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트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흑무

44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11/04
    젊음의 나이
    흑무
  2. 2008/11/02
    기금.
    흑무
  3. 2008/10/31
    10월의 끝
    흑무
  4. 2008/10/30
    이 시대의 희비극
    흑무
  5. 2008/10/26
    영화 [사과]
    흑무
  6. 2008/10/26
    면 생리대 구입
    흑무
  7. 2008/10/24
    온라인 저널리즘과 새로운 공론장
    흑무
  8. 2008/10/21
    오랜만에 울다
    흑무
  9. 2008/10/16
    준하에게
    흑무
  10. 2008/10/16
    다시 만나다.
    흑무

젊음의 나이

젊은 애들과 같이 사업해서 좋다던 동지가 말하던, 그 젊은 애들은 30대 초반이다.

아하.. 살짝 가슴이 철렁했다. '30대 초반 젊은 애들'의 좋은 점은 내가 아는 20대 초초초초초초초반 젊은 애들의 특징과 같다. 여기에서 초가 하나 빠지면 또 특징들이 옅어지고.

 

부끄럽다.

그렇게 예쁜 30대 초반 젊은 애들에게 내가 부끄러웠다.

난 더 예쁘고 씩씩해야 하는데 뒷방 늙은이처럼 자꾸 생각도 하는 짓도 골아가는 것 같아서 말이다.

 

후지다.

내일은 오늘보다 덜 후진 내가 되어야지.

 

*

후배들은 선거에 나간다. 무리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후배들이 나가기로 결정하였으니 더이상은 무리수라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음. 또 기금을 내야겠군.

 

*

내 얼굴은 미스 홍당무 같다. 아무래도 강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는데 마스크도 없이 그냥 찬바람으로 생생 얼굴에 자꾸 따귀를 날리니 그런것 같다. 이러다 컨트리걸 디지즈에 걸리겠다.

아니된다. 그럼 어쩐다.....?

 

*

난 참 씻는게 귀찮다. 다들 나처럼 귀찮나? 형과 살기 전에는 발도 안닦고 잤다. 그게 뭐가 잘못되었는지도 전혀 몰랐다. 그런데 형을 보니 꼭꼭 발을 닦더라. 그리고 나에게도 닦으라고 슬슬 말하기 시작했다. 나도 아주 슬슬슬슬 발을 닦기 시작했다. 아직도 익숙치는 않지만 그래도 발을 안닦고 침대에서 텔레비젼을 볼때에는 양심적으로다가 침대 밖으로 발을 빼기도 한다. 음 양심적이야.

지금도 양말만 벗은 발을 꼼지락 대고 있다. 참 나.... 이러고 있다.

 

*

물건을 사는 일은 즐겁다.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에서 부추김을 당하는 꼴이라니.. 우습다.

예를 들면 얼마전 형이 월급을 받고 나는 12,000원짜리 문서재단기를 샀다.(난 왠지 문서세단기가 그의 명칭이라 생각하고 검색해서 샀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세단기가 아니라 재단기더라. 세탁기도 아니고 세단기를 찾는 나는 뭐고 내가 찾아 나오는 너는 또 뭐고 좋다고 사는 나는 또 뭐야.)

수동으로 손으로 돌리는 A4 용지 사이즈의 문서세단기. 오매불망 이제 올까 저재 올까 기다리고 있다. 참. 뭐. 대단한 큰 비밀이 있다고..

손으로 돌린다고 생각하니 세탁기가 생각난다. 이전에 자취생활할때 세탁기를 사고 싶었다. 하지만 세탁기를 새것으로 사기에는 만리장성만큼 비쌌고 중고를 사자니 믿을 수가 없었고 손세탁을 하자니 감당할 수 가 없었다. 재미삼아 인터넷을 뒤지던 중 손잡이를 돌리면 그 힘으로 세탁이 되는 세탁기가 있었다. 천원이던가 만원이던가. 만원 이하였던거 같다. 뭐 부품이 들어갈게 별로 없었으니.

용량은 청바지 한벌 정도이고 폐달같이 생긴 손잡이를 1분이 30회정도 돌려주면 된다고 했다. 그걸 살까 진지하게 고민했었는데 다들 웃기만 하고 아무도 동의해주지 않아 돈지랄이라 결론 내리고 안샀다. 그런데 웃기게 난 이런게 가져보고 싶다.

