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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1/02
    노래(8)
    무화과
  2. 2008/01/01
    다짐
    무화과
  3. 2007/12/27
    2008년 프로야구를 기다리며(4)
    무화과
  4. 2007/12/21
    오랫만에 자전거를 타다(3)
    무화과
  5. 2007/12/18
    눈 내리는 아침
    무화과
  6. 2007/12/15
    기억을 삭제하는 도시
    무화과
  7. 2007/12/14
    무력감(2)
    무화과
  8. 2007/12/12
    집안일하기(4)
    무화과
  9. 2007/12/10
    한 밤의 노래 선물
    무화과
  10. 2007/12/10
    소래포구에가서
    무화과

노래

출소하고 나서 지금까지 총 5장의 음반을 구입 또는 선물 받았다.

다 너무너무 좋다. 바보같이 실없어 질 때나

세상에 나 혼자 있는 것처럼 쓸쓸할 때나

대책 안 설 정도로 기쁠때나

혹은 그 어느 순간에도 노래를 듣는 일은 즐겁기만 하다.

우울할 때는 우울한 노래를

우울할 때는 신나는 노래를

신나있을 때는 차분한 노래를

고독하고 싶을 때는 차분한 노래를

듣고 있으면 울고 웃고 춤추고 떠들고 그러다가 잠들 수 있다

 

이상은 13집   The third place

 

출소하자마자 샀다. 이미 출시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뭐 평론가들은 그 동안 그녀의 음악이 정체되어있었다고 그러던데

난 잘 모르니 그냥 좋기만 했는데 이번 앨범을 들으니

이전 앨범들에 대해서 왜 그렇게 평가했는지 알겠다.

'새벽 세 시의 편의점에서 우는 그대여~' 라니... 새벽 세 시의 편의점에서

울어본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 시간에 잠들어 있거나 술들어 있는 나로서는

그 서러움을 도무지 짐작조차 못하겠다

 

 

루시드폴 3집   국경의 밤

 

우연히 벅스뮤직 들어갔다가 이 앨범이 출시된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바로 샀다. 구속되기 직전에 루시드 폴 2집 오!사랑에 푹 빠져

있었던 나로서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세상에는 전 편보다 못한

후속편이 얼마나 많더냐. 살짝쿵 걱정도 했더랬다.

그런데 맙소사... 어쩌면... 어떻게... 이렇게 추악한 자본주의를 저렇게

아름다운 노래로 이야기할 수 있다니. 전율이 흘렀다. 이런게 정말 가능하구나.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으로도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할 수 있구나.

'혼자라는게 때론 지울 수 없는 낙인처럼 살아가는게 나를 죄인으로 만드네'

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시와

 

그녀를 처음 본 곳은 광화문 촛불집회에서였다. 조용히 바람에 몸을 맡기고

흐느적 거리는 촛불보다 더 투명하고 마침내 고요한 목소리로 그녀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평택 대추리의 노을만큼이나 긴 여운을 남기는 아름다운

목소리와 노랫말로 시와는 우리의 입을 닫고 마음을 열게 하였다.

그녀가 앨범을 냈다니 어찌 그냥 넘어갈 수 있겠는가

노래를 들으며, 길을 걸으며, 눈을 감고, 마음을 열으며,

행복이 아니라도 괜찮아... 조용히 따라불러 본다.

 

 

ONCE

 

출소하고나서 제일 처음으로 본 영화다. 안에 있을 때 부터 여러가지 평을

접하면서 꼭 보고싶었던 영화였다. 참 참하고 소박하고 따뜻한 영화였다.

그리고 주인공들이 너무 노래를 잘해서 부러웠다.

내 어릴 적 꿈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거리에서 기타하나메고

온갖 슬픔과 기쁨이 나에게 존재하는 것 마냥 있는 감정 없는 감정 다 잡아가면서

노래를 부르는 거리의 노래꾼이었다. 그러기엔 너무 약점이 많다

음치에다가 약간의 박자치에다가 타고난 약한 목.

암튼 워낙 가사를 중시하는지라 외국노래들은 친해지기 힘들었는데

부르뎅이 선물해준 이 OST는 그래도 영화를 봐서인지 가사는 안떠올라도

영화의 사랑스러운 장면 장면들이 떠오른다.

 

 

소규모아카시아밴드 3집   우리는 소규모아카시아밴드입니다.

