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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한창 농번기에 뜬금없는 장기휴가 일정이라 다들 죽을 맛 ㅠㅠ 하도 정신 없이 일하다 가니까 여행의 설렘은 개뿔... 3년전에 함께 부어놓은 적금을 무기 삼아 일단 결행... 수천만원 모아둔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 ㅋㅋㅋㅋ
미운콩이 힘들여 짜놓은 투어 알정 확인도 못해보고 일단 출발
여행 프로그램이고 뭐고 다들 먹을 거에 모든 관심 집중. 세계 1등이라는 어마무시하다는 물가 탓에 라면 30개 괴나리 봇짐 지고 떠남 ㅠㅠ 와, 미운콩 가방 속에는 압력밥솥이 있어 ㅋㅋ
# 2018/06/05
환승한 핼싱카 공항에는 검소순박한 스칸디나비아 이미지와 다르게 너무 면세점 지나가게 동선 설계 ㅋ 이놈들!!! 다이슨 헤어드라이어 폭탄세일한다며 두개에 750 유로 붙여놓은거 보고 괜히 빵 터짐... 이게 다 뭔가 싶음... 공항 인테리어가 이케아 스타일이구나 ㅋ
긴 여정 끝에 드뎌 레이캬비크 도착. 심카드 사는 데 성공했으나 아뿔싸 술 면세 코너를 놓침 ㅠㅠ 시내에 술값이 어마무시하다는디... 아, 이 때부터 뭔가 바보원정대 분위기가 시작됨...
무려 200여 만원을 주고 4륜 구동 Ford Kuga 렌트. 풀커버리지 보험을 들었지만 도강 (渡江)은 안된다는 깨알같은 주의를 받음. 도강이라니요....ㅋㅋㅋ 그럴 맘은 1도 없어요.
렌트하면서 주유 할인카드 받고 엄청 좋아라 했는데 나중에 보니 7만원 넣으니 700원 할인해주더라구 ㅋㅋㅋ 이게 뭐야, 일부러 할인 받으려 제휴주유소까지 멀리 찾아갔는데...
환전하니까 친절하게 데빗카드 만들면 편하다고 해서 오케이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발급 수수료가 1만 5천원이잖아... 그걸 왜 말 안해주는 거야 ㅜㅜ 어쩐지 정산하는데 뭔가 안 맞더라구....
하여간 기나긴 여정과 입국 절차를 모두 마치고, 수퍼에서 저녁거리 장만하여 아담한 카사블랑카 아파트에 도착. 도착하자마자 거한 저녁식사 준비에 몰입. 하지만 오호 통재라 서울에서 공수해온 압력밥솥이 인덕션에 작동하지 않아 ㅠㅠ 원정대 공식 셰프인 회박사 패닉.... 할 수 없이 아껴두었던 햇반 시식... 그리고 아홉시에 모두들 다이
# 2018/06/06
모두들 시차 탓에 새벽 기상
새벽 다섯시 미운콩 어두운 화장실에서 응가 크리티칼 포인트에 접어들 무렵, 나의 무자비한 노크로 실패 ㅋㅋㅋㅋㅋㅋㅋㅋ 하필 그 시간에 우리는 무슨 악연인가 ㅋㅋㅋㅋㅋ 그리고 나서 사흘동안 화장실 못가서 나를 저주함 ㅋㅋㅋㅋ
아침 든든히 먹고 드뎌 첫 여정 두둥...
씽벨리에 (Þingvellir)국립공원 방문. 아메리카 대륙판과 유럽대륙판이 갈라졌다는 곳으로 거대한 자연 장벽이 웅장하고 자연환경 너무나 고요하고 아름다움.
이곳 사람들이 신성한 곳으로 여기는 장소이고 국립묘지도 있음. 안내책자에 세계최초의 parliament 가 있던 곳이라고 해서 내가 모르는 다른 뜻이 있나 했더니만 실제로 의회가 열렸던 곳일세...
