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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산에 갑시다... (18) 2006/03/10
  2. 후보검증... (6) 2006/02/24
  3. 네가지의 묘미 (7) 2006/02/24
  4. 청평사, 오봉 (9) 2006/02/20
  5. 선자령 등반.. (3) 2006/02/14
  6. 비정규 법안 저지 결의대회 (1) 2006/02/08
  7. 수련하다 말고 똥 누러.. (3) 2006/02/08
  8. 짬밥 이야기... (5) 2006/02/02
  9. 따뜻한 애정을 맛깔스럽게 드러내는... (9) 2006/01/31
  10. 내공은 쉽게 쌓이는 게 아니다.. (8) 2006/01/27

산에 갑시다...

from 단순한 삶!!! 2006/03/10 08:50

요즘 산에 봄기운이 많이 피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블로거 동지들과 산에 가서 봄기운을 찾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갈려고 하면 항상 언제 가야 하나? 가면 사람들은 몇이나  오려나?

이런 거 때문에 새끼줄 짜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에는 산오리 맘대로 정했습니다.

 

  



산오리가 치악산 근처의 코레스코 콘도를 하나 예약했습니다.

3월 24일(금)-26일(일)까지 2박3일간으로...

그래서 이 콘도를 근거지로 해서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간에 걸쳐서 치악산의

두 코스를 헐렁한 등산(사실은 산책에 가까운)을 하려고 합니다.

다행이 산불방지를 위한 출입통제에 들어가지 않는 코스들이 있네요.

 

그래서 2박3일동안 시간이 되시는 동지들은 주~욱 산오리와 함께 마냥 개기면 되고,

금-토 1박2일만 시간이 되는 분들은 그 시간만 결합하시고,

토-일 1박2일만 시간이 되는 분들은 또 그 시간만 결합하시고,

이도 저도 외박은 안되고 당일만 되는 분들은 또 그렇게 당일치기로

왔다 가셔도 되도록 하겠습니다.

 

산오리는 일단 금요일(24일) 저녁 8시경에 승용차로 서울을 출발할 예정입니다.

이 차로 같이 가실분들은 신청해 주시고,

따로 오실 분들은 덧글로 달아서 동행할 분들고 함께 오셔도 좋고,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되겠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오실 분들이나 토욜 저녁, 또는 일요일 오실 분들도

시간과 교통편을 덧글에 달아 주시면 참가자 파악에 도움이 되겠네요.

 

먹는 것은 알아서 많이 싸 오시면 되겠고,

잠자는 건 숙박비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2주일 정도 남았으니까, 일정 조정하시고,

마니마니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의견이나, 문의사항, 함께 움직일 차편 등을 위해서

덧글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랜만에 포스팅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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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0 08:50 2006/03/1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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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검증...

from 단순한 삶!!! 2006/02/24 16:29

5.31 지방자치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당내에서 선출하는 과정이 한창이다.

우리 지역위원회도 어제 출마할 후보들이 모여서 유세를 했다.

기초의원  후보 6명, 기초 비례 후보 2명 등 8명이 출마를 선언하고,

유세에 참가했다.

유세에 참가한 당원들은 아직까지 선거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인지,

자주 보는 당원들 40여명이 들락날락 한 정도였다.

11시가 되어서 끝났을때는 유세를 듣는 청중은 20여명이나 되었을라나...



당원들의 관심도 조금 높아지긴 하겠지만,

거의 해마다 치르는 선거에 산오리도 그렇고, 당원들도 지쳐갈만 할 거 같다.

더구나 올해 우리 지역위원회 선거에서는 중앙의 당직자 선거결과에 따른

후유증과 겹쳐서, 탈당을 하거나 선거에 아예 관심없다는 당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보니까. 지난 1월 어느날 운영위원회에서

지자체 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을 검증하자는 안건이 나왔고,

그 검증위원회를 산오리에게 맡겼다.

(한참 졸다가 끝날즈음에 맡으라고 하니까, 회의 빨리 끝낼 생각에,

  그리고 별로 기여하는 바도 없으니까 그거라도 하지, 하는 생각에 그러겠다고 했다.)

 

그리고 설날연휴가 지나고 다음 회의가 있을때까지 고민을 좀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후보검증이 일부 간부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되지 않을 거 같았다.

 

설 지나고 운영위가 다시 열려서 후보검증위 어떻게 활동하고 있느냐고 해서,

'지금이라도 검증위 그만두면 안되겠느냐?'고 했더니,

'이런저런 걸 해서 당원들한테 후보정보를 알려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대답이 돌아와서

그렇게 하겠노라고 했다.

 

검증위원으로 3명을 선임했는데, 한 명은 거의 연락이 안되거나 결합이 안되었고,

산오리와 다른 분회장 한명 등 2명이 전화 통화 해가면서, 당에서 늦게 만나서 회의하면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했고,

질의서를 만들고, 그 결과를 평가해서 검증위의 의견으로 내자고 했다.

질의서 내고 답변서 받아서, 당게시판에 올리고,

그리고 어제 합동유세에서 검증위 의견을 발표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 중간에도 당 간부들은 게시판에 글을 쓰거나, 산오리한테 전화해서

후보검증대회를 별도로 열어야 할 거 아니냐고 했고,

산오리는 실효성 없어서 못하겠노라고 단호하게 답변했다.

