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자 마자 집으로 갔더니, 으례 저녁 먹고 오는줄 알고 밥도 없다.

아내가 밥해서 주겠다고 하는데, 동명이가 책사러 가야 한다면서 교복도 벗지 않고 그냥있다. 아내가 '아빠가 왔으니까 아빠랑 같이 갔다 와라'한다.

저녁 먹고 동명이와 책방으로 가서 참고서를 예닐곱권 샀다.

 

"돌멩아! 네가 어쩐 일이냐? 책을 다 사고..." 

"..........???"

"너 공부할거냐? 공부는 벌써부터 포기한거 아냐?"

"으씨.. 아빠가 그렇게 말하니까 다 싫어 하잖아!"

"- 헉 !"

 

오늘 아침 밥상에서 아내는

"동명이 이제 책도 많이 샀으니까 공부 열심히 해라!"

"응...."

참 고분고분하게도 대답한다.

 

누구나 가리지 않고, 어느 자리인지 가리지 않고

이쁜 말 좋은 말 못해(안해) 주고,

시비조이거나 빈정거리는 말만 해대고 있으니,

드뎌, 동명이한테  정확하게 한방 맞았다.

 

앞으로는 이쁜말 듣기 좋은말 좀 많이 해주자!!! 

 

"당신은 나날이 이뻐지고(젊어지고) 있어요"

"야, 쨔샤! 힘들지 않냐? 좀 놀아가면서 공부해라!"

                                       - 집에서든...

 

"정말 능력 있고, 너무 일 열심히 잘 하시네요."

"어찌 그리도 마음 씀씀이도 넓고 푸근하신지..."

"옆에 같이 있어서 넘 좋아요."

                                     - 회사에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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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8 17:41 2005/04/0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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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구경...

from 그림과 노래는 2005/04/08 13:46

구내식당에서 점심 후딱 해치우고, 회사를 한바퀴 돌아서 화단에 있는 꽃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개나리는 완전히 피었고, 목련도 많이 피었지만, 살구꽃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바닥에 붙어 있는 꽃들은 큰 나무들의 나뭇닢이 나오기 전에 빨리 꽃을 피우고 사라져야 하기에, 힘껏 자신들의 자태를 햇빛아래 뽐내고 있었다......

 




그냥 지나쳐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 피었기에, 나도 그 이름들을 잘 모른다.

누구 말처럼 이름이라도 알아서 크게 한번 불러주고 싶었건만.....

 


 

넘 길어서 반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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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8 13:46 2005/04/0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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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기념일...

from 나홀로 가족 2005/04/07 17:36

휴대폰에 고등학교 친구들 모임의 총무 이름이 떴다.

불길한 예감이 든다.(갑자기 이 친구가 전화하면 친구들 중 상을 당했거나 칠순 행사 같은게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일 거다...)

 

"오랜만이야... 잘 지내지?"

"그래,... 별일없다. 너 이번달에 결혼기념일이 있는데...."

"허거... 그런가?"

"지난번 모임때 얘기한 것처럼 넌 화분 안받는다 했으니까 돈으로 보내줄께."

"그 돈으로 받기 거시기하다, 문화상품권이라도 사서 보내주면 안될까?"

"야, 그것도 또 일인데, 그렇게는 못하겠고, 그냥 돈 부쳐줄게."

"올들어 석달간 회비도 안냈으니까 그 돈으로 회비를 대신하면 안될까?"

"주는 건 주는 거고, 받는 건 받는 거니까 분명하게 해야지, 통장번호 불러봐."

" 알았어, 293-24-*********, 00은행"

"돈 보내줄테니까 확인해 보고 결혼기념일 잘보내라!"

"고맙다....엄청...."

 

해마다 꽃이나 나무를 심은 화분을 보내줘서 그게 결혼기념일인줄 알았는데, 그것도 자꾸 죽기도 하고, 물주고 키우기도 귀찮아서 아예 돈이나 상품권으로 달라 했더니, 돈으로 주겠단다.

