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시와 노래...

7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11/09
    국제슈퍼(2)
    무화과
  2. 2007/11/02
    서른 살 (6)
    무화과
  3. 2006/07/27
    이 땅에 집 한 채 짓기 위하여
    무화과
  4. 2006/07/27
    편지(3)
    무화과
  5. 2006/07/24
    내게 사랑은 너무 써(1)
    무화과
  6. 2006/07/19
    (2)
    무화과
  7. 2006/07/16
    길상사에서 - 시와(6)
    무화과

국제슈퍼

국제슈퍼                                     -백무산

 

내 동무 엄마는

베트남에서 왔대요

 

또 내 동무 아빠는

네팔에서 왔대요

 

또 내동무 엄마는

필리핀에서 왔대요

 

우리 동네에는 하나뿐인

'새마을 슈퍼'가 있는데

 

어느 날 간판이 바뀌었어요

'국제 슈퍼'로

 

 

어렵게 쓰여지고 쉽게 읽히는 시

가장 단순하게 진심을 보여주는 시

가장 소박하게 진실에 다가가려는 시

나도 이런 시를 쓰고 싶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서른 살

서른 살                                                   -진은영

 

어두운 복도 끝에서 괘종시계 치는 소리

1시와 2시 사이에도

11시와 12시 사이에도

똑같이 한 번만 울리는 것

그것은 뜻하지 않은 환기, 소득 없는 각성

몇 시와 몇시의 중간 지대를 지나고 있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단지 무언가의 절반만큼 네가 왔다는 것

돌아가든 나아가든 모든 것은 너의 결정에 달렸다는 듯

지금부터 저지른 악덕은

죽을 때까지 기억난다

 

 

세상에 죽을 때까지 기억난다니

너무 무섭다ㅠㅠ

친구들아 지금까지의 악덕은 너그럽게 잊어주라

이제부터라도 착하게 살려고 무지하게 노력할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 땅에 집 한 채 짓기 위하여

이 땅에 집 한채 짓기 위하여                           -임문혁

 

이 땅에 집 한채 짓기 위하여

오직 집만 보면서 달려 왔구나

나무도 새도 보지 못하고

하늘도 별고 바라보지 못하고

잠시 몸담았다 비우고 갈

이 땅에 집 한패 짓기 위하여

멋진 깃발 하나 흔들기 위하여

비오는 새벽에도 들에 나서고

새들 숲속으로 돌아간 밤에도

불 끄고 잠들지 못하였구나

 

 

예전에 한 친구가 나에게 주었던 시.

자기 고등학교 선생님이 쓴 시라고 했던가...

사람들 모두 집 한 채 짓기 위해 아둥바둥 살고 있는데,

어디선가는 사람살 집을 만든다고

사람사는 집을 부수고 쫓아내고

또 어디선가는 군사기지 만든다고

사람을 쫓아내고 집을 부수고

이해할 수 없는 나라.

아마 대추리의 주민들도 이땅에 벼 한포기 수확하기 위해서

비오는 새벽에도 들에 나서고

노을 하늘 저 멀리로 달아난 밤애도 불끄고 잠들지 못했을 터인데

멋진 가을걷이 한 번 해보기 위해여 오직 땅만 파고 살았을텐데...

갑자기 이 시를 보면서 대추리 도두리 황새울이 생각났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편지

몇일전 완이가 김광진의 '편지' 가사가 쓰여진 배경을 이야기해줬다.

그래서 갑자기 김광진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참 예쁘게 노래를 만든다.

생각해보니 내가 처음으로 앨범이라는 것을 샀던것이

중학교 1학년인가 2학년인가 였는데,

처음 샀던것이 '더클래식1집'이었다.

당시를 생각해보면 화이트를 살까 더클래식을살까 고민했었는데

정말이지 돌이켜보건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김광진의 노래로 mp3를 가득 채우고 있다.

아... 감옥가면 내가 듣고싶은 노래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안그래도 음정박자 못맞추는데, 노래를 안들으면 계속 까먹고

그러다 노래가 나에게 달아나면 어쩌나.

애닮픈 양식이 사라지면 뭘 먹고사나. 이런 걱정이 든다.

그래도 들을 수 있을 때 왕창 듣자.

창밖에 비가 많이 온다. 여우야 도 들어야겠다.

 

 

편지  - 김광진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 말
이대로 다 남겨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 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기나긴 그대 침묵은 이별로 받아두겠소

행여 이 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보아도
사실 그대 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 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두겠소

행여 이 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보아도
사실 그대 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 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

 



♪ 김광진 - 편지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내게 사랑은 너무 써

뎡야핑님의 [산울림] 에 관련된 글.

갑자기 지난온 세월이 아득하다.