 

말이야 쉬워 후보 검증이지,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해야 하는데,

그 객관적인 자료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당원들이 결정적이 결합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만 감정상으로 감투는 쓰고 있는데, 당활동에 거의 결합하지 않는다거나(주로 회의나 선전전 등 당 행사) 지난 선거 때에 특별당비를 제대로 내지 않는다는 것이 큰 이유였고,

그렇게 활동도 제대로 안하고, 특별당비도 안낸 당원들이 선거철이라고

지자체 후보로 출마하는 것은 동의할수 없다는 것이었다.

 

유세가 끝나고 잠간 마이크를 잡고선, 후보검증위원회가 이런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검증위원회의 의견 >

  - 서면 질문과 답변을 통한 한계가 있었지만, 후보의 다양한 자질과 의견을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 후보들은 답변서 작성을 기회로 출마계기, 당원으로서의 기본 자세와 활동 방향, 당 강령과 지역현안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을 것으로 판단한다.

  - 답변서를 통해 비정규직 문제, 통일, 부동산, 교육과 의료등 강령 문제와 지역 현안문제에 대한 후보들의 인식차이가 드러나 있으므로, 미흡하지만 당원들이 후보를 판단할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고 판단한다.

  - 이번 선거 뿐만 아니라 향후 선거에서도 이 답변서는 후보자들의 당락 여부를 떠나 후보자들의 약속 이행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다.

  - 이번 후보검증위원회의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여 다음 선거부터는 계량화된 후보검증이 가능하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 당활 동 참여, 특별당비의 납부 등이 정량화 할 수 있는 후보검증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아서, 지역위원회에 축적된 이와 관련된 자료를 당원들에게 공개할 것을 권고한다.

  - 검증위원회의 질문 답변으로 부족한 사안에 대해서는 홈페이지를 통한 당원들간의 활발한 질의응답이나 의견개진으로 대신해 줄 것을 권고한다.

 

이건 오늘 다시 정리해서 지역위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그리고는 당원들이 당활동 참여와 특별당비 납부에 대해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민주노동당에서 그런 것으로 후보선정기준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회의에 불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지만, 애기가 있는 여성들의 경우 오전 10시에 회의하자는 얘기도 있었는데, 밤 8시에 모여서 회의하는 것도 다수의 횡포가 아니겠느냐?

또 특별당비 내고 싶지만, 정말 사정이 어려워서 내지 못하는데, 그걸 다른 선거때 내지 않았다고 해서 자격이 없다고 하는 것은 자본가들의 논리와 뭐 다를 것이 있겠느냐? 이런 얘기를 했다.

그래서 검증위원회는 의견만 내고, 게시판을 통해서 질문과 토론을 더 해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한 당원이 일어나서 당원들에게 후보자들의 자질을 판단할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반박의 발언을 했다.

그리고는 선관위원장이 유세를 종결했고, 뒷풀이에 가서 소주 마시는 바람에 아침운동은 걸렀다.

 

지역에서도 당의 내분(?)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망할놈의 카메라도 망가졌다.

어느날 동명이가 좀 쓰겠다고 가져갔다 왔는데, 플레시가 터지지 않고,

자동모드에서는 찍히지도 않는다...

그래서 에이에스센터에 며칠전에 들고 갔더니,

"수리하면 새로 카메라 사는 값이 나오는데요..."

"얼마나 들어요?"

"안에 있는 @#$**를 통째로 갈아야 하는데, 16만몇천원 들어요."

"허~걱"

"그래도 수리하실 건가요?"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러겠다고 했더니, 또 물어보고선 차라리 사는게 낫다길래,

그럼 됐다고 했다.

그리고는 플래쉬 안터지는 모드에서는 찍히긴 하는데,

사진이 저모양이다.

 

요즘 전자제품은 정말 짜증이다.

1년 반 전에 42만원이나 들여서 산데다,

메모리카드 6만원주고 추가로 샀는데,

그냥 버려야 될 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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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4 16:29 2006/02/2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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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지의 묘미

from 단순한 삶!!! 2006/02/24 13:47

schua님의 [네가지의 묘미?!] 에 관련된 글.

 

 

Four Jobs I’ve had in my life(일생에 가졌던 네 개의 직업)

 

1. 무역회사 세일즈엔지니어(말은 그랬는데, 자동차회사 등에 기계와 공구를 팔러 다녔다.

  일본회사의 물건이라서 일본어 공부도 좀 하고, 일본에가서 연수(견학)도 좀했다.

  그래서 일본어는 서로 의사소통할만큼은 했는데,이제는 다 잊어 버렸다.)

2. 건설관련 주간신문사 기자

  기자가 하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때 학보사 기자를 하기도 했는데, 밖에 나오니 시험이 되야  

  하지. 그래서 주간신문사 두곳에서 기자를 했다. 같이 일했던 선후배들이 좋아서, 일은 고되

  고, 월급 적어도 즐겁게 지냈던 시절이었다.

3.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기자 하다가 재미 없어서 이곳에 홍보 업무하러 들어왔다. 그랬는데, 겨우 1년반정도 일하고

  노동조합 전임자로 날라 버린 바람에 노조 전임자와 여러부서를 전전하고 있다.

4. 직업으론 3개 뿐이네.


 



I can watch over and over(몇 번이나 다시 볼 수 있는 네 가지 영화)


- 없다.(본 영화 몇개 안되지만, 한번 보기도힘든 영화를 몇번이나 보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Four places I have lived(살았던 적이 있는 네 곳의 장소)


1. 경북 달성군 구지면 수리동

  (안촌이라는 마을인데, 곽가들이 진을 치고 있다. 국민학교 6학년때 까지 살았다. 그후에도

  해마다 고향이라고 내려간다. 조상들의 산소가 있고, 아직도 친척들이 가득하다.)

