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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1/05
    "세계의 석학에게 듣는다"굽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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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5/01/02
    04년 마지막 날 찍은 사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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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4/12/22
    블로그, 그리 편하지 않군.(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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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4/12/20
    만번째 방문객께서는(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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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4/12/19
    결혼식에 갔더랬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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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04/12/16
    파병연장동의안 무산의 함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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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04/12/16
    파병연장안과 두 사람의 유서(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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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04/12/12
    페트라스, 장만옥. 특히 장만옥(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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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04/12/10
    젠장할(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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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4/12/07
    그레고리 펙 이란 배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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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석학에게 듣는다"굽쇼?

지금 엠비씨 신년 특집. '세계의 석학에게 듣는다'를 등 뒤에 켜놓고 웹서핑을 하고 있는데 "사실 미국 의회 의원의 절반은 여권도 없습니다"라고 제프리 삭스가 말했다. 그 나라의 자국중심주의야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사실이지만 약간 놀랍다.

 

어제는 친노 교수 조기숙이 조셉 나이한테 열라게 살랑살랑 거리면서 '미국 말 들어야 잘 살죠' 하고 맞장구를 치던데 그나마 오늘은 좀 들을만 한 것 같다.(컴 모니터와 티비 브라운관이 정면으로 마주 보고 있어, 티비를 켜놓으면 소리만 들린다) 어제 조셉 나이는 심지어 "북한이 가난하다고 전쟁 못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라고 매몰차게 말하더라. 조기숙은 "지당하시오" 하고 맞장구 치구. 쳇.

 

하여튼 방금 제프리 삭스는 미국이 국방비에는 450빌리언을 쓰면서 후진국을 돕는데는 15빌리언 밖에 안 쓴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제프리 삭스는 내가 알기론 지금 코피 아난의 수석 경제고문을 맡고 있을게다. (혹여 홍석현이 UN 사무총장 되면 누구를 모실까?) IMF, 세계은행, OECD 등에서도 일했었는데 그렇고 저런 국제기구의 약탈적 경제학자들하고는 좀 다르다. 거칠게 말하자면 폴 크루그먼 이나 스티글리츠랑 비슷할까?

 

하여튼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에 대한 IMF의 처방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신자유주의에 브레이크를 걸려고 노력하는 학자라고나 할까? 근데 뭐 이런 사람들이 신자유주의 체제에 대해 발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 좀 천천히 가자. 개발 도상국은 영미식 글로벌 스탠다드보다 한국식 개발 모델( 우웩)이 더 적절하다. 정도의 처방을 내놓는 것으로 안다.

 

하긴 얼마전에 어디서 보니 미쉘 캉드쉬(외환위기 당시 IMF 대빵)도 자기도 프랑스 인이라고 표 내려 하는지 모르겠지만 미국주도의 금융자본주의가 문제가 있고 불라불라불라 하더라.

 

지금 삭스는 계속해서 '빈곤 퇴치 만이 전 지구가 살 길'이라고 목청을 계속 높이고 있다. 물론 나도 적극 동의하는 바지만, 좀 찝찝하다. 뭐랄까? 영화를 보면 나쁜 경찰이 두드려 패고 고함 치고 있다가 자리를 비우면 착한 경찰이 다가와서 '힘들었지' '저 놈이 성격이 급해서 그렇지 니가 참아라'며 어르고 달래는 장면 있잖아.

 

어제 조셉 나이의 공포분위기 조성에 이어 오늘은 제프리 삭스가 나와서 공자님 말씀을 늘어놓는 것을 듣고 있자니 참 그렇다. 게다가 '세계의 석학에게 듣는다'라는 거창한 제목으로 미국 교수들 모셔놓고 유니버셜한 규모의 정치경제적 토정비결 방영하는 MBC, 그거 듣고 있는 나도 참 한심하다.

 

그나저나, 케리가 당선 됐으면 크루그먼은 분명히 한자리 했을테고, 삭스나 스티글리츠 같은 사람도 다시 미행정부 내에서 중용될 가능성이 있었다던데 ^^ 이 양반들은 앞으로 몇 년 더 사발이나 풀 신세다.

 

미국 안 가봐도 아는게 '개혁적' 경제학자 김대환이 노동부 장관 맡아서 하는 꼴 보면, 삭스나 크루그먼 같은 '천천히 신자유주의자'들이 한 자리 해봤자 안 봐도 비디오 상영이긴 하겠지. 

 

지금 방송이 막 끝났는데 내일은 일본의 석학 무라카미 류(무라카미 류가 언제 석학 씩이나 됐지? 물론 소설가가 교수보다 못할거야 없지만...차라리 포도주나 재즈 전문가라면 인정해주겠다.)를 모셔놓고 한류열풍에 대한 말씀을 나눈단다^^ 엠비씨에 나와서 욘사마 조질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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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년 마지막 날 찍은 사진.