이곳에서 가볍게 트레킹 시작. 산책로 곳곳에 흩뿌려진 개똥 같은 물체의 정체를 두고 갑론 을박... 곳곳에 흔해빠진 거위의 응가임에 틀림없다, 저게 새똥일 리가 없다, 그럼 사람 응가냐 ㅋㅋㅋㅋ 나중에 인터넷 찾아보니 거위 응가 맞고 심지어 병균덩어리 ㅋㅋㅋㅋ 새똥은 동그랗다는 편견을 버려 ㅋ
트레킹 마치고 돌아와 공원 입구 화장실 가려고 보니 1인당 2천원? 내 눈을 의심했다구...
신용카드 결제에 바코드 찍고 들어감 ㅋㅋㅋ
이놈들 물은 공짜로 먹게 해놓고 화장실에서 이렇게 돈을 받아니 악랄하군 ㅋㅋ
물이 깨끗해서 생수 살 필요도 없고 아무 수돗물이나 받아 먹으면 된다고 너무 좋아라 했는데, 이런 함정이 숨어있을 줄이야! 화장실 티켓 찍는 손이 떨렸다구...
근처에 있는 게이시르 (Geysir) 방문. 십분마다 물 뿜는 간헐천 방문 마냥 신기 ㅋㅋ 이러다. 터지면 어쩐다??? 방문자센터에 내놓은 야외벤치에서 도시락 먹으려보니 식당 손님만 이용가능하다는 안내문 붙어 있음. 아이고 인심 사나워라 ㅡ.ㅡ 차에서 주먹밥먹음
1번 국도 타고 이동하여 굴포스 (Gulfoss) 폭포 감상. 정말 장대하고 장대함.
저녁 만찬으로 램스테이크 해 먹으려 했는데 너무 비싸서 돼지고기 먹음 ㅡ.ㅡ
세상에 사방천지에 양이 저리 많은데 양고기가 왜 이리 비싼 게야??? 길에 가다 새끼양 한마리 납치해야하나 잠시 고민 ㅋ
저녁먹고 가비얍게 마을 산책 그동안 라벤더로 알았던 꽃이 루피너스라는 것을 알게됨. 보라색 꽅이 예쁘다고 좋아했는데 알고보니 자연의 무법자 ㅡ.ㅡ 외래종인데 이곳의 생물다양성을 해치고 있다함
그리고 새삼 깨달았지만 이제 더 이상 박사원정대 아니고 바보 원정대 ㅠㅠ 다들 말귀 너무 못알아듣고 어버버 장난 아님
to be continued
노동과 건강 2018년 봄호
누구 편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노동자에게 도움이 되나: 강태선 노동건강연대 회원, 산업보건학 박사, 정해명 노동건강연대 회원, 공인노무사, 전수경 노동건강연대 활동가
노동과건강 2017년 겨울호
각자도생과 21세기 복지의 풍경: 불안정 고용 시대의 사회보장을 다시 생각함 : 김정숙 / 건강세상네트워크, 전수경 / 노동건강연대, 정성철 / 빈곤사회연대
속깊은 대화: 앞이 보이지 않게 된 노동자들과 함께 한 1년 :박혜영 / 노동건강연대 활동가, 전수경 / 노동건강연대 활동가
프레시안 2015년 4 월 24일
당신만 모르는 진실, 숫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알렉스 브로드벤트 남아공대학 교수
프레시안 2011년 12월 8일
전쟁하는 삼성, 애플. 더러운 기업 대표주자: 테드 스미스 기술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국제운동 코디네이터
날아온 참새가 기절하는 기이한 공장, 정체가 뭘까요? : 웬링 투 타이완 국립정치대학 교수
어쩌다 이렇게 시간에 쫓겨서 메모 몇 줄을 못 남기는 겐가... ㅡ.ㅡ
늦가을 단풍, 낙엽과 호호 불며 겨울을 지나 쌀쌀한 봄날까지 이어졌는데
당시만 해도 지금 같은 지옥의 폭염은 1도 상상을 못했지.. 아이구야...
# 제향날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 극장, 채만식 작)
프로메테우스의 식스팩 때문에 허거덕했던 점을 제외하면 너무나 빼어난 연극
어쩜 그리 작고 가까운 무대에서 천연덕스럽게 몰두할 수 있는 것인지 배우들 새삼 놀랍게 느껴짐.
이미 오래전에 쓰인 희곡이지만 오늘날에도 그 비판적이면서 따뜻한 시선은 하나도 촌스럽거나 시대에 뒤떨어지게 느껴지지 않았음
빨간 색으로 칠해진 국립극장 건물들이 가을날씨와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고....
