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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churo. 추로 계곡의 마지막 캠프.
가는 길은 내내 황량했는데, 이 곳만은 푸르렀다.
체의 마지막 전투. 67-10-08
ruta del che 곳곳에 추종자들이 남긴 흔적들이 남아 있었고.
내가 일종의 정신병인지 전염병인지 환자인데,
병원은 아니고 버스에 있었던 것 같다.. ㅎㅎ
(하도 버스를 오래 타다보니, 별.. ㅡ.ㅡ)
첫 번째 간호사는 그냥 나를 평범한 환자로 대했는데,
두 번째 간호사는 나와 손만 닿아도 소스라치게 놀라는 거다.
깊이 상처받고 만 나는, 그러지 말아요. 나는 조금 아플 뿐이라구요.
그러고 나서, 내 곁을 줄곧 지키고 있던 어떤 남자의 손을 잡으며 물어봤다.
내가 그렇게 이상해?
남자는, 아니 하나도 이상하지 않아, 라고 대답해 주었다.
꿈에는 남자의 손과 팔, 옆구리만 나와서 그가 누구인지 나는 알지 못 한다.
다만 ´누구´일 거라고 짐작만 했을 뿐.
(너야 너. 너라고 생각했어. 기분 좋지? ㅎㅎ)
문득, 내 삶에 그렇게 내 손을 기꺼이 잡아줄 ´남자´들이 여러 명 존재했었다는 걸 기억해냈다. 놀랍게도! ^.^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그들에게 아주 깊이 의존하며 어떤 시절들을 살았다는 것도. 젠장맞을. 참 벗어나지 못 하는 구나.
이럴 때는 하루끼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참 유치, 센치하게도.
한밤의 기적 소리만큼 너를 사랑한다던 단편.
왜 삶에는 항상, 한밤의 기적 소리가 필요한 것일까?
새벽도 아니고 점심 시간 가까워지는데,
하필 아침의 꿈이 마음을 여러 갈래로 향하게 만들었다.
아, 온몸에서 냄새난다.. 좋다...
여행하면서 가장 큰 삽질은 루트와 관련된 것인데,
요즘 들어 삽질을 좀 심하게 하고 있다.
정보의 부족, 언어소통의 문제 등이 골고루 작용한 탓인데,
평소에는 그러려니 한다.
처음 오는 곳에서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거니까.
늘 정석대로 잘 다니면 그것도 재미없잖아.
하지만 이번 삽질은 흑, 용서가 안 된다.
산따 끄루스에서 바예그란데에 갔다가 사마이빠따에 갔다면.....
같은 길을 두 번 왕복할 필요도(더불어 시간 낭비, 택시비 낭비도 없었을테고 ㅎㅎ), 메르세데스 소사가 참가한 체 게바라 사후 40주기 콘서트도 놓치지 않았을 거다!!!!!!!!!!!!!!!!!!!!!!!!!!!!!!!!!
바예그란데에 내가 도착한 건 8일 밤 8시 반 경.
그 때 콘서트가 진행 중이었다는 걸 안 건, 오늘 오후 4시 경.
9일에 까사 델 라 꿀뚜라에 갔다가 모든 행사가 끝났다는 걸 알았지만, 뭐 그러려니 했다. 메르세데스 소사가 다녀간 것도 아니고, 아쉬워할 필요 뭐 있나 했던 건데, 메르세데스 소사가 다녀갔단다!!! 게다가 남미 각지의 민중가수들이 라 이게라와 바예그란데 두 곳에서 각각 콘서트를 했다니.....
도착 당일 밤, 피곤했지만 혹시 뭐가 있을까 싶어 광장 주변을 돌아다녔었다. 그런데 포스터 하나, 안내문 하나 발견하지 못 했고, 숙소 주인도 아무말 없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냔 말이야.. T.T
차라리 끝까지 몰랐으면 괜찮았을텐데, 왜 호세(오늘의 가이드)는 그 얘길 해줬냐구!!! 그것도 오늘의 일정이 거의 끝날 무렵에!!!! 내가 모르는 가수 이름만 댔어도 덜했을텐데, 왜 메르세데스 소사를 언급했냐구!!!!
으아아아아악.
하지만 오늘은 근래 들어 최고로 흥미진진했던 하루.
아, 삽질. 쓰고 보니 군대용어구나.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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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y는 알파걸이잖아. 앞으로의 삶에는 기적소리가 필요 없을지도... 그 남자들도 이거 다 보고 있다. 그게 조금 걸리지만 내 기분은... 음... 좋아!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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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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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 그 남자들 다 보고 있지는 않거든! ㅋ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