잠에 취한 사이에 한 해가 가고 한 해가 왔다. '당신이 잠 든 사이' 라는 영화가 있었던가? 내가 잠 든 사이엔 닭이 왔나 보다.

 

'오늘, 움직이는 민중언론'의 구성원인 나^^는 역시 04년의 마지막 날도 거리에서 보냈다. 참고기사 (그녀들, 견결한 싸움꾼으로 거듭나다 http://media.jinbo.net/news/view.php?board=news&id=31648) "지주들이 뿔갱이 만든다니까요"라는 태백산맥의 한 구절 처럼 이 들을 싸움꾼으로 만든 건 순전히 경찰청이다. 기능직으로 전환만 해줬어도, 아니 그냥 고용직으로 남겨줬어도 아마 이 들은 노조는 경찰 괴롭히는 사람들 정도로 아직도 생각하고 있었을테다.

 

하종강의 글을 보면 이런 글이 나온다. 어느 노조위원장이 우연히 국민학교 동창을 만났더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신이 노조 위원장 직을 맡고 있다고 말하니 그 친구가 대답하길 "그래, 내가 면회는 꼭 갈께"  어용이고 나발이고를 떠나서 노조를 보는 시각이 보통 이러니^^

 

하여튼 경찰은 두고두고 그녀들로 인해 골머리를 싸게 될 것이다. 게다가 노동운동진영은 전국 각지의 경찰관서에 동지들을 하나씩 박아놓게 되었다. 이 얼마나 기쁜 소식인가 지화자~

 

민주노동당 당사에서 거점농성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그녀들은 자기 이야기들 털어놓다가 울기 일쑤였고 바라보는 사람들한테도 눈물 빼게 만들었다. 그 때만 해도, 연민 동정 혹은 아니 세상에 아직도 이런 일이, 식이었다. 그러나 이주가 좀 지난 지금, 그녀들은 견결한 싸움꾼으로 거듭났다.

 

'여성 노동자는 강하다'는 장희정 경찰청 고용직노조 사무국장의 말씀에 박수.

 

31일, 고용직조합원들 집회에 배트 형이랑 같이 갔다 왔다. 여기 와서 첫 취재를 나갔을 때도 배트형이랑 갔이 나갔었다. 그리고 나름대로 야심찬 기획이었으나 별 호응을 못 얻은 비정규법안 관련 삼당의원, 양대노총 위원장 연쇄 인터뷰 때도 배트 형이 영상과 사진을 도맡아 줬다.   

 

사진에는 워낙 내가 어리버리한 탓도 있겠지만, 배트 형이랑 가치 현장 혹은 취재 나가면 참 편하다. 포인트 잡기도 쉽고, 취재에 집중하기도 쉽고..그러나 요즘은 RTV 때문에 같이 잘 못나가는 편이라 아쉽지.

 

안팎에서 그의 건강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한다. 그나마 요즘은 좀 얼굴이 좋아진 것 같아 다행이다. 밖에 나갔다 사무실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엘리베이터 안 양측벽에 거울이 붙어있어서 재밌는 사진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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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그리 편하지 않군.

장만옥 누나에 관한 글을 얼마 전에 썼었다. 생각의 꼬리를 생각이 다시 물어, 원령옥으로 부터 30년대 상하이 이야기, 영화 황제 김염 이야기. 무라카미 모토키의 만화 교토의 료 이야기 쓰고 싶은데...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네.

 

뭐, 뉴스거리 많아 정신 없으니 외려 마음은 편하다. 쓰고 싶은 기사 많은데 다 소화 못 시키는게 문제지. 오늘 못 쓴 기사 중에 대표적인 것은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에 대한 추가 폭로들이 터진 것.  FBI  문건이 폭로되고 , 포로를 목졸라 죽이고..난리가 났다. 영미권, 아랍권 미디어 들은 난리가 났다. http://www.nytimes.com/2004/12/21/politics/21abuse.html 게다가 미군 기지까지 폭탄 공격을 받았다는 군. 방금. http://www.ytn.co.kr/news/news_view.php?cd=0104&s=0&key=200412212355000874&h_cd=

 

총선을 앞두고, 종교적 갈등까지 겹쳐서 이라크는 난장판이다. 한국군인들은 납작 엎드려 호떡이나 구워서 동네 사람들 한테 나눠주고 있고 심지어 미군도 '치안유지'에 나설 엄두를 못낸다. 마음이 아픈 것은 이라크 사람들이 서로를 죽이고 있다는 것, 한국전쟁을 전후한 시기 한국인들이 서로를 죽였듯이.

 

오늘 경찰청고용직노동자들을 만나고 왔다.훌쩍 거리는 그녀들(그는 딱 하나 있었다--;;).

http://media.jinbo.net/news/view.php?board=news&id=31604 여론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최근 몇번의 대형 파업에서(공무원, 엘지칼텍스) 증명 된 것을 깨달아 고용직조합원들은 인터넷 여론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그 방법의 순진함이 약간은 가슴 아프다.

