에서도 중동의 사막위에서도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도

서울만큼 자전거타기가 겁나지는 않을거 같다

 

오늘도 넋놓고 타다가 위험할 뻔 했다

내 옆구리로 돌진하는 자동차... 횡단보도 위도 전혀 안전하지 않다

안전하게 자전거 타고 싶다

내가 자전거를 타는 이유가 사람들의 마음에 널리널리 퍼지기를 바라기는 하지만

자전거 타기가 나에게 엄숙한 싸움이라던지 투쟁이라던지 이런 건 아닌데

그저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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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2년만에 야구장을 찾았다

2년전 아직 한기주가 신인이었을시절

한기주가 적응안되는 선발마운드에서 방황하던 경기가 마지막이었다.

일본에서 돌아오면서 야구 안보려고 했는데

기아가 3연승을 하는 바람에 그래도 한 번 봐줘야지 싶었다.

난생 처음으로 가보는 목동야구장.

목동야구장은 참으로 고교야구 구장같은 느낌을 풀풀 풍겼다.

외야에 좌석도 없고 때문에 전광판도 당연히 하나밖에 없고

장내 방송 시스템도 없고 돈독 오른 우리히어로즈가 돈아끼려고 그러는지

스탠드도 겁나게 늦게 켜지더라.

 

경기결과는 4대1 기아의 승리

대체 얼마만의 4연승이란 말인가

기억도 나지 않는다. SK는 밥먹듯 하는 4연승이지만.

게임은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서재응과 장원삼은 1회에 각 각 1점씩을 준 후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했다.

9회에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8회까지 단 2실점에 7삼진을 잡아낸

장원삼으로서는 아까운 게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석민 얼힌이는 1안타 무자책점 완투패도 해봤는데

그정도로 슬퍼하면 안된다 장원삼

 

이용규도 장성호도 김상훈도 없는 상황에서 4연승이라니.

게다가 어제는 최희섭도 안나오더라.

감독이 시즌 전에 구상한 클린업 트리오가 한명도 없는상황이라니

조범현도 참 힘들겠구나 싶었다. 그러니 머리깎지.

 

암튼 이종범이 1루수로 나온건 약간 재미있었고,

1번타자로 나온건 약간 감동스러웠다.

이종범은 이로써 투수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을 소화한 선수가 되었다ㅋㅋ

마무리로 나온 한기주는 TV에서 볼때보다 훨씬 크더라

아직 앳되보이는 얼굴때문에 몰랐는데

마운드 위에 서있는 덩치가 예사롭지 않았다.

 

오늘은 이대진이 선발이라고 하던데

이대진이 또 하나의 감동의 드라마를 써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야구장 가서 보니 김원섭 정말 인민군처럼 생겼더라. 인민타자 김원섭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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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 in Tokyo

여행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별 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던지라

감동이나 실망이 크게 존재하지는 않았다

 

다만 나에겐 서울를 떠난다는 것이 중요했을 뿐이다

 

어쩌면 살아가면서 무언가에 기대하는 법을 잊어버린건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살아가면서 무언가에 실망하지 않는 법을 배운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느쪽이 더 좋은지는 아직 모르겠다

 

김치와 된장찌개가 먹고는 싶지만

아직까지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일본은 참 재미있는 나라지만 이곳에 살 수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한국 이외의 나라에서 내가 살아가는 일은 상상되지 않는다.

 

하루종일 자전거만 탔던 처음의 일주일과

도쿄에서 보낸 일주일은 너무도 느낌이 다르다

조용한 시골길의 일본식 주택들과

코스모폴리탄 어매이징 도쿄의 차이만큼이나 다르다

어느 편도 일단은 마음에 든다. 재미있다

 

오늘밤에 꿈을 꾸고 싶다

뭐 일본에 와서 거의 날마다 꿈을 꾸고 있지만

꿈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지만

 

꼭 만나고 싶은 몇사람을,

아직 만나지 못한 몇사람을,

오늘 밤 꿈에서 만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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