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제 좀 느긋해졌다. 어제까지 앙크로 사원 전체를 한 번을 훝어보았다. 오늘은 시계방향으로 큰 원을 돌고, 내일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작은 원을 돌고, 마지막날은 앙크로와트에만 머물기로 했다. 앙크로 와트는 4번을 가는 셈이다. 8시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자전거를 빌리고 거리로 나왔다. 한 캄보디아 식당에 들어갔는데 치킨 몇 점 올려놓은 식사가 1불이다. 외국인 가격이다. 티켓 검사소를 통과했다.


앙크로 돔의 입구를 지킨다



베이욘 주변의 한 커다란 불상


바푸온 baphuon 사원. 공사중이라 내부를 볼 수 없었다

 

2.

앙크로 와트를 옆으로 지나치고 앙크로 돔의 서쪽 문을 지나 베이욘을 돌아서 바푸온 baphuon 사원에 들어갔다. 힌두신인 시바신에게 바쳐진 이곳은 복원중이었다. 안쪽에 훌륭한 벽 갤러리가 있다고 하는데 들어갈 수 없었다. 뒤쪽으로 가보니 멋진 자태의 나무 한 그루있고 그 주변에 승려들이 쉬고 있다. 영어로 서양인과 대화도 하고 있고 그리 엄숙한 분위기는 아니다. 나도 간단히 인사를 나누었다. 바푸온 옆으로 작은 문이 나있다. 다음 사원인 피미아나까스로 가는 문이다.

 

3.

앙코로와트 마지막 계단 같이 아주 가파르다. 올라가지 않았다. 가이드 북에서는 서쪽이 올라가기 그나마 쉽다고 팁을 써놓았다. 근처 한 돌 위에 론리 플레닛 캄보디아를 깔고 앉았는데 이걸 그냥 두고 왔다. 평소에 안하던 일을 하니 사고가 생긴다. 전교조에서 집회깔개용으로 나눠준 것은 중국 어딘가에서 잃어버렸다. 난 뭘 잃어버리는 스타일은 아닌데도 여행에서는 이런일이 다반사다. 베이징에서 카메라 소매치기 당한것이 그 중 짜릿한 경험이었다. 이곳 볼거리들이 계속 이어진다. 다시 자전거를 보관해놓은 곳으로 백해서 큰 광장으로 나와 코끼리 왕의 테라스 앞으로 갔다.


바푸온 뒤에 멋진 뿌리를 드러낸 나무. 이 곳 승려복의 색깔과 잘 어울린다


피미아나까스 phimianakas 사원. 올라가 보진 않았다


바푸온 들어가는 돌 다리

 

코끼리 왕의 테라스

 

4.

코끼리 왕의 테라스 elephant terrace 앞에는 넓은 잔디 광장이 있다. 이곳에서 각종 왕실의 행사들을 치루었단다. 아마 많은 군중들을 모아놓고 왕이나 왕실 사람들이 우하한 척하며 이 테라스 앞으로 나왔을 것이다. 그러면 군중들은 어찌되었든 환호를 하는게 신상에 좋았을 것이다. 그 옆으로 다양한 모양의 부조가 새겨져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커다란 인공못이 두개나오고 주로 할머니들이 목욕을 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성스러운 물인가 보다. 다시 옆으로 나오니 또 다른 테라스가 나온다. 내가 보기에 이 광장의 하이라이트는 코끼리 테라스가 아니라 이곳 문둥이 왕의 테라스 leper king terrace였다. 문둥병으로 죽었다고 전해지는 야스바르만 1세의 동상이 거기 있었기에 이 이름이 붙여졌단다. 이 동상은 기억은 안나지만 내가 여러 바퀴 돌았던 프놈펜 국립박물관에 있단다.

 

5.

문둥이 왕의 테라스 밑의 계단을 내려가니 미로처럼 좁은 길이 나오고 그 옆으로 신들과 왕 압싸라 여신이 4 5 단으로 조각되어 있다. 덩어리 채 없어진 부분도 있는데 그 곳은 프랑스 것들이 약탈해 갔다고 한다. 햇볕 내리쬐는 대낮인데도 신비감이 느껴지는 골목이다. 이제 커다란 도시라는 뜻의 앙크로돔 지역을 벗어나자. 북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자전거를 아주 천천히 몰았다. 자전거를 탄 캄보디아 인들이 지나쳐 간다. 한 번씩들 쳐다본다. 인사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제도 왔었던 preah khan 가장 큰 규모의 사원이다

 

6.

어제 오토바이로 들렸던 쁘리아 칸 preah khan에 도착했다. 앙크로 유적중 가장 큰 규모의 사원이다. 성스러운 검이란 뜻이고 자아바르만 7세가 아버지를 모시기 위한 불교사원이란다. 이곳에 97840명의 사람이 살고 있었고 그중 압싸라 무희만 천명이 넘게 있었단다. 그때 왕비는 힌두교를 밑고 있어서 이곳은 두 종교가 자연스레 섞였는데 힌두교를 신봉하는 후대의 왕들이 불교쪽 불상을 파괴하고 부처의 조각을 모두 깎아냈단다. 어제 사진을 많이 찍어서 오늘은 그냥 둘러보았다.