# 병동소녀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김재엽 작, 연출)
다소 단조로운 나열식 구성이 좀 아쉬웠음. 관객이 상상할만한 여지는 하나도 없다고 봐야...
하지만 배우들의 열연으로 설득력을 갖게 되었고,
무엇보다 팩트의 힘... ㅡ.ㅡ 저렇게 만날 것 같지 않은 역사적 사건들이 그 시간과 그 장소에서 벌어졌다는 것이 사실은 진짜 극적인 요소라 할 수 있음
다만 외국인 배우 나올 때마다 나는 자꾸 서프라이즈 재연배우 떠올라서 혼자 웃어버림 ㅋ
배우의 연령을 둘러싸고 짱가, 노신과 갑론을박 벌였으나 자신의 연극 경험을 과시하며 척 하면 알 수 있다고 장담하던 노신 참패 ㅋㅋ 뒷풀이 술값 내고 전사 ㅋㅋ
# 트로이의 여인들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에우리페디우스 원작)
노랫말 대단히 아름답고 함축적임. 그야말로 '문학적'
간단하기 그지 없는 무대 장치임에도 상당한 몰입력과 변화를 준다는 점에서 깜놀....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실력이 정말 후덜덜함. 특히 헤바큐 역의 김금미 배우님 너무나 대단했고, 카산드라, 며느리 역할 배우들 정말 짧은 시간에 엄청난 설득력을 보여줌
연주 또한 일품....
저 낯선 곳, 국악과는 어울리지 않는 외국어 이름들이 처음에 어색했지만 이내 설득당해버림.. 아~프로디테 ㅋㅋㅋ
전쟁은 밑도 끝도 없고, 신들의 장난질에 인간들 죽어나고, 특히나 여성들은 귀족이면 귀족인 대로, 노예이면 노예인 대로 고통과 치욕의 나날을 견뎌야 함. 승자에게는 과연 무엇이 남는 거냐고...
정말,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무대...
정이는 본인이 평생 겪어보지 못했던 '한'을 경험했다고 표현.. 나도 세찬 파도 싸대기를 정신없이 맞고 나온 느낌이었음... 공연 하나 봤을 뿐인데 기가 쏙 빠짐 ...
# 향연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
서사 위주의 공연이 아닌 극도의 추상과 조형미, 시각적 청각적 압도의 정서
과연 지배계급의 문화자본을 실감할 수 있었음.. 허나... 뭔가 불편함
# 국카스텐 Happening 연말 공연 (잠실실내체육관)
뭐 실력과 퍼포먼스야 말할 것 없고 ㅋㅋ
무대 장치는 그야말로 일신우일신... 하지만 여전히 가사에 따라 사물 등장하는 건 웃김 포인트 ㅋㅋ
# 신창극 소녀가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이자람 연출)
당황했다고 ㅋㅋㅋㅋㅋㅋ
빨간 망토 이야기인 건 알았지만, 멋지게 기지를 발휘해 늑대 뱃속에 돌을 쳐넣고 꿰매버릴 줄 알았지 이렇게 늑대를 가지고 놀 줄은 몰랐다고 ㅋㅋㅋㅋ
철로 된 드레스와 신발을 신을 때부터 어랏, 이게 모지? 했는데 혼자 꽃길을 가며 노래를 부를 때나 늑대를 만나는 순간, 급기야 늑대의 침대로 들어가서 그야말로 '희롱'하고 벌거벗은 채 다시 산길을 돌아 집으로 가는데 정말 뭐라 말해야 하나? 괴이함과 상쾌함과 짜릿함과 해방감.... ㅋㅋㅋㅋㅋ 늑대는 어쩌다보니 피해자 ㅋㅋㅋㅋㅋ
지난 번 트로이이의 여인들에서 무녀 카산드라로 나와 레이져 발사하던 이소연 배우가 빨간 구두 신고 무대에 출연할 때부터 뭔가 심상치 않았는데, 정말 이자람 감독과 철떡궁합임... 이 두 젊은 여성 예술가 너무 대단하고 존경스러움...
여성해방의 서사, 소녀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논쟁적 주제를 이렇게 밝은 에너지로 그려내도 되는거야? 진짜 멋진 작품.....
