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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어제 삼성의 나름 사과 발언을 듣고 역시나 궁금해진 것은 근로복지공단의 다음 행보.
여기에서 항소를 포기하면, 그동안 삼성 오더 받아서 충실한 개 역할을 했다는 걸 만천하에 인정하는 셈이고, 계속 재판을 끌고 가면 삼성도 물러선 마당에 몽니를 부린다고 욕을 먹을 것이고....
이러나 저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보험 50주년을 맞아 기념비적 쪽팔림을 경험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삼성의 개 소리를 듣더라도 항소를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사자와 가족들이 그동안 받은 고통을 생각하면 말이다.
어쨌든, 마치 삼성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이 사건이 종결된 것처럼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본질적으로 삼성과의 싸움이기는 했지만, 사회보장제도로써 산재보험을 운용하고 있는 근로복지공단이 소송의 당사자였기 때문이다. 자본더러 착하게 행동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결국 공적 주체로서 국가기구가 최소한의 민주적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 앞으로를 위해서도 중요할텐데, 근로복지공단은 쏙 뺀 채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다소 위험하기까지 해보인다....
하긴 필수적 영역에서조차 국가기구와 정부의 역할 내지는 존재를 찾아보기 힘든게 최신 트렌드이긴 하니까... ㅡ.ㅡ
#1. 마르케스 [콜레라 시대의 사랑]
마르케스 옹이 돌아가셨다는 뉴스를 듣고, 뭔가 한 시대가 저문다는 인상에 장중한 느낌표 하나를 추가하는 느낌이 들었다. 스페인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할배의 글을 직접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게 언제인가..... ㅡ.ㅡ
할배는 그렇게, 아마도 여한이 없으실 채로 돌아가셨을 것으로 짐작하고, 나는 나름의 추모로 그의 작품을 읽었다. 사실은 스페인어를 익혀서 읽어보겠노라고 묻어두었던 책들이었지만.....
돌아가셨으니 최소한 읽어야 할 책 목록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과 그 날을 기다리다간 결국 하나도 못 읽을 수도 있다는 조금은 슬픈 현실 인식 사이에서 후자에 가중치를 부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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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레라 시대의 사랑 1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민음사, 2004 |
이것은 마술적 리얼리즘이고 뭐고를 떠나서 APC model (age-period-cohort) 의 생생한 내러티브 버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치명적 유행병이자 사회악이던 콜레라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던 시기 (period), 세상은 빠르게 변화한다. 정치는 격동을 거듭하고, 과학기술과 삶의 수단이 급속도로 변하고, 여행의 수단이 바뀌며, 사랑의 가치와 방식도 변하는 바로 그런 시절이다.
이러한 시공간에서 태어나는 각 코호트는 서로 다르면서도, 한편으로 공유할 수밖에 없는 색다른 경험들을 한다. 하지만 이것들이 혼재하면서 사회적 세계는 그야말로 대혼란이다.
이 와중에, 주인공들은 나이를 먹는다. 페르미나 다사, 플로렌티노 아리사, 후베날 우르비노는 나이를 먹고, 문득씩 그 나이듦을 실감하며, 하지만 여전히 격동 안에서 사랑을 이어간다.
어떤 수학적 모델이 APC 를 더 잘 설명할 수 있을까?
플로렌티노에 대해서는 이 무슨 변태같은 인간인가 하는 생각이 안 든 것도 아니었고, 페르미나의 기질도 당최 나의 구미에 맞는 것은 아니었지만 (사실 나는 후베날 박사와 암묵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던 것 같다_) 그들의 늙어감과 함께 모든 것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공감할 수 있게 된 것은 도대체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다. 어쩐지, 그들의 격정을, 나이들어도 사라지지 않는 미숙함과 실수를, 육신은 초라해졌지만 여전히 빛나는 사랑에 나도 모르게 응원을 보낸 것 같기도 하다. 쓰고 보니, 뭔가 홀렸거나 사기를 당한 것 같잖아 ㅋㅋㅋ
이렇게 다른 사람을 홀릴 수 있는 위대한 이야기꾼, 삶의 통찰이 번뜩이는 열정적인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는게 새삼 아쉽구나... 할배, 영면하세요......
#2. 앨리 혹실드 [나를 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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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빌려드립니다 - 구글 베이비에서 원톨로지스트까지, 사생활을 사고파는 아웃소싱 자본주의 앨리 러셀 혹실드 이매진, 2013 |
어익후, 대리모 합법화라니, 자본주의 상품화가 이 정도였어? 하는 놀라움 한 편에, 뭘 이 정도 가지고, 한국에 한 번 와보시면 깜놀하실 걸? 하는 생각이 동시에 떠올랐던 책.... 장례식장에서 카드로 조의금을 결제할 수 있고 비슷비슷한 상조회사들이 장례의 전과정을 전담하며, 모든 산모들이 분만 후 산후조리원으로 직행하고, 결혼식은 판에 박힌 기성상품이 된지 오래인 데다, 아이들의 돌잔치 또한 극도로 규격화되어 있는 그런 사회..... 대학 다닐 때만 해도 선배형들 가족 중에 문상 갈 일이 있으면 집으로 갔었다. 동네에는 가끔씩 초상을 나타내는 등이 대문에 걸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제 누가 자기 집에서 상을 치르나???
대인 서비스, 그것도 감정노동을 대신하는 여러 형태의 대인서비스 사례들을 읽으면서 눈에 꽂혔던 사례 중 하나는 필리핀 유모에 대한 것이었다. 미국인 중산층 부모들은 필리핀 유모가 삭막한 미국과 달리 아직 전통 가치가 살아있는 필리핀에서 왔기 때문에 아이한테 진심으로 정을 쏟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필리핀 유모는 오프라 위프리 쇼를 보면서 새롭게 학습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여전히, 우리는 이러한 종류의 대인서비스, 감정노동, 가사노동자이자 생활의 '멘토'이기도 한 이들의 삶과 경험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한다.
또한 이러한 개인서비스 상품을 이용하면서 사람들이 결국 아웃소싱하는 것은 '인내심'이라는 표현도 비수를 맞은 듯했다. "시장은 우리가 바라는 것 이상으로, 우리가 바라는 방식마저 바꾼다. 손에 지갑을 들고 시장에 갈 때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돈을 내고 사려는 물건이다. 반대로 서비스 영역에서 우리의 시선을 빼았는 것은 물건이 아니라 '경험', 곧 완벽한 결혼, 맛있는 '전통'음식, 훌륭하게 자란 아이, 심지어는 건강하게 태어난 아이게 관한 경험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런 경험을 하는 과정을 쉽게 무시하게 된다." 아이를 돌보면서 가져야 할 인내심, 하기싫은 가사노동을 하면서 가져야 할 인내님, 치매에 걸린 부모를 돌보면서 가져야 할 인내심 - 이런 것들이 아웃소싱된 것이다. 기왕 인내심을 아웃소싱해버린 마당에, 이들 감정노동자의 기분은 이제 안중에 둘 필요조차 없어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용주와 피고용인 사이에는 애매한 관계의 혼란이 남는다. 이러한 종류의 감정노동, 그리고 가장 사적인 대역 노동이라는 것이 차가운 계약적 관계만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로는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친밀함으로까지 발전하지만, 그런 관계는 때로 갈등을 야기한다. 돈으로 거래되는 수고와 보답이라는 차가운 이름표를 달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고 다른 방식으로 어떻게 진심을 표현할지 알기 어렵고, 더구나 비금전적 친밀감이라고 포장된 착취도 너무나 빈번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갈등은 내게 전혀 낯선 것이 아니다. 정이와 담이가 우리 집에서 자랄 적에 이러한 갈등은 언제나 한구석에 일촉즉발의 시한폭탄처럼 남아 있었다. 우리 가족들이나 정이네 식구들 누구도 돌봄의 관계가 돈에 의해서 유지되는 것은 아니며, 때로는 친가족보다 더한 유대관계에 기초하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었다. 두 아이들이 사춘기를 맞아울 엄마에게 '친이모도 아니면서...'라고 떼를 쓰던 순간이 아마도 갈등의 최고조가 아니었나 싶다. 둘 다 지금은 너무나 부끄러워하는 일이지만, 그 때는 최소한 관계에 대한 그들 나름의 냉정한 진단이었다.
