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산오리님의 [머리카락 지키기...] 에 관련된 글입니다.

3월 들어서까지도 두 놈이 머리 딥따 길러서 그대로 학교를 다녔다.

얼마나 견디나 두고 보고 있었는데,

어느날 동명이는 머리를 깎았다고 했다.

근데, 머리깎은 표시가 안나는 거다.

" 너 그 머리 깎이는 거 아냐?"

"아씨, 이정도면 충분하지...."

 

동희는 긴머리를 그대로 두고 다닌다.

"너네는 머리 깎으라고 안하냐?"

"응."

 

그런데, 하루인지 이틀인지 지나서  어느날...



동명이가 딴 놈으로 바뀌어 있었다.

머리를 군인처럼 짧게 깎은 것이다.

"야, 쨔샤, 머리 깎은거 같지 않께 깎더니 결국 미장원에 돈 더 주고 깎았지?"

"아니, 에이에스 해 준거야..."

"근데, 왜 그렇게 짧게 깎았어?"

"선생한테 걸렸어... 정말 아빠가 학교에 전화해줘!"

"머리깍지 말라고?"

"응..."

"어느 아빠가 그런걸로 전화하겠냐? 아빠도 애들 머리 좀 짧게 깎으라고 전화하고 싶다.

 징그럽게 머리 기르고 다니는 놈들 보기 싫어서.."

"뭐야?..........."

 

동명이 싸이월드에서 머리좀 길었을때 사진을 퍼왔고,

어제 밤에 짧은 머리 동명이를 한방 찍었다.

머리에 가려졌던 여드름들이 고스란히 다 드러났다..

 

니가 머리 안깎고 견디랴? 짜샤!

세상이 글케 니맘대로 되랴? 약오르지 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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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1 12:52 2005/03/11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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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를 '술 마시는 주간'으로 정하고,

열심히 술마신 덕분도 있겠지만,

오늘 오후에는 영 비실비실한다.

 

어르신들 날씨 꾸물거리면 아프다면서

미리 일기예보하듯이,

이제 나도 일기예보는 못하지만,

대충 날씨따라 몸도 꾸물거림을 느끼고 있는 모양이다.

 

나이 먹어가면서,

어르신이 되어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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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0 17:13 2005/03/1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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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인가 아내는 저번에 병원에 가서 무슨 수술을 했는지 계속 물었다.

그건 수술이 아니고, 그냥 심장검사였다고 몇번이나 말해도

'그때 수술이라면서 보호자로 나를 부르지 않았느냐?'면서 계속 수술이름을 대라고

강요한다.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께 보험약관을 보여주면서까지 여기에 해당되는게 없느냐고 물어도 검사였다는 대답만 들었다면서 검사라고 강조했다.

 

 



며칠이 지났나?

이번에는 아내가 생명보험이나 종신보험은 병원에 입원해도 이것저것 따지고 보상안해주는 것이 많으니까 아예 화재해상보험에서 취급하는 상해보험에 가입하겠단다. 그런데 남편인 산오리는 그 보험에 들 수가 없단다. 그래서 내가 왜 안되느냐고 물었더니 교통사고를 무려 5번이나 냈다는 것이다. 나는 교통사고를 낸 적도 없고, 그래서 당연히 보험으로 처리한게 없는게 그건 또 무슨 말이냐고 했더니, 자기가 사고를 내고 보험처리 했는데 차 보험이 모두 산오리 이름으로 들어 있으니 그럴수 밖에 없단다.

그래서 사고는 자기가 내고, 사고의 혜택(?)은 남편이 받게 되었다면서 웃었다.

그리고는 그거 화재보험사의 본사에 얘기해서 상해보험을 들었다면서 인감증명이랑, 신분증 카피 해 오라고 했다.

 

지난주에 소백산 산행을 간다고 며칠전에 얘기했더니,

앞으로는 '놀러갈때면 미리, 반드시 얘기해라'고 했다.

그래서 왜 그러냐 고 했더니 여행자 보험을 아내가 들어주겠단다.

귀찮게 무슨 여행자 보험이냐고 했더니, 앞으로 어디서 사고가 나든 무슨 일이 나더라도

돈이라도 받아서 '살아있는 사람이라도 살아야 할 거 아니냐?'고 대답했다.