 

통장을 확인해 보니 돈은 들어와 있다.

고스란히 다시 회비로 송금해야지 뭐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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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7 17:36 2005/04/0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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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감비와 작은나무를 태우고 출발한게 12시 쯤이었던가?

집에 가면서, 감비와 같이 갈 거라고 전화를 하는데, 집 전화도 안받고, 아내의 휴대폰에도 신호만 계속갈뿐 대답이 없다.

'12시인데, 벌써 자나?'

중간에 한번더 전화를 했는데, 여전히 응답이 없다.

작은나무 내려주고 집에 들어간 건 1시가 넘었던 거 같다. 집안이 휑뎅그레하니 썰렁하다. 동희는 마루에서 동명이는 자기방에서 잠들었는데, 아내는 아직 집에 오지 않았다.

잠이 들었나 했는데, 뭐라 하는 바람에 깼다.(잠들었는데, 깨우는게 젤 짜증난다) 아내가 그때 들어와서는 뭐라 하고 있었다.몇시냐고 물었더니 2시가 넘었단다. 그 소리만 듣고 다시 잠들고....



대충 밥 챙겨 먹고는 감비를 보내고, 평화바람 바자회에 갔다가 오후에 들어왔는데 아내는 나가고 없다. 목욕 같다가 돌아 왔더니 아내는 다시 들어와서 잠자고 있었다.

저녁을 먹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아내가,,,

"동희아빠, 상처에 계란 문지르면 괜찮아?"

"몰라..."

"계란 상처에 문지르고 나면 계란도 곯는다는데 그래?"

"글쎄..."
(그러고 보니까 계란으로 얼굴을 문지르고 있다.)

 

"왜 얼굴 다쳤어?"

"응..."

(쳐다 보니 오른쪽 볼아래 입술 위쪽에 퍼런 멍이 들었다)

"어쩌다가?"

"술먹고 노래방에서 나오다가 부닥쳤지.."

"술먹고 설치다가 누구한테 얻어 맞은거 아냐?"

"설치긴 내가 왜 설쳐? "

"아이구 이제 여러가지 하네, 술먹고 얼굴도 깨고 다니고...."

"술취하면 그럴수도 있지... 그나 저나 이제 술 좀 그만 먹어야지.."

"그게 잘 될까?"

 

얼마나 지나서, 계란 문지르는게 그만두고 아내는,

"동희아빠, 계란이 왜 곯는지 알겠어..."

"왜?"

"맛사지 하느라 그렇게 돌려 댔으니 속이 멀쩡하겠어?"

"???????"

 

계란으로 멍든데 문지르면 왜 계란이 곯까?

그게 더 큰 관심이야? 그계란 깨트려서 곯았는지 어쨌는지 확인해 봤느냐고 물어보지 못했다.

 

술좀 적당히 마셔라,,, 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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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6 12:43 2005/04/06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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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따뜻해 져서, 평화바람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고양 시민단체의 식목일 행사에 전을 펼쳤다.

첨에 바람 많이 불더니 낮이 되면서 그래도 나아졌다.

10시부터 2시즈음까지..... 그래도10만원어치나 팔았단다.

 





 

여기가 고봉산 아래여서 행사 끝나고 고봉산이라도 한바퀴 돌려고 했는데,

이 짐들을 매장으로 올릴 사람이 없단다...

다시 평화바람 매장으로 와서 짐 올리고, 집으로...

아파트 화단에서 다시 봄꽃들이 보였다.

이번에 다시 봄꽃 사진찍기에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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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5 19:07 2005/04/0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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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이가 학교에서 받아온 '가정통신문'을 들여다 보니,

학교폭력이 어쩌구 저쩌구~ 해서 '아래 내용을 참고하시어 청소년 폭력 및 비행지 조기에 근절되어 우리의 청소년이 올바른 인격체로 성장할수 있도록 학부모님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고 씌어 있다.

그리고는 '폭력 예방지도방법'을 열거했는데,

그 내용은

 

1. 평소에 모역적인 말투나 잘난 체 하는 행동을 삼가한다.