 

하여튼 고참은 내 또래, 젊은 층은 학삐리 운동권 방언으로 따지자면 90년대 후반 학번 정도인 그 조합원들 정말 힘든 삶을 겪었고 또 겪고 있더라. 사실 이 정도 건이면 오마이 같은데서 터져도 이른바 '노빠'들 뿐 아니라 보수층 한테도 호응을 받을 정도인데 당연하게 걔네들은 이런것 안 다룬다.

 

그리고 포로학대 뉴스 우라까이 할까 하다가 너무너무 귀찮아 하다가, 열우-한나라 야합, 민주노동 새 된 기사를 썼다. http://media.jinbo.net/news/view.php?board=news&id=31605 외려 우라까이 하는게 편한 것이, 현장 기자들은 속보 당장 보낼 수 밖에 없지만 난 미리 기사 대강 써놓은 다음에 일부 수정하고, 팩트 확인해서 넣었다. 좀 질러버린 느낌은 있지만 뭐...

 

지난 주 초 동료들 끼리 어떤 기사를 두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때, 난 속으로 뭐라고 생각하건 어떤  이야기는 입 밖으로 안 내놓는게 나을 거라고 말 했었다. 근데 지난 주 금요일 부터 오늘 까진, 글쎄 좀 갈등이 된다.

 

신뢰, 라는게 뭔지 정확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글쎄. 그것이 정치적인 것이든 업무적인 것이든 말이지...

 

뭔가 속에 자꾸 쌓이고 있는 느낌이 든다. 예전의 나는 그걸 쌓고 쌓다가 확 자폭해버리는 형식을 많이 취했는데 그럴바에야 좀 바람들을 빼면서 살자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말해봤자..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허허. 블로그란것도 그리 편하진 않군. 특히 진보넷 블로그. 일기장 스런 뭔가를 또 마련해야 하나?

 

하여튼 낼도 밖에 나가야 되는데 좀 덜 추웠으면 좋겠다. 나를 위해서나, 내가 취재할 사람들을 위해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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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번째 방문객께서는

귀띔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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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에 갔더랬다

해를 안 넘기려는 의도인지 최근 결혼식들이 유독 많다. 금요일 저녁에도 결혼식이 하나 있었다. 신랑 신부 모두 싱글벙글이더라. 부럽다라기보단 좋아보인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었고..

 

금요일 저녁 결혼식에 몇 번 가봤는데 어쩌면 주말 낮보다 나은것 같다. 자연스럽게 뒷풀이로 이어지기가 ㅋㅋ.  하여튼 오랜간만에 선후배들 많이 만났다.

 

나는 타업종^^에 있는 지인들하고 끈을 안놓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것이 나 자신에게도 긴장감을 줄 수 있고 또 그들도 나로 인해 운동에 대한 긴장감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실제로 지인들에게 긴장감을 주는지 아니면 악영향을 주는진 알 수 없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참 많이 했다. 옛날 재밌었던 이야기, 연봉 이야기, 각자가 몸 담고 있는 직장과 상사에 대한 뒷다마..이야기 하다 보니 자기 조직에 대한 만족도는 그 날 만난 사람중에 내가 최고 수준이더라. 사장님 만세 !

 

회원 가입 독촉(물론 유료회원)도 많이 하고 다음 차례는 누구일까, 신랑은 왜 두루마기를 입고 결혼식을 올렸을까 혹시 NL이었단 말인가?? 하는 이야기도 하고 뭐 그랬다.

 

물론 매번 느끼는 거지만 정말 딛고 있는 지반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그 날은 많이 들더라. 시즌권 가격들에 열 올리면서 이야기하는데 맞장구 치고 또 내가 좋아하고 친한 선배가 스카웃 제의와 그 내용에 대해 심각하게 이야기 하는걸 나도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나름대로 내 생각을 이야기 했는데(연봉 10만불 기본 보너스 4만불 제안이면 괜찮긴 하죠. 근데 형 나이면 아직은 크레딧을 쌓아야 할 때 아닌가 싶은데..장사 하루 이틀 할 것도 아니고 말야 하는 이야기를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풀어냈다. 내가 뭔 소리를 하고 있나 속으로 생각하면서ㅠㅠ) 참 좀 그렇더라.

 

엉뚱하게 이문열이 써먹어서 그 가치가 떨어진 말이지만 '시대와의 불화' 라는 말은 멋진 말이다. 뭐 나름대로 나도 '시대와의 불화'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근데 갈등과 고민이 있어야 불화가 되는 거지 내가 친했던 사람들이 요즘 어떤 문제들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경마장의 말처럼 앞만 보는건 나한테는 불화가 아니지 않나 싶다. 묵묵히 앞만 보고 가는 사람의 방식이 틀렸다는게 아니라 내가 느끼는, 가져야 할  내 스타일(?) 이 아니란 게다. 

