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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30
    낯선 길을 헤매는 즐거움
    흑무
  2. 2009/11/30
    고통을 기꺼이 감수할 용의
    흑무
  3. 2009/11/30
    서운함과 사랑
    흑무
  4. 2009/11/26
    안녕하세요.
    흑무
  5. 2009/11/24
    091124 열린토론 끄적임
    흑무
  6. 2009/11/19
    1986년 레이건 대통령, 대 이란 무기공급 시인, 경향091120
    흑무
  7. 2009/11/19
    사랑과 자선에 내일은 없다, 경향091119
    흑무
  8. 2009/10/21
    원숭이 사냥법
    흑무
  9. 2009/10/21
    사랑의 위대함
    흑무
  10. 2009/10/21
    지배자
    흑무

다음 모퉁이를 돌았을 때

다음 모퉁이를 돌았을 때


"앞일은 누구에게나
미지의 영역일세. 지도는 없어.
다음 모퉁이를 돌았을 때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그 모퉁이를 돌아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어.
짐작도 못 하지."


- 무라카미 하루키의《1Q84》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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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책읽기 - 나와 그

나의 2009년 책읽기

 

1-4.  황석영의 삼국지 7권~10권 (나관중 / 창비)

: 책을 읽고 나타난 현상 중 하나

지지난주의 집회에서 명동성당 초입 길을 전경들이 막아놓고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나중에 보니 대오를 분리시키려는 것이 아니었나 싶었지만 어쨌든 그때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오를 반으로 나누어 민토 길로 한바퀴를 돌아 전경들을 앞뒤로 끊으면 어떨까. 명동은 길이 많으니 뒤를 막을 대오를 다시 전경이 뒤에서 막을 수 있으나 짱보다 대오를 빼면되지뭐,, 하는 이런 생각.

삼국지에서는 보통 뒤를 많이 끊던데 말이다. 현실은 어렵다.

 

 

5. 아직은 희망을 버릴때가 아니다. (하종강)

: 글도 진솔하게 잘 쓰시고 활동이 길었으니 경험도 많고 사람 이야기도 많다.

책을 보며 그는 참 솔직하다고 생각했다.

 

 

6. 연 날리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 열림원)

 : 아프가니스탄의 역사를 어렴풋이 알 수 있고 그 안의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마음이 아프다.

: 성장이라는 줄과 아프가니스탄의 역사의 줄이 엮인 이야기.  (옮긴이는 이를 날줄과 씨줄(?)인가로 묘사했는데 나는 그게 가로 세로 줄이라는 뜻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어서 그냥 줄이라고만....^^;;)

작가는 어떻게 이 두 줄을 이렇게 엮어 낼 수 있었을까. 물론 그가 아프가니스탄人이기는 하지만서도 말이다.

: 나는 성장했을까..?

 

 

7. 기프트 (어슐러. K . 르귄) - 서부해안연대기 첫번째 이야기

: 둘째언니가 빌려준책. 읽는중.

: 오렉은 선택하며 성장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연날리는 아이와 마찬가지로 두인공의 성장기가 중심에 있네.

: 뒷 페이지의 책 소개 中 일부

  "마법과도 같은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척박한 삶에 찾아든 그 선물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기 위해 뼈저린 성장의 과정을 겪어내야만하는 '서부해안' 의 아이들. 우리 자신의 삶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그들의 여정을 르귄 특유의 치밀한 상상력과 따스하고 우아한 필체로 그려낸 판타지 문학의 신기원"

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작가의 글을 따뜻하다. 선택을 기다려주고 설명해주고 기대해준다.

: "선물" 이라 부르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오렉의 선택. 지위와 책임에 얽매이지 않는 선택.

얼마 전의 에니어 그램에서 나에게 말하길, "자신의 필요를 고민하라"고 하였다. 응 맞아. 오렉은 자신의 필요가 무엇인지, 원하는것과 원하지 않는 것에 대해 선택해나가고 있었다. 과감한 그의 선택이 놀랍다.