참 얼마전에 갖고 싶었던 것 또 하나. 54,000원짜리 야채다지기. 당근, 양파, 등을 넣고 손으로 돌리면 야채가 다져서 나오는건데 독일제품으로 뭐 상품평은 튼튼하다더라. 이것도 갖고 싶었다. 집에 계란은 있는데 야채다지기가 싫어서 계란말이 안해먹음.... 하지만 제품이 비싸고 그렇다고 9,900원짜리 야채다지기를 사기는 싫고... (사실 전에 혹해서 3,000원짜리 야채다지기 샀다가 완전 후져서 버린 경험이 있다)  그리고 니가 직접 다지면 되지 집에 놓을 자리도 없는데 어딜 사..? 라는 내면의 목소리가 강한 터라 화면에 띄워놓고 바라보고만 있다. 최구두쇠네 집의 굴비마냥...

 

아 오늘 수다 많이 떨었다.

 

그런데! 그리고 보니! 물건이 손잡이가 있는게 많네.. 음. 생각해보건데 완전 자동은 비싸니 엄두가 안나고 손잡이가 없는 것은 더 구식 혹은 더 심한 수동식이기에 적당한 가격과 품질의 손잡이 들어간 제품을 찾는 것이 아닐까 싶다.. 풋. 어설프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기금.

세상. 기금내고 이리 불편하다니..

형과 얘기하고 하도 토해냈더니 블로그에 쓰려했던 내용이 10분의 1로 줄었다.

 

형, 대단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10월의 끝

어제 문득 형이 10월의 마지막 날인가 뭔가 하는 노래가 있다며 10월이 가네.. 라고 했는데 오늘 밖

에 나갈 준비를 하며 집에서 미리 귀에 꽂았던 라디오에서, 

 

박명수는 고구마가 생각나는 날이라 하며  (그 때 난 고구마를 삶고 있었다. 어제 만난 후배가 학교에서 맨날 라면만 먹는다 하길래 엄마가 무려 10kg이나 보내준 호박 고구마를 일주일만에 개봉하여 삶았다. 작년 집들이를 하며 사람들이 세제산업 활성화를 위해 태어난 듯 세제를 하도 사와서 집에 세제가 많은데 오늘 또 다른 후배에게 세제 선물을 주기 위해 만나는 길에 고구마를 주며 학교가 나누어 먹으라 했다. 하숙생활을 하는 친구인데 나도 살았던 그 하숙집에는 다른 곳도 똑같겠지만 세탁기가 층마다 있고 자신이 자신의 세제로 세탁을 하여 건조시킨다. 근데 하숙생활해보니 이놈의 세제값도 만만치가 않더라. 하여 집에 있는 많은 세제중 3kg 하나, 미니 사이즈 2개를 건네주었다.완전 좋아하더라.) ,

 

이훈은 10월 마지막 날인가 뭔가 하는 노래가 생각난다 하더라. 나이가 비슷한 사람들의 비슷한 향수인가 보다. 풋.

 

10월의 무거움을 털어버리고 11월로 가자던데, 회사를 관둔지 오늘로 딱 3개월째다. 아직 이러고 있는 것이 너무 좋다. 눌러앉을까 걱정도 되지만 뭐 그렇지 않을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으니..^^

 

엄마가 보내준 (거듭) 무려 무려 10kg짜리 호박고구마는 오늘 열심히 삶았다. 후배들도 주었고 잠시 후에는 농성장에 가져갈 생각이다. 아침에 출근하는 형에게는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주라며 한 봉지씩 가득 두 봉지를 싸주었고. 하여 고구마는 작은 사이즈로 20개 조금 넘게 남아있다. 그래도 많이 남았군. 또 누굴준다.........;;;

 

엄마는 이렇다. 오랜 맞벌이로 다른 친정엄마들처럼 반찬이나 김치 등을 못해주고 집에 형이 오면 거의 대부분 사먹다 보니, 맛있는 것이 보이며 박스채 사보낸다. 너무 많다. 우리 둘이 먹기에는.

김치도 사다주고 반찬도 사다주고 가끔 장도 봐주고. 그런다. 엄마 나름의 열심의 표현이랄까.

