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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성

 

FTA 얘기는 아니고.

 

방금 같이 세미나하는 구성원중에 한사람에게만 메일을 보냈다.

공부하는 주제에 대한 관심과 열의가 다르고 그게 한 학기 세미나 하는 동안

이런 저런 방식으로 나타났다.

별로 참여하지 않고 나중에 결과에 이름 올리는것에는 묵인하는 사람도 있었고

이 공부를 자기 연구 주제가 진척이 없을 경우에 논문생산을 위한  백업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으... 한사람 한사람은 다 좋아하는데 어찌 이리 심술궂게 표현하고 있는지.)

그러다 보니 이걸 본업으로까지 여기는 사람들은 모멘텀이 떨어진다 느끼게 되고

급기야 방금처럼 구성원 중 한사람에게만 메일을 보내게 된것 같다.

사실 일주일전에, 출장중이라 참석하지 못하겠다는 사무적인 메일만 날린

묵인자를 빼고 다  모여 오래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그 자리에서도 역시 감추고 말하지 않는 이야기들이 있었다는 거다.

 

학생때 지도 교수의 학생들이 나 말고는 다 남자들이었는데

간혹 나를 빼고 이자들끼리만 연락하는 뭔가가 있나 하는

소외감을 느낀적이 있었다.

상황은 다른데 지금 내 행동,

꼭 이렇게 했어야 하는지 개운하지가 않다.

 

잠시후에 이어서.

 

무슨 일처리를 하느라 몇분 걸으면서 생각해보니

지금 원하는것은 참여가 낮은 사람들을 빼는것이 아니라

열의가 큰 사람들이 진두 지휘하는것을 드러내자는 것이다.

사실  열의가 크다는 것이지 누가 확실히 이끌고 나가 결과를 펑펑 낼만큼

지적으로 우세한 위치에 있는것은 아니고

이것이 그동안 표면적으로 동등한 결합을 유지해온 이유이기도 하다.

또 남자들간의 알력인지 뭔지

표면상 상대의 자존심을 절대 건드리지 않는

예의바른 태도를 견지하며 일의 진행에 대한 결정도 거의

만장일치식으로 해왔는데

 이게 답답하다는거고 어쨌든 마음이 쏠린 사람들이 리드하는게 맞다고 생각하지

 누구 누구끼리만 하자는게 아니라고 내 행동을 이해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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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7

하루에 길든 짧든 포스팅을 두번하는 날은

반드시 뭔가 마감이 닥친 일이 있는 날이다.

--by 벼루집, 혹은 많은 진보 불로거들.

 

 

오늘 평소 같으면 하지 않을 일을 했다.

일본 학회에 프로그램이 늦게 떠서 참가할 정확한 날짜를 며칠전에야 잡았길래

학회에서 권장하고 심지어 할인까지 해주는 호텔 예약 기간은 지나간지 일주일도 넘었다.

무슨 일본 전문 여행사에 상담했는데

엄청난 성수기라며 권해준 호텔은 얘네들이 뭔가 있지 싶게 비싼 가격이었다.

그래서 학회 실무진에게 메일을 보내서 이것 저것 물어보았더니

막판 예약을 위해 간직한 방이 몇개 있다는 감사한 대답이 돌아왔고 가격은 거의 30%낮다.

사실 학회 담당 비서는 이런걸 도와주는 사람일텐데

옛날같으면 안 될걸 먼저 걱정해서 메일도 안 보냈을거다.

 

또 공학 인증때문에 이런 저런 서류를 보내달라는 메일이 오래전부터 와 있는데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한꺼번에 처리하려니 알쏭 달쏭.

오늘이 마감인데 가갸 거겨부터 물어보는 전화를 담당 조교에게 해서

실제 마감날은 한참 남았다는 소식까지 알게 됐다.

전같으면 몇번이나 같은 메일을 받아놓고 처음부터 다시 물어보기가 껄끄러워했을걸.

 

주로 다른 사람의 반응을 두려워하며 안 했던 일들이군. 실제 그런일을 도와주는 사람들인데

전화 끊고 혹은 메일 받고, '꼭 이런 사람들이 있다니까...'  겨우 이런말이 두려웠던 건가?