 : 그라이는 마치 작가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풍요롭고 따뜻하며 차분하고 부드러운.

 

 

8. 보이스 (어슐러 K. 르귄) - 서부해안연대기 두번째 이야기

: 요즘 소설을 많이 읽는다. 별로 많이 읽는 편이 아닌데.

: 시작부분을 읽고 있지만 역시 재미나다.

: 다 읽었음둥. 꿈속을 걷는 듯 부드러운 소설.

: 오렉과 그라이는 이야기꾼과 동물 조련사로 세상을 돌아다닌다. 오렉은 뛰어난 이야기꾼으로 스스로도 행복한 삶을 살게 되는데 2번째 이야기 보이스에 나오는 메메르는 오렉같은 선물을 가진 아이이다. 메메르는 알드에 점령당한 안술에 살고 있는데 오렉의 이야기로 차오르던 저항의 기운이 폭발하여 알드에 대한 해방투쟁이 시작된다. 안술은 거의 승리했고 멀리 본국의 알드 지도자는 안술에서 일정한 시기마다 조세를 걷으며 현재 상태를 유지시켜 주겠다 하고 안술의 지도부(?)들은 이를 받아들인다. 이 선택은 어떤 선택이라 할수 있을까?

상업, 예술 도시였던 안술은 군사력 능력이 거의 없다. 군대가 없다. 그에 비해 사막에 사는 알드는 군사력 능력이 월등하다. 그를 감안한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이러한 협정과 해방을 작가는 어떤 의미로 적었던 것일까. 둘째언니가 다 읽으면 언니와 이야기해보아야 겠다.

 

 

9. (청소년을 위한) 길가메쉬 서사시 (김산해 지음, 휴머니스트)  -  아직 진행 中

: 첫째 언니의 선물. 감사합니다. 열심히 읽을께요.

 

※ 2월 19일에 위 아래 내용을 써놓고 딱 두 달만에 다시 쓰게 되다니.. 독서의 가뭄이다. 그런데 읽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자료도 읽고 ... 읽을 것도 많고 읽어야 할 것도 많고.. 그야말로 의 홍수, 문자의 홍수, 매체의 홍수, 활자의 홍수다.

읽을 시간이 없는가?그렇지도 않다. 화장실에서 틈틈이 핸드폰으로 초코초코타이쿤도 하고 디비 자기도 한다.

읽을 시간이 있다고 할 수 있는가? 누군가에게는 독서가 휴식이던데. 나는 그런 인간을 바라나 그리 되지는 않더라. 이상과 현실의 심각한 괴리.. ㅠ_ㅠ

 

10. 만화로 보는 하워드 진의 미국사 (물론 하워드 진)

: 길가메쉬 서사시를 내려놓고 '신'과 함께 주문한 이 책을 집어들었다. 만화로 그림으로 보니 한 눈에 쏙 들어오는 것도 있고 방대한(?) 역사를 한 호흡으로 '훅' 읽게 해준다.

얼마 전 니카라과 역사에 대해 읽었는데 아는 내용이 나오니 반갑고 세부에 여행갔을때 필리핀 역사를 가이드에게 짧게 들은 적이 있는데 나머지 부분이 얇게 나마 채워지니 반갑다.

얼른 길가메쉬도 읽고 큰 언니가 선물해준 통섭도 봐야 하는데.. '통섭' 위 먼지가 무려 1cm ㅠ.ㅠ

 

11. 신1 (베르나르 베르베르) 

: 기발하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상식을 뒤집어보게 만들기도 한다.

소설에 비추어.. 나는 전생에 무엇이었을까, 전생 이후 현생(전생을 제대로 살지 못해 천사가 되지 못해서)을 택할때 왜 이 삶을 혹은 이런 조건을, 이런 가족을, 한국을 택했을까...? 푸훗. 재미있는 상상이다.