2. 서울 양천구 신정동 칼산

  71년 서울에 와서 지금의 목동아파트 단지가 물담기는 논이었을때 칼산아래 살았던 집이다.

  대지 25명에 건평 13평쯤 되는 집이었는데, 항상 우리 식구들과 공부하러, 돈벌러 상경한 친

  척들까지 합쳐서 10명에서 15명사이의 대식구가  북적대면서 살았다.

  연탄불에 밥해서 도시락 15개쯤 싸 대신 우리 어머니는 대단한 어머니였다....  

  88년쯤인가 아버지가 그 자리에집을 새로 지어서, 지금까지 살고 계시는데,

  나는 결혼해서 장남이라고 같이 살았다. 90년까지던가?

3. 안양 석수동 지한단칸방

  도저히 식구들 많은 데서 못살겠다는 아내의 결단에 따라 안양 석수동의 어느 지하단칸방으

  로 분가를 했다. 아내가 결혼하면서 가져온 장농도 들어갈 문이 없어서 분해해서 들어갔던 곳

  이고 하루종일 햇볕한줌 들지 않았다. 여름에 비 많이 온 어느날은 밖에서 물이 넘쳐서 방이 

  물바다가 되었던 적도 있었구나.

4. 안양 비산동 주공 아파트

  지하단칸방에 도저히 못살겠다고 다시 부모님 집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는 전세돈 은행

  과 회사에서 빌려서 전세 살았던 집이다. 뒤에 바로 산이고,약수터까지 있고, 주위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살기 좋았다. 그 좁은 집에서 한 방에 우리 네 식구가 잠자고, 작은 방 하나는 회

  사 동료 한 사람을 하숙생르로 받아서 아내를 고생시켜던, 그래서 항상 미안한 마음이 남아

  있는 집이다.

  지금은 재건축해서 거대한 빌딩숲이 되었더구먼.


Four TV shows I love to watch(좋아하는 네 가지 TV 프로그램)

 

1. 스포츠 중계(메이저리그, 축구, 요즘은 K-1 도 본다) 

2. 스포츠 중계 없으면, 케이블티비의 액션영화

 


Four places I have been on vacation(휴가 중 갔었던 네 곳의 장소)

 

1. 눈 덮인 한라산.. 이번겨울에 갔는데, 환상이었다.

2. 지리산 칠선계곡...90년대 초반에 내려왔는데, 정말 몇번이고 다시 가고 싶은곳이다.

  아예 여름에는 일주일쯤 텐트치고 들어앉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곧 입산통제구간으

  로 정해졌다. 몰래라도 한번 가 봐야 할텐데...

3. 설악산 공룡능선- 갈때마다 힘들었는데, 그래도 날씨만 좋으면 또 가고 싶다.

4. 설악산 '한편의 시를 위한 길'- 거의 한편의 죽음을 위한 길이었다.

 

Four websites I visit daily(매일 방문하는 네 개의 웹싸이트)

1. 진보블로그

2. 민주노동당 고양시 위원회

3. 역사와 산

4. 스포츠서울


Four of my favorite foods(가장 좋아하는 네 가지 음식)

1. 엄마나 아내가 끓여주는 추어탕

  들깨가루 넣어서 뻑뻑한 추어탕과 달리 맑고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냉면그릇에다가 두어그

  릇 탕만 먹고서는 배를 두드려도 별로 무리스럽지 않게 시원한 맛이 있다.

2. 멸치국물에 말아먹는 국수

  쉬는 날 집에서 내가 직접 해 먹는 국수다. 내가 만들어서 먹어도 식당에서 사먹는 잔치국수

  와는 비교가 안되게 맛있다. 이것도 냉면그릇 두어개 해치우는데, 이건 점심때 먹고 나면 저

  녁까지도 배가 불러서 퍼질러 자야 된다..ㅎㅎ 

3. 짠된장찌게와 싸먹는 데친미역

  음식점에 가면 미역을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데, 우리 식구들은 짜게끓인 된장찌게와

  같이 싸 먹는다. 커다란 미역줄거리에 밥한숟갈, 그리고 된장(멸치만 넣거나, 버섯조금 들어

  가면 더 좋다) 반숟갈 양념으로 싸서 먹으면 끝내준다.

4. 갱죽..

  어릴적에 겨울에 먹을 거 없다고, 식은 밥에 김치 풀어서 끓여 주던 음식이라, 먹기 싫은 음식

  이었다. 죽 말고 밥이 먹고 싶었으니까...

   근데, 요즘은 기름기 있는 음식 많이 먹으니까, 이 갱죽이 개운한 맛으로 좋다. 이것도 음식

  점 보다는 집에서 직접 끓여 먹어야 제맛이 난다.  

 


Four places I would rather be right now(지금 있고 싶은 네 곳의 장소)
1. 몽고의 초원.... 말이나 타고 어슬렁 거렸으면

2. 지리산 칠선계곡(여긴 여름에 가야 하는데..)

3. 자주 가는 사우나(뜨거운 황토사우나에 들어갔다 나와서 찬물에 한번 담갔다가. 바닥 뜨뜻

   한데 드러누워서 한숨 자면....아 개운해..)

 

다른 블로거들이 써 놓은 거 보고, 이거 뭐 별거냐고 했는데,

막상 써보니까 쉽지 않네...