2. 친구나 선배에게 예의를 지킨다.

3. 검소하고 단정한 옷차림으로 남의 눈에 띄는 용모, 복장을 삼가한다.

4. 안전한 등.하교길을 알아 두고 위함하다고 생각되는 길로는 다니지 않는다.

5. 전자오락실, 노래방, 비디오방 등 유해업소 및 학생의 출입을 금하는 생활지도 취약지역에는 절대 가지 않는다.

6. 부득이 늦은 시간 외출할 때는 보호자와 함께 가도록 한다.

7. 밤 늦은 시간에는 길거리에서 배회하지 않는다.

8. 필요이상의 현금을 지참하지 않는다.

9. 등.하교시 안전한 길을 알아 두고, 위험할때는 도움을 청할수 있는 장소를 알아 둔다.

  신고전화 : (학교) 902-28**   (일산경찰서) 921-99** 



" 야! 이거 읽어 봤냐?"

"아니, 가정통신문이잖아, 아빠나 엄마가 봐야지."

"잘난체 하지 말고, 노래방 같은 유해업소에는 가지 말랜다."

"칫......"

"쟈사, 일진회한테 얻어 터지지 않게 조심하라고.."

"일진회랑 친하다구,... 그리고 지금 3학년이라고.."

"................"

 

잘난체하지 말고, 눈에 띄지 말고, 예의지키고, 오락실 노래방도 가지말고, 밤늦게 다니지도 말고...

 

학생들 노는 것은 21세기에 와 있는데,

도체 학생지도는 70년대와 어찌도 이리 꼭 같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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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3 19:55 2005/04/0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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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산오리님의 [소진로의 겨울...] 에 관련된 글입니다.

주말마다 산에 간데다 지난주에는 회의와 상가집 문상으로 새벽 1시, 2시에 집에 들어온 피곤으로 인해 이번 주말은 그냥 집에서 쉬기로 했다.

느긋하게 일어나서 소진로 걷기와 목욕, 금붕어 5마리 사서 어항에 넣고 나니 하루가 다 가버렸네... 놀면 시간이 잘도 가는데, 회사만 나가면 왜 그리 시간이 드디게 가는지...




그 속에서 노란 꽃도 기지개를 켜고 있었구나.

 





















 

- 가까운 물체 사진 찍기는 잘 안된다.

- 지난해 10월에 끝나야할 공사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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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2 18:23 2005/04/0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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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

from 단순한 삶!!! 2005/04/01 13:11

비정규직 법안 철회를 요구하는 파업이 있는 날이다.

파업이 있다는 것은 밖으로부터 들려오는 소리에 불과하고,

안에서는 그런게 있는지 없는지 모를 일이다.

밖으로 향하는 귀를, 눈을 잠시만 닫아 둔다면,

안에서는 몸은 물론이고 정신마저 편안할 듯하다.

 

민주노총 위원장께서 파업 지침을 내렸으니

당연히 일손을 놓고, 작업장을 벗어나서

여의도로 달려가고 싶은데,

파업 지침은 지침으로 그치고 있고

누구하나 그 지침을 어떻게 실천하라는 얘기도 없다.

이렇게 민주노총은, 연맹은,

과기노조는, 건기연지부는 멀리도 있는 모양이다.

 

휴가를 내든지, 조퇴를 하든지

파업집회에라도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나 혼자 슬그머니 빠져서

어디론가 사라지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어

그냥 사무실에 앉아서 아무일 없다는 듯이

근무하기로 한다.

사실 아무 일도 없구나.

 

아무 일도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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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1 13:11 2005/04/0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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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역위원회에서 부위원장 둘은 비정규직 철폐사업에 주력하기로 했다.

한명의 부위원장은 산오리다. 그나 과기노조에 전임할때도 비정규직 특위장을 했지만, 제대로 한건 없다. 뭘좀 해 보려면 답답하게 이러저러한 장애요소가 많아서다. 하물며 당에서 비정규 사업을 한다는 건 더욱 어려울 듯하다.