 

12. 불멸의 신성가족(김두식 외, 창비)

: 대한민국 사법패밀리가 사는 법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불멸의 신성가족. 이 책은 내 동지들을 괴롭히는 법원과 검찰 그리고 동지들을 변호하는 변호사, 라는 아주 단순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 내게, 별 관심없던 사회의 거대한 영역을 드러내 보여준 책이다. 

판사에게 석궁을 쏘았던 어느 교수의 이야기를 들으며 '무지 억울했나보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다시 그를 떠올렸을때, 억울했나보다를 뛰어넘는, 그가 느꼈을 무력함, 분노, 가만두고 볼 수 없다는 마음..  그런 감정들이 조금은 더 느껴지더라.

 

13. 파워  (어슐러 K. 르귄)

: 재미있는 소설.

 

14. 경계긋기의 어려움(고종석, 개마고원)

: 두툼한 두께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서 이곳저곳을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느낌이었다. 그는 글을 참 잘쓴다. 상투적이지 않은 표현, 그만의 표현들이 조금 어색할 때도 있지만 나의 국어사전에 물을 준다는 느낌을 받으며 잘 읽었다. 머리 볶으면서도, 비행기안에서도.. 산만한 곳에서 읽기에 아주 좋다. ^^

 

15. 아시아의 오늘을 걷다 (    )

: 이 전 편이 아시아의 기억을 걷다, 였을 거다 아마. 전편은 둘째언니가 선물받았고 내가 책과 선물과 그 내용을 부러워하니 내 생일에 숙언니가 사주었다. 9월 말에 책을 손에 들었는데 이제서야 다 보았다. 내가 몰랐던 수많은 이야기들, 고통들, 끝나지 않을 듯 여전히 몰아치는 폭력들. 정말 가지를 뻗으며 다른 책들로 다른 책들로 내용을 채워나가고 그이들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물신.

심지어 난 달라이라마 티베트의 정신적 지주, 스님, 뭐 이정도가 알고 있는 전부였었다구.  

 

 

16.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시애틀 추장 외 여러 명의 인디언 / 류시화)

: 아주 아주 좋은 친구를 좋은 선배를 좋은 선생님을 만난듯 읽으며 끄덕이고 웃고 나누며 눈물이 핑 돌았다. 책을 빌려준 형이 절판되었다고 했는데 혹시나 해서 뒤져보니 있더라 책이. 그런데 예전판이 아니라 사진도 들어가고 가격도 뛴 개정판이다. 기대된다.

 

17. 습지생태보고서 (최규석)

: 한 에피소드마다 피식 재미나게 혹은 오잉? 하며 궁금하게 시작하여, 아~ 내지는 흐음. 으로 마무리하는 놀라운 능력. 16번 책에 이어 좋은, 이야기나눌 친구를 만났다. 그도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하는 위로와 나에게도 숙제로 남아있는 몇몇 이야기들, 반가웠어요.

 

 

신 2, 페미니즘의 도전, 직접 민주주의로의 초대를 읽는 중.

 

.... 순서를 기다리는 책들. 헬렌 니어링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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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2009년 책읽기

 

1.  연 날리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 열림원)

 

2. 아직은 희망을 버릴때가 아니다.

 

3. left (겁나 두꺼운 좌파의 역사를 백년째 읽으시는 중.)

: 많은 숙제를 주는 책이라 그는 말한다. 하지만 작년에 걸쳐서 읽고 있다.

두께는 목침이며 평면의 크기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한국어가 나와있는 한국어대사전 크기다.

폼내기 용으로 아주 좋다.;;;;;;

 

4. 이재유 연구 (김경일)

: 잠시 레프트를 떠나 읽는 중.

: 베르나르베르베르의 신을 읽고 싶단다. 지금 읽는 이재유를 다 읽으면 사주겠다고 하니 열심히 읽기 시작했다. 책을 미리 주문하여 도착했다. 이재유 다 읽기 전에는 절대 신을 볼 수 없다 했어니 밤새 이재유를 읽고 신을 읽었다. 푸푸. 귀여운 사람.