공연보고 나왔는데 예술의 전당 검은 하늘에 커다란 보름달, 구름이 스르르...
어디선가 혼자 눈물을 훔치고 있을 늑대가 생각나서 혼자 막 웃었네 ㅋㅋㅋ
같이 본 나후는 '이 동심파괴 프랑스 놈들!'하면서 욕을 함 ㅋㅋㅋ
# 전문가와 강적들 (톰 니콜스,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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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와 강적들 - 나도 너만큼 알아 톰 니콜스 오르마, 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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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잔혹극 루스 렌들 북스피어, 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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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의 대가 - 분열된 사회는 왜 위험한가 조지프 스티글리츠 열린책들, 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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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비에서 양반으로, 그 머나먼 여정 - 어느 노비 가계 2백년의 기록 권내현 역사비평사, 2014 |
"성왕이 천하와 국가를 다스림에 있어서 반드시 그 사정이 가지런하지 못한 것으로 인하여 귀한 자는 귀하게 여기고 천한 자는 천하게 여기며 후한자는 후하게 여기고 박한 자는 박하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호포의 경우 귀천을 논함이 없이 모두 포를 내게 되니, 만약 선비들로 말한다면 평생 고생하며 부지런히 독서만 하는 자가 한 글자도 읽지 않는 자와 같이 그 포를 낸다면 또한 억을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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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고통 -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어느 과학자의 분투기 캐런 메싱 동녘, 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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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정의 앤 레키 아작,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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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창비, 2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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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한강 창비, 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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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10일간의 야전병원 - 전남대학교병원 5.18민주화운동 의료활동집 노성만 외 29명 전남대학교병원, 2017 |
"모든 연락이 끊긴 상태에서 난 전국이 광주와 같은 상황인 줄 알았다. 광주만 전쟁터같은 상황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이제 여기서 끝이다'라는 생각마저 했다"
"새벽에 전공의, 전문의 할 것 없이 가운을 입고 있는 사람은 모두 거리로 나갔다. 청소도 하고 시민들에게 우리가 비록 고립돼서 이상한 전쟁을 하고 있지만, 사형장에 끌려가는 사람이 물구덩이를 뛰어서 건너가는 것처럼, 마지막까지 우리가 가져야 할 것은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안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어필할 필요가 있었다. 그 때 우리는 몰랐었다. 전남대병원 뿐 아니라 다른 병원에서도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줄은. 전화도 되지 않고, 어떤 연락도 취할 수 없는 고립상태에서 기독병원, 적십자병원, 개인 병원들까지 모두 같은 생각으로 청소하고 있었다"
"헬리콥터가 계속 떠다닌다. 지구전이다. 우리가 이길 수 없다는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항복하지 않으리라는 것 또한 틀림없다. 이제 와서 무릎 꿇기에는 너무 많은 피를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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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성석제 창비, 2014 |
"현실의 쓰나미는 소설이 세상을 향해 세워둔 둑을 너무도 쉽게 넘어들어왔다. 아니 그 둑이 원래 그렇게 낮고 허술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만들었다소설은 위안을 줄 수 없다. 함께 있다고 말할수 있을뿐. 함께 느끼고 있다고, 우리는 함께 존재하고 있다고 써서 보여줄뿐.이 소설의 첫문장을 쓰기 시작한 이후 깨달은 것은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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믜리도 괴리도 업시 성석제 문학동네,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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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성석제 문학동네, 2016 |
정리해보자...ㅋ
# 콜드플레이 (잠실종합운동장, 2017/04)
일찌감치 올해 초부터 티켓이 매진되어 있던지라 기대 1도 안했었는데,
나미비아 사막에서 해미 왈, 이렇게 인터벌이 긴 공연은 표 예매해두고 중간에 깨지는 커플들이 있어서 취소표가 꼭 나온다는 예언을 했음. 아니나 다를까 ㅋㅋㅋㅋㅋㅋ
무대 어마어마함.... 자이로 팔찌 대장관 ㅋㅋㅋㅋ
그렇게 큰 스타디움 공연은 첨인데, 그게 몰입이 된다는게 엄청 신기했음
사실, 콜드플레이 음악이 너무 매끈하다고 생각해서 열혈 광팬은 아니었는데, 라이브의 힘이란...
