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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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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가 너무 많다.

가까운 시일 안에, 노동자 허세욱 아저씨.. 장애인 최옥란 언니.. 청소년 동성애자 육우당, 오세인의 추모제가 있었다.. 그리고 내일은 전세계의 산재노동자들을 추모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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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는, 촬영할 때도 슬프고.. 편집할 때도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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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당 추모제에 갔을 때, 10대 동성애자들의 발언이 있었다.

내가 나이기를 받아들이는 일이 참 어려웠다는 앳된 목소리가 마음을 울렸다.

'지금이라도 함께 할 수 있다면' '서로 다독이며 나아갈 수 있었을텐데' 라고,

그 애는 진심으로 오세인과 육우당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었다.

 

발언하러 나오기 전에 참가자들 틈에 있던 그 아이를 촬영했었다.

렌즈가 자신을 향하자 고개를 들어 이 쪽을 바라보던 아이의 표정은 알 듯 말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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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당은 열아홉에 자살했다. 추모집에는 죽기 전 얼마 간의 일기가 들어 있다.

 

'난 몇 살 쯤 죽을 것 같니? 정말 궁금해.'

 

며칠 뒤,

 

'나 결심했어. 목매달아 죽을 거야.'

 

며칠 뒤,

그 애는 정말 목매달아 죽었다.

 

그 밤, 혹은 새벽. 외롭진 않았을까. 외로워 하다 죽었을까, 그게 참 마음 아프다.  

 

'아, 홀가분해요. 죽은 뒤엔 거리낌 없이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겠죠.

'000은 동성애자다'라구요.'

 

그 애의 바람과는 달리, 죽은 뒤에도 그 애 이름은 추모제 플랑 위에도 쓰여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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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 정도로 정리하려고 한다.

마음은 바빴는데.. 월요일이 되면 더 그럴 거라서, 이 작업은 그냥 여기까지.

놓아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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