 

5~7. 신 1,2,3, (베르나르 베르베르)

: 재미있단다. 이 자의 책이 그렇듯 상상력이 기발하단다. 나는 읽을 엄두도 못내고 있음. 이미 벌려 놓은 책이 많은 관계로.

: 4권까지 있는데 4권은 지난 주에 주문했으나 이번주를 건너뛰고 다음주에 온단다.

 

 

8. 신 4

: 4권이 끝인줄 알고 일기 시작했는데 아니었단다. 어째 1,2,3권이 본론이라 하기에는 아쉬워 왠지, 왠지 이럴것만 같았다며 아주 조금 절망.

: 5권은 언제쯤 나와 언제쯤 받아볼 수 있을 것인가..

 ※ 이렇게 책 읽기에 대한 중간 보고를 하는 것은 나의 느슨함을 자극시켜주는 즐겁고도 괴로운 일.

 

9. 1984 (조지오웰)

: 집에 있는데 또 사서 읽다니.. 어흥. 근데 난 뭐하나. 뭔가 많이 읽고는 있는데 2009년은 초반이후로 완전 정지상태...

 

10. 신 5,6

신권이 나왔다 라디오광고가 나오길래 형에게 사주었다. 매우 기뻐한다. 그런데 그의 말에 의하면 뒤로 갈수록 막 쓴단다. ^^;;;

 

11. 불멸의 신성가족

 

 

12. 직접 민주주의로의 초대

 

 

13. 경계긋기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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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있다는 그 길과 세상의 길을 연결시키지 못한다면, 그것은 무의미한 독서입니다

자꾸만 사람들이 책을 읽으라, 책을 읽으라 하잖아요. 그게 틀린 말은 아닌데……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근사록>이라는 책을 보면 ‘공자의 논어를 읽어서, 읽기 전과 읽은 후나 그 인간이 똑같다면 구태여 읽을 필요는 없다.’ 라는 이야기가 나와요. 그러니 다독이냐 정독이냐, 일 년에 몇 권을 읽느냐, 이런 것은 별 의미 없는 것이지요. 책을 읽는다는 것보다도 그 책을 어떻게 받아들여서 나 자신을 어떻게 개조시키느냐는 게 훨씬 더 중요한 문제죠. 책에 의해서 자기 생각이 바뀌거나 개조될 수 없다면 구태여 읽을 필요 없는 거죠.
책은, 우리가 모든 세상과 직접 관계해서 터득하고 경험의 결과를 얻기는 어렵기 때문에, 그 보조적인 수단으로 필요한 것이에요. 세상을 아는 여러 가지 수단 중 하나인 것이지요. 책 속에 길이 있다고들 그러는데, 내가 보니까 책 속에는 길이 없어요. 길은 세상에 있는 것이지. 그러니까 책을 읽더라도, 책 속에 있다는 그 길을 세상의 길과 연결을 시켜서, 책 속의 길을 세상의 길로 뻗어 나오게끔 하지 않는다면 그 독서는 무의미한 거라고 생각해요.

 

-소설가    김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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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존중하는..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라는 책을 읽다가 조금은, 뜬금없이, 이 대목에서 그가 생각났다.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은 하나의 느낌이나 자세가 아니다. 그것은 삶의 방식이다. 우리 자신과 주의 생명체들에 대한 인간의 의무이다............

 

대지의 꿈, 체로키족의 '구르는 돌'의 이야기.

 

 

그는 나에게 있어 어쩌면 시험이다. 존중해야지, 잘 해야지, 하고 다짐하고 어느 날 또 다짐하고.. 했었고 지금도 조금씩 하고 있다. 하지만 좀, 마음에 안든다. 아. 다짐하며 나로 하여금 다짐하게 만드는 그에게 또 화가나고 짜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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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보다 더 중요한 가치도 있다 - 경향 091208

<고요한 돈강>이란 작품으로 196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러시아 작가 미하일 숄로호프의 유명한 중편소설에 <인간의 운명>(1957)이 있다. 영화감독 세르게이 본다르추크가 곧바로 주연까지 맡아 1959년에 영화로도 발표한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대표작이다. 줄거리만 보자면 한 사내의 쓰라린 운명을 들려주는 작품이다.