 

이번주에는 홍성의 온아무개씨 집들이와 오서산 산행을 가겠다고

토요일 오전에 서울의 어느 결혼식에 가면서 아내에게 말했다.

그랬더니 아내는 차안에서 당장 보험아줌마에게 전화를했다.

미리 말하라 했더니 당일 되어서, 그것도 토요일날 얘기하면, 어쩌냐고 잔소리까지 덧붙여 가면서...

보험아줌마가 토욜이라 출근을 안했는지 어쨌는지 통화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저녁에 보험사에서 전화가 왔다.(내 휴대폰으로 오전에 전화해서 번호가 남았다)

아내가 전화했으니까 아내한테 전화해 보라고 하고선 끊었는데,

그 저녁에 여행자보험을 들었는지 어쨌는지 확인해 보지는 못했다.

 

오늘 저녁에 팀원과 같이 퇴근하다가 물었다.

"요즘 집에 가면 00이 엄마가 좋아 해요?"

"하이구, 아주 답답해서 미치겠어요."

"왜요?"

"안들어 와도 좋으니까 아예 나가서 살라구 해요. 월급만 보내주고..."

"글게 말이예요. 나이 좀 들면 아줌마들은 마찬가지인가 봐요."

 

아내들에게

40대 남편들은 그저 '돈'으로 보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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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7 23:39 2005/03/07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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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욜 고등학교 친구들의 모임이 있었다.

일년에 네번 모이는데, 한번도 나오지 않으면 아예 빼버리겠단다.

작년에는 겨우 한번 참석했는데, 그것도 모임이 끝나갈때 쯤 갔단다.

 

어쨌든,

여전히 술장사, 여자장사로 살아가고 있는 한 친구와의 대화

"야, 장영아! 너 옛날에 여기 삼두빌딩 근무할때 생각나냐?"

"응..."

"어느날 네가 우리 술집에 와서 술한잔 마시고 뭐라 했는지 아냐?"

"아니...."

"혹시 그때 다니던 회사의 사훈이 생각나냐?"

"아니... 언제적 얘기인데, 내가 그 회사 사훈까지 기억하고 있겠냐?"

"네가 맥주 한잔 마시더니 그러더라,

 '야! 우리 회사 사훈이 뭔지 아냐? <사장처럼 일하자!>란다' 

  그래서 내가 ' 사훈좋네' 그랬거든...

  그랬더니 네가 뭐라 했느니 아냐?"

".............."

"'사장처럼 일하자고 하려면 사장처럼 월급도 주겠다고 해야 되는 거 아냐?' 그러더라구... 너는 기억이 안나는 구나, 나는 그때 네말이 아직도 기억나는데.."

"그게 뭐 대단하다고 기억하고 있냐?"

"2십년 가까이 술장사 하고 있지만, 그때 네 말듣고 애들한데 '사장처럼 일해라'는 말을 아직도 못하고 있다."

"그렇구나..."

 

졸업하고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작은 회사가 그때 사훈이 그랬나? 

하튼 그때는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자' 이런 구호가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소리 없어도 마음에 안드는 놈들은 잘라 버리면 되니까

세상은 변해도 많이 변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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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7 23:18 2005/03/07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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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알엠님의 [시사회 초대] 에 관련된 글입니다. 

가족에 관한 얘기는 사실 부담스럽다. 내 가족을 비롯하여 주위의 어느 가족을 들여다 봐도 얼추 행복한 가족은 없어 보인다. 겉으로 들여다 보기에 돈의 부족함이 없고, 그저 웃는 모습만 보인다 할지라도 속으로 한 발짝만 들여다 놓으면 우울(?)하거나 답답한 모습이거나 가족 상호간의 지난한 투쟁사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요즘 나는 가족 얘기는 크게 관심을 두고 싶지 않은 화두이기도 하다. 사실 가족이란 게 거의 ‘본능’에 가까운 세계로 이루어져 있고, 그래서 어떠한 잣대로 재단한다 하더라도 움직이지 못하는 본능이 있다고 나는 믿는다. 특히 노동자를 착취해서 돈을 버는 자본가들도 가족을 ‘사랑’하고, 딸 같은 어린 여성을 성폭행하거나 성매매 하는 사람들도 자기네 가족은 엄청나게 ‘사랑’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본능적인 가족사랑에서 벗어나 사회적인 가족으로 만들어야 할 것인지가 문제일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 나는 내 가족, 내 자식, 내 부모를 향한 ‘무한한 사랑’(?)은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본이 가족이라니까 그 기본이 바뀐다면 사회도 바뀌지 않을까?