 

참. 집에 미니 청소기가 있는데.. 전번 이랜드 벼룩시장할때를 놓쳐 아직 집에 있다. 한번도 안쓴 새것인데 대학졸업 선물로 당시 새내기 후배들이 사주었다. 하지만 당시 하숙집이 둘이 눕기도 좁은 사이즈였던지라(그럼에도 무려 26만원이나 받았다. 다음에는 하숙집 아줌마로 태어날까보다.) 

청소기를 펼칠 엄두도 낼 수가 없었다. 한 손에 쥐고 돌아다니는 것은 아니고 보통 집에서 쓰는 청소기보다 조금 간소해진 사이즈와 기능이라고 보면 되는 그런 청소기였다. 박스채 집에 그대로 있던 지라 필요한 사람있으면 줘야지 싶은데.. 이랜드 벼룩 시장이 지나고 보니 그게 생각나더라.

아쉬비. 다음에 다른 곳이라도 기회가 되면 꼭 내야지.

 

신혼집에는 보통 비슷한 제품들이 여럿있다. 대량의 휴지와 세제들은 기본이고 그 외의 토스터기라던가 뭐 이런거. 하숙집 생활할때 집에 거의 안들어가던 터라 밥값을 빼고 26만원을 냈었는데 졸업하고서도 하숙집에서 9개월정도 생활하다 보니 아침에 출근할때 배가 너무 고픈거다. 내가 출근하는 길에는 그~ 흔한 김밥 아줌마와 토스터집도 없고 말이다. 점심때까지 주린배를 움켜쥐고 일을 하다 안되겠다 싶어 형이 카드 포인트로 구매한 토스터기를 가져왔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살림을 합치니 토스터기가 있고, 엄마가 친정 냉장고를 사며 나를 생각해 사은품으로 받았다는 기능 후진 미니 오븐이 있고 결혼선물로 내가 골라 받은 미니 오븐이 있다. 토스터기와 기능이 떨어지는 미니 오븐은 한동안 어둠의 장소에 갇혀있다가 후배들중 원하는 이를 골라 분배하였다.

 

또 분배할것이 없을까..!!!

 

오늘 수다가 많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 시대의 희비극

제목은 거창하지만 별거 아니기도 하다.

 

누구는 저 높이 올라있고 누구는 내려오면 잡겠다고 진을 치고 앉아 손뼉을 치며 게임을 하며 시간과 추위를 날리고자 한다.

이 시대의 희비극.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영화 [사과]

문소리, 이선균, 김태우.

 

김태우는 대부분 저느낌으로 나오더군. 으로 시작된 영화 사과.

7년간 사귀었던 문소리와 이선균은 둘이 제주도로 놀러가 이선균은 문소리에 헤어지잔다. 너와 있으면 내가 없어지는 것 같다며. 

 

김태우는 둘이 사귀고 있을 때부터 문소리에게 한 번 사귀어보자고, 애인이 있으면 알고라도 지내자고 명함과 꽃을 자주 건넨다.

 

더이상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이선균과 헤어지고 문소리는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김태우와 결혼하고 임신도 한다. 김태우는 회사에서 내려가라 한다며 구미로 6개월간 내려가고 이후 임신하게된 문소리를 김태우의 만류에도 구미로 내려온다.

 

뭐 이런 이런 이런.. 이야기들을 거쳐 아이를 낳고 이선균을 다시 만나던 문소리는 이선균과 김태우에게 그만 만나자고, 이혼하자 한다.  

 

이선균은, 헤어지던 당시에 대해(그 당시 그는 헤어짐의 이유에 대해 별 말이 없었다), 너를 사랑하는 만큼 양보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다 보니 내가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았다고,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것을 알았다 한다.

 

문소리는, 지난 사랑들에 노력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노력하지 않았었던것 같다고 한다.

 

김태우는, 문소리가 헤어지자며 왜인지 아느냐 묻자, 내가 잘한 것이 없잖아, 당신은 나 싫어하잖아,라고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은 이혼서류를 준비해 새벽에 김태우가 들어오고 자는 문소리를 물끄럼히 쳐다보자 문소리는 손짓으로 이리오라며 옆에 그를 눕히고 뒤에서 안는다. 그리고 "미안해"라 두 번 말하는 것으로 끝난다. 불편하게 어색하게 그녀옆에 누워있던 그는 그녀의 사과 끝에 가만히 눈을 감는다.