1900년생인 주인공 안드레이 소콜로프는 러시아혁명과 내전을 겪었지만 나름대로 평범한 삶을 살던 중년의 가장이었다. 부모와 누이가 1922년의 대기근 때 굶어죽는 바람에 외톨이 신세가 됐어도 고아원에서 자란 아내를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숙취 때문에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날 아침에는 잔소리 대신 절인 오이 안주에 보드카 한 잔 따라주는 아내였다. 그러던 차에 2차 세계대전이 터진다. 눈물로 밤을 지새운 아내와 자녀들을 남겨두고 소콜로프는 전선으로 향한다.

기차역에서 아내는 반쯤 실성한 상태로 그들이 다신 만나지 못할 거라고 말하고 소콜로프는 부아를 내지만, 사실 일은 아내의 불길한 예감대로 진행된다. 트럭 운전사로 배치된 소콜로프는 독일군의 포로가 되고, 아들을 제외한 아내와 두 딸은 독일군의 폭격으로 폭사한다. 그들의 오두막집이 비행기 공장 옆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영문도 모른 채 가족들과의 재회만을 꿈꾸며 소콜로프는 불굴의 의지로 혹독한 포로생활을 버텨낸다. 어떤 생활인가? 호송 중 교회에서 머물게 됐을 때 용변을 밖에서 보게 해달라고 애원한 포로가 경고를 무시했다는 이유로 즉각 난사당하는 생활이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성전을 더럽힐 수 없다는 한 신실한 정교도의 믿음이 ‘문화’라면, 그를 둘러싼 ‘세상’은 최소한의 문화도, 인간적 품위도 허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과연 그런 세상에서도 문화적 삶은 가능할까?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인간 이하의 포로 생활을 전전하던 소콜로프도 포로들의 과중한 노동량에 불평을 터뜨렸다가 결국은 수용소 소장에게 불려간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지만 두려움을 내비치진 않으리라고 다짐한다. 권총을 만지작거리던 소장은 그를 직접 사살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독한 술 한 잔과 비계를 얹은 빵 한 조각을 안주로 건넨다. 하지만 ‘독일군의 승리를 위해’ 건배하라는 제안에 소콜로프는 술을 마시지 못한다고 거절한다. 소장은 ‘너 자신의 죽음을 위해’ 마시라고 다시 제안하고 소콜로프는 단숨에 술을 들이켠다. 하지만 안주에는 전혀 손대지 않았다. 첫 잔을 비운 후엔 안주를 먹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소장은 둘째 잔도 따라주지만, 소콜로프는 둘째 잔을 비운 후에도 안주에는 손대지 않았다. 둘째 잔 후에도 안주를 먹지 않는 것이 그의 규칙이었다. 그는 셋째 잔을 비우고 나서야 빵 한 조각을 조금 베어 물 뿐이었다. 굶어죽을 지경이었지만 그는 그렇게 러시아인의 품위와 자존심을 지켰다. 처음엔 씨근덕거리던 독일군 소장도 그런 소콜로프를 보고서는 용감한 군인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목숨을 살려준 건 물론이고 빵 한 조각과 비계 덩어리까지 손에 쥐어주었다.

문화란 무엇인가? 소콜로프의 경우에 기대어 말한다면, 아무리 비참한 조건 하에서라도 처음 두 잔까지는 안주를 먹지 않는 것이다. 그런 고집으로써 품위와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다. 생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가치도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잔혹한 인간의 운명을 피해갈 수는 없을지라도 말이다. 기구하고도 슬픈 소콜로프의 뒷얘기가 궁금하신가? 안주로 남겨 놓는다.