 

최근에 알게 된 밴드. 어디선가 슬픈사랑의 노래를 듣고 홀딱 반해버렸다.

그러던 중 홍대앞 음반가게에 갔다가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새음반이

나온지 얼마 안되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어쩜 멜로디만큼이나 귀여운

핑크색의 음반이라니. 사무실에서 계속 틀어놓고 있었더니 여옥이가 선물해줬다.

며칠동안 죽도록 듣고다녀야겠다. 산뜻한 느낌으로 퐁퐁 튀는 물방울 같은 노래들

롤링폴링 롤링폴링 롤링폴링 롤링폴링~ 마구마구 기분 좋아진다.

너무 들뜨지도 않고 아주 조용히 살며시 세상이 나를 보고 웃는다.

나도 살며시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게 웃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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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짐

내게 존재하지 않았던 2007년을 떠나보낼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건 마치 내가 떠나오지 않았던 것들로 돌아가야하는 것과 같은

모순적인 상황, 나로서는 은근히 난감한 일이다.

그래도 2008년은 기쁘게 맞이할 수 있다.

아무리 이명박이 대통령 됐어도 난 기쁘게 2008년은 살아내고 싶다.

 

새해 다짐 몇 가지

 

1.줄여야할 것들

실없이 뱉어내는 농담들과 쓸데없는 말들. 말들. 말. 말. 말.

컴퓨터앞에 앉아있는 시간

 

2.늘여야 할 것들

책읽는 시간

자전거타는 시간

 

너무 많은 계획은 독이다

계획같은거 세우지 말자. 그리고 잘살자

내 다짐들만 스스로 만족스러울 정도로 지키기만 해도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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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프로야구를 기다리며

도대체가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없다.

투표권이 없기도 했지만 이명박이 압승할거라 너무 쉽게 예상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그렇지 선거때도 그 이후에도 하나도 관심이 안가져진다

주위에서 이명박 시대에 대한 걱정을 하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그조차도 이상하게 잘 관심이 안가져진다

불과 2달 전까지만 해도 이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곳에 있어서일까?

세상과 내가 완전히 떨어져 있다고 느꼈던 감정들이

아직 나를 사로잡고 있는 것일까?

정말로 이명박때문에 대체복무제도 도입 안 될 수도 있을까?

그럼 날맹이랑 조은은 감옥가야되나?

이제 조금씩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 좀 가져야겠다.

그냥... 슬슬 그럴때도 된거 같다.

이제 이명박에 대해서 걱정도 해야겠다.

지금까지는 딱히 좋았냐하면 그건 아니지만 어쨋든 앞으로 5년은

살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뭐 언제는 사는게 쉬웠냐만은...

또 사는 게 쉬우면 그 또한 큰일일것이다. 나도 윤동주처럼 '쉽게 살아진 삶'

써야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암튼 이명박따위에 기분이 좌지우지 되고 싶진 않다.

그리고 나에겐 노무현 치하의 감옥안보다는 이명박 치하의 감옥밖이 좋으니까

물론 5년 내내 무사하다면...

 

그래도 그래도 아무래도 불안한 내년을 조금이나마 즐겁게 기다리는 방법

2008년 프로야구를 기다린다!!!

2007년은 정말 지워버리고 싶은 한 해였다. 나에게나 기아에게나

4월까지는 그럭저럭 버틸만했다. 5월은 악몽이었다. 나에게나 기아에게나

4월까지는 스포츠 신문을 정기구독했지만(난 스포츠 신문에 딱 야구면만 있으면 좋겠다) 5월부터는 정신건강을 위해서 정기구독을 끊어야만 했다.

비록 WBC 때 태극기를 마운드에 꼽는 볼썽사나운 행동을 했지만

그래도 야구는 잘하는 서재응(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편지를 써볼까?)도 오고

최희섭도 풀시즌으로 뛰고, 그리고 아직 믿을 순 없지만 김진우도 복귀한다니.

윤석민 혼자서 생고생했던 2007년보다는 잘하겠지.

인터넷에서 놀다가 발견한 재미있는 기사(SPORTS2.0 제 82호 발행일 12월 17일 기사)를 보며

2008년 이명박이 무슨짓을 해도 기아타이거즈의 부활 속에서

나는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리라 다짐해본다.

 

 

 

2008년에 대한 황당한 예언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상우 총재는 “7개 구단으로는 운영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킨다. 그래서 국군체육부대 상무가 1군 경기에 합류한다. 최하위로 시즌을 마친 상무 김정택 감독은 “내년엔 이대호가 입단한다”며 돌풍을 예고한다.

