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느덧 앙크로 마지막 날이다. 내 속도에는 일주일이 딱 적당한 거 같다. 더 오래하면 더위먹겠고 더 짧게 하면 마음만 급해질 거 같다. 캠랑과 오토바이를 타고 나와 큰 현지식당에 갔다. 가격은 약간 비싸다. 캠랑은 해물볶음밥을 시키고 나는 소고기덮밥을 시켰다. 먹고 나오는데 저기 과일노점이 보인다. 캠랑에게 귤 좀 사달라고 했다. 한 꾸러미에 1달러다. 앙크로와트 입구에 도착했다. 6시 반에 다시 오기로 하고 캠랑은 다시 돌아갔다.

 

2.

내 생각엔 앙크로와트의 하이라이트는 사방 250미터씩 둘레 1키로의 벽 갤러리다. 한 몇시간 갤러리 주변에서 놀아보자. 영어해설서를 폈다. 조금 보는데 이제서야 영어설명이 눈에 들어온다. 천천히 갤러리를 돌다가 그 옆에 좀 앉다가 한국인 가이드도 슬쩍 쫒아다녀 보다가 그렇게 시간이 흐른다.

 

3.

엄마와 자매 달랑 3명을 데리고 한 가이드가 큰 소리로 설명을 한다. 동생은 관심이 별로 없는 듯 산만하다. 가이드가 말한다. 사람이 얼마가 되었든 상관없이 설명할 거 다 설명해드리겠단다. 마음에 든다. 전에 쫒아서 설명들을 때는 눈치가 보였는데 이번에는 나 하나 더 있는데 모양이 좀 나오나 보다. 설명은 다 비슷비슷하다. 다시 혼자서 어슬렁거리는데 저기 한국인 부부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필름카메라인데 감기기전에 아들이 뒷 뚜껑을 열었나 보다. 약간 소심한 아버지는 이거 다시 찍어야 되는데 필름이 없다고 계속 궁시렁거리는거 같다. 다혈질 어머니가 참다못해 그만하라고 약간 소리를 지른다. 평소에 가족끼리 놀지못한 티가 팍팍난다. 

 

4.

이제 서서히 위로 올라가자. 한국인 여행자들은 여전히 많다. 엉금엉금 네발로 기어서 마지막 신들의 공간으로 올라갔다. 여행자 타입 몇 가지 중에 자기 얼굴이 사진사진마다 박혀야 한다고 생각하는 타입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상당하다. 중앙 탑을 배경으로 사진들을 찍느라고 정신이 없다. 이제 일몰시간이다. 일찌감치 좋은 자리를 잡고 않았다. 그런데 이곳 담당으로 보이는 진행요원 이제 내려가라고 재촉을 한다. 사람들은 당연히 안내려간다. 이 친구 질기게 계속 내려가라 한다. 해는 멋지게 석양을 뿌리며 내려가고 있는데 사운드는 빨리 내려가라이다. 분위기 잡기 참 힘들다. 계속 모른척하고 있다가 해 내려가는거 보고 서서히 내려갔다. 기둥을 잡고 맨 마지막으로... .

 

5.

계단을 내려와 또 계단을 내려가 정들었던 갤러리를 지난다. 뒤를 돌아보았다. 조금가다 또 뒤를 돌아보았다. 탑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네번을 찾아왔다. 이제 좀 친근해진거 같은데

기약없는 이별이다. 이제 입구의 문을 지나야 한다. 또 뒤를 돌아본다. 문을 지났다. 뚫린 문으로 앙크로와트의 탑이 살짝 보인다. 이제 보이지 않는다. 다리를 건넜다. 캠랑이 기다리고 있다. 캠랑과도 오늘이 마지막 밤이다.

 

6.

캠랑이 남쪽으로 오토바이를 달려 한 샤브샤브집으로 들어갔다. 옆 테이블에는 한 한국인 여자와 오토바이 운전수로 보이는 현지인이 식사를 하고 있다. 모르는 척 했다. 캠랑과 있다보니 웨스턴 식의 카페는 한번도 가지 않았다. 캠랑 내가 낼테니 음악 좋은데 가자. 한 프랜치카페로 안내한다. 좀 비싸지만 머리를 기대는 의자가 마음에 든다. 럼을 콜라와 섞어마시며 남미음악을 들었다. 인터넷을 잠깐 하다 방에 들어와 짐을 꾸렸다. 내일 7시까지 요앞 사거리 버스 정류장에서 방콕행 버스를 탄다. 6시에는 일어나야한다. 잠을 청했다. 

 

 

* 050223 (수) 여행 90일차

 

(잠) 캠랑 집 3150원 (3불)

(식사) 아침 2100원 (2불)

(간식) 귤 1050원 (1불)

          럼 두잔 콜라 5250원 (5불)

(기타) 인터넷 1050원 (1불)

          화장실 130원 (500리알)

 

........................................ 총 12,73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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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9 01:14 2005/03/19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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