 

모르겠다. 이리저리 눈 돌리고 안테나 세워놓고 있다보면 김문수, 이재오 짝 나는게 아닌가도 싶고..ㅠㅠ(물론 개나 소나 김문수, 이재오 되는것도 아니지^^ 연탄재 발로 차지 마라는 시도 있지만 과연 내가 옛날의 김문수 만큼 뜨거운가 생각해보면 답은 일초도 안되서 나온다)

 

예전에 과외로 생활비 충당할 때지 싶은데 울 엄니 더러 '엄마 나 요새는 돈도 아껴쓰고 합리적 소비를 하지?' 하면서 칭찬해달라니까 엄마는 냉철하게 정곡을 찔러 버렸다. '돈을 아껴 쓰는거랑 돈이 없어서 못 쓰는거랑은 다르지' 하면서 ㅋㅋ

 

욕망을 재구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가끔은 힘 빠질 때도 있다. 장기적 결과가 어떠할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 '불화'를 하고 싶다. 하여, 앞으로도 열어(뭘?)놓고 살란다. 정말 아니다 싶은 때가 오면 그 때 다시 친교의 기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도록 하고..

 

내가 이런 생각을 갖고 사는 탓인지 가끔 사무실 사람들한테 '재야 체질이 아닌 것 같애~' 하는 농담성 이야기를 듣곤 한다. 뭐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한 말이지만 독특한 시각과 접근방식을 갖고 있다는 식으로 내 맘에 드는대로 해석할란다^^

 

첨언: 축구 보는데 '붉은 심장 붉은 투혼'이라는 대형 플랑이 부산아시아드 경기장에 걸려있다. 허허 한 십여년 전 총학 선거 선전물 같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묘한 이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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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연장동의안 무산의 함의

파병연장동의안이 오늘 또 무산됐다. 아랫 글에서 썼듯 이 무산은 순전히 한나라당의 배째기와 김원기 국회의장의 우유부단(?)함에 의거한 것이다. 그리고 열우당은 파병연장동의안 처리를 오늘 당론으로 확정했다. 서울역 앞에서 벌어진 기습시위가 아까울 따름이다.

 

열우당은 지금 국보법 혹은 사대개혁법안 심지어 뉴딜 삼법까지 미루며 일단 처리하려고 나서는게 파병연장동의안이다. 31일 자정까지 처리가 안되면 꽝인겐지라 맘이 급할 법도 하겠지만 내가 볼때 처리될 가능성이 극히 높다. 열우당의 왔다리 갔다리를 표로만 그려놔도 재밌는 기사가 되겠지만 이철우 정국 이후 한나라당에 대립각을 세우던 열우당은 '일단 파병연장안 부터 처리해주세요' 하고 한나라당에 매달리고 있고 한나라당은 느긋한 마음으로 '일단 4대 악법에 대한 입장부터 정리하라니까' 하고 버티고 있다.

 

지난 8일날 썼던 기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그 떄나 지금이나 열우가 내놓을 카드는 더 이상 없다.( 참고기사-반전에 반전 거듭하는 여의도동 1번지 http://media.jinbo.net/news/view.php?board=news&id=31553)

 

이건 뭐 이념도 없는 자들이 정치적 능력(?)도 없다는 것을 명확히 드러내 보이고 있는게다. 그렇다고 열우의 종속변수로 공조했다가 깼다가 논평이나 내놓는 민주노동당이 잘하고 있는건 아니고 정말 한나라당 만이 정국을 홀로 쥐어 흔들고 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전범민중재판을 비롯한 현장의 움직임들이 그들만의 리그에 어떠한 파열구를 못내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데 전범민중재판과 현장의 움직임들->민노를 비롯한 이른바 시민사회의 움직임-> 이른바 친여 노빠들의 흔들림->여당의 균열점 -> 의회의 개판남 , 자유투표-> 연장동의안 부결 혹은 가까스로 타결로 인한 정권의 타격.   쉽게 생각하면 가능한 이런 식의 프로세스도 아니란게다. 국보에 비해 그들만의 리그에선 파병연장동의안은 분절점도 못되고 있다. 아니 분절점이 되고 있는것은 대통령 가오세우기의 간판으로서 그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그걸 잘 이용해 먹고 있는 거고 운동세력이 틈입할 지점이 어딘지 찾기는 어렵다.

 

이 글이야 말로 전술적 분석에 불과하지만 결국은 전략적 접근과 타격을 가하지 못했다는 지점에서 결국 이런 전술적 빵구들이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젠장할, 좀 더 거슬러 올라가보자면 참여연대, 민언련등에서 파병반대 운동에 김빼기 한 성과가 이렇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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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연장안과 두 사람의 유서

파병연장동의안 처리가 오늘 또 무산됐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없으나 동의안 처리 무산이 민중들의 목소리 혹은 심지어 민주노동당의 싸움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삐짐으로 인한 것이기에 찝찝하기 짝이 없다.

