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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견뎌보기 프로그램 3일차

부끄럽게도 놀기에 시간이 남아도는 나는.

얼마전 블로그에 쓴대로 혼자견뎌보기 프로그램을 혼자 진행중이다.

오늘로 3일차. 지난 수요일에 결심하여 목/금/토 이렇게.

 

1일차 : 주로 책을 보았다. (갑자기 '주로'라는 표현이 부끄러워지고 있다. 푸훗. - /// -) 컴퓨터 약간. 문자는 제일친한 동기에게만 몇 통. 할아버지가 보낸준 햅쌀이 너무 맛있어 하루 종일 중에 밥 먹는 시간이 제일 즐거웠다. 그냥 명란젓에  밥은 간장, 참기름, 깨 넣어서 비벼먹는 것인데 뭐가 그리 맛있는지 모르지만 점심 저녁을 다 그렇게 먹으면서 대단히 맛있었다. 혼자서 "아이~ 맛있다,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것이!!!!" 를 속으로 중얼거리며.

읽은 책은 존 리드의 "세계를 뒤흔든 열 흘". 기대와 달리 대단히 재미있다. (형은 재미있다고 나에게 1년째 추천했지만 버티고 있었는데) 말 그대로 1917년 러시아의 10월을 다루고 있다. 1,2장에서는 간략한 사전 설명을 한 후에. 당시에 급박하게 돌아가던 상황, 하루 하루의 일들이 눈 앞에 생생히 펼쳐진다. 정확한 상황인식과 그에 따른 선택, 전술.. 참 만만치 않다. 또 혁명사를 다시 읽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우 무식함을 다시금 절감하였다.

다행히 오늘뿐만이 아니라 요즘은 티브이를 별로 안본다. 맘에 드는 것을 별로 안하기로 하거니와 요즘들어서는 티브이를 보고 시간이 되어 끄고 자는 것이 좀 허무하더라.(얼마나 갈지는 나도 모른다). 그래서 목요일의 경우 바람의 화원(요즘 열광하는!!!!) 때만 잠깐 보고 다시 오프.

형은 약속으로 새벽 3시 귀가. 혼자 놀기의 진수.

 

2일차 : 책보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남은 시간에는? 컴퓨터....!

짱게임이라고 예전 오락실이나 집에서 겜보이로 하던 게임을 무료로 하게해주는 사이트가 있는데 세상 재미있다. 내가 주로 하는 것은 테트리스, 틀린그림찾기, 등등 퍼즐류를 좋아한다. 책보는 시간이 줄어든 대신이 짱게임에 좀! 빠지다.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작년에 산, 우리집에서 2번째로 비싼 물품인 컴퓨터 양반이 종종 다운되어 부팅 장치를 찾지 못하시는 지라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게임 종료. 책은 70페이지정도 남았는데, 읽으면 또 금방인데 버티고 있다.

형은 약속으로 새벽 1시 귀가. 혼자놀기의 진수라 엄마에게 말했더니 엄마가 친정으로 오란다.

틈만나면 오라시는 강여사님... 우리엄마는 나를 정말 좋아해.

 

3일차 : 드디어 홈플러스에 가보다.

파업이 끝나고 동지들이 일하고 있는 홈플러스에, 1년 3개월만에, 여기 이사와서 처음으로 동네 홈에버에 가보았다. 왜인지 모르게 좀.. 떨리더라.

그런데 다음주부터 11월 말일까지 휴점이고 재개장을 위한 공사를 한다 하여 없는 물건이 정말 많았다. 동네 슈퍼를 그동안 이용하며 마트에 안가면 살수 없는 것들(변기청소하는 크린스틱, 후라이팬 받침대, 계란말이용 팬)을 핸드폰에 적어놓았었는데 결국 동네 슈퍼에서도 살 수 있는 계란을 사들고 돌아왔다.

....... 그리고! 잠시 후 책을 읽을 예정. 이 책을 다 읽으면 읽다 힘들어 잠시 덮어 두었던 이해남. 이현중 열사의 자서전을 읽을 예정이다.

형은 약속으로 오후 1시에 나가셨고 오늘도 새벽에 귀가하실 예정. 고양이라도 몰래 키워야겠다. 요근래 3일과 같은 추새라면 고양이가 울지만 않으면 모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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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저장을 누르고 보니. 그래서 3일차 프로그램의 경과가 어떠했는지를 안썼구나.

- 3일차가 되니 혼자서 시간 떼우는 방법을 아주 조금은 알것같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나중엔 그리워할지 모르는 이 금쪽같은 시간을 왜 떼우느냔 말이다.

- 2일차에는 밖으로 돌고싶은 강한 욕구에 시달리며 하루 동안 주변사람들과 주고받은 문자만 50통이 넘었다. 그런데 오늘은 뭐 문자안보내고도 잘 놀고 있고 밖으로 돌고싶은 약한 욕구가 남아있다.

- 혼자 견뎌보기 프로그램.. 학습목표도 알겠고.. 근데 세부 프로그램 구성을 좀 점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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