이 고통을 나누고 싶지 않아서,

산오리는 바톤을 넘기지 않는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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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4 13:47 2006/02/24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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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사, 오봉

from 단순한 삶!!! 2006/02/20 21:12

우종영의 '게으른 산행'(한겨레신문사)을 보고서는

겨울산행으로 좋다는 청평사를 꼭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벼르고 별러서 갔는데,

책에서 보았던 때와는 달리, 눈 하나 없고,

날씨는 뿌옇고,

그래서 책에서 자랑하던 것들을 보고 느낀게 없다.

책에서처럼 연리수를 보고 관찰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멋진 경치만은 있을거라 기대했는데,

가을산처럼 낙옆만 뒹구는 산길이 되고 말았다.

 



배시간에도 쫓기게 되었고,

또 약간 험한 바윗길에 일행들이 무서워 하기도 해서

오봉 정상에 약간 못미쳐 점심먹고 올라갔던 길로 다시 내려왔다.

 

그래도 전날 소양댐에서 먹은 빙어는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상큼함이 여전했고,

뿌연 안개구름 속에 내려다 본 소양호도

몽환적인 분위기가 있어서 그런대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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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0 21:12 2006/02/20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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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 등반..

from 단순한 삶!!! 2006/02/14 13:56

한라산 갔다 온 이후에 3주동안 산엘 못갔다.

역사와 산을  따라 선자령으로 갔다.

올겨울 마지막 눈이라도 맘껏 눈에 담아 오겠노라고..

 

저녁에 집을 나설때는 약간 바람이 부나 보다 했는데,

시청앞에 도착하니 제법 춥다.

대관령에서 옷 단단히 챙겨 입고  선자령을 향해서 걷는다.

아직도 눈은 그대로 쌓여 있다.

급하게 오르는 곳도 없고, 걷기에 아주 적당한 등산로다.



선자령,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너무 추워서 정상에는 서 있을 수가 없다.

바람 없는 동쪽 비탈길에 서서 해 뜨는 걸 바라 보고 있었다.

지리산에 이어서 일출을 보게 된 건 기쁨이다.

 

카메라를 꺼냈는데, 카메라도 얼었는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몇 장을 찍었는데,

 


동해바다 위에서 떠오르는 해인가 했는데, 그쪽에는 아직도 산이 있었던 모양이다.

 

내려오는 길은 가파르고 미끄러웠다.

어디 앉아서 아침밥이라도 먹을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바위 아래서 몇몇이 모여서 아침밥을 먹고, 다시 내려왔다.

비닐썰매라도 타려고 했는데, 너무 가파라서 무서웠다. 비닐 깔고 앉으면 저 아래 나무 밑동에 머리를 부닥 칠 거 같았다.

 

차가 기다리고 있는 구 고속도로까지 내려왔는데, 엄청 따뜻하다.

 

강릉으로 내려가서 어느 바닷가 옆에 있는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바다는 어디라도 좋다..푸르다 못해 검은 바닷물과 하얀 파도..그리고 매서운 바람.

 

 


 

경포대를 들러서 간단다.

경포대는 해수욕장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정자도 있고, 각자기 바위에 새긴 싯구도 있고,

신사임당 동상도 있었다.

이 정자를  경포대라고 하는 구나...

 




경포대에서 바라본 경포호

 




 

왜 요즘은 산엘 가도 뚜렷하게 남는 '그 무엇'이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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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4 13:56 2006/02/1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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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비정규 법안을 다시 심의한다고 해서

7일 오전 오후 집회가 잡혔고,

8일부터는 총파업이라고 지침이 떨어졌단다.

 



4시쯤 조퇴를 했다.

그리고 조합에서 6명이 여의도로 출발했다.

5시쯤에 도착했더니 집회차 한대 서있고 정말 썰렁하다.

한참을 기다리니까 꾸역꾸역 모여들고,

집회가 시작되었다.

 

근데, 이미 국회환노위의 법안심사는 연기되었고,

민주노총의 총파업도 연기되었다는 소식이 미리 전해졌기 때문에

김빠진 집회가 되고 말았다.

 

몇 번이나 국회에서 법안 심의만 한다고 하면

국회앞으로 모여라, 총파업이다... 고 외치는 것이

얼마나 횩과가 있을지 모를일이다.

 

연사로 올라온 한 친구도

"우리 3백명이 여기 모였다고 법안심사가 연기된 것은 아니다"면서

이번에 또 연기되더라도, 법안심사 하지 않더라도

파업을 준비해서 하자고 외치고 있었다.

 

알지만,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져도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데,

그건 또 될만한 일일까 싶다.

 

민주노총이고, 민주노동당이고 제대로 굴러가지 않고,

짜증나는 일만 만들고 있기에,

산오리의 마음도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걸

마음으로, 몸으로 느끼고 있다.

그게 민주노총이나 민주노동당의 높으신(?) 간부들 때문이라 여기기도 했지만,

어쩌면 그 자체가 우리의 현실이고 민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요즘 들기도 한다.

 

예전에 집회에 나갈때면,

70살 넘은 노인네들이 가끔 보이면,

'나도 저들처럼 저나이 되어서도 집회에 나오도록 해야겠다' 고 생각했는데,

슬슬 내 스스로 핑계거리 만들어가면서 벌써부터 나가고 싶지 않다는

최면을 걸어가고 있다.

 

그래도 재미 있거나, 뭔가 희망이라도 있다면 억지로라도 나가려고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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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8 12:59 2006/02/0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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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도 수련이 두달째 접어들면서 새벽에 일어나는 것도 익숙해져 가고 있다.

