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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련

 

 

그는

옅은 황사비에 떨어져

아스팔트에 나뒹굴지라도

일주일간 제 색깔을 드러냈지만

 

 

총탄에도 견딜만한 중무장으로

수십년을 견뎌 수만가지 색으로 덧칠하지만

단 하루도 내 목소리를 토하지 못하는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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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3 09:36 2007/04/1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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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이란 핑계로 주위 친구들을 부추겨 영화를 보러 갔다.

무슨 영화인지 누가 나오는지도 모르고 가서 본게 이 영화 우아한 세계다.

 

송강호의 연기는 예전부터 잘한다는 소리를 들어왔기에, 그 명성에 걸맞는 연기를 했다.

영화 내내 송강호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가족의 중요성을 들먹이는 것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깡패도 살인자도 노동자 등쳐먹는 자본가 놈들도 지 마누라와 새끼들은 아끼고 사랑한다'는 말을

수없이 들어 온 터에 하필이면 조폭을 주인공으로 삼을 건 뭐람...

당연히 조폭도 자기 가족들에게는 살뜰하고, 애틋한 사랑을 보여주겠지.

괴물(이영화는 못봤다)도 가족의 소중함으로 돌아가라고 얘기한다고 하던데,

이영화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가족의 소중함이야 '본능'쯤일거라고 생각하는 산오리는 이렇게 영화에서 계몽(?)한다고 될 일이 아닌듯 싶다.

 

조폭 안들어가면 우리나라 영화가 안된가는 말도 있던데, 그말도 사실로 입증하기 위해서인지 조폭의 싸움이 꽤나 들어가 있다.  조폭 보기 지긋지긋하다.

 

'우아한 세계'도 그림같은 집에 살면서 자식들 외국으로 유학 보내는 것이 우아한 것인지 모를 일이다. 

 

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졸지않고 열심히 봤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좋았다. 그리고 딱 그장면에서 영화가 끝났다는게 가장 좋은 것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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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1 15:51 2007/04/1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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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맘에들고,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라고 골랐던 책이다.

두권으로 되어 있는데, 하드카바가 영 마음에 안든다.(책 읽기에 너무 불편하니까..)

 

병원에서 읽었는데,

이 책도 읽다 보니까 '남쪽으로 튀어'와 상황설정이 비슷하게 전개되었다. 그참 이상한 노릇이지..

역시 1권은 주저리주저리 온갖 사람들과 관계 설정을 하고, 그기다 먼 곳의 다른 이야기들을 끌어 붙여서 아는체(?)를 하는 바람에 덮어 버릴까 생각하다가 끝까지 읽었는데...

 

한 건설회사에 근무했던 주인공이 파라다이스 가든을 지키기 위해 나중에는 그 건설회사를 상대로 싸운다는 얘기가 큰 줄거리다. 그 가운데 물론 사랑하는 여인이 생기고, 마지막에는 남자는 죽고 여자는 그 애기를 낳는다는 지극히 고전적인(?) 줄거리.

 

자본의 탐욕에 맞서, 자연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투쟁이 그랬고, 그 투쟁이 결코 이길수 없는 투쟁이라는 것이 그랬고, 하튼 남쪽으로 튀어와 닮은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파라다이스 가든을 만들기 위해, 찾기 위해 어떤, 무슨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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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9 23:17 2007/04/09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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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해 준 책인데, 1권을 절반쯤 읽다가 책을 덮었다. 너무 재미가 없었기에..

그런데, 그 친구가 넘 재밋다고 2권까지 꼭 보라고 하기에 병원에 드러누워 읽었다.

2권에 가서야 작가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었긴 했지만, 여전히 지루하고 별로 재미는 없었다.

가끔 초등학교 6학년생 주인공 지로가 바라보는 세상과 그들의 세계가 재밋게 그려지기는 했다.

그의 아버지가 그리던 세상은 멋진 세상이기는 했지만,

그 세상이 지금은 이룰수 없는 세상이 되었고,

천덕꾸러기 꿈이 되고 말았다는 것인데,  그 꿈은 누군가 이루어 내야 할 꿈인것은 분명하다.