 

다큐멘터리는 텔레비전에서 하는 ‘인간극장’을 가끔 본 적이 있다. 보통 5부작으로 일주일 내내 하는데 그걸 맨 날 챙겨볼 수 없으니까 어쩌다 보는데, 눈물이 나올 때가 많다. 인간극장도 주된 내용은 가족 이야기가 많았다.

‘엄마’도 평범한 가족 얘기였다. 아니다, 이시대의 가족으로서는 평범하지 않은 가족 이야기였다. 아내를 애들을 폭행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아 있는 가족들이 얼마나 힘겹게 살아 왔을까는 짐작이 간다. 그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 남았고, 밝은 가족들의 모습이 오히려 보기 좋다.


엄마의 얘기가 좀 부족했다. 제목이 ‘엄마’ 였고, 이제는 이해할 수 있는 엄마라고 했는데, 그동안 엄마의 삶에 대한 얘기는 너무 적었다. 어린 6남매를 키우는 과정에서의 어려운 얘기라든지, 또 왜 그렇게 자식들에게 무관심으로, 매몰찬 모습으로 일관했는지, 이런 얘기들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반면에 셋째 언니의 얘기는 너무 많았다. 물론 이즈음 ‘자기찾기’에 열중하는 여성상에 적절한 캐릭터였다고는 생각하고, 또 지금의 삶이 엄마로부터 영향을 받은 게 크다고는 하더라도 엄마에 비해서는 너무 얘기가 많았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엄마에게 애인이 생겼는데, 그로 인해 엄마는 술을 끊었으며, 생활이 달라졌는데, 그 부분도 엄마의 표현이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6남매 8남매를 키우는 엄마는 대체적으로 자식들에게 다정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에 와서 딸들은 왜 그 시절에 엄마는 우리에게 그토록 다정스런 말 한마디, 따뜻한 얼굴 한번 보여주지 않았느냐고 투정을 부리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부모님도 4남 2녀의 6남매를 겨우겨우 키우셨는데, 아직까지도 아버지가 옆에 계시면 자식들은 슬금슬금 피해서 도망가고, 엄마한테는 ‘누구네 엄마는 안 그랬는데, 왜 엄마는 우리한테 그렇게 말 한마디 따듯하게 해주지 않았느냐? 계란 한개 쪄주지 않았느냐?’고 투덜거리는 게 일이다.

영화에서 엄마의 말처럼 ‘정도 받아 봐야 줄줄도 아는데, 받지 않으니 줄줄도 모른다’ 이런 대사가 나오는데, 나는 이 말을 백번 천번 공감하고 동의한다. 우리 엄마도, 나도, 우리 형제들도 정말 ‘무정한’인간들이기 때문에...

부모자식간에 정주고 받는다든지, 서로 챙겨주고 하는 것도 최근의 일이라 생각한다.


어린 나이에 평범하지 않은 가족상황으로부터, 그리고 그런 가족을 책임지고 있는 엄마의 영향권에서 만들어진 가족 분위기와 정서와 생활..... 이런 것들이 아직도 ‘엄마’의 딸들에게 상당히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릴 적부터 배어 있는 분위기와 자신의 생각(그게 본인은 지겹도록 싫다 하더라도)이 알게 모르게 끈질기게 묻어나오고 있었다.


같이 상영했던 ‘봄이 오면’은 90대 할머니 두분의 잔잔한 자매사랑 이야기였다. 이 영화도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 보게 했다.


영화 마치고, 맥주라도 한잔 마시며 ‘알엠’님께 남은 얘기라도 들어볼까 했는데, 센터에서 같이 오신 분들과 함께 들어가셔야 한다고 해서 아쉬웠다. 서울까지 나가서 공짜영화 보게 되어서 알엠님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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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3 12:51 2005/03/03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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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닥거리...

from 나홀로 가족 2005/02/28 12:46

늦게 들어온 동명이한테 저녁 먹었냐고 했더니 먹었단다.

그래도 치킨 시켜 달란다. 치킨 시키라고 만원 주고 잠시 마루에서 텔레비전을 본다.