 

요즘 나는 몸과 감정이 피곤해서 세상을 사랑할 마음이 없다. 몸과 마음의 밧데리가 방전된 탓인가 싶은데 충전시킨다고, 퍼져있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걸 잘 알지만 무대포 식으로 밀고나간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잘 안다. 하여튼 이 정도면 충전 됐다 싶으니 내일 부터는 The Show Must Go On 해야 되겠다. 

 

사실 이 것은 만우절에 투신자살한  장국영의 유서에서 따온 말이다.

感情所困無心戀愛世 

`감정이 피곤하여 세상을 사랑할 마음이 없다'

 

아 자기 목숨 하나도 이렇게 버거운 것을 도대체 왜 남의 목숨을 앗지 못 해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고 있단 말인가? 커트 코베인의 유서도 한 번 붙여놓아 볼란다.  근데 커트 코베인은 연약한 물고기 자리지만 난 사자자리다. 심지어 호랑이 띠다. 자 다시 한 번 스스로에 둔감해지고 세상에 민감해지자!

 

커트 코베인의 유서

 

베테랑급 바보라고 말하는것 보다 명확하게 고집이 없는

불평꾼의입에서 나온 것 이라고 친다면 여기에 써있는 내용이

이해하기쉬우리라고 생각한다. 내가 최초에 우리들 공동체의

독립심과 용인을 지지하고 있던, 그래 윤리라고 할까.......,

그것에 접해 있던 이래 몇년에 걸쳐 펑크록 101코스로부터

파생된모든 것에 대해 그리고 만드는 것에 대해 흥분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이것에 대해 나는 뭘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백스테이지에 있고 쇼를 알리는 표시로

객석의 불이꺼지고 관객들의 열광적인 환성이 들리기 시작

해도 아무런 감동이 없다.프레디 머큐리처럼 그것을 사랑하

고 관객들이 바치는 애정과 숭배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일

이 나는 되지 않는다. 그렇게 할수 있었던 그가정말 존경스럽다.

움직일수 없는 사실은 여러분들을 속일 수 없다는 것이다.

누구 한사람속이고 싶지 않다.그런 짓을 하는것은 상대에게도

나에게도 공정하지 못하다. 내가 생각 할 수 있는 최악의

범죄는 거짓을 통해 마치 내가 100퍼센트 즐기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며 모두에게 돈을 뜯어내는 일이다.나는 때때로 무대를

내려오기 전에 시간 기록기를 한방먹이고 싶은 감상이 되곤 한다.

 

나는 지금까지 이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있는

노력을다했다. (정말 노력하고 있다. 믿어주기 바란다.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나는 내자신이 그리고 우리가 많은

사람에게 영향받고 즐거움을제공 받았던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나는 아마도 잃어버린 순간에 그것의고마움을 깨닫는 소위

나르시스트 타입인가 보다.

 

너무 신경이 예민하다. 어린시절에 가지고 있던 정열을 다시

찾기에는 조금은 둔감해 질 필요가 있다. 가장 최근에 치뤘던

3번의 투어 동안에 나는 개인적으로 알고 있던 사람들로부터

너바나의 팬에 이르기까지 주변 사람모두를 예전보다 훨씬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내 안에있는

부담과 죄책감을 지울수 없었다. 사람은 누구나 선의 부분을

가지고 있으며 나는 단지 단순히 지나치게 사랑했으므로

이렇게 처량한신세가 되버렸다. 한심하고 보잘것 없고 연약하고

 감사할 줄 모르는 물고기자리 의 무지 재수없는 녀석이 된거다.

왜 아무 생각 없이 즐기려고 하지 않는 것인지.

 

나도 더이상 모르겠다.나에게는 야심과 배려가 넘치는 여신같은

아내와 너무나도 어린시절의 나를닮은 딸이 있다.

사랑과 기쁨이 넘치는 프랜시스는 만나는 사람마다 누구에게나

키스를 한다. 왜냐하면 누구나 선하고 그녀에게 위험을 가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의 나에게는 어떻게

손쓸수 없을 정도의두려움으로 다가온다. 나는 프랜시스가

나처럼 한심하고 자기 파괴적인,죽음으로 달려가는 일만을

생각하는 인간이 되는 상상만 으로도 가슴이찢어질것 같다.


즐거웠다. 매우 좋은 인생 이었다. 이것에 대해서는 크게

감사하고 있다.일곱살이후, 인간이라고 하는 것 전부에 대해

증오를 가지게 되었다.그것은 단지 그들의 너무도 쉽게 타협하고

서로에 대해 공감을 하고있다고 느끼기때문이다.공감 ! 분명

그것은 단지 내가 너무나도 모두를 사랑하고 미안한 기분을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 몇년간 편지를 보내주고 염려

해주었던 모든 이들에게, 타서 진무른, 토할 것 같은 뱃속

바닥에서부터 감사를 표하고 싶다.나는 손 쓸 방법이 없을 정도로

정상을 벗어난 변덕쟁이 갓난 아기다. 이미 나에게는 정열이 없다.