# 넬 단콘 "We Are" (하나투어 브이홀, 2017/05)
의자의 불편함 수준이라면 올림픽 공원 뮤즈 라이브홀과 일합을 겨룰 만 했음
하지만, 꽉 찬 연주는 역시 좋았고, 아무리 거친 사운드를 내도 바닥을 뚫는 그들만의 우울함은 변함이 없었음
# 블랙스트링 "Black Shade" (국립극장 달오름, 2017/07)
잠비나이 음악 듣다가 연관 검색으로 떠서 접하게 된 프로젝트 밴드인데, 와 정말 엄청났음
대금 비트박스며, 거문고의 거친 타악기 용법에, 낮고 분명한 창가와 타악기, 일렉트로닉 기타의 조화가 후덜덜...
무대 조명과 배경 영상도 이보다 더 맞춤일 수는 없겠더라고...
녹지에 둘러싸인 국립극장 정경이나, 사운드와 무대 시야가 너무 알맞은 극장 내부도 맘에 쏙들었음.
# 희비쌍곡선 판소리 - 필경사 바틀비 (학전블루, 2017/09)
조촐한 무대 공간에 참으로 맛깔나게 원작을 잘 살린 창극이었음.
연주도 좋고 노래도 좋고.. 무엇보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작품을 3차원 현실에 너무도 잘 구현함.
예전에 책을 첨 읽었을 때는, 새로운 (금융) 자본주의에 거부하는 인간형이라고 생각했다가
이후에는 우울증 환자에 대한 임상보고서 인가 했는데 극을 보고 그런 생각이 더 강해짐 ㅋ
비평가들의 해석은 어떤가 찾아보니 의외로 바틀비가 변호사의 또다른 자아를 나타낸다는 해석도 있네 그려...
생각해보니 그럴 법도 함. 변호사의 설명하기 힘든 바틀비에 대한 호의와 죄책감이 그렇다면 완벽하게 이해가능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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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열 "Rewind myself2" (세종문화회관 M 씨어터, 2017/09)
예상밖에, 첫 곡은 조동진의 '나뭇잎 사이로'... 울컥하는 감정이 안 들 수 있나....
예전 공연 때는 적혈구 화면으로 내 눈을 테러하더니, 이번에도 역시 불타오르는 화산 장면과 알 수 없는 박테리아 증식 장면을 비롯해 객석으로 하이라이트 조명 때리기 등 안구테러는 여전하더만.. 음악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음. 덕분에 이번에도 눈감고 온전하게 음악에만 집중 ㅋㅋㅋ
마지막 곡을 부른 후, 잠시 암전된 후 파업을 알리는 배철수의 음악캠프 막방 영상이 흘러나옴.
사람들 약간 당황했지만, 다들 박수치면서 끝남....
예술가들의 이런 무심한 듯 예술적인 연대 넘 좋음...
# 뮤지컬 서편제 (광림아트센터, 2017/09)
9월에 뜻하지 아니하게 문화 풍년.....ㅋ
사실 소설부터 영화까지, 절대 내 취향은 아니라서 뮤지컬 공연 안내가 떴을 때도 별 흥미를 갖지 않았음. 이는 또한 사실로 증명됨 ㅋㅋ
뮤지컬 장르가 가진 고유의 극적 과장, 감정의 고양을 불러일으키는 과잉서사와 음악에 피곤 한 가득 ㅋㅋㅋㅋ
사람들은 엄청 울면서 봤다는데 나로서는 도대체 감정이입이 1도 안 된다고.... 저건 노골적 아동학대 아니냐...
이자람의 탁월한 노래와 연기가 아까버라....
특히 허공으로 날리던 그 눈물 한 방울... 그리고 심청가....
나중에 완창 판소리 공연을 꼭 봐야겠음
# NT Live 프랑켄슈타인 (국립극장 해오름, 2017/10)
이런 신세계가 있나!!!!
연극을 영상으로 쏘아준다는 게 뭘까, 별 기대도 안 하고 갔는데 너무 몰입해서 스스로 깜놀..
같이 본 토끼도 연신 대박, 짱이다를 연발...