치킨배달이 오고, 동명이가 나가서 그걸 받더니 자기 방으로 그냥 들어간다.

동명이를 불러서 '먹을게 있으면 같이 먹어야지, 혼자 먹으려고 하느냐?'면서 한소리 했더니, '알았다'면서 치킨도 내오고, 컵도 가져오고, 냉장고에서 음료수도 꺼내서 마루에 앉는다. 동희도  불러서 같이 앉았다.

 

 



같이 앉은김에 산오리가 한 마디 했다.

 

산오리 - 야, 아빠가 권고 겸 강요 하나 하는데,  욕실에서 치약쓰고 나면 제발 뚜껑 좀

             닫아라!

동희 - 나는 항상 닫아 놔.

동명 - 나도 닫는데...

산오리 - 그럼 아빠, 엄마가 열어 두냐?

동희 - 좆까지마, 개새끼야!

(순간 이게 무슨 소린가 했다...그래서 )

산오리- (동희한테) 야, 너 뭐라 했냐?

동희 - ...............

산오리 - 야 이새끼야! 뭐라고 했어?

동희 - 아빠도 들었잖아.

산오리 - 그거 누구한테 한건데?

동희 - 동명이한테 했지...

 

열이 확 올랐고, 탁자에 있던 뭔가를 들어서 동희를 향해 집어 던지려다 그건 내려 놓았다. 그리고 신발장에 가서는 먼지털이개를 찾아 왔다.

산오리-야, 이새끼야! 너는 아빠가 여기 앉아 있는데도 그런 욕이 나오냐?

           학교 가면 선생앞에서도 그렇게 욕할 거고, 길거리에 아무나 지나가는

            사람한테도 그렇게 욕하나?

동희 -.....

 (이 새끼를 팰건지 말건지 그 순간에도 고민이 되었다. 그리고 이새끼가 한마디라도

  잘못했다라든지, 그건 실수였다라든지 뭔말이 있었다면 말로 끝났을 수도 있었을 거다.)

 

산오리 - 야 씹새끼야! 좆같은 새끼야! 그래, 개새끼야, 고작 동생한테 하는 말이 그따위냐? 나이 먹고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이나 되는 놈이 고작 아빠 앞에서 그따위냐? 도대체 너 얼마나 잘났는데, 아빠가 방에들어가도 아는체도 안하고, 말 붙여도 대꾸도 안하냐?

개새끼야, 씹새끼야! 아빠는 욕 못해서 안하는줄 아냐? 이 씨팔놈아!, 좆같은 놈아!

 

그러면서 닥치는 대로 줘 팼다. 등짝이고 배고, 다리고 닥치는대로 패고, 먼지털이개 자루가 휘어서 성이 차지 않아서 실내화 슬리퍼를 벗어서 얼굴이고 목이고 줘팼다.

 

동명이 한테도 '너도 새끼야 먹을거 혼자 처먹을 궁리나 하고, 그래서 인간이 되겠냐?'고 하면서 한대 때리고....

 

다행이도 아내는 옆집에 커피마시러 간다고 없었다. 있었으면 또 잔소리가 많았겠지.

 

그리고는 경고를 했다.

"1. 앞으로 치약 뚜껑 닫아 놓는다.

  2. 현관에 들어오면 신발 가지런히 정리해 놓는다.

  3. 옷 벗으면 제자리에 걸어 놓거나 빨래통에 넣는다.

 

이거 안지키는 놈은 무조건 조 팰거다. 엄마는 말로만 떠들고 대충 지나가지만, 아빠는 지독하게 찾아서 끝까지 괴롭힐수 있다. 엄마, 아빠가 너네 뒤꽁무니 쫒아 다니면서 시중이나 드는 노예인줄 아느냐? 이거 할수 있겠지?"

 

두 새끼는 그러겠다고 대답한다.

 

한참이 지나서 '치킨은 먹자'고 했는데, 동희는 일어나서 들어가려 한다.

"야 이새끼야 어딜가? 이거 먹고 가.."

다시 앉아서 입에다 집어넣는 시늉을 한다.

"보기 싫어 들어가 이 새끼야!"

 

그리고 동명이와 산오리는 둘이서 치킨을 열심히 먹는다.

한참을 먹다가 물었다.

"야! 너 왜 이렇게 많이 먹고 있냐?"