그리고 기억해 주기 바란다.


점점 소멸되는 것보다 한꺼번에 타버리는 쪽이 훨씬 좋다는 것을.


Peace,Love,Empathy. 


Kurt Cobain


프랜시스 그리고 커트니, 나의 모든 것을 그대들에게 바친다.


계속 전진하길, 커트니.


프랜시스에게 건배.


내가 없다면 더욱 온화하고 행복해질 그녀의 인생을 위해.


I LOVE YOU, I LOV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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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라스, 장만옥. 특히 장만옥

헤헤...내일 정말 오랜간만에 일정 없이 쉰다고 생각하니까 흥분이 돼서 잠이 안온다^^ 오늘 전범민중재판 공판 다녀와서 사무실에서 기사를 정리하는데 사무실 홍씨가 책을 읽고 있더라. 룰라에 대한 페트라스의 싸늘한 평가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는데 우왕 나도 책 읽고 싶어--;;

 

예전엔 시간이 없어서 짬이 안나서 책 못 읽는 다는 사람들을 정말 이해 못했다.  짬나서 책 읽는 거람? 책 읽는 거야 생활이지..하면서 말야. 근데 내가 요즘 딱 그 짝이다.

 

마르케스, 갈리아노, 페트라스 등등이 함께 쓴 '게릴라의 전설을 넘어'는 번역자도 신뢰가 가고 (박정훈 이다. 이성형 만큼이나 신뢰가 가는 남미 전문가다. 멕시코에 현재 살고 있는 박정훈이 이성형보다 더 나을지도 모른다) 좌파 노미노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남미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라는 소문이 있길래 지난 10월 출간 당시 부터 꼭 읽어야지 하고 있었는데...아예 까먹고 있었다. 물론 까먹고 있는 것이 이것 뿐이랴 만은--;;

 

사무실 홍씨가 다 읽고 나면 꼭 빌려서 읽어야 겠다. 읽고 나면 서평기사라도 한 번 써볼까? 사무실 홍씨한테 서평 기고하라 그랬더니 "싫어"라고 짧게 답했다ㅠㅠ

 

아웅 내일은 뭐할까? 일단 오전 늦게 까지 잔 다음에 교회 갔다와서 뭔가를 해야겠다. 만일 하루 종일 잔다면 정말 허탈할 것이야...실의에 빠져 있을 모 누나한테 전화해서 맛난 것이라도 만들어 줄까? 영화를 볼까? 앗..오전에 써야 할 기사가 하나 있긴 하다. 별로 좋은 내용도 아니라는게 더 맘에 걸린다. 이수일 지도부의 전교조 장악 . 그냥 단신으로 전하기 보다 우려를 전하고 싶은데..그건 내주에 좀 정리해서 기사로 만들어 볼란다.

 

밤이 깊어지니  장만옥이 보고 싶다. 일전에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옆에서 모기자(그렇다고 모씨라는 말은 아니다)가 스피어스 너무 이쁘다고 하길래 나는 브리트니 보다 비욘세가 더 이쁘다고 말했더니 묘한 웃음을 지으며 "어허 취향이 그렇단 말야"라고 말했는데 우이씨 비욘세 좋아하는게 잘못인감. 문근영 좋다고 그랬으면 날 더 이상하게 생각했을라나? 취향에서 정치적 올바름을 표현하기란 힘들고도 힘들다.

 

하튼 장만옥 누나 이야기 할려니 신난다. 미스 홍콩 출신의 이 언니가 스타덤에 오르고 한국 관객들에게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아마 성룡의 폴리스 스토리를 통해서 일거다. 몽콕하문으로 아우라를 표하기 훨씬 전이지. 폴리스 스토리 시리즈에서 왈가닥 스러운 건강미를 뽐내기만 했던 이 언니한테 내가 뻑 간 것은 '신용문객잔'을 통해서다.

 

 

이 영화는 12년 전 내가 입시생일 때 극장에서 봤다. 그 이후로 비디오로 본게 한 십여번 될 테고 가끔 티비에서도 봤다. 볼 때 마다 난 브라운관으로 막 기어들어가려 한다.

 

한때 홍콩영화 팬이 아닌 사람이 어디있겠냐만 나도 홍콩영화 무던히도 좋아했더랬다. 지금은 뭐하고 사는지 모를 이자웅과 왕조현의 에스케이프걸을 시발로 이수현, 적룡, 주윤발, 임청하, 원결형, 장만옥...동방불패2를 기점으로 황당액션(장풍으로 큰 배를 침몰시킨다던가, 성을 무너뜨리는둥)이 판을 치면서는 뜸해졌지만 일전에 무간도를 보며 또 그 비장함에 푹 빠졌었다.