 

이 영화의 리플렛에는 [사랑, 다 안다는 착각]  [사랑은 같은 곳을 보며 딴 생각하는 것] 이라 나와있었다.

 

영화를 보면서는 나의 결혼생활을 생각해보았고.

마지막에는 문득, 새삼스레 생각해본다. 사랑이 뭐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면 생리대 구입

면생리대를 구입했다. 음. 역시 소문대로 싸지않다. 비싸다.

피부에 문제가 있어 구입한 것이 첫번째 이유, 두번째는 환경 오염에 대한 걱정.

 

아직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은 없고 구입해서 빨으라길래 세탁기에 망에 넣고 한 번 돌렸다.

잘 말려서 서랍에 넣어둔 상태. 기대되기도 하고 살짝 걱정되기도 하고.

뒷면은 방수천이고 싸지 않은 가격때문에 하루에 쓸 정도인 3매, 밤에 쓸 2매. 이렇게 우선 구입해보았다. 우선 써보며 외부로 돌아다닐 때에는 휴대용을 쓰리라 생각하면서.

써보고 차차 사용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사실 빨래도 걱정이다.

 

----------- 사이트 두 곳에서 가져온 [빨래는 어떻게 하나요]------------
*

저녁에 씻으면서 생리대들을 찬물에 담아서 주물주물, 대충 핏물을 빼낸 뒤에 빨래비누 묻혀 비벼서 뚜껑이 있는 통에 담아놓고, 찬물을 부어놓는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뒤 다음 날 저녁에 씻을 때 꺼내서 헹구면 된다. 핏속의 철분 때문에 약간의 노란 자욱이 남을 수도 있지만 그런건 신경 안 쓰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눈처럼 새하얀 생리대를 위해 옥시크린이나 락스를 사용한다면 애써 몸에 좋은 순면 생리대를 사용하는 것이 아깝지 않은가.

깨끗히 빨아서 햇볕에 말리면 보송보송 깨끗해진다. 삶을 때는 맹물에, 3분 이하로 삶아야 한다. 방수천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초반에는 꼬박꼬박 삶았지만 지금은 그냥 햇볕에 말려서 자외선 소독을 하는 것으로 만족하며 쓰고 있다.

** 

피자매 달거리대 세탁 방법

찬물에 몇 시간 담가두어 핏물을 뺀 다음 세탁비누을 잘 묻혀 손빨로 세탁하거나 세탁기를 이용하면 됩니다. 달거리대를 담가두는 뚜껑달린 용기를 마련해두시면 좋습니다.
* 이렇게 세탁 후에도 얼룩이 약간 남아 있을 경우에는 얼룩이 남아 있는 달거리대 부분에 물을 적시고 세탁비누를 발라준 다음에 비닐봉지에 넣고 봉지를 묶어둡니다.
몇 시간이 지난 후에 꺼내서 손으로 간단히 비벼 빨고 헹구면 얼룩이 깨끗하게 지워집니다.
* 삶으실 경우 2분 정도 삶으면 됩니다.
* 마지막 헹굴 때 식초를 몇 방울 떨어뜨려 헹구시면 소독이 됩니다.

-- 면 생리대 세탁과 관리법
△ 먼저 찬물로 면 생리대에 묻은 얼룩을 헹구어 낸다.
△ 웬만큼 얼룩이 빠지면 비누칠을 해서 찬물에 5, 6시간 담가둔다.
△ 면 생리대를 삶아 사용할 때는 비누칠을 해서 물에 살짝만 씻은 뒤 삶는다.
△ 오래 삶으면 면 생리대의 수명이 줄어든다.
△ 비누칠을 한 후 위생 봉지에 넣어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주면 살균효과가 있다.
△ 삶기 어려운 제품은 소다를 이용해 세탁한다. 표백효과가 있다.  
△ 마지막 헹군 물에 식초 한 방울을 넣어주면 살균효과를 높일 수 있다.  
△ 세탁 후 햇빛에 충분히 건조시킨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온라인 저널리즘과 새로운 공론장

건국대 신방과 황용석 교수.

 

종종 경향신문 칼럼에서 만나적이 있는데 마지막 강의였다. 10번 중 7번 출석으로 수료증도 받았다. 풋. 형아 선물 땡큐.