"그만 먹고 싶은데, 그만 먹으면 아빠가 또 '왜 다 먹지도 않을 걸 시켰냐?'고 할 거잖아"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만 먹어라! 먹기 싫으면..."

 

사람들은 애들 버릇없어 진다고 가끔은 때려야 한다는 말을 한다.

산오리는 그것도 자기가 크면 알아서 할 일이지 때린다고 되랴? 생각하고 거의 손대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런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자식이라고 그저 애정이 있는 게 아니라 이제는 정말 이 자식이 꼴보기조차 싫어진다.  

 

언제쯤 푸닥거리 했나 했더니 그것도 한 4년 되었나 보다.

http://go.jinbo.net/commune/view.php?board=산오리-2&id=53&page=1&s2=subject&s_arg=푸닥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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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8 12:46 2005/02/28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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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주전(?)에 평화바람 운영위원회에서 오늘 집회 참석하겠다고 얘기한 바람에,

노말헥산 공대위가 주최한다는 이주노동자 집회에 참석했다.

 

1. 노조 전임 끝나고는 처음으로 참가하는 대중집회이다. 더구나 서울 종묘공원까지 나와서는...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은 집회문화(?)다. 2시에 시작한다던 집회는 우리가 밥 먹고 30분이나 늦게 갔는데도 시작하지 않았고, 결국 3시가 넘어서 시작...

그리고 추운 날씨에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연설, 연설,,, 연설...

참가자 200여명. 그래도 이런 재미없는(?) 집회에 꾸준히 참석하는 내외국인들이 존경스럽다.

그나마 가수 박준이 결혼식에 다녀온다면서 양복 차림으로 나타나서 참가자들이 환호.

 

2. 평등노조 이주지부장은 자신의 연설을 마치고서 옆쪽에 가서 웅크리고 앉아 있었는데,

산오리가 눈길을 돌려 쳐다 봤더니, 정말 '사시나무 떨듯이' 덜덜 떨고 있었다.

얼마나 추웠으면 얼굴과 온 몸이 덜덜 떨리고 있는지, 보기에도 참 안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런데 그 광경을 보는 산오리는 안스럽다기 보다는 왜 그리 웃음이 나오던지...

그럴만도 한 것이, 집회시작전에 악수도 하면서 봤는데, 겨우 쉐타 하나에 학생복 외투같은 것 하나 더 입었고, 그 위에 빨간 조끼를 입고 있었다.

혼자서 키득키득 웃었다.

햇살 따뜻해서 어떻까 했는데, 산오리는 집을 나설때 아랫도리 2개, 위도리 4개(속옷빼고)를 껴입고 나간데다, 모자와 장갑까지 챙겨서 나갔으니 그모습을 보고 웃을 수밖에..

 

3. 원당에서 전철을 타고 가는 도중에 이주노동자 한 친구는

"이주노동자 권리 찾자고 집회하는데, 왜 이주노동자들이 안모이는지 알수가 없다.

 1만명만 모이면 한국정부가 움직일텐데..."

산오리가 그랬다.

"이나라 노동조합도 10만명만 제대로 파업하면 세상을 바꿀거 같은데, 그게 안되서 못한다네..."

 

4. 파키스탄에서 왔다는 한 친구는, 집회장에 도착해서도 연신...

"파키스탄 친구는 하나도 없어요.."

"잘 찾아 봐요.."

"없어요, 한국에 몇명도 오지도 않았고..."

"그렇겠네요. ...."

"한국에서는 혼자 있어요?"

"예..."

"혼자 사시느라 외롭겠어요.."

"외롭긴요,,, 여기 데모하러 온 사람들이 다 친구인걸요..."

"............."

(그래, 맞다, 나는 왜 같이 데모하는 사람들이나 한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나,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다 내친구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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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7 21:56 2005/02/2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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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한심한 스머프...님의 [행복했던 1박2일..]과 

간장 오타맨...님의 [소백산... 느림과 여유롭고, 먹거리가 풍성한 산행 2] 에 관련된 글입니다.

오타맨이 번개를 때리나, 산오리가 번개를 때리나 마찬가지라고 했지만,

예상했던 대로 마찬가지(?)였나?

너댓명까지는 함께 가리라 생각했는데, 셋이서 오붓한 산행이 되었다.