 

<이현우 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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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인’의 경지에 오르려면 1만 시간을 뛰어라 - 경향091209

[인사이드 스포츠]‘달인’의 경지에 오르려면 1만 시간을 뛰어라

 안호기기자 haho0@kyunghyang.com

 

탁구의 주세혁(29·삼성생명)은 세계랭킹이 10위지만 세계에서 커트를 가장 잘하는 선수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공을 ‘깎고’ 있다. 그는 “처음엔 펜홀더 공격형이었지만 당시 가르쳐주신 선생님께서 셰이크핸드 수비형을 권해 따랐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4~5시간 운동하면서 70%를 커트 연습에 집중했다. 고교 때는 ‘커트를 기가 막히게 하는 선수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실업팀 형들과도 맞붙었다. 형들과 대결하면서 드러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커트를 더 다듬었다. 고교를 졸업할 무렵 커트 연습 누적시간은 1만시간을 넘겼다. 그 무렵 날아오는 볼에 새겨진 글씨가 보이기 시작했다. 공을 치는 건 라켓이 아니라 눈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새로운 경지였다.

말콤 글래드웰의 책 <아웃라이어>에 소개된 1만시간의 법칙에 따르면 어느 분야든 세계 수준의 전문가, 이른바 ‘달인’의 경지에 오르려면 1만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 빌 게이츠와 모차르트, 비틀스의 성공 배경에도 1만시간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천재는 소질에 노력이 더해져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하루에 3시간씩 연습해 1만시간을 채우려면 10년이 걸린다.

세계 최고의 여자 골프선수로 발돋움한 신지애(21·미래에셋)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신지애를 처음 가르친 하경종 프로는 “밥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눈 뜨고 있을 때면 클럽을 휘두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루 7시간 넘게 스윙을 연마했으니 1년에 2500시간을 골프에 매달린 것이다. 5학년부터 골프를 시작해 중학교 3학년 때 이미 1만시간을 돌파한 신지애는 고교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사랑의 3점슈터’로 이름을 날렸던 여자프로농구 정인교 감독(40·신세계)은 중학교에 들어와 농구를 시작했다. 스스로 3점슛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해 3점슛 연습에 집중했다. 하루 500개씩 던졌다. 평균 4시간 정도씩 계산해 중·고교 6년간 8000시간을 넘게 투자했고, 대학까지 더하면 1만시간을 훨씬 넘는다. 정 감독이 프로농구 초창기 최고의 3점슈터로 이름을 날린 배경이다.

그러나 무조건 1만시간을 연습한다고 누구나 달인의 경지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주변 여건과 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좋은 지도자를 만나야 하고, 동기를 부여해줄 수 있는 요소들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목표의식이 뚜렷해야 한다는 점이다. 동네 야구에서 취미로 뛸 것인가, 아니면 프로야구 1군, 또는 메이저리그의 투수가 꿈이냐에 따라 길은 달라질 수 있다.

<안호기기자 haho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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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화하는 외환위기 불안 - 경향 09.12.08

  • 내년 경제 전망이 대체로 장밋빛이다. 대부분 경제연구기관이 4~5% 성장률을 점친다. 사업이나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것 같다는 사람은 없지만 여러 경기지표가 빠른 회복세를 진단한다. 지난주 발표된 3·4분기 성장률도 3.2%로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