■7개 구단 경기일정에서는 선발 로테이션을 짜는 게 복잡하다. 그래서 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김영덕 전 빙그레 이글스 감독이 일흔두 살의 나이로 일선에 복귀한다.

■두산은 다니엘 리오스를 결국 놓친다. 하지만 누군가가 또 나타난다.

■SK의 ‘스포테인먼트 시즌 2’가 이어진다. 이번엔 김성근 감독이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그라운드를 돈다.

■SK는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 이번에도 1,2차전에서 진다.

■마침내 대구시가 야구장 문제를 해결한다. 대구월드컵경기장을 프로축구 대구 FC와 공동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LA 다저스가 1958년부터 1961년까지 LA 콜리시움을 사용한 이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종합경기장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다. 단,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2011년에는 사용금지다.

■3할1푼3리로 시즌을 마친 SK 이진영이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전격적으로 입단한다. 라쿠텐 노무라 가쓰야 감독은 “오 사다하루 감독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전에는 무조건 이진영이 선발 우익수”라고 공언한다.

■시즌 뒤 KIA의 이대진이 은퇴한다. 성적은 5승8패 방어율 3.68. 이대진은 “부상 없는 한 해였다는 데 만족한다”는 은퇴 소감을 밝힌다. 은퇴 뒤 코치 연수 대신 트레이닝스쿨 입학을 택한다.

■LG가 드디어 외국인선수 농사에 성공한다. 새 외국인선수는 홈런 34개를 날리며 종전 팀 외국인 타자 최다홈런기록(17개)을 두 배로 늘린다. 그의 이름은 클리프 브룸바다.

■한화 류현진은 3년 연속 200이닝을 넘어선다. 그리고 시즌 뒤 트레이너 연수 중인 이대진과 깊은 대화를 나눈다.

■김진우가 KIA에 돌아와 마음을 잡는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은 좀체 잡지 못한다.

■삼성 신명철은 마침내 사이클링히트에 안타 하나만을 남겨둔 채 9회초 마지막 타석에 선다.

■지난해까지 KIA 김상훈의 투수 리드는 투 스트라이크 뒤에는 무조건 변화구였다. 2008년에는 가끔 직구도 요구한다.

■롯데는 구단 사무실에 자체 도서실을 만든다. 대출 순위 1위는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다.

■LG 신인 이형종은 데뷔전에서 역전 홈런을 맞는다. 그러나 울지 않는다.

■LG 김재박 감독은 4,5위가 결정되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9회말 2사 만루 위기에서 상대 타자의 타구가 2루수 쪽으로 떠오르자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그라운드로 뛰어나간다.

■KIA 이현곤이 베이징올림픽 본선에서도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는다. 그러나 이번에도 대주자다.

■삼성 양준혁이 시즌 도중 전격적으로 결혼발표를 한다. 단, 결혼식은 3,000안타를 친 뒤에.

■FA계약 뒤 부진에 빠진 LG 조인성이 야수로는 처음으로 5일 로테이션을 지킨다.

■삼성 전병호가 메이저리그 강속구 투수의 팔꿈치 인대를 이식 받아 시속 150km의 직구를 던진다. 한 달 뒤 인대의 원래 임자가 릭 앤키엘로 밝혀진다.

■한화 김태균은 이번엔 뒤로 넘어진다.

■두산 최준석은 다시 체중 감량에 도전한다. 2008년에는 벨트가 보이지 않게 되는 때가 6월로 늦춰진다. 지난해는 5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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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자전거를 타다

정말이지 오랫만에 자전거를 탔다.

작년에 285리 행진단하면서 평택갈 때 타고 처음인것 같다.

물론 그 이후에도 그리고 출소하고 나서도 사무실에서

잠깐 잠깐씩 서울시내를 돌아다닐 때 탄적은 있지만

그건 뭐 땀이 등에 좀 배어 나오겠다 싶으면 끝나버리는 정도였으니

사실상 오늘 거의 1년 반만에 자전거를 다시 탄 셈이다.

 

출소하고나서 가장 무서웠던것이 자동차였는데,

자동차보다 더 무서운것이 대중교통 요금이었다.

고새를 못참고 버스와 지하철 요금이 올라버려서

한 번 밖에 나갔다오면 교통비로만 돈이 쑥쑥 나가버린다.

