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어나 세면을 하고 방청소 부탁을 하고 나와 걸어서 박타푸어가는 버스 정류장까지 갔다. 바로 출발하는 버스가 마침 있다. 버스에 올라탔다. 12루피 받는다. 완전 완행버스다. 뒤쪽에 전철같이 마주보는 의자에 앉았다. 4명이 앉으면 맞는 자리인데 맞은 편은 두명이 엉덩이를 디밀어 6명이 앉았다. 내가 앉은 쪽도 만만치않아 한 아줌마가 끝에 앉은 나를 밀어댄다. 내 오른쪽 엉덩이는 허공에 떠졌다.

 

2.

한 한시간이 넘게 간거 같다. 박타푸어에 도착했다. 그제 만나기로 한 한국에 왔던 네팔리와의 약속시간이 40분이 늦었다. 만났던 식당에 그가 없다. 면 볶음인 짜오면과 짜파티와 비슷한 얇게 튀긴 빵을 먹었다. 먹고 나와 걸어서 매표소 앞 까지 걸어갔다가 식당으로 돌아오니 그 네팔리가 있다. 만나기로 한 장소가 식당이 아니었단다. 상관없단다. 이름이 수리아란다.

같이 네팔밀크티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에베레스트 트레킹 간다 했더니 자기도 한 번 가보았단다. 아주 힘들단다. 짐을 줄여야 한단다.

 

3.

자기가 오토바이로 박타푸어 뒷 골목으로 데려다 주겠단다. 내려서 걸어들어가면 박타푸어란다. 혹시 표를 보자고 하면 몰랐다고 하고 나오면 된단다. 수리아의 묵직한 오토바이 뒤에타고 골목으로 내려갔다. 4시에 다시 보기로 하고 나는 내렸다. 조금 걸어들어가니 박타푸어 한 사원이 보인다. 입장료가 10달러라 하면서도 입장 관리가 허술하다. 하긴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여긴 사람사는 동네다. 동네 골목이 수 없이 많은데 거길 다 지킬 수도 없는 일이다.

 

4.

여기는 예전 한 왕국이었단다. 세왕국이 있었던 것이다. 카트만두 왕국, 파탄 왕국, 박타푸어왕국, 아주 소왕국이다. 하지만 죽 왕국안을 아니 박타푸어 동네 안을 걸으면서 이 왕국의 문화유산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앙크로 유적은 예전 수천명이 살았다는게  기록으로 만 있지만 이곳은 박타푸어의 후손들이 계속 이 터전을 지키고 있다. 수리아를 보더라도 상당히 이곳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 보인다. 옛 왕국 문화유산과 함께 어우러져 사는 삶, 짐을 싸서 여기에 며칠 묵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5.

사원쪽 말고 동네 골목으로 들어갔다. 한 매점에서 콜라 작은병하나 시키고 아까 산 인형을 꺼냈다. 실에 손에 연결되어있어 손을 위에서 움직일 수 있다. 손을 까딱까딱 움직이는데 주변 아이들과 아줌마들이 이걸 보며 웃는다. 한 할아버지가 나에게 뭐라고 하며 손짓을 한다. 무슨 얘긴지 모르면 어떤가? 그냥 웃어 주었다. 이런 만남이 있었다면 여기 안 미술관에 들어가 사진 한 장 찍었는데 직원하나가 찍으면 안된다고 화를 낸다. 내가 찍지 마라는 금지 표지 어디있냐고 물으니 저 밑에 작게 써놓은 영어를 가리킨다. 그의 실수가 더 크다. 사진기 그림에다가 금지 표시를 해서 큼직하게 해놓아야지 저걸 누가 보나? 좋았던 기분이 달아나려한다.

 

6.

4시가 되었다. 입구에서 나와 수리아를 기다렸다. 동네사람들이 채소를 가져와서 팔기 시작한다. 그걸 보며 한 시간을 기다렸는데 안 온다. 다시 식당쪽으로 이동했다. 오늘 이곳에 무슨 전통 축제날인가 보다. 제를 지내고 있는데 조심스럽게 카메라 셔터를 눌렀는데 플레쉬가 터져버렸다. 제를 준비하던 한 남자가 안된다고 꽃을 던진다. 나의 실수다. 플레쉬 무조건 정지로 설정을 했었는데 못했다. 식당에 가보니 수리아가 있다. 여기가 약속장소란다. 내가 또 착각했나보다. 난 이런 스타일이 아닌데 미안하다 하니 상관없단다. 한 현지식당에 갔다. 사람들이 가득차있다. 고기 볶음에 쌀 튀긴것을 먹었다. 이맘때쯤에 간식으로 먹는단다. 간식 치고는 많다. 여기 담근술 있냐고 물으니 컵에 한잔을 따라 준다. 음 좀 쎄다.

 

7.