 

. OSMU - one source multi use. 의 방식

. 기존에는 산업 영역의 구분이 명확했으나 현재는 걸쳐서 나타남.

. analog - contents와 device가 결합되어 있는 상태. LP판 처럼

. digital - 0, 1의 기호로 구성되며 콘텐츠는 매체가 무엇이든 그 고용성을 유지. device의 유체이탈.

 

 쓰는중.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오랜만에 울다

아주. 오랜만에. 형이 울었다.

 

한 동지를 만나고와. 그가 촉매가 되어 요근래의 아픔을 토하며 아주 오랜만에 울었다.

그리고서는 방에서 뛰쳐나와 장을 밷어내듯 토한다.

 

마음이 아프다.

동지들에게 마음이 아프다는 그에게 별 도와줄 것이 없어 나도 아프다.

나도 아프다.

 

 내가 아플때 당신도 이리 아팠겠지. 하지만 스스로를 따라가기는 힘들었겠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준하에게

[너의 아빠인 거대한 난장이가 쏘아 올린 공]



두 번 다시 어떤 꽃도 피지 않고 어떠한 열매도 다시는 익어갈 것 같지 않았던

 

가을이 있었다.

 

밤낮없이 들끓던 시간이 어느 날 문득 질주를 멈춘 날이 있었고


그렇게 멈춘 시간이 이제 조용히 깊어갈 차례였건만


그때 시간은 벼랑 끝으로 추락했다.


단풍도 들지 않았고 세상은 온통 감옥의 벽처럼 잿빛이었고


하늘마저 어둡고 거대한 구멍처럼 보이던 그때.


신조차 용서가 되지 않았고 그보다는 비겁하고 무력했던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어


혼자 있으면 울었고 모이면 술을 마시고 급하게 취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때.


높은 곳에 서면 뛰어내리고 싶었고 낮은 곳에 앉으면 그대로 묻혀 버리고 싶은 욕망이


시시각각 꿈틀거리던 그때.


그때 일곱 살짜리 준하. 널 보았다.


열 살이 되었겠구나.


크레인이라는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곳에 마징가 제트처럼 올라간 아빠랑 생이별을 하고


‘아빠 힘들면 내가 일자리 구해 줄 테니 빨리 돌아와요.’ 라고


편지를 쓰던 누나 곁에서 누나의 크레용을 빌려 삐뚤빼뚤한 글씨로


‘아빠 살랑해요. 언제와요?’ 라고 아빠 모습을 그려 편지를 썼던 네가 열 살이 되었겠구나.


제 애비의 장례식장에 와서 크레인에 내걸린 영정 사진을 보고는


‘아빠다’ 반색을 하던 네가 열 살이 되었겠구나.


아빠의 상여를 덮었던 하얀 국화꽃을 누나의 머리에 꽂아주며 이쁘다고 손뼉을 치던 네가 열 살이 되었겠구나.


황소 같던 네 아빠였지만 준하 너만 보면 ‘아이구, 우리 막둥이’


입이 저절로 벙그러져 안고 업고 물고 빨고 꺼칠한 수염을 네 여린 볼에 부비며

어쩔 줄 몰라 하던 네가 열 살이 되었겠구나.


죽음이 뭔지도 모르는 일곱 살짜리 아이가 아빠의 장례식을 치르고


이유도 없이 시름시름 앓았다는 준하야.


아빠가 보고 싶은 그 간절한 마음을 담아 아빠에게 드릴 편지를


그 꼬물거리는 손으로 쓰고 그렸을 준하야.


마지막 날까지 그 편지를 닳도록 읽고 또 읽다가 끝내 그 편지가 크레인 위에 남겨진


네 아빠의 마지막 유품이 되리라곤 상상도 할 수 없었을 준하야.


제 목을 감을 밧줄을 제 손으로 매듭을 짓던 그 모진 시간까지


차마 놓을 수 없었을 이름 준하야.


밧줄에 목을 거는 마지막 순간까지 단 한번만이라도 보고 싶고


미치도록 안고 싶었을 준하야.


힐리스를 사주마 약속했던 아빠가 왜 그 약속을 어길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한다는 건


이 모순 덩어리 세상을 이해해야 하는 일이기에 네 나이 열 살은 아직 어리다.


