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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해야 하는 이의 괴로움

  • 등록일
    2009/04/20 14:27
  • 수정일
    2009/04/20 14:27
차에 배기가스 틀어놓고 죽었단다.

치열하게 살던 놈인데...

그나마 그 지역에서 말좀 통하던 녀석였는데

어린애 둘과 젊은 미망인을 남기고...

독한 새끼...

분당때 민노당 탈당하고...지역에서 활동하는 선배들 갈구면서

버티겟다던 넘이...결국 먼저 갔다.

고작 돈 10만원, 20만원 받아가면서 밤새워 투쟁영상 만들어 틀어주면서

바닥에서 박박 기던 넘이 갔다.

얼마전에 보니 담배 사필 돈도 없었더라고 하는

시흥 홈에버 전 분회장님 말에 무어라 할말이 없더라.

40이 넘으면 혁명의 적이 된다며 노상 썰풀던 넘이

40 달자마자 운동과 삶까지 한방에 접어 버렸다.

모진놈... 가족들에게 유서 한장 , 동지들에게

말 한마디 남기지 않고 가버렸다.


지친 영혼, 잘 도착해서 푹 잘 쉬고 있어라!





남부문예연대회의 라고 하는곳이 있다.
어찌어찌하다보니 나도 거기에 회원이고
근 2년이 되어간다.

시흥에서의 거리공연때 영상물 틀어주느라
쌩고생했던 녀석.

주사파가 싫어요! 라는 내 노래 듣고 아주 재밌어 하던
NL출신의 활동가.

남총련 간부출신인 노래하는 후배에게
넌 내가 보기에 '종북'주의자가 아니라 '숭북'이라며
촌철살인의 갈굼을 선사하던 녀석.

지역의 자주파 선배들에게 거침없이
사심 좀 제발 버리라고 일갈하던 녀석

사다리타기로 남부문예연대회의 장 맡구나서
한달을 잠수탔던 녀석.

얼마전까지 구로지역에 인터넷 방송국 만들겠다고
열의에 불타서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칼라TV 너무 편파적이라고 갈구던 녀석이...



시흥역 거리공연 2008_0102 이마는 터지고 카메라는 테입을 인식못해 난감해하던...




투쟁의 현장에서 박박기며 기록 해야 하는이가 느끼는 외로움과 아픔들...

주변의 동지들을 돌보지 못하는 이 바닥의 한계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떠났다.

진저리쳐진다.


어째든 지맘데로 죽구 지랄이야! 나쁜 쉐리 전화라두 한번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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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반짝이는 눈을 발견할때

  • 등록일
    2009/04/07 18:45
  • 수정일
    2009/04/07 18:45

고단한 일상속에서 가끔
유난히 반짝 반짝거리는 이들을
발견할때가 있다.

전철에서 졸음에 겨워 책을 읽다 덮고
잠을 청하려하다 문득 보았다.

머리 허연 할머니 한분이
건너편 발랄한 소녀들의 웃음 소리에
입가에 미소를 함박 담고선
눈이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후줄그레한 차림새와 달리 생기있는 검은 눈망울

반짝반짝 발랄한 눈빛으로 순간 기분을
향그럽게 만들어 주시었다.

문득 닮고, 닳고 싶었다.

저 나이까지 살아지고 싶어졌다.

근데 아직 참 멀었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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