여튼  '신용문객잔'은 '신'이란 접두사가 말해주듯 호금전의 용문객잔(용문의 결투)를 리메이크한 영화래더라. 주로 무술감독을 많이 하던 이혜민이 연출을 맡았고 정소동하고 서극이 같이 제작을 했는데 정말 재밌는 영화다. 몇 년전 부천영화제에서 호금전 감독 회고전이 있었는데 거기서 용문객잔을 상영했다는데 그 때 너무 보러가고 싶었었다. 왜 못갔는진 기억도 안나--;;(소설의 김용, 영화의 호금전이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호금전은 홍콩무협영화의 태두로 불린단다) 양가휘, 임청하, 장만옥, 견자단, 서금강등의 호화캐스팅이구. 견자단은 액션은 이연걸보다 낫다고 불리는 사람이고 서금강은 옥보단의 느끼한 아자씨..홍콩의 이대근 정도?

 

고비사막의 황량한 황토빛이 끝도 없이 펼쳐지는 가운데 덩그라니 서있는 객잔(주점겸 여관, 서부영화식으로 따지면 이층에 방이 있는 바. 이 영화의 영문 제목이 DRAGON INN이니까) 하며 이 영화의 비쥬얼은 끝내준다(최소한 나한테는) 나름대로 영화를 나도 많이 봤지만 이 영화처럼 관능미를 잘 표현한 영화도 드물더라. 겨우 어깨, 목선정도까지 노출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긴머리를 틀어올린데다가 살쩍 몇가닥이 흘러내린 장만옥의 뒷목덜미로 또르르르 굴러내리는 땀방울, 대의를 위해 사랑하는 남자를 다른 여자와의 신방에 밀어넣고는 항아리채 술을 벌컥벌컥 마시는 임청하,,,그 볼로 흘러내리는 두줄기 눈물..캬....

그야말로 마카오 미남 처럼 느끼하게 생긴 양가휘지만 멋있었다. 줄거리야 뭐 모함으로 죽은 충신과 그 어린 자식들, 영웅과 간신배, 미녀가 펼치는 전형적인 무협영화식인데..아 참 여기서 악당은 동창의 책임자다. 동창이란 명나라의 정보기관이었는데 지금으로 따지면 국정원 정도 될라나? 예나 지금이나 정보기관이 문제라니까...

 

 마지막 부분에서 사랑하는 남자를 살리고 자신은 흐르는 모래속에 묻혀가는 임청하의 가녀린 손, 동창의 우두머리 환관(견자단)을 죽이곤 자신을 붙잡는 장만옥을 뿌리치고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양가휘는 거의 셰인의 아란랏드에 비견할 만 함.(물론 아주 남성적 판타지다--;;)

무엇보다 객잔이라는 한 공간에 내러티브가 압축되고,그 속에서 인물들간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풀어가는 플롯의 절묘함이 고전연극을 방불케 한다는 장점이 있는 영화다. 개인적으로 정소동이 감독하고 허관걸, 장민, 장학우, 엽동, 원결형등이 나오는 소오강호(동방불패의 전편격, 임청하가 확 떠버린 동방불패보다 훨 나음) 와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홍콩 무협 영화로 꼽고 있음.

프랑스 감독이랑 결혼했던 장만옥 누나는 지금도 너무 멋있다. 글고 홍콩과 극동을 너머 세계적 배우로 커버렸다. 물론 그 성장의 이면에는 유럽 관객들의 후까시와 오리엔탈리즘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고 난 의심하고 있다. 다음은 신용문객잔의 포스터인데 화질이 넘 후지다. 그래도 임청하, 장만옥은 너무 멋져^^ 푸른 안개, 아름다운 옥 . 내가 알기로 이 두 배우의 이름은 예명도 아닌데 어쩜 그렇게 명실이 상부하게 지었을까? 큰 땅이란 약간은 과대 망상적인 내 이름의 의미가 갑자기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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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할

젠장 나도 피곤하고 힘들다...라고 말하고 싶은데 진짜 피곤하고 힘든지 아닌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릴적에 엄마가 '공부 다 했냐' 고 물어보면 '공부가 끝이 어디 있나'고 말했는데 그게 습관이 됐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항상 부정이다.

 

이걸 기반으로 삼을 것인지 아닌지는 나한테 달린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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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 펙 이란 배우

* 이 글은 NeoScrum님의 [가시리와 Harry Belafonte] 에 관련된 글입니다.

벨라폰테가 두 딸과 함께 그레고리 펙의 장례식에 참석한 사진이 있군요. 전 펙에 대해서 좀 써볼랍니다. 

 



하퍼 리의 유일무이한 출세작이자 장편소설인 '앵무새 죽이기'를 책으로 읽은 사람들 많을 겁니다. 사백몇십 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소설이지만 책 앞 뚜껑을 열면 마지막 장을 넘길때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책이죠. 박진감 넘치는 전개 외에도 주제의식, 남부 시골에 대한 흥미로운 묘사, 어린 소녀를 나래이터로 내세운 특이함 등의 뛰어난 장점들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퓰리처 상도 받았을 겝니다. 재작년인가.. 출간 40년을 맞이해 미국전역에서 독서캠페인으로 앵무새 죽이기 다시 읽기 운동을 벌이더군요.