세월이라하기엔 내가 아직 너무 어리지만...

지난 10년이 아득하고 멀고 심지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다가 문득 산울림의 '내게 사랑은 너무 써'를 듣게된다.

 

어제는 정말 오랫만에 커피를 마셨다.

아득한 10년전, 아니 최근 2,3년전까지만 해도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았는데...

나는 언제부터 어떻게 변해오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아직 나는 커피가 쓰다. 술이 쓰다. 사랑이 쓰다. 인생이 쓰다.

 

커피는 부드러우면서 쓰다.

술은 달달하면서 쓰다.

사랑은 달콤하면서 쓰다.

인생은 재미있으면서 쓰다.

 

난 아직 어리기 때문인가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고1 언어수업 교재를 슬며시 들춰봤다.

오랫만에 보는 반가운 시들이 눈에 들어온다.

신경림의 목계장터, 한용운의 님의 침묵, 심훈의 그날이 오면, 조지훈의 승무

서정주의 숨막힐 듯 대단한 구절들, 김영랑의 입안에서 굴러다니는 아름다운 시어들,

김춘수의 꽃과 백석의 여우난 곬족, 이형기의 낙화, 유치환의 깃발

교과서에서 보았던 시들이 갑작스레 한꺼번에 기억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나온다.

더불어 교과서 밖에서 보았던, 김남주 박노해 김지하들의 시도 함께...

그리고 바로 보이는 것은 시들 밑에 나와있는 문제들.

시의 주제 소재 등등을 가지고 만들어낸 문제들.

 

난 고등학교 다닐때 문학수업을 좋아하지 않았다.

시를 좋아했지만, 시의 주제와 시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외우라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난 한용운의 님이 조국과 부처가 아닌 사랑하는 애인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리고 작가의 의도만큼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난 시와 소설들의 주제와 소재등을 외우지는 않았지만

시험점수는 괜찮게 나왔다.

 

만약 내가 고등학교에서 시에 대한 수업을 받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내가 더 자유롭게 시를 만나고 시를 만들고 시를 노래했다면...

아마 지금보다 훨씬 아름다운 언어를 구사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 지금보다 훨씬 창의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 지금보다 훨씬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잘난 입시교육 덕분에

나에겐 시가 오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늦진 않았지만,

그래도 내가 처음 시를 만난것이 학교가 아니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시                      네루다

 

그러니까 그 나이였다....... 시가
날 찾아왔다. 난 모른다,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겨울에선지 강에선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도 모른다.
아니다, 목소리는 아니었다, 말(言)도,
침묵도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 거리에선가 날 부르고 있었다.
밤의 가지들로부터,
느닷없이 타인들 틈에서,
격렬한 불길 속에서.
혹은 내가 홀로 돌아올 때,
얼굴도 없이 거기에 지키고 섰다가
나를 건드리곤 했다.

난 뭐라 말해야 할지 몰랐다. 나의 입은
이름 부를 줄
몰랐고,
나는 눈멀었었다.
그런데 무언가 내 영혼 속에서 꿈틀거렸다,
열병 혹은 잃어버린 날개들이,
그 불에 탄 상처를
해독하며,
난 고독해져갔다.
그리고 난 막연히 첫 행을 썼다.
형체도 없이, 어렴풋한, 순전한
헛소리,
쥐뿔도 모르는 자의
순량한 지혜.
그때 나는 갑자기 보았다.
하늘이 걷히고
열리는
것을,
혹성들을,
고동치는 농장들을,
화살과 불과 꽃에
만신창이가 된,
구멍 뚫린 그림자를,
소용돌이치는 밤을, 우주를 보았다.

그리고 나, 티끌만한 존재는,
신비를 닮은, 신비의
형상을 한,
별이 가득 뿌려진
거대한 허공에 취해,
내 자신이 심연의
순수한 일부임을 느꼈다.
나는 별들과 함께 떠돌았고,
내 가슴은 바람 속에서 멋대로 날뛰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길상사에서 - 시와

길상사에서        -    시와

 

이렇게 앉아있는 이 오후에도

나무사이로 보인 하늘 아름다운 것들을

가만히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느껴지는무언가

행복이 아니라도 (괜찮아)


바람에 일렁이는 나무가지들 흘러가는 저 물소리도

어쩌나 두고 떠나기는 아쉬워

한걸음 입맞추고

돌아서네요

 

촛불문화제와 행진단 뒷풀이에서 시와가 불렀던 노래.

길상사는 성북동이 있는 절이라고 한다.

괜찮아... 언제나 나를 위로해주는 이 한마디.

언제 한 번 조용한 걸음으로 길상사를 찾아가 봐야지

내려오면서는 낙산공원에 들릴까 싶다.

 

♪ 길상사에서  -  시와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