5시 5분 알람 소리 듣고 후다닥 일어나서 물한잔 마시고,

차를 몰고 도장에 달려가면 5시 20분.

오늘 처럼 추운 날은 바닥에 맨발을 대기가 싫지만,

조금 지나면 그래도 견딜만 하다.



몸이 좀 풀리고, 호흡할 때쯤이면 제정신이 들어온다.

조신법 할때부터 두어차례 방구가 뿡뿡나오더니

 

호흡에 들어가니까 살살 배에서 신호가 온다.

30분동안 참아가면서 호흡을 계속해야 하나,

그냥 가서 똥을 싸고 와서 계속해야 하나...

한참의 고민이 계속된다.

호흡 하는데 정신이 집중될 리가 없고,

나오려는  똥을 막아보려는데 온 정신이  쏠린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화장실로 달려가서 시원하게 한줄기 똥을 쏟아냈다.

 

다시 돌아와서는 모른 척하고 호흡을 계속하지만,

중간에 빼먹은데다, 약간은 개운치 않은 똥구멍때문에

그저 시간을 때우는 것으로 대충 호흡을 해치웠다.

 

이렇게 호흡 하다가 화장실로 달려간게 두번째다.

어제 점심에 짬밥 먹으러 가자고 했더니,

한 친구가 '피를 보충해야 된다'면서 기어코 탕을 먹으러

가자는 바람에 멍탕을 한그릇 먹었다.

(멍탕이 산오리한테는 잘 안맞는지 항상 약간의 설사기가 있다.)

그런데다 저녁때는 당에서 회의 있어서 갔는데,

밥먹으러 가자고 했더니, 라면에 찬밥 말아서 먹는단다.

그래서 저녁으로는 전혀 먹지 않는 라면을 먹어서

그것도 속이 좋지 않은데 일조를 한 모양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누는 오줌똥이

건강의 척도라고 하는 말도 있는데,

기름기 많은 음식이나 술을 마시고 나면

다음날 아침 쏟아내는 똥오줌을 보면서 후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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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8 11:33 2006/02/0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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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밥 이야기...

from 단순한 삶!!! 2006/02/02 12:58

산오리님의 [짬밥 좀 같이 먹자!!], [ 보름간의 사육]에 관련된 글.

연말연시에다가, 설연휴까지 있었고,

이런저런 핑계 김에 짬밥 먹는 걸 소홀히 하고 있었는데,

오늘 모처럼 구내식당에 짬밥 먹으러 갔다.

 

가는 도중에 한 동료가 말했다.

"구내식당 돈 뜯어먹던 친구들 잡혀 들어가고 나서 밥이 좋아졌다던데..."

"그래요?"

 



먹어 보니까 크게 달라진 건 없는 듯하다.

그래도 동료들은

"양념이 많이 들었네.."

"조기라도 한마리 더 있네.." 라면서 한마디씩 한다.

 

시설안전기술공단에서 구내식당을 관리해 왔는데,

그동안에도 이런저런 소문이 많이 있었다.

공단 직원들이 돈을 받았다느니, 공단 관리직원들은

아예 밥값을 내지 않고, 공짜로 먹는다느니... 이런말들이..

 

지난해 여름쯤엔가, 구내식당에서 밥값을 2800원에서 3200원으로

올리겠다는 통보가 연구원게시판에 붙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서는 슬그머니 그 게시물도 사라지고,

밥값도 그대로 받고 있었다.

그래서 우래 연구원 총무팀장한테 물어봤더니,

"밥값 올리겠다고 해서, 지금도 직원들이 짬밥 품질이 엉망이라고 불만이 많은데,

  올리겠다는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고, 그리고 이런저런것들을 개선하고 나서

  다시 협의하자" 고 했더니, 그건 못하겠다면서 울상을 짓더란다.

그러면서, 공단직원들이 밥을 공짜로 먹는데, 이게 꽤 된다는 얘기를 하더란다.

(이때도 차마 공단직원들한테 돈까지 받쳤다는 얘기는 못했겠지)

 

벼룩이 간을 내먹지 그래, 그 알짜한 권력을 이용해서 구내식당 짬밥을 공짜로

먹는 인간들이 있다는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그러고는 지난달 말쯤에 시설공단 직원 몇이 검찰에 구속되었다는 소리를

주위에서 주워 들었다.(신문, 방송을 안보니까 옆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산다)

그래서 뉴스를 검색해 봤더니 이런 뉴스가 있는 것이라..<아래 뉴스 뜯어온거 보시고>

 

근데, 이 뉴스에 나오는 비서실장 오모씨와 총무과장 박모씨가 2003년도 시설공단 파업할때 산오리와 진하다면 진한 인연이 있는 사람들인거라.. 

박모씨는 노조 부지부장인지 무슨 부장인지 하튼 간부를 했고, 오모씨는 파업당시에 저 강화도까지 가서 감금교섭(?)을 할때 사측의 교섭위원이었던거라...

노조 간부였던 사람이 이런 일에 이름이 오르는 것에 기분이 엄청 나쁘고, 같이 교섭하면서 사측의 교섭위원이지만, 그래도 인간적으로 괜찮은 사람이라 판단했던 것도 오판이라는게 밝혀지고 나니 허망하다...