(암묵적인) 호혜성에 근거해서 '그냥 베푼다'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는 세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친구가, 우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친구들은 시장이 도래하면서 같이 사라진 게 아니라 우리가 시장에서 상품을 사고팔 때 여전히 옆에서 함께 하고 있다"는 표현이 딱, 이만큼의 진실을 잘 드러낸 게 아닌가 싶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에 안타까워하거나 목가적 회고를 통해 과거가 좋았었지 한탄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이렇게 가야 하는 건지, 호혜에 기반한 비시장적 협력의 가능성은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는지 고민하는게 아닐까 하지만.....
"시장 세력들이 직장 생활과 가정 생활의 안정을 해치면서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생을 살면서 의지가 되고 위로가 돼주는 것도 시장이다"는 말이, 슬프지만 진실이다. 그리고 이렇게 다양한 대인 시장서비스들은 결국 "경영자들이 가정생활에 잘 대처할 수 있게 함으로써 어려운 회사 생활에 좀더 쉽게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준다" . 말하자면 자본주의는 병도 주고 약도 주고, 심지어 그 약을 팔아서 돈까지 버는 셈이다.. ㅡ.ㅡ 세상에 이렇게 효율적인 제도가 있나 싶다 .. ㅜ.ㅜ
책 다 읽고 났더니 자본주의 진짜 무섭다는 생각에 압도되어 머리가 멍~ 하다... ㅡ.ㅡ
#1. 인간은 어떻게 유전자를 조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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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유전자를 어떻게 조종할 수 있을까 - 후성유전학이 바꾸는 우리의 삶, 그리고 미래 페터 슈포르크 갈매나무, 2013 |
요즘 잘 나가는 아이템인 후성유전학에 대한 대중적 개론서.... 이쪽 방면 공부에 손 놓은지 너무 오래된지라, 대강 분위기를 파악해보고자 읽었는데 상당히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기술적 디테일에 치중하지 않되 필요한 부분은 간결하게 설명해주고, 또 이런 종류의 대중서들이 빠지기 쉬운 환상적 낙관주의에 대한 경계도 나름 충분한 편이라서 개론서로서는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성유전학이란 DNA 염기 서열의 변화에서 기인하지는 않지만, 세포에서 딸세포로 유전되는 유잔자 기능의 모든 변화를 다루는 학문 분야이다. 그리고 DNA methylation, histone acetylation, microRNA 이 세가지가 gene-environmental interaction 의 신비를 풀어줄 핵심 기제라는 것은 좀 외워두어야겠다 ㅋㅋ 획득형질은 유전되지 않는다는 유전학의 대전제에 금이 가고 있다는 것, 어쩌면 라마르크의 가설이 조금은 진실을 담고 있을 수도 있었다는 것...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사회와 건강 사이의 관계를 연결하는 생물학적 경로라는 점일 것이다. 특히나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콘라드 웨딩턴의 후성유전학적 지형 epigenetic landscape 개념은 생애과정 관점으로 건강, 건강불평등의 궤적을 이해하는데 매우 도움이 될 만하다.
또한 향후 약물이든, 사회 정책이든 무언가 중재를 개발하는데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것임은 분명한데, 사실 이렇게 유전(물질)의 힘이 강력하다는 것이 좀 무섭기도 하다... 하긴 지구 탄생 45억년의 역사를 무시하지는 말자구.... ㅡ.ㅡ
그나저나 우려스러운 것은, 이 책의 저자가 보이는 태도처럼, 이렇게 유전(물질)이 중요하고 자녀 심지어 손자녀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니 이들에게 건강을 물려줄 수 있도록 우리의 행동거지를 바르게 하자는 교훈이다.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지 않고, 건강한 식습관을 갖지 못하고, 그래서 후손들에게까지 민폐를 끼치는 것이 과연 온전히 개인의 책임인가 말이다. 소위 '맞춤형' 예방의학 담론들은 거의 예외없이 개인 수준의 건강행태와 치료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저자가 이미 많은 사례들에서 보여주고 있듯,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초래한 것은 '사회적 삶'들이다. 만일 이러한 관점을 놓치게 된다면, 후성유전학의 성과들은 한차원 높은 개인책임론과 사회적 불평등의 강화에 기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 맥락을 거세한 과학 발전이 가진 일반적 위험성이 여기라고 다른 건 아니지 않나...
이 분야는 조금 더 추적해서 흐름을 따라가볼 필요가 있겠다.
참, '역학자'를 반복적으로 '유행병학자'라고 번역한 것에 대해서는, 그냥 역학이 변방의 학문이라 이 분야 전공자가 아니고는 이름조차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 Body Economic: why austerity kills (2013)

킨들로 읽은 것은 어째 정리하기가 애매하다...
내용은 훌륭하고 분석도 시의적절한데, 아 이 뭔가 찜찜함....ㅡ.ㅡ
결국 이 책에 소개된 근거, 그리고 그밖에 많은 증거들이 일관되게 시사하는 바는 긴축이 건강과 생명에 부정적 댓가를 초래한다는 것인데, 여기에 동의함에도 불구하고, 매우 선동적인 자료 제시방식과 논거에 흠칫 놀랐다고나 할까???
저자들은, 긴축 지향의 구조조정을 추구하는 경제학자들이 정책의 건강영향, body economic 에 대한 근거에 입각해서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주구장창 주장하면서, 마치 과학적 증거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정책의 분명한 나침반인양 주장하고 있다. 정말 책 읽는 내내 실증주의의 12사도를 만난 듯한 느낌... ㅜ.ㅜ
"In God we trust; all others must bring data" 이거 너무 후덜덜하지 않나?
때로는 경험적 증거들이 불충분한 경우도 있고, 모든 근거들이 일관되게 한 방향으로의 결과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며, 더군다나 가끔은 근거가 충분하기 전에도 어떤 정책을 시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증거 있으니 우리가 최고, 너네는 왜 근거도 없이 긴축정책을 하는 거야"라고 말한다면 이건 좀 너무 위험하지 않은가 말이다. 사실, 그 동안 보건학 영역에서는 너무나 많은 중요 예방정책들이 근거 부족을 이유로 미뤄지고, 또 비판받고는 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벤젠이, 담배가, '확실한' 증거 부족을 이유로 규제되지 못했던 사례는 그 중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과학적 근거의 생산 또한 정치경제적 과정이며, 데이터는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마치 데이터에만 근거한다면 온갖 합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또다른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저자들이 조금만 유념했더라면 좋았을 뻔했다.
분명히, 긴축은 필연적인 것이 아니라, 경제 불황 시에 채택할 수도 있는 하나의 선택지일 뿐이며, 그러한 잘못된 선택이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 때로는 생과 사를 가르기도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이 보여주는 내용들은 매우 중요하다.
#3. Why people die by suicide

이건 도대체 언제 읽고 묵혀둔 책인지... ㅡ.ㅡ
책은 길지만 핵심 메시지는 세 가지.
첫째, 자신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이 반복화된 학습 때문이든, 우연한 사고들의 연속에 의한 것이든) (capability to enact lethal self-injury)
둘째, 세상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는 고립감 (failed belongingness)
셋째,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인식(perceived burdensome)
이 세 가지가 결합할 때 자살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것.
