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6시에 일어났다. 어제 짐은 꾸려놓았고 간단히 세면하고 나왔다. 캠랑이 어제 11불에 방콕가는 버스표를 구해왔다. 몇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도로가 아주 거칠기로 소문이 났다. 모로가도 오늘내로 방콕에 떨어지기만 하면 된다. 7시에 큰 버스를 타는 줄 알았는데 20분이 지나 코란도 하나가 와서 나를 실어간다. 캠랑과 작별인사를 했다. 너무 고마웠어. 남미 커플이 타고 있다. 코란도는 100미터도 안가서 한 20인승 버스에 나와 남미커플을 넘긴다. 이 버스 이제부터 근처의 게스트하우스들을 순례하며 한둘씩 태워가기 시작한다.

 

2.

20인승 버스인줄 알았는데 복도를 없에고 보조의자들을 펴기 시작한다. 도대체 어디까지 태울건가? 한 일본 게스트하우스 유도부 친구들이 놀러왔나 다들 웃통을 벗고 폭주족 머리의 두 일본친구를 배웅한다. 그 와중에 우스꽝스럽게 사진을 박는다. 결국 모든 보조의자를 채워 차는 출발한다. 내 옆의 보조의자에는 육중한 몸매의 거의 난 술마시고 놀러 여행왔어요라고 얼굴에 써있는 백인 남자가 앉았다. 이 친구와 살을 맞대고 몇 시간을 가야하는 걸까?

 

3.

캄보디아 씨엡립에서 태국 국경까지의 도로는 악명을 떨치기로 유명한 구간이란다. 특히 우기가 되면 길 여기저기가 크게 패여 차 바퀴가 빠지고 끌어내느라 도로가 막히고 그랬는데 그 도로가 최근에는 상당히 좋아졌단다. 트럭운전사들이 동네 아이들에게 몇 푼 던져주면 아이들이 신이나서 흙을 가져다 메우고 메우고 하다보니 길이 그나마 좋아졌단다. 포장구간과 거의 비포장 구간이 반복된다. 또 이구간에는 예전 간혹 외국인을 잠시 납치했다가 몸값을 받아내고 풀어주는 납치범들이 있었단다. 이게 혹시 항공사들의 음모아닐까? 비행기 회사들이 로비를해서 일부러 도로 포장을 지연시키고 소문을 유포시켜 수익을 늘리려는 그런 음모말이다.

 

4.

버스는 11시경에 한 식당앞에 선다. 좀 비싼 가격이지만 아침을 먹어야겠다. 가장 싼 야체볶음밥을 하나 시켜 먹었다. 차는 다시 출발해 2시가 되어 국경에 도착했다. 베낭을 짊어매고 출국도장 받고 걸어 국경을 넘어 태국 입국도장을 받았다. 태국은 3개월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다. 물어서 다시 방콕가는 버스 타는 곳에서 기다렸다. 1불 주고 사이다캔 하나 사니 16바트를 거슬러준다.

 

5.

트럭이 한대 도착한다. 이제 가나보다. 티켓종이를 보여주니 빨간 테입을 옷에 붙여준다. 사람과 짐을 있는데까지 태운다. 설마 이 트럭으로 방콕까지는 아니겠지? 사이공 메콩강투어에서 보았던 자전거로 2년동안 여행하고 있는 독일친구와 자전거도 올라탔다. 그때 이친구 한국여성여행자에게는 그렇게 웃기면서 잘 하더니 난 영양가가 별로 없는지 인사도 없다. 나도 먼저 인사할 일이 없다. 트럭은 한 5분쯤 가더니 또 한 식당에 선다. 멋진 2층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도라예몽이라고 일본만화 주인공 그림이 버스 전체에 그려져 있다. 또 한 한시간을 기다린다. 다음 트럭팀들이 도착하고 4시쯤 되어 버스에 올라탔다. 캄보디아는 급류에서레프팅하는 버스였다면 이 버스는 얼음에 미끄러지는 기분이다. 잘 닦긴 아스팔트도로와 부드러운 앤진의 안락한 2층 버스다. 여행의 천국이라는 태국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6.

버스는 7시가 되어 방콕 시내로 들어선다. 시내가 전반적으로 어둡다. 우리나라 도시들이 너무 밝은 것인가. 한 게스트하우스 앞에서 내린다. 여기서 여행자 거리인 카오산 로드는 걸어서 한 10분거리란다. 베낭을 매고 걸었다. 몇명의 일본인 들도 같이 걷는다. 여기부터 카오산로드인가보다. 서양인들이 우글거리고 있다. 일본인들은 더 가고 나는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섰다. 입구에서 atm으로 태국돈 인출하고 조금 더 걸으니 뱀푸게스트하우스라고 밑에는 한국어로도 쓰여있다. 오늘은 여기서 자자. 들어가니 새로 개장을 했는지 전반적으로 깔끔하다. 싱글룸이 150바트다. 1바트에 30원잡고 4500원이다.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올라갔는데 창문이 없다. 창문있는 방은 풀이란다.

 

7.

짐을 풀고 거리로 나와 이것저것 사먹었다. 여기 과일주스는 100프로 과일주스라 더 먹을만하다. 카오산로드를 걸었다. 슈퍼에서 물과 삼푸등을 사고 숙소로 들어갔다. 방콕의 밤이다.

 

 

* 050224 (목) 여행91일차

 

(잠) 방콕 카오산로드 벰푸게스트하우스 욕실없고 창문없는 싱글 3750원 (150바트)

(식사) 아침 아체볶음밥 1500원 (6000리알)

(이동) 씨엡립-방콕 페케지버스 11550원 (11불)

(간식) 사이다 550원 (22바트)

          물 250원 (10바트)

          계란부침 250원 (10바트)

          오랜지주스 250원 (10바트)

          닭 소고기 꼬치 500원 (20바트)

          물 150원 (6바트)

          파인주스 500원 (20바트)

          과자 2개 500원 (20바트)

          샴푸 950원 (38바트)

 

...............................................................총 18,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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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9 02:12 2005/03/19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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