실무일을 오래 담아두지 않는게 시간, 체력 소모를 막아줄것 같았는데 정말 그러네.

푸우, 그리고 남은 체력으로  불로그 포스팅? 좋아, 좋아, 나를 살찌워 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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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계절

이 왔다. 그런데 예년 보다 삼주쯤 빨리 온 것 같다.

이 시즌이 오면 반동적으로 덴마크나 아이슬란드 작가가 쓴 소설을 읽었던 것 같군.

(머릿속으로나마 온도를 낮춰보려고? 그런데 정말 그 책들을 떠올리기만 했는데도 약간 서늘한 기운이 지나가는것 같다)

 지난번 도서관 갔을때 런던 스케치란 책을 빌려왔는데  그 작가의 책을 뭘 더 읽어볼까

검색을 해보았다.  그 인터넷 서점에서 권하는 책은 다섯번째 아이.  소설의 뼈대 간추렸다는걸 보니

절대 읽을 수가 없겠다.  이렇게 여러가지로 더운 시기에 눈을 반쪽만 뜨고 책을 골랐다고 해서 뭐라하진 않겠지. 추리 소설속에선 최소 한사람은 억울하게 죽는데 어쨋든 나는 안전한 곳에서 시원하라고 책을 보고 있는거니까 아무도 죽지않는 도리스 할머니의 책 세상이 훨씬 불안하고 무섭다. 아마 그게 더 일상에 가까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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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1

바리님의 [뇌과학과 유모차 시위] 에 관련된 글.

어제 바리가 쓴 뇌과학과 유모차부대 포스트를 보고 진짜 머리속에서 토나올뻔했다.

무슨 무슨 의대, 무슨 무슨학 석사 어쩌구 경력은 왜 달아놓았는지?

학교에 오래 다니고 가방끈 길어지면서 알게 된 생활의 지혜는

바로 그런 가방끈, 경력안에서도 얼마든지 엉터리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그런 사람들의 말은 제일 먼저 경계해야한다는 것이었고.

왜 경계를 해야하나?

그런 사람들은 별 내용없이 거창한 논문형 프레임을 짜놓고

보통 사람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표현들을 이어서

자기 주장을 상당한 성찰과 증거를 거친 내용인것 마냥

포장하는게 전혀 어려울 것 없기 때문이다.

그 교육을 받는데 들어간 사회적 비용이 아깝구나.

그런 자들의 주장을 하나 하나 글로 따지는데 드는 시간과

정신적 황폐함, 치솟는 분노를 엄한쪽에서 감수해야하다니

너무 억울하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거고

그사람들이 다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다는거다, 꺄오.

 

당장 나만 보아도 PD수첩 왜곡보도에 대한 상식을

의식적으로 꿰어맞추고 있다.

왜냐면... 이번주 금요일부터 한달간 쉬던 세미나를 다시 하게 될테고

쉬는 시간이나 식사하는 동안 자연스레

광우병을 둘러싼 이야기가 나오게 될거니까.

그리고 나는 멤버중 최소 두명에 대해서는

"PD 수첩 왜곡했다며? 그러면 안되지."

"유모차 끌고 가는건 안 되지."

한마디로 상황정리하고 넘어갈 공산이 큰 사람들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평소에 내가 아는 상식이 네가 아는  상식이요, 하는 관계에

젖어있다가 불시에 그런 대화의 한 가운데 놓이게 되면

기막혀하며 말문이 막히게 되기가 쉽고 진짜 싫은 기분이 되버린다.

무엇보다 평소 마음속의 추는 늘상 오른쪽으로 오른쪽으로 있지만

남이 차분 차분 논거를 말해주면 귀기울여 들여줄 사람들이라 더더욱.

( 이 같은 사람들이 스페인 학회에 갔을때 그렇게도 재미나게

같이 여행하던 사람들이었다. 일상을 같이 하기에 아무 문제없고 오히려 즐거운 사람들인데.

일주일여를 밀착해 다니면서 이사람들 천진한 모습이며  내공이랄까, 그런것도 느낄수 있었는데.

 어쩔 수 없이 각자의 배경에 따라 이미 마음속 추의 위치가 있는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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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보시오.

하루님의 [참 이상하다] 에 관련된 글.