그래도 어쩌랴... 우선 당간부와 당원들을 상대로 비정규 법안의 교육부터 하고...

교육은 어제(28일)밤에 있었다.

강사는 중앙당정책연구원인 윤성봉 연구원...

 




사진은 질의응답시간에 찍어서 강사가 자리에 앉아서 토론하고 있다.

강의와 질의응답이 진지하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선전전은 오늘(29일) 밤에 있었다. 원당역에서 원당분회 사람들이 저녁 6시부터, 그리고 주엽역에서 일산갑, 주엽분회 당원중심으로 8시부터 한시간...

산오리는 8시에 주엽역으로 나갔다.

처음에는 역 밖에서 하다가, 나중에는 역 안으로 들어가서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그거 말고는 할게 없었다




 

사람들의 반응은?

날씨도 추운데 쌩뚱맞게 웬 비정규직? 하는 표정들이 대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중년의 아저씨 한분은 지상에서 비정규직이 필요하다면서 다른 부위원장과 약간의 설전을 벌였고, 뻥튀기를 팔던 아주머니는 '비정규직이 뭐요?'라고 물어보셨다.(끝나고 뻥튀기 사려 했는데, 철수하고 없었다)

지하대합실에서는 여자고등학생 둘이 지나가면서 '아싸! 우리당이야!' 하면서 손을 들었는데, 그게 열린우리당을 지칭한 것인지, 민주노동당을 지칭한 것인지 알수 없다고 우리는 분석...

'홧팅!'을 외쳐준 친구가 딱 한명 있었고, 지하대합실을 쓰게 해준 '부역장'이 날씨 추운데 고생한다고 했나, 하튼 한마디 격려의 말을 하고 갔다. 잡상인 취급해서 쫓아내지 않은 부역장은 멋있는 사람이었다.

 

 

역 대합실로 들어갈때 지상에서 지하의 대합실을 보고서 사진을 찍었는데, 찍어놓고 보니까 무섭게 생겼다.

 

사람들은 땅위에서 살기 어려워 자꾸만 땅속으로 기어들어 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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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9 22:48 2005/03/29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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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밤 12시가 다 되어 가는데도 아내의 전화는 끝나지 않았다.

한시간 넘게 전화통을 붙잡고 있다가 끝이 났고, 잠자려고 드러누웠다.

"당신 회사에는 일용직 안뽑아요?"

"그건 왜?"

"윤희 아직도 취직 못해 놀고 있다잖아요.."

 (윤희는 이질녀다, 올해 대학졸업했다는데...)

"일용직은 커녕, 있는 사람도 내쫓아 보내는 형편인데.."

"그래도 한번 알아 보세요. 뭐라도 할 거 없나.."

".............."

 

 

2.

늦은 일요일 밤에 휴대폰이 울렸다.

연극배우다.(저 아래 어디선가 연극 구경하러 갔다고 썼지 아마..)

"곽선배님, 밤에 일할 곳 좀 없어요?"

"난데없이 밤일은?"

"뭐든 밤에 할 일좀 찾아 주세요, 이상한 일 아니면 뭐든 다 할게요."

"연극공연 연습이나 열심히 해서, 대박을 터뜨릴 생각을 해야지..."

"그러니까 낮에 연습하고, 밤에는 일해서 돈벌어야 되요."

"자신없어,,, 내가 무슨 일자리를 알겠어요?"

"안돼요. 제가 죽는게 낫겠어요? 밤일을 하는게 낫겠어요?"

"허~ 걱..............."

"뭐든지 일자리 알아봐 주시구요, 주위 사람들한테 물어봐서라도 알아주세요.."

"네......"

(어디가서 무얼 어떻게 알아 보지?)

 

 

여기저기서 취직하기 어렵다는 말은 많이도 들었는데,

정말로 세상은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인 모양이다.

아무 능력 없는 산오리한테도 일자리 좀 알아봐 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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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8 17:54 2005/03/2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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