    일주일 전 기업인 몇 명과 자리를 같이 했는데 이들의 분위기는 달랐다.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데는 별 이의를 달지 않았지만 하나같이 “불안하다”고 했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저승 문턱’까지 갔다왔는데 문제는 앞으로도 비슷한 사태가 반복될 것 같아 걱정이라는 얘기였다. 어떤 이는 “2~3년에 한 번씩 (크고 작은 외환위기가) 온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선 지난해 금융위기 때 우리 정부가 속수무책으로 1997년 외환위기 당시와 같은 상황에 빠져드는 것을 보고 무척 놀랐다고 했다. 리먼 사태 이후 환율 폭등, 주가 폭락은 각오했지만 97년과 마찬가지로 은행이 외화차입 만기 연장을 못해 쩔쩔매고 종국에는 국가적인 외화유동성 부족에 직면하게 된 것은 한마디로 충격이었다고 했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제2의 외환위기는 없다”고 큰소리 쳤는데 막상 쓰나미가 몰려오니 방파제는 보이지 않더라는 것이다. 실제로 97년에 거의 바닥이던 외환보유액이 지난해 가을 2400억달러까지 확충됐고, 은행 건전성도 11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향상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외화유동성 부족 사태에 이른 점에서는 97년 외환위기나 지난해 금융위기나 마찬가지였다. 위기 탈출의 구세주가 97년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이었고, 지난해는 미국 중앙은행(300억달러 통화스와프 협정)이었다는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장밋빛 전망뒤 불안한 그림자

    실제로 외화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구조적으로 커졌다. 금융위기 이후 짧은 시간에 국내 금융시장에 달러가 급속히 밀려들었다. 그 결과 지난해 509억달러 적자(유출 초과)였던 자본수지가 올 1~10월 249억달러 흑자(유입 초과)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달러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바람에 바닥으로 추락했던 롤러코스터가 눈깜짝할 사이에 꼭대기로 치솟은 상태다. 올들어 코스피시장 순매수가 30조원, 채권 순매수가 50조원에 육박하는 등 외국인 주식 투자와 채권 투자가 급증한 것이 주요인이다. 세계 금융시장에 다시 위기가 발생하면 갑작스러운 달러 유출로 롤러코스터가 다시 하향질주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더구나 이들 달러는 환차익과 국내외 금리차를 겨냥한 투기성 단기자금일 확률이 크다.

    세계 어느 구석에서 언제 위기의 폭탄이 터질지는 알 수 없는데, 일단 터졌다 하면 우리와 무관한 폭탄일지라도 파편은 반드시 튀게 돼 있다. 자본시장이 활짝 열려 있는 탓이다. 지난달 두바이의 채무지불유예 선언 이후 며칠간 바짝 긴장했던 이유도 두바이 사태가 ‘세계 금융시장 경색-급격한 외화 유출’의 도화선이 되지 않을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채무지불유예 선언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20.2원 폭등했다. 원·달러 환율이 10원만 움직여도 100대 기업은 연매출이 371억원(대한상의 조사), 30대 그룹은 분기 매출이 8000억원(전경련 조사) 왔다갔다 하는 게 우리 기업의 구조다. 그런데 환율이 지난해 초 달러당 900원대 초에서 올 3월 초에는 1600원에 육박했다가 요즘엔 115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으니 기업은 현기증이 난다.

    “정부 없는 셈 치고 기업 한다”

    다시 올 위기가 환율 폭등이나 주가 폭락 정도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외화유동성 위기로 급진전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것이 문제다. 이 때문에 최근 대부분 신흥국이 급격한 외화유출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고민 중이다. 브라질이 과세 카드까지 빼든 것에 비하면 이 문제에 대한 우리 금융당국의 자세는 너무 안이하다. 섣불리 규제했다 외화유출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이명박 정부의 시장만능주의·개방주의에 엇나가는 것이 될까 총대 메기를 꺼리는 분위기도 있어 보인다.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뭔가 해결책이 나와주기를 기대하는 모습은 무책임한 인상마저 준다. 그러니 기업인들이 “정부 없는 셈치고 기업할 수밖에 없다”고 푸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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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군과 나의 다른 점은...?

첫째언니 가라사대,

 

"너와 M쿤은 같은 나이인데도 둘이 이렇게 다른 이유가 뭘까.....?"  (앞뒤상황 완전 생략)

 

응 좋은 질문이다. 진짜 다른 이유가 뭘까.......? 음. 띄엄띄엄 생각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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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예지몽이신가요....?