그래서 더더욱 자전거를 타고 다녀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아직까지 자동차들이 무섭기도 하고 중장거리를 타는게 살짝

두렵기도 하고 날씨도 춥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늘 낮에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왔다. 음... 아직까지는 밤에 차도에서

자전거타는것은 너무 무섭다^^

 

약간씩 바뀐것들이 눈에 띄었다.

먼저 마포대교 북단에서 한간자전거도로로 들어가는 길이

개선되었다. 무엇보다도 경사로가 생겨서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고도 자전거도로에 진입할 수 있게 되었다. 브라보~

그리고 안양천변에는 언제 심어놨는지 모를 억새(혹은 갈대.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한다ㅠㅠ)가 멋있게 바람에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안양천으로 흘러들어가는 목감천에 자전거도로가 생겼다.

우리집에서 마포대교까지는 거의 자전거도로로만 운행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래저래 자전거타기는 더욱 수월해진것 같다.

 

오늘은 오랫만이라 속도를 내지않고 천천히 왔다.

중간에 선유도 공원에서 놀기도 하고 책도 조금 보다가 왔다.

유한대학 1.2km 남은 지점부터는 배가 너무 고파서 정말이지

자전거 내팽개쳐버리고 싶었다. 만약 1.2km가 아니라 3km만 됐어도

중간에 내려서 무언가를 사먹었을 것이다.

 

오랫만에 타니까 기분은 좋다.

자전거는 혼자서 타야하기 때문에 너무 좋다.

살아가면서 결국에는 혼자서 짊어져야하는 온갖 고민들, 잡생각들

자전거를 스치는 바람에 다 날려버리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몸을 움직여 땀에 흠뻑 젖으니 왠지 기분이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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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아침

새벽엔 눈은 내리지 않았는데,

하늘에 구름이 많이 있긴했지만 바람한점 없어서 포근한 날씨였는데,

꿀맛같은 단잠을 즐긴후 다시 일어나서 창밖을 보니 눈이 오고있었다.

괜시리 기분좋은 하루가 될 것 같은 예감에

갑자기 부지런을 떨어 청소를 하고 약간의 운동을 하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상쾌한 기분으로 나왔다.

창밖엔 눈은 그쳤지만 어느덧 세상은 포근하고 묵직한 솜이불 아래서

밖으로 나오기 싫은 어린아이마냥 꼼지락 거리고 있었다.

 

난 눈오는 소리가 좋다. 요란하지 않고 차분히, 소복소복 쌓이는 소리.

서정주가 "괜찮다... 괜찮다... 괜찮아..."라고 써내려간 그 소리.

슬램덩크 정대만이 볼이 림을 통과하는 소리를 듣고 몇번이나 되살아나듯

나도 저 고요한 소리를 듣고 있으면 몇번이나 다시 즐거워진다.

 

눈오는 소리의 풍경은 무척이나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이란 인간세상의 온갖 추한것들과 역겨운 것들을

감추고 거짓포장하는 그런 아름다움이기 보다는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진리, 혹은 진실에 대한 아름다움

마치 우리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너희 인간들 그렇게 아둥바둥 살아봤자, 친구를 짓밟고

이웃을 속이고 다른사람 등쳐먹고 아둥바둥 해봤자,

그래서 너희가 이룬것들이 무엇이냐.

이 조그마한 눈송이조차도 너희가 이룬 어떤것보다 신비롭고 아름답다."

저 하늘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이렇게 준엄하게,

하지만 눈송이처럼 포근하고 부드럽게 우리의 오만을 우리의 탐욕을

우리의 추악함을 꾸짖는 것만 같다.

 

원래는 세미나 준비좀 하려고 오랫만에 공부좀 하려고 했는데

간만에 좋은 기분 공부하면 달아날 거 같아서ㅋㅋ

이소라 5집 틀어놓구 옛 편지들이나 들춰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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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삭제하는 도시

수원구치소에 있을 때 그런 그런 생각을 했다.

절대로 아파트에는 살지 않겠다고...

아파트에 살 경제적인 능력도 없는 주제에ㅋㅋ

그 당시는 아파트형 수원구치소가 정말이지 너무도 답답했다.

그리고 구치소 바로 옆에 있는 아파트가 창살넘어로 보이는데

갑자기 그 창살이 구치소의 것인지 아니면 그 아파트의 것인지

헤깔리기도 했다. 내가 갇혀 있는 것처럼 그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도 갇혀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무튼 난 아파트가 싫다.

