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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11/28
    ushuaia
    ninita
  2. 2007/11/28
    그동안.(2)
    ninita
  3. 2007/11/17
    장도열차 | 이병률 (5)
    ninita
  4. 2007/11/04
    묘지.(2)
    ninita
  5. 2007/11/01
    mi amor(2)
    ninita
  6. 2007/11/01
    ricardo arjona
    ninita

ushuaia

세상의 끝.
내가 아는 세상 중에 하루해가 가장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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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071111. BsAs. San telmo.
자신과 꼭 닮은 인형을 가지고 공연하던 인형술사의 신발은 앞이 다 트여 다섯 발가락이 빠짐없이 튀어나와 있었다. 구슬픈 옛노래가 끝날 때까지, 그의 인형은 술병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071114. Pto. iguazu. Garganta del diablo
내내 비가 왔다. 황톳빛 폭포 아래서부터 뿜어져 나오던 뜨거운 포말을 보고 있으면, 마치 무엇엔가 홀린 듯 그 안으로 빠져들 것만 같았다.

 



071117. BsAs. Marcha del orgullo 07
아! 신나는! 7월 9일 대로, 그 16차선 도로를 건너는 동성애자들의 물결.
즐거운 섹스의 진동처럼 끊임없이 들썩이던 버스.
그리고 그 앞을 멈춰선 듯, 세월보다 느린 걸음으로 걸어가던 노부부.

 









 

071119. El Calafate.
바람이 북을 친다.

 

071121. El Calafate. Perito moreno glaciar.
빙하 위를 걷다.
빙산도 산이어서, 그 곳엔 계곡이 있고, 작은 호수가, 개울이 있다.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다채로운 파랑.





071124. El Calafate. Lago Argentino.
에메랄드빛 호수와 만두구름.
바람이 불면 호수 위로 물빛이 달려온다.
정적과 태양, 바람소리와 물소리 뿐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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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열차 | 이병률

대륙에 사는 사람들은 긴 시간 동안 열차를 타야 한다.

그래서 그들은 만나고 싶은 사람이나 친척들을 아주 잠깐이나마

열차가 쉬어가는 역에서 만난다.

그리고 그렇게 만나면서 사람들이우는 모습을

나는 여러 번 목격했다.

 

이번 어느 가을날,

저는 열차를 타고

당신이 사는 델 지나친다고

편지를 띄웠습니다

 

5시 59분에 도착했다가

6시 14분에 발차합니다

 

하지만 플랫폼에 나오지 않았더군요

당신을 찾느라 차창 밖으로 목을 뺀 십오 분 사이

겨울이 왔고

가을은 저물 대로 저물어

지상의 바닥까지 어둑어둑했습니다

 

....................

 

녀석이 왔다. 이병률의 시집을 들고.

가장 좋은 시라며 장도열차를 펼쳐주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그 15분의 그리움으로, 평생 같은 여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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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

이 곳엔 참 사랑스러운 묘지들이 많이 있다. 마치 여기저기 흩뿌려 놓은 듯한 작은 묘지들에는, 빠리의 뻬르라쉐즈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레꼴레따도 흉내낼 수 없는 소박한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띠띠까까 호수의 아만따니 섬에는 묘가 채 5개도 되지 않는 작은 공동묘지가 있었고(페루), 뿌노에서 추끼또 가는 길에는 하늘색으로 칠한 시멘트묘가 인상적이었다.(페루) 사마이빠따 가는 길에 있던 묘지들에는, 파란색, 주황색, 검은색, 녹색, 하얀색 종이꽃들로 장식된 십자가가 꽂혀 있었는데, 그게 또 묘하게 예뻐 보였다.(볼리비아)

 

그 중에서도 아마 최고는 마이마라의 공동묘지였을텐데(아르헨띠나), 그리 높지 않은 언덕에 위치한 이 공동묘지는, quebrada de humahuaca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빛깔을 간직한 산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지상의 풍경이라 하기엔 뭔가 부족할 정도다. 아무 것도 나고 자랄 것 같지 않은 황량한 산도 얼마든지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다양한 채도의 붉은색과 노란색, 주황색, 간간히 녹색과 푸른색이 섞여 있는... 그것이 정말 흙의 빛깔인가 싶은.... 그리고 그 빛깔에 넋을 놓고 있을 때 그 앞으로 순식간에 모습을 드러내는 작고 불규칙한 묘들의 집합.