 

꿈을 꾸고, 그걸 위해 평생을 투쟁하지만, 

그꿈은 역시 이 살벌한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함께 꾸는 꿈이 아닌것 또한 분명하다.

그래서 마지막 발악으로 택한 것이 남쪽에서 개발과 맞써 싸우는 것이었다.

 

이런 꿈들이 헛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우리 모두의 꿈이 되어야 하고,

함께 투쟁하는 세상이 되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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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9 23:09 2007/04/09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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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동안 병원에 누워 있었지만,  놀러 가는 거야 빼 놓을수 없지..

 

6일밤 KTX를 타고 목포로 갔고,  목포에서 택시비 3만원주고 구림이란곳으로 갔다. 12시 반이나 되서 도착했다. 그전에는 도갑사 입구 무슨 호텔 앞에 민박집에서 잔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민박을 안한다고 했단다. 구림마을에서 남도민박집이라고 운영을 하는데, 멋진 기와집의 너른 방을 빌려 주는데, 값도 쌌다. 4만원.

단 한가지 온돌은 아니고 전기패널을 깔았다는 걸 빼고는 그 분위기 하며, 아주 멋진 민박집이다. 

홍성친구들이 먼저 와서 이 집을 잡아 놓았다. 



천황사 입구로 이동해서 월출산을 올랐다.

절을 다시 짓고 있는 천황사지를 지나서 구름다리를 건너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올라 천황봉에 올랐다.

사람들이 많아서 천황봉 정상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고, 그 아래서 점심을 먹고 향로봉을 향했다.

날씨가 문제였다. 햇살은 밝고 따뜻하다 못해 더웠지만, 뿌연 안개인지 구름인지는 걷히지 않았고, 시계가 그리 멀지 못했다. 멀리 보인다면 남도의 파릇파릇한 들판을, 그리고 먼 바다를 볼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봄은 역시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산의 색깔도 가을만큼 되지 못했고, 바위모양은 기기묘묘했지만, 주위의 풍광은 그걸 받쳐주지 못했다고나 할까....

 

점심먹고 출발하자 한 공주가 어지럽다고 했는데, 바람재까지 가서는 도저히 도갑사까지 가는건 무리일거 같아서 경포대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은 바위나 계단이 그리 많지 않았고, 사람들도 드물어 오히려 호젓했다. 거의 다 내려와서 계곡물에는 산오리가 잘하는 계곡물에 몸담그기를 한번 했더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경포대에서 한 아줌마를 다른 관광버스에 올려 보내고, 나머지는 월출산 온천에 가서 다시 뜨거운 물에 담갔더니, 온천물이 좋은지 안좋은지 모르는 산오리야 그저 물에 담그기만 해도 피로가 확 풀리듯이  좋더라. 저녁에 다시 갈곳 없어서 다시 그 구림의 민박집으로 찾아와서는 잠자고...

 

아침에 느지막히 일어나서 밥 해 먹고는 목포로 오는 길로 나섰는데, 왕인박사 유적지인가 하는 곳이 바로 민박집 옆이라 길거리에서 실컫 벗꽃구경했는데, 영암에서 목포로 오는 그길이 모두 벗꽃터널이라 모두들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벗꽃길이 백리에 이른다니, 벗꽃터널을 계속 달려 왔다.

 

목포역에서 차표를 사고, 유달산에 올랐다. 목포도 처음이거니와 유달산도 당연처음이다. 3백미터 높이가 안되는 산이라지만, 막상 올라가보니 계단에 경사도 제법 되고 걸을만한 산이었다. 물론 한쪽으로는 목포시가지가 다 내려다 보이고, 반대쪽에는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멋진 산이었는데, 역시 날씨가 멀리 보기에는 좋지 않았다.

쉬엄쉬엄 두어시간에 걸쳐 유달산 종주(?)를 하고 북항으로 가서 회한접시 먹고 낮술에 취해 목포역 광장에서 따뜻한 햇살 받으며 낮잠을 즐기다가 기차타고 돌아왔다. 