아빠가 하시는 일을 적어오라는 잔인한 숙제를 받아온 날이거나


아빠랑 체험 학습을 다녀왔다는 친구의 얘기를 들을 때거나


아빠의 손을 잡고 지나가는 친구들을 볼 때 마다


그렇게 가버린 아빠가 미울 수도 있었겠지.


그러나 준하야.


네 아빤 세상 어느 아빠들처럼 너랑 그렇게 오래오래 살고 싶었던 거란다.


일요일이면 의기양양하게 네 손을 잡고 동네 사람들 다 볼 때까지


골목길을 느릿느릿 걸어 목욕탕에도 가고 싶으셨을 거야.


아빠가 사준 자전거를 비틀거리며 타는 네 등 뒤에서 우리 막내가 저렇게 컸구나.


열 살이 된 널 콧날 시큰거리며 지켜보고 싶으셨을 거야.


네가 혼자 일어서 세상을 훨훨 날아다닐 때까지 오래오래 널 지켜주며


세상에서 가장 넓고 따뜻한 둥지가 되고 싶으셨을 거야.


너에게 가장 안전한 놀이터이자 가장 편안한 침대가 되고 싶으셨을 거야.


아침이면 네가 닦아 놓은 구두를 신고 집을 나서 저녁이면 네가 담싹 안겨드는 집으로


땀내 풍기며 돌아가 너랑 함께 레슬링도 하고 나란히 배 깔고 엎드려 책을 읽는 꿈.


그게 아빠가 꿈꾸었던 세상의 모습이었단다.


그러나 준하야.


너에게 아빠는 이 세상에서 가장 크고 듬직한 거인이었을 테지만


사실은 네 아빤 난장이었단다.


수 백 명의 생존권을 난도질하고도 낯빛하나 바꾸지 않던 세상과 외로이 맞서 싸워야 했던 난장이였단다.


천막이 삭았던 세월, 2년 동안을 안 해 본 것 없이 다해가며 마침내 이끌어낸 합의안을


손바닥처럼 뒤집는 가진 자들의 농간에 맞서 바이킹보다 높고 아찔했던


크레인에 올라가는 것밖엔 할 게 없었던 난장이였단다.


129일을 혼자 매달려 있었던 크레인 위에서 기어이 목숨을 던져 모두를 살렸던

거대한 난장이였단다.


준하야.


너마저 이런 세상에 살게 할 순 없지 않겠느냐.


통일을 향한 발걸음들이 아직도 간첩이 되고 빨갱이가 되는 이런 세상에

널 살게 할 순 없지 않겠느냐.


평생을 일해도 집 한 칸 지닐 수 없는 이런 세상에 널 살게 할 순 없지 않겠느냐.


평생을 일만 해온 애비들이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짤리고 하루에 3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 밖에는 도무지 할 게 없는 이런 세상에 널 살게 할 순 없지 않겠느냐.


비정규직이라는 차별과 서러움의 이름을 수번처럼 달고 살다가 그마저 쫓겨나

1년을 넘게 천막을 치고 그 천막에서 사계절을 맞고 보내게 할 순 없지 않겠느냐.


세상에 남겨졌던 유일한 거처였던 그 천막마저 뜯겨져 나간 어느 날 아침.


천막이 신기루처럼 사라진 빈자리에 무릎이 꺾인 채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어야 하는


이런 세상을 너한테 마저 물려 줄 순 없지 않겠느냐.


비정규직은 울고 정규직은 잔업과 성과금에 영혼을 파는


오로지 이 두 가지의 선택이 너의 미래가 되게 할 순 없지 않겠느냐.


어린 자식들은 애비를 잃고 늙은 부모들은 자식을 잃는 이런 세상은


이제 끝내야 하지 않겠느냐.


준하야.


어느 날 육교를 오르다가 굽이 다 닳아빠진 어떤 사내의 낡은 구두를 보다가

그만 가슴이 미어진 날이 있었단다.


크레인에 올라가기 1주일 전. 새 구두를 사놓고 끝내 그 구두를 신을 수 없었던


네 아빠의 새 구두를 네가 신을 만큼의 세월이 지나면 그때가 되면 이 말을 할 수 있을까.


미안하다는 말.