개인 수준에서 매우 설득력 있는 논거이며 증거들도 풍부한데, 이것이 한국사회와 같이 인구집단 발생률의 증가로 나타날 때에는 어떻게 확장시켜야 할지 고민이다. 둘째와 셋째 요소는 쉽게 적용할 수 있는데, 첫째 요소는 특정 코호트나 집단 이외에 인구집단 수준에 확장하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 이러한 능력이 갖춰지지 않았음에도, 그것을 뛰어넘을만큼 강력한 죽음에의 열망이 (그것도 집단 수준에서) 발달했다고 이해해야 하나??
이후 한국자료 분석할 때 참고할 부분이다.
이것저것 생각거리를 많이 던져준 책이었다. 하필, 세월호 침몰 사고가 나고, 극단적 위기 앞에 우애와 희생, 한편으로 배신과 무책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던 바로 그 시점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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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게더 -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리차드 세넷 현암사, 2013 |
책은, 어떻게 협력이 형성되고 변화하는지, 그리고 무엇에 의해 약해지고 있는지, 이를 강화하려면 어찌 하면 좋을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 개념의 구분 - 공감과 감정이입
'공감 (sympathy)'은 타인에 대한 동일시라는 상상적 행동을 통해 차이를 극복해가는 끌어안음의 과정인데 비해, 감정이입 (empathy) 은 자신의 기준에 따라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란다.
전자가 후자에 비해 더욱 강한 감정으로 여겨지지만, 어쩌면 후자가 더 강력한 실천이 된다. 냉정하지만 말이다. 너의 심정과 고통을 내 것처럼 느낀다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고픈 의지를 촉발하지만, 다른 이와 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도 실천은 가능하다. 공감은 정-반-합이라는 변증법적 연극을 위한 하나의 '감정적 보상'으로 이해될 수 있는 반면, 감정이입은 대화적 교환에 더 많이 연결된다. 감정이입을 통해서는 단순한 대변 뿐 아니라, 배움을 얻을 수 있다. 여러 소집단들로 이루어진 공동체에서 중재를 할 때 필요한 능력은 후자이다. 물론 협력을 위해 두 가지 모두 중요함은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건조한 설명에 내가 꽂힌 것은, 나의 사회적 협력이 비교적 냉정한 '감정이입'에 기초하고 있었고 그 차가움을 스스로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도대체가 폭발적인 감정적 동일시가 좀처럼 잘 안 일어난다는... 그런데 차가운 감정이입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닐 뿐 아니라 몹시도 필요한 협력의 기술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일종의 위안을 얻었다고나 할까??.. ㅡ.ㅡ
그런데 이런 개념이라면 예전에 최장집 교수가 한국사회 운동의 엘리트주의 과격함이 공감은 부족하고 감정이입에서 비롯된 활동 때문이라는 비판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기본적으로 감정이입은 차분하고 격정적이지 않은 속성일텐데 말이다. 원래의 정의가 무엇인지는 아리스토텔레스한테 가서 물어봐야 하는 것인가??? 시간 날 때 이 개념들의 차이에 대해서 좀 찾아봐야겠다..
#. 협력이 약해진 사연...
세넷은 함께 살아가는 인간사회에서 말로 표현되지 않은 것, 공감과 감정이입, 공식 제도화되지는 않았지만 작동하는 규율, 의례, 사회성과 예절을 중요한 요소로 바라보았다. 협력이란, 문서화된 제도나 명령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어렵다. 어쩌면 불필요해보이는 것, 인간 삶의 부가적 요소로 여기지는 것들이 협력을 가능케하는 핵심 요인들이다.
그런데, 오늘날, 협력은 빠른 속도로 쇠퇴하고 있다. 점증하는 불평등, 무례한 노동공간이야말로 협력을 약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의 다른 책 '뉴 캐피털리즘'에서도 통렬하게 지적했던 것처럼, 새로운 노동공간, 특히 부유하는 컨설턴트, 단기 임원들에 의해 지배되는 금융산업의 대두,그리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해나갈 틈을 주지 않는 파트타임의 확산은 비공식적 협력 관계, 작업장에서의 권위, 상호신뢰, 일에 대한 혹은 동료에 대한 헌신 같은 소중한 가치들을 모두 잠식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소위 시간제 일자리의 확산은 개인들의 경제적 필요 일부와 기업의 노동 수요는 일부 충족시킬지 모르겠으나, 엄연한 노동소외의 확대라 보아도 무방할 듯 싶다. 관계를 맺지 못하는 일터, 비공식적 규율을 형성하고 사회성을 키울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일터란 거대한 이방인들의 일시 집합소에 지나지 않을테니 말이다.
그리고 최근의 사태와 관련하여 덧붙이고 싶은 것은....
세월호 선장의 행동이 도덕적으로 비난 받아 마땅하다 생각하면서도, 오랜 관계를 통해 협력을 쌓고 권위를 획득한 리더가 아닌, 나이많은 계약직 바지선장인 그가,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권위를 가지고 다른 선원들을 지도하며 헌신을 보여줄 수 있었을지 정말 의문이라는 점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여기에 국한된 특수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다는 점이다. 무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이러한 사회 안에서 많은 이들이 협동하려는 의욕 자체를 잃고 움츠러드는 '비협동적 자아 uncooperative self' 로 전환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 협력의 강화.....
하지만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협력의 손실이 꼭 돌이킬 수 없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라고 세넷은 썼지만, 협력이 약화된 맥락에 대한 설명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데 비해 강화의 방안에 대해서는 뭐가 잘 이해가 되질 않는다.
작업장에서 기술과 리듬을 익히고 몸으로 체화함으로써, 고장난 협력을 다양한 수준으로 수리한다는 건데, 이게 도대체 어떻게 가능하다는 것이여... ㅡ.ㅡ
한편 실용적 효과를 지닌 일상의 외교술이라는 이름으로 몇 가지 협력의 방안을 제시하는데, 이 또한 사회수준에 실행하기에는 지나치게 모호하고 미시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카운슬링 (감정의 온도를 낮춘 우회적 협력 방안), 중재자를 통한 갈등의 관리 (그것일 때때로 침묵 혹은 암묵적 '예절'로 봉합될 수도 있으며, 미국내 한국인과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갈등 해결 상황이 한 사례), 참여 (능동적 절차) 가 그것이다.
그는 공동체를 향한 추구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그것은 몰가치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같다. 보수주의나 알린스키 등의 사회적 좌파나 모두 국가를 비판하고 공동체의 힘을 강조하지만, 후자는 그렇기에 국가와 구조적 요인의 중요성을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세넷은, 사회와 공동체가 들어있지 않은 개인의 삶, 한편으로 아렌트가 이야기하는 이상화된 정치적 공동체 모두에 대해서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무엇보다 공동체가 중요하고 공동체를 건설하는데 소명을 가져야 한다고, 혹은 이상화된 과거의 공동체로 돌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그보다는 "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과정으로서의 공동체, 사람들이 일대일 관계의 가치와 그런 관계의 한계를 모두 실현해내는 과정으로서의 공동체를 생각하고 싶다. 빈민이나 주변적인 인간들에게 그 한계는 정치적 한계이고 경제적인 한계이다. 가치는 사회적 가치이다. 공동체가 비록 삶의 전부를 채워주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진지한 즐거움을 약속해주기는 한다."