이틀밤을 잤던 남도 민박이다... 대궐같은 집에 겨우 두팀이 머물렀다는...

 

그야말로 바위산 뿐이네..바로 위에 보이는 봉우리가 천황봉이다.

구정봉 근처의 바위들이다.

내려오는 길에는 얼레지와 동백꽃이 수두룩하더라..

 

벗꽃축제는 끝났지만, 아직도 꽃은 절정이다.

유달산  꼭대기의 동백이다.

일등봉과 이등봉이다....봉우리 이름하고는...

 

북항근처의 유달산 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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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9 22:03 2007/04/09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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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from 단순한 삶!!! 2007/04/05 09:19

지난 28일 저녁...

국선도를 하고 약속장소로 이동하는 도중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좌회전하려고 서 있는데, 갑자기 앞에서 쾅하는 소리가 나고,

고개를 들어보니, 차 한대가 내 앞으로 밀려 오고 있었다.

차를 뒤로 빼야 한다는 생각이 순간 스쳤으나 그건 생각뿐이었고,

브레이크를 밟고, 핸들을 꽉 잡고 그냥 버텼다.

그리고는 밀려오던 그 차는 내 앞을 들이받았고,

왼쪽의 반대편 차로로 돌아가서는 멈췄다.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고,(비가 온데다 제법 쌀쌀했다)

밤 늦게 잠간 만나려던 사람들의 얼굴을 봤고,

다음날 정상적으로 출근해서 바쁜 일들을 해치웠는데,

오후가 되면서 슬슬 목과 어깨 가슴이 아프기 시작했다.

병원으로 가서 사진찍고 입원하겠다고 했고,

그날부터 어제까지 7일간 병원에 있었다.

 



병원에 드러누워 있으면 쉬기 좋은 것이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름대로 병원생활도 바빠서,

아침에 링거에, 주사를 맞고, 약을 먹어야 했고,

오전오후로 물리치료 받고,

정시에 맞춰 주는 맛없는 밥을 해치워야 했고,

옆의 동거인들이 켜 놓은 텔레비전을 봐야 했고,

익숙하지 않고, 불편한 환자침대에서 잠을 자야했기에

그리 좋은 건 아니었다.

 

그래도 회사일을 잊어 버렸고,

인터넷에 접속할 일도 없었고,

머리 써야 할 일이 없었기에 편한한 날들이었다.

겨우 소설책 서너권 봤구나.

 

텔레비전에서 연일 떠들어대는 에프티에이 소식을 보고

짜증을 내긴 했지만,

병원에 있다는 이유로

집회 한번 가지 않아서 미안함이 크더라.

 

회사 동료들은 점심 같이 먹자고 와서 밥도 사줬고

사고를 알게된 가족들과 많은 사람들이 전화를 해줘서

한편으로는 똑같은 얘기 설명하는게 귀찮기도 했는데,

그보다는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며... 

 

차 몰고 다니면서 신호도 잘지켜야 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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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5 09:19 2007/04/0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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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미 에프티에이 반대 집회에 가는데,

그냥 오전에 맹숭맹숭하다가 가기가 싫었다.

그래서 당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북한산 넘어 집회에 갈 예정이니까

같이 갈 사람은 연락달라고...



한 명도 같이 가겠다는 사람이 없었다는거..

 

어쩌랴. 아침 7시에 집을 나와서 구파발에 8시쯤에 도착,

바로 버스 타고 삼천리골로 들어섰다.

 

혼자 등산은 잘 안하는 편이지만,

혼자 산길을 걷는 것이 어쩌면 가장 편하고 좋다.

우선 누구를 신경쓸 일도 없고, 가고 싶으면 가고, 쉬고 싶으면 쉬면 된다.

그기다 아무데서나 샛길로 빠져서  혼자 놀다 가면 된다.

 

덕분에 자주 간 삼천리골이지만, 계곡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

전날 비가 내린 덕분에 물도 제법 있었다.