 

니악 삐안 중심탑. 여기가 원래 연못이었다. 우기에는 연못이된다

 

7.

다음으로 간 곳은 아담한 니악 삐안 neak pean 이었다. 햇볕은 내리쬐는데 아 졸리다. 어디 쉴때를 찾다가 나무 사이를 얆은 나무 몇개로 걸쳐놓은 간이 침대가 그늘 속에 있다. 아마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곳으로 보인다. 누우니 잠이온다.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나는데 도마뱀 한마리가 요리조리 다닌다. 이 사원도 자아바르만 7세가 만들었다. 만든게 아니라 명령을 한 것이겠지. 여기는 7개의 머리를 가진 커다란 뱀 두마리가 똬리를 틀고 있는 모습이란다. 그렇게 안보인다. 니악이란 커다란 뱀이란 뜻이다. 중간에 있는 탑은 우주의 꼭데기에 있는 히말라 안나바타 프타호수를 상징하고 동서남북 사방에 지구 4대강을 상징하는 작은 구멍이 연결되어 있단다. 거창하다. 내개의 연결구에는 각각 인간, 사자, 말, 코끼리 얼굴이 조각되어 있다. 이곳은 인공연못인데 순례자들이 최고의 극치에 다다르기전 이곳에서 목욕을 하면서 정화하는 의미의 연못이란다. 최고의 극치란 어떤 상태일까? 요즘은 건기라서

물은 다 말라버렸다.

 

타 솜 ta som

 

8.

다음으로 간 타 솜 ta som은 사원안보다 뒷문이 나무가 엉켜있는 모습이 멋진 사원이었다.

한 서양인이 6-7살쯤 되어보이는 아이를 데리고 여행왔나보다. 나도 그럴 수 있을까? 아이에게는 말이 필요없는 가장 큰 경험일텐데... . 이제 해의 기운도 많이 약해졌다. 유명하지는 않지만 마지막으로 간 동 메본 east  mebon은 일몰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마침 일몰시간이다.

이 삼십명의 사람들이 하루를 마감하고 있다.

 

9.

일몰을 보고 내려오니 날이 어둑해졌다. 자전거를 타고 4-50분쯤을 달려 숙소에 도착했다. 샤워를 하고 다시 나와 캠랑에게 전화를 해서 같이 저녁을 먹었다. 피씨방에서 사진을 올리고 숙소에 들어가 몸을 뉘었다.

 

 

* 050221 (월) 여행 88일차

 

(잠) 캠랑집 원룸 3150원 (3달러)

(식사) 아침 닭고기 덮밥 1050원 (1달러)

          저녁 계란덮밥, 야체국수볶음 1250원 (5000리알)

(이동) 자전거 대여 1050원 (1달러)

(간식) 빙수  250원 (1000리알)

         물  250원 (1000리알)

(기타) 인터넷 2450원 (2.25달러)

 

.................................................... 총 9,450원

 

 

 


 





코끼리 왕의 테라스 옆의 다양한 부조들

앙증맞다







테라스 안쪽의 물 웅덩이. 성스러운 물인가 보다. 사람들이 목욕을 하고 있다

문둥이 왕의 테라스 leper king terrace


문둥이 왕의 테라스 골목


압사라 여신들과 큰 뱀(니악)들





왕인가? 왜 압사라의 칼을 만지나












타고 다니는 자전거. 중국 마스코트


앙크로 와트와 앙크로 돔 중심부만 지나면 길은 한산하다


 


작은 사원 banteay prei


니악 삐안 neak pean 나무 걸쳐놓은 침대에서 좀 잤다. 도마뱀이 보인다


니악 삐안 옆쪽의 재단. 입속에 불을 때나?


니악피안 중심탑



타 솜 ta som


타 솜 뒤쪽 편의 멋진 문








동 메본 east  mebon



내 그림자


 



동 메본 east  mebon 에서 본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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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8 15:46 2005/03/1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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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간장 오타맨
    2005/02/22 00:47 Delete Reply Permalink

    이 돌을 다 어디서 구해와서 조각을 하였을까?
    인간의 노동이라는 것이 참 숭고하고 힘들었을 것을 생각하니 경건한 마음보다는 고통이라는 것을 떠올리게 하군요.
    화양연화에서 나오는 캄보디아 사원이 겠지요.

  2. aibi
    2005/02/23 23:22 Delete Reply Permalink

    간장오타맨)그대의 진지함이 느껴지는군요. 저 큰돌을 어찌 저 위까지 올렸을까? 그래서 이곳이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 불린다네요.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난 화양연화 보다 졸아서 모른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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