그러면서 세넷은 '연대'보다는 '협력'을 강조한다. 괴이하게 들리지만, 현실세계에서 (특히 좌파들이) 연대라는 이름으로 타인을 강제하고 외부를 배제하며, 더구나 위로부터의 통제와 결부되어 오히려 협력을 왜곡했다는 문제의식과 관련이 있다. 글쎄다.... 이런 설명대로라면, 그건 진정한 연대가 아니지 않을까 싶은디? 예전에 레빈스 할배가 지적했던 것처럼, 연합은 기본적으로 차이의 존재를 인정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고, 그렇다면 세넷 자신이 강조하는 (차이에 기초한) 감정이입 속에서 협력을 구축하는 것이 연대라고 할 만한데, 왜 그렇게 넌덜머리를 내는 건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ㅡ.ㅡ 연대를 연대한 사람들끼리만의 협력으로 보고 타자를 배제하는 부족주의의 소산으로 본다고나 할까???
#. 사족
함께 사는 삶, 협력이라는 화두 앞에서 몽테뉴가 했다는 말은 큰 질문을 던져준다. "내가 고양이와 놀고 있으면서, 사실은 그 고양이가 나와 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내가 어찌 알겠는가?" 타인의 내적인 삶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하거나 혹은 들쑤실 수 있냐는 것이다. 그러게나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고양이의 본심을 모르면서도 계속 고양이와 놀 수 있다. "사회적 동물로서 우리는 기존의 사회적 질서가 보여준 것보다 더 깊이 협력할 능력이 있다"니 기대해보자...
hongsili님의 [안식월 휴가_Iguazu] 에 관련된 글.
#1.
Buenos Aires 의 마지막 날....
플로리다 스트리트를 한가롭게 거닐며 기념품을 장만하고,
마지막으로 수미쌍관 구조 확립을 위해 Filo 에서 스파게티와 피자 먹고 컴백 홈 ㅋㅋ
#2.
이 여행에서 무엇을 얻었는가?
이구아수의 풍광이 압도적이기는 했지만,
손끝으로 발바닥으로 체험하고 사람들과 어려움을 공유하는 여행이 더욱 갚지다는 교훈?
그리고 여행은 사람들과 함께 하지만, 그 우애와는 별도로 여전히 지속적인 고독과 성찰의 길이라는 것...
황량하고 거친 자연 속에서 작은 도전들을 성공시키고 성취의 기쁨을 맛보면서
다음에는 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가슴 두근거려하는 작은 흥분들이 모여서 또 다음 발걸음을 옮기게 만드는 것 아닌가 싶다....
파타고니아의 그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ㅡ 황량한 벌판, 탑처럼 솟은 봉우리들과 빙하, 거친 물결, 파란 하늘, 세속의 근심 따위는 날려버릴 그 강력한 바람, 우아한 콘도르와 독수리들, 무심한 과나코와 비정함을 보여준 여우,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의 미소를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3
돌아오는 길도 결코 쉽지 않아서, 예상치 못한 모험 ㅡ.ㅡ
델타 항공의 뻘짓 때문에 중간 기착지 디트로이트에서 하루가 지연됨.
성격에 따라 사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라짐... ㅋㅋ
나로서는 정말 놀라웠던 것은, 이 거대한 항공산업에 고장난 비행기를 대체할 단 한 대의 유휴 비행기도 남겨 두지 않는 타이트한 자본주의 생산 방식...
그래도 엉겁결에 묵게 된 쉐라톤 호텔, 맛난 피자와 샐러드, 개고생 속에서 은근히 피어난 승무원들과 승객들의 동질감..... ㅋㅋ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은 쉽지 않아라...
하지만 이 또한 여행의 일부인 것을!
기억들을 정리하다보니, 벌써 아득한 옛일인 듯 싶다... ㅡ.ㅡ
hongsili님의 [안식월 휴가_El Chalten] 에 관련된 글.
드디어 여행기도 마지막으로...
여행보다, 돌아와 정리하는게 더 힘든 거 같아... ㅡ.ㅡ
#1.
"새벽같이 일어나 비행기 탔는데 폭우가 내려 착륙을 못하고 하늘을 맴돌고 있다...
이대로 인생이 끝나면 나는 여한이 없다만
남은 사람들이 슬프고 황망하겠지
하지만 언젠가는 닥칠 일이고 내가 고통없이 여한없이갔다는 것을 그들이안다면 조금 위안이 될까나
부모님을 남겨두고 가는게 안타까울 뿐..그분들을 누가 돌볼 것이며 상심은 무엇이 달래줄수 있을까"
혹시라도 나중에 비행기 잔해가 발견되면 남기려고 에버노트에 기록해두었지만, 근처 300km 떨어진 시골 공항에 기착했다가 한시간 넘게 기다린 후 날씨 좋아지면서 무사히 Iguazu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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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처음으로 국내선 타고 Ushuaia 착륙했을 때 사람들 박수 치고, 다시 El Calafate에서 Buenos Aires 착륙했을 때에도 박수들을 치길래 기이하다 했는데 여기서 나도 진심으로 큰박수 ㅋㅋㅋ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지만, 자다가 이구아수 아열대에 떨어져 아무것도 모른채 인생이 끝났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 후덜덜...
이구아수 현지 운전기사의 미숙한 안내와 호텔 체크인 지연 때문에 사람들 약간 뚜껑열리고 라미로가 얼마나 능력있는 투어리더였나 다시 되새김....
심지어 저녁도 그가 추천해 준 식당에 가서 해물요리를 먹었음 ㅋㅋ 이 지역에서 잡히는 물고기 Surubi 라나? 험악하게 생겼지만 맛은 최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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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 동네는 완전 상업화된 관광지!
조용하고 황량하기 그지없던 파타고니아가 그야말로 눈에 밟히더라니 ㅜ.ㅜ
하지만 또 막상 브라질 국경 넘어서 폭포 실물을 보니, 정말 장관은 장관....
엄청나다는 말로도 차마 다 표현을 할 수가 없더라니.. 천지연 폭포 천개 가져다놔도 자리가 남잖아....
Torres del Paine 의 Salto Grande 웃겨 ㅋㅋ
그리고 폭포 가까이 가서는 물보라가 너무 심하게 날려서 눈을 못 뜨고 마구 찍었는데, 무지개가 찍히기도 함 ㅋㅋ 사실 물보라보다는 그냥 폭우에 가까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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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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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ior, mid, inferior 트레일 코스를 모두 돌고 마지막에 보트 라이당까지...
사골 국물 알뜰히 우려먹듯이 폭포를 이리 보고 저리 보고 하루종일 ㅋㅋ
보트는 폭포 코 앞까지 가서 거의 물줄기 밑으로 들어갔는데, 눈을 못 뜨는 바람에 아무 것도 보지는 못함 ㅋㅋㅋㅋ 콧구멍으로 물 다들어 가고 나 죽는다 곡소리가 절로 나는디 앞자리에 앉은 고딩 단체 남자애들 일어나서 환호성 지르고 난리남 ㅋㅋ
정말 폭포 끝판왕이라 어떤 폭포에도 놀라지 않을거 같음..
혹시 빅토리아 폭포나 베네수엘라 엔젤폭포 정도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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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다음 날은 아침에 과일과 빵, 신선한 과일쥬스를 배터지게 먹고 브라질 쪽 bird park 방문...
동물원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공원은 신선하기는 하더라구 ....
어쩜 자연계에 그런 색깔의 새들이 존재할 수 있는 걸까 말이지....
물론 나중에 Eduardo Galeano 가 쓴 동화책 보고 그 예쁜 앵무새 색의 비밀을 알게 되었지..흠
큰부리새는 첨에 엄청 신기했는데 나중에는 그냥 비둘기 같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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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엄쉬엄 돌아와 맛난 점심 먹고 Buenos Aires 의 귀환을 기다리며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 만끽.....
돌아오는 길, 참 한결같은 국내선의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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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sili님의 [안식월 휴가_El Calafate] 에 관련된 글.
#1.
아침 일찍 빙하 트레킹하러 El Chalten으로 출발.