 

천동의 민박집을 나와 세시간 가까이 느긋하게 걸어서 올라선 주목감시초소 뒷 능선...

왼쪽으로는 비로봉과 국망봉, 오른쪽으로는 연화봉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비로봉은 눈을 쓴채 언제나 그자리에 있었다.

 




연화봉과 천문대 쪽을 바라보니..

 

비로봉에서 국망봉을 바라보니, 국망봉이 아득하게 보인다...

저기까지 걸어갔다가는 얼어죽겠다는 생각이..

 

영주방향의 산맥들..

 

단양방향의 산맥들..

 

천동에서 비로봉을 오르내린 길은 끝까지 완만하고, 여유로왔다.

 

옷을 벗은 나무와 눈...

 

사람들의 모습은...

비로봉에서

스머프...

 

김밥과 김치..

 

컵라면에 심취(?)한 스머프

 

햄 깡통에다, 김담은 프라스틱까지 그 기름기 흐르는 그릇에 커피를..

 

그 추위를 막아줬던, 주목감시초소.  물 끓여 먹더라도 제발 쓰레기만 가져가 달라고 관리인은 말했다. 범칙금 50만원이라고 버젓이 붙어있는데도 버너 피우고, 담배 피우고...

추우니 어쩔수 없는 모양.

 

오타맨... 여름철엔 이 곳이 참 아름다운데,,,이름모를 꽃들이 얼마나 많은지.

 

컨디션이 안좋은지 오르내리면서 가장 힘들어 한 스머프

야영장 앞에서 사과를 먹었다..

 

오타맨....다음에는 텐트 가지고 와서 야영하자구요? 글쎄...

 

 

같이 간 두 친구가 '먹고 노는 산행'에 만족한다니 다행이다.

 

1. 민박집 방바닥은 왜 그리 뜨거운지, 그냥 바닥에 앉아 있을 수가 없다.

그러니 소주를 많이 마시지도 않았는데, 앉아서 시름시름 졸다 그냥 퍼졌다.

민박집 이름이 '전원민박'이었구나.. 예전 산행기록을 찾아 보니까

샬롬 민박에서 잤는데, 엄청 추웠다는 걸 남겨 두었구나..

 

2. 추울거라는 예상을 깨고 날씨가 너무 좋았다. 주목감시초소에서 비로봉까지의 산등성이만 엄청 추웠을 뿐 나머지 오르내리는 길은 눈길을 따뜻한 햇볕이 함께 있었다.

오타맨은 산신령한테 날씨 좋게 해달라고 빌어라 했지만, 나는 빌지도 않았고,

오타맨이나 산오리나 둘다 '내가 산에 가면 날씨가 좋다'면서

서로 자기 칭찬만 했다나 어쨌다나...

 

3. 산에까지 가서 밥 챙겨 먹고, 배 부르게 먹는 게 꼭 좋은건 아니다.

그런데도 나중에 남겨서 그대로 가지고 오더라도 가지고 간다.

나는 그걸 밥심으로 간다고 한다. 그래서 빵이나 다른 걸 먹고서는

먹은 거 같지 않아서 못견디는 편이다. 이것도 자신의 편견일텐데.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먹는 것에 대한 집착도 좀 버려야 한다.....

 

4. 수안보온천이라고 처음 가 봤는데,

길거리서 장사하는 아저씨한테 "어디가 좋아요?"했더니, "여긴 다똑같아요."

그래서 어느 호텔이름 붙은 사우나엘 갔는데,

아이구,,, 이렇게 좁고(좁은 건 좋은데..) 수증기가 자욱...

온천수인지 어쩐지 물의 상태는? 모른다.

요즘 동네 목욕탕도 이렇게 해 놓은 곳은 없는데...

물어봐도 별 수 없나 보다.

 

목욕하고 나와서 이번에는 곶감 파는 아줌마에게 또 물었다.

"어느 집에 가면 밥이 맛있어요?"

"저 슈퍼 옆에 쉼터식당.."

속는셈 치고 또 갔다, 그랬는데, 이집 음식은 맛이 좋았다.

그래도 물어봐야 하는건가?

 

소백산 돌아 보면 참 여러번 갔다. 산행기를 쓰기도 했고, 안 쓰기도 했는데,

뒤져 보니까...