심지어 저녁에 잠들기 전에도, 모든 장면이 영상이 아닌 '연극'으로 기억됨
연기력들 너무 빼어나고, 무대 장치도 너무나 적절해서,
저것이 지구 반대편, 극장 무대일 뿐이고, 저들은 모두 '진짜인 척' 연기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잊게 됨.
마치, 초원이 펼쳐져 있고, 오두막이 불타고 있고, 외딴 섬에서 번개치는 어두운 밤 처녀 시체를 훔쳐다 몬스터의 신부를 만드는 장면을 내가 몰래 훔쳐보고 있다고 믿어버리고 말았다니까??? 인간의 이성줄이란 정말 허약하기가....
그나저나 메리 셀리는 약관의 나이에 어떻게 저런 성찰을 했지?
# 로건 (제임스 맨골드 감독, 2017)
영화 본 직후에 엄마 병수발....
말 안 듣는 노인네 자비에 교수와 천방지축 야수같은 로라를 데리고 도대체 존재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약속의 땅으로 쫓기며 도망가야 하는 로건의 미칠 것 같은 심경에 너무 이입해버림.... 그 피곤한 표정..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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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이렇게 만들 수 있는 거 그동안 왜 안 했대??? ㅡ.ㅡ
마지막 로건의 묘비에 세워진 십자가 아닌 X자... 어쩐지 울컥했지 뭔가 ㅜ.ㅜ
이것이야말로 엑스멘에게 바치는 아름다운 경의....
이렇게 하고 나중에 DNA 복원 어쩌구 하면서 울버린 살려내면 정말 ............
꼬마 울버린 소녀의 야성과 포스에 완전 매료됨.
# 문라이트 (배리 젠킨스 감독, 2016)
포스터에 겹쳐진 세 명의 얼굴이 정말 동일 인물의 성장사인 것마냥 느껴짐
3부에서 도대체 그동안의 모습과는 너무도 이질적인 근육남이 등장하지만, 그 눈 속에서 깨질 것 같이 유약한 아까 그 소년의 모습을 보았지...
말도 안 되게 아름다운데, 아... 그 푸른 문라이트....
도대체 어쩔 건가 싶은 그들의 삶을 보면서, 엉뚱하게도 힙합은 저 정도는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괴이한 깨달음을...
저런 삶에 비견될 수 있는 건 우리 그네 언니 뿐이라고...
# 스타트렉 비욘드 (저스틴 린 감독, 2016)
뭔가 스케일 큰데 공허함.... 뭐지?? 그냥 잘 만든 평범한 시리즈물....
스팍이 너무 정념에 휩싸이는 거 싫다구....
하지만 씩씩한 소피아 부텔라의 제이라는 매력 만발...
그리고, 무엇보다 안톤 옐친의 유작이라는 게 슬픔 포인트...
# Shame (스티브 맥퀸 감독, 2011)
패스빈더에게 맞춤 옷 같은 영화...
오빠와 여동생 나오는 영화에 특별히 감정이입을 잘 하지만, 우리 남매는 저렇지 않아....ㅋ
여동생이 더 calm 하다는 게 우리 집안 특징이지 ㅋ
영화가 클라이맥스에 접어들고, 감당 못할 망가져버림과 미친 듯한 후회, 남루함이 그 디테일에서는 일반적 경험이 아님에도 커다란 울림을 주는 것은 누구나의 인생에나 존재하는 통제할 수 없음과 부끄러움에 대한 감정을 공유하기 때문이겠지.. 내가 나를 다스릴 수 없는...
매그니토보다, 인공지능로봇보다... 패스빈더에게는 이런 역할이 어울린다고...
# Alien: covenant (리들리 스콧 감독, 2017)
리들리 스콧... 이 노인네 치매에 걸린게 틀림없음..
그리고 도대체 저놈의 영화사에는 저걸 걸러내 내보낼 안전 장치도 없단 말인가..
고색창연해서 신선함이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는 클리세 - 인공지능의 창조욕구와 감정 - 는 그렇다고 치고,
우주 탐험 나선 인간들의 그 정념에 정말 어처구니 상실...
과학을 잘 알든가, 전투를 잘 하든가... 어떤 기준으로 선발대가 뽑힌 거냐구...