중간에 호젓하면서도 황량한 곳에 고독하게 자리한 Leone 카페에서 잠시 휴식...
이곳에서 라미로가 추천하는 레몬 파이 시식... 사람들 라미로가 시키면 뭐든지 함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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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무렵부터 버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더니 아니나 다를까, 카페 얼마 안 지나 버스가 멈춤..
도통 사람들이 지나지 않는 도로변에서 무전기로 연락하고 기다리길 한 시간....
버스회사 사장님이 어마무시한 야전 버스 몰고 나타남 ㅋㅋㅋ.
사람들 대 환호... 이 버스라면 사자가 우글대고 코끼리가 날뛰는 세렝게티 질주도 무섭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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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트레킹 떠나는 배시간 맞추려고 과속 알람을 방석으로 똘똘 감싸고 미친 듯이 달림 ㅋㅋ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천천히... 뭔가 막 무전이 오가더니 전하는 소식은
커다란 빙하가 무너져 내려서 떠내려오는 바람에 안전 문제로 빙하 방면 모든 선박 운행이 취소되었다는 ㅠㅠ 라미로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ㅠㅠ
뭐 어쩌나 할 수 없지... 아쉽긴 하지만 어제 실컷 본 빙하를 떠올리며 한껏 여유 있게 이동....
청명한 날씨 속에서 저 멀리 Fitz Roy 감상하고, 독수리와 콘도르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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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국립공원 안 쪽에 자리한 작은 마을 El Chalten...
트레킹을 위한 거점답게 자그마한 호텔, 캐빈들이 늘어서있고 여기저기 트레킹을 나서거나 돌아오는 사람들 모습이....
너무나 작고 예쁜 마을인데, 그래도 맛난 빵집, 와플집, 맥주 양조장이 있음 ㅋㅋ
숙소 내부 모습이나 창문밖 정경도 아기자기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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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고 가벼이 폭포와 cerro torres 보러 트레킹 네시간...
정말 눈과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
결국 내일도 빙하 트레킹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래도 사람들 불만 없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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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또 라미로의 추천에 따라 맛집 탐방....
야채 수프, 풍성한 샐러드, 로컬 비어와 송어 먹고 사람들 또 대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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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먹고 Fitz Roy 전경을 감상하러 트레킹 시작...
정말 동화 속에나 나올법한 아기자기하고 신비로운 숲길을 지나,
봉우리가 가장 잘 보이는 전망대까지 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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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보는 경치도 일품이라고 했는데, 날씨가 점점 더 흐려져서 나는 그냥 회군 팀에 합류.... ㅡ.ㅡ
오다가 예쁜 새들과 신비로운 호수도 보면서 쉬엄쉬엄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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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에서 라미로가 엄선해준 산딸기 먹으며, 바람에 흩어지는 무지개를 감상하는 건 이제 이 여행에서 아무 것도 아닌 경험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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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니 아직 이른 오후...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와플 가게에서 맛난 커피와 waffle fiesta de calafate 먹고,
잠시 숨돌리고 난 후 마을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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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돌아보고 돌아오는 길에 거센 비바람 시작...
정말 마을을 쓸어버릴 것 같은 바람소리를 들으며, 따뜻한 방안에서 얼굴에 팩하고 평화로운 한때!!!
이런게 평화여 ㅋㅋ
저녁에는 1층 카페에서 맥주 한 잔 마시며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Jon Elster 의 책읽기 ㅋㅋ
#3.
간밤에 무서운 바람소리에 잠을 뒤척였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눈발이 ㅠㅠ
하지만 세수하고 짐을 챙기다보니 또 언제 그랬냐는듯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날씨...
이 동네 날씨는 정말.....
간단히 아침먹고 또 산책.... 이제 정말 끝이구나 싶은 아쉬움......
이제 부에노르 아이레스로 돌아가기 위해,
오는 길에 들렀던 레오나 레스토랑을 다시 지나 El Calafate 공항으로...
돌아오는 길,
파란 하늘과 저멀리 구름들, 황량한 파타고니아 들판, 그리고 옥색 호수들이 차창으로 끝없이 스쳐가는데, 정말 언제 또 이런 광경 속에 파묻힐 수 있을까 싶어 아쉬움이 한 가득....
잊을수는 없겠지, 이 모든 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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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부에노스 아이레스 돌아와서는, 저녁 아홉시반 El Establo에서 최후의 만찬...
밤 열한시에 스테이크 먹어보지 않은 자와 인생을 논하지 말라구 ㅋㅋㅋㅋ
모두들 그동안 라미로의 세심하고 현명한 투어리딩에 고마워하며, 힘든 여정을 같이 했던 사람들에게 덕담과 인사를 나누는 자리....
그리고 경상도 아지매의 끝없는 크리스 사랑에 모두들 환호 ㅋㅋㅋㅋ
세대와 국경을 넘어 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자는 다 똑같다는 일종의 슬픈 진실이랄까 ㅋㅋ
마지막으로, 호텔로 돌아와 라미로, 그리고 헤어질 동료 여행자들과 진심을 담은 작별인사..
여행이란 끝없는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
내일 새벽에는 이제 전혀 새로운 Iguazu로.....
hongsili님의 [안식월 휴가_Torres del Paine] 에 관련된 글.
#1.
오랜만에 아침 아홉시에 출발해서 사람들 모두 행복 ㅋㅋ
정들었던 산 사나이 크리스, 맘씨좋은 드라이버 마누엘과 인사하고
국경 넘어 아르헨티나 Santa Cruz 주로 이동, 작은 도시 El Calafate 도착....
도시 이름이 산딸기라니 ㅋㅋ
가는길에 콘도르 만나고, 양 뜯어먹는 그레이폭스 조우....
바로 코앞에서 보니 TV 다큐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잔혹함...
바람이 우리쪽으로 불어서, 상당히 가까이 갔는데도 여우가 도망가지 않음... 먹던 걸 버려두고 가기엔 너무 아쉬웠던 게지... 고기 썩는 냄새를 그대로 맡아보니 좀 후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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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서 한가롭게 거닐고 있는 홍학과 새들을 관찰하고,
오밀조밀한 시내 구경하고 지인들 선물과 내 선물도 사고...
이 지역의 영웅 모레노 할아버지 동상 사진도 한 컷....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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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녁에는 어마무시한 이 지역 특산 양고기와 칼라파테 아이스크림 시식.
식당 입구에서 통째로 구워지고 있는 양의 모습은 오전에 그레이폭스에게 먹히던 바로 그모습 ㅠㅠ
일행들, 모두 그 광경 앞에서 멈칫.... ㅡ.ㅡ
하지만 이내 우리 앞에 펼쳐진 푸짐한 상차림에 또 다들 행복....양고기 맛도 대단하고 산딸기 아이스크림 정말 또 천상의 맛... 도대체 천상의 맛이 왜 이리 많은겨....
여행 다니는 동안 라미로가 사람들 질문에 한 번도 대답을 못한 적이 없는데, 이날 저녁 처음으로 말문이 막힘... 내가 저 많은 양들 뼈를 어떻게 처리하냐고 했더니 그건 모르겠다고 ㅋㅋ 아마 이 동네 돌아다니는 개들이 많은 걸로 봐서 그들이 처리해주지 않을까,,, 라는 대답을 하더라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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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여행 중에 너무 큰 살생의 업보를 지는 것 같아 한국 돌아가면 채식을 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기도.....
아침엔 괜찮던 다리가 오히려 오후 되니까 당기기 시작하고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증상을 호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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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돌아와서는 또 칼라파테 아이스크림 먹고 연구소 식구들 가져다줄 선물도 장만...
hongsili님의 [안식월 휴가_Punta Arenas] 에 관련된 글.
#1.
우리가 묵었던 숙소는 Serrano 강 코앞 Cabanas del Paine.