 

그래도 짬밥은 계속 먹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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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사옥 신축 미끼로 거액 받은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 직원들 적발

공단 사옥 신축업체 선정을 미끼로 건설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한국 시설 안전공단 직원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방철수, 주임검사 도진호)는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 비서실장 오모(50)씨와 총무과장 박모(38)씨등 공단직원 3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공단직원에게 돈을 준 D건설 대표이사 김모(51)씨와 브로커 이모(40)씨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김모(54)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오실장등은 지난 2003년 2월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모 식당에서 D건설 대표이사 김모(구속)씨로부터 공단사옥 신축공사를 맡게 해달라는 부탁등과 함께 1억 5천만원을 받는 등 3개 업체로부터 5차례에 걸쳐 6억 4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건설 대표 김씨는 사옥 신축 공사가 무산되자 구속 된 박모 과장을 협박해 4억원을 받아 낸 혐의도 받고 있다.

공단 총무과 직원 장모(34)씨는 지난 2003년부터 최근까지 납품업체로부터 40여차례에 걸쳐 33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범행은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1천300여평의 부지에다가 사옥을 신축하려다가 정부의 공기업 지방이전 정책으로 인해 신축계획이 무산되면서 드러났습니다.

한편, 한국시설안전기술관리공단은 지난 1995년 성수대교 붕괴 후 설립된 기관으로 교량과 터널등 대 규모 시설의 안전점검을 독점적으로 해 왔다.

CBS사회부 이완복 기자 leeh1025@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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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2 12:58 2006/02/02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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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oB님의 [블로거 to 블로거란?] 에 관련된 글.

풀소리님이 산오리를 소개한 이후에 릴레이로 누군가를 소개해야 한다는데

별로 주저하지 않고, 그게 뭐 어려운 일이겠느냐고 생각했다.

그리고, 잠시 누구에 대해 쓸 것인가를 생각했지만,

쉽게 '갈막'을 쓰겠다고 결정했다.

 

그런데, 막상 쓰려고 보니까 쓸말이 별로 없다.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다, 다른 정보도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오직 블로그에 올린 그의 글과 사진을 읽고 보고,

느낀 것을 쓸 수 밖에....

 

지난 연말 일 바쁜 가운데도,

월간지 '네트워크'의 원고 마감시간이 다 되어 갈 거라는

생각이 가끔씩 들었고,
그래서 서둘러 글을 썼는데,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월간지에 전화했더니, 1월 한달은 쉬기로 했단다.

다시 1월이 다 지났다. 글이 월간지에 실리든 말든

개의치 않고, 내게 주어진 의무(릴레이)는 다해야 겠다...

 



 

따뜻한 애정을 맛깔스럽게 드러내는 ‘갈막’


“그를 추억하며..^^”  http://blog.jinbo.net/galmac



진보넷에서 블로그를 시작한 게 2004년 7월이니까 이제 1년 반이 지났다. 컴퓨터 앞에 앉을 때면 하루에 한번씩은 들러 보는 링크블로그(친구들)가 39개다. 39명의 친구가 항상 내 앞에 기다리고 있으니까 기분 좋은 일이다.

풀소리님이 산오리 블로그를 소개한 이후에 이를 이어서 블로거투블로거에 어떤 친구를 소개해 볼까 생각했는데, ‘갈막’이 떠올랐다. 왜 이 친구가 생각났을까?

우선 그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블로그에서 만나고, 그의 글과 사진에 댓글만 달아 온 산오리로서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래서 그에 대한 궁금이 생기기도 하고, 뭔지 모를 신비감 마저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더구나 그는 그의 이름이나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글과 사진을 읽으면서 편견 없는(?) 상상에 빠지도록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

여기저기 블로그들을 돌아 다니면서 그 집 주인이 누구인지 모르는 친구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갈막을 좋아 하는 이유는 그의 주위에 있는 사람과 사물들에 대해 따뜻한 애정과 사랑을 가지고 있고, 그걸 표현하는 맛깔스러움이 있기 때문이다.


10년 동안 그 녀석은 언제나 나와 함께했다.처음 스티커 사진이 나왔을때 사랑의 부적이라며 꼭 간직하라던 부적도, 한 두 장씩 건네받던 명함들도 차곡차곡 쌓여갔고 세월과 함께 바래져갔다. 오늘 그 기억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겨갔다. 물론 새집으로 이사하지 못하고 보물창고로 들어가는 녀석들도 있었다. 그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들에서 애써 담담히 웃음지었다. <10년... 내사랑을 떠나 보내며>

밤늦은 귀가길..모퉁이를 돌면 녀석은 언제나 먼발치에서부터 유혹의 눈길을 보낸다. '안돼~마른인간은 저녁 6시 이후에는 절대로 먹지않아..암..그렇고말고...' 수없이 다짐하며 돌렸던 발길이 얼마였던가! ㅜㅜ <유혹>

10년간 함께 했던 지갑을 향한 절절한 애정을 그리기도 했고, 그 지갑 속에 넣고 다녔던 작은 것들을 옮기면서도 그들의 감정까지 챙겨 주었다. 추운 겨울밤 구멍가게 앞의 호빵통은 모든 사람의 희망이었다. 어릴 때에는 그 호빵통을 보고 지나치면서도 그걸 사 먹을 돈이 없어서 먹지 못했는데, 이제 와서는 몇백원 하는 호빵의 유혹에 살 찔 걱정을 해야 하는 아이러니라니... 그래도 그 ‘유혹’을 뿌리치기 못하고 호빵의 배를 갈라서 보여 주는 친절함까지 드러내 보이니 웃음이 나올수 밖에.