얼마전에 꿈을 꿨다.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꿈을 그리 자주꾸는 편이 아닌데 요근래 꿈이 아주 그냥 스펙타클하시다. 숙면에 방해된다. 연금술사의 한 구절처럼 "그래, 꿈 니가 얘기해주는 걸 외면하지 않고 잘 생각해볼께" 라고 전~ 번에 꿈에게 얘기해서 그런가...!

암튼 요즘 자주 나타나주신다.

 

얼마전 꿈은 이런거다. 옥탑 사무실에서 일을 하는데 화장실있는 곳에 화장실이 없어지고 새로운 사무실이 생겼다. 까칠한(?) 학생들이 운영하는 사무실이였는데 거기에는 번호키같은게 달려있다. 근데 나와 함께 일하는 후배가(실제로는 함께 일하지 않는다) 그분에다 무슨 카드키같은걸 꽂으니 그간 그 사무실에서 나누었던 대화가 들려오는 것이었다. 우아~ 하고 신기해하다가 사무실에 혼자 있는 어느날, 나도 해봐야지 하면서 이번에는 과감하게, '편하게 내 자리에 앉아서 들어봐야지' 하면서 그 카드키를 통째로 뜯어왔다. 그러면서 막 들으려는 찰나 옆 사무실 학생들 두어명이 들어오더니 무서운 표정과 목소리로

"우리 열쇠가 없어졌다, 혹시 못봤냐" 며 찾기 시작했다. 내 사무실을 마구 뒤지는데 나는 제지하지 않으며 '이 아이들이 회의실로 들어가서 찾으면 난 얼른 제자리에 갖다놔야지' 하고 생각했다.

밖으로 뛰쳐나가 카드키를 달아놓을 틈을 보고 있는데 때가 왔다! 그래서 손에 쥐고나가려는 찰나, 또 닫른 학생들이 카드키가 없다고 내가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문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그러기를 한참을 반복하다 결국 난 카드키를 제자리에 갖다놓지 못했고 외출을 했다.

 

그리고 돌아와보니 내 책상에서 카드키가 발견되어 나는 완전 나쁜 놈이 되어있었고 난 일터를 관둘것인가 운동을 관둘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하며 꿈을 끝났다. "아, 이렇게 한 방에 훅가나... "하면서..

 

--- 꿈에서 깬  직후에는 이런 교훈을 찾아내었다.

"응. 다음에 카드키를 훔치게 되면 바로 이실직고해야지." 라고....-_-;;; 

 

--- 그런데 왜 카드키를 갖고 싶었니...? 별로 그렇게 갖고 싶었거나 그리 궁금했던 것도 아니잖아. 그냥 심심한 오후의 재미거리를 찾은 것인데 너무 대가가 크잖아.

제목처럼 예지몽이신가요..? 갖고자 욕심내고 실제로 갖게되었을 때 잃을 것이 너무 많은데도 불구하고,  설마 잃겠냐, 설마 ABCDE라는 자신감으로 욕심내고 있는 것들에 대한 예지몽이신가요...?

 

--- 아니면 조그마하게 잘하면 될 것을 안하고 버티다 or 지금의 ABCDE를 참지못하고 생각대로 하다 나중에 큰 구멍막으려고 고군분투하게 되는 상황들에 대한 예지몽이신가요....?

 

 

생각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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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있다

빛은 있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길바닥에 주저앉았던 그 길에서,
별처럼 맑은 이슬을 보았다.
어두운 골짜기를 지나갈 때라도
길을 달리는 한, 빛은 있다.
고난의 순례길, 눈물을 흘리면서도
씨를 뿌리러 나가야 한다.
이제 길은 내 뒤에 있다.


- 신영길의《초원의 바람을 가르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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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를 잘 합시다

인사를 잘 합시다


인사를 잘하는 사람은
좋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
인사를 잘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존재'를
긍정한다는 것을 뜻한다.
한마디로 인사 잘하는 사람은
배려심이 깊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 김태광의《인사》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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