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당으로 가지도 못하고, 사무실에서 저녁먹고 시간만 죽였다.
뒷풀이 장소인 삼겹살집으로 갔다.
대충 11시 반이면 끝낼 것이라고 했고, 당원들은 계속 술을 마셨는데
차도 있고 해서 2잔을 마시고 12시쯤에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집에 와서는 잠들기 위한 술로 독한 술 세잔을 목안으로 털어넣고는
1시쯤에 잠들었든가...
휴대폰 소리가 울려서 아침이 되었나 보다 하면서 건너방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아까 술집에서 만났던 당원이었다.
평화바람에 당비를 지원한다는 소문이 있어 이걸 확인한다고 했는데,
그런일 없다고 해도 도대체 들으려 하지 않는다.
지구당의 상근자들 인건비도 모자라 우리가 특별당비 내 가면서
겨우 인건비 만들어주고 있는데, 평화바람에 공식적인 당비를 어찌 보내겠느냐고
설명하고, 떠들고.... 그러다가 나도 열받아서 목소리 높아지고...
잠들기 전에 마신 술이 아직도 덜깨어서 머리가 띵한데,
어렴풋이 시계를 본건 2시 반쯤이었나 보다.
도대체 그 얘기를 한 놈이 어떤 놈이냐? 바꿔달라 해서는 그 옆에 있는
나이 많은 당원과 또 통화한다. 그 당원은 내용이 뭔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그런소문이 있다고만 얘기한다.
답답해서 '좀 알아 보고 뭐라도 얘기해라'고 하고서는
또 처음 전화한 당원과 계속 목소리 높여서 떠들었다.
그 와중에 아내는 깨어서 문을 열어보더니 빨리 끊어라고 손짓을 한다.
그리고 또 얼마나 통화를 하고서는 끊었다.
휴대폰 밧데리가 다 되어 가는지 '삑' 소리가 몇번 났다.
전화를 끊고 통화시간을 봤더니 46분 몇초였던가?
그리고 잠자리에 누우려고 시계를 봤더니 3시 15분을 넘고 있었다.
이 야밤에 도대체 무슨 짓거린지....
피곤하다고 일찍 잠들었던 아내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랐다.
"도대체 어떤 X인데 이시간에 전화해서..."
"당원인데....................."
"당신 또 당에서 뭐해?"
"........................."
"뭐 미쳤다고 그기다 돈을 그렇게 많이 내?"
"..........................."
(아무말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게 최선의 방법이다)
그리고도 얼마나 둘은 뒤척뒤척 잠들지 못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머리가 몸이 무겁다. 더구나 비와 눈 내려서 아침걷기도 생략...
아침에 출근했더니 그 당원의 전화가 왔다.
"곽동지, 어제 술먹고 미안했수다......."
"그렇지요. 뭐....."
생각이 나서 옛날 게시판을 뒤져보니
대전에 있을때 전화 스토킹을 당할때 37분이 찍힌 적이 있었는데,
(http://go.jinbo.net/commune/view.php?board=산오리-1&id=776&page=8 )
이 기록도 갈아 치웠다...
제발 밤에는 잠좀 자자!!!
오, 평화바람..
늘 실체가 궁금했는데..
실체가? 무슨 간첩단이나, 비밀결사조직같은....ㅋㅋ
이주노동자 지원단체죠.
소박하지만 굉장히 진중한 분위기...신부님의 아우라가 풀한포기 밟지 않고 피해가실 것 같네요^ ^(예전에 제가 알던 어떤 신부님이 그러셨는데)... 제가 예전에(고교시절까지)천주교 신자였던지라(물론 구조적? 신앙생활이었죠) 신부님, 수녀님들을 보면 아련하게 예전시절이 떠오른답니다.
하긴 저도 고등학교 1학년때까지는 나이롱 신자였지요. 어릴 때 다니엘 신부님이라는 주임신부님이 생각나네요. 그 신부님 그 추운데도 신자들한테 부담된다고 혼자서 오토바이 타고 다니고 맨날 묵주 만들어서 판 돈으로 독거노인들 돕고 평생을 그렇게 검소하게 산 양반인데, 좋은 분들은 일찍 세상을 떠나는가 봅니다...오늘따라 "야 임마! 할 일 없으면 일루와서 묵주나 만들어라"고 하시던게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