먹고 나와 입구의 연못 앞으로 왔다. 떠먹는 요구르트 중에서도 박타푸어 것이 최고란다. 유리컵에 걸죽하게 요구르트가 담겨있다. 요구르트를 먹으며 호수를 보았다. 서로 연락처를 적었다. 뭐 문제가 생기면 자기에게 연락하란다. 그는 조만간 6000명의 동장같은 역할을 맡는단다. 한국에 3년 일해서 1060만원을 벌어 집사고 가게내고 동장된 친구다. 여기서는 할 것이 없단다. 다시 한국에 가고 싶단다. 갈때는 좀 빠른 버스를 탔다. 올때는 직행 완행이 따로 있나보다. 터멜 근처에 내렸다.

 

8.

터멜의 한 한국식당으로 갔다. 스님과 3명의 일행이 닭도리탕을 먹고 있다. 합석하란다. 티벳에서 넘어오는 길이란다. 내가 에베레스트 쪽 트레킹 갈 생각이라고 하니 한 프로그래머 남자가 같이 일주일 정도 갈 수 있냐고 묻는다. 대답을 흐렸다. 처음에는 숙소가 클레식 다운타운 이라 하기에 나도 거기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뉴짜가 거기에 붙었다. 다른 숙소였다. 프로그래머와 맥주 사서 그쪽 숙소로 갔다. 다음 카페 맴버라는 젊은 남녀 둘도 거리를 둘러보고 들어온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12시 30분쯤 나왔다. 한 릭샤꾼이 타란다. 20루피에 흥정해서 탔다. 릭샤 꾼은 술에 취해있는지 대마에 취해 있는지 겨우겨우 자전거 패달을 밟는다. 숙소앞에 도착했다. 밸을 눌렀다. 문을 열어준다. 방에 들어와 잠이 들었다.

 

 

 

050316 (수) 여행 111일차

 

(잠) 뉴 클레식 게스트하우스 욕실있는 더블룸 2700원 (180루피)

(식사) 점심 네팔식 짜오면, 튀긴 얇은 빵 525원 (35루피)

(이동) 박타푸어 갔다 옴 360원 (24루피)

         밤 타멜 릭샤 300원 (20루피)

(입장) 박타푸어 미술관 300원 (20루피)

(간식) 박타푸어 콜라 225원 (15루피)

          고기볶음,쌀튀김, 담근술 975원 (65루피)

         떠먹는 요구르트 300원 (20루피) 

         딸기 375원 (25루피)

         맥주 2700원 (180루피)

(기타) 흰두 신 인형 3000원 (200루피)

         

........................................................ 총 11,760원

 

 

 

 

 

 


입장료를 안내고 뒷 길로 들어가서 처음 만난 가게에서 보이는 인형을 하나 샀다


도자기들


한 사원



부조의 느낌이 앙크로와트와는 또 다르다. 좀 앙증맞다



한 광장




사진기를 손에 쥐고 계단으로 올라가려 하자 아이들이 포즈를 취한다




위에서






손 많은 원숭이?







중앙광장 옆의 흰두사원. 출입을 제한한다






사이좋은 오누이


 




박타푸어는 단지 원지가 아니라 지금도 그냥 사는 동네다. 동네 군데 군데 유적지가 있다


끈적한 포스터. 이곳 뮤직비디오는 끈적거려서 못 봐준다






남편 시바신과 아내 락치미


시바와 락치미의 아들. 락치미가 목욕할때 지키고 있으라 했는데 시바가 와도 지키고 있다가 화난 시바가 목을 쳐버렸다. 시바가 수습한다고 뭔가 붙인게 코끼리 머리였다나



미에 대한 욕구는 인간의 본능

 


동네 아이들




된장과 같은 건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4/27 17:02 2005/04/27 17:02

Trackback URL : http://blog.jinbo.net/aibi/trackback/121

  1. Nomad
    2005/03/30 17:47 Delete Reply Permalink

    오랜만이예요..벌써 네팔에 계시는군요. 작년초에 네팔갔던기역나네요. 카투만두 시내에서 매연땜에 괴로워하다가...매일 아침먹으면 시외버스타고 시내를 벗어나 교외로 나갔던 기억이 나네요. 여기 넘 좋죠...정지된 시간속에 서있는 기분이었던것 같은데..타이머신을 탄거 같은...남은 여행 잘하세요!

  2. aibi
    2005/04/19 16:58 Delete Reply Permalink

    nomad)초반에 한참 기세를 올리더니만 어디 마실갔다가 왔나보네요.^^ 님의 말대로 카트만두는 마치 물먹은 스폰지처럼 시간이 축 가라앉아 있는거 같아요. 빨리 여기를 벗어나야되 하면서도 계속 있게 만드는 곳이지요. 노마드님의 올해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 Previous : 1 : ... 172 : 173 : 174 : 175 : 176 : 177 : 178 : 179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