‘그를 추억하며..’라는 블로그 제목에서도 나타 나듯이, 갈막은 ‘그’를 향한 그리움과 사랑을 절절하게 나타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의 포스트 곳곳에 ‘그’가 등장하는데, ‘그’가 실존하는 사람인지, 갈막이 습작에서 그리고 있는 작품의 주인공으로서의 그인지 분간할 수 가 없다. 현실이 소설인 것도 같고, 소설이 현실인 것도 같은 글쓰기를 하고 있다는 게 부럽다.


그녀의 볼에서 한줄기 섬광이 흘렀다. 참았던 눈물이다. 슬퍼서가 아니란걸 안다. 나라는 인간! 처음부터 제멋대로 인데다가 이기적이고 모난 점만 많았던 인간이니..내가 불쌍해서 흘려주는 눈물이란걸 안다. 다시 시작하자고 말하려는게 두렵고 이제는 더이상 실망하기도 싫고 마음 다치기도 싫어서 그런다는걸..날 좋아한 그간의 세월이 너무 억울해서라는 걸 잘 안다.<샤갈2>

그의 습작 가운데 한토막이다. ‘내가 불쌍해서 흘려주는 눈물’ 이라니... 그런 눈물의 의미까지도 알고 있다니, 사랑(?)에 있어서도 상당한 단계에 이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랑을 표현하는 데도, 눈물의 의미를 나타내는 데도 그만의 멋이 배어 있다.


‘그’와의 사랑 뿐만 아니라, 어머니에 대한 감상도 남다르다.

일년 사이 어머닌 부쩍 늙으셨다. 허리도 더 많이 굽고 걸음마다 가쁜 숨소리에 내 심장이 같이 떤다. 겨울에도 최소의 난방으로 지내오신 터라 보일러 빵빵한 아파트가 더우신가 보다. 작은 방에 나란히 누웠다. 가끔씩 바람에 창문틀이 덜컹거리는 소리가 났지만 어머니의 품안에서 모처럼의 단잠에 행복했다.<설과 어머니>

어머니의 품안에서 가쁜 숨소리를 느끼고 그래서 행복한 단잠에 빠질수 있으리라. 하지만 창문의 덜컹거리는 소리마저도 그저 넘겨 버릴 바람이 아니라 어머니의 숨소리 같은 따스함이 묻어나는 소리로 느끼고 표현할 수 있다는 건 그의 감성이 예사롭지 않다는 걸 나타내는 것일게다. 부러울 따름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그녀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생글거리며 인사한다. 애써 태연한척 웃음을 지어 보였지만 어색함을 감출 수가 없다.그런데 그녀가 놓고간 情 하나- 초코파이였으면 감동이 더 컸으려나?-에 그간의 오해와 근심이 녹아내렸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냐고는 물어보지 않으련다.사려 깊지 못한 말한마디, 표정 하나에도 사람은 상처 받을 수 있다.마음 조린 그 며칠동안의 다짐처럼 언제나 밝은 낯빛으로 그들을 대하리라.<화해>

작은 분류가 ‘일터에서’로 되어 있으니 그가 일하는 곳에서 일어난 일이리라 생각한다. 말한 마디 한 것이 그리 감정 상하게 한 것도 아니었던 것이었는데, 그녀가 이주일 동안 나타나지 않은 것을 자신의 말 한마디 때문이라고 자책하고선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의 마음이 따뜻하다.


가끔 이런 상상을 한다. 소심한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전부 모여서 '소심탈출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무지 재미있을 것 같다. '나의 소심 간증-나는 이렇게 소심여(남)가 되었다. 소심탈출기- 아~ 나도 대범인간이 되고 싶어요..'<소심함에 대하여>

이 글을 보면 그도 자신을 어지간히 소심한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오죽했으면 ‘소심탈출프로젝트’까지 생각해 냈을까?

그런데, 그는 자신의 소심함을 단박에 털어내는 재주도 가지고 있다. 그것도 자신과 주위 사람들을 더 사랑하는 것을 무기로 해서...

고되고 힘들다고 짜증부리고 인상만 벅벅 쓰며 지낸 날들을 나중에 되돌아보면 무지 후회스럽겠지.오늘부터라도 더 깜직하고 더 발랄하게 살아야겠다. 나 자신을, 주위 사람들을 더 많이 사랑하면서 말이다.<후회>

속세와 일정 정도의 거리를 두고 있는 내게도 만남은 언제나 설렘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세상을 만나는 것이기에. 스머프님이 진보 블로거들과의 좋은 만남에 동참하자고 한다. 작은 마음 씀씀이지만 고마운 일이다. 오늘은 일이 있어 같이 하지 못했지만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그들의 유쾌한 만남을 시샘하며..<만남>


산오리는 온라인에서만 그를 보고 있지만, 그는 오프에서의 만남도 ‘또 하나의 세상을 만나는 것’으로 의미 부여를 하고 있다. 오프에서 만나도 그만의 따뜻함과 애정을 느낄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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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31 09:34 2006/01/3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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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서 무슨 소리를 해도

가능하면,

'그럴수 있지'

'그게 뭐 대수야?'

정도로 받아 넘기고 신경쓰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노동조합에 회의를 가려 하지 않는 것도

이런 노력 중의 일환이다.

괜히 한단계만 더 생각하면,

더 열이 받고,

뭔가 소리라도 질러야

직성이 풀리고,

그리고 나면 내 머리에만 열이 나니까

스스로를 학대하는  꼴밖에는 없다.