 

 



마드리드 지하철에서 포착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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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이네서 긁어온글

http://blog.hani.co.kr/bib92/14642  에서 가지고 온글.

단정님 블로그인데 하니 필통에선 어떻게 트랙백을 해야할지 몰라서요.

 

"정규직 애들 써봐야, '그건 제 업무가 아닌데요'하면서 뺀질대기나 하고, 뭐 일 조금만 더 시키면 돈 더 줘야 하고... 골치가 아프지. 비정규직 써봐. 돈은 반 밖에 안 들면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 다 하거든. 그러니까 정규직 다 짜른 거지."

동네 수퍼에서 배 나온 아저씨가 성토한다.

처음엔 그 아저씨가 해고된 노동자인 줄 알았다. 비꼬는 소리인 줄 알았다.

"이번에 애들 싹 갈고 나니까 내 속이 얼마나 후련하던지..."

어두운 목젖을 드러내며 웃어대는 그는 사장님이었나?

"사장님이랑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갔다며 건배했다니까."

그는 사장님 밑에 고용된 노동자였다.

노동자가 사용자의 말을 한다.

그러다 그는 암癌이 되고 말 것이다.

삶을 갉아 먹는 세포.

 

"촛불, 그것들, 다 빨갱이들이 하는 거야."

"아니지요. 기본적인 건강권이 침해받는 상황에서......"

"아유, 난 어려운 말 모르고. 선동하는 꼴하며 더는 못 봐주겠어."

"아주머니 자식이 일단 피해를 입는데요."

"빨갱이들 세상 되는 게 더 무서워. 있지, 난 옛날부터 쭉 공화당 찍었던 사람이거든."

성당 마당에서 50대 아주머니와 30대 청년이 시국얘기를 한다.

"우리 아파트 사람들, 빨갱이들 정권 잡으면 집값 내려간다고 다들 걱정이야."

도봉동, 서울 그 변두리에서 아파트 한 채 껴안고 있다는 아주머니가 "동지"를 끌어댄다.

제 손에 든 엽전 몇 푼 그러쥐느라 무엇이 더 중요한지 볼 수가 없다.

그래서 남한 땅 사재기 해댄 대한민국 2%처럼 말한다.

그러다 암癌이 되고 말 것이다.

삶을 갉아 먹는 세포.

 

자기 머리로 생각해야 한다.

2%의 프로파간다를 본인들의 철학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生이 된다.

*********************************************

그렇다.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닌것이다.

차라리 기계만도 아닌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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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4

순전히 화면을 바꾸기 위한 포스팅.

연우가 많이 자라나고 무엇보다 잠다운 잠을 자기 시작한후로

포스팅이 뜸해지는 것 같군.

어차피 몽롱하니 다른 일하긴 어렵고 포스팅이나 하자, 이랬던건가?

연우한테 조금 익숙해지니까 글로 안쓰고 그냥 속으로 생각하고 넘어가고

이렇게 됐나 보다.

출장 갔다 와서 정말 촛불집회 가고 싶었는데

정말 너무들하시는 2mb 떨거지들때문에

아이랑 나들이가지는 못하겠다.

그래도 정말 그동안 못만났던 사람들 보고 싶어!

(바리, 푸르미, 단정님 등등등)

 

가있는 동안 잠이 많이 부족해서

그제 돌아와선

두밤 푹 잤더니 시차가 적응되버렸다!

공항에서 연우를 보았는데 깜짝 놀랐다.

내가 이렇게 큰 아이를 키우고 있었나? 낯설음.

이번 여름동안 진짜 어린이집을 알아봐야겠다.

이젠 할머니가 감당을 못하게 활동반경(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이 넓어져버렸다.

나 없는 동안 할머니랑 자면서 마침내는

(엄마가 사다준다는 곰인형)곰지도 할머니 주고

엄마 와도 할머니랑 잔다고 했다더니

 나 오니까 금새 말이 바뀐다.

곰지 두개랑 마력적인 포스가 느껴지는 연두빛 망아지까지

봉제인형 세개를 사가지고 오니

뭐 그렇게 애지 중지도 아니고.