비내리는 강변, 통나무집 숙소에서 온통 조명을 내리고 음악을 들으며 창문밖 풍경과 함께 와인을.....
세상에 이런 평화가....
잠들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창문에 기대어 있는 백마의 모습을 보았지, 꿈인줄만 알았어.....
너무나도 몽환적... 잊을수가 없어라...
다음 날 이른 새벽.... 백마는 통나무집 근처에 머물고 있었고, 강변에도 새벽 어름의 빛을 배경으로 여러 마리 말들의 실루엣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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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더할 나위 없이 맑은 날씨, 강 건너 멀리 보이는 Torres - 세 개의 탑과 아름다운 강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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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아침먹고 가비얍게 Salto Grande 폭포 감상.
오가는 길 콘도르와 조우는 가벼운 양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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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세기가 정말 대단했지만 그곳에서 바라본 폭포의 힘찬 모습과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솟은 세개의 탑은 정말 장엄하기 그지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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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화산과 달리 땅속에서 마그마가 천천히 굳어 입자가 크고, 그 위로는 퇴적층이 쌓여있었는디 빙하가 쓸고 내려가면서 봉우리 형성되고, 특히 강도가 낮은 퇴적층이 더욱 심하게 침식되면서 탑모양 형성되었다는 설명을 들었음.
바람은 위협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는데, 작년 겨울에 시속 180 km 강풍불어 대형 관광버스 들어올려 벽에다 박아버렸다는 후덜덜한 이야기도 들었음.... 크리스의 이야기는 항상 말로가 안 좋아... ㅡ.ㅡ
#3.
이어서 Mirador Condor 라느 야트막한 봉우리까지 짧은 트레킹.
길이 험한 건 아니었는데 바람 정말 대박 ㅠㅠ 몸을 가눌 수가 없더라니...
콘도르 여러 마리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유유히.... 아아아 ㅠㅠ
엄청 멋있어서 사진을 더 많이 찍어두고 싶었는데, 정말 가볍지도 않은 내가 바람에 날아가버릴 것 같은 매우 현실적인 두려움이 있었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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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자님은 남들 다 내려오는 야트막한 내리막길을 못 내려와서 라미로 개고생시킴 ㅋㅋ
그 자도 엄청 당황한 듯.... 너 오늘 진짜 큰일 했다고 내가 라미로를 칭찬해줌 ㅋㅋ
#4.
피크닉 삼아 호수가에서 각자 준비해 간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그레이 빙하로 보트 투어..
그렇게 가까이 가는 줄은 미처 몰랐음!!!
진작 이야기해줬으면 사람들이 흔들리는 보트 위에서 사진 좀 찍어보겠다고 개 난리를 피우지 않았을 거 아녀 ㅋㅋㅋ
빙하 코앞까지 가서 경치 감상하고 조금 뒤로 빠져 한적한 빙하 개울가에서 빙하절벽과 유빙 감상하며 빙하 레몬위스키...
유유히 흐르는 얼음 덩이들과 옥색 수면에 반사되는 햇빛, 그리고 정면에는 거대한 빙하... 알콜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곳이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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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가는 뱃길에서는 미칠 듯이 파란 하늘을 원없이 감상...
이후에도 세상이 같을 수는 없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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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밤, 더할 나위없이 청명한 가운데 몹시도 깊고 푸른 밤하늘과 그것을 가르는 은하수의 쏟아지는 별빛, 신비롭게 일렁이는 세라노 강의 모습에 젖어들고야 말았는데....
천천히, 마치 현실이 아닌것처럼 호수 주변을 거니는 말들의 희미한 실루엣...
잊을 수 없는 밤....
#5.
아침 일찍 일어나 해뜨기 전에 출발하여 산에 가는 길에 세개의 탑에 반사되는 일출 감상.
이건 그냥 달력 사진이잖아....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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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가 콘도르 무리 만나서 엄청 가까이서 관찰...사진에서만 보았던 다섯 손가락 모양을 직접 보았음 ㅋㅋ
하지만 사진은 역시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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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평화 ㅋㅋㅋㅋㅋㅋ
이어서 두팀으로 나누어 트래킹 시작.
크자님은 팀 내 연장자 그룹과 더불어, 라미로의 지도 편달 하에 자연탐방 산책길 ㅋㅋ,
나머지는 크리스와 함께 Mirador Torres 로 고고...
그 곳은 해발 약 900미터 높이, 세 개의 탑 바로 뿌리 부분으로부터 알현하는 코스...
처음 마주친 나무 다리에, 두 명 이상 한꺼번에 건너면 위험하다는 안내부터 뭔가 심상찮은 조짐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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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 속으로 이어지는 길은, 길고도 쉼없이 이어지는 오르막길...
중간중간 숨 좀 돌리고, 대피소에서 잠깐 쉬기도 하고.... 그렇게 세 시간을 넘게 올라갔건만,
막판 한 시간은 엄청 가파르고 위험천만한 오르막길과 빙적토 moraine ...
이렇게 위험해보이는데 가도 될까나 우려가 들기도.... (사진에 보이는 바위들 사이를 헤치고 갔다니까 ㅡ.ㅡ) 큰 돌이라도 하나 굴러내리면 정말 걷잡을수 없을 것만 같았지....
크리스만 믿고 간다... 이렇게 생각하기는 했지만, 나 정말 사망일보직전...ㅠㅠ
개울물 퍼 마시며 올라가길 한 사간, 내 다리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하고, 무아지경 속에서 올라가다보니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대장관... 차마 이루 표현할수 없음 (근데 사진은 후지구나... ㅡ.ㅡ)
예상치 못한 빙하 호수와 시시각각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가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세 개의 탑!!!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과 함께, 크리스의 훌륭한 지도편달에 진심으로 저 마음 깊은 곳에서 감사의 마음이 솟구치더라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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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는 길에 크리스로부터 재미난 이야기도 많이 들었음...
2011년 이 지역에 등산객 부주의로 엄청난 산불이 일어나 지금도 황량한 지역이 많은데, 그래서 산 곳곳에 '화장지' 주의하라는 안내가 붙어 있음 ㅡ.ㅡ toilet paper 쓰고 태우려다가 이 지경이 되었다고... 당시 불길과 바람이 어찌나 거센지, 강을 넘어 불길이 번지고, 헬기에서 물을 뿌리기도 전에 열기에 기화되어 날아갔다고 함....
그래서 나는 그 등산객이 화마에 죽은 줄만 알았더니.... 운좋게 도망갔다고...
산에서 이틀을 도망다니다가 레인저와 경찰들에게 잡혀서 Puerto Natales로 이송되어 벌금 겨우 4000달러 냈다고 ㅠㅠ
중간에 마주치는 작은 폭포 물줄기들이 아래로 떨어지면 산에 올라가도 된다고 해서 뭔소린가 했더니만, 바람이 엄청나게 부는 날엔 물이 아래에서 위로 흐른다잖아 ㅠㅠ 그런 날은 산에 못 간대...
공원에 아직 사유지가 남아있는데 다시 국립공원 경계에 세워진 표지판이 크리스가 레인저할때 친구랑 지고 와서 세운 거라고 ㅋㅋㅋㅋㅋ 개고생했다고, 표지판을 쓰다듬으며 잠시 회한에 잠김.. 그 심정 왠지 너무 이해가 되더라구 ㅋㅋㅋ
그리고 우리가 오른 곳에 일출이 장관이라... 밤새고 기다리던 등반객이 아침에 일어나다 굴러온 돌에 맞아 죽은 이야기도 들음....
크리스의 이야기는 마지막에 항상 누가 죽어 ㅋㅋ
요크 경상도 아줌마가 좀 밝은 이야기좀 하라고 막 뭐라 함...