널 간절히 지켜주고 싶었던 네 아빠를 끝내 지켜주지 못해


준하야. 정말 미안하다.


(2006년 10월 29일. 김진숙. 솥발산 열사묘역 제막식 추도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다시 만나다.

작년 한진중에서 밀려난 아저씨를 우연히 길에서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30년 일해온 일터에서 명퇴란 이름으로 강제로 밀려난 아저씨는 술이 한 잔 들어가자 박창수 위원장 이야기를 하며, 아무 것도 잘못한 게 없는 아저씨가 자꾸 미안하다며 울었습니다.

50이 넘은 사내가 10년도 더 지난 일로 술잔에 눈물 콧물을 빠뜨리는 걸 보면서 우리 모두에게 박창수란 이름은 세월의 무게로도 덮을 수 없는 아픔이구나 생각했습니다. 박창수 하나만으로도 우린 아프고 무겁습니다.

두번쨉니다. 대한조선공사를 한진중공업이 인수한 이후 여섯명의 위원장 중 두 명은 구속 이후 해고되고, 한 명은 고성으로, 율도로 하루가 멀다하고 쫓겨나고, 두 명은 죽었습니다.

지난 번 위원장 선거가 끝나고 어떤 아저씨가 그러셨습니다. "내는 김주익이 안 찍었다. 똑똑하고 아까운 사람들, 위원장 뽑아놓으면 다 짤리고 감방가고 죽어삐는데,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김주익이를 우째 또 사지로 몰아넣겠노?"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습니까? 뭘 그렇게 죽을 죄를 저질렀습니까? 조양호 회장님, 조남호 부회장님, 얼마나 더 하실겁니까? 이 소름끼치는 살인게임이 몇 판이 더 남았습니까? 노동자의 목에 빨대를 꽂고 더운 피를 마시는 이 흡혈게임이 얼마나 더 남았습니까?

LGG선상 파업에서 김주익 지회장이 구속됐을 때 인권 변호사의 이름을 팔아 그를 변호했던 노무현 대통령 각하! 노동자의 가련한 처지를 팔아 따낸 권력의 맛이 꿀맛입니까? 조중동 그 찌라시들의 꼬봉노릇이 그렇게 안락하더이까?

대기업 노조가 나라를 망친다했습니까? 21년차 노동자 기본급 105만원, 손에 쥐는 건 80만원, 그마저도 가압류 12만원, 129일을 크레인에 매달려 절규를 해도 청와대·노동부·국회의원 누구하나 코빼기도 내미는 놈이 없었습니다.

동지 여러분 죄송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민주노조 하지 말걸 그랬습니다. 교도소 짬밥보다 못한 냄새나는 깡보리밥에 쥐똥이 섞여나오던 도시락 그냥 물 말아 먹고, 불똥 맞아 타들어간 작업복 테이프 덕치덕치 넝마처럼 기워입고, 한 겨울에도 찬물로 고양이 세수해가며, 쥐새끼가 버글거리던 생활관에서 그냥 쥐새끼들처럼 뒹굴며 살걸 그랬습니다.

한여름 감전사고 혈관이 다 터져 죽어도, 비오는 날 족장에서 미끄러져 라면발같은 뇌수가 산산이 흩어져 죽어도, 바다에 빠져 퉁퉁 불어 죽어도, 임명은 재천이라던데 그냥 못 본 척 못 들은 척 살걸 그랬습니다.

노동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로, 내일에 대한 희망도, 새끼들에 대한 미래 따위 같은 건 언감생심 꿈도 꾸지 말며, 조선소 짬밥 20년에 100만원을 받아도, '회장님, 오늘도 일용할 양식을 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렇게 감지덕지 살걸 그랬습니다.

노예가 품었던 인간의 꿈. 그 꿈을 포기해서 박창수 동지가, 김주익 동지가, 그 천금같은, 그 억만금 같은 사람들이 되돌아 올 수 있다면, 그 억센 어깨를, 그 순박하던 웃음을 단 한번이라도 좋으니 다시 볼수만 있다면, 용찬이 예란이에게, 준엽이 혜민이 준하에게 아빠를 다시 되돌려 줄수만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습니다.