특히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삐죽삐죽 솟아있는 주상복합형

고급아파트들을 보면 인간의 욕심이 세운 바벨탑이 생각난다.

아메리카 자전거여행의 작가 홍은택씨는 부자들이 많은 땅을

차지하지 않고 하늘 위로 올라가면서 지들끼리 모여사는 것이

오히려 감사하다고 하지만 난 부자들이 우리네 하늘까지

빼앗아 간 것 같아서 너무 싫다.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에게 쫓겨서 자꾸만 하늘과 가까운 동네로 모여들었는데

저 하늘의 달님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부러웠는지

부자들은 하늘 가까운 그 땅마저 빼앗아버리고서는

마치 저 하늘의 달과 별을 잠자리채로 따기라도 할 것처럼 하늘높이

그 천박한 돈냄새나는 탑들을 쌓아올렸다.

 

오늘 친구네 집을 다녀오던 길


 

이런 것이 있었던 곳에

 

 

이런 것이 들어서 있더라.

 

안그래도 아파트 안좋아하는데, 뭐랄까 익숙한 좌표에서

전혀 익숙치 않은 풍경을 만나고나서는 괜시리 마음이 서글퍼졌다.

부자들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기지 않기위해

함께 쌓았던 그 높았던 골리앗이 있던 자리에

골리앗은 상대도 안될 거대한 시멘트덩어리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사라진 것은 골리앗만이 아니었다.

넓어졌다 좁아졌다 하던 골목길의 풍경도, 오르락 내리락 하던 언덕길도 사라져버렸다.

대신 일정한 넓이의 아스팔트가 깔리고, 마치 당구다이와도 같은 평평한 땅덩어리가

있었다. 이상하게 예전보다 더 넓어진 풍경과 공간앞에서 난 숨이 막혀왔다.

그 새벽 골리앗에서 수다떨며 보내던 날들과 갑자기 쳐들어왔던 용역들과 싸우던 일들

후배들앞에서 무섭지 않은척 하려고 무던히도 애쓰던 내 모습도 사라져버렸다.

새벽공기 마시며 마을 한바퀴돌고 모두함께 둘러앉아 먹던 국밥도 사라져버렸다.

땅과 함께 뿌리내리고 바람과 함께 여행을 하던 지난날의 기억들이 사라져버렸다.

내 젊은날의 한 귀퉁이를 잃어버렸다.

 

사람들이 모여사는 도시라는 곳이 세월이 흐름에 따라서 모습이 변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만, 대체 공간과 시간을 이렇게 통제로 삭제해버리는 무식한 도시라니

우리는 과연 어디에서 누구와 어떻게 살았는지 아무도 모르게 되는 것일까?

 

아파트가 왜 그리도 싫었는지 이제 알겠다.

대체 얼마나 많은 기억들과 역사들과 생명들과 추억들이

아파트 지하주차장 밑에 묻혀있는 것일까?

그 거대한 무덤위에 사람사는 집을 짓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의 기억이 이렇게 삭제되어 버리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우리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았는지 그냥 이렇게 잊어버려도 좋은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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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감

갑자기 아무것도 눈에 안들어오고 아무 일도 손에 안잡힌다

제길, 이러면 안되는데, 자꾸만 모든게 늪에 빠진 것처럼 진척거리며 가라앉는다

이럴 때마다 떠오르는 안좋았던 기억들.

그 때의 그 기분들이 스멀스멀 나를 사로잡고 목을 조른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만 같은 무력함.

원래 나는 내가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서는 재빠르게 포기해버리지만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 내가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고 느껴질 때는

하늘보다 땅보다 거대한 무력감만이 엄습한다

마치 저 차가운 겨울 바다 한가운데 튜브하나없이 떨어진 느낌이다

 

어쩌면 시간이 필요한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 내가 너무 조바심내고 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건 아마 두려움때문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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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하기

내가 독립해서 나갈 경제적인 여력이 없기때문에

지금 집에서 부모님을 독립시켜드리는 것이 내 계획이었는데

어찌어찌하다보니 대 여섯달 정도 나랑 동생 둘이서 살게되었다.

물론 각종 공과금을 부모님이 내주시니 딱히 독립도 아니지만...

 

어쨋든 나랑 동생이랑 살기 시작한지 어언 한 달

집안일이라는게 생각보다 금방 지겨워진다.