그 아지매 크리스 너무 대단하고 고맙다며 사진 찍어감 ㅋㅋㅋㅋㅋㅋ
아참 올라가는 길에 예븐 아기 부엉이도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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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도 역시 가파른지라 힘은 들었지만 성취감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음.
사람들도 급 친해짐 ㅋㅋ
스코틀랜드에서 온 처자 정말 대단한 트레커... 그토록 평온할 수가 ㅋㅋ
크리스가 그녀와 나를 폭풍 칭찬함...
어려서 산동네 살고, 산동네 학교 다니고, 엘리베이터 없는 4층 건물로 출퇴근한게 이런 데서 빛을 발하는구나 싶어서 뿌듯 ㅋㅋ
땀에 심하게 젖은 옷들을 일부 빨아서 널고 쿨쿨...
hongsili님의 [안식월 휴가_Ushuaia] 에 관련된 글.
#1.
새벽 다섯시에 출발하여 안데스 산맥 중 유일하게 동서로 뻗어있는 부분을 넘음.
나는 자느라고 못봤는데 크자님 전언에 의하면 한계령 같았다고.... 눈발 날리는 가파르고 어두운 길...
하지만 라미로가 깨워서 일어났을 때 여기는 아름다운 만남의 빵집 Panderia de union ㅋㅋ
맛나다고 소문난 크로와상과 옥수수빵, 라떼 먹고 다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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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끝나지 않을것만 같은 3번 도로를 죽어라 달려 San Sebastian 에서 아르헨티나 국경을 통과, 이어서 비무장지대(?)를 지나 몇십분을 더 달려 드디어 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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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달려 드디어 마젤란 해협!!!
적막하면서도 세찬 바람과 파도가 넘실대는 검푸른 해협 앞에 멈춰섰을 때, 참으로 기이한 감정이 뭉게뭉게....
이 거칠고,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길을, 어떻게 마젤란은 감히 탐험해볼 생각을 했을까???
아래 두 번째 사진은 배 안에서 찍은 것.... 물살 장난 아님...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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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렇게 엄청난 바람과 물살을 헤치고 또 달리고 달려 드디어 Punta Arenas...
아무리 생각해봐도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데, 나는 이 작은 도시의 이름을 어떻게 알게 된 것일까?
이 이름을 몰랐다면 이 여행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텐데.... 살다보면 참 작은 단서나 힌트들이 뜻하지 않은 먼 발걸음을 이끌게 만든다니까....
해변 근처 사보이 호텔에 짐풀고 간단히 시내를 둘러봄,
고즈넉한 항구마을 온통 마젤란의 기운이 살아숨쉬는 ㅋㅋ 오만한 마젤란 동상 같으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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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마을에 왔으니 저녁은 당연히 생선요리와 쇼비뇽블랑!
도서관처럼 높은 선반까지 와인을 전시해놓고 사다리 타고 꺼내오는 모습이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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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하루는 글자 그대로 산넘고 들판을 가로질러 바다건너 기나긴 여정!
세상은 넓어라...
인간의 모험정신에 새삼 깜놀... 엣날에 여길 도대체 어떨게???
그리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끝없이 펼쳐진 황량한 벌판과, 소실점으로 사라져버리는 도로들.. 검푸르게 일렁이는 마젤란 해협의 물결들... 그 풍광을 도저히 잊을 수 없어라....
#3.
아침 8시라는 비교적 준수한 시각에 출발하여 사람들 대만족 ㅋㅋ
날씨가 약간 흐린 가운데, Punta Arenas 에 최초 정박했던 유럽 선박들 중 유일하게 보존된 유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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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다시 달려 Torres del Paine 국립공원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Puerto natales에 들르게 됨... 여기에서 맛난 점심먹고 선물센터에서 알파카 니트 장만 ㅋㅋ
원래 전혀 생각지도 않은 품목인데, 오는 길에 마주친 알파카 때문에 충동 구매 ㅋㅋㅋ
하지만 여행 내내 아주 유용하게 입었다네... 따뜻하고 가벼워라....
이윽고 역시 포장, 비포장 도로를 번갈아 질주하여 드디어 Torres del Paine 국립공원 도착...
이동하는 동안, 체인 두르고 굉음을 내며 달리는 바이크 족도 만나고 (오토바이 타려면 이 정도 되는 길에서는 타야 어디 명함 내밀 수 있을 듯!),
과나코, 독수리 (black chested eagle), 라마, 알파카, 심지어 콘도르와 조우!
이토록 신기할 수가!!! 우린 동물원이나 사파리에 온 게 아니잖아.. 그냥 도로를 달리고 있을 뿐이었다고 ㅋㅋ
과나코는 이제 심지어 서로 무심한 사이가 되어버렸을 지경.. 사람들 처음에는 한 마리만 봐도 막 사진찍고 그랬는데 이제는 쳐다보지도 않음 ㅋㅋㅋ
그리고 콘도르 정말 우아하고 멋져서 넋을 빼앗길 지경... 하지만 대 반전은 몸이 무거워서 땅에서는 바보라고 함... 날기 위해서 뒤뚱뒤뚱 걸어 언덕까지 올라가야 한다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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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Puerto Natales 에서 결합한 로컬 가이드 크리스 잘 생겼다고 크자님이 폭풍 칭찬하심....
은근히 가이드 외모를 모니터링하고 계셨지 뭔가... ㅡ.ㅡ
잘 생겼을 뿐 아니라, 야생동물 도감 꺼내놓고 마주친 동물 하나하나 너무너무 친절하게 설명해주는데 완전 완전 믿음직스러움.
재밌는 이야기도 몇가지 해주었는데,
몇년전 푸마가 산 아랫쪽으로 달려내려오며 과나코 쫓다가 과나코가 방향 급전환하는 바람에 마침 반대편으로 도망가던 가이드를 쫓아와 가슴팍을 공격해서 사망했다고..... 후덜덜
그리고 대부분 칠레 사람들한테 안데스는 항상 동쪽에 있는데 이동네만 달라서 헷갈리고 이쪽만 아르헨티나 사람들처럼 마테 차 마신다는 소소한 이야기.... ㅋㅋ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Torres del Paine 국립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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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할말을 잃었음. 세상 가장 깊숙한 곳 비경을 보앗다고나 할까?
정말 뭐라 설명할수 없는 풍경....
옥색 호수 위에 걸린 무지개 따위는 이제 개나 줘버려 ㅋㅋ
다듬어지지 않은 거칠고 황량한 아름다움의 끝판왕....
국립공원을 관통하여 숙소에 이르기까지 처음 만나는 종류의 아름다움에 다들 창밖만 뚫어지게 바라봄.... 그렇게 이곳에서의 첫날이 시작.....
hongsili님의 [안식월 휴가_Buenos Aires] 에 관련된 글
#1.
새벽 댓바람 세시에 커피한잔 마시고 국내선 타러 3:30 출발, 공항에서 너무나 많은 인파보고 깜놀... 이 나라 여행자들은 참 부지런도 하구나..... 나라가 넓으니 첫 뱅기 시간도 5시 무렵....
비몽사몽 Ushuaia 에 가까워지니 태산준령이 바로 발밑에...
착륙하자마자 사람들이 미친듯이 박수를 쳤는데, 아마도 광경이 아름다워서??? 라고 생각했으나 나중에 부에노스 아이레스 도착할 때도 역시 박수 세례..... 그 진정한 의미는 나중에서야 깨달음 ㅋㅋ
어쨌듯 도착해서 공항 게이트를 나서 마주친 광경에 다들 입이 쩍... 이건 겨우 공항 주차장일 뿐인데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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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중심으로 들어가면서 보니 도시도 생각보다는 컸는데 난개발 때문이라고... 여기까지 살러 오는 사람들이 없어서 각종 면세 혜택에 산업단지들을 육성하기는 했는데 그에 걸맞는 주택 공급이 원활치 않아, 산중턱에 무허거 건물 짓고 사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급수나 하수같은 서비스도 구비되지 않은 상태라지만, 이 나라 현대사 보면 이정도는 놀랄일도 아닌듯 ㅠㅠ
숙소에서 공지사항 공유하고 각자 자유시간...