동명의 영화도 참 유명한데요. 영화는 글쎄요...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박진감 넘치는 장면에 너무나 잘 맞아떨어지는 박진감 나는 음악^^이나 너무나 반듯한 모습들이 약간 눈에 거슬리기도 하지만 관객을 쥐었다 놓았다 하지요. 앨런J 파큘라가 제작했다지요. 이 영화를 테잎이나 디비디로 보긴 그리 쉽지 않은데 가끔 EBS에서 해줘요. 그리고 EBS영화의 장점 중 하나는 더빙 대신에 캡션을 보여준다는 점인데..그레고리 펙의 낮게 깔리는 목소리도 멋집니다.

 

아파르트헤이트와 별 다를바 없던 미국남부의 인종 차별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본 이 영화는 62년 작품입니다. 미시시피 버닝 같은 영화가 주제의식 면에서 더 뛰어날 순 있겠지만 제작년도를 감안해본다면 이 영화는 더 대단하죠. 남북전쟁과 노예해방의 상징이 엉클 톰스 캐빈 이었던 것 처럼 흑인민권운동과 반전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위대한'60년대를 시작한 소설/영화를 '앵무새 죽이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레고리 펙..이 사람만큼 기품과 신사다움 이라는 두 단어가 어울리는 배우를 찾기 힘듭니다.(뭐 어차피 스크린에서 나타난 모습이긴 하지만요. 게다가 잘 나가던 미국의 잘나가던 배우라는 한계점도 있지만)
모비딕, 나바론의 요새, 케이프 피어(이 영화에서 로버트 미쳠과의 불꽃튀는 대결에 비하면 리메이크 작에서의 로버트 드 니로와 닉 놀테의 대결은 새발의 피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로마의 휴일...아 또 오멘도 있군요. 연기변신이 너무 부족했던 건 아닌가 할 수도 있겠지만  이 배우의 흐트러진 모습을 영화 안에서든 밖에서든 찾기 힘들죠.

AFI는 '앵무새 죽이기'에서 그레고리 펙이 분한 '애티커스 핀치'를 미국 영화 백년 사상 최고의 영웅으로 선정했습니다. 펙에게 오스카를 안겨준 '애티커스 핀치'는 소설에서나 영화에서나 신사다움, 유머, 따뜻함, 자녀에 대한 사랑,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 정의감의 화신입니다. 너무 완벽해서 리얼리티가 떨어져 보인다는 것이 흠인데 펙의 아우라는 그 흠결을 메우고도 남음이 있지요....

 

독립기념일에 직접 전투기에 올라타고 외계인을 공격하는 대통령, 전용기를 납치한 테러리스트를 다 때려잡는 싸움 잘하는 대통령, 가족의 소중함을 설파하며 수백명을 파리 잡듯 잡아버리는 LAPD등등 요즘의 유치한 영웅들을 두고 가난한 시골 변호사를 최고의 영웅으로 선정한데서 그나마 헐리우드의 저력 혹은 무서움을 느낄 수 있더군요.

펙은 스크린 안에서 뿐 아니라 스크린 밖에서도 영웅(?)의 면모를 지켜나갔었습니다. 총기협회 회장으로 온갖 오버를 다 떠는 찰턴 헤스턴에 비교하면 그의 모습은 더 돋보이죠. 아마 미국 암협회 회장을 역임했던 것으로 기억이 나고 자신의 아들을 베트남 전에 참전시켰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은 반전시위에 앞장섰고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국민의 도리는 다하지만 국가가 잘못한 일은 반드시 지적해야만 한다'고 이야기 하면서요.

 

이즈음에 민주당에서 펙을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밀어야 된다는 운동도 있었을 정도라고 하니...

80년대 레이건이 스타워즈 계획이다 뭐다 하는 진짜 영화 같은 군비 확충으로 구 소련을 압박하던 시절 70의 노구를 이끌고 고르비의 초청을 받아 소련을 방문해서 핵 없는 세상과 인류의 생존을 외치며 전략핵무기 감축에 관한 고르비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기도 햇습니다. 같은 영화배우 출신의 캘리포니안 레이건과는 참 다르죠. 게다가 레이건은 배우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이자나--;;

스크린 쿼터제에 관한 안팎의 갈굼이 거세어지고 전세계를 획일화 시키는 헐리우드의 해악을 입에 거품 물고 씹어대면서 헐리우드 배우를 보며 입을 헤벌리고 있는 이중적인 내 자신이 좀 우습기도 하고 펙의 모습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백인 영웅에 대한 미국언론의 지나친 호들갑도 분명히 들어 있을거란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이런 배우 참 괜찮잖아요.

'나를 박애주의자로 규정하는 것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단순히 내가 믿는 행위에 참여할 뿐이다.' - Gregory Peck (1916.4.5 ~ 200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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