 

그건 꿈의 풍경이었다.

 

당연히도 나는 카메라를 꺼내들 생각은 전혀 하지 못 하고,
심장을 꺼내 그 풍경 속에 푹 담가놓은 채 한동안 죽어 있었다.

 

가장 아름다운 것들 앞에 나는 모든 걸 잊는다.
가장 아름답다고 느꼈던 것들을,
어쩌면 가장 먼저 잊게 될 지도 모르겠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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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 amor

남미 사람들은 이 말을 참 많이 쓴다.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쓰기도 하지만,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쓴다. 내게 이 말을 처음 했던 사람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어느 인터넷 까페에서 일하던 아주머니. 계산하고 나서는 나에게, chao, mi amor 라고 하는데 생경하면서도 기분이 참 묘하게 좋았었다. 뽀또시 숙소에는 날 보자마자 안아달라고 하던 1살 짜리 알레한드로라는 아기괴물이 살고 있었는데, 이녀석이 자다 일어나 울 때마다 아주머니는 ya, ya, mi amor라고 달래며 방으로 달려가곤 했었다. 빅또르와 룰리 커플은 ^^, 길에서 나를 마주치면 장난끼 가득한 표정으로 hola, mi amor, còmo estàs라고 인사를 했었다.. 나에게는 익숙치 않은 이런 종류의 애정이 그리웠던 걸까? 그렇다고 내가 누군가를 `내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ㅎ 아웅. 간지러워... + 엄마한테 안겨본 기억은 유치원 때가 마지막이다. 아빠한테 안겨본 기억은..., 없다. 언젠가 무등 타 본 기억은 나는 것 같기도..... 그렇다고 뭐, 섭섭한 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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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ardo arjona

수퍼마켓에 줄 서 있는데, ricardo arjona의 노래가 들려왔다. 신보를 발표했다더니, 그 `quien`이라는 노래인가... 과도한 낭만이 흐르는 남미 대륙엔 낭만적인 노래 또한 넘쳐난다. mp3가 고장나기 전, 나라를 불문하고 manà, alejandro sans, tranzas, reik, alejandro fernandez, la oreja de van gogh,shakira 등의 노래를 자주 들었다. 들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라디오만 켜면 그들의 노래가 나왔다. ^^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들은 건 ricardo arjona의 노래들. 버스 안에서도, 택시 안에서도, 터미널에서도, 수퍼에서도, 길거리에서도, 인터넷 까페에서도 수없이 들려오던 그의 노래. 심지어는 누군가의 벨소리에서도 심심찮게. 그래서 그의 노래에는 사소하게 얽힌 기억들이 많다. olvidarte. peguche에서 otavalo 가는 버스를 기다리던 비오는 처마 밑. mp3, 이어폰, 빗소리, 옆자리. 그리고 강도로 오인했던 paraná의 젊은 택시 운전사. el problema. cayambe의 노래방. puno, el duque inn의 주인인 ricardo 아저씨의 딸과 socca에 사는 어린 victor. 더불어 밤새도록 내 잠을 방해했던 프랑스 커플. 하하. ㅡ.ㅡ a ti. calama행 버스에서 만났던, 사촌지간이라는 발랄한 한국여행자 셋. 그리고 이렇게 말하던 한 친구. 너도 리까르도 아르호나 좋아해? 응. 동맥 끊기에 좋은 음악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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