일단 지인에게 감사 겸 자랑질 엽서를 우체국에서 부치고 환전...
나중에 다시 책을 읽어보니 이 나라 우편시스템이 엉망진창이라고... 엽서가 잘 도착할까 궁금했는데, 과연 귀국하고 나서도 엽서 받았다는 이가 아무도 없음... 이건 뭐여....ㅜ.ㅜ
Rough Guide 에서 소개하고 있는 "세상끝 박물관 Museo Del Fin Del Mundo" 는 본관 분관 모두 한심하기 그지없어서 막 조언해주고 싶음... 너에 왜 이것밖에 못하니.... 이 좋은 테마를 두고.... ㅜ.ㅜ
그나마 여권 스탬프가 유일한 특색이라면 특색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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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에서 토마토와 천도복숭아 사가지고 와서 크자님이 후리가케 덮밥에 미소 된장국 차려주심. 배터지게 먹고 비글해협 고고!
#2.
어제 저녁 먹고 돈 계산 빨리빨리 못한다고 크자님이 라미로를 맹비난 하셨는데 (한국어로 ㅋㅋ)
이 날은 라미로보다 더 띨띨해보이는 현지 가이드와 함께 배에 탑승....
승선을 위해 작성한 명단을 들고 이미 표시한 사람들을 계속 쫓아다니며 사인했냐고....인간아, 아까 사인했잖아.... 젊은 애가 참 큰일일세 ㅋㅋ 이러면서 혀를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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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멀리 설산 아래 자리한 Ushuaia 의 모습에 빠져있다가
설명할테니 선실로 들어오라고 해서 갔더니만 그 띨 청년이 엄청 열정적인 역사와 지리 강의 시작... 솔직하게 흠칫 놀랐다오....ㅋㅋ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마젤란, 비글해협, 케이프 혼이 없었다면 남미 대륙을 빙 돌아가야만 했다는 이야기나, 유럽 정착민들 등쌀에 원래 선주민이었던 야마나 족이 모두 몰살했다는 이야기.... 흠!
현재 야마나 족에는 최후 생존자 할머니 단 한명만 살아계신다고... ㅜ.ㅜ 과나코를 따라 유목하면서 '소유' 개념이 없었던 이들이 정착민들의 목장에 들어가 양을 잡아가는 걸 견딜 수 없어했던 목장주들이 사냥꾼을 풀어 그야말로 '학살'을 했다는.... ㅡ.ㅡ
바다사자와 펭귄 닮은 새가 모여사는 섬을 지나쳐 가까이서 관찰하고 (띨 총각의 지삭 과시는 계속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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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 등대섬 지나 야마나족 유적과 파우나 속성 관찰 위해 브릿지 섬 상륙...
"세상 끝"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 황량함의 미학이란!!! 한참이나 눈을 뗄수 없더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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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올라 재미로 뽑기놀이 한판하고 진한 깔루아 한잔씩 나눠 마시고
띨 총각이 갑자기 나보구 배 운전해보래서 음주운전 ㅋㅋㅋ
술기운이 확 올라와서 미친놈아 니가 제정신이냐..... 라는 말이 육성으로 나올 뻔했지만, 은근히 재미있었음 ㅋㅋ 조류 때문에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나아가지 않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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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 또 기나긴 저녁 ㅋㅋㅋㅋ 여기는 저녁식사가 신성한 의식이여.....
크자님 실신 일보직전 ㅋㅋ 일어난지 몇시간째냐고 눈치없는 라미로 또다시 맹비난... (역시 한국어로 ㅋㅋ)
#3.
푹 자고 응가해서 엄청 개운한 하루 시작... 사실 파타고니아 지역은 토질이 안 좋고 바람이 거세기 때문에 채소 재배가 쉽지 않아, 식당이나 호텔에도 그렇게 풀 반찬이 풍족하지 않은 편... 현미밥 먹던 나에게 여행 내내 약간의 화장실 스트레스가..... 이건 사실 히말라야 겨울 산행때도 경험했던 현상... 새삼 현미밥과 나물반찬의 위력 절감....
버스 타고 한시간쯤 달려 Tierra del Fuego 국립공원 트래킹
마젤란이 이곳을 처음 탐험했을때 선주민들이 불을 파워 서로 교신하느라 여기저기 연기가 나는 모습을 보고 지은 이름이라고...
알래스카에서 시작 혹은 끝나는 아메리카 횡단 도로 루트 3번의 종착 혹은 시작점과 조우... 정말 세상의 끝에 오기는 온 게야.... 모든게 여기서 다 끝나.... 박물과도, 등대로, 도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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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가이드에게 생태계에 대해 친절한 설명을 들으면서 가벼운 트레킹....
캐나다에서 들여온 비버 때문에 숲 망가진 이야기 들으면서 깜놀... 숲이 황폐화되고 있었음. 캐나다 나무랑 수종이 달라서 비버가 지나간 자리의 숲이 복원되지 않는데다, 또 여기에서 자란 비버들이 캐나다 것들과는 달리 털의 품질이 안 좋아서 사람들이 사냥도 안 하고 방치했기 때문에 무차별 번식해서 난리도 아니었다고.... 사실 걔네가 뭔 죄가 있나 인간이 문제지...
Bahia de Lapataia 트레일 코스 돌고 Lago Roca 호수 산책....
날씨는 정말 뭐라 말할 수 없이 심술궂고도 신비로웠음....
비와 눈보라, 뜨거운 햇빛과 무지개가 공존할 수 있는 것들이었나? 밝은 연두색 이끼와 생기넘치는 나무와 호수들까지 배경 삼아 도대체 이해할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 연출....
이것이야말로 황량함과 풍성함의 아름다움이 대동단결하여 공존하는 평화로운 세상? ㅋㅋ
아름다움에는 참으로 많은 결이 있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음. 그리고 고즈넉함과 평화는 신비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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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파테로 불리는 블루베리도 맛나고 인디언빵이라는 버섯이 귀여웠더랬지.
미친듯이 눈이 쏟아지는 가운데 따뜻한 산장에서 햄버거와 커피... 근데 산속에 웬 맛집? 사람들 깜놀하면서 완전 좋아함 ㅋㅋ
눈발이 거세져서 오후 트레킹은 포기하고 안내소에 들러 지역 생태계와 선주민에 대한 전시 둘러봄. 유럽 미친 놈들이 선주민 사냥하고 멸종시킨 서글픈 역사로 가득 차 있음.... 세상에 자비는 없어라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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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타고 돌아와서 내일의 긴여정에 대해서 공지사항 전달...
아침 다섯 시 출발이래, 다섯시 ㅋㅋㅋㅋ 사람들 반응이 국적을 불문하고 다 똑같음. 괴로워 미치려하는데 라미로 막 구걸함... 진짜 이게 마지막이라고 ㅋㅋㅋㅋ
나는 자랑질용 엽서 두장 더 사서 신과 주에게 보냄...
호연지기를 기르러 떠난다는 말에 어이없어 하셨던 융통성 없는 범생이 아저씨들에게 세상의 끝을 보여주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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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와서 한참 글 읽었네요.ㅋ 여기저기 여행 다니신 글들에 막막 부럽다가, 여행 갈 순 없으니 걍 콜레라 시대의 사랑이라도 읽어야겠단 뜬금없는 생각이.ㅠㅋㅋ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