동생은 직장이 멀어서 아침일찍 출근해서 밤 늦게 퇴근하기 때문에

주로 집안일은 나의 차지가 되었다

뭐 엄마랑 같이 살더라도 출소후에는 내가 집안일을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던터라 기쁜게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기는 했다.

게다가 내 동생은 착해서 지 몸 피곤해도 최대한 도우려고 하고

주말엔 지가 더 많이 하고 그래서 딱히 힘들지는 않다

그런데 이건 생각만큼 만만치가 않다.

엄마가 왕찬 해놓고 간 반찬들이 떨어져가니까 서서히 압박이 시작된다.

오늘도 늦잠을 자긴 했지만 일어나서 청소하고 밥먹고 설거지하고

약간의 운동과 샤워를 하고 국이랑 반찬좀 하고 보니까

어느덧 점심때라서 또 밥먹고 설거지하고 저녁밥 앉혀놓고...

시간은 참 잘간다. 내일은 빨래도 해야하고 주말엔 장도 봐야하고...

그래도 나는 출퇴근 시간도 없고 널널하니까 할만하지만

직장다니면서 집안일하는 사람들은 정말 지구인이 아닐거같다

 

그래도 은근히 재미있는 건 반찬 만드는 거!!!

아주 간단한 음식들, 주로 후라이팬에서 굽거나 볶거나

부치기만 하면 되는것들 밖에 안해봤었는데

요새 들어서 이것 저것 해보고 있다.

약간 귀찮기도 하지만 식사때마다 한상차려놓고 먹는걸 좋아하고

갈수록 바깥음식들이 입에 안맞고 내가 한것이 제일 맛있기도 하고

암튼 재미나는 도전들이다

 

지금까지 처음 도전한 반찬들은

콩나물무침, 오징어볶음, 미역초무침

콩나물무침과 미역초무침은 사실 계획은 없었는데

국거리준비하는데 양을 가늠못해서 재료가 너무 많이 남아서 만든거다

특히 미역... 물에 불리면 커질줄은 알았지만 그정도로 커지다니...

암튼 콩나물무침과 오징어볶음은 대성공이었다.

밖에서 사먹는 것들보다 훨씬 맛있었다.

근데 미역초무침은 솔직히 안습이다.

동생 저녁에 들어오면 다 먹으라고 해야겠다ㅋㅋ

미역맛도 나고 식초맛도 나고 참기름 맛도 나고 젛은 재료 맛은

다 나기는 하는데 섞이지 않고 따로따로다

이럴바엔 음식을 할 필요없이 밥상에다 따로 차려놓고

집어먹으면 되는건데ㅠㅠ

뭐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을테니까

 

그래도 콩나물국 김치찌개 미역국 등은 수준급이라서(스스로 판단하기에)

밥먹고 사는데는 지장이 없다.

 

다음번엔 도전 메뉴는 오징어 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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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밤의 노래 선물

컴퓨터 그만해야 하는데...

눈이 침침하면서도

밤은 깊어서 졸음도 한꺼풀 꺾인 시간

갑자기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고 싶어서

네이트온에 접속해 있는 친구들에게

노래 한 곡 씩 보냈다.

루시드 폴의 'KID'와 시와의 '길상사에서'

선물은 역시 받아도 기분 좋지만

하고나면 뭔가 뿌듯해진다

 

하지만 이제 자야지...

길상사에서랑 KID 한 번 씩 듣고 자야지...

나한테 노래 선물 받은 친구들

다들 내 꿈속에서 한보따리씩 선물 꾸러미를 들고 찾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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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포구에가서

소래포구가서 조개구이먹고 전어구이먹고 가래떡먹고 풀빵도 먹고

새우튀김도 먹고 소주도 먹고 맥주도 먹고 콜라도 먹고

조개구이엔 새조개도 있고 피조개도 있고 가리비도 있고 석화도 있고

이름모를 조개도 있고 맛은 철이 아닌지 암튼 아쉽게도 없고

막걸리도 먹고싶었지만 너무 배부르고

해삼멍게도 먹고싶었지만 가게에서 너무 비싸게 받으려고하고

구질구질하지만 그래도 소금냄새나는 바다도 보고

날씨는 추운듯 은근슬쩍 포근한 내가 좋아하는 겨울날씨고

술마시고 나니까 게다가 하나도 안춥고

그래서 오랫만에 기분이 좋아졌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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