어젯밤엔 이를 한시간이나 잡아줬는데

(잡아주는 시늉을 제대로 해야한다. 마지막에 똑 소리까지 안 내면 신경질을 부린다.)

갑자기

동생 낳아주라고 한다.

현우같은 남동생이라고 하는데

할머니가 그러라고 했어? 물으니까 응, 한다.

그러면 연우는 어떤데? 또 물으니까 좋은데, 그러는 거다.

아이가 베이비 티를 벗어서 임신, 출산의 길이

내 일 아닌걸로 여겨질라 하는데

다시 그 과정을 되풀이 하라니,

 자기는 쑥쑥 커서  세상속으로 쑥 들어갈거면서,

싫은데... 이런 기분이 들었다. 확실히 나는 출산과 초반의 젖먹이는 경험이

나쁜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뭔가 피흘리며 혼자 해내야하는 원초적인 경험이라는듯이.

 환한 세상에서 원하는대로 혼자있기도 하고 성큼 성큼 걷기도 하는

소년들의 이미지를 만들어 놓았으니 괴로울밖에.

생각해보면 처음 생리를 했을때도 비슷한 기분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써가자니 여성의 신체를 거부하는 전형적인 모습인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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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3

 

내일부터 출장.

전같으면 발표 준비를 다 해서 갔을텐데

비행기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 이해가 많이 되는군.

뭔 유로가 이렇게 올랐나, 그래.

입이 딱 벌어질정도다, 원-유로 환율이.

 

4월에 아이 나았을 친구한테 메일이라도 보내야 할텐데. 받아 주려나.

 

연우는 벌써 무슨 생각인지 모를때가 많은 아이가 되버렸다.

더 아기일때도 잘 파악하는 엄마는 아니었지만.

 

 

노다메 칸타빌레 짱.  드라마도 진화한다.

 

마구 해대는 사람을 보면  의아해진다. 

무슨 근거로  이래도 된다고 생각하지?

진정 미스테리...

 

평택도 매주 금요일 촛불을 든다고 한다.

오늘 연우와  ZL을 시청앞에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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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1

 

이번 학기는 매주, 이번 주는 왜 이렇게 할일이 많지, 하면서 지나가는 것 같다.

이번 주가 학교 체육대회 기간이라 수업을 세시간 중 한시간씩만 하고 있는데

수업이 삼분지 일로 줄어드니까 비로소 할만한 정도가 됐다.

바쁜 이유는 사실 내가 매주 세미나를 두번씩 하고 있기 때문이고

지난달 중순부터 그 중 한개 발표를 맡고 있어서 그렇다.

그러다 보니 바다 건너에 있는 후배한테 논문을 개선해서 교정본을 넘겨 주어야 하는데

매주 얼굴을 보는 일이 아니라서 계속 뒤로 밀려서 맘 한구석이 찜찜하다. (SS, 미안.

너는 여기 들어오지도 않지만)

그리고 또 벌써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채점할 시험지 뭉치들이 있다.

기말고사 보기 전에 반드시 정리하리라.

안 그럼 며칠을 몰아쳐서 해야하고 그 여파가 클것이다. 

 

그러면 잠을 줄이던가 인터넷에 접속하는 시간을 줄이던가.

둘다 안된다.

방금도 어떤 불로거를 발견하고 너무 너무 기뻐하며 스크롤과 페이지 넘기기를 하였는걸.

음... 많은 남자들처럼 집에 늦게 들어가는 수가 있나?

절대 안되지. 그리고 연우가 보고 싶어서 그렇겐 못하지.

수업중 한 과목은 ZL이 써놓은, 그리고 계속 업그레이드 해주고 있는 강의 노트가 있기에

망정이지 혼자 했으면 전공도 아닌데 시간 엄청 써야했을 것이다.

(ZL 고마워, 그 남는 시간에 나는 불 구경하고 다닌다오...)

 

 

최근에 두사람이 죽었다.

한사람은 같은과 89학번 선배.

교회하고 수학만 아는 사람이었는데

수학하는 사람들하고는 그렇게 잘 지내질 못했고

나도 떨떠름해했던 사람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기방어였던것 같은데 수학에 관해서

매사에 경쟁적이고 자기건 보여주려고 하질 않았다.

말도 늘 좀 꼬아서 하고.