세상에 2천 명을 싣고 첨 보는 행성에, 안전장비도 없이 떡하니 내리질 않나
대원들 구한다고 또 2천명 실은 비행선으로 폭풍 속으로 기어둘어가지 않나,
비행선 안에서는 연달아 두 명이 에일리언 점액질 밟고 미끄러져 죽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정말 나 정말 너무 황당해서 영화보다 육성으로 쌍욕했음
아니, 산소 농도만 맞으면 외계 행성에 막 살 수 있나? 그렇게 녹음이 시퍼런데 어떤 바이오스피어가 존재할 줄 알고???
1950년대 아시모프 영감님 소설에서도 이런 막장은 연출하지 않았다고....
미친 과학자, 미친 탐험가, 이제 미친 AI까지... 아오 정말.....
한 가지 소득이라면... 항상 아시모프의 로봇 시리즈를 영화로 옮긴다면 누가 다니엘 R 올리버에 적합할까 생각했었는데 역시 그래도 마이클 패스빈더였어!!! 그럼 지스카드는 누가 좋을까? 맥어보이? 안 돼 너무 귀염상이라서 ㅋㅋㅋ 기종은 낡아보이고 더 완고해보이는 인상이어야 한다고....
# Get out (조던 필레 감독, 2017)
세상에 무서운 현실 공포영화...
어쩜 그렇게 디테일을 잘 포착해내고, 추상 개념을 구체적 장면과 표현으로 담아낼 수 있을까 너무 깜놀함
갇혀 있는 몸과 정신, 하지만 아주 작은 창문을 통해서 자신이 심연으로 가라앉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는 이들의 미칠듯한 눈물 한줄기...
가정부의 한없이 어색한 인조 미소와 어울리지 않게 하염없이 흐르던 눈물, 전직 재즈 뮤지션의 폭주하는 눈물과 "겟아웃"의 단말마 비명이 그토록 슬플 수는 없었다고... ㅡ.ㅡ
극도로 세련된 차별, 차별이 없어졌다고 믿는 세상의 차별에 대해서 이보다 잘 그려낼 수는 없을 것이여....
# 옥자 (봉준호 감독, 2016)
옥자와 미자의 트루러브 스토리...
말도 안 되게 투박하게 생겼지만 이루 말할 수 없이 총명하고, 그리고 현실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생명체에 나도 모르게 빠져버렸다네...
강원도의 풍광도 너무 초록초록초록....
이보다 더 아기자기하고 예쁘고, 그리고 잔혹할 수 없는 봉준호의 동화...
감독의 한결같은 바가지 머리 취향은 두고두고 미슷헤리...
# 덩케르크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2017)
아이맥스 화면과 사운드에 압도 - 전쟁은 결코 멋있지도 통쾌하지도 않았음.
첫장면 골목 전투신부터 시작해서 망망대해와 끝없는 해변과, 그리고 하늘, 하늘... 자꾸만 뒤집히는 하늘...
전쟁이란, 그냥 뭣도 모르고 이리저리 쓸려다니다가 겨우겨우 살아남아 돌아오면 다행.
모든 것이 영화적 우연같지만, 실제로 전장에서 살아돌아온 이들은 모두 저런 우연의 우연을 거듭했을 것... ㅡ.ㅡ
영국판 국제시장이라고 하면서 국뽕이라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상황이 실제이기도 했고, 대통령이 한강철교 끝고 먼저 피난간 국가의 시민 입장에서 보기엔 저들의 리더가 쿨하지 못하지만 정치적 책임과 연대란 저런 것이겠지 싶어 부럽더라구 ㅜ.ㅜ
톰하디는 얼굴 안보여주는 걸 커리어 전략으로 삼았나 왜 이렇게 꽁꽁 감추는 거야 ㅜ.ㅜ
다른 사람이랑 같이 있는 장면은 마지막 포로로 잡혀갈 때밖에 없으니 혼자 모형 비행기에 앉아 얼굴 클로즈업하며 연기했을 생각하니 그냥 짠하기만...
킬리언 머피는 심지어 엔딩크레딧에 이름도 없네 그려.. shivering soldier 라니!!!
