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아침은 어제 사람들이 많이 나가서인지 한적하다. 오늘은 차분하게 밀린 일기를 쓰리라. 일기를 쓰고 블로그에 올리면서 얻는게 많다. 돌아볼 수 있어서 좋다. 쓰다보면 그날의 일과 함께 과거의 연관된 일도 떠오른다. 나중에 집으로 돌아왔을때 일기를 보면 그날의 영상이 떠오르리라.

 

2.

다시 전망좋은 강가의 레스토랑으로 갔다. 요리를 하나 시켜 밥에 먹었다. 돼지고기 삼겹 부위를 튀겨 양념한 요리다. 2시간 정도 앉아있었는데 추워서 숙소로 들어왔다. 중국소녀가 들어왔다. 이름이 쎄씬이란다. 아주 아담하고 통통한 스타일이다. 광저우 근처의 중산이란곳에 산단다. 나에게 중국어로 계속 물어보는데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그냥 웃고 있으니 답답하다며 머리를 흔들어댄다. 84년생이라는데 꼭 초등학생을 앞에 두고 있는 거 같다. 

 

중국소녀 쎄씬의 스티커사진

 

3.

또 한명의 중국인 남성이 들어온다. 이창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는데 그럼 공무원인가? 나이는 29살인데 일한지 8년되었단다. 풋풋한 여행자의 얼굴이다. 명함에 이메일을 써주는데 중국 소수민족 아이들의 사진이 배경이다. 이 친구에게 마오 전기를 보여주었더니 약간 놀라는 눈치다. 마오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고 싶었지만 단어가 생각이 안나 마오를 좋아하냐고 물었다. 그가 뭐라고 대답할찰라 쎄씬이 끼어든다.

 

4.

결국 쎄씬과 거리로 나왔다. 거리를 한바뀌돌고 대화가 안통할때 가장 무난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민물고기찜 식당에 들어갔는데 이 소녀 이건 얼마냐 저녁 얼마냐 꼼꼼히 따진다. 또 다른 모습이다. 중국사람들은 어릴때부터 돈에 대한 관념이 철저한 거 같다. 이 식당을 나와 내가 마파두부와 감자볶음 먹었던 곳에 들어갔다. 닭고기를 밤과 함께 조리한 요리, 중국식 야체셀러드, 감자볶음을 시켰다. 감자볶음이 맛있단다. 내가 만난 중국인들은 참 잘 들먹는다.

 

5.

내가 계산을 하고 다시 서로쪽으로 걷는데 식당에서 처음 5원을 부른 중국식 큰 오랜지가 있다. 쎄씬이 막 흥정을 해서 두개 4원에 산다. 그 중 하나를 나를 준다. 나는 숙소로 들어가겠다고 하고 쎄씬은 입을 삐죽이더니 숙소에서 다시 나간다. 이 소녀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중국사회주의는 그의 감성에 아무런 영향을 못미치는거 같다. 나중에 쎄씬이 멀 잔뜩 사온다. 계림식 과자 세트와 기침에 좋은 차이다. 과자를 나에게 나눠주고 차 두팩중 하나를 나를 준다. 내가 고맙다고 하자 부커치(천만에요)한다.

 

6.

오늘은 양숴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잉글랜드 여성 피오나도 내일 4시간 거리의 다른 곳으로 떠난단다. 변호사인지 그 사무실에서 일하는지 법조계 특유의 깐깐함이 얼굴에 있다. 물론 모든 법조인이 그렇다는 건 아니다. 나도 별로 아쉬운게 없어 그동안 별 대화가 없었다. 한 가지 우스운건 피오나는 에니메이션 슈랙의 공주이름이고 또 잉글랜드여성 프란세스는 이름 그대로 공주다. ㄷ자 침대 배열에서 내 머리맡에는 프란세스가 내 다리 쪽에는 피오나, 두 공주이름의 잉글랜드 여자와 오늘밤까지 4일동안을 함께 잔다. 그런데 별다른 감흥이 없다.

 

 

* 050107 (금) 여행43일차

 

(잠) 3250원 (25원)

(식사) 점심 돼지고기튀김양념 3120원 (24원)

          저녁 닭요리, 샐러드, 감자볶음 4940원 (38원)

(간식) 사과 4개 520원 (4원)

          포테토칩 110g 560원 (4.3원)

          치약 작은것 200원 (1.5원)

 

..........................................총 12,69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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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5 14:38 2005/01/1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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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막은
    2005/01/16 23:04 Delete Reply Permalink

    어이! 여행하며 연애도 하시려나보죠? 왠 감흥까지 찾으시나.. 함 잘 해보시죠. 재미난 일이 생길지도 ^^

  2. 자일리톨
    2005/01/21 18:05 Delete Reply Permalink

    그동안 잠시 아이비님방에 들어오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동안 밀린 걸 다 읽으려니 분량이 만만치를 않아요^^
    근데 광저우 근처의 중산이라면 쑨원이 태어난 곳이로군요? 광둥사람들은 특유의 발음 탓에 중국주류사회에서 많은 소외를 당했다고 하던데, 그 때문인지 역사에 이름을 남긴 반골들이 많은 것 같아요. 쎄씬도 반골일까?ㅎㅎㅎ
    저는 지난번 태국여행을 할 때 여러사람이 같이 쓰면 불편할까봐 일부러 게스트하우스 독방에서 묵었는데, 도미토리에서 묶을 걸... 이라는 생각이 글을 읽으면서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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