 

 

뿌리채 뽑힌 나무는

 

놀며 놀며 문수봉을 올랐고, 대남문을 거쳐서 가보지 않은 보현봉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성곽을 따라 올라 가다가 성벽을 넘어서 내려 섰는데,

처음에는 약간 길이 보이는 듯 하더니, 금새 바위로 가로 막혔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길이 보이지 않는다.

혼자서 길도 모르는 바위로 올라갔다가 떨어지면 나만 바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바위로 올라가는건 포기하고, 우회 하기로 했는데,

아랫쪽으로 내려와 봐도 역시 길은 없다. 그 바위위로 사람 몇이 내려오는게 보이는데,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배가 고파서 따뜻한 바위에 걸터앉아 김밥과 컵라면을 먹고

경사가 급한 곳을 기어 내려와서 등산로로 접어들었다.

정릉이나 북악터널에서 대성문으로 가는 넓은길...

 

북악터널로 가는 길은 한번도 가 본적이 없는 길이라 새로운 기분으로 내려오는데,

올라갈때와 달리 낮이 되니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부대껴서

설렁설렁 여유있게 가기가 쉽지 않다.

영불사 아래 내려와서 계곡물에 발도 담그고...

발 담그려 보니까 개구리알이 엄청 많기도 하더라..

 

생강나무 꽃이 노랗게 피고 있었고, 진달래는 아직 봉우리만 붉게 솓아 오르고 있었다.

 

 

북악터널 입구에서 버스타고 시청앞 광장으로..

두어시간 집회에 앉았다가 종로로 가라해서 종로를 돌아 다니다가,

6시 넘어서 부터 저녁먹고 술먹고 놀다가 집에 돌아왔다... 긴 하루였네.

 

시청앞 집회에 있었는데 앞에 앉았던 꼬마는 열심히 뭔가를 뒤지고 있었다.

애들의 호기심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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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6 12:56 2007/03/26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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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잃어버린 심장

 

내게는

느끼고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심장이 없다고

당신은 말했지

 

피의 흔들림과

가슴의 따스함도

사랑을 위한 열정도

사라졌다고

당신은 말했어

 

심장을 찾아 

허겁지겁 거리를 헤메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내 심장이 어딧는지

물어보기도 했어

 

당신이 떠나던 날

난 알았다네

그 동안

당신이 내 심장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2007.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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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4 18:34 2007/03/2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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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톱을 깍으며

 

바라지 않아도

손톱 발톱은

세월만큼 빨리 자라

나를 떠난다

 

온갖 타박과 고문 속에서도

수염과 머리털은

억세게도 나를 떠나려 한다

 

친구처럼 다정하게 지내는

양쪽발의 티눈도

일주일이 멀다하고

아픔을 남기고 나를 떠난다

 

때로는

도려내 버리고 싶을 만큼

역겨운 정액도

용두질로 새세상을 찾아간다

 

그래도

떠나지 않고,

떠나려 하지 않는 것은

아득한 사랑

부질없는 미련

 

       <2007.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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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3 10:24 2007/03/2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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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수가 감방에 갇힌 지도 반년이 넘었나 보다..

도대체 유기수가 무슨 죽을죄를 지었다고 그리 오래도 가둬놓는지 모를일이다.

유기수가 밖에 있으면 저네들에게 무슨 위험이라도 되는 것인지

그렇게 가둬둬서 저들에게 무슨 경제적인 효과나

세계화에 도움이 되는지 모를일이다....

 

22일 2심 재판이 있는데,

탄원서를 내기로했다고 해서 몇자 적었다.

 

탄원서 문제가 아니라,

법 없이도 살수있는 유기수는 우리 곁에 있어야 한다..

 

유기수를 석방하라!!!!!!

수를 석방하라!!!!

석방하라!!!!

하라!!!!

!!!!

 

소리지를 힘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ㅠㅠ



 

탄  원  서


존경하는 재판장님!