왜 우리 머피에게 번듯한 역할 하나 안 주는 거야... ㅡ.ㅡ
마이클 케인은 초반 공군 작전 지시한 음성으로만 출연했다니, 놀란 아저씨의 사람 부리는 마법은 뭐람
영화 끝나고 우리 연구소 부추가 영국군 장군(케네스 브레너) 레미제라블의 그 경감 아저씨 (러셀크로) 아니냐고 해서 나 뒤집어짐 ㅋ 아 놔.. 우리 케네스 브레너에 대한 모욕이라고......
#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맷 리브스 감독, 2014)
긴장감 높게 엄청 촘촘하게 잘 만들었는데
인간 주인공 영화라면 젠더 불균형 땜시 욕좀 먹었겠지만 유인원이라 퉁치고 넘어감 ㅋ
사춘기 아들이란 자고로 집안 말아먹는 존재라는 것을 경고해준 의미심장한 영화라 할 수 있음...
코바가 쌍장총 들고 말을 몰며 폭주할 때, 무슨 상산 조자룡 등장한 줄 알았어 ㅋㅋㅋㅋㅋ
지옥에서 온 원숭이냐 ㅋㅋㅋㅋ
# 공범자들 (최승호 감독, 2016)
최승호 피디의 그 없는 취급, 경멸당하는 모습, 낯설지 않아... ㅡ.ㅡ
하지만 그의 뚝심에 새삼 존경...
우리 김재철님... 이렇게 앙증맞은 분인줄 미처 몰랐네 그려 ㅋㅋㅋㅋ 엠비도 한결같으셔...
방문진을 비롯하여 곳곳에 등장하는 우리 언론학 학자님네들.... 어쩜 이렇게 대쪽같으실까.....
세상에 가장 뿌리깊은 해악을 미치는 건, 조폭도 아니고 사기꾼도 아니고, 바로 이런 정신나간 학자들.... 하...
도대체 너네는 그동안 뭐하다 정권 바뀌고 나서야 목소리내는거냐, 라고 쉽게 말해버릴 수 없음을 조용히 깨달음. 내 눈에 안 보인다고 안 싸우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가끔은 까먹지...
# 여배우는 오늘도 (문소리 감독, 2017)
혼자 미친 듯이 웃고 공감하면서 봤음. 깨알같은 그 디테일과 풍자와, 영화에 대한 미칠 듯한 사랑이라니!!!!
문소리는 이제 직접 각본도 쓰고 영화를 감독해야 함.
본인의 자아성취나 예술혼 실현까지는 내가 잘 모르겠고, 온통 남탕 조폭, 아버지, 국뽕으로 얼룩진 이 한국 영화판을 구원해야 할 시대적 책무가 그녀에게 있음 ㅋ
한국에 뛰어난 여자배우들이 얼마나 많냐구.... 왜 그녀들이 맨날 말도 안 되는 장식품처럼 영화에, 드라마에, 예능 프로에 나와야 하는 거냐고..
# 멀홀랜드 드라이브 (데이빗 린치 감독, 2001)
다시 봤네...
어쩜 이렇게 기억이 불량품인지, 학생 때 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2000년대 영화여 ㅋㅋ
영화에 대해서 기억나는 거라고는 "저게 다 망상이다 + 저 여인 둘이 사귄다" 딱 두가지 ㅋㅋㅋ
계속 새로운 장면인 양 몰입해서 봤다니까 ㅋㅋ
그래도 이 영화 이후 한 번도 스크린에서 본 적이 없음에도 리타역의 로라 해링 얼굴은 너무 잘 기억하고 있음
나이 들면서 심장이 쪼그라든게냐.. 왜 이렇게 쫄리면서 보게 되는지 모르겠네 ㅋ
역시 이런 영화 너무 좋음.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고, 뭔가 수수께끼를 풀어야 하고, 영상과 음악에 빠져버리는...
심지어 실렌시오 클럽에서의 노래는 너무 고퀄이라서 깜놀....
이 영화를 첨 볼 때만 해도 나오미 왓츠가 누군지 잘 몰랐었지...
그녀가 이후로 승승장구해서 넘 좋음.
90년대 2000년대는 과연 어떤 시대였길래, 저런 영화가 쏟아지고
키노 같은 잡지와 정은임의 영화음악같은 라디오 방송이 생존할 수 있었던 걸까? 미슷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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