그런데 3월달에 간암으로 병원에서도 이렇다할 치료가 없다고 해

집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얼마전 토요일 아침에 죽었다고

수원 어디 병원 영안실이라고 그와 같은 전공 동료인 다른 선배가 전화를 했다.

병원에 찾아가진 않아서 거기 풍경은 잘 모르겠다.

결혼은 했지만 (다행히) 아이는 없다고 했다.

교회 사람들중에는 마음을 터놓고 따뜻하게 지낸 사람이 있겠지.

 

한사람의 죽음은 엊그제 불로그 홈에서 알게되었다.

창원 두산 공장에서 지게차 사고로 죽은 74년생 변우백씨.

나랑 학번이 같았을 것 같은데

비정규직 노동자라면  

누구 누구라도 맞이할수 있는 산재이고

어쩌면 만일  이러저러한 삶의 궤적을 따라

비슷한 선택을 하였다면 내게도 올수 있는 죽음이다.

우리가 지금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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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랑이

요새 연우를 안으면 정말 따뜻하고 말랑 말랑하고.. 너무 좋다.

그래서 왠갖 핑계를 대고 안고 꼬집고 부비 부비하게 된다.

 마른듯한 연우지만 그래도 아이답게 뼈주위로 고르게 찰진 살이

붙어있어서 어디를 꼬집어도 좋다.

그래도 제일 손이 많이 가는건 역시 엉덩이하고 볼.

이래도 되나, 하면서 엉덩이 양쪽을 꼬집 꼬집하고

볼도 앙, 물려고 하면

대개 연우는

" 먹지마!" 한다.

이주일 전에 키를 재었는데 그 사이 또 키가 조금 자랐다.

정말 새싹들이 쑥쑥 자라는것처럼 아이들은 자란다.

아주 잘 자고 일어난 날 아니면 늘 울면서 일어나는 아이였는데

언제부터인가 나보다 일찍 일어나면

 뒹굴 뒹굴하거나 옆에서 내가 자는걸 바라보고 있다가

"할머니 (아빠) 뭐하지?"

그러고 나간다. 잠시후에

"엄마, 좀 일어나!" 하면서 들어오긴 하지만.

 

아는 사람이 몇달전에 만났을때 둘째를 가졌다고 했다.

그 말을 들었을때 내 마음은

아주 기뻤고 둥실 둥실 구름위를 잠깐 걷는 기분이었다.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은 이렇게 기쁜 소식인거구나...

물론 처음에 연우를 가진 걸 알았을때는 이렇지 않았지.

계획한 아이였지만 그래도 당황스러웠고

입덧을 한다는게 매일 매일 우웩할거라는게

너무 싫었다. (실제로는 다행히 그렇지 않았지만 )

그리고 좀 있다가 초음파로 작은 고구마같은 걸 보았을땐

귀엽기도 했지만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이건 연우를 낳고도 다른식으로 지속되는 느낌인데,

아이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연우가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꽃씨에서 떨어진 인간처럼 여겨지고

그래서 입양한 아이도 이렇게 키울수 있겠다는 생각도 가끔 든다.

아무튼 그 소식을 들은 후로 또 그때 내 마음을 접한 후로

둘째 생각을 가끔씩 하고 있다.

어떨때는 아주 구체적으로 한다.

여름에 일본 학회까지 갔다 와서 가지면

봄에 낳을거고 그러면 3개월 휴가받으면 바로 방학이니까

웬만큼 키우겠구나, 이런 생각도 하고

흠, 연우 가지기 전엔 요가도 꽤 하고 체력이 좋은 편이었는데

한 두달 바짝 체력을 키워야겠구나

이런 생각도 한다.

(마음만 먹으면 바로 아이를 가질수 있는것처럼 생각하고 있네?)

어제는, 이런거 물어보지 말아야하는데 하면서도

연우의 반응이 궁금해서

"연우야, 우리집에 아기가 있으면 어떨까?"

물어보았더니

" 싫어." 그런다.

응, 얘가 무슨말인지 모르는구나, 넘어가려는데

바로 이어지는 명확한 의사표시.

"난 우리집에 애기 없었으면 좋겠어."

그래, 알겠어, 그러고 다시 책 읽고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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