곳곳에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날씨가 따뜻해 지고, 점심시간에 햇살 아래 나서면 언제 겨울이 있었냐 싶을 만큼 성큼 봄이 다가와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 기운이 남아 일교차는 크다고 합니다. 환절기에 재판장님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과학기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연구관리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곽장영이라고 합니다. 대학 졸업하고 2년여 지난 후에 이 직장에 들어와서 내년이면 20년을 근무하게 됩니다. 20년 세월동안 하고 싶은 일도 많았지만, 막상 되돌아 보면 해 놓은 것이 없다는 게 보입니다. 세월이 화살과 같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느껴지는 요즈음입니다.

언제 얼굴을 뵌 적도 없고, 성함 조차도 모르는 재판장님을 향해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것은 재판을 받고 있는 유기수가 하루라도 빨리 가족의 품으로, 그리고 노동자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재판장님의 관용과 선처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저는 유기수와 처음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만났습니다. 웬 시커먼 사람이 투박한 시골아저씨 같았는데, 실제로 말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것도 시골아저씨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노동자들을 향한 애정이 넘치고, 자신과 가족을 희생하면서 노동자들의 곁을 항상 지키고 있고, 어려움에 처한 동료가 있으면 먼저 발벗고 나서는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노동조합 간부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고, 동료들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는데, 유기수는 달랐습니다.

그런 유기수가 아직까지 감옥에 갇혀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번에는 유기수가 가족의 품으로, 노동자의 품으로 돌아올수 있도록 선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만났던 유기수를 더 잘 알게 된 것은 2000년 총선 때 였습니다. 그 당시에 민주노동당이 만들어지고, 고양시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나선 유기수의 선거운동을 도와주면서 유기수의 진면목을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금은 민주노동당이 국회의원이 9명이나 있고, 전국적으로 조직도 있고, 당원도 10만명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게 없이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유기수는 새벽 5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끊임없이 발로 뛰어다니며 유권자를 만나고 다녔습니다. 그의 이런 성실함과 부지런함을 보고 많은 유권자들이 표를 주었습니다. 유권자들은 다음에 나오면 꼭 당선될 거라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는 맨땅에서 몇 명 안되는 당원들이 2만원, 3만원씩 내서 선거자금을 만들고 저 같은 직장인들이 아침저녁이나 주말에 함께 나서주고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 현대중기 노동자들이 함께 선거운동을 하면서 힘을 실어 주었습니다. 현대중기 노동자들은 구조조정과정에서 유기수와 2년여를 동고동락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유기수를 위해 민주노동당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50대, 60대 노동자들이 함께 뛰어 주었습니다. 인간 유기수를 보고 그들은 먼 지방에도 달려와서 함께 해 준 것입니다.

이런 유기수가 감옥에 갇혀 있다고 하니, 눈물이 나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유기수가 눈물짓고 있는 노동자들의 품으로 돌아 올수 있도록 선처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요즈음 노동자들은 기댈 곳이 없습니다. 언론에서는 귀족노동자다, 폭력적이다 하면서 노동자들을 이방인 처럼 취급해 왔고, 이로 인해 국민들로부터도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는 것을 노동자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들도 엄연히 국민이고, 또 60년대 이후 우리나라 산업역군으로 충분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그런 사정을 감안하신다면 유기수에게 1심에서 떨어진 형량은 너무 가혹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야 법을 잘 모르기도 하고, 재판장님들께서 법에 따라 가장 합당한 판결을 내렸으리라고 생각하기도 해 보지만, 다른 사건들과 비교해 봐도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유기수야 말로 사회에서 ‘법 없이도 살수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가 무슨 죄를 지을 것이라고 우리는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런 그의 성격과 소신이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해 싸우는 노동자들을 외면하지 못하고, 함께 싸웠다는 것이 큰 죄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 죄로 인해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유기수는 갇혀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죄값을 치럿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유기수가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그리고 그가 사랑하는 노동자들의 품으로 돌아갈수 있도록 재판장님의 선처를 다시 한 번 호소합니다.

재판장님의 건승을 기원하면서 이만 줄입니다.






                       2007년 3월 2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대화동 2311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관리팀장

                                       곽   장   영    올림








재판장님 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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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0 20:59 2007/03/20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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