별다른, 거의 아무런 소득도 없이...



이런저런 내부 사정을 거쳐서 워크샾을 가는 사람을 찾는데,

우리 실에서는 산오리와 다른 팀장 한명 이렇게 두명이 가기로 했다.

나머지는 다들 무슨 무슨 일때문에 못간다고...

사실 우리 실장이 주관했거나,

실장이 강력하게 가라 했으면 그러지 않았겠지.

그것 땜에 열이 받아서 사무실에서 소리 한번 질렀다.

'어떤 놈 바쁘지 않아서 워크샾 가냐?(산오리는 사실 별로 안바쁘지만...)

 조직에서 하는 행사에 가야 되는 거 아냐?' 뭐 이렇게...

 

어쨌거나, 워크샾에는 가게 되었는데, 다른 팀장도 무슨 회의가 있다고 빠지고

우리 실에서는 나혼자 가게 되었다.

경영, 기획을 한다는 부서에서 연구원 발전을 위한 워크샾에 단 한명이 참가했다니..

조직이라고 참 재미있는 조직이다.

 

혁신이고, 발전이고, 무슨 세미나, 워크샾에서 강의 들으면

다 그소리가 그소리다.

'변해라!, 혁신해라!' 뭐 이런내용이다.

특히 삼성의 이건희는 단골로 등장하고,

요즘에는 이순신까지 등장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무 생각없이 넘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다른 정부출연기관의 어느 인사가 강사로 와서

출연기관의 발전방향을 열심히 강의하고서는

(사실 그 내용은 그런대로 들을 만했다.)

잘 나가더니, 마지막에 가서는  삼천포로 빠졌다.

자기가 노동조합과의 교섭에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협상에서 노조는 선후배도 없고, 뭐 어쩌구 저쩌구....'

이렇게 얘기했다.

강의 끝나고 질문시간이 있었으면 한마디 하려 했는데,

시간 없다고 그냥 끝나고 지나갔다.

그래서 기분이 갑자기 확 나빠져 있었던 터다....

 

강의와 토론, 발표문 작성 등이 끝나고,

뒷풀이겸 원장과의 대화 시간이 있었다.

산오리는 몇명 안되는 조원 가운데, 조원들에게 밀려서 조장이 되었는데,

그 자리에서 조장들이 나와서 한마디씩 하라는 거였다.

우리가 1조 였는데, 이날 사회자는 맨 마지막조인 9조부터 발표를 시켰다.

조이름 설명하고, 이런저런 워크샾 감상 설명하고,

원장에게 점잖은 질문이나 건의 한마디 하는 것으로

진행해 나갔다.

산오리는 원래 그런거 잘 못하고, 하기도 싫어서

처음 시키면 만나서 반갑다고 하고, 노래나 한곡 하고 들어오려 했는데,

끝까지 가다 보니까 '잔소리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들었다.

 

그래서 내 차례가 되었는데, 사회자는 또 뜬금없이 산오리에 대한 소개를

장황하게 늘어 놓아서(그전에는 조장 소개 하면서 한명도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

영 분위기 찝찌름 하게 만들어 놓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하고싶은 말은 해야지 어쩌랴...

 

" 아까 어느 강사도 얘기했지만, 나이 40 넘어서 누가 강의하면 그게 설득이 되냐?

  나도 설득이 안된다. 특히나 이건희가 마누라와 뭐만 빼고 다 바꿔치라면서 변하라고

  하는 걸 무슨 교과서처럼 얘기하는데, 왜 마누라 바꾸란 소리는 안하냐? 아랫사람들만

  바꿔라 바꿔라 하면서, 수천년동안 변하지 않는 기득권, 특권의식 이런거 바꾸라고

  얘기하는 강사는 한명도 못봤다.

  그리고, 아까 노조에 대해 언급한 강사는 노조가 협상에서 선후배도 없고, 어쩌고 하는데,

  그런 선후배 찾고 아버지 같은 나이 찾으려면 뭐하러 노조 만들고 협상하느냐?

  그냥 원장님! 원장님! 하면서 고개 숙이고 처분만 기다리면 되는 것이지...그런 생각은

  왜 못바꾸냐?

  원장한테 건의나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하라는데, 노조 얘기 한김에 얘기하면,

  원장 취임후 두달 되어 가는데, 노조에서는 '그저 공무원이다,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 원장'으로 평가하고 있다."

  (분위기 꽤나 싸늘해 졌겠지...)

 

  그리고는 지갑 꺼내서 노래가사 적어가지고 다니는 종이 꺼내서는

  조용필의 그겨울의 찻집을 부르고 들어왔다...

 

워크샾이 끝날 무렵에 한 직원이

"어제 말씀 시원하게 잘 하셨어요." 라고  말했고,

오늘 사무실에서 옆에 친구가 전해 들었는지,

"워크샾까지 가서 그렇게 말했어요?" 라고 말했다.

 

어제 오가면서, 그리고 토론결과 발표하는 중에도

'창랑지수'를 열심히  다 읽었다.

창랑지수의 결론은 '힘과 권력에 아부하라' 딱 이거였는데...ㅎㅎ

 

아부는 못하더라도,

대충 '그런거지' 라고 넘어가지 못하고, 떠들고는

나 스스로 열받는다는 데 있다.

이래서는 오래 못살지,...

 

내공을 쌓고, 그걸 드러내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다시 새해를 맞아서,

내공 좀 제대로 쌓아야 하지 않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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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7 19:43 2006/01/27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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