자본이 주인인 나라에서, 자본의 천국인 나라에서, 어쩌자고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꿈을 감히 품었단 말입니까? 애비 잘 만난 조양호·조남호·조수호는 태어날 때부터 회장님, 부회장님으로 세자책봉 받은 나라. 이병철 회장님의 아들이 이건희 회장님으로 부자 1위가 되고, 또 그 아들 이재용 상무님이 부자 2위가 되는 나라. 정주영 회장님의 아들이 정몽구 회장님이 되고 또 그 아들 정의선 부회장님이 재계순위 4위가 되는 나라.

태어날 때부터 그 순서는 이미 다 점지되고, 골프나 치고 해외로 수백억씩 빼돌리고, 사교육비로 한 달 수천만원을 써도 재산은 오히려 늘어나는, 그들이 보기에는 한 달 100만원을 벌겠다고 숨도 쉴 수 없고 언제 폭발할지도 모르는 탱크 안에서 벌레처럼 기어다니는 우리가 얼마나 우스웠겠습니까?

순이익 수백억이 나고 주식만 가지고 있으면 수십억이 배당금으로 저절로 굴러들어오는데, 2년치 임금 7만5000원 올리겠다고 크레인까지 기어올라간 사내가 얼마나 불가사의했겠습니까? 비자금으로 탈세로 감방을 살고도, 징계는 커녕 여전히 회장님인 그들이 보기에 동료들 정리해고 막겠다고 직장에게 맞서다 해고된 노동자가 징계철회를 주장하는 게 얼마나 가소로웠겠습니까?

100만원 주던 노동자 짤라내면 70만원만 줘도 하청으로 줄줄이 들어오는 게 얼마나 신통했겠습니까? 철의 노동자를 외치며 수백명이 달라들어도 고작해야 석달만 버티면 한결 순해져서 다시 그들의 품으로 돌아오는 게 또 얼마나 같잖았겠습니까?

조선강국을 위해 한 해 수십명의 노동자가 골반압착으로, 두부협착으로, 추락사고, 감전사고로 죽어가는 나라. 물류강국을 위해 또 수십명의 화물 노동자가 길바닥에 사자밥을 깔아야 하는 나라. 섬유도시 대구, 전자도시 구미, 자동차 도시 울산, 화학의 도시 여수 온산. 그 허황한 이름을 위해 노동자의 목숨들이 바쳐지고 그들의 뼈가 쌓여갈수록 자본의 아성이 점점 높아지는 나라.

50이 넘은 농민은 남의 나라에 가서 제 심장에 칼을 꽂고 마지막 유언마저 영어로 남겨야 하는 세계화된 나라. 전 자본주의가 정말 싫습니다. 이제 정말 소름이 끼칩니다.

1970년에 죽은 전태일의 유서와 세기를 건너 뛴 2003년 김주익의 유서가 같은 나라. 두산중공업 배달호의 유서와 지역을 건너뛴 한진중공업 김주익의 유서가 같은 나라. 민주당사에서 농성을 하던 조수원과 크레인 위에서 농성을 하던 김주익의 죽음의 방식이 같은 나라.

세기를 넘어, 지역을 넘어, 업종을 넘어, 자자손손 대물림하는 자본의 연대는 이렇게 강고한데 우린 얼마나 연대하고 있습니까? 우리들의 연대는 얼마나 강고합니까? 비정규직을, 장애인을, 농민을, 여성을 외면한 채 우린 자본을 이길 수 없습니다. 아무리 소름 끼치고, 아무리 치가 떨려도 우린 단 하루도 그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저들이 옳아서 이기는 게 아니라 우리가 연대하지 않음으로 깨지는 겁니다. 맨날 우리만 죽고 맨날 우리만 패배하는 겁니다. 아무리 통곡을 하고 몸부림을 쳐도 그들의 손아귀에서 한시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이 억장 무너지는 분노는,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이 억울함을 언젠가는 갚아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버이날 요구르트 병에 카네이션을 꽂아놓고 아빠를 기다린 용찬이. 아빠 얼굴을 그려보며 일자리 구해줄테니 사랑하는 아빠 빨리 오라던 혜민이. 그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좀 달라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

김진숙 동지의 이야기다. 대학로집회 중 듣다 햇살 없는 곳으로 숨어버리고 싶도록 울었던 것 같다.

그 당시 만들었던 대중 자료집에도 한 자리를 차리하고 있었다. 문득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시 생각이 나서 다시 만났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