 

역사와 산을 따라서 2001년 2월 10-11일

http://historymt.org//next-board/nextboard.cgi?db=feel1&mode=read&num=23&page=16&ftype=6&fval=&backdepth=1

 

2002년 2월

http://go.jinbo.net/commune/view.php?board=산오리-1&id=351&page=1&s2=subject&s_arg=소백산

 

2001년 6월 10일

http://go.jinbo.net/commune/view.php?board=산오리-1&id=105&page=1&s2=subject&s_arg=소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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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7 11:08 2005/02/2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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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이 추천한 책이던가?

쉽고도 재미 있는 책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다.

 

 

 

1. 어린 시절 우리 들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 놓은 듯하다.

    모두다 내 얘기이고, 우리들의 얘기다.

 

2. 중국소설을 번역했는데도, 번역했다는 느낌이 안들 정도로 깔끔하게 읽힌다.

   

3. 문화혁명 과정을 그린 소설들은 대부분 힘겹거나 눈물나는 투쟁을 그렸는데,

   어린 나이에 바라본 문혁은 또다른 모습으로 그려진다.

   따뜻하고, 재미있고...

 

4. 학생시절의 사랑얘기는 정말 잘 묘사되어 있다.

    -마지막 부분에 좋아하는 여학생과 함께 배를 타고 가는 기회가 있는데,

      이때도 왜 가는지 언제 되돌아 오는지도 물어보지도 못한다. - 눈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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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5 16:28 2005/02/2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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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아내가 여러번 자기 생일이 16일이라고 얘기해 왔다.

얼마 전에는

"당신 내 생일이 언젠지 알지?"

"응...."

"생일선물 뭐 해줄 건데?"

"글쎄, 뭐 해줄까?"

"여기 앞동의 21**호 아저씨는 천만원짜리 보석을 사 줬다던데...

 당신도 그런 보석이나 하나 사주지..."

"남편 팔아서 살 수 있다면 팔아서 사 줄게."

 



그러니 생일을 이제는 16일로 기억하고 있다.

아침에 밥 먹다가

"당신 생일인데 저녁에 같이 밥이나 먹을까?" 라고 물었다.

그런데 식탁앞에 동명이가 앉아 있어서 동명이 얼굴을 보면서 이렇게 물었더니

(엄마가 무슨 대답을 하나 동명이하고 눈짓으로 알아맞춰보라는 듯이...)

동명이가,

"아, 그런걸 왜 나한테 물어봐?"이렇게 사람 무색하게 대답해서 할말을 잃었다.

아내는 내가 예상했던 대로, 

"생일이 무슨 대단한 거라고....밥은 무슨 밥이야..."(짜증이 반쯤은 묻어 있는 소리.... 정답이다.)

 

퇴근하고서는 그래도 생일인데, 빵이라도 하나 사서 촛불이라도 켜 줘야겠다고 생각했고,

케잌 하나와 와인 한병 사서 들어왔다. 케잌 사는데 보니까 고구마 케잌이란게 있어서, 산오리는 생전 처음 보는 거라 저건 무슨 맛일까 하고 그걸 사왔다. 케잌과 와인 사서 들고 오는 것도 주위에 조금은 쭈뼛거려지더군...

 

케잌을 보고서 아내가 하는말이,

"무슨 케잌이야?"

"고구마 케잌인데, 첨 보는 거라 사 왔는데..."

"아이구, 나도 케잌 하나 얻어 왔는데, 똑 같은 거네."

"누가 줬는데..."

"보험 아줌마가 고구마 케잌을 사 줬지... 근데, 사주면서 하는 말이 '아저씨한테 전화해서 케잌 사오지 말라고 해!' 라고 하길래 내가 뭐라 그랬는지 알아?"

"..........?"

" '우리 남편 절대로 그런 일 하지 않으니까 아무 걱정 말라' 고 그랬지. 그런데 케잌을 사오고 웬일이야? 평소에 안하던 짓을 하고..."

 

평소에 안하던 짓도 힘들게 했는데... 좋은 소리 듣기도  참 어렵다.

 

지난해 아내의 생일에는 당연히(?) 모르고 지나갔다..그게 어디 지난해 뿐이었으랴?

http://go.jinbo.net/commune/view.php?board=산오리-2&id=317&page=1&s2=subject&s_arg=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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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4 21:41 2005/02/2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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